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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406 건 검색)

신복룡 전 교수, 진실화해위 행사서 “일제 때 친일파 아닌 사람은 화전민이나 노예” 주장
신복룡 전 교수, 진실화해위 행사서 “일제 때 친일파 아닌 사람은 화전민이나 노예” 주장
2024. 11. 07 15:18사회
... 신복룡 전 건국대 석좌교수가 7일 일제시대 친일 논쟁에 관해 “친일파가 아닌 사람들은 화전민이나 노예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이날 서울 중구...
집주인이 피란 가며 감금…‘현대판 노예제’에 발 묶인 레바논 이주 노동자들
2024. 10. 13 20:59국제
... 도망가지 못하게 집 안에 가둬둔 경우도 있었다. CNN 등 외신은 레바논의 이주 노동자들이 ‘현대판 노예제’로 불리는 카팔라 고용제로 인해 피란 가기 더욱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카팔라 제도는...
중동 전운 고조
경합주 공화당 주지사 후보 ‘흑인 나치’ ‘노예제 지지’ 발언…초박빙 대결 돌발 변수로
경합주 공화당 주지사 후보 ‘흑인 나치’ ‘노예제 지지’ 발언…초박빙 대결 돌발 변수로
2024. 09. 20 13:22국제
.... 그는 2008~2012년 포르노 웹사이트 ‘누드 아프리카’ 등에서 자신을 ‘흑인 나치’로 표현하며 노예제 복원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흑인, 유대인 등에 대한 노골적인 인종차별적 혐오 표현이 담긴...
2024미국대선노스캐롤라이나마크 로빈슨
노예, 탈출전문가, 살인자, 테러리스트, 스파이, 연인, 어머니…‘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가지 인생’ [플랫]
노예, 탈출전문가, 살인자, 테러리스트, 스파이, 연인, 어머니…‘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가지 인생’ [플랫]
2024. 09. 11 15:29문화
... 세 개의 국적을 가졌었다고 말하며, 수수께끼 같은 일곱 개의 단어로 자신의 삶을 설명한다. “노예, 탈출 전문가, 살인자, 테러리스트, 스파이, 연인, 그리고 어머니.” 이미리내 작가의 장편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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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총 144 건 검색)

“직원이 노예냐” 하이브, 개인폰 포렌식도 요구했나···비판여론 ‘시끌’
“직원이 노예냐” 하이브, 개인폰 포렌식도 요구했나···비판여론 ‘시끌’
2024. 11. 23 15:39 연예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하이브 사옥. 하이브 제공 고용노동부가 선정한 일자리 ‘으뜸기업’ 하이브가 퇴사자 및 직원에 대해 ‘족쇄’를 강요한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비판 여론이 가중됐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하이브는 산하 레이블 소속 퇴사자 직원을 대상으로 최근까지 비밀유지서약서 등에 서명을 받았다. 최근 퇴사자가 발생한 어도어 소속 직원 뿐 아니라 타 레이블 소속 직원들에게도 같은 조항의 서명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브가 퇴사자들에게 요구한 내용 중 문제가 된 부분은 ▲경업금지 약정 ▲부제소 약정 ▲서약서의 영구 보존 등이다. 퇴사자 서약서 서명은 현 어도어 대표인 김주영 하이브 CHRO(최고인사책임자)가 진행했다. 하이브를 퇴사한 일반 직원은 1년 동안 동종·유사업체에 취업할 수 없고 협력할 수도 없으며 창업을 할 수도 없다는 조건을 내건 것이다. 또 퇴사자는 하이브 재직 기간 중 발생한 이슈에 대한 하이브를 상대로 청구권을 포기하고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부제소 약정까지 요구받았다. 부제소 약정의 경우 근로자가 회사와 이미 분쟁이 있는 경우 원만한 합의선에서 요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하이브는 별다른 분쟁이 없는 퇴사자를 상대로도 이를 서명받았다. 하이브는 이에 대해 “경업금지는 회사 영업 비밀 등이 누설될 수 있는 동종 및 유사 업체로의 이직, 관련 영업 활동을 퇴사 후 1년 간 하지 않는 것으로 콘텐츠 제작 등 업무가 주를 이루는 업계 특정을 감안한 조치”라며 퇴사 시 작성 서약서가 적법하고 통상적인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퇴사자 부제소 약정과 관련해서 하이브는 “구성원이 재직 시 사용하거나 만든 회사 자산을 회사 소유 임을 인정하고 재직 시 발생한 이슈 등에 대한 소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라고 했다. 퇴사 시 작성하는 서약서의 보존기간을 영구로 표기하고 이를 서명받은 것에 대해서도 “보존 기한은 서류를 보관하는 기간을 의미하는 것이지 서류의 효력이 영구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고 했다. 하지만 근로기준법과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퇴직자의 퇴사 관련 서류는 3년간 의무보관해야 하고 이후 5일 내 폐기해야 한다. 특히 경업금지 약정은 반도체 업계와 같이 기술 집약 업계이거나 기술직 연구원에게 서명이 이뤄지는 경우가 있지만 보다 업계가 ‘좁다’는 평을 받고 이직은 잦은 엔터업계에서 경업금지 약정을 요구한 것은 부당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엔터업계에서 일반 직원의 경업금지 약정은 처음보는 조항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퇴사자들에 대한 이러한 부당한 요구에 대한 비판 여론은 이미 과거 하이브 내부에서도 있었다. 하이브가 서약서 등에 개인기기의 포렌식 등을 요구했다는 목소리다. 한 하이브 직원은 지난 8월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하이브 게시판에 ▲퇴직 시 필요에 따라 회사 자산이 아닌 내 개인 통신기기의 포렌식에 동의 ▲1년 동안 유사업계 회사 경업금지 등 정보보안 서약서 조항을 들며 “회사 자간을 들여다보든 그건 상관없는데 왜 개인 통신기기 포렌식에도 동의해야 하느냐”고 했다. 이에 하이브 직원들도 동조했다. 또 다른 하이브 직원은 “이거 노무사나 노동청 같은 곳에 문의할 수 있냐. 너무 심각한 것 같다”며 “나중에 문제가 되고 아니고를 떠나 사인을 하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한 하이브 직원은 “일단 서약서에 사인하지 말아봐라. 이거 문제 있는 수준이다”며 “퇴사자 포렌식할 때 개인정보를 어떻게 격리할지 방안도 없이 그냥 다 보겠다는데 이걸 왜 동의하느냐”고 했다. 이외에도 ‘엔터 일반직은 이직하면 1년간 뭐하고 먹고살아야 하느냐’ ‘이걸 왜 서약해야 하느냐 직원이 노예냐’ ‘직원들 생각 안 하고 윗분들 생각만 하니 저런 서약서가 나오는 것’ ‘포렌식 동의까지 요구하는 건 개인정보를 훔쳐 가겠다는 것 아니냐’ 등 하이브 내부에서도 비판이 일었다. 하이브가 퇴사자에게 이와 같은 서명을 받아낸 사실이 본지 보도로 알려지자 같은 엔터업계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조항”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 하이브 산하 자회사 직원은 22일 블라인드에 “부제소 동의서, 경업금지, 비밀유지 서약, 노트북 포렌식 다하고 노트북 털어서 꼬투리 잡고 문제 시 1억 배상 사인도 강제한다”며 “사인 안하면 소송 걸 수 있다고 나갈 때까지 협박한다. 동종업계 사람들 다 빼 왔지만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존재 노종언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동의가 있으면 개인 통신기기의 포렌식이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무제한적인 포렌식을 허용하는 것이 개인의 사생활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며 “압수수색영장을 통한 포렌식의 경우도 압수수색의 대상이 되는 정보를 정확하게 특정해야 적법하고 이를 위반해 획득한 정보는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함에 비추어 범위를 특정하지 않은 무제한적 포렌식은 사생활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해 그 효력이 무효가 될 소지가 크다”고 했다. 또 “만약 퇴사 시 이러한 포렌식 동의에 회사 측의 강요의 요소가 실질적으로 작용했다면 이는 하자있는 동의로서 직장내괴롭힘방지법 위반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문제될 수 있다”고 했다.
[종합] 백성현, 주인공병 걸렸나…♥승무원 아내 폭로에 “노예로 살아” 해명 (동상이몽2)
[종합] 백성현, 주인공병 걸렸나…♥승무원 아내 폭로에 “노예로 살아” 해명 (동상이몽2)
2024. 10. 08 09:13 연예
SBS 예능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배우 백성현이 아내로부터 “주인공병이 있다”는 폭로를 당해 웃음을 안겼다. 7일 방송된 SBS 예능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에는 배우 백성현과 그의 아내 조다봄이 출연했다. SBS 예능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스튜디오에 등장한 부부의 모습을 본 MC들은 아내가 미인이라고 했고, 김구라는 “조보아 느낌”이라고 감탄했다. 백성현의 아내 조다봄은 “두 아이의 엄마다. 승무원으로 12년 정도 근무하다가 아이들 낳으면서 육아휴직을 했다. 아이들 케어하면서 남편 서포트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를 듣던 백성현은 아내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아내는 제 이상형이다. 굉장히 상냥하고 서비스직을 해서 그런지 말도 조곤조곤 예쁘게 잘한다. 눈이 너무 예쁘고, 얼굴도 작고 동글동글하다. 첫눈에 반했다”며 사랑꾼 면모를 보였다. 이어 “엄청 쫓아다녔다. 예쁘니까”라는 달달한 멘트까지 날려 MC들을 놀라게 했다. SBS 예능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그런가 하면 아내는 남편에 대해 “일도 열심히 하고, 남들은 ‘잘생기고 육아도 잘한다’고 하더라”면서도 “밖에서는 부러워하는데 그게 다가 아니다”라고 폭로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어릴 때부터 배우생활한 남편이 남들에게 케어받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며 “본인이 주인공인 줄 아는 것 같다. 주인공병”이라고 했다. SBS 예능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이에 백성현은 “오해다. 주인공 병은 제 삶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집안에서의 주인공은 저희 와이프다. 제가 을이다”라며 “제가 정말 시키는 대로 노예처럼 사는데 작품한다고 바빠서 요즘 조금 소홀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조다봄은 “작품하면 말투부터 바뀐다. 사람들이 눈치를 보게 만든다”고 폭로해 웃음을 더했다.
정해인, FNC 노예계약설 해명 “연장하다보니···” (쏘는형)
정해인, FNC 노예계약설 해명 “연장하다보니···” (쏘는형)
2024. 09. 13 17:15 연예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 베우 정해인이 소속사 FNC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12일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에는 ‘베테랑2 관람전 필수 영상. 솔직하게 감상평 말하고 간 정해인 (※스포주의)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엔 게스트로 정해인이 출연했다. 보조 MC 유재필과 같은 FNC엔터테인먼트 소속이라는 정해인. 유재필은 “정해인에게 섭외를 요청했는데, 그 자리에서 바로 응했다”고 밝혔다.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 이를 들은 신동엽은 “이야기를 들어보니 굉굉히 의리남이다. FNC에서 데뷔했고 그다음부터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배우가 많이 포진된 회사에 갈 법도 한데, 초기에 계약을 잘못했나?”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정해인은 “그런 거 절대 아니다. 연장을 계속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왔다. 회사가 가진 가치관과 내 가치관이 많이 부합되는 게 있다”고 설명했다. 유재필은 “사내 체육대회도 모두 참석하고 배우들한테 3~4시간씩 조언해준다”고 말했고, 정해인은 “(그건) 꼰대 아니냐”며 웃었다.
‘초대박’ 난 QWER, 정산금은 단돈 1200원…“노예 계약 아냐?” 발끈
‘초대박’ 난 QWER, 정산금은 단돈 1200원…“노예 계약 아냐?” 발끈
2024. 09. 04 15:24 연예
아침먹고 가 2. 방송 캡처 ‘가짜 아이돌’로 돌아온 QWER의 첫 정산금은 1200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방송된 웹 예능 ‘아침먹고 가2’에는 QWER과 김계란이 게스트로 출연해 첫 정산 근황을 밝혔다. 이날 김계란은 “기존 아이돌 만드는 것에 비해 10분의 1로 만들었다. 10억 이하로 제작된 팀”이면서 “데뷔도 6개월만에 해 상당히 빠른 편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장성규는 “보통 아이돌들 보면 데뷔하고 5년 뒤에 첫 정산을 받는 팀도 있고 심지어 7년 뒤에도 첫 정산을 못 받는 팀도 있다”라며 “첫 정산은 성공했냐”고 물었다. 아침먹고 가2. 방송 캡처 당황한 김계란은 “대답은 굳이 안 해도 된다”라고 말하며 위기감을 느꼈고, 히나는 “데뷔 10개월 만에 첫 정산을 받았다”며 “정산은 됐는데 1200원 받았다”고 했다. 장성규는 “이거 노예 계약 아니냐”고 했고 김계란은 “경제 채널이 아니다. 렉카 채널이다”라며 장성규를 몰아세웠다. 한편 QWER의 미니 2집 ‘알고리즘 블러썸’은 오는 23일 오후 6시에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주간경향(총 16 건 검색)

[장르물 전성시대]킨 - 노예제 시대로 타임 슬립(2022. 07. 29 14:16)
2022. 07. 29 14:16 문화/과학
1976년 <패턴마스터>로 데뷔한 옥타비아 버틀러는 당시 SF계에서 가장 이질적인 작가로 여겨졌다. 그도 그럴 것이 주로 백인 남성 작가들이 백인 남성 캐릭터를 앞세우던 SF계에서 그는 흑인이면서 또 여성이었다. 이러한 ‘독특한’ 정체성은 그대로 작품에 반영돼 독보적인 성취로 이어졌다. 그는 2006년 58세로 타계하기 전까지 아프리카 문화와 미국 역사에 판타지를 덧대 인종과 젠더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는 등 권력과 시스템에 저항하고 반발하는 SF 장르의 보다 근원적인 의미에 천착했다. 편견과 차별에 맞서 싸울 수밖에 없었던 작가 개인의 배경 그대로 그의 작품에는 다양한 형태의 폭력과 이를 부추겼던 낯설고도 익숙한 환경이 무척 이채롭게 그려졌다. 옥타비아 버틀러의 장편소설 / 비채 1979년작 <킨>은 타임 슬립과 미국 노예제도를 결합한 그의 대표작이다. 알 수 없는 이유로 1800년대 초 미국 메릴랜드로 강제로 소환된 흑인 여성 다나는 느닷없이 엄혹한 노예제의 희생자가 된다. 갑자기 과거로 가게 되는 이유나 방법은 알 수 없지만 루퍼스라는 백인 남자아이가 곤경에 빠질 때마다 자신이 그곳, 그 시간대로 옮겨가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처음 타임 슬립했을 때도 물에 빠진 루퍼스를 구해 인공호흡으로 겨우 살려냈다. 그런데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아이의 부모란 작자들이 ‘검둥이(nigger)’라는 차별적인 언사와 함께 다짜고짜 총구를 들이대는 것이 아닌가. 총에 맞기 직전 다나는 원래의 1976년으로 돌아가게 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이후에도 이 일은 반복된다. 이번엔 겨우 목숨을 건졌지만 다음에는 어떨까. 심지어 금세 돌아올 거라는, 아니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거란 확신도 없다. 실제로 다음엔 남편 케빈과 함께 과거로 간 다나는 생각보다 오랫동안 노예로 생활한다. 게다가 노예주에게 가죽 채찍을 맞고 극도의 고통을 느낀 나머지 케빈을 남겨둔 채 홀로 현대로 소환된다. 다나는 8일 후 다시 과거로 가지만 그사이 케빈은 그곳에서 무려 5년을 버텨야 했다. 다나를 위협하는 건 노예제가 상징하는 명백한 폭력만이 아니다. 위생 개념이라고는 없어 언제고 병에 걸릴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그는 음식을 섭취하는 위험과 배고픔을 저울질한다. 그럼에도 가장 큰 고통은 루퍼스와의 애증관계에서 찾는 게 옳다. 다나는 루퍼스가 자신의 먼 조상임을 곧 깨닫는다. 루퍼스가 강제로 범한 노예 앨리스 역시 족보에는 그의 부인으로 명시돼 있었다. 그러니 현대의 자신이 살아남으려면 어떻게든 루퍼스를 지켜야만 할 테고, 지금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 진실을 알고 있는 ‘권력자’ 루퍼스에게 의존해야 한다. 하지만 루퍼스는 이 시대 다른 백인 남자들과 다르지 않아 변덕스럽고 잔인하며 자기중심적이다. 그리고 뭐든 소유하려 한다. 다나의 마음까지도. <킨>의 타임 슬립은 노예제를 그대로 체험하는 듯한 감각으로 왜 이 시스템이 사람을 그토록 옭아맬 수 있었는지 그 효율적인 심리 감옥을 현대인의 시선에서 들여다보게끔 이끈다. 나아가 현대인인 다나가 루퍼스에게 느끼는 증오와 애착이 상충하며 만들어내는 갈등은 단순히 시대의 고통에 그치지 않고, 타락과 공포, 용서와 복수까지 아우르며 내내 인간의 충동과 이성을 저울질한다. 그렇게 우리의 눈으로 바라본 19세기에는 이기적인 인간의 저열한 지배욕이 낱낱이 드러나 있다. 여러 위기와 갈등으로 그려낸 서스펜스와 애증의 드라마 모두 시대의 비극을 넘어선 위대한 작가의 위대한 유산답다.
장르물 전성시대
“난 왕, 넌 별점노예” 다시 바라보는 별점노동(2021. 07. 19 10:38)
2021. 07. 19 10:38 경제
“옷을 그냥 다 한쪽에 몰아놓으셨어요. 4시간 다 채우신 건지 모르겠습니다. 2.5시간 일하신 느낌이에요.”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플랫폼 업체를 통해 가정집 청소를 하는 이경희씨(가명·61)가 얼마 전 받은 ‘별 2개’ 리뷰(별 5개 만점)의 내용이다. “그 집은 옷 분류가 문제가 아니었어요. 쓰레기가 너무 많았거든요. 그거 정리하느라 오래 걸린 건데….” 문제의 청소 공간은 작은 원룸이었다. 먹다 만 음식물들엔 곰팡이가 피어 있었고 냄새도 심각했다. 일반 쓰레기를 모았더니 20ℓ짜리 봉투 4개가 나왔다. 재활용 쓰레기는 비슷한 크기의 봉투 10개로도 모자랐다. “팥쥐 엄마가 파티 가면서 ‘무조건 다 해놔라’ 하는 것도 아니고….” 4시간 동안 쉬지 않고 일한 그는 ‘2.5시간 일하신 느낌’이라는 평가에 속이 상했다. 그럼에도 항변할 길은 없다. 해당 플랫폼엔 노동자가 답변을 올릴 수 없게 돼 있기 때문이다. 며칠 후엔 자신을 ‘선택’할지 말지 고민하는 소비자로부터 이런 질문도 받았다. “그동안 별 5개 받으시다가 최근에 왜 별 2개 받으신 거예요?” 2점 받은 경위를 설명하라는 요구에 그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별점노동’의 시대다. 공산품과 음식은 물론, 가사노동·개인강습 등의 서비스, 택시 이용 등이 플랫폼으로 쉼없이 거래된다. 대개의 플랫폼들은 고객에게 5점 만점 척도의 별점을 매기고 후기를 작성해달라고 요청한다. 그렇게 쌓인 별점은 노동자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된다. 소비자의 평가는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평가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뿐 아니라 ‘기분’에 좌우될 때가 많다. 단 한 번이라도 고객의 ‘감정적 만족’을 받아내는 데 실패하면 “개념없다”, “별 1개도 아깝다”는 평가가 올라오기 일쑤다. 지난달 한 소상공인은 새우튀김 1개 환불 요구를 거절했다가 혹평에 시달렸고,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했다. 해당 고객은 쿠팡이츠 리뷰란에 별 1개와 ‘개념 없는 사장’이란 후기를 남겼다고 한다. 쿠팡이츠는 사업주에게 4차례나 전화를 걸어 주의를 줬다. 플랫폼을 통해 청소 일감을 받고 있는 한 가사노동자가 가정집을 정리하고 있다. / 송윤경 기자 시시각각 별점 평가를 받는 이들은 “후기를 보고 고칠 점을 배울 때도 있지만, 인격적 모멸감에 시달릴 때도 적지 않다”고 호소한다. 플랫폼 기업은 별점평가의 맹점을 알면서도 노동자 혹은 입점업체를 경쟁시키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고객 말씀에는 그냥 ‘예예예’ 해드리는 겁니다.” 이경희씨가 플랫폼 측에 억울함을 호소했다가 들은 말이라고 한다. ‘손님은 왕’이라는 정서와 플랫폼이 만나 만연해진 ‘별점평가’. 결국 별점평가 때문에 사람이 죽었다. 우리는 과연 이런 ‘디지털 혁신’을 원했던 것일까. ‘별점노동’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물기 안 닦았다고 별 0.5개 가정집 청소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A사의 앱을 열었다.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고르니, 그날 일할 수 있는 가사노동자의 프로필이 주르륵 뜬다. 그중 1명을 택하란 얘기다. 노동자의 사진 옆에는 점수가 붙어 있었다. ‘B 전문가’는 4.4점, ‘C 전문가’는 3.7점, ‘D 전문가’는 4.9점이었다(이 플랫폼에선 가사노동자를 ‘전문가’로 칭했다). 각 고객이 남긴 후기와 점수도 별도로 정렬된다. 별점과 후기가 좋아야 ‘선택’받는 구조다. 노동자 입장에선 일감의 개수가 달라지는 문제다. 과거 인력사무소를 통해 10년간 가사노동을 한 경험이 있는 김형라씨(가명)는 “인력사무소 시절에는 점심시간이 되면 일을 나간 집에서 밥을 주기도 했지만 플랫폼으로 일하는 지금은 그런 관행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도시락을 챙겨 다닌다. 이날 그의 점심은 토마토와 삶은 계란이었다. / 송윤경 기자 또 다른 청소 플랫폼 E사의 ‘별점 활용’은 더 노골적이다. 별점에 따라 아예 시급이 다르다. 낮은 별점을 받는 노동자에겐 먼 곳의 일감을 몰아주기도 한다. 3년 전 처음 일할 때 별점이 낮았던 이경희씨는 당시 “평점을 높여야 서울에서 일할 수 있다. 당분간 경기 지역의 일만 연결해주겠다”는 얘길 들었다고 한다. 별점평가에 따라 시급과 일감이 달라지는 것이 문제냐고 묻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청소와 돌봄 등 가사노동의 평가기준은 고객마다 천차만별일 뿐 아니라 플랫폼 업체는 노동자와 고객 양쪽에 ‘서비스의 표준’을 제대로 제시하지도 않는다. ‘화장실 청소 후 물기를 닦아내지 않았다’와 같은 이유로 0.5점을 감수해야 한다면, 그 대상은 개별 노동자가 아니라 이런 매뉴얼을 갖추지 않은 업체여야 한다. 대다수의 가사노동 플랫폼들은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세부 매뉴얼과 교육을 사실상 생략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플랫폼 노동자들은 무엇이 ‘무리한 요구’인지도 헷갈리게 된다. 이향란씨(가명·54)는 플랫폼을 통해 배정받은 곳에 청소하러 갔다가, 청소도구가 없는 것에 당황했다고 한다. “사무실 천장에 붙어 있는 선반을 닦아달라고 하는데, 사다리도 없고 전용 도구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건물 관리소에 가서 직접 사다리를 빌려 행주로 청소를 했다. 사실 그는 ‘가정집 청소’ 분야로 지원했기 때문에 사무실 청소는 거절할 수 있었지만, 업체의 이런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플랫폼 페이지 한구석에는 ‘높은 곳의 위험한 청소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문구가 있다. 그는 이런 ‘유의사항’ 역시 전달받은 적이 없다. 카카오T 블루 이용 기사가 운행을 준비하고 있다. / 김원진 기자 가사노동을 하는 이들은 플랫폼 측에서 고객에게 ‘사전 안내’라도 해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청소도구 준비,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와 아닌 서비스의 구분, 쓰레기 등의 청소량을 감안해 시간을 선택할 것 등을 “손님에게 미리 알려주기만 해도 스트레스가 줄어들 것 같다”(이경희씨)는 것이다. “특히 이제까지 청소를 해보지 않은 이들은 별점을 터무니없이 낮게 주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는 이경희씨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이 어디까지인지를 알 수 있도록 플랫폼 측에서 얘기를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적정 서비스의 기준 없이, 무조건 ‘높은 별점을 받으세요’라고 떠밀릴 때, 노동자는 갑질과 감정노동에 쉽게 노출된다. 10년간 인력사무소를 통해 파출부로 일해오면서 “일 못 한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었던” 김형라씨(가명·71)는 “이곳(플랫폼)에선 기분 맞춰주는 외교술, 화술 같은 것이 별점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김씨의 별점은 다른 노동자들보다 낮은 3.7점이다. 플랫폼이 방치하는 별점테러 “쓰레기가 온 줄 알았네요. 와플크림에선 설탕이 씹히고, 딸기주스에선 침 뱉은 맛이 나요.” 경기 의정부에서 2년째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는 김나현씨(가명·40)에겐 잊을 수 없는 ‘별 1개’ 리뷰가 있다. 와플크림에 대한 취향 차이는 그렇다 쳐도 “침을 뱉은 맛”이라는 표현은 참을 수가 없었다. 물을 섞지 않는 과일주스를 판다고 자부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환불은 물론 ‘시간낭비에 대한 보상’까지 요구하는 이 고객과 크게 다투고 말았다. “알고 보니 상습적으로 별 1개를 주는 유형”의 고객이었다고 한다. 경쟁이 치열한 외식업계는 손님의 별점에 ‘생존’이 달려 있다. 배달 플랫폼에 공개된 리뷰가 소비자의 선택 기준이다 보니, 단 한 번의 ‘별 1개’도 이들에겐 치명적이다. 특히 “납득가지 않는 이유로 별점테러를 하는”(김씨) 손님이 가장 골칫거리다. 많은 소상공인이 ‘별점테러’ 리뷰 삭제를 플랫폼에 요청하지만 ‘주관적 평가’라는 이유로 거절당할 때가 많다고 한다. 카카오T 블루 이용 기사들의 별점에 따른 등급표(위). 카카오T 이용을 마친 뒤 승객이 평가할 수 있는 항목 / 김원진 기자 인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은진씨(가명·26)에게도 별점에 대한 씁쓸한 기억이 있다. 마카롱 배달 주문이 들어왔는데, 하필 손님이 원하는 맛의 마카롱이 소진된 상태였다. 그는 전화로 양해를 구했고, 다른 맛의 마카롱을 보내기로 했다. 그리고 서비스로 ‘커피맛 마카롱’을 얹어서 보냈다. 그런데 별점이 매우 낮았다. 손님이 내세운 이유는 “커피를 마시지 못하는 사람에게 커피맛 마카롱을 보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별점과 리뷰가 고객 ‘기분’에 좌우될 때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화다. 외식업계의 별점전쟁은 얼핏 ‘사장님’과 ‘손님’ 간의 문제로 보이지만, 이 시스템을 굴리는 주체는 플랫폼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플랫폼 입장에선 별점경쟁이 붙을수록 이득이다. 거래가 늘수록 수수료 이익이 커지고 독점적 지위도 강화된다. 김나현씨의 경우 창업 후 배달 플랫폼에 가입하자마자, 플랫폼 매니저로부터 ‘리뷰 이벤트’ 권유를 받았다. 리뷰 이벤트란 리뷰를 약속하는 대가로 음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벤트다. 대다수 사업주가 출혈을 감수하며 리뷰이벤트에 나선다. “너무 배고파요. 연어초밥 4p 더 부탁해요. 리뷰 예쁘게 잘 올리겠습니다. 별 다섯 리뷰ㅎㅎ”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된 무리한 서비스 요구 사례는 업체들의 ‘리뷰이벤트’ 홍수와 무관치 않다. 배달 플랫폼은 별점평가를 활용하면서도 ‘악성리뷰’ 앞에서 소비자 입장만 주로 대변했다. 지난 6월 ‘새우튀김 1개 환불’ 문제에 시달리다 사망한 사업주는 쿠팡이츠로부터 여러차례 ‘주의해달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쿠팡이츠의 경우 점주는 리뷰에 답변을 게재할 수 없어 사실상 ‘방어권’이 없다. 업주가 답변을 남길 수 있는 플랫폼에서도 ‘항변’은 만만찮다.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게 하는 고도의 ‘감정노동’이 요구된다. 공산품을 판매하는 영역에서도 별점과 리뷰 때문에 점차 감정노동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형 칠판을 판매하는 한 소상공인은 “택배가 늦어 기분이 나빴다며 보상을 요구한 손님에게 택배사 사정에 따른 배송 속도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보상은 어렵다고 답했더니 ‘후기를 나쁘게 쓰겠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별점노예 택시업계 별점노동의 그림자도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11일 카카오모빌리티는 사측이 제시한 수준보다 별점이 낮은 택시기사들에게는 ‘카카오T 택시 프로 멤버십’ 가입을 못 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 멤버십은 ‘우선배차’ 기능을 제공한다. 한마디로 별점을 낮게 받는 택시기사에겐 우선배차 기능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카카오 측은 지난 3월 이 멤버십을 유료(월 9만9000원)로 처음 도입했는데, 시장 장악력이 커지자 별점으로 노동자 통제에 나선 것이다.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된 ‘배달 요청사항’. 별점 5개와 좋은 후기를 남길테니 초밥 4개를 더 달라는 내용이다. 이 영수증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한 소상공인은 “(요구한 서비스는) 7천원 금액의 초밥”이라고 설명했다. / 보배드림 캡처 22년차 택시기사인 정현수씨(가명·61)는 “사실 카카오의 별점 압박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해 3월 출시된 서비스인 ‘카카오T 블루’의 기사인 그는 매달 ‘월간리포트’를 받고 있다. 리포트에는 승객의 별점 평가결과가 담긴다. ‘카카오T 블루’의 기사들은 평점에 따라 ‘마스터 그룹’(평균 4.8점 이상), ‘나이스 그룹’(4.0 이상 4.8 미만), ‘화이팅 그룹’(평균 4.0 미만)으로 나뉜다. 나이스 그룹과 화이팅 그룹은 서비스 개선 요청과 함께 ‘제한 조치’를 받을 수 있다. 제한 조치는 일정기간 배차 정지 등을 뜻한다. 정씨가 받은 리포트에는 평점 평균이 아니라 민원이 발생할 때도 1일 배차 제한이 될 수 있다고 쓰여 있다. ‘카카오T 블루’의 별점 평가 리포트는 한때 택시업계를 위협했던 ‘타다’를 연상시킨다. 과거 ‘타다’는 고객 평점 평균이 4.5점을 넘지 않으면 일감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기사들을 옥좼다. 정씨는 “확인할 순 없지만 평점이 딱 하나만 낮게 나와도 콜이 잘 안 뜬다. 다른 기사들도 모두 똑같은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정씨는 별점평가를 ‘노예화’라고 표현했다. “주관적이고 일방향인 고객평점으로 기사를 쥐어짠다”는 의미에서다. 7년차 택기기사 최준영씨(가명·51)는 음악을 예로 들었다. “클래식을 틀어놓았더니 지루하다며 짜증을 낸 분이 있었다. 아예 음악을 끄고 가면 ‘운전기사가 라디오도 안 틀어놓냐’고 뭐라고 하는 분도 있다. 두 번 다 별점을 나쁘게 받았던 것 같다.” 현재 카카오 블루는 서비스 가이드 라인에 ‘꼭 KBS 클래식 라디오를 틀어놓으세요’라고 규정해놨다. 20년차 택시기사 김승환씨(가명·58)도 별점에 속 썩은 적이 있다. 김씨는 “구토를 한 승객이 그냥 가려고 하시길래, 운행을 못 하는 부분은 운수사업법에 따라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비용은 일부 받았지만 바로 평점 평균이 0.3점이 깎였다”고 했다. 카카오T에 상황을 설명하려 전화했지만 30분 넘게 연결이 되지 않았다. 담배 심부름을 거절했더니 평점을 0점 준 손님도 있었다. 소비자 평가를 통한 착취는 디자인, 웹 개발 분야의 프리랜서들도 예외가 아니다. ‘라우드소싱’이라는 디자이너 플랫폼에선 콘테스트 방식으로 노동자에게 일감을 연결해준다. 문제는 고객의 요구에 맞춰 디자인 시안을 만들고도 수고료를 거의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고객이 내는 상금의 70%는 콘테스트 우승 디자이너에게 돌아가고, 1차 통과자에게는 10%가 배분된다. 나머지 20%는 플랫폼이 수수료로 챙긴다. 상금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1차 통과를 했어도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 어렵다. 이하은 경기청년유니온 위원장은 “라우드 소싱은 평가 자체가 유급과 무급을 가르는 기준이 되는 플랫폼이다. 시세가 수천만원에 형성되는 디자인을 200만~300만원에 공모한다. 단가 저하와 함께 디자인은 싸게 할 수 있다는 인식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말했다. “제 점수는요” ‘별점노동’은 플랫폼 기업이 대거 등장하면서 만연해졌다. 플랫폼에게 별점은 ‘만능키’에 가깝다. 구체적인 업무 매뉴얼과 제대로 된 교육을 생략한 채 별점이 높은 노동자들을 보여주며 ‘이런 전문가들이 있다’고 홍보한다. 그러면서 별점이 낮은 노동자에겐 일감이나 시급 등을 통제하며 압박한다. 별점 자체가 인사노무 도구인 동시에 마케팅 수단이다. 이런 구조 속에서 노동자는 ‘소비자의 기분을 맞춰주는’ 감정노동에 노출되고, 자괴감을 느낀다. 지난해 플랫폼 가사노동을 그만둔 김정희씨(가명·60)는 “사람을 숫자로 평가해 값을 매긴다는 것이 굉장히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외식업계 ‘사장님’들의 별점경쟁 역시 배달 플랫폼의 ‘설계’ 속에서 이뤄진다. “배달 플랫폼과 음식점의 관계는 본사와 대리점 간 ‘갑을 관계’와 유사해지고 있다”(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남양유업 갑질 사례에서 보듯, 기업은 ‘어떻게든 많이 팔라’며 대리점·가맹점을 압박한다. 배달 플랫폼은 더 많은 ‘거래’를 촉진하는 도구로 ‘별점경쟁’을 활용하고 있다. 최근 별점평가와 리뷰 문제를 개선할 대책을 정부가 마련했다고 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악성 리뷰를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리뷰·별점제도 개선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배달 플랫폼들도 점주 보호방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그러나 플랫폼 기업이 별점평가를 노동자와 입점업체를 길들이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한 부작용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별점이 누군가를 죽음으로 내몬다면, 일상 깊숙이 들어온 ‘별점권력’을 다시 바라보아야 하지 않을까. 별점평가에 대한 당신의 별점은 몇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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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강의 눈]노예도 아닌데 도망쳐야 하는 노동자들
[김사강의 눈]노예도 아닌데 도망쳐야 하는 노동자들(2020. 09. 11 14:29)
2020. 09. 11 14:29 오피니언
전북의 어느 섬을 찾아갔다가 섬에 갇혀 일 년에 하루도 못 쉬고 일한다는 노동자들을 만났다. 그들을 그냥 남겨두고 온 게 못내 마음에 걸려 한 달 뒤 그 섬을 다시 찾아갔다. “거기들이 왔다 가고 나서 난리가 났었어. 애들이 여럿 도망쳐서.” 민박집 주인이 우리를 보자마자 한 말이었다. 지난 방문 뒤 이주노동자 몇 명이 섬을 떠났다. 선주의 감시 때문에 여객선을 타지 못한 이들이 어디선가 배를 불러 나갔다는 건 알고 있었다. 인권단체 놈들인지, 브로커인지가 애들을 꾀어 빼돌렸다며 선주들이 경찰에 신고했다는 이야기도 건너 건너 들은 터였다. 도망이라는 소리가 안 나오게 이번에는 순서대로 절차를 밟아보기로 했다. 계약조건 위반이나 임금체불 등 노동청에 진정할 수 있는 사유와 증거가 있는 이주노동자들을 추려 만났다. 힘들겠지만 조사가 진행되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섬에서 버텨달라고 부탁했다. 그 사이 지역 방송국에서 이들의 상황을 취재해 방송에 내보냈다. 그런데 방송을 본 선주가 인터뷰에 응했던 노동자의 목을 조르고 구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진정을 결심했던 노동자들은 두려움에 뭍으로 나오고 싶어했다. 섬을 벗어나려는 노동자들과 이를 막으려는 선주들 사이 실랑이가 이틀간 지속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세 명을 제외한 열한 명이 섬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도망쳐서 어찌 되는지 두고 보자는 선주들의 으름장을 뒤로 한 채. 노예는 주인으로부터 벗어나려면 도망을 쳐야 했다. 그러나 노동자는 노동력을 제공하는 대가로 임금을 받기로 하고 고용주와 계약을 할 뿐이다.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계약관계를 끝내면 그만이다. 고용주가 노동자를 해고할 수 있듯이 노동자 역시 고용주를 떠날 자유가 있다. 이것이 노예와 노동자의 차이다. 하지만 이주노동자들은 노예처럼 도망을 쳐야 한다. 한번 계약을 맺은 이주노동자를 순순히 보내주려고 하는 고용주는 드물다. 일은 고된데 임금이 낮거나 노동관계법을 수시로 위반하는 사업장에서는 특히 그렇다. 계약을 해지하고 사업장을 변경하고 싶다는 이주노동자에게는 추방시켜 버리겠다는 협박이 돌아오고, 이는 종종 실행으로 옮겨진다. 출입국관리법은 고용된 외국인의 소재를 알 수 없게 된 고용주에게 신고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무단이탈 신고제도’다. 고용주를 피해 관계기관에 사업장 변경과 권리구제를 요청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도망친 이주노동자들이 신고당한다. 한 달 이내에 소명하지 않으면 해당 이주노동자는 체류자격이 취소되고 강제퇴거 대상자가 된다. 도망친 노예, 이주노동자들은 추노가 된 출입국의 단속 대상이 된다. 일주일 전, 그 섬에서 일하던 이주노동자들의 진정 신고를 관할 노동지청에 접수했다. 예상보다 일이 신속하게 진행되어 벌써 근로감독관이 배정되었고, 조사를 위한 출석일자도 정해졌다. 섬에 남아 있는 세 명의 진정인들이 출석 조사 날 문제 없이 여객선을 탈 수 있을지 걱정하는 와중에 고용주들은 당사자들이 다 섬에서 도망쳐 버려 조사를 받으러 갈 수 없다며 근로감독관에게 거짓말을 했단다. 도망쳐도 난리, 버텨도 난리다.
[원희복의 인물탐구] 쓴 동국대 교수 황태연 “친일파는 왜에 빌붙은 노예다”(2020. 03. 06 14:33)
2020. 03. 06 14:33 사회
서울대 교수 출신 이영훈을 비롯한 낙성대연구소 필진이 쓴 <반일종족주의>가 한동안 베스트셀러가 됐다. 통계수치와 나름 그럴듯한 증거를 동원한 이 주장에 독자들이 현혹된 것이다. 이에 맞선 <일제종족주의>라는 책이 나왔다. 필자는 “이영훈의 <반일종족주의>를 비아냥거리려 단 책 제목”이라고 말했다. 이 책은 매우 격렬한 표현으로 친일학자를 공박하고, 통계수치와 해외 사료까지 폭넓게 인용하고 있다. 지난 2월 27일 대표 집필자 황태연 동국대 교수(65)를 만났다. -이영훈 등 친일학자를 비롯한 친일파를 ‘부왜노(附倭奴)’, 즉 ‘왜에 빌붙은 노예’라고 표현했다. 너무 과격한 표현 아닌가. “오래전부터 목포·여수 등에 정착해 산 왜구를 ‘토왜’라 했고, 나중에 친일파를 토왜라 불렀다. 단재 신채호는 외국에 붙어 외국문화를 칭송하며 우리를 깔보는 자를 ‘부외노(附外奴)’라고 표현했다. 우리말사전에 ‘부왜(附倭)’는 ‘왜국에 붙어서 나라를 해롭게 하는 사람’, ‘부왜역적’도 사전에 나오는 말로 과격한 표현이 아니다.” -그 ‘부왜’를 하는 이영훈을 비롯한 낙성대연구소 인사를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과도해 보인다. “(허허)그들을 반국가단체로 잡아넣지 않는 검사X이 나쁜X이다. 반국가단체란 반헌법적단체다. 우리 헌법에는 상해임시정부의 정통성을 잇는 반일독립국가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따라서 친일은 곧 반헌법적이고 반국가행위다.” <반일종족주의>에 맞선 <일제종족주의> 인터뷰 초반부터 매우 논쟁적이다. 그렇다면 일본과 교역하는 것 역시 반헌법적이고 반국가적이란 말인가. 현직 대학교수 주장치고 비약이 크고 극단적이다. 마치 <반일종족주의>에 나오는 이영훈의 주장과 180도 차이만 있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하지만 그는 그 근거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만이 반국가단체라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면서 “역사적으로 북풍(대륙세력)은 한 번도 우리 민족을 말살한 적이 없지만 남풍(해양세력·일본)이 우리를 멸망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수·당은 우리를 침략하다 망했고, 원은 고려와 37년 항쟁을 벌이다 왕조·영토·전통을 그대로 두는 조건으로 항복만 받았다고 주장했다. 원·청이 중국 한족에게 머리를 깎는 변발을 시켰지만 고려·조선인은 그대로 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국권을 빼앗고, 단발령으로 머리까지 깎았다고 말했다. -<갑진왜란과 국민전쟁>이라는 책에서 갑오경장을 ‘갑오왜란’으로 을미사변을 ‘을미왜변’으로, 1904년 무단 군사 침략을 ‘갑진왜란’ 등으로 표현했다. “그 사건을 왜란으로 보지 않는 것 자체가 친일이다. ‘경장’은 왜란을 감추려고 지어낸 말이다. 갑오경장은 통화를 바꿔 경제를 일본에 종속시키고, 군대를 해산시키고 친일 괴뢰군대를 만드는 등 우리 조선 입장에서 반동적 행위다. 그게 어떻게 경장인가. 일본이 경장이니 사변이니 표현했던 것을 정신 나간 역사학자들이 해방 후에도 그냥 쓰는 것이다. 아관파천도 친일신문 <한성신문>만 파천이라 썼고, 당시 모두 ‘아관망명’이라 썼다. 파천이란 임금이 도성을 버리고 도망갔다는 의미인데 고종이 한성에 있었는데 왜 파천인가. 일부 국사학계와 서울시도 아관파천길을 아관망명길로 바꿨다.” -책을 보면 대한제국을 너무 미화하고 민족주의를 강조하는 ‘국뽕’적 시각 아닐까. “일본 기준에 의하면 과대평가지만 정당한 평가다. 일본이 놓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한강철교(1897년 착공, 1900년 준공)와 경의선 모두 고종이 놓은 것이다. 전철도 일본 도쿄보다 2년 먼저 부설했고, 전화는 일본과 같은 시기(1902년)에 가설했다. 나는 고종을 영조보다 뛰어난 군주라고 생각한다. 아시아에서 신식군대 3만 명을 보유한 나라는 일본을 제외하고 대한제국밖에 없었다. 국제법적 처음으로 독도를 우리 땅이라 선언한 사람도 고종이다.” -그럼 고종 독살설을 믿는 것인가. “당연하다. 고종은 북경으로 망명하려 했고, 헤이그에 이어 베르사유에 왕자 이강과 미국에서 공부한 최초의 여학사 ‘김란사’를 밀사로 또 보냈다. 그런데 이강은 안동에서 잡히고 하란사는 북경에서 독감에 걸려 죽는 바람에 실패한다. 이것은 지금 역사학계에서도 확인한 사항이다. 그러나 역사학계는 이를 일련의 통사로 연결하지 못한다. 내가 <갑진왜란과 국민전쟁>에 자세한 사료를 기반으로 통사를 썼다.” 구한말 역사 상식에 반하는 주장 -한국 기록, 이를테면 황현의 <매천야록>에는 고종의 무능과 민비 일가의 부패, 이에 따른 기아와 수탈이 기록돼 있다. 이 때문에 갑오농민혁명이 일어난 것을 어찌 설명할 것인가. “매천(황현)이 친일 박영효파로 <매천야록>은 아무 근거 없이 고종을 비난한다. 민비가 무당을 불러 굿을 했다는데, 그것은 당시 모든 왕비가 하던 행사다. 매천도 <매천야록>에 민비의 영민함을 많이 언급했다. 그런 부문은 안 보고 부정적 부문만 과장되게 알려졌다. <운현궁의 봄>을 쓴 정비석 등 친일작가들이 고종과 민비상을 어그러뜨렸다.” 그는 일반이 알고 있는 구한말 역사 상식을 정면으로 깬다. 그는 근거로 다양한 사료와 수치를 증거로 들고 있다. 그는 1901년 독일 <쾰른신문> 기자로 한국을 방문한 지그프리트 켄터의 연재물을 제시했다. 신문은 “북경도·동경도·상해도 서울처럼 전신과 전화, 전차와 전기조명을 동시에 가진 것을 자랑하지 못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 1886년 육영공원 영어교사로 초빙된 헐버트가 1906년 다시 한국을 방문한 쓴 <한국의 독립투쟁>이라는 책에 “서울은 전등·전차·영화관이 있었다… 상류계급의 많은 한국인이 미국 대학에서 졸업장을 받고 귀국하고 있었다. 경찰은 신식복장을 갖추고 신식으로 훈련되고 있었고, 적지만 근대적인 군대가 출범했다”는 대목을 제시했다. 황 교수도 수치를 제시한다. 그가 제시하는 수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경제통계 책임자로 오래 근무했던 앵거스 매디슨이 산출한 한·중·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다. 매디슨은 1911년 조선경제는 일본 경제학자 미조구치 도시유키가 추계한 ‘1911~1938년 1인당 국민생산 추계’를 활용, 1990년 국제평균 달러로 환산했다. 이에 따르면 1911년 조선의 1인당 국민소득은 815달러로 아시아 4위이고, 1915년에는 필리핀·인도를 제치고 일본에 이어 2위가 된다. 황 교수는 “고종이 직접 통치했던 1897년부터 1903년까지는 경제적으로 최악이 아닌 고도성장기였다”면서 “낙성대연구소에서 이 통계를 수정했는데 고종재임 기간 경제성장률은 오히려 6%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구한말 경제상황이 최악이라는 것은 식민지근대화론자들의 이론적 근거다. 최악의 경제 빈곤으로 조선이 망했고, 식민지화한 일본이 조선을 근대화시켰다는 근거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 교수의 이런 주장은 식민지근대화론자 근거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다. 황태연 교수가 2018년 한 역사문화강좌에서 대한제국 시기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황 교수는 “역사학자들은 조선총독부 촉탁 이병도 논문만 보거나 기껏해야 일본 측 자료만 본다”면서 “나는 영어·독일어·러시아어 사료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우리 역사학자들은 통계나 숫자에 약해 이영훈 같은 경제학자들이 내미는 엉터리 통계를 반박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마르크스로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경제학 공부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1955년 동학혁명 본거지인 전북 정읍 출신으로 전주고를 나와 74년 서울대 외교학과에 진학했다. 그는 당시 법대 유명 이념서클인 농법학회에서 활동했지만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다 대학 3학년 제11회 외무고시에 합격했다. 그러나 그는 외교관보다 학문을 선택했다. 대학원(서울대)에서 헤겔로 석사학위를 받고, 84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대학으로 유학했다. 그는 “당시 운동권에는 공산주의 이론만 난무하는 전환기 상황이었다”면서 “사회운동의 근본적 이론으로 독일 사회민주주의를 배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DJ에게 ‘DJP연대’ 제안 우리가 잘 아는 유시민·진중권 등이 독일에 유학했지만 박사학위를 받지 못했다. 독일은 절대 학위를 대충 주지 않는다. 게다가 유학생 대부분 한국 정치 상황으로 박사학위를 받는 실정에서 독일철학의 ‘종합판’격인 마르크스로 학위를 받기는 더더욱 어려웠다. 그는 “매주 소논문을 제출하고 평가를 받아야 박사논문을 쓸 자격을 준다”면서 “마르크스의 지배와 노동’을 주제로 7년 반 만에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이는 미국이나 영국의 경우 학부·석사·박사를 모두 마칠 기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1994년 동국대에 정치사상 교수로 부임했다. 하지만 그는 현실정치에 관심을 가졌다. 92년 대선에 실패해 영국 체류에서 돌아온 당시 김대중 아태재단 이사장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김종필의 충청지역과 연합이라는 소위 ‘DJP연대’를 제안했다. 황 교수는 “원래 이탈리아 남부지역에 적용된 안토니오 그람시의 이론”이라며 “‘어떻게 유신잔당과 손을 잡나’라고 망설이던 DJ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결국 DJP연대는 성사되고 그는 ‘평화적 정권교체’의 막후 인물로 떠올랐다. 그의 이 주장은 1997년 <지역패권의 나라>라는 책으로 출판됐다. 그리고 그는 대통령정책자문위원을 맡았다. 정치권에서는 그가 ‘DJ정부 막후 실세’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2000년 6·15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당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답방 문제가 거론됐다. 그는 한 국회의원 연구모임에서 “6·25전쟁과 KAL기 테러 등은 사과가 아닌 국제법적 사안”이라는 발언으로 보수 야당과 언론으로부터 비난의 표적이 됐다. 그는 보수 언론의 종북몰이에 소송까지 벌이며 싸웠지만 결국 사퇴할 수밖에 없었다. 기성 정치권에서 돌아온 그는 <백성의 나라 대한제국>·<갑진왜란> <국민전쟁>·<대한민국 국호의 유래와 민국의 의미> 등 한국 근대사 연구에 매달렸다. 그는 “역사는 당시대 국민이 공감하는 ‘공감적 해석학’이 옳다”면서 “갑오왜란(경장) 이후 김홍집 내각에 당시 국민은 ‘왜당정부’라 불렀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야말로 부르주아나 계급사관이 아닌 보통 국민사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에게 두 가지 민족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나는 일제 침략·제국주의를 비난하는 저항적 민족주의로 지금까지 자신이 친일파와 식민지근대화론자를 혹독히 비판하는 이유다. 다른 하나는 통일을 향한 통일민족주의다. 그는 “통일에 자유민주주의를 앞세우면 정복하자는 논리로 남북적대의 불씨가 된다”면서 “민족이 하나라는 감정적 동력인 통일민족주의는 분단이 계속되는 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통일을 남북이 공감하는 평화통일 방법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지금 헌법 정신이고, 대통령의 의무라는 것이다. 황 교수는 요즘 ‘공자철학’에 매료됐다. <공자철학과 서구 계몽주의 기원>·<공자의 인식론과 역학> 등 17~18세기 영국과 프랑스, 미국 등 서구 계몽주의 기원이 공자사상에 있음을 규명하고 있다. 2년 전부터 유튜브 ‘황태연 아카데미아’를 통해 이런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실용적 중도정치가 DJ 민주당 정치의 맥’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이는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 정치노선과 맥이 닿아 있다. 그는 “내 이론을 안 대표가 좋아하는 것이지 DJ처럼 정치적 연결은 없다”고 밝혔다.
원희복의 인물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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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 년의 노예생활 끝내고 따뜻한 사람품으로 돌아온 이흥규 할아버지
2006. 06. 01 화제
“가고 싶은 곳도 없고, 보고 싶은 사람도 없어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이흥규 할아버지. 50여 년간 아무런 대가 없이 노동을 했고, 인간다운 삶을 전혀 살지 못했던 탓에 ‘노예 할아버지’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안성의 한 요양원에서 70평생 처음으로 인간다운 삶을 살고 있다. 할아버지의 달라진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쉰다.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든 할아버지의 누더기 팬티 TV 화면에 비친 할아버지의 모습은 21세기에 일어난 일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지경이었다. 형의 손에 이끌려 남의 집에서 머슴처럼 살아온 50여 년. 건강했을 청년은 어느새 허리가 90도로 구부러지고, 삶의 풍파에 찌들대로 찌든 70대 할아버지가 됐다. 하지만 ‘주인아저씨’라고 부르는 60대 노인에게 할아버지는 ‘하인’이하의 취급을 받고 있었다. “힘이 나보다 더 세요. 삽질을 얼마나 잘하는대요”라며 밭에 쭈그리고 앉아 일만 하는 70대 노인에 대해 심드렁하게 이야기하는 가해자의 모습은 TV 시청자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할아버지는 가해자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을 해야 했고, 해놓으라는 일을 마치지 못하면 집으로 돌아가지도 못했다. 앞이 잘 안 보일 만큼 어두워진 밤이 되어서야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할아버지. 그가 하루의 땀을 씻어낸 곳은 집 목욕탕이 아니라 논 옆으로 흐르는 냄새나는 도랑이었다. 집이 아니라 도랑에서 씻는 것이 할아버지에게는 당연한 일인 듯 보였다. 손발을 깨끗이(?) 씻은 후 할아버지는 거리를 헤맸다. 그러다가 길에서 쓰레기통을 발견하고는 뚜껑을 열고 허겁지겁 버린 음식을 먹었다. 할아버지를 촬영 중이던 방송국 PD가 놀라서 “그것 버리세요. 제가 사드릴게요”라고 했지만, 여전히 쓰레기통에서 꺼낸 음식을 신문지로 꽁꽁 싸서 버리질 못했다. 방송국 PD가 사준 빵과 우유를 손에 들고 돌아간 할아버지의 집은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온기라고는 전혀 없는 폐가로 전기도 들어오지 않았다. 변변한 이불과 옷가지 하나 없고 온갖 쓰레기로 뒤덮힌 방이 할아버지의 유일한 안식처(?)였다. 이런 곳에서 추운 겨울은 어떻게 지냈을까? 얼어 죽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가해자는 할아버지의 방을 보여줌으로써 그를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준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사람이 사는 형상이 아니었다. 비 오는 날 할아버지는 가해자 집으로 갈기갈기 찢어진 우산을 쓰고 걸어갔다. 비를 쫄딱 맞고 할아버지가 밥을 먹으러 들어간 곳은 부엌이 아닌 다용도실이었다. 김치와 국, 그리고 밥만 차려져 있는 상 앞에 쭈그리고 앉아 허겁지겁 밥을 먹던 할아버지. 인간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인권이 할아버지에게는 전혀 적용되지 않았다. 심지어 50여 년간 일한 대가는 차치하고라도, 2000년 10월부터 정부에서 준 기초생활 보조금 28만원을 한 번도 손에 쥐어보질 못했다. 그렇게 할아버지는 21세기판 ‘머슴’이었고 ‘노예’였다. 할아버지를 곁에서 지켜본 주민들의 무관심도 할아버지의 노예 생활을 50여 년간 지속시키게 했다.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든 이흥규(73) 할아버지의 사연은 지난 5월 SBS-TV ‘SOS 긴급출동’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할아버지의 사연을 취재한 김형민 PD는 “할아버지를 처음 봤을 때 너무 속이 상해서 육두문자가 튀어나왔다”고 할 정도로 실제 상황은 상상 이상이었다. 취재팀이 요양원으로 옮기기 위해 할아버지의 옷을 갈아입히는 모습은 더욱 충격이었다. ‘누더기’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갈기갈기 찢어진 할아버지의 팬티는 몇 년 동안 한 번도 갈아입은 적이 없는 듯했다. 그렇게 할아버지의 사연은 취재진과 시청자들을 수없이 놀라게 했다. 허리 수술로 굽었던 허리 펴고 살게 돼 할아버지의 사연이 방송된 후 사회적 반향은 뜨겁기만 했다. 네티즌들은 할아버지를 노예 취급해온 가해자의 처벌을 요구했고, 할아버지를 방치한 사회복지사에 대한 질타도 쏟아졌다. ‘자신의 인식 부족으로 이런 일이 빚어졌다’고 때늦은 후회를 한 가해자는 구속됐고, 정부에서 나온 기초생활 지원금 1천3백여 만원도 가해자로부터 회수했다. 할아버지가 살았던 화성시 시장은 시청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고 요양원에 직접 찾아가기까지 했다. 손학규 경기도지사 역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안을 강구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이흥규 할아버지는 지난 50여 년간의 암흑생활을 털고 요즘 경기도 안성의 브니엘요양원에서 따뜻한 보살핌을 받고 있다. 할아버지의 평생 고생을 보답받지는 못하겠지만, 지금이라도 암흑생활에서 구출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할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요양원을 찾았을 때는 집중 치료실에 누워 있었다. 요양원에 온 이후 상태가 나빠진 것이 아니라, 얼마 전 서울 병원에서 받은 허리 수술 때문이다. 90도로 구부러졌던 허리는 수술 후에 완전히 펴졌고, 수술 경과가 좋아서 2주 정도 지나면 편히 돌아다닐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한다. 요양원에서 할아버지는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인간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처음 요양원에 왔을 때는 먹을 것만 보면 정신없이 먹어대는 불안정한 상태였다. 과자와 같은 군것질거리를 항상 입에 물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세 끼 밥을 꼬박꼬박 먹고 군것질거리는 입에 잘 대지 않는다. 마음이 많이 안정된 듯 보였다. 그리고 앞이 잘 보이지 않았던 눈에 맞춰 안경도 새로 맞추었고, 옷과 신발도 본인이 직접 골라 살 수 있게 됐다. 난생 처음 통장도 만들었고, 그동안 가해자의 손에 있었던 주민등록증도 되찾았다. 안성시 부녀회와 사회단체협의회에서는 할아버지에게 보청기를 해주기로 했다. 또 한 치과에서는 음식을 전혀 씹을 수 없었던 할아버지의 다 빠져버린 치아를 대신해 틀니도 무료로 맞춰줬다. 방송을 보고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선물이 할아버지의 사물함을 꽉 채우고 있었다. 누더기가 된 팬티가 충격적이었는지 속옷을 보내온 사람들이 많았다. 과자와 우산, 그리고 책 등 다양한 물건이 있었는데, 할아버지가 찬송가를 부르는 모습을 본 한 학생은 미니 카세트와 찬송가 테이프를 보내주기도 했다. 자신의 용돈 4천60원을 보낸 초등학생도 있어 요양원 사람들을 눈물짓게 하기도 했다. “많이 나아지셨어요. 처음에는 사람들을 경계하고, 이야기도 전혀 하지 않으셨는데 요즘은 이야기도 잘하세요. 요양원에는 재활 프로그램으로 노래방을 운영하는데, 할아버지가 ‘백마강’ 노래를 부르고 춤도 추세요.”(브니엘요양원 박진하 원장) 하지만 아직도 이흥규 할아버지는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심을 풀지 않고 있다. 박진하 원장이나 요양원의 사회복지사와는 이야기를 잘하지만 낯선 사람과는 눈도 잘 마주치지 않았다. 기자 역시 할아버지와 대화를 시도해봤지만, 쉽지 않았다. “할아버지 요즘 몸은 어떠세요?” “몸이 많이 아파요.” “밥은 잘 드세요?” “네.” “보고 싶은 사람 없어요?” “없어요.” “가고 싶은 데 있어요?” “그런 것 없어요.” “불편하신 곳은 없어요?” “없어요.” 할아버지는 낯선 사람의 질문에 ‘예’ ‘아니오’로 대답할 뿐이었다. 할아버지의 모습을 촬영하는 사진기자와도 눈을 맞추지 않았다. 50여 년의 세월 동안 사람들에게 받았던 고통이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새 인생의 걸음마를 시작했다. 돈에 대한 개념도 새롭게 배우고 있고, 텃밭에서 자신만의 농작물을 키우기도 한다. 시장에서 자신이 사고 싶은 물건을 돈을 주고 사는 훈련도 받을 것이다. 그리고 할아버지에 관한 몇 가지 소문 방송을 통해 할아버지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은 몇 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먼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의 형에 대해서다. 왜 할아버지를 남의 집에 맏겨놓고 평생 돌보지 않았느냐는 점이다. 혹자는 할아버지가 정신지체를 앓았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할아버지를 진찰한 의사는 정신지체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의사가 정신지체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약간 어눌하고 순박했던 청년이었던 것 같아요. 할아버지 형이 돌아가셔서 모든 것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하네요. 정황을 살펴보면 형 입장에서는 모자란 동생이 가해자의 집에서 일을 하면 평생 밥은 굶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그래도 어떻게 한 번도 살펴보지 않았는지 아쉽기는 합니다.”(박진하 원장) 또한 90도로 구부러진 할아버지의 허리가 오래된 노동의 후유증이거나 15년 전 당한 교통사고의 후유증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할아버지가 살았던 동네 주민들은 ‘15년 전 할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증언을 했다. 방송 취재팀은 병원과 보험사 그리고 경찰서 기록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남아 있는 것이 없었다고 한다. 당시 할아버지는 교통사고로 인한 보상금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현재 그 보상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가해자는 할아버지의 가족에게 줬다고 증언했고, 가족들은 가해자에게 보상금을 돌려줬다고 취재팀에 말했다고 한다. 할아버지를 취재했던 PD는 한 인터뷰에서 “가족에게도 분명히 일부 책임이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밝히기 어려운 가족사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TV에서는 할아버지가 취재팀의 도움을 받아 처음으로 가족을 찾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15년 전에 이미 가족을 만났을 수도 있다. 박진하 원장 역시 “의문은 가지만 확실한 것은 누구도 모른다”고 대답했다. 여전히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이흥규 할아버지. 현재 할아버지의 상황에 대한 몇 가지 의혹이 있지만,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다. 이흥규 할아버지는 70대가 된 후에야 비로소 인간다운 삶을 살고 있다. 노예 같은 삶을 살다가 이제야 인간다운 삶을 살게 된 할아버지가 건강한 모습으로 앞으로의 삶을 누리기를 기원한다. Interview 평생 무료로 이흥규 할아버지를 돌봐주는 브니엘요양원 박진하 원장 “할아버지는 아직도 ‘주인아저씨 집에 돌아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지난 4월 24일 밤 10시, 박진하 원장은 방송국 PD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상황이 좋지 않은 무의탁 노인이 있는데, 평생 무료로 받아줄 수 있느냐?”는 내용이었다. 박 원장은 예전부터 무의탁 노인을 돌봐온 경험이 있기에 큰 고민 없이 할아버지를 맞았다. 등이 90도로 굽었지만 지금까지 돌봐온 여느 무의탁 노인과 비슷한 상황인 줄 알았다. 하지만 5일 후 TV 화면에 비친 할아버지의 모습을 본 박 원장은 너무 놀라서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박진하(47) 원장과 이흥규 할아버지는 그렇게 인연을 맺었다. 할아버지가 요양원에 왔을 때 어떤 모습이었나요? 사람들이 옷도 갈아입히고 목욕도 시켜서 외형적으로는 그다지 특별한 점이 없었다. 다만 사람들과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고, 사람들을 경계하는지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것이 이상했다. PD가 대충 이야기를 해서 ‘불쌍한 노인이구나’라는 생각만 했지, 할아버지에게 그런 사연이 있는 줄은 상상도 못했다. 방송을 보고 너무 놀라서 밤새 한숨도 못 잤다. 할아버지의 건강은 어떤가? 대체로 건강하다. 그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추운 겨울을 지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열악한 환경에서 지냈기 때문인지, 귀 한쪽은 딱지로 꽉 차있었다. 파내려고 했는데, 아프다고 하셔서 약물로 녹이는 중이다. 할아버지에게 약간 치매 기운이 있다고 하던데? 치매는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사도신경이나 주기도문을 술술 외우고 있다. 찬송가도 곧잘 따라 부르고, 노래방에서는 ‘백마강’이라는 노래를 거침없이 부른다. 보통 치매가 있는 노인들은 포만감이 없어서 먹는 것에 집착 하는데, 할아버지는 전혀 그렇지 않다. 밥을 잘 드시니까 요즘은 군것질도 잘 안 하신다. 할아버지 사연이 방송된 후 사람들의 관심이 뜨거운데 어느 정도인가? 방송 후 사람들의 반응이 뜨거운 걸 보고 나도 놀랐다. 방송 후 요양원 카페 홈페이지에 무려 11만 명이 다녀갔다. 그렇게 많은 네티즌이 방문한 것은 처음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선물로 할아버지 사물함이 꽉 찼다. 할아버지는 요양원에서 어떤 생활을 하고 있나? 사회성을 배우는 재활 훈련을 받고 있다. 50여 년간 그렇게 살아서 사회성이 전혀 없다. 통장이나 주민등록증이 뭔지도 모르신다. 사회복지사와 함께 통장도 만들고, 시장에서 할아버지가 직접 돈을 주고 물건을 사는 훈련도 받았다. 치매 예방을 위해 미술 치료를 받기도 하고, 텃밭에서 직접 채소나 과일을 기르고 있다. 얼마 전에 허리 수술을 받으셔서 허리가 쭉 펴졌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할아버지에게 말을 걸어도 대답을 잘 안 하시던데? 아직도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지난 50여 년 세월의 흔적이니 쉽게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요즘도 이야기 도중에 “주인아저씨 집에 돌아가서 일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요양원을 운영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봤을 텐데, 이흥규 할아버지에 대한 느낌은? 지금까지 행려 노인을 몇 분 돌봐드렸다. 그중 박순자 할머니는 가족 확인도 안 되고 다리 밑에서 거지로 살았던 분이다. 그래도 이흥규 할아버지의 모습보다는 훨씬 좋았다. 할아버지가 얼마나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았는지 실감할 수 있다. 할아버지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무척 큰데 부담은 없는지? 물론 부담이 크다.(웃음) 할아버지가 이곳에서 일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없이 좋은 친구를 사귀면서 편안한 노후를 보내셨으면 한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할아버지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목사인데 어떻게 이런 일을 하게 됐는지? 1990년에 안성에 교회를 개척했다. 우연한 기회에 안성천 다리 밑에서 생활하는 노숙자들을 보살폈다. 이런 일이 소문이 나면서 구청이나 경찰에서 보살핌이 필요한 사람들을 많이 보냈다. 그 후 현재의 브니엘요양원 자리에 작은 천막을 지으면서 요양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노인들이 대부분이라서 기저귀도 갈아드려야 하고, 관장을 직접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힘들다. 교인들의 도움으로 지난해 12월에 지금의 건물을 건축했다. 자원봉사자까지 21명이서 힘들지만 보람을 느끼며 생활하고 있다. 현재 90여 명의 노인들이 이곳에서 생활하고 계신다. 글 / 최영진 기자 사진 / 이상민·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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