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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 파동 그후, 방송사 측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중인 김영애
황토 파동 그후, 방송사 측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중인 김영애
2007. 12. 14 연예
중견 연기자 김영애는 배우라는 이름과 함께 사업가 명함도 가지고 있다. 전국에 황토 열풍을 몰고 온 그. 김영애는 황토 사업에 전념하는 동안 방송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그만큼 그에게 황토 사업은 중대한 과업이었다. 그런데 그가 위기를 맞았다. 얼마 전 KBS-1TV ‘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에서 황토팩에서 중금속과 쇳가루가 검출됐다는 충격적인 보도를 한 것이다. 한 달 후, 그는 수척해진 모습이었다.자다가 날벼락은 바로 이런 것 황토 사건이 일어난 지 한 달여 동안 김영애는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이 시간을 보내며 그녀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살이 많이 빠졌고, 주름이 확연히 늘었다. “체중을 재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옷 사이즈가 한 치수 이상 줄었어요. 3주 동안 먹지도 못하고 자지도 못했으니까요.” 입가에는 미소를 짓고 있지만, 빛을 잃은 눈이 그동안의 고통을 말해주는 듯했다. “기자회견 때보다는 나아졌어요. 그때는 감정 정리가 안 된 상태라 굉장히 힘들었거든요.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어요. 침착해야 하는데, 의연해야 하는데, 너무 분하고 가슴이 아프고 원통해서 말을 하면 가슴이 터질 것 같았어요. 돌아가신 어머니께 계속 기도만 드렸죠. ‘엄마, 내가 의연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울지 않게, 나잇값 할 수 있게 도와줘요…’.” 그녀의 어머니는 지난 5월에 돌아가셨다. 어버이날 바로 전날, 어머니는 그의 집에서 TV를 보다가 돌아가셨다. 심장마비였다. 힘들 때 가장 생각나는 사람이 어머니지만, 한편으로는 “딸의 험한 모습을 보지 않고 돌아가신 것이 다행”이라고 한다. “어머니는 유난히 자식에 대한 애착이 강하셨어요. 만일 지금 계셨더라면 저보다 어머니가 더 힘들어하셨을 거예요. 살아계실 때 저를 걱정하시다가 무슨 일이라도 당하셨으면… 두고두고 가슴이 아팠을 것 같아요.” 이번 일을 겪으며 그녀는 심각한 대인기피증에 시달렸다. 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쳐다보고, 자신에 대해 숙덕거리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우리 집은 창이 많아요. 그게 좋아서 산 집이죠. 그런데 요즘은 창밖을 보다가 누군가가 제 쪽을 바라보는 것 같으면 얼른 몸을 숨겨요. 3주 동안은 밤에 잠깐 회사에 나가는 것을 제외하고 거의 집 밖에 나가지 않았어요. 어떻게 이런 일이…. 지금도 실감이 나질 않아요. 자다가 날벼락 맞는다는 것이 이런 걸까요.” 그는 말을 하다가도 가끔 멍해지곤 했다.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보였다. “제가 별로 배운 것도 없고, 모범적으로 살아오지는 않았지만 누구에게 피해는 주지 않고 살아왔어요. 그런데 제가 하루아침에 황토가 아닌 중금속 덩어리, 쇳가루를 판 사람이 되어버렸어요.”참토원 측, ‘실험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 주장 KBS-1TV ‘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은 두 차례에 걸쳐 황토팩에 대한 보도를 했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황토팩 제품에서 중금속 함유량이 기준치를 넘어선다’는 것이었다. 이에 참토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청에 품질검사를 의뢰했고, 지난 11월 8일 식약청으로부터 “황토팩 화장품에 대한 중금속 함유 실태 및 안전여부 확인 결과, 황토팩은 인체 유해 영향 발생이 우려되지 않는 안전한 수준”이라는 검사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KBS 측은 “식약청이 검사를 진행하는 동안 제작진도 다시 주요 업체의 황토팩을 구입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다. 그 결과 식약청보다 훨씬 높은 중금속 수치가 나왔다”며 식약청의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황토팩과 관련해 두 번째 방송을 했다. 이 방송에서는 식약청 결과에 대한 불신과 참토원(직접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으나 정황상 참토원임을 알 수 있음)에 대한 반박 입장을 방송했다. 그리고 이날은 KBS와 참토원이 2시간 간격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각각의 입장을 밝힌 날이다. 참토원 측은 언론중재위원회에 반론보도 신청을 했다. 언론중재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여 황토팩 중금속 검출 내용을 방송한 KBS 측에 반론보도 직권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KBS 측은 “반론보도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언론중재위에 이의신청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토원 측은 식약청의 납 관리기준 50ppm과 화장품 납 허용치 20ppm에 비해 참토원은 20~30ppm은 자체 폐기하고 있으며, 검은색 자성을 띠는 물질은 황토의 분쇄과정에서 발생되는 쇳가루가 아닌, 황토의 구성성분인 산화철광물이라고 주장했다. “황토는 원래 자성을 갖고 있어요. 물론 저열 황도가 자성을 많이 띱니다. 우리도 해봤어요. 그런데 우리 제품은 그렇게 확 달라붙지 않아요. 어떻게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쇳가루를 넣지 않았으면 그렇게 붙지 않을 텐데’라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분석을 해보면 그게 산화철광물인지, 쇳가루인지 단번에 나오거든요.” 김영애는 KBS 측의 실험 자체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고 한다. “보통 화장품 피부 테스트는 토끼로 해요. 사람의 피부와 가장 비슷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KBS ‘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 실험에서는 쥐를 썼습니다. 게다가 팩을 바르기 전에 쥐의 중금속 수치를 측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팩을 바르지 않은 다른 쥐와 비교했습니다. 실험군인 쥐도 단 한 마리씩이었죠. 완전히 기본을 무시한 실험이었어요.” 김영애는 무엇보다 이번 방송이 참토원을 타깃으로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물론 KBS 측은 특정 제품이나 특정 회사를 겨냥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영애는 “KBS의 보도에는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 제품을 대만과 일본 홈쇼핑에 수출했던 것이 맞습니다. 제가 직접 출연하기도 했으니까요. 그 자료는 다 있습니다. 지금은 수수료 문제로 수출이 중단됐어요. 방송에서는 수출을 안 하고 있는데 하고 있다고 하거나, 수출 자체가 없었던 것처럼 방송했습니다. 게다가 방송 중 일본과 독일에 황토팩을 보내서 검사하고 불합격 판정을 받은 장면이 방송됐습니다. 회사 이름을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그 제품은 분명히 우리 제품이 아닙니다. 이름은 가려졌지만 방송에 나간 패키지를 압니다. 그런데 마치 우리 제품인 것처럼 편집이 됐더군요. 그리고 방송은 너무나 선정적으로 편집됐어요. 어떤 의도로 그렇게 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방송에서는 업체를 죽이기 위해서 한 건 아니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렇게 됐습니다.”진실을 밝히기 위해 목숨이라도 바칠 것 참토원의 주요 판매처는 홈쇼핑이다. 현재 홈쇼핑 두 곳에서는 정식으로 거래정지명령이 내려졌다. 홈쇼핑 자체 내에서도 공장을 방문해 생산과정을 꼼꼼히 살펴보고 안전하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소비자를 안심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재는 홈쇼핑에서 판매한 판매 대금도 받지 못한 상태다. “문제 제기는 좋아요. 그러나 이 문제가 부작용을 경험한 몇몇 사람들로부터 시작했으면 인정하겠습니다. 우리 제품은 6년 동안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불만 사례가 한 건도 없어요. 방송이 나간 뒤에는 갑자기 황토팩으로 인해 피부에 문제가 생겼다는 카페가 만들어졌어요. 정말로 황토팩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면 얼마든지 수긍하고 책임을 져야겠죠. 한 사람당 최고 1억원 보험에 가입되어 있어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방송이 나간 다음에 그런 불만 사례가 쇄도하고 있어요.” 참토원 홈페이지는 방송 이후 다운이 될 정도로 많은 글이 올라왔다. 물론 많은 소비자들, 특이 황토 제품을 믿고 쓴 사람들에게는 이보다 더 큰 배신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중에는 악의적으로 글을 올리는 사람도 많았다. “개인의 인신공격, 욕설,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사람이 있어요. 같은 IP 주소를 가진 사람이 하루에 많게는 1백50건 이상을 올리기도 해요. 기록을 살펴보면 우리 제품을 산 기록이 있는 사람이에요. 정말 이해할 수 없어요. 하루에 1백50건이 넘는 글을 올리려면 시간이 만만치 않을 텐데…. 요즘 악성 댓글이 문제가 된다고 하는데, 제가 어린 연예인도 아니고… 정말 이해하기 힘들어요. 이 사건에 대해서는 사이버수사대에 의뢰를 했어요. 그 사람의 얼굴을 꼭 좀 보고 싶어요. 왜 그랬을까요?” 참토원은 현재 담당 PD 등을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했다. 그녀는 법과 과학이 모든 것을 밝혀낼 거라고 믿고 있다. “KBS 측에서 쇳가루를 인정하고, 공정을 바꾸고 환불을 하면 인식이 달라질 거라고 하더군요. 그러면 제가 6년 동안 쇳가루를 팔아왔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되잖아요. 저는 황토를 사용하면서 정말 좋았고, 그래서 사업까지 하게 되었어요. 제가 쓰기 때문에 더 예민하고 더 까다롭게 해왔어요. 저는 연기를 할 때도 딱 느낀 만큼 표현하거든요. 그래서 홈쇼핑에서 그렇게 열정적으로 할 수 있었던 거예요.” 김영애는 자신이 외골수고 배짱도 없기 때문에 사업가로서는 적당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사업을 시작한 것은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제가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만두 파동 때 죽은 사장이 떠올랐어요. 저도 진실을 밝히고 이 문제를 세상에 알려 공론화시키기 위해서 KBS 앞에서 몸에 휘발유를 끼얹고 분신을 할까도 생각했어요. 제가 죽는 건 무섭지 않아요. 저 살 만큼 살았어요. 후회도 없어요. 매순간 열심히 살아왔어요. 사실이 밝혀진다면 내 목숨 하나는 정말 아깝지 않아요.” 그녀는 어느 날 정말 미칠 것 같은 기분으로 약을 먹은 적도 있었다고 한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너무도 어리석은 짓이었다고. “한 후배가 나쁜 마음을 먹었던 제게 ‘선생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도 아무도 동정하지 않아요. 자기가 그런 짓을 했으니까 그렇게 했겠지라고 생각해요. 이럴 때일수록 잘 먹고 잘 자고 당당하게 싸워야 해요’라며 막 야단쳤죠. 어떻게 하든지 기운을 내서 싸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그 순간에는 숨이 딱 넘어갈 것 같았어요.” 힘든 상황을 보낼 때 곁에서 가장 힘이 되어준 사람은 남편이었다. 남편은 그가 혹시 무슨 일이라도 저지를까 봐 얼마간 사람을 붙이기도 했단다. “제가 몸을 가누지 못하고 수면제가 없으면 잠을 자지 못하는 걸 보고 남편이 걱정을 많이 했어요. 이번 일을 겪으면서 얻은 것이 있어요. 부부간의 정 그리고 소중한 사람이 누군지 알게 됐죠. 나를 아껴주고 걱정하는 사람이 이렇게 있구나. 정말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아닌 경우도 있었고요. 친구 하나는 제가 전화를 받지 않으면 안절부절못해요. 저를 변호하기 위해 주변 사람들과 싸우기도 하고요. 이렇게 생각하고 아껴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정신 차리고 싸울 수 있는 체력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사건으로 인해 괴로운 건 김영애와 KBS뿐만이 아닐 것이다. 진실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는 소비자도 마찬가지다. 모두를 위해 하루빨리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 ■글 / 두경아 기자 ■사진 / 원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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