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611 건 검색)
- ‘서해안 3대 낙조 명소’서 해넘이·해맞이…태안 곳곳서 행사
- 2024. 12. 26 10:41사회
- ... 제공 충남 서해안 32개 해수욕장 중 27곳이 몰려있는 태안 곳곳에서 해넘이·해맞이 행사가 열린다. 태안군은 오는 31일 오후 5시 안면읍 꽃지해수욕장에서 ‘꽃지 해넘이 행사’를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 행사해맞이해넘이명소태안
- “내년은 태안 방문의 해”…31일 선포식, 공연·불꽃놀이 등 풍성
- 2024. 12. 17 10:32문화
- ... 특설무대에서 ‘2025 태안 방문의 해 선포식’을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선포식은 ‘2025 태안 방문의 해’의 시작을 알리고 태안을 찾은 관광객과 군민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 태안방문선포식인기가수불꽃놀이관광객개최
- 이·미용 서비스에 마사지까지…태안의료원의 ‘8년 온정’
- 2024. 11. 14 20:54지역
- ... 이·미용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태안군보건의료원과 태안읍 자원봉사단은 의료원에서 병동 입원환자 및 가족들을 위한 이·미용 서비스와 손발 마사지 등...
- 미용마사지봉사활동온정태안군보건의료원환자
- “마을 이끌어갈 리더 키운다”…태안군, ‘마을대학’ 운영
- 2024. 11. 04 13:51사회
- ... 교육 충남 태안군 마을대학 교육 참여자 등이 소근만커뮤니티센터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충남 태안군 제공 충남 태안군은 오는 25일까지 매주 한 차례씩 총 5회에 걸쳐 소원면 소근만커뮤니티센터에서...
- 마을마을대학태안군운영교육
스포츠경향(총 81 건 검색)
- ‘주말은 오지’ 태안에서 추억의 꽃 핀, 두 중년의 밤
- 2024. 10. 04 07:58 연예
- 티캐스트, SK브로드밴드 바쁘게 달려온 일상에 쉼표가 될 수 있는 특별한 하루를 선물하는 도시 탈출 여행기 ‘주말은 오지’가 ‘가장’이란 삶의 무게에 지친 50대 아빠와 그의 ‘30년 지기’ 절친에게 깊어진 우정을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한다. 5일(토) 밤 10시 방송하는 티캐스트 채널 뷰와 SK브로드밴드 ch B tv의 공동 제작 여행 프로그램 ‘주말은 오지’에서는 오지여행가인 MC 이수련이 두 명의 중년 절친과 함께 충남 태안군 소원면으로 ‘1박2일’ 오지 여행을 떠나는 현장이 펼쳐진다. 이날의 ‘도시 탈출’ 주인공은 용인에 사는 50대 가장으로, “굉장히 협소한 푸드트럭에서 3년째 일하고 있다. 탁 트인 곳에 가서 자연과 호흡하고 싶다. 또 못 만났던 친구와 흉, 허물없이 다 털어놓고 우정을 나누고 싶다”는 바람을 밝힌 뒤, 자신의 ‘30년 지기’ 친구를 여행 메이트로 초대한다. 놀라운 점은 두 사람이 이번 여행을 통해 무려 24년 만에 재회하게 됐다고. 두 사람은 “대학교 친구이자 첫 회사 입사 동기다. 워낙 친했는데 먹고 살기 바빠 24년째 연락만 주고받다 이제야 만나게 됐다”고 밝힌다. 하지만 24년 만의 만남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두 사람은 단박에 서로를 알아보고, 시작부터 티격태격하며 남다른 케미를 발산한다. 이수련은 “24년간 만난 적이 없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부부처럼 알콩달콩, 티격태격하는 케미가 있으시다. 진짜 우정이 뭔지 느껴졌다”라고 두 사람의 우정을 응원한다. 잠시 후, 이들은 점심으로 직접 잡은 잉어와 각종 한약재를 넣고 만든 약초물을 활용해 ‘보양 김치 잉어찜’과 ‘더덕 건강약밥’을 만들어 ‘역대급’ 건강밥상을 완성한다. 이후 바다를 찾은 세 사람은 로망이었던 패들보드를 타며 동심으로 돌아간다. 붉게 물드는 노을을 보며 두 중년은 “천진난만한 얼굴로, 어린 시절로 돌아가 노는 듯 했다. 꿈에 그리던, 소원을 이뤘다”며 행복감에 젖어든다. 저녁에도 20대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추억 메뉴 ‘냉동삼겹살’과 ‘막걸리’로 또 한 번 특별한 추억을 만든다. 식사 중, 두 중년은 굴곡졌던 인생사와 함께 진한 우정이 깃든 이야기로 이야기꽃을 피우며 안방에 깊은 공감과 힐링을 선사한다. “속이 후련하다. 친구와 거리감도 줄고, 무언가 억누르던 감정이 해소돼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너무 행복한 1박 2일이었다”는 두 사람의 특별한 오지 여행기는 5일(토) 밤 10시 방송하는 ‘주말은 오지’ 8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말은 오지’는 매주 토요일 밤 10시, 티캐스트 채널뷰와 SK브로드밴드 ch B tv에서 방송된다.
- ‘사르르 목련’ 제7회 태안 천리포수목원 목련축제···4월 21일까지 이어져
- 2024. 03. 31 12:42 생활
- 천리포수목원 제공 국내 유일의 목련축제 ‘제7회 태안 천리포수목원 목련축제-사르르목련’가 개막됐다.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원장 김건호)는 1년 중 목련 축제 기간인 단 24일간만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되는 목련정원 및 산정목련원 프로그램 사전 예매율이 80%를 넘었다고 밝혔다. 비밀의 산정 목련원 해설은 천리포수목원이 올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프로그램으로, 축제 기간 중 주말 예약은 이미 매진이 될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비공개 지역의 해설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으로만 참여할 수 있으며, 예약과 이용 금액 등 자세한 사항은 천리포수목원 네이버 예약사이트를 참고하면 된다. 지난 29일부터 4월21일까지 진행되는 축제 주제는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을 닮은 목련꽃을 표현한 ‘사르르목련’이다. 마음이 녹아내리는 봄의 달콤함과 함께 목련을 즐기라는 의미다. 천리포수목원 강희혁 TF팀장은 “천리포수목원은 2024년 1월 기준 세계 최고 수준의 926 분류군 목련을 보유한 곳”이라며 “바다와 꽃이 함께 있는 천리포수목원으로 봄나들이를 즐기러 오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천리포수목원 제공 천리포수목원 제공
- 괴물은 ‘가을야구’에 진심이다…5강 실패 시 ‘태안 앞바다 입수’ 공약, 류현진이 가장 먼저 꺼냈다
- 2024. 03. 22 16:37 야구
- 채은성, 최원호 한화 감독, 노시환(왼쪽부터)이 22일 서울시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2024 KBO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현진이 지난 12일 대전 KIA와 시범경기에서 힘껏 투구하고 있다. 한화 제공 “태안 앞바다에 입수하겠습니다.” 한화의 주장 채은성은 22일 서울시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2024 KBO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이색 공약을 내걸었다. 채은성은 올해 정규리그 순위 목표를 묻는 사회자의 물음에 “저희는 4위를 목표로 정했다”고 답했다. 한화는 이날 참석한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달성·실패 공약을 동시에 걸었다. 실패 공약을 전한 채은성은 “만약 5강에 들지 못하면 고참 선수 모두 시즌 종료 후 태안 앞바다에 입수하겠다”고 했다. 고참의 기준은 이태양, 안치홍, 장민재 등 1990년생까지다. 함께 참석한 노시환은 달성 공약으로 “만약 팀이 우승하면 내년 신구장 홈 개막전에 오는 팬분 모두 공짜로 야구를 볼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행사 종료 후 채은성에게 실패 공약에 대한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실패 공약에 관한 아이디어를 처음 꺼낸 건 류현진(37)이었다. 채은성은 “(류)현진이 형이 왜 항상 공약은 성공했을 때만 하는 거냐고 처음 이야기했다”며 “이후 고참끼리 5강을 가지 못하면 이렇게(입수) 하자는 분위기가 모였다”고 전했다. 류현진을 포함한 한화 고참 선수들이 새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채은성이 22일 서울시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2024 KBO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규리그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는 다양한 우승 공약이 쏟아졌다. 디펜딩 챔피언 LG의 주장 오지환은 “지난 시즌 우승 후 (차명석) 단장님이 팬 50여 분을 모시고 맥주 파티를 열었다”며 “올해 우승하면 인원을 500분으로 늘려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겠다”고 약속했다. LG를 시작으로 공약에도 경쟁이 붙어 그 규모가 점점 커졌다. KT의 주장 박경수는 “우승하면 팬 1000분을 모셔 일일호프를 열겠다”고 했다. 롯데 주장 전준우는 “저희가 보유한 시그니엘이라는 최고 좋은 타워에서 팬 100분과 함께 좋은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함께 참석한 김원중은 1위 공약으로 ‘결혼’을 꺼낸 전준우의 농담에 한숨을 깊게 내쉬며 “우승만 한다면 뭔들 못하겠느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KIA 이의리는 우승 공약으로 “야구장에 팬분들을 최대한 많이 모셔서 함께 즐길 수 있는 레크레이션을 열겠다”고 전했다.
- 태안 사로잡은 풋살리그 ‘2강 결승 대결’···경기 LBFS, 첫 FK컵 정상
- 2023. 07. 09 10:34 축구
- 경기 LBFS 선수들이 지난 8일 충청남도 태안종합실내체육관에서 끝난 한국풋살연맹(KFL) 2023 풋살 코리아(FK)컵 남자부 결승에서 노원FS를 꺾고 우승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경기 LBFS 제공 경기 LBFS가 한국풋살연맹(KFL) 2023 풋살 코리아(FK)컵 남자부 우승을 차지했다. 장성대 감독이 이끄는 경기 LBFS는 지난 8일 충남 태안종합실내체육관에서 끝난 남자부 결승에서 노원FS에 3-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결승 대결은 풋살을 조금 아는 팬들이라면 기대감이 큰 빅매치였다. 두 팀은 K리그1 라이벌 ‘현대가(家) 더비’를 연상케 하는 현재 FK리그(한국풋살리그) 양강이다. 노원FS는 2021~2022시즌 슈퍼리그(1부) 우승팀이다. 경기 LBFS는 신흥 강자로 2021~2022시즌에 창단해 드림리그(2부)에서 우승한 데 이어 슈퍼리그에 올라온 2022~2023시즌에는 노원FS를 제치고 리그 정상까지 차지했다. FK컵은 대한축구협회(FA)컵과 비슷한 성격의 컵 대회로 시즌 최대 규모의 전국대회다. 두 팀은 2년 연속 FK컵 결승에서 만났다. 지난해에는 노원FS가 우승했다. 노원FS는 이 우승으로 FK컵 최다 우승 5회(전신 FS서울, 스타FS서울 시절 포함)를 달성했다. 경기 LBFS의 우승 주역 모센, 신종훈, 세르징요, 우고(왼쪽부터). 경기 LBFS 제공 전반 경기 주도권은 경기 LBFS에 있었지만, 결정적인 슈팅은 노원FC가 더 많았다. 팽팽한 0의 균형이 깨진건 후반 4분이었다. 오른쪽 측면을 돌파하던 세르징요가 기습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3분 뒤에는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김승현이 잡아 골로 연결했다. 후반 13분에는 골레이로를 제치면서 내준 김승현의 패스를 문희재가 빈 골문을 향해 차넣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예상보다 많은 약 200여 명의 관중이 찾았다. 다른 프로스포츠에 비하면 아직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직관’팬들은 풋살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가로 20m, 세로 40m의 경기장을 쉼없이 재빨리 오가는 선수들의 속도감에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총알같은 슈팅에, 화려한 개인기에 경기내내 환호와 탄성이 끊이지 않았다. 가족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는 축구 동호인 박인걸씨는 “처음 풋살 경기를 봤는데, 축구보다 작은 공간에서 테크닉적으로 뛰어나고, 속도감이 대단해 재미있다”며 “풋살을 접할 이런 기회가 또 생기면 보러 올 것 같다”고 했다. 김민식씨도 “주중에 경기장에 왔다가 너무 재미있어 가족들과 함께 왔다”며 “풋살은 농구, 핸드볼에 스피드와 에너지를 더한 느낌이다. 지금까지 봐왔던 어떤 축구보다 박진감이 넘쳤다”고 엄지를 들었다. 경기 LBFS는 이번 우승으로 리그 최강팀 자리를 굳히는 모양새다. 슈퍼·드림리그를 통틀어 13개팀 가운데 선수들이 가장 안정적인 지원을 받는 경기 LBFS는 선수 면면부터 타 팀을 압도한다. 한국 풋살 에이스인 신종훈에 풋살 강국 브라질의 세르징요, 우고, 이란의 모센이 뛰고 있다. FK리그에서 팀 당 외국인 선수 최대 보유 3명(출전은 2명)을 모두 채운 팀은 경기 LBFS 뿐이다. 경기 LBFS 선수들이 지난 8일 충청남도 태안종합실내체육관에서 끝난 한국풋살연맹(KFL) 2023 풋살 코리아(FK)컵 남자부 결승에서 노원FS를 꺾고 우승한 뒤 트로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경기 LBFS 제공 특히 대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세르징요는 일본, 중국, 포르투갈, 스페인 등에서 뛴 세계적인 수준의 풋살 전문 선수다. 세르징요는 “팀 동료들이 나를 도와줘 받은 MVP”라며 공을 돌렸다. 주장 신종훈은 “외국인 선수들이 오면서 팀이 한 단계 더 성장했다. 그런 선수들을 보면서 우리 선수들도 기술적인 면을 배울 수 있다”고 했다. 신종훈은 “풋살도 아시아 클럽 챔피언십이라는 클럽 대항전이 있다. 전에 다른 팀으로는 참가한 적이 있는데, 경기 LBFS 선수로 아시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며 큰 목표를 밝혔다.
주간경향(총 9 건 검색)
- [독자 댓글]1259호 “태안 기름사고 10년 “회복이라고 말할 수 없다””外를 읽고(2018. 01. 09 14:36)
- 2018. 01. 09 14:36 오피니언
- 태안 기름사고 10년 “회복이라고 말할 수 없다” 2만ℓ의 경유가 밭에 쏟아지면 다 걷어내도 몇 년간 수확 못하는 줄 아나? 최소 30년이다. 그런데 그 많은 양이 유출됐는데 겨우 10년 만에 정상이라 말하는 게 이상한 거고. 지난 정권 9년간 뭘 했나. 환경이 뭔지도 모르는 보수정권. _다음 휴화산 대박! 진짜 몰랐다. 이래서 언론이 중요하구나. 일본 방사능처럼 그냥 쉬쉬하다 언제 곪아 터질지 모른다. 정신 차리고 다시 정화작업이라도. _네이버 besa**** “삼성이 끝냈다고 끝난 게 아니다” 진짜 희대의 코미디였지. 바다에 그 난리를 내놓고 완전하게 책임에서 벗어난 삼성. _다음 이도잘참았어 아 저게 삼성중공업 사고였구나. 워낙 태안 기름유출사고로 알려져서 삼성에서 일으킨 사고인 줄은 기억조차 지워져 있었네. _다음 December 검찰이 비정규직 양산 앞장서나 원래 검찰청은 계약직의 무덤이다. 7년 동안 계속 130만원 받으며 온갖 차별을 겪었다. 일을 배울 땐 많이 울었고 겸방 순번이 오면 야근을 밥 먹듯이 했다. 아무런 보상도 없이 희망고문으로 버티다 결국 관뒀다. _트위터SuziMinhomom 450명이나 계약직을 뽑다니 역시 간 큰 검찰. 무소불위 권력은 역시 다르네~ _네이버 dors**** ‘장애학교 주변을 떠도는 엄마들’- 섭식지원은 전적으로 엄마의 몫 학부모님 입장도 학교의 입장도 이해가 됩니다. 누가 책임져야 한다기보다 국가·학교·학부모 모두가 동참해야 하는 일인 거 같습니다. 많은 지원, 많은 인력이 배치되기 전까지 모두 힘든 시간일 것 같네요. _네이버 spec**** 활동도우미를 부모가 할 수 있게 해야 해요. 부모 경제적 지원도 되고요. 활동보조들은 힘든 아이는 안 보고 치료실만 돌아다니는 편한 아이만 선호해요. 정작 힘든 아이는 사람도 구하기 힘들죠. 활동보조가 100시간이면 그 시간 다 안 보고 70~80시간만 보고 100시간 급여받는 것도 문제구요. _네이버wpet****
- 독자의 소리
- [표지이야기]태안 기름사고 10년 “회복이라고 말할 수 없다”(2018. 01. 02 19:23)
- 2018. 01. 02 19:23 사회
- 태안 기름유출 사고가 난 지 10년이 지났다. 언론의 “다시 찾은 청정바다” 기사를 보는 주민들의 심정은 착잡하다. 가장 피해가 심했던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 주민들의 속마음을 들어봤다. “이게 신문에 나봐라. 테레비 나봐라. 그렇지 않아도 시원찮은 경기, 그냥 죽는다.” 말을 아끼던 식당 주인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거짓말 같으면 동네 돌아다니면서 물어봐라. 다 비슷하게 말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2월 27일과 28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를 찾았다. 모항리는 2007년 태안 기름유출사고 당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마을이다. 모항리는 모항 1구부터 4구까지 총 4개 구역으로 구성돼 있다. 사고 당시 자원봉사의 상징이 된 만리포 해수욕장이 모항 3구다. 사고는 만리포에서 10㎞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했다. 만리포 해안을 따라 쭉 걸어가면 모항항이다. 2017년 7월 5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만리포 해수욕장으로 밀려 온 타르 덩어리들. / 전상수 제공 12월 7일은 사고가 일어난 지 딱 10년째 되는 날이었다. 언론에는 “태안 10년, 123만의 기적” “태안 기름유출 10년, 다시 찾은 청정바다” 등의 기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심경은 복잡하다. 관광객이나 지역 해산물을 생각하면 반가운 기사다. 하지만 한편에는 “이렇게 끝나서는 안 된다”는 마음이 있다. 환경과 건강 때문이다. 모항항에서 만난 홍재표씨(49)는 “아직 회복이라는 단어를 쓰면 안 된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그는 모항리에서 나고 자랐다. 자연스럽게 바다가 생활 터전이 됐다. 15년 전, 34살의 홍씨는 형과 함께 만리포 인근 무인 섬 주변 바다를 사 자연산 전복과 해삼 양식을 시작했다. 형제는 모은 돈을 모두 쏟아부었다. 태안 바다는 자원이 풍부하기로 유명했다. 전복이나 해삼은 해수면 아래 바위에 붙은 미역이나 다시마를 먹고 자란다. 홍씨는 “사고 전에는 다시마와 미역이 어마어마하게 자랐다”며 “전복 종패(씨를 받으려고 기르는 조개)를 뿌리고 3년이 지나면 세 배로 거둬들이곤 했다”고 말했다. 좋은 시절이었다. 10년이 지났다. 만리포 해수욕장이나 모항항 바다에서 기름 흔적은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홍씨는 “바닷속은 다르다”며 “미역이나 다시마가 바위에 붙어야 하는데 기름 성분 때문에 붙지를 않는다. 먹을 게 없는데 전복이 뭐 먹고 크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종패를 넣어도 상당수가 죽어버린다고 덧붙였다. 기름 흔적은 없지만 “바닷속은 다르다” 수협판매사업소에서 중매 일을 하는 한 주민도 더딘 회복을 실감한다. 그는 “해산물을 사서 소매로 팔아야 하는데 양 자체가 안 나온다”며 “기후변화 등 여러 이유가 있다고 하는데 먹이사슬이 망가져서 그런 것 같다”고 말하며 막걸리를 들이켰다. 어민들에게 생태계 복원은 곧 생계 문제로 이어진다. 이들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또 있다. 홍씨는 매년 여름이면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정비사업을 한다. 포클레인으로 자갈을 걷어내 백사장을 고르게 하는 작업이다. 지난 2017년 여름, 홍씨는 포클레인으로 자갈을 걷어내다가 ‘시커먼 무언가’를 발견했다. 포클레인에서 내려 땅 속을 살폈다. 타르였다.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전상수씨(53)도 “다들 쉬쉬하지만 여름마다 자잘한 타르 덩어리들이 파도에 밀려 들어온다”고 말했다. 수온이 높아지면 바다 깊은 곳에 굳어 있던 타르 덩어리들이 수면 위로 올라온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전씨와 홍씨는 이를 모두 사진으로 찍어놓았다. 지난여름 타르가 나온 곳은 만리포뿐만이 아니다.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25㎞가량 떨어진 연포 해수욕장에서도 타르가 발견됐다. 태안군청 해양수산과 관계자는 “계절풍의 영향으로 쓰레기 등이 떠밀려 온다”며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서 밀려 온 쓰레기와 기름 찌꺼기를 모두 제거했다”고 말했다. 12월 28일 충남 태안군 모항항에 걸려 있는 플래카드. / 우철훈 기자 물론 이 타르가 사고 당시의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태안군청 해양수산과 관계자는 연포 해수욕장에서 발견된 타르에 대해 “분석 결과 사고 당시 타르와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 유류오염연구센터도 사고 직후 태안지역 전체 해안의 69.2%에 달하던 잔존 유징이 2014년 0%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 생각은 다르다. 주민들은 2007년 사고 이전에는 타르가 해안으로, 그것도 매년 밀려오는 일은 상상할 수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만리포에서 숙박업을 하는 한 주민은 “정부 발표는 믿을 수 없다”며 “해양수산부는 맨날 다 잘 되고 다 좋다고 한다. 외국기관이 조사를 하면 믿겠다”고 말했다. 실제 폐유 수거실적을 보면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08년 10월 10일 기준으로 해상과 육상에서 수거된 폐유는 4175㎘에 불과하다. 사고 당시 유출된 기름은 1만2547㎘다. 즉 33%만이 직접 수거됐다는 결론이 나온다. 다만 기름이 묻은 흡착 폐기물은 3만2074톤이었다. 이를 두고 12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태안 기름유출 환경참사 10주기’ 토론회에 참석한 김형근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폐기물에 붙은 기름이 많을 것임을 유추하는 데서 그나마 위안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10년 동안 모니터링을 했다고 하는데 연구 결과가 주민들 증언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연구원과 주민들이 팀을 이뤄서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복되는 생태계, 하지만 악화되는 건강 또 다른 문제는 건강이다. 생태계는 느리지만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하지만 건강은 악화되고 있다. 사고 당시 주민들은 방제에 앞장섰다. 초기에는 방제복이나 마스크 등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 그게 중요한지도 몰랐다. 빨리 퍼내야 한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주민들은 양동이와 삽, 마대자루를 들고 기름을 쓸어 담았다. 김관섭씨(59)도 3개월 동안 방제작업을 했다. 위험하다고 알려주는 사람은 없었다. 김씨는 “당시 현장에 의료 자원봉사자들이 있어서 혈압을 쟀더니 2008년 1월에 150이 나와서 놀랐다. 그런데 2월에는 180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 전까지 김씨의 혈압은 최대치가 120 정도였다. 가족 중 고혈압은 없다. 동시에 ‘목에 가시가 박힌’ 느낌이 이어졌다. 병원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했다. 몇 개월을 지냈다. 얼마 뒤에는 치아 사이사이에 염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염증에서는 고름이 나왔다. 치아가 하나 둘 빠졌다. 그리고 2008년 4월 27일, 얼굴 근육이 이상했다. 병원에서 안면마비 진단을 받았다. 지난 7월 11일 만리포 해수욕장으로 밀려온 타르 덩어리들. / 홍재표 제공 김씨는 방제작업과 자신의 건강에 연관관계가 있다고 생각해 2010년 허베이 스피리트호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건강과 관련된 유일한 소송이다. 방제작업 외에 집히는 게 없었다. 실제 원유에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벤젠, 톨루엔, 에틸벤젠 등이 포함돼 있다. 벤젠과 톨루엔은 1급 발암물질이다. 김씨는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모르겠지만 유독가스를 흡입하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여러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엑슨발데즈호 기름유출사고를 연구한 미국의 해양독성학자 리키 오트는 PAHs가 몸이 쌓이면 면역체계에 이상을 일으키거나 암을 발생시킨다고 지적한 바 있다.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한 건 김씨 한 명이지만 아픈 건 김씨만이 아니다. 태안환경보건센터가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 전립선암이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났다. 애초 인구 10만명당 10~12명 수준이었던 발생률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이뤄진 조사에 따르면 30명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여성은 백혈병이 두드러졌다. 10만명당 5명 수준이었던 백혈병은 2009년부터 2013년에는 8.6명으로 뛰었다. 같은 시기 전국 평균은 4.1명이다. PAHs 대사체도 방제작업에 오래 참여한 사람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DNA 산화손상지표인 8-OHdG 또한 높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박명숙 태안군청 태안환경보건센터 연구팀장은 “암은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노출에서 암 발생까지는 최소 10년 이상, 20년 정도 걸리므로 현재 태안지역 주민의 암 발생률이 기름유출로 인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긴 추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린이의 경우 사고 발생 1.5년 후 조사 결과, 사고지점으로부터 거주지까지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천식의 위험도가 2.43배 높았다. 사고 발생 3년 후 사고지점과 거주지, 학교와의 거리가 가까운 초등학생에게서 천식 증상이 더 높았는데, 천식 유병률은 전국의 2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씨의 아이가 이런 케이스다. 전씨의 딸은 2007년 4월에 태어났다. 그는 “당시에 만리포 해수욕장 바로 앞에서 가게를 했다. 집도 거기 있었다”며 “지금 애가 초등학생인데 비염과 천식 때문에 한 달에 두세 번씩 병원에 간다”고 언성을 높였다. 사고 전후로 태어난 아이들은 ‘기름둥이’로 불린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조차도 특정 질병에 국한돼 있다고 주장한다. 같은 유해물질을 흡입한다고 해도 사람마다 증상은 다르게 나타난다는 주장이다. 가령 홍명순씨(66) 자매는 2008년과 2009년에 각각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을 받았다. 여덟 자매 중에 태안에 사는 두 자매에게만 일어난 일이다. 홍씨는 “2008년 이전까지 40년 가까이 생리주기가 일정했다”며 “방제작업을 시작한 다음달부터 생리가 끊겼다. 그 다음달에도 생리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병원에서는 혹이 자궁 안팎으로 퍼졌다며 곧장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2008년 4월의 일이다. 홍씨가 입술을 떨면서 말했다. 주민간 갈등으로 심리적 고충도 심리적인 고충 역시 심각하다. 2008년 충남 천안 나사렛대 심재권 교수가 2008년 실시한 ‘태안 기름유출지역의 주민 의식 및 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리포와 모항항 주민 200명 중 72.3%가 기름유출사고 이후 자살충동을 느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후 태안군에서 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게다가 최근에는 삼성발전기금 배분을 두고 주민들 간 갈등이 심해져 심리적인 고충도 심해졌을 것으로 보인다. 홍씨는 “제일 안타까운 게 제 몸보다 동네가 이상해진 것”이라며 “지금 다들 적 아닌 적이 되어버렸다”고 말했다. 실제 만리포 해수욕장과 모항항 근처에는 ‘삼성발전기금은 피해민의 눈물이다. 허베이 조합은 삼성발전기금에 관여하지 마라’ ‘삼성발전기금에 눈 먼 태안 유류피해민대책총연합회는 즉각 해산하라’는 글자가 적힌 플래카드가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정부는 “상황이 마무리되어 간다”는 입장이다. 해수부 헤버이 스피리트 피해지원단 관계자는 “12만7000건에 달하던 소송의 99.8%가 해결됐고 남은 건 0.2% 수준”이라며 “이 소송이 모두 해결되고 나면 ‘보상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지원이 이뤄지고 마무리된다”고 말했다. 태안군청 태안건강보건센터는 남성의 전립선암과 여성의 백혈병과 관련해 건강검진 독려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주민들은 서운함을 보였다. 전씨는 “정부는 배상과 보상만이 전부인 것처럼 말하고 건강과 관련해서도 전립선암이랑 백혈병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마치 배상과 보상 문제만 끝나면 태안 문제가 다 해결된다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사람들은 아프고 공동체는 갈라졌다. 이게 정말 해결된 건가”라고 되물었다.
- 표지 이야기
- [박점규의 노동여지도]악성 전염병 ‘하청’ 창궐하는 당진·서산·태안(2014. 12. 09 15:07)
- 2014. 12. 09 15:07 사회
- 노조 산업재해 현황판에 8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 정규직 환자들이다. 힘 있는 정규직 사무실에 ‘비정규직 산업재해 현황판’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충남 당진의 고즈넉한 들녘에 밤새 내린 눈이 설경을 빚어 놓았다. 흩날리는 눈발 사이로 서해대교가 보인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작은 철강공장을 지난다. 동부제철, 동국제강, 현대제철로 이어지는 송악철강단지다.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삼성토탈구조. | 박점규 동부제철 맞은편 2층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조사무실.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 투표 준비가 한창이다. 지난 10월 31일 하청업체 사용자들과 임금 및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노조 설립 2년 만에 찾아온 평화다. 2012년 10월 15일 30명에서 출발한 노조가 880명으로 늘었다. 보름 전에도 청소업체 50대 아주머니들이 노조에 가입했다. “노조 만들기 전에는 일이 힘들고 월급이 적으니까 이직률이 엄청 높았어요. 현장에서는 노동조합이 살아남겠느냐는 의문이 많았는데, 요즘은 노조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조민구 지회장의 머리에 흰눈이 소복이 내려앉았다. 갈 길이 멀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에만 150개 업체 9000명의 사내하청 노동자가 일한다. 고작 10%가 노조로 뭉쳤다. 내년에는 2000명이 목표다. 노조 역량도 강화하고, 사무실도 공장 안에 만들고, 정규직 소송도 준비해야 한다. 할 일이 태산이다. 현대제철 당진공장 사내하청 9000명 여의도 면적의 3배인 현대제철. 공장 안 도로 가운데 석탄을 실어 나르는 열차가 다닌다.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고로가 있는 일관제철소는 포스코와 현대제철뿐이다. 지난해 9월 3고로가 가동됐다.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에 이어 동부특수강도 인수한다. ‘쇳물에서 자동차까지’라는 정주영 전 회장의 유언이 이루어졌는지는 모르지만, 외환위기 이후 대한민국 재벌은 통제 불가능한 공룡이 되고 있다. 현대제철 정규직 박기선 비정규직사업부장은 1995년 이곳 한보철강에 입사했다. 1997년 한보그룹 부도로 강제휴직을 당했다가 3년 뒤 복직했다. 마지막까지 남은 18명이 숱한 어려움을 견디며 금속노조 한보철강지회를 지켜냈고, 2004년 현대제철로 바뀌었다. 조합원은 3827명으로 늘었고, 10년 전 2000만원이던 연봉은 3배가 됐다. “그때는 힘들었는데 지금 와서 보면 살아남아야겠다는 목표가 있었고, 재미도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 투쟁해 보지 않고 배고파 보지 않은 대다수 조합원들은 그 시절을 모르죠.” 노조는 교육위원회를 만들어 신입 조합원들에게 역사를 교육하고 있고 반응도 좋다. 점심시간, 특식으로 나온 해물탕을 기다리는 식당 줄이 길다. 작업복 왼편에 현대스틸이라고 새겨진 직영도, 하청업체가 적힌 노동자도, 공장을 짓는 노동자도 같은 밥을 먹는 식구(食口)지만 처지는 천지 차이다. 고용형태 공시에 따르면 현대제철 정규직은 1만명, 사내하청은 1만2000명이다. 생산직만 따지면 사내하청 비율이 70%에 이른다. C지구 공장을 짓는 건설플랜트 노동자가 한때 1만명이나 됐다. 박기선 부장은 공장 안에 비정규직 노조사무실을 마련해주고 싶지만 반발이 있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회사를 상대로 정규직만 싸우는 건 점점 힘들어져요. 비정규직과 같이 싸워야 확실한 타격을 준다는 걸 우리도 인식하고 있죠. 의식을 바꿔나가는 게 필요합니다.” 노조 산업재해 현황판에 8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 정규직 환자들이다. 2013년 한 해에만 당진공장에서 10명의 하청노동자가 죽어 노동계로부터 ‘최악의 살인 기업’으로 뽑혔다. 얼마 전 노동부 조사 결과 당진공장이 2011~2013년 모두 20건의 산업재해를 은폐해 1위를 차지했다. 부친의 유언으로 만든 제철소, 비정규직 무덤 위로 쇳물이 흐른다. 힘 있는 정규직 사무실에 ‘비정규직 산업재해 현황판’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당진 화력발전소 풍경. | 박점규 굵어진 눈을 헤치고 석문방조제를 지나 당진 화력발전소에 도착했다. 발전노조 김영일 당진화력지부장은 12년 전 발전, 가스, 철도 민영화에 맞서 38일간의 역사적인 파업을 했다. 쌍용차를 진압한 이명박 정권이 복수노조를 무기로 노조를 깨부수던 시절, 제조업은 금속, 공공은 발전노조가 타깃이었다. 한국동서발전은 직원들을 겉과 속이 빨갛다는 뜻의 토마토, 사과, 배로 구분했다. 순위까지 매겨 128명을 타향으로 보냈는데 기업노조에 가입하면 빼줬다. 1300명에 달하던 조합원이 300명으로 줄었다. 지난 10월 26일 서울중앙지법은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해 회사가 노조에 4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당진화력 ‘토마토’ 직원들의 귀양살이 2011년 강원도 동해로 강제발령을 받아 3년의 귀양살이를 마치고 올해 당진으로 돌아온 그는 노조 지부장을 맡아 직원들을 만났다. 여러 명이 발전노조로 되돌아왔지만 승진, 전출, 해고의 협박 앞에 쉽게 움직이지 못한다. 판결이 나고 국정감사 대상이 되면서 과거에 비해 누그러들었지만 차별과 탄압은 여전하다. 얼마 전 신입사원 중 ‘송곳’ 만화를 보고 노동조합에 온 친구가 있었다. “아이들에게 아빠는 얍삽하게 살지 않았고 힘들었지만 정의롭게 살았다고 얘기해줄 수 있다는 마음으로 민주노조를 지켜나가고 있어요.” 에버랜드 땅보다 넓은 당진 발전소를 둘러본다. 1~8호기가 가동되고 있고, 9~10호기를 짓고 있다. 화력발전소를 돌릴 석탄을 쌓아 놓은 저탄장을 지난다. 배에서 석탄을 내려 옮기는 컨베이어벨트가 공중에 떠 있다. 150억을 들여 만들었다는 전력홍보관, 신입직원이 한국동서발전과 당진화력을 소개하고 발전 원리를 알려준다. 용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다. 자기 회사도 아닌데 환한 미소를 지으며 홍보하고, 방문객을 모시고 남의 회사 굴뚝에 오른다. 건설노동자들이 석탄가루가 날아다니지 않는 400억짜리 옥내용 저탄장과 보일러, 굴뚝을 만들고 있다. 지난 11월 11일 전국플랜트노조 충남지부가 전문 건설업체의 직장폐쇄에 반발하며 당진화력 앞에서 집회를 하다 29명이 연행되고 한 명이 구속됐다. 현대제철소를 만들고 화력발전소를 세우는 사람들이 처한 오늘이다.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사무실. | 박점규 서산시 대산석유화학단지. 화학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솟구친다. 롯데케미칼과 LG화학 입구. 2007년 민주노총 구재보 조직국장과 김희재씨가 매일 새벽 5시 30분 이곳에 와서 방송차를 세워놓고 노동조합을 알렸다. 두 달 만에 화학공장을 짓고 있던 400여명의 플랜트 노동자들이 모였다. 전국플랜트노조 충남지부를 결성하고 주5일 근무와 표준임금을 요구하며 싸웠다. 3년 전부터는 2000명씩 모이기 시작했고, 7년 만에 조합원 수가 1만명으로 늘었다. 공단 위쪽으로 올라가자 이재용이 삼성테크윈, 종합화학, 탈레스와 함께 한화에 내다 판 삼성토탈이 보인다. 정규직 1500명, 사내하청 800명이 일한다. 매각 발표 직후 한 온라인 직거래 사이트에는 삼성 배지를 판매한다는 광고가 올라왔다. 노조 없이 살아온 삼성맨들이 이재용의 경영 승계를 위해 배지보다 쉽게 팔려나간다. “피땀으로 일군 회사 매각이 웬 말이냐?” 회사 대문에 걸린 현수막에서 결기가 아닌 측은함이 느껴진다. 삼성토탈 노동자들이 11월 28일 노조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회사는 위로금을 검토하고 있단다. 고용을 5년 보장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5년 뒤에는? 삼성맨들이 정말 싸울 수 있을까? 100% 비정규직 공장 서산 동희오토 서산산업단지로 향한다. 국내 판매대수 1위를 달리는 기아차 모닝공장 동희오토를 축으로 자동차단지가 조성돼 있다. 기아차에게 모닝과 레이의 생산을 위탁받아 납품하는 유일한 완성차 외주 하청공장이다. 18개 사내하청 소속 1200명 전원이 하청노동자다. 태어나서는 안 될 100% 비정규직 공장이다. 민주노총 구재보 국장은 며칠 전 부품사 비정규직 노동자의 전화를 받았다. 주 3일은 아침 7시부터 새벽 3시까지, 3일은 밤 11시까지 3개월째 일하고 있다. 발이 퉁퉁 부어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당장 일을 그만두라고 했지만 짝짝이 신발을 신고 일하고 있다. ‘100% 하청공장’이라는 악성 전염병이 서산 자동차단지를 창궐하고 있는데도 관심을 갖는 정치인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눈발이 더욱 굵어졌다. 한 시간 남짓 눈길을 위태롭게 달려 도착한 태안화력발전소. 부당해고를 철회하라는 천막 너머로 굴뚝 연기가 치솟는다. 플랜트노조 충남지부 지도부 구속과 사퇴, 휴게시간 30분을 자율휴식으로 바꾼 노사합의안 부결로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됐다. 태안화력 9·10호기 발전소를 짓는 원청회사는 SK건설, 하청은 성창E&C다. 지난 11월 성창은 직장폐쇄를 하고 조합원 7명 해고, 8명 정직을 때렸다. 노조가 현장 복귀를 결정했지만 직장폐쇄를 풀지 않고 각서를 쓴 조합원들만 일을 시킨다. 이철 비대위원장이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하루 일을 마친 노동자들이 좁은 천막으로 들어온다. 심각한 표정들이다. “주차·월차 포함해서 일당 18만원 포괄임금제로 하자는 구만유. 계산해보니까 먼저 번보다 후퇴했어유.” “계약서가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그만두라고 하고 있어요. 지금 60~70명 들어가 있는데 끽 소리도 못하고 썼다고 하더라고요.” “원청인 SK가 진행하고 있대요. 울산 플랜트노조 깬 것도 SK고, SK와 성창이 지금부터 인력관리를 하겠다는 것이죠. 여기서 밀리면 내년에 임단협은 어려워져요.” “험란하네.” “더러워서 발전소 일 하지 말고 가버려야지.” “법적 대응은 하더라도 해고 동지들이 현장 동지들 어떻게 됐든 만나는 수밖에 없어요. 2~3개월 걸려 들어가더라도.” 한 시간 넘게 얘기를 나누던 조합원이 일어선다. “어떡해유. 고생스러워서. 내일 또 와 볼게유.” “옆 천막에서 술 한 잔 먹고 가요.” 거친 사내들의 따스한 마음이 전해진다. 서산에 사는 김준수씨(44)는 홍성 직업훈련원을 나와 1988년부터 일한 베테랑 배관공이다. 현대오일뱅크, 삼성토탈, 엘지석유화학, 현대제철, 당진화력….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공장이 없다. 지금은 태안화력 복합발전소의 파이프를 연결한다. 배관공은 공장의 혈관을 잇는 작업이다. 무거운 쇠를 갈고 정교하게 조립한다. “8시간이 안 됐을 때는 유화단지에서 사람 엄청 죽었어유. 일에 쫓기고 경쟁 붙고 장시간 일하고. 연 5000~6000명 투입되는 현장에서 보통 대여섯 명이 죽었어유. 노동조합이 생긴 뒤로 한 공사에 5000명이 들어갔는데 한 명도 안 죽었죠.” 세 아이의 아빠는 아이들 학교도 가고 등산도 다닌다. 그래야 일도 더 잘할 수 있다. 8시간 노동, 표준임금제는 위태로운 생명을 구하고, 가정의 화목도 살려냈다. 그런데 회사는 옛날로 돌아가자고 한다. 공장을 짓는 사람들의 한숨이 천막에 드리운다. 그가 뼈마디 굵은 손가락을 움켜쥔다. 짙은 어둠이 삼킨 태안 산길, 폭설을 헤치고 서산으로 돌아간다. 잔업을 마친 동희오토 하청노동자들과 감자탕을 먹는다. 2010년 10월 2일. 5년의 투쟁 끝에 복직에 합의하고 이듬해부터 공장으로 돌아갔다. 지난해 여름 중국 동포에서 귀화한 황재민씨가 새벽 0시40분, 야간 중식을 먹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쓰러져 뇌출혈로 반신마비가 됐다. 토요일까지 주야 10시간씩 모닝을 만들었는데 기아차도, 동희오토도, 하청업체 대신기업도, 한국노총 기업노조도 외면했다. 돌이 갓 지난 아이를 업고 아내 김려화씨가 1인 시위를 하는 모습을 보고, 금속노조 동희오토지회가 나섰다. 소식을 들은 기아차 화성공장 비정규직들도 함께했다. 서울 현대·기아차 본사에도 집회신고를 냈다. 사태가 커지자 하청업체 사장단이 교섭에 나왔고, 12월 4일 생계지원과 산재소송에 협조하는 내용으로 합의했다. “중국 동포인 김려화씨 동생이 한국에 14년 살았는데, 괜찮은 한국 사람들을 처음 본다고 하는 거예요.” 최진일 사무장이 해맑게 웃는다. 식당을 나와 무릎까지 쌓인 눈을 헤치며 걷는다.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밝게 드리운다.
- 박점규의 노동여지도
- [사회]성난 태안 표심잡기, 정치권 또 빈말?(2011. 04. 14 10:45)
- 2011. 04. 14 10:45 사회
- ㆍ기름유출 피해보상률 10% 미만…재·보선 눈앞 특위구성 뒷북 충청남도 태안에서 4년 전 발생했던 허베이스피리트호 원유유출사고가 다시 정치권의 주요 이슈로 부상했다. 4·27 재·보선에 태안군수 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김세호 전 태안군수는 지난해 선거운동 과정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지난 1월 14일 대전고등법원은 허위사실 공표가 명백하다며 김세호 전 태안군수의 상고를 기각했다. 지난 3월 24일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하면서 김세호 전 태안군수의 당선무효가 확정됐다. 충남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사고 발생 3년째인 작년 12월 7일 충남 태안문예회관에서 ‘원유유출 오염사고 3주년 보고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태안군수 재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태안의 민심을 붙잡기 위한 움직임이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2007년 허베이스피리트호 원유유출사고의 피해주민들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에서는 지난 2월 11일 민주당 충남도당위원장인 양승조 의원을 주축으로 서해안유류피해지원대책특별위원회가 구성됐다. 지난 3월 3일에는 정세균 최고위원 등이 태안을 방문해 “유류 피해로 고통받는 국민을 위해 문제가 종결될 때까지 당 차원에서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 4년째 10원도 보상 못받기도 한나라당에서는 이보다 한발 늦은 3월 31일 서해안유류피해대책특위를 구성했다. 위원장은 대전을 근거지로 두고 있는 박성효 최고위원이다. 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도 4월 6일 국회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피해주민에 대한 보상과 지원 대책을 촉구했다.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직접 피해 지역도 방문하고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에 특사도 파견해 달라”고 요구했다. 각 당에 향후 지원 계획이나 활동 방향을 물었다. 민주당 측에서는 구체적인 지원 방향을 대답하는 대신 “무엇보다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며 정부에 책임을 돌렸다. “현재 만들어놓은 지원안이 있기는 있지만, 4월 11일 대정부질문에서 정부 쪽 입장을 듣고 내놓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지원 방향에 답변하지 못한 것은 한나라당도 마찬가지였다. 한나라당 측은 “위원 구성이 아직 확정이 안 돼서 구성이 되는 대로 구체적인 지원 계획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위원이 구성되면 피해 상황에 대한 부처의 보고를 받고 현장을 방문해 피해주민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는 것 정도가 지금의 구상이다. 주민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태안에서 해조류 양식을 하고 있는 최금옥씨는 정치권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피해대책이라고 뭐 내나 마나죠”라고 대답했다. 최씨는 “(여·야에서 특위 만든다는) 소식도 못 들었고, 실질적인 도움도 못 느끼겠다”며 “(선거 때마다) 뭐든지 그네들 유리한 대로만 한다”고 비판했다. 최씨는 “사고 이후 단돈 10원도 보상 받지 못했다”며 “해조류 양식을 하다보니 피해는 많이 받았는데, 보상도 없고 대책도 없어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수산물 가공업을 하는 최은배씨(37)도 “정치인들이 말로만 하는 것은 전혀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최씨는 “물론 군이나 국회의원 몇몇이 움직인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사고 초기 1년 동안 시늉만 했지 거의 움직인 게 없다”며 “정치인들이 선거 때마다 이런 것을 이용하면 절대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사고 발생 이후 피해보상을 전혀 받지 못한 것은 최씨도 마찬가지였다. 태안 앞바다 | 박송이 기자태안에서 기름유출사고가 일어난 지 3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주민들에 대한 피해보상은 지지부진하다. 2007년 12월 충남 태안에서 발생한 허베이스피리트호 사고는 사상 최악의 환경 재난이었다. 해안선 375㎞, 육지 70.1㎞가 오염됐고 태안을 중심으로 충남·전남북 지역 11개 시·군이 피해를 입었다. 현재 태안유류오염사고와 관련, 국제기금 측에 피해보상을 청구한 사람은 모두 12만명에 이르고 보상청구액만 2조원 이상에 달한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에 따르면 2011년 3월 현재 태안 유류오염사고 피해에 대한 주민 보상률은 채 10%도 되지 않는다. 3년 동안 10%의 주민만 보상을 받았으니 나머지 주민들의 보상이 언제 완료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문제는 피해사정시 피해청구건수의 80%는 피해로 인정되지 않고 반려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질적인 피해를 입었으나 객관적 증빙자료가 없어 보상을 받지 못하는 어업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 보상액도 청구액 기준 5% 수준에 불과하다. 이명박 대통령도 당선후 나몰라라 피해보상률이 낮고 보상이 늦어지는 데에는 지난 2008년 통과된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오염사고 피해주민의 지원 및 해양환경 복원 등에 관한 특별법’ 자체에 문제가 있다. 특별법에는 조속한 피해보상을 위한 선급금의 의무규정이 명시돼 있지 않다. IOPC펀드(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의 사정절차에 따라 보상시기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현재 특별법에는 증빙서류가 없는 ‘무면허·무허가·무신고’ 어업인에 대한 피해보상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지 않았다. 3만명에 이르는 ‘무신고 맨손어업인’에 대한 구제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현재 강기갑 의원은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이며, 이는 4월 임시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이 법안에는 피해주민들에 대한 보상이 지연됨에 따라 주민들이 이중의 고통을 겪는 만큼 국가 차원에서 보상을 해야 하는 규정을 담고 있다. 또한 증빙자료가 없는 경우에도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조항을 신설했다. 그러나 강기갑 의원실에 따르면 이 개정안에 대해 정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아직 정확한 실태파악이 안 됐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작년 9월에 시작한 실태조사가 올 7월에나 마무리되므로 내년 상반기에나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1년을 더 기다려 달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인 셈이다. 피해보상이 지연되는 가운데 생활고 등의 이유로 4명의 태안 주민이 자살을 했다. “4년이 지난 다음에 특위 구성이 말이 되느냐”며 박규웅 피해민대책위원장은 정치권에 강한 불신을 토로했다. 박규웅 위원장은 “2007년 대선 때도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 등 정치인들이 와서 해결해주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그러나 선거가 끝나고 대통령을 비롯해 찾아온 정치인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4년 만에 다시 태안으로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선거는 내년 19대 총선의 전초전인 만큼 각 정당의 지원 열기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4월 14일부터는 각 당의 후보들이 태안 피해주민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각종 공약을 제시할 것이다.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에도 각 당은 대책위원회를 만들고 후보들은 복구현장을 방문했다.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이명박 대통령이나 정동영 의원 등은 복구작업에 동참하면서 조속한 해결을 약속했다. 그러나 지역언론인 태안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 다음날 태안의 풍경은 그 이전과 사뭇 달랐다. 피해 현장에 차려놓았던 각 정당의 임시사무실은 굳게 잠겨 있고 방제 장비가 가득한 사무실은 그대로 방치된 채 창고로 전락해 있었다. 선거가 끝나자 정치권의 발길도 끊겼고 약속은 4년째 지켜지지 않았다.
레이디경향(총 4 건 검색)
- [정원 여행자](2)충남 서산·태안 - 시간이 빚은 서쪽 정원에 갔다
- 2015. 02. 03 11:13 레저/여행
- 달의 운행 주기에 따라 간월암의 앞뜰과 뒤뜰은 바다가 됐다가 갯벌이 된다. 바람은 모래를 실어와 쌓고 허물기를 반복하며 거대한 모래언덕을, 시간의 퇴적층을 빚었다. 황무지를 개간해 나무를 심은 한 사람의 열정은 40년이 지나 ‘서해안의 푸른 보석’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시간’이 빚은 이 모든 기적을 만나러 서해에 갔다. 만조 때는 섬이 되고 간조 때는 뭍이 되는 간월암은 물때에 따라 암자로 드는 방법이 다르다. 간월암의 정원은 갯벌이거나 바다다 이른 봄, 산중 암자에 방 한 칸을 얻어 두어 달 묵은 적이 있다. 매화가 벙글고 산수유가 번졌다는 소식은 산 아랫동네의 이야기일 뿐, 산사의 봄은 감감무소식이었다. 앙상한 나뭇가지엔 새순이 움트는 대신 잔설이 덮여 있었고, 바닥이 절절 끓는 방 안에서도 창틈을 파고드는 삭풍에 코끝이 시렸다. 낯선 방에 대한 신고식이었을까. 처음 며칠은 얕은 잠 속에 끝도 없이 꿈을 꾸었는데, 꿈속엔 늘 바닷물이 스몄다. 암자 뒤꼍에 웃자란 산죽 때문이었다. 봄을 시새우는 성마른 바람은 밤새도록 대밭을 들쑤셔댔고, 울울창창한 대밭은 거친 파도 소리를 토해냈다. 문을 열면 바다가 펼쳐질 것 같았다. 파도 소리를 베고 누워 멀미 나도록 일렁이는 꿈자리에 내내 뒤척이다가, 가지런한 목탁 소리에 눈 뜨던 새벽 3시. 꼭 바다 한가운데 덩그러니 떠 있어야 섬이 아님을, 심심산골 작은 절집에서 알았다. 목조 보살상을 지나 간월암으로 드는 길. 일주문이 소박하다. 고독한 모든 자리가 섬이라면, 간월암은 섬 중의 섬이다. 작은 암자가 저만큼 작은 섬 하나를 온전히 점하고 있어 절이 섬이요, 섬이 곧 절이다.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리, 작은 바위섬 위에 자리 잡은 간월암은 고려 말 무학대사가 창건한 암자라고 전해진다. 이곳에서 수도하던 중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무학대사는 암자 이름도 ‘간월암(看月庵)’이라 지었다. 한때는 피안사(彼岸寺) 혹은 연화대(蓮花臺)로 불렸다는데, 달을 보며 바다 위에 한 점 섬으로 떠 있는 암자의 풍경은 강 건너 극락정토와 연꽃의 이미지로 읽힐 만도 하다. 간월도에서 바라본 바다. 만조 때의 간월암은 앞마당 뒷마당 모두 바다다.절집을 한 바퀴 빙그르르 돌도록, 눈길 닿는 곳마다 바다다. 물론 만조 때의 이야기다. 바다를 앞마당, 뒷마당으로 두른 암자에서 할 일이란 바다 위로 해가 뜨고 바닷속으로 해가 지고, 달이 부풀었다 야위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뿐. 몇 발자국씩 의자를 옮기며 종일토록 해 지는 풍경을 마흔세 번이나 바라봤다는 어린 왕자처럼 시간을 보낼 수도 있겠다. 그래도 서해의 섬은 썰물과 밀물 덕분에 소혹성 B612보다는 덜 외롭다. 물이 빠지면 육지와 이어진 길이 드러나고, 섬은 더 이상 섬이 아니다. 이때 간월암의 마당은 바다가 아닌 갯벌이다. 소라, 고동, 방게를 비롯해 새조개와 굴을 채취할 수 있는 황금 어장이라, 이 일대 밥상을 책임진다. 갯벌이 품은 생명엔 사람도 포함된다. 굴을 캐서 그 돈으로 자식들을 먹이고 가르친 숱한 이들이 그 증거다. 간월도 어리굴젓은 임금의 수라상에 올랐다고 한다. 무학대사가 맛을 보고 감탄해 태조 이성계에게 진상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바위섬 위에 오뚝한 암자의 살림은 검박하기 그지없다. 물때에 따라 암자로 드는 방법이 다르다. 물이 차면 줄배를 이용하고 물이 빠지면 걸어서 갈 수 있다. 우리가 공유했던 한 시절이 서로 다른 추억으로 남듯 간월암을 만조에 찾은 당신과 간조에 찾은 나의 기억은 어긋나게 마련이다. 밀물과 썰물은 달의 운행과 관련된다. 달을 바라보는 암자의 앞뜰과 뒤뜰이 바다가 되거나 갯벌이 되는 것도 달과의 관계 속에 결정된다. 간월암으로 드는 길 내내 작은 소망탑이 이어진다. 사막이 끝난 자리에 바다가 펼쳐졌다 숱한 해수욕장으로 명성을 누려온 태안이지만, 이곳의 숨은 비경으로 ‘사막’이 손꼽힌다는 건 꽤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종종 이색적인 여행지를 소개하는 기사와 블로그를 통해 머나먼 열사의 땅에서 찍어온 듯 이국적인 풍경 사진을 접했고, 사막을 횡단한 소감을 읽었다. 여행기의 제목이나 사진 설명엔 ‘서해안에 사막이 있다? 없다?’와 같은 문장이 으레 따라붙곤 했다. 해안사구에 물결치는 바람의 무늬. 바람의 무늬는 천변만화한다.‘서해안의 사막’으로 통하는 신두리 해안사구는 태안반도 서북부 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거대한 모래언덕이다. 길이 3.4km, 너비 500~1,300m에 달하는 규모에, 해안사구의 교과서라 할 만큼 다양한 종류의 사구 지형이 존재한다. 갯씀바귀, 초종용, 해당화, 갯방풍, 표범장지뱀은 물론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 쇠똥구리 등 희귀한 동식물의 서식처로 학술적·생태적 가치가 높다. 하여 2001년 천연기념물 제431호로 지정된 이래 그 이듬해엔 해양수산부가 사구 주변 바다를 ‘해양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정했으며, 환경부는 사구 안의 두웅습지 일대를 ‘습지보전지역’으로 보호하고 있다. 모래사막을 가로지르자 겨울 바다가 나타났다. 모래언덕은 파도와 바람이 빚고, 시간이 깃든 작품이다. 파도가 고운 모래를 해안가에 실어 놓으면 겨울철 세찬 북서풍이 모래를 육지로 옮긴다. 모래는 바람에 의해 쌓이고 깎이고 또 쌓이면서 언덕을 이룬다. 무려 1만5,000년이라는 장구한 시간의 퇴적층이다. 해와 나그네 외투 벗기는 내기라도 벌인 것처럼 인정사정없는 바닷바람이 온몸의 숨구멍으로 스며들었다. 생태계의 보고라지만 맵찬 바람이 휘몰아치는 겨울 사구에서 생명체를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마른 풀들만 버석거릴 뿐 황량하기 그지없다. 그래도 모래의 움직임에 가장 신바람이 실리는 때는 겨울이다. 천리포수목원의 숲길은 해변 산책로로 이어진다. 천리포 해변을 바라보는 쉼터 역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답다. 모래언덕에 푹푹 발목을 묻으며 현재진행형의 ‘샌드 아트’를 감상했다. 깊었다가 얕았다가, 잔잔했다가 격했다가, 모래언덕을 캔버스 삼아 바람이 새긴 물결무늬는 쉼 없이 변주됐다. 양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찬 듯 무거운 발걸음으로 바람의 언덕을 가로질러 마침내 사막의 끝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곳에서 맞닥뜨린 겨울 바다 앞에 볼멘소리를 꿀꺽 삼켰다. 진격하듯 우-우- 몰려오는 짙푸른 바다와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이, 모래바람에 뻑뻑해진 안구를 적셨다. 오아시스가 따로 없었다. 음력 12월에 피는 매화를 찾아서 ‘서해안의 푸른 보석’이라 불리는 태안의 천리포수목원은 바다를 바라보며 자리 잡았다. 2009년 일반에게 공개되기 전 천리포수목원의 별명은 ‘신의 비밀정원’이었다. 허락을 받은 식물 연구자나 후원 회원만이 출입할 수 있었던 까닭이다. 국내 최초의 사립 수목원을 일군 설립자 고 민병갈 원장은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나무가 주인인 수목원’을 지향했다. 자신의 묘를 쓰지 말고 묘 쓸 땅에 나무 하나라도 더 심으라는 유언을 남길 정도였다. 2012년 서거 10주기를 기념하며 그의 유골은 수목원 내 목련나무 아래 안치됐다. 생전에 그가 가장 좋아했던 나무다. 현재 옛 무덤 자리에는 민 원장의 흉상이 놓여 있고, 인근에는 그가 국내 최초로 발견한 완도호랑가시나무가 서 있다. 민병갈 원장의 흉상 인근에는 그가 국내 최초로 발견한 완도호랑가시나무가 서 있다.민 원장은 푸른 눈의 한국인이다. 1945년 그의 나이 24세에 미군 정보장교로 한국에 왔다가 이 땅의 매력에 빠져 한국인으로 귀화했다. 사재를 털어 천리포 해변 대지를 매입하게 된 이유도 자못 흥미롭다. 1962년 태안을 찾은 그에게 한 노인이 다가와 “딸을 시집보내야 하는 데 돈이 없다”라며 “땅 2,000평을 사달라”라고 부탁했다는 것. 민 원장은 흔쾌히 노인의 땅을 사들였고, 이를 계기로 차츰차츰 그 일대 땅을 매입하며 1970년 본격적으로 수목원 조성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국내 자생종을 주로 심다가 차츰 외국의 다양한 묘목과 종자도 들였다. 전공자는 아니었지만 두툼한 식물도감이 나달나달해지도록 읽고 연구하며 황무지나 다름없는 땅을 개간해 초록을 입혔다. 현재 천리포수목원엔 1만5,755종의 식물이 식재돼 있다. 그중에서도 목련류는 400여 종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2020년 국제 목련학회 총회가 이곳에서 열리는 것도 이 때문. 대다수의 수목원이 관람객의 동선을 따라 인공적으로 조성된 반면, 천리포수목원은 나무를 중심으로 놓고 관람객들이 움직이도록 조성된 것이 특징이다. 해안가 언덕에 심은 나무들은 애초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다. 보기 좋게 모양을 잡고자 가지치기를 하거나 관람객의 보행이 편하도록 꽃과 나무를 정리하는 법이 없다. 수목원 탐방로는 숲길을 지나 바다로 이어진다. 천리포 해변과 낭새섬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있다. 황홀한 향기를 가진 납매는 음력 12월에 피는 매화다. 올해는 여느 해보다 일찍 꽃이 피었다. 꽃보다 화려한 붉은 열매를 지닌 호랑가시나무 군락은 천리포수목원의 ‘겨울 정원’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다. 지난여름의 잔해라기엔 존재감이 무척이나 또렷한 마른 수국은 품위 있게 늙은 노인 같다. 정월에 찾은 수목원엔 미묘한 색감과 형태로 사계절이 공존했다. 먼저, 연못가를 둘러싼 수국은 지난여름의 잔해로 치부하기엔 그 존재감이 또렷했다. 바삭하게 마른 자잘한 연갈색 꽃잎들을 흩뿌리지도 부서뜨리지도 못한 채 애먼 가지나 흔들고 있는 겨울바람이 외려 지쳐 보였다. 동백이 절정에서 자결로 극적인 비장미를 돋운다면, 철 지난 수국엔 세월을 견뎌낸 결연함이 있다. 가을꽃 억새의 은빛 물결은 여전히 탐스러웠고, 겨울 정원의 대표 얼굴인 호랑가시나무 군락은 꽃보다 붉은 열매로 새들을 유혹했다. 호랑가시나무에 홀리는 것은 새들만이 아니다. 겨울에 천리포수목원을 찾는 이들 대부분이 호랑가시나무 군락으로 흘러든다. 하지만 이날의 목적은 노란 복주머니를 닮은 납매(臘梅)를 찾는 것. 천리포수목원으로부터 날아든 올해의 첫 꽃 소식은 음력 12월에 피는 매화다. 혹한 속에 가장 먼저 꽃 소식을 전한다 하여 ‘화신(花信)’이라고도 하고, 추위를 뚫고 찾아오는 손님에 비유해 ‘한객(寒客)’이란 별명으로도 불리는 납매는 한겨울에 피어나는 귀한 꽃이다. 너도밤나무 옆에 피었다는 정보 하나로 출발한 탐매행(探梅行)은 엄지손톱만 한 노란 꽃송이 앞에서 완결됐다. 매서운 추위 속에 곤충을 유혹하고자 강한 향기를 내뿜는 것이 특징이라더니, 과연 향기로 존재하는 꽃이었다. 생강처럼 알싸한 향이 코끝을 뚫자,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이 왔다 갔다. 찰나였다. Tip 서산&태안 여행에서 놓치기 아쉬운 풍경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마애불 중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힌다. 얼굴 가득 자애로운 미소를 띠고 있어 일명 ‘백제의 미소’로 불린다. 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 웃는 모습이 각기 다르게 보이는 특징이 있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마애삼존불길 65-13 운영 시간 오전 9시~오후 6시(연중무휴, 7~8월은 오후 9시까지 연장 운영) 문의 041-660-2538 1 이원방조제에서 바라본 철새의 군무. 새들의 낙원은 사람에게도 낙원이다. 2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신기한 체험을 할 수 있어 관광명소로 떠오른 대하랑꽃게랑 해상 인도교.이원방조제 학암포해수욕장 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국내 최장 길이의 벽화가 그려진 이원방조제를 볼 수 있다. 2007년 태안 기름 유출 사고를 극복하기 위해 손을 보탠 130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을 기리고자 2.7km 구간을 가득 채운 희망의 벽화다. 주소 충남 태안군 이원면 관리 대하랑꽃게랑 다리 드르니항과 백사장항을 잇는 길이 250m의 해상 인도교로, 꽃게 모양을 형상화한 다리가 재미있다. 해가 지면 다리에 밝혀진 조명이 어선들의 휘황한 불빛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야경을 선사한다. 주소 충남 태안군 남면 신온리 <■글 / 고우정(여행작가) ■사진 / 현일수(리빙룸 스튜디오)>
- 정원 여행자
- [주말에 떠나는 테마여행] 태안에서의 1박 2일 제안
- 2013. 06. 11 18:01 레저/여행
- ㆍ코스를 알면 여행이 즐겁다 태안은 각자의 입맛에 맞춰 여행하기 좋은 곳이다. 자녀와 함께 농어촌 체험을 하며 휴식을 즐길 수도 있고, 드넓은 백사장에서 조개를 잡으며 초여름의 여유를 즐겨도 좋다. 해변을 따라 솔숲이 전하는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걷기 여행을 하기에도 충분하다. 솔숲에서 파도 소리 들어봤니? 삼봉해변은 태안의 남쪽 지역을 돌아볼 수 있는 멋진 곳이다. 바닷바람을 타고 전해지는 솔 향을 맡을 수 있기 때문에 휴식 같은 여행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다. 태안해안국립공원 사구 복원사업으로 되찾게 된 기지포해변사구삼봉해변은 태안 해변길 중 백미에 속하는 노을길 구간에 속한다. 이곳은 안면도 백사장항을 출발해서 삼봉-기지포-두여-밧개-방포-꽃지해변으로 이어지는 해변길로 거리는 12km, 도보로 넉넉하게 4시간쯤 걸린다. 여름이 시작되는 6월에 전 구간을 걷기엔 아무래도 무리가 따를 듯해 그중 가장 경치가 아름다운 삼봉해변과 기지포해변 구간을 추천해본다. 기지포해변은 신두리처럼 모래언덕으로 형성된 해안사구다. 개발에 밀려 사라졌던 사구는 2002년 태안해안국립공원 사구 복원사업에 따라 옛 모습을 되찾고 있다. 해변에는 휠체어나 유모차가 다녀도 좋을 만큼 데크 시설을 잘 마련해놓았다. 여행 약자를 배려한 세심함에 고마울 따름이다. 중간중간 해변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진입로를 개방해놓았다. 밀물과 썰물이 반복적으로 오가는 동안 고운 모래가 아름다운 물결을 만든다. 해변 모래사장에는 딱딱한 모래가 층을 이루고 있어 걷기에 불편함이 없다. 삼봉해변 사색의 숲길은 이른 아침에 찾아야 호젓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꽃게장과 게국지는 먹어줘야지 지역마다 특색 음식이 있게 마련이다. 태안의 대표 음식은 역시 꽃게를 이용한 음식이다. 제철을 만난 꽃게로는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을 담근다. 간장게장은 짜지 않으면서 뒷맛이 고소하다. 육질이 미끈한 것이 정말 ‘게눈 감춘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하다. 고소한 맛과 감칠맛이 ‘밥 전문 털이범’이 틀림없다. 게국지에는 어른 손등만 한 게와 굴, 새우, 수제비 등이 들어 있다. 묵은지를 사용할 경우 깊은 맛이 나고, 막 담근 배추김치를 사용할 경우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강하다. 게국지를 맛있게 먹으려면 우선 국물 맛이 충분히 우러나올 수 있도록 오랜 시간 끓인다. 그리고 게, 새우 등을 먼저 먹고 진해진 국물에 밥을 비벼 그 위에 파김치를 올려 먹으면 절묘한 맛이 그만이다. 게국지는 푸짐한 양 때문에 최소한 3인 이상일 때 주문하는 게 좋다. 딴뚝통나무식당(041-673-3340)이 유명하다. 게장백반은 2만원, 게국지는 작은 것이 4만원이다. 기지포해변은 여행 약자를 배려한 데크가 잘 조성돼 있다. 아이와 함께 공룡의 보물고 쥬라기박물관으로 고고싱 안면도 쥬라기박물관(041-674-5660, www.anmyondojurassic.com)은 언덕 위에 우뚝 솟아 있어 눈에 잘 띈다. 한창 호기심 많을 사내아이를 둔 가정이라면 후회하지 않을 곳이다. 박물관 건립을 위해 20여 년 동안 해외 각지를 다니며 공룡 화석을 수집한 설립자의 수고스러움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그 결과 상당수의 진품 공룡 골격과 알, 두개골 등 각종 화석을 보유한 것이 이곳만의 자랑이다. 1층에는 백악기 시대의 공룡, 2층에는 중생대와 신생대 시대의 공룡, 3층에는 현생 동물 박제가 전시돼 있다. U미디어실에서는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의 공룡 영상을 볼 수 있다. 엄마, 아빠보다 더 해박한 공룡 지식을 갖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면 부모들의 입이 떡 벌어지고 만다. 야외에는 폭포와 어우러진 정원이 조성돼 있고, 정문에는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도록 스낵바가 마련돼 있다. 입장 요금은 어른 1만원, 어린이 8천원이다. 만리포해수욕장은 조개를 잡으며 자연 체험 학습을 하기에 적합하다.어린 왕자와 함께 동화 속에서 하룻밤 1박 2일의 여행. 그 하룻밤을 보내기 좋은 곳이 팜카밀레(041-675-3636, www.kamille.co.kr)다. 이곳은 국내 최대 규모의 허브농원이다. 예쁘고 향기로운 허브를 마음껏 관람하는 것은 물론이고 허브를 이용한 다양한 체험과 숙박도 가능하다. 캐모마일가든, 로즈가든 등 7개의 테마 가든이 자아내는 그윽한 허브 향은 심신의 안정을 되찾아준다. 농장에서 바로 채취해 만든 레몬 버베나차는 자연과 동화되는 시간을 만들어주고, 허브를 사용한 향긋한 수제 빵은 여느 빵과 비교를 불허한다. 허브가 첨가된 이채로운 요리도 건강 밥상으로 인기다.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 중 어른은 족욕을, 아이들은 허브 비누 만들기, 압화 만들기 등을 좋아한다. 투숙객을 위해 준비된 비누, 샴푸 등의 제품에는 모두 허브가 들어있다. 이곳에서 하룻밤 묵게 된다면 밤엔 별을 보고, 아침엔 은은한 허브 향에 취할 듯하다. 안면도 해변을 장식한 솔숲. 하늘 높이 솟은 소나무가 경이롭기까지 하다.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인정받은 천리포수목원 천리포수목원(041-672-9982, www.chollipo.org)은 1979년에 귀화한 파란 눈의 한국인 민병갈(칼 페리스 밀러)이 설립한 국내 최초 민간 설립 수목원으로 지난 2009년부터 부분적으로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멸종 위기의 식물을 포함해 총 1만4천5백여 종의 수목이 자라고 있는데,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 국제수목학회로부터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 인증을 받았다. 수목원에서 바라보는 낭새섬은 소나무가 많아 솔섬이라 부른다. 한가하게 벤치에 앉아 솔섬을 바라볼 여유가 있다면 수목원을 제대로 즐기는 것이다. 전문가의 해설을 들으며 관람할 수도 있는데, 이 프로그램은 유료로 진행되며 전화로 예약하면 된다. 입장 요금은 어른 8천원, 청소년 5천원, 어린이 4천원이다. 수온이 따뜻해 6월에도 수영을 하는 곳 동화 속 나라에서의 하룻밤이 부럽지 않은 팜카밀레 허브농원의 펜션. 팜카밀레에서는 허브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똑딱선 기적 소리 젊은 꿈을 싣고서 갈매기 노래하는 만리포라 내 사랑”으로 시작하는 ‘만리포 사랑’은 한때 국민 가요라 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노래 가사처럼 만리포해수욕장은 충분한 사랑을 받을 만큼 아름다운 해변으로 태안해안국립공원의 여러 비경 중에서 제1경에 이름을 올렸다. 모래사장이 1km 정도 펼쳐져 모래 장난이나 조개잡이 체험을 하기에 좋다.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얕으며 수온이 높아 아이들이 해수욕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고운 모래 속에서 뽀글뽀글 거품을 내뱉으며 몸을 숨기는 조개를 잡는 맛, 안 해봤으면 말을 하지 말자. 그 재미에 아이들은 집에 갈 생각도 하지 않는다. 아빠가 좋아하는 맛, 박속밀국낙지 1 공룡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아이들을 위한 안면도쥬라기박물관. 2 꽃 대궐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천리포수목원. 3 게딱지에 비벼 먹는 밥맛은 눈 뜨고 밥도둑 맞은 기분이다. 4 몽산포해변에서 잡은 조개를 넣어 끓인 라면 맛은 단연 최고다. 5 박속밀국낙지는 낙지가 제철인 6월부터 8월이 제 맛이다. 이름부터 생소하다. 박속에 낙지가 들어 있다는 말일까? 그 맛이 궁금해 점심 메뉴로 선택했다. 산지에서 공수한 신선한 낙지와 시원한 맛을 내는 박이 만나 찰떡궁합을 이룬 음식이 박속밀국낙지다. 속을 긁어낸 박을 넣은 국물을 상에 내놓는다. 일단 국물의 개운함이 일품이다. 박은 나른할 때 먹으면 몸을 가볍게 하고 해장에 좋단다. 그래서 유독 중년 남자 손님이 많다. 팔팔 끓는 국물에 큼직한 낙지가 꿈틀거리며 다이빙을 한다. 낙지가 살짝 익었을 때 초고추장이나 간장에 찍어 먹으면 된다. 낙지 대가리는 오래 익혀 먹어야 먹물이 응고되면서 고소한 맛이 난다. 제대로 우러난 국물에 수제비나 칼국수를 넣어 끓여 먹는다. 낙지는 6월부터 8월까지 많이 잡힌다. 박속밀국낙지는 원풍식당(041-672-5057)이 유명하다. 1인분에 1만5천원인데 2인 이상부터 주문이 가능하다. 오토캠핑이 대세다! 태안 오토캠핑장 Best 3 오토캠핑이 범국민적인 사랑을 받으면서 전국 곳곳에 캠핑장이 들어서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태안은 송림과 바다가 어우러져 캠핑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다. 갯벌 체험을 할 수도 있고, 인근 포구에서 회와 함께 알싸한 소주도 맛볼 수 있다. 화장실, 취사장, 전기, 수도 등 편의시설이 좋아 야외 취침의 불편함을 최소화한 태안 베스트 캠핑장 3곳을 소개한다. ① 학암포오토캠핑장 국립공원 오토캠핑장을 주차료만 내고 사계절 이용할 수 있어 인기다. 최근에 개장해서 시설이 좋은 편이다. 그늘이 부족하기 때문에 타프를 준비하면 좋다. 주소 충남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 옥파로 1152-37 문의 041-674-3224, www.knps.or.kr 주변 여행지 학암포해수욕장, 구례포해변, 태안해변길 ② 몽산포오토캠핑장 사계절 캠핑이 가능하다. 전기, 취사장, 샤워장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단 7, 8월에는 전기를 사용할 수 없다. 캠핑카와 캠핑캐러밴 이용객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주소 충남 태안군 남면 신장리 산 353-58 문의 011-349-5959, 011-409-9600, www.몽산포오토캠핑장.com 주변 여행지 몽산포해수욕장, 팜카밀레 허브농원, 안면도쥬라기박물관 ③ 청포아일랜드 해변을 마주하고 송림 사이에 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어 운치 있다. 캠핑 장비가 없는 이용객을 위해 텐트는 물론 화로, 릴선 등 장비 일체를 대여한다. 주소 충남 태안군 남면 양잠리 1230-56 문의 010-2108-2129, www.cpisland.kr 주변 여행지 청포대해수욕장, 몽산포해수욕장, 팜카밀레 허브농원, 안면도쥬라기박물관 여행 정보 ▲찾아가는 방법 ●자가용 서울에서 2시간 30분 내외 소요 ●버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안면도행 버스가 오전 6시 40분부터 저녁 8시까지 약 40분 간격으로 운행 ▲태안 1박 2일 여행 코스 ●1일 차 삼봉해변에서 기지포해변까지 걷기- 점심식사(꽃게장 혹은 게국지)-안면도쥬라기박물관- 팜카밀레 허브농원에서 바비큐 파티 ●2일 차 천리포수목원-만리포해변 조개잡이 체험- 점심식사(박속밀국낙지) ▲문의 041-672-9737(태안해안국립공원), 041-670-2414(태안군청 문화관광과) 여행작가 임운석은… 2001년 본인보다 여행을 1% 더 좋아하는 아내와 결혼해 평생 여행만 하며 살자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니던 외국계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전업 여행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20대 때는 연극배우로 활동하면서 신인상 후보에 올랐으며,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문화부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문화와 예술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원이며 문화재청 헤리티지채널 사진작가, 국내 아웃도어 전문 업체의 로드플래너와 사진작가로 활동 중이다. 블로그 ‘빛과 바람 그리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나라(http://roomno1.blog.me/)’를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글&사진 / 임운석(여행작가)>
- 주말에 떠나는 테마여행
- [주말에 떠나는 가족 여행]다시 태어난 아름다운 태안
- 2008. 08. 08 재테크
- 충남 태안은 몽산포, 만리포, 백사장, 기지포, 꽃지, 샛별, 바람아래 등 수많은 해수욕장과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낙조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푸른 바다를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간다면 온 가족이 맨발로 갯벌을 걸으며 조개와 게 등을 관찰할 수 있는 갯벌 체험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여름 한 달 동안 열리는 ‘태안 연꽃 축제’를 관람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각기 다른 멋과 특색으로 무장한 태안의 해수욕장끝없이 펼쳐진 백사장과 석양이 아름다운 충남 태안의 해수욕장들이 6월 중순부터 속속 개장했다. 해안 경사가 완만하고 곱고 하얀 모래가 깔린 해수욕장들은 그 풍광과 모양이 조금씩 달라 방문객들을 더욱 즐겁게 한다. 7월 초 찾은 태안의 해수욕장들은 지난해 말 기름 유출 사고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강원도나 부산의 여느 해수욕장들처럼 얼마 안 있으면 들이닥칠 손님 맞을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태안에서 가장 유명한 해수욕장으로 꼽히는 만리포해수욕장을 찾았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 바다 안개가 자욱해서 백사장은 물론이고 바다까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오후 5시가 넘었지만 안개는 걷힐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도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백사장 포구에서 어시장을 따라 해변 안쪽으로 들어가면 길게 드리워진 수평선이 나온다. 백사장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 뒤편으로는 소나무 숲과 고운 모래로 이뤄진 공터가 있어 야영을 즐기기에 알맞다. 백사장해수욕장의 장관은 바닷물이 빠지면 썰물 때 드러나는 은빛 모래다. 간만의 차가 심하지만 경사가 완만해 물놀이하기에 안전하고, 바닷물의 수온이 높아 늦여름까지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태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꽃지해수욕장이다. 길이 3.2km, 폭 4백m로 서해안에서 대천해수욕장 다음으로 큰 곳이다. 꽃지해수욕장은 해수면이 잔잔하고 수온이 항상 적당한 온도로 유지돼 해수욕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다. 또 우거진 송림 덕분에 더욱 정취가 있다. 꽃지해수욕장에는 국가 지정 문화재인 명승으로 지정된 할미·할아비 바위가 있다. 두 개의 바위 사이로 볼 수 있는 해넘이는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로 꼽힌다. 태안 주민들이 가장 아끼는 해수욕장은 샛별과 바람아래해수욕장이다. 샛별해수욕장은 파도에 밀려온 조약돌과 조개껍데기가 아름다움을 전한다. 조약돌로 뒤덮인 해변에서 바라보는 바닷물은 동해의 바닷물처럼 맑고 깨끗하며 찾아가는 길이 쉽지 않은 편이어서 주변이 조용하다. 바람아래해수욕장은 아주 평화로운 분위기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마냥 좋은, 천국 같은 곳이다. 태안 지역에서는 여름휴가의 성수기라고 할 수 있는 7월 말부터 8월까지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놓고 있다. 7월 25일부터 3일간은 만리포해수욕장에서 ‘월드 비치 사커 대회’가 열린다. 7월 26일에는 몽산포해수욕장에서 ‘모래 조각 페스티벌’이 열리고, 그 다음날인 7월 27일에는 신두리해수욕장에서 ‘바다 수영 대회’가 개최된다. 지난해 기름 유출 사고가 났을 때 직격탄을 맞은 학암포해수욕장에서도 여름휴가 손님맞이 이벤트를 연다. 8월 중으로 예정돼 있는 ‘학암포 노을 축제’가 그것. 아직 100% 되살아난 건 아니지만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땀으로 학암포해수욕장은 다시 희망을 품게 됐다. 8월 초, 안면도해수욕장에서는 ‘맛조개잡이’가 열리고, 기지포해수욕장에서는 ‘맨손 물고기잡이’가 마련된다. 아이들과 함께 참가하기에 딱 좋은 이벤트다. 8월 2일 바람아래해수욕장에서 선보일 ‘70·80 포크 음악회’는 한여름 밤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흥미로운 갯벌 & 모래언덕 체험아이들과 함께 태안을 찾았다면 갯벌의 생태를 배울 수 있는 갯벌 체험을 빠뜨리지 말자. 갯벌 체험은 몽산포해수욕장에서 할 수 있다. 몽산포해수욕장은 태안에서 안면도 방향으로 10여km를 달리면 남면 소재지 조금 못 미친 곳에 있다. 몽산포해수욕장의 가장 큰 특징은 50년 이상 된 넓은 소나무 숲과 완만한 해수면, 달산포에서 청포대로 이어지는 13km의 탁 트인 백사장이다. 양끝이 돌출된 포구(몽산포, 마검포)로 이뤄진 호반형의 해수욕장은 양쪽 포구에서 각종 회와 낙지 등 수산물을 맛볼 수도 있다. 여름철 물때를 잘 맞추면 소라와 고동을 줍는 행운이 따르기도 한다. 몽산포해수욕장의 갯벌 체험인 ‘살아 있는 몽산포 갯벌 이야기’는 자연환경안내원이 동행한다. 갯벌의 중요성에 대해 배우고, 갯벌에 사는 게와 조개, 말미잘 등 다양한 해양 생물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바위나 돌에 붙어사는 암반 생물도 관찰할 수 있다. 말미잘 같은 연약한 생물들이 모여 사는 조수 웅덩이도 볼 수 있다. 갯벌 체험은 1~2시간 정도 소요된다. 몽산포해수욕장의 갯벌 체험이 아이들을 위한 이벤트라면, 기지포해수욕장의 모래언덕(사구) 체험은 어른들을 위한 이벤트라 할 만하다. 물론 갯벌 체험과 모래언덕 체험 모두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다만 갯벌 체험은 아이들이, 모래언덕 체험은 어른들이 더 좋아한다. 기지포해수욕장에 들어서면 울창한 소나무 숲과 넓은 해변이 반긴다. 각종 CF나 영화, 드라마의 촬영지로 사용되고,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한 곳이다. 뒤편으로 울창한 소나무 숲이 있는 데다 오솔길이 있어 저녁 무렵 낙조를 보면서 산책하기 좋다. 백사장의 모래가 단단해 신발을 벗어들고 맨발로 산책해도 발이 빠지지 않는다. 모래언덕 복원이 잘된 곳으로도 널리 알려진 기지포해수욕장에서는 ‘모래언덕이 늘어났어요’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해안의 모래언덕이 왜 중요한지 알아보는 시간이다. 사구 관찰로를 거닐며 사구 식물을 관찰하고, 모래포집기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2002년부터 시작된 모래포집기는 해안선을 따라 ‘W’ 모양으로 대나무를 설치해 모래가 쌓이도록 한 것이다. 기지포해수욕장의 사구가 없었다면 해일이 심하게 발생하고, 사구 동식물도 살 수 없었을 것이다. 해안국립공원인 몽산포해수욕장과 기지포해수욕장은 원칙적으로 야영과 취사가 금지된다. 하지만 성수기에는 한 달 동안 야영과 취사가 가능하니 참고할 것. 그 외에 연포해수욕장에서도 갯벌 체험을 할 수 있다. 연포해수욕장은 서해안에서 유일하게 해 뜨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안흥유람선을 타고 해안선을 따라 관광할 수 있는 곳이다. 학암포해수욕장의 자연관찰로도 볼 만하다. 갯벌 체험이나 모래 언덕 체험을 하고 싶으면 태안해안국립공원 탐방시설팀으로 전화를 해서 미리 신청해야 한다. 특히 갯벌 체험은 물때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최소 2주 전에는 신청해야 한다. 문의 태안해안국립공원 탐방시설팀 041-672-9738연꽃을 만나는 흔치 않은 기회 청산수목원태안 여행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은 바로 청산수목원 방문이다. 매년 여름이 되면 열리는 청산수목원의 ‘태안 연꽃 축제’는 이미 태안 지역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7월 18일부터 8월 24일까지 연꽃 축제를 즐길 수 있다. 태안군 남면 신장1리에 자리한 청산수목원은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로 빠져 태안에서 안면도 방향으로 가다 몽산포해수욕장에 도착하기 전 3km 지점에 있다. 1990년부터 조성된 이곳은 연꽃 마을이다. 연꽃 및 수련 2백여 종과 수생식물 40여 종, 수목 1백여 종을 볼 수 있다. 연꽃은 진흙 속에서 자라면서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청순함과 고귀한 자태를 보이는 식물로 동서고금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청산수목원에 있는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2백여 종의 우아한 연꽃과 수련은 일상에 지친 방문객들의 심신을 정화시켜주기에 충분하다. 청산수목원을 찾았다면 먼저 연꽃문화관과 연꽃홍보관을 둘러봄으로써 연꽃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게 좋겠다. 그다음 연꽃을 직접 보기 위해 산책을 나가자. 연꽃만 보는 데는 30~40분 정도면 된다. 하지만 무더운 날씨 탓에 산책 중간중간 쉬다 보면 시간이 더 걸리니 넉넉하게 1시간을 잡자. 연꽃 외에 수목원까지 둘러보려면 소요 시간을 2시간 정도로 잡아 여유롭게 산책하는 게 좋다. 청산수목원에서는 연이 들어간 음식을 판매하기도 한다. 연잎차, 연부침, 연아이스크림, 연꽃비빔밥 등이다. 이곳에서 제공되는 모든 음식에는 당일 채취한 연만을 사용한다. 연의 향이 진하지 않기 때문에 먹었을 때 이상한 느낌은 없다. 연을 갈아 넣어 만든 연아이스크림은 시원하고 상큼해서 이곳의 최고 인기 메뉴다. 갖가지 해산물과 채소, 연잎 간 것을 넣어 만든 연부침은 느끼하지 않아서 찾는 이들이 많다. 청산수목원 관람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인데, 가능하다면 일찍 방문하는 게 좋다. 연꽃은 새벽에 핀 뒤 오후 2시경이 되면 다 오므라들기 때문. 게다가 한낮에 오면 너무 더워서 산책하기 힘들 수 있으므로 조금 서두르자. 오전 8시에서 오전 10시 사이가 청산수목원을 관람하는 데 가장 좋은 타이밍이다. 활짝 핀 연꽃도 볼 수 있고 볕도 뜨겁지 않으니 말이다. 문의 청산수목원 041-675-0656, cheongsan.org 여행 정보 서산 마애삼존불상 충남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에 있는 백제 말기의 화강석 불상. 1962년 12월 20일 국보 제84호로 지정됐다. 높이는 본존여래상 2.8m, 보살입상 1.7m, 반가사유상 1.66m이다. 운산면 가야산 계곡의 층암절벽에 거대한 본존여래상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보살입상, 왼쪽에는 반가사유상이 조각돼 있다. 이 불상은 삼존형식으로서는 이례적인 것으로 중국의 남북조 시대 말기의 제주 양식을 엿볼 수 있다.오키드식물원 태안에 자리한 오키드식물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난·허브 식물원과 함께 전용 해수욕장, 전용 갯바위 낚시터, 전용 저수지 낚시터, 삼림욕장 등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그뿐 아니라 체험 학습을 할 수 있는 갯벌 체험장도 있다. 천연 소금 만들기와 꽃 가꾸기 체험 등도 할 수 있다. 자연 속에서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문의 041-675-3311, www.orchidtown.co.kr안면도자연휴양림 안면도자연휴양림은 태안군 안면읍 소재지를 지나 방포 마을 벌판을 지나면서 나타나는 송림 둔덕에 자리해 있다. 자연휴양림으로 들어서는 순간 시원스레 쭉쭉 뻗은 소나무들을 만날 수 있다. 그 안에 있는 산림전시관에서는 목재 생산 과정과 목재의 용도, 산림의 효용 가치 등에 대해 알 수 있다. 전시관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작은 고개를 넘으면 숙박시설인 숲 속의 집들이 보인다. 숲 속의 집은 모두 18동이며, 개인 세면도구만 갖고 가면 된다. 문의 041-674-5019, www.anmyonhuyang.go.kr태안 제철 별미 태안의 여름철 별미는 우럭, 놀래미, 세발낙지 등이다. 우럭은 육질이 너무 연하지도 질기지도 않고 야들야들하게 씹히는 촉감이 좋다. 특별한 감칠맛은 없지만 부드럽게 입 안을 감돌면서 넘어가는 맛이 특징인 놀래미도 제철을 맞아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다른 생선과 달리 잡히는 양도 많지 않고 양식도 되지 않아 태안에서 먹는 놀래미는 십중팔구 자연산이라고 믿으면 된다. 얼마 전부터 태안군 원북·이원면 지역 갯벌에서 잡히기 시작한 세발낙지도 여름철 입맛을 돋우는 별미다. 한 마리가 통째로 입 안에 쏙 들어갈 정도로 크기가 작고 갯벌에서 자라 부드럽고 연하다. 조개구이와 붕장어구이가 기본인 건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찾아가는 방법 서해안고속도로에서 서산IC 혹은 해미IC로 빠져 서산을 거치면 태안이 나온다. ■글 / 김민정 기자 ■사진 / 인성욱 ■취재 도움 / 노윤경(태안해안국립공원 탐방시설팀)·태안군청 문화관광과
- 태안 살리기에 발 벗고 나선 성일종 엔바이오컨스 대표
- 2008. 02. 13 화제
- 인터뷰 중에도 그의 전화기는 쉬지 않고 울렸다. 한나라당 태안 유조선 사고 대책위 소위 위원장을 맡아 전 과정을 도맡았던 만큼 고향 사람들뿐 아니라 인수위 실무자들도 그를 믿고 필요로 하는 듯했다. 사람들이 말하는 그는 가장 깊숙한 곳에서 태안을 위해 뛰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일하는 사람이었다. 그건 아마도 그가 바다의 아들이어서일 것이다. 내 어머니 같은 태안 바다 시커먼 기름띠가 태안 앞바다를 덮쳤다는 소식이 전해지던 지난 12월 7일, 헐레벌떡 고향으로 차를 몰던 성일종 대표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렸다. 어머니의 임종 소식을 듣고 태안으로 내려가던 그날도 오늘처럼 차가 속력을 내지 못해서 애를 먹었다. “평생을 고생만 하신 어머니세요. 손톱과 발톱이 다 빠지도록 일해서 우리 형제들을 훌륭하게 길러내셨죠. 태안 바다가 우리 가족의 삶터였고 일터였는데. 태안 하면 어머니, 어머니 하면 언제나 바다가 생각나요. 그런 바다가 저렇게 됐으니 정말 너무 가슴이 아프네요.” 한겨울 매섭게 몰아쳤던 바람에도 저녁 늦게까지 갯벌에서 조개를 캐던 어머니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 그다. 그런 어머니의 땀과 눈물에 대한 기억이 그로 하여금 ‘태안’이라고 하면 열일 제쳐두고 뛰어들도록 만드는 모양이다. 성 대표 자신이 바로 ‘바다의 아들’, 어머니의 아들이기 때문에 몸보다 마음이 먼저 움직이는 것이다. 사실 새삼 성 대표와 태안 사이에 얽혀 있는 관계를 따지자면 몇 백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14대 조부 때부터 이어 온 할아버지들의 삶은 이곳 태안의 역사와 궤를 같이할 정도다. “14대 조부이신 성응길이라는 어른이 임진왜란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고 전사한 뒤 임금께서 지금의 태안 쪽을 후손들에게 사패지지로 하사하셨다고 해요. 그런데 이곳이 계속 바닷물이 드나드니까 농사가 안 되잖아요. 그래서 둑으로 바닷물을 막아 언암리라는 마을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최초 간척사업인 셈이죠.” 그러나 아버지 대에 이르러 사업을 하셨던 아버지가 조상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던 땅을 다 팔아버리고 사업마저 실패하는 바람에 어머니는 식당 일이며, 가정부 생활을 전전하다 바다로 나가시게 된 것이었다. 고생해서 번 돈을 차곡차곡 모아 마을에 교회를 세운 것도 그의 어머니다. 어머니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새벽마다 일어나 교회의 종을 울리셨다. 영혼을 실어 사람들을 깨우던 어머니의 종소리를 들으며 그는 자랐다. 그때 어머니의 기도 덕에 성 대표를 비롯한 4형제가 이렇게 반듯하게 자라 사회에서 이만큼 인정받으며 살고 있는 것 같아 감사한 마음뿐이다.위기를 기회로, 멀리 보고 태안을 재정비해 나갈 때 고향에 대한 애틋함이 큰 만큼 상처 입은 태안을 보는 성 대표의 시름도 깊다. 가장 마음이 쓰이는 부분은 그의 어머니처럼 바다와 함께 호흡하며 기대 살아왔던 사람들이 일자리는 물론, 희망과 의욕을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어민, 양식업 하시는 분들은 말할 것도 없구요, 숙박업, 요식업까지 다 망했습니다. 이 사람들이 다시 일어서고, 태안이 이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도약하려면 획기적인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당장 먹고살 곳을 빼앗긴 이들에게 가장 시급한 게 뭐겠습니까? 계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일자리죠.” 성 대표는 태안에 대한 뚜렷한 나름의 청사진을 갖고 있었다. ‘내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올 수 있을 법한 구체적인 것들이다. “태안은 원래 관광도시입니다. 장기적으로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을 만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할 필요가 있지 않겠어요? 예를 들면 해양 리조트 단지나 요트 단지 등을 개발하고 컨퍼런스 등이 열릴 수 있을 만한 컨벤션 센터를 구축하는 것도 방법이겠죠. 천혜의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니 예술과도 접목시켜 자연환경과 문화가 결합된 패러다임을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극한 위기 상황에 닥친 만큼 절망에만 빠져 있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발판 삼아 두 걸음 뛰어오르자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물론 어느 개인의 힘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와 국민들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하다. 지금처럼 태안에 쏟아지는 기적 같은 자원봉사자들의 관심이 있다면 아무리 힘이 들더라도 성 대표 본인이 주도적으로 나서 궂은일을 도맡을 각오도 되어 있다. “지금 자원봉사자들이 보여주고 있는 활약, 태안이 되살아나는 모습은 물론 처음의 절망스러웠던 순간, 파괴된 생태계 등을 모두 담은 기념관 같은 것을 지을 필요도 있습니다. 현장을 잘 보존해 현장학습장도 만들고요. 환경 파괴가 얼마나 무서운 것이고 먹이사슬이 살아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과 노력이 걸리는지 보게 하는 겁니다.” 환경 관련 사업을 오래 해온 그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1, 2년만 유효한 눈가림식 복구가 아니라 환경 복구에 대한 장기적 계획을 세우는 일 또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특히 화공 물질에 의한 유류 사고는 가장 극복이 어려운 유형이기 때문에 일반 재난 지역과는 달리 특수하게 다뤄져야 한다는 게 그의 견해다. 현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성 대표는 한동안 하고 있던 모든 일을 미뤄두고 실질적인 태안 대책을 세우는 데 매달려왔다. 감사하게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비롯한 실무진 및 의원들이 태안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적극적으로 성 대표의 의견을 수용해주고 있어 어느 정도 성과도 거두고 있다. “현재 여야가 특별법을 만들겠다는 것은 합의된 상태입니다. 그러니 무조건 특별법을 제정해달라는 구호만을 얘기할 때가 아닙니다. ‘특별법 안에 이런 내용을 넣어 근본적인 보장을 약속하라’는 목소리를 내야죠. 저한테 전해진 내용들은 실제로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가감 없이 전달하겠습니다. 나를 키워준 고향에 대한 당연한 의무니까요.” 성 대표는 지금 쏟아지는 국민들의 관심이 시간이 지나면 옅어져버릴까 걱정스럽다. “당장의 보상은 당연하고, 멀리 보는 안목을 기르는 것도 중요합니다. 앞으로 30년, 50년, 그 이상 어떻게 먹고살 것인지, 우리 고향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 같이 고민해봅시다. 우리가 그렇게 조개를 캐고 낙지를 잡아도 다음날이면 또 채워줬던 어머니 품처럼 넉넉한 바다잖아요. 어머니는 우리를 안아주실 겁니다.” ■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원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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