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총 5 건 검색)
- [렌즈로 본 세상]물폭탄에 멈춘 도시(2022. 08. 12 13:33)
- 2022. 08. 12 13:33 사회
- 지난 8월 8일 밤, 서울 대치역 인근 도로가 집중호우로 불어난 물에 잠겼다. 허리춤까지 차오른 물 때문에 뒤엉킨 차들 사이에 운행을 멈춘 시내버스 한대가 서 있었다. 대부분의 차량 운전자들과 승객들이 긴급 대피했지만, 버스기사는 온몸이 젖은 채 회사와 연락을 취하며 도로에서 물이 빠지길 기다렸다. 기록적인 호우 앞에서는 그저 무기력하기만 했다. 이날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115년 만의 최악의 폭우가 내렸다. 서울 동작구의 하루 최대 강수량은 381.5㎜에 달했다. 지난 30년간 서울의 7월 합계 평균강수량(322.7~488.6㎜)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물폭탄’이 하루에 쏟아진 셈이다. 서울 도심의 배수시설은 무용지물이었다. 물바다가 된 강남 한복판에선 차량 5000여대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관악구 신림동의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가 물에 잠기며 발달장애인 가족 3명이 숨지는 비극적인 사고도 일어났다. 8일부터 이어진 호우로 서울·경기·강원지역에서 11명이 사망하고, 8명이 실종됐다. 이재민은 548세대 982명, 일시 대피자는 2042세대 4297명으로 집계됐다(8월 11일 오전 6시 기준).
- 렌즈로 본 세상
- [알아두면 쓸모있는 과학](25)특정 지역에 ‘물폭탄’ 장마가 달라졌다(2020. 08. 07 15:25)
- 2020. 08. 07 15:25 문화/과학
- 올해 장맛비가 이상합니다. 8월까지 유례없이 긴 장마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마는 대개 7월이면 끝났고, 최근 3년여간 장마다운 비가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여름 장맛비는 더욱 이상하게 다가옵니다. 지난 7월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국프로야구(KBO) 경기가 취소되었다. / 이석우 기자 올해 장맛비는 국지적으로 거세게 내리는 특징이 있습니다. 예년에는 장맛비가 몇날 며칠 지속적으로 내렸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계속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참, 지루하다’라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올해엔 장마철이 지루하다는 생각을 할 겨를이 없습니다. 단시간에 비가 왕창 쏟아져 내리고 비가 그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한참을 비가 오지 않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루한 장마라기보다는 특정 지역에 ‘물폭탄’이 떨어지는 국지성 집중호우 형태입니다. 언제 비가 쏟아질지 몰라 긴장이 됩니다. 비가 그쳤을 때 일을 처리하려고 급히 움직입니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우산이 없어 속수무책으로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되기도 합니다. 많은 양의 비가 한꺼번에 국지적으로 내리면서 8월 첫 주에는 중부지방에 산사태가 나고 곳곳이 침수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흙더미가 펜션을 덮쳐 주인 일가족 3명이 사망하고, 서울 도림천변 산책로에 있던 80대 남성은 비로 갑자기 불어난 급류에 휩쓸려 숨졌습니다. 피해를 열거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입니다. 기상청은 8월 중순까지도 집중호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스콜과는 달라, 국지성 집중호우로 봐야 장마란 보통 초여름인 6월 중순부터 7월 하순까지 약 한 달간 이어지는 집중 강수 기간을 의미합니다. 장마라는 단어에서 ‘장(長)’은 ‘길다’라는 뜻의 한자어이고, ‘마’는 ‘물’을 뜻하는 옛말입니다. 우리나라는 시베리아로부터 내려오는 북쪽의 차가운 고기압과 남태평양으로부터 올라오는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고기압이 만나는 지점입니다. 특히 여름철 두 기단이 만나 장마전선이 형성됩니다. 장마전선은 대표적인 정체전선으로 이 전선이 걸쳐 있는 지역에 긴 시간 비를 내립니다. 우리나라는 장마 기간에 강수량이 집중되는 기후로, 장마철 내리는 비의 양은 연 강수량의 30%를 차지합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장마는 많이 변해왔습니다. 장마 기간은 길어지고 장마철 강수량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마른장마’라는 용어가 등장했습니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장마전선 형성이 불명확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전선을 따라 내리는 장마철 강수량이 자연스럽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마른장마라는 용어는 기상학적으로 정립된 말은 아닙니다. 2000년대 들어 장마철임에도 강수량이 300㎜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잦아졌습니다. 이를 장마철인데 비가 오지 않는다는 뜻의 마른장마로 부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2014년에는 평균치의 절반에 불과한 158.2㎜의 비가 내리기도 했습니다. 장마철이 불명확해지자 기상청도 2009년부터 따로 장마예보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여름철 집중호우가 예상될 때 예보를 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집중호우성 장맛비가 내릴 때마다 한국의 장맛비가 동남아에서 나타나는 ‘스콜(squall)’로 변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스콜은 열대기후 지역의 갑작스러운 대류성 강수 현상을 말합니다. 강한 햇빛 때문에 지표면 또는 해수면에서 증발이 빨라지는 등 대류현상이 활발히 일어나 갑작스럽게 세찬 소나기가 내리는 것입니다. 적도 주변 열대기후 지역에서는 스콜현상이 거의 매일, 주로 오후 시간대에 발생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열대지방은 워낙 무더운 날씨이기 때문에 스콜이 뜨거운 한낮의 열기를 식혀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기상이변 속출 한국의 여름 날씨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더욱 더워지는데다 장맛비의 특성이 변하며 짧은 시간에 국지적으로 세찬 비를 내리기 때문에 ‘스콜’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실제 시간당 100㎜ 내외의 폭우가 쏟아지는가 하면 일정 시간을 두고 시간당 30~50㎜의 강한 비가 반복적으로 내리기도 했습니다. 지난 7월 12일에는 서울 평창동에 시간당 50㎜의 강한 비가 내린 반면 같은 시간 서울 서초동에는 1㎜의 비가 내리는 데 그쳤습니다. 기상청도 장맛비의 특성이 변화해 마치 스콜처럼 보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맞지만, 장맛비와 스콜은 발생 원리가 다르다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즉 한국의 장맛비가 스콜로 변하고 있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는 뜻입니다. 스콜은 대류현상에 의해 스스로 발생하는 자생형 강우인 반면, 올여름 집중호우는 자생형이 아닙니다. 스콜은 열대지방의 높은 기온과 강한 햇빛으로 인해 스스로 비구름이 만들어지고, 비구름이 비를 뿌리고 지표를 식히는 과정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반면 중부지방에 내린 이번 비는 우리나라를 둘러싼 대기의 영향을 받아 발생했습니다. 남쪽에서 남서풍을 타고 장마전선에 유입된 고온 다습한 공기가 상층의 차갑고 건조한 공기와 만나 비구름이 크게 발달하면서 세찬 비를 내렸습니다. 스콜은 주로 낮에 발생하는 반면, 우리나라의 국지성 호우는 낮과 밤의 구분이 없는 것도 차이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집중호우가 늘고 있는 것은 통계로도 확인이 됩니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1970년 7월 하루에 80㎜ 이상의 비가 내린 집중호우는 연평균 8일이었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연평균 20일 정도로 크게 늘었습니다. 남부지방보다 중부지방에서 집중호우의 증가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집중호우가 늘어나는 등 장맛비의 패턴이 변하는 이유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기후변화로 대기 중 수증기의 양이 늘어났습니다. 수증기가 늘어나면 대기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이를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국지성 집중호우가 내리게 됩니다. 지구온난화가 발생하면 지구가 뜨거워진다는 것만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 지구온난화의 위험성은 거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지구온난화로 증발량이 늘어나면서 기상이변이 늘어난다는 점이 더 위험합니다. 올해 여름 집중호우 이후에는 역대급 폭염이 예상된다고 합니다. 역대급 폭염으로 거론되는 해는 2018년과 1994년입니다. 2018년에는 하루 최고 기온이 33도를 넘는 폭염일 수가 31.5일에 달했습니다. 1994년에는 31일이었습니다. 올해는 2018년의 기록도 깨질 수 있다고 합니다. 건강을 챙겨야겠습니다.
- 알아두면 쓸모있는 과학
- 왜 도시에서만 물폭탄이 터질까(2017. 09. 18 18:27)
- 2017. 09. 18 18:27 사회
- ㆍ포장된 도로 비가 스며들지 못해… 대도시, 거대한 물그릇으로 경복궁 근정전 앞마당에는 울퉁불퉁한 박석이 깔려 있다. 조선왕조 대신들이 도열하던 자리인 이곳은 웬만한 큰 비가 와도 바닥이 잠기거나 구덩이가 파이지 않는다. 얇고 넓적하게 뜬 돌을 다소간의 거리를 두고 깔아뒀기 때문이다. 박석 사이에 깔린 흙으로 빗물이 스며들고, 울퉁불퉁한 돌 표면과 가장자리가 저항이 되어 빗물이 가파르게 흐르지 않게 막는다. 현대식으로 보면 투수성(透水性) 블록인 셈이다. 예나 지금이나 건물이나 포장된 도로 등은 비가 스며들지 못하는 불투수 면적을 늘린다. 빗물은 땅에 스며들지 못하면 쉽게 불어나 침수피해를 늘릴 수 있다. 9월 11일 부산 일대를 덮친 폭우로 도심 곳곳이 침수피해를 입은 원인 중의 하나도 도시지역의 불투수면이 늘어난 데 있다. 지난달에는 충남 천안과 아산의 도심 일대가, 7월에는 인천과 충북 청주 등지에서 대규모 침수피해를 입은 것도 도시를 뒤덮은 콘크리트 건물과 아스팔트 포장이 빗물이 자연스레 스며들 공간을 덮어버린 탓이다. 짧은 시간 동안 집중적인 폭우가 쏟아지면 도시를 중심으로 피해가 집중되는 이와 같은 현상은 한반도를 둘러싼 기후변화에 따른 결과다. 서울로만 범위를 한정해도 시간당 3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진 날이 1970년대에는 연평균 12일이었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연평균 34일로 늘었다. 전국 단위로 보면 2000년 이후 시간당 100㎜를 넘는 폭우만 16번이었다. 지난 11일 시간당 최대 116㎜가 내린 부산이나 시간당 90㎜가 내린 7월의 청주 수준의 물폭탄 피해가 적어도 매년 한 번가량은 발생할 정도로 국지성 집중호우가 늘어난 셈이다. 9월 11일 국지성 호우가 내려 침수 피해가 발생한 부산 연제구와 수영구를 연결하는 저지대 도로에 택시를 비롯한 차량 여러 대가 물에 잠겨 있다. / 연합뉴스 서울 불투수면적률 54.4%로 가장 높아 문제는 기후변화의 속도보다 그에 대한 대처 속도가 더 느리다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한정된 영역 안에 집중적으로 비가 쏟아지는 일이 도시에서 벌어지면 서울과 부산 등 대부분의 대도시는 거대한 물그릇이 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개발이 진행되면서 비를 흡수하지 못하는 불투수 면적은 도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넓어졌지만, 뒤늦게 대책을 세우기 시작한 현재로서는 대책을 알아도 시행하는 데 속도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불투수 면적이 넓은 도시일수록 빗물이 지표면에 고여 침수로 이어지는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지표면에 흙바닥이 노출돼 있고 풀과 나무가 자라는 식의 자연피복상태에서는 비가 내리면 약 50%가 땅으로 흡수된다. 25%는 얕은 층으로, 25%는 보다 깊은 곳까지 스며든다. 나머지 50% 중에서도 40%는 자연 증발하고 10% 정도만이 지표면을 따라 흐른다. 반면 불투수면이 75% 이상인 도시에서는 강수량의 10%가 얕은 층으로, 5%가 심층으로 침투하고, 55%는 지표 위에서 흐르게 된다. 이 경우 증발하는 양도 30%로 줄어들게 된다. 빗물을 흡수하지 못하는 도시일수록 순식간에 저지대를 중심으로 물이 불어나 침수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환경부가 2013년 전국의 불투수 면적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서울의 불투수 면적률은 54.4%로 광역지자체 가운데서 가장 높았고, 부산이 30.3%로 뒤를 이었다. 기초지자체 단위로는 경기 부천시가 61.7%로 서울보다도 높았고, 수도권의 수원·광명·오산·안양·군포시 등도 30%대 후반의 높은 불투수 면적률을 보였다. 가장 도시화가 진행된 수도권 일대가 국지성 집중호우가 닥칠 경우 가장 피해에 취약한 영역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서울에서는 도심지역만 놓고 봤을 때 80%가 넘는 불투수 면적률을 보이기도 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나마 서울은 현재의 도시 형태가 완성된 것으로 평가되는 2000년대 초반 이후로는 더 이상 도시화가 진행될 공간 자체가 없어 불투수 면적률이 높아지는 속도는 정체된 상태다. 그러나 전국적으로는 1980년 3.4%였던 불투수 면적률이 2010년 6.9%까지 치솟았고, 이후 2년 동안 1%포인트가 오른 7.9%까지 높아져 아직도 빠른 속도로 불투수 면적이 늘어나는 양상이다. 충남 재난안전연구센터의 조성 연구원은 “지구온난화로 다른 영향이 없더라도 폭우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져서 시간당 30㎜ 이상 비가 온 날이 1970년대 한 해 평균 1.2일에서 2000년대는 2일로 늘면서 국지성 집중호우 발생이 1.6배 증가했다”며 “아스팔트나 시멘트처럼 구조물이 많은 도시에서는 빗물이 땅으로 침투하지 못하는 불투수 면적이 급증해 도시지역에서는 많게는 60%가 넘는 불투수 면적률 때문에 침수가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빗물을 흡수하지 못하는 면적이 늘어나는 문제는 집중호우가 잦아지는 것과 맞물려 침수 등의 비 피해가 늘어나는 것 외에도 다양한 환경적인 문제점을 낳는다. 비가 오지 않을 때엔 하천과 지류가 말라붙어 있다가 비가 올 때만 유량이 늘어나면서 지표면의 각종 오염물질들이 짧은 시간 안에 빠르게 하천에 유입되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수질이 악화되고 수상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은 물론이고, 여름철 고온이 지속되는 기간에는 하천과 지류가 말라버리면 도심 내 열섬현상도 악화되는 등의 문제가 생긴다. 옥상정원 만들어 빗물 머금게 해야 도시의 불투수 면적률을 낮추기 위한 방안은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제시되고 있는 상태다. 옥상정원을 만들어 정원의 흙이 빗물을 머금고 있는 시간을 늘리는 것도 단시간에 빗물이 지표로 집중되어 흐르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도로와 보도를 투수성 소재로 바꾸고, 새로운 건물을 신축하거나 공원 등을 만들 때 내린 빗물을 모아 일정 시간 저류시키거나 재활용할 수 있게 하는 설비를 갖추는 등의 방안도 있다. 환경부를 비롯한 관계부처도 이런 식으로 빗물이 일시에 흘러가는 것을 막는 ‘저영향개발(LID)’ 기법을 보급하는 데 나서고는 있지만 아직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투수포장 방식만 놓고 봐도 2배가량 차이가 나는 시공비용을 감안하면 민간 차원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는 재원이 마련돼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비 피해가 예상되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유수지와 배수펌프장을 늘리고 배수용량을 확충하는 등의 대책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환경부는 도심지역 상습침수 해소를 위해 2013년부터 전국의 도시 중에서 하수도 중점관리지역을 해마다 10곳 내외로 선정해 하수관을 개량하고 저류시설을 설치하는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도 상습침수지역 중의 하나였던 양천구와 강서구 일부 지역을 관통하는 대규모 하수터널인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 관악구 일대의 지하 저류시설의 완공을 앞두고 있는 등 일단 불어나 모인 빗물을 내보내는 설비를 확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빗물을 한 곳에 모아 처리하는 설비를 갖추는 것이 오히려 더 큰 비용이 들기도 할 뿐더러, 1년에 단 며칠에 불과한 실제의 집중호우 기간 때문에 대규모 시설을 짓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보다는 도시 내 가장 취약한 구역을 중심으로 구역에 맞는 규모의 빗물 저류시설을 갖추고, 건물이나 주택마다 소규모 저장시설을 마련하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이상호 부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침수를 경험했던 지역에 대한 하수처리 용량 확대부터 시작해 장기적으로 침수 해소를 위한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며 “침수피해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공원 등의 시설에 투수포장을 적용하는 식의 침투율을 높이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렌즈로 본 세상]물폭탄 피해복구 구슬땀(2011. 08. 03 17:52)
- 2011. 08. 03 17:52 사회
- 전쟁터다. 물폭탄이 터진 현장이다. 평소에 수많은 차량들이 오고가던 8차선 남부순환도로. 토사로 뒤덮인 도로에서 각종 중장비들이 복구전쟁을 치르고 있다. 물폭탄 빗줄기가 서울 한복판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넓은 도로와 건너편 고급 아파트에 순식간에 흙탕물이 덮쳤다. 높지도 않은 앞산 우면산에서 쏟아져내린 흙더미가 폭발물이었다. 숲이 우거진 앞산, 넓은 도로, 고급 아파트는 자연재해와 거리가 먼 세상으로 여겨졌었다. 그러나 자연의 힘은 무서웠다.
- 렌즈로 본 세상
- [줌업]물폭탄이 휩쓸고 간 자리(2006. 08. 01)
- 2006. 08. 01 사회
- 강원도 양양군 오색계곡에 휴가온 관광객이 외나무다리를 통해 구조되고 있다. 사상 초유의 집중호우로 강원과 중부 일부 지역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길이 끊기고 산이 무너져 일부 지역은 고립상태가 상당 기간 이어졌다. 신문과 방송은 연일 특집호를 내거나 생방송을 편성해 현장의 힘겨운 목소리를 시시각각 전달했다. 산사태와 불어난 계곡물 때문에 고립된 향락객의 구조 모습이 뉴스의 단골메뉴로 등장했다. 또 일부 지역 주민이 집중호우로 삶의 터전을 잃고 망연자실하는 모습도 클로즈업돼 전 국민에게 생생히 전달됐다. 특히 피해가 컸던 강원도의 수해 현장은 한여름의 싱그러운 짙푸름 대신 수마(水魔)가 남긴 우중충한 회색과 갈색의 흉터만 남겼다. 이번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25명이 숨지고 21명이 실종됐다. 또 특별재난지역을 중심으로 5000억 원 정도의 재산피해를 입은 것으로 정부는 잠정 집계했다. 이재민은 1978가구 4630명에 달했다. 강원도 인제군 북면 한계리의 한 주민이 폭우로 쑥대밭이 된 가옥 상태를 보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는 쓰레깃더미와 모래뿐이지만 이들을 돕겠다는 국민적 관심은 지난 월드컵 당시의 함성처럼 뜨겁다. 대기업은 물론이고 종교단체, 심지어 유명연예인들이 앞다퉈 성금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전국재해구호협회는 집중호우로 발생한 이재민을 돕기 위한 성금모금액이 7월 20일 현재 92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중 기탁성금은 85억 원, ARS성금은 7억 원이다. 협회는 모인 성금을 피해현장 상황이 파악되는 대로 현지에 신속히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금 모금은 8월 5일까지 계속된다. 물에 잠긴 올림픽대로 서울 여의도 서울교 밑에 버스가 물에 잠겨 있다.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일대에서 군 장병이 보강공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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