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총 29 건 검색)
- [시사 2판4판]고성방가(2017. 08. 16 09:44)
- 2017. 08. 16 09:44 정치
- 공관병 선생님이 오늘 사자성어 문제를 내주었는데, 답을 알아? 나북한 뭔데? 유에스 큰소리를 질러서 주변을 시끄럽게 하는 짓을 네 자로 쓰시오. 끝자가 ‘가’ 자로 끝난대. 공관병 정답은 ‘사모인가’야. 유에스 사모가 누구야? 공관병 쉿. 이건 군사기밀인데, 우리 부대에서는 대장보다 대장 사모님이 계급이 더 높아. 유에스 우리 유에스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야. 내가 보기에는 정답이 ‘트형인가’인 거 같애. 나북한 트형은 누구야? 공관병 트 대통령. 유에스 어떻게 알았어. 나북한 정답은 ‘동지인가’야. 유에스 동지라면? 나북한 태평양까지 똥볼을 찰 수 있다고 하는 우리 동지 말이야. 북핵·미사일을 두고 미국과 북한이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예전에도 물론 시끄러웠지만 김정은-트럼프 조합은 끔찍할 정도로 목소리 톤이 높다. 날씨도 더운데, 제발 좀 조용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 시사 2판4판
- [특집]“대통령으로서 철학과 비전이 없다” 고성국 정치평론가가 보는 박근혜 임기 후반기(2015. 08. 24 16:20)
- 2015. 08. 24 16:20 정치
- 대한민국의 대통령 임기는 5년이다. 날로 환산하면 1826일이다. 8월 25일이 박근혜 대통령 임기 절반이다. 8월 26일은 남은 913일 임기의 첫날이다. 남은 임기 후반부, 박근혜 대통령은 어떤 행보를 펼칠 것인가. 역사는 박 대통령을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록할 수 있을까. 고성국 정치평론가는 지난 대선 때 가장 주목을 받은 평론가였다. 꿋꿋하게 그는 박 대통령의 당선을 말했다. “편파적 평론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도 ‘정치평론가 전성시대’라는 커버스토리 기획을 통해 정치평론가라는 직업의 ‘일’을 다룬 바 있다. 사실, ‘친박(親朴)’이라는 레테르는 고 평론가로서는 억울할 만하다. “평론가는 평론으로만 말한다”고 그는 여러 차례 언급했다. 박 대통령 당선 후에도 두 권의 평론서를 냈다. 올해 4월에 나온 (철수와 영희)라는 책과 5월에 나온 (국커뮤니케이션)이라는 책이다. 현재도 그는 방송진행자이자 정치평론가로서 꾸준히 라디오방송이나 케이블방송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시사 현안에 대해 논평을 하고 있다. 책에서 그는 말한다. “가장 수준이 낮은 평론가는 예측을 하지 못하는 평론가다.” 대선과 같은 선거에서 누가 당선이 될 것인가 예측하고 전망을 내놓지 않으면 비겁한 일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박근혜 정권 하반기 전망에 앞서 그는 차기, 2017년 대선은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앞서 에서도 예측을 내놓고 있다. 반기문 대 박원순의 싸움이고, 6대 4 정도로 반기문이 유리하다. 반기문은 여권 후보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8월 18일, 서울 종로 인사동에서 고 평론가를 만났다. 이것부터 물었다. 책에서 차기 대선은 반기문과 박원순의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고, 결과는 6대 4로 반기문이 이길 것으로 보셨습니다. 책 출간은 올해 4월이지만 책의 대담이 이뤄진 시기는 지난해 11월입니다. 그 뒤로도 많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정윤회씨 국정농단 의혹에서부터 올해 4월 성완종 리스트 사건까지…. 그때 내놓은 전망은 여전히 유효한 겁니까. “주장을 바꿀 생각은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봐도 성완종 사건 직후에 반기문 총장이 한국에 잠깐 들어오셨죠? 그때 개성공단 방문하는 것은 불발되었지만, 그 시점에 성완종 리스트에 대해 기자들도 질문을 했고, ‘아는 사람이지만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진 않다’는 답변을 합니다. 그 무렵에 조사가 있었는데, 36% 정도의 지지율이 여전히 나왔습니다. 국민들은 그것을 큰 변수로 안 본다는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반기문에 대한 지지는 개인에 대한 지지도 있지만, 반기문 현상이라고 불릴 만한 것이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경쟁적 정치를 넘어서는 리더십, 국제사회에서도 통하는 리더십, 정말 통일시대를 여는 리더십을 보고 싶다는 국민적 욕구로 봅니다. 안철수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을 당시 안철수 개인에 대한 지지도 있었지만 정치개혁에 대한 열망이 포함된 것처럼 말이죠.” 성완종 리스트 사건 당시, 동시에 나온 이야기가 반기문 총장 동생의 행보나 조카와 관련된 의혹이었는데요. “사실관계를 잘 모르니 논평하는 것이 맞진 않네요. 누구나 다 정치권 밖에 있다가 안으로 들어오면 검증이라는 절차를 겪습니다. 장관은 인사청문회를 하는 것이고, 대통령은 선거할 때부터 선거가 끝난 다음에도 의혹이 계속됩니다. 대응은 스타일에 따라 다를 수 있어요. YS의 경우 누구나 아는 명백한 사실도 ‘씰데없는 소리’, 이러면서 지나가버렸죠. 그런 면에서 반기문에게 제기될 문제가 한두 개이겠습니까. 그것은 지금부터겠죠. 도덕성 검증이라는 것은 피하기 어렵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과연 반기문이라는 사람이 국가 경영능력이 있는지, 건강하고 신뢰할 만한 네트워킹 능력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그것은 무대에 나와봐야 알 수 있습니다.” 야권의 후보는 왜 박원순입니까. “사실 제가 박원순 시장의 가능성을 야권에서 가장 높게 보는 것은 박 시장의 의지나 행보 때문이 아니고, 그가 처해 있는 지형상의 포지션 때문입니다. 야권도 대선에서 이기려면 중간층 공략이 가능한 후보를 내야 합니다. 이것은 최종적으로 누가 후보가 되든 새정치민주연합의 전통적 지지세력이나 친노가 최종으로 결정된 후보를 지지한다는 전제하에서입니다. 기존 지지층에 더해 중간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사람이 더 유리할 것이다, 야권성향 유권자들이 그런 전략적 판단으로 합리적 투표를 한다는 가정 아래에서 나오는 예측입니다. 만약 야권이든 여권이든 그렇게 합리적인 투표를 하지 않는다면 제 예측도 틀릴 수밖에 없겠죠.” 왜 안철수나 문재인은 아닙니까. “안철수가 문재인보다 그런 확장성은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안철수보다 박원순이 더 확장성이 있다고 봅니다. 정당조직과 다르지만 박원순은 평생 이슈 파이팅을 해서 사람들을 모아온 사람이에요. 안철수는 그런 일을 거의 해본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어쨌든 6대 4의 결과를 예측하시네요. “예. 그럴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선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직 완전히 복원되지 않았습니다. 보수층에게 유리하게 기울어져 있고….” 권노갑 전 고문이 반 총장 쪽 관계를 거론한 적이 있는데. “가능성이 없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 장관을 했다고 하는데, 그렇게 따지면 관료들은 노무현, 김대중 정부 때도 다 관료였습니다. 선택할 시점이 오면 반기문 스스로 지향하는 가치를 중심으로 선택할 것으로 봅니다. 현재의 여야구도에서는 여권 쪽이지, 야권 쪽은 아니라고 봅니다.” 박 대통령의 임기가 반환점을 맞았습니다. 남은 913일은 어떻게 될 걸로 보십니까. “세월호 사건이나 메르스 사태를 겪었어요. 대통령으로서 겪을 수 있는 안 좋은 일은 대부분 겪은 것 아닙니까. 그런데도 지지율은 30%대를 버티고 있습니다. 30%대가 뭐가 중요하냐고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아요. 흔히 고정적 보수층이 35%, 진보가 25%, 그리고 나머지 중도를 40%로 봅니다. 박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받은 51.6%의 의미는 ‘적어도 야권 진보 또는 문재인 정권은 안 된다’는 사람이 다 모인 것입니다. 여기에는 친이(親李), 친박(親朴), 반박(反朴)이 다 있습니다. 지금의 35%는 어쨌든 반박, 친이 다 빠져나가고 남아 있는 견고한 지지층입니다.” 앞으로도 그 지지율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봅니까. “이 정도 상황에서 안 깨진다면 앞으로도 깨질 일이 없습니다. 그게 박정희 때부터 내려온 지지층이든 뭐든, 대통령 임기 마칠 때까지 최소한 35%는 남아 있을 것입니다. 20%대로 떨어지면 지지대가 무너진다고 할 수 있어요. 여기서 다시 복구하는 것은 등을 돌린 고정지지층을 설득해야 하기 때문에 오래 걸려요. 35%가 계속된다는 것은 고정지지층이 강고하게 지지한다는 겁니다. 지지층을 다시 설득해 돌려세우는 것은 상대적으로 덜 어렵습니다. 저는 대통령 임기 후반기로 가면서 지지율이 다시 상승해 50%를 회복하는 게 어렵지 않다고 봅니다.” 더 오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보는 거네요. “박 대통령에 대해 제일 많이 비판하는 것이 소통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 비판은요, 그냥 소통하면 올라가는 비판입니다. 과연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소통을 하느냐, 이런 기준으로 가면 어렵겠지만 이벤트 하기는 제일 쉬운 게 소통입니다. 아니 대통령이 여당·야당 지도부를 만나고, 만나서 성과가 없고 지적질만 당하더라도, 그것만으로도 ‘소통하려 하지 않았느냐, 대통령이 불쌍하다’ 이런 여론을 만들어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워낙 진영으로 갈라져 있어서 그런지, 세월호 사건에 대처하는 박 대통령의 모습에서부터 가장 최근 목함지뢰 사건에서까지 컨트롤타워 부재에 대한 비판이 나옵니다. “뭐를 해도 비판하죠.”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진영에서는 자신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신념을 확인하는 수준이라고 보시는 겁니까. “이대로 가면 당장은 기분이 좋을지 모르지만, 이건 결국 진영간 대결을 지속하고 온존시키고 강화하는 것입니다. 바로 반격하지는 않지만, 진보세력의 정략적 공세에 당하고 있다고 보수세력은 지속적으로 느끼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진영대결은 더 공고화됩니다. 그러면 게임은 하나마나가 되죠. 불리한 진보세력 쪽에 중간층 점령을 어렵게 만드는 구도예요. 진영 간 대결구도를 깨야 합니다. 그래서 중간층이 야당을 지지해도, 진보진영을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부담을 덜 느끼게 해야 합니다. 이러려면 대통령에 대한 공격을 완화시켜야 해요. 뭐를 해도 대통령이 하는 것을 공격하면 진영 간 구도는 점점 더 악화될 수밖에 없고, 그게 야당 입장에서는 전략적으로 매우 심각한 미스입니다. 다음 대선은 박 대통령을 상대로 하는 게임이 아닙니다.” 8월 6일 박 대통령의 노동개혁 담화를 두고 청년 일자리를 미끼로 세대갈등을 야기하려고 한다는 비판이 정치권이나 노동계에서 나옵니다. “정략적 주장입니다. 임금피크제가 청년 일자리 창출에 실질적으로 효과가 없다면 그렇다고 주장하면 됩니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임금피크제보다 청년고용할당제가 더 효과적이라면 그렇게 정책대안을 제기하면 됩니다. 정략적 주장은 사실을 조금 과장되게 왜곡하고 갈등을 증폭시켜 문제해결에 도움을 주지 않습니다. 그런 식의 논쟁구도가 증폭되면 모든 문제가 다 음모론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그래서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지도자들이 음모가 아니라 과학으로, 정책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도 통설이 아니라 과학으로 이 문제를 정리해줘야 하고요.” 라는 책에서 정치인 박근혜와 대통령 박근혜는 다르다고 말하셨습니다. “대통령 후보로서 박근혜는 확실히 위력적이었습니다. 왜? 지지층의 높은 충성도를 유도할 힘이 있고, 거기에 중간층을 확장하는 리더십도 같이 갖고 있었습니다. 이 두 가지 능력을 동시에 겸비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대통령 후보에 대한 평가와 대통령이 돼서 국가를 경영할 때는 국가경영 비전 철학과 네트워킹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또 다르게 준비돼야 합니다.” 윤여준 전 장관은 그걸 두고 ‘스테이트크래프트(statecraft)’라는 말을 썼죠. “박 대통령은 이 준비를 제대로 못했습니다. 대통령은 스페셜리스트가 되는 것이 아니라 스페셜리스트를 거느리고 통합할 제너럴리스트가 돼야 합니다. 거기서 핵심은 역사와 철학입니다. 역사공부와 철학공부를 하라고 저는 계속 이야기했습니다. 지금 대통령으로서 국가의 경영, 국가경영 전체를 하나의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철학과 비전이 보이지 않습니다. 박근혜의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는지 국민들은 알 수 없습니다. 창조경제, 문화경제라는 것은 특정영역의 정책목표입니다. 그것만으로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는지 설명하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 예를 들어 문재인이 했다면 충분했느냐, 그건 다른 문제입니다.” 박 대통령은 성공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으로 보십니까. “성공이냐 실패냐는 애초의 기대를 어떻게 설정했느냐에 따라 평가돼야 합니다. 저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를 국민통합으로 봤어요. 그 기준으로 보면 성공한 대통령이라고 보기 어렵죠.” 남은 임기 내에는 할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완전히 국면을 전환할 수 있는 힘은 대통령의 경우 임기 마지막 날까지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기는 쉽지 않겠지만, 지지율을 올리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비대위 혁신 아이콘 3인방의 전망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이준석 클라세스튜디오 대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왼쪽부터)는 새누리당 비대위 시절부터 박근혜 개혁의 아이콘 3인방으로 불렸다. “김광두 원장이나 우리 같은 사람들이 이렇게 약속을 안 지키는 사람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맞지 않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의 반응은 싸늘했다. ‘약속을 안 지키는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이다. 이 교수에게 임기 반환점을 앞둔 8월 20일 박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에 대한 전망을 이야기해 달라고 부탁하자 딱 잘라 답했다. “할 이야기가 없다.” 그렇다면 레임덕은 피할 수 있을까. MB의 경우 집권 3년차에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의혹 등에도 지지율은 49%를 찍었다. 고성국 평론가는 “박근혜의 콘크리트 지지층은 임기 후반까지 깨지지 않고 나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상돈 교수는 잘라 답했다. “레임덕이라는 것이 무엇을 중요하게 놓고 보느냐에 따라 다 다르게 규정할 수 있고, 벌써 온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겠느냐.” 이 교수는 오랜 박근혜 지지자였다.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11년 12월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으로 참여하기 전부터다. 박 대통령이 비상대책위원장이었고, 그를 비롯한 외부 인사 6명이 당내 인사 5명과 함께 참여했다. 비대위는 당명까지 바꿨다. 새누리당이다. 대선을 앞두고 꾸려진 ‘국민행복캠프’에서는 정치발전위원회에 들어갔다. 이 시기, MBC 파업문제 해결을 위해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대선 후에도 오랫동안 박 대통령의 ‘개혁’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았던 그도 결국 등을 돌렸다. “처음부터 어젠다 과잉이었다. 매년 어젠다가 하나씩 더해졌다. 경제민주화, 통일대박, 안전, 종북세력 척결…. 건드릴 건 다 건드렸다. 집권 후반기가 되면 이런 어젠다들을 수습해야 할 것이다. 한두 개라도 성과를 내려고 할텐데…. 솔직히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다. 시간이 생각보다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총선까지가 청와대가 힘을 발휘할 마지막 기회인데, 지금 또 4대 개혁이라는 새로운 포장지를 내세웠는데 가능할까.” 이준석 클라세스튜디오 대표의 말이다. 그는 집권 후반기 박 대통령의 정국 주도권은 사실상 상실될 걸로 봤다. “박 대통령의 지지층을 분석해보면 묘하게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이나 주부층이 많다. 지도층에 비해 경제지표에 민감한 분들인데, 경제사정이 안 좋아지면 직격탄을 맞는 사람들이다. 청년층이야 더 떨어질 지지도 없고…. 그런데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최경환 부총리도 총선 출마가 예정돼 있다. 뭔가 맺고 끝는 경제정책이 과연 나올 수 있을까.” 이 대표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이렇게 인터뷰를 해도 많은 사람들은 나에게 ‘박근혜 키즈’라고 말할 것이고, 앞으로도 그런 딱지를 달고 살아야 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기원한다. 그래서 이런 비판을 하는 것이다.” 대선 시기에 박근혜 후보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 공약의 아이콘이었다. 대통령이 된 후 핵심 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가 실종됐다는 평가를 들었다는 기자의 말에 대해 그는 이상돈 교수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박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서는) 더 이상 관심 있게 보지 않아서 할 이야기가 없다. 나로서는 말할 것도 없고….” 이 접촉한 김종인, 이상돈, 이준석은 비대위 시절부터 정권 초기까지 박근혜 비대위 혁신 아이콘 3인방으로 묶여 언론에서 자주 거론되던 인사들이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박 대통령의 행보와 함께 거론되던 그들의 이름이 언론 지면에서 사라졌다. 그 빈 공백에는 짙은 ‘침묵의 여운’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 특집
- [와인기행]전설, 고성, 그리고 와인… 세계자연유산 바하우 계곡(2013. 05. 14 10:48)
- 2013. 05. 14 10:48 문화/과학
- 다뉴브 강의 절경은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에 빛나는 바하우(Wachau) 계곡이다.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와인산지는 캄프탈 지역이다. 빈보다 넓은 총 4070ha의 광활한 포도원은 캄프강이 발트피어르텔 고원지대를 관통하면서 생긴 캄프 계곡에 펼쳐져 있다. 강은 갈색이지만 결코 오염된 물이 아니다. 상류의 비옥한 땅과 화강암이 깎여 나타나는 현상이다. 7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이 지역의 대표적인 와이너리인 유르취치-존호프(Jurtschitsch-Sonnhof)를 방문하였다. 7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랑겐로이스 지역의 유명한 ‘유르취치 와이너리’의 지하 와인셀라. 14세기부터 18세기까지 수도원이었다. 14세기부터 18세기까지 프란치스코 수도원의 농장이었던 이곳을 1868년에 소유하게 된 유르취치 가문은 150년 동안 70ha의 포도밭에서 전통과 혁신을 통해 세계적인 와인메이커로 성장하였다. 와이너리 오너 아들의 안내로 한때 수도원이 사용하였던 지하 14m의 와인셀라를 구경하였다. 연중 섭씨 11도의 온도와 최적의 습도를 유지할 수 있는 자연조건이 경이로웠다. 셀라도어에서 시음하면서 가장 관심이 있었던 것은 1987년에 소개한 혁신적인 와인레이블 ‘그뤼베(Gru˙˙Ve)’였다. 지하 14m의 와인셀라, 한때는 수도원 와인문화에서 초보자가 직면하게 되는 첫 번째 문제는 복잡한 와인예절보다는 우선 와인 이름을 기억하고 발음하는 것일 것이다. 특히 독일어나 프랑스어로 된 긴 와인 이름이 어렵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보르도 와인 ‘탈보(Talbot)’나 최근에 많이 팔리고 있는 캘리포니아 와인 ‘한(Hahn)’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탈보’는 100년 전쟁 당시 보르도에서 싸웠던 영국군 장군의 이름이며 ‘한’은 독일어로 수탉을 의미할 뿐이지만 둘 다 우리에게 발음하기 쉽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마케팅 포지셔닝을 가장 성공적으로 한 것이 바로 그뤼베 와인이다. 우선 ‘그뤼너 벨트리너(Gru˙˙ner Veltliner)’를 줄인 ‘Gru˙˙Ve’란 간단한 합성어를 만들어 누구에게나 발음하기 쉽게 하였다. 제품의 포지셔닝 전략은 ‘young & light, fresh & dry Gru˙˙Ve’’로 정하였다. 그뤼베의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1987년부터 유명한 오스트리아의 화가 크리스티안 루드비히 아터제로 하여금 매년 화려하고도 역동적인 컨템퍼러리 레이블을 그리게 하였다. 그뤼베의 탄생은 오스트리아 와인산업이 추구해 온 모더니즘 운동의 가장 성공한 모델이 되었고, 현재 그뤼베 와인은 부담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화이트와인으로 자리 잡았다. 현대적으로 꾸며진 젊은 와인메이커 마르쿠스 후버와 와인을 시음한 셀라도어. 유르취치 와이너리와 함께 혁신을 통해 10년이란 짧은 기간에 세계적인 와인메이커로 성장한 마르쿠스 후버(Markus Huber) 와이너리를 보기 위해 다뉴브강 남쪽에 위치한 트라이젠탈 지역을 찾았다. 이 지역은 721ha의 작은 포도재배 지역이지만 4000년 전 청동기 시대부터 포도를 재배해 온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역사를 가지고 있다. 서울에서 필자와 만난 적이 있었던 젊은 와인메이커 마르쿠스 후버가 여전히 미소년의 앳된 표정으로 반겼다. 10여년 전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포도밭에서 나온 와인은 단지 호이리게(와인 선술집)나 주전자로 판매하는 싸구려였다고 한다. 새로운 셀라를 만들고 농축된 와인을 생산하기 위해 포도수확량을 줄이며 테루아의 특성을 살리기 위한 발효과정 및 오크통 숙성 등 뼈를 깎는 혁신이 10년 만에 최고 품질의 와인을 탄생시켰다. 마케팅 전략으로 소비자가 그의 와인을 기억할 수 있도록 스타일리시한 레이블을 만들고, 마신 후 백 레이블을 쉽게 떼어내어 보관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는 미네랄과 산도가 풍부하면서, 상큼하고 드라이한 그뤼네 벨트리너가 한국, 일본의 음식과 궁합이 맞아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고 확신하였다. 다뉴브 강의 절경은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에 빛나는 바하우(Wachau) 계곡이다. 다뉴브 강 북안의 아름다운 강변도시 크렘스에서 멜크까지 36km에 펼쳐진 바하우 계곡은 유람선이나 양쪽 강변도로를 따라 자동차로 구경할 수 있다. 유람선 관광은 크렘스에서 출발하여 뒤른슈타인, 슈피츠, 멜크까지 서쪽 상류로 가거나 반대로 하류로 가는 코스를 택할 수 있다. 그러나 포도밭과 마을을 둘러보려면 강변도로를 따라 자동차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10만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멜크수도원의 화려한 도서관. 바로크건축물의 진수, 멜크수도원 필자는 남쪽 강변도로를 따라 멜크로 향했다. 출발지인 크렘스는 한때 빈에 버금가는 상업과 교통의 중심지였지만 지금은 크렘스탈 지역의 와인과 다뉴브 유람의 중심 마을이다. 자동차 통행이 금지된, 돌로 포장된 중세의 고즈넉한 골목을 걸으며 잠시 시간을 망각할 정도로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멜크까지 가는 동안 만나는 다뉴브 강변의 연녹색을 띤 계단식 포도밭과 바로크풍의 마을이 펼치는 파노라마는 동화 속에 나온 풍경처럼 아름다웠다. 크렘스를 지나면 강 건너 뒤른슈타인이란 마을이 나타난다. 교회당 너머 산꼭대기에 전설적인 영웅담의 주인공, 영국의 사자왕 리처드 1세가 유폐되었던 뒤른슈타인 성이 보였다. 제3차 십자군 원정에 참여했던 리처드 1세가 본국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귀국하는 도중 1192년 오스트리아의 공작 레오폴드 5세에게 붙잡혀 1193년까지 유폐되었던 곳이다. 왕의 행방을 찾던 음유시인 블롱델이 노래를 불러 그를 구했다는 전설이 있지만, 실제로는 막대한 몸값을 주고 풀려났다고 한다. 북쪽 강변의 와인마을 슈피츠를 지나 멜크에 가까워지면 남쪽 강변 절벽 중세의 요새위에 쇤비엘성이 보인다. 양파 모양의 청동 돔과 연한 황토색의 성채가 아름다움을 뽐냈다. 2002년 6월에 경비행기를 타고 이곳 바카우 계곡을 비행했을 때는 푸른 다뉴브 강이었는데, 이때는 한바탕 소나기 때문인지 흙탕물이어서 아쉬웠다. 바하우계곡 여행의 백미는 멜크에 있는 멜크수도원이다.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이 성이 수도원이라는 것은 역사적으로 흥미로운 일이다. 멜크수도원에서 바라본 멜크마을, 비가 와서 오른쪽 다뉴브강의 색이 흙빛이다. 멜크수도원은 로마시대의 요새로 출발하여 11세기 합스부르크 이전의 바벤베르크 왕가의 레오폴드 2세 때부터 베네딕트수도원으로 사용하였으며 자치권도 인정받았다. 멜크수도원이 유명한 이유는 오랜 역사와 함께 18세기에 재건된 바로크건축물의 진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도서관에는 10만권이 넘는 장서와 2000점이 넘는 필사본이 소장되어 있다. 200m나 되는 복도에 진열되어 있는 각종 보물과 아름다운 천장 프레스코화, 예배당 내부 도금으로 장식된 화려한 로코코양식을 보면서 당시의 세속적인 종교권력과 부패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한편으로 필자는 기념품가게에서 판매하고 있는 멜크수도원의 와인들을 보면서 와인의 역사에도 빛과 그림자가 있다면 교회는 분명 빛이라고 생각하였다. 중세 대부분의 수도원은 자체적으로 와인을 생산했으며, 새로운 포도 재배와 양조기술이 수도승들에 의해 끊임없이 발전되었기 때문이다. 아랍이 남유럽의 대부분을 통치할 때도 종교적인 이유로 수도원에 대해서는 와인 생산을 허용했다. 글·사진|송점종 j-j-song@hanmail.net
- 와인기행
- [고성국의 대선이야기]프레임보다 후보 개인기가 낫다(2012. 12. 04 14:07)
- 2012. 12. 04 14:07 정치
- 18대 대선이 양강구도로 재편되면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간 프레임 전쟁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박근혜 후보가 ‘안정 vs 불안’ 프레임을 구축하려 하는 반면 문재인 후보는 ‘과거 vs 미래’ 프레임을 구축하려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박정희 vs 노무현’, ‘여성 vs 남성’, ‘보수 vs 진보’ 프레임을 구축하려는 시도도 있다. 그러나 양측의 의도가 대중적으로 가시화될지는 알 수 없다. 대중은 프레임을 받아들일 때 프레임의 논리적 완결성을 보지 않는다. 그보다는 프레임이 당대의 본질과 핵심을 단번에 꿰뚫고 있는지를 본다. 논리적 완결성은 다소 떨어져도 직관과 통찰이 있다면 대중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 프레임이다. 더 중요한 것은 프레임과 후보가 제대로 맞아 들어가는가이다. 박근혜 후보, 문재인 후보 (위쪽부터). 새 정치는 누구나 얘기할 수 있고 누가 얘기하든 공감할 수 있는 이슈지만, 적어도 2012년 대선에서는 안철수가 얘기할 때만 프레임으로 작동한다. 민주통합당이 박근혜 후보를 낡은 정치프레임에 가두려면 안철수 후보가 필요한 것이다. 별로 다를 바 없는 것처럼 보이는 민주통합당과 문재인 후보가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를 낡은 정치 프레임에 가두려는 것은 정치공세로는 의미 있으나 프레임 정치의 관점에서 보면 현실성 없는 밀어붙이기다. 박근혜 후보 측의 ‘안정 vs 불안’ 프레임도 상대가 국정경험이 전혀 없는 안철수 후보였다면 생각해볼 만한 프레임이지만 상대가 나름대로 국정경험을 갖춘 문재인 후보와 민주통합당이기 때문에 프레임으로 작동되기 쉽지 않다. 웬만큼 그럴 듯한 것이 아니라 ‘바로 그거야’라고 무릎을 탁 칠 만큼 제대로 들어맞는 것이어야 프레임으로 작동하게 되는 것이다. 프레임이 갖는 강력한 힘 때문에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 양 캠프는 대선이 양강구도로 개편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이런저런 프레임을 갖다 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넘치는 의욕과는 달리 이번 대선의 프레임이 쉽사리 어느 것 하나로 결정될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프레임 없는 선거로 전개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프레임을 짜기에는 양측 모두 너무 준비가 안 돼 있고 시간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에게 지금 중요한 것은 프레임이 아니라 개인기다. 20일도 남지 않은 선거판에서 이제 프레임을 짜기 시작하는 것은 무모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자칫하면 프레임 짜다 선거가 끝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후보의 매력과 경쟁력을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에게 보여주는 방향으로 TV토론, 대중과 함께 하는 모습, 후보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스토리, 에피소드, 그리고 감성을 적시는 한 컷의 스틸사진, 무엇이든 좋다. 어차피 선거는 유권자의 마음을 얻는 게임이고 유권자는 논리와 정책이 아니라 감성과 에피소드에 더 쉽게 마음의 문을 열어주니까. 진영논리로 무장된 하드한 프레임보다는 후보의 리더십이 더 빛을 발하는 소프트한 개인기로 승부하는 것 자체가 좀 더 발전된 선거의 모습일 수 있다. 정치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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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국의 대선이야기]약 또는 독 ‘단일화의 이중성’(2012. 11. 20 13:53)
- 2012. 11. 20 13:53 정치
- 야권후보 단일화 협상 중단 선언으로 야권은 일시적이지만 일종의 패닉상태에 빠졌다. 협상 중단을 선언한 무소속 안철수 후보측으로서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측의 ‘언론플레이’가 참을 수 없었을지 모르나 이로 인해 안철수 후보에게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불가측성의 굴레가 덧씌워지는 것은 피하기 어려울 듯하다. 문재인 후보, 안철수 후보 (왼쪽부터). 느닷없이 협상 중단을 선언당한 문재인 후보는 말 그대로 난감한 상황이 됐다. 단일화를 일단락지을 때까지 얼마나 더 인내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고통스러운 인내 끝에 단일화에 성공해도 ‘겉과 속이 다른 문재인’이라는 안철수 후보측의 공세로 인한 낙인은 쉬 지워지지 않을 듯하다. 이번 단일화 중단 파동은 두 후보에게 큰 상처를 줬다. 아름다운 단일화까지는 아니더라도 +α를 만들어내는 단일화를 해내야 하는 야권에 단일화 중단 선언이란 마른 하늘에 날벼락과 같은 충격일 수밖에 없다. 문재인 후보의 첫 반응이 ‘난감하다’고 나온 것도 당연하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만들어온 지금까지의 단일화 국면은 정치공학적으로 보면 나름대로 평가할 만하다. 단일화 이슈에 대한 국민적 관심 고조와 단일화라는 대형 변수 생성으로 국면 주도권을 확보한 것 등이 그렇다. 그러나 작용에는 반작용이 있는 법이다. 단일화 이슈가 대형 변수로 커지면 커질수록, 단일화 이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면 고조될수록 멋진 단일화에 대한 국민적 기대도 커진다. 그에 따라 단일화 실패시 감당해야 하는 부담도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단일화라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문재인·안철수에게 앞으로 달려나가는 것 외에 무슨 다른 길이 있겠는가. 두 후보는 이 점을 좀 더 절박하게 인식해야 하리라. 단일화도 어렵지만 멋진 단일화, 아름다운 단일화는 더욱 어렵다. 제로섬 경쟁이라는 게임의 본질을 뛰어넘어 상생의 단일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일까. 문재인·안철수 후보는 이 상식적이지만 본질적인 질문에 납득할 만한 수준의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그것도 행동을 통해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야권 단일화에 대응할 뾰족한 수단이 없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가능하지도 않은 이른바 ‘단일화 대응책’이나 ‘특단의 대책’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해왔던 민생 현장 행보를 좀 더 힘차게 뚜벅뚜벅 해나가는 뚝심이 필요하다. 안철수·문재인 후보가 공개적으로 약속한 단일화 시점인 11월 25일부터 26일까지 대선정국은 아마도 계속 단일화 정국으로 전개될 것이다. 누가 야권 단일후보가 될 것인가. 야권 단일후보가 과연 어느 정도의 상승세를 만들어낼 것인가. 박근혜 후보를 상대로 TV 맞장토론과 정책공방을 거치면서도 야권 단일후보는 단일화 효과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독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될 수도 있는 단일화의 이중성에 주목하는 것도 또 하나의 대선 관전법이 될 것이다. 고성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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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국의 대선이야기]야권 단일화는 블랙홀이 아니다(2012. 11. 06 17:07)
- 2012. 11. 06 17:07 정치
- 이제는 시작해야 할 때다. 지금 바로 시작해도 빠르다고는 못 할 상황이다. 이미 늦었다. 단일화 얘기다. 지난 9월 19일에 출마선언한 안철수 후보가 자신을 알릴 기회와 함께 정책 및 비전을 준비할 시간을 더 갖고 싶어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만약 그렇다면, 진정으로 자신을 알리고 정책과 비전을 준비하는 것이 단일화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더 이상 단일화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 맞다. 그러나 자신을 알리고 정책과 비전을 준비하는 것이 아무리 중요해도 단일화를 통한 정권교체와 시대교체보다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단일화 논의에 나서는 것이 맞다. 어떤 길을 갈지는 전적으로 안철수의 선택이다. 어느 길이든 한 판의 바둑이다. 도덕적·당위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절대선과 절대악 간의 이분법적 대립구도에 갇혀 있지 않다. 박근혜 후보, 문재인 후보, 안철수 후보 (왼쪽부터). 만약 우리가 이분법적 대립구도 속에 갇혀 있다면 야권 단일화는 위력적인 변수가 아니라 모든 변수를 받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어떻게 하든 상관없이 대선의 승부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멋지게 해낼 수 있느냐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야권이 단일화에 실패한다면 야권이 절대적으로 불리해질 것은 분명하지만, 단일화에 성공한다고 야권 후보가 자동적으로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어떻게 하는가도 중요하지만, 박근혜 후보가 어떻게 하는가도 여전히 중요하다는 뜻이다. 박근혜 후보 vs 야권 단일후보 간 대결에서 혼전 박빙의 조사 결과가 계속 나오는 것도 이런 사정을 반영한다. 단일화는 야권 승리의 필수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단일화는 박근혜 후보에게 심각한 위험요소이고 감당하기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넘어설 수 없는 벽은 아니다. 야권후보 단일화가 성사된다면 선거는 그때부터 시작일 것이고, 승부는 양쪽에게 모두 열려 있게 될 것이다. 단일화에 성공한 야권은 상승세를 탈 것이다. 야권은 이 상승세의 흐름을 타고 공세적 선거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이 전략은 단일화에서 패배한 후보 측이 ‘반 박근혜 전선’에 계속 복무하게 만드는 데 효과적이다. 패배한 후보를 지지했던 야권 지지자들이 이탈하지 못하도록 묶어내는 데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려면 이렇게 야권 단일화의 기세를 타고 선거 막판에 공세적으로 국면을 주도할 야권 단일후보를 꺾을 대응전략을 갖추어야 한다. 박근혜 후보가 최근 ‘51% vs 49%’ 전략. 즉 혼전 박빙 선거전에서 ‘근소하지만 확실하게 이기는 전략’을 구사하기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는 것은 이런 어려움을 뚫고 가기 위한 고심 어린 선택이라 할 수 있다. 큰 이슈로 뭉텅이 표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숨어 있는 한 표 한 표를 모아 51%를 만들겠다는 전략은 언뜻 보면 재미없고 밋밋해 보이나 막상 실전에서 가동되면 위력적이다. 이런 후보와 맞붙는 후보는 빈틈을 보이지 않는 상대 때문에 숨이 막힐 정도로 압박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이 전략의 핵심은 후보다. 정책과 감성과 정서적 접근을 통해 숨어 있는 한 표 한 표를 모아낼 수 있는 사람은 후보뿐이다. 철저하게 박근혜 후보의 개인기에 의존하는 전략인 것이다. 단일화 이벤트와 흐름을 타고 총공세에 나설 야권 후보와 개인기의 박근혜 후보가 벌일 대선 종반전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고성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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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국의 대선이야기]‘단일화’ 변수는 변수일 뿐이다(2012. 10. 23 14:02)
- 2012. 10. 23 14:02 정치
-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는 뭐니 뭐니 해도 야권후보 단일화가 될 것 같다. 언제 하는지, 어떤 기준과 방법으로 하는지, 그래서 최종적으로 누가 단일후보가 될 것인지가 다 변수고 관심사다. 여기에 진보 후보들과의 단일화, 박찬종·강지원 후보들의 포함 여부 등도 변수라면 변수다. 박빙 혼전의 선거에서 이들 ‘군소후보’가 갖고 있는 1∼2%의 표를 무시할 수 있는 후보는 아무도 없다. 단일화의 목표는 두 말 할 것 없이 대선 승리다. 대선에서 져도 좋다면 굳이 생각이 달라 따로 출전한 후보들이 하나로 모여야 할 이유가 없다. 이기기 위해서 하는 것이 단일화다. 단일화는 무엇보다도 이기는 단일화여야 한다. 이기는 단일화란 1+1이 최소한 2는 되는 단일화다. 1+1이 1.5나 1.7 정도밖에 안 되면 하고도 지는 단일화가 될 수도 있다. 1+1이 2 이상이 될지 1+1이 2 이하가 될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단일화의 주체인 후보나 정치세력들이 아니라 그걸 지켜본 국민이다. 단일화에 참여한 후보나 진영의 지지자들이 단일화 결과에 승복해 모두 투표장에 나가고, 어느 쪽에도 마음을 주고 있지 않던 부동층이 단일화를 보고 마음을 움직일 때 1+1이 2 이상 되는 단일화가 되는 것이다. 안철수 후보(왼쪽)·문재인 후보 단일화가 ‘이기는 단일화’가 되려면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첫째, 단일화 과정이 멋있고 아름다워야 한다. 지루한 룰미팅과 기선잡기 공방이 단일화의 모습으로 비춰지면 떨어져나갈 표는 있어도 새로 모일 표는 없을 것이다. 둘째, 유권자들의 동의와 참여가 이루어지는 단일화 과정이어야 한다. 강력한 정치연합일수록 대중의 동의와 자발적 참여가 중요하다. 전선에 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정치연합의 대의에 공감하고 행동에 나설 동기를 부여받을 때 정치연합의 힘은 배가되는 법이다. 말하자면 밑으로부터의 정치연합이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내용적으로 관철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상층 교섭적 성격이 강한 단일화 협상은 자칫하면 대중의 소외를 불러올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는 뜻이다. 셋째, 단일화가 승리의 확신을 주어야 한다. 그래야 밴드왜건 효과가 발생해 +α가 만들어진다. 단일화해도 (여권 후보를) 이길 것 같지 않다면 빠지는 표는 있어도 +α는 없지 않겠는가. 단일화가 최대 변수임은 분명하나 변수는 변수일 뿐이다. 단일화를 한다고 야권 단일후보가 무조건 이긴다는 보장도 없고, 반대로 단일화가 안 된다 해서 박근혜 후보가 무조건 이긴다는 보장도 없다. 3자 대결에서도 박근혜 후보가 패할 수 있고, 야권 단일후보와의 1대 1 대결에서도 박근혜 후보가 이길 수 있다. 야권 후보들에게나 박근혜 후보에게 중요한 건 국민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진정성 있는 행보다. 단일화가 가장 중요한 변수임에는 분명하나 거기에 정신을 빼앗겨 정작 후보의 진정성 있는 행보를 소홀히 한다면 이야말로 본말이 전도되는 선거운동이다. 후보는 모름지기 지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이 한 표가 승부를 결정짓는다는 심정으로 유권자들을 만나야 한다. 진정성 있는 후보의 행보 하나하나가 쌓여 메시지가 되고 국민의 마음에 울림을 줄 때 단일화 변수의 효과는 극대화될 수 있다. 또한, 오로지 국민만을 보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담대한 행보만이 단일화 충격효과를 흡수해낼 수 있을 것이다. 단일화 변수를 딱 그만큼의 변수로 보는 평상심과 냉정함이 여야 후보 모두에게 필요한 국면이다. 고성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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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국의 대선이야기]대선 중반전, 이젠 ‘민생 게임’이다(2012. 10. 09 14:35)
- 2012. 10. 09 14:35 정치
-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반등’에 성공한 것 같다. 과거사에 발목이 묶인 지 무려 한 달여 만이다. 대선후보로 먼저 확정된 후 광폭행보를 하다 발목이 잡힌 채 민주통합당 문재인 의원의 후보 확정과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출마선언을 지켜봐야만 했으니 박근혜 후보도 속이 많이 탔을 것이다. 발목이 묶인 것이 역사문제 때문이었으니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기도 어려웠다. 이 문제만큼은 박근혜 후보 스스로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풀었어야 했다. “어려운 일이었을 텐데, 잘한 것 같다”는 안철수·문재인 후보의 평가를 끌어냈으므로 박근혜 후보의 과거사 사과는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해도 좋을 듯하다. 지지율이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왼쪽부터)박근혜 후보, 문재인 후보, 안철수 후보. 연휴 직전 터져나온 ‘다운 계약서’ 파문으로 안철수 후보는 어려운 추석 연휴를 보냈다. 가파른 상승세가 꺾이고 하락세로 돌아선 건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급격한 하락세를 막아낸 것은 ‘안철수의 힘’이다. 호남에서의 높은 지지율과 부산 젊은층에서 부는 ‘안철수 바람’이야말로 야권 지지층이 안철수 후보를 전략적으로 보게 만드는 요소들이다. 안철수 후보가 박근혜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우위를 보이는 한 이 같은 전략적 지지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안철수 후보가 추석 연휴 직후 2박 3일의 호남 투어를 강행한 것도 호남 유권자들의 전략적 지지를 결집시키기 위한 것이다. 호남은 과연 언제까지 안철수 후보를 지지할 것인가. 문재인 후보가 가장 경계할 것은 또다시 ‘존재감의 위기’에 빠지는 것이다. 민주통합당 후보들이 경선 내내 고생했던 ‘존재감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문재인 후보가 들인 공을 생각해보라. 모든 걸 걸다시피 해서 13연승의 대기록으로 제1야당의 대선후보에 등극함으로써 문재인 후보는 비로소 ‘존재감의 위기’에서 벗어나 대선 3파전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런 문재인 후보에게 대선구도가 또다시 ‘박근혜 대 안철수’ 구도로 재편되는 것은 생각하기조차 싫은 최악의 구도다. 1차 관건이 호남 유권자들의 전략적 선택에 있다고 파악한 문재인 후보가 호남과 DJ세력을 아우르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그것이 과거 민주당으로의 회귀까지를 허용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민주통합당은 후단협을 결성해 노무현 후보를 흔들어대던 10년 전의 민주당을 넘어선 곳에서 새로 시작한 정당이고, 108번뇌라는 조롱을 받았던 열린우리당을 넘어선 곳에서 시작한 정당이다. 문재인 후보는 바로 그 민주통합당의 후보다. 문재인 후보의 행보가 민주통합당 창당의 역사성과 정당성을 확대 강화하는 연장선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다. 추석 민심은 몇 번을 들어도 민생으로 수렴된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너무 힘들게 하루 하루를 버텨가고 있다. 이들이 대선후보들에게 바라는 건 단 하나 민생 안정이다. 대통령감이 없다는 얘기도 많지만, 셋 다 괜찮다는 얘기도 많다. 누가 된들 이명박 대통령보다 못하겠느냐는 자학 섞인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추석 연휴를 지나면서 대선판도 본격적으로 중반전으로 접어들고 있다. 게임은 이제부터다. 셋 다 괜찮은 후보라는 여론에 동의한다면 더욱 그렇다. 민심을 얻으려면 무엇보다 먼저 민생 안정을 요구하는 추석 민심에서 시작해야 되리라. 세 후보의 분발을 촉구한다. 고성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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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국의 대선이야기]안철수 ‘민주당 배려와 견제 사이’(2012. 09. 18 17:27)
- 2012. 09. 18 17:27 정치
- 2012년 대선 카운트 다운이 시작됐다. 캠프마다 날짜를 세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야권의 후보 구도는 오리무중이다. 이런 답답한 선거가 있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행보에는 민주통합당에 대한 배려와 견제가 절묘하게 배치되어 있다.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결정된 후 출마와 관련된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는 안철수 원장 측의 설명만 해도 그렇다. 여기에는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를 결정하는 전당대회에 재 뿌리지는 않겠다는 ‘배려’가 있다. 그러나 동시에 컨벤션 효과로 민주통합당 후보의 지지세가 수직상승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견제’의 의미도 읽힌다. 이 예고 발표가 된 날 야권 후보 적합도에서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원장을 역전한 조사가 발표됐다는 것도 그냥 넘기기 어렵다. 의도가 있다면 대단한 섬세함이고, 의도가 없다면 참으로 기막힌 우연의 일치다. 민주통합당은 128명의 국회의원을 보유한 제1야당이다. 정권 탈환의 염원으로 지난 5년간 간난의 세월을 견뎌온 수권정당이다. 민주통합당이 안철수 원장에게 야권 단일후보 자리를 선선히 내주리라 기대하는 것은 처음부터 말이 안 되는 얘기다. 민주통합당은 마지막 순간까지 안철수 원장과의 단일화 경쟁에서 이기고 박근혜 후보와의 본선에서도 이겨 정권 탈환하는 길을 모색할 것이다. (왼쪽부터)박근혜 후보, 문재인 후보, 안철수 원장. 최대한 기성정치권과 거리를 두는 것을 선거전략으로 구사할 안철수 원장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안철수 원장을 포섭해 민주통합당 중심으로 야권 진영을 재편해야 할 민주통합당의 전략이 맞부딪히는 곳에서 들려올 파열음의 수준에 따라 대선판은 또 다시 출렁거릴 것이다. 안철수 원장 측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민주통합당은 전반적으로 상승세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말 많은 전당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정권 탈환의 염원에 불타는 야권 지지자들의 응집이 민주통합당 후보들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컨벤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박근혜-안철수’ 간 네거티브 공방으로 인한 반사이익까지 보태져 민주통합당의 상승세를 더욱 힘있게 만들고 있다는 점도 지적해두고 싶다. 네거티브는 하는 쪽이나 막는 쪽이나 다 얼마간의 부담을 짊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선거 때마다 네거티브가 등장하는 것은 1대 1 구도가 제로섬적 성격을 갖기 때문이다. 동반 추락해도 상대를 나보다 더 추락시키면 된다는 계산법인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원장이 네거티브로 동반추락할 경우 거기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민주통합당이 반사이익을 수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원장이 주춤하는 사이 문재인 후보가 치고 나가면서 야권 후보 적합도에서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원장을 추월하는 조사가 나온 것도 이런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다. 박근혜 후보는 구도의 불안정성보다는 스스로의 행보에 좀 더 천착해야 한다. 역사해석 논란도 그렇고, 위기관리 시스템의 가동도 그렇다. ‘박근혜의 최대 적은 박근혜’라는 속설을 흘려넘겨서는 안 된다. 지금의 상황을 보면 더욱 그렇다. 후보 확정 후 광폭행보로 끌어올린 지지세가 역사논란과 위기관리 시스템의 엉성한 가동으로 빠지고 있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대선판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전에 정비할 건 정비하고 가야 한다는 뜻이다. 또 한 번 박근혜 후보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성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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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국의 대선이야기]민주당, 정파적 이해 내려 놓아야 산다(2012. 09. 04 17:09)
- 2012. 09. 04 17:09 정치
-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어떻게든 1차 경선에서 끝내려 하고, 손학규·김두관 후보는 어떻게든 결선투표로 가려고 한다. 4명의 후보가 벌이는 경선이므로 1위 후보가 1차에서 과반을 하는 것은 아주 특별한 상황이다. 문재인 후보의 전략은 이런 ‘아주 특별한 상황’을 만들어내려는 것이다. 무리수가 따르지 않을 수 없다. 제주 경선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3만6000여명의 선거인단 등록으로 과열되고 결국 모바일 선거 과정에서 ‘사고’가 터진 것은 문재인 후보 측이 무리하게 밀어붙인 데 원인의 일단이 있다. 손학규·김두관 후보는 2위를 다투고 있다. 의미있는 2등이 되려면 2등을 하되 3, 4등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사전 약속이건 1차 투표 후의 정치협상이건 3, 4등 입장에서 협상의 상대는 1등보다는 2등이 좀 더 편하다. 자신들을 더 강하게 필요로 할 수밖에 없으므로 협상 교섭력도 커진다. (왼쪽부터)문재인 후보, 손학규 후보, 김두관 후보. 결선투표제 하에서 2등 이하는 협력적 경쟁관계일 수밖에 없다. 1등과 달리 2등은 3등 이하의 지지가 없으면 역전을 꿈꿔볼 수도 없기 때문이다. 손학규·김두관 후보 사이에서 정치연합과 후보단일화 얘기가 나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문제는 ‘일면 경쟁, 일면 연대 논의’라는 듀얼 플레이를 얼마나 멋지게 해낼 것인가다. 2등과 3등이 우여곡절 끝에 정치연합을 결성했다 치자. 이때부터 4등의 주가가 치솟기 시작한다. 급하게 된 1등과 막판 추격세에 불을 붙이고 싶은 2등 사이에서 4등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말 그대로 캐스팅보트를 제대로 행사하게 될 터이니 말이다. 1등과 2등만 아니라 3등과 4등 후보까지 관심을 갖고 지켜 보야야 하는 이유다. 사실 민주통합당 경선은 제1야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경선으로 제대로 대접받고 있지 못하다. 4명의 후보들이 아무리 치열하게 토론하고 경쟁해도 안철수 교수의 한마디면 1면에서 자리를 뺏긴다. 지지율이 정치적 비중으로 간주되는 현실정치의 냉혹한 역학 때문이다. 과연 이 상태로 안철수 교수를 야권단일화 프레임에 묶어둘 수 있을까. 안철수 교수를 단일화 프레임에 묶어두더라도 이길 수는 있는 것일까? 경선 초반전에 확인되고 있는 ‘문재인 대세론’이 경선 자체의 역동성과 재미를 현저하게 떨어뜨리고 있는 상황에서 연이어 터지고 있는 편파경선 시비와 공천비리 의혹을 뚫고 민주당이 경선흥행도 성공시키고 안철수 교수와의 단일화도 이끌어낸 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싸워서도 이길 수 있을까?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 같은 고통스러운 대선의 길이지만 출발점은 매번 똑같다. 정파적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나는 져도 민주통합당은 이겨야 한다’, ‘나는 져도 정권교체는 해야 한다’는 투철한 문제의식만이 이 갑갑하고 답답한 민주통합당의 상황을 정면으로 돌파할 수 있는 열쇠다. 누가 먼저 정파 이해를 내려놓을 것인가. 민주통합당 전당대회를 보는 진정한 관전포인트는 바로 이것이다. 고성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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