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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총 8 건 검색)

[신간]바나나 제국의 몰락- 다양성 줄고 균일화된 인류 먹거리
[신간]바나나 제국의 몰락- 다양성 줄고 균일화된 인류 먹거리(2018. 04. 09 16:49)
2018. 04. 09 16:49 문화/과학
<바나나 제국의 몰락> 롭 던 지음·노승영 옮김·반니·1만8000원 허기짐을 달래줄 과일 중에 맛좋고 열량도 높기로 바나나만한 것이 없다.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친근한 과일이지만 바바나에는 놀라운 비밀이 있다. 바나나는 본래 수십 개의 품종이 있지만 1960년대 이후 가장 맛좋고 재배하기 튼튼한 ‘캐번디시’ 품종 단 하나로 표준화됐다는 것이다. 문제는 자연의 질병도 진화한다는 것이다. 캐번디시는 바나나병인 ‘신종 파나마병’에 속수무책이고, 인류는 아직 신종 캐번디시를 대체할 품종을 개발하지 못했다. 머지않아 바나나가 식탁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는 셈이다. 바나나뿐만이 아니다. 농업이 점차 세계화·대량화되면서 인류의 먹거리는 그 다양성이 급격하게 줄고 품종은 균일화됐다. 어느 지역이나 똑같은 작물을 재배하고, 사람들 역시 똑같은 품종을 먹는다. 과학자들이 찾아낸 현생 식물은 30만종이 넘지만 인류가 섭취하는 열량의 80%를 차지하는 식물은 12종에 불과하다. 그만큼 자연의 질병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성’도 부족해진 것이다. 위기에 놓인 품종이 몇인지도 아직 모른다. 이 책은 인류가 가장 의존하고 있는 작물들에 대한 이야기이자 생물의 다양성을 보전해 식량과 인류를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과학자들의 이야기다. 진 리스타이노는 감자역병 연구에 일생을 바쳤다. 아프리카의 주요 곡물자원인 카사바도 병충해 공격을 받았지만 한스 헤렌이라는 과학자의 일생을 바친 노력 끝에 위기에서 벗어났다. 니콜라이 바빌로프는 작물의 육종과 종자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수집한 최초의 인물이다. 농업의 미래는 인류의 미래와도 직결된다. 획일화된 작물보다 다양한 각국 현지의 품종을 구입하고, 식량을 덜 낭비하고, 고기 소비를 줄이고, 버리는 음식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농업과 생태계를 지킬 수 있다. 저자는 자연과의 공존이 인류의 생존에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한다. ▲난중일기|이순신 지음·박종평 옮김·글항아리·6만5000원 이순신의 <난중일기>를 친필 초서체로부터 정밀하게 옮겨온 가장 정확한 번역본이다. 동시에 역사적 사료들을 보태 대중에게 그간 잘못 알려진 난중일기의 오해와 오독을 바로잡았다. 전략가이자 행정가인 동시에 나약한 인간이기도 했던 이순신의 모습을 전해준다. ▲잡 다 한 컷 | 양경수 그림 에세이·위즈덤하우스·1만5000원 잡(JOB)다(多)하지만 잡다하지 않은 일상 이야기를 한 컷의 그림에세이로 풀어냈다. 막상 본인 복지는 없는 복지사, 은행 갈 시간 없는 은행원, 병가 못쓰는 간호사 등 어디에도 말하지 못한 직장인들의 속내를 짧은 한 컷에 담았다. 일하느라 고생한 나에게, 친구에게 건네는 위로다. ▲돈키호테의 말 | 안영옥 지음·열린책들·1만3800원 완역본 <돈키호테>의 번역가인 안영옥 교수가 돈키호테가 남긴 지혜의 글귀를 뽑아 저자의 생각과 체험을 얹어 전한다. 돈키호테가 세상을 향해 던진 말들은 오늘날 자아를 잃어버린 현대인에게 자신감과 영감을 불어넣는 메시지다. 돈키호테처럼 당당하게 전진하라고 조언한다.
신간
[언더그라운드. 넷]병 코카콜라, 바나나, 전복 판매 금지?(2014. 03. 04 11:47)
2014. 03. 04 11:47 사회
“식약처가 식품 모양 보라고 있는 게 아닐 텐데.” 2월 28일, 포털에 올라온 한 뉴스에 대한 누리꾼 촌평이다. 뉴스 제목은 “돈·화투·담배·특정 인체부위 모양 식품 판매 금지.” 정서 저해 식품 등의 판매 금지를 담은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특별법’ 개정안이 최근 시행되었다는 내용의 뉴스다. 보도 내용 중 누리꾼의 관심이 꽂힌 대목은 다음이었다. “ 이를테면 돈이나 화투, 담배, 술병 형태로 만든 식품이나 인체의 특정 부위 모양으로 성적 호기심을 일으키는 식품, 게임기 등을 이용해 파는 식품 등이 판매 금지 대상이다.” ‘정서 저해 식품’ 판매금지 기사가 2월 28일, 누리꾼 사이에서 논란이 되었다. 사진은 코카콜라 병의 변천사. | 경향자료사진 그런데 댓글들을 보면 이상하다. 비판의 주 타깃은 여성가족부다. “조윤선 여가부 장관의 작품”, “죠리퐁 판매 금지 현실화되나요?” 등의 목소리가 대부분이다. 바나나, 전복 등도 판매 금지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각각 남성과 여성 ‘인체의 특정 부위’ 닮은꼴로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먹을거리다. 관련 법령을 찾아봤다. 앞에 언급한 일부개정 법률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것은 지난해 7월 30일. 법 시행은 지난 1월 31일부터다. 그런데 일부개정 내용은 ‘고카페인 함유식품’과 관련된 내용이다.  위의 논란 대목은 이번 개정안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 전부터 식약처가 ‘정서 저해 식품 등의 판매 등 금지에 관한 규정’이라는 고시를 통해 금지시키고 있다. 2010년 7월부터 적용되어온 고시다. 왜 다시 이게 논란이 되었을까. “아마 기사를 작성한 기자가 법이 재개정된 시점을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쓴 것으로 보입니다.” 식약처 대변인실 관계자의 말이다. 그러면 논란이 되는 식품들은? 누리꾼이 제일 많이 거론한 것은 코카콜라 병이다. 여성의 S라인 곡선을 모티브로 병이 디자인된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설마, 앞으로 병 콜라는 못 마시게 되는 걸까. “에이,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봤을 때 명백하게 신체 특정 부위 모양을 본떠 만들었다거나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려는 목적이 뚜렷한 경우겠죠. 추상적으로 적용된 것은 당연히 대상이 아니죠.”  대변인실로부터 답변을 건네받은 식약처 식생활안전과 관련 연구관의 말이다. 전복이나 바나나 역시 가공식품이 아니니 당연히 해당되지 않는다. 2010년도에 관련 식약처 규정이 고시되었는데, 이를테면 동전 모양 초콜릿은 아직 슈퍼에서 사먹을 수 있지 않나. “ 글쎄요. 실제 케이스를 봐야 단속 대상인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규정이 시행된 지 4년이 흘렀지만 아직 정확한 단속 통계는 없다. 단속되었을 경우 벌금 500만원 부과 대상이다. 여성부가 거론된 것은 “여성부가 죠리퐁 등에 대해 판매 금지 요청을 했다”는 ‘여성부 3대 루머’ 관련 영향으로 보인다. 과거 이 코너에서도 다룬 적이 있다(주간경향 940호 ‘언더그라운드.넷’ 코너 참조).  확실한 것은 병 코카콜라, 전복이나 바나나, 버섯 모양을 닮은 ‘쵸코송이’ 과자 등이 판매 금지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아마 누리꾼 대부분도 ‘그냥 웃자’고 단 댓글로 보인다.
언더그라운드. 넷
[세계]달콤한 바나나에 숨겨진 ‘노동자의 눈물’
[세계]달콤한 바나나에 숨겨진 ‘노동자의 눈물’(2011. 07. 06 16:39)
2011. 07. 06 16:39 국제
ㆍ독성 살충제 부작용 시달리는 중남미 농장 노동자 대형 기업 상대로 소송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소비되고 있는 과일이자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열대 과일. 바나나다. 바나나가 싼 값에 세계에 대량 보급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오랫동안 살충제와 농약에 노출돼 이유를 모른 채 불임과 백혈병, 암 등을 앓아온 바나나 노동자들이 있다. 이들이 대형 기업들을 상대로 산발적인 소송들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월 27일 인도 알라하바드에서 한 노동자가 바나나를 트럭에 싣고 있다. 라제쉬 쿠마르 싱/AP연합뉴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최근에 있었던 바나나 노동자들의 소송을 소개했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지난 6월 27일 중남미 바나나 노동자들이 거대 바나나 유통 기업과 살충제 회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에콰도르, 파나마, 코스타리카 출신의 전직 바나나 농장 근로자 160여명은 세계 최대 바나나 생산기업인 돌(Dole)과 치키타(Chiquita), 그리고 정유기업인 쉘(Shell’s)과 화학기업인 다우(Dow)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바나나 생산업체와 화학기업이 사용한 위험한 살충제에 장시간 노출돼 불임 및 불구가 됐다고 주장했다. 노동자들은 이 4곳의 기업들이 DBCP와 같은 소독·살충에 이용되는 독한 훈증약을 1960년대부터 70년대까지 20년 넘는 기간 농장에 사용해왔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이 약이 인간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노동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고 약을 써왔다고 고발했다. 노동자들의 변호인단은 기업들이 살충제에 노출된 노동자들에게 수백만 파운드의 개인 보상을 하라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살충제 DBCP는 작은 선충과 벌레를 잡으려는 목적으로 석유 기업인 쉘과 케미컬 회사인 다우에 의해 개발됐다. 개발 당시 쉘은 독성학 전문가를 고용해 DBCP에 대한 유해성을 보고받았다. 1958년 전문가들이 동물 실험을 토대로 작성한 비밀 보고서에 따르면 ‘DBCP에 노출된 쥐들이 콩팥과 폐에 병변이 발견돼 죽었다’고 밝히고 있다. 다우 또한 자체적으로 유해성에 대해 연구를 했으며 결과에 따르면 DBCP는 ‘피부에 빠르게 흡수되며, 흡입될 경우 인체에 독성이 높다’고 알려졌다. 또한 ‘반복적으로 이 약품에 노출될 경우 고환에 병변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가 내부적으로 보고되자 전문가들은 DBCP에 노출되는 노동자들에게 약물 불침투성 작업복을 입혀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러나 기업들은 비용적으로 ‘터무니 없다’며 이 제안을 기각했다. 부작용 알면서 노동자에게 알리지 않아 1960년대 초 다우와 쉘은 바나나 생산업체인 돌과 치키타에 이 약품을 홍보하기 시작했으며 유해성을 알리지 않은 채 판매를 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전문가의 내부 보고서에 대한 존재를 알리지 않았다. 이후 돌과 치키타는 중남미 대륙에서 광범위하게 이 약품을 사용해왔다. 약품의 유해성이 세상에 처음 알려지게 된 것은 1977년이었다. DBCP를 생산하는 미국 캘리포니아 화학공장에서 35명의 근로자들이 불임 증상을 호소한 것이다. 79년 미 당국은 자국 영토 내에서 DBCP의 생산과 이용을 금지했다. 그러나 바나나를 생산하는 에콰도르, 파나마, 코스타리카 등에서는 79년 이후에도 여전히 사용되고 있었다. 현재 50~60대가 된 노동자들은 이 사실을 뒤늦게 알고 분노하고 있다. 이들은 과거 화학약품의 반복적 노출로 자신들이 불임이 됐으며 암 발병률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각막 훼손, 피부병을 앓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DBCP가 몸 속으로 얼마나 많이 흡수됐으면 밤마다 소변에서 화학약품 냄새가 진동을 했겠는가”라고 밝혔다. 이들은 병으로 인해 지역사회에서 낙인이 찍혔으며, 개인적으로도 이혼을 하거나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중미의 시골 지역은 가톨릭 정서가 지배하는 곳으로 가족의 가치가 매우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는 곳이다. 대가족을 가지는 것이 일반적인 이곳에서 자녀를 가질 수 없었던 바나나 노동자들은 지역사회로부터 서서히 버림을 받고 결국 삶의 터전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일부는 자녀를 입양했다. 다국적 기업 침묵하지만 유해성 입증 바나나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7년에도 니카라과 농부들이 거대 다국적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법원은 돌과 다우 등에게 30년 전 니카라과의 바나나 농장에서 살충제 피해를 입은 일꾼 6명에게 보상을 하라고 판결했다. 1993년 DBCP에 노출된 1만6000명의 노동자들도 소송 제기 끝에 평균 2500달러의 보상금으로 합의를 봤다. 계속되는 소송에 대해 피고인 다국적 기업들은 잡아떼기로 일관하고 있다. 돌은 성명서를 내고 “1979년 이후 DBCP의 구매를 중단했으며 이는 피해자들이 주장하는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DBCP의 사용이 농장 근로자들에게 불임을 유발했다는 믿을 만한 근거가 없다”며 “DBCP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신뢰할 만한 과학적 연구도 진행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민간에서 진행되고 있는 각종 조사와 연구는 바나나 생산업체에서 사용한 살충제의 유해성을 입증하고 있다. 1999년 진행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스타리카 바나나 농장의 포장시설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백혈병 발병률과 선천성 기형아 출산율이 국가 평균보다 두 배나 높았다. 2002년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코스타리카의 남성 바나나 노동자 중 20%가 불임이었다고 한다. 바나나 노동자들의 착취와 피해는 어느 정도 예상된 바였다. 20세기 들어와서 바나나 생산이 대량 산업화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바나나는 매년 1700만톤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의 수입 과일로 등극할 수 있었다. 댄 쾨펠이 지난해 출간한 <바나나>라는 책에 따르면 돌과 치키타의 바나나 산업화 역사는 1885년부터 시작된다. 이들은 조그마한 무역으로 바나나 수입을 시작하면서 니카라과, 콰테말라 등 중앙아메리카에서 바나나 노동자들을 착취하기 시작했다. 노동자들은 열악한 작업환경과 부당한 임금, 화학약품으로 인한 질병으로 괴로워했다. 그러나 돌과 치키타는 오히려 바나나 농사로 농토가 망가지면 그 지역을 버리고 다른 나라로 이전해버리면서 노동자들의 고통에 대해서는 모른 척해버렸다. 바나나 노동자들의 힘겨운 소송. 우리에겐 달콤한 과일로, 다이어트 식품으로, 풍부한 영양식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바나나가 바다 건너 중남미의 노동자들에겐 지옥보다 끔찍한 과일인 셈이다.
[캠페인]바나나를 잡곡밥에 비할쏘냐(2008. 05. 14)
2008. 05. 14 사회
우리 농산물의 재발견⑤ 잡곡밥 바나나가 ‘밥’이란다. 세계 최대 농산물 판매업체인 돌(Dole)의 주장이다. 얼마 전부터 이 회사는 ‘굿모닝 바나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아침식사를 거르지 말고 바나나를 먹으라는 것이다. ‘바나나는 밥’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앞세워 대량의 물량 및 광고 공세도 펴고 있다. 광고 내용도 파격적이다. 광고의 배경은 한 마트의 쌀 판매 코너다. 바나나 인형을 뒤집어쓴 모델(‘바나나맨’이란다)이 바나나가 수북이 쌓인 매대를 밀고 와서는 “바나나는 밥”이라고 외치다가 마트 관계자들에게 끌려나가는 내용이다. ‘싸구려 수입 과일’로 여겨지는 바나나의 이미지를 리포지셔닝하고, 아침식사 대용이라는 신규 시장을 개척하려는 돌의 의도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하긴 1991년 수입 개방이 되기 전 바나나는 평소 맛보기 힘든 최고급 과일이었다. 1980년대 정부가 특별 수입한 바나나를 축협에서 할인 판매하자 사람들이 이를 사기 위해 줄지어 섰고, 급기야 한 사람이 살 수 있는 개수를 제한하는 일조차 벌어졌다. 학생들도 아침으로 밥과 국 선호 분명한 것은 바나나는 밥이 아니다. 무리한 의욕에서 비롯한 이 같은 ‘사실 왜곡’ 마케팅은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식습관 상식을 심어주고, 건강을 해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 딱 하나 캠페인 내용 가운데 수긍가는 게 있다면 아침에 무엇이든 먹어야 한다는 점이다. 즉 아침을 거르는 것보다 바나나라도 먹는 게 훨씬 몸에 좋다. 물론 바나나만이 아니라 어느 음식물에도 해당되는 말이다. 물론 바나나가 탄수화물 함량과 열량이 높다지만 그것만으로 밥이 될 수는 없다. 국어 사전에 따르면 밥은 ① 쌀, 보리 따위의 곡식을 씻어서 솥 따위의 용기에 넣고 물을 알맞게 부어, 낟알이 풀어지지 않고 물기가 잦아들게 끓여 익힌 음식 ② 끼니로 먹는 음식이다. 첫 번째 정의에 따르면 더 말할 나위도 없고, 두 번째 정의를 보더라도 ‘바나나를 끼니로 먹을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남는다. 서울대 식품영양학과의 한성임 교수는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하나만 먹어서는 영양 불균형 상태에 빠진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가 아침 결식 어린이들을 위해 마련한 아침 급식 프로그램의 영양 규정을 보면 하루 중 필요한 열량의 4분의 1,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성분의 3분의 1을 충족하도록 돼 있다. 물론 바나나 하나로는 턱도 없는 양이다. 게다가 바나나는 칼륨 함량이 높아 신장에 문제가 있는 소비자가 계속해서 먹을 경우 병을 유발할 수 있다. 또 혈압을 높이는 성분이 있어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열량이 높으니 비만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식이섬유가 많아 한 개만 먹어도 쉽게 포만감을 느끼기 때문에 식욕을 떨어뜨려 건강한 식습관을 그르치게 한다. 가장 좋은 것은 밥과 국, 그리고 몇 가지 반찬을 갖춘 제대로 된 아침밥을 먹는 것이다. 되도록 잡곡밥으로 말이다. 원래 우리나라에는 밥과 찬이었지, ‘메인 디시’의 개념이 없었다고 한다. 농촌진흥청이 2006~2007년까지 2년 동안 서울의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도 아침식사로 과일이나 우유 한 잔보다 밥과 국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우리 아이들에게 콘플레이크나 스프·토스트, 심지어 바나나 하나를 내미는 것은 너무 미안한 일이 아닌가 싶다. 갓 지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잡곡밥 한 공기가 ‘가족 사랑’인 것이다. 옛말에 ‘밥은 하늘’이라고 하지 않던가. 윤덕한 dkny@nongmin.com
캠페인
[문화리뷰]바나나 우유가 하얗다고?
[문화리뷰]바나나 우유가 하얗다고?(2007. 07. 03)
2007. 07. 03 문화/과학
제품 광고서 네거티브 접근법 활용… ‘하얀 바나나 우유’ 논리 역설적 증명 우리나라의 대다수 제과·음료 광고는 시끄럽다. 연예인이 나와 노래를 부르거나 넘어지고 자빠지는 슬랩스틱 코미디류의 형태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웃기려고 달려드는 형식이며, 때론 제품의 특징에 대한 설명은 안중에 없고 제품명만 알리려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의 제과·음료 제품은 비교적 저가이기 때문에 광고용어로 ‘저관여(low-involvement) 제품’에 속하기 쉽다. 사실 소비자 입장에선 몇백 원 하는 아이스 바를 흥미로 먹어보는 것쯤이야 별것 아니다. 그렇기에 제조사에서는 빠른 시간 내에 제품을 회자시켜 한 번 먹어보게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먹거리 제품이 판촉을 위해 광고에 기대는 비중이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매일유업의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라는 상품명부터 심상치 않은 바나나 우유 역시 웃긴다는 점에서는 기존의 음료광고들과 성격을 같이 한다. 그러나 제품개발 담당인 ‘백 부장’이란 가상의 인물을 내세워 엮어내는 호들갑 떨지 않는 폭소탄은 이름난 연예인을 등장시키지 않고 시사 취재 프로그램의 몰래 카메라 형식을 차용했다는 두 가지 점에서 확실히 다른 길을 간다. 그러나 이 광고가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자기 제품에 대해 네거티브 접근법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케팅본부장한테 불려 간 백 부장은 “바나나가 원래 하얗다는 게 말이 됩니까?” “아 그래서 어쩌라구요. 안 팔리는 걸 어쩌라구요.” “맛있습니까, 그게? 그렇게 해서라도 매출 올리실 거면 많이 드세요. 구두도 흰색 신으시고 예?”라는 꾸중과 함께 능멸을 당한다. 슈퍼마켓의 좋은 위치에 하얀 바나나 우유를 진열하려는 가상한 노력을 펼치는 백 부장은 그를 제지하는 슈퍼마켓 점원과 실랑이를 벌인다. 그 점원은 “바나나가 노란색이어야지 하얗게 만드니 안 팔리죠… 다시 노랗게 만들어야죠”식으로 제품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린다. 딸 때문에 학교에 불려 간 백 부장은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하영이가 급식시간에 밥은 안 먹고 이상한 바나나 우유를 계속 먹어요. 바나나가 노랗지 어떻게 하얀색이에요?”라는 우려 섞인 핀잔을 듣는다. 사실 아무리 바나나 우유가 저관여 제품이라 할지라도 자사 제품에 대해 극도의 부정적인 카피를 활용하는 것은 대단한 모험이다. 그러나 그 내용을 광고적 유머에 실어 전달하기에 전면적으로 제품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은 아니며 또한 저관여 제품이기 때문에 오히려 광고로 회자시킬 수만 있다면 소비자들이 쉽게 사 먹을 것이라는 전략 역시 고려했을 것이다. 즉 하얀색 바나나 우유가 택한 것은 바로 인식의 전환을 위한 극약처방이었다. 1970년대부터 존재해왔던 빙그레 바나나 우유의 아성을 깨기 위해선 같은 광고 형식으로 맞불을 나봤자 승산이 없었을 것이다. 사실 백 부장 말대로 바나나는 껍질만 노랄 뿐이지 먹는 알맹이는 하얀색인 것은 틀림없다. 우유가 하얗지 않고 색깔이 있다는 것은 색소가 첨가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바나나 우유의 색깔이 하얗다는 제품의 특질에서 광고 컨셉트를 뽑아낸 이 광고는 네거티브 접근법을 구사하지만 그럼으로써 진정한 바나나 우유는 하얀색이어야 한다는 논리를 역설적으로 증명해보인 뒷통수치기 광고다. 네가티브 접근법으로 하얀 바나나 우유를 포지티브하게 각인시키는 묘수를 둔 것이다. 김홍탁〈제일기획 크리에이티브디렉터·광고평론가〉
[중국리포트]‘바나나 암’ 오보로 폐농 위기
[중국리포트]‘바나나 암’ 오보로 폐농 위기(2007. 06. 26)
2007. 06. 26 국제
올해 중국 바나나 농사가 완전히 망했다. 대부분의 재배 농가가 바나나가 팔리지 않자 수확을 하지 않은 채 썩게 내버려두고 있다. 따봐야 인건비만 낭비하기 때문이다. 일부는 돼지 먹이로 쓰고 있다. 지난달만 해도 바나나 ㎏당 1위안(우리 돈 120원)에 팔렸으나 지금은 2자오(24원)로 떨어졌다. 중국의 바나나 재배는 중국에서 가장 큰 섬인 하이난성(중국 주장대로 대만을 중국 영토로 치면,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섬)과 광둥성 등 남부 아열대 지방에서 이뤄지고 있다. 바나나 농가의 불운은 지난 3월 한 언론 보도가 시작이었다. 광둥성 광저우의 한 신문은 남부 지방에서 재배하는 바나나가 ‘바나나의 암’이라는 파나마 병에 걸렸다고 전했다. 신문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파나마 병에 걸린 바나나를 먹으면 암에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4월부터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바나나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같은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걸렸다”는 소문이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에 번져가기 시작했다. 중국 최대 바나나 산지인 하이난성의 농민이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수확한 바나나를 지켜보고 있다. 소문이 퍼지면서 바나나 판매가 급감했다. 현지 관리들이 진화에 나섰고 중국 농업부(우리의 농림부)까지 나서 “식물 바이러스가 인체에 감염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밝혔으나 한번 동요하기 시작한 민심을 되돌릴 수 없었다. 농업부는 경찰에 휴대전화 메시지로 부정확한 루머를 퍼뜨리는 주범을 잡아달라고 수사를 의뢰했다. 바나나 수확을 높이기 위한 ‘국가 948 바나나 재배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장시옌 연구원은 “바나나가 인체에 바이러스를 감염한다는 것은 완전한 오해”라며 “사람이 걸리는 감기를 바나나에 옮기지 못하는 것과 같은 과학적인 이치”라고 설명했다. 광둥성 바나나 주요 산지인 가오저우의 경우 사상 최악의 피해를 입고 있다. 바나나는 해마다 11월 수확을 시작해 이듬해 4월이나 5월이면 제철을 맞는다. 소문이 공교롭게 수확철에 돌면서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것이다. 가오저우 농업국 덩친신 국장은 언론과 인터뷰하기를 자청하면서 “언론의 부정확한 보도로 바나나 농가가 모두 망했다”면서 언론에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다. 덩 국장은 광둥성과 하이난다오 농가의 피해 금액을 7억 위안(840억 원)으로 추산하면서 오보 때문에 빚은 최악의 참사라고 흥분했다. 400평에서 바나나를 재배한 가오저우의 농민 장위팡(42)은 “그동안 바나나를 파는 문제에 대해 걱정해본 적이 없다”며 “올해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최대 바나나 산지인 하이난성은 말할 것도 없다. 하이난성은 바나나의 85%를 중국 내수 판매를 하고 있다. 3월 20일 8900t의 바나나가 항구를 떠났으나 그달 30일에는 3000t이 나갔다. 열흘 만에 5000t이 줄어든 것이다. 일단 5000만 위안의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잠정 추정하고 있다. 인터넷을 비롯한 첨단 과학기술이 중국을 변화하게 만든 것은 사실이다. 언론 통제로 보도하지 않은 시위 소식이 휴대전화 메시지나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중국 전역에 알려지는 일이 잦으면서 인터넷이 중국 민주화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갈수록 높다. 그러나 잘못된 정보가 빚는 후폭풍도 만만찮음을 바나나 폐농 사례에서 엿볼 수 있다.
중국리포트
[월드피플]에콰도르 ‘바나나 재벌’ 대권 3번째 도전
[월드피플]에콰도르 ‘바나나 재벌’ 대권 3번째 도전(2006. 10. 31)
2006. 10. 31 국제
중남미 국가 에콰도르에서 최고 부자인 억만장자 기업인의 3번째 대권 도전이 관심을 끌고 있다. 110개 기업을 거느린 노보아그룹의 총수인 알바로 노보아(56)가 그 주인공이다. ‘바나나’ 재벌인 노보아는 10월 15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출구조사 결과 경제장관 출신의 좌파 후보인 라파엘 코레아 후보(43)를 약 2%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비록 과반 득표를 올리지 못해 결선투표를 치러야 하지만 일단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고 볼 수 있다. 대선 선거전 막판까지 무서운 기세로 자신을 추격하던 코레아 후보의 상승세를 꺾고 1위를 고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포인트에 불과한 양 후보간 격차와 결선 투표일인 11월 26일까지는 한 달여가 남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노보아 후보의 승리를 장담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정치 평론가들도 결선투표에서 두 후보가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콰도르 대선이 관심을 끄는 것은 노보아의 대선 3수 때문이기도 하지만 친미와 반미로 양분된 중남미 정치지형과 관계가 있다. ‘친미’ 성향의 노보아 후보와 ‘반미’ 성향의 코레아 후보 가운데 누가 되느냐에 따라 남미의 정치지형의 흐름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노보아는 재벌 출신답게 철저히 반노동자적, 친미 성향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그는 2002년 자신이 운영하는 3000에이커에 달하는 로스 알라모스 바나나 농장 노동자가 노조를 결성하자 전체 노동자의 10%인 120명을 해고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막대한 부를 이용해 빈민의 표를 매수하려 한다는 비난이 제기되는 상황에도 빈민 거주지를 방문해 컴퓨터를 기증하는 등 자신의 세 번째 대권 도전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가 내세운 가장 큰 장점은 110개 기업을 거느린 재벌총수로 자신이 에콰도르의 최대 투자자란 점이다. 그는 지난 15일 대선 출구조사 결과가 1위로 나타나자 빈민층이 자신을 지지해준 데 감사한다면서 일자리 100만 개 창출, 저렴한 주택 공급, 의료혜택 확대 등 공약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차베스 대통령의 베네수엘라와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지 않을 것이지만 친미적 보수성향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과는 좋은 관계를 가질 것이라고 거듭 밝히며 코레아 후보와는 반대되는 외교노선을 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노보아는 가족기업을 일궈낸 부친 루이스 노보아가 1993년 사망하자 형제들과 경영권 승계를 두고 오랜 법정투쟁을 벌여 2002년 11월 합법적으로 경영권을 승계받았다. 당시 경제전문지 ‘포춘’은 법정소송비로 2000만 달러를 지불하고 3억 달러 상당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보도했으며, 노보아는 자신의 자산이 10억 달러에 이른다고 주장한 바 있다. 1996년 당시 압달라 부카람 대통령 시절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으로 정치에 입문한 노보아는 1998년 첫 대권도전에서는 자밀 마후아드에게, 2002년 두 번째 도전에서는 루시오 구티에레즈에게 각각 결선에서 무릎을 꿇었다. 노보아가 한 달 후 결선투표에서 코레아 후보의 추격을 뿌리치고 3수 끝에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앞날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전임자들이 줄줄이 부패 등의 혐의로 중도하차한 전력이 있어 이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을 성범죄 혐의로 기소할 수 있을까 모세 카차브 이스라엘 대통령(60)이 성범죄 혐의로 기소될 처지에 놓였다. 이 사건은 헤즈볼라와의 전쟁 실패 등으로 비난 여론에 직면한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 내각에 또 하나의 정치적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법무부와 경찰은 10월15일 발표한 성명에서 “카차브 대통령이 부하 여직원 2명을 강제로 성폭행하고 희롱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카차브 대통령은 부하 직원의 전화 통화를 엿듣기 위해 도청 장치를 설치한 혐의도 받고 있다. 메나헴 마주즈 이스라엘 법무장관은 검찰이 이 증거를 검토한 뒤 2주 내에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8월 카차브 대통령의 자택을 수색했다. 이스라엘 언론은 관련 여성이 최대 10명까지 있다고 보도하며 이들의 불평이 증거 수집에 바탕이 됐다고 전했다. 카차브 대통령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올겨울 크네세트(의회)가 대통령 없이 진행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억만장자 뉴욕시장 해마다 거액 기부 미국의 억만장자 정치인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64)이 지난해 암 협회와 낙태옹호 등 문화사회단체들에 1억4000만 달러를 기부했다고 AP통신이 뉴욕시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0월 18일 밝혔다. 시청이 시장의 자산공개 작업의 일환으로 해마다 공개하는 자선단체 기부 실적에 따르면 블룸버그 시장은 지난해 공원과 박물관 등 987개의 사회·문화시설 등을 후원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2004년에는 843개 시설에 1억3930만 달러, 2003년에는 653개 시설에 1억3560만 달러를 기부하는 등 지난 수년간 기부금 액수와 수혜 대상을 확대했다. 그는 올해도 존스홉킨스 대학의 의료연구와 아동병원을 위해 1억 달러를, 9·11 테러를 당한 뉴욕의 월드트레이드 센터 건립 기금으로 10만 달러씩을 각각 내놓았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블룸버그 시장이 제2기 시장직이 끝나는 2009년쯤 정계에서 물러나 자선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 첫 부분 안면이식수술 여성 새 삶 지난해 11월 27일 세계 최초로 부분 안면이식 수술을 받은 프랑스 여성 이자벨 디누아르(38)가 수술 1년이 다 되어가는 요즘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디누아르는 “나는 구원됐다”며 “많은 사람이 놀라운 일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이것은 기적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수술을 맡은 아미앵 대학병원의 의료진도 환자의 상태 진전에 아주 기뻐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초기에 나타난 면역 거부 반응에도 불구하고 디누아르는 이식된 얼굴 부위에 감각을 회복했고, 거부 반응도 제어됐다. 그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면역 거부반응 억제제를 투여받아야 한다. 약으로 인해 수명이 단축될 수 있고, 발암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는 문제는 남아 있다. 수술을 둘러싼 윤리문제 제기와 관련, 실비 테스트랭 박사는 “수술을 하지 말아야 했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얼굴 없이 사는 것이 쉬웠겠느냐”며 “자벨의 삶이 바뀌었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월드피플
[E@L]아직도 바나나가 우습게 보이니(2005. 08. 23)
2005. 08. 23 경제
영양소 풍부 변비·다이어트에 효과적… 웰빙과일로 ‘이미지’ 변신 ‘바나나가 뭐예유.’ 2002년 말 초등학교 3∼4학년을 대상으로 발표된 창작동화 제목이다. 바나나가 무슨 과일인지 모르던 시절, 한 산골 마을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꾸며진 이 동화는 한 청년이 서울 나들이 길에 바나나를 먹고 귀향한 후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해학과 풍자로 꾸며낸 동화다. 동화는 바나나에 대한 이야기만 듣고, 먹는 방법을 상상하던 마을 사람들이 눈앞에 우연히 나타난 바나나를 몰래 간직하는 바람에 마을 사람 모두가 도둑이 되어버리는 황당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불과 30∼40년 전만 해도 바나나는 귀한 과일 중 하나였다. 지금은 가장 흔한 과일이 됐지만, 당시만 해도 귀한 손님 접대나 병문안 등에 요긴하게 쓰였다. 귀한 만큼 가격도 비쌌고 일반 서민들은 구경하기조차 어려운 과일이었다. 오죽했으면 바나나맛 향료를 첨가한 바나나맛 우유가 등장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서민들의 입맛을 간접적으로 충족시켰을까. 실제로 빙그레의 바나나맛 우유는 30여년간 소비자들로부터 장수상품으로 사랑을 받고 있고, 적지 않은 아류 제품을 낳았다. 임상실험에서 감량효과 확인 하지만 국민소득 향상과 관세인하 등으로 바나나는 이제 우리 주변에서 사시사철 접할 수 있는 과일이 됐다. 대형할인점은 물론 동네 구멍가게에서도 언제든 바나나를 사 먹을 수 있다. 바나나를 먹고싶다는 임신부의 눈물겨운 호소(?)에 한겨울밤 칼바람을 가르며 온 동네 가게를 누비던 초보 신랑의 가슴 저린 이야기는 이제 오랜 옛날 얘기가 됐다. 그동안 바나나는 고열량 탄수화물 식품이라는 인식에 수입자유화 이후 ‘값싼 수입 과일’의 대명사로 인식돼 국내 판매가 활성화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바나나가 탄수화물·단백질·비타민·미네랄·섬유소 등은 풍부한 반면 지방과 콜레스테롤은 거의 없어 면역력 증강과 변비·다이어트 등에 효과적이라는 임상실험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판매량이 부쩍 늘고 있다. 실제로 바나나가 몸무게를 줄이고 체지방률을 떨어뜨리는 데 효과적이며, 변비까지 개선한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는 바나나가 고열량 식품으로 변비를 일으킨다는 기존 인식을 뒤집은 것이어서 소비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중앙대 식품영양학과 이복희 교수팀은 과체중 및 변비 증세가 있는 20대 남녀 30명에게 하루 3회씩 20일간 바나나를 먹게 한 결과 큰 효과를 봤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 30명을 3개의 실험군으로 나눈 뒤 각각 하루 3개, 6개, 9개의 바나나를 평소 식단과 병행해 먹게 한 뒤 몸무게 및 체지방률, 배변 습관 등의 변화를 비교했다. 그 결과 3개 실험군에서 모두 감량 효과가 있었다는 것. 숙성될수록 면역력도 높아 이 교수측은 “바나나에 풍부한 수용성 식이섬유질인 펙틴의 경우 점성이 높아 위장 내 음식물 이동을 지연시켜 포만감을 유도함으로써 체중 감량을 초래할 뿐 아니라, 대변의 질량과 부피를 늘려 장내 이동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변이 보기 쉬웠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림대 식품영양학과 강일준 교수팀은 바나나가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백혈구를 만드는 데 필요한 비타민B6, 항산화 성분인 비타민A와 베타카로틴 등 노화와 암을 예방하는 성분이 많다는 것. 100g당 93kcal로 다른 과일보다 칼로리는 높지만 식이섬유가 풍부해 포만감을 주는 것도 장점이라는 실험결과를 내놨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보기에는 다소 꺼림칙해도 껍질이 시커멀 정도로 농익은 바나나가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가 크다는 주장도 있다. 최근 일본 데이쿄 대학 약학부 연구팀은 최근 쥐 실험을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연구팀은 가게에서 파는 것과 같은, 껍질이 푸른 바나나를 에틸렌가스로 숙성 처리해 껍질 전체가 시커멓게 되는 10일째까지 숙성도에 따른 면역력 향상효과를 분석한 결과 숙성 일수가 긴 바나나일수록 백혈구 증가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잇따른 실험결과 발표와 함께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격이 비교적 싼 바나나 수요는 크게 늘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문가들의 선입견을 뒤집는 이론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바나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 “특히 올 상반기 국산 과일값이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값이 싼 바나나 등 수입 과일로 수요가 몰린 데다 웰빙 바람을 타고 스위티오, 스위티오 진, 골드 등 프리미엄 바나나가 대거 수입된 점도 바나나 판매 증가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형 할인마트인 이마트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이마트 전점의 바나나 판매량이 전년 동기에 비해 22.5%나 증가했다. 롯데마트도 신규점을 제외한 31개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전년 동기 대비 28%나 늘었다. 특히 골드 바나나(델몬트), 스위티오(돌) 등 프리미엄 품종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판매량이 50% 이상 증가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마트 이창욱 수입과일 바이어는 “지난 상반기 바나나 매출이 전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은 바나나가 대체과일이라는 계절적 특징도 있지만 웰빙 등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바뀐 이유도 있다”면서 “지난해 건강 웰빙 과일로 인기를 끌었던 키위 열풍과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년에 비해 매출 크게 늘어 지난해 기준 국내에 수입된 바나나 총량은 약 870만 달러에 달했으며 현재 국내 바나나시장은 델몬트가 43%, 돌이 30%가량 차지하고 있다. 한국 델몬트 후레쉬 프로듀스(주) 전은경 차장은 “1990년대 초반만 해도 관세가 무려 100%였지만 최근엔 40%로 크게 낮아져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바나나를 먹을 수 있다”면서 “변비 유발 등 오해가 풀리면서 바나나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차장은 “일반인들이 바나나에는 잔류농약이 많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지만 정작 바나나는 엄격한 농약 잔류 검사 등을 통해 수입하기 때문에 오히려 무해한 과일”이라면서 “특히 다이어트와 변비에 큰 효과가 있다는 실험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바나나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나나가 농약이 많고 비만, 변비의 원인이라는 것은 근거 없는 얘기라는 주장이다. 바나나의 학명인 ‘무사 사피엔툼(Musa Sapientum)’은 ‘지혜로운 자의 과일’이라는 뜻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기원전 3세기 인도의 현인들은 바나나를 의심스러울 정도로 많이 먹었다고 한다. 또 바나나는 뿌리 하나에서 끊임없이 과실을 만들어 내는 속성 때문에 회교도 사이에서는 자손번식(정력)과 번영의 상징으로 간주되고 있다. 결혼식 때마다 집 앞에 바나나를 걸어두는 관습도 여기서 기인한 것이라고 한다. 올 여름 대한민국은 노란 바나나 물결에 휩싸여 있다. 바나나에 대한 오해 vs 진실 바나나는 변비를 유발한다? 바나나는 변비를 유발하는 과일로 오해를 받고 있다. 덜 익은 바나나에는 떫은 맛을 내는 타닌 성분이 있으며, 이 성분에 민감한 사람의 경우 변비나 소화불량에 걸리는 경우가 없지 않다. 그러나 바나나는 익어감에 따라 타닌 함량이 줄어들고 식이섬유질 함량이 늘기 때문에 잘 익은 바나나는 오히려 변비 예방에 도움을 준다. 바나나는 뚱뚱보로 만드는 과일? 바나나의 열량은 100g당 93kcal로 다른 과일에 비해 칼로리가 높은 편이지만 풍부한 식이섬유가 포만감을 줘 오히려 다이어트에 적당하다. 점성이 높은 식이섬유질인 펙틴이 위장관내 내용물의 이동을 지연시키고 부피를 증가시켜 포만감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과당도 사과나 포도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할 뿐 아니라, 지방과 나트륨도 적어 고혈압이나 심장병, 간경변 환자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당질 또한 소화흡수가 잘되므로 위장장애가 있는 사람에게도 좋다. 농약잔류? 국내에 수입되는 바나나는 대부분 필리핀에서 수입되며 현재 400여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격한 품질검사를 실시하고 있어 농약 잔류량은 기준치 이하라는 게 업계 주장이다. 거의 농약성분이 없다는 얘기다. 농장으로부터 국내 입항지까지 바나나를 운송하는 동안 너무 익는 것을 막기 위해 섭씨 13.5℃를 유지하며 가장 신선한 상태로 국내에 수입되고 있다. 바나나가 익는 단계는 모두 7단계(0~6단계)로 진행된다. 0단계는 농장에서 수확할 당시의 색깔로 완전히 녹색 상태며, 4~5단계가 가장 먹기 좋다. 바나나 알뜰 정보 맛있는 바나나 고르는 법 노란색 껍질에 갈색 반점이 생기기 시작하면 바나나의 신선도가 떨어진 것으로 생각해 먹기를 꺼리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사실은 껍질이 샛노란 색일 때보다 갈색 주근깨 같은 반점이 송송 박혔을 때 당도가 가장 높고 영양가 또한 높아 먹기에도 좋다. 집에 두고 천천히 먹으려면 바나나 꼭지에 녹색 부분이 남아 있는 바나나를 골라서 갈색 점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고, 구입 당일 바로 먹으려면 아예 껍질에 갈색 점이 있는 바나나를 고르는 것이 좋다. 올바른 바나나 보관법 바나나는 수확한 후에도 호흡을 계속하면서 익어가는 후숙 과일이다. 때문에 꼭지에 약간 녹색을 띤 바나나를 구입하면 4∼5일간 실온에서 보관이 가능하다. 푸르스름하게 남아있던 부분이 충분히 익어 노란 껍질에 갈색 주근깨 같은 점이 생겼을 때 먹기 좋다. 또한 바나나는 냉장고에 넣으면 껍질이 금방 까맣게 변해 바람이 잘 통하고 서늘한 곳에 저장해야 한다. 몽키 바나나는 왜 일반 바나나보다 비싼가. 일반 바나나보다 작고 귀여운 몽키 바나나는 흔히 원숭이들이 좋아한다고 하여 ‘원숭이 바나나’ 혹은 ‘베이비 바나나’ ‘세뇨리타(아가씨)’ 등으로 불린다. 이 품종은 고산지대 같이 한정된 곳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물량이 많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당도가 높고 어린아이들이 먹기 편하다는 점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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