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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탐색]작가 권정생의 오두막살이 산문집
[신간 탐색]작가 권정생의 오두막살이 산문집(2012. 06. 12 18:57)
2012. 06. 12 18:57 문화/과학
가난과 질병을 빼놓고 의 작가 권정생을 말하기는 어렵다. 권정생은 평생 가난했다. 그는 1937년 일본 도쿄의 빈민촌에서 태어났다. 아홉살 되던 해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서른살이 되어서도 변변한 방 하나 없이 교회 문간방에서 16년을 살았다. 1983년 여름에 계약금으로 집을 지었다. 오두막이긴 했으나 마흔 중반에 이르러서야 처음으로 자신만의 공간을 갖게 됐다. 그 집이 있던 곳이 경북 안동시 일직면 조탑리의 ‘빌뱅이 언덕’이다. 권정생은 평생 앓았다. 10대에 결핵·늑막염·폐결핵·신장결핵·방광결핵을 앓았다. 197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소식이 불러일으킨 흥분 때문에 그날 밤 심한 각혈을 했을 정도였다. 권정생 지음·창비·1만3000원 그러나 그는 가난과 질병 속에서 잉태된 자신의 글이 세상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기를 바랐다. 에 실린 한 산문에서 그는 말한다. “내가 쓰는 동화는 그냥 ‘이야기’라 했으면 싶다. 서러운 사람에겐 남이 들려주는 서러운 이야기를 들으면 한결 위안이 된다. 그것은 조그만 희망으로까지 이끌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난은 그에게 피하고 싶은 삶의 조건이 아니었다. “민주주의도 가난한 삶에서 시작되고, 종교도 예술도 운동도 가난하지 않고는 말짱 거짓거리밖에 안 됩니다.” 그는 생의 대부분을 기독교인으로 살았다. 성인이 되어 교회 종지기로 일하면서 교회에 봉사했고 나중에는 교회집사로도 살았지만, 그는 하느님이 교회에 있다고 믿지 않았다. 책에 실린 ‘김 목사님께’라는 제목의 글에서 그는 말한다. “아니, 아니, 교회는 없어져도 좋습니다. 하느님이 계시는 곳은 어디나 교회입니다. (중략) 싸움이 없는 곳이, 무기가 없는 곳이, 권력이 없는 곳이, 황금이 없는 곳이, 억압이 없고 공갈이 없는 곳이 곧 교회입니다. 하느님 나라입니다.” 교회에 다니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은 더더욱 믿지 않았다. 그는 산문집 에서 “예수가 바라는 삶은 현실의 성공이 아니라 오히려 실패한 인간으로서의 삶”이라고 말했다. 권정생은 2007년 5월 17일 세상을 떠났다. 작고하기 2년 전부터는 90여권의 책에서 들어오는 인세가 연간 1억원에 달했지만 빌뱅이 언덕집을 떠나지 않았다. 남긴 것도 없다. 10억원의 인세는 북한 어린이들에게 써달라고 유언했다. 책은 그의 세 번째 산문집이다. 43편의 산문과 시 7편, 동화 1편이 실려 있다. 그 중 절반은 절판된 책에 실렸던 것이고 나머지는 새로 찾아낸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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