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옵션
닫기
범위
전체
제목
본문
기자명
연재명
이슈명
태그
기간
전체
최근 1일
최근 1주
최근 1개월
최근 1년
직접입력
~
정렬
정확도순
최신순
오래된순

경향신문(총 279 건 검색)

폭설로 횡성 서원면서 축사 지붕 붕괴···70대 깔려 심정지
2024. 11. 28 12:09 사회|지역|지역|과학·환경
... 70대 남성이 잔해에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28일 오전 9시 1분쯤 강원 횡성군 서원면의 한 목장에서 축사의 지붕이 무너져 내리면서 A씨(76)가 잔해에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축사붕괴횡성폭설강원도
횡성 사랑 카드, 청년 소상공인과 적당한 가격업소서 사용하면 인센티브 추가 5% 지원
2024. 11. 11 15:39 사회|지역
.... 횡성군 제공 강원 횡성군은 27개 착한 가격업소와 312개 청년 소상공인 가맹점에서 지역 화폐인 횡성 사랑 카드를 사용하면 5%의 추가 인센티브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착한...
인센티브착한가게횡성
‘아직 늦지 않았어!’ 당일치기 가을 여행① 횡성
2024. 11. 05 11:54 여행
...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름다운 성당만큼 아름다운 이들의 마음이 전해지는 곳이다. 횡성루지체험장은 조선 시대 서울 강릉을 오가던 유일한 관동 옛길(국도 42호선)을 활용한 곳이다....
“멧돼지 잡으려다…” 강원 횡성서 총기 사고 50대 심정지
2024. 10. 27 22:39 사회|지역
... 멧돼지를 사냥하던 중 동료 엽사를 사격하는 사고가 났다. 소방당국은 27일 오후 8시52분쯤 횡성횡성읍 갈풍리 한 야산에서 A씨(57)가 총을 맞았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A씨는...
멧돼지총기횡성사고심정지엽사소방강원갈풍리

스포츠경향(총 43 건 검색)

[투어테인먼트] 한우 먹고 한해 보양, 횡성 가서 힐링 체험…‘횡재수’ 횡성
2024. 11. 04 10:41 생활
금강산은 식후경 후 더없는 장관이 된다. 그 ‘식’(食)이. ‘한우’라면 누구랄 것 없이 ‘엄지척’이다. 강원특별자치도 횡성 역시, 그 공식에서 벗어날 리 없다. 횡성은 아름다운 자연과 다양한 체험 활동을 갖춘 관광지로, 방문객들에게 힐링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횡성한우로 유명한 이 지역은 산과 호수, 전통시장 등 여러 매력적인 관광자원을 자랑한다. 횡성호수길 횡성호는 2000년, 횡성댐을 건설하며 생긴 인공호수로 주변에 5가지의 트래킹 코스가 조성되어 있다. 횡성호수길의 5가지 코스 중에서도 5코스는 횡성호를 둘러싼 산이 장관을 이루며 산책하기 좋은 난이도여서 방문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다. 호수 둘레를 걸으며 호수길 전망대를 비롯해 타이타닉 전망대와 오솔길 전망대, 원두막 등 횡성호를 즐길 수 있는 포인트와 쉼터가 잘 조성되어 있는 횡성의 대표 힐링 명소다. 풍수원성당 풍수원성당은 강원도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자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지어진 성성이다. 한국인 신부가 지은 한국 최초의 천주교 성당이고, 1982년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69호로 지정된 유서 깊은 장소다. 이곳은 19세기 천주교 박해 시기의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으며, 바실리카 양식과 로마네스크, 고딕 건축 양식이 혼합되어 조화를 이루는 건축물이다. 안흥찐빵모락모락마을 안흥찐빵모락모락마을은 횡성 8대명품 중 하나인 안흥찐빵을 주제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가득 담은 복복합문화공이다. 횡성에서 자란 팥을 이용한 찐빵 만들기 체험을 통해 부드럽고 달콤한 찐빵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으며, 찐빵 만들기 외에도 팥초코쿠키 만들기, 팥찜질팩 만들기 등 팥을 이용한 다양한 체험이 준비되어 있다. 귀여운 빵양이와 팥군이가 반겨주는 안흥찐빵모락모락마을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가 좋은 안흥의 대표 관광지다. 국립횡성숲체원 청태산 해발 850m에 위치하고 있는 국립횡성숲체원은 한국산림복지진흥원에서 운영하는 국가 제1호 산림교육센터다. 다양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통해 휴식하고, 잣나무 숲 등 청태산에 조성된 다양한 숲길을 산책할 수 있다. 청정한 자연 속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휴식과 힐링을 원하는 여행객에게 추천하는 장소다. 횡성 루지 체험장 횡성루지는 조선시대 서울 강릉을 오가던 유일한 관동옛길(국도 42호선)에 별도의 개발 없이 기존 도로와 숲, 자연 그대로에 테마 구간을 더하여 조성한 체체험이다. 단일코스로는 길이 2.4㎞로 세계 최장 길이였으나, 최근 태국 푸껫에 6㎞ 짜리 루지 체섬장이 생겼다. 횡성의 루지체험장에서 기술지원을 받은 곳이다. 실제 도로를 달려 실제 운전하는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트릭아트, 폭포 터널 등 테마 구간도 만들어져 있어 다채로운 풍경 속에서 스릴을 즐길 수 있는 횡성의 대표 체험관광지다. 20회 한우축제, 전국 축제로의 발돋움 횡성한우축제는 국태민안과 풍년을 기원하며 백성의 편안을 도모하기 위해 매년 개최되어 오던 횡성태풍문화제의 명칭을 변경하여 2004년부터 새로운 목표와 주제를 가지고 개최하여 횡성군의 대표축제로 발전했다. 올해는 지난 10월 초 열렸다. 구이터, F&B존, 로컬푸드존과 같은 먹거리 프로그램부터 섬강의 자연과 경관조명을 연계한 ‘섬강별빛아트페스타’,지역예술단체의 공연과 지역예술가가 참여한 ‘아트카우쇼’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종합문화예술축제로 발돋움했다. 횡성군은 이처럼 다양한 관광 자원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며, 자연과 전통을 아우르는 힐링 여행지로서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있다.
전국 야구인들 베이스볼 성지 횡성으로
2024. 03. 06 21:29 야구|스포츠종합|스포츠종합|생활|생활
횡성군 따뜻한 봄을 기다렸던 전국 야구인들이 훌륭한 시설과 자연경관을 두루 갖춘 횡성 베이스볼파크를를 찾고 있다. 강원 횡성군(김명기 군수)은 베이스볼파크에 전지훈련과 각종 대회를 유치해 본격적인 손님맞이에 나섰다. 6일 횡성군에 따르면 횡성군야구소프트볼협회가 주관하고 9개팀 200여명이 참가하는 2024년 횡성한우배 야간리그가 이달부터 10월까지 8개월간 펼쳐진다. 오는 9일부터는 대한 유소년야구연맹과 스톰베이스볼이 주최하는 제7회 스톰배 전국 유소년 야구대회가 열린다. 70개 팀 600여명이 경기를 펼치는 이 대회는 4월 7일까지 이어진다. 적극적인 스포츠마케팅에 따른 대회 유치뿐만 아니라 전지훈련팀 방문도 잇따른다. 영월 상동고등학교 야구부 선수와 관계자들은 지난 5일부터 오는 8일까지 횡성에서 전지훈련을 한다.
테니스 국가대표 홍성찬, 고향 횡성에 100만원 기부
2023. 12. 06 17:42 스포츠종합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홍성찬의 플레이 모습. 대한테니스협회 제공 테니스 국가대표 홍성찬이 6일 횡성군청을 방문, 고향사랑기부금 100만원을 기부했다. 강원 횡성 출신의 홍성찬은 초등학교 시설 국내 테니스 대회에서 106연승이라는 유례없는 기록을 만들며 주니어 시절 큰 주목을 받았다. 세계 주니어 단식 3위까지 오른 데 이어 최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단식과 복식에서 각 동메달을 획득했다. 홍성찬은 “기부금이 횡성의 발전과 주민 복리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횡성 옥스필드CC, 이용객 대상 ‘SNS 포토제닉상’ 공모
2023. 08. 23 17:04 스포츠종합
강원도 횡성의 옥스필드CC가 이용 고객들을 대상으로 SNS포토제닉상을 공모한다. 옥스필드CC 야간라운드 장면. |옥스필드CC 제공 올데이 골프레저그룹의 옥스필드CC가 이용객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을 후원하기 위해 온라인 사진공모 콘테스트를 연다. 강원도 횡성군 매봉산 자락에 위치한 옥스필드CC는 오는 11월 30일까지 ‘2023옥스필드-SNS포토제닉상’을 제정해 공모한다고 밝혔다. 국내 골프장이 골퍼들을 대상으로 SNS 사진공모전을 여는 것은 처음이다. ‘옥스필드-SNS포토제닉상’은 1~3차로 총3회에 걸쳐 진행한다. 응모분야는 유쾌, 통쾌, 상쾌 3부문으로 옥스필드CC에서 동반자와 플레이하는 동안 유쾌, 통쾌, 상쾌한 포즈를 촬영해 응모하면 된다. 각 회차별로 대상(1명), 최우수상(3명), 우수상(6명), 아차상(9명), 특별상(3명), 행운상(8명) 등 30명씩 총 90명에게 시상한다. 수상자에게 부여되는 혜택은 총 1000만원 규모다. 각 회차별 대상에는 무료라운드권(4인 1팀), 최우수상 3명에게는 각각 1인 무료라운드권 등을 수여한다. 자세한 응모요령은 올데이골프 홈페이지 또는 옥스필드CC 인스타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간경향(총 2 건 검색)

[유성문의 길]겨울 횡성의 온기(溫氣) 2제(題) 참숯과 찐빵(2008. 01. 29)
2008. 01. 29 문화/과학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에는 찐빵 하나로 허기를 채우기도 했지만, 제과점에서 다양한 빵을 먹을 수 있는 요즘 들어서는 찐빵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그런데 유독 심순녀 안흥찐빵만이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농사-양말장사-비누장사-고등어장사-사과장사-장돌뱅이-고정노점상-호떡집-찐빵집… 오랫동안 찐빵 만들면서 남은 건 아픈 몸밖에 없다. 물론 찐빵을 만들면서 1남 4녀를 키워냈지만 그동안 너무너무 가난했던 것이 가슴에 한이 되어 남아 솔직히 아이들만 다 결혼시키면 하고 싶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러나 그날까지는 열심히 만들어야지 하면서… 지금까지 내 자리만 지키고 유행에 민감한 장사, 이득에 어두운 장사치가 아닌 내 손으로 내 자식들을 키우고, 빵을 먹으며 빙그레 웃는 손님들이 좋아 지금껏 외길인생을 걸어오고 있다… 이제껏 해왔던 것처럼 열심히 할 뿐이다. 정성이 최고라고 생각하며. 맛을 내는 데에는 특유의 비법도 중요하다. 그러나 최고 중요한 것은 맛을 지켜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지속적인 개량도 좋지만 변하지 않는 맛을 유지한다는 것이 힘든 일이라, 찐빵이라는 식품을 정말 찐빵답게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 없으면 안 된다고 본다. 가난하던 옛날 그 시절, 허기를 채우던 찐빵이 현대에는 우리의 정신적 허기를 채우는 존재로 새롭게 다가오는 것 같다. - www.anhungjjbb.com에서 참숯가마 겨울 횡성의 바람은 날카롭다. 가로세로 이리저리 후리다 크게 한번 베면 오래 묵은 참나무조차 쿵 하고 쓰러질 듯하다. 모진 치악의 북쪽, 새말나들목을 빠져나와 후치악 안흥 방향으로 5분 남짓, 전재라는 고개를 넘는 굽잇길이 나온다. 예전에는 버스 한 대가 지나기에도 비좁은 비포장도로였지만, 지금은 제법 번듯한 포장도로로 바뀌었다. 잠시 고갯마루에 서서 내려다보면 산비탈로 영문 모를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그러고 보니 비탈을 내려가는 작은 길이 나 있다. 그 길을 따라 내려가면 생각지도 않았던 가마터가 나온다. 경원참숯(033-342-0413). 아직도 재래식 숯가마에서 전통방법으로 숯을 구워내고 있는 곳이다. 가마터 안에는 군데군데 참나무가 더미로 쌓여 있고, 낡은 목재운반용 ‘제무시(GMC) 딸따리’ 차량도 한 대 서 있다. 눈을 이고 있는 지붕 처마 끝으로 고드름이 가지런한데, 10여 기의 가마 안에서는 참나무의 다비식이 한창이다. 가마 안의 불길은 맹렬하고, 그 맹렬함만큼이나 불꽃은 고혹적이다. 스스로 태워본 적이 있는가. 그 무엇을 향해 그토록 맹렬하게 불타올라본 적이 있는가. 숯은 섭씨 1500~2000도의 고온 속에서 익어가고, 마침내 소신공양을 마치고 무쇠보다 단단한 진신사리로 남는다. 그 사리의 내부는 고통의 흔적으로 가득하다. 무수한 구멍을 가진 숯 1g의 내부 표면적은 무려 300㎡로 테니스장만하다. 그 구멍은 유해균과 악취를 빨아들이고 원적외선과 음이온을 내뱉는다. 그러나 고통의 깊이를 헤아릴 리 없는 사람들은 그 잉걸불 곁에서 다만 한겨울의 추위를 잠시 피해간다. 경원참숯 대표 박영환씨(63)는 강원도 산골짜기에서 숯과 인연으로 한평생 살아왔다. 경북 의성에 뿌리를 두었지만 강원 영월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시절부터 산판에서 일을 하며 잔뼈가 굵었다. 배운 게 없으니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숯가마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나무를 베는 현장 곁에 구덩이를 파고 임시 가마를 만들어 숯을 구워냈다. 가을부터 산에 올라 움막을 짓고 숯을 굽다 보면 계절이 지나는 것도 예사였다. 추운 겨울이면 싸리나무를 엮어 만든 짐차로 눈 덮인 산을 미끄럼질쳐 내려와야 했다. 그 고단함을 누가 알까. 그러나 그 고된 일을 통해서 얻는 수입이라곤 입에 풀칠하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군대에서 제대한 박영환씨는 영월의 탄광으로 들어갔다. 숯 굽는 일보다 수입은 나았지만 고되기는 마찬가지였다. 더구나 탄광의 석탄가루들은 숯과는 달리 사람의 폐부를 찌들게 했다. 6년의 광부생활 동안 그의 몸은 망가질대로 망가졌고, 견디다 못한 그는 집에서 취미 삼아 기르던 벌통 3개를 들고 무작정 공기 좋은 곳을 찾아 나섰다. 그렇게 해서 스며든 곳이 바로 지금의 횡성이었다. 한때 벌통이 50개로 늘어나는 등 잘 나갔지만, 어느 해인가 병이 돌자 벌들이 싸그리 죽어버렸다. 메기나 송어를 양식하고, 매운탕집도 해봤다. 한동안 장사가 잘되는 듯도 했으나, 그 또한 IMF 외환위기가 닥치자 문을 닫아야만 했다. 농사일에다 미장일, 벽돌공 등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살기 위해 몸부림치던 그는, 마치 무슨 운명인양 어느 날 다시 숯가마로 돌아갔다. 한때 숯의 효능이 과잉이다 싶을 정도로 퍼져나가면서 숯가마가 덩달아 붐을 타기도 했다. 숯가마찜질이 유행하자 그 역시 찜질방을 짓고 ‘삼초구이’(부삽에 삼겹살 등을 얹고 딱 3초 동안 가마 안에 넣었다가 꺼내 먹는 것)도 개발했다. 박영환씨는 숯의 효능을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그것도 직접 체험한 사람이다. 그는 10년 전 뜨거운 숯가마에서 일을 하다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두 번의 수술 끝에 겨우 목숨은 건졌지만, 말문이 막히고 몸을 제대로 쓸 수가 없었다. 그는 포기상태에서 빈 가마 하나에 바닥 가득 숯을 깔고 거처를 마련했다. 그러나 이게 어찌된 일인가. 얼마 지나지 않아 말문이 다시 트이고 몸도 제대로 돌아왔다. 숯가마의 유행이 시들면서 벌이는 다시 시원치 않지만, 그래도 그는 지금의 생활에 만족한다. 딸은 시집을 보냈고, 2대독자인 아들은 대학을 마치고 아버지 일을 잇겠다며 스스로 숯가마에 매달렸다. 그것이 대견한 것인지 안쓰러운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다들 어려운 세상에 일할 수 있는 터전이라도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고통을 이겨내고 질 좋은 백탄으로 태어난 참숯을 바라보는 그의 눈매가 선하다. 찐방마을 내친김에 잔재의 가파른 길을 내려가면 안흥이다. 이 마을 역시 겨울 산골짜기에서 뜬금없는 훈김을 모락모락 피워낸다. 그 훈김의 주인공은 바로 찐빵이다. 인구 3000명의 그리 크지 않은 면 소재지 시골마을에 찐빵집만 20곳도 넘는다. 그것도 한때 30곳이 넘다가 줄어든 숫자다. 아무리 ‘안흥찐빵’이 이제는 전국 곳곳에서, 심지어 도로변 리어카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전국구 브랜드’라고는 하지만, 이 많은 찐빵집이 다 어떻게 먹고 사는지 은근히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게다가 전국 각지에서 팔리는 안흥찐빵의 상당수가 이름만 내걸었을 뿐이지 기실은 안흥산이 아니라니까 말이다. 그 많은 찐빵집이 다 ‘원조’니 ‘전통’이니 ‘본가’니 ‘옛날’이니 하며 내력을 내세우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다. 척 보기에도 문을 연 지 몇 년 되지 않은 집이 여럿인 것 같고, 몇몇 집을 빼고는 장사가 썩 잘 되는 것 같지도 않다. 어쨌든 좋다. 쓸데없는 걱정에 아랑곳없이 그래도 장사가 되니까 문을 열고 있는 것이고, 먹고살기 힘든 시골마을에서 이만한 장삿거리라도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작 안흥찐빵의 원조라는 심순녀씨(64)의 찐빵집은 마을에서 한참 떨어져 있다. 비록 마을로 들어가는 들머리라고는 하지만, 보통 원조집을 중심으로 ‘촌’을 형성하는 관례와는 달리 외따로 떨어져 있는 심순녀 안흥찐빵(033-342-4460)의 경우는 조금 의아해 보였다. 그녀가 찐빵장사를 시작한 지 벌써 40년째를 맞고 있지만, 지금의 자리로 옮긴 지는 몇 해 되지 않는다. 원래 면사무소 앞에서 장사를 시작했던 탓에 현재 그 자리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집을 원조로 알고 있는 사람도 많고, 또 실제로 더 많은 손님을 끌 때도 있다. 그리 된 데에는 그녀의 어려웠던 과거와 무관치 않다. 열아홉 나이로 찢어지게 가난한 집으로 시집와서 벌이도 시원찮은 남편을 대신해 장사로 어렵게 살림을 꾸려나가면서 제 가게를 갖기란 꿈도 꾸기 어려운 일이었다. 세를 들어 가게를 하다 보니 말 못할 속사정도 생겨나는 법이었다. 그녀의 찐빵이 어느 날 갑자기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마을 사람들은 너도나도 찐빵집을 차리기 시작했고, 한동안 그녀는 원래의 가게와 새 가게를 오가며 불가피하게 두 집 장사를 해야만 했다. 그에 얽힌 사연이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그녀는 1999년 ‘대한민국 신지식인’으로 선정되었다. 안흥찐빵은 전국적인 브랜드가 되었고, 타 지역에 분점도 생겼다. 그러나 그녀는 비록 분점이라 하더라도 재료와 기술을 공유하지는 않는다. 안흥찐빵은 다 같다는 말에 은근히 질색까지 하는 눈치다. 거기에는 자기만의 노력으로 고유의 맛을 지켜온 외곬과 함께, 힘든 세상을 살아오면서 은연중 몸에 배인 어떤 자기방어의식 같은 것이 스며 있는 듯도 보였다. 그러나 빵 맛이 다르면 얼마나 다를 것인가. 그녀 역시 한결 같은 자세로 정성스레 빚는 것을 그 첫째 비결로 내세우고 있지만, 그보다는 그녀의 가난했던 삶이, 그 역경을 헤쳐 온 삶의 이력이 그녀의 찐빵 맛을 결정짓는 진정한 비결일 것이다. 그녀의 말처럼 찐빵은 가난한 시절 허기를 채우던 음식이기에 추억이야말로 찐빵의 진짜 앙꼬이며, 따뜻할 때 나눠 먹는 맛이 제 맛인 것이다. 겨울 횡성은 산도 가로 가고 강도 가로 가고 사람도 가로 간다. 바람도 가로 가고 길조차 가로 간다. 혹독한 추위와 신산한 삶 때문에 그러한 것이지만, 곳곳에 따스한 온기가 숨어 있는 것조차 어쩌지는 못한다. 그 온기를 안고 가는 마음조차 어쩌지는 못한다. 소한 대한 추위를 지나며 땅도 물도 다 얼어붙은 듯 보이지만, 그 밑으로 ‘눈 녹아 흐르는 방향을 거슬러’ 분명 ‘우리의 봄’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글·사진|유성문 rotack@lycos.co.kr
유성문의 길
[유성문의로드포엠]겨울, 횡성 남은 겨울을 위하여(2006. 02. 21)
2006. 02. 21 스포츠
횡성의 풍수원성당은 지은 지 100년이 된, 한국인 신부에 의해서 최초로 건립된 성당이다. 초기 박해를 피해 풍수원으로 숨어들어온 ‘천주학쟁이’들은 숯과 토기를 구워 생계를 유지하면서 정규하 신부의 지휘 아래 성전을 짓기 시작했다. 총 건립비 6000원. 이때 무슨 생각에서인지 거금 1500원을 희사한 김말구 할아버지는 술만 취하면 공사장으로 찾아와 ‘내 돈 내놓으라’고 생떼를 썼다. 보다 못한 정신부가 ‘말구, 너 이리와! 네 돈 다 가져가라!’고 호통을 치면 ‘신부님,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하고 꽁무니를 빼고. 그러나 다시 술에 취하면 할아버지는 어김없이 공사장으로 올라왔으니, 그 허튼 실랑이를 지켜보던 신도들은 웃음으로써 공사판의 노고를 씻어버렸다. On road 양평 - 6번국도 - 용문 - 단월 - 풍수원성당|드라마 ‘러브레터’ 촬영지/ ‘바이블파크’ 조성중 - 횡성 - 병지방계곡|토종왕국 - 횡성온천/횡성호/횡성자연휴양림 - 고래골|참숯공장(숯불가마와 숯불삼겹살) - 정금리|회다지소리- 안흥|찐빵마을 - 태종대 겨울, 횡성 바람 끝에서 나는 몇 번이나 넘어졌던가 일으켜 세울 이 없어 마음은 시리고 빈 길에서 봄은 너무 아득하다 눈을 밟으면 낡은 풍금 소리 따라오던 새들조차 비키어 날아가고 눈물의 끝에서 나는 하늘을 본다 그대여, 빈 하늘을 본다 아직 남은 언덕이 있다면 가야 할 길이 있다면 나는 또 몇 번이나 넘어져야 하는가 시린 겨울의 끝에서 바람의 어깨를 쓰다듬는다 - 풍수원성당 - 겨울, 횡성은 맵다. 겨울, 횡성은 쓸쓸하다. 그런데도 왜 횡성으로 가는가. 바람도, 눈발도 비끼어나는 골짜기에 간간이 박힌 온기 때문이다. 에둘러서라도 꼭 들러야 할 풍수원성당이 그러하고, 병지방계곡의 토종적인 삶이 그러하고, 고래골의 참숯가마가 그러하고, 웃을지 모르겠으나 안흥의 찐빵이 그러하다. 그렇게 보면 정금리의 회다지소리조차 자못 푸근하고 편안하다. 해당화야 꽃 진다고 서러 마라 / 명년 삼월 돌아오면 꽃은 다시 피련마는 / 한번 가신 우리 인생 자취조차 간 곳 없네 - 횡성
유성문의 로드포엠

레이디경향(총 2 건 검색)

[시장 가는 레이디] ‘우하하횡성한우시장’ 알고 가니 더 즐겁네
2020. 06. 05 16:43 레저/여행
우하하횡성한우시장 입구전통시장 구경은 우선 옛 추억을 떠올릴 물건들을 만나거나 그 지역만의 특산물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거래를 흥정하면서 느끼는 삶의 향기 또한 전통시장 구경이 안겨주는 색다른 즐거움이다. 하지만 전통시장에 간다고 해서 그냥 재미가 폴폴 풍기는 것은 아니다. 전통시장 구경의 즐거움을 한껏 누리기 위해서는 그 시장의 역사와 애환, 그 시장만이 간직하고 있는 이야기 등을 ‘공부’해 두는 것이 좋다. ‘우하하횡성한우시장’ 역시 알고 가면 더욱 재미난 우리의 전통시장이다. 우하하횡성한우시장의 익삭스러운 조형물.‘횡성’ 하면 때깔 좋고 도톰한 한우 한 점이 불판에 올라 있는 모습부터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이 때문에 ‘우하하횡성한우시장’을 한우 고깃집이 밀집돼 있는 곳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우하하횡성한우시장’은 횡성을 비롯한 강원도에서 나는 온갖 산물들을 파는 종합시장이다. 고기를 파는 곳은 정육점 1곳과 셀프식당 2곳 등이 전부다. 서울과 경기에서 보면 횡성은 강원도로 들어가는 초입으로, 예부터 한양과 강원도를 오가는 사람들이 반드시 거쳐 가던 곳이다. 그만큼 물자의 왕래도 많았고, 자연스레 장이 섰다. 1770년(영조 46) 최초 편찬된 ‘문헌비고’에 “1일과 6일이면 횡성에 읍내장이 열린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곳에 장이 선 것은 250년은 훌쩍 넘은 일이다. 일제강점기에도 횡성장은 전국에서 손꼽힐 정도로 규모가 컸다. ‘동대문 밖 가장 큰 시장’으로 불릴 정도였다. 이곳 상인들을 가리켜 ‘제2의 개성상인’이라고도 했다. 횡성상인들이 ‘조선의 상인을 대표’하는 개성상인만큼 상권이 강하고 장사수완이 좋았다는 소리다. 횡성의 대표 산물인 더덕.또 일제의 등쌀이 심하던 그 시절에도 일본 상인들이 유독 횡성에서만은 맥을 못 췄다는 것이 이곳 주민들의 자부심이다. “횡성 사람들이 비단을 사는 척하며 만지기만 해서 꼬질꼬질 때가 타 결국 팔지 못하게 됐다”는, 지능적인 불매운동이 지금도 전설처럼 전해진다. 그렇게 200여년 동안 우리네 삶을 지켜온 횡성장이 ‘우하하횡성한우시장’이란 새 이름을 갖게 된 것은 지난 2013년이다. 횡성의 대표 산물인 ‘한우’를 앞세워 “들르기만 하면 ‘우하하’ 하고 함박웃음을 덤으로 얻어가는 행복한 시장”이라는 뜻을 담았다. 우하하횡성한우시장에는 일반 도심의 재래시장에서는 보기 드문 상품들이 많이 진열돼 있다. 우하하횡성한우시장에서는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우하하횡성한우시장에서는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우하하횡성한우시장에서는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이곳에는 현재 137개의 상설점포가 1년 365일 손님들을 맞는다. 여기에 5일장이 열리는 날, 즉 날짜 끝자리가 1과 6인 날에는 130여개의 난전이 시장 주변을 빙 둘러싼다. 횡성에서 실제 농사를 짓거나 인근의 들과 산에서 온갖 푸성귀를 캐오는 ‘신토불이’ 어르신들도 이날이면 장 바닥에 당신들의 삶을 펼쳐놓는다. 또 장날이 겹치지 않는 토요일에는 ‘주말장터’가 열린다. 주말장터에서는 시시때때로 공연이 펼쳐지고, 여러 이벤트도 진행된다. 횡성은 많은 산들로 빙 둘러싸인 데다 남한강의 지류인 하천 18개가 지나는 곳이다. 그리하여 ‘횡성 앞들’로 불리는 비옥한 땅을 품안고 있다. 다만 태백산맥의 영향으로 농토보다 임야 면적이 훨씬 넓다. 자연스레 벼농사보다 밭농사가 활발하며, 임산물들이 많이 난다. 우하하횡성한우시장에서는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찐빵’이다.그중에서도 더덕은 횡성이 자랑하는 주요 특산물이다. ‘더덕이 오래 묵으면 산삼보다 낫다’고 하는데, 특히 횡성의 더덕은 고지대에서 생산돼 육질이 연하면서도 아삭한 식감을 자랑한다. 생산량도 많아 전국 최고 수준이다. 더덕 외에 한우를 비롯한 축산물, 쌀·잡곡과 말린 고추처럼 ‘신토불이’ 어르신들이 직접 농사지은 작물, 두부와 엿 등 옛날 방식 그대로 만든 먹거리, 엄나무·둥글래·산삼과 버섯 같은 임산물이 그득하다 . 이들 산물들은 대부분 횡성땅에서 나고 자란 것들이다. 그렇지 않은 것은 원산지 표시를 철저히 한다. 우하하횡성한우시장에서는 온갖 산물들이 넘쳐난다.‘우하하횡성한우시장’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다양한 음식들이다. 더덕구이 정식, 묵밥, 취나물밥, 소머리국밥, 건진국수, 촌떡(총떡), 메밀부침개, 올챙이국수 등 무엇부터 맛보아야 할지 망설이게 만드는 음식점들이 시장 안에 늘어서 있다. 모두들 수십년 전통을 자랑하는 집들로, 수도권 유명 맛집들에 비해 그 맛이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 우하하횡성한우시장에는 우리의 전통을 엿볼 수 있는 물건들도 많이 진열돼 있다.특히 이들 집집이 내려오는 ‘전설’들은 단순히 입만 즐겁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마저 푸근하게 한다. 예를 들어 3대째 내려오는 한 ‘빵집’의 경우 가난하던 시절 이 집의 찐빵을 훔쳐 먹은 소년이 지금 횡성군청에 근무하고, 누구는 시장의 한 모퉁이에서 장사를 한다는 동화 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횡성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먹어봤다는 이 집의 찐빵은 수도권 사람들이 ‘엄치 척’ 하는 안흥찐빵보다도 더 유명하고 맛 좋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우하하횡성한우시장에서는 우리네 농산물을 통해 건강한 생명성을 느낄 수 있다.한편 서울에서 횡성까지는 버스로 1시간30분이면 충분하다. 그리고 횡성버스터미널에서 ‘우하하횡성한우시장’까지는 걸어서 3분 거리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한 나절 안에 강원도의 온갖 특산물을 구경하고, 맛집탐방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장날이나 주말장터에서는 더욱 재미난 시장구경을 할 수 있다. 병지방 오토캠핑장.▶‘캠핑의 성지’ 횡성 횡성은 전국 각지의 캠핑족이 몰려드는 ‘캠핑의 성지’다. 그중 병지방계곡의 상류에 위치한 ‘병지방 오토 캠핑장’은 횡성군의 대표적 여름 휴식처로, 캠퍼들에게 즐거움과 편안함 그리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선물처럼 안겨 주는 곳이다. 6㎞에 이르는 병지방 맑은 물이 굽이쳐 흐르고 주위로 계곡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병지방 오토캠핑장은 총면적 6만2277㎡에 119면의 캠핑 사이트가 마련돼 있다. 또 샤워장, 화장실, 쉼터, 음수대, 물놀이장, 체육시설 등의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병지방 계곡 주변은 기암괴석과 들꽃들이 절경을 연출하고, 계곡을 넘어 어답산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는 어느 명산 못지않게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이 때문에 ‘자연조차 쉬고 가는 곳’으로 불린다. 이 밖에 횡성군 갑천면 잣나무숲 그늘 아래 자리 잡아 ‘힐링 명소’로 통하는 선바위자연캠핑장을 비롯해 횡성별빛마을캠핑장, 올챙이캠핑장, 라라솔캠핑장 등 크고 작은 캠핑장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이들 캠핑장에 갈 때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 ‘우하하횡성한우시장’이다. 이곳에서는 횡성의 대표 먹거리이자 ‘캠핑의 감초’ 한우 고기를 축협보다 20~30%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고기에 곁들이는 갖가지 채소와 다른 먹거리들도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신선함은 두말 하면 잔소리다. 특히 캠핑장에 며칠 머무른다면, 횡성군의 모든 도로가 지나가는 곳에 위치한 ‘우하하횡성한우시장’은 마치 동네슈퍼 같은 곳이다.
시장 가는 레이디우하하횡성한우시장
[주말에 떠나는 테마여행]“牛와~ 아빠, 횡성한우가 최고예요!”
2012. 01. 20 16:30 레저/여행
연말연시 송년회, 신년회 등 각종 모임에 시달린 아빠는 모처럼 찾아올 주말이 꿈만 같다. 피로 회복제 같은 따뜻한 이불 속에서 마냥 뒹굴고 싶지만 토끼 같은 자식들의 기대에 찬 눈망울과 ‘당신만 기다렸어요’라며 쏘아대는 아내의 주파수를 더 이상 외면할 수가 없다. 축난 몸과 소원했던 가족애를 북돋을 생각에 아빠는 이른 새벽 차에 시동을 건다. ‘부르릉~’ 오랜만에 떠나는 가족 여행길에 자동차도 신이 난 듯 시동 소리조차 경쾌하다. 횡성의 상징 한우 동상, 새말 톨게이트를 지나면 만날 수 있다.“아빠, 그런데 오늘 어디 가는 거예요?” 아들의 질문에 아빠는 살짝 눈웃음을 칠 뿐 대답이 없다. 차가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순간 “어, 영동고속도로다. 아빠, 그럼 우리 스키 타러 가는 거예요? 아싸, 우리 아빠 최고!” 아들의 기대와 달리 차는 스키장이 아닌 시골길로 접어든다. 이른 아침인지라 길에는 인적도 없고 하늘은 어슴푸레 이제야 밝아오기 시작한다. 차가 도착한 곳에는 곤돌라 대신에 1톤 트럭이, 스키어 대신에 50대 이상으로 보이는 시골 아저씨들이 가득하다. 무엇보다 좀 전부터 계속해서 귓가에 울리는 소리가 있으니. ‘음메~’ 하는 소 울음소리다. ‘이게 무슨 황당한 시추에이션’이냐는 듯 아들의 표정은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횡성한우시장은 리얼 체험학습에 최고 가족이 도착한 곳은 우리나라 최대의 한우시장으로 손꼽히는 횡성한우시장이다. 지난 한 해 구제역 때문에 한우시장이 잠시 폐쇄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시 개장해 매월 끝자리가 1일과 6일인 날에 장이 열린다. 아침 7시면 시장의 경매가 시작된다. 경매가 없는 날에는 개별적으로 소를 매매하기도 한다. 횡성은 인구가 4만 명인데 축산 농가만 2천 가구가 넘는다고 한다. 그야말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우 산지임에 틀림없다. 옛날에는 횡성한우시장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단다. 경기도, 경상도, 충청도 할 것 없이 정말 대단했다는 것이 시장 상인들의 이야기다. 그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횡성축협은 지난 2005년부터 좋은 유전자를 발굴해서 최고의 품질을 규격화하고 있다. 그 결과 명실공히 횡성은 한우의 본고장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가히 횡성을 빼고 한우를 논할 수 없을 듯하다. 횡성 한우는 한국능률협회에서는 무려 5년 연속 브랜드 파워 1위를 달성했고, 일본능률협회에서는 브랜드 역량지수 한우 부문 2년 연속 1위로 선정됐다. 횡성한우시장에 나온 어미 소와 송아지. 이곳에서는 도축용이 아니라 사육용으로 매매가 이루어진다.이제 막 차로 실려 온 소는 낯선 시장이 무서운지 계속 긴 울음을 토해내고 젖먹이 송아지는 어미 곁을 떠날 줄 모른다. 아빠 손을 잡고 우시장에 들어선 아이 역시 젖먹이 송아지처럼 아빠 바짓가랑이를 잡고서 난생처음 보는 낯선 풍경에 눈이 동그래졌다. “아저씨,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이상한 기계를 목에 두른 채 소 항문에 팔을 넣고 뭔가에 집중한 아저씨에게 아들이 질문을 한다. 손을 빼고 기계를 이리저리 돌려보던 아저씨는 “임신 5개월은 되겠네요”라며 소 주인인 할아버지께 소의 상태를 전한다. “지금 뭐 하느냐고? 아저씨는 소가 임신했는지 안 했는지, 했다면 몇 개월인지를 판명하는 사람이지.” 옆에 있던 할아버지가 한 말씀 거드신다. 이어 “이 아저씨는 소 의사야. 손만 넣어보면 임신 몇 개월이지 바로 알아맞히는 명의란다”라며 수의사를 치켜세운다. “소는 사람에 비해 지방과 내장층이 두꺼워요. 초음파가 투과할 수 있는 최대 깊이가 7cm밖에 되지 않아서 복부에 대고 진찰할 수가 없지요. 그래서 초음파를 복부에 대지 않고 항문으로 넣고 임신 유무와 월령을 판독한답니다.” 흔히 볼 수 없는 놀라운 광경을 온 가족이 함께 구경하니 더욱 신기할 따름이다. 횡성한우가 듬뿍 들어간 해장국과 돌솥밥이 6천원 슬슬 배에서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횡성에 와서 다른 것을 먹을 수 있겠는가.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없는 독특한 ‘한우해장국’이 아침식사 메뉴다. 한우해장국을 잘하는 곳은 종합운동장 입구 건너편에 있는 ‘운동장해장국’집이다.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가게는 만원이다. 다행히 한 자리가 비어 자리를 잡았는데 가게 벽면에는 온통 방송에 소개됐던 장면이 담긴 액자가 가득하다. 맛집 소개 프로그램에서 기인을 다루는 연예 오락 프로그램까지 그 출연작도 다채롭다. 주문한 한우해장국과 함께 돌솥밥이 나온다. ‘이게 정말 6천원 맞나?’ 의심할 정도로 해장국에는 한우가 가득하고 돌솥밥의 찰기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던 주인아저씨가 식탁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손님들에게 “맛있게 잡수세요.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를 건넨다. 역시 손님이 많은 집, 장사가 잘되는 집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추운 겨울임에도 반팔 티셔츠 차림의 주인아저씨는 환갑이 넘었다. 하지만 아직도 마라톤에 출전하는 체력과 열정의 소유자이다. 16년간 해장국만을 취급해온 터라 현지인은 물론 외지 손님들도 그 맛에 반해서 다시 찾는다. 특히 주말 점심시간에는 줄을 서서 기다린 뒤 먹어야 할 정도이니 감안하는 것이 좋겠다. “아빠, 자작나무 원산지가 우리나라래요” 북유럽 설원의 자작나무 군락 사진을 가끔 볼 때면 이국적인 풍광에 사로잡혀 ‘정말 아름답다’라는 생각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자작나무의 원산지가 우리나라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횡성군 우천면의 미술관 자작나무숲은 원종호 관장이 백두산에서 자생하는 자작나무를 보고 ‘이거다’ 싶은 마음에 1991년 약 3만3,000㎡(1만여 평)의 대지에 자작나무 1년생 묘목 1만2천여 주를 심으면서부터 시작됐다. “자작나무는 늦가을 이후 보는 것이 제일 좋아요. 특유의 쓸쓸함과 외로움을 나무가 고스란히 표현해주죠.” 겨울의 자작나무는 보는 이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미술관 자작나무숲 산책로. 사진작가이기도 한 원 관장은 자신의 작품 30여 점을 원종호 갤러리에서 상설 전시하고 있다. 그 외에 기획 전시를 하는 전시관과 카페, 스튜디오 갤러리 겸 세미나장으로 운영되는 건물이 있다. 입장료는 1만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다. 원래는 2천원이었는데 양식 없는 사람들이 와서 미술관 정원에서 도시락을 먹거나 심지어 술판을 벌이기도 했단다. 비싼 돈을 내고서라도 꼭 들어오겠다는 사람만 받겠다는 마음으로 입장료를 대폭 인상했다고 한다. 미술관 내 카페에서는 입장객에게 음료와 바리스타가 직접 로스팅해서 만들어낸 향 좋은 커피를 무료로 제공한다. 명품 한우 먹고 힘찬 2012년을 시작하자 인터넷이 발달한 요즘 온라인 쇼핑을 통해 횡성 한우를 집에서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현지에서 먹는 것보다 그 맛에 대한 감동은 적게 마련이다. 1 겨울이면 더욱 운치있는 자작나무숲길. 2 미술관 자작나무숲 카페에서는 입장료를 낸 관람객에게 무료로 음료를 제공한다. 3 미술관 자작나무숲 카페 다락에 마련된 작은 서재.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다. 4 미술관 자작나무숲 카페에는 원종호 관장이 직접 촬영한 사진들이 엽서로 판매되고 있다. 5 원종호 관장의 자작나무 사랑이 잘 표현된 알림문. 6 전시장 한쪽에 가지런히 쌓여 있는 장작들이 관리인의 성품을 보여준다. 7 횡성한우로 끓인 한우해장국. 8 횡성의 자랑, 감동적인 맛의 횡성 한우.횡성에 있는 대부분의 식당에서 취급하는 쇠고기는 한우라고 보면 된다. 그중에서 횡성축협한우프라자는 축협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곳이라 품질에 더욱 믿음이 간다. 1층 식육 코너에서 고기를 주문하고 안내에 따라 식당으로 향하면 된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외식을 한다고 생각하니 아들 녀석은 신이 났다. 이윽고 고기와 함께 숯불이 들어온다. 활활 타오르는 숯불에 고기를 올리니 ‘치지직’ 하며 익어가는 소리가 식욕을 더욱 자극한다. 한우 즉, 쇠고기를 맛있게 구워 먹는 방법을 횡성축협한우프라자 지배인에게 배워보자. 첫째 양질의 숯불에 구울 것. 둘째, 구울 때는 센 불에 짧은 시간 동안 구울 것. 셋째, 자주 뒤집지 말고 한쪽 면을 구우면서 육즙이 올라올 때 뒤집어 다시 굽다가 육즙이 올라올 때 먹을 것. 오래 굽게 되면 육즙이 증발하기 때문에 맛이 퍽퍽해지고 쇠고기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이 떨어진다. 넷째, 상추에 싸 먹는 것보다 소금에 살짝 찍어 먹는 것이 쇠고기 고유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횡성에서 맛보는 주전부리 ‘안흥찐빵’ 1 숯가마는 겨울 여행의 백미가 아닐까.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가족. 2·3 안흥찐빵은 빵이 쫄깃한 것이 특징이다. 온 가족이 당일치기 여행으로 떠난 횡성. 한우해장국에 한우고기까지, 든든해진 배를 바라보며 얼굴에 화색이 가득하다. 평소에 나누지 못한 가족애도 확인하고 난생처음 보는 한우시장 구경까지, 아빠가 준비한 풀코스 여행에 아이는 마냥 즐겁기만 하다. 가족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먹을 주전부리를 사러 가는 것. 횡성의 명물은 단연 ‘안흥찐빵’이다. 안흥면에 가면 아예 특구가 조성되어 있을 정도다. 안흥면사무소를 기준으로 열 곳이 넘는 찐빵집이 성업 중이다. 어느 곳이 원조냐를 따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저마다 원조 간판을 내걸고 있고 저마다 찐빵 맛에 대해서는 자부하니 말이다. 가격 또한 큰 차이가 없다. 안흥찐빵만의 특징은 팥이 지나치게 달지 않고 빵이 쫄깃하다는 것. 금방 쪄낸 것을 먹으려면 시간을 두고 기다려야 한다. 20개에 8천원, 25개에 1만원 선이다. 안흥면사무소를 찾으면 된다. 안흥찐빵마을 입구에 있는 전통 섶다리도 볼 만하다. 겨울에는 뜨끈한 참숯 불가마 추운 겨울날 이곳저곳을 다니자니 피로도 금세 쌓인다. 특히 부모님과 함께라면 더욱 염려스러울 터. 이때 가장 좋은 것은 뜨끈한 참숯 불가마에 거적을 뒤집어쓰고 들어가는 것이다. 아이들 역시 난생처음 보는 대형 숯가마가 즐겁기는 마찬가지다. 뜨거운 열기가 싫다면 잠시 나와서 눈 장난을 쳐도 좋을 곳이다. 미리 고기와 채소 등을 준비해 가면 5천원에 석쇠와 숯불, 가위 등을 빌려서 바비큐 파티를 즐길 수도 있다. 먹을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가 있는 횡성은 아이와 부모님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여행지다. 2012년 새해를 맞아 활기를 충전할 수 있는 횡성으로 떠나보자. ▲여행 정보 횡성한우시장 강원 횡성횡성읍 조곡리 321-1. 한우시장은 오전 7시에 개장. 장 서는 날은 매월 1일, 6일, 11일, 16일, 21일, 26일. 운동장해장국 강원 횡성횡성읍 읍하리 495-4 문의 033-345-1770 미술관 자작나무숲 강원 횡성군 우천면 둑실마을 문의 www.jjsoup.com, 033-8342-6833 횡성축협한우프라자 강원 횡성군 우천면 우항리 583-5 문의 www.hsplaza.co.kr, 우천점 033-345-6160~1, 새말점 033-342-6680/6144 강원참숯마을 숯가마 강원 횡성군 우천면 하궁리 123 문의 www.gwmart.co.kr/kangsoot, 033-342-0949 경원참숯 숯가마 강원 횡성군 우천면 오원리 355 문의 www.kwsut.net, 033-342-0413 안흥찐빵마을 강원 횡성군 안흥면 안흥리 여행작가 임운석은… 2001년 본인보다 여행을 1% 더 좋아하는 아내와 결혼해 평생 여행만 하며 살자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니던 외국계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전업 여행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20대 때는 연극배우로 활동하면서 신인상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문화부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문화·예술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원이며 문화재청 헤리티지채널 사진작가, 국내 아웃도어 전문업체의 로드플래너 및 사진작가로 활동 중이다. 블로그 ‘빛과 바람 그리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나라(http://roomno1.blog.me/)’를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글&사진 / 여행작가 임운석>
주말에 떠나는 테마여행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