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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795 건 검색)

러시아 하원, 테러단체 지정 해제 법안 통과…탈레반 합법정부 인정 길 여나
2024. 12. 18 14:07국제
..., 중국, 파키스탄 등 일부 국가는 비공식적으로 우호적 관계를 맺어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월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탈레반과의 관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탈레반 정부와...
탈레반도, ‘노래 금지령’도 못 막은 아프간 소녀의 목소리 [플랫]
2024. 11. 21 17:13국제
... 명령했다. 당국은 “학생들이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처음 통치한 1990년대에도 음악이 전국적으로 금지된 적이 있어 “정부가...
플랫
[시스루피플] 탈레반도, ‘금지령’도 못 막은 17세 소녀의 노래
2024. 11. 21 16:01국제
... 이 상을 받았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한 2021년에 이브라히미는 13세였다. 탈레반 재집권의 빌미가 된 미군 철수가 결정되던 무렵, 수도 카불 교육당국은 “12세 이상 여학생들은...
시스루피플
독일, 아프간 출신 범죄자 28명 추방···탈레반 재집권 이후 처음
2024. 09. 01 12:15국제
... 범죄를 저지른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 28명을 본국으로 추방했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한 2021년 8월 이후 독일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난민 송환을 결정한 건 이번이...
독일추방아프가니스탄탈레반난민

스포츠경향(총 19 건 검색)

[스경연예연구소] ‘교섭’은 왜 ‘탈레반 납치’ 실화를 다뤘나
2023. 01. 19 09:30 연예
영화 ‘교섭’을 연출한 임순례 감독.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영화 ‘교섭’(감독 임순례)은 왜 ‘샘물교회 피랍사건’이란 실화의 외피까지 떠안았을까. “제가 이 작품 연출 제안을 받고 관심을 가졌던 건, 23명이 납치됐는데 교섭해야하는 상대가 아프가니스탄이란 미지의 상대, 생면부지의 테러집단이라는 점이었어요. 생명을 살려야하는 외교부 직원, 국정원 요원의 자세와 태도, 그리고 국가와 국민의 관계를 주제로 실화를 비껴간다면 표현하기가 어렵지 않았을까 싶었거든요. 해외에서 이렇게 많은 수가 납치된 적도 없었고요. 그래서 크게 변화를 줄 순 없었어요.” ‘교섭’은 최악의 피랍사건으로 탈레반의 인질이 된 한국인들을 구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한 외교관 정재호(황정민)과 현지 국정원 요원 박대식(현빈)과 교섭 작전을 그린 영화다. 메가폰을 쥔 임순례 감독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교섭’에 관한 여러 질문에 상세하게 답했다. 영화 ‘교섭’ 한 장면. [다음은 임순례 감독과 일문일답] Q. 민감한 소재가 담긴 영화 연출을 담당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그래서 처음 이 영화를 제안받았을 때 어떻게 만들어도 논쟁이 될 것 같아서 거절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시나리오가 나와보니, 한국영화에 새로운 걸 보여줄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문제되는 부분 이외에, 아프간, 탈레반이란 집단을 시각화한 걸 그간 국내영화에선 본 적 없잖아요. 조금 더 심층적으로 들어가보면 이건 신념에 관한 이야기에요. 기독교적인 신념에 의해 선교를 하러 간 집단과 자신의 신념 하에 인질을 억류하는 탈레반, 그 신념과 신념이 부딪히는 지점이 흥미로웠고, 어떤 국민까지 국가가 책임져야하는가란 질문도 던져보고 싶었어요. Q. ‘와이키키 브라더스’ 이후 21년만에 황정민과 재회했는데요, 소감이 어땠나요? A. 황정민이나 제가 다정하게 얘기하는 캐릭터는 아니에요. 그래서 서로에 대한 소감을 기자간담회에서나 확인했죠. 하하. 황정민이 이 영화를 하게 된 건 자신의 영화 첫 출발을 하게 해준 감사, 초보 때 모습이 아니라 ‘나 이만큼 성장했고 발전했어요’라는 걸 감독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지만, 사실 황정민은 20년 새에 30편 넘은 영화를 찍은 베테랑이 됐거든요. 황정민이 하드보일드한 영화를 많이 찍은 덕분에 자살폭탄 신 등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고요. 또한 영화 투자금에 대한 책임감도 강하고 현장에 대한 집중력도 강해요. 그의 집중하는 에너지가 동료 배우나 스태프들에게도 큰 가이드가 됐던 것 같습니다. 그런 점이 많이 달라졌고 고마웠어요. ㅇ Q. 극 중 대식의 회상신에서 현빈의 외모에 다들 놀라는 반응이었는데요? A. 저도 그런 반응에 놀랐어요. 다들 노림수 아니냐고 하던데, 전혀 아니었거든요. ‘대식’의 트라우마를 보여주는 과거 장면이라 차별화를 주기 위해 수염을 없애고 슈트를 입힌 건데 그런 뜨거운 반응이 올 줄 몰랐어요. 하하. Q. ‘와이키키 브라더스’부터 ‘제보자’ ‘리틀 포레스트’ 등 여러 작품에서 임순례 감독이 끌리는 이야기가 뭘까 궁금했어요. A. 인간이 중심이 되는 소재나 이야기에 끌려요. 인간들 중에서도 아웃사이더들, 사회에서 주류가 아닌 사람들의 이야기에 특히요. 어둡고 외롭고 의지할 데 없는 사람들에게 눈길을 주고 손길을 내밀어주는 연대와 믿음이 우리 모두에게도 필요한 게 아닌가란 얘길 하고 싶은 것 같아요. 제 작품 전반에 걸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메시지 아닐까 싶네요.
해리왕자 “아프간서 25명 사살” 주장…탈레반은 국제법정 회부 요구
2023. 01. 06 22:12 연예
AP연합 영국 해리 왕자가 아프간전에서 25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하자 군 전문가들이 보복 가능성을 우려하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은 범죄를 인정한 해리 왕자를 국제법정에 보내야 한다고 응대했다. 해리 왕자는 자서전 ‘스페어’에서 아프간전에 참전해 아파치 헬기를 몰면서 25명을 사살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이에 관해 체스판에서 말을 없애는 것과 같았다고 묘사하고, 나쁜 사람들이 착한 사람들을 죽이기 전에 먼저 제거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이를 두고 2003년 아프간 사령관을 지낸 리처드 켐프 전 대령은 6일(현지시간) BBC 인터뷰에서 “해리 왕자가 판단을 잘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탈레반이나 추종 세력 보복심을 자극해 해리 왕자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켐프 전 대령은 또 군이 탈레반 전사를 인간 이하 존재나 쓰러뜨릴 체스 말로 봤다는 식으로 표현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군은 그렇게 훈련하지 않는다”며 “사실이 아닌 그런 발언은 오해를 일으키는 한편, 영국군과 영국 정부에 해를 끼치려는 이들에게 이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리 왕자는 자발적으로 아프간 전쟁에 참전해 훌륭한 평판을 얻었지만 이번 폭로로 인해 어느 정도 명성이 훼손됐다고 덧붙였다. 미국 주재 영국 대사를 지낸 킴 대럭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자신이라면 아프간전 경험에 관해 그렇게 상세하게 적으라고 권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라크전에 참전한 보수당 애덤 할러웨이 의원은 스펙테이터지 기고문에서 군인이 몇 명을 사살했는지 공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고, 이는 품격과 생명 존중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다. 리시 수낵 총리는 해리 왕자 발언이 적절한지는 언급을 거부하고 “우리 군에 매우 감사한다”고만 말했다. 국방부 대변인은 해리 왕자의 발언에 관한 언론 질의에 “작전 세부 사항에 관해서는 안보 이유로 인해 언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탈레반 측은 범죄를 ‘자랑스럽게’ 고백한 해리 왕자를 국제법정에 회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텔레그래프지가 전했다. 탈레반 정권 경찰 대변인 칼리드 자드란은 성명에서 “해리 왕자를 늘 기억할 것”이라며 “아프간인들은 무고한 국민을 죽인 것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그는 또 “이런 범죄는 언젠가 국제법정에 회부될 것이며 해리 왕자와 같이 범죄를 자랑스럽게 자백한 범죄자는 국제사회가 보는 가운데 법정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리 왕자가 탈레반 사살은 체스 말을 치우는 것 같았고 자랑스럽지도, 부끄럽지도 않다고 표현한 것을 두고 잔인하고 야만적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런 행동으로 인해 아프간인들이 깨어나 무장봉기 하게 됐다”며 “우리는 이를 신성한 성전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해리 왕자 발언은 그가 경호 문제를 두고 영국 정부와 갈등을 빚는 등 자신의 안전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는 점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도쿄패럴림픽] 탈레반에 팔 잃은 영국 군인, 패럴림픽서 첫 금메달
2021. 08. 27 14:46 스포츠종합
야코 반 가스가 26일 일본 시즈오카현 이즈벨로드롬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사이클 남자 3000m 개인 추발 결선에서 우승한 후 환호하고 있다. 도쿄|EPA연합뉴스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의 공격에 왼팔을 잃었던 참전용사가 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로 다시 일어섰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태생의 영국인 야코 반 가스(35)는 26일 일본 시즈오카현 이즈벨로드롬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사이클 남자 3000m(C3) 개인 추발 결선에서 3분20초987의 기록으로 핀 그레이엄(영국)을 제치고 우승했다. 반 가스는 앞서 열린 예선에서 3분17초593에 경기를 마쳐 세계신기록 및 대회신기록도 수립했다. 반 가스는 “오늘 매우 힘들었지만 놀라운 일을 해냈다”며 “함께 경주한 그레이엄에게 모든 영광을 돌리겠다. 그는 나를 정말 세게 밀어붙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패럴림픽 메달 시상대에 오르기까지 반 가스의 여정은 평범하지 않았다. 2008년 아프가니스탄에 처음 파병됐던 반 가스는 2009년 영국 낙하산 연대의 저격수로 다시 아프간 땅을 밟았다. 당시 23세였던 반 가스는 탈레반이 발사한 로켓 추진 유탄에 맞아 왼팔을 잃었고 폐 손상, 장기 파열, 왼쪽 무릎과 발목 골절상 등을 입었다. 영국 복귀까지 불과 2주를 남긴 시점에 벌어진 사건이었다. 11차례 수술을 받고 살아난 그는 길고 긴 회복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군 생활은 불가능해졌지만 그는 무너지지 않았다. 스키를 배워 장애인스키팀에 들어갔고, 세계에서 8번째로 높은 봉우리인 히말라야 마나슬루를 등정한 최초의 남아공 출신 산악인이 됐다. 그러던 중 2012 런던 패럴림픽 사이클과 육상 경기를 현장에서 관전한 게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반 가스는 “패럴림픽 경기를 보고 놀랐다. 나도 그들의 일원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반 가스는 2016년 리우 대회 대표 선발전에 도전했으나 최종 탈락했다. 실망감 때문에 사이클을 잠시 떠났던 반 가스는 마음을 추스른 뒤 다시 훈련장으로 돌아왔고, 도쿄 대회 대표팀에 선발됐다. 그리고 세계신기록 작성과 금메달의 영광을 차지했다. 공교롭게도 반 가스는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때에 금메달을 획득해 더욱 시선을 끌고 있다. 반 가스는 “나한테 일어난 일에 대해 실망하거나 후회하지 않는다. 그곳에 가서 내 임무를 해야 했다”면서 “지금 아프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지켜보는 게 슬프다. 그곳에서 희생된 사람들을 기리겠다”고 말했다.
패럴림픽
아프간 탈레반 새 정부 구성 논의…反탈레반 결사항전 선언도
2021. 08. 23 22:08 생활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탈환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간부 아나스 하카니(가운데 오른쪽)가 18일(현지시간) 카불에서 하미드 카르자이(가운데 왼쪽) 전 대통령, 압둘라 압둘라(오른쪽 두 번째) 국가화해최고위원회 의장 등 아프간 전 정부 측 인사들과 회동하고 있다. AP연합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탈레반이 새 정부 구성을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23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인 톨로뉴스에 따르면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아프간 정치 지도자들과 새 정부 구성을 논의 중이며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날 밝혔다. 그는 “카불에서 회동했으며 논의가 진척되고 있다”며 “새 정부 출범을 곧 선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도 탈레반 관계자를 인용, ‘탈레반 2인자’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2주 안에 차기 정부 체제 관련 결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탈레반이 국외로 대피한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을 사면했으며, 귀국을 허용한다는 탈레반 고위 지도자 발언도 공개됐다. 탈레반 연계 조직 ‘하카니 네트워크’ 지도자인 칼릴 알라흐만 하카니는 전날 파키스탄 지오뉴스와 인터뷰에서 가니 대통령, 암룰라 살레 제1부통령, 함둘라 모히브 국가안보보좌관을 용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탈레반은 이와 함께 미군과 영국군이 이달 말로 예정된 철군 마감 시한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영국 스카이 뉴스와 인터뷰에서 “만약 그들이 주둔을 계속한다면 반발을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은 혼란이 이어졌다. 탈출하려는 인파로 아수라장이 된 가운데 21일 오전 2살 난 아기가 압사하는 등 참변이 발생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총격전도 발생했다. 외신들은 독일군 트위터를 인용, 이날 새벽 4시 13분 카불 공항 북문에서 아프간 경비요원과 신원 미상 공격자 간에 교전이 발생해 경비요원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 등 다른 극단주의 세력이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카불 공항에서 테러를 자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전날 카불 공항에 대한 테러 조직 위협은 실재하며, 미국은 이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북부 일부 지역에서 반탈레반 저항세력이 결사 항전을 선언하며 내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정부군과 지역 민병대로 구성된 저항군은 현재 북부 판지시르와 파르완, 바글란 등 3개 주를 거점으로 진지를 구축했다. 카불 함락 후 판지시르에는 수천명 반대파가 운집했다. 저항세력 지도자인 아흐마드 마수드 휘하에만 9000여 명이 집결한 상태라고 외신은 전했다. 마수드는 아프간 ‘국부’로 불리는 아흐마드 샤 마수드 아들이다. 살레 부통령, 야신 지아 전 아프간군 참모총장, 일반 군인도 가세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탈레반은 저항세력 진압과 회유 작전을 동시에 벌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반대파 세력에 빼앗겼던 북부 바글란주의 3개 지구를 탈환했고, 판지시르도 포위한 상태다. 탈레반이 살레 부통령과 협상하기 위해 대표단을 파견했다고 스푸트니크 통신은 전했다. 국제사회 움직임도 빨라졌다. 올해 G7 의장국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는 전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24일 G7 긴급 정상 회의를 소집한다고 밝혔다. 회의에선 아프간 사태 관련 이슈가 주로 논의될 예정이다. 영국은 회의에서 탈레반에 대한 경제 제재와 지원 중단 검토를 제안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철수 시한을 연장하는 방안도 의제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주간경향(총 15 건 검색)

[언더그라운드 넷]탈레반은 ‘베개’를 정말 처형했을까(2021. 12. 03 15:11)
2021. 12. 03 15:11 국제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연인일 텐데.” 12월 1일 인터넷커뮤니티에 ‘여성들을 사정없이 참수하는 IS’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동영상에 붙은 코멘트다. 영상을 보면 비장한 아랍노래를 배경으로 건물 위에 서 있는 남자가 연설을 한다. 칼로 목 부분을 벤 뒤 사정없이 땅바닥으로 던진다. 아래에 대기해 있던 다른 사람은 총으로 확인사살을 한다. 영락없는 이슬람국가(IS)가 제작한 선동용 참수 영상 포맷인데 문제는 그 ‘대상’이다. 베개다. 오타쿠들 사이에서 흔히 ‘다키마쿠라’라고 불리는 애니메이션·게임 캐릭터가 그려진 베개다. IS나 탈레반이 서구에서 유입된 저질 오타쿠 문화를 규탄하기 위해 만든 영상? fmkorea 여러 커뮤니티에 퍼진 영상에 달린 댓글들을 보면 정말 저 영상을 IS 또는 탈레반이 만들었다는 전제로 댓글이 달리고 있다. 영상의 히스토리를 검색해보면 지난 8월 18일을 전후로 한국이나 외국 사이트에서도 흥했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탈레반이 함락하는 때라 이때의 ‘베개처형’의 주체로 거론된 것은 탈레반이었다. 인터넷 유머사이트 ‘9gag’에 올라온 영상에는 “탈레반이 미군 병사가 남기고 간 ‘와이푸(waifu)’ 베개를 처형하고 있다(카불·2021·컬러영상)”라는 설명이 달려 있다. 그런데 영상을 더 추적해보면 2019년경에 동일한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있다. 이때 처형의 주체로 거론한 집단은 IS. 일단 최근 국내외에서 공유됐던 ‘올해 8월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탈레반이 찍은 영상’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님이 확인된다. 유튜브에 영상을 올린 이는 “이 영상은 축약 버전이며, 원래 20여분에 달하는 긴 버전의 영상이 따로 있다”고 링크를 제시하고 있지만, 그 긴 버전의 영상은 유튜브 규약위반으로 삭제된 것으로 나온다. 영상의 진실성 여부를 묻는 누리꾼 질문에 이 게시자는 “다른 각도에서 찍은 영상”이라며 영상을 하나 더 제시했지만, 역시 영상의 비하인드는 규명되지 않았다. 앞서 9gag, 레딧, imgur 등의 사이트에서도 “진짜 IS(또는 탈레반)가 만든 게 맞느냐”는 의문을 제기한 누리꾼이 있었지만 “Did ISIS invade 4chan?(IS가 4chan 사이트에 침공했나요?)”, “Yamero jihadi kun(그만둬 지하디 군)”과 같은 찰진 영어버전 드립에 묻혔다. 디스코드에 올라온 유튜브가 삭제한 원본 영상을 확인해보니 앞서 게시한 유튜버의 주장처럼 20분은 아니고 38초짜리의 조금 더 긴 버전이다. 제목은 ‘정의가 나아갈 길은 너희들의 ‘와이푸(waifu)’의 피로 정화될 것이다’. 영상 후반부엔 이들 게릴라군의 습격으로 미군 병사 2명이 어이없게 당하는 장면, 캐러밴 차량이 후진해 베개들을 짓뭉개는 장면 등이 추가돼 있는데 미군 병사 관련 장면 때문에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레딧에서 발견한 흥미로운 제보. 영상은 옥사이드(oxide)라는 유명 밀리터리 유튜버가 몇년 전 ‘밀심(milsim·무슬림이 아니다) 웨스트’라는 곳에서 찍은 서바이벌 게임에서 참가자들끼리 장난으로 찍은 것인데, 현재 그 영상이 삭제되다 보니 진짜로 오해를 받은 것이라는 것이다. 사실일까. 옥사이드가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검토해봤다. 위 누리꾼의 언급대로 이 ‘베개처형 영상’은 없다. 그러나 그가 올린 ‘침공 취소(Invasion Cancelled)’라는 제목의 영상 인트로에서 앞서 베개처형 영상의 배경 건물을 발견할 수 있다. 오늘의 결론이다. IS 또는 탈레반은 미군이 남기고 간 다키마쿠라를 ‘처형’하는 선동 영상을 실제로 제작했을까. 답은 아니다. 누리꾼들이 ‘미군 와이프 공개처형’ 등의 이름으로 공유하는 영상은 처음엔 유명 유튜버가 장난으로 찍은 영상이며, 여기에 다시 누군가 IS 선동 영상의 배경음악을 삽입하고 편집기법을 흉내 내 만든 가짜영상이었다. 오늘의 팩트체크 끝.
언더그라운드 넷
[언더그라운드 넷]K승합차, 어쩌다 탈레반 기사에 등장했나(2021. 11. 05 14:48)
2021. 11. 05 14:48 사회
무장한 채 경계를 서고 있는 탈레반 병사. 그리고 버스 뒷좌석에 앉아 불안하게 뒤를 돌아보는 아프가니스탄 여성. 지난 10월 말 캐나다 언론 글로벌 뉴스가 내보낸 수도 카불에 사는 칼리다(30)라는 여성 이야기다. 컴퓨터와 법학 박사 학위 경력에 국영기업에 다니던 그는 탈레반 점령 후 집 밖 외출을 금지당했다. 그런데 한국 누리꾼의 주목을 끈 것은 기사가 표제로 사용하고 있는 사진이었다. global news 캡처 노란색 소형승합차엔 한글로 태권도학원 이름과 전화번호가 선명히 적혀 있다. 탈레반이나 ISIS 관련 외신사진에서 한국산 물건을 만나는 경우는 꽤 된다. 11월 4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중동에 수출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한류’라는 제목의 사진들을 보면 군용 혹은 전투차량으로 개조된 현대·기아의 봉고트럭이다. 외산, 예컨대 도요타 픽업의 경우 과적이 심할 경우 차체가 내려앉고 적재 공간이 일체형이라 확장성이 없는 데 비해 한국산 소형트럭들은 처음부터 과적을 예상해 제작됐다. 적재함을 떼어내면 뭐든지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전투용 트럭으로 개조해 자주 이용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중고차 시장에 대대적으로 나와 있고 일본산 트럭에 비해 싸기 때문에 널리 애용된다는 설명이다. 기사만 보면 딱한 사정인데 어쨌거나 난데없는 K트럭 사진 출현에 누리꾼의 드립력이 폭발했다. “태권도 배우러 왔는데 무슨 반이 있나요? -답: 유아반, 성인반, 탈레반”, “하나에 알라후!~ 둘에 아크바르!” 그나저나 저 태권도학원 차량은 어쩌다 멀디먼 이국땅까지 흘러 들어가게 됐을까. 태권도장 측에선 학원 차량 사진이 국제뉴스에 박제돼 나온 걸 알고 있을까. 해당 전화번호로 검색해보면 경기도 안산의 한 태권도장이 나온다. “저도 몰랐는데, 어제 친구가 카톡을 보내 ‘너희 차인데 여기 있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봤습니다. 진짜 저희 차인 거예요. 선팅이나 번호도 똑같았고, 뒤에 태권도장 번호도 똑같으니….” 11월 3일 통화한 유일규 안산 경희대 석사 효자 태권도 관장(45)의 말이다. 유 관장이 차를 처분한 것은 2018년. “첫차였어요. 경기도 안산에서 태권도장을 한 것이 20년 가까이 됐는데, 처음에 중고차를 매입해 45만km 정도 탔습니다. 대부분 그 정도까지 안 타는데 관리를 잘했어요. 큰 고장 없이 잘 나갔는데 정부에서 오래된 디젤차를 못 타게 하니 어쩔 수 없이 폐차했습니다.” 중고차 시장에서 그 차를 매입했으니 막연히 폐차한 줄로만 알았는데 갑자기 뉴스에서 나와 처음에는 당황스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첫차는 이스타나였고, 현재 운영하는 차는 현대 스타렉스다. 코로나19 시국인데 태권도장 운영은 좀 어떨까. 그는 “거의 2년 가까이 아이들을 못 받았고, 기존에 다니던 아이들도 나가는 상황이라 힘들다”며 “위드 코로나라고 하지만 태권도장에 다니는 아이들은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사라지지 않았는데 정부 지원책마저 없으니 여전히 어려운 상태”라고 덧붙였다. “제가 태권도장을 조금 일찍 시작한 셈입니다. 스물여섯인가 스물일곱 무렵에 시작했는데 당시 태권도장 관장들이 보통 삼십대 후반이었거든요. 시드니올림픽도 다녀오고, 시범에 자신 있어 태권도장을 열면 엄청 잘될 줄 알았어요. 가르쳤던 아이들 대학도 보내고, 국가대표 시범단도 많이 배출했죠. 10년 정도 되니까 잘됐어요. 그러다 경제가 어려워지니 2018~2019년도에 사정이 좋진 않았어요. 그 뒤에 코로나19가 닥쳤고요.”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인권상황도, 태권도장 관장님의 사정도 앞으론 좀더 나아지기를.
언더그라운드 넷
[돌아온 탈레반](5)테러하던 총, 테러를 쏘다(2021. 10. 08 14:52)
2021. 10. 08 14:52 국제
지난 10월 3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에이드가 모스크에서 엄청난 폭발음이 들렸다. 이 모스크는 대규모 이슬람 신학교(마드레사)를 가지고 있어 탈레반에게 명망이 높다. 그날 폭발이 일어났을 당시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과도정부 대변인 어머니의 추도식이 진행되던 중이었다. 추도식이 진행되는 가운데 모스크 입구 쪽에서 폭발이 발생해 추도식에 참석한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다. 카리 호스티 탈레반 과도정부 내무부 대변인은 “이번 공격은 급조 폭발물에 의한 것”이라며 “민간인 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32명이 부상했으며 부상자들 대부분이 심하게 다쳐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도 이번 폭발이 “미군 철수 이후 카불에서 발생한 가장 심각한 공격”이라고 전했다. 이 공격의 배후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탈레반의 숙적인 이슬람국가-호라산(이하 IS-K)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대원들이 지난 9월 3일(현지시간) 카불 시내에서 발생한 폭발물 테러 현장을 지키고 있다. / 카불 신화=연합뉴스 이 폭탄테러는 현 탈레반 과도정부의 핵심인사인 자비훌라 대변인의 가족을 노렸다는 점에서 탈레반이 대로했다. 탈레반은 사건 뒤 불과 몇시간 지나지 않아 카불 시내에서 대규모 IS 소탕작전을 벌였다. 이는 지난 8월 미군 철수 이후 처음 벌어진 탈레반의 대규모 군사작전이었다. 이 작전으로 카불 시내 곳곳의 건물이 무너지고 건물 벽에는 총탄 흔적이 가득했다. 그날 밤 탈레반 과도정부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IS-K의 카불 은신처를 습격했다고 밝혔다. 이어 모스크 폭탄사고의 당사자인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SNS를 통해 “성공적인 작전의 결과로 IS 은신처가 완전히 파괴됐다”며 승리를 자축했다. ‘상극’ IS-탈레반 “우리가 정통파” IS-K는 이슬람국가의 아프간 지부를 말한다. 이들의 근거지가 동부 호라산(Khorasan)이라 이를 따서 IS-K로 명명됐다. 이들은 IS가 시리아에서 부흥할 당시인 2014년부터 아프간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들은 아프간 토종 무장조직인 탈레반과 상극 관계였다. IS-K는 탈레반보다 훨씬 엄격한 이슬람 율법 해석을 고수한다. 그래서 미국과 철군 평화협상에 임한 탈레반을 ‘배신자’로 규정하고 온건파라고 비난한다. 시리아에서는 이미 퇴각한 IS지만 아프간에 들어와서는 젊은 전사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IS는 아프간에서 최신 무장세력임을 표방하며 탈레반보다 경전을 더 원리적으로 해석하므로 자신들이 가장 정통임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 지하드(이슬람 종교를 위한 무장투쟁- 신을 위한 전쟁)를 표방하는 무장세력 중에 가장 폭력적이다. 아프가니스탄 ‘교사의 날’인 지난 9월 5일(현지시간) 수도 카불의 한 사립학교에서 교사 등 행사 참석자들이 팻말을 들고 여성의 권리와 교육 평등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카불 AP=연합뉴스 한국 시각에는 IS와 탈레반은 같은 이슬람 수니파에다 똑같이 급진 무장 조직으로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서로 자신들이 정통파 이슬람세력이라고 싸운다. 지난 8월 26일, 미군의 철군으로 한창 아수라장이 됐던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입구에서 폭탄테러를 일으켜 미군 13명과 탈레반 병사 수십명을 포함해 180여명의 사망자를 낸 주범이 바로 IS-K이다. 지금 카불과 아프간 곳곳의 중소 도시에 탈레반과 IS-K의 격전이 한창이다. 날마다 IS와의 전쟁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탈레반이 IS-K의 핵심 근거지인 낭가르하르주 주도 잘랄라바드시에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지난 9월 18일 잘랄라바드에서는 탈레반 차량을 공격한 폭탄테러가 일어나 3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 그다음 날인 19일에는 버스정류장을 공격해 민간인 2명이 숨지고 탈레반 대원이 다쳤다. 이처럼 잘랄라바드시에서 연쇄 테러가 발생하자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탈레반 측의 고육책이 통행금지령이다. 현재 잘랄라바드에서 이동하는 모든 차량은 허가받은 서류를 제시해야 하고, 불가피하게 외출해야 하는 주민은 탈레반에 미리 통보해야 한다. 잘랄라바드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샤히드씨는 “탈레반이 찾아와 IS 대원처럼 보이는 사람은 신고하라고 으름장을 놓고 갔다. 현재 호텔에는 아무도 없다. 탈레반이 와서 문제를 만들지도 모르고 IS가 와서 폭탄테러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투숙객을 받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대테러’ 동반자 된 미국과 탈레반 IS의 폭탄테러가 계속되자 탈레반은 이른바 ‘테러단체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IS와 전투에 돌입했다. IS는 자신들이 18일과 19일 잘랄라바드 테러를 저질렀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을 들은 탈레반 과도정부는 곧바로 잘랄라바드에서 ‘대테러작전’에 들어갔다. 과거 자살폭탄과 기습 테러를 일삼던 어제의 탈레반이 이제는 대테러작전을 수행하는 아이러니한 광경이다. 하지만 지난 9월 22일에도 총을 든 괴한들이 삼륜차를 타고 잘랄라바드시 검문소를 습격해 탈레반 대원 2명과 행인 1명을 살해했다. 또 25일에는 잘랄라바드 시내에서 탈레반 차량이 지나갈 때 폭발이 일어나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탈레반은 잘랄라바드를 샅샅이 수색하며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IS는 숨바꼭질하듯이 테러를 계속 일으키고 있다. IS는 잘랄라바드뿐만 아니라 IS의 주요 활동 무대인 낭가르하르주 곳곳에서 급조 폭발물을 이용해 탈레반을 공격하고 있다. 현재 과도정부를 구성해 3차 내각까지 발표하며 정부 세우기에 급급한 탈레반이지만 IS-K라는 테러단체에 발목이 잡혀 ‘테러와의 전쟁’에 뛰어들었다. 미국은 탈레반을 지원하고 있다. 아프간 카불공항에서 IS-K가 자살 폭탄테러를 일으키자 다음날인 8월 27일, 미 중부사령부는 아프간 낭가르하르에서 IS-K 대원에 대해 무인 드론 공격을 가했다. 이 공습으로 공격을 받은 IS-K 대원 1명이 사망했다. IS 입장에서는 탈레반과 미국이 합동으로 자신들을 공격한 셈이 됐다. 탈레반과 미국은 아프간전쟁의 숙적이었다. 적의 적은 동지라고 이 과거를 뒤로 한 채 이들은 ‘대테러전쟁’의 동반자가 된 상황이다. 아프가니스탄 무장 조직 탈레반 대원들이 지난 9월 4일(현지시간) 수도 카불의 압둘 라흐만 모스크에서 소총을 앞에 두고 기도를 드리고 있다. / 카불 신화=연합뉴스 IS는 탈레반이 세속적이며 미국과 협조하는 서방의 앞잡이라고 비난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탈레반은 결코 세속적이지 않다. 탈레반 과도정부 내각에는 아직 여성인사가 전혀 없으며 여성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지 않고 있다. 아프간의 최고 명문 대학인 카불대학교 총장도 탈레반 성직자로 바뀌었다. 음악가나 배우 등 예능인들에게는 악기를 연주하거나 노래를 부르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 심지어는 이발사들의 영업을 강제적으로 막아 탈레반식 턱수염을 기르도록 지시하고 있다. 이 정도만 돼도 탈레반은 충분히 극단적인 이슬람 조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IS-K는 이것도 세속적이라고 비난하고 있으니 그들은 더 극단적이라고 봐야 한다. 카불에 드리워진 가난의 그림자 탈레반과 IS-K의 갈등은 아프간 시민의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1990년 소련군이 퇴각하고 1996년 탈레반이 정권을 잡기 전, 5년간 아프간은 내전의 소용돌이를 겪었다. 당시 내전은 아프간 국토 내 대부분 건물이 파괴됐다고 할 정도로 심각했다. 기자가 아프간 사람들에게 탈레반 시절의 내전에 대해 물어보면 “소련군이 나간 직후가 제일 심각했다”고 말한다. 지금 탈레반과 IS-K와의 전쟁이 과거 소련군이 퇴각한 이후와 비슷하다. 이번에 탈레반과 IS-K 간 벌어진 카불 전투는 적어도 5시간 이상 곳곳에서 이어졌다. 한 나라의 수도가 전투 현장이 됐음을 본 아프간 시민은 그 공포가 시작됐음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 카불 시민 하미윤씨는 “총소리와 폭발음을 카불 전역에서 들을 수 있었다. 카불에서도 비교적 부유한 지역에 사는 내 집에도 총알이 날아와 2층 발코니가 총알 자국으로 초토화됐다.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지하실에 숨어 있었고, 우리는 이 공포의 시간이 막 시작됐음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미군이 철군하고 가장 걱정했던 탈레반의 보복보다 탈레반과 IS-K와의 전투로 벌어진 이 아수라장과 가난이 사실상 아프간 시민을 난민으로 내몰고 있다. 탈레반이 장악한 지 두달여 동안 아프간에는 극심한 생활고가 닥쳤다. 세계식량계획(WFP)은 현재 아프간 국민의 93%가 충분한 음식을 먹지 못하고 있으며 기아 위기에 직면했다고 발표했다. 탈레반이 재집권한 8월 15일부터 탈레반 재집권 후 아프간을 향한 대부분의 원조가 중단됐다. 지난달 미국과 독일 등 국제사회가 아프간에 10억달러(약 1조1800억원)를 지원하기로 약속했지만, 탈레반 과도정부가 국제사회의 기준만큼의 내각을 형성하지 못하자 이것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미국 등에 예치된 90억달러(약 10조6400억원) 규모의 아프간 중앙은행 외환보유고는 이미 동결된 상태다. 쉽게 말해 국제원조는 입금 전이고 탈레반 과도정부는 빈털터리다. 사이먼 개스 아프가니스탄 과도기 담당 영국 총리 특보 일행(왼쪽)이 지난 9월 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대통령궁에서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부총리(가운데)를 만나고 있다. / 카불 AP=연합뉴스 탈레반이 기댈 곳은 국제사회뿐 탈레반 점령 이후 수도 카불만 하더라도 굶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사람들은 집안 가재도구 등 돈 되는 물건을 죄다 들고나와 카불 시내에 난데없이 중고마켓이 여기저기 생겼다. 카불 시민인 오마르씨는 “9월에 월급을 받은 아프간 시민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 식량을 사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현금화할 수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려는 사람보다는 파는 사람들이 더 많아 정작 손에 쥐는 현금은 너무 적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에 빵 하나 사는 것도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아프간 사람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전기’다. 겨울을 앞두고 수도 카불 등 전국이 블랙아웃에 빠질 것이라는 공포가 지배하고 있다. 아프간은 전기를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수입한다. 그런데 탈레반 정부는 전기료를 낼 돈이 없다. 아프간에 있는 발전기들도 작동이 안 된다. 발전기를 돌리는 연료는 이란에서 싸게 수입하는 저질의 기름이었는데 이게 문제가 돼 발전기들이 멈추거나 고장나 버렸다. 과거 미군이 주둔할 때처럼 고급 연료를 쓰거나 고장 나면 바로 신형 발전기로 교체할 수 없다. 탈레반은 이 전력난을 타개할 능력이 전혀 없다. 국내에서 시민에게 전기요금을 받는 것조차 쉽지 않다. 당장 빵 하나 사기 힘든 시민에게 전기요금을 더 내라고 한들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지난 8월 15일 이후 탈레반이 한달간 시민에게 징수한 전기요금은 890만달러(약 105억원)로 이전보다 74% 줄었다. 그나마 10월에는 여기에도 미치지 못한다. 탈레반 과도정부가 기댈 곳은 국제사회 기부자들밖에 없다. 이들이 아프간의 전기요금 연체금이나 국민의 전기요금을 갚아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탈레반 과도정부가 빨리 합법정부로 인정받으려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합법정부가 돼야 원조를 받을 수 있고, 경제난을 타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탈레반의 발목을 IS-K가 각종 테러로 잡고 있다. 탈레반으로서는 합법정부가 되기 위한 첫 번째 단계가 바로 IS-K에 대한 대테러전쟁이다. 어제의 테러단체가 오늘의 대테러작전의 선두에 서는 국제사회의 음영이 아닐 수 없다.
[달라진 탈레반](4)탈레반 정부 ‘인정’ 둘러싼 눈치게임(2021. 10. 01 15:22)
2021. 10. 01 15:22 국제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정권을 잡은 지 한달이 됐다. 그동안 탈레반은 ‘과도정부’를 구성하고 새 내각을 발표했다. 하지만 새 내각에는 소수민족이 정말 소수 포함됐고, 여성은 전무하다. 이를 두고 국제사회는 탈레반에 대한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며 각국의 입장에서 관계 설정을 고민 중이다. 어제의 테러단체가 한 나라의 정권 주체가 되면서 각 나라는 어떻게 국제관계를 설정해야 할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현재 국제사회가 탈레반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하느냐는 향후 한국과 탈레반 과도정부와의 관계 설정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래서 탈레반과 국제사회가 어떻게 시시각각 움직이는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 9월 19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전 여성부 청사앞에서 탈레반 대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여성 권리 증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 카불 AFP=연합뉴스 유엔, 탈레반 과도정부 인정할까 최근 탈레반 과도정부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에 참석 의사를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전 정부가 임명한 굴람 이삭자이 유엔 대사의 자격을 박탈하고, 새롭게 임명한 탈레반 과도정부 대사의 유엔총회 연설 승인을 요청한 것이다. 탈레반이 공식적으로 유엔 무대에 서겠다는 이야기다. 탈레반 측은 또 지난 9월 15일과 20일 두차례에 걸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고위급 회담 참여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첫 번째 서한에는 이번 총회에 참석할 아프간대표단 명단을, 아미르 칸 무타키 탈레반 외무부 장관이 보낸 두 번째 서한에는 모하마드 수하일 샤힌 대변인을 아프간의 새 유엔대사로 임명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무타키 장관은 서한에서 “아슈라프 가니 전 아프간 대통령은 지난달 축출됐기 때문에 전 정부가 임명했던 이삭자이 대사가 더는 아프간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재 탈레반의 가장 큰 염원은 국제사회에서 합법 정부로 인정받는 것이다. 유엔이 탈레반이 원하는 바를 수락한다면 다른 국가들도 탈레반과 외교관계를 인정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결과는 탈레반이 의도한 대로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유엔 입장에서는 진땀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탈레반이 유엔 무대에 공식적으로 선다는 것은 국제사회가 그들을 합법적인 아프가니스탄 정부로 인정한다는 말인데 이는 누가 봐도 아직 결정짓기 힘든 사안이다. 이 불똥을 유엔이 가장 먼저 맞은 셈이 되기 때문이다. 와중에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41) 카타르 국왕이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 연단에 올랐다. 지난 9월 21일 그는 국제사회를 향해 “탈레반과 대화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들을 거부하는 것은 대립과 반발을 부를 뿐이며, 대화가 성과를 낼 수 있다”며 탈레반과 국제사회가 어서 협력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중재자 역할 나선 카타르·터키 카타르는 지난 수년간 미국과 탈레반이 평화협정을 논의할 때 장소를 제공했고, 탈레반 정치 사무소를 수도 도하에 세울 수 있게 허용했다. 그만큼 탈레반에 우호적인 국가다. 지난 8월 31일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완전철군한 뒤 관제사가 없어 카불공항이 아수라장이 되자 카타르는 공항 시설 수리를 위한 기술팀을 파견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9월 10일, 아프간을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외국인들을 위해 카타르항공 전세기를 띄웠다. 카타르는 탈레반과의 관계를 막역하게 쌓으며, 이번 사태에서 중재자와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 아프간 탈레반 정권의 아미르 칸 무타키 외교부 장관이 지난 9월 14일(현지시간) 수도 카불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인도적 차원의 국제 지원을 요청했다. / 카불 AFP=연합뉴스 해결사 역할을 자청한 나라는 또 있다. 터키다. 터키 정부는 올해 5월 미군이 철수 작업을 시작할 당시 인도적 긴급 물품 지원과 함께 미국에 카불공항 운영 및 경비 임무를 맡겠다고 했다. 또한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카불공항의 운영을 위한 탈레반의 협력 제안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의견을 냈다. 오랫동안 공들인 카타르와 달리 터키가 갑자기 중재자 입장으로 나선 것은 탈레반이 터키와 카타르 등에 카불공항 운영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슬람교도들이 많을 뿐 아니라 같은 수니파 입장에서 탈레반이 먼저 제안한 것이므로 터키는 중동의 외교적 입지를 견고히 할 수 있다. 또한 ‘유럽연합(EU) 가입’이라는 숙원 사업을 이참에 탈레반을 이용해 해결하려는 목적도 있어 보인다. 서구사회가 탈레반과의 외교적 관계 설정에 머리 아픈 상황에서 터키가 서구사회와 탈레반의 중개자 역할을 지렛대 삼아 EU 가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유럽 의회는 터키 정부의 인권 탄압 및 법치 훼손을 이유로 EU 가입에 부정적인 상황이다. 결국 터키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기꺼이 탈레반의 제안에 화답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U 회원국들 관계 설정 고민 이런 상황에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지난 9월 14일, 유럽 의회 연설에서 EU가 아프간의 새 정권과 협력해야만 미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는 탈레반과 사실상 외교관계를 맺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한 셈이다. 하지만 탈레반과의 협력을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은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 EU에게도 탈레반의 여성 인권유린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도 “독일 정부와 함께 일했던 아프간 사람들을 대피시키기 위해서는 탈레반과 협상해야 한다”며 “이제 그들이 아프간을 장악했고 정치적 문제는 그들이 쥐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프랑스는 탈레반 과도정부에 상당히 부정적이다. 장 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지난 9월 3일 자국 언론 르 피가로에 “우리는 탈레반이 사람들의 국외 대피와 인도적 지원의 접근을 허가하고 모든 테러단체와 연결고리를 끊으며 인권, 특히 여성인권을 존중하는지 여부를 두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이 합법 정부로 인정받으려면 프랑스의 기준을 충족시켜 달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로서는 탈레반이 이러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징후를 찾지 못했다”고 못을 박았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지난 9월 17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탈레반에 의해 폐쇄된 전 정부의 여성부 건물 입구를 지나고 있다. 여성부 건물 현판 자리에는 ‘기도·훈도 및 권선징악부’ 간판이 걸려 있다. / 카불 AFP=연합뉴스 EU 회원국은 탈레반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모으지 못한 상태에서 국방·외무장관들이 긴급회의를 열었지만 별 성과 없이 끝났다. 유럽 각 나라가 어떤 의견을 내도 국제적 기준에 맞는 탈레반의 인권존중 약속이 없이는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탈레반 과도정부에게 주어진 가장 큰 숙제는 ‘인권’과 ‘알카에다와의 관계’다. 이 부분에 대해 국제사회와 완전한 신뢰가 쌓이지 않으면 탈레반을 외교 파트너로 인정하기에는 어떤 나라든 정치적으로 부담스럽다. 탈레반, 알카에다 ‘손절’ 선언 탈레반은 영리하게 움직이고 있다. ‘테러단체와의 관계 단절’ 방침을 강조한 것이다. 탈레반은 이슬람국가(IS) 등 극단주의 테러조직이 아프간 영토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9월 14일, 아미르 칸 무타키 탈레반 과도정부 외교부장관은 기자들과 회견에서 “우리는 누구든, 어떤 그룹이든 다른 나라에 대항해 우리 영토를 이용하는 걸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탈레반이 카타르 도하에서 미국과 맺은 협정에 담긴 “알카에다 등 무장테러조직들과 관계를 끊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이는 탈레반 입장에서 엄청난 파격이다. 미국과 탈레반의 평화협정 논의 단계에서 가장 첨예하게 대립했던 것이 탈레반과 알카에다의 관계다. 논의 초기에 탈레반은 알카에다와의 관계를 끊을 수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이후 이를 철회하며 아프간 차기 정권 창출을 위해 알카에다를 버리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탈레반에게 알카에다는 아프간전쟁의 원인 제공자이며 미국에서 전쟁의 빌미를 제공한 당사자들이다. 미국에도 알카에다와 탈레반의 공조는 다시 9·11테러 같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다는 공포를 준다. 이 때문에 막판까지 과연 탈레반이 알카에다를 버릴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러나 탈레반은 과감하게 알카에다와 손절한다는 선언을 했고 이는 탈레반이 국제사회에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받고자 엄청난 결단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9월 22일 탈레반 과도정부는 새 내각 명단을 발표한 뒤 첫 공식 외교회담을 가졌다. 이 회담은 러시아, 중국, 파키스탄 특사와 탈레반 과도정부 간에 열렸으며 국제사회로부터 합법 정부를 인정받으려는 탈레반 과도정부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러시아는 아프간 문제 담당 대통령 특사인 자미르 카불로프 러시아 외무부 제2아주국 국장을, 중국은 웨샤오융 특사, 파키스탄은 모하메드 사디크 칸 특사를 이 회담에 파견했다. 탈레반은 자신들이 국가로 인정받기 위한 모든 국제적 요구를 충족했다며, 아프간 정부를 공식적으로 인정해달라는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중국과 러시아는 탈레반의 합법 정부 인정을 긍정적으로 보는 국가들이므로 향후 유엔 안보리에서 탈레반 입장을 피력해줄 수도 있는, 이른바 탈레반의 아군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앞서 지난 9월 14일, 아미르 칸 무타키 탈레반 외교부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아프간은 전쟁으로 피해를 본 국가이며 교육, 보건, 개발 분야에서 국제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인도주의적 지원을 호소했다. 무타키 장관은 “국제사회는 아프간 지원을 정치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인도주의적 판단을 국제사회가 먼저 고려해 적극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과거 아프간 정부도 서방세계를 향해 이 같은 요청을 계속해왔다. 그 결과 천문학적인 원조금이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갔지만 이런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원조금은 부정부패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겪었다. 탈레반도 전 정부처럼 국제사회에 원조금을 요청했다. 국제사회는 이를 어떻게 판단하고 관계 설정을 할지 고민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아프간 시민을 무시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탈레반이 원하는 대로 당장 합법 정부로 인정했다가는 과거와 같은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탈레반 과도정부 출범 후 복잡하게 엮인 국제사회의 탈레반과의 ‘관계 설정’은 당분간 혼란 속에서 표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이디경향(총 1 건 검색)

아프간 탈레반 “TV 출연 모든 여성, 얼굴 가려라”
2022. 05. 22 13:56 문화/생활
탈레반 통치 이전인 지난 2017년, 자유롭게 방송하고 있는 여성 방송인의 모습. 로이터 아프가니스탄을 통치 중인 탈레반이 “TV 여성 방송인에게 방송 중에는 얼굴을 가리라”고 명령했다. CNN은 아프가니스탄의 대표 매체 ‘TOLOnews’ 직원의 말을 빌어 탈레반의 도덕규범을 결정하는 미덕증진·악행방지부가 새로운 규칙으로 오는 21일(현지시간)부터는 TV에 출연하는 모든 여성 진행자는 반드시 얼굴을 가리라는 지침이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카불 현지 방송인 카테라(27)는 CNN을 통해 “그들은 여성들이 화면에서 제거되기를 원한다. 교육받은 여성을 두려워한다”고 전했다. 탈레반은 지난 3월 여자 고등학교를 폐쇄했다. 익명의 또 다른 방송인 여성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 변화는 여성들을 업계에서 밀어내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그들은 우리가 TV에서 발표하는 것을 중단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입을 가리고 뉴스를 어떻게 읽나? 나는 일을 해야 한다. 가족의 생계를 꾸려야 한다”며 호소했다. 지난해 8월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의 정권을 잡았다. 당초 그들은 여성의 권리를 보장할 것이라고 국제 사회에 선언했지만 이후 여성의 권리와 자유를 억압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탈레반은 지난해 8월 아프간을 장악한 뒤 여성의 인권 보장을 통해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겠다고 선언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이달 초 탈레반은 아프간 여성은 공공장소에서 반드시 얼굴을 가려야 하며, 집 밖에서 얼굴을 가리지 않으면 해당 여성의 아버지나 친인척이 처벌을 받는 규칙이 공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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