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옵션
닫기
범위
전체
제목
본문
기자명
연재명
이슈명
태그
기간
전체
최근 1일
최근 1주
최근 1개월
최근 1년
직접입력
~
정렬
정확도순
최신순
오래된순

레이디경향(총 7 건 검색)

[미식여행 메모⑥] 경기도 다낭시? 베트남 다낭의 맛집
[미식여행 메모⑥] 경기도 다낭시? 베트남 다낭의 맛집
2023. 05. 02 07:06 레저/여행
베트남 중부의 작은 도시 다낭. 이곳은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인이 가장 많이 가는 관광지로 부상했다. 비행시간이 짧고 관광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여행 정보 전문 사이트 오리진 베트남(originvietnam.com)에서 꼽은 맛있는 레스토랑을 살펴봤다. 콴트란 다낭(Quan Tran Da Nang)은 얇게 편 돼지고기와 라이스페이퍼를 말아 매콤한 칠리소스에 찍어 먹는 요리가 대표 메뉴다. 꽝 누들 위드 프로그 앳 트랑치킨(Quang Noodle with Frog at Trang Kitchen)은 베트남의 비빔 쌀국수 꽝 누들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개구리를 넣은 것이 특징이다. 이색적인 현지 메뉴에 도전해보고 싶다면 시도해 볼 만한 곳이다. 분맘 응옥 다낭(Bun Mam Ngoc Da nang)은 다낭에서 가장 유명한 국숫집으로 알려진 곳이다. 반쎄오 바즈엉 다낭 의 다양한 메뉴. Banh Xeo Ba Duong Da Nang 페이스북 반 쎄오 바즈엉 다낭(Banh Xeo Ba Duong Da Nang)은 국내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맛집. 베트남식 부침개 반 쎄오를 즐길 수 있다. 트랑 티리 다리 스낵코너(Snacking Area -Tran Thi Ly Bridge)는 다양한 베트남 요리를 맛볼 수 있는 푸드코트다. 식욕을 자극하는 향과 사람들로 넘쳐나는 곳. 값도 싸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남단 시푸드 레스토랑(Nam Danh Seafood Restaurant)은 현지인과 관광객들이 모두 추천하는 깔끔하고 맛있는 해산물 전문점이다. 하이코이 치킨 바비큐(Hai Coi Chicken BBQs)는 다낭 최고의 그릴 치킨 레스토랑으로 알려진 곳. 코반 버터 크림(Co Van Butter Cream)은 박미안시장에 있는 달콤한 디저트 아이스크림 맛집이다. 체리엔(Che Lien)은 타이멜론 티가 대표메뉴다.
#경기도다낭#다낭맛집
연휴 끄트머리, 경기도 드라이브 코스서 스트레스 '훌훌'
연휴 끄트머리, 경기도 드라이브 코스서 스트레스 '훌훌'
2020. 05. 03 12:12 레저/여행
포천의 국립수목원길. 사진 | 경기도 제공황금연휴의 끄트머리. 산과 들은 푸른빛으로 빛나고 날씨는 한없이 푸근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마음놓고 외출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어린이날까지 아이들을 방 안에 ‘가둬’ 둘 수도 없는 상황. 이런 가정을 위해 경기도가 황금연휴 기간 중 안전관광을 즐길 수 있는 ‘안심 드라이브 코스’ 10곳을 선정했다. 외출 자제로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물리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싱그러운 5월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파주시 ‘자유로’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파주 교하동에서 임진각 자유의 다리까지 이어지는 길은 철조망과 검문소가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지만, 막힘 없는 도로에 답답한 마음이 뻥 뚫린다. 자유로 파주구간에서는 출판도시, 헤이리마을, 임진각 등 파주의 수많은 관광명소를 교통체증 없어 자유롭게 만날 수 있다. ▶포천시 ‘국립수목원로’ 구불구불 휘어지는 길을 따라 높이 솟은 거목들을 만날 수 있는 멋진 숲길이다. 광릉숲은 유네스코 생활보전지역으로도 선정된 곳으로, 조선 세조가 자신의 능으로 정해 산림보호를 엄격히 명한 이래로 6·25전쟁을 견디며 500년 넘게 보존돼 왔다. 가평의 ‘청평호반길·북한강변길’ . 사진 | 경기도 제공▶가평군 ‘청평호반길·북한강변길’ 자라섬에서 청평호까지 북한강의 낭만이 가득한 길이다. 자라섬, 남이섬, 청평호반 등이 드라이브 코스의 아름다움을 한껏 살려준다. 특히 아침 햇살을 받아 붉게 물드는 청평호의 아침 풍경은 명품 중의 명품으로, 물안개 피는 모습은 가히 몽환적인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킨다. ▶남양주 ‘화음길’ 북한강의 서쪽 강변에 놓인 이 길은 사시사철 운길산·문안산의 정기와 북한강의 서정미가 흘러넘친다. 시작에서 끝까지 쭉 직선으로 이어져 가슴이 탁 트인다. 북한강의 푸른 물빛과 주변의 짙은 초록색 숲이 상쾌함을 더한다. ▶양평군 ‘두물머리 강변길’ 수도권 강변 드라이브 1번지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두물머리를 향해 흘러가는 북한강에서는 음이온이 다량 발생해 운전자들의 심신을 안정시켜 준다고 한다. 맑은 날 해가 질 무렵이면 운길산 등 건너편 산 능선이 아름다운 하늘금을 이루며 붉은 노을과 어우러져 드라이브의 낭만을 한층 더한다. ▶광주시 ‘남한산성·팔당호 벚꽃길’ 남한산성 숲속 벚꽃길은 현재 꽃이 져 벚꽃을 즐길 수 없지만, 산성천 맑은 물에 씻긴 돌들이 개울바닥에 깔린 모습과 초록빛 벚나무가 싱그러움을 선사한다. 팔당호 벚꽃길 역시 3000여 그루의 벚나무가 장관을 이루는 길로, 팔당호 경관과 어울려 한폭의 수채화를 선물한다. ▶용인시 ‘가실벚꽃길’ 용인 에버랜드 인근은 자동차를 타고 봄꽃을 감상할 수 있는 대표적 명소다. 특히 용인 8경 중 하나인 호암호수 앞산 벚꽃림과 호수 주변 왕벚나무 산책로는 가실벚꽃길 감상의 백미다. 지금은 벚꽃 대신 연둣빛 벚나무 터널이 신록의 생동감을 선사한다. ▶안성시 ‘금광호수로’ 안성시청에서 금광호수를 끼고 충북 진천으로 이어지는 302번 지방도는 우거진 산림 사이로 넓게 펼쳐지는 금광호수 풍광을 감상하며 드라이브하기에 좋은 길이다. 길 양편의 무성한 나무들이 터널을 만들어 달릴수록 기분이 좋아진다. 금광호수 구간 곳곳에 주차공간이 조성돼 여유롭게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화성시 ‘화성방조제길’ 매향리와 궁평항을 잇는 10㎞의 화성방조제는 경기 남부의 대표적 드라이브 코스다. 방조제 전체가 건물 하나 없는 직선 도로로, 지평선을 향해 달리는 영화 속 장면을 연상시킨다. 화성방조제의 끝은 낙조로 유명한 궁평항이지만 전곡항까지 달려도 좋다. 푸른 하늘과 하얀 요트로 가득한 이국적인 마리나 풍경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산의 시화방조제길.  사진 | 경기도 제공▶안산시 ‘시화방조제길’ 오이도와 대부도 사이를 잇는 방조제길을 달리는 동안 오른쪽에는 서해가, 왼쪽에는 시화호의 풍경이 합쳐져 근사한 파노라마를 만든다. 맑은 날에는 푸른 하늘이 마음을 상쾌하게 하고, 흐린 날에는 서해바람이 각양각색의 구름을 만들어 언제 달려도 좋은 길이다.
[정원 여행자](1)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세미원
2014. 12. 29 15:23 레저/여행
ㆍ겨울 정원의 텅 빈 충만을 만나다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이란 소설을 보면 ‘눈에서 읽은 내용을 묘사하는 것은 음악을 글로 설명하는 것과 같다’라는 문장이 있다. 두물머리와 세미원의 설경을 마주하며 그 말에 맞장구쳤다. 물과 꽃의 정원을 뒤덮은 순백의 폭설은 음 소거 버튼을 누른 듯 풍경에 소리를 지웠다. 가없는 소멸의 풍경을 바라보며 얼음 같은 침묵의 노래를 들었다. 이른 아침, 폭설이 내린 두물머리를 찾은 객은 청둥오리 떼뿐. 물안개를 두르고 아스라이 바라다 보이는 뱀섬은 두물머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촬영 포인트다.눈은 풍경에 소리를 지운다 양평으로 향하는 내내 눈이 내렸다. 출발할 때만 해도 쌀가루 같은 게 흩날리는 수준이었지만, 서울을 벗어나면서부터 굵어지기 시작한 눈발은 두물머리에 도착할 즈음 절정을 맞았다. 무려 동백꽃만 한 크기의 탐스러운 눈송이를 보니 동백 숲으로 유명한 절집에서 들었던 꽃 지는 소리가 떠올랐다. 꽃잎을 흩뿌리지 않고 꽃송이째 툭- 떨어지는 동백은 드물게 낙화의 소리를 가진 꽃이다. 하여 꽃구경 중 유일하게 끝물을 보고 싶은 꽃이기도 한데, 툭- 툭- 동백이 지는 소리를 들으며 숲길을 걷노라면 말을 삼가는 것은 물론이요, 숨소리조차 조심스럽다. 흰 동백의 낙화를 연상시키는 눈송이라 혹여 ‘눈 소리’를 내지 않을까 귀 기울였으나 눈은 풍경에 소리를 지웠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지점에 자리 잡은 양평은 ‘물의 고장’이라 부를 만큼 아름다운 수변 경관을 자랑한다. 눈 내리는 이른 아침 두물머리엔 청둥오리 떼가 전부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밭엔 새들의 발자국만 이국의 언어 같은 문양으로 남아 있다. 강은 호수처럼 고요하고 강가의 느티나무는 강건하다. 400년 수령의 위엄 앞에 절로 소원을 빌게 되니 괜히 ‘소원나무’가 아니다. 느티나무가 서 있는 둔치에서 강을 바라보면 아스라이 뱀섬이 보인다. 나무 몇 그루가 전부인 작은 섬이지만, 물안개를 베일처럼 겹겹이 두르고 어슴푸레 윤곽을 드러내니 신비롭기 그지없다. 그칠 줄 모르는 눈발은 눈밭에 새겨진 새들의 언어를 지우고 내가 남긴 발자국까지 덮어버렸다. 강가의 침묵을 깬 건 청둥오리였다. 눈 소리라도 들은 것일까. 강물 위에 그림처럼 떠 있던 오리 떼가 한순간 일제히 날아올랐다. ‘새들은 어떻게 점호도 없이 날아오르는가’로 시작되는 시 구절이 떠올랐다. 그러나 그녀의 발은 알고 있다 삶은 도약이 아니라 회전이라는 것을 구멍을 만들며 도는 팽이처럼 결국 돌아오고 또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나희덕, ‘동작의 발견’ 중에서) 세미원엔 재미있는 모양의 분수가 많다. 한국적인 미를 자랑하는 장독대 분수도 그중 하나. 마지막으로 두물머리를 찾았던 기억을 더듬어봤으나 또렷하지 않았다. 상반된 계절과 시간, 조합이 어려운 동행인들이 뒤섞이는 바람에 그냥 “또 왔네” 그러고 말았다. 두물머리는 그런 곳이다.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가고 애인과 단둘이 가고, 봄에 찾고 가을에 또 들르는 곳. 새벽 물안개와 황혼녘 노을을 배경 삼아 아름드리 느티나무와 뱀섬을 찍은 사진도 여러 장 있을 것이다. 특정 지역이나 장소의 이름은 별다른 수식 없이 그 자체로 이야기를 품기도 한다. 마치 춘천처럼. ‘춘천’이라고 발음하는 순간 약속이라도 한 듯 누구나 청춘의 한때를 떠올리는 것처럼. 숱한 인연이 흘러들고 헤아릴 수 없는 추억이 고인 두물머리 역시 그러하다. 두물머리는 ‘양수리’의 우리말 이름이다.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북한강과 강원도 금대봉 기슭 검룡소에서 발원한 남한강이 이곳에서 만난다. 두 개의 물줄기가 합쳐지는 곳이란 의미 매김에 서울 근교에서 즐길 수 있는 수려한 경관이라니, 연인들의 성지가 되기엔 충분한 조건 아닌가.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을 재현한 사랑의 연못. 연 방죽은 폭설에 묻히고 구름다리만 남아 있다. 가없는 소멸의 풍경을 바라보며 예부터 물 맑고 산세 좋은 고장엔 그에 어울릴 만한 인물이 나는 법. 두물머리 인근엔 다산 정약용 선생의 생가 터와 묘, 기념관이 자리하고 있다. 오랜 유배생활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온 다산은 두물머리 끝자락에 정자를 지어놓고 물색과 풍광을 즐기며 ‘북한강 남한강의 물이 겹쳐 흐르는 곳 / 마을 이름이 두물머리라네 / 마을 입구의 점방 주인 늙은이가 / 버티고 앉아 가는 배를 보내네’와 같은 시를 짓기도 했다. 팔당호와 두물머리 일대를 조망하고 싶다면 운길산 중턱에 위치한 수종사에 올라가볼 것을 권한다. ‘구름이 가다 산에 걸려 멈춘다’라는 운길산(雲吉山)은 두물머리 북서쪽에 우뚝 솟아 있다. 창건 연대는 확실치 않으나 수령 500년이 넘는 은행나무를 보유한 수종사는 탁월한 조망권만으로도 충분히 운치 있는 절이다. 팔당호에서 남한강과 북한강으로 갈라지는 거대한 물줄기와 멀리 하남시 검단산과 광주시 정암산의 산줄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다산의 숨결은 이곳에도 깃들어 있다. 어릴 적 수종사를 앞마당 삼아 뛰놀았다는 다산은 ‘운길산의 수종사 / 옛날엔 우리 집 정원 / 마음만 내키면 훌쩍 가서 절문에 이르렀네’라고 읊기도 했다. 폭설에 덮여 연못과 땅의 구분이 모호해진 세미원. ‘ㅅ’자로 허리를 꺾은 연 줄기가 남아 이곳이 연 방죽이었음을 알려준다. 두물머리 맞은편에 자리 잡은 세미원은 배다리를 통해 이어진다. 배다리란 말 그대로 배를 띄워 그 위에 놓은 다리로, 두물머리와 세미원 사이의 북한강 지류를 연결한다. 245m 구간에 52척의 목선을 띄워 만든 배다리 양쪽엔 형형색색의 깃발들이 나부낀다. 왕의 행차를 재현한 까닭이다. 배다리는 정조대왕과 정약용으로부터 기원한다.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인 융건릉을 찾기 위해 한강을 건널 때 배 수십 척을 연결한 다리로 건넜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데, 이 배다리를 고안한 이가 바로 다산이다. 팔당호로 삼면이 둘러싸인 세미원은 수생식물을 이용한 자연 정화 공원이다. 6개의 연못에 연꽃과 수련, 창포 등의 수생식물 군락을 조성함으로써 이 연못을 거친 한강물은 중금속과 부유물질이 거의 제거된 뒤 팔당댐으로 흘러들게 된다. 세미원(洗美苑)이란 이름은 ‘관수세심 관화미심(觀水洗心 觀花美心)’이란 장자의 말에서 따왔다고 한다.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물과 꽃의 정원’이란 타이틀이 붙은 세미원은 연꽃으로 특화된 정원인 만큼 여름이 제철이다. 연꽃이 필 때 찾았던 세미원은 아기자기한 볼거리로 가득했다.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을 재현한 사랑의 연못은 그림엽서 같았고, 물줄기가 퐁퐁 솟아오르는 장독대 분수와 창덕궁 옥류천을 모델로 한 유상곡수 정원 등 면면이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마음을 깨끗이 씻어내라는 의미를 담아 빨래판으로 조성한 길이 인상적이었건만, 이미 눈 속에 파묻혀 찾을 수 없었다. 얼어붙은 연못 위로도 눈이 쌓여 땅과 못의 경계가 모호했으나, 가슬가슬 말라비틀어진 연잎과 ‘ㅅ’자로 꺾인 앙상한 줄기들이 스크럼을 짜고 그곳이 연 방죽이었음을 증거했다. 태양을 향해 생장점을 활짝 열어젖힌 채 초록으로 들끓던 계절을, 물 위에 피는 꽃이 풍기던 배릿한 향기를 기억하지만 지금은 그 모든 것이 사라진 계절. 허리를 꺾은 연 줄기들이 만들어낸 무수한 ‘ㅅ’을 바라보며 소멸과 순교와 숙명을, ‘ㅅ’으로 시작하는 낱말들을 천천히 주워 삼켰다. 눈과 얼음으로 덮인 물과 꽃의 정원은 ‘텅 빈 충만’의 다른 이름이었다. 1·2 양평은 수변 경관도 좋지만 병풍처럼 에워싼 산세도 수려하다. 그야말로 산빛 곱고 강물이 맑다는 산자수명(山紫水明)의 땅이다. 3 황해도식 냉면을 선보이는 양평의 별미 옥천냉면은 쫄깃하면서도 굵은 면발이 특징이다. 두툼한 돼지고기 완자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삶은 도약이 아니라 회전이라는 것을 양평은 하루 나들이 코스로 찾는 관광도시인 만큼 다양한 축제와 레포츠가 즐비하다. 특히 12월 말부터 이듬해 2월 초순까지 열리는 ‘물 맑은 양평 빙어 축제’는 겨울 축제의 꽃이라 할 만하다. 빙어축제를 주관하는 수미마을에선 빙어 낚시와 연날리기, 썰매 타기 등 다양한 겨울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꽁꽁 언 저수지에 작은 구멍을 내고 빙어를 낚아 올리는 손맛은 한겨울 추위도 녹일 만큼 짜릿하다는데, 빙어를 잡든 못 잡든 빙어튀김은 맛볼 수 있다 하니 일정이 맞으면 가볼 만도 하다. 산악자전거, 산악오토바이, 수상스키, 패러글라이딩 등 양평에서 즐길 수 있는 레포츠는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겨울철에 인기 있는 레포츠는 옛 중앙선 구간인 원덕-용문 간 기찻길을 이용한 레일바이크다. 칼바람 속에 가능할까 싶겠지만 힘차게 페달을 밟다 보면 땀이 솟는다. 물론 완전무장은 필수. 무릎 담요를 챙겨도 좋겠다. 어둑해질 무렵 기찻길을 따라 색색의 알전구가 불을 밝히면 은근히 설레기도 한다. 터널을 통과할 땐 겨울의 심장을 관통한다는 기분마저 든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게 마련. 등허리에 땀이 솟고 다리 근육이 팽팽하게 조여오다가도 어느 순간 힘을 쓰지도 않았건만 저절로 바퀴가 구른다. 잠깐이지만 얼어붙은 강을 바라보고 먼 설산을 우러르는 여유도 즐길 수 있다. 다리에 힘이 풀린 순간에도 바퀴가 구르고 있다면 그것은 내 옆 사람 혹은 앞 사람 덕분이다. 동행인이 지쳐 보일 땐 내가 조금 더 힘을 내면 된다. 때때로 속도를 내기 힘든 순간이 찾아오지만 누군가 페달을 밟고 있다면 바이크는 앞으로 나아간다. 함께 바퀴를 굴린 사람에 대한 믿음과 책임감, 연대감을 새길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레일바이크는 원점 회귀 코스로 운행된다. 등줄기에 땀이 마를 즈음, 출발지로 돌아와 중얼거린다. ‘삶은 도약이 아니라 회전이라는 것을….’ 또다시 찾아온 두물머리 앞에서 꺼내들었던 시 구절이다. 1 꽁꽁 언 저수지에 작은 구멍을 내고 빙어를 낚아 올리는 손맛은 어른뿐 아니라 아이도 사로잡는다. 2 옛 중앙선 구간인 원덕-용문 간 기찻길을 이용한 레일바이크는 강과 산, 양평의 아름다운 경치를 내내 옆에 끼고 달린다. Tip 여행 정보 1 세미원의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11월~2월 기준). 관람료는 4천원(어린이 및 청소년, 65세 이상은 2천원)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이다. 주차는 양서문화체육공원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문의 www.semiwon.or.kr 2 ‘물 맑은 양평 빙어 축제’는 2014년 12월 24일부터 2015년 2월 8일까지 백동낚시터 일원에서 열린다. 온라인 예약은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문의 soomyland.winterfestival.kr 3 양평 레일바이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7회 운행한다(11월~2월 기준). 양평 용문-원덕 간 3.2km(왕복 6.4km) 구간을 시속 15~20km로 달릴 수 있다. 요금은 2인승 2만원, 4인용 2만9천원. 문의 www.yprailbike.com <■글 / 고우정(여행작가) ■사진 / 현일수(리빙룸 스튜디오)>
정원 여행자
[휴일엔 가족 여행](5) 당일치기, 이곳이 안성맞춤 경기도 안성
2014. 04. 29 16:10 레저/여행
“여왕 폐하 납시오!” 그렇다. 계절의 여왕 5월이 납시었다. 한낮에는 반바지도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날씨가 쾌청하다. 그런데 모처럼 쉬는 날, 멀리 가자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런 아빠를 위한 최적의 여행지가 안성이다. 아이와 부부가 모두 만족할 만한 곳, 당일치기도 좋고 1박 2일도 좋다. 낚시터의 평온함 속에서 일상을 잊자 낚시를 즐기지 않아도 좋다. 오히려 두 손 놓고 조용한 분위기를 즐기면 그만이다. 고삼저수지는 1960년에 준공된 안성 최대의 저수지다. 상류 쪽에는 기암괴석이 조화를 이뤄 자연경관이 빼어나다. 그럼에도 하류 지역인 고삼저수지가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유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섬’ 때문이다. 이른 아침이면 물안개가 자욱하게 수면을 덮는다. 그 풍경이 안성8경에 이름을 올릴 만큼 신비롭고 몽환적이다. 특히 물안개를 헤집고 올라오는 일출이라도 보게 되는 날이면 정말 행운이다. 이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주말이면 사진가들이 낚시터 주변에 진을 친다. 고삼저수지는 분명 관광지는 아니다. 하지만 새벽의 고요함 속에서 깊은 사색을 하고 싶다면 이곳만 한 곳도 없다. 작은 바람의 흔적도 없이 유리처럼 차갑고 미끈한 수면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음에 평안이 밀려올 것이다. 사진 촬영 포인트로 유명한 곳은 고삼이씨네 낚시터 주변이다. 1 낚시를 즐기지 않아도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고삼저수지. 2 주말이면 낚싯배가 부족할 정도로 강태공들이 많이 찾는다. 3 고요한 수면을 가르며 낚시 포인트로 이동하는 강태공. 4 목가적인 풍광이 이국적인 안성팜랜드. 어린이를 위한 공원, 안성팜랜드 “그림책에서 봤어요. 텔레비전에서 봤어요”라며 난생처음 당나귀, 황소, 타조를 보는 아이들의 눈은 신기함으로 반짝인다. 2012년에 문을 연 안성팜랜드는 1,290,000㎡(39만 평)의 광활한 초원에 자리하고 있다. 가축을 쉽게 접할 수 없는 요즘 아이들이 20여 종, 2백여 마리의 동물과 함께 마음 놓고 즐길 수 있는 국내 최대 ‘체험형 놀이농장’이다. 안성팜랜드만의 독창적인 즐길거리는 체험 목장에 다 모였다. 가축들과 함께 걷고 뛰고 먹이를 주는 등 그 어디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체험거리가 넘친다. 바람을 가르며 말 위에서 멋지게 자세를 잡고 기념사진을 찍는 것도 잊지 말자. 초보자를 위한 체험 승마 위주로 운영하기 때문에 아이들도 부담 없이 참여하면 된다. 어린아이와 함께 넓은 초지를 돌아다닐 수 없다면 트랙터 마차나 초지자전거를 이용해도 좋다. 놀이 시설도 가볼 만하다. 형형색색 알록달록 미니 기차, 미니 바이킹, 키드라이더 등이 꼬마 손님을 기다린다. 1 죽주산성은 트레킹 코스로도 좋다. 2 철쭉이 만발한 죽주산성의 동문지. 3 송문주 장군의 사당. 중앙광장 매직아트홀에는 명화에 상상을 더한 입체 작품이 전시돼 있다. 강아지가 벽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다. 이탈리아 베니스 수로를 따라 작은 배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동화마을연못에는 동화책에서 보던 이야기가 실제로 펼쳐지는데, 외나무다리에서 서로 박치기하는 염소 등 아이들을 상상 그 이상으로 이끌어간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실내외 식사 장소는 알뜰 주부들에게 인기. 피크닉 사이트로 지정된 야외 식사 장소에는 팜랜드 중앙광장과 초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여 전망이 탁월하다. 사진에 취미가 있다면 더욱 안성맞춤이다. 이국적인 풍경의 드넓은 초지, 다양한 농작물 등이 어느 때 찾아도 색다른 매력이 넘친다. 이런 장점 덕분에 드라마 ‘신사의 품격’, ‘아가씨를 부탁해’, ‘각시탈’ 등의 작품과 CF가 이곳에서 앞다퉈 촬영됐다. 트레킹과 산책 모두 만족스러운 죽주산성 외지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을 흔히 ‘숨겨진 보물 같은 여행지’라 말한다. 안성의 추천 여행지를 꼽으라면 대부분 ‘안성맞춤박물관’과 ‘바우덕이 남사당패’ 등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죽주산성’을 한 바퀴 돌고 나면 생각이 달라진다. 그만큼 역사적 이야깃거리가 많고 풍경이 빼어나서다. 죽주산성은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매산리 비봉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산성이 처음 축조된 시기는 삼국시대로 알려졌다. 이후 고려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증개축됐다. 안성은 삼국시대부터 지리적·군사적 요충지였다. 때문에 삼국 모두 패권을 차지하려고 이곳에서 많은 피를 흘렸다. 대표적으로 견훤이 이곳을 본거지로 후백제의 건국 준비를 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고려 때 몽골이 침략했을 때에도 여러 전투를 거치는 동안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었던 철옹성이었다. 1 신명 나게 소고춤을 추고 있는 남사당패. 2 상모재비의 개인기에 풍물패와 관객은 절로 신이 난다. 3 3대째 국밥을 내고 있는 안성장터국밥. 4 다소 비싼 가격에도 만족도가 높은 안성맞춤한우. 현재 성곽은 본성 둘레가 1,688m, 외성 1,500m, 내성 270m의 3겹으로 이루어져 있다. 성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4대문지 중에서 동문지를 통해 들어가야 한다. 주차장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 성 안에 들어서면 분지처럼 옴팍한 내부를 바라볼 수 있는데, 중앙에는 고려 때 몽골군의 침략을 막아 승리한 송문주 장군의 사당이 있다. 동문지 오른편으로 올라가면 크고 작은 돌들이 산성을 이루고 있다. 오른편에는 연두색의 이파리가 바람에 살랑살랑 춤추고 그 너머 안성 시내가 펼쳐진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1.5km 정도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여러 포대를 만나게 되는데 그 위에서 보는 풍경이 또 장쾌하다. 성곽은 서문지를 지나 남문지까지 이어진다. 이후 송문주 장군 사당으로 되돌아와 하산하면 짧게나마 트레킹의 재미를 톡톡히 본 것이다. 조선의 으뜸 예인 바우덕이를 만나다 실존 인물이었던 바우덕이(본명 김암덕)는 남자가 대부분이었던 남사당패에서 보기 드문 여자 꼭두쇠(연희패 우두머리)였다. 당시 그녀의 나이는 15세였다. 1848년 가난한 소작농의 딸로 태어나 6세 때 안성 남사당패에 들어가 무동, 줄타기, 풍물 등을 익히게 된 바우덕이는 실력은 물론 미모도 빼어났다고 한다. 그런 만큼 구경꾼들에게 남달리 주목을 받았을 것이고, 꼭두쇠(남사당패의 우두머리)가 되는 것도 우연이 아니었을 게다. 남사당패는 꼭두쇠를 다수결로 정하는데 바우덕이가 100% 찬성표를 받았다고 전해진다. 먹고살기 고단했던 민초들의 삶에 남사당패는 신명을 불어넣어주었다. 경복궁 중건이 한창이던 1865년 공사는 답보 상태였고 백성들의 원성은 하늘을 찔렀다. 바우덕이의 인기를 알고 있었던 흥선대원군은 그를 원군으로 삼아 공연을 하게 했다. 죽 쑤고 있던 공사장에 풍물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신명나는 놀이판이 됐다. 무동을 타고 접시를 돌리고 공중제비를 돌고 외줄에 올라 입담을 풀어내는 남사당패의 공연은 신명 그 자체였다. 사기가 하늘을 찌르자 공사도 속전속결로 마무리됐다. 흥선대원군은 그 공을 인정해 바우덕이에게 정삼품의 벼슬을 내려주고, 남사당패 깃대에 옥관자(당상관 이상의 벼슬아치가 쓰는 옥으로 만든 망건의 관자)까지 하사했다. 요즘 아이돌 스타를 능가하는 인기를 누렸던 게다. 1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이 인상적인 ‘안성마춤 풍산개마을’ 진입로. 2·3 호랑이를 잡는다는 풍산개지만 강아지는 귀엽기만 하다. 바우덕이 남사당패는 2003년부터 지금까지 주말 상설 공연을 열고 있다. 7백여 석에 가까운 객석이 항상 빈자리 없이 꽉 찰 정도로 관객의 반응이 뜨겁다. 남사당패 공연은 운우풍뢰의 소리를 전하는 풍물 공연, 접시를 이용한 기예를 뽐내는 버나, 땅재주를 펼치는 살판, 탈놀음인 덧뵈기, 외줄에 매달리는 어름, 꼭두각시놀음인 덜미의 여섯 마당으로 이루어진다. 상설 공연은 매주 토요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일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안성남사당공연장에서 열린다. 호랑이 잡는 풍산개하고 놀아봐요 풍산개는 고산지대인 함경도 개마공원 일대 산악 지방을 거점으로 살아가는 우리나라 토종개다. 호랑이를 잡을 정도로 용맹한 사냥개로 잘 알려졌지만 그 본성은 무척이나 온순해 사람을 잘 따른다. 안성 덕산리에 가면 12년 이상 풍산개를 키워온 ‘안성마춤 풍산개마을’이 있어 8백여 마리의 풍산개와 늑대 그리고 늑대개를 구경할 수 있다. 물론 구경만으로 끝이 아니다. 털이 복슬복슬한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여러 가지 여건상 반려견을 키울 수 없는 가정이라면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풍산개마을에 있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 사진 동호회 회원들이 즐겨 찾는 출사지다. 인근에 배과수원과 젖소농장, 한우농장 등에서 농장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연계 스케줄을 짜도 좋겠다. 체험을 원할 경우 사전 예약(이기운 이장 031-672-4348)은 필수. Tip 안성 여행 정보 먹을거리 안성장터국밥(031-674-9494)은 1930년대에 시작해서 3대째 국밥만을 전문으로 하는 곳. 가마솥에 푹 끓인 진한 육수가 일품이다. 안성맞춤한우촌(031-673-5550)은 직접 운영하는 한우 농장에서 고유한 방법으로 소량생산한 한우를 내놓는 특별한 곳이다. 가격대는 다소 비싸지만 그만큼 만족도가 높다. 양반밥상(031-618-0655)은 안성맞춤 쌀밥으로 유명한 한정식집. 저렴한 가격으로 푸짐한 한 상을 받을 수 있어서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다. 문의 안성팜랜드 안성시 공도읍 대신두길28, 031-8053-7979, www.nhasfarmland.com 안성남사당바우덕이풍물단 안성시 보개면 남사당로198, 031-678-2518, www.namsadangnori.or.kr 죽주산성 안성시 죽산면 매산리 산106, 안성시청 문화재팀 031-678-2502, tour.anseong.go.kr 안성마춤 풍산개마을 안성시 삼죽면 덕산리, www.aspsdog.com 기타 문의 안성시관광안내소 031-677-1330, 경기도종합관광안내소 031-1330 임운석 작가의 코스 제안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 안성팜랜드→풍산개마을→바우덕이 남사당 공연 관람 ●중년 부부를 위한 여행 죽주산성→안성팜램드→바우덕이 남사당 공연 관람 ●신혼 같은 부부 여행 고삼저수지→죽주산성→안성팜램드→바우덕이 남사당 공연 관람 PROFILE 임운석은… 평생 여행만 하며 살자고 한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니던 외국계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전업 여행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20대 때는 연극배우로 활동하면서 신인상 후보에 올랐으며,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문화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원으로 문화재청 헤리티지채널 사진작가, 국내 아웃도어 전문 업체의 로드플래너와 사진작가로 활동 중이다. 블로그 ‘빛과 바람 그리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나라(http://roomno1.blog.me/)’를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으며 「최고다! 섬 여행」, 「대한민국 사계절 물놀이사전」, 「여행의 로망 캠핑카 스토리」를 썼다. <■글&사진 / 임운석(여행작가)>
휴일엔 가족 여행
[전국이 맛있어지는 계절](4)경기도&경상도
2009. 09. 11 11:22 재테크
풍요로운 자연의 경기도와 신선한 자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경상도에도 먹을거리 축제가 가득하다. 특히 오감을 자극하는 부대행사와 체험 프로그램이 알차 건강하고 즐겁게 축제를 즐길 수 있다. 한강마포나루새우젓축제 ▶▶▶일정 10월 15~17일 장소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서울 시내에서 100여 가지의 민속 행사를 즐기고 추억의 마포나루를 재현해보는 독특한 한마당이 개최된다. 상점마다 옛날 복장을 한 자원봉사자들이 호객을 하며 옛 장터 분위기를 살리고 마포나루에 젓갈을 대던 강화, 소래, 강경, 신안, 광천 등 국내 유명 새우젓 산지 생산자들이 참여해 경매 행사를 연다. 마포 포구를 가득 채웠던 황포돛배가 뜨고 시장에서 품바 타령이 벌어지는 등 과거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흥겨운 모습은 여느 축제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문의 02-3153-8353 장호원복숭아축제 ▶▶▶일정 9월 18~20일 장소 경기 이천시 장호원읍 청미천 둔치 일원 ‘과실의 황제’로 불리는 ‘장호원 황도’를 맛볼 수 있는 제13회 장호원 햇사레복숭아축제는 제철을 맞아 물이 오른 복숭아 수확의 기쁨을 농가와 소비자가 함께 나누는 행사다. ‘햇사레’는 이천과 충북 음성 지역 복숭아의 통합 브랜드로 ‘가을 햇살을 머금은 탐스럽고 맛있는 복숭아’를 가리키는 말. 다양한 부대행사로는 복숭아 수확 체험 행사를 비롯해 축제 영화 상영, 복숭아 사진전, 떡메 치기, 복숭아 품평회 등이 열리며 전국 학생 사물놀이 경연대회, 백일장 및 사생대회, 복숭아 마라톤대회, 햇사레 족구 대회 등에도 참여할 수 있다. 문의 031-641-5211 이천쌀문화축제 ▶▶▶일정 10월 22~25일 장소 경기 이천시 관고동 설봉공원 예로부터 임금님께 쌀을 진상하던 ‘쌀의 고장’ 이천답게 윤기가 흐르고 맛이 좋은 햅쌀을 만나볼 수 있다. 아이들은 전통 농경문화를 체험하고 어른들은 어린 시절 향수를 느끼며 함께 어울리는 흥겨운 축제로 꾸며진다. 4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유망 축제로 지정된 데서 알 수 있듯이 알찬 프로그램이 가득하다. 올해는 ‘행복이 넘실거리는 흥겨운 풍년 잔치’라는 주제로 더욱 많은 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용싸움놀이, 풍물놀이 등 놀이 체험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떡, 한과, 밥, 죽 등의 식품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선보인다. 문의 031-533-4121 봉화송이축제 ▶▶▶일정 9월 24~27일 장소 경북 봉화군 봉화체육공원, 관내 송이산 일원 태백산맥·소백산맥 남쪽 자락에 위치한 봉화에서는 청량산과 낙동강 맑은 물이 길러낸 색과 향이 살아 있는 송이축제가 열린다. ‘숲 속의 보석’이라 불리는 송이의 생태를 관찰하고 직접 캐볼 수 있는 체험이 가능한 축제로 특히 송이 채취 체험 행사의 인기가 높다. 채취한 송이는 공판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으며 사전에 예약 신청해야 한다. 각종 체험과 부대행사 외에도 공연과 문화 프로그램이 다양한 것이 장점이다. 전통 문화예술 분야 행사가 열리는 청량문화제와 가족 걷기 대회, 봉화한약우와 송이 요리 만들기 등이 눈길을 끈다. 문의 054-679-6282 울진금강송송이축제 ▶▶▶일정 9월 25~27일 장소 경북 울진군 왕피천 엑스포공원 가을철, 물이 오른 향과 맛을 자랑하는 귀한 송이와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송이 시식회, 전국 송이 품평회, 송이 생태 관찰, 송이 향기 체험, 송이 요리 체험 등의 행사는 물론 울진금강송 생태 탐방, 묘목 나눠주기, 울진 황금메뚜기 잡기 체험 등의 부대행사도 풍성하다. 특히 갓 캐낸 신선한 송이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직판 장터가 인기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금강송 생태 탐방은 숲 해설가의 전문 해설을 들으며 국내 최대 금강송 숲을 둘러보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문의 054-782-1501 풍기인삼축제 ▶▶▶일정 10월 13~18일 장소 경북 영주시 풍기읍 남원천 영주에서는 ‘천년 건강! 풍기 인삼’을 주제로, 웰빙 시대에 발맞춰 건강과 관련된 전시·체험 행사 위주의 축제를 연다. 해마다 100만 명 이상이 찾을 정도로 성황을 이루는 축제다. 인삼 생육에 적합한 기온과 토양에서 자란 풍기인삼은 다른 지역 인삼에 비해 향이 강하고 유효 사포닌 함량이 높다. 축제 기간에는 풍기인삼을 활용한 요리 시식 행사를 비롯해 인삼 깎기 대회, 인삼 마라톤 대회, 인삼 인절미 떡메 치기 체험 등이 열린다. 문의 054-635-0020 청송사과축제 ▶▶▶일정 10월 23~25일 장소 경북 청송군 청송민속박물관, 사과공원 첩첩산중, 물 맑고 공기 좋은 산자락에서 자라는 청송사과는 ‘꿀맛 사과’라고 불릴 정도로 달고 시원한 맛을 자랑한다. 올해 청송사과축제는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나는 오늘 청송사과를 먹어야겠다’는 재미있는 주제로 각종 문화 행사를 마련했다. 특히, 꿀맛 사과 배 전국 산악 마라톤 대회와 세계의 사과주 및 사과 관련 기념품 전시회가 기대를 모은다. 사과로 만들 수 있는 각종 요리법도 알아볼 수 있다. 문의 054-873-0101 자갈치축제 ▶▶▶일정 10월 15~18일 장소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자갈치축제에서는 펄떡이는 활어처럼 생동감이 넘치는 국내 최대 수산물 시장 부산 자갈치의 맛과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라는 슬로건에 따라 관광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 행사가 준비된 ‘오이소 마당’, 각종 볼거리 행사로 축제의 흥을 느낄 수 있는 ‘보이소 마당’, 싱싱한 수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사이소 마당’으로 꾸며진다. 용두산 공원에서부터 시작되는 용신제와 길놀이, 물고기 위령제 등도 볼거리. 드넓은 가을 바다와 함께 신선한 수산물은 물론 ‘자갈치 아지매’들의 넉넉한 인심도 함께 맛볼 수 있다. 문의 051-243-9363 철마한우불고기축제 ▶▶▶일정 10월 22~26일 장소 부산 기장군 철마면 장전천 ‘온몸으로 느끼는 오감 만족 웰빙 여행!’이라는 주제에 맞게 가족이 함께 ‘맛있는 여행’을 하기에 적합하다. 소달구지 타기 체험, 소 생활 체험, 한우 점토 빚기 등 한우 관련 행사도 알차게 마련했으며 추억의 메뚜기 잡기, 허수아비 만들기, 타작 체험, 솟대 만들기, 옛날 팽이와 제기 만들기 등 각종 전통 농경문화도 체험해볼 수 있다. 문의 051-722-1697 “향긋한 향과 달콤한 맛이 으뜸, 장호원 황도 맛보세요” 장호원 복숭아 축제 이진수 위원장 이름부터 예쁘다. ‘햇살을 머금은’ 탐스러운 복숭아 축제다. 초가을 수확기를 맞은 복숭아 재배에 한창인 이천시 장호원은 요즘 달콤하고 향긋한 복숭아 향기로 가득하다. 복숭아 향에 취해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는 이진수 위원장은 장호원 복숭아를 널리 알리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비타민 A와 C, 식이섬유가 풍부한 복숭아가 몸에 좋은 건 다들 잘 알고 계시죠? 간 기능을 활성화하고 니코틴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어 남성들에게도 좋고, 변비 해소와 피부 미용에도 좋아 여성들에게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과일이에요. 그 중에서도 9월 중순부터 10월 초순까지 생산되는 ‘장호원황도’는 조직이 치밀하면서도 부드럽고 당도가 높아 최고의 맛을 자랑합니다. 신맛이 적고 달콤해서 예로부터 ‘황제’라고 불렸어요. 이곳 이천시 장호원에서만 생산되는 귀한 복숭아죠.” 장호원황도는 맛뿐 아니라 향과 모양 또한 뛰어나 예전부터 큰 사랑을 받아왔다. 발그레한 아기 볼처럼 예쁜 빛을 띠는 신선한 복숭아를 자유롭게 맛보고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혜택은 축제 참여자들만 누릴 수 있다. 이진수 위원장은 좀 더 많은 이들이 복숭아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도록 올해에는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전한다. “장호원은 수도권에서도 멀지 않아 아이들을 데리고 오기에 좋습니다. 맛있는 복숭아도 드시고 평소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공연과 문화 행사도 관람하면서 오붓한 추억을 만들어보세요. 참, 구입해가신 복숭아는 너무 차게 두면 금방 상합니다. 냉장고에 넣으실 때에는 신문지 같은 종이로 싸서 두시고 먹기 직전에 신문지를 벗겨 냉장고에 잠시 넣어두었다가 먹으면 최고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글 / 이연우 기자
[Talk FamilyVacation]가족 놀이공간 경기도 퇴촌 스파그린랜드
2006. 08. 01 재테크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가족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휴양지를 찾기는 쉽지 않다. 오랜만에 가족만의 오붓한 시간도 갖고 싶고,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빼놓을 수 없는 조건이다. 여유로운 휴식공간과 놀이동산을 연상시키는 갖가지 놀이기구를 준비한 곳. 온 가족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경기도 퇴촌 스파그린랜드로 떠나보자. 어린이 안전까지 생각하는 다양한 이벤트 탕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한 남한강변을 따라 서울에서 한 시간여 거리에 자리한 퇴촌 스파그린랜드는 국내 최고의 수(水) 치료 기능을 갖춘 바데풀을 비롯해 다양한 물놀이 시설과 찜질방, 노천탕, 정원족탕 등을 갖춘 국내 최대의 가족 휴양 스파 리조트다. 특히 휴가철이면 언제나 말썽인 어린이들의 안전과 편의를 생각한 것이 장점이다. 어린이 전용 놀이탕과 키즈워터랜드는 방학을 맞은 아이들에게 신나는 물놀이를 선사할 최적의 장소다. 각각의 물 높이가 40cm, 60cm로 설계되어 자녀들이 바닷가나 계곡에서처럼 위험에 노출되지 않는 까닭에 부모들도 안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어린이 전용 놀이탕이 미끄럼틀과 각종 놀이 시설, 튜브놀이 등을 즐길 수 있는 대형 ‘아쿠아탕’ 과 연결되어 있어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다. 어린이 놀이탕이 자녀를 위한 최고의 장소라면 부부를 위한 최고의 장소는 단연 실외 아쿠아탕이다. 와인탕, 정종탕, 녹차탕, 한방인삼탕 등의 다양한 이벤트 탕이 마련된 실외 아쿠아탕은 지중해 테라스로 유명한 유수 보행탕도 마련되어 있어 다양한 효과의 입욕을 즐기며 일상의 피로를 말끔히 풀 수 있다. 최대 규모의 허브 전시관에서 즐기는 ‘가족 요리 체험’ 어느새 물놀이도 지겨워진 아이들에게 깜짝 선물을 마련해주고 싶다면 스파그린랜드 별관 허브그린랜드에서 진행되는 ‘가족 요리 체험’ 행사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허브 쿠키, 웰빙 피자, 케이크, 쿠키 액자 만들기 등 각기 다른 네 가지 구성으로 짜여 있는 ‘가족 요리 체험’은 자녀들에게 색다른 추억을 선물한다. 요리 체험장 1층에 있는 허브그린랜드는 국내 최대 규모의 허브 상품전시관으로 허브를 이용한 모든 제품을 만나볼 수 있어 방문객들로부터 각광받는 명소다. 글 / 김성욱 기자 사진 / 스파그린랜드(031-760-5700, www.spagreenland.co.kr)
폐교를 사랑한 교장선생님, 그리고 경기도 가평 마장초등학교
2003. 11. 01 화제
“고생? 하나하나 늘어나는 학생들보면 웃음이 절로 나는걸!” 어떤 이들은 ‘기적’이라고도 한다. 전교생 34명이었던 학교가 전국의 초등학교를 들썩이게 할 만큼 ‘큰 학교’가 됐으니 기적이라는 말이 터무니없지는 않다. 그러나 마장초등학교의 최일성 교장선생님을 만난다면 기적은 저만큼 달아난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노력의 값’에 자연스레 두 손이 모아진다. “언제 오시겠습니까? 저희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촌 학교를 방문해주신다니 영광스러울 뿐이죠. 빨리 오십시오. 허허허” 가평읍에 위치한 마장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의 목소리는 어렸을 적 듣던 구전동화 테이프의 주인공 같다. 또박또박한 발음과 공손한 어투, 그리고 적당히 낮은 톤의 목소리까지. 인터뷰 약속을 위해 전화통화를 하며 교장선생님의 얼굴을 상상했다. 그리고 이틀 후, 직접 만난 교장선생님의 모습은 상상만큼이나 포근했다. 교장선생님의 얼굴 곳곳에 자리잡은 굵고 얇은 주름 속에는 미소가 꼭꼭 숨어 있다. 평생 화를 내는 일이라곤 한 번도 없었을 것 같은 최일성 교장선생님이 바로 마장초등학교를 전국에 알린 장본인이다. 현재 마장초등학교는 폐교 위기를 극복한 학교의 모범사례로 뽑혔다. 덕분에 교장선생님은 11월경 학생수가 적은 경기도 초등학교들을 앞에 두고 ‘소규모 학교 살리기’에 대한 사례 발표를 할 예정이다. 서울을 출발해 청평을 지나 도착한 곳 가평. 서울에서 가깝고 경치가 좋다는 이점 때문에 주말이면 피크닉 인파로 몸살을 앓는 이곳에 폐교 대상 초등학교가 있다는 건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교육청의 발표에 의하면 경기도의 양평과 가평 지역은 폐교 대상 초등학교가 가장 많은 지역 순위 1, 2위를 다툰다고 한다. “사람들이 모두 도시만 좋아해요. 그래서 이곳만 해도 젊은 사람들이 없어. 그러니까 자연히 초등학생 수도 줄어드는 거야. 우리 학교는 5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학교예요. 그런데 이젠 전통 같은 건 필요 없어졌어요. 그저 도시에서 사는 게 좋다고 다 떠났으니 우리처럼 폐교 위기에 몰린 초등학교가 자꾸 늘어나는 거예요.” 마장초등학교는 1914년에 마장학술강습소라는 이름으로 처음 탄생했다. 1945년 마장초등학교라는 정식 명칭을 달았으니 올해로 5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마장초등학교는 한때 전교생이 4백 명이 넘는 전형적인 농촌 학교였다. 그러던 것이 지난 2000년에는 학생수가 34명으로 줄었다. 덕분에 1999년부터 2000년까지는 학급수도 3개뿐. 복식 수업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초등학교 1, 2학년이 한 반, 3, 4학년이 한 반, 5, 6학년이 또 한 반. 그러다보니 선생님도 세 분이면 그만이었다. 최 교장선생님은 지난 1999년 마장초등학교로 부임했다. 그리고 내년 8월이면 정년퇴임으로 교육계를 떠나야 한다. 그렇다면 마장초등학교가 최 교장선생님의 마지막 학교가 되는 셈이다. “내가 교육계에 몸담은 지 내년이면 43년이 돼요. 내 인생에서 학교에서 산 날이 그렇지 않은 날보다 더 많아요. 그런데 내 마지막 학교로 기억될 마장초등학교가 폐교가 된다고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지는 거야. 몇날 며칠을 고민하다가 ‘폐교만큼은 안 된다. 어떻게 해서든 학교를 살려야겠다’는 결론을 냈지. 그리고는 그 다음날부터 ‘어떻게 하면 학교를 살릴 수 있을까’를 고민했어. 나, 4년 동안 이런저런 일 참 많이 했어요. 원어민 선생님 찾아내기부터 웃고 즐기는 가족 운동회를 만드는 일까지. 학교를 살리는 일이라면 뭐든 했지.” 교장선생님은 아이디어맨 원어민 영어 선생님 대신 중국어 수업중 얼마 전, 가을 운동회를 치렀다는 교장선생님은 3년 전부터 마장초등학교의 가을 운동회를 이벤트 업체에 맡겼다. 초등학교 가을 운동회를 이벤트 업체에 맡긴 첫번째 이유는 게임 하나라도 교육차원에서 진행하고 싶었기 때문. 예를 들면 공굴리기를 하면서 지구력과 순발력을 키우고, 줄다리기를 하면서 인내심을 키운다는 등의 것. 두 번째 이유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함께 즐기는 운동회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운동회 가보면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는 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 깔고 앉아 있고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줄맞춰서 뛰고, 편갈라서 뒹굴고 그래요. 그게 참 싫더라구. 그래서 이벤트 업체에다 내 생각을 이야기하고 프로그램을 짜보라고 했지. 그랬더니 썩 잘 만들어왔더라구요. 근데 돈이 비싸. 3백만원을 달라는 거야. 프로그램은 탐이 나는데 돈은 없고... 그래서 내가 쇼부(?)를 봤지.” 결과는 교장선생님의 승리였다. 교장선생님은 3백만원짜리 프로그램을 1백만원에 진행했다. 그리고는 ‘앞으로 마장초등학교의 운동회를 계속 맡긴다는 것과 내가 알고 지내는 다른 학교 선생님들에게 이벤트 업체에 대한 칭찬을 한보따리 해주겠다’는 것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렇게 시작한 이벤트 운동회는 해를 거듭 할수록 업그레이드되어 올해는 남이섬에서 온 동네잔치로 운동회를 치렀다. 소 뼈다귀도 세 번 울리면 맛이 없는 법, 아무리 재밌는 운동회도 매년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게 최 교장선생님의 생각이다. 학교 안에서, 다른 선생님들 사이에서 교장선생님은 아이디어 맨으로 통한다. 그리고 ‘모든 일은 하면 된다’는 신념을 가진 분. 교장선생님의 빅히트 아이디어 작품 중 하나인 ‘원어민 선생님 모셔오기’ 역시 교장선생님의 끈기와 노력으로 완성된 작품이다. 폐교에 놓인 학교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생수를 늘리는 것이 급선무였다. 한동안 마장초등학교 선생님들은 근교의 큰 초등학교를 다니며 불법 등교 초등학생을 찾아내는 일을 하기도 했다. 그것은 현실적으로는 마장초등학교를 다녀야하는 학생이 주소지를 변경해 읍내의 큰 학교를 다니는 것이었다. 전세계에서 사교육비 1위를 차지한 우리나라의 학부모다운 발상이었다. 그러나 이런 학부모를 탓할 수만은 없는 일이었다. 어느 누가 금쪽같은 자식을 복식 수업하는 학교에 보내고 싶을까! 최교장 선생님은 도시로 떠난 학생들을 불러모으기 위해 묘책을 썼다. “방과 후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꽁무니에 불붙은 강아지 모양을 하고는 쌩~ 하고 교실을 빠져나가는 거예요. 그 아이들이 어디를 가나?하고 봤더니 대부분 학원 버스를 타고 학원으로 가더라구. 영어학원, 미술학원, 음악학원, 때로는 수영을 배우는 학생도 있더라구. 그래서 이 학생들이 학원에서 하는 모든 것을 학교에서 할 수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결론을 내린 교장선생님은 춘천 시내의 사설 영어학원을 뒤져 남아공 출신의 원어민 영어 선생님을 찾아냈다. 그리고 월, 수, 금요일 방과 후에 전교생을 대상으로 영어교실을 열었다. 이 수업은 일년 이상 지속됐다. 여름 방학과 겨울 방학이 되면 교장선생님은 직접 운전을 해 원어민 선생님 공수(?) 작전을 수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영어 원어민 선생님은 이 학교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유는 초등학교 아이들을 가르치는 건 체계적인 사범교육을 받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 “원어민이다보니 영어는 잘하는데 일년쯤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니 ‘남을 가르치는 교육을 받지 않은 티’가 나더라구요. 그래서 지금은 진짜로 사범 교육을 받은 원어민 선생님을 찾고 있어요. 아마 11월경에는 새 영어 선생님이 오실 거예요.” “이름은 존이에요. 얼굴은 까맣고 머리카락은 꼭 솜사탕 같아요. 보고 싶은데 이젠 학교에 안 와요. 진짜 집에 갔대요.” 학교 운동장에서 만난 4학년생 보람이는 남아공 출신의 영어 선생님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솜사탕이라는 것은 흑인 특유의 곱슬머리를 아이들의 눈으로 표현한 것. 자기 생각을 가감없이 당당히 밝히는 보람이의 모습이 천진스러워보였다. 첫 부임 때, 입학생 두 명 놓고 입학식 치러 이젠 학생 1백25명, 교사 8명의 큰(?) 학교 영어 원어민 선생님을 떠나보낸 후 전교생은 요즘 중국말 배우기에 한창이다. 중국말 선생님은 조선족으로 중국 현지 교사 출신인 김옥숙씨. 중국어 수업은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들도 참여할 수 있다.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간 후 이번엔 어머니, 아버지들이 모여 중국어를 배우는 것이다. 중국어 수업은 재밌는 손동작과 함께 진행한다. 때문에 ‘오늘 배운 게 뭐였더라?’며 생각이 가물가물할 때는 자연스럽게 손동작을 떠올리면 된다. 원어민과 함께하는 어학 수업 외에도 마장초등학교의 학생들은 누리는 것이 너무도 많다. 우선 1학년 교실에는 화장실과 세면대, 개수대가 마련돼 있다. 혹시 대소변을 참는 것이 익숙지 않은 어린이를 위해 배려한 것들이다. 그리고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교생은 자신의 컴퓨터를 갖고 있다. “어떤 학교에서는 멋지게 컴퓨터실을 만들어 놓고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컴퓨터실에 자물쇠를 채워요. 이제 컴퓨터는 생활도구예요. 철통같이 잠궈놓고는 아이들에게 무슨 재주로 컴퓨터와 친해지라는 건지… 그래서 나는 아예 아이들 한 명당 하나씩 컴퓨터를 줬어요. 수업시간에 모르는 게 나오면 학생이랑 선생님이랑 같이 찾아보고 이야기하고, 얼마나 좋아요.” 이외에도 교장선생님은 도시학교로 뺏긴 아이들을 찾아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방과 후의 학습으로 영어반은 물론 미술반, 음악반, 종이공예반을 만들어 학생들은 방과 후에도 학교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자연히 학원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 수는 줄었고 오히려 도시로 떠난 아이들이 하나, 둘 학교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지난 2000년 34명이었던 학생수는 현재 1백25명. 4배가 증가한 셈이다.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학생들이 자꾸만 줄어들 때는 고민 많이 했지. 내가 재밌는 얘기 하나 해줄까요? 마장초등하교 부임하고 첫해 1학년 입학식을 해야 하는데 입학생이 달랑 두 명이야. 이거 참 고민되더라구. 입학식을 하자니 면구스럽고 안 하자니 도리가 아닌 거 같고.… 결국 입학식을 했지. 두 명의 입학생을 두고 말이야. 근데 그해 졸업식을 해야 하는데 이런, 졸업생이 딱 세 명 인거야. 참, 난감하더라구. 아무리 머릿속으로 그림을 만들어봐도 졸업생 세 명이랑 ‘빛나는 졸업장을...’이런 식을 한다는 게 내키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꾀를 냈지. 졸업생과 부모님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졸업식을 한 거야. 그러니까 졸업생 한 명당 부모님 두 분, 총 아홉 명이 모였어요. 그 전날 책상도 깨끗하게 닦고 책상보도 새로 맞추고 꽃병에 꽃도 꽂고… 그렇게 다 준비를 해서는 모양새를 내니까 그것도 의미있는 졸업식이 되더라구, 허허허. 그러던 것이 이젠 1백25명이나 됐어요. 얼마나 자랑스런 일이야.” “교장선생님과 악수하면 착한 사람된다” 닮고 싶은 선생님이 있는 학교 만들고 싶어요 가끔 교장선생님께 “지난 4년 동안 얼마나 고생 많이 하셨어요?”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최 교장선생님은 “열심히 할 수 있는 일을 하는데 고생이라는 말이 웬말이에요. 난 고생 하나도 안했어요. 지난 시간 동안 그저 노력하고 열심히 아이디어 찾고 실천하고… 했을 뿐 고생한 기억은 없어요.”라고 손사래 치신다. 지금도 마장초등학교에 입학 또는 전학 오는 아이들은 깨끗한 컴퓨터 책상과 새 컴퓨터를 갖게 된다. 그리고 마장초등학교는 수영으로도 유명하다. 이것 또한 교장선생님의 아이디어 중 하나. “학생들을 학교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학교가 유명해져야 하는데 ‘도대체 뭘 해야 학교가 유명해질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읍내에 있는 스포츠센터를 보고는 수영을 해보자고 마음먹었어요. 근데 한달에 수강료가 20만원이래요. 그래서 그것도 쇼부(?)를 쳤지. 아이들을 30명 이상 보낼테니까 한달에 7만원으로 하자고. 그리고는 수강료는 물론 학생들의 빤스(수영복)까지 학교에서 사줘가면서 수영을 가르쳤어요. 그랬더니 대회에 나가서 금상, 대상, 은상을 휩쓰는 거예요. 3학년에 다니는 쌍둥이 자매는 싱크로나이즈드 선수예요. 굵직한 대회에서 대상은 따논 당상이야. 어찌나 잘 하는지…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해요. 아주 명석해. 그 아이들 얘기만 나오면 막 자랑하고 싶어져요. 교장이 주책없지?” 이제 얼마 후에는 마장초등학교 한켠에 인라인스케이트장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피아노 6대를 들여와 방과 후 피아노 학원으로 줄행랑치는 아이들을 오래 잡아둘 생각이라고 한다. 교장선생님은 “사람은 저마다 타고난 능력이 틀린데 그저 공부만 시키는 건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한다. 아이들의 재능을 무시하고 부모의 욕심대로 가르치려고 하는 건 한마디로 ‘극성’이라는 것. 교장선생님과의 긴 인터뷰가 끝날 즈음, 학생들의 수업도 끝이 났다. 교장선생님께 “학생들과 함께 사진 촬영 좀 해도 될까요?”라고 하자 흔쾌히 OK! 아담하고 반듯한 학교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준비하자 아이들은 너나할것없이 몰려들어 교장선생님을 둘러싼다. 그리고는 “입이 찢어지도록 활짝 웃자!”라는 교장선생님의 뒤를 이어 “하하하하~~” 교정이 떠나가라 웃음바다를 이룬다. 그리고 나서 해산. 그런데 교장선생님 곁을 떠나는 아이들이 한 사람씩 달려와 서로 교장선생님과 악수를 하려고 한다. 글쎄, 조금은 의아한 풍경? 그 이유를 물었더니 “아침에 등교할 때마다 나는 우리 학생들과 악수를 해요. 그러면서 ‘교장선생님과 악수하면 착한 사람 된다’고 해요. 그랬더니 아침이나 낮이나 나만 보면 악수를 하자는 거예요. 허허~, 이거 참 좋은 일이잖아요?” 교장선생님의 아이디어는 끝이 없어 보인다. ‘가정처럼 즐거운 학교’라는 교훈을 뒤로하고 교정을 걸으며 교장선생님은 뜻깊은 한마디를 남겼다. “부모가 자식을 잘 키운다는 것은 ‘사람다운 사람을 길렀느냐?’는 거예요. 우린 그런 생각은 안하고 그저 부모의 한(恨)을 풀려고 자식 교육을 시키는 것 같아. 사람은 먼저 사람이 돼야지. 크리스천 사이에서는 ‘큰 교회란 하나님을 닮은 목사님이 계신 곳이다’라는 말이 있어요. 얼마나 멋진 말이야. 그래서 나도 생각했지. 그럼 큰 학교란 도대체 어떤 곳인가? 그 답이 뭔지 알아요? 큰 학교란 바로 ‘닮고 싶은 선생님이 있는 곳’이에요. 참 멋진 말이에요. 근데 그게 참 어려워요. 내년이면 43년 동안의 교직 생활을 마무리하게 되는데 내가 과연 닮고 싶은 선생님의 모습인지… 허허, 나이든 교장이 실없는 소리를 했지요?” 폐교의 위기에 처했던 마장초등학교는 이제 전국적으로 유명한 학교가 됐다. 덕분에 도시로 전학갔던 학생들이 역전학을 오는 흐뭇한 일이 한달에 몇 건씩 일어난다. 그래봐야 학급수 여섯 개에 선생님 여덟 분. 도시에 비하면 마장초등학교는 턱없이 작은 학교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학급수가 60개인 학교의 학생들도 누리지 못하는 많은 것들을 마장초등학교에서는 맘껏 누리고 있다. 이제 얼마 후면 마장초등학교는 ‘소규모 학교 살리기’의 성공사례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미 전국 초등학생의, 학부모의, 선생님의 부러움의 대상 1호가 된 마장초등학교. 이 학교에는 닮고 싶은 교장선생님이 있다. 글 / 경영오 기자  사진 / 장성용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