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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1,615 건 검색)

[정동칼럼]흉기가 되어버린 경찰
[정동칼럼]흉기가 되어버린 경찰
2024. 12. 26 21:27오피니언
... 상상하기 어려운 범죄마저 서슴지 않는 흉측한 조직이 된 것이다. 경찰은 시민을 해치는 무서운 흉기가 되고 있다. 그저 내란의 우두머리를 지키겠다고 헌법과 법률마저 간단히 무시해버리는 경찰활동이...
정동칼럼오창익
‘모르는 사이인데’…성탄절밤 10대 흉기 난동에 또래 여학생 사망
‘모르는 사이인데’…성탄절밤 10대 흉기 난동에 또래 여학생 사망
2024. 12. 26 08:15사회
... 1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 사천경찰서는 전날 오후 8시 53분쯤 사천시 사천읍 한 도로에서 흉기를 수차례 휘둘러 10대 B양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A군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보도방 이권 다툼’ 흉기 살인 50대에 징역 22년···법원 “계획적 범행”
‘보도방 이권 다툼’ 흉기 살인 50대에 징역 22년···법원 “계획적 범행”
2024. 12. 24 11:00지역
... 위해 범행을 했을 뿐. 죽일 의도는 없었다”며 살인의 고의성을 부인해 왔다. 그러나 검찰은 A씨가 흉기를 미리 준비한 점과 흉기 손잡이에 붕대를 감아 놓은 점 등을 미뤄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검찰 ‘보도방 이권 다툼’ 흉기로 2명 사상케 한 50대에 무기징역 구형
검찰 ‘보도방 이권 다툼’ 흉기로 2명 사상케 한 50대에 무기징역 구형
2024. 12. 18 17:40지역
... 등도 청구했다. A씨는 지난 6월 7일 오후 7시 30분쯤 광주 광산구 첨단지구 유흥가에서 B씨(40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C씨(40대)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10여전 전부터 보도방을...

스포츠경향(총 461 건 검색)

‘생방송 유튜버’ 흉기로 살해한 50대, 무기징역 선고
‘생방송 유튜버’ 흉기로 살해한 50대, 무기징역 선고
2024. 11. 21 01:12 연예
갈등을 빚던 유튜버를 법원 앞에서 흉기로 살해한 50대 유튜버에게 법원이 사회에서 격리될 필요가 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판사 장기석)는 20일 보복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50대 홍모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홍씨는 지난 5월 9일 오전 9시 52분쯤 부산 연제구 부산법원 종합청사 앞에서 생방송 중이던 다른 유튜버를 흉기로 살해하고 달아났다가 붙잡혔다. 홍씨와 피해자는 비슷한 콘텐츠를 만들어 방송하면서 지난해부터 서로 비방해 200건에 달하는 고소·고발을 주고받는 등 갈등을 빚었다. 사건 당일에도 홍씨는 피해자가 자신을 상해 혐의로 고소한 재판에 참석해 진술을 못 하게 할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재판부는 “사죄나 죄책감은 찾아보기 힘들고, 피고인은 살인의 목적성과 계획성을 부인해 범행을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폭력범죄 전력을 보면 살인범죄를 또다시 범할 위험성이 인정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해자 동선을 파악하고 흉기 구입, 렌터카 계약 등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것이 인정된다”며 “보복 목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보인다”고 공소사실 모두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피고인 주장에 대해 “흉기로 2차례 관통상을 입히고 바닥에 쓰러져 완전히 제압당한 피해자를 8초간 칼을 휘둘러 12차례 깊은 상처를 낸 것 등을 고려할 때 사망 가능성이나 위험을 충분히 인식하고 예견했음에도 범행을 저질렀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피고인과 피고인의 여자친구를 모욕한 것이 범행 동기이기는 하나 이런 보복 범죄는 개인의 법익 침해뿐 아니라 수사·사법기관의 실체적 진실 발견, 국가 형벌권 행사를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해 죄질이 중하다”고 판시했다. 피고인 홍씨는 이날 선고 후 “감사합니다”며 손뼉을 쳤고 “내 동생을 살려내라”는 유족 측에 욕설까지 하면서 퇴정을 했다.
‘무도실무관’ 실제 현실 나왔다···“흉기 들어도 맨손으로 싸운다”
‘무도실무관’ 실제 현실 나왔다···“흉기 들어도 맨손으로 싸운다”
2024. 10. 06 18:30 연예
넷플릭스 영화 ‘무도실무관’ 스틸사진. 넷플릭스 제공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추천한 넷플릭스 영화 ‘무도실무관’ 속 무도실무관들의 현실이 알려졌다. 유튜브 채널 ‘매불쇼’는 지난 6일 공개된 ‘세상에 이런 변이’ 코너에서 무도실무관 안병헌씨를 불러 영화와 다른 현실 속 무도실무관의 실태에 대해 알아봤다. 이날 패널로는 법무법인 거산 신중권 변호사와 경찰 프로파일러 출신 우석대 배상훈 교수가 자리했다. 안씨는 무도실무관 1기 출신으로 11년차 실무를 보고 있는 국내 무도실무관의 산증인이기도 했다. 그는 무도실무관의 업무를 “여러 범죄가 발생하기 전에 징후에 대해 확인을 하고 대상자에 대한 심리적 요건을 더해 범죄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실제 출소자들이 위치추적 전자창지(전자발찌)를 훼손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사례라고 했다. 신 변호사는 “우리나라 전자발찌 훼손율이 0.46%, 보통은 0.3~0.4% 정도 한다”며 “전자발찌 자체가 특수 소재로 돼 끊기가 굉장히 어렵다. 하지만 외국은 단순 실리콘 소재로 돼 훼손율이 3% 정도까지 높아진다”고 했다. 영화 ‘무도실무관’ 속 집중 관리 대상자들이 착용한 전자발찌의 충전율을 지속해 모니터링하는 것에 대해 안씨는 “저희가 중점적으로 보는 퍼센티지는 25% 정도 된다. 그 밑으로 내려가면 전화를 한다”며 “대상자가 평소 루틴과 다른 거짓말을 하게 되면 현장으로 출동한다”고 했다. 안씨는 무도실무관들의 열악한 현실도 토로했다. 이들은 무도실무관 신분이 무기계약직 신분이라며 영화에서 처럼 보호감찰관이 권유해 채용하는 경우는 없고 법무부 채용공고로 채용이 이뤄진다고 했다. 또한 “영화 속에서는 삼단봉을 가지고 싸우는데 법적으로 삼단봉을 쓸 수 없다. 상대방이 흉기를 들어도 맨손으로 싸워야 한다. 전기충격기를 사용하려고 하면 내가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써야 한다”고 했다. 배 교수는 “경찰은 경찰의 비례원칙이라는 것이 있다. 경찰관은 이에 손해배상 책임이 조각되는데 무도실무관의 경우 민간인과 똑같이 취급을 한다. 어떤 때는 민간인이 되고, 책임질 때는 공무원이 된다”고 했다. 유튜브 ‘매불쇼’ 방송화면 그러면서 “경찰은 체포 과정에서 어떤 사람을 다치게 할 경우 (경찰에서)변호사를 대주거나 해서 이를 막는데 무도실무관은 이런 것들이 없는 거다. 개인적으로 알아서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진행자 최욱은 “공적인 일을 하지만 주어지는 권한은 민간인이다”며 “대체 이게 뭐냐”고 지적했다. 배 교수는 “윤 대통령은 현실을 모르고 멋있게 보이니까 ‘무도실무관’을 보라고 하는데 어쩌라는 거냐”고 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서 전자발찌를 착용하는 이들은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저런 전문가들이 대우를 받는 세상이 돼야 우리가 더 안전하게 지낼 수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안씨는 “무도실무관은 다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 저도 마찬가지다. 영화를 통해서 알려지지 못할 분야의 직업이 알려져서 응원해주시는 분들 때문에 일할 맛이 난다”며 “무도실무관이라는 작업 자체가 영화에서 처럼 물리력만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다. 오래되면 오래될 수록 대상자를 관리하면서 이론이라든지, 심리전이라든지 그런 것들이 많이 일어난다.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무도실무관들이 다른 분야로 이직하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고 했다.
테일러 스위프트, 英 ‘어린이 댄스 교실 흉기 난동’ 피해자 만나
테일러 스위프트, 英 ‘어린이 댄스 교실 흉기 난동’ 피해자 만나
2024. 08. 20 13:53 연예
미국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 AP연합뉴스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영국 런던 공연에 지난달 어린이 댄스 교실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 사건 피해 아동을 초청해 만났다고 미국 매체들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해당 아동의 어머니인 새미 포스터는 딸 2명과 함께 스위프트의 런던 공연 대기실을 방문해 스위프트와 함께 찍은 사진들을 전날 틱톡에 올렸다. 게시된 사진 중에는 스위프트의 어머니인 안드레아 스위프트가 아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도 있다. 사진 속 소녀 중 1명은 팔 아래쪽에 붕대를 감고 있으며, 붕대 위에는 스위프트의 노래 ‘카디건’의 가사 일부인 “넌 내 상처 주위에 별들을 그려줬어”(You drew stars around my scars)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포스터는 해당 게시물에 같은 가사 구절을 쓴 뒤 “지난밤 우리에게 마법 같은 밤을 만들어준 테일러 스위프트와 그녀의 어머니에게 가장 큰 감사를 전한다”고 인사했다. 미국의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이번 공연 기간에 스위프트가 몇 명의 피해 가족과 만났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포스터 가족 외에 다른 가족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잉글랜드 사우스포트의 한 어린이 댄스 교실에서는 6∼11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요가·댄스 수업이 진행되던 중 갑자기 침입한 17세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6∼9세 여아 3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했다. 당시 댄스 교실에서는 스위프트를 주제로 한 수업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프트는 사건 다음날 엑스(X·옛 트위터)에 “어제 사우스포트에서 일어난 공격의 공포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완전한 충격”이라며 “그저 댄스 수업 중이던 어린아이들이었다”고 애도한 바 있다.
‘흉기 습격’ 받은 야말 아버지 “삶과 죽음 사이에서”···다행히 상태 호전 중
흉기 습격’ 받은 야말 아버지 “삶과 죽음 사이에서”···다행히 상태 호전 중
2024. 08. 16 16:01 축구
흉기 습격을 받은 뒤 병원에서 회복 중인 라민 야말 아버지. 엘치링기토 캡처 스페인 축구 최고 유망주 라민 야말(17·바르셀로나)의 아버지 무니르 나스라우이가 흉기 공격을 당한 후 처음 입장을 밝혔다. 나르사우이는 17일 스페인 매체 ‘엘 치링기토’를 통해 “다행히 나는 훨씬 나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칼에 찔린 후 “삶과 죽음 사이에 있는 나를 봤다”면서 아찔했던 당시 상황도 함께 전했다. 야말의 아버지 나스라우이는 14일 저녁 스페인 바르셀로나 인근 마타로의 한 주차장에서 흉기에 복부를 두 차례 찔린 채 발견됐다. 나스라우이는 곧장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다. 현지 경찰은 가해자 세 명을 살인 미수 혐의로 체포했다. 모로코 출신인 나스라우이는 흉기에 찔리기 전인 이날 낮 반려견을 산책시키다 지역 주민들에게서 폭언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누군가가 그에게 물을 뿌렸고 이후 서로 감정이 격해져 주먹다짐이 벌어졌다는 목격담이 나왔다. 경찰은 이후 흉기 공격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라민 야말이 유로 2024 우승 후 아버지와 셀카를 찍고 있다. bobnews24 캡처 나스라우이는 “그들은 나를 바닥에 눕혔다. 나는 가족 모두의 이익을 위해 더 차분해야 했다. 나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면서 “정의가 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칼에 세 번 찔린 후 큰 고통을 느꼈다고 밝힌 그는 “인생에서 모든 것에는 해결책이 있다”면서 이번 사건이 잘 마무리되길 바랐다. 그는 끝으로 아들의 팀 바르셀로나가 새 시즌 훌륭한 팀이 돼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르셀로나에서 ‘제2의 리오넬 메시’로 주목받아 온 야말은 지난달 막을 내린 유로2024에서 최연소 출장, 도움, 득점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주간경향(총 4 건 검색)

이진숙 “방송이 지금 공기가 아니라 흉기”
이진숙 “방송이 지금 공기가 아니라 흉기(2024. 07. 04 11:31)
2024. 07. 04 11:31 정치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 김병환 금융위원장 내정자, 김완섭 환경부 장관 내정자가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새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이진숙 지명 환경부 장관 후보에 김완섭 , 금융위원장 후보엔 김병환 윤석열 대통령은 4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에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환경부 장관 후보에 김완섭 전 기획재정부 2차관, 금융위원장 후보로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을 지명했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 같은 인선안을 발표했다. 이 방통위원장 내정자는 MBC에서 사회부·국제부·문화부 기자와 워싱턴 특파원을 지냈다. 정 실장은 “이 후보자는 이라크전 당시 최초의 여성 종군기자로 활약하는 등 언론인으로서 능력을 인정받아 왔다”며 “경영인으로서도 관리능력과 소통 능력을 고루 갖췄다”고 소개했다. 이 내정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방통위원장으로 내정된 후 인사말을 통해 “방송이 지금 공기가 아니라 흉기라고 불리기도 한다”며 “특히 공영방송이 그런 비판을 받는다. 방송은 언론은 모든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 권력, 상업 권력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데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오늘 저는 이 시점에서 공영방송, 공영언론이 노동권력 노동단체에서도 독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영 방송, 공영 언론 다수 구성원이 민주노총 조직원”이라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조만간 MBC·KBS·EBS 등 공영방송사 이사 임기가 끝난다”며 “새 이사들을 선임해야 한다. 임기가 끝난 공영방송 이사를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또 “하루빨리 방통위원회가 5명 상임위원을 구성할 수 있게 민주당 몫 위원을 추천해주시기 바란다”며 “민주당이 나머지 2명을 추천해준다면 가장 이른 시일 안에 5명 위원회가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환경부 장관 내정자는 행정고시 36회로 기재부 사회예산심의관, 예산총괄심의관, 예산실장 등을 역임했다. 정 실장은 “김 후보자는 예산 및 정책 분야의 정통 관료 출신”이라며 “환경 분야 예산 편성과 사회 정책 조정 업무를 두루 거쳤고, 윤석열 정부에서 두 차례 예산 편성을 총괄하는 등 누구보다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말했다. 김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행정고시 37회로 현 정부에서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을 거쳐 지난해 8월 기재부 1차관으로 발탁됐다. 정 실장은 김 후보자에 대해 “금융 정책과 거시 경제 정책을 두루 담당한 정통경제 금융관료”라며 “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시각과 함께 정책 조율 능력과 위기 대응 경험을 겸비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차관급 6명도 새로 임명했다. 인사혁신처장에 연원정 대통령실 인사제도비서관, 기획재정부 1차관에 김범석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 박범수 대통령실 농해수비서관을 각각 임명했다. 이와 함께 농촌진흥청장에 권재한 농림축산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 산림청장에 임상섭 산림청 차장,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장에 김재홍 국민대 교수를 임명했다.
[전성인의 난세직필](17)잇단 흉기 난동과 세대 간 사회계약(2023. 08. 25 10:54)
2023. 08. 25 10:54 사회
8월 3일 경기도 성남시 서현역 인근에 차량 돌진 사고로 사망한 피해자를 추모하는 공간이 마련됐다. / 김창길기자 최근 신림역·서현역의 흉기 난동 사건과 신림동 성폭행 살인사건 등 소위 ‘묻지마 범죄’가 사회를 뒤숭숭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흉악 범죄는 늘 있었지만, 최근의 범죄 양상은 분명 과거와 구별되는 특성이 있다. 우리 사회의 흉기 난동 사건은 대개 조직 폭력배들의 영역 싸움에서나 등장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 사건들은 조직 폭력과는 무관한 ‘개인적 일탈’이고, 그 대상이 ‘딱히 특정되지 않는 일반 대중’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범죄로부터의 이익이 불분명한 것이다. 범죄 혐의자들이 체포와 처벌을 각오한 듯한 모양새를 보이는 점도 특이하다. 그래서 이를 일반적인 ‘흉악 범죄’로 규정하기에는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 정부는 ‘가석방 없는 무기형’ 도입 등 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를 대책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사후적인 처벌 강화가 본질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묻지마 범죄를 유발할 수 있는 근본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승자독식만을 가르치는 비뚤어진 교육 관행을 바로잡고, 생명의 존엄성을 고취하고, 영유아나 여성 등 약자에 대한 폭력의 저열함도 강조해야 한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치료와 사회적 관심도 필요하다. 극단적 범조 이면의 물질적 결핍 편협한 가치관과 생명경시 그리고 소외 문제의 이면에 절대적·상대적 빈곤이라는 물질적 결핍 문제가 자리하고 있음도 잊어서는 안 된다. 물질적 결핍은 극단적 범죄의 형태로 표출되건 그렇지 않건 사회의 건강함과 지속성을 좀먹는 마약이다. 오늘은 이 부분을 살펴보자(이하의 논의는 자칫 곡해의 소지가 있다. 곡해를 방지하기 위해 나는 절대로 폭력을 미화하거나 정당화하지 않는다는 점과 사람의 생명과 행복은 누구를 가릴 것 없이 소중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어떤 사회에 금수저와 흙수저가 살고 있다고 하자(어떤 개인이 금수저 또는 흙수저가 된 경위는 순전히 우연에 따른 것이라고 하자). 금수저는 자신의 재산으로 풍족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반면, 흙수저는 자기가 가진 것만 가지고는 입에 풀칠하기도 어렵다. 첫 번째 질문은 “과연 이들은 어떤 삶의 방식을 선택할까?”다. 재산이 많은 금수저는 아마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그럼 흙수저는?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상태에서 아무런 희망 없는 삶을 힘겹게 이어갈 것인가? 아니면 다른 대안을 찾을까? (도덕이나 윤리의 문제를 잠시 제쳐 놓을 때) 흙수저가 모색할 법한 대안 중 하나는 ‘이 한 많은 세상을 스스로 떠나는 것’이다. 자살. 다른 하나는 ‘이 더러운 세상에 극단적 방법으로 항의하는 것’이다. 폭력. 형태는 다르지만 모두 ‘사회적 살인’이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잠시 리투아니아에 1위를 내준 적도 있지만) 2003년 이후 약 20년간 굳건히 OECD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노년층의 자살률이 심각하다. 그렇다면 폭력은? 지금 우리가 그 증가세를 목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 더 이상 ‘밤길이 안전한 나라’가 아니다. 사회가 병들어 있다는 증거다. 두 번째 질문은 “그럼 우리 사회에서 누가 금수저이고 누가 흙수저인가?”다. 이에 대한 대답이 조금 어렵다. 언뜻 생각하면 금수저는 열심히 노력한 결과 큰 재산을 모은 개미를 말하고, 흙수저는 땀 흘리고 힘든 일은 외면하고 그냥 편하게 살려는 베짱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은 모든 금수저가 열심히 일한 개미가 아니고, 모든 흙수저가 뺀질뺀질한 베짱이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흙수저들의 옷이 아마도 더 땀에 절어 있을 것이다. 개인적 노력의 차이에 기인하는 빈부 격차를 논외로 할 경우, 빈부 격차의 문제는 사회적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여러 사회 계층이 빈곤의 문제에 시달리고 있지만, 묻지마 범죄의 배경과 관련해서는 특히 세대 간 경제적 불평등 문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청년 세대는 지금 매우 독특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들은 우리나라가 경제개발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지 못한 세대다. 청년 세대의 상당수는 비정규직과 최저임금을 일상으로 겪고 있고, 바벨탑보다 높아 보이는 집값을 보면서 월세를 걱정하고 있다. 이들은 노년층에 대한 부양 부담의 악몽도 견뎌내야 한다. 그 결과는 실질 소득의 감소다. 실질 소득 감소는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 맬서스의 <인구론>에 등장하는 적극적 견제에 따르면 실질 소득의 감소는 기아, 질병, 전쟁 등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과정을 통해 인구의 감소를 가져온다. 즉 누가 죽어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뜻이다. 그럼 누가 죽는 대상이 될까? 아마도 약자인 빈곤 노년층일 것이다. 노년층 자살률이 OECD 1위라는 점은 이미 변형된 형태로 적극적 견제가 작동 중임을 시사한다. 맬서스가 말한 ‘예방적 견제’ 맬서스의 <인구론>에는 예방적 견제도 있다. 높은 소비수준을 맛본 사람들이 그 소비수준의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스스로 인구 증가를 줄여나간다는 것이다. 그럼 누가 이런 선택을 할까? 결혼과 출산을 통제할 수 있는 청년층이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OECD 국가 중 꼴찌라는 점은 예방적 견제도 작동 중이라는 뜻이다. 맬서스의 경제학은 언제나 우울하다. 더 우울한 것은 그 어떤 견제도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적극적 견제로 폭력이나 빈곤 노년층의 자살을 방치할 수도 없고, 예방적 견제에서 비롯된 결혼과 출산 포기를 환영할 수도 없다. 세 번째 질문은 “그럼 어찌해야 하는가?”다. 금수저와 흙수저의 재산을 재배분하는 사회계약이 필요하다. 금수저의 재산을 조금 떼어 와서 흙수저의 재산에 더해 주는 것이다. 특히 부유한 노년층의 경제적 부를 청년 세대로 일부 이전하는 세대 간 사회계약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이런 사회계약은 실현불가능할 것이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노년층이 일방적으로 밑지는 장사라서 이런 계약에 동의할 이유가 없을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 계약은 그러나 궁극적으로 노년층에게도 이익이 된다. 청년층의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면 노년층에 대한 청년층의 부양 가능성이 커질 뿐만 아니라 이런 계약이 없을 때 만연하게 될 적극적 견제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 목도하고 있는 자살, 영유아 학대, 결혼 및 출산 포기, 묻지마 범죄 등은 모두 우리 사회에 세대 간 사회계약이 존재하지 않아서 그보다 훨씬 더 엄혹한 맬서스식의 견제가 작동 중임을 보여주는 증거다. 진정한 정치 지도자라면 모든 세대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새로운 계약을 맺도록 노년층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설득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다.
전성인의 난세직필
“온라인 부추김이 흉기난동 유발 악순환… 사회적 범죄로 봐야”(2023. 08. 11 15:13)
2023. 08. 11 15:13 사회
ㆍ배상훈 전 서울경찰청 범죄심리분석관 인터뷰 배상훈 전 서울경찰청 범죄심리분석관이 지난 8월 8일 경기 고양에 있는 한 카페에서 주간경향과 인터뷰하고 있다./정희완 기자 최근 조선(33)과 최원종(22)의 잇따른 흉기난동 사건으로 사상자 10여명이 발생했다. 이들은 모두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범행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경찰은 최원종이 조선의 범죄를 모방한 것은 아니라고 결론 내렸지만, 최원종은 범행 전 조선의 사건을 검색하는 등 최소한 자극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에도 흉기난동 사건 발생 이후 모방범죄로 볼 수 있는 사건이 몇 차례 일어난 적은 있다. 다만 최근 범죄 양상은 이전과 다른 특징이 있다. 바로 온라인이 오프라인 범죄를 양산하는 주요 거점이 됐다는 점이다. 배상훈 전 서울경찰청 범죄심리분석관(54)은 온라인에 올라온 자극적인 글이 오프라인 범죄로 이어지고, 이런 범죄 실행을 고리로 온라인에서 다시 오프라인 범죄를 부추기는 악순환의 구조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배 전 분석관은 “이런 구조 속에서 이들의 범죄를 개인의 차원이 아닌 사회적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배 전 분석관은 살인을 예고하는 글이 대거 올라오는 상황을 두고 “조선이나 최원종의 범행을 심리적으로 모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라며 “살인예고 글 등의 자극이 지속하면 어느 시점에 최원종처럼 밖으로 나가 범행을 하는 사례가 툭 터질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대로 두면 앞으로 차량과 흉기 외에도 방화나, 공포를 조성하기 위한 모의 폭탄 등의 범죄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근본적으로 “여러 불만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소할 수 있는 기제가 우리 사회에 없기 때문에 범죄로 표출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 등 처벌을 강화하는 대책보다는 범행의 제대로 된 원인을 파악하고 여기에 맞는 예방책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배 전 분석관은 언론에서 주로 쓰는 ‘묻지마’나 ‘칼부림’ 등의 표현도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배 전 분석관은 충북대학교 사회학과 범죄학 강사, 서울디지털대학교 경찰학과 교수, 우석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등을 지냈다. 지난 8월 8일 경기 고양에 있는 한 카페에서 배 전 분석관을 만났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지난 8월 3일 범행에 사용된 차량이 멈춰서 있다./조태형 기자 -최근 잇따라 발생한 흉기난동 사건의 공통점은 사람이 많은 넓은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범행을 했다는 점이다. 어떤 목적으로 보나. “간단하게 말하면 관심을 받으려는 것이다. 사람의 주목을 끌고, 자기 하고 싶은 말을 들어 달라는 의도로 범행을 했다고 본다. 이른바 ‘관심종자’로 볼 수 있다. 또 지하철역 주변 등 다중이용 시설은 사람들이 계속 움직이는 공간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러면 상대방을 깊이 알 필요 없다.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망상에만 집중하면 된다. 조선이 한곳에 서 있는 사람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고 대화를 통해 그 사연을 알았다면 살인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실제 사망한 피해자는 저렴한 방을 구하기 위해 신림동에 왔다.” -범행 자체는 상당히 계획적인 것으로 볼 수 있나. “미국 FBI는 이런 유형의 범죄를 ‘어서리티 킬링(authority killing)’으로 분류한다. ‘권위살인’으로 번역한다. 권위를 가진 대표자를 살해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자신이 가진 어떤 불만 등을 표출할 때, 대표적인 사람과 공간을 선택해 자신의 원하는 방식으로 공격하는 것이다. 조선과 최원종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범행 전에 머릿속에서 프로그램을 돌려봤을 것이다. 어떻게 흉기를 구해 누구를 상대로 범행을 할지 등. 폐쇄회로(CC)TV가 어디 있는지 같은 건 신경 쓰지 않는다. 머릿속에 설정한 대상만 신경 쓰는 게 이런 범죄 형태의 특성이다.” -최원종은 조선의 범죄를 모방한 것으로 봐야 하나. 경찰은 모방범죄는 아니라고 발표했다. “나는 모방했다고 본다. 신림동 사건 이후 여성혐오와 남성혐오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각각 남성, 여성을 대상으로 살인을 하겠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양쪽이 치고받는 모습이었다. 최원종도 여기에 ‘참전’을 했다. 흉기 사진을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발을 들인 것이다. 물론 참전을 한 모두가 실제 범행을 저지르지는 않았다. 이런 자극적인 글들과 함께 한때 인터넷에 돌았던 조선의 신림동 범행 영상 등을 보면서 최원종이 자극을 받아 범행을 마음먹었다고 본다. 실제 최원종은 조선 사건을 인터넷에서 검색하기도 했다.” -흉기난동 사건 이후 살인을 예고하는 취지의 글이 우후죽순 올라오고 있다. 지하철, 공항, 버스터미널, 놀이공원, 야구장 등 장소도 다양하다. 60명 넘게 검거됐다. 어떤 심리인가. “지금 살인예고 글이 마치 일종의 ‘챌린지’처럼 번졌다. 이들은 심리적으로 조선과 최원종 사이를 표류하고 있다고 본다. 조선은 상대적 박탈감을 가지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을 했고, 학교 밖 청소년이자 조손가족이었다. 소년부 송치 전력이 14건이나 있다. 소년범죄의 재범 및 사회복귀 문제 등도 걸려 있는 것이다. 최원종은 학업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비치고 있다. 살인예고는 이와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범죄적 모방이 아니라 ‘심리적 모방’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만족감과 희열을 느끼는 것이다. 이런저런 불만을 어떤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소할 기제가 우리 사회에 없어서 범죄적 기제가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도 이런 흉기난동 사건과 모방성 범죄가 발생한 사례가 있다. 최근 사건의 양상과 다른 점은. “최근 범죄는 사이버 공간의 양극화 및 집단화와 연결된 것이 특징이다. 과거에도 단일 사건 이후 모방범죄가 몇 건 벌어졌다. 그러나 지금처럼 긴 시간 동안 연쇄적으로 나타나진 않았다. 과거에는 사건이 일어나면 이를 지켜보고 평가하는 선에서 끝났다. 지금은 사이버 공간에서 참전이 이뤄진다. 그것도 집단적이다. 단순한 애들 장난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조직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특정 커뮤니티에 자극적인 글이 올라오면 댓글 등을 통해 소통하면서 범행을 부추기는 분위기가 증폭되는 것이다. 그러면 중간에 최원종처럼 밖으로 나가 실제 범행을 하는 사례가 터질 수 있다. 이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발생 범행을 소재 삼아 다시 자극적인 글이 올라온다. 악순환이다. 또 여기에는 경제적 이득까지 끼어 있다. 신림동 흉기난동 CCTV 동영상이 온라인상에 퍼진 적이 있었는데, 경찰에 동영상 삭제를 요청했지만 미적거리지 않았나. 조회 수가 올라가면 돈이 되기 때문 아닌가 싶다. 개개인이 범행에 이르게 되는 이런 구조가 문제의 핵심이다.”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서 지나가는 시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두른 조선이 지난 7월 23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으로 출석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살인예고 글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발생을 쫓는 것만으론 역부족일 것이다. 선제적으로 온라인상의 과열된 분위기를 식히는 게 급선무다. 살인예고 글이 많이 올라오는 특정 커뮤니티 등에 협조를 요청해 잠시 운영을 중단하는 게 방법일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차량, 흉기 외에 방화 등의 추가 범죄가 일어날 수 있다. 모의 폭탄 사건, 실제 방화가 아니더라도 연기만을 피워 공포를 조성하는 행위도 나타날 수 있다.” -이런 흉기난동 사건을 언론에서는 주로 ‘묻지마 범죄’라고 지칭한다. 적절한 표현이라고 보나. 이런 범죄의 개념이 명확히 정립된 게 없는 것으로 안다. “‘묻지마’라는 표현은 수사기관이 책임을 면피할 수 있는 알리바이로 작동할 수 있다. 사전에 막을 방법이 없는, 어쩔 수 없는 범죄라는 뉘앙스를 풍긴다. 따라서 지양해야 한다. 범죄 예방을 위해서도 그렇다. ‘묻지마’나 ‘칼부림’이라는 표현은 잠재적 범인들에게 자극을 줄 우려가 있다. 묻지마는 ‘나도 해도 되는구나’라는 인식을 갖게 할 수 있다. ‘무차별’이라는 용어도 마찬가지다. 더 건조한 용어를 쓰는 게 맞다고 본다. ‘흉기난동’ 정도가 좋을 것 같다. 가령 조선 사건의 경우 ‘신림동 흉기난동’이라고 명명할 수 있겠다. ‘신림역’처럼 구체적인 장소를 붙이면 사당역, 신도림역 등 다른 구체적인 장소를 범죄 장소로 연상케 할 수 있다. 어느 하나의 단어에서 범행의 자극을 받았다고 진술한 범인들이 실제 있다. 이런 유형의 범죄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부를지도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지난 8월 6일 서울 강남역 교차로에 경찰특공대의 장갑차가 배치돼 있다./서성일 선임기자 -사건 발생 이후 여러 사회적 요소가 또 다른 범죄를 자극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렇다. 앞으로 조선이나 최원종의 재판 과정도 걱정이 된다. 특히 조선은 법정에서 영웅이 된 것처럼 일장 연설을 할 수 있다. 그러면 법정 밖에 있는 이들에게 범죄적 자극을 주는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 일부 유튜버들은 이런 발언을 돈벌이에 이용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언론과 학자 등 전문가들이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할 지점이라고 본다.” -경찰청은 지난해 1월 ‘이상동기 범죄’ 연구 및 대책 마련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렸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다고 한다. “일본은 2000년부터 10년 동안 이런 유형의 범죄를 연구·분석했다. 한국은 이제 1년 조금 넘었는데 결과물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이런 업무를 전담할 수 있는 연구 조직이 필요하다. 지금 욕을 좀 먹더라도, 차분하게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수사와 재판, 교정시설 수감 등 모든 절차에 별도의 연구 담당자가 붙어서 꾸준하게 분석하고 자료를 생성해 축적해야 한다.” -정부와 여당은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사법입원제도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실효성이 있을까. “범인들은 형량에 별 관심이 없다. 이들에겐 관심받는 게 중요하다. ‘가석방 없는 종신형’ 제도를 논의해 보는 것 자체는 좋지만, 이번 사건을 예방하기 위한 대안이 될 수는 없다. 사법입원제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서구 여러 나라에서 시행 중이다. 다만 이를 제대로 논의하려면 예산과 인프라 문제도 함께 거론해야 한다.” -조선은 검사 결과 사이코패스라는 진단이 나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최원종도 진단검사를 했으나, 측정 불가 판정이 나왔다. 사이코패스 여부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진단검사에서 40점 가운데 25점을 넘으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한다. 사이코패스라는 사실은 범죄의 유무죄와 양형과는 전혀 무관하다. 재판 과정에서 유죄 증거가 다소 모호할 때 유죄라는 ‘심증’을 형성케 하는 데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순 있다. 같은 맥락에서 시민들에게 ‘사이코패스니까 이런 범죄를 저질렀다’라는 인식을 갖게 한다. 사회 시스템의 문제는 뒷전으로 밀리고, 개인의 성향만이 범죄의 원인으로 부각되는 것이다.” -재발 방지를 위해선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뭔가 하나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만병통치약은 없다. 사회의 각 영역에서 진단해야 한다. 사회안전망의 부재와 복지의 사각지대 등 문제는 나의 전문 영역은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범죄적 측면에서 보면 학교 밖 청소년 문제, 소년범의 재범 방지 등을 보완해야 한다.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이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전과가 누적된 청년들의 일자리나 교화를 위한 프로그램들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기에 다양한 스트레스를 받고 정신적 위기에 처한 사람들이 지역사회 내에서 정신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또 큰 틀에서는 사이버상의 혐오, 괴롭힘이나 반사회적 문화 등을 적절하게 제어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표지 이야기]통제 불능 상태로 드론 추락 땐 흉기(2020. 03. 06 14:34)
2020. 03. 06 14:34 사회
ㆍ드론 교관에게 듣는 Q&A, 내년부터 2㎏ 이상은 필기·실기시험 통과해야 드론이 농약 살포, 환경감시, 정찰·수색, 측량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면서 이를 운용할 수 있는 조종사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드론 조종사 자격이 하나의 취업 스펙으로 부상하는 상황이다.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조종자격을 보유한 사람의 수는 2016년 1326명에서 지난해 6월 2만3408명으로 17배 이상 증가했다. 드론 교육기관은 국토부 지정 전문교육기관과 개인이 운영하는 사설 교육기관을 합해 500곳에 이른다. 코로나19가 전국에 확산되면서 초·중·고 개학이 3주 연기된 가운데 3월 4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반송여중에서 해양환경공단 직원들이 드론으로 학교 시설물에 대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드론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두 드론 교관의 설명을 종합해 정리했다. 최경용 한국항공대학교 비행교육원 수석교관(52)과 강미진 대한상공회의소 충남인력개발원 교관(46)이 도움을 줬다. -드론 조종사가 되려면. “현재 자체무게 12㎏을 초과하는 드론을 사용해 방제사업과 항공촬영 등을 하려면 반드시 드론 조종자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만 14세 이상으로 20시간의 비행경력을 갖추면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주관하는 시험 응시자격을 얻게 된다. 시험은 항공법규와 항공기상, 비행이론 및 운용을 보는 학과시험과 실기시험으로 나뉜다. 하지만 자격증만 취득했다고 현업에서 바로 활용하기는 어렵다. 방제나 촬영 등 본인 목적에 맞는 연습을 별도로 해야 한다.” -드론 교관, 드론 실기 평가자가 되려면. “조종자격의 위 단계로 교관 과정이 있다. 만 20세 이상으로 80시간의 비행경력을 더 쌓고(총 100시간) 필기시험을 비롯해 교통안전공단에서 실시하는 3일간의 집체교육을 받아야 한다. 거기에 50시간을 더해 150시간을 채우면 실기 평가자가 될 수 있다. 지금은 이 단계까지 도전하는 분도 많다.” -정부는 최근 항공안전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개정했다. 드론 조종자격과 관련해 무엇이 바뀌나. “내년 1월부터 완구용(250g 이하)을 제외한 모든 드론에 조종자격이 필요하다. 250g 초과~2㎏ 미만의 취미용 소형드론을 조종하려면 온라인 교육만 받으면 된다. 하지만 2㎏ 이상일 경우 일정 시간 이상의 비행경력을 갖추고 필기·실기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드론 학과를 이수하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드론의 비행 원리를 배우는 항공역학을 가장 어려워한다. 대학에서 몇 년을 배우는 걸 5시간 정도 기초만 배우기 때문이다. 항공법규도 생소하게 여긴다. 어떤 기체가 항공안전법상의 무인멀티콥터 혹은 무인고정익기로 편재되어 있는지, 규정을 위반해 비행할 경우의 과태료는 얼마가 될지 등이다. 항공기상은 무인멀티콥터와 관련된 내용만 공부해 특별히 어렵지 않다. 운용이론은 기체에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하는 법을 배운다.” -드론 교육이 중요한 이유는. “드론은 장난감이라는 생각에 대충 날리면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드론이 부품 결함이나 기상에 따른 조종 불능이나 외부요인으로 위성항법장치(GPS) 신호가 끊겨 통제 불가능 상태로 추락할 때 엄청난 흉기가 될 수 있다. 실제 상당수 드론 사고가 조종 미숙으로 건물 외벽에 부딪히거나 전선 등에 걸려 드론이 떨어지면서 생긴다. 안전 불감증을 막기 위해서 기본적인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 -드론을 날릴 경우 비행허가를 받아야 하는가. “비행금지구역이나 제한공역인 줄 모르고 날리는 경우가 많다. 취미용이라도 원전 부근, 서울 강북지역, 휴전선 등 비행금지구역이나 관제권(공항 주변 반경 9.3㎞), 고도 150m 이상에서 날릴 경우에는 장치무게나 비행 목적과 관계없이 비행승인을 받아야 한다. 기체신고와 비행승인을 국토부 온라인 민원 서비스 ‘원스톱(www.onestop.go.kr/drone)’에서 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드론협회가 공동 개발한 스마트폰 앱 ‘레디 투 플라이(Ready to fly)’를 이용하면 전국 비행금지구역·관제권 등 공역 현황과 지역별 기상정보, 일출·일몰시각, 지역별 비행허가 소관 기관과 연락처 등을 조회할 수 있다. -야간에 비행하거나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범위의 비행도 가능한가. “항공안전법에 따라 야간에 비행하거나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범위에서 비행하려면 특별비행승인을 받아 그 승인 범위 내에서 비행 가능하다.” -드론으로 사진촬영을 할 때 허가가 필요한가. “그렇다. 국방부에서 항공사진 촬영 허가를 받아야 한다. 촬영 일주일 전 국방부로 항공사진촬영 허가신청서를 보내거나 원스톱에서 신청할 수 있다. 항공촬영 허가를 받아도 비행승인은 별도로 받아야 한다.” -국토부 지정 전문교육기관과 사설교육기관의 차이는. “전문교육기관은 법적으로 강의실과 사무실, 한 명 이상의 교관을 갖춰야 한다. 드론 대수는 일정 수를 채우고 자체 제작 교재가 있어야 한다. 실기교육을 위한 모의비행실과 훈련비행장을 갖춰야 한다. 이런 기반시설과 행정 요원을 갖추기 위한 초기 투자비용이 많다. 그래서 전문교육기관의 교육비가 250만~350만원인 데 비해 사설기관은 이보다 100만원 정도 싸다. 대신 전문교육기관에서는 필기시험을 자체 필기시험으로 대체해 학과시험 부담을 덜 수 있고, 실기시험도 내가 연습한 공간에서 치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설교육기관은 기본적인 안전교육 외에는 이론 교육을 따로 하지 않고 드론 대여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실기시험도 상설시험장에서 봐야 한다. 그래서 처음부터 교육을 제대로 받고 싶다면 전문교육기관을, 이론 과정을 건너뛸 능력이 있고 비행경력만 인정받고 싶다면 사설교육기관을 택하면 된다.” -드론 수업을 받는 이들의 특징은. “드론 자격증 취득 후 뭘 할 것인지 물으면 절반은 농약 살포 등 방제 분야에서 일할 것이라고 한다. 농촌 고령화로 60~70대 어른들이 보호장구도 없이 농약을 쳤는데 이젠 드론을 이용한 방역으로 대신하려는 분들이 많아 쓰임새가 늘고 있다. 나머지 절반은 다양하다. 최근에는 드론병으로 군에 입대하겠다는 젊은이들이 많이 늘고 있다. 2018년 드론병과의 부사관을 모집했을 때 경쟁률이 28.8 대 1로 굉장히 높았다.”
표지 이야기

레이디경향(총 1 건 검색)

미군들 행패 말리다 흉기에 찔린 박흥식의 새로운 소망
2004. 07. 01 화제
“많은 사람들의 용기와 격려를 이제는 갚아야죠” 지난 5월 15일, 신촌의 대로변에서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미군의 행패를 말리던 박흥식씨가 미군이 휘두른 흉기에 목을 찔린 것. 이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울분을 터뜨렸다. 다행히 박흥식씨는 회복이 빨라 현재 병원에서 퇴원하고 통원치료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신경안정제 먹으면서 진정하고 있어 깜짝할 사이였다. 목이 따끔했을 뿐인데, 숨이 막힐 것만 같아서 목을 움켜잡았다. 3초 정도 지나자 목을 움켜잡은 손 사이로 시뻘건 액체가 나오기 시작했다. 한 젊은이는 길바닥에 쓰러졌다. 젊은이의 옷은 온통 피로 물들었다. 여기저기에서 사람들이 몰려와 웅성거리는 사이 젊은이는 경찰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고 한 무리의 미국인들은 경찰차에 태워져 경찰서로 옮겨졌다. 대체 미군 병사와 젊은이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지난 5월 15일 새벽 2시, 신촌 로터리 피자헛 부근에서 큰 소란이 일어났다. 술에 만취한 미군들이 대로변에서 행패를 부리고 있었다. 대로변에 눕기도 하고, 지나가는 택시를 붙잡아 본네트 위에 올라가서 난동을 피우기도 했다. 무서움에 떨고 있는 택시기사는 차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고, 미군들은 자랑스럽다는 듯 사진까지 찍어댔다. 미군들의 행패를 말리던 나이 많은 한국 상인도 미군들에 떠밀려 넘어졌다. 급기야 부근에서 회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던 네 명의 직장인이 현장에 뛰어들었다. 다섯 명의 건장한 미군을 진정시키고, 미군의 행동을 말리고 있었다. 미군과 함께 있던 카투사 병사에게 미군들이 밀어 넘어뜨린 아저씨에게 잘못했다고 사과를 하라는 요구도 했다. 그렇게 미군의 난동은 진정되는 듯싶었다. 하지만 순식간이었다. 어디선가 나타난 미군 한 명이 직장인 중 한 명의 멱살을 잡았다. 키 180cm의 거구에서 뿜어나오는 힘으로 직장인의 멱살을 잡고 들어올리더니 20cm 길이의 칼로 목을 찔렀다. 직장인은 쓰러졌고, 미군들은 뿔뿔이 도망쳤다. 주위에 있던 한국인들이 심상치 않은 사태를 직감하고 도망가는 미국인들을 다 잡았다. 그렇게 새벽 신촌 거리에서는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다. 미군의 난동을 막기 위해 나섰다가 해를 입은 젊은이는 박흥식씨(27)다. 그는 많은 사람들의 걱정 속에 큰 수술을 받았고, 경과가 좋아서 6월 중순쯤 퇴원을 했다. 그리고 현재 통원치료를 받으며 후유증을 치료하고 있다. “외과, 신경과, 정신과, 성형과 치료를 받고 있어요. 얼마 전에 외과와 신경과 치료는 끝났어요. 현재는 결과가 좋은데 6개월 후에 다시 검사를 해봐야 한대요. 그리고 칼로 찔린 부분은 6개월 후에 성형수술을 받을 예정입니다. 지금은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 상태를 치료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꿈도 안 꿨는데, 사건 이후 꿈에 놀라서 깨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신경안정제도 먹고 있어요.” 예상외로 건강한 모습에 내심 다행이다 싶었는데 그는 아직도 사건의 후유증을 겪고 있었던 것이다. 세 번의 수술을 받았고, 아직도 칼에 찔린 목 부분의 턱과 귀는 마비 증상이 와서 아무것도 느껴지질 않는다고. 사건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져가고 있지만, 그에게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그에게 흉기를 휘둘렀던 험프리 일병은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는 상태. 하지만 그날 사건을 봤던 목격자들의 진술이 있고, 사건 자체가 공무 수행 중에 일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군은 한국 법정에 설 가능성이 많다. 검찰은 살인미수로 험프리 일병을 기소하기로 방침을 정했고, 법무부도 재판권 행사 승인을 했다는 소식이다. “지난 6월 9일에 험프리 일병과 제가 대질신문을 받았어요. 대질신문을 하기 전날 너무 떨려서 가기도 싫었어요. 의사 선생님께 이야기했더니 신경안정제를 주셔서 겨우 안정이 됐죠. 저를 찌른 미군을 사건 발생 후 처음 봤는데 정말 분노가 치밀더라구요. 그 미군은 계속 혐의를 부인하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였거든요. 내 앞에서도 당당하게 날 찌르지 않았다고 거짓말하는데 정말 미치는 줄 알았어요. 미군측에서 합의를 하자고 하는데요, 죄값을 치르지도 않았는데 무슨 합의를 해요.” 박흥식씨는 이번 사건이 새로운 판례를 만들어내 만일 이와 비슷한 사건이 다시 발생했을 경우 미군이 충분한 죄값을 치렀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이번에 미군이 한국 법정에 선다면 2002년 국민을 울렸던 미순 효순 사망 사건으로 SOFA(한미주둔군지위협정)가 개정됐기 때문일 것이다. SOFA 협정에 따르면 공무중이 아닌 때에 살인미수, 마약 거래, 음주 교통사고, 강간미수 등 12개 중대범죄를 저지를 경우 기소 즉시 한국이 미군의 신병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 협정에 따라 험프리 일병은 살인미수죄로 한국 법정에 서게 되는 것이다. 가족의 따뜻한 정 느끼는 계기 박흥식씨는 이번 사건으로 건강을 잃었다. 그리고 한창 일할 나이에(그는 하나로통신 고객센터 직원으로 현재 휴직으로 처리됐다) 일을 못하고 있다. 그리고 사건의 후유증으로 집 밖에 잘 나가지도 못하는 병도 생겼다. 이렇게 그는 많은 것을 잃었다. 하지만 그는 소중한 것 하나를 얻기도 했다. 바로 ‘가족’이다. 미국에서 공인회계사로 일하는 누나는 사건이 터지자마자 이틀 만에 한국으로 들어왔다. 5년 만에 만난 것이다. 그리고 바쁘게 지내다 보니 변변한 대화도 나누지 못했던 어머니와도 오랜 시간 같이 있을 수 있었다. 그렇게 가족은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일 수 있었다.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 데 누나의 힘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영어를 잘하니까 미군 담당자와 이야기를 제대로 할 수 있었고, 인터넷에 제 사연을 올려놓아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걱정을 받을 수 있었거든요. 미국에서 공인회계사로 일하는 재원이기 때문에 미군측도 함부로 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박흥식씨는 동생 사건이라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누나의 모습에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현재 이 사건이 어떻게 결론 지어질지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군이 관련된 사건에서 미군과 합당한 처벌을 받은 경우가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려야 사건이 마무리될지도 예상하기 어렵다. 그리고 자신의 빈자리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동료들을 위해서라도 빨리 직장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많은 것들이 그를 힘들게 하지만, 그는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아직까지 오래 말하면 목이 아파서 힘들어요. 하지만 저에게 많은 용기와 힘을 주신 사람들에게 이젠 제가 갚아야죠. 앞으로 다시는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불평등한 SOFA 협정이 개정됐으면 좋겠어요. 저를 이런 역할로 쓰기 위해서 사건이 터진 것 같아요. 다시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이젠 못 하죠.(웃음)” 이틀에 3건 정도 발생하는 미군범죄, 형사처벌 받은 경우 거의 없어 정부의 공식적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 1967년부터 2002년 말까지 발생한 미군(미군속 등 포함) 범죄는 대략 5만2천여 건이며, 범죄에 가담한 미군은 5만9천여 명이다. 경찰에 접수되지 않은 사건까지 감안한다면 실제로는 더욱 많은 범죄가 일어났음을 짐작할 수 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1967년부터 1987년까지는 평균 1년에 1천9백72건, 하루 5건의 범죄가 발생했다. 이후 매년 감소해 1992년에는 총 발생 건수가 7백54건으로 대폭 줄었다. 2000년 들어 총 발생건수가 5백건대로 대폭 감소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2001년 현재 전체 미군 범죄는 총 5백52건으로 이틀에 3건 정도다. 이중 교통 관련 범죄(도로교통법위반,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가 근래 들어 전체의 70%에 달한다. 다음은 폭력 사건으로 전체의 20% 내외를 차지한다. 반면에 살인, 강도, 강간, 방화 등의 강력사건은 매년 감소하여 살인 사건의 경우 많아야 1년에 한두 건 정도 발생하고 있다.미군범죄에 대한 재판권 행사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미군의 경우다. 미군속 등 민간인의 경우에는 우리나라가 100% 재판권을 행사하고 있는 데 반해, 미군의 경우에는 거의 재판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재판권 행사율이 낮은 이유는 우리나라가 적극적으로 재판권 행사를 하지 않는 데도 원인이 있지만, 재판권 행사를 가로막는 현행 SOFA의 구조에도 원인이 있다. 주한 미군의 경우 재판 결과 대개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선고받고 있으며(전체의 80∼90%), 실형을 받는 경우는 많아야 1년에 한두 명 정도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1차적 재판권을 포기한 범죄의 경우 미군측에서 재판권을 행사하는데, 이 경우 미군 당국은 대부분 주의, 견책 등의 행정적 징계로 끝내고 형사처벌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더욱 자세한 사항은 주한미군범죄근절 운동본부(www.usacrime.or.kr)을 참조해보자. 글 / 최영진 기자  사진 / 지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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