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31 건 검색)
- 지역 맛집, 제철 식재료, 전통주…허영만이 엄선한 33가지 우리 음식 이야기
- 2024. 10. 28 10:01 여행
- ... 미식 여행 33’ 발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8일 지역의 식문화와 제철 음식의 매력을 허영만 작가와 함께 담아낸 <K-로컬 미식 여행 33선> 책자를 발간했다. 책자에는 수원 왕갈비, 횡성...
- 식객·타짜···12만장 쌓아올린 만화 50년, 허영만 “이젠 웹툰 도전”
- 2024. 08. 06 06:00 문화
- ... 2차는 절대 가지 않는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전시엔 각 작품을 위해 취재한 기록들이 빼곡하다. 허영만은 “작품을 시작하고 가능한 한 자료를 최대한 수집한다”고 말했다. ‘취재’의 중요성을 알려준...
- 허영만식객타짜날아라슈퍼보드비트전남도립미술관
- 허영만 작가, 안동간고등어 소재 웹툰 〈간고디〉 연재한다
- 2017. 01. 25 14:21 지역
- ... 소재로 한 웹툰을 연재한다.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은 오는 31일부터 안동간고등어를 소재로 허영만 작가가 그린 웹툰 <간고디>가 네이버에 연재된다고 25일 밝혔다. 12회 분량으로 마련된 웹툰 ...
- 허영만간고디
- 허영만 화백 “내가 뽑은 최고의 한식 미슐랭은 감동 담긴 백반”
- 2016. 11. 10 21:35 인물
- ... 앞으로 한국 식당에 대한 세세한 탐색이 계속되겠죠.” 만화 <식객> 시리즈로 유명한 허영만 화백(69·사진)은 지난 7일 ‘미슐랭 가이드-서울편’ 발표와 관련해 일단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스포츠경향(총 63 건 검색)
- 옥주현, 식객 허영만 만났다…‘백반기행’ 8일 출연
- 2024. 09. 06 09:01 연예
-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포스터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옥주현, 김성식이 식객 허영만을 만난다. 옥주현, 김성식은 오는 8일 오후 7시 50분 방송되는 TV CHOSUN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이하 ‘백반기행’)에 출연해 작품 관련 특별한 토크를 선사한다. 옥주현은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에서 왕실을 호위하는 자르제 가문의 딸로, 왕실 근위대 장교가 되어 앙투아네트를 호위하는 ‘오스칼 프랑소와 드 자르제’ 역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그는 탁월한 가창력으로 매 회차 완벽한 무대를 선사하며 관객들에게 큰 박수를 받고 있다. 또한, 앞서 공개된 ‘백반기행’ 예고편에서 옥주현은 식객 허영만을 만나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넘버를 부르며 화제를 모았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옥주현의 초대로 김성식이 깜짝 출연할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은다. 특히, 공개된 예고편에서 김성식은 허영만에게 “선생님한테 향이 납니다. 제 취향”이라며 유쾌한 매력은 물론, 출연 중인 옥주현과의 환상적인 케미를 예고, 본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옥주현, 김성식이 출연 중인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는 역대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이케다 리요코의 만화를 원작으로, ‘오스칼’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진정한 자유와 사랑, 그리고 인간애를 프랑스혁명이라는 장중한 역사의 흐름과 함께 담아내는 작품이다. 역사적인 소용돌이 속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혁명의 대서사시를 담은 원작은 1972년 연재 이후 누적 2,000만 부 이상 판매된 ‘메가 히트작’으로, 50여 년 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에 ‘베르사유의 장미’는 1974년부터 2014년까지 일본 다카라즈카 극단 공연에서 500만 관객을 돌파했고, 국내에서는 1993년 애니메이션 방영으로 최고 시청률 28%를 기록하는 등 남녀노소 불문하고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특히 ‘오스칼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거대한 팬덤을 양산,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대중과 여러 아티스트에게 깊은 감동과 영감을 선사하고 있다.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는 한국 뮤지컬 업계를 선도하는 EMK뮤지컬컴퍼니가 창작 뮤지컬의 황금 콤비 왕용범 연출, 이성준 작곡가와 함께 손을 잡고 무대에 올렸다. 뮤지컬 ‘모차르트!’, ‘엘리자벳’, ‘몬테크리스토’, ‘마리 앙투아네트’ 등 유럽 뮤지컬을 국내에 도입하며 막강한 저력을 보여줬던 EMK가 ‘유럽 뮤지컬’ 종결판을 보여주며 호평을 받고 있다. 한편,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는 오는 10월 13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 ‘편스토랑’ 류수영, 허영만 입맛 사로잡았다
- 2023. 08. 26 10:43 연예
- 배우 류수영이 낭만식객 허영만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25일 방송된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이하 ‘편스토랑’)예서는 ‘믿고 먹는 어남선생’ 류수영이 만화가 허영만을 집으로 초대, 정성 가득 한식 5첩 반상을 대접했다. 전국의 맛집만 900곳 이상 가봤다는 허영만은 대한민국 미식계 끝판왕으로 불리는 인물이지만, 류수영은 미식가 허영만의 입맛까지 완벽하게 맞춰냈다. 이날 류수영은 “귀한 분이 오신다”라며 제주 은갈치, 모시조개 등 싱싱하고 귀한 식재료를 준비했다. 이어 남녀노소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을 바싹불고기를 시작으로 다양한 한식 요리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 류수영이 요리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을 때 드디어 초인종이 울렸다. 류수영이 반가운 마음에 버선발로 마중을 나간 가운데 드디어 공개된 손님은 낭만식객 허영만이었다. ‘타짜’, ‘각시탈’, ‘식객’ 등 수많은 명작을 탄생시킨 만화가 허영만은 대한민국 대표 미식가로도 유명하다. 류수영과 허영만은 오는 9월 10일 KBS에서 방송될 미식 다큐멘터리 ‘K 푸드쇼, 맛의 나라’를 함께 촬영하며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고. 허영만이 등장하자 류수영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의 잔망미는 사라지고, 묵언수행하듯 요리에 집중한 류수영의 모습에 웃음이 터졌다. 류수영은 한껏 긴장한 상태에서 한식의 기본 메뉴들로 5첩 반상을 완성했다. 간을 조금 약하게 먹는 허영만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즉석에서 레시피를 바꿔야 하는 돌발 상황이 있었음에도 류수영은 최선을 다해 요리했다. 그 결과 최고 미식가 허영만의 입에서 “맛있다. 맛있네!”라는 감탄이 나왔다. 허영만의 인정에 류수영도 안심하고 얼굴 가득 함박웃음을 지으며 좋아했다. 그런가 하면 류수영과 허영만의 솔직 유쾌한 대화도 공개됐다. “요리할 때는 어남선, 연기할 때는 류수영”이라는 류수영의 말에 허영만은 “어느 쪽이 더 수입이 좋나?”라고 돌직구 질문을 던졌다. 류수영 역시 허영만에게 가장 효자 같은 작품이 무엇인지 묻기도. 이에 허영만은 “주식으로 날려서…”라고 거침없이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맛있는 음식’이라는 공통의 관심사 덕분인지 누구보다 끈끈한 사이가 된 류수영과 허영만의 티키타카가 시청자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빨간 맛’을 주제로 한 메뉴 개발 대결 결과가 공개됐다. 류수영, 이정현, 박수홍, 송가인이 팽팽한 대결을 펼쳤다. 그 어느 때보다 메뉴 평가단의 극찬이 쏟아진 대결이었다. 경쟁을 펼친 편셰프들조차 “다들 막강하다”라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 이 가운데 우승 및 출시 영광은 편셰프에 첫 도전한 송가인에게 돌아갔다. 송가인은 아버지표 마늘고추장 주물럭에 자신의 비법을 더해 오삼불고기를 만들었다. 또 옥고감밥(옥수수 고구마 감자 밥)에 오삼불고기를 더한 삼각김밥도 완성했다. ‘편스토랑’ 우승상품 송가인의 마늘고추장오삼불고기는 밀키트 형태로 각종 온 오프라인 매장에, 옥고감 오삼김밥은 전국 해당 편의점에 출시된다. ‘신상출시 편스토랑’은 매주 금요일 저녁 8시 30분 방송된다.
- ‘맛잘알’ 허영만, “식당 900곳 다녀…맛없는 곳 표현 난감해”(편스토랑)
- 2023. 08. 25 21:45 연예|연예
- 사진=KBS ‘편스토랑’ 류수영이 허영만에게 오첩반상을 대접했다. 박수홍은 25일 방송된 KBS2 예능 ‘편스토랑’에서 “이름 두 개인 사람을 별로 신용하지 않는데”라며 “어남이 뭐냐”고 물었다. 류수영은 “본명이 어남선이다. 요리할 때 어남선, 연기할 때 류수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허영만은 “어느 쪽이 수입이 좋냐?”고 물었다. 이에 류수영은 “어남선”이라고 답하며 웃었다. 허영만은 “4년 동안 전국의 식당 900곳을 다녔다. 맛있게 먹고 나온 집도 있지만 맛이 없어서 음식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집도 있었다. 그럴 때 난감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를 들은 류수영은 당황하며 “맛없을 때 돌려서 말하는 우회적인 표현이 있냐?”고 물었고, 허영만은 “미역 줄기에서 어머니가 보였다는 등의 추상적인 표현을 한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허영만은 “음식은 건강보다 맛”이라며 “오늘 어떤 음식을 줄지 기대하겠다”고 했고 류수영이 준비한 녹두죽을 먹은 뒤 “맛있다. 그런데 조금 짜다. 짭짤해서 밥맛을 돋우기에 좋다”며 호평했다. 이에 류수영은 “제가 준비한 음식이 모두 짤거 같다. 간을 맞추겠다”고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 류수영, 허영만에 5첩 반상 대접…이연복도 깜짝 (편스토랑)
- 2023. 08. 24 14:30 연예|연예
- KBS2 제공 류수영이 허영만을 위한 한식 5첩 반상을 준비한다. 25일 방송되는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에서는 류수영이 만화가 허영만을 집으로 초대한다. ‘각시탈’, ‘타짜’, ‘식객’ 등 수많은 명작을 탄생시킨 허영만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식객이자 미식가로도 유명하다. 류수영과는 KBS에서 9월 10일 첫방송되는 미식 다큐멘터리 ‘K 푸드쇼, 맛의 나라’를 함께 촬영하며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고. 류수영이 끝판왕 미식가 허영만을 위해 어떤 요리를 선보일지 류수영의 음식이 허영만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공개되는 VCR 속 류수영은 “오늘 매우 중요한 손님이 오신다”며 평소와 다른 요리가 펼쳐질 것을 예고했다. 류수영이 말한 손님은 대한민국 최고의 식객 허영만이었다. 허영만은 맛에 대해 깐깐하고 솔직하기로 유명하다. 이연복 역시 “맛있다는 표현을 쉽게 안 하는 분”이라고 증언해 궁금증을 더했다. 허영만이 도착하자 류수영은 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허영만은 류수영과 대화 중 “돌아보니 900군데 가까운 맛집을 다닌 것 같다. 그런데 맛집을 다닐 때도 입맛에 맞지 않아 난감한 적도 있었다”고 해 순간 류수영을 또 한 번 긴장하게 만들기도. 류수영은 그 어느 때보다 정성을 기울여 허영만을 위한 요리를 차근차근 내놓기 시작했다. 그러나 요리 도중 문제가 발생했다. 생각지도 못한 돌발 상황으로 레시피들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위기에 봉착한 것. 위기 상황까지 겹치자 류수영은 평소 요리할 때면 늘 잔망미 넘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던 것과 달리 묵언 수행하듯 요리에 집중했다. 이에 ‘편스토랑’ 식구들 역시 모두 침을 삼키며 관전했다고. 류수영은 초긴장 속에 손이 많이 가는 한식의 기본 메뉴들로 5첩 반상을 완성했다. 과연 류수영이 즉석에서 돌발 상황까지 극복하며 만들어낸 5첩 반상은 ‘식객의 끝판왕’ 허영만의 입맛을 만족시켰을까. VCR을 지켜보던 이연복이 “오늘 어남선생의 찐 실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감탄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궁금증을 유발한다. 25일 오후 8시 30분 방송.
주간경향(총 1 건 검색)
- [문화]41년 외길 인생 만화가 허영만씨(2006. 09. 05)
- 2006. 09. 05 문화/과학
- “소재 찾기 위해 내 몸을 던집니다” 베스트셀러 ‘식객’ ‘타짜’ 동시에 영상화 저녁 어스름 무렵. 햇빛에 물들어 검붉은 하늘은 낮의 장막을 거둬내고 이제 밤을 맞이할 채비를 한다. 서울 정동에서 자동차로 1시간여 내달려 도착한 서울의 남동쪽 수서. 지난 41년간 손에서 펜과 붓을 놓지 않으며 대중의 가슴에 촉촉한 단비를 뿌려준 만화가 허영만씨(59)의 작업실이 둥지를 튼 곳이다. 20년간 살림집으로 이용하던 집을 개조해 얼마 전부터 작업실로 이용하고 있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 가장 먼저 일행을 맞는 것은 털이 온통 흰 커다란 개다. 영국산으로 이름은 ‘처칠’이라고 한다. 어찌나 순한지 낯선 사람을 보고 짖지도 않는다. 거실로 사용하던 공간은 문하생 네 사람을 포함한 여섯 사람의 작업공간으로 할애돼 있다. 일행이 찾아갔을 때 마침 허영만씨는 거실과 안방 사이에 마련된 자신만의 독립된 공간에서 한창 사진을 정리하던 중이다. 언젠가 만화작업에 참고할 사진이다. “메모 도구 없어 냅킨에 고추장으로 써” 그러고 보니 그의 책상 위 스탠드에는 온통 깨알 같은 글씨와 그림이 그려진 메모지가 줄줄이 사탕처럼 엮여 있다. 이런 메모지는 방 여기저기에도 널려 있다. 허씨는 “뭔가 생각날 때면 글이든 그림이든 사진으로든 기록해놓는 습관이 있다”고 말했다. 그가 잠잘 때만 빼고 늘 분신처럼 끼고 다니는 검정색 가방의 용도도 다르지 않다. 공간이 넉넉한 가방 안에는 카메라와 필통, 메모장, 스케치북, 돋보기, MP3가 들어있다. 스케치북을 넘겨보니, 이승엽·박지성 등 스포츠스타의 캐리커처도 있다. 아내의 강권에 못 이겨 한 달에 한 번 나간다는 교회에서 목사님 설교 시간에 그렸다는 교인의 뒷모습은 미소를 짓게 한다. “메모지나 필기구가 없으면 불안해요. 직업병처럼 항상 머릿속엔 만화에 대한 생각이 가득하기 때문이죠. 사람을 봐도 음식을 먹어도 그냥 지나치게 되지 않거든요. 한번은 식당에 갔다가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메모할 도구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냅킨에 고추장으로 글씨를 써온 적도 있어요. 우리 작업실엔 아예 메모지통을 만들어놨어요. 그때그때 떠오른 생각을 기록한 메모지를 쌓아뒀다가 필요할 때 꺼내 작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죠.” 허영만씨의 책상에는 각종 기록이 담긴 메모지가 빼곡히 붙어 있다. 이와 같은 꼼꼼함과 투철한 직업정신이야말로 한국만화사에 허영만이라는 이름 석자가 큰 획을 긋게 한 발판이 됐을 것이다. 음악을 다룬 만화 ‘고독한 기타맨’, 젊은 파이터를 그린 ‘비트’, 골프를 다룬 ‘19번 홀’, 자동차 개발과 기업의 흥망성쇠를 그린 ‘아스팔트 사나이’, 도박과 도박전문가의 세계를 그린 ‘48+1’과 ‘타짜’, 일본 야쿠자를 그린 ‘허슬러’, 정치를 다룬 ‘닭목을 비틀면 새벽은 안 온다’, 경마를 소재로 한 ‘오늘은 마요일’, 음식을 소재로 한 ‘식객’ 등 그의 관심은 정치와 사회, 문화를 끊임없이 넘나든다. 뿐만 아니라 해당 전문가도 입을 딱 벌릴 만큼 내용에 허점이 없다. 그만큼 취재가 철저하다는 증거다. 그는 “한번도 총알(소재)이 떨어져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전 종종 젊은 후배에게 이런 얘기를 해요. 아이디어가 없으면 원양어선을 타고 6개월만 돌아다녀보라고요. 그러면 적어도 3~4년간은 소재의 빈곤함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요. 그런데 그렇게 하는 친구는 없더군요. 만화작업도 몸을 던지지 않으면 안 돼요. 저는 지금이라도 소재가 궁핍하면 참치 잡는 배를 타고 나갈 겁니다.” “만화 냉대받던 40살 이전은 끔찍” 허영만씨가 늘 끼고 다니는 메모장과 스케치북. 요즘엔 만화도 컴퓨터를 이용해 그리는 게 일반화돼 있지만 허영만씨는 예나 지금이나 수작업을 고집한다. 이메일 확인도 못할 만큼 컴맹이기도 하지만 기계적 작업은 왠지 정성이나 혼이 깃들지 않은 것 같아 꺼림칙한 것이다. 한국 나이로 예순 살인 올해는 그가 만화계에 입문한 지 41년, 만화가로 데뷔한 지는 33년이 되는 해다. 1947년 전남 여수에서 출생한 그는 고교졸업 직후인 1966년 상경했다. 박평일·엄희자·이향원의 문하를 거쳐 1974년 ‘소년한국일보’ 신인공모에 ‘집을 찾아서’가 당선되면서 만화가로 데뷔했다. 당시 심사를 맡은 신동우 화백은 “우리는 이제 만화를 그만 그려야겠다”고 할 만큼 허영만씨의 천부적인 감각과 소질에 찬사를 보냈다고 한다. 신 화백의 격찬이 헛된 것이 아님을 입증하기라도 하듯 같은 해 발표한 ‘각시탈’을 시작으로 ‘태양을 향해 달려라’(1977) ‘무당거미’(1984) 등 그의 만화는 연거푸 히트했다. 허영만이라는 이름은 곧 흥행보증수표였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허씨는 “1970년대 후반 만화 그리기를 그만둘까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회고했다. “당시 매년 5월이면 남산 어린이 야외극장에서 불량서적이라며 만화책 화형식을 했어요. 게다가 시장까지 침체돼 생활이 안 됐죠. 처자식까지 딸린 마당이어서 직업을 바꾸려고 오전엔 만화를 그리고 오후에는 만화영화사에 출근했어요. 하지만 주어진 일만 하는 것은 적성에 맞지 않아 1년 만에 회사를 그만뒀어요. 당시 가졌던 불안감이 워낙 커 지금도 마흔 살 이전으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웃음).” 41년간 외길 인생을 걸어온 소회를 묻자 그는 “한 가지 일에 매진할 수 있던 삶이 고맙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정년퇴직하는 친구를 보면서 ‘이러다 나는 벽에 똥칠할 때까지 만화를 그리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고 때로 자문해요. 하지만 그렇게만 된다면 행복한 일 아니겠어요? 돌아가신 제 아버님은 여든 살까지, 그것도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까지 고향에서 대서소를 하셨어요. 아버님 사무실에는 늘 친구분이 ㄷ자로 앉아계셨죠. 퇴근하면서 아버지가 받아주는 막걸리를 나눠 드시는 게 즐겁기 때문이었을 거예요. 저도 아버님처럼 살다 가고 싶어요. 여한 없이 일하고 술 먹고요.” 실제로 지금껏 완성한 만화가 몇 편이나 되는지 스스로 기억하지 못할 만큼 방대한 분량의 작업을 해왔다. 그는 “칼의 흠집이 어디서 났는지 모를 정도로 칼을 휘둘렀다”며 “그렇게 한 것을 가끔 후회도 한다”고 말했다. ‘비트’ ‘퇴역전선’ ‘아스팔트 사나이’ ‘미스터Q’ ‘망치’ 등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으로 영상화된 작품도 15편에 이른다. 지금도 그의 베스트셀러인 ‘식객’과 ‘타짜’가 영화로, 드라마로 제작중이다. 특히 트럭에 채소와 건어물 등을 싣고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장사하는 주인공 성찬이 다양한 우리 먹을거리에 얽힌 인생드라마를 펼치며 감동을 주는 ‘식객’은 영화(겨울개봉 예정)와 드라마(내년 초 MBC 방송 예정) 촬영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도 허씨는 모 일간지에 ‘식객’을 연재중이다. 청소년 직업 가이드 교육만화 구상 “지금도 시간 나면 취재를 다니죠. 식당에 취재 가서 그래요. 사흘 동안 취재를 하느라 좀 번거롭게 해드릴 텐데 죄송하다고요. 그러면 주인은 손사래를 쳐요. 어떻게 아시는지, ‘식객’이면 환영한다고요. 고마운 일이죠.” 2000년 발표한 ‘타짜’ 취재는 당연히 전문 화투꾼들이 운집한 하우스에서 이루어졌다. 그는 “그들의 작업 자체가 말로 하는 게 아니어서 언변이 없는 데다 좀처럼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으려 하지 않아 고생 좀 했다”고 회고했다. “재미있는 것은 어느 도박꾼이 경마를 끊어야 하는데 잘 안 된다고 토로한 일이에요. 이 사람은 번번이 화투판에서 돈을 벌어 경마장 가서 잃거든요. 타고난 승부근성이 있는 전문도박꾼은 도박 외에 다른 일은 절대 할 수 없어요.” 도박 얘기가 나온 김에 현재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바다이야기’ 파문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허씨는 “이번 파문을 접하면서 지난해에 내 만화를 소재로 성인오락게임을 개발하자는 어느 게임회사의 제안을 거절했던 것이 정말 잘한 일이구나 하고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말했다. “도박은 작은 재미를 느끼는 수준에서 해야 해요. 생활비를 번다거나 일확천금을 하려는 욕심으로 덤벼들면 신세 망치기 십상이죠.” 그는 추석 개봉예정인 영화 ‘타짜’에 카메오로 출연했다. 영화출연이 평생소원이라는 후배를 위해 절친한 사이이자 산악 등반가인 박영석씨까지 가세, 화투판을 벌이다 도망치는 노름꾼 역을 맡았다. 허씨는 “그런데 정작 영화출연이 소원이던 후배는 뒤통수만 나왔더라”며 껄껄 웃었다. 그는 술과 산을 좋아한다. 술은 하루도 거르지 않을 정도로 애주가다. 막걸리, 소주를 즐겨 마시는데 요즘엔 와인에도 취미도 생겼다. 주량을 물으니 “소주 두 병인데 요즘 소주는 싱거워 맛이 덜하다”고 푸념했다. “등산은 워낙 좋아했는데 2001년 박영석씨를 알게 되면서 해외 원정도 네 번이나 했어요. 에베레스트는 6400m까지 올랐다가 고산병으로 도중하차해 아쉬웠죠. 2년 전에는 백두대간을 종주했고 그때 함께 산을 탄 친구들과 한달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야영을 해요. 이번 주말에는 충청남도 서산 앞바다 가의도에 가서 야영을 할 겁니다.” 그는 ‘식객’이 끝나면 중·고생들에게 직업가이드를 해줄 교육만화를 그릴 계획이다. 또 증권이나 재테크 등 실용적인 소재를 만화로 꾸밀 구상도 하고 있다. “나이 탓인지 스토리만화는 작위적이고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언젠가부터 과장되지 않고 생활에 가까운 만화를 그리고 싶어졌죠. ‘식객’도 그런 배경에서 나온 거예요.직업가이드용 만화를 구상한 것은 우리 아이들이 직업에 대한 뚜렷한 이해 없이 대학의 전공을 선택하거나 고교졸업 후 바로 취업전선에 나서기 때문이에요. 한 권에 한 가지 직업을 다루진 않겠지만 되도록 구체적으로 각 직업의 특성을 보여줄 생각이에요.”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한 통의 전화를 받은 허영만씨는 서두르는 기색이 역력했다. 다음주로 알고 있던 지인과의 술 약속이 오늘이었던 것.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듯, 술 걸치러 나갈 생각에 얼굴빛까지 환해져 옷을 챙겨 입는 그를 보며 ‘만년 동심’을 떠올렸다. 소년부터 노년까지 세대를 불문하고 사랑받는 만화가 고리를 잃지 않고 탄생할 수 있는 터전일 것이다.
레이디경향(총 1 건 검색)
-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만화의 달인 허영만의 맛있는 인생
- 2007. 03. 15 화제
- 허영만은 충무로 영입 1순위 만화 원작자다. 지난해 개봉해 흥행성공을 거둔 ‘타짜’에 ‘식객’이 현재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30년 넘게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사람’ 이야기로 감동을 주는 한국만화 대표 작가 허영만을 만났다.트럭에 채소와 생선 등을 싣고 전국을 돌아다니는 성찬에게는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맛’을 내는 재주가 있다. 최근 성찬은 일본의 초밥왕 쇼타와 만나 양국의 맛과 문화에 대해 긴 이야기를 나눴다. 화제의 만화 ‘식객’의 허영만(60)이 ‘미스터초밥왕’의 테라사와 다이스케(48)를 만났다. 지난달 3일 허영만은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에서 테라사와 다이스케를 만나 한·일 양국의 음식문화와 음식만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본격적인 대담이 시작되기 전, 허영만은 예정시간보다 조금 일찍 현장에 도착해 2층에 마련된 테라사와 다이스케 작품 전시회를 주의 깊게 관람했다. 좀처럼 언론에서 얼굴을 볼 수 없던 그와 그곳에서 잠시 동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기자가 “왜 그렇게 언론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가”라고 묻자 허영만은 싱긋 웃으며 ‘익숙지 않아 쑥스러워서’라고 간단하게 답했다. 주름은 깊지만 웃는 모습이 꼭 ‘식객’의 주인공 성찬을 연상시킨다.만화 속에 인간미 녹여내는 작가 허영만이 ‘식객’을 발표하기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음식을 소재로 한 만화는 전무했다. 한국에서 처음 시도되는 음식만화를 기획하면서 허영만은 적지 않은 고민을 했다. “오래전부터 음식만화에 대한 욕심은 있었지만 국내에 처음 시도되는 소재라 고민이 많았죠. ‘식객’을 시작하기 전에 일본 음식만화를 보면서 행여 일본 만화의 아류가 되지 않을까 걱정되더라구요. 지인에게 고민을 털어놨더니 ‘테마가 비슷하다고 해도 주된 소재인 음식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신경 쓸 필요가 전혀 없다’며 용기를 주더군요.” 허영만의 고민과 달리 ‘식객’과 ‘미스터 초밥왕’은 한국과 일본의 음식만큼이나 전혀 다른 느낌이다. 그 차이는 비단 서로 다른 음식 때문만은 아니다. ‘화투’ 이야기를 할 때도 그랬고, 음식을 이야기할 때도 그랬던 것처럼 허영만의 만화 속 화두는 언제나 ‘사람’이다. 작품을 시작하기 전, 전문 도박사나 요리사 못지않은 자료와 지식을 준비한 작가는 절대 ‘척’하지 않는다. 담담하게 자신이 오랫동안 준비한 재료를 사람 속에 녹여낸다. 덕분에 ‘식객’에서는 일본의 음식만화에서는 좀처럼 찾기 힘든 작가 특유의 인간미를 엿볼 수 있다. “저는 가급적 만화 속에 사람의 모습을 담고 싶어요. ‘미스터 초밥왕’ 등에서 볼 수 있는 대결구도는 일본 청소년 만화의 한 틀이에요. 식객을 그리면서 되도록이면 대결구도는 피하고 사람을 통해 음식을 담아내고 싶었어요.” 물론 ‘식객’에서도 대결구도를 볼 수 있다. 작가는 이에 대해 “자료가 넘치거나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대결구도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한국인 특유의 정이 묻어나는 음식만화를 탄생시킨 그에게 “식객을 언제까지 볼 수 있냐?”고 묻자 엉뚱하게도 “신문사에서 그만 그리라고 할 때까지”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식객’을 계기로 지금보다 더 다양한 장르의 만화가 나오기를 바랐다. “아쉬운 얘기지만 우리나라 만화가 시작된 것은 일제 강점기 말쯤이에요. 아직도 일본 만화와 한국 만화를 혼동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요. 가깝게 지내는 만화가 후배 중에도 ‘바벨 2세’가 한국 만화라고 믿고 있을 정도죠. 사실 한국 만화와 일본 만화의 차이는 미미해요. 물론 지금도 자의든 타의든 일본 만화의 영향을 받는 것도 사실이구요. ‘식객’에서 주인공의 대결구도가 펼쳐지면서 자연스럽게 아류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지만 2편, 3편이 넘어가면서 그런 말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허영만식이란 꼬리표가 붙었어요. 앞으로 다양한 장르의 만화가 많이 시도됐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허영만은 식객의 신문연재가 끝날 때까지 일절 인터뷰에 응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또한 독자들의 의견도 문하생들이 “꼭 봐야 한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가급적 보지 않는다. “저는 컴맹이에요. 보고 싶어도 인터넷 게시판을 잘 볼 수 없어요. 그런데 일부러라도 안 보는 편이기도 해요. ‘작은 논쟁에 큰 흐름이 흔들린다’란 말이 있는데, 아무리 작은 말이라도 작품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보지 않아요.”한일 대표 두 만화가가 말하는 한일 문화의 특징 허영만과 대담을 나눈 테라사와 다이스케는 지난 1986년 연재를 시작한 ‘미스터 맛짱’으로 크게 인기를 얻은 음식만화의 달인이다. 그는 1996년 ‘미스터 초밥왕’(원제·쇼타의 스시)이 다시 선풍적이 인기를 끌며 5년 동안 연재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 만화는 단행본만 44권이 발간됐고 일본에서 1000만부 이상, 한국에서는 250만부가 넘게 팔렸다. 일본 음식만화의 거장 테라사 다이스케는 허영만의 식객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저는 과거 ‘미스터 맛짱’과 ‘미스터 초밥왕’ 사이에 네 권짜리 단행본도 발표하고 몇 번의 다른 도전을 시도했지만 완전히 망했습니다.(웃음) 제 작품은 주로 작은 기쁨이나 행복에 초점을 맞춥니다. 반면 ‘식객’은 묵직한 작가의 주제의식이 강하게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선이 굵고 인간적인 이야기 전개가 돋보이는 허영만 선생님의 작품을 본받고 싶지만 사실 저는 그런 표현을 잘 못합니다. 앞으로 다양한 시도를 통해 허영만 선생님처럼 장르의 폭을 넓히고 싶습니다.” 국경을 넘어 선배 작가에게 경의를 표한 테라사와 다이스케의 미덕에 허영만은 다음과 같이 화답했다. “처음 식객을 구상할 때는 김치 하나만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려고 했어요. 그런데 김치만 가지고는 만화 전체를 꾸미기에 모자라더라구요. 그래서 다른 음식들을 추가하다 보니까 결과적으로 다양한 한국의 음식들을 다루게 됐죠. 한 가지 음식을 가지고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긴 이야기를 만드는 테라사와 다이스케씨의 재주가 놀라워요. 경의를 표합니다.” 한국 방문이 두 번째인 테라사와 다이스케는 한국에 오기 전 ‘식객’을 읽고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한국과 일본의 차이에 대해 알게 됐다고 한다. “식객을 읽기 전까지 한국과 일본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전에 젊음의 거리 신촌이나 강남 등에 갔을 때, 일본과 다르다는 느낌을 가져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한국에 오기 전, 일본어로 번역된 ‘식객’을 읽으면서 우리는 같은 동양 사람이지만 먹는 문화 하나만 보더라도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허영만 역시 테라사와 다이스케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본과 한국의 차이점은 일단 만화책을 넘기는 방향이 반대죠.(웃음) 저는 고향이 여수라 생선회를 좋아해요. 그런데 일본식 생선회는 한국의 생선회와 조금 다르더라구요. 우리는 씹는 맛을 중시하는 반면, 일본은 모양과 색을 중요하게 생각하더라구요. 그 외에도 일본 사람들은 우리네 밥 먹는 모습을 보고 ‘밥에 절을 한다’고 하지만 제가 어렸을 때는 ‘밥을 들고 먹는 것은 머슴이 빨리 일하러 가야할 때’라고 배웠거든요. 요즘은 그런 문화가 많이 없어져서 일본이나 중국처럼 밥을 들고 먹는 신세대들이 많은데 그런 작은 차이까지 만화 속에 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게 돼요.”‘허영만표’ 만화가 가지는 세상의 ‘맛’ 허영만은 늘 카메라가 든 허름한 검은색 가방을 들고 다닌다. 그는 ‘식객’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 약 3년간 전국의 ‘맛집’을 찾아다니며 음식 자료를 모았다. 그리고 그런 자료수집 작업은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이다. “저에게는 문하생이 4명 있는데, 식객을 시작하기 전에 ‘무협만화는 칼을 정말 잘 그리고, 전쟁만화는 전쟁장면을 실감나게 그려야 한다. 그럼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음식을 정말 먹음직스럽게 그리고 맛깔나게 그려야 한다’고 말했어요. 독자가 흥미를 잃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음식의 탄생 배경까지 말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해요. 통상 수집한 정보 중 1/3 정도만 사용할 만큼 늘 많은 정보를 수집해요.” 허영만은 자신의 작품 속 주인공들이 자신과 닮았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못박았다. “작가는 작품 속에 주인공뿐 아니라 조연이든 단연이든 모든 인물에 녹아 있어요. 저는 식객의 성찬처럼 낙천적이지도 꾸준하지도 않아요. 오히려 변덕스럽고 성격이 급한 편이죠. 그리고 저는 요리를 잘 못해요. 제 전공은 먹는 거죠.” 먹는 게 전공인 허영만은 음식 맛에 있어서 웬만한 미식가 못지않게 까다롭다. 외식을 하고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 없어 집에 돌아와 다시 밥을 먹는 일도 있다고. “밖에서 밥을 먹다 보면 허전한 느낌이 들어요. 아마도 화학조미료 탓인 것 같아요. 저는 음식의 맛 뒤에는 정성이 있다고 믿어요. 하지만 그 정성도 종국에는 맛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 하숙생활을 오래 했을 때 주인 할머니께서 무척 정성스럽게 밥을 차려주셨지만 입맛에 맞지 않아 열흘 만에 그 집을 떠난 적도 있어요. 음식은 정성이지만 정성이 맛이 될 수는 없는 거죠.” 그렇다면 음식만화를 그리고 있는 허영만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일까? 그 해답은 만화 ‘식객’에서 찾을 수 있다. ‘집 나간 며느리도 다시 돌아오게 한다’는 ‘가을 전어’. 식객의 주인공 성찬은 죽기 위해 한강대교 교각에 올라간 사람을 구운 전어 냄새로 내려오게 만든다. “저는 전어를 좋아해요. 밥과 함께 무채를 넣고 초고추장에 비벼 먹으면 일품이죠. 요즘에는 서울 사람들도 전어를 좋아해서 값이 비싸졌지만 과거에는 5천원이면 삽으로 퍼줬을 정도로 값이 쌌어요. 얼마 전 여수에 사는 동생이 ‘요즘에는 서울 사람들까지 전어 맛을 알아버려서 맛을 못 보겠다’며 하소연을 하더군요.” 허영만은 아직까지 ‘식객’에서 회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는 담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 일본식 회와 한국식 회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룰 생각이다. “저는 고추냉이와 함께 먹는 일본식 회보다는 무침을 좋아해요. 제가 어렸을 때는 지금과 같은 일본식 회를 먹어본 기억이 없어요. 앞으로 ‘식객’에서 이 같은 일본식 회와 한국식 회에 대해서 다룰 예정이에요.”충무로 영입 1순위 만화 원작자 대한민국 사람 중에 만화가 허영만이 풀어 놓은 이야기를 듣고, 보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가깝게는 지난해 개봉해 흥행에 성공한 영화 ‘타짜’, 1990년 첫 방송 이후 42.8%라는 경이적인 시청률(1992년 11월 기준)을 기록하며 ‘사오정 시리즈’까지 탄생시킨 ‘미스터 손’, 그리고 이현세의 ‘까치’ 못지않게 만화가게 세대에게 익숙한 이름 ‘이강토’까지. 그의 작품은 세대를 걸쳐 읽혀 왔다. 요즘 충무로에서는 그런 허영만을 모시기에 바쁘다. 그가 지금까지 그린 스포츠, 기업, 정치, 문화 등 다양한 장르의 만화는 웬만한 소설 못지않은 탄탄한 구성과 흡인력을 갖고 있다. 현재 그의 작품 창고 속에는 때를 기다리고 있는 예비흥행작들이 가득하다. 영화 ‘식객’은 곧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각시탈’(1974년)의 판권은 일찍부터 ‘비트’를 만들었던 김성수 감독에게 넘어갔다. “만화를 영화나 드라마로 만드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죠. 결과가 항상 조심스러워요. 예전에는 충무로에서 어깨너머로 영화를 배운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상당히 힘든 작업이었는데, 요즘은 제대로 공부한 분들이 많아서 상대적으로 안심이 돼요. 그래도 원작을 넘겨줄 때는 영화사의 이력이나 제작자, 감독에 대해 조심스럽게 살펴요.” 흥행보증수표 허영만일지라도 항상 결과가 만족스러웠던 것만은 아니다. 그는 과거 자신의 만화를 영화화한 감독에게 따지려던 경험도 가지고 있다. “예전에 시사회에서 여기저기에 허점이 드러나서 감독에게 한마디 하려다가 참았던 작품이 있어요. 그날 시사회장에는 영화를 만든 스태프들이 스무 명 가까이 있었거든요. 감독이 그들의 우두머리인데 차마 그 앞에서 뭐라 말할 수가 있어야죠. 또 괜히 잘못 이야기했다가 스무 명에게 맞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참았죠.(웃음) 애를 낳았을 때 아이의 품성이 떨어진다고 누구를 탓할 수 없는 것처럼 비록 결과가 나쁘게 나왔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날 이후 허영만은 원작을 넘기고 난 뒤에는 일절 제작에 간섭하지 않는다고. 30년 넘게 한국만화 대표 작가로 활동해온 허영만. 작품에서뿐 아니라 사석에서조차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그에게서는 어린시절 향수가 느껴진다. 그의 만화 속에서 느껴지는 감동처럼 말이다.■글 / 김성욱 기자 ■사진 /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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