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옵션
닫기
범위
전체
제목
본문
기자명
연재명
이슈명
태그
기간
전체
최근 1일
최근 1주
최근 1개월
최근 1년
직접입력
~
정렬
정확도순
최신순
오래된순

레이디경향(총 8 건 검색)

8m 메릴린 먼로 동상…왜 쫓겨났나?
8m 메릴린 먼로 동상…왜 쫓겨났나?
2024. 08. 07 15:59 화제
팜 스프링스에 배치되어 있던 메릴린 먼로 동상이 공원 밖으로 쫓겨났다. 픽사베이 지하철 환풍구 위에서 치마가 들리는 영화 속 장면을 재현한 8m 크기의 메릴린 먼로 동상이 원래 배치됐던 팜 스프링스 다운타운 공원에서 밖으로 쫓겨났다. 1955년작 영화 <7년 만의 외출>에서 먼로의 유명한 스커트 신을 기념하는 26피트(약 8m) 크기의 ‘영원한 메릴린’ 동상은 미국 팜 스프링스의 랜드마크 중 하나였다. 동상이 쫓겨난 이유는 달라진 성인지 감수성과 공공장소 미적 감각에 위배된다는 비난 때문이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메릴린 동상의 뒷모습이 팜 스프링스 아트 뮤지엄을 향해 있다는 점에서 동상 위치의 부적절성을 주장해왔다. 2021년 팜 스프링스 아트 뮤지엄 관장 루이스 그라코스는 “뮤지엄 방문객들, 특히 학교 어린이들이 동상의 뒷부분과 속옷을 보며 이동한다”며 시의회에 동상 이동 설치를 요청해왔다. 팜 스프링스 시장 제프리 번스타인은 성명에서 동상이 “다운타운 파크 바깥쪽 어딘가로 이동할 것”이라며 “시의회는 많은 지역 사회가 분분했던 문제에 대해 만족스러운 해결책을 찾은 것에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릴린 먼로의 ‘영원한 메릴린’ 동상은 처음에 시카고 핫 도그 레스토랑인 ‘리버 노스’의 외부에 설치되었고, 2012년 시카고의 그랜트 파크에 전시됐다. 이후 2014년에 팜 스프링스로 이동했다. 그러나 지역 사회의 반발로 다른 지역으로 옮겨졌다가 2021년에 팜 스프링스로 돌아왔다. 메릴린 먼로의 영화 <7년 만의 외출>에서 유명한 신을 재현한 이 동상은 치마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자세로 인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성차별적이란 비난을 받았다. 특히 동상이 설치된 위치가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많은 공공장소라 더더욱 적절하지 않은 미적 기준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예술의 성적 표현 허용과 그 인식은 시대에 따라 변화함으로 과거 영화를 재현한 동상의 존치는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자동차 동상 예방…‘아랫목’ 주차 어디?
자동차 동상 예방…‘아랫목’ 주차 어디?
2023. 12. 19 17:20 레저/여행
영하 10도라고 해도 밤샘 주차 과정에서는 정지 상태와 칼바람까지 감안하면 동상에 주위해야 한다. 겨울철이 되면 자동차 제작사나 보험사 긴급 출동서비스가 급증한다. 자동차도 동상(凍傷)에 걸리고 추위에 민감해 고장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한파에 사소한 부주의로 자동차가 동상에라도 걸리면 고가의 엔진이나 배터리를 통째로 교환해야 한다. 자동차시민연합 임기상 대표는 “한파에는 주행 중 보다는 주차 중 고장날 확률이 높다”며 “배터리와 냉각수로 인해 주로 발생되기 때문에 평소 사전 점검이 필요하다”라며 말했다. 전문가가 말하는 겨울철 한파에 대비하는 안전운전 관리법. ■ ‘아랫목 주차’가 밤샘 동상 예방과 건강 유지에 최고 자동차는 주행 중에는 자기 청정 온도를 유지해 수백 도까지 엔진 온도가 상승하기 때문에 동상 걱정은 없다. 그러나 영하 10도의 한파라면 밤샘 주차 과정에서는 정지 상태에 이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연료필터나 연료통 사용 과정에서 수분 성분이 증가하게 되고 결빙 상태에서 무리한 반복 시동을 하는 연료 고압분사 방식의 자동차는 고장이 흔히 발생한다. 겨울철에는 소위 보온성이 유지되는 ‘아랫목’ 주차구역에 주차하는 것이 좋다. 통상 출구에서 먼 안쪽 구역이다. 옥외 주차를 할 때는 벽 쪽이나 동쪽을 향해 주차해 최소한의 보온을 유지한다. ■ 한파에 보험사 긴급출동 1위는 배터리 시동 불량 배터리는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면 성능이 저하되기 시작한다. 사용 상태에 따라 기능이 20~30% 이상까지 성능이 저하된다. 평소 시동이 잘 걸리던 차량도 한파에는 시동 불량이 발생한다. 5년 정도 지난 배터리나 영상의 날씨에 방전으로 시동 불량이 발생하여 긴급출동서비스를 받은 경우라면 현재 표시경이 푸른색이더라도 이미 골병든 배터리라는 점을 명심하자. 한파에는 가급적 지하주차장을 이용하고 배터리 충전주기도 체크한다. ■ 연료는 가득 주유 유지, 연료필터 1년에 1번은 교환대상 체감온도 영하 20도 부근으로 내려가면 수분 성분의 이물질과 경유의 파라핀 성분이 응고되어 점성이 높아짐에 따라 흡입 저항으로 시동 불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연료필터를 점검해야 한다. 평소 1리터당 8km를 주행하던 것이 한파나 눈길에서는 5km 정도로 연료 소모가 증가하기 때문에 가급적 가득 주유한다. 특히 경유나 LPG 차량의 경우 추운 지방을 여행할 때는 그 지역 연료를 주입하면 연료 성분 차이로 연료 결빙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 부동액을 이것저것 혼합 과사용 하면 엔진과열의 원인 냉각수 보충을 서너 번 했다면 반드시 부동액 점검을 받아야 한다. 엔진룸에서는 열에 의해 미량의 냉각수 누수가 증발하기 때문에 정비업소에서 점검을 받아야 한다. 전기차의 경우 보증기간 이내 신차는 반드시 보증수리를 이용하고 응급 상황에서는 제작사가 권장하는 전용 부동액을 사용한다. 한파의 엔진 과열은 부동액의 잘못된 교환이나 제품의 혼합 보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비업소에서 부동액 점검 시 비중을 측정했을 때 영하 30도 부근이면 정상이다. ■ 한파에 내연기관 히터는 무료지만 전기차는 사용한 만큼 지불 한파에는 히터 사용이 증가하기 마련이다. 히터를 작동하면 엔진 폐열을 이용해도 되는 내연기관 달리 전기차는 히터를 작동하면 추가로 전기가 소모되어 겨울철에는 자주 충전해야 한다. 배터리는 화학적 특성상 혹한의 날씨에 노출될수록 전력 소모가 많아지고 배터리 보온 유지에도 전기가 사용되기 때문에 될 수 있는 대로 지하주차장을 이용하고 충전주기도 체크한다.
자동차도 ‘동상’ 걸린다
자동차도 ‘동상’ 걸린다
2023. 11. 24 10:01 레저/여행
계절에 따라 복장이 바뀌듯이 자동차도 겨울철 혹한에 대비하여 부품관리와 점검이 필요하다. 겨울철 혹한이 되면 자동차도 동상(凍傷)에 걸리고 미세먼지가 심하면 차내 필터인 마스크도 점검해야 한다. 계절에 따라 복장이 바뀌듯이 자동차도 겨울철 혹한에 대비하여 부품관리와 점검이 필요하다. 여름철 상태로 월동 점검 없이 주행하면 안전과 고장의 원인이 된다. 자동차시민연합 임기상 대표는 “겨울철에는 엔진 고장이 증가하기 때문에 배출가스 점검이 필요하다”며 “특히 노후 경유차는 엔진오일 누유와 DPF 클리닝 등을 점검해야 한다”며 겨울철 자동차 동상 예방법을 소개했다. ■ 올겨울 미세먼지 심해, 자동차 마스크 차내 필터 점검 최근 독감과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날이 잦아지면서 마스크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겨울철에는 히터사용으로 차 문을 닫게 되고 주행 중 차내로 미세먼지, 나뭇잎 가루, 석면 입자, 박테리아는 물론이고 도로 먼지에 많은 악성미립자상이 유입된다. 이런 유해물질을 걸러주는 필터 역할을 하는 차내 필터는 겨울철 필수부품이다. 미세먼지가 심하거나 겨울철 히터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오염으로 점검 교환주기를 단축해야 한다. 필터 교환시에는 항균성이 있는 권장부품이나 인증제품을 사용한다. ■ 추위에 약한 디젤차 엔진오일, DPF, 배출가스 점검부터 경유차에는 1급 발암물질인 초미세먼지를 걸러주는 DPF(매연포집필터)라는 환경 부품이 장착된다. 1년에 한 번 정도는 필터를 클리닝과 엔진 관리는 필수적이다. 엔진의 주행거리가 증가함에 따라, 축적된 매연은 DPF 손상이나 엔진 성능 악화의 원인이 된다. 엔진 소모나 누유를 내버려 두면 백금필터가 파손의 원인이 되고, 백연과 검정 매연을 뿜게 된다. 겨울철을 앞두고 엔진오일 누유 점검은 물론이고 엔진오일도 연소를 방해하는 물질 유입을 차단하는 DPF전용 엔진오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 전기차는 절연형 부동액 사용 전기차도 배터리나 모터의 한파와 열을 식히기 위해 부동액을 사용한다. 전기차는 전기가 통하지 않도록 하는 절연형 전용 부동액을 사용해야 한다. 일반 자동차용 부동액을 쓰면 자칫 과열로 인한 화재 위험성이 있으며 혼합 사용으로 고장이 발생하면 보증수리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고장으로 교환하게 되면 공임 포함하여 2천만 원 정도까지, 수입차는 그 이상 발생할 수도 있다. ■ 겨울철 연료필터의 수분 등 이물질 동결, 심하면 수리비는 수백만 원 자동차 연료의 해독작용은 ‘연료필터’가 한다. 연료필터는 각종 이물질과 수분을 걸러주며, 겨울철에는 얼거나 필터가 막혀 시동이 잘 안 걸리는 경우가 있다. 휘발유 차량의 경우는 2만㎞~3만㎞마다 교환해줘야 한다. 디젤 차량은 연료 특성상 영하 15도 이하로 내려가면 연료 내에 왁스 성분이 형성되면서 간헐적으로 시동 불량 상태가 발생한다. LPG는 연료 특성상 기체로 온도변화에 아주 민감하며 영하 15도 이하로 내려가면 증기압이 낮아져 시동 불량 현상도 발생한다. 스키장 같은 한랭지역을 방문할 경우 그 지역 충전소를 이용하면 시동 불량을 예방할 수 있다. 계절에 따라 복장이 바뀌듯이 자동차도 겨울철 혹한에 대비하여 부품관리와 점검이 필요하다. ■ 자동차도 동상(凍傷)주의, 부동액 타제품과 혼합하면 성능 저하 자동차도 동상에 걸린다. 부동액의 주성분은 불활성 물질인 ‘에틸렌글리콜’이라는 물질이며 어는점이 아주 낮아 영하의 날씨에도 냉각수를 얼지 않도록 한다. 부동액은 제조회사마다 배합비가 다르고 화학적 품질의 차이가 있으므로 동일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타제품과 혼합하면 성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제조사는 주의를 요구하고 있다. 교환 시에는 기존의 냉각수를 완전히 배출시킨 후 수돗물을 넣고 공회전시켜 다시 배출하는 작업을 2회 이상 해준다. ■ 겨울철 고장 1위 배터리, 정비업소에서 용량 측정 배터리는 정확한 교환주기가 있는 부품이 아니라 사용에 따라 수명이 결정되는 소모품이다. 비록 신품 배터리라고 하더라도 전기사용이 많거나 충전기 고장으로 방전이 되면 수명이 단축된다. 배터리 상단의 녹색 표시경은 혹한의 날씨에는 급격한 성능 저하로 시동 불량 등 고장이 발생이 발생할 수 있다. 정비업소에서 전용 배터리 용량 테스터기로 측정하는 것이 정확하며, 교환 시 반드시 최근 제조 일자를 확인한다.
피자 위 동상이몽…광화문에 상륙한 피제리아 호키포키 [식후감]
피자 위 동상이몽…광화문에 상륙한 피제리아 호키포키 [식후감]
2023. 08. 18 10:36 요리
장슐랭과 초박, 쫑이 선택한 ‘피제리아 호키포키’‘의 ‘표고&블루치즈’와 ‘이탈리안 밤’. 결과는? 식후감 =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라는 말이 무색하게 잘 (찾아) 먹는 ‘먹깨비’ 4인방의 내돈내산 식사 감상문. 수많은 인파가 오가는 곳이지만 의외로 ‘맛집’을 찾기 힘든 신문로다. 그 속에서 지난 6월 오픈한 ‘피제리아 호키포키’ 광화문점은 평일 점심시간 기준 최소 15분의 ‘웨이팅’을 해야 한다는 점에 비추어 비교적 ‘맛집’에 속하는 피자 전문점이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일 수도 있지만 ‘예술’을 즐기는 사람들은 미식의 기준 또한 높은 법. 예술의전당 인근에 자리한 서초점에서 이미 검증된 맛이라는 점이 주효했던 것일까. 세종문화회관까지 접수한 이곳은 “미국식 피자답게 얇은 도우가 쫄깃하다”는 평이 공통적이다. 대표 메뉴는 표고&블루치즈, 부라타, 페퍼로니다. 최근에는 여름 시즌 한정 메뉴로 ‘초당옥수수’ 맛을 선보이기도 했다. ‘말복’이 지났지만 멈출 줄 모르는 무더위가 이어진 17일, 피제리아 호키포키에 다녀왔다. 장슐랭과 초박, 쫑(초딩 입맛, 공주님은 휴가 중)의 픽은 ‘표고&블루치즈’와 ‘이탈리안 밤’. 결과는? 까칠, 장슐랭 각자 먹을 수 있는 햄버거와 달리 한 판 단위로 시켜야 하는 피자는 구성원들의 취향과 입맛을 고려해서 골라야 하는 메뉴. 다행히 반씩 나눌 수 있는 하프 앤 하프가 있어서 두 가지를 주문할 수 있었다. 내가 고른 메뉴는 ‘베스트’라는 딱지가 붙은 표고 블루치즈. 얇게 자른 표고가 듬뿍 올라가고 그 위에 블루치즈와 모차렐라치즈 등이 뽀얗게 올라간 피자는 짜지 않고 간이 입에 딱 맞았다. 평소 향이 강한 표고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길 맛이다. 무엇보다 정성껏 잘 만든 빵처럼 숙성의 기운이 느껴지는 바삭한 피자 도우가 인상적이었다. 갓 나온 뜨거운 피자를 허겁지겁 테두리까지 돌진하듯 먹어 치웠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테이블과 허벅지에는 피자 도우에서 떨어져 나온 빵가루가 후드득, 입천장은 데었는지 긁혔는지 조금 쓰라렸다. 이 흐름을 이어가고자 나머지 하프 이탈리안 밤을 집어 들었는데 이런. 그사이 토핑과 치즈에 눅눅해진 피자가 그만 축 늘어져 버렸다. 이래서 나이프를 함께 줬나 보다. 피자를 잘라서 먹으려니 어쩐지 아까와 같은 흥이 사라졌다. 바삭바삭 도우의 결을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 너무나 짧은 것이 아쉬웠다. 호키포키 피자는 갓 나오자마자 입천장 데는 줄도 모르고 ‘순삭’해야 제맛, 이라고 추천을 남겨본다. 피제리아 호키포키 메뉴판에는 ‘피자는 뜨거울 때 손으로 집어 먹어야 맛있다’고 적혀있지만 갓 구운 도우가 매우 뜨거워 조심해야 한다. 빵보다 밥, 쫑 ‘페퍼로니파’인 식구들 탓에 나에게는 선택권이 없었다. 페퍼로니 말고 다른 토핑이 얹어진 피자라면 뭐든 좋았다. 하프 앤 하프. 무려 두 개나 고를 수 있다니. 흥분과 설렘으로 메뉴를 고르고 웨이팅을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무리가 일어났다. 그득하게 남겨진 피자…그들의 식후 풍경을 보고 정말 맛이 없거나 정말 푸짐하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라는 추측을 했다. 웨이팅에 비해 주문은 속전속결이었다. 피자가 나오기까지 체감 10분도 걸리지 않은 듯하다. 표고 블루치즈의 버섯은 고온에 바싹하게 구워져 맛났고 치즈는 적당히 짭조름하면서 달았다. 만약 조금 더 치즈가 더해졌다면 타바스코소스가 필요했을 거 같다. 이탈리안빔은 ‘맵부심’ 있는 나에게 흥미로운 맛! 한입을 베어 문 순간 ‘요놈봐라’ 하는 본심이 툭 하고 튀어나왔다. 그래, 피자엔 할라페뇨지! 매운 것 좋아하는 보통의 한국인이라면 호감을 느낄 맛이다. 화산 분화구처럼 솟은 불의 그을림도 바삭하게 좋았다. 흘러내리는 소스에 물티슈가 필요했지만 그 소스마저 맛있어서 놓치지 않으려고 도우를 구겨 접으며 후딱 먹었다. 평소 피자는 끝부분을 빼고 2조각이 맥심인데 내리 3조각이나 먹었다. 아쉬움이 있다면 피클이 좀 아쉽다. 먹생 진심, 초박 강남권에서 입소문 탔던 피자 맛집이 물 건너 회사 앞으로 진출했다는데 가지 않을 수 없겠지. 피제리아 호키포키. 뜬금포이긴 한데 잼버리를 연상케 하는 이름이긴 하다. 종류는 많고 배는 한정된 상황에서 두 가지 맛을 선택할 수 있는 하프 앤 하프가 있다는 것은 일단 이 피자집에 대한 내적 친밀감을 극도로 높여준다. ‘베스트’라고 표기된 표고 블루치즈, 그리고 메종조 초리조가 토핑으로 올라가 있다는 설명으로 선택한 이탈리아 밤. 비교적 얇고 담백·고소한 도우, 의외로 가짓수 많고 기름지며 간이 센 토핑이 뒤섞인 것이 이탈리아식 피자와 미국식 피자의 혼종인 듯도 하다. 블루치즈와 표고버섯의 조화로운 맛이 좋았다. 블루치즈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론 이 블루치즈가 좀 더 들어갔더라면 기분 좋은 느끼함에 몸부림쳤을 것 같다. 이탈리아 밤에 올라간 초리조는 촉촉한 것이 매력적인데 페퍼로니한테 묻히는 듯해서 좀 아쉽다. 할라페뇨가 없었더라면 페퍼로니 피자와 큰 차이가 없었을 맛. 좌우지간 전자는 와인을, 후자는 맥주를 부르는 맛이다.
[드라마파파고]‘재벌집 막내아들’ 제작진과 시청자의 완벽한 ‘동상이몽’
[드라마파파고]‘재벌집 막내아들’ 제작진과 시청자의 완벽한 ‘동상이몽’
2022. 12. 26 12:23 문화/생활
JTBC 금토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원작과 다른 결말로 일부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설정과 캐릭터 붕괴에 대한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끝났다. 애초에 흥행한 원작을 가진 <재벌집 막내아들>은 이미 보증수표였으며 긁은 당첨복권이었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연재 초반부터 웹소설 사이트 ‘문피아’의 베스트 작품 상위권에 랭크된 화제작으로 1700만에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했다. 제작진은 원작의 무엇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기에 원작 결말을 비틀었을까? 설정과 캐릭터까지 붕괴시켜가면서…. <재벌집 막내아들> 매회 반전과 함께 회귀물 장르 특유의 ‘사이다’ 묘미를 주며 시청자를 열광케 했다. 누구나 한 번쯤 꿈꿔왔을 “만약 과거로 돌아간다면 이 땅을, 이 주식을, 이 코인을 샀을 텐데…”하는 판타지를 ‘진도준’이란 캐릭터로 눈앞에서 그려냈고(그것도 속도감 있는 전개로), 재벌가로 대표되는 순양가 사람들이 서민의 본체를 지닌 주인공에게 매회 무너지는 장면을 보고 많은 시청자는 더없는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시청자들이 각 잡고 마지막 회를 기다린 이유다. 그러나 결말은 완벽한 제작진과 시청자의 동상이몽이었다. 대부분 시청자는 재벌가 사람들의 몰락, 진도준(윤현우)의 제2의 인생을 보며 무난하게 ‘역시 드라마는 권선징악이지’하고 끄덕이며 보며 편안하게 발 뻗고 잘 생각뿐이었는지도 모른다. 반면 제작진은 끝까지 반전의 묘미를 놓지 못하고 원작과 다른 결말을 보여주고 싶어했다. 단, 마지막 회 반전을 짜임새 있게 꾸려냈다면 이런 사달은 일어나지 않았을 터, 제작진은 원작과 다른 결말을 위해 캐릭터를 버리고 설정 또한 버렸다. 막판에 여기저기 구멍이 숭숭 뚫렸다. JTBC 금토일 ‘재벌집 막내아들’. 설정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는 지점은 여러 개다.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사회의 굵직한 사건사고를 빠삭하게 기억하고 있는 윤현우가 왜 유독 진도준이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을까? 심지어 자신은 진도준 살해 당시 공범 혹은 방관자였고 통화 녹음본까지 화분 안에 고이 간직해놓고? 사건의 열쇠가 된 휴대전화 녹음파일, 어떻게 통화 중 옆 사람(진영기 회장) 말소리까지 깔끔하게 녹음됐을까? 당시 2G폰 폴더폰에 자동녹음기능이 설마, 있었나? 또 7천억원 비자금은 어디서 다시 번쩍하고 생겨난 것인가, 진도준이 이미 살해당하기 전에 모두 기부하면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것 아니었나? 20년 가까이 상복을 입고 지낼 만큼 애절했던 서민영은 연인을 살해한 공범 내지는 살해 의혹을 덮어버린 윤현우를 두고 왜 아련함을 느끼는가? 서태지만 언급하면 다 사랑에 빠지는 인물이 아니고서야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회귀 장르의 기본은 ‘복수의 성공’이다. 애초에 ‘나를 죽인 범인은 누구인가’라는 한을 품고 주인공이 과거로 회귀했는데 그 중대한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고 그게 누구든 상관없게 되어 버린 점도 시청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화룡점정은 마지막 장면이다. 윤현우가 짧게 ‘참회’를 읊으며 고급 자동차를 타고 뻥 뚫린 도로를 달리며 희망찬 미래를 보여주는 K드라마의 매우 익숙한 연출에 시청자들은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혹시 “이제 진도준은 잊고 현생으로 돌아가세요~”라는 드라마 팬덤을 향한 배려인가? 15회차 동안 울고 웃으며 드라마 ‘앓이’를 했던 시청자들은 시원함 아닌 싸늘함을 느껴야 했다. 드라마는 끝이 나도 세계관은 끝이 나지 않는 법이다. 단 웰메이드 작품이었을 때 말이다. 영화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시리즈처럼. 해외까지 나갈 것도 없다. <커피프린스 1호점>처럼 한결과 은찬이 어딘가에서 살아 숨 쉬고 있을 것 같은 그 아련한 세계관 말이다. ‘국밥집 첫째아들’ 윤현우가 어딘가에서 살아있었으면 하는 마음, 드나?
드라마 파파고
자동차도 ‘동상’에 걸린다? 빙판길 운전, 이렇게 하세요!
자동차도 ‘동상’에 걸린다? 빙판길 운전, 이렇게 하세요!
2022. 12. 26 10:30 레저/여행
영하 10도 무렵에는 배터리와 냉각수 과열로 인한 고장이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한파에는 엔진과 배터리 사전점검이 필요하다. 겨울철 한파에 내린 눈이 빙판으로 변하면서 발생한 블랙 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가 급증하고 자동차도 ‘동상’에 걸린다. 자동차시민연합 임기상 대표는 “영하 10도 무렵에는 배터리와 냉각수 과열로 인한 고장이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한파에는 엔진과 배터리 사전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파와 폭설에 대비한 겨울철 안전운전 관리법을 소개한다. ■주원인은 밤샘 주차 차종을 불문하고 최강 한파에는 고장이 증가하고 동상 후유증이 발생한다. 전기차는 배터리 소모로, 경유 차량은 연료 필터로, 휘발유나 LPG 차량은 배터리 부동액의 불량으로 인한 엔진 과열 현상이 고장의 주원인이다. 체감온도 영하 20도 부근으로 내려가면 이물질과 경유의 파라핀 성분이 응고돼 점성이 높아짐에 따라 흡입 저항으로 시동 불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연료 필터를 점검해야 한다. 평소 1ℓ당 8㎞를 주행하던 것이 한파나 눈길에서는 5㎞ 정도로 연료 소모가 증가하기 때문에 될 수 있는 대로 가득 주유하도록 한다. ■ 한파에 전기차나 휘발유, 디젤차 시동 불량 원인은 배터리 배터리는 20~25도 정도에 최상의 성능을 발휘한다. 영하나 영하 10~20도로 내려가면 각각 20%, 30% 이상까지 성능이 저하된다. 평소 시동이 잘 걸리던 차량도 한파에는 말썽을 부린다. 주차할 때에는 될 수 있는 대로 지하나 건물 안 공간을 이용하고 옥외 주차를 할 때는 벽 쪽이나 동쪽을 향해 주차해 최소한의 보온을 유지한다. 특히 경유나 LPG 차량은 도시보다 추운 지방을 여행할 때는 그 지역 연료를 주입하면 연료 성분 차이로 연료 결빙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 겨울철 차량 화재 주원인은 부동액 전기차와 보증기간 이내 신차는 반드시 제작사가 권장하는 전용 부동액을 사용해야 한다. 부동액으로 인한 한파 고장 발생시 고가의 수리비가 든다. 심한 경우 엔진까지 교체해야 할 수도 있다. 또한 겨울철 차량 화재는 냉각수 부족이나 교환 불량으로 인해 주로 발생한다. 한파에 일어나는 엔진 과열의 원인은 부동액의 잘못된 교환이나 제품의 혼합 보충 때문이다. 타제품과 혼용하여 보충하거나 교환 시 100% 배출하지 않고 교환하면 냉각 효과가 떨어진다. ■ 블랙 아이스 피하는 방법 터널 출입구 부근, 산모퉁이, 고가 위 밑 도로, 교량 위, 해안도로, 저수지 부근, 절개지 도로는 그늘이 지고 여느 지역보다 5도 정도가 낮아 한파에는 수시로 도로가 결빙된다. 또한 기온의 차에 따라 노면이 얼거나 녹는 변화가 심하다. 블랙 아이스가 있는 도로에서 운전자가 사전 대비 없이 핸들 급조작이나 급제동을 하였을 경우 차량이 미끄러져 사고가 발생한다. ■스노체인 때로는 흉기 폭설이나 결빙도로가 해소되고 일반도로에서 장착 상태로 30~40km/h 이상 주행하면 체인이 절손되어 바퀴 집이나 차체를 손상하기 때문에 속도를 준수하고, 눈 녹은 도로에서는 반드시 체인을 벗겨야 한다. 도로에서 끊어진 체인이 바퀴에 감겨서 조향장치 부품인 등속조인트를 손상시키거나 순간적으로 차가 미끄러질 수 있다. 눈이 적거나 일부 녹은 도로에서는 타이어 적정 공기압을 유지해야 한다. 접지면 홈이 1.6㎜ 이내인 노후 타이어는 미끄럼 추동 사고 위험이 높다. ■ 제설용 염화칼슘 믿지 마라 눈길에 뿌리는 염화칼슘은 공급 부족과 가격 때문에 제설용이 아닌 공업용이 대부분이다. 용해 속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눈 녹은 도로에서 마음 놓고 급제동하면 눈길과 같은 미끄럼 현상이 발생한다. 염화칼슘이 뿌려진 도로라고 해서 일반도로 같은 운전법이나 급가속, 급출발은 위험하다.
산행 중 동상, 녹이지 말고 그대로 병원 가는게 낫다
산행 중 동상, 녹이지 말고 그대로 병원 가는게 낫다
2021. 01. 11 15:44 건강
산행 중 동상에 걸리면 녹이지 말고 그 상태로 병원에 가야한다.  |서울대병원 제공올겨울 최고의 한파가 닥쳐왔다.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외출을 삼가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나가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각종 겨울철 질환, 특히 동상이 걱정이다. 동상은 낮은 기온에 몸이 노출됐을 때 조직액이 얼면서 세포 내 얼음 결정이 생겨 세포가 손상되거나, 조직 혈관의 과도한 수축이 발생해 조직으로 혈류가 차단되면서 발생한다. 꼭 온도만이 주요 원인은 아니며 영상 기온에서도 동상이 발생할 수 있다. 낮은 온도 외에도 풍속, 습도, 보온 상태 등 열 전도율 인자와 노출 시간, 고도, 노출 부위에 체온을 공급하는 혈류량 등이 동상의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탈수, 동맥경화증, 당뇨병, 심부전증 등의 기저 질환과 나쁜 영양 상태에서도 동상이 쉽게 발생한다. 초속 30m의 바람이 있는 영하 7도의 환경이 바람 없는 영하 40도보다 더 심한 동상을 일으킬 수 있다. 예방의 제일 쉬운 방법은 몸을 따뜻하게 보온하는 것이다. 귀마개, 장갑, 털신 등으로 동상이 걸리기 쉬운 부위를 보호한다. 손가락, 발가락, 귓불 등 신체 말단 부위는 노출이 심하고 혈류량이 적다. 건조한 의복도 중요하다. 같은 온도에서도 습도가 높으면 열 전도율이 높아 동상이 쉽게 발생한다. 땀에 젖어 축축한 양말과 장갑, 내의는 즉시 마른 것으로 갈아 입어야 한다. 또 다른 예방법은 운동이다. 움츠리고 있는 것보다 운동을 하면 체내 열 발생이 많아져 체온이 올라 조직으로 혈액과 열량 공급이 증가한다. 주의할 것은 땀이 나서 피복이 젖으면 열 전도율이 증가하고, 장기간 운동으로 체내 영양소가 소진되면 오히려 해롭기 때문에 추운 환경에서는 계속 움직이면서 신속히 따뜻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동상이 발생하면 동상 걸린 부위를 빨리 따뜻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신체 조직을 데우는 방법은 혈관을 통해 신체 내부에서 열을 전달하는 방식과 외부에서 직접 가온하는 방식이 있다. 외부 가온 방법은 40~42℃의 적절한 온도의 물에 동상 부위를 담그는 것이다. 빨리 데우기 위해서 너무 뜨거운 물에 담그면 화상을 입을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산행 중 발생한 동상처럼 대피까지 오래 걸리게 되면 일시적으로 따뜻하게 녹여도 다시 얼게 될 가능성이 높다. 녹였다 얼렸다를 반복하면 통증도 심하고 조직이 더욱 손상되기 때문에 차라리 녹이지 말고 동상 입은 상태 그대로 병원에 가는 것이 낫다. 동상으로 발생한 물집은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한다. 특히 출혈성 물집이 생겼을 때 손을 대면 조직 손상이 심해지므로 절대로 터뜨려서는 안 된다. 동상에 도움이 되는 약제로 염증 반응 억제 효과가 있는 알로에 크림이 있다. 항생제 사용이나 진통제의 사용은 병원에서 의사의 지시를 받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동상을 피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음주와 금연이다. 술을 마시면 열이 발생하면서 본인은 따뜻하다고 느끼지만, 피부 혈관이 확장되면서 체내 열을 빠르게 빼앗겨 저체온이 조장된다. 흡연은 혈관 수축을 일으키고 혈액 순환을 방해해 동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동상에 걸렸을 때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
동상
[엄마와 함께 출근하는 날]화가 엄마 윤정선과 아들 기훈이의 캔버스 위의 동상동몽
[엄마와 함께 출근하는 날]화가 엄마 윤정선과 아들 기훈이의 캔버스 위의 동상동몽
2014. 12. 01 13:55 육아/교육
모자는 서로에 대해 잘 모른다고 했다. 엄마의 작업실엔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는 아들과 사춘기가 시작됐는지 아들이 도통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엄마. 하지만 옆에서 보자면 모자는 무척이나 닮았다. 서로를 잘 알고 있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 많았다. “전여기 안 들어와요. 처음 와보는 것 같아요.” 사진 촬영이 시작되자 엄마 윤정선(43) 작가의 아들 주기훈군(13)은 멋쩍은 듯 무심하게 한마디 던진다. 촬영은 윤 작가의 작업실에서 이뤄졌다. 엄마의 캔버스가 놓인 이젤 앞에서도, 도자기를 만드는 물레 앞에서도 함께 작업을 하며 웃어 보여야 했다. 초등학교 6학년 기훈이는 한두 마디 툭툭 내뱉는 모습이 영락없는 사춘기 사내아이였다. 그러나 초겨울 찬바람에 금세 빨개진 하얀 볼은 그래도 아직은 ‘어린아이’ 같은 귀여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엄마 작업실에는 평소 전혀 들어와보지 않는다는 기훈이. 그러나 엄마의 작품들을 보며 “처음 보는 건데?”, “이 스케치는 누구 그린 거야? 나야?”, “이건 다 완성한 거야?”라고 질문하는 걸 질문을 듣고 있자니 화가의 아들다웠다. 유년 시절이 꼭 닮은 모자 기훈이는 말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많지 않은 말 가운데 던지는 한 마디, 한마디가 모두 위트 있고 재미있었다.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것은 기훈이었다. 꿈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만화가요. 만화를 읽는 것도 재밌고, 그리는 것도 재밌어요. 이유는 그게 다예요. 어릴 때부터 만화를 많이 그렸어요. 책으로 만들어서 친구들에게 팔기도 했어요. 100원짜리, 500원짜리 종류는 다양해요. 근데 망한 게 더 많아요.” 망한 작품이 더 많다는 말에 모두의 웃음이 터졌다. 그런데 역시 작가는 작가다. 망했다는 만화가 자신의 그림인 탓에 기훈이는 웃지 않았다. 옆에서 아들의 말을 듣던 윤 작가가 말을 이었다. “어려서부터 만화를 그린다고 그림을 많이 그렸어요. 엄마인 제가 봐도 제법 잘 그려요. 나중에는 만화책을 만든다고 그림을 그리고 복사를 하고 제본을 하더라고요. 완성작은 많지 않아요(웃음). 조금 그리다가 본인 마음에 안 들면 엎는 거죠.” 무엇이든 관심 있는 것, 재미있는 것, 그리고 싶은 것은 기훈이의 만화 소재가 됐다. 늘 전시회 준비로 바쁜 엄마는 정작 아들을 위해 그림 한 번 가르쳐준 적이 없다고 한다. 외동인 기훈이는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느라 바쁜 엄마 때문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그 시간에 기훈이는 만화를 그렸다. 스스로 만화라고 말하는 그림을. 가까이에서 따로 또 같이 모자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기훈이를 보면 제 어린 시절이 생각나요. 제가 저랬어요. 저도 어려서부터 그림을 좋아했거든요. 특별히 배우지는 않았고요. 꼭 그림 그리는 스케치북이 아니더라도 아무 종이에나 그림을 그렸어요. 많이 그리고, 심지어 잘 그리기까지 하니 부모님이 걱정을 하실 정도였어요(웃음).” 만화가가 되겠다는 기훈이를 보며 윤 작가는 그저 지켜볼 뿐이라고 했다. 미술이란 건 배운다고, 누가 시킨다고 할 수 없는 것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다만 유년 시절의 자신과 꼭 닮은 모습의 아들을 보며 밖으로 드러내진 못하고 그저 혼자 한 번씩 깜짝깜짝 놀라곤 한단다. 그림, 운명이었을까?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좋아했다는 윤 작가. 그러나 미술대학 진학까지 평탄하지만은 않았다고. “반대하지 않을 뿐이지, 저도 사실은 기훈이가 그림 그리겠다고 나서면 썩 좋지만은 않을 것 같거든요(웃음). 익히 잘 아는 길이니까요. 저희 부모님은 반대가 심하셨어요. 그림뿐 아니라 공부를 많이 하는 것도 그다지 원하지 않으셨던 것 같아요. 넉넉하지 않은 집안 사정 때문에요.” 늘 그림을 그렸던 아이는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더 이상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 대학보단 취업을 원하는 부모님의 바람 때문이었다. 미대에 진학하진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지 않는 생활, 취업 후 직장만 다니는 생활은 상상만으로도 힘들었다. 진로에 대해 생각하면 할수록 그림에 대한 열망이 더욱 커져갔다. 그리고 중학교 때까지도 학교생활 재밌게 하느라 잊었던 그림을 정작 고등학교에 진학해 갈망하게 됐다. “저는 미대는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 가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림을 좋아하긴 했지만 제가 재능이 있고, 화가가 되고 뭐 이런 건 엄두도 내지 못했거든요. 미대는 하늘의 별 같았어요.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어지는 법인가 봐요. 부모님은 제가 미대는커녕 대학조차 진학하지 않고 취업하길 바라셨는데, 결과적으로 부모님의 반대가 작은 불씨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죠(웃음).” 미대 졸업 후 잠깐 디자이너로 직장생활을 하긴 했지만 오래지 않아 그만두고 지금껏 전업 작가의 길을 걸어왔다. 공예과 출신인 윤 작가는 도자기 그릇을 만들어 납품하면서 틈틈이 돈을 벌었다. 그리고 다양한 주제의 오브제 작품들을 선보이며 수많은 개인전과 그룹전, 초대전 등을 치러냈다. 어려운 일이 많았지만 돌이켜보면 한 번도 작업을 쉰 적이 없었다고 한다. 기훈이를 임신하고도 만삭의 몸으로 물레를 돌리고 그림을 그렸다. 아이를 재우고 아파트 베란다에 나와 작업을 했다. “일전에 모교에 가서 후배들에게 강의를 한 적이 있어요. 결혼과 일에 대한 주제였어요. 자기 일을 놓지 않는 것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된다는 것…, 그 두 가지를 포기하지 않고 해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 줄 아니까요. 강의를 하는데 만감이 교차하더라고요. 하랄 수도, 안 하랄 수도 없는 뭐 그런 거 있잖아요.” 그런데 요즘 여대생들은 생각보다 무척 실속 있고 똑똑하더라며, 계속 자신이나 염려하며 살아야겠다고 말하며 웃는다. 시력 나빠진 아들, 죄책감에 눈물 펑펑 남들은 살림집과 붙어 있는 작업실에서 두문불출하니 “집에 있는데 무슨 걱정!” 이렇게 말할지 모르겠지만 전업 작가인 엄마는 엄마대로 어려움과 안타까움이 많았다. 아이가 학교 갔다 오면 언제나 문 열어주는 건 엄마이니 얼마나 좋으냐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윤 작가의 마음은 그렇지 않다. 그림 작업을 하는 많은 작가 엄마들이 자신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했다. “기훈이가 유치원 다닐 무렵이었어요. 중요한 개인전을 앞두고 있었어요. 전시 준비를 한다는 게,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를 모두 올인하는 거거든요. 상황이 그러니까, 저는 아이가 하고 싶은 것 하게 두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실상은 방치한 거죠. 저 바쁘다고. 전시회 끝나고 아이 눈이 심상찮아 병원에 갔는데 시력이 너무 나빠졌다는 거예요.” 이제 겨우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에게 안경을 씌워야 했던 그때의 기억은 여전히 가슴 아프다. 윤 작가는 당시를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모두 자신 탓인 것만 같았다. “엄마도, 아빠도 같이 있어주지 않으니 아이 혼자 뭐 하겠어요. TV 보고, 컴퓨터 했겠죠. 안경 쓴 모습을 보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미안해서. 내 작업 한다고 아이한테 무슨 짓을 한 건가 싶고 말이죠. 기훈이에게 유일하게 하는 잔소리가 있다면 시력에 관련된 거예요.” “네 눈이 더 나빠지면 엄마 눈을 너한테 줄 수도 없는데!”라면서 속상한 마음을 드러낸단다. 엄마의 마음이란 게 그렇다. 줄 수만 있다면 시력 나쁜 아들에게 자신의 눈까지 주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기훈이는 안경만 썼을 뿐 무척 성격 좋은 초등학교 6학년 남자아이였다. 배려심도 많고, 분위기 파악도 빨랐다. “자식 자랑이라 부끄러운데요”라면서 윤 작가는 기훈이가 선생님들에게도 모범생으로 칭찬받는 착한 아이라고 했다. 미안하면서도 고마운 아들이다. 기훈이 이야기도 궁금했다. 미술작가의 아들로 산다는 것 말이다. “엄마 뭐 하시냐고 물으면 대충 도자기 만드세요, 그림 그리세요, 하고 대답하거든요. 그럼 사람들이 놀라요. 그럼 또 ‘아, 놀라나 보다’ 하고 말아요. 그런데 이번에 엄마를 취재하러 온다는 말을 듣고… 하(깊은 한숨), 우리 엄마가 제 생각보다 유명한가 봐요? 우리 엄마 유명해요?” 기자가 찾아온다는 말, 기훈이 본인도 함께해야 한다는 말에 “왜 엄마 마음대로 약속을 잡았느냐”라고 항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학원을 하루 쉬게 해주겠다는 엄마의 제안에 이내 수락하고 말았다고. 서로의 꿈을 존중할 터 “생각보다 엄마가 꽤 유명하고 대단한 작가인 것 같다”고 웃던 기훈이가 이내 “공부를 많이 시키고, 학원에도 너무 많이 보낸다”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옆에서 아들의 말을 듣고 있던 윤 작가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억울하다고 했다. 미술 작가 엄마는 다른 엄마들과 비교했을 때 무엇이 다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하다 벌어진 사태(?)였다. 사실 학원을 많이 다니는 것은 아니라고 기훈이가 웃으며 엄마를 진정시킨다. “저도 기훈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진 다른 거 안 시키고 놀게 했어요. 하지만 고학년에 접어드니 가만있을 수는 없더라고요. 지금은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만큼 영어와 수학 학원, 그리고 태권도를 배우고 있어요. 학원은 많이 안 다니지만 고학년이라 그런지 확실히 학원 수업 시간 자체가 좀 늘어나긴 했어요.” 기훈이는 그림만 잘 그리는 게 아니고 공부도 곧잘 한다. 만화가가 꿈이라고 말하지만 많은 가능성이 열려 있다. 윤 작가도 아직은 지켜봐줄 때라고 말한다. 인생 선배로서는 느긋할 수 있지만 사실 엄마로서는 그저 마음 편하게 먹기가 쉽지 않다. 엄마 마음이라는 게 참 어려운 거다. 하지만 윤 작가는 말한다. 자신의 꿈이 소중했듯 아들 기훈이의 꿈도 존중해줄 거라고. “다른 엄마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미술 시켜도 될까요?’, ‘저 미술학원은 어때요?’와 같은 거예요. 하지만 그림은 배우고 시킨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물론 배우고 준비해야 할 시기도 있지만 초등학교 때까진 자유롭게 그저 놔두라고 해요. 좋은 거, 하고 싶은 거, 재밌는 건 안 시켜도 알아서 찾아서 하니까요.” 윤 작가도 어린 시절에는 만화가가 되겠다고 인기 만화 월간지 「보물섬」에 기고를 하고, 순정만화의 대가 황미나 작가의 문하생으로 들어가겠다며 구체적인 계획을 짜기도 했단다. 인터뷰 초 기훈이가 만화가가 되겠다고 말문을 열었을 때는 하지 않았던 얘기다. 그저 그림 그리기 좋아하고, 잘 그려서 모자가 똑같다는 줄 알았다. 모자가 이렇게나 같을 줄이야! “올봄에 전시 때문에 보름 동안 핀란드를 다녀왔어요. 남편에게 기훈이를 맡기고요. 핀란드에 가서 있자니 두 남자가 밥은 제대로 해 먹는지 또 걱정이더라고요. 하지만 이런 저를 자연스럽게 받아주고 이해해주는 아들 덕에 저는 또 작업을 하고, 전시를 하고, 해외에 나갈 거예요. 이젠 미안해하기보단 고마워하려고요.” 엄마 윤정선 작가와 아들 주기훈은 무척이나 편안한 관계처럼 보였다. 안 친한 척하지만 무척 친했고, 별말 안 하는 것 같아도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서로를 잘 모른다고 했지만 서로에게 누구보다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서로를 존중했다. 윤 작가의 작품에는 인물이 많다. 윤 작가 본인을 닮았는가 하면, 기훈이를 닮은 듯도 하다. 누구냐고 묻는 질문에 윤 작가는 웃고 만다. 작가의 설명은 없었지만 어렴풋 누구인지 알 것 같다. 윤 작가이면서 동시에 아들 기훈이기도 한… 꼭 닮은 두 사람일 것이다. 기훈이의 일일 작가 체험 후기 “저도 만화가를 꿈꿔요” 엄마 작업실에는 거의 들어오지 않아요. 엄마는 엄마의 그림을 그리는 거고, 저는 제 일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가끔 엄마 작업실에 들어오게 되면 스케치 속 아이는 누굴까, 저 조각상은 누굴까 궁금하긴 해요. 전시하러 해외에도 가고, 이렇게 인터뷰도 하니까 엄마가 달라 보여요. 평소엔 늘 작업실에만 계시니까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았거든요. 제 꿈은 만화가예요. 만화 그리는 걸 좋아해요. 엄마가 열심히 엄마의 그림을 그리듯 저는 제 그림을 그릴 거예요. 재미있을 때까지만요! Tip 윤정선 작가와 아들 기훈이가 즐겨 하던 엄마와 함께하는 찰흙놀이 “손으로 주물러서 만드는 창작 과정은 아이들에게 학습이 아닌 놀이와 체험이라는 인상을 가지게 하고, 심리적인 욕구를 만족시켜줘요. 표현에 대한 즐거움과 자신감도 길러주고요. 또 창의적인 활동을 통해 인성 계발과 미적인 조형 감각을 발달시킬 수 있는 일석삼조의 미술 활동이랍니다. 저도 기훈이가 어렸을 때는 종종 찰흙놀이를 함께하며 시간을 보냈답니다. 아이의 반응도 좋고, 엄마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미술 활동이었어요. 쉽게 구할 수 있는데다 값도 저렴한 찰흙 한 덩이를 이용해 집에서 아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보세요!” 1 입체 구성 연습 흙을 손바닥으로 굴려 구슬처럼 작게 만듭니다. 삼각형, 구, 정육면체 등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 이쑤시개로 자유롭게 연결해보세요. 각각을 연결하면서 점이 선이 되고, 선이 면이 되면서 다양한 입체로 변하는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2 얼굴 만들기 찰흙을 납작하게 만들어 손바닥으로 토닥토닥 눌러줍니다. 동그란 얼굴판을 만들고 그 위에 눈, 코 입을 자유롭게 묘사해봅니다. 엄마, 아빠, 나의 모습을 표현해보면서 가족의 얼굴을 즐겁게 관찰할 수 있어요. 3 접시 만들기 넓적한 찰흙 판을 만들어 일회용 종이 접시나 집에 있는 접시 위에 올려 눌러 모양을 만들어보세요. 그리고 그 위에 나뭇잎을 꼭꼭 눌러 붙여봅니다. 그다음 물감을 칠하고 나뭇잎을 떼어내면 자연스러운 나뭇잎 문양의 그릇이 완성됩니다. 4 과녁 맞히기 유리창에 테이프를 둘러서 과녁을 만들고 멀리서 작게 떼어낸 찰흙덩이를 던져보세요. 찰싹! 잘 달라붙을 거예요. 중앙으로 갈수록 점수를 높여 합산된 점수가 높으면 이기는 놀이를 해봅니다. 유리창이 더러워지고 청소가 좀 걱정되지만 아이들의 반응만큼은 최고예요. 그리고 찰흙은 마르기 전에 떼면 생각보다 청소하기 어렵지 않아요. 5 공깃돌과 주사위 만들기 구슬 정도 크기의 흙 조각을 떼어 손바닥으로 굴립니다. 정육면체 모양으로 빚어 공깃돌을 만들고, 주사위는 여섯 면에 작은 찰흙 뭉친 것을 1개부터 6개까지 붙입니다. 간단히 손으로 만들어서 직접 사용할 수 있어 흥미로워요. 6 자동차 만들기 자기가 타고 싶은 자동차를 자유롭게 만들어봅니다. 찰흙 덩어리에 창문과 바퀴 등을 자유롭게 붙이며 입체적인 구조와 형태를 쉽게 이해할 수 있지요. 남자아이들이 특히 좋아해요. Profile 윤정선 작가는… 숙명여대 공예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도자를 전공했다. 대한민국 공예대전 특선, 국제 공예비엔날레 입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으며 키미아트, 가나아트 갤러리 등에서 각종 초대전과 개인전을 여러 차례 가졌다. 도자와 페인팅 등을 이용한 다양한 오브제 작업을 많이 해왔다. 현재 경기 구리시의 작업실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 ‘엄마와 함께 출근하는 날’은 이달을 끝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글 / 강은진(객원기자) ■사진 / 장태규(프리랜서) ■사진 제공 / 윤정선>
엄마와 함께 출근하는 날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