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3,089 건 검색)
- “경찰 폭력적 진압에 분노…어떻게든 농민 도우려 달려갔다”
- 2024. 12. 23 22:08사회
- ... 22일 오전 유튜브 라이브방송과 엑스(옛 트위터)에서 본 것은 2024년에는 상상할 수 없는 폭력적 장면들이었다. 트랙터 유리창이 파손되고 경찰은 집회 참가자를 연행했다. 차벽에 막힌 시민들이 길...
- 탄핵, 국내외 영향
- “저 배달인데요. 짜장면 다 불어요”…2년차 순경의 기지가 만든 ‘교제폭력’ 현장검거 [플랫]
- 2024. 12. 18 16:40사회
- ... 위치를 캐물었다. 집요한 추궁에 남성은 마침내 모텔 객실 번호를 말했다. 📌[플랫]“교제폭력은 여성을 폭행·살해하면 ‘용서받을 수 없음’을 보여주지 못해 나타난 결과” 최초 신고 후 10여분...
- 플랫
- “짜장면 시키신 분?” 직감·기지·끈기로 교제폭력 현장 잡아낸 2년차 순경
- 2024. 12. 18 15:09사회
- ... 1일 서울 강북경찰서 번동파출소 소속 경찰관들이 교제폭력 신고가 접수된 강북구 수유동 한 모텔에 출동해 있다. 강북경찰서 제공 “저기요, 짜장면 배달되나요?” 지난 1일 밤 10시37분, 경찰 112센터...
- 가정폭력 부모가 자녀 못 찾도록…예방접종 증명서 ‘주소란’ 삭제
- 2024. 12. 18 11:41사회
- ... 개정안 제안 이유에 대해 “예방접종증명서에서 예방접종 정보와 무관한 주소란을 삭제해 가정폭력 가해 부모가 주거 분리 중인 피해 자녀의 거주지 확인을 목적으로 발급받는 등 악용 가능성을 원천...
스포츠경향(총 670 건 검색)
- 툭하면 폭력·폭언…골병 든 농구계
- 2024. 12. 12 00:10 스포츠종합
- 고양 소노 김민욱(왼쪽)이 김승기 감독(가운데)의 작전 지시를 듣고 있다. 김 감독은 김민욱에게 젖은 수건을 집어 던지는 폭행으로 자진 사퇴했고, 김민욱은 대학 재학 시절 학폭 논란이 불거지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KBL 제공 김승기 전 소노 감독 ‘수건 폭행’이 김민욱의 대학시절 ‘학폭’ 폭로로… 감독들 잦은 욕설에 KBL‘비속어 사용 금지’ 공문까지 입시 걸린 학교, 출전 걸린 프로… ‘절대권력’ 감독에 문제제기 힘든 구조 근본 원인 문제 발생시 강력한 제재…객관적 평가 기준 마련돼야 농구계에서 감독과 선수 간, 선후배 간 폭력과 폭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김승기 전 고양 소노 감독의 ‘수건 폭행’ 사건이 불거진 후, 피해자였던 김민욱의 연세대 재학 시절 과거 폭력 이력이 드러나며 엘리트 체육계의 뿌리 깊은 ‘폭력의 대물림’ 문제가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시즌 도중 계약 해지 절차를 밟고 있는 김민욱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후배 때문에 가혹행위를 당하자, 화가 나서 그 후배를 엎드려뻗쳐 하게 한 다음 옥상에 있는 아이스하키 채로 때린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 엘리트 체육계에 만연한 폭력의 악순환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농구계 폭력과 폭언은 오랜 기간 지속해 왔다. 2014년 유재학 전 현대모비스 감독은 경기 중계 도중 선수 함지훈에게 ‘입에 테이프를 붙이라’는 모욕적 발언을 했고, 이듬해에는 김수찬에게 ‘꿀밤’을 때려 물의를 일으켰다. 당시 KBL은 300만 원의 제재금이라는 가벼운 처벌만 내렸다. 올 시즌에도 원주 DB의 김주성 감독과 부산 KCC의 전창진 감독이 작전시간 중 원색적인 욕설을 내뱉었고 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이에 KBL은 10개 구단에 ‘비속어 사용 주의’ 공문을 발송했으며, 향후 이 같은 행위가 재발할 경우 가차 없이 제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선수들 간 폭행은 그 전에도 있었다. 2021년 울산 현대모비스의 기승호가 팀 회식 자리에서 동료 장재석을 폭행해 안와골절을 입혔다. 이듬해 법원은 징역 6개월을 선고했고, KBL은 기승호를 리그에서 영구 제명했다. 지도자들의 일탈도 잇따랐다. 2014년 정재근 전 연세대 감독은 경기 중 판정에 불만을 품고 심판의 얼굴을 머리로 가격해 5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여자농구계에서는 국가대표 출신 코치가 초등학생 선수들을 상습 폭행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민욱의 학교 폭력 이력이 드러난 것과 관련해 KBL 관계자는 “2021년 배구계 이재영·이다영 사태 이후 문체부 권고에 따라 규정을 변경했다”며 “신인 선수들이 KBL에 입단하기 전 학교폭력 등의 전력이 있는지 서약서와 진술서를 받아 구단에 통보하는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민욱 선수는 2021년 이전에 입단한 선수라 해당 제도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대학운동부를 운영하는 대학들의 협의체인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는 2025년부터 체육특기자로 들어오는 모든 선수들에 대해 학교폭력이력 확인을 의무제도로 도입했다. KBL은 강도 높은 제재로 폭력 사건을 줄여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단체 관계자는 “폭력 관련 사항은 규약 72조 금지사항에 명시돼 있으며, 향후 유사 사건 발생 시 경고에서 최고 제명까지 강도 높은 제재를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폭력의 대물림이 끊이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은 입시 제도에 있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고등학교로 이어지는 진학 과정에서 감독의 권한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주요 대학 체육특기생 전형의 경우, 전국대회 8강 이상 진출 팀에서 전체 경기 시간의 50~60% 이상을 출전해야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 개인의 실력과 무관하게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대학 진학의 길이 막히는 것이다. 프로 진출을 꿈꾸는 선수들 역시 같은 상황에 놓인다. 감독의 추천서가 필요하고, 경기 출전 기회를 얻어야만 프로팀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선수의 미래가 감독 한 사람에게 달려있나 보니, 폭력이나 부당한 대우를 당해도 참고 견딜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됐다. 더욱더 우려스러운 것은 지도자들의 가혹행위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흔적이 남지 않는 언어폭력과 정서학대가 증가하고 있으며, 은근한 따돌림이나 심리적 가스라이팅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과도한 훈련을 통한 학대 방식도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한국 체육계는 폭력의 대물림이라는 악순환을 끊기 위한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폭력 발생 시 즉각적인 분리 조치를 의무화하고, 심각한 학대 행위에 대해서는 영구 제명 등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더불어 입시 제도 개선을 통해 감독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키고,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단순한 처벌 강화를 넘어 권력 구조 개편, 실효성 있는 피해자 보호 시스템 구축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 농구계 폭력과 폭언, 끝나지 않는 대물림의 고리…입시 위주 엘리트 체육이 키운 폭력의 악순환
- 2024. 12. 11 15:49 스포츠종합
- 김승기 전 감독의 작전 지시를 듣고 있는 고양 소노 김민욱. KBL 제공 농구계에서 감독과 선수 간, 선후배 간 폭력과 폭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김승기 전 고양 소노 감독의 ‘수건 폭행’ 사건이 불거진 후, 피해자였던 김민욱의 연세대 재학 시절 과거 폭력 이력이 드러나며 엘리트 체육계의 뿌리 깊은 ‘폭력의 대물림’ 문제가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시즌 도중 계약 해지 절차를 밟고 있는 김민욱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후배 때문에 가혹행위를 당하자, 화가 나서 그 후배를 엎드려뻗쳐 하게 한 다음 옥상에 있는 아이스하키 채로 때린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 엘리트 체육계에 만연한 폭력의 악순환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농구계 폭력과 폭언은 오랜 기간 지속해 왔다. 2014년 유재학 전 현대모비스 감독은 경기 중계 도중 선수 함지훈에게 ‘입에 테이프를 붙이라’는 모욕적 발언을 했고, 이듬해에는 김수찬에게 ‘꿀밤’을 때려 물의를 일으켰다. 당시 KBL은 300만 원의 제재금이라는 가벼운 처벌만 내렸다. 올 시즌에도 원주 DB의 김주성 감독과 부산 KCC의 전창진 감독이 작전시간 중 원색적인 욕설을 내뱉었고 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이에 KBL은 10개 구단에 ‘비속어 사용 주의’ 공문을 발송했으며, 향후 이 같은 행위가 재발할 경우 가차 없이 제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선수들 간 폭행은 그 전에도 있었다. 2021년 울산 현대모비스의 기승호가 팀 회식 자리에서 동료 장재석을 폭행해 안와골절을 입혔다. 이듬해 법원은 징역 6개월을 선고했고, KBL은 기승호를 리그에서 영구 제명했다. 지도자들의 일탈도 잇따랐다. 2014년 정재근 전 연세대 감독은 경기 중 판정에 불만을 품고 심판의 얼굴을 머리로 가격해 5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여자농구계에서는 국가대표 출신 코치가 초등학생 선수들을 상습 폭행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심판에게 항의하는 정재근 전 연세대 감독. 연합뉴스 김민욱의 학교 폭력 이력이 드러난 것과 관련해 KBL 관계자는 “2021년 배구계 이재영·이다영 사태 이후 문체부 권고에 따라 규정을 변경했다”며 “신인 선수들이 KBL에 입단하기 전 학교폭력 등의 전력이 있는지 서약서와 진술서를 받아 구단에 통보하는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민욱 선수는 2021년 이전에 입단한 선수라 해당 제도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KBL은 현재 선수들의 과거 폭력 전력을 확인할 수 있는 강제력은 없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수사기관이 아닌 만큼 과거 전력에 대해 직접 조사하기는 어렵다”면서 “학교폭력위원회 개최처럼 명백한 기록이 있는 경우는 필터링이 가능하지만, 그 외의 경우는 선수 본인의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대학운동부를 운영하는 대학들의 협의체인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는 2025년부터 체육특기자로 들어오는 모든 선수들에 대해 학교폭력이력 확인을 의무제도로 도입했다. KBL은 강도 높은 제재로 폭력 사건을 줄여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단체 관계자는 “폭력 관련 사항은 규약 72조 금지사항에 명시돼 있으며, 향후 유사 사건 발생 시 경고에서 최고 제명까지 강도 높은 제재를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폭력의 대물림이 끊이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은 입시 제도에 있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고등학교로 이어지는 진학 과정에서 감독의 권한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고교 운동부에서는 감독의 영향력이 더욱 커진다. 주요 대학 체육특기생 전형의 경우, 전국대회 8강 이상 진출 팀에서 전체 경기 시간의 50~60% 이상을 출전해야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 개인의 실력과 무관하게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대학 진학의 길이 막히는 것이다. 프로 진출을 꿈꾸는 선수들 역시 같은 상황에 놓인다. 감독의 추천서가 필요하고, 경기 출전 기회를 얻어야만 프로팀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선수의 미래가 감독 한 사람에게 달려있나 보니, 폭력이나 부당한 대우를 당해도 참고 견딜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됐다. 더욱더 우려스러운 것은 지도자들의 가혹행위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흔적이 남지 않는 언어폭력과 정서학대가 증가하고 있으며, 은근한 따돌림이나 심리적 가스라이팅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과도한 훈련을 통한 학대 방식도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피해 사실을 신고해도 적절한 보호를 받기 어렵다. 일반 학교폭력과 달리 지도자에 의한 폭력은 즉각적인 분리 조치가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학교장의 재량에 맡겨져 있어 2차 가해의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더욱이 다른 학부모들이 자녀의 진학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피해자를 회유하거나 질책하는 일도 빈번하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학생들은 폭력이 문제 해결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학습하게 되고, 새로운 위계 관계에서 자신들이 겪었던 폭력을 그대로 재현하게 된다. 한국 체육계는 폭력의 대물림이라는 악순환을 끊기 위한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폭력 발생 시 즉각적인 분리 조치를 의무화하고, 심각한 학대 행위에 대해서는 영구 제명 등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더불어 입시 제도 개선을 통해 감독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키고,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단순한 처벌 강화를 넘어 권력 구조 개편, 실효성 있는 피해자 보호 시스템 구축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 ‘동물은 훌륭하다’ 은지원X데프콘, 훈육 가장한 강아지 학대에 분노 “저건 100% 폭력”
- 2024. 11. 23 00:57 연예
- KBS ‘동물은 훌륭하다’가 모두의 마음을 녹였다 얼렸다 하는 역대급 애니캠으로 시청자들을 찾는다. 23일 오전 10시 35분 방송되는 KBS2 예능프로그램 ‘동물은 훌륭하다’ 2회에선 다양한 반려동물과의 공존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동물을 훌륭하다’에는 반가운 얼굴의 김효진 훈련사가 애니벤저스로 나선다. 이어 길 고양이들에게 소문난 맛집과 길고양이 ‘치순이’ 가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집 주인 부부가 길고양이들을 위해 만든 길고양이 밥집에 매일 찾아오던 ‘치순이’가 어느 날 자취를 감춘 사연이 밝혀진다. 한 반려견 유치원에서 직원이 개를 온몸으로 짓누르고 목을 조르는 사건이 담긴 애니캠도 공개된다. 보호자는 해당 직원과 소송 중이며 직원은 학대가 아닌 훈육을 주장하고 있다. ‘동물은 훌륭하다’는 이러한 사연들을 통해 반려동물 훈육과 학대의 차이에 대해 알아보는가 하면, 김효진 훈련사가 직접 출동한 충격적인 반려동물 13마리 구조 현장을 공개하며 시청자들의 공감과 분노를 유발할 전망이다. 또 “저게 뭐야”, “저게 반려동물이야?”라며 세 MC들의 궁금증을 폭발하게 만든 ‘애니퀴즈’ 속 두툽상어의 모습까지 모두 공개될 예정이라 시청자들의 기대를 더하고 있다. 시청자들이 참여하는 ‘멍냥Q’ 코너도 한층 업그레이드돼 ‘애니Q’로 돌아온다. ‘애니Q’에는 강아지와 고양이를 넘어 프레디도그가 등장해 보다 더 다양한 반려동물들의 이유 모를 행동에 대해 애니벤저스의 명쾌한 답을 들어볼 수 있을 예정이다. ‘동물은 훌륭하다’는 다양한 반려동물과 반려인의 일상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애니캠을 통해 감동과 재미, 일상 속 법률 상식까지 반려문화를 선도하고 대중의 인식을 개선하는데 힘쓰고 있다. 유일무이 무공해 동물 전문 프로그램 ‘동물은 훌륭하다’ 2회는 오는 23일 오전 10시 35분에 안방극장에 배달된다.
- [전문] 개그맨 김병만 “전처 폭행, 사실이 아니다”···가정폭력으로 검찰 송치
- 2024. 11. 13 00:00 연예
- 연합뉴스 개그맨 김병만이 전처 폭행 혐의로 피소돼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12일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병만 측은 “전처를 폭행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날 관계 당국에 따르면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지난 7월 김씨를 폭행, 상해 혐의로 검찰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의정부지검은 현재까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가 거의 마무리됐으나, 아직 기소·불기소 여부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고 언론에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병만 소속사 스카이터틀 측은 전 처 김씨가 “이혼소송 재산분할로 인정한 돈을 주지 않으려고 허위 고소를 했다. 이미 경찰에서 불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가 됐고, 대법원 판결에서도 폭행 사실은 인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이미 생명보험을 수십 개 들어 놓은 사실을 이혼 소송 중에 알게 되어 김병만씨가 충격을 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병만 전처 A씨는 올해 초 “과거 수년간 가정사 문제 등으로 다투다 상습 폭행을 당했다”는 취지로 김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가정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A씨가 제출한 진료 기록서 등을 근거로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A씨는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해당 사실을 알렸고, 김병만 측은 “폭행 의혹이 사실이 아니다”고 이를 반박하며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다음은 김병만 측 공식입장 전문 오늘 보도된 ‘김병만, 전처 폭행 혐의로 검찰 송치’ 기사와 관련해 회사의 입장을 전합니다. 김병만씨가 전처를 폭행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닙니다. ‘그분’은 법원에서 이혼소송 재산분할로 인정한 돈을 주지 않으려고 허위 고소를 했습니다. 이미 경찰에서 불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가 됐고, 대법원 판결에서도 폭행 사실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아시다시피 김병만씨는 ‘정글의 법칙’을 시작으로 ‘생존왕’까지 주로 몸을 내던지는 예능을 해왔습니다. 어렵게 번 출연료는 ‘그분’이 관리를 했습니다. 이혼소송으로 재산분할이 결정됐지만, 김병만씨가 예능으로 번 돈 대부분을 그분이 갖고 있어서 김병만씨가 돈을 받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분’은 이혼 판결이 난 이후에도 성인인 딸을 파양하는데 30억원을 요구하며, 딸을 여전히 김병만씨의 호적에 올려두고 있습니다. 이미 생명보험을 수십 개 들어 놓은 사실을 이혼 소송 중에 알게 되어 김병만씨가 충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좋은 소식만 전해드려야 하는데, 개인적인 일로 시끄럽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안 그래도 시끄러운 일 많은 세상에서 제 개인적인 일로 더 피로감을 주지 않도록 잘 마무리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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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영의 연뮤 덕질기](28) 국가폭력 기억 계승에 고뇌하는 청춘(2024. 06. 28 16:00)
- 2024. 06. 28 16:00 문화/과학
- 연극 <연안지대>·<빵야>·뮤지컬<사월> 등 연극 <연안지대> 공연 장면 / 서울시극단 제공 고통스러운 기억을 무대 위에서 재현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포스트 메모리 세대(전쟁이나 국가폭력을 직접 겪지 않고 구전이나 글로 접한 세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근현대사 배경 무대극은 기억과 애도에 머물지 않는다. 연극 <연안지대>·<적벽대전>·<빵야>, 뮤지컬 <사월> 등은 청산하지 못한 국가폭력의 결과물과 이를 짊어지고 사는 동시대 현대인들의 ‘기억 계승’을 다룬다. 후세가 떠안는 무거운 짐들의 ‘뒤처리’에 대한 미학적 변주다. 연극 <미궁의 설계자>·<나는 광주에 없었다>는 기억을 각인하게 돕는 체험에 방점을 둔다. 군부독재 당시 폭력적 현장을 관객들이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관객 몰입형 미장센과 동선을 안배했다. 연극 <연안지대>(와즈디 무아와드 원작·김정 연출)는 아버지 이스마일(윤상화)을 안장하기 위해 그 시신을 껴안고 세상을 떠도는 아들 윌프리드(이승우) 이야기다. 전쟁의 공포를 듣고 자란 레바논 출신 캐나다 작가 와즈디 무아와드는 폭력에 대항하는 문제의식을 전쟁 4부작에 담아냈다. <연안지대>는 그중 1부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한국 초연이다. 김정 연출이 “매우 키치(Kitsch)하다”고 표현할 정도로 분절적이고 장황하다. 성적 표현과 잔혹함으로 점철된 무아와드의 극작은 한국적 가치관과 동시대 문제의식과 만나 코믹하지만 서늘하고, 슬프지만 몽환적인 미장센으로 다시 태어났다. ■ 아버지 세대가 남긴 폭력의 잔재 애도 아버지 시신을 고향에 안장하지 못하게 막는 가족들의 전쟁 같은 이기주의는 한국의 막장 드라마 같다. 김정 연출가는 이를 과감한 신체 연극과 코믹한 대사, 급박한 리듬으로 표현해 관객들의 혼을 빼놓는다. 무대 위 영혼으로 등장하는 부모의 비호 아래 아버지가 남긴 편지를 읽으며 정체성을 되찾아가는 윌프리드는 비로소 가족과 자아를 되찾는다. 무거운 아버지 시신을 안고 무대 위 시간과 현실의 시간을 함께 버티는 아들은 비슷한 처지의 전쟁고아가 이고 온 무거운 전화번호부와 마주한다. 죽은 이들을 기억하기 위해 그들의 이름을 적은 책자다. 아버지의 이름을 발견하고 통곡하는 윌프리드와 다른 전쟁고아들은 아버지 세대가 남긴 폭력의 잔재를 정리하고 애도한다. 그래야 자신도 살 수 있어서다. 한국전쟁을 전후한 근현대사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연극 <적벽대전>(류기형 작 연출·마당극패 우금치)은 한국적 ‘연안지대’라고 볼 수 있다. 아버지 이즈마일의 시신을 대신하는 존재는 국가폭력에 의해 학살돼 대전 산내 골령골에 매장된 7000여명 원혼이다. 아들 윌프리드는 이를 안장하고 위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동시대 유가족들이다. 작품은 1945년 해방기부터 한국전쟁기까지의 혼돈을 연대기적으로 장면화하며 희생자들을 위무하고 유가족의 아픔을 달랜다. 1시간 반 동안 이어지는 진혼굿과 황토 구덩이에서 기어 나오는 원혼의 고통, 유가족의 통곡은 대전 마을 주민 입장에서 재현하는 최신 역사 교과서이기도 하다. 창작 뮤지컬 <사월-The Great April>(김동현 작·왕정민 연출·정원기 작곡)도 비슷한 맥락에서 후세들의 기억 계승을 위한 재현이다. 제주 4·3이 어떤 상황에서 발발했는지 확대경으로 들여다보듯 장면화한 이 작품은 당시 일본으로 탈출한 김시종(1929~ ) 시인의 삶을 모티브로 1947년 전후 암울함 속에서도 꿈을 꾸었던 청춘을 밝은 톤으로 표현했다. 연극 <빵야> 공연 장면 / 엠비제트컴퍼니 제공 연극 <빵야>(김은성 작·김태형 연출·민찬홍 작곡·이현정 안무)는 다른 시점을 선택했다. 사람이 아닌 그 시대에 누군가의 손에 들려 살상을 한 장총 ‘빵야’의 관점이다. 한때 잘나갔지만, 지금은 한물간 드라마작가 나나는 소품창고에서 오래된 99구경 장총을 발견하고 장총의 기억을 드라마 대본으로 써내려간다. ‘1945년 인천 무기공장에서 태어난 장총의 여정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를 간접적으로 들여다보는 빵야’라는 한 줄 로그라인(줄거리 요약)은 기존의 근대사 재현극의 패러다임을 바꾼다. 관객은 장총 빵야의 주인이 바뀌면서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는 국가폭력 역사에 눈을 뜬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조선인 출신 일본군 손에 들려 있던 빵야는 한국 독립군 토벌로 생을 시작한다. 중국 팔로군에서 남한으로 귀순한 이북출신 서북청년단을 거쳐 제주 4·3을 도발한 빵야는 민간인 대량학살의 주역이 된다. 한국전쟁 발발로 남한 학도병 손에 들려 안타까운 첫사랑을 겪고 북한군 의용대에서 빨치산 소녀의 최후를 겪고 전쟁 후 사냥꾼과 기업인을 거쳐 영화 촬영장에서 전쟁 소품으로 쓰인다. 한때 금기였던 국가폭력을 주제로 다양한 무대극이 창작될 수 있는 것은 치열한 민주화운동을 통해 얻어낸 선물이다. 연극 <미궁의 설계자>(김민정 작·안경모 연출·연극집단 반)는 군부독재 시절 한국 1세대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이 주인공이다. 1976년 남영동 대공분실 설계 및 시공 당시의 군부독재 관계자들과 1986년 여자친구를 기다리다 연행된 대학생 경수(김시유), 2020년 민주인권기념관(2024년 현재 민주화운동기념관) 해설사 미숙(전국향)과 다큐멘터리 작가 나은(이가을)이 등장해 시공간을 넘나들며 남영동 대공분실의 잔혹성과 현대의 재해석을 담아냈다. 소극장에서 이어지는 고문 장면은 대공분실을 형상화한 무대 세트에 라이브로 영사되며 관객을 그 시공간에 가둔다. ■ 기억 계승, 폭력·전쟁 막는 방어기제 관객을 당시의 시공간에 몰입하게 하는 측면에서 <나는 광주에 없었다>(김경주·안준원·고선웅 작)는 새로운 형태의 관객 참여극이다.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대형 블랙박스 극장은 500명 전후 관객으로 헐렁하게 채워져 있다. 무대 가운데 놓인 단 없는 무대에서 배우들이 10일간의 광주민주화운동을 차례대로 재현할 때마다 관객은 시민군으로 합류한다. 앉아 있던 의자를 들고 바리케이드를 쌓고 스크럼을 짜며 함께 시위하는 본격 관객 참여극이다.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 전후 개막한 이 작품은 전국에서 온 관객과 아시아 각지의 관광객들까지 합류해 수용인원을 넘기며 민주화운동 시위 체험 현장으로 거듭났다. 연극 <연안지대>에서 아들 윌프리드는 통곡하며 아버지 시신을 물로 씻어 바다에 흘려보내려 하나 동지가 된 전쟁고아들이 일단 제지한다. 아버지의 시신은 어느덧 전쟁고아들의 부모가 실존했음을 상징하는 오브제로 작동한다. 고아들 한명 한명과 포옹하고 위무하는 아버지의 시신을 정성스레 씻어 바다에 흘려보내면서 윌프리드는 고난의 짐도 청산한다. 영혼이자 시신으로 무대 위에 상존해온 아버지 이스마일은 시신의 씻김을 통해 전쟁을 일으킨 세대라는 불명예를 어느 정도 수습하고 다음 세대에 배턴을 넘긴다. 연극 <빵야>의 드라마작가 나나는 “비극을 쓰는 건 기억하고, 기록하고, 증언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유대인 대학살이 벌어졌던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 정문에도 “아우슈비츠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인류가 아우슈비츠를 잊는 것이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기억 계승’은 더 큰 폭력과 전쟁을 막는 가장 기본적인 방어기제다. <연안지대>와 <적벽대전>은 6월30일까지, <빵야>는 9월8일까지 상연한다. <미궁의 설계자>와 <나는 광주에 없었다>, 뮤지컬 <사월>은 상연이 끝났다. <사월>은 유튜브에 올라와 있다.
- 이주영의 연뮤 덕질기
- [신간] 보이지 않는 가정폭력 ‘경고’(2024. 04. 17 06:00)
- 2024. 04. 17 06:00 문화/과학
-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필리프 베송 지음·이슬아 옮김·레모출판사·1만7500원 프랑스 파리에서 일하던 ‘나’는 어느 날 여동생의 전화를 받는다. 동생은 침묵 끝에 “아빠가 엄마를 죽였다”고 말한다. 사랑하던 어머니가 가장 잔혹한 방식으로 세상을 떠난 날, 두 사람의 삶도 끝났다. 현장을 목격한 동생은 트라우마에 시달렸고, 난 이웃의 수군거림과 아버지와의 대질신문에 고통스럽다. 가장 괴로운 건 나 자신이 가해자이기도 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미소를 잃어가는 어머니, 점점 심해지는 아버지의 집착과 폭력성이라는 위험한 신호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기 때문이다. 견디다 못해 신고했지만, 공권력은 외면했다. 결국 떠나기로 한 어머니를 향해 아버지는 흉기를 들었다. 작가는 어머니를 잃은, 절대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치유하려 애쓰는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2021년 한국에서는 최소 83명의 여성이 남편과 애인의 손에 살해당했다. 작가는 ‘종종 있는 일’로 치부되는 가정폭력을 아이의 목소리로 증언한다. “우리는 사랑 때문에 살인하지 않으며, 가정폭력과 여성살해는 치정이 아니라 소유욕에서 비롯한 범죄”라고 지적한다. 내일을 예고합니다 고쿠요 요코쿠연구소 지음·제준혁 옮김·북스톤·1만7000원 일본의 문구류 및 사무용 가구 제조사인 고쿠요는 40년 전부터 ‘요코쿠(예고)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좋은 물건으로 만족감을 주는 것만으론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없다는 깨달음에서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직접 찾고, 대안적인 사회를 모색했다. 이웃의 행복을 자본으로 삼는 일본의 ‘아일랜드 컴퍼니’, 해산물이 제값을 받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한국의 ‘해녀의 부엌’ 등 아시아의 단체와 조직을 탐방한다. 그리고 각자의 가치관을 존중하며 서로 연결되는 ‘자율협동사회’라는 공통점을 끌어낸다. 버섯 농장 성혜령 지음·창비·1만5000원 특유의 서스펜스와 독보적인 스타일로 주목받은 2021년 창비신인소설상 수상작가의 소설집이다.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직시하며 묵직한 고민거리를 제시한다. 부당한 사회에 시달리는 오늘날 청년들의 분노와 무력감을 하드보일드 소설로 승화시켰다. 오십의 인사이트 남경아 지음·서해문집·1만9800원 한국 중장년 정책 현장에서 20년간 몸담은 저자가 5060 사업의 태동기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정리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일자리사업본부장 등을 지내면서 수많은 중장년 사업을 발굴·육성한 과정, 미국과 일본, 유럽의 혁신적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두 갈래의 길 박번순 지음·지식의날개·1만9800원 중국은 30년간 전례 없는 고도성장의 기적을 보여줬다. 인도는 2023년 세계 최대의 인구 대국으로 등극했다.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를 표방하는 인도가 중국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중국은 정점을 지나 중진국 함정에 빠진 건 아닐지 궁금증에 답한다.
- 신간
- 오염수 당장은 안전? 느리다고 폭력 참을까(2023. 09. 01 10:56)
- 2023. 09. 01 10:56 국제
- ㆍ서서히 축적되는 환경재앙 ‘느린 폭력’ ㆍ내부피폭·저선량 피폭도 암 발생 불러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내 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 2022년 8월 21일 촬영한 것이다. / 연합뉴스 지난 8월 24일 오후 1시 3분, 일본이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했다. 원전 폭발사고 오염수를 장기간 바다로 쏟아붓는 것은 인류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국민 10명 중 8명은 반대(한국일보-요미우리 공동 여론조사, 2023년 6월)하는 일본 오염수 방류를 두고 한덕수 국무총리는 8월 24일 대국민 담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때문에 우리 바다가 오염될 거라는 근거 없는 선동으로 수산업이 위협받고 있다.” 방류 시작 나흘 뒤 윤석열 대통령은 오염수 방류에 비판적인 이들을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하는 사람들”이라며 ‘비과학적’이라고 비난했다. 현 정권의 말대로라면 국민 10명 중 8명은 비과학적 미신에 사로잡혀 있다는 얘기가 된다. 오염수 방류는 당장 우리의 삶을 흔들 정도로 급격한 충격을 몰고 오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1993년까지 영국, 미국, 프랑스, 스위스, 네덜란드 등은 이미 바다에 핵폐기물을 버린 전적이 있고, 구소련은 심지어 동해에 버렸다. 2011년 후쿠시마원전 사고 직후, 그리고 이후 2년간 방사성물질을 머금은 일부 오염수는 이미 바다로 흘러들어갔다. 그후 아직 우리의 눈앞에 충격적인 사건이 펼쳐지지는 않았다. 찬성 측에서는 이점을 들어 “방사능 쓰레기를 바다에 더 버려도 괜찮다”고 말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보이지는 않을지언정 바다가 파괴돼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은 “핵폐기물 투기 관행 때문에 전 세계 어디서 바닷물을 떠도 플루토늄이 떠다닌다”고 말한다. 이미 저지른 오염 위에 또 다른 오염이 수없이 축적될 때 생태계에 어떤 영향이 초래될지 우리는 아직 모른다. 롭 닉슨 프린스턴대 교수는 “즉각적이지도 극적이지도 않지만 점점 불어나고 축적되는”, “서서히 펼쳐지는 환경재앙”을 ‘느린 폭력’이라고 명명한 바 있다(<느린 폭력과 빈자의 환경주의>, 에코리브르). 일본의 오염수 방류는 일종의 ‘느린 폭력’이다. 일본의 계획대로라면 원전사고 오염수 방류는 30~40년간 계속된다. 느린 폭력이 수십 년간 끝없이 이어질 때 바다와 해양생태계는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 이것으로 이득을 보는 이들은 누구며, 피해를 보는 이들은 누구인가. 우리가 이런 폭력을 “당장은 안전하다”며 감당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내부피폭, 저선량 피폭은 피폭이 아닌가 오염수 방류가 안전하다고 보는 이들이 주로 내세우는 근거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다. 일본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 탱크 1000여개에 담겨 있는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알프스·ALPS)로 정화한 후 바닷물로 희석해 배출할 계획을 세우고 IAEA에 검증을 요청한 바 있다. IAEA는 지난 7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성물질이 인체에 미칠 영향에 대해 “무시해도 좋을 정도”라는 결론을 내렸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진행 중인 8월 3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청 앞 전광판에 경기바다 수산물 방사능 검사결과 ‘적합’이 표시되고 있다. / 연합뉴스 IAEA는 인체의 방사성물질 노출 허용량이 연간 1밀리시버트(m㏜)라면서 희석된 오염수에서 나오는 방사선량은 연간 0.00002~0.00003밀리시버트라고 봤다. ‘이 정도는 피폭돼도 된다’고 정해진 피폭 허용치를 한참 밑돈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런 ‘피폭 허용치’라는 것은 과연 믿을 만할까? 이 기준치를 제시해온 과학자집단인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가 실은 ‘내부피폭’과 ‘저선량 피폭’의 심각성을 외면해왔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일본 학자인 나카가와 야스오가 쓴 <방사선 피폭의 역사>(무명인·2020년 국내 번역 출간)가 이런 문제의식을 담은 대표적인 책이다. 내부피폭은 음식 등을 통해 방사성물질이 체내 유입돼 피폭되는 것을 말하고, 저선량 피폭은 오랜 시간 낮은 수준의 방사선에 노출돼 피폭되는 것을 말한다. 나카가와 야스오는 이 책에서 ICRP가 피폭의 인체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 수행하는 복잡한 계산은 내부피폭과 저선량 피폭의 위험성을 축소하는 “사실상 속임수”라고 말한다. 이 책엔 내부피폭의 위험성을 알게 된 칼 모건이라는 핵 과학자가, 내부피폭을 무시하려는 ICRP 관련 위원회에서 물러난 사례도 언급된다. 훗날 칼 모건은 <성난 램프의 요정>(The angry gienie)이라는 책을 통해 ICRP가 핵산업의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폭로한다. 반핵의사회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도 최근 발간한 <후쿠시마 오염수와 한국 정부 괴담>이란 온라인 책자에서 “방사능엔 안전치가 없다”고 강조한다. 이들이 미국 국립학술원의 <저선량 방사능의 건강위험에 관한 보고서>(2006)를 요약한 바에 따르면 100밀리시버트에 한번 노출되면 100명 중 1명의 암환자가 추가로 발생하고, 10밀리시버트에선 1000명 중 1명의 암환자가, 1밀리시버트에선 1만명 중 1명의 암환자가 추가로 발생한다. 노출에 비례해 위험이 커지고, 위험이 없는 ‘안전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핵심이다. 반핵의사회와 인의협은 말한다. “암 발생 확률을 개인적으로 따진다면 1만분의 1이나 10만분의 1은 별것 아닌 확률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공중보건의 관점에서 보면 성인 1000만명이 매년 단순 엑스레이를 찍으면 매년 100명의 암환자가 발생한다는 것이니 작은 일이 아니다.” 우리는 질병을 진단하거나 치료하는 데 꼭 필요하기 때문에 방사선 검사의 위험을 감수한다. 훗날 알프스로도 거르지 못한 방사성물질로 인해 80억 인구 가운데 단 몇백명이라도 심각한 질병에 걸린다면 우리는 무엇 때문에 그들의 건강 파괴를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할까. 게다가 그들의 피해는 장시간에 걸친 ‘느린 폭력’의 속성상 과학적으로 규명하기조차 까다로울 가능성이 높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8월 29일 오후 서울 수협강서공판장에서 수산물 원산지표시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오염수는 윤리의 문제다 “과학 대 미신의 대결이다.”(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 “국민을 지키는 건 선동이 아니고 과학이다.”(대통령실 관계자) 일본 도쿄전력의 오염수 방류를 두고 정부는 여러 차례 ‘과학’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염수를 “과학적으로 처리된 오염수”(한덕수 국무총리)로 봐야 한다는 입장까지 나왔다.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에 동원되는 ‘과학’에 대해 물리학자인 이종필 건국대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과학적’이라는 단어가 어떤 물질이 기준치 이하라서 괜찮다는 의미로 쓴 거라면 이는 ‘과학적’이라는 본래 의미의 극히 일부만 참칭한 것에 가깝다. (중략) 일본의 그런 주장이 어떤 과정을 거쳐 나왔는지, 그 과정과 결과가 임의의 제3자에 의해 검증되고 재현 가능한 것인지 따져봐야 비로소 과학적이라는 판정을 내릴 수 있다.”(이종필, ‘후쿠시마 오염수가 안전하다는 주장이 ‘과학적이지 못한’ 이유들’) 이 교수는 IAEA가 원전사업자들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국제기구이며, 도쿄전력이 자료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과학’의 이름으로 오염수 방류를 정당화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방류 찬성은 ‘과학’이고 반대는 ‘비과학’이란 틀짓기가 완전히 잘못됐다는 얘기다. 이처럼 오염수 방류 정당화가 오히려 비과학적이란 지적은 반복돼왔지만, ‘과학이냐 아니냐’의 구도 속에서 반박이 이뤄지는 한 시민들은 방사성물질과 관계된 기술적 쟁점 속에 둘러싸이게 된다. 그리고 기술적 쟁점에 매몰될수록 사안의 본질은 손에 잡기 어려워진다. 이 같은 악순환을 빠져나오기 위한 측면에서도 롭 닉슨의 ‘느린 폭력’ 개념은 유용하다. 폭력이 잘못됐다고 얘기하는 데 과학적 검증이 필요할까. “IAEA가 방사능물질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원칙은 생명의 가치를 경제성의 관점으로 바꾸는 철학에 기반해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사회·경제적 이익과 인간의 생명과 건강이라는, 비교 대상이 아닌 것을 비교한다는 점에서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손제민 경향신문 논설위원, 녹색평론 183호, ‘방사능 피폭, 누가 어떻게 규정하는가’) 바다를 방사성물질로 서서히 오염시키는 느린 폭력을 우리는 왜 논란 많은 ‘안전성 평가’까지 해가며 감당해야 하는가. 일본 원자력 산업계의 이익, 윤석열 정부가 고집하는 대일외교의 기조, 원전 비중을 대폭 늘리려는 현 정부의 에너지 정책…. 인간의 생명과 안전이 이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 특집
- [이주영의 연뮤 덕질기](7)플라멩코와 재즈로 그린 억압과 폭력(2023. 07. 21 11:15)
- 2023. 07. 21 11:15 문화/과학
- ㆍ뮤지컬 와 뮤지컬 플라멩코 군무 / 빅타이틀 제공 무너져가는 벽체에 연결된 커다란 문이 전부다. 객석 앞 무대에 나란히 놓인 8개의 검은 의자와 중간 굽의 검은 구두들이 어떤 용도인지 궁금하던 차, 검은 드레스의 맨발 여성들이 줄줄이 등장해 의자에 앉아 긴 치맛자락을 들춰 구두를 신는다. 마치 무거운 족쇄를 자발적으로 채우는 듯 비장하다. 기괴한 소리를 내며 육중한 문이 열린다. ‘철혈 군주’ 같은 베르나르다 알바가 등장하자, 한국의 ‘창가’ 같은 스페인 노래와 함께 플라멩코 군무가 시작된다. 폭력의 세기인 20세기 초 스페인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의 프롤로그는 이처럼 강렬하다. 가정폭력범인 두 번째 남편 안토니오와 사별한 베르나르다 알바는 8년상을 고집하며 딸들을 억압한다. 베르나르다는 첫 번째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큰딸을 성폭행한 인면수심의 폭력범인 안토니오를 방조해온 공동정범이기도 하다. 가부장(家父長)이 아닌 가모장(家母長) 서사다. 작품 전체의 프로덕션 디자인은 숨 막히고 어두운 블랙이지만, 조명과 리듬은 총천연색을 썼다. 감옥 같은 저택에 갇혀 교류도 연애도 금지당하고, 시기와 질투의 늪에 빠진 다섯 딸의 소리 없는 아우성을 상징한다. 오리지널팀이 내한 공연 중인 뮤지컬 <시카고>는 또 다른 결의 폭력성을 다룬다. 재즈가수가 꿈인 록시와 이미 유명 스타인 벨마는 각기 다른 상황에서 우발적으로 살인을 한다. 뮤지컬 재즈 군무 / 신시컴퍼니 제공 여러 인종과 배경의 여성 살인범 6명이 무대 위에 등장한다. 저마다의 기구한 사연을 소개한다. <시카고>의 대표 넘버인 ‘셀 블록 탱고(Cell Block Tango)’ 장면이 압권이다. 무대 장치는 <베르나르다 알바>처럼 의자와 사다리가 전부. 대부분의 대극장 뮤지컬 오케스트라가 무대 아래 자리하는 것과 달리 <시카고>는 무대 위 가운데에 위치한다. 이 작품은 지휘자와 연주자들, 배우들의 밀당과 농담이 주된 볼거리. 블랙 재킷과 셔츠, 모자로 통일된 배우와 연주자들의 의상이 경계를 넘나든다. 끈적한 재즈음악과 재즈댄스는 여성 사형수들의 배경에 도사리고 있는 냉혹한 가부장과 보수성을 풍자한다. 강렬하고 열정적이며 직설적인 플라멩코와 달리 밀당의 완급 조절이 묘미인 재즈댄스는 타협과 풍자를 통해 폭력성을 갖고 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정작 죄가 없는 이민 여성은 사형되고, 록시와 벨마는 사기와 타협을 통해 출소에 성공한 뒤, 마침내 보드빌(춤과 노래를 곁들인 희극) 스타가 되는 스토리는 1930년 전후 시카고로 대변되는 무법천지의 현주소를 드러낸다. 파국에 이르는 <베르나르다 알바>보다 해피엔딩 같은 <시카고>가 더 무겁게 느껴지는 이유다. 두 작품 모두 8월 6일까지 서울 정동극장과 블루스퀘어에서 상연한다.
- 이주영의 연뮤 덕질기
레이디경향(총 13 건 검색)
- ‘두 아이 아빠’ 유지태 “가정폭력, 사회 관심과 도움 필요”
- 2022. 07. 06 10:31 연예
- 월드비전 유지태 홍보대사가 지난 5일 열린 ‘가정폭력피해아동가정 자립지원사업 성과연구 및 정책 포럼’에서 격려사를 전했다. 월드비전 제공 10년 전부터 꾸준히 가정폭력쉼터를 지원하고 봉사활동을 해온 배우 유지태가 또 한번 선한 영향력을 나눴다.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의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유지태가 ‘가정폭력피해아동가정 자립지원사업 성과연구 및 정책 포럼’에 참석해 가정폭력피해아동가정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유지태는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정폭력피해아동가정 자립지원사업 성과연구 및 정책 포럼’에 참석해 격려사를 전했다. 또한 월드비전의 가정폭력피해아동가정 자립지원사업 홍보 영상의 내레이션에도 참여했다. 이번 포럼은 가정폭력피해아동가정의 온전한 자립을 위한 사업과 정책 제안을 위해 마련된 자리로 현장에 참석한 유지태는 “가정폭력 피해 아동과 가정을 10년 넘게 도우며 오랜 시간 가정폭력 문제에 대해 고민해 왔기에 오늘 이 포럼에 꼭 함께하고 싶었다”며 “이번 포럼을 통해 가정폭력 피해 아동과 가정을 향한 우리 사회의 관심과 도움이 늘어나고, 이들을 위한 정책과 제도들이 잘 논의되어 온전한 자립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우 유지태. 월드 비전 제공 지난 2011년부터 월드비전 홍보대사로 활동해온 유지태는 10여 년 전부터 YWCA에서 운영하는 가정폭력쉼터에서 꾸준히 봉사하고, 가정폭력피해아동들을 위한 컴퓨터 후원 등 쉼터 지원에 앞장섰다. 2009년도에는 이러한 꾸준한 봉사활동과 후원 공로를 인정받아 제6회 서울특별시 여성상을 수상했다.
- 입생로랑 뷰티, 파트너 폭력 인식 개선 프로그램 전개
- 2021. 11. 24 15:59 뷰티
- 코스메틱 브랜드 입생로랑 뷰티(YSL Beauty)가‘ABUSE IS NOT LOVE(폭력은 사랑이 아닙니다)’ 글로벌 프로그램을 펼친다. 오는 11월 25일 ‘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을 맞아 파트너 폭력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의 일환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2년 간 데이트 폭력 신고 건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전 세계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전세계 여성 3명 중 1명은 살면서 파트너 폭력을 적어도 한 번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트너 폭력은 계속 증가하지만 이에 대한 인식이나 제도는 여전히 미진하다. 여성들의 인권과 이와 관련된 사회적 이슈에 주목해온 입생로랑 뷰티는 파트너 폭력 문제 해결을 돕기 위한 인식 개선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국내 안착을 위해 비영리단체인 사단법인 한국여성의전화에 기부금을 전달해 여성 폭력 생존자와 폭력 없는 세상을 지원한다. 또한 시민들의 관심 유도와 사회적 공감대 확산을 위해 12월 8일(수)부터 12일(일)까지 열리는 제15회 여성인권영화제의 Abuse Is Not Love 세션에서 친밀한 관계에서의 여성 폭력에 관한 영화 상영과 토크쇼 피움톡톡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파트너 폭력은 다양한 경고 징후를 수반하며 그 징후를 알고 있으면 미리 위험을 파악하고 도움을 주거나 요청할 수 있다는 ‘9가지 주요 경고 징후(9 Key Warning Signs)’를 전달할 예정이다. 파트너 폭력은 가장 흔히 발생하는 여성 폭력으로 신체적, 성적, 정서적 학대 등 다양한 형태로 자행되지만,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폭력’으로 인식하거나 그 심각성을 인지하기가 어렵다는 맹점을 가진다. 입생로랑 뷰티는 ‘ABUSE IS NOT LOVE’ 프로그램을 통해 2030년까지 관련 학술 연구 지원, 직원 및 2백만 명 대상 교육 달성 등을 목표로 통해 파트너 폭력 위험성을 알리는 활동을 벌인다. 입생로랑 뷰티 박다현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입생로랑 뷰티의 ‘ABUSE IS NOT LOVE’ 프로그램은 여성의 자유와 평등을 지지하는 브랜드의 이념에 매우 필수적인 활동”이라며 “파트너 폭력은 여성의 안전과 자유를 위협하고, 학대 행위는 사랑으로 포장되거나 정당화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프로그램은 파트너 폭력에 대한 올바른 인식 확대와 함께, 도움이 필요한 여성들에게 중요한 자원과 지원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미 입생로랑 뷰티는 2020년 미국, 영국, 프랑스에서 비영리단체와의 파트너십을 시작으로 1년 간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파트너 폭력에 대한 교육을 완료했다. 향후 한국을 포함한 총 17개 국가 비영리단체와의 파트너십을 확대할 예정이다.
- 입생로랑뷰티파트너폭력한국여성의전화폭력없는세상
- 코로나19 위기 속 ‘아동 가족폭력·학대’도 빨간불
- 2020. 05. 01 09:02 화제
- 코로나19 위기 속에 아이들이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른다. 국제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가정폭력과 아동학대의 위험에 노출된 아동의 권리보호를 강조하고 나섰다. 많은 아시아 국가들에서 가정폭력과 아동학대의 급격한 증가가 보고됐기 때문이다. 한국은 4월 초 경찰청의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된 2월과 3월 사이의 가정 내 아동학대 신고 접수가 지난해 동일 기간과 비교해 13.8% 증가했다. 보건복지부가 2018년 발표한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학대 행위자와 피해아동의 관계에 있어 부모가 약 77%를 차지하며, 전체 아동학대 사례 중 가정 내에서 발생한 사례가 80%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고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양육 스트레스와 실직 등으로 인한 경제적 스트레스가 가정폭력과 아동학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등교가 미뤄지면서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학교에서의 아동에 대한 직접적인 관찰이나 방문조사가 어려워졌지만, 지역사회 내에서 이웃의 신고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정태영 사무총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은 물론 인도·싱가포르·필리핀 등 아시아의 수백만 명 아동이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가정 내에서 생활하면서 폭력이나 기타 형태의 학대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보고가 잇따른다”며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아동을 중심에 둬야 한다. 재난상황에서 아동보호체계 모니터링에 신경 쓰고 대책을 마련하며,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이브더칠드런 아시아 사무소장 하산 사디 누르도 “아동은 대다수 재난 속의 숨은 피해자다. 코로나19는 노년층에 더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수면으로 드러나지 않는 고통을 받는 아동이 존재한다”며 “난민과 이주민·빈곤가정은 물론 장애 아동, 복지시설의 아동 등 가장 소외된 아동에 대한 지원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필요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한 정책으로 아동이 고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만 일상생활로 돌아갔을 때 충격과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가 의심되거나 발견할 경우 국번없이 112나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아이지킴콜 112’ 앱을 통해 신고할 수 있다. 또한 여성긴급전화 1366(지역번호+1366)을 통해서도 피해자의 신고접수 및 상담, 관련기관이나 시설과의 연계, 피해자에 대한 긴급 지원이 이뤄진다.
- [웹툰 작가 인터뷰]② 남존여비 속 가정 폭력 겪은 자전적 이야기 ‘단지’의 단지
- 2015. 10. 01 16:59 화제
- 단지 작가는 여자 연예인 몇 명의 얼굴이 떠오를 만큼 예뻤다. 하지만 정작 작가는 자신이 예쁜 줄 몰랐단다. 더 정확히는 안 지 얼마 안 된단다. 왜냐하면 커오면서 단 한 번도 예쁘단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단지’ 2화를 통해 소개된 단지 가족의 면면 지독한 남존여비 풍토에 사로잡힌 가정환경에서 딸이라는 이유로 가족으로부터 신체적, 정신적 학대를 받아온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는 웹툰 ‘단지(www.lezhin.com/comic/dangi)’는 독립해 살고 있는 단지에게 “아버지가 쓰러지셨다”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작한다. 가족을 떠나는 것으로 자신의 상처를 조금 외면하고 있었던 단지는 여전히 자신을 ‘막’ 대하는 가족과 다시 만난다. 함께 사는 아들들은 ‘출근’과 ‘알바’를 이유로 어서 집에 들어가라고 하기 바쁘고, 일을 하고 있는 딸 단지에게는 아버지 병수발을 들라 한다. 작가가 내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날의 일이다. 그리고 단지 웹툰 1화의 토대가 됐다. 단지의 엄마는 딸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할 때를 제외하면 단 한 번도 따뜻한 말을 건넨 적이 없다. “병신 같은 년”이라는 말이 일상이어서 더 심한 욕이나 안 하면 고마울 정도랄까. 집안 살림은 다 부숴도 “애들은 안 때렸다”라고 자긍심을 갖는 게 단지의 아빠다. 오빠는 엄마와 아빠를 반반씩 닮은 모습으로 단지를 대한다. 조선시대도 아니고, 요즘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까 싶지만 “바로 내 얘기”, “우리 집 얘기”라고 하는 독자들의 반응을 보면 할 말을 잃게 된다. “페이스북으로 독자들의 사연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예상 밖으로 많은 사연이 신청돼 놀랐어요. 저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놀랐고, 제가 보기에도 심각한 사연들이 많아서 또 놀랐고요. 성폭행이나 칼부림 같은 일들이 부모 자식 간에 났다면서 말이에요. 그 순간 알았죠. 이 땅엔 정말 많은 단지들이 있구나, 하고요.” 혼자서 아무런 독자의 피드백 없이 아픈 자신의 과거 그릴 때가 정말 힘들었다는 단지(32) 작가는 “살아주셔서 감사해요”라는 독자들의 반응을 보고서야 비로소 묵은 감정을 꺼낼 수 있었다고 했다. 독자들의 위로에 작업할 때마다 “사실 좀 많이 울었다”라고 했다. 왜 그제야, 왜 그렇게 울었을까. “이전에 작업할 때는 ‘아! 그런 일도 있었지’ 해도 울 만큼의 여유가 없었어요. 그리고 아무리 한풀이 만화라지만 감정적으로 흐르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나의 가족 이야기고, 그들이 왜곡될 수 있으니 그냥 오로지 사실에만 집중했죠. 그러면서 보는 사람은 열받게? 그런데 지금은 옛날 감정에 울컥도 하고요. 독자들의 말에 눈물도 나고요.” 독자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너 힘들었지, 울어도 돼!’라고 느껴진다고 했다. 가족의 학대, 만화로 그려낼 꿈꾸며 버텨내 혹자들은 말하기 쉽게 작가의 본격 한풀이 만화라고 한다지만, 어디 한풀이가 쉬운가. 자기 얘길 한다는 게 쉬우냐는 말이다. 이 작품을 위해 작가가 얼마나 큰 용기를 냈을지…. “어려서부터 꿈이 만화가였어요. 단 한 번의 의심 없이 당연한 꿈이었죠. 그래서 힘들 때마다 ‘지금은 힘들지만 나중에 내 이야기를 만화로 그릴 거야!’ 하면서 견뎠어요. 하지만 지금처럼 날것의 사실을 그리게 될 줄 몰랐어요. 그 소스로 재창작을 할 생각만 했죠.” 많은 사람들이 작품 ‘단지’가 단지 작가의 데뷔작인 줄 알고 있지만 사실 이미 세 편의 웹툰을 그린 기성 작가다.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탓에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감추고 필명도 바꿨다. 전작들의 인지도, 후광 도움 없이 세상에 나온 것이다. 걱정에도 불구하고 ‘단지’는 연재 44일 만에 누적 조회 수 300만을 돌파하며 큰 화제를 끌었다. ‘단지’를 연재하고 있는 레진코믹스 전체 Top 100에서 2위(8월 기준)까지 기록했다고 한다. 로맨스나 판타지가 아닌 장르로는 이례적인 결과라고. 그리고 독자들뿐 아니라 언론의 주목도 크게 받았다. “이렇게 주목을 받을지 몰랐어요. 기사를 보면 여성 문제, 가정 내 폭력을 다뤘다고 돼 있던데…. 저는 사실 사회적인 문제를 제기하고자 의도한 건 아니에요. 그저 순수하게 나 이런 거 겪었다, 하고 말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보시는 분들이 제 의도보다 더 깊게 봐주시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에요. 하지만 밝은 이야기는 아니니까 큰 관심이 부담도 돼요.” 주목을 받으니 작가 입장에선 좋지만, 아무래도 순수 창작물인 전작들은 묻히고 자전적 이야기가 인기를 얻다 보니 묘한 기분까지 숨길 수는 없다고 했다. 자전적 만화 ‘단지’도 네 번째 차기작을 준비하다 탄생한 것이었다. 당시 다른 회사와 차기작을 준비 중이었는데, 유독 담당 편집자가 심하게 ‘컷’을 해서 단지 작가의 표현에 의하면 6개월을 시달렸다고. 우리 모두는 소중한 존재라고 말해주고파 “담당 편집자가 자꾸 ‘이거 진짜 네가 하고 싶은 이야기 맞아?’라고 묻는 거예요. 사실 제가 하고 싶은 소재가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난 뭘 하고 싶지?’ 하고 고민에 빠졌을 때 단지 1화 시작처럼 아빠가 쓰러지셨다는 소식을 들은 거죠. 꽤 안정을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병원에서 다시 마주한 가족과 부딪히면서 옛 기억이 떠오르고 불안에 떠는 저를 다시 봤죠.” 아팠던 옛 기억이 떠오르는 것과 동시에 담당 편집자의 “네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뭐냐?”라는 물음이 들렸단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작품을 준비하기로 하고 바로 본가에 가서 옛날 일기를 가져왔다. 하지만 차마 볼 용기가 나지 않아 3주간 덮어두기만 했다고. “지금도 그 일기를 보면 당시의 분노가 느껴져요. 어렸을 때니 자제할 줄도 몰랐으니까요. 하지만 아무리 아픈 기억이라도 시간 지나 보면 창피해요. 분노가 글로 남겨져 있는 게요. 제가 작품을 하면서 감정을 최대한 절제한 이유도 그거예요. 제 만화가 나중에 그러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더 큰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 같아요.” 자신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그려냈을 정도면 어느 정도 극복이 된 것일지 궁금했다. 단지 작가는 신기하게도 무뎌지긴 하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그게 극복은 아니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자신도 그것을 극복이라고 착각했으며 무뎌진 것이지 치유된 것은 아니라서 언제든 다른 감정들이 부딪혀오면 여전히 툭하고 터져버린다고 한다. 그래도 자신이 극복하려는 과정 속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단지’의 엔딩이 궁금하다. “지금은… 하(깊은 한숨)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내용으로 가고 있어요. 사실 처음 구상했을 때는 가족에게 말해주는 거였어요. 가슴속에 묻어두기만 했던 얘길 말하는 것 자체가 목표였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연재가 계속될수록 이게 현실적인 문제다 보니, 보여드릴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처음과 달리 고민돼요. 겁도 나고요.” 아직 연재가 끝나지 않았으니 작가의 고민은 진행형일 것이다. 단지 작가는 마무리를 하면서 다른 많은 단지들에게 자기감정에 충실하라고 말해줬다. 뻔한 말이지만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꼭 알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자신은 그것을 너무 늦게 알았다는 고백과 함께. 마지막으로 ‘나는 소중하다’, ‘나는 예쁘다’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당부 또 당부했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강은진(객원기자) ■사진 / 김동연(프리랜서) ■자료 제공 / 레진코믹스, 미역의 효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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