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1,852 건 검색)
- 얼음 계곡서 미끄러지면 알아서 탈출…이 똑똑한 로봇 갈 곳은 ‘이곳’
- 2024. 12. 11 12:55 과학·환경
- ... 표면 착륙용 AI 로봇 개발 중 원격조종 필요 없어…현장서 스스로 판단 탐사 중 위기 상황에서 신속히 탈출 가능 목성 위성 ‘유로파’ 표면에 내린 착륙용 로봇 모습.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로봇이...
- 홍준표, 탄핵 찬성 의지 밝힌 여당 의원들 “난파선에 탈출하려는 쥐”
- 2024. 12. 10 14:45 정치|사회|지역
- ... 오는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두 번째 표결을 추진하고 있다. 홍 시장은 “(난파선에 탈출한)그 쥐들 중 생존하는 쥐들은 거의 없을 거다. 혼자 살려고 탈출하지만 대부분 제일 먼저 익사한다....
- 쥐국민의힘찬성윤석열 탄핵 정국
- [사설]‘대통령 명예롭게 탈출시키자’는 여당, 제정신인가
- 2024. 12. 09 18:30 오피니언
- ... 뒤에는 ‘의리 있다’(면서) 무소속 가도 다 찍어주더라”고 했다. 윤 의원은 “이분이 명예롭게 탈출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우리 의원들의 몫이자 최소한의 예의”라고도 했다. 윤석열 탄핵을 반대해도...
- 국힘 윤상현 “윤 대통령 명예롭게 탈출할 수 있게 돕는 게 우리 의원들 몫”
- 2024. 12. 08 21:15 정치|정치
- ...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그래서 이 분(윤 대통령)이 명예롭게 이 상황을 탈출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거, 그게 우리 의원들의 몫이다. 그게 최소한의 예의”라고 말했다고 했다. 윤...
- 윤석열 탄핵 정국
스포츠경향(총 2,475 건 검색)
- [스경X현장]‘3연패 탈출’ SK, 속공에 이타적인 패스 플레이 더하니 살아났다···다시 리그 정상 탈환
- 2024. 12. 21 16:24 스포츠종합
- 서울 SK 선수들. KBL 제공 속공으로 무장한 서울 SK와 외곽포가 살아난 안양 정관장. 막상막하 승부는 뒷심에서 갈렸다. 3연패 탈출을 위해 닷새의 휴식기 동안 맹훈련을 한 SK가 막판 집중력으로 승리를 쟁취해 냈다. SK는 21일 안양정관장아레나에서 열린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77-73으로 역전승했다. 3연패 사슬을 끊어낸 SK는 울산 현대모비스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라섰다. SK는 이날 18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8개를 기록한 정관장을 압도했다. 8개의 턴오버는 14개의 자유투 득점으로 만회했다. 정관장은 14개의 3점 슛을 터트리고도 골 밑 싸움에서 완패하며 승리를 빼앗겼다. SK는 이날 어시스트를 기반으로 한 유기적인 플레이를 강화했다. 오재현이 18득점 9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안영준이 15득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2블록을 기록했다. 자밀 워니는 16득점 9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로 활약했다. 전희철 SK 감독은 경기 후 “서로 수비하고 패스하고 동료를 보면서 움직이는 느낌이었다”라며 “5일간의 휴식기를 연패 탈출을 위해 잘 썼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정관장의 3점 슛과 SK의 속공. 양 팀의 주특기가 선명하게 대비된 1쿼터였다. 배병준이 코너에서 외곽포로 마수걸이 득점을 신고했다. 하비 고메즈는 연속 외곽포로 기선을 제압했다. SK는 얼리 오펜스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헤매다가 자밀 워니의 포스트업 득점을 기점으로 조금씩 흐름을 찾았다. 안영준의 버저비터가 림을 뚫으며 SK가 2점 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서울 SK 오재현. KBL 제공 2쿼터 시작 직후 박지훈과 이종현의 외곽포가 연이어 터졌다. SK는 정관장의 수비에 막혀 골 밑 균형이 흔들렸다. 점수를 벌릴 수 있는 상황에서 정관장의 새 외인 빈센트 에드워드가 이지슛 기회를 놓치며 SK의 추격을 허용했다. 최성원이 다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최성원은 자유투 3구를 모두 성공한 이후 하프라인에서 공을 빼앗아 단독 속공 득점까지 완성했다. 정관장이 43-39로 리드를 잡은 채 전반전이 끝났다. 엎치락뒤치락하며 원 포제션 안팎의 승부가 이어졌다. 정관장은 점수를 크게 벌리지 못하고 SK에 동점 추격을 허용했다. 박지훈의 스틸 이후 고메즈의 코너 외곽포가 결정적인 득점을 만들었다. 정관장은 정교한 패스 플레이로 공간을 만든 뒤 박지훈의 외곽포로 마무리하며 조금씩 격차를 벌렸다. 4쿼터 정관장의 공격이 조금씩 느슨해졌다.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약세를 보였다. SK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정관장의 패스를 끊어낸 워니가 오재현의 속공 득점을 어시스트했다. 오재현이 연속 외곽포를 터트리며 리드를 빼았다. 경기 종료 38초를 남긴 결정적인 순간 정효근이 턴오버를 당했다. 워니가 깔끔한 슛으로 해결했다. 워니의 마지막 자유투 2구가 모두 림을 뚫으며 SK가 승리를 가져갔다.
- 스승 따라 왔다가 쫓겨날 위기→깜짝 ‘아스널 이적?’ 듀스버리-홀, 방출 대상에서 ‘대반전 탈출’ 노린다 “아스널이 가장 유력한 위치”
- 2024. 12. 19 04:37 축구
- 아스널과 연결되고 있는 첼시 키어넌 듀스버리-홀. 영국 ‘팀 토크’ 키어넌 듀스버리-홀. Getty Images 첼시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키어넌 듀스버리-홀(26)이 아스널과 깜짝 이적설로 연결됐다. 영국 ‘팀 토크’는 18일(한국시간) “아스널이 첼시에서 고전하고 있는 미드필더 듀스베리-홀의 깜짝 행선지로 떠올랐다”라고 전했다. 이어 “최신 보도에 따르면, 아스널은 듀스버리-홀을 실망스러운 첼시에서의 시간에서 구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2025년에 그와 계약할 준비가 되어 있다. 아스널은 듀스버리-홀 영입전에서 다른 클럽에 비해 유력한 후보로 여겨지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 홋스퍼, 애스턴 빌라, 뉴캐슬 유나이티드 역시 듀스버리-홀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팀들이다”라고 덧붙였다. 레스터 시절 키어넌 듀스버리-홀. Getty Images 듀스버리-홀은 레스터의 성골 유스 출신이다. 임대 생활을 제외하고는 줄곧 레스터에서만 뛴 그는 2022-23시즌 레스터의 챔피언십 강등에도 팀을 떠나지 않았다. 이후 새로 부임한 엔조 마레스카 감독 체제에서 핵심 에이스 역할을 도맡았고, 44경기 12골 14도움을 기록하며 레스터의 챔피언십 우승을 이끌었다. 레스터는 한 시즌 만에 다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 복귀했으나 승격의 일등공신 듀스버리-홀은 팀을 떠났다. 스승 마레스카 감독이 떠난 첼시가 듀스버리-홀의 영입을 위해 나섰고, 듀스버리-홀은 스승을 따라 첼시로 향했다. 키어넌 듀스버리-홀. Getty Images 하지만 첼시에서 듀스버리-홀의 모습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EPL에서 가장 두터운 뎁스를 가지고 있는 첼시에서의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했고, 듀스버리-홀은 주전에서 밀려나며 벤치 자원으로 전락했다. 올 시즌 듀스버리-홀은 14경기 1골 1도움에 그치고 있으며 리그에선 교체로만 5경기에 나섰다. 출전 시간은 단 56분이었다. 이에 첼시는 이적 6개월 만인 1월 이적시장에서 듀스버리-홀의 방출을 결정했다. 그러면서 여러 EPL 클럽의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런던 라이벌인 아스널 역시 잠재적인 영입 후보로 떠올랐다. ‘팀 토크’는 “‘커트오프사이드’에 따르면, 첼시는 이미 내년에 듀스버리-홀을 매각하여 영입 자금 회수를 희망하고 있다. 이미 지난 8월, 라힘 스털링이 첼시에서 아스널로 임대를 떠나면서 양 측 사이에는 오픈된 라인이 존재한다. 이것이 아마도 아스널이 듀스버리-홀 영입전에서 선두에 있다고 말하는 근거일 것이다”라고 전했다. 키어넌 듀스버리-홀. Getty Images
- 지긋지긋했던 ‘패패패패패패패패패패패’, 드디어 끝났다···소노, KT 꺾고 11연패 탈출, 김태술 감독 9경기만에 데뷔승
- 2024. 12. 19 01:25 스포츠종합
- KBL 제공 지긋지긋했던 연패가 드디어 끝이 났다. 고양 소노가 수원 KT에 17점 차 대승을 거두고 길었던 11연패 수렁을 빠져나왔다. 소노는 18일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KT를 75-58로 완파했다. 창단 최다인 11연패를 기록 중이던 소노는 무려 12경기 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아울러 김승기 전 감독이 폭행 사건으로 물러난 뒤 소노 지휘봉을 잡은 김태술 감독은 부임 9번째 경기에서 사령탑 데뷔승을 올렸다. 10위 소노는 6승13패를 기록, 9위 서울 삼성을 0.5경기 차로 추격했다. 반면 3연패를 당한 KT는 10승9패로 4위에서 제자리걸음 했다. 소노는 1쿼터에서 유기적인 수비로 KT의 필드골 성공률을 24%로 묶으며 19-9로 앞서 나갔다. 2쿼터에서는 이정현이 3점슛 3개를 쏘아 올리며 공격의 선봉에 섰고, 신인 이근준까지 외곽포를 지원하면서 KT를 압도한 끝에 47-25로 크게 앞서며 전반을 마무리했다. 이후 3~4쿼터에서도 별다른 문제 없이 리드를 지켜냈다. 다만 연패기간 3~4쿼터에서 급격하게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던 소노는 이날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김태술 감독 역시 4쿼터 초반 KT가 연속 5득점하자 곧바로 작전타임을 불러 흐름을 끊는 등 안간힘을 다했다. 소노의 이정현이 3점슛 4개를 포함해 28점·4리바운드·6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여기에 윌리엄스는 18점·20리바운드로 괴력을 뽐냈다. ‘동호인 출신’ 신인 정성조는 경기 종료 52초전 3점슛으로 데뷔 득점을 기록했다. KBL 제공
- [스경X현장]‘돌아온 에이스’ 이정현 28점 고양 소노, KT 대파하고 11연패 탈출…감독 데뷔 첫 승 김태술 “진짜 승리한 게 맞나” 얼떨떨
- 2024. 12. 18 21:07 스포츠종합
- 고양 소노 이정현이 18일 수원 KT와의 홈경기에서 레이업을 하고 있다. KBL 제공 고양 소노가 에이스 이정현의 화려한 복귀 활약을 앞세워 팀 창단 이래 최다인 11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18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4-25시즌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소노는 수원 KT를 75-58로 완파하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지난 13일 서울 삼성전에서 복귀한 이정현은 이날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전반에만 2점 슛 네 개와 3점 슛 세 개를 성공시키며 17점을 쓸어 담은 그는 후반에도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선보였다. 이정현은 이날 11개의 슛 시도 중 7개를 성공시키며 28점을 기록, 팀의 4쿼터 집중력 저하 문제 해결에도 앞장섰다. 경기는 초반부터 소노의 압도적인 경기력이 돋보였다. 1쿼터를 19-9로 마친 소노는 2쿼터에서도 공세를 이어가며 전반을 47-25로 마쳤다. 3쿼터에서도 수비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리드를 이어갔다. 4쿼터 초반에도 소노는 수비의 압박 강도를 낮추지 않았다. 그동안 후반만 되면 무너지던 팀의 악습을 끊어내겠다는 의지가 역력했다. KT의 공격을 철저히 봉쇄하며 승리에 대한 집념을 드러냈다. 경기 종료 1분 44초를 남기고 72-52로 20점 차 리드를 지키며 신인 정성조까지 투입하는 여유를 보였다. 정성조는 3점 슛까지 성공시키며 팀의 대승에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반면 KT는 허훈의 공백이 뼈아프게 느껴진 경기였다. 발바닥 부상으로 2주 이상 결장이 예상되는 허훈의 빈자리는 컸다. 새로 영입한 로메로도 데뷔전에서 7점에 그치며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KT는 팀 슈팅 성공률 34%에 그치며 시즌 최저 득점 중 하나인 58점을 기록했다. 10위 소노는 6승 13패를 기록, 9위 서울 삼성을 반 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3연패를 당한 KT는 10승 9패로 4위에 머물렀다. 김태술 고양 소노 감독. KBL 제공 무엇보다 이날 승리로 소노는 희망을 보았다. 지난달 김승기 전 감독의 ‘수건 투척’ 사태와 김민욱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어수선했던 팀은 이정현을 중심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볼핸들러이면서 똑같이 클러치 능력이 좋은 이정현과 이재도가 공존하는 방안을 찾아낸 것도 성과다. 부임 후 8연패 뒤 첫 승리를 거둔 김태술 감독은 “기분이 엄청 좋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묘한 기분이 든다. 진짜 승리를 한 건가 이런 생각도 들고 정신이 없다”며 그간 마음고생을 드러냈다.
- 스경X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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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숙의 명화 속 비밀 찾기](4)소년은 어디에서 탈출하고 싶었을까(2024. 03. 13 06:00)
- 2024. 03. 13 06:00 문화/과학
- ‘비평으로부터의 탈출’(1874년, 캔버스에 유채,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은행 소장) 인공지능의 발달은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세상을 보여준다.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주행할 수 있고, 아이디어만 있으면 그림이나 음악을 완성하기도 한다. 직접 가보지 않고도 오지를 탐험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한다. 이렇듯 인공지능은 우리 생활에 편리성을 제공하지만, 한편으로는 본래와 다른 의도로 사용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즉 지진이나 전쟁 사진을 교묘하게 편집해 실제보다 더 참혹하게 표현한 이미지로 후원을 유도하거나 정치인의 이미지를 실제와 다른 모습으로 묘사해 진실처럼 보이게도 한다. 인공지능 때문에 진짜와 가짜의 구별이 쉽지 않은 세상이 된 것이다. 진짜의 이미지와 가짜의 이미지를 혼동하게 만든 대표적인 작품이 페레 보렐 델카소(1835~1910)의 ‘비평으로부터의 탈출’이다. 소년이 어두운 실내를 벗어나기 위해 두 팔로 창틀을 잡고 오른쪽 발을 들어 창문을 넘어가고 있다. 소년의 창틀에 걸쳐져 있는 오른쪽 발은 밖으로 도망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며, 반쯤 벗겨진 상의와 드러난 어깨 그리고 무릎 위로 올라간 바지는 탈출 순간의 절박함을 암시한다. 흰자위가 반쯤 보일 정도로 크게 뜨고 있는 눈은 탈출하기 위해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며, 밖을 염탐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어두운 배경은 암울한 현실을 의미한다. 이 작품에서 창틀은 액자다. 액자는 작품의 세계와 현실 세계의 경계를 의미한다. 델카소의 이 작품에서 소년은 화가 본인의 심정을 뜻한다. 당시 델카소를 비롯해 착시효과를 극대화한 트롱프뢰유 화가(서양 미술사에서는 실물을 착각할 정도로 생생하게 표현하는 방식을 트롱프뢰유, 즉 ‘눈속임 그림’이라고 한다)들은 비평가들의 비난 때문에 굉장히 어려움을 겪었다. 델카소는 도망치는 소년으로 악평 때문에 활동을 포기해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대변했다. 19세기 말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트롱프뢰유 기법이 인기를 끌면서 전문 화가들도 나왔다. 하지만 비평가들은 물론 미술가들 사이에서는 비난이 점차 커졌다. 당시 사진의 발명으로 현실 세계를 똑같이 복제하는 기술은 더 이상 필요치 않게 되면서 화가들은 그림을 통해 사회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혀야 한다는 분위기였다. 즉 화가들은 완성된 작품을 통해 자신의 의견과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존재가 된 것이다. 델카소는 그림이 만든 가상 세계로 통하는 창을 둬야 한다고 비평가들에게 주장하고 있다. 또 소년이 빠져나오는 창틀은 관람객에게 두 세계를 생각해보도록 유도하는 장치가 된다. 결과적으로 델카소의 이 작품은 트롱프뢰유를 상징하는 작품이 됐다. 트롱프뢰유 기법으로 현재 우리는 트릭아이 미술관에서 그림을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가짜 이미지 때문에 피곤하다. 가뜩이나 복잡한 세상, 눈에 보이는 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머리를 써야만 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 박희숙의 명화 속 비밀 찾기
-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 탈출구는(2024. 02. 02 17:35)
- 2024. 02. 02 17:35 경제
- 지난해 GDP 1.4%…심각한 내수 부진·수출 둔화 영향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15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세 번째,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1.4%. 지난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다.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사태 등과 같은 경제위기를 제외하면 사실상 최저 수준이다. 일본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도 낮다. 대외 요인과 함께 국내적으로 내수가 얼어붙고 수출이 경쟁력을 잃어버린 탓이 크다. 저성장 위기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성장률 1.4%의 의미 성장률 1.4%는 경제 규모가 큰 미국(2.5%), 일본(1.9%)보다 낮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경제 규모가 클수록 성장률은 낮다. 반대로 신흥개도국 성장률은 주요 선진국 대비 높은 편이다. 지난 1월 30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1월 세계경제전망(WEO)’을 보면, 인도(6.7%), 러시아(3.0%), 브라질(3.1%), 멕시코(3.4%) 등 신흥개도국(평균 4.1%)은 대체로 주요 선진국(평균 1.6%)보다 성장률이 높았다. 한국의 역대 성장률에서도 1.4%는 이례적이다. 최근 기준으로는 코로나19 대유행 첫해인 2020년(-0.7%)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았다. 이 전엔 2차 오일쇼크가 있었던 1980년(-1.6%),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5.1%), 금융위기 때인 2009년(0.8%) 등 국내외적으로 큰 경제위기가 닥쳤을 때 역성장을 하거나 저조한 성장을 기록했다. ‘잃어버린 30년’으로 평가받는 일본에 성장률이 역전된 것도 외환위기 때였던 1998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저성장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과거엔 우리 경제성장률을 얘기할 때 이례적인 상황을 제외하곤 1~2%대를 전망한 일이 거의 없었다. 작년 1.4%에 이어 올해 2% 안팎 수준의 전망치가 많은 것을 봐도 우리 경제의 저성장 추세가 이미 (이러한 전망치들에) 반영돼 있다고 봐야 한다. 다만 한 해 수치만 놓고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수출이 6327억달러로 전년보다 7.4% 감소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1월 1일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부산항 /연합뉴스 성장률 저하 원인은 성장률이 저조했던 건 심각한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 영향이 컸다. 우선 내수를 보면, 민간소비와 정부소비가 각각 1.8%,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년 4.1%, 4.0%와 비교했을 때 큰 폭의 감소다. 가장 큰 원인은 고금리·고물가 영향이다. 정부가 올해 상반기 재정 집행을 확대하겠다고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내수 부진은 통계청이 1월 31일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 동향’에서 확인된다. 승용차 등 내구재(0.2%) 판매는 늘어난 반면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8%), 의복 등 준내구재(-2.6%)가 줄어 전년보다 1.4% 감소했다. 2003년(-3.2%) 이후 최대 폭 감소이자, 전년(-0.3%)에 이어 2년째 감소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자체 집계해 1월 1일 발표한 자료에서도 지난해 우리 내수가 얼마나 힘든 한 해를 보냈는지 알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국내 민간소비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0.2%였다. 국내 민간소비 증가율은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가 본격화한 2021년 4분기 6.1%였으나, 고금리·고물가 영향이 본격화한 지난해 2분기 1.5%, 3분기 0.2%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시기 OECD 38개 회원국 평균은 1.5%였고 경제 규모가 큰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 등 주요 7개국(G7)의 평균은 1.2%였다. 골목상권 경기는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1월 3일 발표한 소상공인의 올 1월 전망 경기지수를 보면 79.5(100 이상이면 경기가 호전됐다고 보는 업체가 더 많고 100 미만이면 악화했다고 보는 업체가 더 많다는 뜻)로 전달 대비 5.4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0월부터 넉 달 연속 하락세다. 수출은 최대교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줄면서 1년 내내 부진을 겪었다. 중국 전체 수입에서 한국 비중은 6.3%로 전년의 7.4%보다 1.1%포인트 하락했다. 1992년 한·중수교 이듬해인 1993년(5.2%) 이후 30년 만에 가장 낮다.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가 부진한 영향이 컸다. 한국의 지난해 대중 반도체 수출은 361억달러로, 전년보다 30.6% 줄었다. 야당에서는 국정기조 변화를 촉구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월 3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우리 경제는 지난해 외부 충격도 없이 1%대 성장이라는 역대급 위기를 겪었다”며 “윤석열 정부는 임기 초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초부자 감세를 추진했다.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며, 있지도 않은 이른바 낙수효과를 내세웠다. 현실은 성장은커녕 막대한 세수결손만 초래하고, 재정 부족에 따른 서민지원 예산 삭감, 연구개발(R&D) 예산 대규모 삭감을 불러왔다”고 비판했다. 중국으로의 수출 부진, 국내 부동산 경기 악화 등이 성장률 저하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경제학)는 “저조한 성장률은 크게 2가지 측면에서 구조적인 문제가 드러난 결과라 할 수 있다. 첫째는 2010년대 이후 중국으로의 반도체 수출이 우리의 성장 동력이었데, 작년에 반도체 경기가 위축되고 중국 경제가 부진하다 보니 우리도 이런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된 것이다. 또 하나는 내수 측면인데, 그간 우리 경제는 가계부채 증가와 맞물려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면서 내수가 활기를 띠는 구조였는데, 지난해 부동산 경기가 죽으면서 이러한 내수 진작 방안이 힘을 쓰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전통적 방식의 성장 엔진이 과거처럼 작동하지 않는 한계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저성장 우려’ 해법은 정부와 국내외 기관들이 전망하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은 2%대 초반이다. IMF는 1월 31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3%로 전망했다. 지난해 10월 제시한 전망치(2.2%)보다 0.1%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정부(2.2%)·한국은행(2.1%) 전망치보다 높고 OECD(2.3%)와 같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세계 경제가 회복하고 미국, 중국 등 주요 교역국 상황이 양호한 점을 감안해 IMF가 이런 (상향) 전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중국 반도체 이미지 / 로이터 | 연합뉴스 반도체 경기가 개선될 것이란 관측도 이런 전망의 배경이 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지난 1월 30일 발표한 올해 품목별 수출 증가율 전망치(전년 대비)를 보면 반도체 21.2%, 컴퓨터 55.4%, 무선통신기기 7.7%, 디스플레이 5.9%, 가전 5.1% 등으로 나온다. 연구원은 스마트폰, PC 등 전방 IT 품목의 수요가 개선되면서 반도체 수출의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변수가 많다는 점에서 낙관적인 전망이라는 반론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월 28일 ‘2024년 한국경제 수정 전망’에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소비와 투자가 바닥을 찍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연구원은 성장률이 상반기 2.3%, 하반기 2.1%로 연간 2.2%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부문별로 성장 하방 압력이 크다고 진단했다. 소비는 고물가·고금리가 지속돼 실질 처분가능소득이 감소하며 회복세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고, 건설투자는 선행지표 부진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영향으로 건설기업의 자금경색이 지속되고 건설 체감 경기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수출 역시 기업의 수출 경기 회복 체감도 개선이 지연되는 가운데 경기 차별화, 환율 변동성 확대 등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연구원은 앞서 지난해 9월 ‘2024년 한국경제전망’ 보고서에서는 “연간 2.2%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다만 “2023년 상반기의 낮은 성장률(0.9%)에 대한 기저효과에 기인하는 것으로 실질적으로는 상반기와 하반기가 유사한 경기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적었다. 하준경 교수도 “반도체 경기가 작년보다 올해 나아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기저효과 등을 감안했을 때 경제주체들이 경기 호황을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장은 “수출은 기업이 주도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부는 수출 친화적인 정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수출 보험, 저리 융자, 보증 등과 같은 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들 말이다. 특히 수출입은행이나 무역보험공사 등의 공적자금을 동원해 그간 정상외교를 통해 맺은 국가 간 업무협약(MOU)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사업화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공공의 적’ 낙인찍힌 은행, 탈출구 없나(2023. 11. 17 16:10)
- 2023. 11. 17 16:10 경제
- 시중은행 ‘돈 잔치’에 여·야·정 모두 고통 분담 요구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월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은행들은 일종의 독과점이기 때문에 갑질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은행권 때리기’가 거세지고 있다. 대통령은 ‘갑질’, ‘종노릇’이란 표현을 동원해 비판하고, 당정은 상생·서민 금융을 확대하라고 요구한다. 손쉽게 막대한 이익을 거뒀으니 그에 걸맞게 사회공헌을 확대하라는 것이다. 야당은 초과이익 환수를 위한 ‘한국형 횡재세’ 도입을 추진 중이다. 은행권은 바짝 엎드렸지만, 노조는 강하게 반발한다. 전문가들은 은행의 사회적 책임 확대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지금처럼 은행권 팔 비틀기 방식은 부작용만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여권의 전방위 압박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은행권을 향한 발언은 직설적이고 강도가 세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월 30일 국무회의에서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는 한 소상공인의 발언을 전하며 ‘독과점 구조’에서 ‘고금리 이자이익’을 챙기는 은행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11월 1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는 “우리나라 은행들은 일종의 독과점이기 때문에 갑질을 많이 한다”, “은행의 독과점 행태는 정부가 그냥 방치해서는 절대 안 된다.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했다. 올 초 ‘은행은 공공재’, ‘돈 잔치’ 발언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은행권 압박의 강도가 최근 다시 격해지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올 2월엔 “고금리로 서민들이 힘든 와중에 은행들은 돈 잔치와 이자 장사를 벌이고 있다”며 은행의 ‘돈 잔치’와 관련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1월 금융위 업무보고에서는 “은행은 공공재 측면이 있다”면서 은행권에 고통 분담을 요구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 발언 이후 정부·여당도 압박 강도를 높였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월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민층은 어려운 가운데 은행은 막대한 이자수익을 올리는 상황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다”고 했다. 같은 날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시중은행은 별다른 혁신 없이 매년 역대 최대 이익을 거둔다. 지난해 은행권 당기순이익은 18조5000억원이었고, 올 상반기만 해도 1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했다. 은행권 노조는 연일 이어지는 대통령과 당정의 압박에 불만을 제기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으로 풀어야 할 국민의 대출상환 부담 증가를 은행들의 ‘이자장사’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대통령의 금융에 대한 몰이해가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그는 “독과점으로 인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주장은 금융산업의 특성을 전혀 모르고 하는 얘기다. 은행산업이 완전경쟁체제인 국가는 없다. 대통령이 과점체제가 은행산업 전체 문제의 원인인 것처럼 결론을 내리자 정부와 여당이 은행권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아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4조1000억원이다. 1년 전 동기(9조8000억원) 대비 43.9% 늘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만 보면,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이자이익은 30조9366억원이다. 1년 전 동기(28조8052억원)보다 7.4% 늘었다. 은행권 전체 사회공헌 규모는 지난해 기준 총 1조2380억원이다. 2021년(1조617억원)보다 1763억원 늘었다. 다만 은행권의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공헌 비중은 지난해 기준 6.5%로, 2021년 6.9%보다 0.4%포인트 낮아졌다. 야당의 ‘한국형 횡재세’ 도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1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표는 회의에서 “횡재세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은행권이 지금보다 사회공헌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엔 정부와 여야 모두 이견이 없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초과이익을 환수할지에 대해서는 서로 입장 차이가 있다. 정부와 여당은 은행권의 자발적인 사회공헌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부담금 형태로 환수하는 ‘한국형 횡재세’ 도입을 추진 중이다. 횡재세란 예상치 않은 상황에서 과도하게 이익을 거둔 기업에 매기는 세금이다. 유럽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도입 중이거나 도입을 검토 중이다. 지난 3월 국회입법조사처가 공개한 ‘횡재세 도입 논의의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보면, 유럽연합(EU)은 지난해 9월 ‘연대기여금’이란 명칭으로 횡재세를 도입했고, 영국은 같은해 5월 영국 대륙붕의 석유 및 가스 생산으로 벌어들인 이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에너지 이익 부담금’ 도입을 발표했다. 지난해 3월 미국 상원에서는 석유회사들의 초과이익에 대해 소비세 형태로 과세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불로소득을 거둔 기업에 횡재세를 거둬야 한다는 여론이 컸다. 민주당이 택한 방식은 전통적인 의미의 횡재세가 아닌 부담금 부과 형태로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방식이다. 지난 11월 14일 당 정책위 부의장인 김성주 의원이 대표 발의한 금융소비자보호에관한법률 등 개정안을 보면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 금융회사가 고금리 덕에 벌어들인 초과이익의 일부를 부담금(상생금융 기여금) 형태로 정부가 환수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채은동 민주연구원 연구위원은 “국가가 거둬서 재정에 쓰는 것(조세)과 특정한 사업에서 거둬서 특정한 사업에 쓰는 것(부담금)이 조세와 부담금의 큰 차이”라고 했다. 사실상 민주당 당론으로 결정된 개정안에는 이재명 대표, 홍익표 원내대표, 이개호 정책위의장 등을 포함해 강은미 정의당 의원, 강성희 진보당 원내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등 모두 55명의 야당 의원이 동참했다. 앞서 11월 1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횡재세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해당 법안 발의 직후인 11월 15일 X(옛 트위터)에 관련 보도를 소개한 뒤 “함께 사는 세상을 향해…”라고 글을 달기도 했다. 채은동 연구위원은 “당정의 상생금융 확대와 야당의 상생기여금 도입은 근본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1년, 또는 2~3년 정도 효과를 보는 단기적인 처방에 가깝다. 은행권 입장에서도 횡재세를 도입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정부와 여론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기준치 이상의 초과이익이 발생할 때 정해진 룰에 따라 내면 된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에 설치돼 있는 주요 은행들의 현금인출기 /연합뉴스 횡재세 도입에 선 긋는 당국 개정안은 지난 5년 동안 평균 순이자수익의 120%를 초과하는 순이자수익을 얻을 경우 해당 초과이익의 4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기여금을 내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은행의 사회적 공헌 차원 기부를 정부가 은행의 팔을 비틀어서 걷는 관치 대신 법률에 따르도록 제도화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김 의원실은 설명한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은행권(산업은행 제외) 이자수익에서 이자비용을 뺀 순이자수익은 약 28조원이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추세가 이어진다고 가정해 단순합산하면 연간 순이자수익은 약 56조원이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평균 순이자수익 약 42조6000억원에서 기여금 수준을 최대치로 책정하면, 올해 대략 1조9600억원의 기여금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윤석열 정부는 횡재세 도입에 선을 긋고 있다. 법인세를 내고 또다시 횡재세를 내는 것은 이중과세이고, 시장경제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논리다. 정부는 횡재세 도입보다는 은행권의 독과점 구조를 깨고 은행 자발적으로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횡재세 도입 추진을 밝힌 지난 11월 10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횡재세보다는 환경이 좋아서 돈을 많이 벌었으면 기존 누진적 세금 체계를 통해 내는 것이 옳다고 본다. (횡재세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같은 날 ‘대통령실과 당국은 은행 독점구조 개선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정리해 연내 은행 독점 완화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지난 3월 보고서에서 횡재세 도입과 관련해 초과이익 과세 기준 설정과 소급입법 문제와 관련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적었다. 보고서는 어느 정도를 해당 기업의 초과이익으로 과세할 수 있는지 명확한 기준이 제시돼야 한다고 짚었다. 또 영업이익이 예년 동기 대비 일부 증가한 것을 두고 횡재세 부과대상이 되는 영업이익이라고 보아 일종의 초과이득세를 과세하는 것은 용이하지 않을 수 있다고도 했다. 김성주 의원실 관계자는 “초과이익을 거둔 은행들에 무조건 돈을 걷겠다는 것이 아니다. 횡재세는 사회 환원이라는 목적도 있지만, 은행들 스스로 과도한 예대마진을 줄이는 유인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도입 그 자체로 가격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29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대출 금리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은행권은 바짝 엎드린 모양새다. 정부와 여당의 눈치를 살피면서도 내부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주변에선 올해 역대급 실적을 거둬서 성과급도 많이 받을 것이라고 부러워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지금 분위기에서 성과급을 받으면 얼마나 받겠나. 다른 업종과 비교해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다. 성과급을 받는 다른 대기업이 이런 비판을 받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고금리로 서민은 고통받는데 은행원들만 배를 불리고 있다는 프레임 때문에 많은 직원이 마치 죄를 지은 것처럼 위축돼 있다”고 말했다. 노조에서는 경영진의 안이한 대응과 인식이 현 사태를 불러왔다고 지적한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최근 노사 단협 과정에서 우리가 사측에 제안한 내용이 있다. 각 금융사가 금융산업공익재단에 기금을 출연하고, 이를 통해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추진하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사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별로 이미 사회공헌 투자를 하고 있는데 굳이 한꺼번에 모아서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아무래도 재단을 통하면 각사의 브랜드 마케팅과 홍보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해 제안을 거부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노사 참여하는 사회적 책임 확대” 하지만 대통령의 은행권 비판과 당국 압박이 본격화된 이후 금융사들은 사회공헌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11월 3일 소상공인·자영업자 30만명에 대한 1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 계획을 내놨고, 신한금융그룹도 11월 6일 약 1000억원 규모의 취약 금융 계층(소상공인·자영업자·청년) 지원 방안을 내놨다. KB금융·우리금융·NH농협금융 등도 이자 이익의 기부나 출연 확대, 취약계층 고금리 대출의 저금리 전환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0여개 회원기관(은행·보증기금·한국주택금융공사)은 2019년 1조1059억원, 2020년 1조929억원, 2021년 1조617억원, 2022년 1조2380억원 등 4년 연속 1조원 이상을 사회공헌에 썼다. 지난 2월에는 3년간 취약계층에 10조원(보증 재원 승수 효과 포함) 이상을 지원하겠다는 상생 방안도 추가로 발표한 바 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지난해 사회공헌 기금 규모가 1조2000억원이 넘고 올해는 지난해 수준을 상회할 정도로 매년 사회공헌 규모를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은행들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이나 금융지주를) 방문할 때마다 상생금융 보따리를 풀고 있다. 당국이 금융산업의 건전성·안정성이라는 중차대한 이슈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의 상생금융 기여금 도입 추진에 대해서도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 위원장은 “기여금이란 표현을 쓰고 있지만 사실상 횡재세와 마찬가지다. 야당 안대로 하자면 올해만 1조9000억원 넘게 기여금이 발생하는데, 그렇다면 이 기여금만 내면 사회공헌 명목의 추가 출연금은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 횡재세 도입 논의가 부상하면서 노조 차원에서 도입의 적정성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민주당이 현장의 의견을 제대로 들어보지도 않고 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에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국장은 “금융의 공공성이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있고, 은행권 역시 이에 대한 이견이 없다. 문제는 정부가 상생금융이라는 명분 아래 윽박질러 토해내게 하는 방식이다. 당장은 효과를 거둘 수 있겠으나 중장기적으로는 금융사뿐 아니라 금융시장 전체에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 노사가 참여하는 금융산업공익재단이나 기금 마련을 통한 통합적·사회적 책임의 확대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특집
- [시사 2판4판]원세훈도 광복절 ‘탈출’(2023. 08. 11 14:45)
- 2023. 08. 11 14:45 정치
- 시사 2판4판
레이디경향(총 41 건 검색)
- ‘수학 공부 걱정 없는 마을’ 세 곳…사교육 탈출했다
- 2024. 11. 04 09:51 육아/교육
- 사교육 걱정 없는 ‘수학 공부 걱정 없는 마을’ 프로젝트, 성과 분석 수학 성적, 성취도 상승…유의미한 결과 학생들의 수학 기초 학습 능력을 향상하고 사교육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수학 공부 걱정 없는 마을’이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픽셀즈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이 대구, 충북, 경기 등 세 지역에서 시행한 <수학 공부 걱정 없는 마을> 프로젝트가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학생들의 수학 기초 학습 능력을 향상하고 사교육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시작됐다. <수학 공부 걱정 없는 마을>은? 이 프로젝트는 학교 성취도를 보완하고 수학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지역 주민들이 마을 교사로 참여해 수학 동아리를 운영하고,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학습하도록 돕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로 학생들이 스스로 복습, 예습을 하면서 학습 주도권을 가지는 것이 목표다. 주요 성과는 이렇다. 먼저 수학 성적 향상이 이목을 끌었다. 참여 학생들이 평균적으로 성적이 올랐고, 기초 학력이 부족했던 학생들 절반이 기준을 넘었다는 점에서 성과가 컸다. 정서적 영역의 성취도도 향상되어 수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이는 8가지 설문 문항을 통해 확인됐고, 긍정적인 태도로의 변화를 보였다. 사교육을 받던 학생 중 58%가 프로그램 후 사교육을 받지 않게 되기도 했다.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은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수학에 흥미를 느낄 수 있게 된 덕분이라고 평했다. 수학을 직접 가르친 마을 교사들도 수학에 대한 이해와 자신감이 높아졌다. 2개월간 연수를 통해 학생들에게 동기 부여하는 데 큰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은 이번 프로젝트로 현재 4호 마을 조성 중이며, 내년 상반기까지 5~6호 마을을 추가로 개척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학생들이 사교육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은 “이번 프로젝트가 사교육비 절감과 학습 능력 향상에 기여하면서, 교육계에 새로운 모델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수포자’ 비율을 줄이기 위해 공교육을 보완하는 형태로, 지역 사회의 협력과 참여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피부 전문가 황금희의 항노화 클래스]오일 하나로 피부 건조증 탈출하기
- 2016. 01. 28 17:57 뷰티
- 메마르고 땅기고, 심하면 하얀 각질까지 일어나는 피부 건조증이 고민이라면 페이스 오일에 주목할 것. 피부에 보호막을 씌우고 깊은 보습까지 선사하는 오일을 이용해 피부 건조 증상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제안한다. Case 1 이마는 번들거리는데 볼은 땅긴다 기온 변화에 민감한 피부는 날씨가 추워지면 피부 신진대사가 약해져 각질층에 피지막을 제대로 형성하지 못해 땅기고 각질이 일어난다. 특히 T존 부위를 제외한 볼과 입가 주변, 입술은 우리 피부에서 가장 예민한 부위로 외부 환경으로부터 쉽게 수분을 빼앗겨 메마르고 건조한 증상이 심해지기 쉽다. 이럴 때는 피부 유·수분 균형을 맞추는 관리와 충분한 수분 섭취, 보습 관리에 집중해 촉촉한 피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 유·수분 균형 유지를 위해 세안은 최소화한다. 세안 후 물기가 있는 상태에서 미스트를 뿌리고 스킨케어 마지막 단계에서는 오일과 크림을 섞어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또 건조하고 땅길 때마다 오일이 함유된 미스트나 수분 밤을 수시로 발라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한다. Case 2 피부가 하얗게 일어난다 본래 피부는 스스로 각질을 떨어뜨리는 기능을 지녔지만, 피부 속 수분이 부족해지면 각질을 쌓아둬 하얀 각질층을 형성하게 된다. 이처럼 하얀 각질이 생겨났을 경우, 먼저 묵은 각질을 제거하고 피부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질 제거를 위한 필링 마사지 1 아하 성분이 함유된 필링제로 마사지하며 묵은 각질을 제거하고 모공을 열어준다. 2 크림 타입 수분 팩을 얼굴에 고루 펴 바르고 부드럽게 롤링한다. 3 세안 후에는 알로에 성분의 젤과 콜라겐 성분의 제품을 섞어 노폐물이 제거된 피부에 수분과 영양을 공급한다. 페이스 오일을 이용한 아로마 보습 마사지 1 세안 전 따뜻한 타월로 얼굴을 5분 이상 감싸 모공을 열어준다. 2 페이스 스크럽제를 이용해 부드럽게 각질을 제거한다. 3 스킨케어 마지막 단계에서 아로마 오일과 수분크림(혹은 재생크림)을 1:1로 섞어 바른다. Case 3 촉촉함이 오래 유지되지 않는다 피부에 수분을 공급해도 촉촉함이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면 먹는 것에도 신경 쓸 것. 하루 2L의 물을 섭취하고, 수분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는 비타민 A 성분이 함유된 채소를 즐겨 먹는 것이 좋다. 또 림프선을 자극하는 마사지를 통해 노폐물을 배출시켜 피부 순환을 원활하게 만들면 피부의 수분 보유력이 향상되고, 수분이 쉽게 이탈되는 증상을 예방해 오랫동안 촉촉함을 유지할 수 있다. Beauty Tip 하루 10분! 피부 순환을 돕는 림프선 자극 마사지 1 귀를 위쪽부터 귓불, 뒤쪽까지 손가락으로 지그시 눌러 자극한다. 2 귀 뒤쪽에서 목선을 따라 쇄골 중간 부위까지 부드럽게 밀어 마사지한다. 3 거즈에 겔 크림과 아로마 오일 한 방울을 섞어 펴 바르고 얼굴에 올려 피부에 밀착시킨다. 4 15~20분 후 거즈를 떼어내고 톡톡 두드려 마무리한다. Editor’s Pick 1 시그니처 오일 오렌지 블로썸 13가지 에센셜 오일과 아르간 오일이 피부에 탄력과 보습을 선사하고, 산뜻한 오렌지 블로썸 향기로 아로마테라피 효과를 주는 트리트먼트 오일. 6만9,000원, 황금희 에스테틱 하우스. 2 엑스트라 페이스 오일 빠르게 스며드는 가벼운 포뮬러가 특징으로 집중 보습과 컨디셔닝 효과를 동시에 선사한다. 9만5,000원, 바비 브라운. 3 리밸런싱 트리트먼트 페이스 오일 블루 오키드 100% 순수 식물 추출 성분이 함유된 오일로 건조함이 심하고 자극에 의해 손상된 피부를 빠르게 회복시킨다. 6만2,000원, 클라란스. 황금희 원장 편안하면서도 효과적인 최상의 피부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황금희 에스테틱 하우스 대표로 서울 청담 본점을 비롯해 전국에 10개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피부에 관한 이론뿐 아니라 현장에서 쌓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젊고 아름다워지고 싶어 하는 모든 여성들의 고민인 피부 노화를 늦추는, 현실적이면서도 실용적인 노하우를 알려준다. <■기획 / 이은선 기자 ■진행 / 김미경(프리랜서) ■사진 제공 / 바비 브라운(02-3440-2781), 클라란스(080-542-9052), 황금희 에스테틱 하우스(02-516-1735) ■일러스트 / 김희정>
- 피부 전문가 황금희의 항노화 클래스
- ‘재테크의 여왕’ 성선화 기자가 콕 집은 재테크 초보 탈출을 위한 13가지 노하우
- 2015. 10. 05 16:14 재테크
- 초저금리, 경기 가뭄의 시대에 서민들은 힘이 빠진다. 돈이 돈을 불린다는데, 물려받은 재산도 없고 억대 연봉자도 아닌 평범한 사람이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이란 정녕 없는 것일까? 성선화 경제 전문 기자는 원래 돈 관리에 관한 한 낙제생에 가까웠다. 갑자기 재테크 팀장으로 발령이 나 반강제적으로 재테크의 고수들을 만나기 시작하면서 자산 관리에 눈을 떴다. 더 나아가 재테크의 재미에 푹 빠져 「빌딩 부자들」, 「월세의 여왕」을 써서 재테크 경험을 나누더니 이번에는 「재테크의 여왕」이란 책을 펴냈다. 전작들이 재테크 고수 단계에서 참고해볼 만한 조언이었다면, 이번에는 재테크의 개념조차 모르고 수입과 지출 관리가 마음대로 안 되는 재테크 ‘왕초보’들이 숙지해야 할 족집게 핵심 정리다. 그런 기초적인 내용쯤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평생 동안 재테크에 눈을 뜨지 못한 상태에 머물고 있다. 버는 족족 쓰기 바빴던 평범한 재테크 무식자에서 재테크 똑순이로 환골탈태하기까지, 성 기자가 경험한 초보 탈출 노하우에 주목해보자. 나는 지금 어디쯤일까? 재테크의 단계 점검 무급 자신이 얼마를 버는지, 어디에 얼마나 쓰는지 잘 모르고 있는 상태죠. 계획 없이 마음 내키는 대로 지출을 해서 월급을 다 써버리는 일도 빈번하고요. 몇 년 전까지는 저도 이 수준을 면치 못해서 월급이 몽땅 카드 값으로 나갔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꽤 오랫동안 이 단계에 머물기도 해요. 월급이 많은 사람이라도 이 단계라면 마음이 쫓기듯 늘 불안할 수밖에 없어요. 초급 본격적인 지출 관리에 돌입해 계획적인 소비 습관을 만들어야 하는 시기예요.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를 악물고 운동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듯, 돈을 모으고 불리기 위해서는 필히 이 단계를 마스터하면서 재테크 근육을 키워야 해요. 고전적인 방법이지만 가계부를 쓰는 게 도움이 됐어요. 중급 강제 저축의 시기로 힘들어도 꾹 참고 월급의 80% 이상을 무조건 저축하는 거예요. 저는 지금 80% 저축을 실천하고 있어요. 가끔 갑자기 충동적인 지출이나 비고정 지출이 생겨서 흐트러질 때도 있지만 초급 단계에서 근육을 키웠더니 다시 저축으로 돌아가는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어요. 원금이 보장되는 예금이나 적금 상품에 가입해 저축액을 늘리는 게 이 단계의 핵심 과제예요. 평범한 월급쟁이라면 이 단계를 거쳐야 투자를 위한 목돈을 손에 쥘 수 있어요. 여기까지만 잘 완수하면 더 이상 돈에 관해 통제가 안 돼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큰 장점이에요. 고급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하는 단계로 재테크의 꽃이라 할 수 있죠. 부동산, 주식, 금융 등 투자의 종류는 다양한데, 무조건 추천을 받기보다는 자신의 성향에 맞는 것을 스스로 찾는 게 가장 좋아요. 그런데 재테크를 직접 해보며 느낀 것은 이 단계에 돌입하면 재테크에 관한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이 확실히 유리하다는 거예요. 그 전 단계까지는 재능과는 아무 상관이 없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타고난 재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바쁘기 때문에 자산관리사를 통해 관리하고 있어요. 통장이 늘 텅텅 비어 있는 왕초보용 노하우 1 재테크는 머리와 상관없다 재테크와 친하지 않은 왕초보들이 흔히 ‘나는 숫자에 어두워서’, ‘돈 버는 머리가 없어서’라며 재테크를 잘 못한다는 말을 많이 해요. 대단히 큰 오해이자 부자가 되지 못하도록 스스로 장애물을 만든 격이에요. 실제로 제가 경험해보니 종잣돈을 모으는 중급 단계까지는 머리가 좋아서 잘하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돈을 모으는 습관, 의지의 문제였어요. 다행히 지출 관리는 단 3개월만 꾸준히 해도 통장 잔고가 드라마틱하게 달라지는 걸 실감할 수 있으니 머리는 잠시 비우고 3개월만 소비 습관 잡기에 몰두해보세요. 2 카피해라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가 무척 중요해요. 본보기가 중요하다는 말이 있죠? 돈 모을 줄 모르던 제가 재테크 팀장이 되면서 기사 때문에 한동안 ‘짠돌이’들을 많이 만나러 다녔어요. 정말 적은 액수로 생활비를 쓰고 수입의 대부분을 저축하는 모습을 보면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어요. 그동안 주변에서 그런 사람을 본 적도 없고 관심도 없었던 거죠.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고 나중에는 지출을 줄여봐야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면서 그들의 노하우를 따라 하게 됐어요. 재테크 마인드를 키우려면 경제 서적을 읽고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재테크에 성공한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그들의 습관, 행동을 따라 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빨라요. 인터넷 짠돌이 카페 등에 가입해 어울리는 것도 한 방법이고요. 저도 제 재테크 수준에 맞는 친구들을 사귀어서 정기적으로 교류하고 있어요. 3 푼돈 효과를 잊지 마라 혹시 1만원 이하는 작은 돈이라 생각해서 별 생각 없이 쓰고 있진 않나요? 저도 한때는 편의점에서 하루에 3,000원, 5,000원씩 쉽게 쓰다가 한 달에 편의점 지출만 20만원이 넘은 적이 있었어요. 푼돈이라고 생각하고 마음 놓고 쓴 거죠. 과거의 저도 그랬고 돈이 잘 모이지 않는 사람들의 특징은 푼돈의 위력을 모른다는 거예요. 푼돈 모아서 언제 부자가 될까, 하고 의심스러우니 모으려는 생각조차 안 하고,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은행 이자가 적으니 돈이 없으면 적금도 중간에 쉽게 깨버리는 게 이런 사람들의 특징이죠. 물론 푼돈을 모아서 부자가 된다는 건 아니지만 푼돈을 모으는 재미를 스스로 깨우친다는 게 중요해요. 지출을 줄이고 통제하는 습관을 들여야 목돈도 만들 수 있으니까요! Tip 캐시백&포인트 캐시백을 해주는 신규 체크카드를 노려라. 특히 가입 첫 달은 전월 실적에 상관없이 모든 캐시백 혜택을 누릴 수 있어 푼돈 절약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카드 포인트도 쏠쏠한 재미가 있다. 흩어진 포인트가 잘 파악이 안 된다면 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www.crefia.or.kr)를 클릭하자. 회원 가입 없이 이름, 주민등록번호만 입력하면 각 카드사에 쌓인 포인트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모바일 앱 시럽도 편리하다. 모든 포인트 카드와 쿠폰을 한데 모아놓고 쓸 수 있고, 타 포인트로 전환할 수도 있어 포인트 활용률이 200% 높아진다. 고정 지출 줄이고 싶은 초보자용 노하우 4 설명서를 해부하라 신용카드 설명서도 꼼꼼히 공부해보세요. 자신에게 필요한 신용카드 혜택만 쏙쏙 골라내기 위해서는 귀찮아도 공부가 필수예요. 저는 뭐든지 직접 해보는 걸 좋아해서 처음에는 할인 혜택이 많다는 신용카드에 몽땅 가입했어요. 사용해보면서 카드 혜택과 고정 지출의 교집합이 가장 큰 걸 찾아나갔죠. 취업, 결혼, 출산 등 생애 주기에 따라 고정 지출이 변하니까 주기에 맞춰 카드를 갈아타는 것도 잊지 마세요. Tip 어떤 카드를 골라야 할까? 카드고릴라(www.card-gorilla.com)에는 최근 나온 신용카드, 체크카드 정보가 많다. 뱅크샐러드(www.banksalad.com)는 2,100개에 달하는 시중 신용카드 중 자신의 소비 패턴에 맞는 맞춤형 카드를 알려주는 추천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카오페이, 삼성페이 등 모바일 결제에도 관심을 가져라.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기존 카드사보다 훨씬 큰 혜택을 주기도 하니 놓치기 아깝다. 5 계획보다 기록이 먼저다 이제부터 돈을 모으겠다고 결심하면 흔히들 계획부터 세우는데, 초보들에게는 계획보다는 기록이 우선이에요. 일단 자신이 어디에 얼마나 쓰고 있는지부터 파악해야 되니까요. 과거 저는 한 달에 30만원으로 살아보겠다고 계획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무작정 굶는 다이어트를 하는 것과 같아서 바로 요요 현상이 왔어요. 이내 펑펑 쓰는 생활로 돌아갔죠. 하지만 기록을 하면서부터 달라졌어요. 가계부를 쓴 지 한 달 만에 지출을 절반 가까이 줄였어요. 돈을 안 쓰려고 큰 노력을 한 것도 아니고 지출 내역을 파악한 것뿐인데 불필요하게 쓴 돈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가계부를 3개월 정도 쓰면 충분히 지출 패턴을 파악할 수 있어요. 돈의 흐름이 눈에 보이니까 돈을 쓸 때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요. 가계부는 매일 쓸 필요도 없고 영수증을 모두 모아뒀다가 2주 혹은 1개월에 한 번 시간을 내서 몰아 쓰는 편을 추천해요. 강제 저축에 도전하는 중급자용 노하우 6 특판 정보에 밝아져라 아무리 저금리 시대여도 잘 찾아보면 특정 기간에만 판매하는 고금리 특판 상품을 발견할 수 있어요. 저는 직업적 특성도 있지만 어떤 것이 좋은지 직접 느껴보기 위해 웬만하면 은행들이 내놓는 특판 상품에 거의 가입해봐요. 물론 소액으로 하는 것도 많아요. 개인이 매번 모든 은행의 신규 정보를 확인하기는 어려우니까 각 은행들에 상품 광고 문자메시지, 이메일 뉴스레터 등을 신청해두면 때마다 특판 상품 정보를 안내받을 수 있어요. 영화, 스포츠, 복지, 사회공헌 등 다양한 이벤트 특판 상품도 있어요. 스포츠 경기 우승, 영화 관람객 수 목표 달성 등 조건에 따라 우대금리를 더 주기도 한답니다. 7 고금리 외화 통장을 개설하라 저축을 할 때 1개쯤은 위안화, 달러 통장을 개설하는 것도 추천해요. 저는 매달 10만원씩 위안화 적금을 들고 있어요. 금리가 연 3%로 현재 시중의 웬만한 원화 적금보다 수익률이 높죠. 우리은행에서 출시한 ‘글로벌 위안화’는 1년 이상 예치하면 연 3% 이상의 고금리를 제공해요. 돈을 입금하는 날의 환율에 따라 원화가 위안화로 환전돼요. 뱅크오브차이나 한국 지점을 이용하면 위안화로 환전하는 수수료가 무료예요. 명심해야 할 점은 외화 통장은 환율 1%에도 수익이 생기는 목돈이거나, 환전 수수료가 들지 않아야 의미가 있어요. 향후 미국 달러 강세를 대비해 달러 통장 개설도 고려해볼 만해요. 단점은 0.1~0.5%대로 이율이 낮다는 것. 그중에 이율이 높은 통장은 KEB하나은행(구 외환은행)의 ‘하이파이브플러스 자유적립외화예금’이에요. 달러 통장을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환전 수수료가 가장 저렴한 곳을 찾아 직접 환전한 뒤 은행에 납입하는 거예요. 명동 지역의 사설 환전소는 최대 90%까지 수수료를 우대해주고 서울역 우리은행 환전소도 우대율이 좋기로 유명합니다. 8 투자 수익, 예금 금리는 잊어라 요즘 은행이자가 너무 낮은데 어디에서 돈을 굴려야 하나, 고민하는 분들이 많죠? 그런데 목돈을 만들기도 전에 금리나 투자 수익에 신경 쓰는 건 초등학생이 대입 수능시험 걱정하는 것과 같은 거예요. 대신 일단 돈을 모으는 것, 습관을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할 시기예요. 고수익, 고금리는 어느 정도 목돈이 쌓인 뒤에야 의미가 있어요. 금리 1, 2% 더 받는 것에 신경을 곤두세우기보다는 저축액을 1만원이라도 늘리는 게 훨씬 낫죠. 강제로 저축한다는 데 의의를 두세요. 9 콘택트렌즈 소득공제 혜택을 챙겨라 세금을 줄이는 것도 재테크에서 중요한 부분이죠. 연말정산시 사람들이 공제 항목인지 잘 모르고 지나치는 것들이 있어요. 콘택트렌즈, 안경도 1인당 50만원 이내 구입 금액에서 의료비 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 이런 항목은 국세청의 연말정산 간소화 사이트에서 조회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만약 콘택즈렌즈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안경점에서 소득공제용 영수증을 발급해달라고 하세요. 안경점에서 일일이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으니 본인이 직접 챙겨야 돼요. 단, 의료비 공제는 총급여액의 3%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15%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제해주니 참고하세요. 10 실손보험을 주목하라 요즘 보험의 대세는 실용적인 실손보험이죠. 수많은 보험사 중 어디에 가입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보험사의 성격을 참고하세요. 흔히 보험료와 보상액만 따져보기 쉬운데, 실손보험 선택시 고려할 핵심은 병원비 청구 절차예요. 사고를 당했는데 보험료 청구시 깐깐하게 굴고 늦게 나오면 그것보다 속상한 일이 없잖아요. 손해보험사는 과거에 사고가 났을 때 실제 발생한 비용을 지원해주는 실비보험이 주력 상품이었고, 생명보험사는 암 진단금, 사망 진단금 등 사고가 났을 때 정해진 금액을 지원하는 정액보험이 핵심이었다는 걸 염두에 두세요. 병원비 청구도 많이 받아본 보험사가 유리해요. 대체로 손해보험사의 병원비 청구 절차가 간편한 편입니다. Tip 맞춤형 보험 찾기, 마이리얼플랜 바쁜 사람들은 수많은 보험특약과 보장을 일일이 따져보기 어렵다. 마이리얼플랜(www.myrealplan.co.kr)에서 고객이 보험을 의뢰하면 각 보험사와 설계사 간의 경쟁 입찰을 통해 가격 대비 최고의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기존 가입된 보험도 분석을 통해 보험사별 비교 설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11 금리 인하 요구권을 알아두자 대출을 받고 이걸로 끝이 아니에요. 지난 2014년부터 금융감독원이 기존의 신용대출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에도 금리 인하 요구권을 적용토록 권고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어요. 대출 이자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개인이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을 잘 알아두세요. 직장에 관해서는 나은 직장으로의 이직, 승진, 전문 자격증 취득(회계사, 투자자문사 등), 무직자의 취직, 연봉 상승(전년 대비 10% 인상)이 있을 경우 해당됩니다. 부동산, 자동차 등 재산이 증가했을 때도 해당돼요. 36개월 할부로 수입차를 샀더라도 재산 증가로 봐요. 마이너스통장이나 신용대출을 청산했을 때도 해당돼요. 신용등급이 올라가기 때문이죠. 앞으로는 취업, 승진으로 신용도가 오른 카드 대출 고객이나 취업, 승진, 소득 상승, 전문 자격증 취득, 보험계 약 우수 실적이 있는 보험사 가계 대출자도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어요. 12 다음은 크라우드 펀딩이다! 요즘 제가 새롭게 관심을 갖는 재테크 분야는 크라우드 펀딩이에요.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사업 계획은 있는데 자금이 부족한 예비 창업자, 창업 기업, 기업가 등에게 투자해서 수익을 내는 방식이에요. 특히 지분 투자형에 재테크 고수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 지분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은 기업이 발행하는 증권, 프로젝트성 투자계약증권에 대해 투자하고 투자자는 그에 맞는 지분 및 채권을 받아 추후에 이익을 배분받을 수 있어요. 또 보유 증권 및 채권을 매매해 이익을 얻을 수도 있고요. 대신 창업 초기 기업들이 대부분이므로 홈페이지나 SNS 등을 통해 기업의 스토리와 배경에 대해 상세히 확인해본 뒤 신중히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는 걸 명심하세요. 13 대출상담사를 활용하라 대출을 받을 때 은행 대출상담사를 활용하면 금리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국내 대출상담사는 은행 소속 직원은 아니고 대출 상담을 전문적으로 하는 외주 업체 직원인데, 국내 모든 대출상담사는 은행연합회에 소속돼 있어요. 사전에 전국은행연합회 홈페이지(www.kfb.or.kr)에서 정식 등록 여부를 확인하세요. 대출상담사를 찾으려면 대출을 받고자 하는 은행에 전화해서 해당 은행 대출상담사를 요청하세요. 마지막 대출 절차인 ‘자서’는 반드시 본인이 직접 은행 직원에게 제출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대출상담사의 최대 장점은 최대 금리 혜택이에요. 은행들은 자기 발로 찾아온 고객에게 최대 금리 감면 혜택을 주지 않아요. 하지만 적극적으로 고객을 유치해야 하는 대출상담사들은 어떻게든 최대 금리 감면 혜택을 주려고 애쓰죠. 아이러니하게도 은행 측에서도 대출상담사를 통해 오는 고객에게 더 좋은 혜택을 주는 편입니다. 또 은행들은 지점별로 대출 경쟁을 하므로 대출을 좋은 조건으로, 더 많이 받기 위해서는 늘 손님이 붐비는 목이 좋은 곳의 은행보다는 신규 지점이나 손님이 적은 곳을 공략하는 게 낫죠.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정성민(프리랜서) ■사진 / 김석영 ■헤어&메이크업 / 파크뷰칼라빈 by 서일주(02-515-5888) ■참고 서적 / 「재테크의 여왕」(성선화 저, 청림출판)>
- [기자들이 직접 체험했다]노 기자의 스마트폰 스트레스 탈출기
- 2015. 07. 27 16:32 건강
- ㆍ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잠자는 시간 빼고 눈 뜨고 있는 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노 기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이 조그만 녀석에게서 이제는 벗어나고 싶다. 뒷목이 뻐근하게 결리는 증상이 나타난 건 두 달 정도가 됐다. 처음엔 잠을 잘못 잤나 싶었는데 푹 자고 일어난 다음날에도 어김없이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21세기는 혼자 고민하는 시대가 아니다.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뒷목 통증’을 검색해본다. 순식간에 떠오르는 수많은 검색 결과물들. 얼마나 브라우징을 했을까? ‘스마트폰 중독 자가 진단법’이라는 게시물이 눈에 들어온다. 클릭. ‘궁금한 것은 무조건 스마트폰으로 찾아본다’ 맞아, ‘화장실에 스마트폰을 가지고 간다’ 당연하지, ‘스마트폰 사용으로 뒷목이나 손목이 아프다’ 나잖아! 당당히 ‘중독’ 진단을 받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스마트폰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하루 중 가장 오래 마주하고 있는 얼굴은 노트북 모니터요, 헤어지면 안 되는 연인인 양 손에 꼭 붙들고 있는 것 또한 스마트폰이다. 외부 취재엔 태블릿 PC를 대동하고 이동할 땐 내비게이션과 함께한다. 하루 24시간 중 전자기기와 작별하는 시간은 잠자는 시간뿐(그 와중에도 스마트폰은 침대 머리맡 상석을 차지한다). 전자파 샤워는 둘째치고 온 신경과 관심을 그 작은 세상 안에 두고 있으니 노 기자의 일상은 전자기기들에 지배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언제부터인가 눈이 쉽게 피로하고 침침해진 건 10년 전에 받은 라식 수술의 부작용 때문만은 아니었으리라. 변명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시시각각 떠오르는 정보와 트렌드를 빠르게 갈무리해야 하는 직업적 특성상 스마트폰은 벗어날 수 없는 물건이다. 섭외에 바싹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하는 게 일상이라 샤워를 할 때조차 눈에 보이는 곳에 스마트폰을 둬야 마음이 놓이니 스마트폰으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는 곧 업무 스트레스와 등호를 그리는 셈. 주중, 주말을 가리지 않고 이른 아침부터 울려대는 취재원들의 전화 역시 피할 수 없는 거대한 스트레스다. 모든 전원을 꺼버리고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 곳으로 잠적해버리고픈 욕구를 실행에 옮기기 전에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스트레스 상태 진단 우선 정신과를 찾아 현재 스트레스 상태를 진단해보기로 했다. 심박수를 분석해 인체의 자율신경 반응을 측정하는 HRV(Heart Rate Variability) 테스트를 받아본 결과 자율신경 활성도는 ‘나쁨’으로, 자율신경 균형도는 ‘불균형’으로 나타났다. 우리 몸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율신경계가 작동해 뇌와 호르몬 체계, 생리적인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교감계가 흥분하고 심박이 빨라지며 동공이 커지는 등 일종의 긴장 상태에 돌입하게 되는데, 이러한 긴장을 이완시켜주는 것이 부교감신경이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서로 작용하며 균형을 이루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사람은 어느 한쪽이 과도하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불균형을 이룬다. 뇌에 휴식을 주지 않으면 온종일 교감신경이 흥분 상태로 있게 되는데, 테스트 결과 현재 노 기자는 부교감신경보다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있는 상태였다. 게다가 피로도까지 높은 수치를 그리고 있었으니 매일 천근만근 몸이 무거웠던 건 기분 탓만이 아니었다. 의사 선생님은 충분한 휴식과 간단한 운동 그리고 당분간 스마트폰을 멀리하라고 조언했다. ‘쉬는 셈치고’ 스마트폰을 집어 들지만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SNS를 확인하는 것은 뇌를 쉬게 하지 못한다는 것. 당장이라도 검사 결과를 ‘얼굴책’에 올려야 할 것 같은데 스마트폰을 멀리하라니, 벌써부터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스마트폰 디톡스 도전! 본래 ‘디톡스’란 장 청소나 단식 등을 통해 몸에 축적된 독소와 노폐물을 배출하는 것을 뜻한다. 스마트폰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하루 중 스마트폰 사용을 일정 시간 중단하는 방법으로 스마트폰 디톡스에 도전했다. 매일 30분 점심 산책 스트레스와 피로도가 높은 노 기자에게 내려진 첫 번째 처방은 매일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이었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목과 어깨 그리고 손목 등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작은 화면을 들여다보기 위해 어깨와 허리를 구부린 자세는 목과 어깨 근육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몇 달째 계속됐던 목 통증도 이 때문이었다. 가벼운 걷기는 스트레스 상태인 뇌와 몸에 휴식을 줄 뿐 아니라 사무실에 앉아 굳어 있는 몸을 이완시키는 효과가 있다. 물론 스마트폰은 사용하지 말 것. 점심 시간을 이용해 회사 근처 산책로를 걷기로 한 첫날, 음악을 들으며 걸을 요량으로 가지고 나온 스마트폰에 어김없이 손이 가는 것을 보고 둘째 날부터는 아예 스마트폰을 사무실에 두고 나왔다. 처음엔 어찌나 어색하고 불안하던지, 어린아이를 집에 혼자 두고 나온 것처럼 안절부절못했는데 점점 시간이 지나자 길 위의 풍경이 하나둘씩 눈에 들어오고 느껴지기 시작했다. 파란 하늘과 초록 가로수, 지나가는 사람들의 목소리…. 스마트폰을 보는 동안 지나쳐버렸던 계절의 풍경을 만난 기분이랄까. 회사 근처에 걸을 만한 산책로가 있다는 것이 행운처럼 느껴졌다.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며 매일 30분 스마트폰 없이 점심 산책을 한 결과 아침저녁으로 뻐근하게 느껴졌던 뒷목의 통증도 말끔히 사라졌다. 스마트폰 없는 하루 보내기 지난 6월 마감 후 친구들과 제주도로 3박 4일 여행을 떠난 첫날, 스마트폰이 고장 나버렸다. AS센터로 달려갈 수도 없는 여행지에서 켜지지 않는 스마트폰을 보는 순간 그야말로 ‘멘붕’. 스마트폰 없이 긴긴 3박 4일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해졌지만 곧 놀라운 기분을 경험했으니,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는 순간 마음이 더없이 편안해지는 것이 아닌가. 1분 단위로 사진을 찍어 SNS에서 올릴 수도, 문자메시지나 전화를 받을 수도 없으니 참으로 오랜만에 오롯이 여행을 즐긴 기분이었다. 그 기분을 이어 업무 문의가 적은 주말 중 하루 동안 스마트폰 전원을 끄고 지내보기로 했다. 혹시나 손이 갈까 전원을 끈 스마트폰을 서랍 깊숙이 넣어뒀다. 처음엔 막막한 기분이 들었지만 곧 스마트폰의 유무가 집중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게 됐다. 책을 읽거나 해야 할 일들을 수행하는 데 훨씬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무엇보다 타인의 연락이나 새로운 정보의 방해를 받지 않고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완벽한 휴식을 취한 기분이었다. 디지털 단식(Tech Breaks) 1분에도 몇 번씩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사람이라면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심리학과의 래리 로즌 교수가 제안하는 ‘디지털 단식’을 연습해보자. 방법은 간단한다. 우선 1분간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메일이나 SNS 등 모든 검색을 1분 내에 끝낸 후 전원을 끄고 스마트폰을 뒤집어놓는다. 화면이 보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나 불안감이 줄어든다고 한다. 15분 경과 후, 다시 1분 내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이 패턴의 간격을 첫 주에는 15분으로 시작해 2주 차에는 20분, 그다음주에는 25분, 이런 식으로 늘려나간다. 스마트폰을 자주 확인하지 않는 게 익숙해질 때까지 이 패턴을 반복하는 것이다. 당장 몇 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꺼두기 불안한 사람에게 추천한다. 처음엔 과연 효과가 있을까 싶었는데, 조금씩 시간을 늘리며 적응하다 보니 스마트폰을 찾는 빈도가 줄어들었다. 한 가지 놀라웠던 점은 화면이 보이지 않도록 스마트폰을 뒤집어놓는 것만으로도 욕구가 줄어들었다는 것! 잠들기 전 10분 명상 잠들기 전 스마트폰 사용은 수면을 방해할 뿐 아니라 손목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숙면을 취하고 싶다면 스마트폰을 침실에 두는 건 금물! 매일 밤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에 다운받은 미국 드라마를 보다 잠드는 습관을 바꿔보기로 했다. 사실 명상이라는 것이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것은 아니다. 편한 자세로 누워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하다 보면 몸이 가벼워지는 걸 느끼며 스르륵 잠에 빠져든다. 스마트폰을 보다 잠든 날은 아무리 피곤해도 잠들기가 쉽지 않았는데, 확실히 꿈을 꾸거나 선잠이 드는 일이 적어지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도 더 개운한 기분이었다. 사실 스마트폰 사용과 신체의 생리적 변화를 정확히 수치화할 수는 없다. 왠지 건강해진 기분이 드는 이유는 스스로 최면을 건 플라시보 효과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대신 사람들의 눈을 보며 대화하고, 다양한 일들에 집중하며, 감각을 바짝 세우고 길을 걷는 일은 스마트폰 안의 작은 세상에서 나를 꺼내 일상을 더욱 풍요롭고 건강하게 만들었다. 때문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지금 당신 옆에 있는 그 조그만 녀석을 잠시 꺼놓아도 좋다고 말이다 스마트폰 중독 자가 진단법 (한국과학기술개발원) 01 스마트폰이 없으면 손이 떨리고 불안하다. 02 스마트폰을 잃어버리면 친구를 잃은 느낌이다. 03 하루에 스마트폰을 2시간 이상 쓴다. 04 스마트폰에 설치한 앱이 30개 이상이고 대부분 사용한다. 05 화장실에 스마트폰을 가지고 간다. 06 스마트폰 키패드가 쿼티(컴퓨터 자판과 같은 배열) 키패드다. 07 스마트폰 글자 쓰는 속도가 남들보다 빠르다. 08 밥을 먹다가 스마트폰 소리가 들리면 즉시 달려간다. 09 스마트폰을 보물 1호라고 여긴다. 10 스마트폰으로 쇼핑을 한 적이 2회 이상 있다. ※ ‘그렇다’가 8개 이상이면 중독, 5~7개는 의심, 3~4개는 위험군. Tip 추천! 계절을 느끼며 걷기 좋은 도심 속 산책로 1 정동길 지하철 1·2호선 시청역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경향신문사까지 이어지는 정동길은 복잡한 서울 한가운데서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길이다.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가로수 사이로 정동제일교회와 구 러시아공사관 등 근·현대식 건물들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뿜어낸다. 캐나다대사관 앞 550년 된 회화나무도 명물이다. 2 안산 자락길 서울 서대문구 안산을 둘러싼 7km 순환형 숲길로 청량함 가득한 도심 속 여름을 만끽할 수 있는 길이다. 목재 데크와 마사토 포장길로 조성돼 노약자나 어린아이도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것이 특징.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서울의 풍광뿐 아니라 메타세쿼이아, 잣나무, 가문비나무 등이 울창한 숲길을 걸으며 삼림욕도 즐길 수 있다. 3 홍릉숲길 서울 동대문구 회기로에 위치한 우리나라 최초의 수목원인 홍릉숲을 걷는 길이다. 문배나무길, 황후의 길, 천장마루길, 숲속 여행길 등 다양한 코스로 이어진 숲에는 2,035종의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주말에만 개방하니 참고하자.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장태규(프리랜서),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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