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283 건 검색)
- 여당 필리버스터 왜 안했나 “김 여사 국민 눈높이 맞지 않아 궁여지책” vs “정치쟁점화 막으려”
- 2024. 09. 20 13:12 정치
- ... 답했다. 반면 강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민주당의 노림수를 저희가 잘 알기 때문”이라며 “필리버스터를 하면 민주당이 면책특권을 이용해 24시간 멈추지도 않고 끊임없이 없는 죄, 있는 죄 갖다붙여서...
- “몸 축내고 남는 게 없다” 국민의힘 ‘필리버스터’도 포기
- 2024. 09. 20 06:00 정치
- ...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노란봉투법 등 쟁점 법안을 밀어붙일 때마다 필리버스터로 맞서왔다. 이번에 필리버스터를 택하지 않은 건 반복된 필리버스터로 인해 당내 피로감이 누적된 데다 무용론이 커졌기...
- 무용론에 김건희 여사 방어 부담감까지···필리버스터 포기한 국민의힘
- 2024. 09. 19 17:19 정치|정치
- ... 법안을 밀어붙일 때마다 필리버스터로 맞서왔다. 이번에 필리버스터를 택하지 않은 건 반복된 필리버스터로 인해 당내 피로감이 누적된 데다 무용론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 [속보]국민의힘, ‘쌍특검 상정’ 본회의 보이콧···필리버스터 안하기로
- 2024. 09. 19 14:12 정치|정치
- ... 본회의를 소집하고 안건 상정·표결을 강행하는 데 반발해 이같이 결정했다. 당내에서는 당초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대응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무용론이 제기돼 본회의를 아예 참석하지 않기로...
스포츠경향(총 49 건 검색)
- 21대 첫 정기국회, 정치권 협치다짐 했지만 필리버스터로 막 내려
- 2020. 12. 10 19:23 생활
- 민주노총,참여연대등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 관계자들이 국회본회의 직후인 10일 서울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즉각 제정을 요구하는 빔 프로젝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21대 첫 정기국회가 100일간의 회기를 10일로 마무리했다. 국회는 역대 최대인 558조원의 예산안을 국회선진화법 시행 첫해인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법정 시한 내 처리하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개정안 처리를 두고 정치권은 대립을 이어갔고, 여당 단독 법안 처리와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로 막을 내렸다. 정기국회는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입법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됐다. 이낙연 대표는 같은 달 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의미의 아프리카 반투족의 말 ‘우분투’를 언급해 협치 기대감도 높였다. 정치권 협치는 예산 측면에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4차 추경안은 여야 합의로 역대 최단기간 내 처리됐다. 공수처법 등 개혁 입법을 둘러싼 정치권 대치는 협치 분위기를 얼어붙게 했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를 4차례 열어 후보를 도출하고자 했으나 야당 거부권으로 불발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다수 의석을 앞세워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를 밀어붙이고, 야당이 필리버스터와 정권 퇴진 구호로 응수했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정기국회는 총 400건의 법안을 가결했다. 대안 반영까지 합하면 총 1천293건 법률안을 처리했다. 그러나 공수처를 둘러싼 갈등에 민생 법안은 외면했다는 평가도 있다. 입법의 첫 문턱인 법안소위도 여당의 중점법안이 걸린 상임위에 집중됐다. 총 28개 법안소위가 정기회 100일간 평균 4.5회 열렸지만 법사위(8회), 행안위(1소위 13회·2소위 7회), 정보위(7회) 등에선 평균을 상회했다. 복지위(1소위 3회·2소위 2회), 과방위(정보통신방송소위 3회·과학기술원자력소위 4회), 산자위(중소벤처기업소위 4회·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 4회), 교육위(4회) 등 중점 법안이 없는 곳은 법안 논의가 활발하지 못했다. 노동자 사망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사업주나 기업을 처벌하는 내용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택배 노동자의 과로를 막기 위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환경미화원 등 필수노동자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필수노동자보호법 등은 본회의에 부의되지 못했다.
- 성탄절에도 이어진 필리버스터 대치…27일 선거법 표결에 무게
- 2019. 12. 25 15:26 생활
-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이 사흘째 이어진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유한국당 박대출 의원이 오전 8시까지 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여야는 성탄절인 25일에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대치를 이어갔다. 이번 임시국회 회기는 이날 밤 12시에 종료된다. 자유한국당이 신청한 필리버스터도 국회법에 따라 이때 자동으로 종결된다. 더불어민주당이 소집을 요구한 새 임시국회는 26일 다시 시작된다. 본회의 개의와 선거법 표결은 27일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한국당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해 발의한 탄핵소추안 표결 시한이 26일까지이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홍 부총리가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 예산안 심사에 협조해 정치적 중립을 어겼다며 탄핵소추안을 발의했고, 이 안건은 지난 23일 본회의에 보고됐다. 국무위원 탄핵소추안은 본회의 보고 후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무기명 투표로 표결해야 하기에 26일 본회의가 열린다면 표결을 피할 수 없다. 민주당은 이를 고려해 27일 본회의를 여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필리버스터 정국 긴장이 한껏 고조된 만큼 하루 정도 ‘열을 식힐’ 시간을 둔 뒤 선거법 표결에 들어가는 게 좋을 것이라는 판단도 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의장단도 필리버스터가 이어지면서 피로가 쌓여있어 전체적으로 하루 휴식을 취한 뒤 본회의 개의와 선거법 표결을 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상황에 따라서는 ‘4+1’ 협의체가 26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선거법 표결에 들어가는 ‘속도전’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선거법 표결 처리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의 기 싸움은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당이 신청한 선거법 필리버스터에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도 찬성 토론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국회 본회의장은 24시간 불을 밝히는 중이다.
- [속보] 민주,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한국당, 선거법 필리버스터
- 2019. 12. 13 15:14 생활
- [속보] 민주,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한국당, 선거법 필리버스터 YTN캡처.
- 국회, 오늘 본회의서 패스트트랙法 일괄상정…한국당 필리버스터 방침
- 2019. 12. 13 12:58 생활
- 문희상 국회의장과 교섭단체 여야3당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회동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문 의장,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연합뉴스국회는 13일 오후 3시 본회의를 열고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검찰개혁 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일괄 상정키로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다만 자유한국당은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한국당 심재철·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 본회의 개의 및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 등에 합의했다.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선거법을 비롯한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에 앞서서는 지난 10일 본회의에서 처리하지 못한 22건의 예산부수법안과 각종 민생 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날 본회의에서는 예산부수법안, 민생 법안,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과 검찰개혁 법안 등의 순으로 상정될 계획이다. 또 다른 패스트트랙 법안인 유치원 3법도 함께 상정된다. 다만 패스트트랙 법안 가운데 가장 먼저 상정되는 선거법 개정안은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방침으로 이날 중 처리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은 선거법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본회의 선거법 상정에 앞서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의 수정안을 낼 예정이다. 이를 위해 4+1 협의체는 본회의 전까지 최종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수정안 논의와 관련해 “정해가고 있는 과정으로 보면 된다”면서 “4+1 단일안을 제출안을 제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의견 차는 최대한 좁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본회의 개의와 함께 임시국회 회기를 결정하기 위한 표결도 이뤄진다. ‘이번 임시국회의 회기를 오는 16일까지 하자’는 민주당 입장과 ‘통례에 따라 30일간 진행해야 한다’는 한국당 입장이 맞선 데 따른 것이다.
주간경향(총 3 건 검색)
- [시사 2판4판]무제한 필리버스터(2019. 12. 06 16:06)
- 2019. 12. 06 16:06 정치
- 필리버스터는 다수당의 특정 법안처리를 막기 위해 국회의 의사진행을 지연시키는 무제한 토론을 말한다. 11월 29일 자유한국당은 199건의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국회를 무력화했다. 때문에 민식이법을 비롯한 민생 법안은 결국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필리 자, 줄을 서시오! 민생 여기가 뭐하는 줄인가요? 필리 여의도 공연장에 들어가려면 줄을 서야 하오. 민생 여기 입장권이 있는데요. 필리 입장권도 소용없어요! 민식 저는 민식이라고 하는데 입장이 안 되나요? 필리 다른 사람들 줄 서 있는 거 보이지요? 199명이 줄을 섰어요. 민식 그런데 당신은 누구세요? 여기 직원도 아닌 듯한데. 필리 음, 나로 말하자면…. 좀 어려운 이름인데, 필리 거시기라고. 뭐든지 무제한으로 막는 거예요.
- 시사 2판4판
- [특집]필리버스터, 정치를 재발견하다(2016. 03. 08 14:42)
- 2016. 03. 08 14:42 정치
- ㆍ‘날것 그대로의 정치’에 대한 결핍 느끼던 시민들 뜨거운 관심과 열광 192시간 26분. 국회의원 38명 참여.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2일까지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의원들이 총 9일 동안 진행한 테러방지법안 반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는 ‘세계에서 가장 긴 필리버스터’라는 기록을 세우고 막을 내렸다. 테러방지법안 통과는 막지 못했다.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는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시작은 ‘야당 정치의 부활’을 알리는 듯했지만 “소수정당이라 힘이 없다”는 눈물 섞인 호소로 마무리됐다. 필리버스터 효과는 4·13 총선이 끝나봐야 정확히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9일간의 필리버스터는 만연한 정치혐오를 걷어내고, ‘말’을 통해 진행되는 정치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2월 23일 정의화 국회의장이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던 테러방지법안을 직권상정하자 더불어민주당은 당론으로 필리버스터를 하기로 결정했다. 한국 헌정사에서 47년 만의 필리버스터였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으로 상임위원회에서 테러방지법안에 대해 쭉 논의해 왔던 초선 비례대표 김광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이날 오후 7시5분 첫 테이프를 끊었다. 지난달 2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직권상정된 테러방지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의원을 시작으로 9일간 이어졌다. / 김창길 기자 인터넷TV 누적 시청자 510만명 필리버스터가 시민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이날 자정 무렵부터였다. 김광진 의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1964년 필리버스터 기록(5시간19분)을 깨면서 ‘필리버스터’, ‘김광진’, ‘김광진 힘내라’ 등의 검색어가 포털 검색어 상위에 오르기 시작했다. 문병호 의원(국민의당)에 이어 24일 오전 2시30분 무렵 바통을 넘겨받은 은수미 의원(더민주)이 10시간18분 동안 발언해 최고 필리버스터 기록을 경신했다. 은수미 의원실에는 1만~2만원의 소액 후원이 2500건가량 한꺼번에 쏟아져 통장 8개를 더 만들어야 했다. 필리버스터에서 의원들의 발언을 토대로 테러방지법에 대한 뉴스와 게시글, 짤방(사진 콘텐츠)이 쏟아지면서 여론의 관심은 필리버스터를 하는 이유, 즉 ‘테러방지법’으로 옮겨붙었다. 을 본뜬 ‘마이 국회 텔레비전’ 국회방송은 평소 시청률이 10배 폭발했다. 3200명이 필리버스터를 보겠다고 국회를 찾았다. 국회방송과 별도로 필리버스터를 인터넷 중계한 팩트TV의 누적 시청자 수는 지난달 29일 기준 510만명이었다. 필리버스터 실시간 요약 사이트도 만들어졌다. 하루 종일 생중계를 보지 않아도 내용을 알 수 있게 됐다. 필리버스터에 대한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열광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는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결핍을 방증한다”고 봤다. 서 교수는 “지금의 20~30대는 5공 청문회 때 노무현 의원이 명패를 던지던 장면을 못 봤거나 기억하지 못한다. 국회의원들이 국회라는 제도적 공간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얘기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해 눈물을 흘리거나 분노하는 모습 자체를 처음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동안 정치인과 시민들은 어느 때보다도 가깝게 있었다. 김제남 의원(정의당)은 “국민의 의견을 전달해 국회 속기록에 남기고 싶다”며 인터넷으로 접수된 의견을 읽었다. ‘20분 동안 책상 쾅쾅’ 등 누리꾼들의 재치가 담긴 아이디가 하나하나 기록에 남을 때마다 누리꾼들은 열광했다. 김 의원은 1998년 ‘데모 많이 하는 대학’ 출신에 성적이 나빴다는 이유로 운동권 경력을 의심받아 기무사에 끌려가 고압적인 조사를 받았다는 한 누리꾼의 사례를 소개했다. 개인의 기억이 역사로 남게 됐다. 전순옥 의원(더민주)이 “우리 오빠 전태일”로 발언을 시작했을 때 국회TV를 감상하던 채팅창은 술렁거렸다. 전 의원이 전태일 열사의 동생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누리꾼이 많았던 때문이었다. 앵커 출신인 신경민 의원(더민주)은 뉴스 클로징 멘트 스타일로 박근혜 대통령의 독선을 비판해 야권 성향 시민들을 대신한다는 후련한 느낌을 줬다. 최해선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필리버스터는 민주주의의 발견이라기보다 정치 자체의 발견이었다”며 “정치란 협잡이나 정치공작을 위해 잔머리만 쓰는 줄 알았는데, 의원들 하나하나가 생리적 욕구도 참아가며 몸뚱이 하나로 역부족인 상태를 어떻게든 버텨내려는 모습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날것 그대로의 정치’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들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의원이 2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은 의원은 10시간 18분 동안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 / 강윤중 기자 의원들 발언 놓고 채팅창에 찬사 이어져 국회선진화법에 필리버스터를 할 경우 미국과 달리 안건 관련 발언만 하게 돼 있어서 ‘수준 높은 연설’을 보게 된 것도 열광의 한 이유로 꼽힌다. 김광진 의원(더민주)은 비상사태의 절차적 적법성을 따졌고, 은수미 의원(더민주)은 “인간은 억압받지 않고 자유로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익 의원(더민주)은 테러방지법을 ‘국민감시법’으로 규정한 뒤 “사찰당하는 나라에서 살고 싶으냐?”고 물었다. 어떤 사회·어떤 나라를 만들어갈 것이냐에 대한 정치인의 고민과 철학이 생생하게 전달되는 현장이었다. 박원석 의원(정의당)은 동백림 사건·인혁당 사건 등 역대 국정원 조작사건을 상세하게 설명했고, 김경협 의원(더민주)은 기존의 대테러 지침을 읽었다. 서기호 의원(정의당)은 외국의 정보보호 사례를 전했다. ‘마국텔’ 채팅창에는 ‘인문학 강좌’, ‘현대사 강좌’, ‘법이 빛나는 밤에’라는 찬사가 잇따랐다. 국회의원 개개인의 개인사도 조명받았다. 안민석(더민주), 정청래(더민주), 정진후 의원(정의당)은 본인의 사찰과 고문 경험을 토로했고, 3선 의원이지만 이번에 공천에서 배제된 강기정 의원(더민주)은 “필리버스터를 대체 왜 하느냐”는 질문에 “이전에는 야당이 할 수 있는 것이 몸싸움밖에 없었다”며 “이런 제도(필리버스터)가 진작 있었다면 나도 폭력의원이라는 멍에를 지지 않았을 텐데”라고 인간적 답변을 해 호응을 샀다. “동물국회 시절 가장 동물적이었던 강기정 의원이 현대인 국회에서는 가장 평화적”이라고 지적한 SNS 문구가 호응을 사며 재전송됐다. 직장인 장은선씨(29)는 “필리버스터로 처음 알게 된 정치인들이 많다. 우리나라에 다양한 의원들이 있고, 나름 신념을 갖고 일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문학평론가 황현산씨는 “이번 필리버스터는 어떤 전기가 될 수 있다. 한때는 공부하기 싫은 대학생들이 나라를 소란하게 만든다고 했다. 다음은 이기적인 노동자들이 경제를 망친다고 했다. 그리고 내내 일 안 하는 국회의원들이 나라를 망친다고 했다. 이제 그 누명에서 벗어날 때”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열광은 거꾸로 실망을 낳았다. 새누리당이 테러방지법 수정안을 더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버티는 상황에서 필리버스터 중단 소식은 지난달 29일 박영선 비대위원의 목소리를 통해 나왔고, 필리버스터에 참여한 국회의원들은 개별적으로 SNS에서 반발해 자중지란의 모습을 보였다. 김종인 더민주 대표가 “선거 망치면 책임질 거냐”며 이종걸 원내대표를 호통쳤다는 보도도 나왔다. 더민주는 의원총회를 하느라 예정된 기자회견도 연기해야 했다. 이종걸 원내대표의 사죄로 필리버스터를 마무리하고, 김종인 대표가 필리버스터에 참여한 의원들을 격려하고, 이목희 정책위원장이 “테러방지법 개정”을 공약으로 내놓으면서 당내 흐름은 정리되고 있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더민주는 필리버스터가 지속될 경우 선거구 확정안 연기로 인한 ‘총선 무산’의 후폭풍을 모두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있는 데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실정 심판을 주요 총선 의제로 가져가는 전략에 차질을 빚게 된다는 판단에 따라 필리버스터를 중단했다. ‘세월호’ 등 SNS에서 호응 높았던 이슈에 몰입해도 현실의 선거에서는 전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패했다는 경험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 장은선씨도 “팟캐스트를 듣거나 SNS를 하는 친구들은 필리버스터 얘기를 많이 하는데, 종편이나 지상파를 즐겨 보는 어르신들은 별로 관심이 없더라”고 전했다. 지난 4일 한국갤럽의 전국 성인남녀 1100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더민주의 지지율은 23%로, 지난주 대비 4%포인트 상승,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새누리당은 지난주보다 지지율이 4%포인트 하락한 38%를 기록했다. 국민의당은 9%, 정의당 4%, 없음·의견유보는 26%였다. 상승세지만 여전히 야권 전체보다 여권의 지지율이 높다. 의원들 개개인의 개인사도 조명 받아 필리버스터 정국은 지상파 방송에서 외면당했고, 종편에서는 조롱당했다. 은 2월 24일 “(필리버스터에 참여하는 의원들이) 요실금 팬티도 준비했다”고 언급하는 보도로 더민주의 항의를 받았다. 는 지난 3일자 1면에 ‘필리버스터 역대 신기록, 경기침체도 역대 신기록’이라는 제목을 뽑아 경제문제의 책임을 야당의 필리버스터에 떠넘겼다. 서복경 교수는 “필리버스터의 확산이 가로막히는 데는 분명 미디어적 한계가 있다. 그러나 미디어의 한계는 정당의 조직력으로 돌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미디어의 중계 없이 정당과 시민이 직접 만나는 기회를 계속 차단해가는 ‘정당법’과 ‘정치개혁’ 과정이다. 2004년 ‘오세훈 선거법’으로 불리는 정치개혁법이 통과되면서 각 정당의 지구당이 폐지됐고, 합동유세도 금지됐다. 정당의 지역 사무실인 지구당과 합동유세가 ‘돈 선거’의 원흉이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선관위도 현재 시민들의 정치참여는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서 교수는 “예전에는 시민들이 불만이 있으면 지구당에 항의방문하고, 이런 것들이 정치인과 유권자가 직접 만나지 못해도 정당에 압력 요소가 되고 시민들과 접촉하는 계기도 됐다”며 “지금은 4년에 한 번 선거가 오지만 정치인이 누군지 충분히 알기 쉽지 않고, 선거가 끝나면 다시 시민과 정치인은 만날 기회가 없이 단절된다”고 말했다. 필리버스터의 열광을 불러온 ‘날것 그대로의 정치’에 대한 결핍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이런 구조는 진보정당에 특히 취약하다. 임한솔 정의당 서울 서대문구위원장은 “선거운동 기간도 2주로 제한돼 있고, 예비후보 등록을 해도 후보 본인이 명함을 돌리는 것 외에 유권자를 만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생활체육 지도자 자격증이 있는 임 위원장은 지역에서 꾸준히 운동모임을 열면서 시민들과 접점을 늘려가려고 한다. 그러나 각개약진에도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필리버스터에서 보인 것처럼 연설이나 정책설명 등 정치 본연의 방식으로 소통할 기회가 부족하다. 지난해 4월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위에서도 ‘지구당’이 부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지구당 대신 정체불명의 사조직을 동원하게 되고, 인지도 높은 현역에게 선거가 턱없이 유리해져 지역주의 구도 고착화에도 한몫한다는 사실이 지적됐다. 필리버스터 정국이 끝난 여야는 본격적으로 총선을 위한 활동에 돌입했다. 하지만 총선이 끝난 후, 시민들이 정당을 떠나 정치권 자체에 보인 모처럼의 관심과 애정을 ‘항구적인 관계’로 바꿔나갈 과제가 남았다. 뉴미디어 속 필리버스터 기록관리 재생산 짧아도 2시간. 길면 12시간. 필리버스터를 위해 연단에 서는 의원들의 발언 시간이다. 하루 종일 국회방송을 들으면서 의원들의 주요 발언을 정리하고 쟁점을 파악하는 것은 고학력 엘리트의 전유물이거나 시간이 많은 사람들에게나 허락된 특권처럼 비춰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회에서 방대한 말의 향연이 열릴 때, 시민들은 새로운 미디어를 활용한 참여 아카이빙(기록관리)으로 잔치를 즐길 수 있었다. 뉴스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루5분 스푼’은 ‘필리버스터 한눈에 보는 사이트’를 표방한 필리버스터 투데이(http://www.filibuster.today)를 열었다. 홈페이지 상단에는 국회방송을 링크해 생중계되는 연설을 들을 수 있도록 했으며, 하단에는 김광진 의원부터 이종걸 의원까지 38명의 의원들 발언시간과 내용이 요점만 뽑혀 조목조목 정리됐다. 발언 요지는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구글에도 시민참여 기록문서(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iupVJIgvAdy4d9wtMn0Mn1VSpWcI97hGSbSKkQSQG50/htmlview?sle=true#)가 열렸다. 엑셀 형식으로 된 이 사이트에서는 필리버스터에 참여한 의원들의 프로필, 관련기사, 중개채널, 관련 여론조사 현황 등이 정리돼 있다. 언론기사뿐 아니라 커뮤니티 사이트나 정당 게시판에 올라온 테러방지법 관련 콘텐츠도 링크돼 있다. 국회의장에게 편지를 남기거나 의원들에게 후원할 수 있는 사이트도 안내돼 있고, 문서에 직접 의원들에게 건네는 응원도 남길 수 있다. 기록, 정보제공, 참여까지 한 문서에서 제공하는 셈이다. 국회의원들에게 필리버스터에서 ‘말할 거리’를 제공하거나, 의견을 직접 전달하는 사이트도 열렸다. 김제남 의원, 최민희 의원 등이 이 사이트에 올라온 의견을 전달해 호응을 받았다. 필리버스터 반대 서명 사이트도 순식간에 생겨났다. 사용자들이 직접 제작하는 온라인 백과사전 사이트 위키백과와 나무위키에도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 항목이 생겨 갱신과 업데이트가 이뤄졌다. ‘마이 국회 텔레비전’이라는 애칭을 얻은 아프리카TV 국회방송 채팅창에서는 국회의원들의 이미지를 게임 속 역할이나 이미지로 비유했다. 김광진 의원은 열혈 총학생회장, 박원석 의원은 전공에 해박한 교수, 신경민 의원은 교장선생님, 이런 식이다. 필리버스터가 시민에게 ‘놀이’로 쉽게 다가가게 한 셈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정치 고관심층과 저관심층을 연결했다. 2월 25일 강기정 의원이 “19대 국회에도 이런 제도가 있었다면 저도 폭력의원이란 누명을 쓰지 않았을 텐데”라고 말해 맥락을 몰라 어리둥절했던 사람들은 “동물국회에서 가장 동물적이었던 강기정 의원”이라는 트윗 멘션을 보면서 이해했다. 4대강 예산·미디어법 통과를 몸으로 막으려다 폭력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강 의원의 과거사가 평소 정치에 관심 많던 트위터 이용자의 멘션을 통해 알려졌다.
- 특집
- [유승찬의 눈]‘기적’ 걷어찬 ‘필리버스터 중단’(2016. 03. 08 10:13)
- 2016. 03. 08 10:13 오피니언
- 역동성과 반응성의 결여가 더불어민주당에 찾아온 천재일우의 기회를 날려버렸다. 정의화 국회의장의 테러방지법 직권상정 방침으로 우연히 시작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운동은 분열과 당파싸움으로 존재감을 상실한 더민주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39명의 야당 국회의원이 무려 192시간이 넘게 진행한 필리버스터는 20대가 주도한 소셜 미디어와 결합하면서 사상 초유의 ‘국회 속 정치운동’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냈다. 김광진, 문병호, 은수미로 이어진 2월 24일 하루에만 소셜 빅데이터에서 필리버스터를 언급한 문서가 80만건 넘게 검색됐을 정도다. 24일 은수미 언급량만 50만건에 이르러 정치인 하루 언급량 최고치를 경신했다. 은수미는 이번 필리버스터 운동이 낳은 최고의 ‘필리버스타’가 됐다. 필리버스터는 야당 국회의원들의 존재증명이었고, 시민들은 그들의 열정과 헌신에 갈채를 보냈다. 국회 TV가 생중계하고 SNS가 퍼나른 정치 록페스티벌 같았다. ‘마국텔(마이 국회 텔레비전)’이라는 신조어는 정치지형의 변화가 순식간에 일어날 수 있음을 말해주었다. 하지만 김종인이 이끄는 더민주 지도부는 젊음과 열정으로 가득한 이 록페스티벌을 끝내 거부했다. 그들은 필리버스터 중단을 선언했고 테러방지법은 국회를 통과했다. 그렇다면 더민주 지도부는 왜 필리버스터를 중단한 것일까. 표면적으로는 안보 프레임으로는 선거를 이길 수 없고, 필리버스터로 인해 선거구 획정이 늦어져 20대 총선이 연기되면 야당에 역풍이 불 우려가 크다는 것이었다. 역풍이란 이기고 있는 정당에게 불어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더민주 지도부는 자신들이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이기고 있다고 판단했을까? 장님이 아니라면 그랬을 가능성은 없다. 데이터도 있었을 것이다.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동안 당 지지율은 변동이 없고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결집하는 현상이 나타났지만, 필리버스터에 참여한 의원들의 지지율은 계속 상승하고 있었다. 국회의원은 존재증명을 했지만 정당은 우왕좌왕하면서 자신들이 왜 존재하는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국민들에게 설명하지 못했다. 국회에서 야당 의원들의 매우 헌신적인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동안 더민주 지도부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권력을 수렴청정하고 있었다. 김종인은 문재인이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혁신안을 무력화시키고 당무위 권한까지 위임받는 등 무소불위의 일사불란한 지도체제를 구축해 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국회에서 진행된 필리버스터 열풍은 그들의 존재감을 왜소화했고, 비상대권을 장악하는 데 뭔가 혼란의 변수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을 초래했다. 즉 더민주 지도부가 필리버스터 중단을 결정한 것은 상대와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넘어 사실은 공천권을 비롯한 비대위 권력의 누수를 막기 위한 것이었을 수 있다는 가설이 가능하다. 페친인 이강원 변호사는 “안보이슈가 쟁점이 돼서는 이길 수 없다는 전제, 유권자가 이념적으로 우편향돼 있다는 전제, 지지층 결집만으로는 이길 수 없다는 전제, 중도 무당층을 끌어오려면 이념이 아닌 경제 이슈로 선거를 규정해야 한다는 전제”에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적어도 더민주가 선거구 자체가 대폭 늘어난 수도권을 승부처로 생각한다면 정부·여당에 우호적이지 않은 유권자들에게 투표장에 나오게 할 것인지에 당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필리버스터를 중단한 더민주의 결정은 적어도 선거판을 뒤흔들 ‘기적의 순간’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김수영 시인의 말처럼 ‘예기치 않은 순간’에 구원의 손길이 펼쳐졌으나 지도부는 끝내 이를 뿌리쳤다. 물론 싸움은 아직 진행형이다.
- 금주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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