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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기업열전](16)말레이 내수시장 넘어 아시아 강자 된 ‘이닷코’(2021. 12. 03 15:13)
2021. 12. 03 15:13 국제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10개월간 아세안 지역 내에서만 새로운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이 무려 23개가 등장했다. 가장 많은 수의 유니콘 기업들이 있는 국가는 싱가포르다. 이어 2억7000만명의 인구를 가진 거대한 시장, 인도네시아가 그 뒤를 잇고 있다. 그동안 유니콘 탄생을 목마르게 기다려왔던 말레이시아에도 3개의 유니콘이 등장했다. 자동차 이커머스 카섬(Carsome), 에어아시아 디지털 그리고 한국에는 생소하지만 디지털 인프라에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을 하는 기업 이닷코(Edotco)다. 이닷코의 안테나 타워 / 고영경 제공 타워지점 공유 강점으로 비용 절감 그렇다면, 이닷코는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이기에 유니콘이 된 것일까? 이닷코는 무선통신에 필요한 안테나 타워를 설치·관리하는 기업이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는 KT와 SKT가 각각 자신들의 무선기지국과 안테나를 건물 옥상부터 지하주차장까지 전국 방방곡곡에 설치하고 있는데, 이닷코는 통신업체와 상관없이 이를 맡아서 하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영역이라 쉽게 상상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효율성을 생각하면 타워사업의 외부화는 타당하다. 이동통신 사업자의 핵심 경쟁력은 커버리지와 안정적인 서비스다. 이동할 때마다 연결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 통신사를 이용하고 싶은 고객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통신사들은 기지국과 중계기 등을 방방곡곡에 설치할 수밖에 없다. 설치 및 유지보수뿐만 아니라 (안테나) 타워를 놓는 장소를 임대하는 것도 상당한 비용이 소요된다. 건물 옥상에 설치된 안테나는 무료가 아니다. 현대사회는 모바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서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의 속도와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지속돼야 한다. 이미 충분한 중계기와 기지국이 설치된 국가에서도 기존 시설을 확충하고 4G에서 5G로 전환하는 데 지속적인 투자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이동통신사업자들은 타워 설치와 유지, 보수, 개선 등에 매년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이동통신 업계가 직면한 데이터 수요 증가와 타워설치를 위한 적절한 위치확보 및 전력공급 등의 문제, 투자대비 수익성 저하 등을 해결할 방법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타워사업자다. 여러 회사의 서비스를 한데 묶으면 중복투자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고영경 제공 말레이시아의 악시아타(Axiata)그룹에 속한 이동통신사업자 셀콤(Celcom)은 외부의 충분한 시장수요를 고려해 타워부문을 별도의 회사로 분리했다. 셀콤을 주요 고객으로 출발한 이닷코는 본격적으로 고객 확보에 나섰다. 이닷코는 타워지점 공유의 강점을 강조했다. 타워지점만 공유해도 타워 설치비용과 운영비 및 자본적 지출을 크게 낮출 수 있고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총 20~22% 이상의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다. 타워지점을 공유하는 업체가 한개 더 추가될 때마다 당연히 감소비율은 늘어난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이를 알고 있으면서도 신뢰할 만한 업체가 없었고 경쟁사를 의식해 선뜻 이행하지 못했다. 그런데 악시아타그룹의 계열사가 등장하자 너도나도 관심을 보였다. 이닷코는 2015년 방글라데시를 신호탄으로 해외시장으로 진격했다. 캄보디아,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에 차례로 진출했다. 그사이 이닷코는 타워가 필요한 기업에 대한 영업, 타워 전기공급과 배터리 등 장비 구매와 설치,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부문에 독자적인 운영기법과 노하우를 쌓았다. 해외시장 확대로 이닷코는 설비와 자재 구매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게 됐다. 외부에 노출된 타워지점은 내구성과 안전성 그리고 전력공급을 기준으로 선택되지만, 장비의 경우 경량화가 중요한 이슈다. 가볍고 오래갈수록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닷코는 기존 타워보다 무게를 70% 이상 적게 나가면서도 강도는 기존 철제 제품보다 10배 정도 강화된 카본 화이바를 도입했다. 설치시간과 유지비용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타워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이닷코는 매년 8%씩 성장했다. 매출은 2016년 14억링깃에서 2020년 19억링깃으로 불어났다. 타워의 수도 2016년 2만5309개에서 2020년 3만3587개로 늘어났다.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비·무형자산상각비 차감 전 이익)는 6억6200만링깃에서 11억링깃으로 매년 13%씩 증가했다. 2021년 6월 기준으로 이닷코는 2만3845개의 타워를 소유하고 있으며 1만7860개 타워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규모면에서 세계 16번째, 아시아에서는 6위다. 이닷코의 해외 진출 현황 (사진 위), 이닷코의 안테나 타워 / 고영경 제공 내수시장 한계와 제도 장벽 뚫어 아시아 6위라면 대단한 업적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닷코는 작은 내수 시장의 한계를 넘고, 제도적 장벽도 뚫고 아시아 시장의 강자로 등극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동통신은 국가의 기간 인프라이므로 외국기업의 진출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 각종 규제를 넘어서도 대규모 투자를 장기간 지속해야 하는 또 다른 장벽이 남아 있다. 이닷코가 속한 악시아타그룹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각각 셀콤과 XL악시아타라는 이름으로 무선통신 사업을 운영하고 있기에 이러한 사업환경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말레이시아 태생인 이닷코는 3100만의 인구의 작은 내수시장이라는 약점을 안고 시작했지만, 이동통신 사업자에 비해 타워서비스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규제만을 만족시키면 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다른 기업들이 미처 눈을 돌리지 않은 프런티어 마켓에 집중했다. 이닷코의 해외여정이 방글라데시부터, 캄보디아, 미얀마, 파키스탄으로 이어지는 것은 이들의 전략이 타워를 경쟁적으로 세우기에 자본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기업과 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타워서비스 분야에서 이닷코라는 기업의 성장전략은 해외 진출을 노리는 한국기업에도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이닷코는 우리에게는 아직 낯선 파키스탄이나 방글라데시와 같은 프런티어 마켓의 페인포인트(Pain point)와 현지기업 요구를 제대로 파악하고 진입했다. 세계 최고의 인터넷 속도를 자랑하는 한국의 이동통신기업과 일부 IT 기업이 여러차례 해외 진출을 시도했지만 고배를 마시고 돌아섰다. 이머징 마켓과 프런티어 마켓의 요구를 분석해보면, 어딘가에 반드시 새로운 기회가 있음을 이닷코가 보여주고 있다.
아세안 기업열전
중국 경제발전 청사진 ‘내수 확대·기술 자립’(2021. 03. 19 14:05)
2021. 03. 19 14:05 국제
“새로운 발전단계에 입각해 새로운 발전 이념과 구도를 구축하고, 국내 대순환을 중심으로 국내외 쌍순환을 촉진할 것이다. 이는 중국의 이익뿐 아니라 세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올해 중국의 국가정책방향 등을 결정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 13기 4차 회의가 지난 3월 1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리고 있다. / 신화연합뉴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지난 3월 11일 열린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경제정책방향 등을 설명하며 한 말이다.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는 한 해 동안의 국가정책방향과 예산 등을 심의·의결하는 중요한 자리다. 올해 양회(3월 4∼11일)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논의된 ‘홍콩 선거제 개편안(홍콩 특별행정구 선거제도 완비에 관한 결의안)’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지만, 중국 정부로서는 향후 5년간의 경제·사회 발전 계획을 담은 14차 5개년 계획과 2035년 장기 비전 등 중장기 경제정책방향을 결정하는 자리라는 의미가 더 컸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전통적으로 3월 초 개최하던 양회를 5월로 미뤘고, 대내외적 불확실성 때문에 경제성장률 목표도 제시하지 못했던 중국이 올해 코로나19 방역 성공과 경제회복에 대한 자신감 속에서 어떤 경제 목표를 내놓을지도 관심사였다. 질적 성장과 안정에 방점 당초 올해도 중국이 양회에서 구체적인 경제성장 목표를 제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중국은 경제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를 6% 이상으로 제시했다. 다만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WB)이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을 8% 안팎으로 전망한 것보다는 다소 낮은 수치다.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미·중 갈등 등 외부환경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는 동시에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과 안정에 방점을 찍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전의 5개년 경제발전 계획과 달리 이번 14차 5개년 계획에서 연평균 경제성장률 목표를 제시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리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올해 6% 이상 성장 목표를 낮게 보는 시각도 있지만 세계경제 회복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며 “실제 조금 더 성장할 수 있겠지만 빨리 간다고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올해 경제성장 기반을 확고히 하고 질적 성장을 추진하면서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인 면에서 더 좋다”고 말했다. 탕둬둬(湯鋒鋒)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지난 12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주최한 양회 관련 세미나에서 “2000년대 초부터 장기간 고속성장과 양적 성장을 추구하던 시기 중국은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는 매우 높게 설정했던 때도 있었다”며 “올해 성장률 목표를 6% 이상으로 제시하고, 14차 5개년 계획에서 목표를 정하지 않은 것은 양적 성장보다는 경제 체질개선을 통한 질적 성장과 안정을 추구하겠다는 정책기조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가 끝난 지난 3월 11일 리커창 총리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신화연합뉴스 내수 확대와 기술 자립 중국의 올해 경제 목표와 중장기 경제발전 계획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내수 확대와 기술 자립이다. 이들 요소를 미·중 갈등 속에서 장기적으로 경제 구조와 체질을 개선하고, 세계 1위 경제대국이 될 수 있는 필수 조건으로 인식하고 있다. 내수 확대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5월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처음 ‘쌍순환(국내외 이중순환)’ 전략을 언급했을 때부터 강조해온 것이다. 새로운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이 시작되는 올해는 내수 확대를 통한 쌍순환 발전전략 추진의 원년이 되는 셈이다. 내수 중심의 쌍순환 전략은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과 미국의 전방위적인 압박 등 변화된 외부 환경에서 기인한 측면이 크다. 개혁개방을 통한 수출 중심의 성장 전략이 한계에 다다랐고, 대외 환경의 리스크가 커지자 내수 시장에서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것이다. 탕 연구원은 “중국이 과거에도 내수 확대를 얘기해 왔지만 쌍순환 전략 하에서의 내수 확대와는 차이가 있다”며 “과거에는 외부 환경이 상대적으로 좋았고 대중 친화적이었지만, 지금은 대중 압박이 커지고 글로벌 환경이 달라졌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내수 진작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더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은 얼어붙은 소비심리와 빈부격차,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 등이 중국의 내수 확대 계획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국민의 1인당 연간 가처분 소득은 3만2189위안(약 560만원)으로 2019년보다 4.7% 늘어난 반면 1인당 연간 소비지출액은 2만1210위안(약 369만원)으로 1.6% 줄었고, 전체 소매판매액도 3.9% 줄어든 상황이다.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해 중국의 가구당 소득증가율은 연소득 5만위안(약 870만원) 이하 저소득 가구에서 가장 낮았고, 연소득 30만위안(약 5220만원) 이상 가구에서 가장 높았다”면서 민간소비 확대가 힘든 싸움이 될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과학기술 발전은 내수 확대와 함께 중국이 악화된 대외 환경 속에서 경제 자립과 안정적 발전을 꾀하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중국은 올해 양회 정부 업무보고에서 연구개발비 지출 규모를 지난해보다 10% 이상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14차 5개년 계획에서도 연구개발 투자를 연평균 7%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면서 신소재와 중대기술장비, 스마트 제조·로봇 기술, 항공기 엔진, 신에너지 차량과 스마트카, 첨단 의료장비·신약 등 8대 전략 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했다. 해외 기술 의존도를 낮춰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2035년을 목표로 한 장기 발전 계획에서는 인공지능과 양자통신, 집적회로, 뇌 과학, 유전자·바이오 기술, 임상의학·헬스케어 등 7대 첨단 과학기술 연구에 집중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기술 자립을 이루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리 총리는 이번 양회에서 과학기술 혁신과 투자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10년 동안 칼 하나를 가는 정신으로 핵심 영역에서 중대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언더그라운드. 넷]이젠 빵마저 내수차별?
[언더그라운드. 넷]이젠 빵마저 내수차별?(2015. 06. 23 11:34)
2015. 06. 23 11:34 사회
“살다 살다 보니 이제 빵도 내수차별이네요.” 6월 중순,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을 본 누리꾼 반응이다. 내수차별? 주로 공산품 영역, 자동차나 휴대폰 쪽에서 나오던 이야기다. 해외수출용 제품의 스펙이 국내에서 팔리는 제품보다 훨씬 좋거나 아니면 가격이 국내에 비해 월등히 싸거나. “한마디로 국내 고객을 호구로 보는 거죠.” 비난의 대상이 된 제빵업체는 어디일까. 누리꾼 사이에서 내수차별 논란을 일으켰던 파리바게뜨 파리 1호점 빵 리뷰글 | 트위터 파리바게뜨다. 파리바게뜨 파리지점에 줄을 선 외국인 손님 사진을 올린 뒤, 진열되어 있는 빵 사진을 트위터에 올린 한 누리꾼은 이렇게 덧붙였다. “한국에서는 이상한 스펀지맛 밀가루덩어리 팔면서 파리지점에서는 장인정신 터지는 거 팜. 장난치냐.”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아무리 해외지점이라고 하더라도 한국에서 재료를 공수해가지 않는 한, 들어가는 재료는 현지에서 구입할 수밖에 없다. 인력도 마찬가지. 숙련된 현지 제빵사를 고용해 만들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브랜드를 제외하고 빵맛이나 가격은 처음부터 같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사진 속 ‘딸기가 올라간 케익’의 가격이 4.2유로로 책정돼 있는 것을 보고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현재 환율로 계산하면 약 5200원인데, 이를테면 국내 파리바게뜨에서 파는 ‘초코가 달콤한 시간케익’이 5000원이다.” 한국에서 판매하는 조각케이크 가격에 비춰봤을 때 생과일이 올라갔으면 훨씬 비싸야 하는데 외국에서는 싸게 팔고 있다는 것이다. 이 누리꾼의 결론. “결국 ‘파리 크라상’ 이상의 퀄리티를 내면서 가격은 파리바게뜨 급으로 공급을 해준다는 게 문제죠.” 파리 크라상과 파리바게뜨는 모두 SPC그룹이 운영하고 있다. 파리 크라상 쪽이 좀 더 고급 브랜드. 당연 비싸다. SPC 쪽은 어떻게 대답할까. “파리 바게뜨라는 이름으로 파리에 진출했지만, 경쟁환경이 국내와 다릅니다.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는 프리미엄 시장 쪽에서 파리바게뜨라는 브랜드로 론칭했습니다.” SPC 측 설명에 따르면 프랑스의 경우 빵 시장은 크게 둘로 나뉘어 있다. 블랑제리와 ‘파네트리’ 또는 ‘테흐미날 드 퀴숑’으로 불리는 빵집이다. 블랑제리는 허가받은 제빵 장인들이 운영하는, 일종의 프리미엄 빵집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싼 대규모 리테일 시장이 뒤에 언급한 ‘파네트리’ 또는 ‘테흐미날…’이다. “파리바게뜨가 파리에 진출할 때 포지셔닝을 프리미엄 시장, 즉 블랑제리 쪽으로 했습니다. 사진은 우리 매장이 맞아요. 파리 1호점인 샤틀레점입니다.” 이 관계자는 실제 팔리는 빵가격도 파리 현지와 비슷한 카테고리 제품이 국내보다 2배 정도 더 비싸다고 덧붙였다. “사실 논란이 되는 것을 알았지만 딱히 대응하기도 뭐해서 안 했습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웃자고 이야기하는 것인데 정색하고 달려들 일도 아닌 것 같고….” 수긍할 만한 답이었는지. 이 관계자는 “곧 파리 2호점을 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언더그라운드. 넷
[비상식의 사회]최경환 정책, 내수활성화 성적표는 F학점(2015. 01. 12 16:18)
2015. 01. 12 16:18 사회
부자감세는 고소득층의 가처분소득을 늘리지만 부자의 한계소비성향이 낮기 때문에 이 소득 증가가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는 작다. 반대로 담뱃세 인상의 경우 우선 흡연자 중 저소득층의 비중이 만만치 않고, 저소득층의 한계소비성향은 크기 때문에 가처분 소득의 감소는 거의 모두 소비의 감소로 연결될 수 있다. 장면 하나. 지난 1월 8일 충남대 중앙도서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피자와 햄버거를 들며 대학생들과 언필칭 ‘캠퍼스 톡’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학생들은 부동산과 노동시장 등 경제현안에 대한 질문을 하고 최 부총리는 이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밝혔다. 90여분 동안 진행된 이 캠퍼스 톡에서 특별한 논쟁은 없었으며 학생들은 조용히 최 부총리의 입장을 경청했다. 장면 둘. 이에 앞선 작년 12월 30일 경희대 중앙도서관.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경제정책과 관련한 대자보가 붙었다. 한국 경제의 위기에 대한 해법을 묻는 경제학 시험에 대한 답안 형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는 가상적으로 부동산경기 활성화,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 축소 등의 시각에서 답을 하였다. 그러나 이런 답안은 부동산경기 하락 국면에서 소비자에게 빚을 내서 집을 사라고 하는 정책이 타당하지 않고, 비정규직 양산에 뒤이어 정규직까지 축소하려 한다는 의미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대자보는 이런 답안에 대해 F학점을 부여했다. 경희대학교 학생들이 2014년 12월 30일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비판하는 대자보 앞을 지나가고 있다. | 연합 이 두 장면은 시간적인 차이도 별로 없고 모두 경제부총리와 대학생들이 대면 또는 비대면으로 경제정책을 두고 의견교환을 했다는 점에서 유사점이 있지만 그 느낌은 180도 다르다. 경희대 대자보는 기존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충남대의 캠퍼스 톡은 대학생이 문제를 제기하면 이에 대해 최 부총리가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대학생들은 이를 경청하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두 장면의 결론은 완전히 다르다. 경희대 대자보는 최 부총리의 경제정책에 대해 F학점을 부여한 반면, 충남대 대학생들은 이런 정책을 경청하고 반론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응 이에 대해 수긍하는 듯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보도되었다. 정규직 과보호 축소, 총소비 감소시켜 그렇다면 어떤 것이 경제학의 이론에 비추어 맞는 얘기일까. 필자처럼 대학생들에게 경제학을 가르치는 것으로 밥을 먹고 있는 사람에게는 당연히 흥미가 당기는 질문이 아닐 수 없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경제학 원론을 수강하는 학생들에게 이번 경제정책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 것인가라는 매우 현실적인 문제에 봉착하기도 한다. 그래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만일 다음과 같이 경제학 원론 거시편(요새 경제학과에서는 경제학 원론은 미시편과 거시편으로 나누어 두 학기 동안 강의한다)의 학기말 고사를 출제한다면 그 정답은 무엇이 될까. (문제 1) 밀턴 프리드만의 제안 이후 발전한 항상소득가설의 입장에서 ‘정규직 과보호 축소’와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이 우리 경제의 소비에 미치는 효과를 설명하시오. (문제 2) 케인즈가 제안했던 절대소득가설의 입장에서 ‘부자 감세’와 ‘담뱃세 인상’이 국민경제의 총소비에 미치는 효과를 설명하시오. 우선 1번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 보자. 약간 딱딱해질 수 있지만, 독자들 중 대학교 시절에 경제학 원론을 수강했던 사람들은 모처럼 아리송한 기억의 저편을 더듬어 보시기를 권한다. 미국 시카고대학 교수 시절, 대표적인 시장주의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였던 밀턴 프리드만은 케인즈의 소비이론이 초래한 몇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는 이론으로 항상소득가설을 제창했다. 이 이론은 그 후 미국 MIT대학의 교수이자 역시 노벨상 수상자인 프랑코 모디글리아니가 제창한 라이프 사이클 가설과 한때 호적수 관계를 맺기도 했지만, 요새는 두 이론이 사실상 동일한 것으로 결론 났으며, 현대 거시경제학의 대표적인 소비이론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아무튼 항상소득가설에 의하면 소비(특히 일상적으로 실현되는 소비)는 항상소득의 함수라는 것이다. 여기서 항상소득은 ‘앞으로 정기적·규칙적으로 획득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적인 소득’ 정도로 정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정규직 과보호 축소’와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은 근로자들의 항상소득과 소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 이런 정책이 초래할 경제현상이 구체적으로 여러 형태가 있겠지만 가장 단순하게 정규직 한 명을 해고하고 이를 비정규직 한 명을 추가 고용하는 것으로 대체한 경우를 생각해 보자. 논의를 간편하게 하기 위해 임금은 동일하게 지급한다고 해 보자. 친기업, 부자 기 살리기라면 A학점 이 경우 항상소득가설에 따르면 총소비는 감소한다. 왜냐하면 해고당한 정규직의 항상소득은 크게 감소한 반면, 고용된 비정규직의 항상소득은 현재 받는 소득이 임시 소득에 불과하므로 아주 조금밖에 증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비정규직 근로자는 현재의 임금소득이 ‘앞으로도 정기적·규칙적으로 획득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규직 근로자만큼 소비를 과감하게 늘릴 수 없다. 혹시라도 해고당할 경우에 먹고 살기 위해 예비적 동기에 의한 저축을 늘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정책은 소비 진작 정책이 되기 어렵다. 다음 2번 문제를 보자. 케인즈의 소비이론은 소위 케인즈의 3대 심리법칙 중 하나이다. 따라서 그 이론의 핵심에는 주관적·심리적 요소가 있다. 그것을 잘 요약하는 것이 한계소비성향이라는 개념이다. 이것은 한 단위의 가처분소득 증가가 몇 단위의 소비 증가를 이끌어낼 것인가 하는 점에 주목한다. 그런데 케인즈에 의하면 가난한 사람들은 소득 증가를 거의 전부 소비 증가에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한계소비성향이 크고, 부자들은 이미 충분한 소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한계소비성향이 낮다. 이제 부자감세와 담뱃세 인상의 효과를 보면 부자감세는 고소득층의 가처분소득을 늘리지만 부자의 한계소비성향이 낮기 때문에 이 소득 증가가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는 작다. 반대로 담뱃세 인상의 경우 우선 흡연자 중 저소득층의 비중이 만만치 않고, 저소득층의 한계소비성향은 크기 때문에 가처분 소득의 감소는 거의 모두 소비의 감소로 연결될 수 있다. 이 두 정책이 총소비에 미치는 효과는 물론 두 세금의 감세 및 증세 크기에 의존할 것이지만 만일 감세액과 증세액이 동일한 규모라면 총소비는 전체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 정책은 소비 진작 정책이 되기 어렵다. 그럼 최 부총리 정책에 대한 성적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정책의 진정한 목표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만일 정책의 목표가 소득 증가와 소비 증가를 거쳐 내수를 활성화하는 것이라면 이 정책은 그런 효과와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경희대 대학생들의 채점처럼 F학점이 맞다. 반대로 만일 정책의 목표가 내수활성화가 아니라 맹목적인 친기업 정책이거나 부자 기 살리기라면 정책 효과가 높은 A학점 정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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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경제]위험한 관계 - ‘부의 재분배’가 내수를 살린다(2012. 12. 04 14:05)
2012. 12. 04 14:05 경제
“네가 천사 같은 저 여자를 꼬실 수 있다고? 내기 하자. 내가 이기면 네 땅을 줘. 네가 이기면 나를 줄게. 단 조건이 있어. 그녀의 마음만 사로잡아. 네 마음을 줘서는 안 돼. 자, 내기 할까?” 여자가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정복할 수 있는 남자가 있다. 상하이 최고의 플레이보이 ‘셰이판’(장동건 분)이다. 그가 갖지 못한 여자는 단 한 명, ‘모지위에’(장바이즈 분)다. 돈과 권력, 섹시함을 모두 소유한 팜므파탈이다. 모지위에는 상하이 가전재벌 ‘진즈환’이 자신을 배신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복수를 꿈꾼다. 진즈환은 좋아하는 소녀가 있다. 16세 ‘베이베이’다. 모지위에는 셰이판에게 부탁한다. 베이베이의 처녀성을 빼앗아달라고. 하지만 셰이판은 “너무 쉽다”며 거절한다. 오히려 다른 사람을 지목한다. 정숙한 미망인 ‘뚜펀위’(장쯔이)다. 내기를 건다. ‘저 여자를 정복하면 너는 내꺼라고’ 셰이판과 모지위에에게는 사람의 마음도 ‘게임’을 위한 도구다. 영화 (2012)는 허진호 감독의 작품이다. 허진호는 전작 를 통해 물었다. 사랑이 무어냐고. 그 물음은 까지 이어지지만 답은 여전히 모호하다. 뚜펀위의 무릎 위에서 죽어가는 셰이판의 모습은 ‘영원한 사랑’에 대한 또 다른 물음을 던진다. 셰이판이 한눈에 반한 뚜펀위는 ‘기부천사’다. 화려한 기부행사가 열리는 동안에 호텔 밖으로 나가 가난한 아이들에게 빵을 나눠준다. 사망한 남편이 남긴 고가의 목걸이를 동북3성 피난민들을 위해 내놓는다. 그녀는 “여러분의 기부가 곧 그들의 희망임을 잊지 말아달라”며 기부를 유도한다. 언론은 그녀를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라고 칭한다. 사회·경제적으로 보면 기부는 세금과 함께 ‘부의 재분배’ 역할을 한다. 부자들의 돈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이전되기 때문이다. 세금이 강제력 있는 조치라면 기부는 자발적이라는 것이 다르다. 영화 속에서 모지위에는 기부행사 축사에서 “지금 상하이에 모여든 동북 피난민들은 우리와 공동운명체가 됐다”며 “그들이 다시 구매력을 가질 수 있도록 발판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기부가 상하이뿐만 아니라 도시 모두를 위한 투자라는 것을 잊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부가 재분배돼 서민들에게 가면 서민들이 그 돈으로 다시 물건을 사 내수를 살린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세금을 올리거나 기부를 강요하면 빈부격차는 쉽게 해소되지 않을까? 로빈후드 효과(Robin Hood effect)를 조심해야 한다. 로빈후드는 탐욕스런 귀족과 상인, 성직자들로부터 재산을 뺏어 서민들에게 줬다. 서민들은 처음에 좋아했다. 그런데 귀족들은 로빈후드에게 빼앗긴 재산을 채우기 위해 서민들을 더 몰아붙였다. 부자상인들은 못살겠다며 마을을 떠나자 물건가격이 올랐다. 로빈후드의 선한 뜻과 상관없이 서민들은 더 고통을 받게 되는 이런 현상을 로빈후드 효과라 부른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세금을 올렸지만 사회 전체적인 부는 축소하고 서민들의 형편은 나아지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땅주인에게 보유세를 대폭 물렸더니 세입자의 전세금을 인상했다. 고소득자의 소득세, 고수익 법인의 법인세를 대폭 인상했더니 아예 해외로 떠나버려 수요와 투자가 침체돼 서민들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로빈후드 효과는 보수파들이 부자 증세의 반대논리로 종종 인용한다. 그래서 고소득층의 세금을 올리더라도 기분좋게 낼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라는 주문이 나온다. 증세도 결국 사람의 문제다. 같은 세금을 올려도 흔쾌하면 문제가 없지만 불쾌하면 반발할 수 있다. 증세나 사랑이나 그 미묘함은 똑같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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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입차, 내수 점유율 두자릿수 넘본다(2012. 08. 21 16:06)
2012. 08. 21 16:06 경제
ㆍ지난해 7.98%에서 올해는 15%까지도 전망… 30대 고객 겨냥 중소형 판매 늘어 국내 자동차 시장을 두고 수입차 업체와 현대·기아차의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수입차 업체는 대형차 위주의 라인업에서 탈피해 3000만원대 소형차까지 출시하고, 다양한 판촉행사를 진행하면서 현대·기아자동차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펴낸 ‘2012년 경영환경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158만대로 추산되는데, 이 수치는 지난해 160만대보다 1.1% 감소한 것이다. 4년 만에 국내 자동차 시장의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그만큼 국내 자동차 시장을 두고 벌이는 경쟁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5월 26일 부산시 해운대구 벡스코(BEXCO)를 찾은 시민들이 ‘2012 부산국제모터쇼’에 출품된 자동차들을 살펴보고 있다. 세계 6개국에서 96개 업체 (완성차 22개사, 부품업체 74개사)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 연합뉴스 신차 개발 지연 등의 이유로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는 르노삼성은 국내 자동차 시장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보여주는 예다. 8월 10일 르노삼성자동차가 연구·개발(R&D) 및 디자인 분야를 제외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한때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량 3위까지 차지했던 영광을 이어가지 못하고 부진의 늪에 빠진 것. 르노삼성 우려의 징후는 곳곳에서 발견됐다. 6월 말 기준으로 르노삼성은 8만3000대를 팔았다. 지난해 동기 12만3000대보다 30%가 줄어들었다. 지난해 21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해도 대규모 적자가 예상됐다. 치열한 경쟁, 르노 삼성은 최악의 부진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의 부진은 복합적인 이유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 신차가 없어서 SM5의 명성을 이어가지 못했다는 점”이라며 “또 다른 이유는 르노삼성의 구조적인 문제인데, 르노나 닛산에 너무 많은 로열티를 지불한다. 부품을 사와도 비싸게 주고 사오기 때문에, 이익을 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이 4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아 르노삼성에 1억6000만 달러(1800억원 규모)를 투자한다고 밝혔지만, 신차를 개발하기에도 부족한 액수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국내 자동차업체 중에서 부장급 이상 간부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오고 있다. 수입차의 도전은 거침이 없다. 국내에 수입차가 들어온 지 25년. 1987년 메르세데스 벤츠가 국내 시장에 처음 들어왔을 때 10대(시장점유율 0.004%)가 팔렸다. 현재 25개 수입차 브랜드가 국내에 들어온 상태다. 2011년에는 시장점유율이 7.98%(10만5037대 판매)까지 상승했다. 2012년에는 시장점유율이 10~15%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수입차 시장이 확대되는 이유에 대해 한국수입자동차협회 관계자는 “수입차 판매량을 높이는 연령대는 30대다. 몇 년 전만 해도 수입차 고객은 40대 이상이었는데, 지금은 30대 고객이 더 많다”면서 “3000만원대 중소형 수입차가 늘어나면서 30대 소비자가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수입차의 판매량을 견인하고 있는 브랜드는 BMW,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Benz), 폭스바겐(Volkswagen), 아우디(Audi), 도요타(Toyota) 등이다. 2012년 7월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5개 브랜드의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70%를 넘고 있다. 수입차 업체는 대형차 위주의 라인업을 탈피해 3000만~4000만원대 소형차까지 선보이고 있다. 고유가 상황에서 연비가 높은 유럽형 디젤 차량을 선보인 것도 성공의 요인으로 꼽힌다. 수입차 전체 비중에서 디젤 차량의 비중은 45%를 넘었다. 수입차, 대규모 판촉행사로 시장 공략 수입차 업체는 가격 부담을 줄이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세우고 있다. 옵션을 대거 없애 가격을 내린 신차들도 나오고 있다. 도요타 프리우스의 경우 내비게이션과 가죽시트 등의 옵션을 제외하고 600만원 가격을 인하했고, BMW 미니쿠퍼 디젤은 선루프와 제논라이트 등을 제외해 기존 모델 가격에서 540만원을 인하했다. 폭스바겐 코리아 관계자는 “폭스바겐의 경우 엔지니어 중심의 회사라서 옵션을 별로 넣지 않는다. 대신 안전성을 보장하고 가격도 현대·기아차와 경쟁을 할 수 있으니까 30대 고객이 많이 찾고 있다”면서 “심지어 독일 현지보다 저렴하게 수입하는 차량이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하반기에 수입차의 공세를 이겨낼 수 있는 신차가 없어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 올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인 K3. | 현대·기아차 제공 대규모 판촉행사와 다양한 파이낸셜 프로그램을 선보여 가격 부담을 줄이기도 한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8월에 한해 E클래스 200·300 차량에 대해 48개월 무이자 행사를 펼치고 있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골프를 구매할 경우 24개월 무이자 할부, 신차 구입 후 최장 3년까지 사고로 인해 찻값의 30% 이상 수리비가 발생할 경우 새차로 교환해주는 ‘신차 교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뉴 캠리와 프리우스의 경우 현금 구매 고객에게는 150만원 상당의 주유권을 지원한다. 인피니티는 현금 구매시 주유비 150만원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고, 한국닛산은 큐브를 현금으로 구매하는 고객에게 40만원을 지원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수입차 업체가 국내 시장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현대·기아차가 8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현대·기아차 고객이 잠재적인 수입차 고객이 될 수 있다는 것.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시장만큼 국산차 점유율이 높은 나라가 없다. 수입차에 대한 인식전환이 되면 가능성이 꽤 큰 시장”이라며 “한국의 경제 규모가 상당히 높다는 점도 수입차에 대한 구매력이 있다는 사실을 대변한다. 한국 소비자들이 편의성이나 안전성 등을 가장 고려하는 것은 자동차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8월 한 달 동안 대규모 판촉행사를 펼치고 있는 수입차 브랜드들. (위부터) 뉴 캠리 하이브리드, 폭스바겐 골프 카브리올레. |각사 제공 하지만 수입차의 가장 큰 단점은 서비스센터의 부족과 정비부품이 비싸다는 점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과)는 “이 부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산차에 비해 서비스 기간이 1~2주나 더 걸리고, 부품비가 2배 이상 비싸다는 것은 수입차의 약점”이라며 “국내에서 부품을 OEM 생산을 하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불만이 고쳐지면 수입차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BMW 관계자는 “요즘 수입차 업체는 판매에만 치중하지 않고, AS에 대해서도 심혈을 기울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내수 시장을 방어해야 하는 현대·기아차는 수입차의 도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올해 초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에 “수입차 방어에 집중하라”고 지시할 정도였다. 수입차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지만, 현대·기아차의 하반기 성적은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 새로 출시할 신차가 K3 외에는 없기 때문이다. 상반기에 신형 싼타페, K9, 뉴소렌토R을 출시했지만 준중형차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신차는 K3가 유일하다. 신형 아반테는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다. 현대차 “수입차 방어에 집중하라” 현대·기아차는 이런 어려움을 AS로 해결하고 있다. 7월 16일 현대차는 ‘고객 중심 프리미엄 서비스’ 기치를 내걸고 서초 프리미엄 플라워숍 1호점을 오픈했다. 과잉정비 예방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원격정비 지원 시스템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심의위원단의 조사 결과 과잉정비 판정을 받으면 과청구 금액의 최대 300%까지 보상해준다. 기아차도 연중무휴 24시간 차량 운행 컨설팅을 수행하는 ‘스마트 컨설팅 센터’(080-200-2000)를 가동했고,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과잉정비 보상 프로그램도 운영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마케팅, 고객서비스, 고객만족 활동 등 고객에게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가격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기존 모델에 비해 신형 모델이 출시되면 가격이 오른다. 편의사양을 넣었다는 이유 때문이다. 2013년형 아반테는 열선 핸들과 전방 주차보조시스템 등이 포함되어 65만원이 인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형 쏘나타 역시 크루즈컨트롤 등의 사양이 더해져 40만원의 가격이 인상될 예정이다. 편의사양을 없애고 가격을 인하하는 수입차 업체의 흐름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는 셈이다. ‘패키지 옵션’이 문제라는 목소리도 거세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옵션 중의 하나가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자동차 전면 유리창에 내비게이션 정보와 운행 속도 등이 표시되는 기능)다. 국내 최초로 K9에 HUD가 적용됐지만, 이는 300만원 이상되는 하이테크 옵션을 선택해야만 한다. 이 옵션에는 HUD를 포함해 시트진동 경보시스템과 스티어링 휠커버 등이 포함되어 있다. 별 필요가 없는 옵션도 HUD를 이용하려면 선택을 해야만 하는 셈이다. 4월에 출시된 신형 싼타페도 패키지 옵션에 대한 비판이 거셌다. 김필수 교수는 “50만원만 들면 되는 옵션을 300만원까지 받게 하는 패키지 옵션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고객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옵션사양으로 구성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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