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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1,075 건 검색)

[단독]“관저 경호처 직원들 ‘윤석열 안마’ 동원 됐다” 제보…해외순방 때 ‘안마 전담’ 동행
[단독]“관저 경호처 직원들 ‘윤석열 안마’ 동원 됐다” 제보…해외순방 때 ‘안마 전담’ 동행
2025. 01. 14 19:19사회
... 내 교육 담당자가 대통령 안마 업무까지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직원은 윤 대통령의 해외순방에도 동행했는데, 해당 직군의 직원이 대통령 해외순방에 동행한 것은 경호처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렵다고...
기후동행카드 모바일로 쓰면, 2000만원 보장 보험 무료 가입 가능
기후동행카드 모바일로 쓰면, 2000만원 보장 보험 무료 가입 가능
2025. 01. 07 11:15지역
... 이용자가 무료로 ‘기후동행카드 미니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지원한다고 7일 밝혔다. 기후동행카드는 일정 금액을 내면 일정 기간 서울시 시내버스·마을버스·지하철과 공공자전거 따릉이 등을...
현충원 찾은 오세훈, “동행의 힘으로 어려움 극복, 위기를 기회로”
현충원 찾은 오세훈, “동행의 힘으로 어려움 극복, 위기를 기회로”
2025. 01. 01 11:38정치
...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 시장은 이어 방명록에 ‘동행의 힘으로 어려움을 이기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룹·계열사 연간 180억원대 성금…따뜻한 동행
그룹·계열사 연간 180억원대 성금…따뜻한 동행
2024. 12. 30 20:04 보도자료
...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그룹이 연말을 맞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따뜻한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먼저 SK그룹은 지난 18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20억원의 이웃사랑 성금을...
SK그룹

스포츠경향(총 545 건 검색)

‘토트넘과 1년 더 동행’ 손흥민 “토트넘 선수로 자랑스러워···바닥을 치면 점프할 때도 온다” 재도약 다짐
‘토트넘과 1년 더 동행’ 손흥민 “토트넘 선수로 자랑스러워···바닥을 치면 점프할 때도 온다” 재도약 다짐
2025. 01. 08 14:18 축구
BR풋볼 SNS 캡처 “우리는 다시 올라갈 시간.” 토트넘(잉글랜드)과 1년 더 동행하는 손흥민이 팀의 재도약을 다짐했다. 토트넘은 지난 7일 홈페이지 등 공식 채널을 통해 “손흥민에 대한 계약 연장 옵션을 행사한다”고 발표했다. 2015년 8월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토트넘과 2026년까지 동행을 이어가며 팀에서 11년간 뛰는 선수로 남게 됐다. 손흥민은 이후 구단 SNS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나는 토트넘에서 보낸 시간을 사랑한다. 거의 10년을 이곳에서 보냈고, 1년 더 계약을 연장하게 된 것을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흥민은 ‘주장’으로 책임감도 드러냈다.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모든 축구 선수들이 꿈꾸는 무대”라며 “주장으로 책임감을 크게 느낀다. 주장으로서 밀고 나가야 하고, 모범적이어야 하며, 리더가 돼야 한다. 힘들지만 스스로 그런 부분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이 걸린 4강 경쟁을 노린 토트넘이지만 현재 리그 12위(승점 24점·7승3무10패)까지 처졌다. 부상 등이 겹치며 좀처럼 순위 상승 동력을 얻지 못하는 상태다. 하지만 손흥민은 “힘든 시간이 오면, 다시 바닥을 치고 다시 점프할 기회도 온다고 생각한다. 나쁜 것과 좋은 것은 항상 같이 온다”며 도약 의지를 강조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은 우리와 함께하는 동안 ‘글로벌 스타’가 됐고, 현 시대 토트넘의 위대한 선수가 됐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토트넘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선수다. 손흥민은 토트넘 선수로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하며 통산 공식전 431경기에서 169골을 기록, 구단 통산 득점 4위에 랭크돼 있다. 도움(68개)으로는 역대 1위에 이름을 올리며 ‘레전드’로 평가받고 있다. 토트넘에서 뛰는 동안 아시아 선수 최초로 2021~2022시즌 EPL 공동 득점왕(23골), 2020년 국제축구연맹(FIFA) 푸슈카시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또 2019년 4월 개장한 현재 토트넘 홈구장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개장 1호 골’의 주인공이다. 손흥민은 한국시간 9일 오전 5시 리버풀과의 리그컵(카라바오컵) 준결승 1차전에 나선다.
지도부 공백 벗어난 대한사격연맹, 신임 회장에 강연술 영서 로지스틱스 대표···장갑석 대표팀 감독과는 2년 더 ‘동행’
지도부 공백 벗어난 대한사격연맹, 신임 회장에 강연술 영서 로지스틱스 대표···장갑석 대표팀 감독과는 2년 더 ‘동행
2025. 01. 03 03:28 스포츠종합
강연술 신임 대한사격연맹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한사격연맹이 강연술 신임 회장(71) 취임으로 5개월의 회장 공백을 해소하게 됐다. 대한체육회는 2일 대한사격연맹이 요청한 강 신임 회장 인준을 승인했다. 영서 로지스틱스 대표로 재직 중인 강 신임 회장은 춘천시 골프협회 부회장과 춘천상공회의소 상임위원, 강원사격연맹 회장을 거쳐 제32대 대한사격연맹 회장에 취임했다. 대한사격연맹은 지난 2023년 11월 한화그룹이 회장사에서 물러난 뒤 새 회장을 물색하다가 지난해 6월 신명주 명주병원 병원장을 그 자리에 앉혔다. 신 전 회장 취임 직후 치러진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사격은 금메달 3개와 은메달 3개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하지만 신 전 회장은 올림픽 기간 중 명주병원 임직원 임금 체불 문제가 불거지자 갑작스럽게 사임했다. 대한체육회 정관에 따르면 연맹이 60일 내로 새 회장을 선임하지 못하면 해당 단체는 관리단체로 지정된다. 정관대로면 대한사격연맹은 10월 중순까지 새 회장을 선임해야 했지만, 대한체육회가 파리 올림픽 직후 문화체육관광부와 갈등을 빚으면서 이사회를 열지 못해 대한사격연맹은 기한을 넘기고도 관리단체 지정을 피했다. 대한사격연맹은 신임 회장 공고를 3차까지 냈으나 지원자가 나타나지 않아 새 회장 선임에 어려움을 겪었다. 불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선뜻 회장사를 맡겠다는 기업이 나타나지 않았고, 지난달 비상계엄 사태 이후 경기가 더 얼어붙으면서 3억원 규모로 진행 중이던 한 금융권 기업과 후원 논의도 무산되는 등 악재가 이어졌다. 대한체육회가 오는 14일 신임 회장 선거를 치른 뒤 이달 내로 이사회 소집을 예고한 가운데 대한사격연맹은 지난달 16~17일에 진행한 4차 모집에서 강 신임 회장이 입후보해 지도부 공백을 극적으로 해소했다. 대한사격연맹은 단독 입후보한 강 신임 회장에 대한 결격 사유를 심사한 끝에 지난달 2024년 12월24일 당선인으로 공고했다. 이와 함께 대한사격연맹은 파리 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과를 낸 장갑석 감독(64)에게 2년 더 지휘봉을 맡기기로 했다. 이에 장 감독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까지 한국 사격 대표팀을 이끈다. 장갑석 사격 국가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KIA와 동행 마친 테스 형, 시즌 중 KBO리그 유턴은 얼마든지
KIA와 동행 마친 테스 형, 시즌 중 KBO리그 유턴은 얼마든지
2024. 12. 29 20:25 야구
소크라테스 브리토 | 정지윤 선임기자 타구단 새 외인 절반이 좌완 좌완 변화구에 취약한 소크라테스와 작별 결단 떠나는 테스형 “팬사랑 기억” SNS에 뭉클한 한글인사 KIA가 3년 간 함께 했던 소크라테스 브리토(32)와 작별하기까지는 많은 고민이 있었다. 갈등의 단계에서 결정적으로 타 구단들의 외국인 투수 영입 상황이 큰 영향을 미쳤다. KIA는 지난 26일 새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을 영입했다. 메이저리그에서 2021~2023년까지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쳤고 올해도 시카고 컵스 소속으로 출전 경기 수는 적었지만 8홈런을 친 장타자다. KIA는 지난 10년간 타율 3할 능력을 갖추고 발도 느리지 않은 외야수를 뽑아 모두 성공했다. 위즈덤의 입단으로 작별하게 된 소크라테스도 마찬가지다. 소크라테스는 2022년 KIA 입단 뒤 3년 동안 통산 타율 0.302 63홈런 270타점 266득점 40도루를 기록했다. 3년 간 평균 출루율은 0.352, 장타율은 0.491이다. 올해 기록은 타율 0.310 26홈런 97타점 92득점으로 3년 중에서도 가장 좋았다. 우승까지 한 해, 기록 좋은 외국인 타자 교체는 드문 경우지만, 장타력에 갈증이 있었던 KIA는 고민했다. KIA가 외인 타자 결정을 맨뒤로 미뤄둔 사이 타 구단들은 속속 외인 선수 구성을 마무리했다. ‘뉴페이스’ 중에서는 좌완 투수들이 줄줄이 등장했다. 두산의 콜 어빈, 키움의 케니 로젠버그, 롯데의 터커 데이비슨, NC 로건 앨런이 모두 좌완이다. 두산이 메디컬테스트 결과 계약을 해지한 우완 토마스 해치 대신 최근 영입한 투수 잭 로그도 좌완이다. 소크라테스는 좌완 변화구 대처에 약점을 갖고 있다. 올해 타율이 .310이지만 좌완 상대 타율은 0.289다. 3년 간 좌완 상대 타율은 0.259로 우완 상대 타율(0.319)과 큰 차이가 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올해 시즌 초반에도 소크라테스가 교체 위기에 있을 때 그만한 타자를 찾기도 어렵다는 점을 들어 잔류에 무게를 뒀고, 교체를 검토하던 구단도 결국 소크라테스와 끝까지 갔다. 소크라테스는 3년 중 최고의 기록으로 우승까지 힘을 보탰다. 그러나 소크라테스가 해마다 시즌 초반에는 바닥부터 올라가는 극단적인 슬로우스타터라는 점에서 고민하던 무렵, 타 구단이 줄줄이 좌완을 영입한 상황이 현장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범호 감독은 “소크라테스가 가장 약한 유형이 변화구를 잘 던지는 좌완인데, 리그 외인 투수 중 좌완이 너무 많아졌다. 새 우완들은 또 다 153㎞ 이상 강속구 투수들이다. 소크라테스가 그렇지 않아도 페이스 올리는 게 느린 편인데 새 투수들과 이겨낼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3년 간 팀의 중심타선에서 활약하며 리그에 적응한 타자를 교체하는 데는 큰 부담도 따른다. 그러나 슬로우 스타터인 소크라테스가 약 두 달 동안 부진했던 올해처럼, 그 기간을 새 타자의 적응 기간으로 생각하고 그 이후 기대한 장타력이 터지기 시작한다면 기존보다 나은 외인 타자 호흡을 기대할 수 있다고 KIA는 결론을 내렸다. 고민의 시간이 길었기에, KIA는 지난 11월30일 발표된 2025년 보류선수 명단에 소크라테스를 포함해놓고 협상해왔다. 새 타자를 영입한 KIA는 소크라테스의 보류권은 풀기로 했다. 시즌 중 소크라테스를 원하는 팀이 있다면 KBO리그로 돌아올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지난 2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3년간 가족처럼 대해준 동료들과 코치님, 구단에 감사드린다. 특히 열렬하게 응원해준 팬들의 사랑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그동안의 노력이 2024시즌 통합우승으로 결실을 보게 돼 기뻤다. 우승의 감동은 평생 마음속에 간직하겠다. 믿음과 감사, 기쁨의 감정으로 작별의 시간을 보내겠다. 난 새로운 도전을 향해 다시 나아갈 것”이라고 영어로 인사한 뒤 맨 마지막에 ‘테스 형’이라고 팬들이 불러준 자신의 애칭을 한글로 적으며 마무리했다.
‘전북행 루머’는 저 멀리···광주, 이정효 감독과 2025시즌도 함께, 4년 연속 동행 이어간다
‘전북행 루머’는 저 멀리···광주, 이정효 감독과 2025시즌도 함께, 4년 연속 동행 이어간다
2024. 12. 24 19:33 축구
광주 FC 제공 광주FC가 이정효 감독과 동행을 이어간다. 광주는 24일 이 감독과 2025시즌 연봉 협상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광주 구단은 “이 감독의 거취와 관련된 루머로 인한 어수선한 분위기를 바로잡고, 다가오는 2025시즌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경기 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전했다. 이정효 광주FC 감독. 프로축구연맹 제공 2022시즌을 앞두고 광주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첫 시즌에 K리그2(2부) 우승과 K리그1 승격을 이뤄냈고, 2023시즌엔 K리그1 3위 돌풍을 지휘하며 국내 무대 최고의 감독 중 하나로 인정받았다. 2024시즌 뒤 전북 현대 감독 후보군에 포함되면서 ‘이적설’의 주인공이 됐으나, 결국 4년 연속으로 광주를 이끌게 됐다 광주는 새 시즌 선수단 구성을 마무리하고 내년 1월 3일 태국 코사무이 전지훈련을 떠나 본격적인 담금질을 한다. 광주의 새해 첫 실전은 2월 11일 산둥 타이산(중국)과의 ACLE 리그 스테이지 7차전 원정 경기다. 이정효 광주FC 감독. 프로축구연맹 제공

주간경향(총 22 건 검색)

서울시의 기후동행…녹색이라 쓰고 그린워싱이라 읽는다
서울시의 기후동행…녹색이라 쓰고 그린워싱이라 읽는다(2024. 03. 18 06:00)
2024. 03. 18 06:00 사회
고밀도 개발 정당화 수단…‘오세훈 치적’ 광장숲 외 환경 예산 대폭 삭감 서울시가 지난 2월 5일 발표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을 통해 최대 100층 규모의 빌딩이 들어설 용산 정비창 부지 / 연합뉴스 “서울 시내 전체를 녹색으로 연결하겠다.” “도시계획의 목표는 녹색 공간을 만드는 데 있다.” 요즘 서울시 주요 개발사업마다 등장하는 키워드는 ‘녹색’, ‘환경’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주요 사업일수록 ‘친환경’이 따라붙는다. 사업 계획만 보면 친환경 미래도시 서울시가 눈앞에 바로 다가올 듯하다. 오 시장은 2000년대 초반 정치에 입문하며 ‘환경변호사’ 이력을 내세우기도 했다. 현실은 어떨까. 서울시의 환경정책과 예산을 뜯어보면 ‘친환경’, ‘녹색’은 개발 명분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 서울시의 행보는 ‘그린워싱(Green Washing)’에 가깝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린워싱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친환경적인 것처럼 포장하는 ‘위장 환경주의’를 말한다. 올해 서울시 예산을 살펴보면 그린워싱이란 의심이 무리도 아니다. 서울시는 환경정책 담당 부서의 올해 예산을 전년보다 10% 이상 깎았다. 초고층 업무지구를 새로 개발한다면서 ‘친환경’을 내세웠는데 실상은 친환경과 거리가 멀다. 도심 고밀도 개발의 명분을 위해 도입한 ‘도심녹지’는 안정적인 사후 관리를 담보할 수 없다. 최근에는 정부 기조에 맞춰 ‘그린벨트’를 활용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가로수 예산 37% 깎고 광장숲 예산 신설 올해 서울시의 환경 예산은 큰 폭으로 삭감됐다. 환경정책을 담당하는 기후환경본부의 예산은 전년 대비 13.4%, 푸른도시여가국 예산은 18.3% 감소했다. 서울시는 세입 감소 여파로 예산안 감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하지만, 전체 예산 감소율(전년 대비 3.1%)보다 환경 예산 감소율이 훨씬 더 가파르다. 환경 예산 중에서도 특정 항목의 감소폭이 유독 크다. 푸른도시여가국의 ‘하천생태 복원 및 녹화’ 예산으로는 올해 37억8400만원이 배정됐다. 지난해(127억3400만원)에 비해 70%나 감소했다. 생태경관보전지 내 생태통로 등 환경을 관리하는 ‘생태경관보전지역 지정 및 관리’ 예산도 23억1200만원에서 절반이 안 되는 10억3700만원으로 줄었다. 공원을 유지·관리·보수하는 예산도 414억2033만원으로 전년 대비 77억6267만원 감소했다. 길가에서 흔히 보이는 가로수 예산의 삭감폭도 컸다. 서울시의 ‘가로수 생육환경 개선 및 가로변 녹지량 확충’ 예산은 지난해 219억473만원에서 37% 줄어든 138억7469만원이 편성됐다. 주로 병충해·고사 위기에 놓인 가로수를 살리고, 빗물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게 가로수를 관리하는 데 쓰인다. 이 예산이 40% 가까이 줄면서 서울시가 각 구청에 교부하는 가로수 관리 예산도 상당 부분 축소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청에 지원해야 가로수 생육이 원활해질 텐데 그렇게 하지 못해 아쉬운 점이 많다”고 했다. 반면 오 시장의 치적 사업으로 꼽히는 ‘광장숲’ 예산은 늘었다. 서울광장에 나무를 심는 사업으로 올해 26억6250만원이 새로 편성됐다. 서울시는 서울시청 앞 잔디광장의 30% 면적에 나무를 심을 계획이다. 최진우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전문위원은 “도심에 나무를 심으면 도로변 가로수 유지·관리보다 치적을 드러내기 좋다”며 “도시 가로수 유지·관리예산은 지금도 부족한데, 빗물 유입 등 도시 기능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가로수를 등한시하는 것은 기후위기 시대에 역행하는 행정”이라고 했다. 환경정책을 담당하는 서울시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크다. 서울시의 환경·생태 분야 담당자들은 “예산의 중요성을 몇 번이나 강조했지만 세수 부족을 이유로 예산이 깎였다”며 “추경을 통해서라도 다시 증액하고 싶은 답답함이 있다”고 했다. ■고밀도 개발하며 ‘친환경 수직도시’ 홍보 서울시가 수조원씩 투입하는 개발사업 추진 과정에도 ‘녹색’은 반복된다. 서울 세운지구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대표적이다. 서울시 홍보와 달리 ‘녹색’, ‘환경’은 최우선순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고밀도·고층 빌딩은 기본적으로 에너지 소비량이 많다. 친환경과 고밀도·고층 선물을 한 데 묶어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공개공지’를 활용해 친환경을 내세우는 개발 방식에도 의문이 따른다. 서울시는 ‘녹지생태도심’을 내걸고 세운지구 고밀도 개발을 추진 중이다. 대지 면적에서 건물이 차지하는 비율(건폐율)을 줄여 남은 면적은 공개공지로 녹지를 조성한다. 대신 건물의 높이는 올라간다. 세운지구에선 건물을 용적률 1500%, 최고 높이 200m 안팎까지 올릴 수 있다. 공개공지는 사업지별로 모양과 위치가 제각각이다. 여기에 녹지를 만든다고 해도 통합된 도심녹지 기능을 보장하기 어렵다. 서울시가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 녹지 가이드라인 심의기준은 5개 부문 29개 항목, 녹지 조성 이후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도 97개 항목에 이르지만 사실상 강제성이 없다. 현재 건축주가 지침을 어겨도 시정명령이나 이행강제금 부과 정도로밖에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공개공지 활용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이제선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용적률은 한번 올려받으면 사업시행자 입장에는 막대한 이익인데 (그 반대급부로 주어진 의무를) 공무원을 둬서 단속하겠다는 구상은 이미 실패한 사례가 있다”며 “현재 서울 시내 공개공지 가운데 시민이 실제로 이용 가능한 공간은 거의 없다. 이는 민간에 관리를 맡겼다가 실패한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월 1일 서울시청에서 한강 리버버스 도입안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시는 지난 2월 용산국제업무지구 계획을 발표하면서도 ‘녹색’을 강조했다. 100층 랜드마크를 건립하는 개발계획과 함께 “사업부지 면적 100%를 녹지로 확보한 친환경 수직도시로 조성하겠다”고 홍보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조성하겠다는 녹지의 30%는 세운지구와 같은 공개공지 형태다. 또 절반의 녹지는 건물 테라스·옥상·벽면녹화로 조성한다. 조성 녹지의 50%가 시민들이 걸어 다니며 일상적으로 느끼고 누리기 어려운 형태로 만들어지는 셈이다. 서울시도 옥상에 만드는 녹지, 벽면에 조성한 녹지가 ‘녹지 공간’이 아니라고 본다. 서울시는 세운지구 녹지생태도심 가이드라인에서 ‘옥상녹화와 벽면녹화는 입체 녹지공간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옥상녹화는 ‘가로변에서 직관적으로 인지하거나 접근하기 어렵고, 상시 개방에도 문제가 생길 소지가 크다’고 했고, 벽면녹지는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인정되지 않는다’고 썼다. 구호로만 친환경을 외쳤다고 자인한 셈이다. ■한강 리버버스, 그 자체가 생태계 위협 서울시가 오는 10월부터 운영하는 한강 리버버스는 하이브리드 선박 도입 등을 내세워 친환경을 강조한다. 그런데 리버버스 자체가 한강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 현재 한강에는 유람선 2대가 1일 평균 10회 운항한다. 리버버스는 평일 기준 15~30분 간격으로 하루 68회 다닌다. 기존 유람선 운항 횟수보다 7배 가까이 많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항주파, 선박의 소음 등으로 한강 생태계가 훼손되고 철새의 안식처가 사라질 수도 있다. 최근에는 서울시의 한강 자연성 회복 목표종인 큰 고니가 지하철 3호선 옥수역 근처에 등장했다. 옥수역 인근은 리버버스 선착장이 들어설 곳이다. 서울시는 올해 철새보호구역 지정·관리 예산도 8억6565만원에서 3억6500만원 깎아 5억65만원만 배정했다. 리버버스의 대중교통 분담률도 0.02%에 불과해 대중교통으로서의 탄소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책 간 방향성이 일치하지 않는 사례 또한 여럿 발견된다. 서울시는 지난날부터 남산 1·3호 터널의 일부 통행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승용차 운행을 부채질하는 조치다. 또 남산 곤돌라는 ‘친환경’을 표방하지만 환경 관련 심의를 건너뛰었다는 절차적 시비에 놓여 있다. 월 6만2000원에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하는 기후동행카드는 ‘청년교통카드’로 불리는 게 타당하다는 뒷말도 나온다. 기후동행카드의 성격이 탄소저감 효과보다 교통복지에 가깝다는 의미다. 현재까지 이용자의 절반이 20~30대다. 월 40회 이상 대중교통 이용할 때만 기후동행카드가 이득인 요금 구조는 승용차 이용자에게 높은 문턱이다. 많이 이용할수록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할 유인이 커 기존 대중교통 이용자를 위한 ‘정기권’의 성격이 더 강하다. 탄소 배출 감소를 강조하는 ‘기후동행’의 이름 붙이기에는 정책 효과 검증이 더 필요하다. 서울시는 지난 3월 6일 개발제한구역 제도와 지정현황 등을 검토하는 용역을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역시나 친환경 정책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행보다. 서울은 1971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그린벨트가 지정된 지역이다.
특집
[우정 이야기]달달하이 적금과 동행 카드 아세요?
[우정 이야기]달달하이 적금과 동행 카드 아세요?(2023. 12. 27 07:00)
2023. 12. 27 07:00 경제
우정사업본부가 지난 12월 20일 ‘달달하이(high) 적금을 출시했다. 이 적금은 청년 고객을 위한 우대금리 적립식 예금 상품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가 청년을 겨냥해 우대금리 적립식 예금 상품 ‘달달하이(high) 적금’을 선보였다. 또 저소득 중증장애인들의 출퇴근 교통비를 지원하는 ‘우체국 동행 카드’도 가입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 12월 20일부터 상품 서비스를 시작한 ‘달달하이 적금’은 초단기, 우대금리를 보장한 모바일 전용 적립식 예금(자유적립식) 상품이다. 최대 월 60만원까지 가입이 가능하고 연 최대 5.2%의 금리(기본금리 2.0%·우대금리 최고 3.2%)가 제공된다. 우대금리를 적용받기 위해선 특정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먼저 청년 고객(19~34세)이면 우대 금리가 적용된다. 우체국 스마트뱅킹에 접속해 달달하이 ‘나무키우기’ 게임에서 나만의 소망이나 목표를 등록해도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반려견 키우기, 해외여행 가기 등 적금을 해서 이루고 싶은 다양한 소망을 기입하기만 해도 이자 혜택을 준다는 뜻이다. 매달 20번 이상 우체국 통장에서 달달하이 적금으로 돈을 이체하거나, 재예치·재가입하는 경우에도 우대 금리가 적용된다. 달달하이 적금은 2024년 12월 19일까지 1인 1계좌만 가입이 가능한 기간 한정 상품이다. 우정사업본부는 ‘달달하이 적금’ 출시 기념으로 다양한 혜택을 마련했다. 내년 1월 말까지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호텔 뷔페 식사권(15명), 우체국쇼핑 상품권(50명), 치킨 쿠폰(100명) 및 문화상품권(200명) 등을 제공한다. 선착순 8000명을 대상으로 편의점 상품권도 제공할 계획이다. ‘달달하이 적금’에 가입한 뒤 우체국예금(적금·정기예금·펀드)에 추가 가입하면 여행 상품권(25명), 백화점 상품권(50명) 및 주유상품권(120명)을 추첨을 통해 받을 수 있다. 최근 우정사업본부는 중증장애인의 출퇴근 교통비용도 지원하기 시작했다. 지난 12월 17일 출시된 ‘우체국 동행 카드’는 월 5만원 한도로 버스·택시·자가용 주유비 등 출퇴근 교통 실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고용노동부의 지원사업 확대 방침에 따라 기존 우리카드에서 우체국 체크카드로 지원책이 확대 시행됐다. 지원 대상자는 최저임금 적용 제외 인가자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차상위 계층의 중증장애인 근로자(2023년 기준·약 1만5000명)이다. 대상자는 가까운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지역본부·지사를 방문하거나 전화,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사업신청서, 근로계약서, 신청인 명의 통장 사본, 자격 조건 증빙 서류를 제출해 카드를 신청하면 된다. ‘우체국 동행 카드’ 가입 혜택도 있다. 기존 우체국 ‘영리한 플러스 체크카드’ 상품과 동일한 디지털콘텐츠 서비스 20%, 온라인쇼핑 15%, 배달앱 15%, 커피전문점 5%, 생활잡화 스토어 5%, 우체국(우편요금·우체국쇼핑·EMS) 5% 등 캐시백 서비스가 제공된다. 조해근 우정사업본부장은 “전국에 촘촘한 우체국 금융망을 활용해 중증장애인 근로자들이 편리하게 출퇴근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며 “더 많은 중증장애인이 교통비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우체국의 공적 역할을 확대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정이야기
[할 말 있습니다](39) 기후동행카드 왜 찜찜하냐면(2023. 09. 22 11:24)
2023. 09. 22 11:24 경제
mediahub.seoul.go.kr 지난 9월 11일 서울시가 월 6만5000원을 내면 서울 시내의 지하철, 버스, 따릉이 등 모든 대중교통수단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를 담은 계획을 발표했다. 2024년 1월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가는 기후동행카드가 도입되면, 연간 1만3000대가량의 승용차 이용이 감소하고 대중교통 이용이 늘어나며 연 3만2000t(2020년 기준 서울시 수송 분야의 0.4%)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을 거라고 서울시는 내다봤다. 2020년 기준 서울 시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18.1%가 수송 분야인 점을 감안할 때, 서울시가 기후위기에 대응하며 교통비 부담까지 덜 수 있는 방안을 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이 기후동행카드가 서울시가 내세운 목표를 잘 달성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오직 서울에서만 첫째,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이 카드가 서울이 아닌 경기·인천 등에서는 쓰일 수 없다는 점이다. 지하철의 경우 서울에서 승차하고 경기·인천에 내리는 건 가능하지만, 경기·인천에서 승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버스의 경우 서울로 들어온다 해도 경기·인천 소속 버스라면 이 카드를 쓸 수 없다. 국토교통부의 ‘탄소공간지도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주변에서 탄소 발생이 가장 많은 곳은 서부간선도로, 경인고속도로,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분당수서간도시고속화도로, 동부간선도로, 경부고속도로 등 서울과 그 외부를 연결하는 도로교통 구간이다. 바로 이 구간의 승용차 이용을 줄여야 한다. 지하철에 한해, 그것도 서울에서 출퇴근할 때만 쓸 수 있는 카드가 경기도민에게 대중교통 이용에 대한 어떤 유인을 줄 수 있단 말인가. 하나의 생활공간인 수도권을 아우르는 대중교통에 대한 통합적 계획을 세우지 않고 경기도·인천시와 아무런 협의 없이 신제품 출시 경쟁하듯이 설익은 정책을 발표한다면, 그것은 기후위기 대응에 ‘동행’하는 카드가 될 수 없다. 경기도도 이 문제를 정쟁으로 여기지 말고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한 계기로 생각해서 협력 방안을 찾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연락운임 정산 갈등의 해소가 어렵다면, 현행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를 넘어서는 운임 및 재정 배분의 권한과 책임을 가진 공적 기구의 구성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지속가능성 없고 둘째, 지속가능한 재원 계획이 없다. 왜 6만5000원인지를 묻자 오세훈 시장은 이렇게 대답했다. “시하고 운수회사하고 함께 반반씩 나눠서 지원해야 하는데 그 지원금액이 7만원으로 하게 되면 월 1000억원 정도 되고요. 그다음에 6만원으로 하면 350억원 정도 됩니다. 그래서 중간 정도 750억원 정도 되면 서울시와 운수회사, 운송회사들이 반반 정도 부담하면 감당할 수 있다…. 시범사업 하면서 정확하게 계산해서 조금 더 올릴지, 내릴지 융통성을 두겠습니다.”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가 기후동행카드의 금액과 재원에 대해서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자가용 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기 위한 정책이라면, 그 재원은 마땅히 우선 자동차에 대한 혼잡통행료, 주차료 그리고 자동차 교통량을 유발한 기업에 대한 교통유발부담금의 강화로 풀어야만 한다. 이를 통해 자동차 통행의 사회적 비용을 내부화할 수 있고, 대중교통과 도보, 자전거 등 녹색 교통망에 투자할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그런데 서울시는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100인 이상이 종사하는 기업이 기후동행카드를 일괄 구매하면 기업의 교통유발부담금을 감면해 주겠다고 한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세금 체계의 방향을 제시해야 할 때, 강화해야 할 교통유발부담금을 감면해서 대중 교통카드를 더 팔겠다는 것은 일종의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 아닌가? 교통에너지환경세의 배분 비율을 자동차 도로보다 대중교통 강화에 더 할애하는 안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이 세금은 국세라는 점에서 국가 철도 등에 더 활용하고, 버스를 포함한 지방정부 정책을 위해서는 지방세인 혼잡통행료, 주차료, 교통유발부담금 등을 사용하는 방안이 적절하다. 장기적 재원은 자동차와 부동산 관련 세제를 개편해서 얻어야 한다. 탄소공간지도. 진할수록 탄소배출이 많은 지역이다. / 국토교통부 탄소공간지도 시스템(www.carbonmap.kr/gis.do) 저렴하지도 않고 셋째, 기후동행카드는 저렴하지도 않다. 오세훈 시장이 ‘힌트’를 얻었다는 49유로(약 6만9000원) ‘독일티켓(D-Ticket)’은 범위가 독일 전역이고 버스, 지하철만이 아니라 철도(ICE·IC·EC 제외), 전차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 독일이 운영자라면 심지어 다른 나라로 오가는 기차도 탈 수 있다. 수도 지하철 요금만으로 비교해도 베를린 지하철의 1회 티켓은 구간별로 3.2유로(약 4500원), 3.8유로, 4유로이므로, 독일티켓 요금은 3.2유로 티켓으로 치면 15회에 해당한다. 기후동행카드 요금은 10월 7일 인상되는 1400원으로 계산해도 서울 지하철 1구간 요금 46회에 해당한다. 2022년 기준 서울 시민의 월평균 대중교통요금이 7만1745원인 것과 비교하면 그래도 기후동행카드가 5000~6000원 싸다는 주장도 있지만, 가끔 신분당선이나 광역버스 타고, 가끔 경기도나 인천 왔다 갔다 하면 ‘기후동행카드+추가 교통비’가 현 평균보다 높아진다. 교통비 조삼모사 이 카드는 또 대중교통요금을 대폭 인상하면서 이루어지는 ‘조삼모사’의 전형이다. 서울시 간선/지선버스는 지난 8월 12일 20%, 광역버스는 무려 30.4% 인상했다. 지하철은 10월 7일과 내년에 150원씩 두 번 올려, 도합 24% 인상한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기후동행카드의 재원 750억원에 대해 “서울 시내버스와 지하철 기본요금 인상분의 10% 정도를 시민에게 돌려주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대중교통요금 인상의 90%는 시민이 부담하라는 얘기다. 따라서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를 발급해도 시와 교통공사, 버스회사의 적자가 늘어나지 않는다고 역설한다. 지금까지 ‘기후’라는 이름이 포함된 서울시 대중교통 정액권 정책의 문제점을 살펴보았다. 기후위기라는 절박한 문제를 750억원으로 대응하겠다는 것부터가 무리다. 독일티켓의 비용은 연간 30억유로(약 4조2400억원)이며, 연방정부가 그 절반을 보전한다. 이 정도의 과감한 국가 재정투자 없이 기후위기 대응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근본적으로는 버스 사업자의 이익 보장에 구속되는 버스 ‘준공영제’의 틀을 깨고 완전 공영제로 전환해야 공공교통도 녹색교통도 이룰 수 있다. 기후위기를 조장하면서 큰돈을 버는 이들이 어떤 부담도 지지 않고, 기후재난에 직면해 있는 보통의 사람들은 더 많은 부담을 져야 하는 시스템, 이는 사회적 불의이며 기후 부정의이다. 외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사흘권, 일주일권 등을 만들겠다는 오 시장의 발상도 마찬가지다. 국제 항공의 탄소배출량을 감안하면 관광 비용을 낮춰야 할 필요는 전혀 없다. 오히려 서울 외곽에 주로 거주하는 이주노동자를 위한 교통 정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결국 중요한 것은 사회적 불평등과 기후위기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해결하려는 정치적 의지다. ‘기후정의’의 관점에서 ‘사회적 전환’과 ‘생태적 전환’을 함께 이루어낼 의지와 능력을 갖춘 녹색정치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할 말 있습니다
[조정목의 함께하는 세상(稅上) 이야기](1)어려울 때일수록 ‘동행(2022. 11. 25 14:28)
2022. 11. 25 14:28 경제
삼성전자의 영향력은 세금만 봐도 안다. 2019년 법인세 10조5000억원은 대구·경북 세금 총액과 맞먹는다. 이재용 회장이 취임 후 첫 행보로 보여준 ‘동행의 철학’이 우리 사회 약육강식의 현장을 바꿔나가길 바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월 28일 광주 광산구 평동산업단지에 있는 협력회사를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면서 파이팅 구호를 제안하고 있다. / 연합뉴스 추운 겨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창문을 스쳐 지나가는 찬바람 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칠흑같이 깜깜한 밤입니다. 새벽이 오고 있어선지 어둠의 농도는 짙기만 합니다. 옆에서는 고른 숨소리가 느껴집니다. 곤히 잠든 아내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일을 겪으면서도 잘 견디며 함께해온 참 고마운 사람입니다. 조용히 거실로 나와 그동안 쌓아둔 신문 하나를 집어들고 책상에 앉아 펼쳐봅니다. 슬쩍 넘겨보는 지면에는 온통 어두운 기사가 도배돼 있습니다. 3년째 계속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격, 정치 세력들의 다툼, 국가 간 분쟁에 따른 불안한 국제질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세계경제의 암울한 현황 등 우리를 우울하게 하는 문제만 가득 담겨 있습니다. 더 불안한 마음으로 신문을 넘깁니다. 중간 정도 넘어가는데 불쑥 전면 크기로 배치된 기사가 눈앞으로 다가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후 첫 일정으로 광주에 있는 한 협력회사를 방문했다는 내용입니다. 최근 그는 마침내 삼성전자의 회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별도의 취임식이나 취임사 없이 회장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공식일정이 더 관심거리가 되고 언론도 이를 크게 보도한 듯합니다. 초일류 삼성과 이재용의 시대 기사에서는 첫 번째 외부일정으로 협력회사 방문을 택한 걸 두고 이재용 회장이 어떤 가치에 중점을 두고 초일류 삼성을 경영해갈지를 행동으로 보여줬다고 해석했습니다. 공식적으로 ‘이재용의 시대’가 열렸으니 사람들은 그가 어떤 경영철학을 내세우며 삼성을 이끌어갈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초거대 선박’인 삼성전자를 운항해갈 선장이 어떤 방향으로 키를 잡을 것인지 큰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오랜 세월, 특히 지난 10년간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정리해온 사회·경제·사업 전반에 대한 철학과 이를 기초로 한 경영의사결정은 우리나라의 향후 진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대인 이병철·이건희 회장은 ‘사업보국’, ‘초일류’와 같은 비전을 제시하며 삼성을 세계적 기업으로 키워냈습니다. 이러한 비전의 달성을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한 것이 대한민국을 최후진국에서 선진국 문턱까지 밀어올리는 중요한 원동력의 하나였습니다. 지금의 삼성전자는 선대회장 때보다 국내외적으로 모든 측면에서 훨씬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기업이 돼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지는가는 삼성전자와 관련된 세금 규모를 예로 들어 살펴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2019년 삼성전자의 법인세 납부액은 10조5000억원이었습니다. 이 금액은 그해 1년간 대구·경북지역을 관할하는 대구지방국세청이 거둬들인 세금 총액과 맞먹는 규모입니다. 단순하게 말해 삼성전자가 하나 더 있으면 그 회사가 내는 법인세만으로도 대구·경북지역에 있는 모든 경제주체들이 국세 한푼을 내지 않아도 세금수입에는 차이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삼성전자가 내는 세금은 법인세만 있지 않습니다. 법인세에 더해 부동산 관련 세금과 10만명 넘는 임직원들이 내는 근로소득세까지 합친다면 그 금액은 훨씬 커집니다. 자영업자들이 삼성전자 노동자들에게 물건을 팔고 내는 세금과 삼성전자 주주들이 주식을 사고팔면서 내는 증권거래세까지 고려한다면 관련 세금의 규모는 상상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이러한 삼성전자의 3대 수장이 된 이재용 회장은 선대회장들이 제시한 ‘인재제일’, ‘초격차 기술’, ‘조직문화 혁신’과 같은 비전을 앞으로도 계속 핵심가치로 가져갈 것으로 보입니다. 시대를 앞서갈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그에 따른 일관된 메시지를 보여주는 건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사업추진의 동력을 얻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번 협력회사 방문이 이재용 회장만의 새로운 비전인 ‘동행의 철학’을 적극적으로 보여줬다는 해석을 담은 기사를 읽었습니다. 이 회장은 얼마 전 선친의 2주기를 맞아 계열사 사장들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도 삼성이 이해관계자들과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이 매체는 “이번 방문을 통해 본격적으로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면서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동행의 철학’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외부에 보여줬다”는 설명까지 달아놓았더군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1월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의 티타임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약육강식 구조, 이젠 바뀌어야 아직도 일상의 삶 속에는 약육강식의 현장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묻고 싶습니다. 소수의 기득권자가 그들보다 훨씬 다수인 약자들의 외침을 더 큰 소음으로 침묵시키고 왜곡된 결정을 하지 않았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아직은 분배보다 성장에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면서 대기업은 하청업체에게, 하청업체는 종업원에게, 정규직은 비정규직에게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하지 않았는지 다시 한 번 진지하게 반성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이 이러한 질문과 반성을 하기에 가장 적절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의 새로운 수장이 된 이재용 회장이 취임 후 첫 번째 행동으로 보여준 ‘동행의 철학’이 이러한 질문과 반성의 새로운 마중물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삼성전자의 동행이 우리 사회의 왜곡된 의사결정 구조와 부당한 희생의 강요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해결에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그 동행의 행렬이 삼성전자를 넘어 산업·사회 전반으로 확산해 잘못된 분배구조의 정상화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는 대립과 분열 현상의 완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해봅니다. 사실 지나온 날들을 돌이켜보면 우리 앞에는 항상 해결하기 어려웠던 문제들이 놓여 있었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외부 환경이 좋았던 경우는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본 신문만 유난히 암울한 기사로 가득차 있다고 할 수는 없겠지요. 지금 우리 앞에는 더 어려운 문제들이 놓여 있습니다. 더 좋은 사회, 더 훌륭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꼭 풀어야만 할 숙제들입니다. 난제들을 해결하고 모두가 함께 잘사는 사회로 나아가는 문을 열기 위해서는 한 꾸러미의 열쇠뭉치가 필요합니다. 이재용 회장의 새로운 비전인 ‘동행의 철학’이 그 열쇠 중 하나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새벽을 맞았습니다. 조금 있으면 아내도 일어날 것입니다. 추위와 어둠을 몰아내는 아침 햇살을 맞으며 또 하루를 함께할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조정목은 세무법인 광화문 대표세무사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국세청에서 27년을 근무했다. 납세자 보호, 세원관리, 세무조사, 근로장려금 지급, 직원교육 등 국세행정의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다. 지난해 말 대구청장을 끝으로 퇴직했다. 성숙한 개인, 함께하는 사회를 꿈꾸며 살아가고 있다.
조정목의 함께하는 세상(稅上) 이야기

레이디경향(총 14 건 검색)

월 6만5천원 무제한…‘기후동행카드’ 인천도 된다
월 6만5천원 무제한…‘기후동행카드’ 인천도 된다
2023. 11. 20 10:31 화제
내년 1월 선보이는 ‘기후동행카드’에 인천시도 함께한다. 서울시 제공 내년 1월 선보이는 ‘기후동행카드’에 인천시도 함께한다.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시가 내년 1월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무제한 대중교통 이용권으로, ‘월 6만 5천원’ 교통카드 하나로 서울 시내 지하철, 시내·마을버스, 공공자전거 따릉이까지 원스톱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그 대상지가 서울에서 인천으로 확대된 것이다. 7일 서울시와 인천시는 교통분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후동행카드 참여 및 도시철도 현안 등 수도권 교통정책에 대한 두 도시의 협력체계 강화를 발표했다. 이번 수도권 확대 이용에 따라 시민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9월 11일 기자설명회를 통해 2024년 1월부터 5월까지 기후동행카드를 시범 운영하고 보완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할 계획임을 발표했다. 서울시 시민참여 온라인 플랫폼 ‘상상대로 서울’에서 지난 9월 20일부터 10월 4일까지 진행된 설문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87.9%가 기후동행카드 이용 의사가 있다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28.2%는 ‘적용 구간·교통 수단 확대’를 보완할 점으로 꼽았다. 서울시는 2024년 1월부터 5월까지 기후동행카드를 시범운영 후 하반기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서울시 제공 이러한 시민들의 요구에 대응코자 수도권 3개 시·도는 지난 9월부터 수도권 교통기관 실무협의회를 개최해 기후동행카드 등 수도권에 공동 적용되는 교통권 출시를 논의해 왔으며, 이번 인천시의 기후동행카드 사업 참여 발표는 이러한 노력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와 인천시는 시범사업 기간 중에 광역버스 등 가능한 운송기관부터 참여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구체적 시기 및 방법은 수도권 교통기관 실무협의회를 통해 긴밀히 협의 후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 인천의 모든 시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서비스 범위 확대할 계획이다. 인천시의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시작으로, 서울~인천 지역의 도시철도 환경도 시민 편의 중심으로 변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시 역시 부족한 철도 기반시설로 출퇴근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서울도시철도 9호선과 인천국제공항철도의 직결 운행도 조속히 추진될 예정이다. 그간 9호선 및 공항철도 연장은 직결 열차 운행 및 운영비와 사업비 등 비용 분담에 대한 이견으로 그간 답보 상태에 놓여있었으나, 서울시장이 강조하고 있는 ‘수도권 주민도 서울시민’이라는 시정 철학과 인천시의 9호선-공항철도 직결에 대한 의지에 힘입어 빠르게 진전될 전망이다. 또한 직결 열차 투입에 따라 9호선 혼잡도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철도 9호선과 인천국제공항철도의 직결 열차가 도입되면 인천시민이 많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9호선 급행열차 혼잡도 8% 감소, 서울 강남권-인천공항 이동 시 환승 없이 이동 등 인천 및 서울시민의 철도 이용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향후 서울시는 인천시와 합의사항을 토대로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과 직결 운행에 대한 남은 협의 및 절차 등을 충실히 이행하여 조속한 기간 내에 직결 운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한화리조트, 대한민국 동행 세일 함께 한다
한화리조트, 대한민국 동행 세일 함께 한다
2022. 08. 31 11:14 레저/여행
한화리조트 ‘대한민국 동행 세일’에 한화리조트가 함께 한다. 대한민국 동행세일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제품의 소비 촉진을 위해 마련한 국내 최대 규모 할인 행사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객실과 소상공인 상품을 연계한 패키지를 출시한다고 31일 밝혔다. 세일 기간은 9월 1일부터 7일까지이지만 한화리조트는 고객 편의를 위해 16일까지 판매 기간도 늘렸다. 한화리조트 설악 쏘라노는 속초의 수제 맥주 양조장 ‘몽트비어’와 함께 패키지를 구성했다. 디럭스 객실 1박과 몽트비어 내 가장 인기 있는 수제 맥주(하와이안IPA, 골든에일) 2병을 제공한다. 한화리조트 경주는 50년 장인의 명품 수제빵 ‘이상복 경주빵 세트(10개입)’와 디럭스 객실 결합 상품을 선보이고, 한화리조트 해운대는 디럭스 혹은 패밀리 객실 1박과 ‘아트모아갤러리’가 판매하는 DIY 유화 그리기 세트를 준비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동행 세일 외에도 소상공인을 돕는 지역상생 플랫폼 로컬라이브를 운영하며 다양한 중소, 소상공인의 제품 리브랜딩과 판로개척을 돕는다. 리브랜딩 제품으로 판매 중인 춘천참닭갈비는 호텔 셰프의 손길과 수차례 품평회를 거쳐 매월 매출이 올랐다. 홍천찐빵의 경우 로컬라이브 입점 후 매출이 전년대비 약 43% 증가했다. 이외에도 로컬라이브는 지난 5월 무안 양파와 의성 마늘 농가를 돕기 위해 기획전을 열어 소비 촉진에 기여한 바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서울시 여성안심귀가 서비스 동행 취재기
서울시 여성안심귀가 서비스 동행 취재기
2013. 07. 04 16:46 화제
깊은 밤, 인적이 드문 주택가 골목길은 익숙한 우리 동네라 할지라도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두려운 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여성에게 밤 귀갓길은 흉흉한 이야기가 귓가에 맴돌며 걸음걸음 두려움이 묻어나는 길이 되어버린다. 서울시는 지난 6월부터 여성안심귀가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여성을 위해 밤길을 함께 걸어주는 서비스다. 기자가 서울 신당동으로 동행 취재를 나섰다. 동네 토박이로 구성된 스카우트 지난 6월 13일 오후 10시, 지하철 3호선 약수역 4번 출구에 노란색 조끼와 모자를 쓴 여성 1명과 남성 2명이 모였다. 이내 빨간색 경광봉을 흔들며 인적 드문 어둠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이들은 지난 6월 초부터 서울시가 시행하고 있는 여성안심귀가 서비스의 중구 지역 스카우트다. 현재 중구에만 총 28명, 11팀이 여성의 밤길을 함께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15개 시범구에서 총 4백95명의 스카우트들이 활동하고 있다. 그들의 주된 업무는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안전귀가 지원’과 ‘취약지 순찰’이다. 안전귀가 지원이란 지역 주민이 늦은 시간 귀가하는 여성을 지키며 안전한 귀가를 돕는 일이다. 스카우트는 직무교육과 호신술, 여성 성폭력·성추행에 관한 대처 요령, 관련 법령교육도 마쳤다. 이날 기자와 함께 움직일 스카우트 팀의 구성원은 양재영씨(64), 나효은씨(50), 장준원씨(47)다. 유일한 여성인 나효은씨(중구는 조마다 꼭 한 명 이상의 여성이 포함된다고 한다)는 신당동에서 30년 넘게 살고 있으며 부녀회 회장을 맡기도 한 열혈 행동파다. 동네에서 흡연을 하는 청소년을 목격하면 호되게 야단칠 정도로 담력이 세다(가족에게 걱정 어린 잔소리를 자주 듣긴 하지만). 양재영씨, 장준원씨는 이번 스카우트 제도 이전에도 봉사활동으로 동네 방범활동을 해왔다. 게다가 3명 모두 딸을 둔 부모다. “딸이 없었다면 아마 이런 일에 관심을 덜 가졌을지도 모르겠어요. 딸이 수험생일 때는 3백65일 하루도 빼놓지 않고 지하철역까지 데리러 갔어요. 그럴 수 밖에 없는 세상이잖아요. 여기 세 사람 모두 내 딸을 보호하고 싶은 마음에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밤 10시 30분, 아직까지는 밤길도 환하고 사람들도 많이 다닌다. 그렇다고 긴장을 풀 수는 없다. 이곳은 주택가이기도 하지만 유흥업소도 많기 때문에 어디서 어떤 사고가 생길지 모를 일이다. 아직은 상황센터에 여성의 신청이 들어오지 않은 상태라 우선 동네 구석구석 불 꺼진 주차장과 공사장 등 우범지역을 순찰했다. 주택가 비탈길의 경사가 꽤 되지만 세 사람의 발걸음이 익숙하다. 짐을 들고 가는 어르신에게 도움이 필요한지 말을 걸기도 한다. “저희도 여기 살고 있는 만큼 마주치는 분들이 모두 동네 사람들이에요. 쉽게 말도 걸고 도울 일이 있으면 함께하는 거죠. 주민들은 순찰만으로도 든든하고 안심이 된다고 이야기해요.” 최근 이곳은 신축 공사 지역이 많아져 우범지역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밤에는 청소년들이 공사장 주변을 서성인다는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쳐 순찰과 방범은 필수다. 매일 밤 순찰하다 보니 그들에게 직업병 아닌 직업병도 생겼다. “밤길에 어슬렁거리며 혼자 걷는 남성들을 보면 눈을 뗄 수 없이 자꾸 쳐다보게 되고 따라가게 돼요. 괜히 범죄자로 의심하는 거죠. 이러다가 의심병 생길 것 같아요. 어쩔 수 없죠. 세상이 워낙 흉흉하니 사전에 조심하는 수밖에….” 다행히 아직까지는 별일 없이 순찰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위급 상황이 생겼을 경우 스카우트는 가까운 자치구 경찰서와 원스톱 연계를 통해 신고를 하고 사고에 대처할 수 있다. 첫 번째 여성의 전화, 스카우트 출동 밤 11시 30분, 구청 야간 당직실에서 안심귀가 서비스를 이용하녀는 여성의 신청이 접수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밤 12시 약수역 8번 출구에서 만나기로 했다. 스카우트는 10분 전까지 역에 도착해 목적지까지 경로를 재차 확인했다. 서비스를 시행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터라 아직은 많은 신청이 들어오고 있진 않지만 뉴스를 통해 내용을 접한 몇몇 여성들이 이용하고 있다. 야근 후 귀가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안녕하세요?” 약수역에 도착한 신청인과 스카우트는 간단한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스카우트는 신청인에게 목에 건 명찰을 이용해 자신의 소속과 이름을 확인시켜줬다. 간단한 상황실 보고가 끝난 후 신청인과 함께 귀가 노선을 확인했다. 오늘 안심귀가 서비스를 신청한 20대 후반의 최 모씨 역시 귀갓길이 야근으로 늦어져 도움을 요청한 것. “아무래도 밤 10시가 넘으면 귀갓길이 무섭잖아요. 게다가 인적이 드물어지는 밤이 되면 매일 다니던 골목길 걷기도 겁이 나요. 엄마가 오늘 아침 뉴스에서 이런 서비스가 있다는 걸 보시고는 알려주셨죠. 그래서 한 번 신청해봤어요.” 스카우트는 신청인의 동선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하고 1m 정도 떨어진 뒤편에서 걷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귀갓길을 지켜주기 위해 나왔다지만 처음 보는 사람들이 내 뒤를 따라오는 것은 불편하게 마련이다. 신청자가 어색한 기색이 보일 때쯤 여성 스카우트 나효은씨가 나섰다. “저는 이 동네로 시집와서 벌써 30년을 살았어요. 부녀회 활동도 하다가 방범 봉사까지 하게 됐죠. 이 동네 구석구석이 내 손바닥 위에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길에서 마주친 사람들은 의아한 눈빛을 보내며 “뭐 하는 거냐”라고 물어오기도 한다. 대략적인 서비스에 대한 설명해주니 “남자는 신청하면 안 되냐”라고 물어오기도 한다. 신청자가 집에 도착해 보고서에 사인을 한 후 안심귀가 서비스는 끝이 난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바바리맨’을 한번 쯤 만나봤을 거예요. 저도 학창 시절에 그런 경험이 있어서 어두운 밤길이 특히 무서웠어요. 주말에는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것이 아쉽지만 오늘처럼 야근 후에 돌아오는 길에는 또 신청하고 싶네요.” 스카우트들과 인사를 나누고 신청자는 안전하게 집으로 들어갔다. “신청인이 집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을 보는 순간에 가장 뿌듯함을 느낍니다. 마치 내 자식이 안전하게 내 품으로 돌아오는 기분이 들어요. 서울시가 안전하게 시행하고 있으니까 많은 분들이 이용했으면 좋겠어요.” 밤 12시 30분, 3명의 스카우트는 이제 마지막 남은 순찰지역을 돌아보기 위해 또 인적이 드문 어둠 속으로 사라져갔다. 안심귀가 서비스 이용하려면 서울시 안심귀가 서비스를 원하는 여성은 지하철이나 버스정류장 도착 30분 전까지 120 다산콜센터 혹은 자치구 상황실에 전화해 안심귀가 스카우트 서비스를 신청하면 된다. 상황실은 여성에게 귀가를 도울 스카우트 이름을 알려준다. 여성은 역에 도착해 스카우트의 신분을 확인하고 안전하게 함께 귀가한다.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주중에만 이용할 수 있다. 시범 운영되고 있는 15개 자치구 상황실 전화번호 종로구 02-2148-1111 중구 02-3396-4001 성동구 02-2286-5200 광진구 02-450-1300 성북구 02-920-3300 강북구 02-901-6111 도봉구 02-2091-2091 은평구 02-351-8000 서대문구 02-330-1300 마포구 02-3153-8100 강서구 02-2600-6330 동작구 02-820-3119 관악구 02-880-3119 강동구 02-3425-5000 영등포구 02-2670-3000 이것도 알아두면 좋은 안심 서비스 심야 안심귀가 마을버스 서울시 성북구와 강북구는 늦은 시간 마을버스를 이용하는 여성, 노약자, 청소년들의 안전한 귀가를 위해 심야 안심귀가 마을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매일 밤 10시부터 막차 운행 종료 시간까지 어두운 이면도로 등 범죄 발생이 우려되는 지역일 경우 정류소가 아닌, 이용자가 원하는 곳에서 하차할 수 있다. 단, 시내버스와 중첩되고 정류소 간 거리가 150m 미만인 구간은 제외된다. 여성 안심택배 서비스 여성들이 택배를 받을 때 낯선 택배원을 대면하지 않고 거주지 인근의 무인 보관함에서 물품을 찾을 수 있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거주지와 가장 가까운 보관함 주소를 물품 수령 장소로 지정하면 된다. 보관함 주소는 서울시 여성가족분야 홈페이지(woman.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물품이 도착한 후 48시간 동안 무료이며, 이를 초과할 경우 24시간마다 1천원의 보관료가 부과된다.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김영길>
나누고 돌보는 아름다운 동행 서울시의회 김명수 의장·송윤미 여사
나누고 돌보는 아름다운 동행 서울시의회 김명수 의장·송윤미 여사
2013. 05. 02 17:58 화제
제8대 서울시의회 의장으로 서울시와 함께 1천만 서울 시민의 살림살이를 돌보고 있는 김명수 의장은 서울시정에 관한 한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제5대 시의원을 지냈고 의장으로 선출되기 전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으로 굵직굵직한 현안들을 처리해왔다. 뚜렷한 소신과 불도저 같은 추진력으로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앞장서고 있는 그에게는 그를 전적으로 믿고 지원해주는 가족 그리고 같은 곳을 바라보는 부인 송윤미 여사의 한결같은 내조가 있었다. 인왕산이 봄빛으로 물들기 시작한 어느 봄날, 닮은 마음을 가진 두 부부를 만났다. 사람과 복지를 생각하는, 시민들의 시의회 김명수 서울시의회 의장(54)과 송윤미 여사(52)와의 인터뷰가 있던 날은 제246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개회를 하루 앞둔 날이었다. 서울시정과 교육행정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논의를 앞두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던 중 잠시 시간을 내 마련된 인터뷰. 인터뷰 장소인 부암동 서울미술관에 도착한 부부는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봄꽃들에서 쉬 눈을 떼지 못했다. 2010년 출범한 제8대 서울시의회 민주당 원내대표와 운영위원장을 거쳐 지난해 서울시의회 의장에 선출된 김명수 의장은 9개월째 의회를 이끌어오고 있다. ‘작은 대한민국’이라 불리는 서울시의 시정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그간 계절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들이었다. “과거 당 원내대표와 운영위원장 시절에는 예리한 전략을 세워 시정 운영 과정을 감시하는 게 주요 업무였다면 의장이 되고 나서는 그러한 과정을 거쳐 성과와 열매를 맺어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커요. 서울시 공무원들을 비롯한 수만 명의 근무자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도 있고요. 의장이 된 뒤로는 하루가 어떻게 저무는지 모를 정도로 시간이 빨리 흘러가네요. 서울시와의 협조와 견제 하에 최선을 다해 해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밀려드는 민원과 결제 건들을 처리하고 정책 방향 토론과 회의, 각종 행사에 참여하며 부지런히 움직이다 보면 시곗바늘은 어느덧 자정을 향하기 일쑤다. 최근 부쩍 살이 빠진 남편을 바라보는 송 여사의 마음은 여느 아내들과 다르지 않다. “남편이 두 달 만에 8kg이나 빠졌어요. 체력 하나는 자신 있어 하던 사람이었는데 갑자기 살이 빠지니 걱정도 되고 안쓰럽죠. 식사는 꼬박꼬박 챙기도록 하는데 그마저도 쉽지 않아요. 아침엔 간단한 선식이라도 준비해서 빈속으로 출근하는 일은 없도록 하는 편이에요.” 3년 동안 의회 일을 해오면서 쌓였던 피로에 최근 긴장까지 더해지며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 같다는 것이 김 의장의 자가진단. 긍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성격의 그는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손사래를 친다. 어렵고 힘든 점이 많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뛰어다닌 결과 서울시의회는 최근 비약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친환경무상급식 정책이다. 제8대 의회 운영위원장 시절 추진했던 무상급식 정책은 당시의 토건 중심 시정을 누르고 서울 시민들의 선택을 받았다. 그 결과 현재 대다수의 서울시 학생들이 무상급식 지원을 받고 있다. 김 의장의 시정 운영 능력은 시민과 복지 중심 정책에서도 빛을 발했다. 소득과 주거, 돌봄, 건강, 교육 등 서울 시민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복지 정책을 담은 5대 복지 공약이 순조롭게 집행 과정에 있고 노인 일자리 마련, 지역 소상공인 육성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 역시 계속해서 펼쳐 나가고 있다. ‘현장 속으로, 시민 곁으로’라는 슬로건처럼 서울 시민들의 삶이 녹아 있는 현장 속에서 함께 호흡하며 차근차근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는 중이다. “사실 예전에는 서울시의회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서울 시민들도 잘 모르셨어요. 지방 선거 때에도 시장이나 구청장보다 관심이 적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제8대 서울시의회가 출범한 이후로는 확실히 달라진 것을 느낀다는 시민들이 많아지셨어요. 그런 분들을 만날 때마다 사람과 복지 중심의 행정이 빛을 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습니다.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고 있고 또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계시니 몸 힘든 것 정도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두 번째 만남에 프러포즈, 석 달 만에 웨딩마치 전남 화순이 고향인 김 의장은 젊은 시절 사회교육사업으로 성공한 뒤 아태평화재단 자문위원으로 후원 활동을 해오다 1998년 서울시의원에 선출돼 정치에 발을 들이게 된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송 여사를 만난 건 이제 막 서른을 넘긴 그가 사업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벌이던 시기였다. “젊은 시절 교육사업가로 성공하겠다는 목표가 뚜렷했어요. 일에만 매달리다 보니 서른 살이 될 때까지 연애 한 번 제대로 못했죠. 이제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으니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학부모님들께 중매를 부탁드렸어요. 당시 꽤 많은 여성분들을 소개받았는데, 그중 딱 한 명 제 마음에 들어온 사람이 집사람이에요.” 그는 맨 처음 아내를 만났던 당시를 생생히 기억한다. 약속 장소에 그녀가 나타나자 다른 것은 보이지 않았단다. 흔히 말하는 ‘첫눈에 반한’ 순간이자 일생의 동반자를 만난 순간이었다. 게다가 다방에서 차를 마신 후 그녀가 2차를 사겠다는 제안까지 했으니 그녀도 자신에게 마음이 있음을 확신했다. 결정적으로 정이 많고 진지한 자신과 달리 활달하고 밝은 아내의 성격이 마음에 들었다. ‘이 사람과 살면 돈이 없어도 우리 두 사람이 평생 부족함이 없겠구나’라는 심정이었다고. 결국 두 번째 만난 날 프러포즈를 하고 석 달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사실 아내는 그런 마음이 아니었다는 건 나중에야 들은 얘기다. “그 당시 저는 남편을 다시 볼 생각이 없었어요. 얻어먹고 끝내는 건 미안하니 제가 2차를 사고 깨끗이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남편은 정반대의 의미로 받아들였더군요(웃음). 결국 그 오해가 부부의 인연을 맺어준 계기가 됐지요.” 그녀가 기억하는 김 의장의 첫인상은 ‘사투리 쓰는 전라도 청년’이었다. 발목 위로 껑충 올라오는 양복바지에 말끝마다 진한 사투리가 묻어나오던 그 청년이 평생 배필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단다. “그때나 지금이나 남편의 추진력은 대단했어요. 불쑥 저희 집에 찾아와 아버지께 결혼 승낙을 받는데 말을 무척 조리 있게 잘하는 거예요. 마치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두 사람이 결혼하기로 되어 있던 것처럼 말이에요. 그 모습을 보고 마음이 흔들렸죠. 결국 부모님의 허락이 떨어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결혼식을 올리게 됐어요.” 하루빨리 부부가 되고 싶었던 마음에 김 의장이 잡아온 결혼식 날짜가 6월 6일이었다. 송 여사는 순국선열을 추도하는 현충일에 기쁜 마음으로 결혼식을 올릴 수 없다며 반대했지만 남편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그렇게 부부의 연을 맺은 지 어느덧 27년의 세월이 흘렀다. 가끔, 어쩌다 현충일에 결혼을 하시게 됐느냐라는 질문을 받을 때면 김 의장은 ‘허허’ 웃으며 이렇게 대답한단다. “부부가 국가관이 남달라서요”라고 말이다.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은퇴 없는 삶’ 사실 김 의장이 맨 처음 정치에 마음을 두었을 때 송 여사는 반대의 목소리를 냈었다. 결혼 후 1남 1녀를 두고 평범하고 소박한 행복을 맛보던 그녀에게 정치인의 길은 가시밭길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그 힘든 길을 왜 가려고 하는지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도 점점 줄어들었고요. 솔직히 남편이 정치를 시작하고 나서 원망도 많이 했는데, 처음 시의원 선거를 치를 때 선거운동으로 밤새 끙끙 앓던 사람이 시민들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보고 ‘아, 이게 이 사람이 정말 원하는 삶이구나’라는 걸 알게 됐어요. 정치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남편이 원하는 삶을 살게 하는 것이 곧 저의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남편이 행복하면 저도 우리 가족도 다 괜찮을 거라고 믿었고 남편 역시 그 믿음을 져버리지 않았어요.” 성실함과 추진력, 송 여사가 아내로서 정치인 남편의 장점으로 꼽는 것이다. 김 의장의 업무는 귀가 후에도 끝나지 않는다. 전화벨이 울리는 한 남편의 업무는 계속된다는 것이 송 여사의 말이다. “집에 있을 때도 지역 주민분들께서 전화로 민원을 요청해오면 ‘제가 알아보겠습니다’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바로 그 자리에서 해당 부서나 담당자를 연결해 해결책을 마련하는 스타일이에요. 일을 추진하고 밀어붙이는 힘이 굉장히 강해요. 이런 부분을 주민분들께서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공무원은 고도로 발달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 김 의장의 생각이다. 민원이 워낙 많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결론을 내리지 않으면 결국 미뤄지고 사장되게 된다는 것. 문제점을 정확하게 파악해 신속하고 명확하게 해결점을 찾아내는 것이 시민의 혈세로 살아가는 공무원의 책임이자 의무다. “시민이 설령 불법을 저질렀다고 해도 공무원은 그 불법 사실만을 봐서는 안 됩니다. 왜 그 사람이 불법을 저지르게 됐는지, 그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살피고 찾아서 알려줘야 해요. 그것이 그 사람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정보거든요. 시민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과정에서 정말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 역시 공무원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성공회대에서 사회복지학과 석사학위를 받고 오랜 시간 사회복지가로 활동해온 김 의장은 여러 복지사업 중 특히 노인 복지에 각별하다. 송 여사 역시 남편의 뜻에 따라 몇 해 전부터 요양보호사로 독거노인들을 돌보고 있는 중이다. 재가복지센터를 운영하며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요양보호사도 양성하고 있다. 고된 일을 마다하지 않고 뜻을 따라준 아내에게 김 의장은 고마운 마음이다. “‘나이를 먹어서도 함께할 사람이 있는 삶을 산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 삶이 저에게는 가족 그리고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삶입니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다시 개인의 입장이 되면 더 큰 정치를 하기 위해 저와 가족을 혹사시키지 않을 생각이에요.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한 제 사전에 ‘은퇴’란 없습니다. 어르신들을 위한 요양사업을 통해 봉사하고,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우리 부부의 노년은 행복할 거라 생각해요. 그때까지 서울시와 가족을 돌보며 제 할 일을 열심히 해나갈 계획입니다.”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이성원(프리랜서) ■장소 협찬 / 서울시립미술관 석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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