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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경향(총 8 건 검색)

[채소별 맞춤 농사 노하우]고기보다 맛있고 건강에도 좋은 새송이버섯
2010. 11. 22 14:44 요리
새송이버섯을 수확하던 날, 얇게 썰어 저녁상에 올리니 평소 육식주의자인 남편이 하는 말. “앞으로 고기 대신 버섯 먹자. 버섯이 더 맛있네.” 버섯은 조리를 하면 고기와 식감이나 풍미가 비슷하다. 특히 새송이버섯은 향도 좋고 쫄깃해서 고기보다 더 맛있고 깔끔한 맛이 난다. 직접 키워 먹는 새송이버섯의 맛은 자연산 송이버섯도 울고 갈 정도로 신선하고 담백하다. 물로만 대충 씻어서 결대로 찢어 생으로 먹어도 좋은 그 싱그러운 향기가 오랫동안 여운을 남길 것이다. 난이도 중 재배 시기 온도와 습도만 맞춰준다면 연중 가능. 단, 여름은 제외 종균 판매 시기 2~5월, 10~12월 물주기 하루에 2, 3번 분무기로 흠뻑 수확 시기 재배 시작 후 7일 이내 수확 가능 수확 횟수 2, 3회 가능하지만 초보자는 1회에 만족 버섯 키우기 TIP -송이버섯의 재배 적정 온도는 16~20℃, 습도는 85~90%가 적당하다. -도는 무조건 높을수록 좋다는 속설이 있는데 이는 증명되지 않은 것으로 무엇보다 적당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습도계를 구비해 정확하게 측정하면서 재배하는 것이 실패하지 않는 비결이다. -우는 장소는 집 안에서 가장 서늘하고 그늘진 북향의 베란다 쪽이나 주방의 어두운 구석이 좋다. -연적으로 온습도가 맞춰지지 않는다면 가습기나 선풍기 등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환경을 바꿔줄 수도 있다. 준비물 병배지(새송이버섯), 재배 용기(스티로폼 박스), 찻숟가락, 신문지, 분무기, 온습도계 1 병배지의 병뚜껑을 열면 하얗게 형성된 균사막이 보인다. 2 숟가락으로 톱밥이 보일 때까지 잘 긁어낸다. 3 병에 물을 채우고 하룻밤 정도 스며들도록 둔다. 4 다음날, 병 속에 남아 있는 물은 덜어내고 물을 채운 스티로폼 박스에 병을 세워놓는다. 버섯이 나올 때까지 신문지로 덮고 그 위에 물을 준다. 5 빠르면 3일 만에 버섯이 보이기 시작한다. 6 5일쯤 되면 점점 부풀어 올라 병 입구가 가득 찬다. 7 병 하나에서 많은 새송이버섯을 키울 수 없으니 큰 것 2개 정도만 남기고 잘라낸다. 이때 버섯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조심한다. 8 키운 지 일주일 정도 되면 크고 굵은 새송이버섯을 수확할 수 있다. 더 자라서 포자가 날리기 전에 수확한다. 수확할 때는 새송이버섯 몸통을 잡고 비틀 듯 들어 올리면 깨끗하게 잘린다. 버섯의 2차 발생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수확한 자리의 잔여물을 제거한다. 병배지 톱밥으로 천연 거름 만들기 새송이버섯은 2차 발생을 유도하기가 쉽지 않다. 한 번의 수확 후 다시 연속적으로 버섯이 전혀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2차 수확을 포기하고 병을 해체해서 톱밥을 털어내자. 흙과 잘 섞어 햇볕에 하루 정도 바짝 말린 다음 채소밭의 거름으로 사용하면 좋다. 흙과 톱밥의 비율은 2:1이나 3:1 정도로 하자. 거름은 과한 것보다 모자란 듯하게 주는 것이 좋다. <■기획&정리 / 윤현진 기자 ■사진 제공 / 로그인 출판사 쭕 참고 서적 / 「베란다 채소밭」(박희란)>
[베란다 농사 체험기]4인4색 주부들의 성공&실패담
2010. 11. 22 14:20 요리
◆베란다 텃밭 6개월 차 이재숙 주부(36세, 경기도 안양시) “재배에 대한 기본 상식은 반드시 공부하세요” 누구라도 농약 걱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족의 건강을 위해 직접 채소를 길러보고 싶었어요. 때마침 인터넷 쇼핑몰에서 베란다 채소밭 이벤트가 열려 참여했는데, 당첨되어 흙과 씨앗을 받아 시작했습니다. 처음 심은 씨앗은 초보자들이 키우기 쉽다고 알려진 열무와 치커리입니다. 화분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했고, 처음에는 거실에서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큰 실수를 했던 것은 재배에 대한 기본 상식이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씨앗을 뿌렸다는 점입니다. 나중에 공부해서 안 사실인데요, 베란다 텃밭에 채소를 가꿀 때는 흙에 물을 주고, 씨앗 뿌릴 골을 파고 씨를 뿌려야 하는데, 저는 씨를 먼저 뿌리고 물을 주었습니다. 때문에 씨앗이 흙 표면 위로 올라와 일일이 씨앗을 흙에 묻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또 저는 거실에서 열무를 키웠는데 웃자람이 제일 큰 고민이고 문제였습니다. 거실은 햇볕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열무가 웃자라게 됩니다. 줄기는 실처럼 가늘고 키만 훌쩍 컸습니다. 가늘고 키만 크다 보니 물을 조심스럽게 뿌려도 힘이 없어 옆으로 드러누워 일어서지를 못했습니다. 이 또한 채소는 햇볕과 물만 있으면 잘 자라는 줄 알았던 제 실수였습니다. 재배 관련 책과 인터넷을 통해 안 사실인데 베란다 텃밭을 가꿀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햇볕, 그리고 물과 통풍이었습니다. 이 밖에도 재배에 대한 궁금증을 인터넷을 통해 자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웃자란 열무는 하나씩 조심스럽게 뽑아 다시 떡잎 아랫부분까지 깊게 심거나, 심겨져 있는 상태에서 떡잎 아랫부분까지 흙을 돋워주는 노하우 등을 이러한 방법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 베란다 텃밭의 초보자인 저는 열무, 치커리, 쑥갓을 성공할 때까지 키울 계획입니다. 도시에서 자란 대부분의 사람들은 베란다 텃밭 재배를 시작하기 전에 충분한 사전 공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요즘도 전문 서적을 보며 공부하는 중입니다. 이러한 서적을 통해 좋은 씨앗을 살 수 있는 곳부터 인터넷에서는 찾지 못했던 정보까지도 알 수 있어 좋습니다. 베란다 텃밭을 가꾼 후 저희 집에 생긴 변화는 가족이 매일 아침 베란다에 가서 채소를 들여다본다는 점입니다. 이제나 저제나 싹이 나오길 기다리는 것입니다. 씨앗이 덮은 흙을 밀어내고 싹과 떡잎이 나오고 특히, 본잎이 나올 때는 정말 신기했습니다. 특히 열무 싹을 거둬 비빔밥을 해 먹었을 때 기존의 억센 열무가 아닌 어린 싹 맛이라서 더 즐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까지는 상식이 부족해 실패를 했지만 잘 자란 채소를 거둘 때까지 열심히 베란다 텃밭에 공을 들일 겁니다. 이재숙 주부의 실패 원인 기본적인 채소 재배에 대한 공부 없이 씨앗을 심음 도시에서 자라 농사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었음에도 별도의 공부 없이 재배를 시작했다. 때문에 씨앗 심기부터 재배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과정을 생략할 수밖에 없었다. 거실에서 재배를 시작해 통풍이 잘되지 않아 채소가 웃자람 베란다는 환기가 가능한 데 비해 거실은 통풍이 잘되는 편은 아니다. 처음 거실에서 재배를 시작해 열무가 웃자라는 현상을 겪었다. 베란다 텃밭을 가꿀 때는 햇볕·물 공급, 통풍이 모두 잘 이뤄져야 한다. ◆베란다 텃밭 2년 차 김효진 주부(29세, 전라북도 전주시) “필요한 만큼 수확해 남기지 않는 것이 베란다 채소 재배의 최대 장점이에요” 베란다에서 채소를 잘 기르는 노하우는 채소를 두 번 옮겨 심는 것입니다. 씨앗은 처음부터 큰 화분에 뿌리는 것보다 작은 포트에서 싹을 틔워 모종을 키운 다음에 옮겨주는 것이 초기 관리도 쉽고, 더 튼튼하게 잘 자랍니다. 부추나 돌나물처럼 줄기를 잘 뻗는 식물은 줄기를 캐서 화분에 옮겨 심습니다. 새순이 쑥쑥 자라나서 금방 수확해 먹을 수 있어요. 달걀 껍데기를 말렸다가 빻아서 비료로 주면 좋습니다. 봄이면 농부가 밭에 석회질을 뿌리는 것과 같은 원리로 산성화된 토양을 중성화시키고 영양을 공급합니다. 제가 주로 키우는 채소는 잎을 따 먹는 상추, 케일, 청경채, 쑥갓 그리고 요리의 부재료로 쓰이는 부추, 파 등이에요. 특히 부추와 파는 한 번 심어두면 여러 번 잘라 수확해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유용합니다. 베란다 텃밭에 들어가는 비용은 거의 없습니다. 처음에 배양토 구입비로 가정용 1팩당 3천원 선, 씨앗 구입비는 팩 당 1천~1천5백원 선, 도구로는 물조리개 2천~3천원, 모종삽 2천~3천원 정도에 구입해두면, 그 다음부터는 거의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처음 베란다 텃밭을 시작할 때 의욕이 앞서 추운 2월에 상추 파종을 했어요. 물은 3일에 한 번씩 줬는데, 나중에 상추가 녹아서 죽어버리더라고요. 기다렸다가 따뜻해진 3월에 파종을 하고, 물을 일주일에 한 번만 줬더니 더 잘 자랐습니다. 느긋한 마음으로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잎채소는 잘 솎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솎아버리는 것이 아까워서 좁은 곳에서 여러 모종을 같이 키우면 서로 못 크거든요. 과감하게 몇 개의 모종만 남기고 주변의 포기들은 솎아주어야 합니다. 이때 솎아낸 모종을 이웃들과 나누는 것도 좋겠지요. 베란다 텃밭을 가꾸다가 벌레가 생겨서 아예 텃밭을 포기하는 분들도 많이 계신데요. 햇빛이 잘 들게 하고, 통풍을 잘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능하면 베란다 창문을 여는 것이 좋아요. 혹시나, 벌레가 생기면 곧바로 마늘즙이나 천연 살충제를 뿌려서 번식하지 않도록 조기에 제거해줍니다. 저만의 수확 노하우는 수확하기 몇 시간 전에 물을 충분히 준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물을 흠뻑 머금어 보다 신선한 채소를 수확할 수 있지요. 무엇보다 제때 수확해서 먹는 것이 중요해요. 채소를 수확할 시기가 되면 그 채소에 맞는 요리를 준비하죠. 베란다 채소는 필요할 때 수확해서 바로 먹기 때문에 따로 보관할 필요가 없어요. 상추나 케일 같은 잎채소가 실해지면 곧바로 따서 삼겹살 파티를 하고요, 파나 부추처럼 양념으로 쓰이는 재료는 그때그때 잘라서 요리에 넣지요. 필요할 때 곧바로 수확하고 남기지 않는다는 것이 베란다 채소의 최대 장점이 아닐까요? 이효진 주부의 성공 노하우 싹 틔운 후 한 번 더 옮겨 심기 처음 화분에 씨앗을 심고 싹이 난 다음에 한 번 더 옮겨 심으면 채소가 더 잘 자란다. 느긋한 마음으로 재배하기 조급한 마음에 물을 자주 주거나 흙을 바꿔주면 채소 수확량이 줄어든다. 벌레가 생기면 마늘즙 등 천연 살충제 사용하기 만약 벌레가 생기면 마늘즙이나 천연 살충제를 이용해 초기에 없애는 것이 좋다. 베란다 텃밭 2년 차 김도연 주부(39세, 부산광역시) “너무 저렴한 씨앗은 피하는 것이 좋아요” 베란다 텃밭을 가꿀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질 좋은 상토와 질 좋은 종자를 구입하는 것입니다. 주변에서 베란다 텃밭을 가꾸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싸게 구입한 씨앗은 대부분 싹을 틔우지 못하거나, 잘 자라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베란다에서 채소를 기르기 때문에 재배에 필요한 비료를 주는 일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질이 좋은 상토를 쓰는 것이 베란다 텃밭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죠. 또 하나 중요한 점이 베란다 텃밭을 위해 구입하는 도구에 대한 비용이 따로 들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를 위해 아이스박스나 투명 음료 컵 등을 이용해서 채소를 기르고 있습니다. 채소 재배를 위한 도구 구입 비용이 전혀 들지 않았기에 베란다 텃밭을 가꾸는 일이 더욱 유익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또 1회용품을 재활용한다는 점에서 환경을 위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아이와 함께 베란다 텃밭을 가꾸면 자연 공부를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겁니다. 처음 베란다 텃밭을 시작하면서 겪은 어려움은 채소 재배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씨앗은 언제 어떻게 심어야 하는지, 물은 얼마만큼 주어야 하며, 무엇보다 수확은 언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정작 채소가 다 자란 것이 맞는지도 알 수 없고, 뿌리째 수확해야 하는지 아니면 잎사귀를 따야 하는지도 몰랐습니다. 그래서 시행착오를 가장 많이 한 부분이 수확입니다. 아욱의 경우는 다 자랐을 때 제대로 수확하지 못하고 너무 오래 키워서 오히려 수확량이 줄어들기도 했습니다. 또 화분에 씨앗을 너무 많이 뿌려서 좁은 공간에 수많은 싹이 난 적이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모든 싹이 제대로 크지 못해서 새싹을 솎아주어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싹을 틔운 새싹 중 80%는 새싹채소로 먹어야 했고, 나머지 20%만을 키우게 되었죠. 씨앗을 심을 때 공간 배분도 중요합니다. 제가 베란다 채소를 가꾸며 매일 하는 일은 날씨에 따라 물의 양을 조절하고, 아침마다 물주기를 잊지 않고, 쌀뜨물과 우유팩 헹굼 물을 주는 일입니다. 지금까지 기른 채소 중 열무로 김치를 담가 먹은 적이 있는데, 이 같은 경험은 베란다 텃밭을 계속 가꾸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김도연 주부의 성공 노하우 질 좋은 재료 구입이 가장 중요 베란다 텃밭을 위해 시중에서 판매하는 흙과 씨앗 중 유독 가격대가 낮은 것은 피한다. 비료를 주기 힘들기에 가장 좋은 흙과 씨앗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쌀뜨물과 우유팩 헹굼 물 뿌려주기 쌀뜨물이나 우유팩을 헹군 물이 생길 때마다 채소에 뿌려준다. 비료의 몫을 충분히 해낸다. 채소별 수확 시기를 꼼꼼히 공부하기 채소별로 수확해야 할 시기가 다르다. 채소 공부를 통해 어느 정도 자랐을 때 수확해야 하는지를 반드시 알아두도록 한다. 베란다 텃밭 3년 차 이태희 주부(38세, 경상남도 김해시) “늘 텃밭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해요” 집에서 기르던 로즈메리를 우연히 요리에 활용한 후 베란다 텃밭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채소 재배에 대해서는 초보였기에, 인터넷 원예 사이트에서 베란다 텃밭을 위한 맞춤용 세트를 구입했습니다. 초보자는 재배 용기에 알맞은 흙의 양도 알기 어려우니 세트로 된 것이 제일 편한 것 같습니다. 상추를 처음 재배했는데, 전용 재배 용기에서 길렀습니다. 처음에는 재배 용기에 흙을 넣어주고, 씨앗을 뿌려 발아시키면 됩니다. 허브는 모종 상태로 구입해 분갈이를 해주면서 기르는 중입니다. 특히 로즈메리의 경우 차나 린스 등 활용도가 높은 편입니다. 로즈메리 삼겹살구이, 로즈메리 고등어구이 등 고기 요리에 넣으면 누린내를 잡아주기도 하면서 과산화를 저지해주어 건강 요리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풍미가 좋아져 요리의 격이 한층 높아집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사용하고 남은 대파를 뿌리가 붙은 상태로 화분에 심어두면 필요할 때 조금씩 사용할 수 있어 좋습니다. 반대로 더울 때는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무르기도 합니다. 베란다 텃밭은 초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제외하고는 비료와 새로운 씨앗 구입 비용 등이 추가로 들어갑니다. 저도 베란다 텃밭을 시작하면서 여러 번의 실패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키우다가 실패했을 땐 다른 씨앗을 심어 중간 공백 없이 꾸준히 베란다 텃밭을 가꾸는 중입니다. 이러한 실패 덕분에 이제 로즈메리는 제대로 뿌리를 내려 잘 자라고 있습니다. 베란다 텃밭을 가꿀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늘 관심을 갖는 것입니다. 식물의 상태나 흙이 얼마나 젖어 있고 말라 있는지, 벌레가 있는지 등을 관심을 가지고 보면 적절한 시점에 필요한 것을 보충해줄 수 있으니까요. 텃밭에서 채소를 기를 때의 노하우는 싹이 트고 난 뒤 커가는 자리가 비좁아지면 솎아주는 것입니다. 집에서 수확하는 채소의 장점은 보관할 필요 없이 가장 싱싱한 상태에서 바로 먹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로즈메리는 바싹 말려서 쓰는 경우도 있기에 씻은 뒤에 말려 냉동실에 보관해두면 좋습니다. 자연과 가까워지고, 생명이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갈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좋습니다. 이태희 주부의 성공 노하우 초보자를 위한 베란다 텃밭 세트 구입 재배기를 사용할 경우 흙의 양을 맞추거나 씨앗의 양을 가늠하기 어렵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베란다 텃밭 세트를 구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늘 관심을 갖고 채소를 살피기 햇볕이 잘 들고 있는지, 흙이 마르지는 않았는지, 벌레가 생긴 것은 아닌지 늘 관심을 갖고 살피면 채소를 잘 가꿀 수 있는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다. 베란다 텃밭 마니아 4인이 추천하는, 베란다 텃밭 채소로 만들면 맛있는 음식 BEST 6 (1) 샐러드, 새싹 비빔밥 텃밭에서 기른 여러 채소를 수확해 샐러드나 새싹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다. (2) 샤브샤브 청경채, 케일 등 기른 채소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요리다. (3) 불고기 부추 등 채소를 넣어 불고기의 양념을 하고, 상추, 케일, 쑥갓 등에 쌈을 싸서 먹는다. (4) 칼국수 수확한 채소를 듬뿍 넣어 채소칼국수를 끓인다. (5) 김밥 수확한 채소를 종류별로 넣은 김밥도 별미다. (6) 열무김치 직접 기른 열무로 담가 먹는 열무김치는 특별한 맛이 더해진다. <■글 / 정은주(객원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채소별 맞춤 농사 노하우]혼자서도 잘 자라는 열무
2010. 11. 22 14:20 요리
여름철 웃자람만 신경 써주면 사계절 키우기 쉬운 편이다. 열무 하면 열무김치를 가장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베란다에서 키운 열무는 연하기 때문에 김치 외에도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다. 갓 따온 어린 열무로 겉절이를 만들거나 살짝 데쳐 나물이나 된장국, 시래기 등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키우기 쉽고 비교적 빨리 크는 채소이기 때문에 보름이나 한 달 정도 시간 차를 두어 계속 심어보자. 난이도 중 재배 시기 연중 가능. 늦여름~초가을 파종 추천 물주기 1, 2일에 한 번씩. 오전 중에 겉흙이 말랐다 싶으면 흠뻑 수확 시기 씨앗 심고 두 달에서 두 달 반 수확 횟수 한 번 심은 씨앗으로는 한 번만 재배 가능 열무 키우기 TIP -사계절 내내 잘 자라지만 한여름 웃자람에는 주의한다. -연한 어린잎일 때 진딧물이 잘 생긴다. 한두 마리 보이기 시작하면 손으로 잡아주고 천연 방충제를 뿌려 예방한다. -원래 밭에서는 한 달 만에도 수확한다는 열무지만 베란다에서는 조금 느리게 자란다. 물론 베란다 환경에 따라 수확 시기는 더 빠를 수도, 느릴 수도 있다. -더운 여름에는 옥상이나 마당처럼 통풍이 잘되는 공간에서 키우면 훨씬 잘 자란다. -촘촘히 심으면 어린잎을, 널찍하게 키우면 시장표 열무로 수확할 수 있다. -하나의 재배 용기에 2, 3개만 기른다면 좀 더 큰 열무로 키워낼 수 있다. 또 두 달이 지났을 때 곧바로 수확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열무가 알타리무처럼 조금 커지기도 한다. 이때는 누런 잎만 손질하고 나머지는 버릴 것 없이 뿌리까지 모두 뽑아 요리하면 된다. 준비물 열무씨앗, 재배 용기(스티로폼 박스), 상토, 화분자갈(마사토), 송곳, 물조루, 분무기, 신문지 1 스티로폼 박스 바닥에 송곳으로 구멍을 15~20개 뚫고 굵은 마사토를 구멍이 보이지 않을 정도만 고루 펴서 넣는다. 2 상토를 박스의 3/4 정도 높이까지 넣는다. 씨를 뿌리기 전에 물조루로 흙에 물을 흠뻑 준다. 3 얕은 고랑을 두 줄 파주고 씨를 2~3cm 간격으로 하나씩 넣는다. 뿌린 씨 중 일부는 나중에 솎아줘야 하기 때문이다. 4 주변의 흙으로 살짝 덮은 후 분무기로 물을 뿌려준다. 싹이 나올 때까지 신문지로 덮어두고 물을 분무한다. 5 씨앗을 심은 지 7~10일이 지나면 본잎이 나오기 시작한다. 이때 줄기가 너무 웃자랐거나 약해서 자꾸 기울어진다 싶으면 흙을 추가로 덮어 줄기를 세워준다. 6 20~25일이 지나면 본잎이 훌쩍 자라서 제법 잎의 모양을 갖춰가기 시작한다. 2주에 한 번씩 묽게 희석한 액체 비료나 천연 거름을 준다. 7 시들거나 약한 것, 서로 붙어 있는 것 위주로 솎아내고 5cm 정도 간격으로 5, 6개만 기른다. 솎아낸 어린 열무는 버리지 말고 된장국에 넣거나 겉절이로 무쳐 먹는다. 8 두 달이 지나면 밑동을 살짝 들어보아 뿌리가 어느 정도 힘이 있고 줄기가 25cm 정도 되었을 때 수확한다. 여름철, 열무 새싹 웃자람 주의보 한여름에는 베란다 안의 온도가 30℃ 이상으로 올라간다. 덥고 그늘진 환경에서 열무가 키만 쑤욱 웃자라기 쉽다. 웃자람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통풍에 신경 써서 실내 온도를 낮춰주어야 한다. 너무 더운 한낮에는 집 안의 시원한 곳으로 잠시 옮긴 다음 스탠드를 켜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가능하면 바깥으로 들고 나가 반그늘에 잠시 두면 베란다보다 통풍이 좋아 웃자람을 방지할 수 있다. 이미 웃자라버린 열무는 싹이 너무 촘촘해도 솎아내지 말고 그대로 키우자. 서로 기대어 웃자라도 쓰러지지 않고 비교적 잘 클 수 있기 때문이다. <■기획&정리 / 윤현진 기자 ■사진 제공 / 로그인 출판사 ■ 참고 서적 / 「베란다 채소밭」(박희란)>
[채소별 맞춤 농사 노하우]감자를 심으면 감자가 나와요
2010. 11. 22 14:20 요리
베란다에서 감자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도 신나는 일이다. 게다가 씨앗을 따로 구입하지 않고 먹다 남은 감자로도 해볼 수 있다니 얼마나 좋은가. 강원도 감자의 맛과 크기를 베란다에서 따라잡기란 어려운 일이다. 집에서 키운 감자는 어떤 것은 방울토마토처럼 작게 달리고 마는 것도 있어서 적잖이 실망스럽기도 하다. 많은 양을 수확하겠다는 욕심보다 감자에 다시 감자가 달리는 수확의 기쁨과 감동을 느껴보자. 난이도 상 재배 시기 연중 가능. 이른 봄 파종해 초여름 수확 추천 씨감자 판매 시기 2, 3월 물주기 2, 3일에 한 번씩. 오전 중에 겉흙이 말랐다 싶으면 적당량 수확 시기 감자 심고 석 달 수확 횟수 하나의 씨감자로는 한 번만 수확이 가능하지만 수확한 감자를 심으면 다시 감자가 달린다. 반드시 씨감자여야만 하는가? 감자가 잘 달리는 씨앗용 감자인 씨감자는 시중에서 판매하는데 재래시장에서는 2, 3월경에 구입이 가능하다. 씨감자로 하는 것이 수확량이 좋지만 구하기 힘들다면 먹으려고 산 일반 햇감자 중 작은 크기의 것을 심어주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작은 크기의 감자를 이용하는 이유는 씨눈이 더 많이 나 있기 때문이다. 준비물 씨감자 혹은 일반 감자 작은 것, 재배 용기(플라스틱 박스, 비닐포대), 상토, 화분자갈(마사토), 송곳, 물조루, 신문지 1 감자를 자세히 보면 씨눈을 관찰할 수 있다. 씨감자가 아니라면 조금 작은 크기의 것이 씨눈이 많다. 2 감자를 세로로 반 자른다. 움푹 들어간 씨눈이 상하지 않도록 잘 비켜 잘라낸다. 3 재배용기 바닥에 송곳으로 적당히 몇 개의 구멍을 뚫은 후 마사토와 상토를 넣고 감자를 심은 다음 그 위에 다시 상토를 덮고 물을 준다. 자른 면이 바닥으로 가거나 위로 가거나 둘 다 괜찮다. 싹이 나올 때까지 신문지로 덮어두고 물을 분무한다. 4 10~15일 정도 지나면 싹이 올라온다. 5 20일 후의 모습이다. 싹이 한 번 올라오면 빠른 속도로 자란다. 하나의 감자에서 싹이 여러 개 올라오는데 튼튼한 싹 2, 3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밑에서 잘라낸다. 6 한 달 정도 지나 키가 자란 모습이다. 일조량이 부족하면 잎이 무성해지기 전에 키가 많이 크게 된다. 이때부터 2주에 한 번씩 묽게 희석한 액체 비료나 천연 거름을 준다. 7 감자를 심은 지 두 달이 지났을 때 흙을 살살 파보면 작은 감자알이 생기기 시작한다. 8 큰 비닐포대로 옮긴다. 이때는 뽑아내지 말고 용기를 뒤집어 흙째 모두 빼내어 옮긴다. 9 석 달 후 잎이 시들기 시작하면 수확할 때다. 줄기 하나를 잡고 살살 들어 올리면 감자가 대롱대롱 매달린 것을 볼 수 있다. 감자 키우기 TIP -흙을 습한 상태로 두면 감자가 썩을 수 있다. 물은 흙이 완전히 마를 즈음에 흠뻑 준다. -넉넉한 재배 용기를 선택한다. 비닐포대나 쇼핑백에 키우면 좋다. -일조량이 부족하면 잎과 줄기가 키만 쑤욱 커버리는 웃자람이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햇볕을 되도록 많이 받도록 한다. -감자 하나에서 보통 4, 5개의 싹이 올라오는데 너무 많다면 몇 개는 잘라낸다. 감자가 작게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감자를 키우면 뿌리를 공격하는 작은 뿌리파리류가 잘 생길 수 있다. 주로 흙 속의 해충들이 해를 입히고 성충인 날파리들은 실내로 날아들어 성가시게 된다. 하지만 이는 천연 살충제로 퇴치가 가능하다. <■기획&정리 / 윤현진 기자 ■사진 제공 / 로그인 출판사 ■ 참고 서적 / 「베란다 채소밭」(박희란)>
[채소별 맞춤 농사 노하우]배추-내 손으로 키운 채소로 김장 담그기
2010. 11. 22 14:20 요리
배추는 거의 우리나라만 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주요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배추는 다른 채소에 비해 영양학적으로는 특별한 의미가 없지만, 김치로 먹으면 유산균과 채소 자체의 섬유질을 섭취할 수 있어 우리가 채소를 다량 섭취할 수 있도록 하는 고마운 채소다. 베란다에서 김장 배추를 키워보자. 쌈채소를 키우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가정 내 채소의 자급자족에 큰 기여를 한다. 김치로 담가두면 저장 음식이라 두고두고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난이도 중 재배 시기 가을~겨울. 늦여름 파종해 초겨울 수확 추천 모종 판매 시기 8~9월 물주기 1~2일에 한 번씩, 오전 중에 겉흙이 말랐다 싶으면 흠뻑 수확 시기 씨앗 심고 두 달에서 두 달 반 수확 횟수 연속 수확은 불가능, 한 번 뿌린 씨앗으로 한 번만 가능 배추 키우기 TIP -베란다걸이로 직사광선을 받도록 키우면 밭에서 나는 배추처럼 포기가 잘 진다. -봄과 여름에는 더위에 강한 품종의 씨앗을 선택해 길러보자. 보통 춘계배추라는 이름으로 씨앗이 나온다. -한여름 불볕더위가 가실 무렵에 파종하면 늦가을 김장 배추를 수확할 수 있다. -한겨울에 키울 때는 스티로폼 박스를 이용해보자. 보온 효과가 있어 일반 화분보다 튼튼하게 키울 수 있다. -작은 우유팩에 1개씩 본잎 4, 5장의 모종을 만들어 큰 용기에 옮겨 심어 키우면 더 잘 자란다. 집에서 모종을 만드는 셈이다. 준비물 배추씨앗(포기배추), 재배 용기(스티로폼 박스), 상토, 화분자갈(마사토), 송곳, 물조루, 분무기, 신문지 1 비교적 넉넉한 스티로폼 박스를 준비해서 바닥에 구멍을 뚫고 마사토와 상토를 채운다. 씨앗을 넣기 전에 미리 물을 흠뻑 적신다. 2 4×4cm 간격으로 2, 3개씩 씨앗을 뿌린다. 얕은 골을 파고 일렬로 뿌려주어도 된다. 3 씨앗이 보이지 않도록 흙을 덮고 분무기로 물을 준다. 싹이 나올 때까지 신문지로 덮어두고 물을 분무한다. 4 씨앗을 뿌린 지 일주일 후 본잎이 한두 장씩 올라오면 한 자리에 하나만 남기고 솎아낸다. 5 본잎이 크게 자라서 3, 4장 나오면 2주에 한 번 정도 묽게 탄 액체 비료 혹은 천연 거름을 준다. 6 한 달 후면 상추 정도 크기로 자란다. 7 이때쯤 절반 정도 솎아내 국에 넣어 먹어도 된다. 8 한 달 반이 경과하면 잎이 많이 커서 수북해진다. 9 이때 1, 2개만 남기고 모두 수확해서 겉절이를 담가보자. 10 두 달 반 정도가 지나면 잎이 여러 장 포개져서 배추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더 오래 두어 포기가 들게 하려면 잎을 모아 끈으로 묶으면 된다. 하지만 베란다에서는 밭에서 나는 배추처럼 포기가 커다랗게 키우기는 힘들다. 어느 정도 겹겹이 배추 잎이 포기를 이룬다고 생각되면 더 기다리지 말고 수확하자. 키우는 중간에 솎아내는 배추로 요리하는 재미도 크다. 가을과 겨울에는 쉽고 봄과 여름에는 키우기 어려운 배추 배추는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란다. 햇볕과 바람도 많이 필요하다. 여름이 끝날 무렵에 심어서 김장 담글 시기 가까이 수확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재배 환경이지만 겨울에도 따뜻한 베란다에서 잘 자란다. 봄·여름에 재배하도록 나온 배추 품종들 역시 베란다의 봄·여름은 견디기 어렵다. 채소들은 해가 부족해도 웃자라지만 너무 따뜻한 환경에서도 온실 속의 화초처럼 위로 키만 자란다. 봄·여름에는 밖에서 싹을 틔워 밖에서 키워보자. 햇볕도 흠뻑 받고 비도 맞고 아침 이슬도 맞으며 더 튼튼하게 자란다. <■기획&정리 / 윤현진 기자 ■사진 제공 / 로그인 출판사 ■ 참고 서적 / 「베란다 채소밭」(박희란)>
[베란다 농사 체험기]채소소믈리에 박희란 “절약은 물론 행복지수도 올라가요”
[베란다 농사 체험기]채소소믈리에 박희란 “절약은 물론 행복지수도 올라가요”
2010. 11. 22 14:20 화제
ㆍ웬만한 건 다 키워 먹는 유기농 텃밭 박희란 주부는 베란다 농사에 푹 빠져 사는 세 살배기 아이의 엄마다. 비록 오랜 경력은 아니지만 상추, 배추, 콩나물 등의 각종 채소는 물론 딸기, 수박, 블루베리 등의 과일까지 웬만한 식재료들을 모두 자급자족으로 해결한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채소소믈리에 자격증도 취득했다. 네이버 블로그 ‘바키의 베란다 채소밭’을 운영하며 텃밭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는 그녀를 만나 생생한 농사 체험기를 들어봤다. 베란다의 푸르른 변신, 365일 유기농 밥상 부산에 거주하는 박희란씨(29)는 지난 2009년 가을부터 자신의 아파트 베란다에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사이, 온통 초록빛으로 물든 베란다의 변신만큼 그녀에게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오늘 저녁은 뭘 먹지?’가 아니라 ‘오늘 수확한 채소로 무엇을 만들어 먹을까’를 고민한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박희란씨의 베란다와 식탁에서 벌어지고 있다. “대파를 사다가 흙에 꽂아두고 밑동 위를 잘라 먹는 아주 단순한 일에서 제 채소밭이 시작되었어요. 무심코 꽂아두었던 대파가 여러 번 잘라도 계속 새순이 나오며 잘 자라서 한 번 구입한 대파로 대여섯 번은 연속으로 수확해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신기했죠. 돈을 번 기분이었고, 이것이야말로 가장 간편하게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채소 키우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녀는 두 번째 도전으로 분유통에 청경채 씨앗을 심으며 본격적으로 농사를 지었다. 아이의 반찬으로 연하고 맛이 강하지 않은 청경채를 자주 구입해서 요리했는데 사서 쓰는 것은 물로 여러 번 씻어도 안심이 되지 않기에 직접 키워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가을에 심은 청경채가 겨울까지도 잘 자라주었고 덕분에 계속해서 청경채 씨앗을 심으며 수확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그 후 청경채를 통해 자신감을 갖게 된 박희란씨는 시장이나 마트에서 파는 채소들을 모두 길러 먹고 싶다는 생각으로 집에 있던 재활용 스티로폼 박스들을 모아 그 안에 흙을 담고 상추, 시금치, 열무, 배추 등의 채소 씨앗들을 심었다. 베란다에서도 이렇게 쉽게 농작물들을 잘 키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는 더욱 다양한 채소에 도전하게 됐다. “저는 무언가를 키우는 데 소질이 있는 사람은 아니랍니다. 그 흔한 화초 하나 없이 선인장 화분만 덩그러니 놓였던 베란다였는데 그마저도 물을 너무 주지 않아 말라버릴 정도였죠. 그런데 채소를 키우는 것은 달랐어요. 씨앗을 심고 싹이 트는 것을 조바심 내며 기다리다가 드디어 싹이 나고 점점 자라나는 모습을 하루하루 지켜보면서 어서 수확해서 밥상에 올릴 생각에 신이 나죠.” 확실한 목표가 있었기에 채소 키우기는 일반적으로 화초를 키우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이면서도 큰 흥미를 유발했다. 그렇다고 해서 처음부터 심는 것마다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베란다에서 채소를 키울 때는 야외의 텃밭에 비해 햇볕의 양이 부족하기 때문에 줄기가 얇은 상태로 키만 쑤욱 자라는 웃자람 현상이 생기는 일도 다반사였고, 작은 새싹은 다 크기도 전에 쓰러지는 경우도 빈번했다. 상추는 새싹일 때 잎이 매우 여린 편이어서 이리저리 누워버리는 바람에 꽤 애를 먹었다. 흙으로 쌓아주고 잘 다독여주면서 일으켰고, 물을 줄 때도 조심했다. “이런 시행착오를 한두 번 겪으면 노하우가 생겨서 채소 키우는 일이 어렵지 않답니다. 문제는 처음 시작을 하느냐 마느냐에 있는 것 같아요.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베란다 채소밭에 딱 어울리는 표현이에요. 처음 텃밭을 가꿀 때 키우기 쉬운 채소로 시작하면 용기를 얻어 채소의 가짓수를 늘려갈 수 있거든요. 다양한 채소를 심어보려고 욕심내기보다는 베란다에서도 잘 자라는 몇 가지만 집중적으로 심기를 권합니다.” 재배부터 요리까지, 주부로서 의미 있는 즐거움 물론 이만큼 농사를 잘 짓기까지는 많은 공부가 필요했다. 바깥 농사와 베란다 농사의 차이점을 구분하며 다양한 작물을 기르기 위해서는 관련 서적을 참고하는 것이 필수였다. 하지만 국내에 출간된 서적은 주로 일본 번역서 위주로 실내 텃밭에 관한 내용들인데, 일본의 베란다 공간과 우리의 아파트 베란다는 구조적으로 차이가 많아서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았다. 하지만 화초를 키우듯 간편하고 여유롭게 즐기며 키우는 채소 가드닝의 기본적인 모티브는 일본책에서 많은 부분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스스로 노하우를 얻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직접 인터넷에 블로그를 만들어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더 실질적이고 알찬 도움말들을 얻을 수 있었고 급기야 채소소믈리에라는 자격 시험에 도전하게 됐다. “채소 키우기를 더 깊이 있게 배우고 싶어서 지난해 말 우리나라에 도입된 한국 채소소믈리에 1기 강좌를 수강하고 시험에 응시했어요. 현재는 채소소믈리에 1기로 활동 중이에요. 채소소믈리에 활동을 하며 여러 농산물의 유기농산지 체험을 통해 생산자 분들을 만날 기회가 주어졌고 그로 인해 유기농법에 대해서도 많은 조언을 얻을 수 있었어요.” 채소소믈리에는 좋은 채소를 구별해 맛있고 영양가 있게 요리하는 법을 고민하며 주위에 알리는 일이다. 채소소믈리에의 취지는 ‘나부터, 내 가족부터 변하자’는 것이 1차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아직 직업적으로는 특별히 연결되는 고리가 없다. 그래서 젊은 세대의 취업용 자격증이라기보다는 주부들에게 더 어울리는 자격증이다. 가족의 밥상을 책임지는 주부가 바로 채소소믈리에 그 자체인 셈이다. 박희란씨의 노력만큼 가족의 행복지수도 올라갔다. 요즘 그녀의 베란다 채소밭은 세 살배기 아들의 둘도 없는 놀이터가 됐다. 채소 이름을 하나씩 배워가며 함께 씨앗을 뿌리고 수확하고, 햇살 아래에서 꼬물꼬물 흙장난을 하는 것이 아이에게 훌륭한 체험학습이 되고 있다. “직접 키워 수확한 채소를 맛있게 먹어주는 가족이 있기에 저도 더 즐겁게 베란다 농사를 짓는 것 같아요. 제 취미생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을 위한 먹을거리를 직접 생산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사명감이 커요.” 박희란씨는 오는 11월 말이 되면 그동안 직접 키운 배추와 열무 등 다양한 채소로 첫 김장을 담글 계획이다. 덕분에 재료값도 톡톡히 아끼게 됐다. 남들은 배춧값 폭등에 당장 먹을 김치부터 걱정한다지만 베란다 텃밭이 있는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가장 건강하고 맛좋은 김치를 가족에게 선물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한다. 베란다에서 채소 키우기 Q&A Q 흙이나 씨앗은 어떤 것을 사용해야 하나요? A 초보일수록 흙이나 씨앗은 가급적 구입해 사용하시길 권해요. 흙은 50리터 한 포대에 만원가량이고 씨앗은 100립 이상 들어 있는 한 봉지가 보통 2천원정도입니다. 흙은 다시 재사용할 수도 있으니 사실 마음만 먹고 시작한다면 비용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아요. 만약 주변의 흙을 사용하고 싶다면 잘 사용하지 않는 커다란 냄비나 팬에 한 번 볶아서 사용해보세요. 센 불에 10분 정도 볶으면 흙 속에 들어 있는 벌레나 유충들을 없앨 수 있습니다. 또 처음부터 많은 채소를 심기보다는 자주 사용하고 빨리 수확할 수 있는 잎채소 위주로 시작해 일주일 단위로 계속 씨앗을 뿌리셔서 자급자족을 해보세요. 새싹채소나, 콩나물, 숙주나물, 미나리 같은 수경재배 채소들은 물론 열무, 근대, 쑥갓, 아욱, 시금치, 청경채, 대파 등 키우기 쉬운 잎채소들은 베란다 농사만으로도 3인 가족 기준으로 자급자족이 가능하답니다. Q 물은 며칠 간격으로 얼마나 줘야 하나요? A 물주기에서는 이 한 가지 원칙만 지켜주면 돼요. 겉흙이 말랐다 싶을 때 오전 중에 흠뻑 주는 거죠. 물을 줄 때는 한 번에 흠뻑 주어야 해요. 아래쪽 배수구로 모두 물이 잘 빠져 나오고 있는지도 관찰해야 하고요. 물의 양은 재배 용기의 크기, 흙의 양, 채소의 성장 모습에 따라 달리해야 해요.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생강이나 감자처럼 뿌리를 심어둔 것을 제외하고는 흙 전체가 흠뻑 젖도록 물구멍으로 배수가 잘 되어 내려왔는지 확인하는 것이 기본 법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아무 물이나 괜찮은가요? A 수돗물은 받아서 하룻밤 두었다가 사용하세요. 수돗물의 소독 성분들이 증발되도록 하기 위해서죠. 아예 물 양동이를 하나 만들어두고 물을 매일 떨어지지 않게 채워둔다고 생각하면 편해요. 그럼 언제든지 물을 줘야 할 때 그 양동이의 물을 퍼서 사용하면 되니까요. 새싹채소는 생수나 정수기 물을 사용할 수 있다면 좋아요. 하루쯤 받아놓은 수돗물을 사용할 때는 페트병이나 물병에 넣어 주방 근처나 냉장고에 두고 사용하면 편하지요. Q 거름은 언제 어떻게 줘야 하나요? A 어린 새싹은 거름을 싫어해요. 오히려 어린잎들에게는 거름이 해가 됩니다. 거름은 본잎이 평균 4, 5장 나왔을 때쯤에 본격적으로 주기 시작해요. 베란다에서는 선반 위아래로 재배 용기를 놓는 경우가 많은데 위쪽에 거름을 주다가 아래에 있던 새싹 쪽에 액체가 흐르게 되면 새싹이 죽어버릴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또 거름을 많이 주는 것은 좋지 않아요. 차라리 모자란 것이 낫죠. 거름을 너무 많이 주면 잎이 갈색으로 변하거나 축 늘어져서 죽어버릴 수 있으니 양 조절에 주의하세요. <■글 / 윤현진 기자 ■사진&제공 / 안진형(프리랜서), 로그인 출판사>
초보자들을 위한 베란다 농사 시작의 모든 것
2010. 11. 22 14:18 요리
베란다 텃밭을 시작하려면 흙과 씨앗 등 여러 준비물이 필요하다. 또 계절별로 잘되는 채소도 알아두면 풍성한 채소를 수확할 수 있다. 알뜰하게 재료를 구입할 수 있는 방법부터 계절별로 잘되는 채소, 재배기 정보에 이르기까지 베란다 텃밭을 위한 유익한 정보들. 베란다 텃밭을 위한 기본 준비물 흙 채소용 상토(인공배양토) 베란다에는 채소가 자랄 만한 흙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흙을 담을 수 있는 플라워 박스 혹은 나무 박스 등과 같은 용기가 필요하다. 흙은 인공배양토가 포함된 채소용 상토를 구입해 사용한다. 채소용 상토는 병해충이 없고 비료 성분이 적당히 들어 있으며 물 빠짐이 좋아서 채소 기르기에 좋다. 만약 화분 흙이 집에 있을 경우 인공배양토와 함께 1:1로 섞어 사용해도 좋다. 일반적으로 채소를 기를 때는 상토 밑에 작은 자갈이나 굵은 모래 등의 마사토를 깔아주는 것이 좋다. 마사토는 물 빠짐을 좋게 한다. 굳이 구입하지 않더라도 주변에서 주워 깨끗하게 씻은 후 사용해도 된다. 씨앗 재배 계절에 맞는 씨앗 베란다 텃밭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해당 계절에 가장 잘 자라는 채소를 선택하는 일이다. 시중에서 살 수 있는 씨앗은 무엇이든 계절별로 키울 수 있지만, 해당 계절에 키울 씨앗만을 고르는 것이 좋다. 또 같은 품종에 비해 턱없이 가격이 낮은 씨앗은 구입을 신중히 결정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 가격이 낮은 씨앗은 싹이 날 확률이 줄어들고 수확량도 많지 않다. 화분 채소에 맞는 화분 스티로폼 상자, 아이스박스 등 재활용품을 활용해 화분을 만들어도 좋다. 화분 선택시에 가장 중요한 것은 그 화분의 용도나 역할보다 그곳에 어떤 채소를 기를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채소별로 줄뿌리기, 흩어뿌리기, 점파 등 씨앗 뿌리는 방법부터 다르므로 둥글거나 직사각형 등 화분의 모양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베란다 텃밭 재료 알뜰 구입 노하우 베란다 텃밭에 필요한 재료들은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다. 기본적인 상추, 파 등의 씨앗 그리고 배양토는 대형 마트나 재래시장 등에서 살 수 있다. 또 인터넷 오픈 마켓 등에서는 베란다 텃밭 세트(화분, 흙, 씨앗)를 판매하기도 한다. 초보자라면 이러한 세트를 구입하는 것도 좋다. 베란다 텃밭 관련 인터넷 카페 등에 가입하면 알뜰하게 재료를 구입할 수 있다. 특히 씨앗 나눔 등 무료 이벤트도 자주 여니 참고할 것. 베란다 텃밭에서 키우기 좋은 계절별 추천 채소 초보자들이 가장 먼저 도전하기 쉬운 채소로는 상추나 쑥갓, 시금치, 20일무 등이 좋다. 이 채소들은 생육 특성이나 생리가 비교적 단순해 초보자가 가꾸기에 아주 쉬운 작물이다. 또 이러한 작물들은 모기르기를 하지 않고 가꿀 수 있는 간편함이 있다. 때문에 바로 씨를 뿌려서 수확까지 옮겨 심지 않아도 된다. 계절별 제철 채소이면서 생육 기간이 비교적 짧고 생육 생리가 간단해 가꾸기가 까다롭지 않은 작물 위주로 기르는 것도 좋다. 봄에는 봄배추, 상추, 엔다이브, 시금치, 쑥갓, 치커리가 좋고, 여름에는 들깻잎, 열무, 치커리, 엔다이브, 가을에는 가을무, 배추, 파, 겨울에는 시금치, 20일무, 쑥갓 등이 잘 자란다. 베란다 텃밭에 유용한 재배기 정보 대형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재배기를 이용해 베란다 텃밭을 가꾸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시중에 팔리고 있는 재배기는 비교적 값이 비싸서 선뜻 구매하기 곤란한 점이 아쉽지만 베란다 텃밭 초보자가 처음 재배를 시작할 때는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베란다 텃밭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구입하면 좋은 재배기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채소밭을 위한 화분, 씨앗, 분갈이흙, 분무기 등 관련 제품만 해도 50여 종에 이른다. 여러 가지 채소를 한꺼번에 재배할 수 있는 수경재배기는 19만원 선이다. 이 재배기는 전용 화분과 스테인리스 필터, 급수호스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자동형 재배기로 각기 다른 채소를 16개의 포트별로 재배할 수 있다. 쌈 채소 외에도, 웰빙 채소를 집에서 길러 먹을 수 있는 제품도 많다. 새싹 재배기는 1만~3만원대로, 비빔밥 등에 넣어 먹는 새싹채소를 재배할 수 있다. 칸막이가 있어 종류별로 씨앗을 동시에 재배할 수 있다. 버튼을 누르면 T자형 물뿌리개가 돌면서 골고루 물을 뿌려주며, 하루에 2, 3회 버튼을 눌러 20여 분 물을 주면 6일 정도 후에 수확할 수 있다. 특별한 설비 없이 버섯을 집에서 재배할 수 있는 느타리버섯 키우기 제품도 있다. 버섯 종균이 담긴 작은 유리병의 습도만 잘 맞춰주면 일주일 만에 버섯을 수확할 수 있는 제품으로, 가격은 9천~1만원대다. 이외에도 4일 만에 재배할 수 있는 콩나물 재배기는 1만~4만원대다. 베란다에 심을 수 있는 과일나무 묘목도 인기가 좋은데 블루베리, 구아바, 방울토마토 등의 유실수 묘목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2천~1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글 / 정은주(객원기자) ■사진 / 안진형(프리랜서) ■ 도움말 / 농업기술원 서명훈 박사, 옥션>
맹인이지만 40년 농사일에 손주까지 키우는 박흥식 &지인자 부부
2004. 05. 01 화제
“고추 딸 때 빨간 고추, 파란 고추 구분하는 거말고는 힘든 거 없어. 허리 아픈 거야, 일하면 다 아픈 거고…” 앞을 못 보는 노부부는 경기도 양평 양동에서 손녀를 키우며 농사 짓고 있다. 장막처럼 가려진 세상을 향한 좁쌀만한 원망도 없이, 소중함과 고마움으로 살아온 시간들이었다. 평범하지 않은 몸으로 평범하게 가정을 이끌어온 노부부의 소회를 들어본다. 당신들이 살아온 인생 이야기, 자식 키우며 단란한 가정을 꾸려온 이야기 그리고 세상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분자분 털어놓았다. #손에 만져지는 행복 1 “세 살배기 손녀 맡겨준 며느리가 고마워” 이제는 신록이다. 봄이 아지랑이와 함께 우리 앞에 벚꽃을 지천으로 뿌려놓더니, 어느새 녹색의 물결이 산하를 적시고 있다. 벚꽃이며 동백, 매화로 이어진 축제는 사람들의 탄성과 함께 시화(詩畵)가 되어 우리 눈을 즐겁게 한다. 눈이 보배이긴 한가 보다. 이것을 통해 세상과 교통하고 사람과 교우한다. 그래서 우리네 어른들은 몸이 1천 냥이라면 눈이 9백 냥이라고 했나 보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이런 축복이 내린 것은 아니다. 여전히 그러지 못한 이들이 있다. 눈이 안 보이는 이들에게 세상은 벽이다. 우리라고 다를 바 없다. 그들과 다름만을 강조할 뿐, 그들의 부족함에 대한 배려는 찾을 수 없다.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고, 어쩌면 우리의 후대가 살아갈 세상인지 모른다. 각박함이 보편적 진리가 된 세상에서 나름의 삶을 꾸리는 성치 않은 이들이 있다.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노부부의 삶에서 또다른 세상을 만난다. 더이상 싸질 수 없게 추락한 사랑의 값어치를 더욱 깊게 새기게도 된다. 앞을 못 보는 박흥식 할아버지(61)와 지인자 할머니(60)는 농사꾼이다. 불편한 몸으로 농사를 짓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게다. 하지만 이 부부는 농사를 지으며 4남매를 키웠고, 환갑이 넘은 나이에 손자 손녀를 키우며 오늘도 농사를 짓고 있다. 조금 힘들면 포기해버리고 조금 안 맞는다고 하면 갈라서는 세태에서 이들 부부와 가족의 이야기를 잔잔한 감동이 된다. “지금 생각하면 ‘행복한 사람은 나다!’하는 생각이 들어 아들딸 다 제 짝 만나 살고, 손자 손녀 다 봤고… 막내딸 하나만 시집보내면 되는데, 머슴애 같으면 힘들겠지만 여식이니까 마음만 먹으면 쉽게 갈 테고. 그전처럼 돈에 애를 먹는 것도 아니고, 먹고 싶은 때 먹고, 살살 다니면서 일하고. 지금이 제일 행복한 때지.” 할아버지는 행복하단다. 세상을 향한 비원과 자신의 처지에 한을 내뱉기보다 자족하고 노력하며 살아온 시간들이라 만족한단다. “난 조상 탓도 안 하고 세상에 바라는 것 없이 그냥 살어. 마음속으로 뭔가 빌지도 않고 내 팔자가 그런 걸… 하루하루 사는 거지.”(할아버지) “난 제사 때 항상 그래. 우리 아들딸 건강하게 크고 훌륭하게 해달라구. 무조건 자식들 잘 돼라 그러지. 올 한 해도 애들 건강하게 웃고 잘 지내라구. 우리 오래 살게 해달라 그런 건 없구. 오로지 우리 아들딸, 손자 손녀들 잘 되게 해달라는 거지.”(할머니) 사랑은 내리 사랑이라 했다. 이제 당신들의 자식도 어머니처럼 아이들을 키우면서 그 고마움을 절실히 느낀다. 딸 박명화씨는 앞 못 보는 엄마 아빠의 사랑이 얼마나 크고 소중했는지, 그 삶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돌아보게 됐다. 엄마의 딸은 세상살이의 고단함이 느껴질 때마다 고향에 계신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속상했던 이야기, 집안 살림 이야기 등을 미주알고주알 털어놓는다. “양동에서 한참 떨어진 인천에 살고 있는 나는 이제 엄마의 지팡이가 아니에요. 하지만 엄마는 지금이나 그때나 나의 지팡이가 돼주시죠. 너무나 의지해서 없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는, 이제 낡고 허름해진 지팡이. 난 그 지팡이를 놓고 싶지 않아요, 언제까지나. 그런 엄마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이고 세상의 행복인 것을 이제 알 것 같아요.” 막막한 마음에 생각해보니, 딸이 엄마의 지팡이였던 적은 고작 10여 년이었다고. 그 시간은 물리적인 시간이었을 뿐 오히려 엄마가 그녀의 길잡이, 평생의 지팡이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얘기한다. 돌이켜보면 지나온 시간이 뿌듯해 마음이 아늑해지지만 수많은 가슴앓이를 떠올리면 아려오는 시절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그런 고마움에 박명화씨는 앞 못 보는 부모의 삶을 기록했고, 얼마 전 「엄마의 행복」(정한PNP)이란 책이 나왔다. 앞 못 보는 눈으로 반평생 농사를 지으며 4남매를 키우신 부모님과 그 자식들에 대한 이야기, 농사 이야기, 인생 이야기 등을 읽노라면 눈시울이 붉어지고 목이 메어온다. 그렇다고 달라진 것은 없다. 여전히 노부부는 앞을 못 보지만 농사를 짓고,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손녀를 보살피고 있다. “남들은 깨끗하게 안 키운다고 노인네들한테 애들 안 맡긴대. 성한 엄마라도. 어떤 집은 며느리가 어머니한테 맡겨야 욕이나 배우지 배울 게 있냐구 그러면서 돈 주고 사람 불러서 애 키우더래. 그런 세상이여. 그러니 난 우리 며느리 착하다고 생각해. 나 같은 사람한테 지 새끼 주는 게. 힘들면서도 그런 생각에 힘이 안 드는 거야. 뭐… 손녀딸 키우면서도 신경 쓰이지. 아프면 지 에미, 애비가 얼마나 맘이 안 좋겠어. 그런데 애가 밥도 잘 먹고 잘 커. 과자봐 과일 더 잘 먹구. 오히려 지네 집에 한번 갔다오면 감기 걸려 오더라구.” 지금 같이 있는 세 살배기 은진이는 작은아들의 딸이다. 맞벌이 부부인 아들네를 위해 백일도 안 된 애를 데려와 지금까지 키우고 있다. 은진이는 또래에 비해 말이 빠르고, 인사도 잘 하고, 영리하게 말귀도 잘 알아듣는다. 한창 궁금한 게 많은 요즘은 이것저것 물어보느라 할머니 할아버지를 귀찮게 한다고. 그런데 신통하게도 그 많은 질문 중에 “할아버지 안 보여?”라든가, “할머니는 눈이 왜 그래?” 같은 말은 한 번도 꺼낸 적이 없다. 꼬맹이는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눈으로 볼 수 없는 사람이란 것을. 그래서 뭔가를 보여야 할 때는 눈 대신 손에다 확인시켜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하버지, 은진이 꼬까옷 입었어요, 만져봐요”라며. 이런 상황이고 보면 정말 못하는 게 없는 노부부다. 농사일도 척척 해낸다. 그러나 그들도 알고, 그들의 자식도 안다. 말이 척척이지 그 얼마나 고단함을 참고 이어온 것인지. “낮에 더듬더듬 농사 짓는 거 보기 싫잖아. 나도 답답한데 보는 사람은 오죽 답답하겠어. 밤에 하면 누가 보는 사람도 없고 시원하기도 해서 좋지. 여름엔 저녁 먹고 한 아홉시쯤 나가면 시원해. 밤새 일하다 보면 이슬이 내려. 새벽 네시쯤 날샐 때 우리는 집에 오지. 사람들이 밭에 나오기 전에. 밤에 흙일 하다 보면 뱀도 손등 위로 지나가고 그래. 그래도 물린 적이 없어. 이날 이때까지도 고생하며 일하고 살 팔자라서 그런가? 뱀도 가만히 있더라고.”(할머니) “농사일에서 우리네가 제일 힘든 거는 고추 따는 거지. 빨간 고추, 파란 고추 구분하는 거. 그것말고는 못 할 거 뭐 있어. 다른 건 다 만져가며 하면 되는 데, 그건 만져도 몰라. 익은 지 오래된 거는 물렁물렁한 것이, 가죽이 빤빤하질 않고 좀 쭈글쭈글하다구. 오래되면, 그래도 몇 개 따기는 하지만, 제대로는 못 따지. 고추는 전부 남이 따줘. 그것말고는 힘든 거 없어. 허리 아픈 거야, 일하면 다 아픈 거고.”(할아버지) 본인이 아픈 것은 당연한 것이고 자식이 아픈 것은 자신의 죄인 양, 가슴 저미는 모양이다. 아이들이 잠든 밤이면 어디 다친 곳은 없는지 온몸을 꼼꼼히 더듬는 부부의 손길은 더없이 섬세했다. 열심히 일을 했지만 정미소를 하다가 말아먹기도 했고, 그 때문에 생긴 빚으로 고생이 말이 아니었다. 할아버지가 말하는 제일 힘든 순간 역시 먹고사는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못 살겠다 생각은 해보진 않았어. 그래도 한평생 살면서 제일 힘들었던 건 돈 없어서 애들 못 먹인 거. 맨날 보리쌀하고 밀가루만 먹일 때 제일 힘들었지. 나도 싫은데 조그만 것들이 오죽했겠어.” #손에 만져지는 행복 2 “하모니카 소리가 얼마나 듣기 좋은데” 아이들도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 이외에는 부족함 없이 키우려 했다. 엉금엉금 기어다니고 아장아장 걸어다닐 때 맹인 부모는 다른 부모들보다  몇십 배 신경을곤두세웠을 것이다. 물에 빠지지 않을까, 불에 데지 않을까 넘어지지 않을까, 매 순간 노심초사였다. 할머니는 끼니마다 밥을 차리고, 틈틈이 밭일을 해야 했고, 밤이면 아이들을 재워놓고 기저귀를 빨았다. 앞 못 보는 어미라 기저귀가 누렇다는 말을 듣기라도 할까 봐 남들보다 더 자주 빨고 삶아댔다. 지금은 세제라도 좋지, 옛날에는 방망이로 드드려 빨아서 잿물에 삶아야 했으니 일이 얼마나 많았을까. 빨래를 할 때도 웬만하면 개울가에 가지 않았고, 가더라도 낮에는 가지 않았다. 아이들이 따라왔다가 개울에 빠지기라도 할까 봐서였다. 그런 이유로 아이들이 잠을 자는 밤에 빨래를 했다. 다른 사람들이 한 번 하는 일도 두세 번씩 해야 했음은 두말이 필요 없다. 남들이 일곱시에 일어나면 할머니는 다섯시에 일어나야 했다. 그렇게 해야 자식들 옷도 깨끗하게 입혀 보내고 못 보는 엄마 티를 내지 않을 수 있으니 말이다. 새 옷을 못 입히는 대신 열심히 수선해서 입혔다. 양말도 몇 번씩 기웠지만, 다시 떨어지면 그 자리를 뜯어내고 다시 꿰매니 매끈하게 티도 나지 않았다. 바지 무릎도 기워주고 떨어진 가방도 때워주고 소맷단, 바짓단도 덧대주었다. 학교 보낼 때도 옷이 더러우면 맹인 아이라 그렇다고 손가락질 받을까봐 가슴팍에 항상 깨끗한 손수건을 달아 주었다. 이렇게 분주하게 살았지만 여전히 남편 생각에 자신의 고생은 안중에도 없다. “그 추운데 더듬대고 가서 나무 해오면 안쓰럽지. 보지 못하고 가서 더듬대고 한다는 거 남들은 몰라. 돈 들여 나무 사서 때지 않으려고 눈길에 미끄러지고 넘어지면서 해온다는 게 항상 고맙지.” 이렇게 키워낸 자식들도 서서히 부모 곁을 떠날 나이가 되었다. 그때를 기억하는 할머니의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는다. “큰딸이 취직해서 나갈 때 얼마나 마음이 아프던지, 제대로 먹이지도 못하고 좋은 옷 입히지도 못하고 하고 싶은 것도 못 시키고…. 부모가 능력 있으면 직장도 좋은 데 취직시켜주고 그럴 텐데, 그것도 못했으니, 미안하고 불쌍하고 그런데 집까지 떠나니 그 맘은 말로 다 못하지. 마침 역까지 가는 버스에 이웃집 여자가 같이 탔는데, 그 여자한테 부탁을 하더래. 우리 엄마 좀 잘 보살펴달라고. 자주 가보시고 그래 달라고. 우리 엄마 너무 불쌍하다면서. 그 소리를 들으니 자기도 눈물이 나더라고 이웃집 여자가 말하는 데, 한참 울었지. 말도 못 해. 큰아들 때도, 작은아들 때도 부모가 돼서 방값, 찻값도 못 주고 떠나 보낼 때 심정이 어떤지는… 뼈가 아프지.” 이들이 가족을 이루며 살아온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이 동네 저 동네 뻥튀기 기계를 끌고 다니며 “뻥이요”를 외치는 눈먼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는 차라리 동화라고 얘기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동화는 철이 들면서 애잔함이 된다. 앞 못 보는 부부는 맏딸의 결혼식에 같이 가는 것이 부끄럽다며 집에 남는다. 아버지는 연신 소주잔을 기울이고, 가슴속에 넘치는 비통함은 천 길로 떨어지는 폭포수도 비길 바가 아니다. 어릴 적이라고 다를 것은 없었다. 운동회라도 열릴라치면 안 가겠다고 버티는 부모를 끌 듯 모시고 가야 했다. 동네 사람들의 중계방송을 예의 주시하며 당신 아이들의 달리기 1등상에 감사했다. 아이들 역시 상으로 받은 공책을 자랑스럽게 어머니와 아버지 손에 쥐어주던 잊지 못할 운동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손에 만져지는 행복 3 “애들 깨끗하단 소리 들을 땐 기분이 좋아” 하지만 물리적으로 안 보이는 현실이 마음의 눈마저 닫지는 못한 듯. 군대 간 아들 면회 가서 비무장지대 땅굴로 난생처음 관광을 다녀온 후에 멀쩡한 사람들보다 더 재미나고 실감나게 수다를 떠는 어머니와 딸의 모습은 아름다움이었다. 철따라 찾아오는 자식들을 위해 집 앞에 꽃밭을 가꾸는 할머니는 그 꽃밭의 순박하게 예쁜 꽃들처럼 평생 일곱 살 순수한 시절의 눈으로 세상을 보기 때문일 게다. 할아버지 역시 보이지 않는 눈으로 동네 우물을 파서 돈벌이를 한 것은 보이지 않는 수맥이 당신의 눈엔 정확히 들어오기 때문일 게다. 농사 훈수를 놓은 마을 사람들에게 막걸리를 내놓고 국수를 말아 대접하는 노부부 이야기는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멋들어지게 하모니카를 부는 남편과 가수 뺨치는 노래 실력을 자랑하는 아내는 우리에게 여느 부부의 아름다운 이야기 이상의 감동을 준다. “이 양반 하모니카 소리가 얼마나 애절하게 듣기 좋은지 몰라.”(할머니) “지금 있는 건 애들 부는 거지. 우리 막내가 학교에서 쓴다고 샀던 거. 이건 구멍이 스물한 개고, 옥탑이라고 구멍이 서른두 개짜리가 있는데, 그게 진짜지. 불 때 힘도 덜 들지만 소리가 좋아. 한 구멍에서 같은 음이 너댓 가지가 나온다구. 대신 비싸지. 여름이나 봄 같은 때 옥탑 하나 들고 산비탈에서 은은하게 불면 밑에서 듣는 사람들이 그렇게 듣기가 좋아. 그걸 처음에 매형한테 받아 가지고 너댓 개씩 고장 내면서 배운 거야.”(할아버지) 행운과 불행은 마음먹기에 달린 듯하다. 물론 세상에는 닥쳐보아야만 그 현실을 알 수 있는 일들이 많다. 앞을 보지 못한다는 현실은 그런 일 가운데서도 제일 난감한 일이다. 열 마리 병아리로 소를 만들고, 보이지 않는 눈으로 어떻게 아이들을 키우고 성한 사람도 어려운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 그런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노부부에게 어떤 거창한 이유나 철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두 마디씩 털어놓는 이야기 속에서 얼핏 이것이 살아가는 힘이구나 하는 생각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난 아직껏 대충이라는 건 모르고 살았어. 안 할 때는 안 하지만, 하겠다고 손을 대면 끝장을 보는 거야.”(할아버지) “난 원래 샘이 많어. 밭에 배추 하나를 심어도 남들보다 잘하고 싶어. 남들이 우리 밭에 곡식 잘 됐다고, 배추 잘 됐다고 하면 그렇게 좋아. 우리 애들 클 때도, 내가 못 봐도, 남의 눈에 우리 애들이 깨끗하고 잘났다 소리 들을 땐 기분이 좋지.” (할머니) 서로 도우며 살아야 하지만 세상일이라는 것이 말대로만 되지 않는 법. 이들 부부라고 다툼이 없을 리 없다. 그렇다고 고집만 피우지는 않는 듯하다. “우리 마누라하고 싸움질도 하고 그러지만 그러다 나중에 또 의견이 맞으면, ‘에이 그거 괜히 그랬구나’ 그러고 고만이지. 그러니 부부가 사는 거지. 씨름 같애. 하루 엎어졌다 하루 뒤집었다.” 맹인이라도 이리 보고 저리 보며 세상의 조화를 맞추는데, 세상은 아직 자기 편한 곳만 보려는 듯하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장애인에 대한 보이지 않는 편견과 불신이 팽배해 있다. 그러나 우리 이웃으로 살아가는 노부부의 모습에서 따뜻한 가족애와 공동체에 대한 가치와 사랑, 땀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행복은 마냥 올려다보며 산다고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를 찾아오는 작은 행복마저 놓치기 쉽다. 조금은 시선을 낮춰 내려다보고 살 때 살아가는 힘과 함께 행복을 얻을 수 있다. 이들에게서 그런 행복의 소중함을 배운다. 글 / 강석봉 기자  사진 제공 / 정한P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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