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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공항 지으면 ‘최후의 보루’ 수라갯벌은?(2023. 08. 18 10:48)
2023. 08. 18 10:48 경제
ㆍ환경영향평가 중에 공항 건설업체 입찰 이미 시작 ㆍ끝없이 바뀐 땅 용도 “토건자본만 배 불린 30여 년” 다큐멘터리 의 한 장면 / 황윤 감독 제공 “군산~부안을 연결하는 세계 최장의 방조제(33.9㎞)를 축조해 간척토지(291㎢)와 호소(118㎢)를 조성, 방조제 외부 고군산군도 3.3㎢와 신항만 4.9㎢ 등을 개발해 경제와 사업, 관광을 아우르면서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비상할 ‘글로벌 명품 새만금’을 건설하는 국책사업입니다.”(새만금개발청 홈페이지에서 소개하는 새만금사업개요) 1987년 대선 당시 노태우 후보의 ‘새만금 공약’, 1991년 11월 방조제 공사 시작, 2006년 4월 물막이 공사 완료. 물을 막고 매립이 이뤄지면서 ‘단군 이래 최대 간척산업’은 끝난 듯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공사가 시작된 지 30년이 넘은 지금도 전체 간척 예정지의 47.1%(137㎢·2022년 기준)만 매립을 완료했다. 매년 7000억원 정도의 돈을 매립에 쏟아붓고 있지만 언제 끝날 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농지 확보를 이유로 시작했지만, 간척의 명분은 시대에 따라 달라졌다. 2000년대 초부터 쌀이 남아돌면서 농지 비율은 1989년 새만금종합개발사업 기본계획 당시 100%에서 2008년 내부토지개발 기본구상에 따라 30%로 줄었다. 대신 복합개발지역이 70%로 늘었고, 잼버리 개최지인 해창갯벌은 관광레저 용지로 지정됐다. 하지만 땅의 용도가 무엇이든 대부분 쓰임을 찾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문명을 여는 도시’,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아주 새롭고 놀라운 모습’ ‘세계를 선도하는 그린에너지와 신산업 허브’ ‘모두가 살고 싶은 명품 수변도시’…. 사업의 목적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사여구만 늘어났다. 마지막 갯벌 수라, 공항 건설로 매립될 위기 경제적 낙후와 정치적 소외로 박탈감을 느끼고 있던 도민에게 새만금은 밝은 미래로 보였다. 지역소멸의 위기감, 소외감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새만금에 매달리게 했다. 정치인들은 그 열망을 자극해 선거에서 표를 얻으려 했다. 간척사업을 맡은 건설사와 농어촌공사에게는 안정적인 ‘돈벌이 수단’이 될 터였다. 이들의 욕망에 힘입어 동력을 얻은 새만금 계획은 그러나 출발부터 졸속이었다. 새만금에 남은 마지막 갯벌인 수라를 다룬 다큐멘터리 <수라>(황윤 감독)에는 새만금 사업 환경영향평가가 법정보호종의 종류와 개체수를 대거 누락하면서 부실했던 것으로 나온다. 보호 가치를 낮출수록 개발의 정당성을 얻기 때문이다. 기대했던 경제 효과나 인구 유입은 장밋빛 전망뿐 아무런 실체가 없다. 김지은 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거짓으로 시작한 사업을 30년 넘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방조제로 ‘호수’가 된 곳은 숨쉬기 힘들 정도의 악취를 내는 썩은 물로 변했다. 2021년부터 하루 두 번 배수갑문을 열어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한계가 뚜렷하다. 매립된 땅은 대부분 황무지로 남아 있다. 바람이 불면 미세먼지를 일으켜 비염을 비롯한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늘었다. 조개를 캐 많게는 하루 20만원씩 벌던 어민들은 바다를 잃은 후 한 달 30만원 정도 버는 공공근로로 연명하고 있다. 1년에 1조원 가까이 어업과 연관 산업으로 벌어들이던 돈이 사라지면서 군산의 경제는 쇠락했다. 황윤 감독은 새만금 사업을 지금이라도 중단하고, 가능하다면 역간척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장 매립 위기에 놓인 수라갯벌을 구하는 일이 급선무다. 새만금국제공항의 부지가 수라갯벌이다. 정부는 미군이 활용하는 군산공항과 걸어서 5분 거리에 9359억원을 들여 2.5㎞ 거리의 활주로 하나를 갖춘 새만금국제공항을 추진 중이다. 계획대로라면 2029년부터 운영된다. 2019년 실시된 새만금국제공항 비용 편익분석(B/C)은 0.479로 사업 추진 요건(1.0)에 크게 미달했지만 ‘국가균형발전’을 명분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았다. 수라갯벌 인근 흙빛 바닥에서 주먹보다 작은 쇠제비갈매기 유조가 어미를 기다리고 있다. / 황윤 감독 제공 지금도 전국 15개 공항 중 10곳이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 추가로 공항을 짓는 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탄소중립을 위해 단거리 비행 노선을 금지하고, 신규 공항 계획도 철회하는 세계적 흐름과도 역행한다. 탄소흡수원으로서의 갯벌 가치가 조명받으면서 독일과 네덜란드 등 여러 나라가 갯벌 복원에 나섰다. 한국도 지난 5월 블루카본 추진전략을 발표하고 해양생물과 갈대, 칠면초 등 염생식물, 그리고 이들 생명이 터전으로 삼는 갯벌 등 해양생태계를 탄소흡수원으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오히려 역간척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새만금의 마지막 갯벌인 수라는 공항 건설의 희생양이 될 처지에 놓였다. 현재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인데 지난 8월 14일 공항 건설업체를 선정하는 입찰이 시작됐다. 김지은 위원장은 “환경부가 부동의하거나 반려하면 사업을 철회하게 되는데 그런 협의도 안 끝난 상황에서 건설업체 입찰을 받는 건 말이 안 된다”면서 “나중에 부동의로 계약이 철회되면 위약금으로 국고를 낭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부동의로 사업이 취소되면 사업자에게 설계 보상비를 주고 사업을 끝낼 것”이라면서 “실시설계안이 나와야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할 수 있기 때문에 설계와 환경영향평가는 동시에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지은 위원장은 정부가 탄소중립을 위한다면, 갯벌 파괴 사업을 계속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새만금국제공항을 백지화하고, 해수유통을 확대해 지금이라도 새만금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갯벌을 복원한다면서 일부러 돈을 들여 염생식물을 심는데, 수라갯벌엔 이미 염생식물이 대규모로 자생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있는 생물 50종 이상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수라갯벌의 바로 위) 서천갯벌과 (새만금 바로 아래 위치한) 고창갯벌은 하나의 생태권역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자연유산 보전에도 중요합니다. 지금 당장 매립을 중단하고 해수유통을 확대하면 살릴 수 있는 게 훨씬 많아요. 갯벌 복원이 순천만 갯벌처럼 오히려 지역에 도움이 됩니다.” 해수 유통 확대하고 매립 중단해야 미군이 군산공항 서쪽으로 새 활주로를 오래전부터 요구했다는 점에서 결국 미군기지의 확장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2007년 당시 미 제8전투비행단장과 군산시장이 주고받은 공문에서 미군 측은 “장기적으로는 현재 군산기지에 한 개의 활주로가 추가 설치되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바람으로는 활주로 동쪽으로는 현 군항공기 지역으로, 활주로 서쪽에 있는 새만금 사업이 진행되는 지역에 추가 활주로와 국제공항이 포함됐으면 합니다”라고 밝혔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은 신공항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무관한 미국의 대중국 견제 기지화를 위한 예비 활주로라고 보고 있다. 현재의 군산공항 활주로(2.7㎞)보다 짧아 C급 항공기만 취항할 수 있고, 비행기를 댈 수 있는 주기장(駐機場)도 5개로 전남 무안국제공항(50개)에 비교하면 국제공항이라는 이름이 무색하다는 것이다. 관제탑을 비롯한 공항시설을 미군이 관리할 수도 있다. 국제선 노선 취항도 미군과 국토부가 협의해 정하게 된다. 오동필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공동단장(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정부는 신공항을 미군 공항 기능을 증설하는 차원으로 보고 있다”면서 “핵심 노선인 중국 노선이 미군 반대로 취항이 안 되는 상황에서 신공항에서 중국 노선이 취항한다는 보장이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군산공항을 빌려쓰는 상황에서 민항기를 새만금공항으로 옮기려는 것이고, 미군 항공기가 신공항 활주로에 뜨고 내릴 일은 전시(戰時) 외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관제탑을 비롯한 시설은 미군기지와 인접해 있기 때문에 충분한 협의를 할 계획”이라면서 “(중국 노선 취항 여부에 대해선) 국제선의 주요 목표 지역은 동북아·동남아로 중국도 대상이 될 수 있는데 지금 단계에선 국가 단위로 확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새만금 사업 구역 안의 수라갯벌과 해창갯벌의 위치 / 그래픽 김규연 디자이너 새만금국제공항은 산업단지, 카지노, 스마트수변도시 등 새만금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거나 추진하는 여러 개발 사업의 하나다. 공항 건설을 막았다고 해도 산업단지 용지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갯벌을 매립할 수도 있다. 누군가 끊임없이 개발의 이유를 ‘발명’하고 매립과 준설로 이익을 얻는 구조를 없애지 않는 한 새만금 사업은 끝나지 않는다. 이제 새만금 사업으로 누가 이익을 얻는지 돌아봐야 한다. 오 단장은 “새만금이 정말 지역민을 위한 사업이었나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새만금 관리 정책을 자연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문을 상시개방하고, 장기적으로 방조제도 일부 터야 한다고 말했다. “새만금 내부를 친환경으로 살리고, 수변시설을 활용하게 하려면 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양이 많아야 하는데 지금 수문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작은 면적이라도 방조제를 트고 위에는 다리를 놓아 상시로 물이 들어오게 해야 합니다.” 이정현 전북환경연합 공동대표도 “현재 하루 두 번 한시적으로 이뤄지는 ‘해수 유통 물관리’를 공식 선언하고, 배수갑문 증설로 청소년들이 친수 활동을 할 정도로 수질을 개선해야 한다. 바닷물이 더 많이 들고 나면 갯벌 생태계가 회복되고 수산업도 살아난다”고 말했다. 새만금을 재생에너지, 2차전지까지 아우르는 국내 최초의 RE100 산업단지로 만들겠다는 큰 그림도 이미 매립된 부지를 최대한 활용하는 ‘선택과 집중’의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윤 감독은 잼버리를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잼버리로 새만금이라는 간척사업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고, 얼마나 어이없게 허점투성이이고, 비상식적으로 진행됐는지 온 국민이 알게 됐다. 잼버리 감사를 한다지만 새만금 사업 전체가 감사대상이 돼야 한다. 얼마나 많은 조개와 도요새가 죽었나. 자연을 파괴한 대학살의 현장에서 잼버리를 열었다. 환경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새만금은 재앙이었다. 군산주민과 도민에게 돌아온 건 없고 토건자본만 배 불리고, 정치인만 이익을 봤다. 여기서 우리가 돌아보지 않으면 전북뿐 아니라 한국의 미래도 없다.” 이제 길고 긴 새만금 사업을 어디에서 종지부를 찍을지 고민할 때다. 답을 내리기 어렵다면, 지금도 상영 중인 <수라>를 참고하면 된다.
한국 갯벌 ‘세계유산’ 추가 등재 시급하다(2023. 07. 21 11:15)
2023. 07. 21 11:15 사회
ㆍ유네스코와의 약속…지역주민은 ‘재산권 침해’ 우려 전남 신안 갯벌 / (재)한국의 갯벌 세계유산등재추진단 제공 2년 전(2021년 7월 31일) 한국 서남해안 갯벌 4곳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충남 서천, 전북 고창, 전남 신안, 전남 보성·순천 등이다. 서울시 면적(605.24㎢)의 약 2배(1284㎢)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를 결정하면서 ‘조건’을 내걸었다. 이들 갯벌과 유사한 가치가 있는 갯벌을 추가로 확대하라고 했다. 비록 권고사항이지만 국제사회와의 약속인 만큼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과제였다.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위해선 대상 후보 갯벌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사전 지정해야 한다. 지역주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과정이 순탄치가 않다. 일부 지역에서는 규제 때문에 재산권 행사에서 제한을 받거나 불이익을 받을까봐 우려한다. 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세계유산위원회가 내건 조건 한국의 갯벌은 멸종위기종 철새를 비롯해 2169종의 해양 동식물이 살아가는 진귀한 생물종의 보고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결정한 당시 제44차 회의에서 “한국의 갯벌은 지구 생물다양성의 보존을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서식지 중 하나이며, 멸종위기 철새의 기착지로서 가치가 크므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가 인정된다”고 평가했다. 세계유산은 문화유산, 자연유산 그리고 두 유산의 성격을 모두 지닌 복합유산으로 구분된다. 한국의 갯벌은 우리나라의 15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은 두 번째 자연유산이다. 등재된 갯벌 4곳 중 신안 갯벌이 1100㎢로 가장 넓다. 나머지 갯벌 면적은 각각 55~68㎢ 안팎이다. 세계유산위원회의 권고사항은 크게 3가지다. 유산구역 확대, 통합관리체계 구축, 개발관리 등이다. 첫 번째 권고사항은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4곳의 갯벌과 유사한 갯벌을 추가 확보하라는 의미다. 두 번째는 문화재와 해양자원 등을 구분해 관리하는 기존 시스템을 통합 관리하라는 뜻이다. 현재 갯벌의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관심을 보이는 지자체들은 관련 부서를 통합 중이다. 마지막으로, 개발관리는 갯벌 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는 개발행위 등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관건은 갯벌의 추가 확보다. 세계자연유산 자문·심사기구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세계유산위원회가 등재 결정을 내리기 두 달 전인 2021년 5월 “한국의 갯벌이 철새들이 오가는 중요한 기착지”라면서도 유산 구역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반려’ 권고를 했다. 세계유산 자문기구 평가 체계는 등재 권고, 보류, 반려, 등재 불가로 나뉘는데 반려는 사실상 불합격에 가깝다. 문화재청과 해양수산부는 21개 위원국을 대상으로 향후 유산 구역을 확대하겠다고 설득했고, 우여곡절 끝에 같은 해 7월 말 세계자연유산 목록에 한국의 갯벌을 올릴 수 있었다. 흰뺨검둥오리와 청둥오리 등이 전남 순천시 순천만습지에 까맣게 내려앉아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 강윤중 기자 세계유산위원회는 9개 갯벌을 추가 등재하라고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주관하는 문화재청은 곧바로 2단계 등재 작업에 들어갔다. 일정대로라면 등재 여부를 결정하는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2026년 개최 예정)에 대비해 내년 1월까지 등재기준에 적합하다고 판단된 후보지역들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리고, 1년 후인 2025년 1월 ‘한국의 갯벌 2단계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해야 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내년 1월 잠정목록 등록 이후 늦어도 9월까지는 신청서 초안을 작성해야 한다. 초안에 등록 갯벌에 대한 분석결과와 지도 등 담아야 할 자료들이 많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갯벌 세계유산 관리와 확대 추진을 전담하는 ‘(재)한국의 갯벌 세계유산등재추진단’의 문경오 사무국장은 “세계유산위원회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신청한 국가의 국내법이 유산 보호에 적합한지 여부를 심사한다. 우리는 국내법인 습지보전법에 의거해 자연유산으로 등재하려는 갯벌을 사전에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자체, 주민들의 동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잠정목록에 후보지를 등록하는 것도 지자체 신청이 있어야 가능하고, 이후엔 해당 갯벌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 등 세계유산위원회의 자연유산 등재기준에 부합하는지 분석하는 작업도 해야 한다. 후보지 선정부터 등재 신청서 작성까지 최소 1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추가 등재를 둘러싼 우려 당국이 2단계 등재 후보지로 현재 검토 중인 갯벌은 전남 무안·고흥·여수, 전북 군산, 경기 화성, 인천 강화 등 9~10곳에 이른다. 문화재청은 이중 지자체와 협의를 거쳐 무안, 고흥, 여수 갯벌을 지난 4월 세계자연유산 잠정목록에 올렸다. 당시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무안, 고흥, 여수 갯벌에 멸종위기종 고유종을 포함해 300종 이상의 생물 종이 서식하고 있어 생태적 가치가 높다고 봤다. 추가 지정 작업은 순탄치 않다. 대표적인 곳이 인천지역인데, 주민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습지보전지역 지정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리란 우려가 많다. 예를 들어, 인천 강화는 천연기념물 등 보호를 위해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는데, 습지보호지역 지정이 추가되면 규제가 더 세질 수 있다고 본다. 인천지역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습지보전지역 지정을 꺼리는 주민들은 추가 규제로 인해 개발이 원천 봉쇄되고, 재산권 행사에서 제약을 받을 것으로 본다. 일부에서는 주민 편의시설마저 들어서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한다. 당장 주민 불편 때문에 섬과 섬 사이를 잇는 연도교를 지어야 하는데, 습지보전지역으로 지정되면 이런 기반시설이 영원히 들어서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는 것 같다. (습지보전지역을 통합 관리하는) 해양수산부와 (문화재보호구역을 관리하는) 문화재청에서 이러한 기반시설 설치가 갯벌의 생태계나 천연기념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자연유산 등재와 무관하게 이런 개발이 가능한지 등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내려줘야 우리도 주민들에게 자세하게 설명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인천 갯벌이 갖는 생태적 가치와 지리적 여건 등을 감안할 때 반드시 등재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화, 영종, 옹진, 송도 등을 아우르는 인천 갯벌의 면적은 국내 전체 갯벌(2482㎦)의 29.3%(728.3㎢)를 차지한다. 면적 넓이로만 보면 전남에 이어 두 번째다. 2014년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송도 갯벌만 해도 91종, 10만2000여 마리의 물새가 살고, 저어새·원앙·황조롱이 등 천연기념물 10종과 황새·매·청다리도요사촌 등 멸종위기종 15종이 서식한다. 장정구 생태교육센터 이랑 공동대표는 “세계유산 등재기준에는 보편성·탁월성도 있지만 완결성도 중요한 요소다. 건강성과 철새 서식지로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인천 갯벌이 세계자연유산이 되면 중국 동해안, 북한 서해안의 갯벌까지 포함해 서해 연안 전체 갯벌의 가치를 높이게 되고, 나아가 세계유산 등재기준인 완결성까지 갖추게 될 것이다. 이는 국제기구들이 추구하는 (유산의 창출이라는) 방향성과도 일치한다”고 했다. 충남 서천 갯벌에 멸종위기종인 검은머리물떼새들이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 (재)한국의 갯벌 세계유산등재추진단 제공 “추가 규제 없고 정부 지원 늘어” 당국은 습지보전지역으로 지정되거나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더라도 추가 규제는 없다고 강조한다.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면 습지보전법 제13조에 따라 공유수면(바다)에서의 매립, 건축물의 신·증축, 흙·모래·자갈·돌 채취, 보호대상 해양생물의 산란지 훼손 등은 제한되지만, 어민들의 어업활동이나 육상 재산권 행사에 대한 제한은 없다. 국내 습지보전지역은 2001년 무안갯벌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 15개 갯벌에 지정돼 있다. 전체 면적은 약 1500㎦ 규모다. 장정구 공동대표는 “세계자연유산의 행위 제한은 국내 습지보전법을 근거로 한다. 육상 재산권이나 갯벌에서의 어업활동에 가해지는 제한이 없다. 이런 오해를 풀기 위해 지자체와 당국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주민 설득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전파가 안 되는 듯하다”고 말했다. 도서지역에 꼭 필요한 기반시설 설치가 개발행위 제한 규정에 막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도 반론이 나온다. 인천시 관계자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고려하는 갯벌(지자체)에 대해서는 습지보호지역 지정에 앞서 당국이 해당 갯벌과 주변지역에 대해 사전조사를 한다. 연도교와 같은 기반시설 설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해당 지자체에서 연도교 설치 계획이 있다면 이를 반영한 등재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세계유산 등재 추진에 찬반이 있는 지역에 대해서는 세계유산등재추진단, 지자체와 함께 지역주민공청회 개최 등을 열어 지역주민 의견을 듣고 적극 설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추가 규제는 없지만 습지보전지역으로 지정되고,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면 정부 지원이 늘어난다. 해수부와 문화재청은 해양쓰레기와 폐어구를 수거하고, 주민 편의시설을 확충한다. 또 생태탐방로와 방문객 센터 등 생태관광 시설도 설치한다. 인천지역 갯벌의 2단계 등재 추진이 무산될 경우를 대비한 대안도 검토 중이다. 당국 관계자는 “추가 규제를 걱정하는 주민들을 설득해 동의를 얻는 것이 최선의 결과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를 대비해 대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 세계유산위원회가 갯벌의 추가 확대를 권고하면서 9개 갯벌의 추가 등재를 주문했을 뿐, 특정 지역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때문에 이미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다른 지역을 후보지로 검토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구체적으로 서산 가로림만 등을 대상으로 검토할 수 있는데, 해당 지자체에서 등재 신청이 들어온다면 잠정목록 등록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전남 순천 갯벌의 멸종위기종 흑두루미 / (재)한국의 갯벌 세계유산등재추진단 제공 추가 등재 왜 필요한가 갯벌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하고 추가로 확대하려는 근본적인 배경은 정부의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및 2050 탄소중립 로드맵 목표와 맞닿아 있다. 갯벌의 탁월한 탄소흡수 능력이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상황에서 한국의 갯벌이 세계자연유산에 잇따라 등재되면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어서다. 국내 갯벌의 총면적은 전 국토의 약 2.5%인 2482㎢다. 갯벌의 유형을 구분하면 크게 식물이 살지 않는 갯벌(비식생)과 갈대와 칠면초 등 염생식물이 사는 갯벌로 구분된다. 이중 한국 갯벌의 98%는 비식생 갯벌이다. 갯벌의 탄소흡수 능력은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서 국제사회에 전파되고 있다. 2021년 서울대 김종성 교수 연구팀이 조사·분석한 결과를 보면, 국내 갯벌은 약 1300만t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으며, 연간 최소 26만t에서 최대 49만t(연간 최대 자동차 20만대 분량)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최대치 기준 30년 된 소나무 약 7340만 그루가 연간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과 비슷하다. 다만 아쉽게도 갯벌은 현행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지침에서 해양 부문 탄소흡수원으로 인정하는 블루카본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블루카본은 맹그로브숲(열대나 아열대 지역의 갯벌이나 하구에서 자라나는 관목 또는 서식지), 해초대(바닷속 식물인 해초류가 자라는 곳), 염생식물 서식지(염분에 강한 갈대·칠면초 등 염생식물이 자라는 곳) 등을 일컫는다. 비식생 갯벌, 해저 퇴적물, 해조류 서식지는 후보군에 올라 있다. 충남 서천 갯벌 / (재)한국의 갯벌 세계유산등재추진단 제공 정부는 탄소배출량을 2030년까지 40% 감축하겠다는 NDC와 함께 2050년 탄소중립(탄소 순배출량 0)이라는 자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해초대와 염생식물 서식지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32㎦ 규모인 염생식물 면적은 2050년 660㎢까지 늘리고, 해초와 해조류는 바다숲을 조성해 2030년까지 현 면적보다 85% 늘어난 54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중요한 건 세계 5대 갯벌로 평가받는 한국의 갯벌을 블루카본에 포함시키는 일이다. 정부는 지난 5월 31일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한 블루카본 추진전략에서 비식생 갯벌 등이 블루카본으로 IPCC 인증을 받으면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탄소흡수량에 대한 정보)에 즉시 등재하고, 2030 NDC 실적에 반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블루카본 추진전략은 2030년까지 탄소흡수 목표치로 제시한 2670만t 중 해양 부문에서 106만6000t을 달성하고, 2050년까지 136만2000t까지 늘리는 내용이 골자다. 2022년 기준 해양 탄소흡수량은 약 1만1000t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해양생태계 보전과 탄소흡수 능력 등 갯벌의 가치와 우수성은 이미 국제사회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갯벌의 세계자연유산 추가 등재가 순탄하게 이뤄진다면 국제사회로부터 갯벌의 우수성을 인정받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나아가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블루카본에 포함된다면 정부가 제시한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도 크게 기여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렌즈로 본 세상]‘탄소 저장고’ 갯벌이 품은 나무 한 그루(2023. 02. 03 11:26)
2023. 02. 03 11:26 경제
갯골 사이로 바닷물이 들어오자 갯벌에서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형태를 드러냈다. ‘세계 습지의 날’(2월 2일)을 앞둔 지난 1일 강화도의 갯벌을 찾았다. 하늘에서 갯벌을 내려다보니, 갯골이 만든 나무가 모여 거대한 숲을 이루고 있었다. 강화도 갯벌은 저어새, 두루미 등 철새들의 서식지로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 중이다. 우리나라 전체 면적의 약 2.4%(2489.4㎢)가 갯벌이다. 이중 절반 이상이 ‘한국의 갯벌’이라는 이름으로 202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이들 지역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연안 습지인 갯벌은 생태적 역할뿐 아니라 기후위기에서 중요한 ‘탄소 저장고’로서도 가치가 높다. 국내 갯벌이 매년 11만대의 승용차가 내뿜는 수준인 26만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약 1300만t 규모의 탄소를 저장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국내 갯벌 면적은 간척사업과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9.9㎝) 등으로 1987년 3204㎢에서 2018년 2482㎢(염습지 포함)로 30년새 약 23% 감소했다. 국립생태원은 지금과 같은 탄소 감축 속도라면, 우리나라 갯벌 36곳 중 75%가 사라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렌즈로 본 세상
[해양생태계의 위기](2)세계유산 된 갯벌, ‘블루카본’ 노린다(2022. 10. 14 14:52)
2022. 10. 14 14:52 경제
ㆍIPCC서 탄소흡수·저장력 승인 땐 ‘2050 탄소중립 목표’에 포함 가능 갯벌은 풍요의 상징이다. 바다와 육지가 접경한 땅이자 다양한 생물이 살아 숨 쉬는 수산자원의 보고(寶庫)다. 연안 침식이나 재해 피해를 줄이면서 바다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역할도 한다. 국내 갯벌은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면적은 줄었지만, 최근 들어 갯벌의 가치와 의미를 살리기 위한 민·관의 다양한 노력이 주목받고 있다. 그중 하나가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블루카본’에 포함되도록 하는 것이다. 갯벌은 월등한 탄소흡수(저장) 능력이 국내 연구진을 통해 입증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국제적인 공감대는 형성되지 않고 있다. 갯벌의 블루카본 인정은 효율적인 ‘탄소감축원 확보’를 의미하는 것으로, 정부의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양수산부와 해양환경공단이 올해 실시한 ‘갯벌 사진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충남 서산 ‘가로림만의 일몰’(김홍열) / 해양수산부 제공 한국 갯벌의 우수성 한국 갯벌의 총면적은 국토 대비 2.5%인 2482㎢다. 유럽 북해, 미국 동해, 캐나다 동해, 아마존 하구 등과 함께 세계 5대 갯벌에 속한다. 갯벌은 식물이 살지 않는 갯벌(비식생)과 갈대와 칠면초 등 염생식물이 사는 갯벌(염습지)로 구분되는데, 한국 갯벌의 98%는 비식생 갯벌이다. 국내 갯벌에는 모두 1000여종의 해양생물이 서식한다. 세계자연유산인 유럽 북해 와덴해 갯벌(400여종)보다 생물다양성이 우수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해 7월 서천, 고창, 신안, 보성-순천 갯벌 등 한국 서남해의 4개 갯벌을 국내 15번째 세계유산이자, 2번째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한 바 있다. 2007년 등재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어 14년 만이다. 생물다양성 보전과 서식, 멸종위기 철새의 기착지 등 보편적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경제적 가치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한국해양수산개발원과 합동으로 조사한 갯벌의 공급(조개·굴·낙지 등), 조절(오염정화 등), 문화(갯벌체험 등) 등 인간이 갯벌 생태계로부터 얻는 서비스 가치(혜택)는 연간 17조8121억원(2020년 기준)에 달했다. 예컨대 조절서비스 가치는 오염정화(14조원)와 재해저감(2조1414억원) 등 16조3786억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산정됐다. 다만 면적은 과거 대규모 간척 등으로 인해 크게 줄었다. 국내 갯벌 면적은 1987년 3204㎢에서 2018년 2482㎢로 30년 사이에 약 23% 감소했다. 갯벌은 특히 기후변화 대응에 효과적인 탄소흡수원으로 주목받는다. 지난해 서울대 김종성 교수 연구팀이 조사·분석한 바에 따르면 국내 갯벌은 약 1300만t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으며, 연간 최소 26만t에서 최대 49만t(연간 최대 자동차 20만대 분량)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최대치 기준으로 30년 된 소나무 약 7340만그루가 연간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과 비슷하다. 하지만 갯벌은 (온실가스 배출·흡수량의 국제적 기준이 되는) 현행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지침에서 해양 부문 탄소흡수원으로 인정하는 블루카본에 포함돼 있지 않다. 블루카본은 맹그로브숲(열대나 아열대 지역의 갯벌이나 하구의 소금기 있는 짠물에서 자라는 식물집단), 염습지, 잘피림(바닷물에서 꽃을 피우는 거머리말과 새우말 등 현화식물의 군락지) 등 해양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를 의미한다. 열대우림과 침엽수림 같은 그린카본에 비해 면적은 작지만 조성 비용이 적게 들고 탄소흡수량은 5배, 흡수 속도는 50배가량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3년 IPCC가 공식적인 탄소 감축원으로 인정했다. IPCC는 해당 흡수원이 탄소를 흡수 또는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이 과학적으로 규명됐는지에 따라 블루카본 인정 여부를 결정한다. 염습지의 경우 국제적으로 2000년대 초 관련 연구결과가 공개된 이후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0년 IPCC 전문가회의 안건으로 채택된 데 이어 2011년부터 염습지의 블루카본 인정을 위한 IPCC TF팀이 운영됐고, 2013년 10월 최종적으로 승인받았다. 해수부 관계자는 “맹그로브와 염습지, 잘피림의 탄소흡수력에 관한 국제사회의 연구결과가 활발하고 의제화가 충분히 진행되면서 2013년 IPCC의 연안습지 보충지침 개정 당시 블루카본으로 최종 인정받게 됐다. 반면 비식생 갯벌은 2013년 지침 개정 당시 탄소흡수력에 대한 과학적 증명, 연구자료 축적이 충분하지 않았기에 포함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블루카본’ 인정받으면 갯벌이 블루카본으로 인정받으면 달라지는 것은 뭘까. 우선 정부의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탄소흡수원을 확보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유엔(UN)에 제출하는 ‘국가 온실가스 통계(인벤토리) 활용 감축 수단’으로 갯벌을 추가할 수 있다는 게 해수부의 설명이다. 비식생 갯벌의 탄소흡수력 연구에서 한국이 가장 앞서 있다는 점에서 향후 국제사회의 블루카본 관련 논의나 갯벌의 공동연구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 서울대 김종성 교수 연구팀은 해수부와 해양환경공단의 지원을 받아 4년간의 연구 끝에 지난해 비식생 갯벌의 탄소흡수 메커니즘 및 흡수량 등을 세계 최초로 조사해 발표한 바 있다. 조사연구결과는 지난해 7월 국제저명학술지인 ‘종합환경과학회지’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전국 연안에 형성된 갯벌 20곳에서 채취한 퇴적물을 대상으로 총유기탄소량과 유기탄소 침적률을 조사했다. 또 인공위성 촬영 자료를 활용한 원격탐사 기법을 통해 전국 연안습지 내 블루카본과 온실가스 흡수량도 평가했다. 연구는 그간 국제사회에서 연안습지 중 블루카본으로 주목받지 못한 갯벌의 이산화탄소 흡수 잠재량을 국가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조사한 세계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고 해수부는 설명했다. 김종성 교수는 “염습지의 블루카본 인정 사례에 비춰 단기간에 비식생 갯벌이 블루카본으로 인정받기는 쉽지 않다. 갯벌의 탄소흡수능력을 인정받기 위한 연구활동 노력을 확대해야 한다. 연구자료 축적에 5~6년, IPCC 가이드라인 개정에 2~3년 등 7~9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염습지·맹그로브·잘피림은 IPCC가 규정한 탄소흡수계수를 표시한 것이며, 비식생 갯벌은 국내 연구팀이 분석한 탄소흡수계수를 표시한 것이다. 염습지는 면적 1ha당 연간 0.91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비식생 갯벌은 같은 기준 0.20~0.54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 해양수산부 제공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결국 블루카본으로 인정받기 위한 효율적인 방안을 찾고 당장 실행하는 것이 급선무다. 블루카본이 IPCC가 인정하는 지침 내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갯벌의 탄소흡수력에 대한 연구자료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블루카본 확대와 관련한 국제적 공감대를 만들어가야 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비식생 갯벌 등 신규 해양 탄소흡수원이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기 위해선 탄소의 장기간 격리 여부와 규모에 대한 정확한 평가, 탄소흡수 프로세스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제학술지에 이러한 연구결과가 계속 발표될 수 있도록 하고, 매년 블루카본 국제포럼의 국내 개최를 지원하고 있다. 국제사회와의 공조도 필요하다. 갯벌 복원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와덴해를 참고할 만하다. 와덴해는 독일과 네덜란드, 덴마크 등 3개국에 걸쳐 분포된 해안으로, 한국 갯벌 면적의 약 3배인 7500㎢에 달한다. 이들 3개 국가는 1982년 와덴해 갯벌보전을 위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이후 와덴해 전체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공동으로 관리해오고 있다. 현재 연간 생태관광객이 1000만명 안팎에 달하고. 관광수입만 7~8조원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성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우리 정부도 2009년 와덴해 3국과 갯벌보전 업무협약(MOU)을 맺는 등 공조 노력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후 실질적인 교류는 부족했다”며 “와덴해의 사례처럼 우리도 남·북·중 등 3개 국가가 공유하는 서해(황해) 갯벌을 공동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네스코 권고에 따라 갯벌의 유산구역 확대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해 7월 한국의 갯벌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신안 갯벌 외에는 대규모의 지형학적·생태학적 과정을 나타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범위가 넓지 못하다”는 의견과 함께 2025년까지 유산구역 확대와 연속 유산의 구성요소 간 통합관리체계 구축 등을 권고했다. 정부는 이에 2025년까지 9개 갯벌을 추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한국의 갯벌 2단계 확대’ 등재를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 2단계 등재를 위한 기초연구를 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등재 신청서를 작성해 2023년까지 유네스코에 제출할 예정이다. 염습지 등 갯벌을 복원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올해부터 신규사업으로 추진하는 갯벌 식생 복원사업은 갈대, 칠면초 등 염생식물 군락지를 갯벌 상부에 복원해 갯벌의 생태적 기능을 회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해수부가 지원한 ‘블루카본 정보시스템 구축 및 평가관리기술 개발연구’(2017~2021)에 따르면 1㎢당 비식생 갯벌은 연간 약 198t, 염습지는 약 334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염생식물 군락 복원 시 갯벌의 탄소 흡수력이 식생 복원 이전 대비 70% 정도 향상되는 것이다. 올해 사업 대상지는 전남 신안군 북부권역,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충남 태안군 근소만, 충남 서산시 가로림만 등 4곳이다. 예컨대 전남 신안군 북부권역의 경우 서식이 유리한 해홍나물과 잘피 등을 식재한다. 사업 대상지 인근에 있는 염생식물 자생지에서 식재에 필요한 종자를 확보해 비용을 절감하고, 인근 방조제를 따라 어부림(수산자원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바다 인근의 나무숲)을 만들어 대상지를 찾는 관광객에게 생태친화적 탐방로를 제공할 수도 있다. 올해는 갯벌 생태·복원 전문가 자문을 통해 선정대상지별 특성을 고려한 기본·실시계획 수립 등을 우선 추진한다. 이번에 선정된 갯벌 식생 복원사업은 4년간 총 600억원(한곳당 1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이를 통해 2050년까지 660㎢의 갯벌 염생식물 군락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신규 블루카본으로 국제사회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해양 퇴적물, 해조류, 패각, 플랑크톤 등의 연구도 올해부터 시작했다. 아울러 국내 전체 갯벌의 환경·생태·오염현황 등에 대한 포괄적 실태조사를 5년 주기로 실시한다.
[생태줌인]강화도 갯벌 찾아온 두루미 가족(2016. 03. 21 17:51)
2016. 03. 21 17:51 사회
강화도 해안가에 가면 두루미들이 펼쳐진 갯벌에서 가족 단위로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두루미의 많은 무리가 연천과 철원지방으로 찾아와 겨울을 난다. 하지만 매년 강화도 앞바다로 찾아오는 20여 마리의 무리가 따로 있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두루미는 썰물에 드러나는 갯벌을 따라다니며 먹이활동을 하고, 밀물을 따라 섬 주변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한다. 썰물로 드러나는 갯벌에서 두루미 한 가족이 한가로이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바다에서 활동하는 두루미이다 보니 바람이 많이 불기라도 하면 깊은 갯골로 내려가 바람을 피한다. 갯골은 두루미가 내려가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다. 그래서인지 이들이 갯골에서 활동을 하다가 다시 갯골 밖으로 올라올 때는 신중하게 행동을 취한다. 먼저 한 마리가 갯골 위쪽으로 올라와 머리를 길게 쳐들고 주변 수평선을 살핀 후 안전하다 싶으면 모두 갯골 밖으로 올라온다. 이처럼 영리한 두루미는 갯가에서 집을 짓고 살아가는 사람을 보면 경계를 하지 않다가도 외지인들이 갯가에 나타나면 멀리 이동을 한다고 한다. 갯벌에서 가족 단위로 흩어져 활동하던 두루미 두 가족이 밀물로 만조가 되자 갯마을 앞으로 모여들었다. 두루미는 온종일 갯벌에서 활동한다. 깃털에 묻은 개흙과 흩어진 깃털을 바닷물에 씻으며 몸단장을 한다. 바다에서 활동하는 두루미도 산간지역 들판이나 강가에서 활동하는 두루미처럼 가족 단위로 활동을 하고, 해가 지면 섬 주변으로 모여든다. 체온을 나누며 함께 수면을 취하면서 은밀하게 다가오는 천적을 미리 알아채고 방어할 수도 있다. 바닷가에서 어린 두루미가 어미 뒤를 따라 이동을 하고 있다. 강화도 앞바다에는 밀물과 썰물의 속도가 빠르지 않고 만조가 되어도 새들이 갯벌에 발을 담그고 활동할 수 있는 수심이 얕은 곳이 많다. 그래서 수영을 못하는 두루미는 물론이고 저어새·도요새·검은머리물떼새 같은 천연기념물의 요람이다. 갯벌이 만조로 깊어지자 두루미가 다른 곳으로 날아가고 있다. 두루미 부부가 썰물로 드러난 갯벌에서 만조 동안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부지런히 무언가를 잡아먹고 있다. 3월 말이면 두루미는 모두 몽골과 시베리아와 중국 동북지방 등 고향으로 돌아간다. 비행을 앞두고 충분한 에너지를 비축하기 위해서인지 요즘은 먹이활동이 더욱 분주해 보인다. 두루미는 천연기념물 제202호로 지정돼 있다. 전 세계에 30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멸종위기 종으로 분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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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줌인]서해 갯벌 찾은 알락꼬리 마도요(2015. 09. 21 16:49)
2015. 09. 21 16:49 사회
요즘 서해안 갯벌 곳곳에 각종 도요새 무리들이 찾아들고 있다. 도요새들은 우리나라에서는 여행의 계절인 봄, 가을에만 찾아와 한 달 정도 머물다 남쪽으로 떠나는 여행객이다.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여러 가지 도요새 중에는 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된 알락꼬리 마도요가 있다. 알락꼬리 마도요는 세계적으로 2만여마리 정도만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알락꼬리 마도요 무리들이 갯벌의 밀물을 피해 염습지 휴식처로 들어와 있다. 알락꼬리 마도요 300여마리 무리가 영종도 인천대교 아래 갯벌에 찾아와 활동하고 있다. 알락꼬리 마도요는 도요새 중에 덩치가 크고 긴 부리가 휘어진 것이 특징이다. 갯지렁이와 칠게 등을 사냥해 먹는다. 부리를 갯지렁이나 칠게의 은신처 구멍에 밀어넣고 먹이를 잡아끌어낸 다음 물에 흙을 씻어내고 먹을 정도로 영리하다. 알락꼬리 마도요가 날갯짓을 하며 이동하고 있다. 도요새들은 비행에는 능하지만 수영을 못한다. 밀물로 갯벌에 물이 차면 바닷가 방파제나 염습지 같은 곳으로 옮겨가 썰물로 갯벌이 드러나기를 기다린다. 삼삼오오 다니며 먹이활동을 하다가도 밀물과 썰물을 따라 갯벌을 오고 갈 때는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한 무리가 돼 이동을 한다. 온종일 갯벌과 방파제를 오고 가며 활동하다가도 서쪽 하늘에 노을이 물들면 이들은 모두 염습지로 날아든다. 그리고는 깃털에 묻은 흙을 씻어내기 위해 날개를 펼쳐 물에 첨벙거리며 목욕하는 것에 열중한다. 알락꼬리 마도요의 비행 이들은 시베리아에서 번식하고 동남아시아, 호주 등지로 비행 중 몸에 축적된 지방에너지가 모두 연소돼 갈 무렵 중간 기착지인 우리나라 서해안 갯벌로 날아든다. 이곳에서 한 달 정도 먹이활동을 하며 에너지를 재충전한 뒤 다시 긴 비행으로 이동한다. 서해안 갯벌이 간척사업으로 사라져 이들의 개체수가 매년 줄어들고 있다. 앞으로 갯벌을 보존하지 않는다면 이들을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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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줌인]갯벌로 사냥 나서는 도요새 무리(2012. 09. 25 13:41)
2012. 09. 25 13:41 문화/과학
봄·가을이면 각종 도요새가 찾아온다. 이들이 많이 찾아와 활동하는 곳은 서해안 유부도와 천수만, 영종도, 강화도 등의 갯벌이다. 도요새는 먹이가 풍부한 우리나라 갯벌 환경에 낯설지 않은 나그네들이어서 매년 두 차례 거쳐 간다. 썰물로 광활한 갯벌이 드러나면 삼삼오오 몰려다니며 뿅, 뿅, 삐~욧 같은 소리를 내며 먹이활동을 부지런히 한다. 도요새는 부리로 갯지렁이와 크고 작은 게 등을 잡아먹는다. 특히 긴 부리를 소유한 알락꼬리마도요는 큰 구멍에 부리를 깊숙이 집어넣고 게를 잡아 올린다. 그리고 난 뒤 물가에 가지고 가 능숙하게 휘저어 흙을 씻어 먹이를 먹을 정도로 영리하다. 아침 일찍 도요새 무리들이 퍼레이드를 펼치며 갯벌로 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도요새는 발가락에 물갈퀴 지느러미 기능이 발달되지 않아 갯벌에 물이 차면 물에 떠다니지 못한다. 그래서 물이 가슴팍에까지 차오르는 만조 시기에는 낮은 습지나 저수지 바위섬 같은 곳으로 이동한다. 여름철에는 시베리아와 중국 북부에서 번식을 하고, 겨울이면 뉴질랜드, 호주, 필리핀, 동남아에서 보낸다. 흑꼬리도요 들이 바닷가 인근 저수지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번식지와 월동지의 거리는 무려 8000km이다. 4월과 9~10월 이동 시기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이동 중 중간기착지인 우리나라에서만 잠시 머물며 먹이활동을 한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만큼 중간기착지인 우리나라 갯벌에서 충분한 먹이로 몸에 지방을 축적해야 한다. 축적된 지방이야말로 다음 목적지까지 연소시키며 쉬지 않고 비행할 수 있는 에너지가 되기 때문에 도요새들은 많은 먹이로 몸을 키운다. 도요새 중에는 우리나라를 거쳐 가지 않고도 8000km 이상 쉬지 않고 목적지까지 비행하는 녀석들도 있다. 이재흥
생태줌인
[사진공모전]갯벌에서 만난 게의 무리(2012. 06. 19 16:23)
2012. 06. 19 16:23 사회
전남 순천의 천수만 갯벌에서 만난 게의 무리. 많은 생명들이 살아가고 있는 갯벌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_ 장일원 ■ 응모 요령 소재나 주제 제한이 없습니다. 다만 과도한 보정은 사양합니다. 합성한 사진도 곤란합니다. 촬영 장소와 시간을 밝혀 주시고, 짧은 글도 덧붙여 주십시오. 사진사이즈를 2mb 이상으로 올려주세요. ■ 응모 방법 seokgu@kyunghyang.com으로 사진과 글, 연락 가능한 전화번호를 보내 주세요. ■ 상품 매월 ‘이달의 최우수작’ 수상자에게 니콘 쿨픽스 S3100 1대 수여.(기종은 추후 사정에 따라 바뀔 수 있습니다) 제세공과금은 당첨자 부담입니다. ■ 발표 및 게재 매주 지면. 월별 최우수작은 다음달 첫째주. 후원 : 니콘이미징코리아
[렌즈로 본 세상]‘그대로의 모습’이 좋은 갯벌(2011. 09. 20 17:34)
2011. 09. 20 17:34 사회
남쪽바다 여수의 가막만에 갯벌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갯벌은 육지와 바다가 만나는 곳이다. 두 경계에서 완충역할을 한다. 갯벌에는 수많은 생명체가 존재한다. 물의 흐름을 조절하고 대기 온도와 습도에도 영향을 미쳐 기후 조절까지 한다. 어민들에게는 조개와 낙지를 잡고 김과 굴을 양식할 수 있는 삶의 터전이다. 농사짓는 땅보다 2배 이상 생태적 가치가 있기에 개발되고 변화하기보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있어주기를 바랄 뿐이다.
렌즈로 본 세상
[생태줌인]갯벌 멋쟁이의 먹이활동(2011. 04. 27 17:32)
2011. 04. 27 17:32 문화/과학
검은머리물떼새들이 썰물을 따라가며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썰물로 물이 빠지면 인천 송도 주변에는 많은 생명체가 살아 숨쉬는 잿빛 갯벌이 드러난다. 갯벌은 갯지렁이, 게, 조개, 해초류 등 먹이가 풍부해 새들에게 만찬장이 된다. 갯벌 매립지에서 물이 빠지기를 기다리던 물새들은 썰물의 끝자락을 따라가며 드러나는 갯벌의 각종 먹이를 잡아먹는다.  검은머리물떼새 한 쌍이 개발현장 주변에서 둥지를 틀려고 한다. 송도 갯벌 매립지 방파제 위에서 검은머리물떼새 한 쌍이 짝짓기를 하고 있다. 그 중에 유독 눈에 띄는 무리가 있다. 눈과 긴 부리가 붉고 매력적인 갯벌의 멋쟁이 천연기념물 제326호 검은머리물떼새다. 쌍쌍이 날아들어 부지런히 먹이활동을 한다. 먼 곳으로 떠난 바닷물이 다시 돌아와 갯벌을 덮기 전에 배를 채워야 하기 때문에 물새들 먹이활동은 더욱 분주해진다. 갯벌 매립지의 중장비 굉음이 울리는 환경 속에서도 탄생의 계절을 맞아 검은머리물떼새는 좀처럼 떠나지 않고 개발현장 주변 자투리 땅 곳곳에 알을 낳고 번식을 한다.  둥지에서 검은머리물떼새 암컷이 포란중에 있다. 사라진 갯벌에서 검은머리물떼새들이 먹이를 찾고 있다. 이처럼 불안한 땅에서 새 생명을 부화시키려는 검은머리물떼새들의 활동은 애절하다. 수컷은 암컷이 알을 품고 있는 둥지 주변에서 함께하기도 하고, 암컷의 먹이활동을 위해 교대로 알을 품어주기도 한다. 둥지 주변에서 서성이며 포란 중인 암컷을 돌보는 수컷은 이방인이 나타나면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이방인을 둥지로부터 먼 곳으로 유인한다. 한낮의 온도가 올라가면 물가에 가서 적신 가슴팍의 물로 둥지 속 알을 축이고 알을 굴려준다. 어미의 지극한 마음이 애처롭게 보일 정도다.  이재흥
생태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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