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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총 7 건 검색)

인기 없는 트럼프, 공화당 텃밭이 위태(2017. 04. 25 14:44)
2017. 04. 25 14:44 국제
트럼프의 대선 공약 1호였던 트럼프케어가 흔들리면서 조지아의 친공화당 유권자들도 불만이 쌓였다. 몇몇 공화당 후보들은 현직 대통령 이름을 앞세우는 것을 불안해했고, 선거 기간 내내 수세적인 위치에 몰렸던 공화당은 결국 1차투표에서 참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월 29일(현지시간)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그의 지지율은 여전히 낮다. 4월 19일 갤럽이 발표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43%에 그쳤다. 지난 3월 말 35%라는 최악의 지지율을 기록한 이후 그나마 반등한 수치다. 미국 의회 전문지 은 20일 “트럼프가 역대 최저 수준의 지지율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이전까지 취임 첫 4개월 최저 지지율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55%였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각각 지지율 63%, 62%를 기록했다. 트럼프보다 20%포인트가량 높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57%의 지지율을 얻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월 13일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케어 관련 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 연합뉴스 38년 전통 강세지역 선거에서 패배 민심 이반은 최근 잇따른 선거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11일 열린 캔자스주 4구역 하원 보궐선거에서 공화당 후보 론 에스티스는 민주당 제임스 톰슨에게 53% 대 46%로 간신히 이겼다. 지난해 선거때 공화당 소속의 마이크 폼페오 당시 현직의원이 출마해 30%포인트 차이로 압승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캔자스주 4구역 선거 다음날인 12일 트럼프는 트위터에 “론 에스티스가 캔자스에서 위대한 승리를 거뒀다”고 썼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공화당의 ‘위대한 승리’로 부르는 이는 아마도 트럼프가 유일할 것이다. 선거 결과는 체면만 잔뜩 구긴 ‘상처뿐인 영광’에 오히려 가까웠다. 지난 18일 열린 조지아주 6구역 하원 보궐선거 결과는 더 충격적이었다. 30세 젊은 정치인 존 오소프가 민주당 후보로 나서 48.3% 득표로 1위를 차지했다. 득표율 19.7%로 2위를 차지한 공화당 캐런 핸들보다 2배 넘게 표를 얻었다. 오소프가 근소한 차이로 과반 득표에 실패해 6월 결선에서 최종 승자가 가려지게 됐지만 정치경력이 짧고 그리 유명하지도 않은 신예 정치인이 1차투표에서 이겼다는 것 자체가 이변이다. 조지아주는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이다. 2010년 이후 민주당은 조지아주에서 한 번도 하원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다. 선거가 치러진 6구역은 특히 공화당세가 강하다. 거물 정치인 뉴트 깅리치가 1979년부터 1999년까지 20년간 이곳을 지역구로 하원의원 생활을 했다. 공화당은 깅리치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무려 38년간 조지아 6구역 하원의원 자리를 독식했다. 18명이 출마한 이번 선거에도 민주당 후보는 오소프를 포함해 5명에 불과했다. 무소속 후보 2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11명의 후보가 공화당이었다. 이 11명이 오소프 하나를 당해내지 못한 셈이다. 이번 선거에서 오소프는 ‘트럼프를 화나게 하라(Make Trump Furious)’를 선거구호로 내걸었다. 트럼프 시대에 지친 유권자들이 열광했다. 조지아주를 넘어 전국 각지에서 소액 기부가 이어졌다. 오소프가 지난 1월 출마선언한 이후 석 달 동안 전국에서 모은 후원금만 830만 달러. 공화당 후보 중 후원금을 가장 많이 모은 댄 무디보다 4배나 많았다. 트럼프에 대한 불만과 분노로 막 정치에 눈뜬 젊은이들이 오소프 선거캠프에 자원봉사자로 참가했다. 파란색 티셔츠를 맞춰 입고 완고한 지역 유권자들을 가가호호 방문했고, 오소프 지지를 호소하는 엽서를 돌렸다. 워싱턴포스트는 “조지아주 6구역처럼 특정 정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 흔들리고 있다면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다. 존 오소프 민주당 후보가 지난 18일 미국 조지아주 6구역 보궐선거 투표가 끝난 뒤 열린 자축연 자리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 / 연합뉴스 공약 ‘트럼프 케어’ 공화당 일부도 반대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기간 내내 대통령에 취임하면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를 ‘트럼프케어(미국건강보험법)’로 대체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그의 약속은 좌초했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강경파 ‘프리덤 코커스’도 법안에 반대했다. 프리덤 코커스는 오바마케어의 완전 폐기를 요구했다. 트럼프케어는 오바마케어의 수정안에 불과하다며 거부했다. 결국 트럼프는 지난달 24일 트럼프케어 하원 표결을 30분 앞두고 이를 철회했다.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는 보고가 앞서 있었다. 트럼프의 대선 공약 1호였던 트럼프케어가 흔들리면서 조지아의 친공화당 유권자들도 불만이 쌓였다. 트럼프와 공화당 사이 소통이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인지 의심하는 목소리가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보궐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후보들도 지역 여론을 눈치보지 않을 수 없었다. 는 “몇몇 공화당 후보들은 현직 대통령 이름을 앞세우는 것을 불안해했다”고 전했다. 선거 기간 내내 수세적인 위치에 몰렸던 공화당은 결국 1차투표에서 참패했다. 캔자스주 4구역 선거와 조지아주 6구역 선거는 일찌감치 ‘여론 풍향계’로 미 전역의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와 공화당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조지아주 6구역 투표 당일 아침 트럼프는 트위터에 “오소프는 미국 의회의 재앙거리가 될 것”이라며 “그는 범죄와 불법이민에 허약하다. 일자리를 만들 능력도 없고, 세금이나 더 거두려 할 것”이라고 적었다. 공화당도 젊은 오소프의 ‘경험부족’을 물고 늘어졌고, 그가 지역 출신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세력에 우호적이라며 근거없는 비난을 하기도 했다. 그러고도 졌으니 더 곤혹스럽다. 사라 샌더스 백악관 부대변인은 “조지아주 보궐선거가 취임 100일을 맞는 트럼프에 대한 국민들의 ‘신임투표’가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신임투표’라는 단어는 쓰지 않겠다”고 답했다. 미 의회에서 트럼프케어 통과 저지를 주도한 짐 조던 공화당 하원의원이 3월 23일 회의를 마친 뒤 웃으며 밖으로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벌써부터 내년 11월 중간선거에 악영향 우려 오소프는 1차투표 승리를 확인한 후 “우리는 역경을 이겨내고 예상을 깼으며 이제 6월에 싸워 이길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오소프의 한 선거 보좌관은 “선거가 마지막에 어떻게 끝나든 더 큰 무언가의 시작이 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공화당이 우려하는 것도 이 부분이다. 캔자스주와 조지아주에서 나타난 민심 이반이 바람을 타고 더 거세지는 것이 아닌지 불안해한다. 내년 11월에는 상·하원 중간선거까지 열린다. 이제까지는 선거 구도상 민주당이 불리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트럼프에 대한 불신이 계속된다면 내년 중간선거 역시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상·하 양원에서 소수당에 머물고 있는 민주당은 내년 중간선거를 역전의 기회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공화당의 분열상도 고민거리다. 당내 강경파 의원들이 트럼프의 1호 공약에 반기를 들었다. 선거에 나선 여당 후보들이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나섰다. 트럼프와 공화당이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통치는 어려워지고 혼란은 가중된다. 트럼프 지지율은 더 떨어지고 차기 선거에서 공화당 투표율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는 “보궐선거 결과 하나를 가지고 19개월이나 남은 중간선거를 이야기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면서도 “그러나 많은 정치인들이 보궐선거에 의미를 부여하려고 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2016년 미국 대선 출마자 시리즈](10) 조지 퍼타키-공화당 3선 뉴욕 주지사 ‘한물간 인물’(2015. 06. 22 17:26)
2015. 06. 22 17:26 국제
조지 퍼타키는 공화당 경선 후보 가운데 가장 리버럴한 인물로 꼽힌다. 경선 후보 중 유일하게 임신중절 합법화에 찬성한다. 주지사 시절에는 동성애자 권리 법안에 찬성했다. 지난 5월 28일(현지시간) 공화당 후보로는 8번째로 2016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조지 퍼타키 전 뉴욕 주지사(70)는 우리에게 친숙하지 않은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미 정가에서 한때 주목받던 정치인이었다. 퍼타키는 1995년부터 2006년까지 세 번 연속으로 뉴욕 주지사를 지냈다. 역사적으로는 1923년 이래 공화당원으로서 세 번 연속 뉴욕 주지사를 역임한 세 번째 인물로 남아 있다. 1944년과 1948년 연속으로 대선 후보가 된 존 듀이와 제럴드 포드 대통령 시절 부통령을 지낸 넬슨 록펠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헝가리 이민자 가정 출신인 퍼타키는 뉴욕주 고향에서 시장을 시작으로 정치 경력을 쌓은 뒤 뉴욕주 하원의원과 상원의원에 진출했다. 1994년 중간선거에서 3선의 마리오 쿠오모 당시 민주당 주지사에 도전해 승리했다. 퍼타키의 당선은 그의 역량보다 당시 불어닥친 ‘공화당 혁명’ 바람이 큰 영향을 미쳤다. ‘공화당 혁명’은 당시 뉴트 깅리치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가 중간선거에서 ‘미국과의 계약(Contract with America)’이라는 공약을 내걸고 승리해 1950년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행정부 이후 공화당이 40년 만에 하원의 다수당이 된 선거혁명을 말한다. 깅리치의 역할이 커 ‘깅리치 혁명’으로도 불린다. 퍼타키는 선거 2주 전까지만 해도 여론조사에서 쿠오모에게 약 10%포인트 뒤졌으나 공화당 혁명 바람 덕에 역전에 성공했다. 두 번째 주지사 재임 중에 9·11 테러가 터졌지만 무난히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쯤 되면 지역 정치인을 뛰어넘어 전국적인 정치인으로 발돋움할 기회를 노릴 만하지 않았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러지 못했다. 2000년 대선 때 W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의 러닝메이트 중 한 명으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막판에 딕 체니 전 국방장관에게 밀렸다. 그 후로도 대선 때마다 출마설이 나돌았으나 매번 멈췄다. 조지 퍼타키 전 뉴욕 주지사가 지난 5월 28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엑스터에서 2016년 대선의 공화당 후보 경선에 나설 것임을 밝히고 있다. | AP연합뉴스 퍼타키는 부시 전 대통령과 예일대 동문이다. 1964년 함께 입학했지만 3년 만에 조기 졸업했다.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마친 뒤 고향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다 정치인의 길로 접어들었다. 스페인어, 헝가리어, 프랑스어, 독일어도 구사한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공화당 경선 후보 가운데 가장 리버럴한 인물로 꼽힌다. 경선 후보 중 유일하게 임신중절 합법화에 찬성한다. 주지사 시절에는 동성애자 권리 법안에 찬성했으며, 입법화는 하지 않았지만 동성 결혼도 반대하지 않았다. 이민자 가정 출신답게 이민개혁에 관해서는 ‘국경 안전’은 중시하지만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는 출마 동영상에서 의회의원의 로비스트 반대와 건강보험개혁(오바마케어) 폐기 등을 공약으로 밝혔다. 공화당의 만년 대선 경선 후보 물망에만 오르다 출사표를 던졌지만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비록 공화당 안에서는 잘 알려지고 다른 후보에 비해 덜 보수적이지만 ‘한물간 인물’로 인식되고 있고, 특히 티파티 추종자나 복음주의자들에게는 생소한 인물로 여겨진다는 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론조사에서는 꼴찌를 달리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1~14일 몬머스대학이 공화당 당원과 지지 성향이 있는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유일하게 0%를 기록했다. 뉴욕 주지사를 세 번 지낸 점은 퍼타키의 주요 자산임에 틀림없지만 강점은 아니다. 뉴욕주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텃밭이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퍼타키가 9·11 테러 때 주지사로서 리더십을 잘 발휘했다고 자랑하지만 루디 줄리아니 뉴욕시장도 그랬으며, 민주당 일색인 미 동북부 주에서 주지사로서 성공했다고 하지만 (2012년 대선후보인) 밋 롬니 매사추세츠 주지사도 그랬다”고 지적했다.
2016년 미국 대선 출마자 시리즈
[2016년 미국 대선 출마자 시리즈](7) 칼리 피오리나-공화당 유일한 여성후보, ‘힐러리 저격수’가 한계(2015. 06. 02 11:25)
2015. 06. 02 11:25 국제
HP 최고경영자 출신의 피오리나는 공화당이 대선 후보의 중요한 자질로 여기는 공직 경험이 전혀 없다. 다른 후보에게 없는 민간 부문 경험은 장점이지만 폭발력이 거의 없다. ‘작은 부동산 회사의 비서 출신에서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까지 오른 성공한 여성 기업인’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대한 저격수’ 지난 5월 4일(현지시간) 2016년 미국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공화당의 유일한 여성 후보 칼리 피오리나 전 HP CEO(61)에 대한 평가다. 전자는 성공한 여성 기업가로서의 면모이며, 후자는 이번 대선에서의 그의 역할이지만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1999년 7월부터 2005년 2월 해임될 때까지 HP의 CEO를 지낸 피오리나는 ‘미국 20대 기업의 첫 여성 CEO’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1998년 사실상 무명이던 44세의 피오리나를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기업인’ 순위 맨 앞에 올렸다. 10개월 뒤에는 HP의 CEO가 됐다. 처음 CEO가 됐을 때 매출액과 순익이 각각 420억 달러와 31억 달러였지만 해고되던 해 매출액(870억 달러) 대비 순익(24억 달러)은 급감했다. 이 때문에 그가 성공한 여성 기업가인가를 두고 평가는 엇갈린다. 특히 CEO에서 해고된 것은 ‘실패한 리더’라는 사실을 함축하고 있다. 공화당 내 유일한 여성 후보라는 점은 그가 유력 후보인 민주당의 힐러러 클린턴에 대한 저격수 역할을 할 것이라는 ‘틈새전략’일 뿐, 그 자체에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 피오리나의 한계는 HP 해고 뒤 보여준 일련의 정치적 실패에서 잘 드러나 있다. 2008년 대선에서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 후보의 고문으로 일했으나 백악관 입성에 실패했다. 2010년 중간선거에서 캘리포니아주 연방 상원의원을 노렸으나 현역 민주당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특히 그해 중간선거는 공화당이 압승을 거둔 해여서 피오리나의 패배는 그만큼 뼈아팠다. HP 해고, 2008년 대선 실패, 2010년 상원의원 실패는 이번 대선에서 그가 직면한 3대 걸림돌로 꼽힌다. 정책 면에서는 공화당 잠룡 가운데 중도보수로 분류된다. 낙태에는 반대하고 동성결혼은 지지한다. 대외정책의 핵심은 ‘친이스라엘, 반이란’이다. 지난 5월 17일 아이오와주에서 열린 공화당의 선거자금 모금 행사인 ‘링컨데이’ 만찬 연설에서 잘 드러난다. “당선되면 두 정상에게 전화할 것이다. 첫 번째가 이스라엘 총리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 할 것이라고 하겠다. 두 번째는 이란 최고지도자다. 전화를 받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핵 시설 사찰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최고의 금융제재를 가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겠다.” 피오리나는 공화당이 대선 후보의 중요한 자질로 여기는 공직 경험이 전혀 없다. 다른 후보에게 없는 민간 부문 경험은 장점이지만 폭발력이 거의 없다. 고작 직원 9명인 부동산 회사 비서에서 HP의 CEO가 된 성공 스토리와 넘치는 자신감 정도가 선거 전략에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이다. 뉴욕타임스는 자신감이 넘치는 성향을 바탕으로 TV토론을 잘 한다면 부통령 후보 물망에 오를 수 있거나 내년 대선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면 장관직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하지만 TV토론 참석 자체가 봉쇄될지도 모른다. 폭스뉴스와 CNN은 지난 5월 21일 오는 8월과 9월에 각각 예정된 TV토론 참석자 선정 기준으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10위 안에 든 후보를 제시했다. 피오리나는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와 린지 그레이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연방 상원의원과 함께 컷오프를 통과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폭스뉴스가 지난 5월 14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피오리나는 진달 주지사와 함께 1%를 얻어 공동 12위에 그쳤기 때문이다. 지난 4월 16일~5월 12일 RCP 평균 지지율도 1.3%로, 12위였다.
2016년 미국 대선 출마자 시리즈
[2016년 미국 대선 출마자 시리즈](2) 테드 크루즈-‘공화당의 젊은 피’ 파괴력은 글쎄요(2015. 04. 28 16:09)
2015. 04. 28 16:09 국제
크루즈의 최대 고민은 낮은 지지율이다. 여론조사에서 그는 공화당 경쟁상대들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 랜드 폴 상원의원(켄터키주)·루비오 상원의원에게도 뒤처지는 6위로 나타났다. 미국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연방 상원의원(45·텍사스주)이 지난 3월 23일 공화·민주 양당의 2016년 대선 잠재 후보군 가운데 처음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대선 레이스의 시작을 알렸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찾기 어렵고, 파괴력도 크지 않았다. 그가 공화당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미국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연방 상원의원이 2016년 대통령 선거 잠재 후보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 3월 23일 버지니아주 린치버그의 리버티대학에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 뉴욕데일리뉴스 웹사이트 캡처 크루즈가 텍사스주 출신 첫 히스패닉 연방 상원의원으로, 상원 내 히스패닉 출신 ‘3인방’ 가운데 한 명이라는 점은 히스패닉 유권자의 비중이 커져가는 미 대선에서 중요한 정치적 자산임에 틀림없다. 또 명문 프린스턴대와 하버드대 로스쿨 출신으로, 역대 최연소·최장 텍사스주 법무차관(2003~2008)을 지낸 점은 ‘공화당의 젊은 피’라는 관점에서는 분명 강점이 될 수 있다. 일부 경력 측면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비교되기도 한다. 오바마가 하버드대 로스쿨이 펴내는 학술지 하버드로리뷰의 첫 흑인 편집장을 맡아 정치 입문의 발판을 닦았듯 그도 이 학술지의 편집장을 지냈다. 프린스턴대 재학 시절인 1992년 전미, 북미 토론대회에서 우승한 점도 오바마 못지 않은 연설가임을 보여준다. 하지만 젊다는 측면에서는 같은 당의 경쟁자 마르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44·플로리다주)에게 뒤진다. 공화당 내 히스패닉 출신 상원의원이라는 점도 마찬가지다. 루비오도 밥 메넨데즈(민주·뉴저지주)와 함께 히스패닉 3인방에 속하기 때문이다. 크루즈가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된 계기는 2013년 9월 상원에서 오마바의 주요 정책인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 저지를 위해 21시간19분간 이어간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였다. 역대 네 번째로 길었다는 점 외에도 대중들에게 그를 각인시킨 중대 사건이었다. 공화당 강경보수파인 티파티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역풍이 따랐다. 직후에 있었던 연방정부 일부 폐쇄(셧다운) 사태의 책임이 그에게 있다는 비난이 쏟아졌던 것이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그를 “학교에서 학생들을 괴롭히는 불량배”라고 비꼬았다. 쿠바 난민 아버지와 미국 어머니 사이에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에서 태어난 크루즈는 캐나다와 미국 국적을 가지고 있다는 ‘이중국적’ 논란에 휩싸이자 지난해 5월 캐나다 국적을 포기하기도 했다. 정치적 입장을 보면 전형적인 공화당의 강경 보수주의자다. 그는 총기 소유를 옹호한다. 2012년 12월 일어난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사건을 계기로 오바마가 추진한 총기 규제를 저지시킨 데 대해 “그것이 민초의 힘”이라고 말했다. 오바마케어에는 반대했지만 부인이 골드만삭스에서 퇴사한 뒤 오바마케어에 등록해 위선적이라는 비판을 샀다. 또 오바마케어를 추진한 오바마를 “나치를 받아들이자”고 한 네빌 체임벌린 전 영국 총리에 비유하기도 했다. 쿠바계 미국인이지만 이민정책에는 단호하다. 미-멕시코 국경장벽 설치를 지지하고, 오바마의 불법난민 사면은 비판한다. 기후변화 회의론자이며, 동성애자를 혐오하고, 반무슬림 정서를 갖고 있다. 크루즈의 최대 고민은 낮은 지지율이다. CNN과 ORC인터내셔널이 4월 16~19일 성인 10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그는 공화당 경쟁상대들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 랜드 폴 상원의원(켄터키주)·루비오 상원의원에게도 뒤처지는 6위로 나타났다. 또 민주당 후보를 꺾을 수 있는 후보에 대한 질문에서는 부시·루비오·워커에 이어 폴과 공동 4위였다. 일부 분석가들은 클린턴과의 ‘세대 간 대결’을 점치지만 2008년 대선에서 오바마가 보여준 ‘돌풍’을 기대하기에는 아직은.
2016년 미국 대선 출마자 시리즈
[표지이야기]미 공화당 대선 후보 롬니의 ‘불편한 진실들’(2012. 09. 04 17:35)
2012. 09. 04 17:35 경제
8월 28일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연단에 앤 롬니가 등장했다. 몇 시간 후면 그의 남편 미트 롬니(65)가 공화당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될 것이었다. 남편을 위해 연사로 나선 앤은 롬니의 인생 역정을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풀어놓기 시작했다. “저는 남편과 친구들이 창업을 논의하던 자리에 있었습니다. 저는 그들이 ‘사업 구상이 제대로 실현될까’ 염려하며 분투하던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때 롬니의 대책은 더 열심히 노력하고 추진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오늘날 그 회사는 미국의 위대한 성공 이야기 중 하나가 됐습니다.” 미트 롬니가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로 지명된 뒤 그의 부인 앤 롬니와 함께 지지자들의 환호에 인사를 보내고 있다. | AP연합뉴스 앤이 말한 회사는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다. 롬니는 베인캐피털을 통해 수많은 기업을 인수·경영하며 기업가로서 경력을 쌓았다. 그가 미국 경제에 호황기를 되돌려줄 경제전문가를 자임하는 근거가 바로 이 베인캐피털 이력이다. 기업을 모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보다는 기업을 잘 아는 롬니가 경제도 살릴 수 있지 않겠는가. 더욱이 롬니는 빚더미에 올라앉을 위험을 감수하고 이 사업에 뛰어들었고, 밑바닥부터 시작한 탓에 고생이란 고생은 다 겪었으며, 역경을 극복한 대가로 막대한 부를 거머쥐었다. 전형적인 ‘아메리칸 드림’의 서사이자 ‘경제 대통령’으로 손색 없는 배경이다. 돈 한푼 들이지 않고 키항공 인수 그러나 이것은 모두 롬니 캠프의 주장이다. 베인캐피털의 실상은 캠프가 내세운 미사여구와 거리가 있다는 외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베인캐피털의 초창기 사업인 ‘키 항공’에 관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베인캐피털은 1983년 전세기 운항 회사인 키 항공을 인수하기로 했다. 키 항공은 수익성이 좋고 재무구조도 탄탄했으나 자금 압박을 받던 소유주가 가능한 한 빨리 매각하기를 원했다. 베인캐피털은 이 점을 활용해 돈 한푼 들이지 않고 500만 달러짜리 차입 매수를 성사시켰다. 키 항공 명의로 500만 달러를 대출받은 뒤 이를 인수대금으로 지급한 것이다. 롬니가 ‘위험을 감수하고’ 사업을 벌였다는 캠프 주장과 상반되는 대목이다. 베인캐피털은 키 항공의 노조 결성을 탄압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1985년 노조 결성 움직임이 일자 베인캐피털 측은 임시노조위원장 올렌 굿윈을 불러 “노조 결성을 중단하지 않으면 당신을 해고하고 키 항공도 매각하겠다”고 협박했다. 결국 사측이 작성한 사직서에 강제로 서명한 굿윈은 1992년 이를 노동법 위반 혐의로 제소해 1심 법원에서 징벌적 배상금 50만 달러를 받아냈다. 굿윈이 1994년 돌연 항소를 포기하고 합의하기로 하면서 이 판결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1심 법원은 베인캐피털의 불법행위를 인정한 셈이다. 이 또한 “노동자는 노조에 가입하거나 가입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는 롬니 측 입장과 배치되는 사실이다. 베인캐피털에 얽힌 롬니의 부도덕한 행적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었던 롬니는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베인캐피털에 이득을 안겼다. 자신이 관여하는 기업들이 올림픽 조직위와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로비스트로 활동한 것이다. 베인캐피털 주식의 과반을 보유했던 ‘실리 매트리스’는 선수촌에 매트리스를 공급했고, 롬니가 이사직을 역임하던 메리어트 호텔 체인도 공식 스폰서가 됐다. 롬니는 “예산을 절감해야 한다”며 조직위 직원들에게 제공되던 공짜 점심도 없앴다. 그 대신 도미노피자를 한 조각에 1달러씩 내고 먹을 수 있도록 했다. 도미노피자 소유주는 베인캐피털이었다. 올림픽 마스코트 인형 계약을 장난감회사 마텔에 몰아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마텔은 베인캐피털이 지분 상당수를 보유했던 러닝 컴퍼니와 합병한 상태였다. 커런트TV는 “롬니는 베인캐피털을 그만둔 후 조직위원장을 맡았다고 주장하지만 2002년에도 그는 최고경영자로 등재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최근엔 롬니의 납세문제가 주요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롬니의 최근 10년간 세금 납부에 대해 “중산층 소득자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받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롬니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소득의 13% 이상을 세금으로 냈다”며 “세금 외에 기부금까지 합치면 소득의 20% 이상을 내놓은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경제대통령 구호에 가려진 부도덕 논란 롬니는 납세 실적을 공개하라는 오바마 캠프의 압박에 “나는 법이 요구하는 모든 세금을 냈다”고 항변했지만 8월 23일 베인캐피털의 조세 회피 사실을 폭로하는 자료가 공개됐다. 온라인 매체 고커에 따르면 베인캐피털은 투자자들에게 받은 펀드 운영 수수료 2%를 영업이익으로 처리하지 않고 펀드에 다시 투자했다. 회계상 영업이익으로 처리하면 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펀드에 투자할 땐 수익이 발생할 경우에만 자본이득세를 낸다. 자본이득세는 소득세보다 최고 세율이 낮다.  소득세 납부를 피하기 위해 편법을 쓴 것이다. 세법 전문가들은 법의 틈새를 활용한 수법이므로 불법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불법이 아니어도 도덕적 책임까지 사라지는 건 아닐 것이다. 롬니는 8월 28일 전당대회에서 전체 대의원의 90%인 2061표를 획득하며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롬니에 투표한 대의원이 후보 지명에 필요한 1144명을 넘어서는 순간 지지자들은 “미트, 미트”를 연호하며 열광했다. 이들에겐 롬니의 프로필 가운데 베인캐피털만큼 매력적인 게 없다. 롬니 지지자 존 매커천은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베인캐피털 이력은 롬니가 매사추세츠주 주지사를 지냈다는 것보다 더 설득력 있다”며 “그 이력은 롬니가 목표를 어떻게 설정하고 달성해야 할지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결국 오바마 캠프로선 베인캐피털 의혹으로 롬니에게 타격을 입혀 부동층의 표심을 끌어오는 게 관건인 셈이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공식 후보 지명 절차를 끝내고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면 롬니의 과거에 대한 검증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007년 한국 대선에선 ‘CEO 대통령이 되겠다’는 구호 하나가 모든 의혹을 잠재워버렸다. 롬니를 경제 대통령 후보로 치장해준 베인캐피털 경력이 본선에서도 ‘영험한’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표지 이야기
[세계]미 공화당 악재로 떠오른 ‘강간 막말’(2012. 08. 27 17:35)
2012. 08. 27 17:35 국제
의학계에서는 1996년 기준 미국 내에서 강간 피해를 입은 여성의 5%가 연간 3만2000건의 원치 않는 임신을 겪고 있다고 지적한다. “진짜 강간이라면 임신이 안된다”는 미국 미주리주 상원의원에 출마한 공화당의 토드 에이킨 후보의 ‘막말’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뜨거운 변수로 떠올랐다. ‘낙태’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버락 오바마 정부의 부진한 경제 성적을 매섭게 몰아치려던 미 공화당의 전략에 차질이 빚어졌다. 게다가 공화당 내에서 ‘낙태’를 둘러싼 입장 차이를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공화당은 파장을 줄이는 데 부심하고 있다. 토드 에이킨 미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가 ‘강간 발언’ 이튿날인 8월 20일 기자들을 만나 자신의 발언을 해명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토드 에이킨 후보가 문제의 발언을 한 것은 8월 19일 지역 TV방송에서였다.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일 경우 낙태를 허용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정말 성폭행(legitimate rape)이라면 여성은 체내에서 (임신을 차단하기 위해) 모든 것을 폐쇄하도록 반응하기 때문에 임신할 가능성이 없다”고 답변했다. 말하자면 ‘진짜 성폭행’이었을 경우에는 임신이 되지 않고 ‘성폭행이 아니었을 경우’에 여성이 임신하게 된다는 해괴한 생물학 논리이다. 당장 여성계와 낙태 찬성론자들이 질타하고 나섰다. 그와 미주리주 상원의원을 놓고 경쟁 중인 민주당의 여성후보 클레어 매카스틸은 “성폭행 피해자의 고통을 무시한 발언이자, 피해자를 공격하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의학계에서는 1996년 기준 미국 내에서 강간 피해를 입은 여성의 5%가 연간 3만2000건의 원치 않는 임신을 겪고 있다고 지적한다. 2003년 학술지 에 실린 또다른 연구는 합의하에 가진 성관계보다 강간으로 임신할 확률이 2배에 이른다고 지적하고 있다. 무지 드러나는 중세적 사고방식 에이킨은 파장이 커지자 사과에 나섰다. 자신의 발언이 “많은 피해자들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광고를 통해서도 “강간은 악랄한 행위”라면서 “두 딸을 둔 아버지로서 약자를 착취하는 이들에게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고 밝혔다. 사실 ‘진짜 강간’ 개념은 서구 보수사회 내에서 역사가 길다. 영국 가디언은 이 개념이 13세기 영국 법조문에도 등장한다고 지적한다. “여성이 사건 당시 동의하지 않는다면 임신할 수 없다”고 적고 있다. 남성 중심성과 여성의 신체에 대한 생물학적 무지가 드러나는 중세적 사고방식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1814년 새뮤얼 파의 에도 같은 내용이 등장한다. “성행위 당시 (여성이) 즐거움을 느끼거나 욕정으로 흥분하지 않는다면 임신은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러므로 완벽한 강간(absolute rape)이라면 여성은 임신할 가능성이 없다.” 역사학자 토마스 라쾨르는 당시 사람들이 여성의 질과 난소를 외부로 드러나지 못한 남성의 음경과 고환으로 여겼다고 지적한다. 남성이 성적 흥분의 절정에서 사정을 하듯, 여성도 그럴 것이라고 추정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강간으로 임신을 했다는 것은 여성이 그 상황을 ‘즐겼다’는 오류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 이 같은 개념은 현대에 들어서도 일부 의학계에서 끈질기게 이어진다. 1972년 미국의 프레드 메클렌버그 박사는 한 글에서 “강간을 통한 임신은 불가능하다”고 단정지었다. 정신적 충격에 빠진 여성은 배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성적 결합에 앞서 미리 배란이 이뤄져야 하는 여성의 신체구조와 부합하지 않는 이야기지만, 이후 수십년 동안 미국의 낙태 반대론자들의 근거가 되었다. 1995년에는 노스캐롤라이나주 하원의원인 헨리 앨드리지가 빈곤층 여성에 대한 낙태 비용 지원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면서 “정말로 강간당한다면 임신이 불가능하다. 이는 의학계에서도 밝히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8월 22일 네브래스카주의 한 고등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웃고 있다. | AP연합뉴스 이번 사안이 정치적 폭발력을 갖는 것은 공화당이 기본적으로는 에이킨처럼 낙태 반대 입장이기 때문이다. 같은 부류로 유권자들이 인식한다면 공화당은 여성 유권자들을 비롯해 온건보수 성향의 지지자들을 잃게 된다. 파장을 의식한 미트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는 “나는 그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으며, 성폭행에 따른 임신의 낙태에도 반대하지 않는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그의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 폴 라이언은 강간이나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이더라도 낙태를 반대하는 매우 강경한 입장이다. AP통신은 “이 같은 입장차는 공화당의 지지기반으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복음주의 기독교회의 초강경 이데올로기와 낮은 세금과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티파티 지지자들을 화해시키는 데 있어 공화당이 겪는 근본적인 어려움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은 에이킨의 발언이 오는 11월 상원 선거에서 민주당으로부터 4석을 빼앗아 100석 중 다수당을 차지하려는 미 공화당의 선거전략에 차질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했다. 에이킨과 거리를 두려는 미 공화당의 움직임은 그 때문이다. 롬니는 노골적으로 그의 후보 사퇴를 요구했고, 라이언은 그를 따로 만나 같은 충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도부는 에이킨에 대한 500만 달러 선거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후보 교체가 가능한 21일까지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에이킨은 자신의 발언이 잘못된 것이라고 거듭 사과하면서도 당의 요구는 수용하지 않았다. 선거비용은 풀뿌리 지지자들의 지원만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공화당 텃밭인 미주리주에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에이킨은 여전히 민주당 후보를 앞서고 있다. 공화당 지도부, 상원후보 사퇴 요구 8월 27~30일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 앞서 에이킨 악재를 치우고 대선행보를 시작하려던 공화당은 당혹스럽게 됐다. 롬니의 사퇴 요구를 당원이 수용하지 않으면서 모양새를 구겼다. ‘낙태’ 논란이 계속 이어질 경우 공화당 대선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집권 이래 경제성장에서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한 오바마 행정부를 공격하려 했지만, 미국의 대표적 이념논쟁 주제인 낙태가 떠오르면서 민주당이 파상공세를 펼 계기가 마련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일 일정에도 없던 백악관 브리핑에서 “성폭행은 성폭행”이라고 일갈하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만약 여성 유권자들에게서 지지를 확대하지 못한다면 롬니는 선거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어수선한 분위기를 보여주듯 NBC와 월스트리트저널이 공동실시한 최신 여론조사에서 롬니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4%포인트나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에이킨의 ‘성폭력 임신’ 발언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롬니 후보가 경제 이슈를 집중 제기하는 데 실패했고, 지지율이 답보상태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세계]미국 공화당 롬니 ‘1위 굴욕’(2012. 01. 10 16:38)
2012. 01. 10 16:38 국제
ㆍ불과 8표 차로 아이오와 코커스 승리… 상위권 후보 간 이념 분열 심화 미국의 2012년 대통령 선거는 1월 3일 열린 공화당의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통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올해 아이오와 코커스에선 유례없는 접전 속에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근소한 차이로 1위를 차지했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미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는 첫 관문으로 첫번째 예비선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이오와주 1774개 선거구에서 12만명의 당원이 참가한 이날 경선에서 롬니는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과 개표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순위는 개표 완료 시점까지도 엎치락뒤치락했고 불과 8표 차이로 롬니(25% 득표)의 승리가 결정됐다. CNN을 비롯한 미국 주요 언론들은 롬니가 1위를 했지만 돌풍을 일으킨 샌토럼이 ‘진정한 승자’라고 보도했다. 25%의 득표를 한 샌토럼의 뒤를 이어 론 폴 하원의원이 21%의 득표율로 3위를 차지했으며,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4위(13%)의 자리를 얻었다.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가 5위(10%),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은 6위(5%)였고, 아이오와주 선거운동을 포기했던 존 헌츠먼 전 유타 주지사가 7위(1%)로 나왔다. 롬니는 지난해부터 여론조사에서 꾸준하게 수위권을 유지해왔던 안정적인 후보다. 명문가 태생에 잘 생긴 외모까지 갖춘 롬니는 투자컨설팅회사인 베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와 올림픽조직위원장, 주지사를 지낸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샌토럼 기염, 발로 뛴 ‘맨투맨 전략’ 덕분 전국적 조직력과 자금력에서도 가장 앞선 후보로 평가돼 왔으며 중도 온건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공개된 라스무센 여론조사에서 롬니는 45%대 39%로 오바마와의 가상대결에서 앞서기도 했다. 롬니가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1위를 함에 따라 롬니 대세론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러나 소수 종교인 모르몬교 신자라는 점과 개혁 성향이 약하다는 것은 취약점으로 꼽힌다. 게다가 2위와의 차이가 초박빙이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 기독교 복음주의를 뿌리로 둔 보수파 샌토럼은 그동안 전국적 인지도가 떨어져 최약체 후보로 꼽혀 왔다. 그러나 이번 코커스에서 아이오와주 99개 모든 카운티를 직접 방문해 보수층 당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며 선두권으로 도약하는 기염을 토했다. 돌풍을 일으킨 것이다. 외신은 일제히 “롬니의 대항마”라며 샌토럼에 대해 재조명했다. CNN은 “다른 후보들이 광고를 위해 막대한 돈을 뿌릴 때 샌토럼은 아이오와주에서 살다시피하며 철저하게 발로 뛰는 운동으로 당원들을 직접 만나는 ‘맨투맨’ 접촉을 벌였다”고 전했다. 실제 샌토럼은 코커스 결과 발표 후 “모든 카운티를 방문한 것은 물론이고 381번의 타운홀 미팅을 가졌고 36차례의 피자 모임을 가졌다”며 밑바닥을 훑은 선거운동이 주효했던 것으로 자평했다. 코커스가 끝난 다음 대권을 포기한 후보도 나왔다. 미셸 바크먼은 4일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가진 연설을 통해 “어젯밤 나는 아이오와 주민들의 분명한 목소리를 들었고 나는 물러서기로 결정했다”며 대권 도전 포기를 밝혔다. 이번 아이오와 코커스를 겨냥해 TV 광고 등에 수백만 달러의 자금을 투입하고도 5위에 그친 페리도 충격에 휩싸였다. 그러나 페리는 경선을 완주할 뜻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아이오와 코커스를 통해 “공화당의 분열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타임스는 4일 “선두그룹 상위 3명의 이념적 성향은 차이가 커 공화당의 이념적 분열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는 정권교체에 집중해야 할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롬니는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에게 실망한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의 표를 끌어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매사추세츠 주지사 재직 당시 오바마와 비슷한 건강보험법을 채택해 공화당 내에서 정체성 논란을 빚었다. 샌토럼은 공화당 대선주자들 중 보수색채가 가장 강한 인물로 꼽히고 있다. 론 폴은 당내에서 ‘비주류’로 알려졌다. 주요 사안에 대해 공화당의 당론과 다른 의견을 자주 밝혔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작은 정부와 세금 축소를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이처럼 이념적 색채를 달리하는 상위 그룹의 혼전이 이어진다면 내분이 확대돼 정권교체에 당의 힘을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결과 지켜본 오바마 대통령 측 ‘자신만만’ 이제 미국인들의 시선은 10일 열리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로 쏠리고 있다. 특히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1위와 2위가 불과 8표 차이로 결정됐기 때문에 롬니와 샌토럼의 2라운드 대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이오와 코커스가 사실상 승자를 정할 수 없는 ‘무승부’로 끝나면서 뉴햄프셔에서 제3의 후보가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주자는 뉴트 깅리치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4위에 그쳤지만 미국 정가를 주름잡아온 그가 자신의 추락을 그대로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아이오와 코커스 결과를 지켜본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진영은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오바마 재선 캠프는 4일 공화당의 첫 경선을 관심 있게 지켜봤지만 2008년 민주당 경선 때와 같은 열기는 찾기 힘들었며, 1위를 한 롬니의 파괴력도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바마 재선캠프의 부책임자인 스테파니 커터는 “롬니가 겨우 25%의 득표를 했다”며 “그는 중산층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1972년부터 각 당의 코커스, 프라이머리에서 경선을 거쳐 대통령 후보를 뽑는다. 코커스는 당원들만 참가해 전당대회 대의원을 뽑는 절차로 각 당이 행사를 주관한다. 코커스에 참여하는 당원은 그 지역의 코커스 회의의 토론에 참여해야 한다. 각 후보의 공약, 비전이나 본선 승리 가능성을 놓고 토론하는 이 회의는 코커스 당일 하루 종일, 때로는 밤 늦게까지 진행된다.  아이오와 코커스의 경우 1774개 선거구의 토론장소에 당원들이 모여 토론을 벌였다. 토론이 종결되면 당원들은 공개 지지의사를 표명한 뒤 각자 선호하는 후보 깃발 아래 모여 지지후보를 결정하고 투표를 한다. 공화당 경선은 오는 6월까지 주별로 코커스 또는 프라이머리 형식으로 이어진다. 대통령 후보는 오는 8월 말 플로리다 탬파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여할 대의원 2286명 중 과반인 1144명의 지지 대의원 숫자를 확보할 경우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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