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65 건 검색)
- 故 김민기 전 학전 대표, 서울시 문화상 받는다
- 2024. 11. 22 08:35사회
- ... 인정 고(故) 김민기 전 학전 대표.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대학로 문화의 상징인 고(故) 김민기 전 학전 대표를 비롯해 서울의 문화예술 발전에 크게 기여한 12명을 ‘제73회 서울특별시 문화상’...
- 고 김민기 학전 대표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에
- 2024. 10. 14 20:14사회
- ... 중앙홀딩스 회장도 선정 김민기 | 정영선 | 홍석현 서울대는 제34회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에 고 김민기 학전 대표, 정영선 서안 대표,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을 선정했다고 14일 밝혔다. 고 김민기...
- [이선의 인물과 식물]김민기와 상록수
- 2024. 08. 12 20:35오피니언
- ... 음악이다. 합주가 그렇고 합창이 그렇다. 모두 함께 부르는 떼창은 참여와 공유의 감동이 있다. 김민기의 ‘아침이슬’은 고단했던 내 젊은 날을 지탱해준 비타민이었다. 거의 반세기 동안 힘들 때마다 그...
- 이선의 인물과 식물이선 이선의 인물과 식물
- [역사와 현실]뒷것 김민기
- 2024. 08. 07 20:41오피니언
- ... 한결같이 주장하기보다 읊조린다. 많은 사람이 그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좋아하는 이유일 것이다. 김민기를 1970~1980년대 포크계의 대부, 혹은 공연연출가라 말하는 것이 틀리지 않지만, 그의 생애를...
- 역사와 현실이정철 역사와 현실
스포츠경향(총 138 건 검색)
- 별이 된 故 김민기, 뒤늦게 밝혀진 ‘가슴 먹먹’ 미담 담긴 ‘하와이 연가’
- 2024. 10. 15 18:28 연예
- 피알잼 제공 극단 ‘학전’ 대표이자, 시대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다 지난 7월 별이 된 故 김민기에 얽힌 ‘가슴 먹먹’ 미담이 공개됐다. 故 김민기의 미담은 121년 하와이 한인 이민사를 ‘월드 클래스’ 뮤지션들의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아름답게 그려낸, 지금까지 없었던 히스토리 뮤직 필름 ‘하와이 연가’의 탄생에 기여했다. ‘하와이 연가’의 주옥 같은 플레이리스트 중에는 김민기의 노래이자 ‘국민 가요’로 손색없는 ‘상록수’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故 김민기는 하와이의 121년 한인 이민 역사를 담고 있는 이 작품을 위해 자신의 몫인 저작권료를 전혀 받지 않은 채 ‘상록수’의 편곡까지 허락한 뒤 세상을 떠났다. 히스토리 뮤직 필름 ‘하와이 연가’는 하와이 한인 이민사를 3가지 파트로 나누고 있다. 김민기의 ‘상록수’는 그 중 1막에 해당하는 ‘꿈’에서 하와이 심포니 오케스트라 악장 이그나스 장(Ignace Jang)의 가슴을 울리는 바이올린 독주로 울려펴진다. ‘상록수’와 함께 ‘희망가’, ‘봄이 오면’이 1막의 연주곡으로 낙점됐다. ‘하와이 연가’를 연출한 이진영 감독은 “K-POP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이지만, ‘하와이 연가’에서는 아름다운 우리 가곡을 세계 시장에 소개하고 싶었다”며 이 3곡을 1막 연주곡으로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상록수’는 미래지향적이고 희망적인 가사 때문에 이 감독이 꼭 1막의 마지막에 넣고 싶은 곡이었다. 하지만 한국의 저작권 보호 기간은 ‘저작자 사후 70년’으로 돼 있어, ‘상록수’는 작사 겸 작곡자인 김민기에게 저작권료를 지불해야만 쓸 수 있었다. 이 감독은 “첫 제작지원비 1만 달러를 촬영도 시작하기 전에 촬영감독과 편집감독 인건비와 녹음실 계약으로 다 써버린 상황이라, 고민 끝에 ‘김민기 선생님께’로 시작하는 두서없는 글을 썼다”며 “김민기 선생님은 난데없이 태평양 너머에서 날아온 무명 독립영화 감독의 갑작스러운 부탁을 허투루 듣지 않으셨고, 저작권료 없이 ‘상록수’를 쓰게 해주셨을뿐 아니라 바이올린 편곡까지 허락해 주셨다”고 돌아봤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국민 가요‘ 상록수’는 바이올린 독주곡으로 새 생명을 부여받았다. 이진영 감독은 “김민기 선생님의 허락이 없었다면 ‘상록수’는 영화에 쓰이지 못했을 것”이라며 “개봉하게 되면 꼭 영화관 가장 편한 자리에 모셔서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더 이상 선생님이 계시지 않다. 영화 속 ‘상록수’가 울려퍼질 때마다 선생님의 안식을 기원하겠다고 다짐한다”고 개봉 소감을 남겼다. ‘하와이 연가’는 121년 하와이 이민의 역사를 월드클래스 아티스트들의 아름다운 연주와 함께 들려주는 감성 음악 영화. 故 김민기의 국민 가요 ‘상록수’를 비롯해, 121년 전 미지의 섬 하와이로 떠났던 이들의 삶을 아름다운 음악과 스토리로 조명한 ‘하와이 연가’는 오는 10월 30일, 전국 CGV에서 국내 관객들을 만난다.
- 김민기 ‘아름다운 우리 여름’ 주연 캐스팅
- 2024. 09. 11 16:08 연예
- 김민기. HM엔터테인먼트 배우 김민기가 tvN 단막극 ‘아름다운 우리 여름’에 주연 캐스팅을 확정하며 ‘대세’를 향한 쾌속 행보를 이어간다. ‘라켓소년단’, ‘여신강림’, ‘태종 이방원’, ‘슈룹’ 등에 출연하며 대중들에게 인지도를 쌓은 김민기가 CJ ENM의 드라마 프로젝트 ‘오프닝 2024’의 세 번째 작품인 ‘아름다운 우리 여름’에 출연하며 ‘대세’로서의 쾌속 행보를 이어나간다. 2부작 단막극 ‘아름다운 우리 여름’(연출 정다형, 극본 최하늘)은 인생의 가장 빛나는 여름을 보내는 열아홉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청춘 성장 드라마로, 죽고 싶은 열아홉 소녀와 살리고 싶은 열아홉 소년의 다시 돌아오지 않을 ‘아름다운 우리 여름’을 그린 청춘 성장 드라마다. 김민기는 극 중 ‘나우리’ 역을 맡았다. 네쌍둥이 중 셋째로 태어나 모종의 상처를 숨긴 채 살아가는 인물로, 자신만의 아픔과 상처를 다채로운 감정으로 나타낼 예정이다. 또 김민기는 ‘아름다운 우리 여름’을 통해 장규리, B.A.P 출신 유영재, 손상연, 김소혜 등 다양한 청춘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뜨거운 여름 태양보다 더욱 눈부시고 강렬한 청춘의 한 페이지를 담아낼 전망이다. 김민기의 소속사 HM엔터테인먼트는 “김민기가 굵직한 작품에 연달아 캐스팅되며 강렬한 존재감을 내뿜은 것은 물론, 신인 창작지원 사업으로 신선한 작품을 선보이는 CJ ENM의 드라마 프로젝트에도 함께하게 되며 무한한 잠재력을 입증, ‘라이징 배우’로서의 빠른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며, “나우리 역을 맡은 김민기가 선보일 폭넓은 감정선과 탄탄한 연기력을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김민기가 출연하는 CJ ENM 드라마 프로젝트 ‘오프닝 2024’의 세 번째 작품 ‘아름다운 우리 여름’ 1회는 오는 14일(토) 밤 11시, 2회는 15일(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된다.
- ‘엄마의 봄날’ 홍윤화♥김민기, 사연자 위해 폭염 속 고추 건조 작업
- 2024. 09. 09 19:44 연예
- TV조선 방송 캡처 개그우먼 홍윤화와 개그맨 김민기가 프로 공감러 면모를 제대로 뽐냈다. 홍윤화와 김민기는 지난 8일 방송된 TV조선 ‘엄마의 봄날’에서 일일 봄날지기로 출격, 든든한 일꾼 부부로 변신해 고추 건조 작업을 도왔다. 봄날지기로 등장한 홍윤화와 김민기는 동죽을 먹으러 가자는 신규철 원장의 말에 유행하는 마라탕후루 챌린지를 조개탕으로 바꿔 부르며 오프닝부터 넘치는 흥을 자랑했다. 이후 일중독으로 소문난 옥순 엄마를 만난 홍윤화와 김민기는 그녀를 만나자마자 꼭 껴안아 주며, 자식 같은 면모로 보는 이들에게 흐뭇한 웃음을 안겼다. 밭농사부터 동죽 캐기, 고춧가루 만들기까지 모두 혼자 한다는 옥순 엄마의 말에 김민기는 “어머니가 선미네. 24시간이 모자라”라며 남다른 입담으로 그녀를 걱정했다. 김민기는 옥순 엄마가 자신에게 권상우를 닮았다고 말하자 함박웃음을 짓는 등 그녀와 귀여운 케미를 자랑했다. 또한 김민기는 남편이 일찍 떠났다는 옥순 엄마에게 일일 남편이 되겠다고 나서며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어 홍윤화와 김민기는 옥순 엄마를 위해 폭염 속에서 일손을 도왔다. 김민기는 옥순 엄마 대신 건조된 고추를 빼고, 새로 딴 고추를 건조기에 넣는 작업을 수행했다. 홍윤화 또한 삽으로 고추를 퍼내는가 하면 남편 김민기를 위해 응원에 나섰다. 일을 마친 후 옥순 엄마가 직접 요리한 동죽 무침과 찜을 먹은 홍윤화와 김민기는 행복함을 표출, 옥순 엄마의 풋풋했던 연애 시절부터 힘들었던 과거 일을 듣고 진심을 담은 위로를 건넸다. 홍윤화와 김민기는 다정다감한 일일 봄날지기 부부로 활약, 옥순 엄마를 위해 일꾼 부부로 변신해 시청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 홍윤화 “♥김민기 오빠는 싸워도 그냥 넘어가” (영업비밀)
- 2024. 09. 09 09:06 연예
- 채널A ‘탐정들의 영업비밀’ 채널A ‘탐정들의 영업비밀’의 실화 재구성 코너 ‘사건수첩-남편을 뺏겼다’에서 ‘김민기♥’ 홍윤화가 마라맛 추리력을 선보이며 함께한다. 9일 방송될 ‘탐정들의 영업비밀’에서는 개그계 대표 귀염둥이 개그우먼 홍윤화가 ‘사건수첩-남편을 뺏겼다’에 출격한다. 초면인 김태익 탐정과도 놀라운 케미를 선사하는 홍윤화에게 데프콘은 “죄송한데 남편분이시냐?”고 너스레를 떨어 폭소를 자아냈다. 이날 탐정들의 실화를 재구성한 ‘사건수첩’에서는 결혼한 지 3년 차밖에 안 됐지만, 매주 주말마다 결혼기념일도 잊은 채 어머니의 간병에 매달리는 남편이 등장한다. 아내인 의뢰인은 군말 없이 남편을 지지했지만, 어느날 지쳐 잠든 남편의 입에서 ‘아린’이라는 이름이 나왔다. 의심에 휩싸인 아내는 그 길로 탐정을 찾았다. 슬픈 전개를 믿고 싶지 않은 듯, 데프콘은 “오마이걸 아린이다. 걸그룹 ‘오마이걸’ 덕후다”라며 필사적으로 남편을 두둔했다. 그러나 유인나는 “우리 윤화 씨에게 이런 것 보여주고 싶지 않아...”라며 ‘유촉나’답게 불길한 반전을 예감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홍윤화는 “언니, 무슨 소리예요. 너무 재밌다”며 반색해 웃음을 선사했다. 한편, 사연 속에서 본격적으로 밀착 감시를 시작한 탐정은 꽃과 반지를 사는 남편의 모습을 포착했다. 이 장면에서도 데프콘은 “오마이걸 팬미팅 가는 것 아니냐”라며 꿋꿋하게 ‘걸그룹 팬’ 가설을 밀어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모두의 의심과 다르게 남편은 시댁으로 곧장 향했다. 탐정이 막 철수하려는 가운데, 의뢰인의 남편을 마중 나온 젊은 여성이 포착됐다. 홍윤화는 “가족, 남매 같은 경우는 와도 문밖으로 안 나온다”며 예리하게 수상함을 짚었다. 또 “동네에서 남편과 오래 안 소꿉친구 아니냐. ‘엄친딸’이랑 바람난 것”이라며 ‘탐비’ 애청자다운 ‘마라맛 추리’를 시작했다. 데프콘은 한술 더 떠 “엄마가 아들의 ‘불륜 놀이공원’을 만들어 준 거냐?”며 한순간에 태도를 바꿔 웃음을 자아냈다. 반전에 또 반전이 예고된 생활밀착형 탐정 실화극 ‘탐정들의 영업비밀’은 채널A에서 9월 9일 오후 9시 30분에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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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인생의 노래]김민기 ‘두리번거리다’(2020. 07. 24 16:02)
- 2020. 07. 24 16:02 문화/과학
- ㆍ우리는 앞만 보고 살아갈 수 있을까? 헐벗은 내 몸이 뒤안에서 떠는 것은 사랑과 미움과 배움의 참을 너로부터 가르쳐 받지 못한 탓이나 하여 나는 바람 부는 처음을 알고파서 두리번거린다 말없이 찾아온 친구 곁에서 교정 뒤안의 황무지에서 무너진 내 몸이 눌리어 우는 것은 눈물과 땀과 싸움의 참이 너로부터 가리어 알지 못한 탓이나 하여 나는 바람 부는 처음을 알고파서 두리번거린다 말없이 찾아온 친구 곁에서 교정 뒤안의 황무지에서 경주마는 옆을 못 보게 한다. 앞만 보고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말이 아닌 우리도 그렇게 사육당해왔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기억이 다양하게 있다. 나의 경우 그리 편안함을 향하지 않았다. “왜, 무엇 때문에”를 달고 살았다. 타인들은 나의 성격에 대해 직선적이고 독하다고 한다. 때로는 맞고 때로는 아니다. 앞만 보고 가라는 강요와 주입이 불안했는지 모르지만, 나는 혼자 있는 상상의 자유 시간을 늘렸다. 그리고 되돌아보고 다시 보기를 즐겨 했다. 지금 또 되돌아보면 나의 세대는 폐허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등학생의 작은 가슴에 ‘10월 유신’ 쪼가리를 달고 다니라고 강요할 때 세상은 황무지였고 폐허였다. 주입을 강요받았고, 운동장에서 사람 죽이는 연습을 했다. 반전 영화 <디어 헌터>도 못 보게 했다. 최인훈의 <광장>을 보고 반공주의 글을 쓰라고 강요받았다. <사랑 손님과 어머니>를 읽고는 어머니가 새로운 사랑을 하면 안 되냐고 했더니 선생님이 미친놈이라고 했다. 절망이었다. 대통령이 사망하자 친구들은 우리 대학 못 가는 거 아니냐고 하길래, “야 인마, 분단과 냉전으로 북이나 남 모두 정권 유지하잖아”라고 했더니 그 뒤로 나는 빨갱이로 변해 있었다. 나에겐 상상의 자유와 꿈을 만들어야 할 10대 시절은 대부분 강요와 주입의 황무지로 던져졌고, 나는 폐허였다. 그리고 80년대, 도망가다 숨어서 숨죽였다. 부당함에 저항하기보다 비겁하게 무서웠다. 그곳은 또다시 폐허였다. 뒷산 바위와 소나무 사이로 친구들이 보였다. 추적추적 어둠에 의해 폐허가 안개 속에 숨어있을 즈음이면, 막걸릿집에서 꺽꺽거리며 부르던 노래가 김민기의 ‘두리번거리다’, ‘금관의 예수’, ‘상록수’, ‘아침이슬’ 등이다. 어쭙잖게 역사와 문화가 나의 관심사가 되었고, 몇 푼이나마 벌어서 먹고사는 처지가 되었다. 역사란 되돌아보기와 다시 보기다. 30, 40, 50이 되고 60을 바라보는 지금 내가 서 있는 곳도 그리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 폐허다. 사람들은 나에게 강한 것, 직선적인 것을 많이 묻고, 대답 듣기를 원한다. 나도 그렇게 변해간다. 그렇지만 물어보지 않는 말 중 하나가 있다. “유적 답사 중 당신이 가장 애착이 가는 곳은 어디인가?” 나는 거돈사지나 고달사지와 같은 폐사지를 추천한다. 그곳에 가서 황무지와 폐허에서 너 자신을 갈기갈기 찢어지게 느껴라! 알제리 폐허의 원형경기장에 서 있을 때 카뮈는 나에게 말했다. 새로 복원한다고 하지 마라. 이 또한 사라지고 재생되는 자연의 순리에 맡겨라. 어느 폐사지에서 들은 노스님의 말씀이다. 우리는 앞만 보고 갈 수 있을까? 그래서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는 어느 정치가를 나는 믿을 수 없다. 사람은 자기 주위를 두리번거려야 한다. 기억에 대해서도 두리번거려야 한다. 그것이 이 세상에 대한 최소한의 겸허함이다. 그리고 폐허에서 상상해본다. 내 폐허의 본질은 어디인가? 다시 사막에 서고 싶다. 비 오는 날 거돈사지 뒤 숲에서 목 놓아 부르고 싶다. “헐벗은 내 몸이 뒤안에서 떠는 것은/ 사랑과 미움과 배움의 참을/ 너로부터 가르쳐 받지 못한 탓이나// 하여 나는 바람 부는 처음을 알고파서 두리번거린다.”
- 내 인생의 노래
- [내 인생의 노래]김민기 (2020. 04. 06 15:12)
- 2020. 04. 06 15:12 문화/과학
- ㆍ깨치고 나아가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을 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비바람 맞고 눈보라 쳐도 온누리 끝까지 맘껏 푸르다 서럽고 쓰리던 지난날들도 다시는 다시는 오지 말라고 땀 흘리리라 깨우치리라 거칠은 들판에 솔잎 되리라 우리들 가진 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니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어려서부터 수학을 좋아했다. 그러다가 수학교사가 되어 평생을 살았다. 그러나 교사로서 철이 든 것은 교직 20년차였다. 수학을 가르치는 것이 무엇인지, 왜 수학을 가르쳐야 하는지 등 수학교사로서의 정체성을 비로소 인식하기 시작했으니 나에게 20년 동안 배운 제자들에게 미안했다. 그래서 제대로 된 방황을 시작했다. 가르칠 용기가 없어 무급 휴직을 감행했고, 그 기간은 3년이나 지속됐다. 다행히 정체성을 찾아 다시 현장에 복귀한 후로는 나 자신과는 물론 학교 사회의 그 어떤 것과도 일체의 타협을 하지 않았다. 진짜 수학을 가르쳐야 했기에 20년 동안 가르친 내 인생을‘지금 가르치는 게 수학 맞습니까?’라는 물음으로 정리했다. 모든 것을 부정한 후로 비로소 긍정의 힘이 돋아났다. 복직 후 현실과 타협하지 못하는 대쪽 같은 성격은 결국 퇴직으로 이어졌다. 학교 현장은 가르칠 수 있는 용기만 가지고 해결할 수 없었다. 이번에는 휴직이 아니라 명예퇴직을 택했다. 학교를 떠나는 것만이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고, 그 판단은 지금 생각하면 정말 후회가 없다. 이보다 행복할 수 없다. 퇴직 후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의 10년 활동은 힘들었지만, 용기는 필요하지 않았다. 내가 가고 싶은 길이 아니면 가지 않아도 되는 자유를 가졌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업무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할 수 있었다. 학생들의 삶보다 수학을 가르치는 것이 더 중요한 수학계를 떠나 학생과 시민의 입장에서 수학교육을 바라보는 안목을 가질 수 있었다. 퇴직하지 않았으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만나지 않았으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지 못하고 우물 안 개구리로 인생을 마무리할 뻔한 아찔함이 느껴진다. 수학계에서 시민단체로 옮기니 수학계와 멀어지게 되었다. 수학을 무조건 많이 집어넣으려는 수학계의 이익보다 시민과 학생의 입장을 고려하는 정책은 정말 인간적인 뿌듯함으로 다가왔다. 수학이 인간보다 앞설 수 없다. 삶을 떠나서는 수학교육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수천의 수학계 속에 있었는데, 이제는 수천 대 일의 대립구도 속에 살고 있다. 수십 년의 동지나 후배 교사가 수학계의 눈치 때문에 다가오기를 망설이는 것을 느낄 때 외로움보다는 씁쓸함을 느낀다. 결코 후회하지도, 겁나지도 않는다. 이럴 때마다 김민기의 노래 <상록수>는 내게 힘이 되어주었다.‘비바람 맞고 눈보라 쳐도 온누리 끝까지 맘껏 푸르다….’ 지식 중심의 주입식 교육, 공식의 무조건적인 암기와 문제 풀이 연습으로 얼룩진 한국의 수학교육은 정말 세계적인 조소 거리일 뿐더러 온 국민에게‘수포자’라는 정서적인 열패감을 불러일으켜 왔다. 지난 5년 동안 대안교과서 <수학의 발견>을 제작한 것이 인생의 마지막 작품이 된 것은 정말 행운이다. 이제 아이들은 수포자가 될 필요가 없다. <수학의 발견>은 수포자 발생을 예방하고 치료할 백신이며, 이런 귀중한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던 행운도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함께하는 시민 덕이다. 마지막‘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라는 구절에 절망하지 않고 끝까지 갈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 내 인생의 노래
- [내 인생의 노래]김민기의 살면서 놓친 ‘반음’들 복원 어려워(2019. 06. 21 15:15)
- 2019. 06. 21 15:15 문화/과학
- 서산마루에 시들어지는 지쳐버린 황혼이 창에 드리운 낡은 커튼 위에 희미하게 넘실거리네 어두움에 취해버린 작은 방안에 무슨 불을 밝혀둘까 오늘밤에는 무슨 꿈을 꿀까 아무 것도 뵈질 않네 1986년 수배자가 됐을 때, 강원도 춘천을 간 적이 있었다. 기차역 근처에 숙소를 정하고 산책을 하다 공지천을 건넜는데, 때마침 mbc 근처에서 야외 공연을 하고 있었다. 가을이 깊어가던 무렵의 밤, 호숫가에서의 문화 공연, ‘도바리’ 처지로는 난데없는 호사였다. 그 때 한 가수(한영애로 기억된다)가 기타 반주로 이 노래를 불렀다. 읊조리는 김민기와는 다른 매력을 지닌 그의 노래와 함께 밤은 깊어갔고, 돌아오는 길에 동행한 이와의 팔짱은 쌀쌀한 날씨가 아니어도 자연스러웠다. 이 노래는 너무 서정적이다. 국가의 관리 아래 외국 군대를 위안하던 곳, 한·미동맹의 중력장에 의해 뒤틀려버린 공간을 배경으로 한 노래치고는. 그럼에도 70년대 검열의 칼을 피하지 못했다. 기지촌에 세상의 관심이 모이는 걸 두려워한 것이리라. 심의를 통과하느라 제목과 가사가 바뀌었으나, 대학가에서는 원곡 그대로 불렸다. 군가풍의 투쟁가들이 학생운동의 문화가 되어 가던 때, 그 시대의 젊은이들이 가진 비감과 불안한 정서를 위로하는 노래였다. 하지만 이 노래는 부르기가 쉽지 않다. 선배들 입을 따라 배운 탓도 있으나 소절마다 나오는 반음을 살리기가 어렵다. 반음을 제대로 쳐야 노래의 맛이 사는데, 흥얼거리다보면 넘치거나 모자라기 십상이다. 우리의 세상살이도 그런 면이 있다. 누군가와의 관계, 어떤 일에서 ‘반음’을 쳐야 하는 순간에, 그걸 놓쳐 관계나 일이 틀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노래는 다시 부르면 되지만, 살면서 놓친 ‘반음’은 복원이 잘 안 된다. 난 황혼이 넘실거리는 창을 가져본 적이 없다. 내 살던 곳의 창밖은 늘 다른 집의 벽이었다. 어쩌다 앞이 트인 창을 가져도 바깥 풍경이 아름답지는 않았다. 낡은 창문은 들어오는 햇빛도 낡게 만든다. 그 안의 모든 것을 낡게 한다. 낡은 비키니장, 낡은 이불과 냄비 그리고 낡은 몸. 가사 1절의 시각적 이미지가 내 살던 공간의 분위기 그대로인 듯해 젊은 시절부터 자주 이 노래를 흥얼거리지 않았나 싶다. 80년대 말, 비밀조직의 일원으로 울산에 가게 됐다. 노동자들이 많이 살던 병영이란 곳에 방을 얻었다. 커다란 화물차부터 경운기까지 오르내리던 길가에 붙은 창고를 개조한 방이었는데, 길가로 난 창을 따라 먼지가 뿌옇게 들어왔다. 장님의 노래도, 짙은 화장으로 서성대는 젊은 여인도 없었지만, 방 분위기만은 노래 그대로였다. 버스 정류장에서 10여분 걸어 올라야 하는 길을 5분씩은 더 걸려 집에 돌아오곤 했다. 혹시 미행이 있을까, 이 골목으로 돌고 저 골목으로 빠져 뒤를 확인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던 때였기에. 그 어둑한 골목길을 걸을 때면 이 노래가 두서없이 입안에서 맴돌았다. 그때 나를 울산으로 보낸 이가 노회찬 선배였다는 얘기를 얼마 전에 들었다. 서산에 해가 아직 높은데 그리 서둘러 가시니, 그와의 만남에서 내가 놓친 반음들이 떠올라 미안하고 그립다. 영면하는 이에게도 꿈이 찾아오면, 오늘밤 그는 무슨 꿈을 꿀까.
- 내 인생의 노래
- [내 인생의 노래]김민기의 (2018. 12. 24 14:10)
- 2018. 12. 24 14:10 문화/과학
- ㆍ저 녹슨 철조망은 언제쯤 없어질까 빗방울이 떨어지려나 들어봐 저 소리 아이들이 울고 서 있어 먹구름도 몰려와 자 총을 내리고 두 손 마주잡고 힘없이 서 있는 녹슨 철조망을 걷어 버려요 자 총을 내리고 두 손 마주잡고 힘없이 서 있는 녹슨 철조망을 걷어 버려요 “내 마음에 흐르는 시냇물 미움의 골짜기로 ~ 새들은 날으게 냇물도 흐르게 풀벌레 오가고 바람은 흐르고 마음도 흐르게 자 총을 내려 ~ 힘없이 서 있는 녹슨 철조망을 걷어버려요~” 김민기가 만들고 한동준 장필순이 같이 부른 노래다. 나는 25년째 서울 명륜동에서 인문사회과학 책방을 꾸리고 있다. 책을 사러 오는 사람들은 점점 적어지고 빚은 늘어만 간다. 책방이 지하에 있어 음악을 크게 틀어도 밖에서 들리지 않는다. 마음이 울적할 때 자주 듣는 노래다. 한반도 남녘과 북녘이 이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큰 맘 한 번 먹으면 통일이 될 듯도 한데. 왜 안 되는 것일까. 김민기가 들려주는 노래를 듣다보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책방에는 김민기가 15년 전쯤 한정판 1000개를 만들어 판 디스크음반이 있다. 김민기 전곡이 들어간 6장 음반이다. 그 때 돈으로 10만원을 주고 샀다. 지금이면 30만원쯤 될까. 그때는 책방 살림이 괜찮아서 큰돈을 주고 샀다. ‘아침이슬’, ‘봉우리’, ‘친구’, ‘작은 연못’, ‘늙은 군인의 노래’, ‘상록수’도 들어 있다. 모두 나름대로 가슴을 따뜻하게 하다가 아프게 하는 곡이다. 또 이 노래는 아내와 노래방에 갔을 때 둘이 같이 부른다. 나는 음정·박자를 못 맞춘다. 남들은 노래방기기가 없으면 노래를 못 부른다고 하는데 나는 반대다. 노래방에서 나오는 반주를 따라가지 못하고 내 멋대로 부른다. 이 노래를 혼자서 자주 불렀더니 그나마 노래방에서도 가락을 맞추는 편이다. 지금 문재인 정부에서 통일의 물꼬를 다시 트려고 애쓴다. 군사분계선에 있는 군대를 비무장시키고 끊어진 남북 철도를 이으려 한다. 손뼉 쳐주고 싶다. 통일을 바라는 남과 북 사람들은 이미 새가 되어 철조망을 걷고 마음껏 날아가고 있지 않을까. 물론 이런 통일이 한반도 남쪽에 있는 자본가들과 북쪽에 있는 권력자들 배를 불리고 민중들 삶을 옥죈다면 어쩌나. 지난 12월 11일 한반도 남녘에 있는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님이 24살 나이로 일을 하다 기계에 끼여 몸이 갈라지는 고통을 당하며 목숨을 달리했다. 오로지 생산성 향상을 바라며 적은 돈을 주고 무리한 노동을 강요한 결과다. 1970년 청계천에서 전태일은 ‘노동자도 인간이다. 사람답게 살고 싶다. 근로기준법을 지켜라’고 외치며 몸을 불살랐다. 그 뒤로 5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지만 노동자 정책은 달라진 것이 없다. 한반도 북녘은 어떤가. 핵무기를 만들어 군사대국을 꿈꾼다. 핵무기가 잠시는 한반도 평화를 가져 올 수 있다. 하지만 무력을 통한 평화가 얼마나 오래갈까. 녹슨 분단 철조망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어린이 책을 썼던 권정생 말처럼 한반도 남녘 사람들이 죽을 쑤어 먹으며 쌀을 아껴서 굶주리는 한반도 북녘 아이들에게 주는 것이 통일을 앞당기는 밑돌이다. 참 꿈 같은 이야기다. 김민기 노래를 들으며 마음만 달래는 나도 바보다. 그러니 적자 나는 책방을 이토록 하고 있겠지.
- 내 인생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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