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1,068 건 검색)
- “‘친일 논란’ 한국사 교과서 채택 철회해야”…교육계·시민단체 반발 계속
- 2024. 12. 17 16:01 사회|사회|지역
- ... 한국사교과서 문제를 좌우 대결로 몰고 가려 한다”면서 “하지만 친일독재를 미화한 ‘불량’ 한국사교과서 채택은 좌우 대결의 문제가 아니라 정의와 불의, 인권과 반인권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 ‘친일 논란’ 한국사 교과서 택한 문명고 “보조교재 선정하겠다”…학부모 대상 교과서 공개행사는 연기
- 2024. 12. 16 17:20 사회|사회|지역
- .... 문명고 제공 이와 별도로 학교 측은 오는 17일 오후 2시 문명고 교장실에서 학부모들을 상대로 9종 한국사 교과서 공개 행사를 예고했다. 언론에는 공개되지 않는다. 하지만 문명고는 16일 오후 늦은 시각...
- 7년 만에 반복된 ‘문명고교 교과서 파동’…시민단체 “불량 한국사교육 시도 중단을”
- 2024. 11. 19 20:15 사회
- ... 미화 논란’ 교과서 채택…전국 일반고 중 유일 “친일·독재 미화를 중단하라, 불량 한국사교육 시도를 중단하라!” 19일 경북 경산시 문명고등학교 앞에서는 ‘문명고 친일·독재 미화, 불량...
- 독재미화한국사경북교육
- 수능 ‘이것만은 꼭’, 모바일 신분증 사용 불가…한국사 응시 ‘필수’
- 2024. 11. 13 21:31 사회
- ...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또 본령이 울리기 전에는 문제를 풀지 않아야 한다. 모든 수험생은 4교시 한국사 영역에 응시해야 한다. 한국사 영역에 응시하지 않으면 해당 시험이 무효 처리되고, 성적통지표...
- 2025 대입수능
스포츠경향(총 460 건 검색)
- NCT 도영, 한국사 공부에 빠졌다…“3년 전 한국사 2급 취득” (나혼산)
- 2024. 12. 05 17:09 연예|연예
- ‘나혼자 산다’. MBC ‘나 혼자 산다’에서 NCT 도영이 한국사 공부에 빠져든 모습이 공개된다. 오는 6일 방송되는 MBC ‘나 혼자 산다’(연출 허항 강지희 박수빈 이경은 문기영)에서는 NCT 도영이 한국사 공부를 하게 된 이유가 공개된다. 도영은 겨울에 먹으면 더 맛있는 ‘이것’에 빠져있다면서 분주하게 요리를 준비한다. 그가 최애 떡볶이와 순대, 튀김과 함께 ‘이것’을 곁들여 한 상을 차려 먹는 모습이 공개돼 도대체 ‘이것’의 정체에 관심이 쏠린다. 또한 도영이 식사를 하면서 한국사 강의를 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는 “한국사에 관심이 많다”라며 3년 전 한국사능력검정시험 2급을 취득했다고 밝히기도. 도영은 한국사 공부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학장 시절에 아이돌 연습생이 되다 보니 공부를 하다 만 느낌이 있었다”라며 “어떤 분야든 공부를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전한다. 도영은 식사를 마치고 책과 노트까지 챙겨 본격적으로 한국사 공부에 집중한다. 스케줄을 마친 후 잠들기 전까지 시간을 내어 공부를 하고 있다는 도영. 그가 직접 시대별로 정리한 필기 노트의 모습도 눈길을 모은다. 눈을 부릅뜨고 강의에 초집중하던 것도 잠시 도영은 점점 쏟아지는 졸음 어택에 눈이 감기기 시작한다고. 과연 도영은 졸음의 위기에 어떻게 대처할지 기대가 모인다. 한국사 공부에 빠진 NCT 도영의 모습은 오는 6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되는 ‘나 혼자 산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나 혼자 산다’는 1인 가구 스타들의 다채로운 무지개 라이프를 보여주는 싱글 라이프 트렌드 리더 프로그램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 스트레스 많은 한국사회, 증가하는 심근경색
- 2024. 12. 04 16:17 생활
- 스트레스는 건강을 해치는 주범 중 하나로 특히 심혈관 질환의 가장 큰 위험 요소로 혈압 상승, 혈당 변화 등을 유발하고 동맥경화를 일으켜 심근경색 발생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와함께 요즘 같은 초겨울에는 일교차로 인한 기온 변화로 혈관 수축, 혈압 상승으로 갑자기 가슴 통증을 일으키는 등 심근경색 위험이 높아지는 시기다. 특히 돌연사 주범인 급성심근경색증은 심장으로 향하는 혈류가 차단되어 심장 근육에 치명적 손상을 일으켜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어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5년간 급성 심근경색증 진료 추이를 살펴보면 진료 인원은 2019년 약 11만9000명에서 2023년 약 13만9000명으로 약 16.8% 증가했다. 통계청의 2022년 사망원인통계에서도 급성 심근경색증 등 허혈성 심장질환 사망자는 총 1만4739명으로 집계됐다. 스크레스가 쌓이면 신체적, 정신적 피로도가 높아지고 면역력도 떨어진다. 스트레스와 서구화된 식습관, 흡연 등 원인으로 국내 심장질환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급성 심근경색 환자도 20대부터 중년 이상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증가 추세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순환기내과 최규영 전문의는 “급성 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이 갑작스럽게 완전히 막혀 혈액이 통하지 않아 발생하는 질환으로, 심장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심장 근육이 손상돼 가슴 통증,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급성 심근경색은 초기 사망률이 40%로 병원으로 이동해 치료해도 병원 내 사망률이 5~10%에 이른다.급성 심근경색의 대표적인 전조증상은 흉통이다. 가슴을 조이거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는데, 통증이 10분 이상 지속되면 참지 말고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통증이 심해지면 목, 턱, 어깨, 왼쪽 팔로 뻗치기도 하며 안색이 창백해지고 식은땀을 흘리기도 한다. 병증이 많이 진행되면 심장 기능 저하로 호흡곤란과 심한 부정맥을 유발해 심장마비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심근경색 치료의 관건은 시간으로 빨리 치료할수록 심장 근육을 더 많이 보존할 수 있기 때문에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혈액 공급이 끊긴 상태가 지속되면 심장 근육이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어서 가능한 빨리 막힌 혈관을 뚫어줘야 하며 증상 발현 시 비교적 빠르게 병원을 찾았다면 약물치료와 시술 치료를 시도한다. 최규영 전문의는 “약물치료는 항혈소판제, 항응고제, 항협심증 약제, 동맥경화 억제 및 지질강하제, 재형성 예방 약제 등을 환자의 상태에 맞춰 처방하며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치료법은 응급 관상동맥 중재시술로 풍선확장술과 스텐트 삽입술로 막힌 혈관을 신속하게 넓혀준다”고 말했다. 심근경색 예방을 위해서는 우선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 규칙적인 가벼운 운동과 충분한 수면은 스트레스 해소의 기본이다. 금주, 금연 그리고 충분한 수분 섭취도 해줘야 한다. 또한 육류나 튀김 등 기름진 음식과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은 지양하고 저염식 식단과 섬유소 및 단백질이 풍부한 채소, 과일, 콩 등을 섭취하는 등 식생활 개선도 필요하다.
- ‘지오비스트(The GeoVista)’ 프레데릭 스포어 프리드리히 나우만재단 한국사무소장 “트럼프, 안보 정책과 경제적 이해관계 연결하려 해”
- 2024. 11. 26 18:45 연예
- 아리랑TV 26일 오후 7시 아리랑TV ‘지오비스트(The GeoVista)’는 ‘위기의 독일, 영국, 프랑스’라는 주제를 가지고 김진아 한국외국어대학교 LD 학부 교수 진행으로 프레데릭 스포어 프리드리히 나우만재단 한국사무소장의 분석을 듣는다. 최근 유럽의 핵심 국가인 독일, 영국, 프랑스가 흔들리고 있다는 징후가 이어지고 있다. 독일은 에너지 위기와 제조업 성장 둔화로 지속 가능한 성장 경제 추진력을 잃고 있으며,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의 혼란과 경제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프랑스 또한 노동 개혁에 따른 대규모 시위와 구조적 개혁의 지체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문제는 유럽의 중심적 국가인 이들 세 나라의 위기가 단순히 각국 경제 문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유럽연합의 안정성과 글로벌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지오비스타(The GeoVista) 에서는 독일, 영국, 프랑스의 구체적인 경제 지표와 정책 실패 사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정치적 리더십 공백이 문제를 어떻게 심화시키는지 살펴본다. 아리랑TV 또 독일 출신 언론인 겸 정치학자 프레데릭 스포어 프리드리히 나우만재단 한국사무소장과 함께, 독일과 유럽국가의 향후 경제, 정치 상황을 전망하고 트럼프 2.0 시대에 대응을 함께 짚어본다. 프레데릭 스포어 소장은 독일의 경기 침체에 숄츠 독일 총리의 리더십이 영향을 미쳤다는 목소리에 대해 “독일의 문제는 숄츠 총리 이전부터 지속되고 있었다라며 “중국의 경기 둔화가 독일 경제에 영향을 미쳤으며, 성장 둔화는 노동 시장에 영향을 미쳤고, 이어서 기업의 인력 부족 문제들이 심각해지면서 경제상황이 변화했다”고 진단했다. 미·중 무역 갈등 고조가 EU 경제가 악화하게 된 배경이냐는 질문에 “미·중 무역은 유럽과 같은 개방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많은 사람이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가 앞으로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한다”라고 답했다. 이처럼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유럽국가들은 ‘트럼프 2기’에도 대응해야 한다. 이에 EU는 ‘트럼프 2.0 TF’를 꾸려서 만전을 기해 왔다. 특히 독일은 대서양 횡단 협력 조정관을 임명해 미 공화당과의 접촉면을 확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데릭 스포어 소장은 “EU의 대미 무역은 과거 조치에도 불구하고 흑자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트럼프 당선인은 안보 정책과 경제적 이해관계를 연결하려 하고 있어 유럽은 군사 및 안보를 방어하기 위해 더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리랑TV 보다 자세한 내용은 26일 오후 7시 지오비스타 (The GeoVista) 8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오비스타(The GeoVista)는 아리랑TV를 통해 매주 화요일 저녁 7시에 방송되며, 전문가와의 대담은 방송 전날인 월요일 오전에 아리랑TV 유튜브 채널에서 미리 만나볼 수 있다.
- ‘독박투어 3’ 김준호, 허당 활쏘기 몽골 현지 가이드에 “한국사람이지?”
- 2024. 11. 07 09:02 연예|연예
- 오는 9일 방송되는 채널S, SK브로드밴드, K-star, AXN 공동제작 예능 ‘니돈내산 독박투어 3’ 주요 장면. 사진 채널S, SK브로드밴드, K-star, AXN ‘니돈내산 독박투어 3’의 주역 ‘독박즈’가 몽골의 초원에서 행복감을 만끽한다. 오는 9일 방송되는 ‘니돈내산 독박투어 3’(이하 독박투어 3)에서는 몽골로 떠난 김대희, 김준호, 장동민, 유세윤, 홍인규가 몽골의 전통가옥인 ‘게르’를 시작으로 활쏘기와 말타기는 물론, 몽골 유목민의 육류 찜 요리인 ‘허르헉’을 즐기는 모습이 그려진다. 앞서 테를지 국립공원 내에 있는 숙소에 짐을 푼 이들은 푸른 초원을 달리는 말타기 체험에 나선다. 이를 위해 ‘승마비 내기’ 게임을 하는데 게르 옆에 활쏘기 장비가 있는 것을 본 이들은 활쏘기 게임을 합의한다. 몽골 현지 가이드가 시버에 나서고, 칭기즈 칸의 후예다운 포즈를 취한다. 하지만 곧장 활을 바로 떨어뜨려 웃음을 줬다. 이에 김준호는 “당신 몽골 사람 아니고 한국 사람이지?”라고 가이드를 타박해 웃음을 준다. 가이드의 뒤를 이어 ‘독박즈’가 차례로 활쏘기에 돌입한다. 이때 홍인규는 촉이 없는 화살을 아무 생각 없이 들고 과녁을 겨눠 “쟤는 촉이 없어”라는 김대희의 타박을 듣는다. 활쏘기 대결 승자에 대한 관심이 쏠린 가운데, 이들은 말타기 체험에 도입한다. 홍인규는 환상적인 풍광을 눈에 담다가 “매번 아이들만 태워주다가 내가 타니까 성공한 기분이 든다”고 행복해하고, 장동민은 “그동안 갔던 여행지 중 여기가 최고”라고 말한다. 반면 김준호는 “중요 부위가 자꾸 (말 등에) 부딪혀서 아프다”고 고통을 호소한다. 이후로 이들은 게르에서 허르헉 먹방은 물론 ‘놈놈놈’을 패러디한 패션에 사막 투어에도 나선다. 몽골에서 차원이 다른 힐링 여행을 즐긴 ‘독박즈’의 모습은 9일 오후 8시20분 ‘니돈내산 독박투어 3’에서 볼 수 있다.
주간경향(총 63 건 검색)
- [특별기고]한국사의 ‘공백’ 근대사 복원의 첫 단추는(2024. 02. 06 05:30)
- 2024. 02. 06 05:30 문화/과학
- 1996년 철거되는 구 조선총독부 청사 건물 / 정준모 제공 근대를 대하는 이중적 태도 얼마 전 경복궁 월대가 복원됐다. 월대를 두고 “궁궐 안과 밖을 이어주는 매개 공간”, “임금과 백성을 이어주던 공간”이라며 다들 ‘복원’ 또는 ‘재현’의 의미를 강조했다. 하지만 월대는 중국 사신을 맞거나 임금이 과거를 보는 유생을 지켜보고, 백성들에게 곡식을 하사하던 권위주의, 전근대성, 봉건성, 비민주성, 비인간성의 조선을 상징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나마 월대의 복원 또는 재현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일제강점기 훼손된 조선의 상징을 회복했다는 점 정도일 것이다. 지금껏 우리 근대사에서 조선은 ‘회복’하고 일제는 ‘작파’의 대상이었다. 구 조선총독부 청사 ‘중앙청’ 앞에 광화문을 중건(1968)하거나, 구 조선총독부 청사였던 중앙청 철거(1995~1996)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다 갑자기 2000년대 들어 개항(1876) 이후 서양인과 일본이 세운 ‘근대건축물’ 보존을 시작했다. 문화재청은 ‘근대건축물’이라는 이름으로, 문화부는 ‘근대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을 시행해 군산, 목포, 부산, 대구, 포항 등에 산재한 적산가옥 등 일제강점기 자잘한 건물을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까지 동원해 ‘근대문화유산’이란 이름으로 보존 및 회복시켰다. 이렇게 우리는 광복 이후 일제강점의 역사를 기억하려는 ‘보존’과 당시의 치욕을 떨치려는 ‘작파’ 사이에서 갈팡질팡해왔다. 역사를 대하는 이런 이중성은 ‘경복궁 복원사업’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한국 근대사의 아픈 고리인 고종과 대원군이 중건 공사를 완료한 1888년의 모습을 기준으로 복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는 이미 일제나 서구의 건축 양식이 한국건축에 녹아들던 시기였다. 그런데 근대에 대해 합의된 일관적인 정의가 없는 상황에서 국치와 일제강점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러한 오락가락 현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속은 쓰리지만, 기억과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근대에 대한 분명한 성찰은 필요하다. 특히 당시의 시대정신과 미감, 미학을 담아낸 근대미술품은 마땅히 보존돼야 하고, 국가와 민족의 문화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근대미술품의 조사연구는 더욱 강화해 우리의 ‘근대’를 규정해야 한다. 이런 우왕좌왕의 배경에는 번듯한 근대미술관 하나 없는 대한민국의 실상이 있다. 근대미술이 국립현대미술관의 ‘부속품’이나 ‘하위 장르’ 정도로 치부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근대미술 화가 안중식의 1915년 작품인 ‘백악춘효’ 여름본(왼쪽)과 가을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오늘의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광화문 거리는 광복한 지 80주년이 다 돼가도록 해방 이후의 대한민국을 표상하는 그 어떤 상징물도 없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가장 격정적이며 질풍노도의 시기였던 ‘근대’가 사라져 버리는 바람에 현대는 물론 현대미술 또한 뿌리 없는 나무처럼 어정쩡하고 기이한 형태로 오늘을 상실한 채 굴러가고 있다. 문화가 빠진 질곡의 근대사? 근대를 규정하는 정부나 국민의 시선이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정치권은 진영이나 정파에 따라 멋대로 근대를 규정하고, 문화예술인들은 이에 맞장구치며 확대 재생산을 거듭하는 바람에 대한민국 근대사는 점점 더 왜곡돼 가고 있다. 이는 1차적으로 광복 후 우리의 근대에 대한 근본적인 규명 없이, 극복을 위한 부정 또는 의도적 외면으로 일관한 탓이다. 사실 근대란 인류사에서 왕정을 극복한 후 전개된 근대사회 시기로 개인을 존중하고,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를 지향한다. 또한 근대는 봉건영주 또는 귀족의 예속민으로 토지에 묶여 있던 인간이 여기서 벗어나 자유로운 노동자로 재탄생하는 국민국가의 성립을 뜻한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오늘날 문명국가의 시작인 근대와 근대국가의 성립과정을 도외시하는 사례가 없는 것도 이런 연유 때문이다. 독립운동가이자 화가였던 박기정(1874~1948)의 묵죽 10폭 병풍. 130.3x30.3㎝, 종이에 먹 /최열 소장 근대 역사학은 19세기 국민국가라는 특별한 형태의 국가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발전했다. 이 과정에서 역사가들은 자민족의 고유성을 강조하고, 민족적·지역적 테마를 자국의 형성과 발전이라는 차원에서 다룸으로써 국민국가의 역사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했다. 이때 국가라는 추상적 공동체의 객관적 정체성을 도출하고자 등장한 게 바로 근대 미술관이다. 유럽의 근대, 독립 후 미국 도시들이 앞다퉈 미술관을 설립한 것도, 문화를 공유해 공감대를 이루고 이를 통해 국민을 통합하는 정치적인 의미를 이해했기 때문이다. 우리도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1945년 광복 후 총독부박물관과 총독부미술관을 일제로부터 돌려받아 국립박물관과 국립미술관으로 개편한 바 있다. 하지만 경복궁미술관이라 불렸던 국립미술관은 1969년 5월 국립박물관으로 흡수됐고, 같은 해 10월 새롭게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은 ‘근대미술’을 사실상 버렸다. 근대를 논의할 공간은 물론 시간마저 잃어버린 셈이다. 대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지 상태에서 독립한 아시아·아프리카·남미 국가들은 국립미술관 등의 건립을 통해 이견이 존재하는 근대사를 문화적이며 예술적인 관점에서 정리하며, 나아가 정치와 사회적인 문제까지 객관적 합의를 했다. 피식민 시대 생산된 문화유산, 미술작품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하며 문화적 자산, 국가의 상징으로 승화시켰다. 이로써 식민시대의 민족적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국가의 정체성을 구성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 연유에서인지 근대 문화유산인 미술품을 다루는 국립미술관을 국립박물관에 넘겨주고, 그것도 모자라 5개월 뒤에는 타임머신을 타고 근대는 생략한 채 바로 현대로 와버렸다. 이로 인해 질곡의 근대사는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1939년 개관한 조선총독부미술관. 광복 후 국립미술관(경복궁미술관)으로 사용되다 1969년부터 1973년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건물로 쓰였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한국 근대사 구하기 우리가 질곡으로 빠트린 한국 근대사는 선진 대한민국의 근대(modern)와 현대(contemporary)를 아우르는 상징적 시공간이어야 할 광화문광장을 문화평론가 최범의 지적처럼 오직 봉건왕조 시대의 ‘조선’으로만 채워진 기형적 모습으로 만들어버렸다. 현재 우리 근현대사는 재현된 조선에 치이고, 일제강점기에 의해 다시 한 번 강점당한 상태다. 우리의 근대는 여전히 미혹 속에 존재한다. 아픈 과거를 굳이 기억하기 싫은 탓이다. 그래서 논의조차 꺼리니 국민적으로 근대에 대한 합의된 해석이나 평가가 있을 리 없다. 이런 현실은 한국사의 ‘공백’이 되어 정치적 이해에 따른 이념적·정파적·자의적인 해석과 평가를 가능하게 만들면서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논쟁적 소모품이 되고 말았다. 독립기념관에 전시 중인 구 조선총독부 청사(중앙청)의 부자재들 /독립기념관 제공 그 결과 민주 공화제의 국민국가, 근대국가의 성립이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근대사는 사라지고 이전투구의 상처뿐인 근대만 남았다. 한국 근대미술사에서 ‘친일미술론’은 이런 민망한 상황을 상징한다. 근대를 정치적·민족적 입장 또는 정파적 입장에서 상대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바람에 생긴 현상이다. 일제 청산을 위한 친일 미술 극복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일제강점기 항일과 반일, 민족 지사 화가들의 역사를 성찰하고 행적을 공부하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국립근대미술관’ 설립을 주장하는 까닭이다. ‘국치’와 ‘일제강점 35년’을 더 이상 부끄러워하거나 감출 이유는 없다. 과거의 상처가 깊을수록 오늘 우리의 성공이 그만큼 더 당당해지기 때문이다. 역경을 딛고 오늘의 선진 대한민국을 일군 자부심의 배가를 위해서도 우리 근대는 복원돼야 한다. 그 복원의 첫 단추는 바로 국립근대미술관 설립이다.
- [김유찬의 실용재정](27)깨어진 균형의 한국사회(2023. 07. 28 11:06)
- 2023. 07. 28 11:06 경제
- 주거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해 8월 22일 서울시의회 앞 광화문시민분향소에서 폭우참사 희생자 추모 기자회견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 박민규 선임기자 사회가 불평등해지면 사회갈등이 증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사회 경제성장의 속도도 늦어진다.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 이후 사람들이 공유하게 된 신지식이다. 여야의 보수정치인과 경제관료들 그리고 많은 이의 두뇌 속에는 그러나 경제성장과 분배가 서로 상충되는 개념인 것처럼 여기는 사고방식이 여전히 자리 잡고 있다. 자산과 소득의 불평등한 정도에 대한 국가 비교에서 한국은 미국과 함께 최고 상층부에 속한다. 우리 사회의 심한 불평등은 어디에서 연유된 걸까.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가난한 나라에서 자산의 가장 중요한 항목이었던 토지가 사람들에게 분배됐으니 불평등의 기원을 그 시기나 그 이전에서 찾기는 어렵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빠른 성장을 위해 자본축적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불평등이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과도한 수도권 집중과 사교육 투자 한국은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경제 수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경제발전과 함께 자본축적도 이뤘다. 수출을 통한 경상수지 흑자가 누적돼 순자본수출국에 속한 지도 오래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2년 말 대외금융자산은 2조1271억달러, 대외금융부채는 1조3805억달러로 해외에 투자된 국내자본이 국내에 투자된 해외자본을 능가하는 수준이 7466억달러에 달했다. 이러한 규모의 자본을 해외에 순수출하는 나라라면 자본축적이 더 이상 경제발전의 관건이 될 수 없음은 자명하다. 자본이 희소한 생산요소가 아닌 이상 그에 대한 가격인 자본재 비용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부족하고 더 희소한 자원인 노동력에 대한 대가는 반대로 높아지게 된다. 그 과정을 통해 사회 불평등이 완만하게나마 해소돼 가는 것이 경제 이치로도 자연스럽다. 꽤 오래된 자본수출국이므로 지나간 시기 자본축적의 필요성에 의해 방치됐던 불평등은 이미 어느 정도 해소됐어야 한다. 왜 그렇지 못했을까. 경제의 불평등을 줄여주는 움직임이 한국의 경제체계 내에서는 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 한번 형성된 세력은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는 습성이 있다. 초기에 형성된 자본에 대한 정부의 엄청난 지원과 노동자들의 희생은 한국에 공고한 재벌세력을 만들었다. 이들은 시간이 흐르며 선거에 의해 교체되는 정치권력을 자연스럽게 능가하기 시작했다. 경제권력은 기존의 발전방식과 성장으로부터의 독점적 혜택을 유지하고자 했고, 경제정책을 움직이는 정치권력은 이에 봉사하는 위치로 전락했다. 언론과 학계조차 기생세력화됐다. 재벌에게만 유리한 경제정책을 투입하고, 기업과 자본계층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조세와 재정정책을 채택한다. 이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렇게 유지되는 불평등은 많은 이들의 고통, 경제발전에서 중하위계층의 차별과 제외, 전체 경제에는 성장의 저해를 의미한다.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다. 이를 위해선 긴 여정의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이 필요하다. 깨어 있는 시민들의 열정과 집단지성을 필요로 한다. 한국사회에는 불평등 구조가 공고해지면서 병행해 고착화한 두 가지 사회현상이 있다. 과다한 수도권 집중과 병적인 사교육 투자가 그것이다. 두 가지 사회현상과 관련해 개인들이 처한 상황과 이해관계도 상이하기에 시민들의 문제의식이 좀처럼 한곳으로 모이지 않는다. 해결책에 대한 소통을 어렵게 하는 배경이다. 한국사회의 깨져버린 균형이다. 외국인들에게는 매우 기이한 현상으로 보일 것이다. 국토 대부분이 저발전 단계에 방치된 상태에서 인구의 역동적인 절반이 좁은 수도권 영역에서 주거와 생업의 고비용을 감수하며 살아간다. 국민은 또한 교통혼잡비용과 제한적 여가생활의 고통을 감내하며 어렵게 지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과 정체가 오래 유지된다는 건 거대한 비용을 초래하므로 지극히 비효율적이다. 인구 및 경제력의 수도권 집중은 국민의 자산(부동산) 쏠림현상의 원인이자 결과이기도 하다. 비생산적인 부동산투자로의 자원 쏠림은 효율성을 심하게 훼손한다. 결과적으로 전체 경제의 성장과 개인의 평균적인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최근 국가전략산업이 강조되자 국가가 용인 반도체단지 조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한다. 이미 국제경쟁력을 갖췄고, 수십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가진 업계에 국가가 나서서 더 특혜를 주겠다는 것도 논리가 없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 반도체에 대한 지원이 왜 꼭 수도권이어야 하는가 말이다. 업계에서 인력수급의 문제, 외국인 투자의 문제 등을 거론하겠지만 정부는 파주, 마곡단지 등에서도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 이미 많은 후퇴를 했다. 용인까지도 반도체산업에 필요한 팹리스 인력이 가기는 어렵다고 혹자는 말한다. 무엇이 과연 더 중요한지 생각해봐야 한다. 반도체단지 조성도 중요한 경제적 목표이겠으나, 국토의 장기적 균형발전이 더 중요하다. 이를 후순위로 두는 건 사안의 경중에 대한 심각한 판단의 오류에 해당한다. 개인 삶을 궁핍하게 하는 것 과다한 사교육비 지출 문제도 심각하다. 부모들의 소득에서 자녀 사교육비로 나가는 비중이 매우 높다. 이는 한국사회에서 저출생의 중요한 요인이기도 하지만 개인의 노후소득보장을 어렵게 해 부동산투자에 목을 매달게 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문제는 이 나라에서 행해지는 사교육이 개인의 인적자원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개선한다는 측면에서 투자효율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이다. 사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지 못하는 저소득계층의 자녀들을 입시에서 배제하는 단기적인 목적에서 효율성이 존재할 뿐이다.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 중에서 서울 강남구에 소재한 고교 출신 비중이 현저하게 높아졌다. 이는 불평등한 방향으로의 사회변화가 오히려 가속화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특정 대학에서 수학한 연고를 가진 집단이 끌어주기를 통해 사회적 세력을 더 공고히 한다. 그만큼 학력 사회의 병폐는 뿌리가 깊다. 대학입시제도는 2~3년을 가지 못하고 바뀌며, 제도 시행의 기술적인 실수가 정권에 대한 민심의 평가까지 큰 폭으로 좌우하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수도권 집중과 과다한 사교육비 지출의 근저에는 개인들의 경쟁심리와 욕구도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개인들의 선택은 대체로 방어적으로 이뤄진다. 수도권에 거주하거나 투자하지 않으면 앞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상대적으로) 경제적으로 뒤처지게 된다는 불안감이 팽배해 있다. 실제로 과거 수십 년 한국사회의 변화가 충분한 경험적 근거를 제공한 상황이다. 좋은 학교를 졸업하지 못하면 취업 등에서 불리하다는 점도 현실이다. 이에 따른 방어기제로 발휘되는 개인의 선택이 불균형을 더 심화시키면서 다시 부메랑이 돼 개인들의 삶을 어렵고 궁핍하게 만들고 있다. 속히 빠져나가야 하는 국가 사회적 함정이다.
- 김유찬의 실용재정
- [박이대승의 소수관점](22)‘돈의 논리’에 빠진 한국사회(2023. 02. 03 11:25)
- 2023. 02. 03 11:25 사회
-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한국에서는 하루건너 사건 사고가 터지고, 언론과 여론은 현재를 따라가기에 바쁘다. 과거는 곧 잊히고, 미래를 내다볼 여유는 없다. 가끔 제 자리에 멈추어 현재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미 알려진 사실 몇 가지를 재확인하자. 한국은 살 만한 곳인가? 한국 경제는 급속히 성장해왔다. GDP는 세계 10위권에 근접했고, 1인당 GDP는 2000년에 비해 세 배 가까이 올라 유럽연합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은 말 그대로 ‘잘 사는 나라’가 되었다. 하지만 OECD 최신 통계를 보면, 한국의 GDP 대비 사회복지 지출 비율은 38개국 중 34위다. 사회 보장에 관한 지표도 대체로 낮은 수준이다. 빈곤율은 높은 편이고, 특히 노인빈곤율은 가입국 중 가장 높다. 소득 불평등(지니 계수)도 큰 편에 속한다. 성별 임금 격차는 지난 30년간 세계 1위를 기록 중이다. 여성에 대한 폭력은 OECD 가입국 중 독일에 이어 두 번째이고, 성차별 정도를 나타내는 사회 제도와 젠더 지수(SIGI)도 높은 편이다. 산재 사망률은 가입국 중 최상위권에 속한다. 부상, 질병, 장애로 일할 수 없는 사람을 위한 공공 지출은 매우 낮은 편에 속한다. 한국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심각하다. 안정적 노동과 불안정 노동의 분리는 일반적이지만, 한국처럼 사회문화적 신분제마냥 작동하는 곳을 찾기는 어렵다. 자살률은 압도적 1위다. 합계출산율은 2018년 이후로 0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OECD가 제공하는 1960년 이후 통계에서 합계출산율 1.0 이하를 기록한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다. 한국의 사회적 지표가 나쁘다는 사실은 전혀 새롭지 않다. 주목해야 할 것은 통계 수치 자체가 아니라 그에 대한 한국사회의 반응이다. 한편에는 이런 지표의 의미에 무관심한 이들이 있다. 해외에 나가보니 한국만큼 안전하고 편리하고 살기 좋은 곳이 없더라는 사람을 종종 본다. 상당한 자산 또는 안정적 소득이 있는 사람, 차별의 경험과 거리가 먼 사람은 한국의 현실을 굳이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성, 빈곤 노인, 장애인, 아픈 사람, 비정규직 노동자 등에게 한국은 사람 살 곳이 못 된다. 더구나 이 사회에는 일종의 ‘추락 지점’이 존재해서, 그곳을 지나면 나락으로 떨어져 빚의 올가미에 잡혀버린다. 다른 한편에는 한국사회의 문제를 오로지 ‘돈의 논리’로 이해하는 이들이 있다. 앞서 나열한 지표는 사회 보장 강화와 노동시장 개편을 요구하지만, 이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별로 없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 민주화부터 문재인 정부의 포용적 성장까지 사회적 삶의 문제는 ‘경제’와 ‘성장’이라는 박정희식 패러다임으로 환원된다. 과거 진보정당이 주장했던 무상교육, 무상의료와 이재명 대표가 제안한 기본소득도 돈의 논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사회 보장 강화=국가가 돈 많이 주는 것’으로 이해한다. 이는 정치인뿐 아니라 다수 시민의 기본 인식이기도 하다. 돈으로 환산 가능한 이익과 혜택이 사회 보장을 평가하는 첫 번째 척도로 작동한다. 사회 서비스 영역 강화, 사회적 시민성과 권리에 기초한 사회 정책, 노동시장과 사회 보장의 통합체로서의 복지국가 등은 제대로 논의된 적이 없다. 2021년 퓨 리서치 센터의 조사 결과가 언론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조사 대상 17개국 중 유일하게 한국인만이 물질적 행복을 가장 중요한 삶의 가치로 선택했다고 한다. 이는 가족, 건강, 사회, 직업 등을 선택한 다른 나라와 분명히 대비된다. 이 결과가 단순히 ‘한국인은 돈에 집착한다’를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보다 ‘돈이야말로 삶의 다양한 가치를 실현하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믿음이 반영된 결과 아닐까. 국가의 존재 이유는 부자 나라가 되는 것이고, 개인의 첫 번째 목표도 부자가 되는 것이다. 돈이 많아지는 것이 사회와 개인의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인식된다. 사회적 재생산의 중단 돈의 논리에 따르면 자신에게 얼마짜리 이익이 돌아오는지가 삶의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그럼 굳이 사회 보장을 지지할 이유가 사라진다. 나에게 이익이 될지 불이익이 될지 불확실하고, 자신이 가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더 낫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1년 한국종합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정부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는 혜택을 줄여야 한다”에 대한 찬성 의견이 크게 늘었다. 최근 몇 년간 대중의 여론을 주도한 것은 사회 보장을 강화하고 불평등을 완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아니라 내 개인의 자산과 소득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믿음이었다. ‘공정’에 대한 요구는 그 믿음을 실현하기 위한 공정한 규칙을 마련하라는 의미였다. 돈이 많아지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은 한심한 착각이다. 다른 문제는 돈으로 대충 틀어막을 수 있을지 몰라도 인구 감소는 해결하지 못한다. 그동안 수백조원을 쏟아부었다는 저출생 대책은 목적부터 불분명하다. ‘애 낳으면 돈을 주겠다’는 수준으로 시행되는 정책도 적지 않다. 전례 없는 0점대 합계출산율은 한국이 인간을 낳고 기를 수 있는 사회가 아니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국가 경제가 성장하고 나 개인이 부자가 돼도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이는 돈의 논리와는 전혀 다른 논리와 가치를 요구한다. 주거는 부동산 시장의 문제가 아니고, 노동과 고용은 소득의 문제로 환원되지 않는다. 한국사회는 아직도 인간적 삶의 기본 조건에 관한 진지한 성찰을 시작하지 못했다. 각자도생은 현 상황을 표현하기에 너무 부족한 말이다. 공동체가 무너져 개인이 각자 살길을 모색하는 것인가, 혹은 자산과 소득 증가만을 추구하는 개인들이 공동체를 파괴하고 있는 것인가? 이러한 개인은 자신의 이익만을 좇는 이기적 존재가 아니라 부자가 되는 것 말고는 삶의 다른 방식을 상상할 수 없는 강박적 존재에 가깝다. 이들은 자신이 경제적 삶에 몰두할 뿐,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가 어떠해야 할지는 생각하지 못한다. 결국 사회는 재생산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다. 여기저기서 점진적 소멸이 시작되고 있다. 물론 소멸의 영향은 모두에게 평등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이제 그나마 나은 곳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다시 시작될 것이다. 이번에도 부자가 되는 것이 승리를 위한 유일한 방법으로 선택될 것이다. 한국사회가 부자 되기의 강박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자기 소멸이라는 정해진 미래에서도 벗어날 수 없다.
- 박이대승의 소수관점
- “윤석열·최재형 출마? 한국사회 공직윤리 무너진 것”(2021. 06. 25 16:21)
- 2021. 06. 25 16:21 정치
- ㆍ대선 도전 선언한 최문순 강원도지사 인터뷰 최문순 강원도지사(65)는 지난 6월 3일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그는 대권주자가 될 수 있을까. 우선 통과해야 하는 것은 여당 내 당내 경선이다. 1차로 걸러지는 6명 중 한명으로 남아야 한다. 대권 도전 선언 후 그가 강조하는 것은 ‘메기론’이다. 수조차 안의 메기처럼 여권 경선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6월 21일 국회 앞에서 그를 만나 대권에 도전하게 된 이유, 그리고 정치권 현안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6월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최재형 감사원장의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이틀 전인 6월 18일 국회에서 최 원장이 ‘거취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한 답변이나, 일부 보수매체에서 최 원장이 대선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기사만으로 사퇴를 요구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는데요. “적어도 공직에 있을 때는 ‘정치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아니라고 딱 잘라 이야기해야 합니다.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그건 저도 그래요. 출마하기 전까지 속마음은 어떨지 몰라도 아니라고 부인해야 합니다. 그게 공직자의 정치적 중립인 겁니다. 그런데 거기에 모호하게 답변하는 건 하겠다는 뜻이거든요. 정치하겠다며 그 자리에서 여전히 권력을 행사해서는 안 되는 겁니다. 저도 여기 올 때는 휴가를 내고 옵니다.” -아, 그런가요. “선거 관련해 올 때는 휴가를 내서 오고, 차도 공용차를 쓰지 않고 사람도 엄격하게 분리합니다. 저런 식으로 정치적인 입장을 가진 채 그렇게 앉아 있으면 안 되는 거죠. 그렇게 이야기하려면 그 자리에서 그만둬야지요.” -예전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비슷한 답변을 했죠. “그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치행위죠. 사법의 정치화, 정치의 사법화를 아주 전형적으로, 적나라하고 노골적으로 드러낸 사람이 윤석열입니다. 그리고 곧이어 최재형 원장이 하고 있는 거고요. 있을 수 없는 일들입니다. 제가 만약 도지사 직책을 이용해 정치적 활동을 한다면 훨씬 이상해져요. 도지사는 행정권력을 가지고 있지만, 저 사람들은 사법권력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그렇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윤리의식, 정치윤리가 완전히 무너진 상태인 것 같습니다.” -최근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윤석열은 안 된다’고 한 발언도. “그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거꾸로 현역 지자체장으로서 정치문제에 개입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언론인터뷰에 응해 입장을 밝히는 것은 괜찮습니다. 나는 당적을 가진 사람이고 공직선거법에 따라 공직과 분리해 정치활동을 하도록 돼 있는 거죠. 윤석열이나 최재형 같은 분들은 그 정신을 조금도 존중하지 않고 있는 거죠.” -게다가 그분들은 선출직이 아니고 임명직이니까…. “감사원법 제10조를 보면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임명하되 해임할 수 없게 돼 있어요. 그 특권을 이용해 정치를 하고 있는 거죠.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기 위한 특권을 정치에 활용하고 있는 겁니다. 저는 그건 민주주의의 파괴라고 봅니다. 언론이 사실 이 문제를 지적해야 하는데 오히려 그 사람이 언제 출마하느니 그런 것만 쓰고 있으니….” 최 지사는 언론인 출신이다. MBC에 1984년 입사해 오랫동안 사회부 기자로서 9시 뉴스 ‘카메라 출동’을 담당했다. 언론노조 초대 위원장을 맡은 뒤 다시 문화방송 사장,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역임한 뒤 강원도지사에 출마해 3선을 기록하고 있다. -재선 때까지 ‘감자 지사’, ‘SNS에서 도루묵을 파는 지사’로 유명했어요. 그런데 최근에는 메기를 거론하고 있습니다. 출마로 민주당 경선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요. 어쨌든 메기 역할을 그렇게 하다 보면 당선도 될 수 있다, 그렇게 계획을 잡고 있는 겁니까. “그렇죠. 마라톤에서도 페이스메이커가 선수들을 끌고 뛰다가 시원찮으면 자기가 골인하는 거죠. 실제 그런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페이스메이커> 영화에서도 그랬죠. “네. 그렇죠.” -그렇게 될 거라고 보세요. “그렇게 해야지요. 하하하.” -현실적으론 이게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반대하는 나머지 빅 2, 이낙연과 정세균의 대리자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냐, 이렇게 인식되는 면이 있는 것 같은데요. 당 지도부에 ‘경선일정 연기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혀라’고 총대를 메셨던 것도. “그게 사실이죠. 그래도 아직은 너무 초반이고 아직도 레이스가 길게 남아 있습니다. 마라톤으로 치면 이제 막 스타트한 상태인데요. 저는 가장 늦게 훈련 없이 이제 막 들어와 몸을 푸는 것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하하. 지역에 오래 내려가 있다 보니 감도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도 들고요. 저뿐 아니라 전부 다 시작점에 있는 상태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일로 서울에 오면 휴가를 쓴다고 했는데, 그러면 1주일에 며칠을 올라와 있는 겁니까. “출마 선언 후 2주쯤 됐는데, 지금까지 나흘 휴가를 썼습니다. 지금부터는 더 쓰려고 합니다.” -출마 선언을 보니까 ‘불공정·불평등·빈부격차 해소, 청년을 사랑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를 가장 큰 주제로 삼고, 취업사회책임제, 이게 아마 핵심 공약인 것 같습니다. 일단 강원형이라는 이름을 붙인 걸 보니 이미 강원도에서는 실험을 몇차례 한 거고요. “그렇습니다.” -대통령선거와 상관없이 강원도에서 첫 시작한 것을 비슷한 다른 시도에서도 받을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우리가 받아달라고 계속 요구하고 있습니다.” -안 받아주나요. “홍남기 부총리하고 만날 약속을 잡았는데, 기존의 일자리·저출산 예산을 보면 하나도 작동하지 않으면서 어마어마한 돈을 쓰는, 그런 예산들이 있습니다. 그 틀을 확 바꾸는 거죠. 그런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이해관계자들도 다 있고 하니 결단을 내리는 데 주저하는 거죠. 그런데 지금 우리 청년들을 보면 절규하고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 지 벌써 한 20~30년이 됐습니다. 그걸 우리가 대담하게 바꿔 청년들이 원하는 바를 해줘야 한다, 그리고 그 솔루션을 부분적으로나마 찾았다고 우리는 봅니다. 대선까지 기다려 다음 정권 출범해서 하자는 게 아니라 바로 하자, 그렇게 우리는 이야기하는 거죠.” -실업자를 정규직으로 고용하면 임금에 도가 100만원씩 보조해주는 방식인데, 언제까지 보조합니까. “1년간입니다. 정규직일 경우.” -비정규직은 해당 안 되나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도 해당됩니다. 그러면 나머지 임금만 그 회사에서 주는 거죠. 이게 반응이 굉장히 폭발적입니다. 예산을 1만명까지만 짰는데, 1만7000명이 단번에 모집됐습니다. 강원도의 인구가 많지 않아 실업자 수가 2만1000명입니다. 그걸 다 하면 상당수 실업이 해소됩니다. 기업들도 좋아하고 취업준비생도 좋아하고….” -1년이 지나면 또 어떻게 됩니까. “내년에요? 1년이 지나면 그때 또 시행합니다. 그러면 직장에서 이탈한 사람들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분들을 상대로 또 합니다. 아마 올해보다 훨씬 줄어들겠죠. 그리고 그다음에 또 합니다. 매년 이렇게 하는 거죠.” -1만7000명 모집해 100만원씩 지급하는 것은 정규직을 전제로 하는 거죠. “정규직만 합니다. 그래서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한 사람들도 그중 700명 넘게 있습니다.” -그러면 100만원씩 강원도에서 추가로 지급하는 거고요. “네.” -복지 관련 논쟁에서 복지비용의 비탄력성 문제가 이야기됩니다. 이 경우는 어떻습니까. “외국에서 보면 복지나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우파, 그리고 잡개런티, 일자리 보장제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좌파로 분류하는데 우리는 이게 뒤섞여 전부 우파들의 정책들만 이야기되고 있는 겁니다. 청년들은 이것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엿한 일자리로 사회에 기여하고 싶어하는 거죠. 그러니까 정부로부터 돈 몇푼 받아 놀고자 하는 것이 아닌데, 우리 정책이 잘못된 겁니다. 대선주자들이나 정부 관료들 모두 이런 식으로 정책을 내고 있습니다. 나는 잡개런티, 일자리 보장제가 아니라 책임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간의 모든 제도를 잡개런티 제도로 바꿔야 합니다. 예컨대 금융권이 대기업에 돈을 빌려줄 때 고용약속을 받아 대출이자를 정하도록 해야 합니다. 환경차 보조금 같은 걸 줄 때 규제완화도 잡개런티를 조건으로 내걸어야 합니다. 요컨대 국가의 모든 제도를 싹 뜯어고쳐 고용국가를 만들자는 겁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실업자 수가 110만명인데, 그렇게 되면 실업자는 몇년 안에 다 없애고 완전고용상태로 갈 수 있다고 봅니다. 기본소득을 말하는 분들은 변화된 노동의 조건, 새로운 기술, 로봇. 이런 걸 말하는데.” -4차 산업혁명 같은 것 말이죠? “로봇세를 도입하자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다 거짓말입니다. 신자유주의에 우리가 속았듯 아주 그럴듯하게 들리는 거짓말입니다. 예를 들어 날씨예측 같은 경우 AI 알고리즘이 하는 거죠. 로봇같이 앞에 나와 있는 하드웨어에는 작게 세금을 매길 수 있지만, 알고리즘에는 세금을 매길 수 없어요. 주체가 딱 없는 거죠. 그래서 속임수라는 겁니다. 기본소득도 그중 하나이고요. 로봇을 쓰고 사람을 자르되, 자르면 소비가 안 일어나니까 기본소득을 주자는 취지인데, 기계와 기술에 사람을 종속시키는 그런 생각입니다. 철학 자체가 완전히 다른 거죠.” -기본소득 자체를 사기라고 보는 겁니까. “신자유주의 사기극의 연장선에 있다고 보는 겁니다.” -여러 버전의 기본소득 논의가 있잖습니까. 밀턴 프리드먼의 아이디어처럼 기존 모든 복지제도를 철폐한 대신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우파 버전의 기본소득도 있고, 현재 전 세계 좌파 내에서도 꽤 주목받고 있는 지역화폐와 결합한 경기도형 기본소득 같은 것도 있는데요. 이걸 싸잡아 신자유주의라고 딱지 붙이는 건…. “보편이냐, 선별이냐 복지논쟁 자체에 속임수라고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 나는 일자리 정책 쪽으로 와야 한다고 봅니다. 일자리라는 건 그냥 생계수단이 아니고 자아실현의 수단이기도 하고, 자기 정체성 실현의 수단이고 인간의 존엄 수단입니다. 자부심이기도 하고요. 개인들에게 초점을 맞춰야 해요. 사람이 놀면서 아무리 돈을 줘도 지금 그 가치는 실현할 수 없다는 거죠. 현실적으로 기본소득을 도입하더라도 돈을 그렇게 많이 줄 수도 없지만.” -사실 기본소득이 전제하고 있는 것이 노동을 인간 존재의 근본 이유로 보는 근대적 인간관에 대한 안티테제이지 않습니까. 노동은 자아실현이라기보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전통적으로 말해오던 노동해방과는 다른 관점이지요. 지사님의 비판은 정통 좌파적 시각에서 비판이라는 지적이 나올 것 같은데요. “현장에서 내가 느끼는 건, 예를 들어 80이 넘은 어르신께 ‘공공일자리에 나오시겠습니까, 아니면 20만원 드릴 테니 집에서 쉬시겠습니까’ 하고 물으면 ‘빛의 속도’로 일하러 나오십니다. 젊은이들은 더 말할 것도 없겠죠. ‘노동으로부터 해방’은 실제로는 인간의 삶에는 적용되지 않는 유토피아적 생각이라는 걸 현장에서 많이 느낍니다.” -다시 윤석열 관련 질문을 드리면 직전 정권에서 검찰총장 같은 일을 맡은 분은 대선에 나가면 안 된다, 이런 입장인 건가요. “총장을 사퇴하고 나가는 건 그분의 정치적 자유에 속하는 거죠. 제가 문제 삼는 것은 그가 조국 전 장관에 대해 임명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서 반대했던 거죠. 그것은 정치행위입니다. 물론 정치행위를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에게 반대한다고 건의할 수도 있고 기자회견을 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수사를 한 겁니다. 정치적 반대라는 이유로. 그건 검찰권력의 남용인 거죠. 정치로 해야 할 일을 수사로 한 거죠. 그리고 계속 검찰총장으로 남아 있으면서 수사권을 행사하고 그걸로 정치적 이득을 본 겁니다. 가정하면 제가 도지사로 있으면서 도처의 행정인력과 예산을 이용해 내 정치활동을 한 것과 같습니다. 그것보다 훨씬 심한 거죠. 그게 이 사회에서 용납되는 것도 이해 안 되고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것도 이해 못 하겠습니다. 우리 사회의 공직윤리가 지금 말도 못 하게 무너진 겁니다. 조국 전 장관이 미울 수는 있어요. 미운 건 미운 대로 분리해야 합니다. 그 문제와 검찰권력을 정치활동으로 쓰는 건 전혀 별개의 문제이고, 이 뒤의 문제가 훨씬 더 큰 문제입니다. 이건 민주주의 문제입니다.” -관점이 다른 시각도 있습니다. 민주주의나 검찰개혁의 우선성에 대해 큰 틀로 진보라고 하더라도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있지 않습니까. 세대 간 시각차도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관점은 다를 수 있는데 잘못 보는 것이죠. 내로남불이라던지, 이런 것들에 대한 비판은 수용할 수 있어요. 그런데 그 문제와 국가권력을 잘못 쓰는 문제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이게 미우니까 저걸 박수친 거죠. 윤석열의 권력남용이 내로남불을 때려잡는 정의의 사도로 포장된 겁니다. 언론은 그걸 감시해야 하는데 같이 붙어서 정치행위를 하고 있으니 최재형도 ‘이거 뭐 괜찮은 거 같네?’ 그러면서 나서는 겁니다. 이걸 끊어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그래요.” -일단 당 경선에 출마했으니 1차 컷오프 6명 안에는 들어야 하는데. “1등부터 5등까지는 안정적이고, 현재 6등을 두고 간신히 턱걸이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해봐야겠죠.” -독자나 국민에게 자신을 어필한다면요. “정치인은 국민께서 선택한 결과로 만들어집니다. 이번 대선 경선과정에서 국민께서 그동안 민주당에 회초리를 치셨던 것이 누가 왜 치셨는지, 그리고 회초리를 친 이유가 뭔지 명확하게 규정하고, 그것을 해결할 사람이 누군지 정확히 봐주셨으면 합니다. 만약 이번 선택이 잘못된다면 앞으로 5년간은 불공정·불평등·빈부격차 문제는 또 해결하지 못합니다. 정치는 또 실패할 거고요.” -다른 민주당 후보보다는 최문순이 그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다, 이렇게 주장하고 싶은 거군요. “네. 시대정신이 빈부격차 해소라고 정확하게 규정하고 그걸 해결할 방법은 취직이다, 취직을 어떻게 시킬 것이냐 묻는다면 그 방법을 정확하게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표지 이야기
레이디경향(총 4 건 검색)
- [Book]용선생의 시끌벅적 한국사 外
- 2012. 09. 13 17:38 문화/생활
- 한여름에는 그저 더워서 빨리 가을이 왔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이젠 돌아보고 싶은 곳도, 먹고 싶은 것도 많아서 가을을 기다리게 된다. 더불어 책도 많이 읽고 싶어서! 용선생의 시끌벅적 한국사 2007년 개정 교육 과정에 따라 역사교육이 강화되고 학습 분량 역시 늘어났다. 비단 이러한 이유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국제 정세를 제대로 읽고 주변 국가들과 벌이는 분쟁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갖기 위해서라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역사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 개정된 교과 과정을 반영해 엮은 이 시리즈는 전국초등사회교과모임의 검토를 거쳐 정확하고 균형감 있는 한국사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엮었다. 총 8권으로 구성됐다. 글 금현진 외, 그림 이우일 / 각권 12,000~13,000원 / 사회평론 우리아기 힘자랑 2012 런던올림픽을 지켜보면서 우리 아이를 더욱 건강하게 길러야겠다는 다짐, 많이들 했을 것이다. 아이들은 노는 만큼 큰다고 하지 않는가. 힘을 많이 써야 하는 역도와 레슬링 같은 스포츠 놀이를 통해서 성장에 필요한 힘을 기르는 아기들의 모습을 유쾌하게 담은 그림책이 나왔다. 아기와 동물들이 한데 어우러져서 뒹굴고 노는 모습을 보며 힘과 감성을 기를 수 있을 듯하다. 역도와 레슬링이 각각 양면 표지로 등장하는 재미있는 그림책이다. 글 윤지선, 그림 박찬우 / 10,000원 / 도서출판 고인돌 사랑이 달리다 「아름다운 나의 정원」의 심윤경이 8년 만에 선보인 전작 장편소설. 부모의 황혼이혼으로 돈의 화수분 역할을 해주던 아버지를 잃은 서른아홉의 여주인공은 비로소 어른들의 리그에 내쳐진다. 하지만 그녀의 가족, 주변 인물들은 하나같이 철들지 않은, 이름뿐인 어른들투성이다. 어느 하나 온전하지 않은 등장인물들이 벌이는 한 잔의 쓴 커피 같은 블랙코미디지만, 작가 특유의 유쾌한 화법이 읽는 내내 유쾌함을 안겨준다. 심윤경 / 12,000원 / 문학동네 인문&교육 행복한 열 살 지원이의 영어 동화 영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평범한 소녀 지원이는 작문 숙제로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이란성 쌍둥이 토끼 토리와 도리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는 1년간 스물 일곱 편의 에피소드로 탄생했고, 선생님은 이 동화를 수업시간에 아이들에게 읽어주기 시작했다. 전업주부 엄마, 다정한 아빠와의 따뜻한 일상이 아이의 상상력의 뿌리가 돼주었다. 영문 동화와 함께 지원이 엄마가 번역한 번역본이 실렸다. 배지원, 최명진 / 12,500원 / 남해의봄날 밀라노, 이곳에서 나는 영원히 시작이다 패션의 본고장 밀라노에서 최초의 한국 명품 브랜드 데렐쿠니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던 디자이너 이정민이 처음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났을 때부터 이후 공부하며, 일하며 보고 느낀 것들, 만난 사람들에 대한 기록을 그대로 녹여냈다. 밀라노 패션계의 현장감 넘치는 스토리와 함께 제일모직과 만나 삼성그룹 임원으로 재직했던 입지전적 이력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이정민 / 15,000원 / 예담 북극여행자 지리학자들은 북위 66.5도 너머를 북극이라고 한다. 북극선이라고 하면 거창할 줄 알았건만 저자가 핀란드 로바니에미의 산타 마을에서 생전 처음 접한 북극선은 그저 하얀 페인트 줄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의 특별한 감흥이 저자로 하여금 10년 동안 북극을 들락날락하게 만들었다. 그저 거대한 빙하와 북극곰으로만 그려지는 북극에 대한 막연함이 저자의 기록을 통해서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온다. 최명애 / 16,000원 / 작가정신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책을 읽으면서 지금이 민어 철임을 깨닫고, 다가올 꼬막 철을 기대하며, 어린 시절 가족의 짜장면 외식을 그리게 된다. 글 쓰는 셰프 박찬일의 음식에 대한 박학한 정보와 함께 차진 문체도 독서의 재미를 더한다. 충청도 어느 해안의 게국지, 남도의 한정식으로 시작해 시칠리아의 토마토소스와 카놀리, 홍콩의 딤섬까지 음식 여행 한번 제대로 하고 나면 절로 식욕이 돋는다. 박찬일 / 12,000원 / 푸른숲 일요일의 채식 레시피 채식을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바쁜 일상에 치이는 평일에는 도저히 불가능하게 느껴진다면, 여유 있는 일요일을 채식의 날로 정해보면 어떨까. 비만과 각종 생활습관병 예방 등 채식의 좋은 점은 익히 알고 있지만 막상 활용도 높은 요리법을 찾지 못한 이들을 위해 요리연구가로 활약하고 있는 저자가 채식 재료만으로도 한식, 일식, 중식, 양식 등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직접 입증해 보인다. 쇼지 이즈미 / 12,800원 / 위즈덤스타일 뜨개쟁이의 코바늘 손뜨개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김하늘이 입었던 빨간 니트 원피스를 제작한 박형아가 초보자부터 실력파까지 활용 가능한 코바늘 손뜨개 법을 담은 책을 펴냈다. 코바늘 손뜨개 기호와 뜨는 법부터 시작해 기본 모티브만 익히면 식탁 매트, 커튼, 머플러, 블랭킷 등 활용도 높은 생활 소품을 만드는 것이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한다. 코바늘이 좀 더 손에 익으면 변형 모티브를 활용한 그럴듯한 작품에 도전해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하다. 박형아 / 13,000원 / RHK 정리의 달인 잘 정리된 집은 같은 평수라고 해도 훨씬 넓어 보인다는 건 알지만, 그게 또 쉽지 않은 노릇이다. 정리 컨설턴트로 활약하고 있는 저자가 정리정돈의 기본 원리부터 시작해 집 안의 각 공간별 정리 노하우를 지상 강의한다. 실제 의뢰받은 가정의 컨설팅 과정이 상세하게 담겨 있어 당장 우리 집에 적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어질러지기 쉬운 냉장고의 경우 부록으로 들어 있는 재고조사표를 활용한다면 더욱 좋을 듯하다. 임희정, 강누리 / 12,000원 / 영진닷컴 1억원대 집짓기 워너비 하우스 진정한 ‘내집’ 마련의 꿈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를 담았다. 30, 40평대 크지 않은 면적에 1억원대로 건축비를 한정한 17채의 집의 건축비와 자재 내역을 전격 공개했다. 붉은 기와를 얹은 스웨덴풍 가정집, 실용주의 건축주가 택한 고단열 주택 등 집주인의 개성과 바람을 담은 집들을 월간 「전원 속의 내집」 에디터가 엄선했다. 이세정 / 15,000원 / (주)주택문화사 실용&생활 베이비 매뉴얼 가전제품 사용설명서처럼 아이를 돌보는 방법이 상세하게 담긴 매뉴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초보 엄마와 아빠를 위한 육아 지침서. 태어나서부터 돌이 될 때까지 아이를 키우면서 벌어질 수 있는 각종 상황에 바로바로 펼쳐보고 따를 수 있도록 구성된 점이 특징이다. 다른 사람에게 묻기 민망한 정보부터 아이 건강 기록표 등을 담아서 더욱 활용도가 높다. 소아과 전문의와 생후 18개월 된 아들을 둔 초보 아빠가 공동 집필했다. 루이스 보르제닉트 외 / 11,000원 / 리스컴 지리산 둘레길 274km 지리산 둘레길 전 구간 개통 시기에 맞춰 전 구간 안내서가 출간됐다. 보름 동안 둘레길을 걸은 저자의 여정과 함께 소소한 에피소드가 함께 담겼다. 또 둘레길과 더불어 둘러볼 수 있는 다랭이논, 오일장 등에 대한 세세한 정보에서 저자의 성의가 느껴진다. 구간별 상세 정보와 함께 일러스트 지도와 구간별 특징, 식당과 숙박, 교통편 등을 담은 지리산 둘레길 가이드북이 별책 부록으로 제작됐다. 이혜영 / 18,000원 / 여행과 지리 원 버너 캠핑 요리 캠핑 인구 1백20만 시대, 그만큼 알뜰 캠핑족이 늘어났다는 증거다. 캠핑의 묘미 중 하나는 바로 자연에서 오순도순 만들어 먹는 캠핑 요리가 아닐까. 하지만 매번 바비큐나 꽁치통조림 김치찌개만 먹는다면 그 재미가 반감될 수도 있을 것이다. 깻잎 통삼겹살구이, 맥주에 취한 닭구이 등 캠핑 요리라 할 수 있는 일품요리부터 밥과 찰떡궁합을 이루는 각종 찌개, 아이를 위한 자연 요리 등 요리 고수처럼 보일 수 있는 레시피로 구성됐다. 이미경 / 13,800원 / 상상출판 <■담당 / 장회정 기자>
- 우리 역사,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한국사능력검정시험
- 2007. 08. 16 재테크
- 우리 역사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주요 대학에서는 입시에 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했고, 국가기관에서 시행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횟수를 거듭할수록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특목고, 대학 입시, 사내 승진시험 등 점차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소개한다. 누구나 응시할 수 있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의 특징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준별로 1~6급으로 나누어져 있으므로 자신에게 맞는 급수를 택한 뒤 응시할 수 있다. 때문에 아들과 아버지가 나란히 시험을 치르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초급인 5, 6급은 각각 초등학교 고학년, 저학년 수준이고, 중급인 3, 4급은 각각 고등학교, 중학교 수준, 고급인 1, 2급은 각각 대학 역사 전공자 수준, 고등학교 수준이나 대학 교양 한국사 수준에 해당한다. 저학년일지라도 역사에 대한 지식과 열의가 충분하다면 급수를 높이는 것도 좋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이렇게 활용할 수 있다 학생이라면? 이제 서울 소재의 주요 대학에 입학하려면 국사는 필수다. 2010년 입시부터 고려대, 연세대 등 서울 7개 주요 대학들이 국사를 인문사회계열 필수과목으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국사에 관심을 갖고 이 시험을 치른다면 자연스럽게 입시에 대비하는 것이 된다. 이 시험이 입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공주 한일고 입학 전형, 성균관대학 동양학 인재전형시험에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으며, 앞으로 특목고와 자립형 사립고 입학, 대학 입학 전형에 활용하는 방안을 현재 검토 중이다. 또 학교생활기록부 교과학습 발달 상황 중 세부능력과 특이사항에 이 시험의 급수를 기재할 수 있게 된다. 직장인이라면? 이미 우리은행과 롯데쇼핑에서는 이 시험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1, 2급에 한해 입사시 가산점이 부여되며, 롯데쇼핑에서는 승진시험에서 한국사능력검정시험 2급과 3급을 반영하기로 했다. 또 이 시험을 주관하는 국사편찬위원회와 교학사 입사 시험에도 반영된다. 이뿐 아니라 앞으로 공무원과 기업체 채용 등에 널리 쓰일 전망이다. 성적 우수자에게는 특별상이? 각 급수별 성적 우수자에게는 상장과 부상이 수여되고, 이 중 최우수자에게는 해외 역사 탐방의 기회가 주어진다(성적 우수자가 다수일 경우 연소자가 우선이다). 최고령, 최연소 합격자에게도 상장과 부상이 수여될 예정이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이렇게 준비하자 급수에 상관없이 출제 범위는 모두 삼한시대부터 근현대사까지다. 초급은 60점 이상이면 합격, 중급과 고급은 70점 이상이면 합격이다. 시험 난이도와 유형을 알아보고 싶다면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홈페이지(www.historyexam.go.kr)를 방문하자. 그동안 시행되었던 기출문제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이 시험의 취지가 한국사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있기 때문에 주최 측은 난이도를 그리 어렵지 않은 방향으로 잡고 있다(그러나 응시생 중에는 다소 어려웠다는 의견도 있었다). 때문에 초·중·고 국사 교과서와 역사 전공 관련 서적 등을 중심으로 공부하되, 암기가 아닌 역사에 대한 이해를 중심으로 공부한다면 합격하는 데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일 년에 두 차례(5월, 10월) 치러진다. 시험 일정, 응모, 성적 확인 등은 모두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응시료는 6급 1만2천원으로 시작해 1급수에 2천원씩 올라간다. ■ 글 / 두경아 기자 ■사진 / 이주석
- 한국사 비극의 한복판에서 웃음과 감동을 쥐고 돌아온 신하균
- 2005. 08. 01 연예
- “한겨울에 얼음 입에 물고 대사하는 게 가장 힘들었죠” 언제나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 신하균이 순박한 동막골 마을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폭격기와 맞서는 군인으로 변신해서 돌아왔다. 이미 2년 전 동명 연극에서도 같은 역할을 맡은 바 있는 그가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새로운 ‘표인철’을 만나본다. 엉뚱한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추락’, 간첩에게 싸움하는 방법을 배우는 ‘우열’, 누나를 위해 자신의 신장을 천만원에 판 청각 장애인 ‘류’, 외계인의 침략으로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병구’까지, 팔색조를 품에 안은 신하균(32)이 돌아왔다. 가장 최근에 출연한 ‘우리 형’에서 동생에게 “형이라고 한번만 불러줄래”라고 나지막이 말하던 그가 이번엔 순진한 동막골 사람들을 위해 목숨을 걸고 폭격기와 맞서는 군인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영화는 한반도 전역이 전쟁의 포화로 불을 뿜고 있던 1950년 어느 가을날에서 출발한다. 길조차 나지 않은 함백산 절벽 속에 자리잡은 동막골에서 한 마리 나비가 날아가고 이윽고 연합군 전투기 조종사와 뱀이 무서워 도망치는 인민 부대, 탈영을 해 길을 잃은 국군 일행은 나비의 인도로 동막골에 모여든다. 금방이라도 방아쇠를 당길 것처럼 으르렁거리던 이들은 실수로 동막골 사람들이 겨우내 먹어야 할 옥수수를 팝콘으로 만들어버린다. 풍비박산이 난 곳간을 보고도 싫은 내색 한번 하지 않는 순박한 동막골 사람들을 위해 이들은 총 대신 호미를 지고 밭으로 나가게 된다. 이번 작품에서 신하균은 피난민으로 가득한 한강다리를 폭파한 기억을 가진 탈영한 군인 ‘표현철’로 등장한다. 함께 영화에 출연한 강혜정이 기자 간담회에서 “영화의 중심을 잡고 모든 고민을 혼자 짊어진 신하균에 감사하다”고 밝힌 농담 섞인 소감처럼 그는 쉽게 사람에게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는 주인공을 연기하며 영화의 중심을 잡아갔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은 강원도의 사계절을 고스란히 담아내기 위해 오랜 시간 촬영됐다. 신하균은 “이번 작품이 자신이 출연한 영화 중 가장 촬영기간이 길었다”며 강원도 강추위에 견디기 위해 여러 겹의 옷을 속에 껴 입어야 했다고 한다. 계절을 넘나드는 촬영은 배우들의 입에서 하얗게 뿜어져 나오는 입김을 감추기 위해 얼음을 물게 했으며, 결국 얼굴 마비증세까지 경험하게 했다. 강혜정은 빗속에서 춤 추는 장면 촬영을 위해 한겨울의 날씨에 4시간이 넘도록 머리 위로 물줄기를 맞았고 신하균은 혼자 풀썰매를 타는 장면을 찍으면서 와이어를 설치한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대형사고가 났다. 또 숲속을 헤매면서 풀독이 오르고 1백년 만에 찾아온 폭설과 한파가 몰아친 추운 겨울에 가을을 배경으로 하는 신을 촬영하기 위해 눈을 치우고 풀에 염색을 했다. 신하균은 이미 2년 전 동명 연극에서도 같은 역할을 맡은 바 있다. 잘 알려진 것과 같이 ‘웰컴 투 동막골’은 장진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쓴 연극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연극과 영화라는 각기 다른 장르 속에서 같은 인물을 연기해야 하는 신하균은 영화에 맞는 표현 방법을 찾기 위해 고심했다. 특히 연극에서 보지 못한 판타지적인 요소가 가미된 영화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 그는 누구보다 많은 연구를 했다. 육체적인 연기보다 역할을 잡아가기 위한 초반 작업이 힘들었다고 토로한 그는 ‘연기는 연극과 같다’고 말한다. 올해로 연기 경력 8년째로 접어드는 신하균은 지난 1998년 장진 감독의 ‘기막힌 사내들’로 데뷔했다. 제임스 딘을 좋아해 제임스 딘과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어 배우가 됐다는 그는 작품 선택 기준에 있어 스스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하균은 이번 여름 ‘웰컴 투 동막골’(8월 4일) 외에도 ‘박수칠 때 떠나라’(8월 12일)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두 영화 모두 장진 감독이 연출한 연극을 영화로 옮긴 작품으로 공교롭게도 신하균은 연극 ‘박수칠 때 떠나라’에서도 증인 중의 하나인 벨보이 역할을 맡아 연극무대에 선 경험이 있다. 영화 ‘박수칠 때 떠나라’에서 신하균은 미모의 카피라이터 살해 현장에서 검거된 용의자 김영훈으로 출연한다. 남에게 싫은 소리 한번 안 해봤을 것 같은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 신하균. 웃음만큼이나 출연 작품마다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내는 그의 변신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글 / 김성욱 기자 사진 / 유승현 웰컴 투 동막골의 명대사·명장면 “머를 마이 멕에이지, 뭐” 동막골의 제일 어른인 촌장에게 리수화가 마을 사람들을 큰소리 한번 안 내고 이끌 수 있는 방법을 물어보자 “제가 ‘하우 아 유’ 하면 이 사람이 ‘파인드 앤유’를 해야 되거든요” 동막골의 유일한 지식인(?)인 김 선생이 미군 스미스와 의사소통을 하다가 잘 안 되자 멋쩍어하며 “스미스요? 그럼 성이 ‘스’래요?” 비행기 조종사 스미스의 이름을 알게 된 동막골 사람들 “낯짝에 짝대기를 들이대고, 뭔 사람이 아는 체를 그리해요” 자신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표현철에게 동막골 청년의 한마디 “얼마 전에 하늘에서 몸땡이 지단 게 하나 뚝 떨어져서, 가이 약 구하러 다녀요” 비행기 추락으로 부상 당한 미군 대위 스미스를 위해 약초를 구하러 마을을 나온 청년 “아이들처럼 막 살라 해서 동막골인데, 내막은 나도 잘 몰라요” 마을 이름을 묻는 표현철에게 소개하는 장면 “야아~ 눈이다야~” 얼떨결에 던져진 수류탄은 마을 곡간을 날려버린다. 겨울 양식으로 모아둔 옥수수가 팝콘이 되어 마치 눈처럼 흩날리자 여일이 하는 말. 감독은 이 장면을 찍기 위해 스태프들이 밤낮으로 팝콘을 만들어 나중에는 냄새도 맡기 싫었다고.
- 전국 방방곡곡 누비며 한국사랑 키우는 필립&티에리
- 2005. 03. 01 화제
- “우리요? 이제 토종 한국 사람 다 됐어요!” SBS-TV ‘잘 먹고 잘 사는 법’에서 ‘팔도유람기’에 출연 중인 두 프랑스 청년 필립과 티에리가 눈길을 끈다. 어눌한 한국말과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토종 한국 사람보다 더 부지런히 한국땅 곳곳을 누비고 다니는 두 이방인과의 기분 좋은 만남. 두 프랑스 청년의 좌충우돌 한국 탐험기 토요일 아침 방송되는 SBS-TV ‘잘 먹고 잘 사는 법’에서 단연 인기를 끄는 프로그램이 있다. ‘필립과 티에리의 팔도유람기’가 바로 그것이다. 프랑스에서 온 두 청년은 이 프로그램에서 우리나라 곳곳을 돌아다니며 볼거리, 먹을거리를 소개한다. 작년 3월부터 방송을 시작했으니 두 사람의 ‘트래블 자키’ 노릇도 어느새 꼬박 1년이 됐다. 두 사람은 그동안 보령 갯벌에서 주꾸미 잡기, 염전 체험, 영광 굴비 엮기, 돼지 잡기, 개불 낚기 등 우리나라 사람들조차 일일이 체험해 보지 못한 갖가지 일들을 경험했다. 가본 곳만 해도 남이섬, 제부도, 무창포, 지리산, 울릉도 등 셀 수 없이 많다. 유명한 관광지 뿐 아니라 남해 예술학교, 경주 골굴사 등 한국인들도 잘 모르는 곳을 샅샅이 뒤지고 다녔다. 그동안 두 사람이 소개한 여행지는 여행 책자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숨겨진 명소가 많았다. 아직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은 곳을 찾아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 외에도, 우리말이 서툰 두 외국인이 낯선 곳을 다니며 좌충우돌하는 모습이 여간 귀엽지 않다. 장난꾸러기같은 필립과 아이처럼 순수한 티에리의 자연스러운 ‘환상 콤비’도 보는 이의 미소를 자아낸다. 실제로 두 사람이 출연하는 시간대의 순간 시청률이 프로그램 전체 시청률을 능가한다고 한다. “한국엔 멋진 곳이 정말 많아요. 울창한 숲과 산이 곳곳에 가득해요. 시골 사람들 인심도 너무 좋고 음식도 다 맛있어요. 우리는 둘 다 매운 음식도 잘 먹어요. 저는 순두부를 제일 좋아하고요, 필립은 요즘 불오징어에 필 꽂혔대요.” 한국에 온지 3년 된 티에리는 프랑스 대사관에서 일할 기회가 생겨 한국에 왔다. 프랑스에서 만난 한국 여성과 5년 열애 끝에 2년 전 결혼식도 올렸다. 한국 생활 6년 차의 필립은 한국인 입양아다. 우리말을 배우고 싶어 한국에 왔다가 벌써 6년째 한국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본업은 만화가지만 프리랜서로 웹디자인과 웹마스터 일을 하고 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전북대에서 공부하면서 전주에서 2년 동안 살았어요. 한국말을 제대로 배우고 싶어서 일부러 지방에 갔어요. 지방은 서울보다 외국 사람이 별로 없잖아요. 그때는 ‘안녕하세요’정도 밖에 못했는데 한국 친구들과 친해져서 금방 한국말을 배웠어요. 근데 주로 친구들한테 배운 한국말이다 보니까 무조건 반말밖에 몰랐어요. 존댓말 알게 된 게 2년도 안돼요. 한 번은 어떤 할아버지가 제 외모만 보고 ‘너는 한국놈이 존댓말도 모르냐’고 혼내셔서 슬펐어요.” 티에리 역시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우리말을 배웠다. 필립에 비하면 아직은 더 어눌한 편이다. 대사관에서 직장생활을 했기 때문에 쉬운 단어보다 엉뚱하게 어려운 단어를 더 많이 안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 대신 한국의 전통 문화에 관한 한 어쩌면 한국 사람들보다 더 많이 알고 있을 지도 모른다. 한국 문화에 워낙 관심이 많아서 프랑스어로 된 각종 자료와 인터넷 사이트를 참고해 ‘공부’를 많이 했기 때문. 촬영을 다니면서도 각 지방의 특색이나 전통 문화에 대해 너무 많이 알고 있어서 담당PD가 “일부러 모른 척 하라”고 주문할 정도라고 한다. 한국과 맺어진 두 사람의 남다른 인연 각자 한국에서 생활하던 두 사람이 만나게 된 건 프랑스 대사관에서 주최한 모임에 두 사람이 함께 참석하게 되면서부터다. 한국에 대해 관심과 애정이 많다는 공통점 때문에 두 사람은 곧 친구가 됐다. 그러다가 티에리가 모 방송국의 설날 특집 외국인 요리경연대회에 출연하게 됐는데 필립은 응원차 티에리를 따라 나섰다. 그날 출연한 외국인들 중에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종종 출연해 낯이 익은 ‘유명인’들도 적지 않았다. 더구나 필립은 출연자 자격으로 간 것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두 사람을 유심히 봤던 담당PD가 두 사람에게 연락을 해왔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것이 ‘팔도유람기’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일상탈출’이라는 프로그램이었다. 두 사람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호의적이자 아예 정규 프로그램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우리 PD가 그러는데 그때 외국인 수십 명 중에서도 우리 둘이 눈에 확 띄었대요. 티에리나 저나 미술을 전공했는데 한국에 와서 이렇게 방송 타게 될 줄은 몰랐어요.(웃음)” 필립은 여섯 살 때 프랑스로 입양됐다. 부산항에서 부모를 잃고 헤매다 결국 부모를 찾지 못하고 보육 시설에 맡겨졌다가 프랑스로 입양됐다고 한다. 현재 프랑스에는 부모님과 한 살 위 누나가 살고 있다. 누나 역시 한국인 입양아다. 한국에 머무르던 지난 6년 동안 친부모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애써봤지만 혹시나 하는 연락조차 한번 받아보지 못했다고 한다. 어찌된 영문인지 필립에게는 일곱 살 때까지의 기억이 전혀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여섯 살이면 우리말도 곧잘 했을 텐데도 우리말조차 전혀 기억에 없었다고 한다. 유일하게 기억하고 있던 우리말 단어가 하나 있었는데, 바로 ‘배꼽’이다. 누군가 배꼽을 가리키며 우리말 단어를 가르쳐주려고 하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무심코 배꼽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오더란다. 어려서부터 어떤 음식의 맛이나 냄새를 막연히 기억하고 있었는데 특정 장소나 사람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하는 것이 없었다고 한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맛과 냄새가 뭔지 알게 됐어요. 알고 보니 김치 맛이랑 율무차 향기더라구요. 김치를 먹고 율무차를 마셨을 때 ‘아, 바로 이거구나!’했어요. 또, 밥 먹을 때 머리를 그릇 가까이에 대고 먹는 이상한 습관이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엄마한테 혼나곤 했어요. 프랑스에선 밥 먹을 때 그렇게 하는 사람 없거든요. 그런데 한국에 와보니까 사람들이 밥 먹을 때 다 그러는 거예요.(웃음)” 티에리 역시 한국과의 인연이 각별하다. 한국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에까지 골인한 것.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7년 전 프랑스에서였다. 아내는 당시 프랑스에 유학중이었는데 서로 얼굴만 알고 통성명 한 번 해보지 않은 사이였다. 그러다가 우연히 파리행 열차를 같이 타게 되면서 서로 반해 사귀게 됐다. 마치 영화처럼 두 사람은 만난지 몇 시간 만에 열차 안에서 첫키스를 나눴고 그로부터 3개월 후 다시 만나 본격적으로 연애를 시작했다고 한다. 나중에 안 얘기지만 당시 아내는 아버지와의 대립을 피해 도피하다시피 프랑스로 유학을 온 상태였는데 프랑스에 있는 동안 서울 집에 연락 한 번 안하고 지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결혼 승낙을 받기 위해 같이 한국에 들어왔을 때도 아버지의 반대가 극심했지만 정작 티에리는 그 사실을 몰랐다. 한국말도 서툰 탓에 ‘장인어른’이나 ‘아버님’이라고 점잖게 부르지도 못하고 ‘미애 아빠, 미애 아빠’하면서 특유의 필살 애교로 예비 장인을 살살 녹였다고 한다. 지금은 처갓집에서 딸보다 사위를 더 끔찍이 생각한단다. 다정다감한 한국에 매료된 두 사람의 한국사랑 방송생활 1년이 다 되고 보니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알아보는 일이 많다. 토요일 아침 방송이라 그런지 아줌마들이나 어린 아이들이 특히 많이 알아본다. 사람들의 반응은 보통 셋 중 하나. 첫 번째 유형은 자기들끼리 소곤소곤 거리는 타입이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하다. 두 번째 유형은 좀 난감하다. 자기들끼리 노골적으로 손가락질을 한다거나 심할 때는 코앞까지 와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가는 사람도 있다. 아예 아는 척을 하면 더 편할 텐데 그냥 거기까지다. 두 사람이 가장 좋아한다는 세 번째 경우는 마치 오랜 친구처럼 ‘안녕 필립~’ ‘티에리 어디가?’ 등등 스스럼없이 인사를 해오는 유형이다. 그럴 땐 정말 너무 고맙고 기분이 좋단다. “한 번은 지하철을 탔는데 어떤 젊은 아줌마가 꼬마 아들이랑 같이 저한테 왔어요. 그러더니 ‘티에리 삼촌한테 인사해~’ 그랬는데 저는 기분이 진짜진짜 너무 좋았어요. 저를 그렇게 가족같이 대해주는 게 너무 고마웠어요. 그것 때문에 그날 하루 종일 너무너무 행복했어요. 프랑스에서는 유명 연예인한테도 그렇게 하는 사람 별로 없어요.” 지금이야 토종 한국 사람 뺨치는 두 사람이지만 프랑스와 여러모로 다른 문화 때문에 깜짝 깜짝 놀랄 때도 많았다. 한국 생활이 얼마 안됐을 때 제일 놀란 건 남자들간의 자연스런 스킨십이었다. 남자들끼리도 스스럼없이 손잡고 어깨동무하고 심지어 대화 중에 무릎을 문지르기도 하는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랐단다. 어느 날엔가는 경찰 둘이 손잡고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기절할 뻔한 적도 있다 “한국에는 정말 게이가 많구나 하고 생각했다”는 티에리는 뭐든지 함께 모여서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의 문화가 정겹다고 말한다. 월드컵 때 거리로 우르르 몰려나와서 다같이 응원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고 한다. 필립 역시 그런 한국 문화가 맘에 든다며 한 마디 거든다. “프랑스 사람들은 따로 따로 놀아요. 남들이 다 하는 거는 안하려고 해요. 어떨 땐 그게 너무 심해서 문제죠. 예를 들어서 한국에는 ‘한복’이라는 전통 의상이 있잖아요. 프랑스에는 ‘프랑스복’이 없어요. 왜냐하면 그렇게 하나의 의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마다 전통 의상도 다 다르거든요.” 티에리는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오히려 프랑스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프랑스에 있을 때는 민족에 대한 개념이 거의 없었지만 여기서는 한국인들이 프랑스에 대해 이것저것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해 답해주다 보면 ‘아, 내가 프랑스 사람이구나’하는 생각이 새삼스레 실감나곤 한다는 것. “한국에서는 한국 습관대로 살고 프랑스에서는 프랑스 습관대로 사니까 인생을 두 배로 사는 거 같다”며 예의 천진난만한 웃음을 짓는다. 두 사람이 모두 손사레를 치는 한국 문화는 단연 ‘술 문화’. 처음 한국에 와서는 일년 동안 거의 매일 술을 마셔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에서 친구를 사귀려면 매일 술을 마시러 갈 수밖에 없다는 것. 한번은 필립이 한국 친구들과 어울려 소주를 마시러 갔는데 술집 벽에 드라마 ‘술의 나라’ 포스터가 붙어 있더란다. “드라마 제목이라는 걸 알았지만 한국이 진짜 술의 나라란 생각이 들었다”며 한국에선 커피값보다 술값이 싸니까 자기같아도 차라리 술 마시러 가겠다고 너스레를 떤다. 두 사람의 일주일 스케줄은 만만찮게 빠듯하다. 일주일에 반은 지방으로 촬영을 다닌다. 대사관 일을 그만둔 티에리는 드라마나 영화의 엑스트라로도 활약중이다. 그동안 ‘야인시대’를 비롯해 영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등에 출연했다. “한국에서는 만화가로 먹고살기 힘든 것으로 안다”며 아쉬워하는 필립은 프리랜서 애니메이터 및 웹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이젠 지칠대로 지쳤지만 지금이라도 하루 빨리 친부모를 찾고 싶은 바람도 크다. 입양 기록에 따르면 그의 한국 이름은 ‘강기영’이다. “원래 눈물이 별로 없는데 만약 부모님을 만난다면 내가 울까 안울까 나도 궁금해요. 프랑스 부모님 물론 사랑하지만 뭔가 뜨거운 ‘정’같은 걸 느껴본 적은 살면서 한 번도 없어요. 만약 부모님을 찾는다면 아마 그런 감정을 처음 알게 될 거 같아요. 그리고 동생이 있다면 너무 기쁠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동생 있는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거든요. 동생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동생이 너무 갖고 싶어요. 만약에 동생이 있다면 제가 키울 거예요. 다 컸어도 제가 또 키울 거예요.(웃음)” 가끔 본국에 돌아갈 때마다 한국이 집 같고 프랑스엔 잠깐 여행 온 것처럼 느껴진다는 두 사람. 두 사람의 남다른 한국 사랑은 앞으로도 쭈욱~ 계속될 것 같다. 평생! 글/박연정 기자 사진/전영기 프로필(필립) 이름 필립 (Philippe) 국적 프랑스 성별 남자 출생 1974년 4월 20일 신체 키: 176cm, 체중: 68kg 학력 프랑스 미술대학교 취미 모술, 스키, 컴퓨터 게임, 친구 만나요 미니 홈피 www.cyworld.com/ulibangsong 카페 http://cafe.daum.net/vlfflqxldpfl 이메일 kee-hye@hanmail.net 프로필(티에리) 이름 티에리 (Thierry) 국적 프랑스 성별 남자 출생 1975년 12월 6일 신체 키: 186cm, 체중: 78kg 학력 프랑스 미술대학교 취미 사진 찍고 컴퓨터 게임하고 친구 만나요 미니 홈피 www.cyworld.com/ulibangsong 카페 http://cafe.daum.net/vlfflqxldpfl 이메일 francesalam@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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