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옵션
닫기
범위
전체
제목
본문
기자명
연재명
이슈명
태그
기간
전체
최근 1일
최근 1주
최근 1개월
최근 1년
직접입력
~
정렬
정확도순
최신순
오래된순

주간경향(총 19 건 검색)

태풍 ‘끄라톤’ 대만 지나며 힘 빠질 듯···2∼4일 한반도 남동쪽에 비
태풍 ‘끄라톤’ 대만 지나며 힘 빠질 듯···2∼4일 한반도 남동쪽에 비(2024. 10. 01 14:08)
2024. 10. 01 14:08 사회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주목받은 제18호 태풍 끄라톤이 대만을 통과하며 힘이 빠질 것으로 보인다. 대신 10월 2∼4일 한반도 남동쪽에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의 자료를 보면 끄라톤은 10월 1일 현재 대만 남남서쪽 약 520㎞ 떨어진 해상에 머물러 있다. 10월 1일 기준으로는 최대 풍속이 시속 191㎞에 달하는 ‘매우 강’ 상태인데 느리게 북진해 대만을 통과하면서 세력이 크게 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로도 예상보다 서쪽으로 이동해 중국의 동쪽 해안으로 향하고 있다. 끄라톤이 한국에 직접 타격을 줄 가능성은 작아졌으나 간접적인 영향은 남아있다. 끄라톤 때문에 남쪽에서 유입되는 수증기와 북동기류가 만나 오는 10월 2∼4일 비가 오겠다. 남동쪽 중심으로 최대 80㎜의 비가 오리라 예상되는데, 끄라톤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북상하면 강수량이 늘어날 수도 있다. 기온은 10월 1일 강수대와 구름대가 통과한 후 큰 폭으로 하강하겠다. 서울은 아침 최저기온이 10월 1일 20도에서 10월 2일에는 11도로 뚝 떨어진다. 강원 영동엔 첫얼음이 얼 수도 있다.
[가깝고도 먼 아세안](24)아세안, 반도체 생산기지 대만 대체할까
[가깝고도 먼 아세안](24)아세안, 반도체 생산기지 대만 대체할까(2024. 01. 18 06:00)
2024. 01. 18 06:00 국제
젠슨 황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가 2023년 12월 6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디어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023년 12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이 일주일간 일본-싱가포르-말레이시아-베트남 4개국을 연달아 방문해 각국 총리와 만났다. 요즘 세계에서 제일 잘나가는 미국 반도체 기업의 최고경영자라고는 하지만, 1주일간 4개국 정상과 회담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게다가 젠슨 황 개인적으로 싱가포르는 25년 만의 방문이고,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은 첫 방문이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반도체 업계와 세계 주요 언론은 젠슨 황이 각국을 방문할 때마다 엔비디아가 이들 방문 국가에서의 주요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촉각을 곤두세웠다. 일본은 한국에 한없이 뒤처진 반도체 산업 부활을 위해 2022년 도요타, 소니, NTT, 소프트뱅크 등 일본의 대표적인 기업 8곳이 합작해 ‘차세대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Rapidus)를 설립했다. 일본은 북부 홋카이도 지방을 ‘일본 실리콘밸리’로 삼고 5조엔(약 45조원) 규모 프로젝트로 기반을 조성 중이다. 일본 정부는 홋카이도에서 삼성과 대만의 TSMC가 치열하게 개발 경쟁 중인 2나노 반도체를 일본에서도 만들겠다는 심산이다. 일본 정부는 수요가 몰린 GPU의 일본 우선 공급을 요청하고 엔비디아의 일본 투자를 요청했다. 하지만 젠슨 황은 “일본의 GPU 수요를 우선시하고 인공지능(AI) 연구개발에 초점을 둔 연구개발센터 설립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뜨뜻미지근한 입장을 밝히는 데 그쳤다. “기술적으로 중요한 지역 될 것” 하지만 젠슨 황의 아세안 국가들 방문 반응은 뜨거웠다. 12월 8일 젠슨 황은 말레이시아에서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동남아시아는 기술적으로 중요한 지역이 될 것”이라며 “이미 패키징, 조립, 배터리 분야에서 매우 뛰어나며 기술 공급 측면에서도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아세안 지역에서 반도체 및 시스템 설계’, ‘데이터 센터 운영’, ‘소프트웨어 설계’, ‘소프트웨어 운영 및 서비스’ 등의 분야로 진출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에서 성공 가능성’을 보았다며 호평했다. 말레이시아에 대해서는 인공지능 분야 세계 20위 국가로 발전시키기 위해 엔비디아가 인공지능 학습 및 연구를 위한 우수센터 설립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말레이시아의 인공지능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 지원을 통한 인공지능 생태계를 조성하고 전력 인프라 기업인 YTL과 협력해 2024년까지 말레이시아 최초의 슈퍼컴퓨터를 탄생시킬 것이라고도 했다. 말레이시아는 인공지능 데이터 센터 구축을 위해 엔비디아와 43억달러(약 5조6400억원) 규모의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앞서 2023년 12월 6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디어 회의에서 “싱가포르는 인공지능의 상징적인 지역이 될 것”이라며 엔비디아가 싱가포르에서 운영하는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더 큰 슈퍼컴퓨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젠슨 황의 이번 동남아 방문 절정은 베트남에서였다. 12월 11일 베트남 기획투자부가 주최한 반도체 산업 및 인공지능 발전에 관한 세미나에서 젠슨 황은 “베트남은 인공지능 개발에 준비가 돼 있으며 베트남의 인력 역량과 인프라 개선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베트남을 엔비디아의 제2고향으로 만들겠다”며 베트남에 반도체 설계 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과 더불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곳은 대만이다. 이미 충분한 인프라와 인력이 잘 갖춰진 대만에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최신 반도체 생산시설을 늘리면 될 것을 굳이 아세안 지역으로 늘리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각기 세계 7위와 9위의 반도체 생산 국가라고는 하지만 대만에 비할 바는 못 된다. 게다가 베트남은 반도체 불모지에 가까운데도 엔비디아의 선택을 받은 이유에 대해 반도체 전문가들은 쉽게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해답은 ‘안정적 반도체 공급=미국의 안보’라는 측면에서 살펴봐야만 알 수 있다. 중국의 계속적인 대만에 대한 위협 때문에 미국은 대만을 대체할 생산기지로 아세안을 낙점하고 구축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집중된 공급망 한계 자각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인 유럽은 그간 중국에 집중됐던 글로벌 공급망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한 것이 국가안보에 직결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자동차를 제때 인도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반도체에 무지하던 미국 정치인들마저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 미국은 자신들을 위협하며 빠르게 성장한 중국의 기술 발전을 끊어놓아야 한다는 목표로 중국으로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을 금하고 미국으로 반도체 제조시설을 투자하게 하고 있다. 또한 미국 동맹인 NATO 지역에 대만에서 공급받는 것보다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독일을 중심으로 폴란드, 이탈리아, 아일랜드에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위해 제조시설을 확장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외교·안보 언론마저 지속적으로 반도체에 대해 언급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더 디플로맷은 2023년 12월 1일 “아세안은 대만 반도체 산업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를 줄이는 열쇠를 쥐고 있다”, 더 힐은 그해 4월 1일 “반도체 반보호 국가안보를 위협한다” 등의 보도와 칼럼에서 전 세계 반도체의 50%가 대만에서 공급된다는 것을 지적하고 이를 분산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의 보수 싱크탱크인 CSIS 역시 2022년 6월 칼럼을 통해 ‘최첨단 반도체 대부분이 대만 한 곳에 집중됐다’는 것을 지적하며 “공급망의 탄력성과 보안의 의미를 재정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의 2023년 12월 21일자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중국산 칩으로 인해 국가안보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반도체 공급망과 국방 산업기지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의 국방안보 컨설팅 기업인 카브인터내셔널은 2023년 11월 ‘반도체가 국가안보 이점을 강화하는 방법’ 보고서에서 “반도체가 군사 기술 지형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며 “통신 시스템, 자율 차량, 인공지능 방어 기술은 현대 군사작전 발전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군사 기술에도 인공지능이 꼭 필요하게 됐고, 이를 뒷받침해줄 첨단반도체 공급이 국가안보에 직결된 것이다. 그간 미국에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주던 대만이 중국의 침공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이로 인해 대만으로부터 반도체 공급이 불안정해지는 것뿐만 아니라 중국이 대만의 반도체 기술을 확보하게 되면 더욱 큰 위협으로 다가오는 것을 미국은 원하지 않게 된 것이다. 엔비디아의 아세안 투자는 ‘반도체=미국 안보’라는 측면에서 이해하고 미국의 ‘대만 떠나기’ 측면에서 이해해야만 하는 이유다.
가깝고도 먼 아세안
“시스템반도체가 대만의 성공 비결”(2023. 04. 21 13:56)
2023. 04. 21 13:56 경제
ㆍ반도체칩 설계하는 이효승 네오와인 대표 지난 4월 14일 기준 대만증시의 시가총액은 49조9986억대만달러(약 1조6341억달러)였다. 같은 날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2447조4203억원(약 1조8499억달러)이었다. 대만 인구(약 2320만명)는 한국(약 5160만명)의 절반에 못 미치는데, 전체 기업의 시가총액은 비슷하다. 지난해 한국을 앞선 적도 있다. 대만의 1인당 GDP는 2022년 약 3만2640달러로 한국(약 3만2250달러)보다 높았다. 2003년 이후 20년 만에 한국을 추월했다. 대만의 성취 뒤엔 반도체가 있다.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 세계 1위인 대만의 TSMC를 필두로 반도체 산업이 동반 성장하면서 대만 경제 전체가 수혜를 입었다. 이효승 네오와인 대표가 4월 1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사옥에서 한국 시스템반도체 발전 전략을 이야기하고 있다. / 주영재 기자 메모리반도체 위주로 성장해온 한국은 글로벌 경기 하락에 따라 반도체 재고가 쌓이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반도체 수출이 줄면서 무역적자 폭은 커지고 있다. 반면 스마트폰의 AP를 비롯해 GPU와 NPU 등 인공지능 개발에 쓰이는 시스템반도체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시장규모와 부가가치가 더 크고, 성장성도 밝은 시스템반도체에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 보안 관련 반도체칩을 설계하는 이효승 네오와인 대표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왜 한국은 대만에 추월당할까’라는 제목의 글을 연속해 쓰고 있다.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대만에 추월당하게 된 원인을 짚고 시스템반도체 산업을 키울 방안을 풀어낸 글이다. 반도체 산업을 이해할 수 있는 자세한 설명도 곁들였다. 그는 지난 4월 1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본사에서 주간경향과 만나 정부가 출자해 민간에 위탁해 운영하는 방식의 공공 파운드리인 ‘KSMC’를 만들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스템반도체를 키워야 국민소득 10만달러 시대가 가능하다”면서 “한 장의 웨이퍼에 여러 회사의 설계물이 한 개의 칩으로 들어가는 MPC(Multi Project Chip) 방식을 도입해 파운드리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에 연재를 시작한 이유는. “우리 인구 절반인 대만의 시가총액이 우리와 맞먹는다면, 그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 대만이 잘한 것과 우리가 못한 걸 알아야 한다. 그래야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는다. 아무도 말을 하지 않으니 나라도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이 암에 걸렸다고 지적했다. “메모리반도체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메모리 분야에 있던 임원이 시스템반도체로 가곤 하는데, 이는 석유화학을 하던 사람이 철강을 맡는 것과 같다. 두 분야는 실리콘을 사용하는 것 외엔 완전히 업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메모리를 하던 사람이 시스템으로 가면 신입사원이나 마찬가지다. 이들이 (경영을) 좌우하니 문제가 된다. 사실 시스템반도체의 중심은 제조가 아니다. 60%를 팹리스(반도체 설계) 산업이 담당한다면, 30%를 파운드리가 맡고 나머지를 패키징과 테스트를 담당하는 OSAT(외주 반도체 조립·테스트)가 차지한다. 지금 용인에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트를 만든다고 한다. 대기업 파운드리와 소재·부품·장비만 주로 이야기할 뿐, 핵심인 팹리스와는 큰 상관이 없다. 파운드리가 출판사라면, 팹리스는 작가에 해당한다. 소부장은 인쇄기와 잉크, 종이를 만드는 회사라고 비유할 수 있겠다. 용인에 출판사를 모은다고, 작가가 그 옆에 갈까. 반도체 설계 인력은 판교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시스템반도체를 육성하겠다고 하는데, 내용을 뜯어보면 전혀 상관없는 정책인 경우가 많다.” -MPC를 제안했다. “MPC와 MPW(Multi Project Wafer)를 구분해야 한다. MPW는 한 장의 웨이퍼에 여러 회사 반도체가 들어가는 구조다. 과거에 마스크 비용(빛으로 회로를 그리고, 불화수소 같은 강산성 물질로 웨이퍼의 회로 패턴 외의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공정)이 팹리스 개발비의 80~90%를 차지할 정도로 비쌌기 때문에 이를 공동 부담하기 위해 MPW가 등장했다. 최근 국내 파운드리에서 MPW 프로젝트 횟수를 늘리겠다고 했는데 이는 마스크 비용을 지원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시스템반도체가 고도화되면서 마스크 비용은 20% 정도로 줄고 나머지 소프트웨어, IP(연산과 통신 등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반도체 설계자산), 백엔드, 레이아웃 비용이 80%로 역전됐다. 이런 비용을 줄이려면 MPW에서 MPC로 바뀌어야 한다. MPW는 개별 칩의 크기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양산이 어렵다. MPC는 동일한 크기의 칩에 여러 회사의 프로젝트를 집어넣는 방식이라 양산에도 유리하다.” -여러 회사가 MPC 방식의 칩으로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 수도 있겠다. “사실 시스템반도체는 사용하는 IP가 거의 비슷하다. AI반도체라면 중앙처리장치(CPU)가 있고, D램과 데이터를 주고받는 PCIe 등이 붙는다. 직접 설계하는 건 5% 정도다. ‘우리 회사는 NPU(신경망처리) 기능을 강화했어’ 또는 ‘영상 압축 IP 등을 개발했으니 이걸 검증해보겠어’ 하는 식으로 자사가 만든 IP를 더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AI반도체를 만드는 10개 회사가 400억원씩 부담해 MPW에 참여한다면 마스크에 쓰는 800억원 정도를 줄일 수 있다. 반면 MPC를 하면 IP 등을 공유하기 때문에 비용을 90% 정도 줄일 수 있다. 4000억원에서 400억원, 많아도 800억원 정도로 줄어든다. 우리나라의 약점은 IP를 배치하고, 소프트웨어를 셋업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부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최소 100억원은 드니 양산에까지 이르지 못한다. 지금 AI반도체 분야의 스타트업들도 엄청난 투자를 받고 있지만 대부분 개발보다는 이런 IP, 레이아웃, 소프트웨어 검증 비용 등으로 쏟아붓고 있다. MPW로 칩을 개발한 회사 입장에선 MPC 방식으로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상황이 달갑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젠 뭉쳐서 상생을 도모할 때다. 많아봐야 100명 정도 되는 개발인력, 커봐야 1조원 정도의 기업으로 수만명의 연구인력에, 900조원이 넘는 시장가치를 가진 엔비디아를 이길 순 없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S23에는 퀄컴이 설계해 TSMC에서 생산한 AP를 쓴다고 들었다. “국내 파운드리와 정부가 MPW를 지원한다면서 큰 선심을 쓰는 것 같지만 사실 양산기록을 쌓고, 공정 노하우를 확보하려면 자기가 돈을 들여 팹리스를 초청해도 부족하다. 없는 것보다 낫지만 나머지 비용이 더 큰 상황에서 (프로젝트가 실패할 위험을 무릅쓰고) 국내 파운드리에 칩 제조를 맡길 유인은 적다. 삼성전자 역시 자사 AP가 게임을 할 때 발열이 심해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망신을 당하자 차기작엔 경쟁사 제품을 쓸 정도다. 10년 전만 해도 TSMC와 국내 파운드리의 기술이 거의 비슷했다. 고객사들이 자주 찾지 않으니 한순간에 확 기울게 된 것이다. 팹리스들이 국내 파운드리를 이용하려고 해도 바가지를 씌우고, 갑질을 하는 데다 성능도 제대로 안 나오는데 맡기겠는가. 애플은 TSMC에 맡긴 M1, M2칩 등으로 떼돈을 벌었다. 이미 실력 차이가 난 것이다. 국내에선 국뽕에 취한 이들이 많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다 평정할 것처럼 말한다. 그게 이들 기업에 정작 도움이 될까. 상황을 오판하면 개선이 안 된다.” -국내 기업 간 협력이 중요한 이유는. “파운드리는 영업이익을 맞추기 어렵다. 지금이야 DB반도체가 효자가 됐지만 5~7년 전만 해도 적자로 동부그룹 전체가 흔들렸다. 이제 대만의 TSMC처럼 정부가 주도해 KSMC(가칭)를 만들어야 한다. 대만은 TSMC, UMC 같은 서로 완전히 다른 파운드리 회사가 반도체 디지털 라이브러리(PDK·Process Design Kit)를 공유한다. 그래서 TSMC의 생산 능력이 부족하면 UMC가 그 물량을 받아 생산한다. PDK는 극비 자산이지만 대만 반도체 산업의 발전이라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기초 설계 기술을 공유한다. 우리나라는 삼성전자, DB반도체, SK하이닉스가 IP나 설계 필수 요소기술인 아날로그, 디지털 라이브러리를 공유하지 않는다. 한 회사의 생산 능력이 남는다고 다른 회사의 물량을 받아 생산할 순 없다. 파운드리가 제대로 못 서니 팹리스가 힘을 못 쓴다. KSMC를 중심으로 PDK 기술과 IP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10년을 투자하면 우리도 TSMC를 따라잡을 수 있다. 이건 정부에서 펀딩해 줘야지 민간에서 할 수는 없다.” -각국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적극적인 산업정책을 펴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보조금과 세액공제 등 5년에 걸쳐 1조위안(약 192조원) 이상을 반도체 산업에 투입하기로 했다. 중국의 반도체 펀드가 부실하게 지원된 경우가 많았다고 하지만 절반만 제대로 썼다고 해도 엄청난 액수다. 미국도 유럽연합도 적극적인 보조금 정책을 펴고 있다. 우리가 그런 말을 하면 자유무역원칙에 위배된다, 민간 회사는 스스로의 힘으로 커야 한다, 정부 돈을 빨아먹으려고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못 버텨서 잠시 피난처 삼아 중국에 가면 기술을 판 매국노가 된다. 수십조씩 쏟아부어 시스템반도체를 키운 중국은 보지 못하고, 수천억 쏟았는데 성과가 없다면서 팹리스는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전차와 비행기, 항공모함, 미사일, 잠수함 등에 다 반도체가 들어간다. 칩 하나의 단가도 100만원, 1000만원씩 한다. 다른 나라는 군용이라는 이유로 이런 용도의 반도체 개발에 지원을 한다. 미국도 국방을 명목으로 첨단기술 회사를 밀어주고 있다. 엔비디아와 HP, 레이시온 같은 회사들이 모두 실리콘밸리 기반의 군수회사에서 출발했다. 지원하면 경쟁력이 없어진다고 하는데, 그렇게 성장시킨 중국 기업에 우리가 밀리고 있다. WTO 제재를 거론하는 건 정부의 성의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 다들 말을 안 해 그렇지 중국에서 인수를 제의하면 다 넘어갈 상황이다. 당장은 중국으로 피신을 해 회사의 명맥이라도 살려야 한다는 생각도 하는 듯하다. 정부가 10년 후 파운드리를 세운다고 하지만 그때쯤엔 파운드리에 (칩 제조를) 맡길 수 있는 국내 팹리스가 없을 것이다.” -재벌 중심 사회가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항공우주, 조선, 자동차, 철강, 화학, 바이오, 반도체 다 하는 한국이 반도체 하나 있는 대만을 못 이긴다면 무엇 때문인가. 심지어 모두 대기업이다. 그간 우린 대기업만 키우면 세계 최고가 될 줄 알았다. 그래서 대기업 위주의 정책을 폈다. 3~4대 세습경영도 당연시한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 스티브 잡스 등 미국의 거부는 모두 당대에서 자수성가한 사람이다. 지금은 거의 천재급의 전문경영인이 필요한 시대다. 재벌가들은 대주주일 수는 있지만 경영에 참여해선 안 된다. 재벌이 부동산, 라이선스 사업에 빨대를 꽂고 쉽게 돈을 버니 경제 전체의 역동성이 떨어지고 있다.” -시스템반도체를 포기해선 안 되는 이유는. “메모리만 잘하자는 건 말도 안 된다. 우리 메모리반도체가 안 되는 건 시스템반도체가 제대로 못 섰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가 그래픽카드를 만들 때 쓰는 메모리 용량을 키우지 않고 있다. 엔비디아의 GPU나 AMD CPU, 컨트롤러 등을 TSMC에서 만든다. 의도적으로 메모리 용량을 줄이고 고속 고용량 탑재를 안 해준다. 리사 수(AMD CEO)나 젠슨 황(엔비디아 CEO)이 암묵적으로 고용량 메모리를 탑재해봐야 삼성과 SK만 키워준다고 생각해 견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엔비디아에서 최근 출시한 RTX4090과 RTX4080이라는 GPU에는 더 성능이 좋은 삼성, SK의 것이 아닌 마이크론의 메모리를 쓴다. 결국 우리가 시스템반도체에서 받쳐주질 못하니 메모리 성장도 막히는 것이다. 지금은 메모리반도체가 전체 반도체 시장의 4분의 1 정도밖엔 안 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2022년에서 2030년 사이 9.2% 정도인 반면, AI반도체는 40% 가까운 성장률이 예상된다. 시스템반도체는 지금 우리가 잘하는 자동차, 조선, 방위산업만이 아니라 인공지능, 로봇, 헬스케어를 비롯해 여러 산업의 기반이 된다. 뒷단의 소프트웨어와 앞단의 마케팅, 법률까지 전체 산업을 아우른다. 우리가 1980년대부터 거의 40년간 메모리를 만들어 국민소득 3만달러 중반까지 올라왔다. 10만달러까지 가려면 시스템반도체가 필요하다. 시스템반도체 시장점유율을 2%에서 20%까지 올린다면 가능하다.”
중국은 펠로시 대만 방문 그냥 넘길까(2022. 08. 05 15:43)
2022. 08. 05 15:43 국제
지난 8월 2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은 일촉즉발의 긴장감 속에서 이뤄졌다. 중국 정부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앞두고 연일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고, 중국 군용기들은 중국과 대만 사이의 실질적 경계선으로 간주되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근접비행했다. 미국도 필리핀해에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등 전함 4척을 전개했다. 애초 우려와 달리 펠로시 의장이 탑승한 전용기 C-40C는 2일 오후 11시 45분쯤 타이베이 쑹산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C-40C는 중국의 군사기지가 있는 남중국해를 통과하는 대신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을 경유하는 우회로를 선택했고, 중국도 직접적인 위협은 자제한 덕분이다. 펠로시 의장은 차이잉원 대만 총통 등을 만난 뒤 지난 3일 아시아 순방의 다음 행선지인 한국으로 이동했다. 지난 8월 3일 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센터 건물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중국 인민해방군이 군사훈련을 실시할 대만 주변 지역 지도를 보여주는 중앙TV(CCTV) 뉴스가 나오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는 8월 3일(현지시간) “펠로시 의장이 한국을 향해 출발했지만 위기가 끝날 가능성은 낮다. 위기는 지금부터가 시작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4일 오후 12시(한국시간 오후 1시)부터 실탄 사격을 포함한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전문가들은 8일 오전 10시까지 4일간 이어질 이번 훈련이 대만 주변 7개 구역의 해·공역에서 대만을 봉쇄하는 형태로 진행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뉴욕타임스는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은 이번 훈련을 대만 침공에 필요한 작전 능력을 시험하는 기회로 삼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대만군 예비역 중장 솨이화민은 중국 관영 환구시보와 인터뷰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이 주요 항구와 항로를 위협해 대만을 전면 봉쇄하려 한다면서 대만 무력 통일 옵션 중 하나인 해상봉쇄를 시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만 상공 지나는 미사일 발사 가능성 중국은 8월 4일 오후 대만 북부 타이베이와 남부 항구도시 가오슝 앞바다에 여러발의 둥펑 계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고강도 군사행동에 나섰다. 대만 상공을 통과하는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만 영자지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대만 해군사관학교 교관 출신 뤼리스(呂禮詩)는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중국이 대만 동부해역을 표적으로 북부 타이베이, 중부 타이중, 남부 가오슝 상공을 통과하는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환구시보도 지난 3일 중국이 대만 상공을 가로질러 대만 동부해역에 떨어지는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이 대만 상공을 넘어가는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해상이나 공중에서의 우발적 충돌 또는 미사일 오발 등으로 전면적인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중국이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떠난 후 훈련을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중 간 무력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미중 간 충돌을 예고하는 시계의 초침이 빨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베이징의 보복이 궁극적으로 어떤 형태를 취하든 펠로시의 방문은 대만의 운명을 통제하기 위한 중국의 노력에서 새로운 국면을 예고하는 것으로, 이는 서태평양에서 미군과의 충돌 가능성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 디펜스 프라이오러티스의 아시아 관여 담당 국장 라일 골드스타인은 가디언에 “이 바보 같은 정치적 곡예 자체가 전쟁을 초래할 가능성은 낮지만 향후 어느 시점에 벌어질 국내외적 재난 속으로 몽유병자처럼 걸어들어가는 비극적 과정을 부채질할 것”이라고 말했다. 낸시 펠로시(가운데) 미국 하원의장이 8월 2일 밤 대만 타이베이 쑹산공항에 도착, 환영나온 인사들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미국, 대만해협서 충돌하면 승산 없어 중국은 과거 대만해협에서 1954~1955년, 1958년, 1995년 등 세차례 위기를 일으켰다. 1995년 리덩후이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으로 촉발된 3차 위기 때까지만 해도 중국과 미국의 군사력 차이는 확연했다. 중국이 군사적 굴욕을 만회하기 위해 본격적인 군비 확장에 나선 지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은 다르다. 미 국방부는 미중이 대만해협에서 충돌할 경우 미국에 승산이 없다고 보고 있다. 시기적으로도 좋지 않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중국의 호전적 민족주의가 고조되는 인민해방군 창건 기념일(8월 1일) 직후에 이뤄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가을 자신의 3연임을 결정지을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그냥 넘길 수 없는 상황이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독일 마셜기금의 보니 글레이저는 이코노미스트에 “시 주석은 미국에 약하다는 인상을 줘서는 안 된다”면서 “시 주석은 중국의 주권과 영토적 완전성을 수호하는 의지를 보여줘야만 한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대만 문제에만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다. 뉴욕타임스는 펠로시 의장의 방문으로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아시아 동맹국들의 신뢰에 금이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제어하지 못하면서 동맹국들 사이에서 미국 대통령의 권위에 대한 의문을 낳았다는 뜻이다. 호주 정부 국방정보 분석가로 일했던 앨런 듀폰트는 “바이든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취소를 설득하지 못했다는 건 호주에서도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면서 “불필요한 위기이고 미국의 자책골”이라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대만을 떠났지만 대만 방문의 여파는 고스란히 대만인들이 감당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오춘산 대만 담강대 대륙연구소 명예교수는 4일 홍콩 명보에 “펠로시 의장이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를 남겼다”면서 “시 주석이 경제 제재와 군사훈련 등의 수단을 동원해 섬을 둘러싸고 대만을 매우 고통스럽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리다중 담강대 국제사무전략연구소 부교수는 “펠로시의 대만 방문으로 미중관계는 매우 보수적으로 바뀔 것”이라며 “협력이 아니라 오판과 오발을 피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인 경제적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은 지난 3일부터 대만산 자몽, 오렌지, 냉장 갈치, 냉동 전갱이, 과자와 음료 등의 수입을 금지했다. 건설 자재와 반도체 웨이퍼에 사용되는 모래의 대만 수출도 금지했다. 모래 수출 금지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대만 농어민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해협 하늘에 낀 전운(2021. 10. 15 13:51)
2021. 10. 15 13:51 국제
ㆍ중국 2027년 이전 대만 침공설 주목… 미중 갈등·2024년 대만 총통 선거 등 변수 “중국은 2025년이면 전면적으로 대만을 침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월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해혁명 110주년 기념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추궈정(邱國正) 대만 국방부장은 10월 6일 입법원(국회)이 ‘해·공군 전력 증강 특별 조례안’을 심사하는 자리에서 “현재 양안(중국과 대만) 정세는 내가 군인이 된 후 40년 이래 가장 엄중한 시기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이 이미 대만을 침공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지금은) 상당한 비용을 치러야 한다”면서 “2025년이면 그 비용이 낮아지면서 전면적 침공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만해협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추궈정 국방부장의 발언은 중국이 국경절 연휴가 시작된 10월 1일부터 나흘간 대만을 겨냥한 유례없는 무력시위를 펼친 직후 나온 것이다. 중국은 국경절 연휴 나흘 동안 전투기와 폭격기, 대잠기 등 모두 149대의 군용기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켰다. 무력시위가 고조된 4일에는 하루 동안 56대의 군용기가 동원됐다. 대만 국방부가 지난해 9월 관련 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다. 중, 대만 통일 시간표 빨라지나 중국은 올해 들어 대만을 향한 공중 무력시위를 대폭 강화했다. 국경절 연휴 이전에도 하루가 멀다고 군용기를 대만 ADIZ에 진입시키며, 대만의 움직임에 따라 항의와 압박성 무력시위 규모를 늘리는 양상을 보여왔다. 대만 국방부는 올해 들어 대만 ADIZ에 진입한 중국 군용기가 이미 600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체 숫자는 380대였다. 통일을 향한 중국의 시곗바늘이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10월 10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110주년 건국기념일 경축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대만 국방부장의 발언 이전에도 대만해협의 전쟁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여러차례 나왔다. 중국 양안아카데미는 지난 5월 대만해협의 무력 충돌 위험지수가 -10∼10 범위 중 7.21로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필립 데이비슨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지난 3월 중국이 2027년 이전에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체적인 시간표도 언급했다. 2027년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창설 100주년을 맞는 시점이다. 이 시기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집권 계획과도 맞닿아 있다. 시 주석은 내년 당대회에서 공산당 총서기로 재선출되면 2027년 다시 한 번의 재집권 시기를 맞는다. 지난 4월 퇴임한 데비이슨 전 사령관은 지난달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27년이라는 중국의 대만 침공 예상 시기를 다시 거론하며 이때가 시 주석 집권 재연장의 고비가 되는 시기로 장기집권의 열쇠로써 대만문제가 불씨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대만 통일 시간표에는 외부적 요인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양안관계는 2016년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집권 후 악화되기 시작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만문제를 대중 견제 카드로 꺼내들면서 더욱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조 바이든 정부 들어서도 미국은 동맹을 규합해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대만과의 관계를 한층 강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대만을 인도·태평양 전략의 요충지로 여기고, 중국 역시 대만을 태평양 진출의 교두보로 보는 만큼 양국 갈등 속에서 대만은 위태로운 화약고가 될 수밖에 없다. 미중 갈등이 격화될 경우 중국이 대만 통일 시도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허버트 맥매스터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중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공산당 당대회가 있는 내년에도 역내 도발을 지속할 것으로 본다며 “지금이 매우 위험한 시기지만 아직 가장 위험한 시기는 아니고 내년이 매우 위태로운 시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 J-16 전투기 / 대만 국방부 홈페이지 캡처 다양한 예측과 시나리오가 나오지만 중국이 대만 통일을 위해 실제 무력 침공을 감행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미국과의 직접적 군사적 충돌과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을 감수해야 하는 등 치러야 할 대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은 어떤 방식으로든 통일을 완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10월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해혁명 110주년 기념대회에서 “누구도 국가 주권과 영토보존을 수호하려는 중국 인민의 확고한 결심과 의지, 강한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완전한 조국 통일의 역사적 임무는 반드시 실현해야 하며 틀림없이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평화적인 조국 통일은 대만을 포함한 중화민족 전체의 이익에 가장 부합한다”며 “우리는 평화통일과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의 기본 방침을 견지하면서 양안관계의 평화 발전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통일 완수”, 대만 “현상 유지” 반면 대만은 양안관계에 있어 ‘현상 유지’에 방점을 찍고 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10일 110주년 건국기념일 행사에서 “누구도 중국이 펼쳐놓은 길을 택하도록 강요하지 못하게 계속해서 국방을 강화하고 스스로를 방어하겠다는 결심을 보여주겠다”면서 “중국이 펼쳐놓은 길은 대만을 위한 자유롭고 민주적인 길과 2300만 대만인의 주권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만과 중국은 서로에게 종속돼서는 안 된다”며 “현상 유지가 우리의 주장”이라고 밝혔다. 대만 총통부는 시 주석 연설에 대해서도 “중화민국(대만)은 독립적인 주권 국가로 중국의 일부가 아니다”라며 “대만의 주류 민의는 일국양제를 거부하고 민주·자유의 생활 방식을 수호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통일에 대한 입장 차가 이렇듯 뚜렷하기 때문에 2024년 대만 총통 선거를 양안관계의 또 다른 분수령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차이 총통이 이끄는 민진당이 재집권하느냐 아니면 중국에 유화적인 국민당이 정권 교체를 이루느냐에 따라 양안관계는 크게 요동칠 수 있다. 국민당이 집권했던 2008∼2016년 양안관계는 유화 국면을 맞았고, 당시 마잉주(馬英九) 총통은 시진핑 주석과 첫 회담을 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9일 연설에서 “‘대만 독립’ 분열은 조국 통일의 최대 장애이자 민족 부흥에 심각한 위협”이라며 “조국을 배반하고 국가를 분열시키는 사람은 끝이 좋은 적이 없으며, 반드시 인민에 버림받고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터치스크린]청설-다시 찾아온 대만의 대표적 로맨스
[터치스크린]청설-다시 찾아온 대만의 대표적 로맨스(2018. 10. 15 14:18)
2018. 10. 15 14:18 문화/과학
1980년대의 홍콩 느와르만큼은 아니지만 일본이나 홍콩, 그리고 한국에서도 꽤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대만 청춘 로맨스’의 대표격이다. 제목 청설 원제 廳說 (팅슈어 tingshuo) 감독 청펀펀 주연 펑위옌, 진의함, 천옌시 상영시간 110분 등급 전체관람가 재개봉 2018년 10월 오드(AUD) 풋풋하다. 뭐 그렇다. 사랑에 논리란 없는 법이지. 대책 없이 빠져드는 것이 사랑이라는 감정이 아니던가. 나이도 국경도 신체조건도 넘어서는 거라고 하지만. 그런데 영화 중반을 넘어서면서 어딘지 모르게 불편해졌다. 대학 다닐 때 여름이면 농활이라는 걸 갔다. 마지막 날, 졸린 눈을 비비며 하는 평가 자리에서는 이런 말이 매년 고정 레퍼토리로 오간다. 농활은 농촌봉사활동의 줄임말이 아니다, 농민과 학생들의 계급연대다, 가만! 학생이 계급이라고? 소부르주아지가 아닌가? 10여일의 극기훈련이었다고 하면 우리는 참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저분들’에겐 그건 생활이다. <청설>. 누누이 밝히는 이야기지만 사전에 가급적 영화에 대한 정보를 읽지 않는다. 초겨울 눈이 내리는 새벽에 연인이 재회한다는 이야기일까. 그래서 붙은 이름이 청설(淸雪)? 그런데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나오는 건 수영하는 한 처녀다. 그리고 응원하는 또 다른 젊은 처자. 언니와 동생이다. 점심도시락을 배달하던 스무 살 청년은 둘 중 동생에게 꽂혔다. 뻔뻔한 구애가 시작된다. 언니와 동생, 그리고 남자 사이의 대화는 모두 수화로 진행한다. 포스터에 적힌 제목을 다시 봤다. 청설(廳說). 듣고 말하기. 영제는 Hear me다. 청각장애인 이성과의 사랑 이야기다. 청춘들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 동생의 이름은 양양이다. 남자의 이름은 티엔커. 영화는 티엔커의 시각에서 진행된다. 두 사람의 티격태격 대화는 수화와 MSN메신저-아, 이게 언제적 이야기냐-로 이뤄진다. 티엔커의 관찰자 시점에서, 관중들은 이 남자가 청각장애인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대학시절 배운 수화로 그녀와 대화를 진행한다. 수화로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서 데스크톱 컴퓨터 앞에서 ‘생쑈’를 한다. 앞서 영화 중반을 넘어서 어딘지 모르게 불편해졌다는 이야기를 했다. 청각장애를 극복한 사랑 이야기가 아닐 수 있겠다는 예감 때문이었다. 2등 시민으로서 살아가야만 하는 장애의 현실이 아니라 그 어떤 ‘결점’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넘어서는 성격 좋고 오지랖 넓은 남녀의 사랑 이야기라면? ‘10여일간의 극기훈련으로서 농활’을 떠올린 이유다. 영화는 앞부분에서 DSLR 카메라를 들고 자신의 언니 사진을 찍는 양양의 시각에서 티엔커의 시각으로 넘어간다. 코치이자 매니저, 헌신적인 보조자로서 여동생이 모니터링 또는 기록하는 수단이 왜 정지사진을 찍는 카메라일까. 동영상을 찍는 캠코더가 아니라. 자매가 과거를 회상하는 수단 역시 앨범에 고이 모셔져 있는 사진들이다. 사진은 소리를 배제한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찰나의 순간을 담아낸다. 그래도 많은 것을 담는다. 이야기는 소리가 없어도 만들어질 수 있다. 글자 그대로 환유다. 아르바이트를 하러 뛰어나가던 양양은 익스트림 자전거를 타던 또래 청년을 피하다 넘어져 다친다. 티엔커는 자신의 스쿠터로 그녀를 병원으로 실어 나른다. 골목과 골목을 잇는 지름길로 급히 달리던 티엔커의 스쿠터는 ‘공사중’ 표지에 막혀 다른 길로 가는데, 골목의 담벼락에는 ‘I LOVE YOU’라고 적혀 있다. 이후의 극 전개에서 시련 후 사랑 고백을 암시한다. 예견된 반전, 행복한 결말 한석규와 전도연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 <접속>(1997)이 떠오른다. 두 주인공의 사랑은 PC통신을 통해 오가는 대화로 무르익어가는데, 장윤현 감독은 그것을 어떻게 연출할까 많은 고민을 했었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청설>은 극의 클라이막스에 이르기까지 두 사람의 사랑의 감정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수화로 표현한다. 한국 관객이야 어차피 외국어 영화이므로 자막에 의존할 거고, 대만 관객들도 아마 자막을 통해서 두 사람 사이의 감정선을 따라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중심선에 말로 하는 대화가 없다는 것을 관객들이 눈치 채기란 쉽지 않다. 이런 식이다. 양양이 길거리에서 아르바이트로 마임 공연을 할 때 바로 옆에서는 젊은이들로 이뤄진 밴드가 거리 공연을 한다. 그리고 그들이 부르는 노래는 신통하게도 젊은 남녀의 애달픈 사랑을 담은 노래다. 모든 오브제가 앙상블을 이루며 이들의 사랑을 찬양하고 있다. 관객들이 대사가 없다는 것을 잊게 만드는 것은 전적으로 감독의 연출력 덕분이다. 그리고 영화 후반부의 반전. 티엔커의 시각이 아니라 양양의 시각에서 다시 본다면 그것은 가능한 이야기였을까. 영화는 1980년대의 홍콩 느와르만큼은 아니지만 일본이나 홍콩, 그리고 한국에서도 꽤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대만 청춘 로맨스’의 대표격이다. 어쩌면 이들의 오해와 착각이 빚은 행복한 결말을 다시 확인하고픈 열혈 팬들 덕분에 이 영화가 성공한 것은 아니었을까. 사랑엔 나이가 없다지만 글쎄. 영화를 보니 누구나 그런 풋풋한 감정을 품는 한때-청춘이 있었음을, 살짝 그리워지기도 한다. 재개봉 추진 영화사간 갈등 영화 의 스틸이미지 | 오드(AUD) 앞서 ‘MSN메신저’라는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채팅 프로그램에서도 드러나지만 요즘 영화가 아니다. 재개봉이다. 그러고 보니 양양의 마임신 같은 장면은 이미 TV영화 소개 프로그램 등에서도 여러 차례 본 기억이 있다. 자료를 찾아보니 2010년 6월에 한국에서도 개봉했었다. 8월에는 일본에서도 개봉했고. 그러니까 8년 만의 재개봉이다. 찾아보면 TV ‘주말의 명화’에서도 방영한 적이 있다. 그런데 왜? 영화 개봉에 앞서 잡음이 있었다. 영화 수입사와 배급사협회 사이의 이중계약 논란이다. 간단히 요약하면 다른 영화 수입사가 판권계약을 마친 상황에서 더 높은 가격을 부른 현 수입사 측으로 판권을 넘겼다는 주장이다. 전에 판권계약을 마친 쪽은 배급사협회를 이끄는 메이저 영화사다. 영화의 개봉을 추진하는 수입사 측에서는 “먼저 수입을 추진하던 재개봉 판권이 무효가 된 것을 확인하고 진행했는데 협회가 일방적으로 한쪽 이야기만 듣고 입장을 발표했다”는 성명문을 이메일로 배포했다. 업계의 상도덕과 관행 문제다. 근 7∼8년간 만만치 않은 대만 로맨스 팬층이 형성되었지만 영화진흥위원회의 KOFIC(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2010년 성적표는 전국 누적관객 수 1만7086명이었다. 당시 흥행작은 아니었다. 다시, 그런데 왜 재개봉 판권을 둘러싸고 잡음이 벌어졌을까. 업계에서는 VOD나 IPTV 등 2차 판권시장이 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인터넷의 하마평을 보면 ‘최애(최고로 아끼는) 영화’로 이 영화를 뽑는 특정 연령대 성별 팬층의 입소문이 만만치 않다. 게다가 한국에서 리메이크도 진행되는 모양이다. 리메이크 영화가 개봉하면 2차 판권시장에서 원작의 위상도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터치스크린
청년정치 도전 ‘시대역량’ 대만선거서 돌풍(2016. 01. 25 18:01)
2016. 01. 25 18:01 국제
청년세대의 표심이 뜨거웠던 이번 선거에서 시대역량이 의석을 얻어내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고도 할 수 있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그들이 줄곧 ‘야합’이라 비판했던 입법원에서 직접 협상에 참여하면서 현실과 맞닥뜨려야 한다. 지난 16일 대만 대선 후 무대 앞에서 한껏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주인공은 대만 첫 여성 총통이라는 역사를 쓴 당선자 차이잉원(蔡英文)이다. 그러나 이번 대만 대선에는 주연 못지않은 조연이 있었다. 대만 사상 처음으로 청년정치에 도전하는 신생정당 ‘시대역량(時代力量·New Power Party)’이다. 25일 창당 1주년을 맞는 시대역량은 대선과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 6.1%를 득표, 의회 내 5석을 차지하며 제3정당으로 우뚝 섰다. 시대역량은 대만 정치의 역사를 새로 썼다. 거리에 섰던 ‘해바라기 운동’의 힘을 1년 여만에 의회 내 현실정치로 진화시키는, 결코 쉽지 않은 목표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이들의 존재는 보수적인 대만 정치판에 변화와 개혁을 부르는 자극제가 되고 있다. 시대역량의 소속 당선자 가운데 지역구 의원을 3명이나 배출한 것은 더 의미가 크다. 이들의 맞수는 모두 국민당의 다선 ‘골리앗’들이었다. 대만 신생정당 시대역량의 후보자들이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 시대역량 홈페이지 지역구 3곳서 국민당 다선의원들 이겨 시대역량의 의석 수는 집권당이 된 민주진보당(68석)과 야당 국민당(35석)에 한참 못 미치지만 영향력은 5석 이상이다. 타이완의 정책연구 및 여론분석 기관인 ‘대만싱크탱크(台灣智庫)’는 지난 20일 대선 후 여론조사에서 전국 20세 이상 성인 1089명에게 정당 공감도를 물은 결과 시대역량이 무려 19.4%를 얻어 국민당(11.7%)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민진당이 35.6%로 1위였다. 막판 ‘쯔위 사건’으로 민진당에 표가 더 결집되지 않았다면 시대역량의 득표율은 10%를 넘었을 거라는 전망이 많다. 대만싱크탱크에서 데이터 분석을 맡은 저우융홍(周永鴻)은 “이번 선거는 정당의 재편이 시작됐음을 의미한다”며 “군소정당들이 지금까지 지리멸렬했던 것에 비해 시대역량은 출중한 성적으로 제2당을 넘어버렸다”고 말했다. 차이잉원은 이번 대선에서 시대역량 뒤에 서 있는 청년층의 지지 덕을 톡톡히 봤다. 시대역량의 의석 수와 민심을 고려하면 향국 국정운영에서 시대역량의 존재감을 무시하기 어렵다. 대만 의회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정치신인들의 면면은 이색적이다. 당 대표 황궈창(黃國昌·42)은 2014년 일어난 대만의 청년운동 ‘해바라기 운동’을 이끈 인물이다. ‘해바라기 운동’은 2014년 국민당의 ‘양안서비스무역협정(CSSTA)’ 비준안 날치기에 항의해 일어난 학생시민운동이다. 황궈창은 이 운동을 주도하면서 ‘투쟁의 신(戰神)’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황궈창은 대만대학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변호사다. 황궈창의 아버지는 광산, 염색공장 등을 전전하던 노동자였다. 부친이 공장 사장의 빚보증을 잘못 선 일로 가세가 확 기울면서 어린 시절 그는 어머니와 종종 타이베이시 유명 사찰인 행천궁 앞에 나가 좌판을 놓고 향과 초를 팔았다. 우수한 성적을 보인 그는 과외와 학원 아르바이트, 장학금으로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 일찌감치 학생운동과 사회운동에 참여해 온 그는 ‘해바라기 운동’ 후 정치세력화에 나서 시대역량을 창당했다. 린창줘(林昶佐·39)는 대만에서 가장 인기 있는 록그룹 ‘산링밴드’의 보컬이다. 긴 말총머리에 온몸은 문신으로 덮여 있다. 그는 인권, 환경, 문화, 대만 독립 등 사회 이슈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 온 인권운동가이기도 하다. 2010~2014년 국제앰네스티 대만지부의 대표를 맡아 활동했다. 지난해 시대역량 창당에 참여해 대표단에 이름을 올린 린창줘는 이번 총선에서 5선의 국민당 베테랑 린위팡(林郁方·65)을 끌어내렸다. ‘해바라기 운동’ 정신 계승 기대 부응해야 의회 입성자 중 막내인 홍츠용(洪慈庸·33·여)은 2013년 전까지 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러나 그해 7월 전역을 이틀 앞둔 남동생 홍중치우(洪仲丘)가 의문사하면서 인생이 180도 바뀌었다. 가족을 대표해 의문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뛰어다니던 홍츠용은 마잉주(馬英九) 당시 총통 등을 만난 자리에서 보여준 당당한 태도와 군 검찰에 맞서는 예리한 반박으로 일약 유명해졌다. 시민운동으로 확산된 홍중치우 사건은 대만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켜 군사재판법 개정까지 이끌어냈다. 정치학자인 쉬용밍(徐永明·49)은 시대역량의 ‘브레인’이다. 대만대 정치학도였던 그는 대만의 가장 큰 학생운동으로 기록되는 1990년 야백합학생운동(野百合學運)에 참여했다. 그는 학계에 몸 담으면서 각종 언론에서 정치평론가로 활동했다. 홍츠용과 더불어 또 다른 여성 정치신인인 카울로 이윤(38)은 대만의 소수 원주민인 아미족(阿美族) 출신이다. 시대역량 후보자들이 선거 유세장에서 큰 선거홍보 현수막을 펼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시대역량 홈페이지 청년세대의 표심이 뜨거웠던 이번 선거에서 시대역량이 의석을 얻어내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도 할 수 있다. 2014년 ‘해바라기 운동’의 열기는 사회민주당, 급진측익(側翼·전투부대의 양 날개를 뜻함), 자유대만당 등 청년 정당과 정치단체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신생 정당의 백화제방이었다. 이들은 올해 총통 선거와 입법원 선거를 앞두고 합종연횡을 거듭했다. 시대역량은 이런 ‘제3세력’ 중 의제설정 능력이 뛰어나고 온라인에서 영향력이 제일 큰 데다, 해바라기 운동의 정신을 제대로 계승하고 있는 정당으로 평가받아 대만 2030세대의 가장 큰 지지를 받았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그들이 줄곧 ‘야합’이라 비판했던 입법원에서 직접 협상에 참여하면서 현실과 맞닥뜨려야 한다. 대만 입법원에서 시대역량은 가장 왼쪽에 있다. 현실정치의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다른 정당과 차별화해야 하는 어려운 줄타기를 해야 한다. 민진당과 관계설정을 어떻게 할지도 같은 맥락에 있다. 선거 승리를 위해 민진당이 시대역량 후보들이 출마하는 지역에 후보를 내지 않는 방식으로 연대했지만, 민진당과 시대역량의 정체성엔 차이가 있다. 시대역량의 색깔을 잃는 것은 곧 그들의 기반인 젊은 세대의 지지를 상실하는 것을 의미한다. 린창줘는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민진당을 향해 “예전에 약속한 양안협의감독조례 입법을 잊지 말라”면서 “시대역량은 입법과정에서 시민의 참여, 과정 공개 등 핵심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대 정치학과 펑진펑(彭錦鵬) 부교수는 대만 와의 인터뷰에서 “시대역량은 젊은 세대의 집권세력에 대한 불만, 해바라기 운동 후 양안관계에 대한 비판적 태도 등을 대변하는 상징”이라며 “이들에게 모아진 힘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 국민당에서 빠져나온 대만 독립파가 세운 대만연합이 잠깐 반짝했다가 민진당과의 노선 중복으로 곧 존재감을 잃었던 전례를 들었다.
[커버스토리] “정치에 무관심, 20대만의 문제인가요?”
[커버스토리] “정치에 무관심, 20대만의 문제인가요?”(2010. 04. 28 14:10)
2010. 04. 28 14:10 정치
ㆍ6·2 지방선거를 바라보는 20대 3인의 진솔한 토크 28.1%. 2008년 18대 총선 20대 투표율이다. 20대는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꼬리표를 달았다. 게다가 안정적 삶을 위해 스펙에만 목을 맨다는 이유로 끊임없이 비판의 대상이 됐다. 박은하씨, 김국현씨, 박연씨(왼쪽부터)가 20대와 지방선거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73.5%. 2010년 6·2 지방선거 때 투표에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대학생이다. 이로 인해 정치에 ‘무관심’한 20대의 행보에 다시금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치에 무관심한 20대답게 저조한 투표율을 보일 것이라는 냉소적 시각이 여전히 존재한다. 20대는 정말 정치에 무관심할까.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일까. 대한민국에서 20대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만났다. 좌담회에 참석한 이들은 20대라는 점을 빼면 커다란 공통점이 없다. 김국현씨(29)는 2030 정치주권네트워크 사무국장으로서 꾸준히 20대의 정치 참여를 독려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은하씨(26)는 의 공동저자로서 현재 하루의 상당 부분을 취업 준비에 할애하는 ‘취업 준비생’이다.  박연씨(22)는 의 공동저자로서 20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사는 평범한 대학교 3년생이다. 이들의 태도는 조심스러웠다. 스스로 20대를 대변할 만큼 대표성을 지니지 못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각이 20대 전체의 의견으로 비춰질까 걱정스런 눈치였다. 그러나 이야기가 시작되자 이들의 말은 거침이 없었다. 좌담회는 지방선거와 20대라는 주제로 시작해 취업과 스펙 등 20대를 둘러싼 고민으로 번졌다. 스스로 바라본 20대 사회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박연 이번 지방선거에서 20대 투표율은 전혀 예상을 못하겠어요. 제 주변 친구들은 서울에 거주하고 대부분 정치 이슈에 관심이 많거든요. 하지만 지방에 사는 20대나 저와 관심사가 다른 친구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잖아요. 함부로 높다 낮다 예상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김국현 아무래도 지난 총선에서 투표율이 바닥을 친 것 같아요. 일자리 문제나 등록금 등 흔히 말하는 20대 문제들이 굉장히 심각하잖아요. 이제는 냉소를 넘어 생존의 문제에 맞닿았기 때문에 지방선거에서 20대 투표율이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박은하 저도 그렇게 믿고 싶어요. 박은하(26) 서울대 동양사학과 졸업. 공동저자. “스펙에 매달려 사회에 무관심하다거나 투표하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아요”박연 흔히 투표는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참여 수단이라고 말하잖아요. 그게 잘 와 닿지 않는 것 같아요. 기본적이라고 자꾸 강조하니까 내가 던진 표가 당장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어요. 오히려 사소해 보이는 것 같기도 해요. 인터넷을 봐도 ‘나 하나 투표 안 한다고’ 또는 ‘나 하나에 뭐가 그렇게 바뀔까’하며 무력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김국현 다른 세대는 투표를 해 봤더니 어떤 변화가 있다는 것을 몸소 경험했잖아요. 하지만 20대는 투표 경험도 적은 데다 경쟁에 치이고 파편화된 삶을 살면서 그런 경험을 못했잖아요. 그래서 투표 자체를 멀게만 느끼는 것 같아요. 박은하 20대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 참석했다가 재밌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흔히 기성세대는 20대 투표율이 낮다고,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비난하잖아요. 그런데 기성세대가 보이는 정치 참여 수준은 20대에 비해 나을 것이 없다는 주장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 기성세대는 친이·친박의 다툼을 보면서 삼국지 세력 다툼 수준으로 가볍게 생각하죠. 마치 게임 구경하듯이. 거기에 자신의 표를 얹고 이번엔 누가 얼마나 더 가졌느냐는 식으로 관망만 하잖아요. 그러면 투표율은 높겠지만 정치 참여의 수준은 20대에 비해 높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박연 맞아요. 투표율이 무조건 정치의 수준이나 관심에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것은 20대만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이야기는 자연스레 20대가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비판으로 넘어갔다. 20대는 정말 정치에 무관심한가를 놓고 동의 여부를 떠나 20대만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접근 방식을 꼬집었다. 박연 ‘20대는 정치에 무관심해’라는 이 말은 음모 같아요. 20대만 무관심한 게 아니잖아요. 그런데 그 잘못이 무조건 20대한테 오는 것 같아요. 김국현 투표율이 낮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하지만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취업 등 문제로 어려운 상황에서 억울할 수도 있고 정치에 관심이 안 갈 수도 있죠. 정치에 혐오감을 가질 수도 있겠죠. 이유야 다양하겠죠. 결국 문제는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의견을 모아야 하는데 사회는 우선 20대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 같아요. 뭐랄까, 20대는 기성세대에게 심심풀이 땅콩 같은 존재죠. 박연 기성세대가 자꾸 20대를 문제 삼는 것은 일단 젊은이는 이래야 한다는 의식 때문인 것 같아요. 우리가 젊었을 때는 집회도 나가고 데모도 하고 사회에 적극 참여했는데 너희는 왜 그러고 사느냐는 거죠. 모든 연령에 요구해야 하는 것을 20대에 조금 더 기대하고 있는 것도 갈등의 원인 같아요. 박은하 아무래도 20대가 물질적 이해 관계나 사회적 관계에서 부담이 적으니까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길 바라는 것 같고, 그게 사실이기도 하죠. 하지만 20대가 움츠려든 것은 20대만의 탓이 아니란 걸 알았으면 해요. 박연 20대가 물질적 이해 관계에서 부담이 적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20대는 물질적 이해 관계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세대 같아요. 예전엔 20대는 잃을 것이 없다고 했지만 이제는 가만히 있어도 잃는 시대잖아요. 가만히 있으면 경쟁에 뒤처지죠. 대학을 다니는 것 자체도 빚이잖아요. 가만히 있어도 잃는 세대인데 부담이 적으니 앞장서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인 것 같아요. 그런 식의 접근이라면 오히려 더 많이 가진 기성세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문제를 제기하고 이끌어 줘야 하는 것은 아닌지 반문하고 싶어요. 김국현 기성세대가 20대의 상황을 조금은 이해해 줘야 할 것 같아요. 일단 부모님은 무엇을 하든 안정적으로 살기를 바라고, 스스로도 진로를 정하고 일자리를 찾아야 하잖아요. 그런데 이것이 잘 풀리지 않으니까 20대의 상당수가 무력감을 느끼고 있어요. 그 원인이 무조건 개인의 잘못이 아니잖아요. 20대를 설명하는데 빠질 수 없는 단어는 ‘스펙’이다. ‘20대는 스펙에 발이 묶여 정치와 사회에 관심이 없다’는 비판도 끊임없이 이어진다. 20대들도 이를 무조건 부정하지는 않는다. 스펙이 20대 문제의 중심에 있다는 것이다. 스펙 이야기가 나오자 자연스레 목소리가 높아졌다. 박연(22) 서울대 정치학과 3학년. 공동 저자. “모든 연령에 요구해야 하는 것을 20대에 조금 더 기대하고 있는 것도 갈등의 원인 같아요.”박은하 스펙이 얼마나 중요하냐고 물어 본다면 취업준비생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어요. 중요성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아요. 다만 스펙에 매달려 사회에 무관심하다거나 투표하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아요. 스펙은 20대에게 생존의 문제잖아요. 김국현 스펙은 일종의 폭력이라고 봐요. 이거 아니면 너 죽는다. 이거잖아요. 박은하 20대에 대한 위협이죠. 김국현 자꾸 위협하니까 스펙을 쫓아가죠. 여기에 부모님은 자식에게 더 나은 삶을 기대하시죠, 20대 스스로도 생존을 위해 스펙을 쌓아야 된다고 느끼죠. 결국 스펙은 진리가 됐어요. 신경 안 쓰고 살면 주위로부터 왜 그렇게 사느냐고 손가락질 받고, 결국 사회에서 낙오가 되잖아요. 그런데 스펙이란 게 결국 사회적 눈높이 아닙니까. 그렇다면 다 함께 눈높이를 낮추면 되는데 그게 잘 안되는 거죠. 박연 스펙을 쌓지 않으면 잉여인간이 되는 거예요. 제 주변에는 잉여에 대한 공포감을 갖는 친구가 많아요. 스펙을 쌓으면 내 미래가 더 밝아지겠다는 마음도 있겠지만 내가 무엇이라도 하지 않으면 사회에서 잉여인간이 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어요. 낙오되면 안 되니까요. 대학교 2학년이 끝나면 휴학하는 친구가 많은데 만나서 이야기해 보면 난 아무것도 하는 게 없다고 불안감을 드러내요. 박은하 학생 입장에서 스펙을 포기하는 것은 꿈을 포기하는 거죠. 제 선배는 원하는 회사에 입사 지원을 했어요. 필기 성적은 굉장히 좋았지만 면접에서 떨어졌어요. 회사에서는 바로 일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턴 경험이 없는 선배를 탈락시켰어요. 여기서 스펙을 요구하는 사회를 탓해야 할까요 아니면 스펙을 쌓아야 할까요? 결국 스펙을 쫓겠죠. 스펙이 부족하면 꿈도 이루지 못하는 시대이니까 자꾸 침묵하게 되는 거죠. 김국현 여기에 대학이 부추기는 것도 있어요. 기업이 스펙을 요구하면 대학은 무비판적으로 따라갑니다. 이해는 합니다. 대학도 학생을 취직시키는 것이 생존의 문제잖아요. 다만 너무 기업의 마인드에 끌려 가는 것은 문제가 됩니다. 박은하 무리한 스펙 요구에 대해 대학이 반발해야 하는데 오히려 기업이 원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어요. 토익반을 자꾸 늘리는 것도 그런 맥락인 것 같아요. 박연 대학 입장에서도 할 말은 많을 거예요.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만족시켜 주지 못하면 불만이 터져 나와요. 자꾸 경쟁만 부추기는 기업이 문제인 것 같아요. 흔히 기업에서 ‘영어 잘한다고 뽑았더니 회사에 대한 애정이 없다’고 말하잖아요. 자기 것만 챙기고 가족적인 마인드가 부족하다고 비판하는 건데 결국 그렇게 만든 것이 기업이잖아요. 모순 투성이죠. 김국현(29) 한국외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현재 2030 정치주권네트워크 사무국장. “냉소를 넘어서 생존의 문제에 맞닿았기 때문에 지방선거에서 20대 투표율이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해요.”김국현 결국 스펙이나 일자리 문제는 고용의 끈을 쥐고 있는 정책과 기업의 책임이 큰 거죠. 어쨌든 그들이 주도하잖아요. 우리는 거기에 잘 보여서 삶을 영유해야 하는 거고요. 구조적인 문제인 것 같아요. 지난 3월 이른바 ‘김예슬 선언’으로 대학가는 들썩거렸다. 20대가 안고 있는 문제는 김예슬씨가 붙인 대자보에 오롯이 담겨져 있다. 20대 스스로가 자신의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해 고민하고 있음을 드러낸 계기였다. 언론 매체가 이를 보도하면서 20대는 또다시 주목을 받았다. 박은하 김예슬 선언을 보면서 내용에는 동감했어요. 대자보와 자퇴라는 것도 개인이 용기를 내서 내린 결정이잖아요. 그런데 존중해 줘야 하는데 자꾸 비판하고 깎아내리는 이들이 있어서 마음이 안 좋았어요. 박연 김예슬씨가 말한 것은 사회 문제인데 사람들이 자꾸 김예슬씨의 행동에 초점을 두는 것 같아요. 자퇴를 안 했느니, 재입학을 알아 봤다느니…. 핵심은 그게 아니잖아요. 김국현 누군가는 왜 하필 자퇴냐고 비판했어요. 기성세대 가운데에는 치기 어린 행동이라고 폄하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어요. 마치 ‘물에 빠져 살려 달라고 소리치는데 왜 더 크게 소리치지 않으냐’라고 나무라는 모습 같았어요. 20대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거죠. 박은하 맞아요. 우리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낀 적이 많았어요. 한번은 스펙에 관한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출판사 사장님이 ‘이거 새로운 이야기니까 책으로 내자’고 제안했어요. 20대에겐 너무나도 뻔한 이야긴데 다른 세대에게는 새로운 이야기라는 거죠. 이 말을 듣고 ‘아, 어른들은 우리를 정말 모르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박연 저는 관자놀이라는 자작곡을 만드는 음악 커뮤니티를 만들었어요. 노래를 만들고 모아서 앨범도 냈어요. 음반 제목이 이에요. 그게 뭐냐면 낮에는 교수님과 부모님, 사회로부터 압박을 당하니 밤에 활동한다는 의미예요. 타이틀 곡은 예요. 밴드하는 것이 엄마한테 비밀이라는 내용이죠. 치열하게 살아가는 것 이외에는 허용되지 않는 삶, 이게 20대의 상황이죠. 김국현 20대가 처한 상황에 변화가 필요한 것은 모두 공감하잖아요. 그렇다면 정치적으로 대처하는 것도 필요한데 이번 투표가 가장 가까운 방법이 될 수도 있겠죠. 박연 우리가 지금 엄청 힘들고 고통스럽고 짜증나는 상황이란 걸 보여 줘야 할 것 같아요. 물론 그 방법 가운데 하나는 투표가 될 수도 있겠죠. 필요하다면 좀 더 위협적인 모습이라도 보여 줘야겠죠. 박은하 폭력시위? 박연 폭력은 아니더라도…. 자꾸 착한 모습만 보이니깐 항상 20대를 걸고 넘어지는 것 같아요. 솔직히 20대를 레깅스나 재킷처럼 하나의 상품으로 잘 팔잖아요. 이런 자리도 그런 의미가 될 수 있겠죠. 박은하 또다시 20대 투표율이 문제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20대는 이렇게 문제라는 시각이 아니라 20대 문제를 잘 풀어 보자는 담론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표지 이야기
[세계]대만 천수이볜 전 총통 ‘고립무원’(2008. 11. 27)
2008. 11. 27 국제
‘정치적 구속’ 주장하지만 여론 냉담… 야당 민진당에서도 애써 모른 척 천 전 총통이 지난 11일 구속영장 집행을 앞두고 취재진들에게 수갑 찬 손을 들어 보이며 “대만 힘내라”고 외치고 있다. 천수이볜(57) 전 대만 총통이 비리 혐의로 11월 12일 구속됐다. 2000년부터 5월까지 8년 동안 대만을 통치했던 천수이볜 전 총통이 받고 있는 혐의는 대만 정부의 기밀비인 ‘국무 기요비’를 유용했고, 해외로 돈을 몰래 빼갔다는 것이다. 대만 역사상 전·현직 총통 가운데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타이베이 교외 투청교소도에 수감 중인 천 전 총통은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하면서 한동안 단식 투쟁을 벌여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재수감되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후임자인 국민당 소속 마잉주 총통이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중국의 미움을 받던 자신을 속죄양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 의료계 인사에도 자금 사용 그는 억울하게 정치적 희생양이 된 것인가. 대만 특검 조사 결과, 그는 2100만 달러(약 300억 원)를 며느리 소유의 스위스 은행 예금 구좌로 빼돌린 것이 확인되었다. 이에 대해 그는 “총통 선거 운동을 하다가 남은 것을 해외로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나마 아내(우수전)가 한 일이라서 잘 모른다”고 부인하고 있다. 또 국무기요비 2500만 달러(약 360억 원)를 쓴 뒤에 가짜 영수증으로 서류 처리를 마친 사실도 확인되었다. 그는 가짜 영수증을 제출한 것은 잘못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실제 비용 지출은 해외 비밀 외교를 위해 부득이하게 집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0만 달러는 중남미 국가들의 국교 수립을 추진하는 과정에 썼고, 나머지 500만 달러는 대만의 세계보건기구(WHO) 가입을 위한 홍보 목적으로 한국의 의료계 인사들에게 사용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자신의 비리와 관련해 부인, 아들, 며느리, 노모 등 전체 가족이 검찰의 특검을 받는 수모를 당하고 있다. 비리의 핵심 인물로 꼽히고 있는 부인 우수전(55) 여사는 그동안 네 차례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건설업자 2명에게서 정치 헌금을 받은 데 불과하다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미 구속된 우 여사의 비서 차이밍저는 “우 여사가 기업들에 특혜를 주고받은 사례비를 해외로 빼돌렸다”고 자백해 ‘진실 게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번 비리와 관련해 그의 최측근인 추이런 전 국가안전회의 비서장(우리의 국정원 기조실장)과 마융청 전 부비서장 등 8명은 이미 구속된 바 있다. 인권 변호사 출신으로 국민당 50년 장기 집권을 종식시킨 그는 이번 사건을 자신의 개인 비리가 아니라 마잉주 정부의 정치 탄압임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그는 구속 영장 집행을 앞두고 지난 11일 수갑을 찬 두 손을 번쩍 치켜들면서 “대만, 힘내라”고 외친 것도 동정심을 유발하기 위한 철저한 계산에 따른 행동이었던 것으로 대만의 정치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여론은 생각보다 호의적이지 않다. 유선방송 TVBS에 따르면, 응답자 876명 가운데 15%만 그의 구속이 정치적 동기라고 말한 반면 60%는 동의하지 않았다. 일간지 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775명 응답자 가운데 70%는 그가 구속에 항의하면서 단식 투쟁을 벌이는 데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응답자 24%만 그의 행동을 지지했다. 기자가 지난 3월 대만 총통 선거 취재 당시 현지에 갔을 때도 유권자들은 청렴한 이미지를 내세웠던 천 전 총통이 집권 8년 동안 비리의 온상이 된 것에 분개하고 있었다. 그가 수감되어 있는 투청교도소에는 날마다 200여 명의 지지자가 ‘천 전 총통 석방’을 요구하면서 시위를 벌이고 있지만, 예상보다 훨씬 적은 수다. 그의 집권 기반이기도 했던 야당인 민진당도 드러내놓고 그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고 있지 않다. 차이잉원 민진당 주석은 그가 단식 투쟁 끝에 잠깐 외부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직접 면회를 가지 않았다. 비리에 연루된 그와 거리를 두기 위한 포석인 셈이다. “민중 위한다면서 실제론 기만했다” 그의 정치적 후원자였던 리덩후이 전 대만 총통도 “비리 스캔들과 대만 독립을 혼동하지 말라”면서 그를 외면했다. 리 전 총통은 “대만 독립이라는 것이 정권을 잡은 뒤 마음대로 돈을 삼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그는 민중을 위한다고 떠들었지만 실제 행동은 민중을 기만하고 있었다”고 비난했다. 그가 해외로 빼돌린 뭉칫돈이 대만 독립 활동을 위한 자금이라는 관측도 있다. 퇴임 이후 대만 독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세규합 목적의 종자돈이라는 설명이다. 대만 유관 법률에 따르면, 검찰은 앞으로 4개월 동안 조사를 계속해 피고인을 기소할 수 있다. 천 전 총통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법망을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1985년 국민당 소행으로 보이는 의문의 교통사고로 하반신을 다쳐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는 부인 우수전 여사의 운명도 관심거리다. 현재 29㎏의 몸무게에 신경쇠약 증세로 수시로 혼절하는 그녀를 검찰이 정식 기소하거나 체포할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의 전체 가족이 기소될 가능성마저 있다. 검찰은 명예를 걸고 전 총통 일가 비리 캐기에 달라붙고 있어 향후 향배가 주목된다. 천수이볜 전 총통은 누구? 그는 대만 역사상 처음으로 야당인 민진당의 정권 교체를 이룩했다. 뛰어난 화술과 친화력을 바탕으로 2000년 대선에서 롄잔 당시 국민당 후보를 이겼다. 1949년 국민당 정권이 국공내전의 패배로 대륙을 포기하고 대만으로 옮겨온 지 51년 만의 일이다. 그는 1951년 대만 남부 타이난현에서 소작농 아들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신동으로 소문이 났다. 대만 최고 명문인 대만대학 법대를 졸업하고 변호사로 활약했다. 1975년 고교 동창이면서 의사 집안 출신인 우수전 여사와 결혼했다. 그는 1981년 타이베이 시의원에 당선하면서 정계에 입문했으나 1985년에는 고향인 타이난 시장 선거에 나섰다가 낙선하는 곤욕을 치렀다. 1986년 반체제 잡지인 편집에 참여한 혐의로 투옥되어 8개월 동안 옥고를 치렀다. 1987년에는 대만 독립을 기치로 내건 민진당에 입당해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1989년 입법원(국회)에 진출, 두 차례 입법위원(국회의원)을 지낸 뒤 1994년 타이베이 시장에 당선하면서 차세대 민진당 대권주자로 떠오른 그는 타이베이 시장 재직 시 매춘과 퇴폐 이발소 등을 없애는 등 과단성 있는 행정 능력을 과시했다. 1998년 타이베이 시장 선거에서 마잉주 현 총통에게 패배, 재선에 실패했으나 2000년 3월 민진당 후보로 출마해 총통에 당선하는 기적을 이뤘다. 2004년 총통 선거에서는 투표 하루 전날 자작극으로 의심받은 괴한의 피습 소동 등을 겪는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재임 기간 중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중국 주장에 맞서 대만 독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남부 지방을 비롯한 대만 독립 지지자들의 인기를 모았으나 중국과 일전불사의 벼랑 끝까지 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2006년 11월 공금 횡령, 문서 조작 등 비리 혐의가 드러났으나 현직 총통의 면책특권 덕분에 기소를 면했지만 올해 3월 총통 선거에서 국민당에 정권에 내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홍인표 iphong@kyunghyang.com
[세계]대만해협 ‘양안 경제권’ 뜬다
[세계]대만해협 ‘양안 경제권’ 뜬다(2008. 11. 20)
2008. 11. 20 국제
중국·대만 ‘3통’ 전면실시 합의… 기술·인력 결합 시너지 효과 기대 59년 만에 대만을 방문한 중국의 최고위급 인사인 천윈린 중국 해협회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3일 타이베이에 도착한 뒤 장빙쿤 대만 해기회 이사장과 포옹하고 있다. 대만의 기업인 왕모씨는 오전 7시, 타이베이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아침 식사를 마쳤다. 그러고는 오전 8시, 타이베이 근교에 있는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했다. 중국 상하이 교외에 있는 공장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그가 탄 비행기는 오전 9시 타이베이를 떠나 1시간 20분 만인 오전 10시 20분, 상하이 푸둥 공항에 도착했다. 상하이에서 직원들과 점심 식사를 마친 그는 오후에 공장을 3시간 정도 둘러보았다. 오후 6시쯤, 푸둥 공항에서 출발한 그는 오후 7시 20분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한 뒤 귀가했다. 오는 12월 중순이면 현실로 나타날 중국과 대만 간 일일 생활권을 미리 가상해본 것이다. 대만해협을 사이에 둔 중국과 대만의 양안 경제권이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의 반관영기구로 대만 협상 창구인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 천윈린 회장과 대만 측 상대인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 장빙쿤 이사장은 지난 4일 타이베이에서 협상하고 ‘3통’(해설기사 참조) 전면 실시를 뼈대로 하는 4가지 협정문에 서명했다. 이번 합의는 대만의 유관 법률 절차에 따라 서명 40일이 지난 뒤인 12월 중순, 정식으로 발효된다. 비행기 운항 늘리고 거리도 단축 양측 합의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매일 전세기를 운행한다는 것이다. 중국 해협회와 대만 해기회는 지난 6월 베이징에서 열린 협상에서 주말(금요일~다음 주 월요일) 전세기 운행과 중국 관광객의 대만 방문에 합의하고 지난 7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양측은 이번에 요일에 따른 제한을 완전히 없앴다. 날마다 비행기를 탈 수 있도록 했다. 주당 편수도 기존 36편에서 108편으로 늘렸다. 하루 15편 이상이 중국과 대만을 오갈 수 있는 셈이다. 대만에 갈 수 있는 중국 공항도 기존 5개 대도시에서 16개 도시로 늘렸다. 중국행 비행기를 탈 수 있는 대만 도시는 8개다. 중국이든 대만이든 웬만한 규모의 도시면 양안 직항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비행 거리도 짧아졌다. 보안상 이유를 들어 대만 측 요청으로 그동안 홍콩 비행통제구역으로 우회하던 비행 노선도 대만 비행통제구역을 직접 이용할 수 있도록 바꿨다. 문자 그대로 직항이 실현된 것이다. 비행노선 변경으로 가장 많은 승객이 이용하는 대만 타이베이와 중국 상하이 노선은 기존 2시간 20분에서 1시간 20분으로 비행시간이 줄었다. 타이베이에서 고속열차를 타고 대만 남부 제2의 도시 가오슝까지 가는 시간보다 적게 걸린다. 항공업계는 연간 30억 대만달러(약 1140억 원)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업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던 해운 직항도 이번에 타결을 봤다. 그동안 대만 화물선이 중국 항구에 입항하려면 일본 영해나 홍콩 등으로 우회해야 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중국의 63개 항구, 대만의 11개 항구 간에 직접 화물 운송이 가능해진 것이다. 해운업계는 선박 운행 시간을 최대 27시간 줄이면서, 연간 12억 대만달러(약 456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중국에서 대만으로 편지를 보내면 이전에는 홍콩 등 제3국을 거쳐 7~10일이 걸렸다. 그러나 앞으로는 전세기 직항을 이용하면 특급 우편의 경우 오전에 보내면 당일 낮에 도착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합의로 대만의 기술과 중국의 인력이 결합해 시너지(동반 상승) 효과를 내는 양안경제권이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전자 부문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대만 기술이 풍부한 연구 인력과 근로자들을 자랑하는 ‘세계의 공장’ 중국에 흘러들어갈 경우 중국과 대만의 경쟁력이 동시에 급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3통 전면실시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향후 5년 동안 1000억 대만달러(약 3조8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중국과 대만의 관계 단절로 앉아서 재미를 봤던 홍콩과 마카오는 3통 전면 실시로 여행업과 운수업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 여행업계는 연간 100만 명의 대만 통과 여객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홍콩 특구 정부는 그러나 중국과 대만 관계가 밀접해지면 양안경제권 시장 규모가 커지고 이는 결국 홍콩 경제에 도움이 된다며 3통 실현이 단기적으로는 악재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호재라고 주장하면서 애써 충격파를 줄이려는 모습이다. 대만 야당 반대 극복해야 천윈린 중국 해협회 회장(왼쪽)이 마잉주 대만 총통을 지난 6일 예방해 말 그림을 선사하고 있다. 물론 양안관계 개선에 장애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만 야당인 민진당의 반대가 심상찮다. 지난달 중순 천윈린 회장의 방문에 앞서 대만을 찾았던 장밍칭 해협회 부회장이 대만 독립 지지자들에게 마구 폭행을 당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대만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이번에는 천윈린 회장을 경호하기 위해 경찰 7000여 명을 동원했다. 천 회장이 지난 6일 마잉주 총통을 예방했을 때도 면담 장소인 타이베이 호텔 앞에서는 수백 명의 민진당 당원이 연좌시위를 벌였다. 지난 5일 우보슝 국민당 주석 초청 만찬장에 참석했던 천 회장은 시위대에 둘러싸여 7시간이나 행사장에 갇히는 바람에 이튿날인 6일 새벽 3시쯤 숙소인 위안산 호텔로 돌아가는 곤욕을 치렀다. 민진당은 이번 합의가 대만 정부와 중국 측이 밀실 야합을 한 결과라고 주장하면서 마잉주 총통이 대만을 중국에 넘겨주려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상당수 시위대는 양안관계가 밀접해질수록 중국에 흡수 통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결국 대만 독립의 꿈은 영원히 사라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다른 일부 시위대는 3통 전면실시가 기업에는 좋은 소식이지만, 중국의 값싼 노동력이 대거 대만에 몰려들 경우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을 지적한다. 당국이 제시하는 장밋빛 청사진보다는 자기 밥그릇이 사라지는 것을 걱정해야 할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양안관계는 급격한 관계 개선을 보일 듯하다. 중국은 대만 독립을 추진하던 천수이볜 전 총통과 달리 중국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마잉주 총통과 협력을 강화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다. 대만은 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중국과의 제휴로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3통’이란 통상(직접 교역), 통우(우편 직접 교류), 통항(항공 교통 및 해상 교통 직접 교류)을 가리킨다. 1949년 국공내전이 끝나고 국민당이 대만으로 철수한 이후 교류 상태가 전무했던 양안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1979년 1월, 예젠잉 당시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국회의장)은 ‘대만 동포에 보내는 글’을 발표해 이른바 3통을 처음 제안했다. 이에 대해 대만은 중국의 통일전술이라고 보고 불접촉, 불담판, 불타협의 이른바 3불정책을 내세우며 거절했다. 2000년 취임한 민진당 소속 천수이볜 총통은 3통 실현에 적극적이었다. 양측 협상에 따라 2001년 1월부터 대만과 마주보고 있는 중국 푸젠성 샤먼과 대만 진먼다오 간 자유로운 인적 왕래를 시작한 이른바 ‘소3통(좁은 의미의 3통)’이 실시된 바 있다. 홍인표 iphong@kyunghyang.com
이전1 2 다음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