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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본 세상]돌배 작가의 (2018. 10. 08 15:04)
2018. 10. 08 15:04 문화/과학
ㆍ독자를 실제 달리도록 만드는 만화 ‘달리기’ <달리기>는 독자를 달리기로 이끌지만, 동시에 달리기를 은유로 활용해 ‘삶’의 자세 또한 넌지시 일깨운다. 5㎞, 10㎞, 42.195㎞를 달려본 사람만이 아는 기분을 궁금하게 만들며 삶의 이런저런 경험을 시도하고 이어나가는 것을 거든다. 말과 사람이 경주를 한다고 생각해 보자. 누가 이길까? 아마 대부분이 의심의 여지없이 말이라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이렇게 묻는다면 어떨까? 장거리 경주마와 마라토너 황영조가 42.195㎞를 달린다면? 이 경주의 승자는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웹툰 <헤어진 다음날, 달리기>(이하 <달리기>, 저스툰, 돌배 작가)는 힘주어 말한다. 특히 날씨가 덥다면 신체적으로 열 배출 시스템이 잘 갖춰진 사람이 말보다 더 유리하다. “장거리 달리기 종목에서만큼은 호모 사피엔스가 1위입니다.” 본인 스스로 아마추어 마라토너이고, 장거리 달리기 관련 해외 논문까지 섭렵한 돌배 작가가 작품을 통해 보내는 전언이다. <달리기>는 <샌프란시스코 화랑관>(네이버웹툰)으로 데뷔해 <계룡선녀전>(네이버웹툰)으로 확고한 이야기꾼의 입지를 다진 돌배 작가의 최근작이다. <달리기>는 연재 초반부터 본격 달리기 권장 웹툰으로 소문났다. 보고 나면 달리기를 시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독자들이 입을 모아 말한다. 나도 글을 쓰기에 앞서 달리기를 하고야 말았다. 군 제대 후 10년 넘도록 달리기라곤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을 달리기로 이끌 만큼 <달리기>는 설득력이 상당하다. 앞서 말했듯 작가의 경험이나 다양한 참고문헌을 통한 지식에서 나오는 설득력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이야기 속에 제대로 녹아 있지 않았더라면 설득은 불가능하다. 이야기는 막 여자친구와 헤어진 태수로부터 시작한다. 실의에 빠져 있던 태수는 평소 달리기를 규칙적으로 하며 아마추어 마라토너로 살아가고 있는 오랜 친구 바람이 출전하는 마라톤 대회를 구경하러 간다. 바람의 달리는 모습과 대회 후 맛있는 식사를 하고선 행복감에 빠져 있는 바람의 모습에서 “진짜 행복한 사람들에게서만 보이는 후광을 발견하고” 태수는 결심한다. 달리기를 시작해 보기로. 과체중, 저질 체력, 게으름 이 모든 것에 대항해 “삶에 활력도 없는 회사원” 태수는 달리기를 시작한다. 이때 태수는 아직 달리기의 재미를 모르는 모든 독자들을 대변하는 존재다. 태수가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독자도 함께 달리기를 시작할 이유를 찾아나간다. 사람이 말보다 잘 달릴 수 있다 바람의 도움을 받아 처음 시작하는 달리기는 쉽지 않다. 휴일 아침 9시부터 달려야 하고,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도 아리송하다. 각자의 속도로 달리기 때문에 준비운동만 마친 후 바람은 먼저 달려가 버린다. 한 시간 후에 만나자는 얘기만 남기고. 태수는 “일단 한번 달려본다.” 잠시 기분이 좋았지만, 10분만 지나도 힘이 든다. 곧 더워지고, 목이 마른다. 그래서 들른 편의점에서 과자를 잔뜩 사서 폭식을 해버리고 만다. 운동하러 나왔는데 폭식을 한 것에 대해 자괴감과 실의에 빠져 있는 태수는 이내 달리기를 포기해 버릴 것처럼 읊조린다. “아무래도 난 달리기에 소질이 없는 것 같아.” 이에 바람이 반문한다. “소질이 있어야 달려?” “소질이 없으면 달리면 안 되는 거야?” 돌배 작가의 만화 의 한 장면. 저스툰 어린 시절 바람은 할머니와 단둘이 살았다. 할머니의 ‘빠른 걸음’을 쫓아가느라 달려야 했던 바람이 할머니보다 더 빨리 걸을 수 있게 되었을 무렵, 할머니는 돌아가시고 말았다. 할머니의 부재 속에서 “달리면 뭔가 생각이 없어”지고 “이상한 생각도 들지 않고 다 잊어버릴 수 있을 것 같아서” 할머니와 함께 걷듯이 달렸던 바람이다. 그렇게 꾸준히 달려온 바람은 “왜 달리고 있냐”는 물음에 “그냥 달리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던 포레스트 검프처럼 달리는 이유가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마라톤보다 더 먼 거리를 달리는 울트라마라톤을 달리려는 꿈까지 품게 되었다. 이런 바람과 아직은 초보지만 달리기 일기를 블로그에 올려가며 달리기에 재미를 붙여가던 태수에게 마치 만화 <원피스>에서처럼 동료가 생겨나기 시작한다. 청소년의 일상에 재미를 못 붙이던 애늙은이 고3 훈모가 첫 동료다. 훈모 역시 태수처럼 바람의 달리는 모습을 보고 달리기를 시작해 재미를 붙였다. 같은 동네를 달리는 태수의 블로그도 즐겨 보던 참이었다. 셋은 의기투합해 매 주말 함께 각자의 달리기를 하며 우정을 쌓아간다. 훈모를 좋아하는 숙이도 처음엔 바람을 시기했지만, 이내 셋과 함께 달리게 된다. 또 레이스에 수차례 참여하는 동안 페이스메이커(일정한 시간대로 완주할 수 있도록 속도를 맞춰주는 보조 레이서) 이진과도 친해진다. 스포츠용품 회사원인 태수는 사내 코치의 지도도 받게 되고, 달리기 블로그가 마케팅부의 눈에 띄어 스카우트되기도 한다. 이는 곧 바람과 태수의 달리기에 대한 용품 및 의료 지원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동료와 지원을 얻어가며 바람의 꿈 울트라마라톤은 태수의 꿈으로 이어진다. 5㎞ 레이스로 시작해 10㎞, 하프 마라톤, 풀코스 마라톤까지 완주할 수 있게 된 태수는 더 이상 예전의 과체중 직장인이 아니다. 하지만 <달리기>는 이런 변화를 결과로만 보여준다. 다이어트를 위한, 건강을 위한 달리기가 아니다. <달리기>의 주인공들은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달리기를 목적으로 하여 달린다. 시작의 계기는 조금씩 달랐다 하더라도, 결국 달리기가 좋아서 달리는 것이다. <달리기>에서 체중감량과 여타 이득은 달리기의 결과 주어지는 선물로서만 묘사된다. 이 선물들은 목적이 뒤바뀌는 부작용 없이, 독자들을 달리기로 이끈다. 또한 이야기 속에 적절하게 논문과 경험을 활용한 지식을 배치하여 달리기 초심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전달한다. 달리기를 시작하고 이어나가기 위해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이야기 안에서 제공하기 때문에 마치 태수가 친구 바람에게 배우듯 달리기를 배워나갈 수 있다. 알면 알수록 달리러 나가고 싶어지는 기분을 <달리기>의 독자라면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알면 알수록 달리러 나가고 싶다 이렇게 <달리기>는 독자를 달리기로 이끌지만, 동시에 달리기를 은유로 활용해 ‘삶’의 자세 또한 넌지시 일깨운다. 5㎞를 달린 사람만이 아는 기분, 10㎞, 42.195㎞를 달려본 사람만이 아는 기분을 궁금하게 만들며 삶의 이런저런 경험을 시도하고 이어나가는 것을 거든다. 경쟁사회의 경쟁적 스포츠가 아닌, 나의 경험세계를 넓혀 나가는 생활체육을 이야기하며 거꾸로 삶의 방식에 대해 새로이 환기하도록 돕는다. 자기계발이 유행이 된 지 이미 오래인 세계이지만, 달리기가 목적이기에 달리듯 삶이 목적이기에 조금씩 나아가며 사는 삶을 <달리기>는 따뜻한 이야기를 통해 설파한다. 그것은 각자의 달리기로 완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삶이다. 그래서 이 만화는 그저 ‘본격 달리기 권장 웹툰’만이 아니다. 달리기를 권장하며 삶도 권장한다. 태수와 바람이 달리며 사는 모습이 보기에 좋다면, 그것을 ‘나’의 모습으로 만들 수도 있다. 특히 그냥 달리기가 아니라, 장거리 달리기이기에 더욱 그렇다. 먼 거리를 한 번 달려보자고 손짓하는 이 만화 덕에 ‘나’는 달리기도 삶도 새로이 시도해 볼 수 있다. 소질이 있든 없든, 홀로 또 함께, 저 멀리, 힘겹지만 즐겁게. 그래서 이 만화를 보고 나면 알게 된다. 달리기든 삶이든, 달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만화로 본 세상
[내 인생의 노래]SES의 (2018. 05. 21 16:08)
2018. 05. 21 16:08 문화/과학
ㆍ아무리 힘들어도 분명 끝이 있다 “눈을 감아봐, 뭐가 보여.”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그게 니 군생활이야.” 소대 배치 후 말년병장과 나눈 첫 대화였다. 그렇게 2년 2개월의 군생활이 시작되었다. 이병헌·송강호 주연의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역사적인 악수를 나누었던 그 곳… ‘판문점’. 내가 군복무를 했던 곳이다. 세상에서 제일 힘든 군대는 자신이 전역한 부대라는 말이 있듯이, 내가 복무한 ‘판문점’ 역시 매일같이 권총을 찬 북한군을 대면하는 곳답게 군기가 세고 훈련이 고되기로 유명했다. 4년 장학생으로 대학교를 다니며 스스로를 ‘똘똘’하다고 자부했던 나도 사병이 부를 때는 “병! 홍영택”, 장교가 부를 때는 “일병! 홍영택”이라고 다른 관등성명을 대야 하는 그런 곳에서 내 의지와는 다르게 점점 소위 ‘고문관’이 되어갔다. 그렇게 어둡고 끝이 보이지 않던 일병 시절의 일이었다. 판문점은 북측과 남측 어디서든 월남 또는 월북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비상상황을 가정한 강도 높은 훈련을 자주하였고, 어리버리한 나를 비롯한 후임들은 실수를 연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날도 그런 고된 훈련을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던 늦은 밤 군용트럭(LMTV) 안에서 있었던 일이다. 졸병들의 실수로 훈련에 차질이 생겨 부대 복귀가 늦어졌으므로 복귀 후 선임들로부터 얼차려를 받는 일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나는 얼차려를 받을 생각에 긴장이 되어 얼굴을 때리는 초겨울 매서운 바람도 느끼지 못한 채, 달빛조차 없는 비무장지대의 어둠을 초첨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막내부터 노래!” 고참이 말했다. 막내이자 나보다 한 달 늦게 입대한 김일병은 쏜살같이 관등성명을 외친 후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다음 순번이였던 나는 부를 노래를 생각하느라 처음에는 김일병이 무슨 노래를 부르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단 한 가지 약속은 틀림없이 끝이 있다는 걸, 끝난 뒤엔 지겨울 만큼 오랫 동안 쉴 수 있다는 걸.” 무언가에 머리를 쾅 맞은 느낌이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이 숨막히는 긴장도, 앞이 보이지 않는 군생활도 언젠가는 끝날 것이고 끝나면 지겨울 만큼 오래 쉴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러자 복귀 후 얼차려에 대한 두려움도, 앞으로 남은 군생활에 대한 걱정도 사라지며 이상하리만치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정말 그때로부터 약 1년 반이 흘러 제대했고, 그 힘들었던 시절이 술안줏거리가 된 지 17년이 됐다. 그 날 이후 사법시험을 준비하면서, 합격 후 쟁쟁한 동료들과 경쟁하며 자괴감을 온 몸으로 느꼈던 사법연수원 과정을 버티면서, 또 변호사가 된 이후 수만 장의 기록을 보며 증인신문을 준비하고 변론요지서를 쓰는 지금까지, SES의 <달리기>는 언제나 힘들 때 위안을 주는 노래다. <달리기> 노랫말처럼 나의 군생활도 끝이 났고, 판문점은 이제 평화의 상징이 되지 않았나. 지겨운가요 힘든가요 숨이 턱까지 찼나요 할 수 없죠 어차피 시작해 버린 것을 쏟아지는 햇살 속에 입이 바싹 말라와도 할 수 없죠 창피하게 멈춰 설 순 없으니 단 한 가지 약속은 틀림없이 끝이 있다는 것 끝난 뒤엔 지겨울 만큼 오랫동안(오랫동안) 쉴 수 있다는것
내 인생의 노래
[건강설계]건강한 달리기 방법(2012. 01. 31 16:04)
2012. 01. 31 16:04 사회
많은 사람들이 평소에 즐기는 달리기 운동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걷기 등에 비하면 근골격계에 많은 부담을 주는 운동이기도 하다. 달리기에 의한 손상은 스포츠손상 중 가장 일반적인 것 중 하나로, 과사용에 의한 손상으로 볼 수 있다. 달리는 과정에서 하체에 가해지는 반복적인 충격과 부하로 인해 근육, 인대, 건, 골조직이 반복적이고 누적된 손상을 받는다는 의미다. 특히 무리한 달리기는 슬관절(무릎관절)에 부담을 줘 관절의 퇴행을 촉진할 수 있다. 무릎 대퇴골(허벅지뼈)과 경골(정강이뼈) 사이에는 외부의 충격을 흡수해주는 연골과 반월상연골판이 있다. 이 연골과 연골판은 반복적인 압박력이 지속될 때 손상을 입기 쉽다. 예컨대 상체에 비해 하체가 약해 무릎에 체중이 많이 실리는 상태에서 달리기를 오래 하거나, 너무 빠르게 뛸 경우 연골과 연골판 손상을 야기할 수 있다. 무릎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하체근력 강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하체근육이 발달하면 무릎 연골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여줄 수 있다. 하체근력 강화에는 자전거 타기, 스테퍼하기, 빠르게 걷기, 쪼그려 뛰기 등이 도움이 된다. 달리기를 할 때 연골 손상을 최소화하려면 출발 전 충분한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10~15분 정도 무릎 관절을 부드럽게 돌려주고, 무릎 부위를 주물러 근육을 풀어준다. 장거리를 달릴 때는 보폭을 너무 크게 하지 않는다. 허벅지와 종아리의 각도 변화가 커지면, 무릎연골 손상을 부추길 수 있다. 어깨너비 정도의 보폭이 적당하다. 특히 내리막길에서는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 무릎의 부담이 더 커지므로 평소보다 보폭을 조금 작게 하는 것이 좋다. 그 외에 무릎에 보호용 테이프를 붙이거나 압박붕대,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부상을 입은 경우에는 달리기를 중지하고, 행사요원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상태를 알리는 것이 우선이다. 그 다음 손상 부위에 부목을 대어 움직이지 않도록 한다. 괜히 잘못 만졌다가는 뼈와 연골은 물론, 근육이나 혈관 손상을 부추길 수도 있다. 출혈을 동반하는 경우라면 먼저 지혈을 한 후 부목을 댄다. 그 다음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 및 검사를 받아야 한다. 최유왕
건강설계
[조명]런닝화|선주성씨, 달리기 마니아들의 사랑방(2007. 12. 04)
2007. 12. 04 사회
“발은 지문만큼 모든 사람이 다르게 생겼어요. 내게 좋은 신발이라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도 좋다고 생각하면 안 되죠. 하지만 많은 사람이 달리기를 할 때 자신에게 맞지도 않는 운동화를 신어 건강을 해치고 심지어 자주 부상을 입어요. 발의 해부학과 생체역학 등 소비자의 주관적 환경과 운동화의 구조를 알고 체중과 운동목적, 운동장소 등에 대해 충분히 고려해야 제대로 된 운동화를 선택할 수 있어요.” 마라톤 인구 30만 명을 포함해 현재 국내 달리기 인구는 250만 명. (주)런너스클럽 대표이자 마라톤 칼럼니스트인 선주성씨(42)는 국내 달리기 인구 확대의 1등 공신으로 런닝화 분야의 빅마우스다. 그는 회사 홈페이지(www.btr.co.kr)를 통해 매주 회원들에게 레터를 보내고 런닝화를 포함해 달리기에 유용한 각종 정보를 제공한다. 현재 회원 수는 2만5000명. 일간지 기자로 근무하던 그가 런닝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어려서부터 달리기를 좋아해 1995년부터 각종 마라톤에 참가하면서 자사에서 발행하는 주간지에 정기적으로 달리기 기사를 실었다. 특히 1999년 춘천마라톤대회 사이트에 글을 올리면서 달리기 마니아들의 주목을 받았다. 마라톤을 할 때 런닝화 끈은 어떻게 묶어야 하는지, 옷은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 마라톤을 하면 왜 가슴과 허벅지살이 옷에 쓸려 뛰기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지 등 사람들이 그동안 알지 못했던 다양한 실속 정보를 올렸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발달한 데다 영어와 독어를 할 줄 알아 제가 경험하지 못한 내용은 외국 사이트를 많이 참고했어요. 외국에는 달리기와 관련한 정보가 정말 많더라고요. 그런데 갈증이 많아서였는지 반응이 뜨거웠어요. 개인적으로 달리기가 좋아 시작한 일이 전문화 길로 나서게 된 거죠.” 온라인 회원들이 오프라인에서 만나면서 서울마라톤클럽 등 마라톤클럽이 생기기 시작했다. 선씨는 국내 달리기 인구를 100만 명으로 늘리자는 목표를 설정하고 주말마다 강연도 나갔다. 광화문마라톤클럽, 일산마라톤클럽이 이를 계기로 결성됐다. 마라톤 인구가 급증한 것이다. 동시에 부상자도 속출했다. 선씨는 달리기를 하다가 부상이 많은 가장 큰 이유는 런닝화 탓이라고 말한다. “당시 저는 뉴욕마라톤대회 등 외국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곤 했어요. 놀라운 건 외국에는 런닝용품 전문점이 별도로 있다는 거예요. 우리나라는 당시만 해도 브랜드숍만 있었거든요. 즉 나이키면 나이키만, 아디다스면 아디다스만 판매하는 숍 형태였죠. 하지만 외국에는 각 브랜드에서 출시한 런닝화를 모두 모은 매장이 문을 열고 있었어요. 용도별·기능별로 런닝화를 세분했기 때문에 비교 구매가 가능한 것이죠. 그뿐 아니라 소비자가 방문하면 그의 신체적 조건과 운동 목적에 적합한 런닝화를 정밀한 분석을 통해 추천해줘요. 이를 우리나라에도 도입해야겠다고 결심했죠.” 그는 2001년 기자생활을 청산하고 런닝전문회사 런너스클럽을 만들었다. 처음엔 각 브랜드에서 자사 전문점이 아닌 곳에는 런닝화를 공급해주지 않는다고 해 애를 먹었다. 다행히 온라인에서 얻은 명성과 기자 경력이 도움이 돼 국내 최초의 런닝화 전문매장을 열 수 있었다. 그는 단순히 런닝화를 판매하는 게 아니다. 각각의 상품을 정밀하게 분석하여 장단점을 가려낸다. 그동안 국내 달리기 마니아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브랜드의 한 런닝화 모델이 그의 추천으로 6개월 만에 2만 족이 팔리며 베스트셀러가 된 경우도 있었다. 이제 나이키, 아디다스, 아식스, 브룩스, 뉴발란스, 미즈노 등에서는 신제품 출시 전 그에게 샘플을 보내 테스트를 의뢰한다. 이들 브랜드의 상당수 모델이 시중에 나오기 1년여 전 그의 손을 거치는 셈이다. 그는 “향후 신제품 테스트를 더 객관적이고 공정하며 전문성 있게 해주는 바이어스 가이드북을 창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강]전신운동에 달리기만한 게 없다(2007. 09. 18)
2007. 09. 18 사회
30분 지나면 ‘베타 엔도르핀’ 농도 상승 스트레스 해소 마라톤 동호회 회원이 연습을 하고 있다.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야외 운동을 시작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지긋지긋하게 이어지던 장마와 무더위로 차근차근 모아두기만 했던 지방을 한꺼번에 불사르기 위해서다. 야외 운동이라고 하면 테니스나 축구, 농구 등 단체 운동도 있지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마라톤, 달리기다. 누구든지 특별한 준비 없이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무턱대고 시작했다가는 오히려 관절을 다쳐 평생 고질병을 얻을 수도 있다. 전신운동의 지존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특정 부위의 지방을 빼준다는 ‘부위별 운동’이라는 것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러한 부위별 운동은 지방을 태우는 효과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체력 강화라는 운동 본연의 역할도 기대하기 어렵다. 지방을 연소하기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 즉 온몸에서 땀이 비오듯 흐르는 전신 운동을 해야 한다. 달리기는 가장 대표적인 전신 운동이다. 심폐지구력과 전신 근력을 향상시켜줄 뿐만 아니라 에너지 소모량이 많아서 체중 조절 효과도 크다. 운동을 시작해 30분까지 몸은 가장 사용하기 쉬운 근육 속의 글리코겐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만 30분이 지나면 축적해 놓은 지방을 연소시켜 에너지원으로 전환하여 사용한다. 마라톤은 우울증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달리기를 시작하고 30분 정도가 지나면 상쾌한 즐거움을 느끼고 기분이 좋아진다. 이를 일명 ‘러닝 하이’라고 부르는데, 달리기를 하면 베타 엔도르핀라는 물질의 농도가 상승하여 스트레스 해소와 기분 전환에 큰 도움이 된다. 또 순환 기능을 향상시키고 혈액 흐름을 원활히 하는 데도 매우 효과적이다.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진영수 교수는 “달리기를 할 때 분출되는 땀이 전신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만들어, 백혈구 수치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감염을 일으키는 세균에 맞서 싸우는 역할을 하는 백혈구의 수치가 늘어나면 면역력을 높이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근육을 튼튼히 다지는 데도 도움이 된다. 근육은 하지부터 쇠퇴하는데, 일단 쇠퇴하기 시작하면 요통이 생기고 뼈와 근육이 점점 약해진다. 이때는 리드미컬한 상하운동을 하는 달리기만큼 좋은 운동이 없다. 또 달리기는 변비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는 운동이다. 달리기를 하면 혈액순환이 개선되고 이에 동반하여 대장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맥의 울혈로 생기는 치질이나 정맥류를 방지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가장 염려되는 당뇨나 고혈압 등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꾸준한 달리기를 통해 에너지의 소비를 늘리면 성인병의 주요 원인인 나쁜 콜레스테롤(LDL콜레스테롤)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뇌의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데, 이는 발에서 시작하는 자극이 뇌의 움직임을 활발히 하여 두뇌 활동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달리기의 함정 어떤 일이든 그렇지만 이렇게 뛰어난 운동 효과를 가진 달리기도 그에 따르는 반대급부가 있게 마련이다. 건강에 좋다고 무턱대고 덤볐다가는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마라톤을 하는 사람이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일명 ‘러너스 니(runner’s knee)’라고 불리는 무릎 부상이다. 착지하면서 받는 충격이 달리기를 지지해주는 무릎부분에 반복되므로 무릎 부위를 가장 주의해야 한다. 원인은 근육의 유연성이 없을 때, 낡은 신발을 신을 때, 무리한 주법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대부분 지나친 훈련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당장 달리기를 중지하고 하루에 2~3회씩 무릎에 얼음찜질을 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아킬레스건염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아킬레스건은 달리거나 걸을 때 필요한 근육이 모여 있는 곳으로 체중을 최종적으로 받쳐주는 부위다. 무릎과 마찬가지로 강한 충격을 반복해서 받아 피로가 누적되었거나, 삐거나 기타 부상을 당한 경우 염증이 발생하기 쉽다. 이를 예방하려면 우선 신발을 제대로 선택해야 한다. 쿠션이 적당하지 않은 신발을 착용할 경우 아킬레스건의 고장이 발 전체로 퍼져 나갈 수 있다. 또 스트레칭이나 유연성 체조 등의 준비 운동을 충분히 하지 않고 훈련을 실시했을 때도 발생한다. 이 경우에도 당장 운동을 중단하고 아스피린이나 소염제를 먹고 염증이 치료될 때까지 하루에 두세 차례 얼음찜질을 한다. 운동량이 지나치거나 같은 운동을 반복하면 뼈의 일부분에 스트레스가 쌓여 골절이 생길 수 있다. 이는 바닥이 단단한 테니스화 등을 신고 달리거나 낡은 신발을 신고 훈련을 하거나 발에 과도한 충격을 주는 착지자세가 원인이다. 마라톤 대회에 참석한 사람들.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 부딪칠 때 근육이나 인대가 늘어나는 염좌가 생길 수도 있다. 염좌는 조직과 혈관이 파괴되고 제 자리를 벗어나는 것으로 고르지 못한 지면을 달릴 때 자주 발생한다. 염좌가 발생한 경우에는 심하지 않더라도 일단 운동을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초보자의 경우에는 신스플린트(shin splints)라는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경골과 그 안쪽에 있는 근육 사이에 있는 근막이 손상되어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이는 근력이나 근육의 유연성이 떨어진 상태에서 지나치게 운동을 하면 발생한다. 또 뒤꿈치보다 앞쪽이 얇은 창의 신발을 신을 때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신발은 앞쪽이 지면에 닿게 되어 그만큼 정강이에 큰 충격을 주기 때문이다. 달리는 도중에 경련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근육에 통증이 생기면서 근 섬유 사이를 지나가는 혈관들이 압박을 받아 근 조직으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어 허혈 상태가 유발되는 것이다. 이때는 수족을 멈추어 혈류가 통하면 곧 통증이 없어지며 후유증도 생기지 않는다. 이러한 경련 증상을 예방하려면 훈련 전 물 한 컵을 마시면 좀 도움이 된다. 간혹 달리기를 시작하고 요통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 이 경우 달리기가 직접적인 원인인 경우는 거의 없지만 만일 그렇다면 달리기 자세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 고도일정형외과의 고도일 원장은 “하지에 부상이 있거나 팔을 지나치게 많이 흔드는 자세, 내리막길을 달릴 때 부적절한 자세 등은 요추에 무리를 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밖에 돌연사 등 치명적인 위험이 따를 수도 있다. 중년 이후의 연령에서는 동맥경화나 관상동맥질환 등이 몸 속에서 진행되더라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이 갑자기 운동을 시작하면 실신하거나 심한 경우 심장마비를 일으켜 돌연사할 수도 있다. 따라서 달리기에 도전하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자신의 신체 기능에 이상이 없는지 먼저 체크해 보고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서서히 훈련 강도를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준규〈경향신문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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