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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집]버닝썬 게이트 ‘결정적 한 방’ 나올까(2019. 03. 25 15:30)
- 2019. 03. 25 15:30 사회
- ㆍ조직적 마약 유통과 경찰 유착관계 밝힐 확실한 증거는 아직 안 나와 ‘버닝썬’과 경찰의 유착이 제대로 밝혀질 수 있을까. 사건은 갈수록 점입가경이지만 정작 ‘유착’과 관련된 결정적 증거 확보는 난항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버닝썬 사건 수사 갈래 중 ‘마약 투여 및 유통 혐의’ 부분에 한해서 강력부(부장검사 김태권)까지 투입,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기로 했다. 현재 버닝썬 사건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신응석)가 맡아 경찰에 수사지휘를 하고 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오른쪽)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3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과거사위원회 활동 및 버닝썬 수사 관련 법무부-행안부 합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김창길 기자 ‘버닝썬 사건’의 발단은 2018년 11월 김상교씨(최초 폭행피해자)에 대한 경찰의 무력제압 논란에서 불거졌다. 김씨와 경찰은 각자의 입장을 내세우며 진실게임 양상을 보였으나 이내 사그라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YG엔터테인먼트의 메인 그룹인 ‘빅뱅’의 막내 승리가 버닝썬의 실질적인 대표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사건은 ‘승리 게이트’로 번졌다. 승리는 MBC <나혼자 산다>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자신이 버닝썬 대표라고 언급했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도 버닝썬과 연계된 각종 행사 사진을 띄웠다. ‘정준영 카카오톡’도 한묶음으로 지칭 이어 SBS 단독보도로 등장한 것이 ‘정준영 카카오톡 대화방’이다. 해당 카카오톡은 2015년 12월~2016년 2월 사이에 나눈 대화내용이 담겨 있다. 이 시기는 클럽 ‘아레나’가 강남 일대에서 VIP급 고액고객을 유치하던 때다. 버닝썬은 2018년 2월 말 영업을 시작했다. 버닝썬과는 관계없는 카카오톡 대화방이다. 그러나 이 카톡 대화방은 ‘승리’로 인해 버닝썬과 연결되기 시작했다. 카톡 대화방 참여자 중 한 명이 ‘승리’였기 때문이었다. ‘경찰총장’이라는 오타도 이 대화방에서 등장한다. 수사기관이 버닝썬 게이트와 관련해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부분은 ‘조직적 마약 유통’과 ‘경찰 유착’이다. ‘정준영 카카오톡 대화방’의 핵심 사안은 ‘성매매 알선’과 ‘경찰 유착’, ‘몰래카메라 촬영 및 동영상 유포’다. ‘승리’라는 연결고리를 제외하면 버닝썬 게이트와 정준영 카카오톡 사이의 연관성은 없다. 등장인물도 다르다. 그러나 언론이 이 모든 의혹을 ‘버닝썬 게이트’로 묶어버리면서 사건이 복잡한 모양새를 띠기 시작했다. 김상교씨는 경찰이 버닝썬과 유착돼 폭행피해자인 자신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지난 3월 19일 김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지구대 이송 후 적절한 의료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서울경찰청 합동조사단은 인권위 발표에 대해 “해당 사안에 대해서 현재 관련자료 확인 및 외부 자문 등 조사절차가 마무리 단계인 만큼 인권위의 권고를 충분히 검토해서 조만간 공식 입장과 개선책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김씨는 현재 버닝썬 내에서 중국인 여직원(애나)과 손님(김모씨)을 성추행한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또 자신의 SNS에 이문호 버닝썬 공동대표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도 피소됐다. 경찰의 강압체포와는 별개로 김씨 역시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하는 입장인 셈이다. 경찰은 김씨가 여성 2명을 성추행하다 여성 일행과 다툼을 벌이는 2시간 분량의 클럽 내부 CCTV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경찰은 현재까지 버닝썬 내에서 마약을 투약하거나 유통한 인물로 14명을 입건했고, 이 가운데 MD로 일했던 3명을 구속했다. 이문호 공동대표가 마약 유통에 직접 관여했는지에 대해서도 집중수사를 벌이고 있다. 버닝썬 내에서 발생한 ‘경찰 유착’은 2018년 7월 7일 미성년자 출입사건 무마 대가로 이성현 버닝썬 공동대표가 전직 경찰이자 화장품업체 대표인 강모씨에게 2000만원을 건넨 부분이다. 당시 미성년자 ㄱ군은 버닝썬에서 술값으로 1800만원을 지출했다. 문제는 전직 경찰인 강씨가 화장품회사를 세우면서 론칭 파티를 버닝썬에서 하기로 돼 있었던 점이었다. 버닝썬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경우 론칭 파티는 무산될 수밖에 없었다. 버닝썬 관계자는 3월 20일 <주간경향>과 전화통화에서 “론칭 파티가 무산되면 버닝썬이 지급해야 할 위약금이 꽤 컸다. 이성현 대표와 이문호 대표가 당황하고 있으니 강 대표가 ‘내가 잘 해결해보겠다. 일단 돈 2000만원을 준비하라’고 이성현 대표에게 요구했다. 이 대표는 당장 그 돈을 마련할 방법이 없어 모친에게 빌려 강 대표에게 지급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성현 대표는 경찰에 8차례 조사를 받으면서 돈을 준 사실을 인정했고, 관련 진술을 다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실제 강씨의 말대로 미성년자 출입신고를 접수했던 강남경찰서는 당시 버닝썬에 대해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강씨는 지난 3월 15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됐다. 현직 경찰관 조사도 별 성과 없어 경찰로서는 강씨가 이 대표로부터 받아간 돈 2000만원이 실제 강남경찰서 담당 경찰관들에게 사건 무마 대가로 쓰였는지를 밝혀내야 하는 상황이다. 경찰은 지난 3월 17일 당시 신고사건을 담당한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관 1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강씨와 접촉한 적이 있는 현직 경찰관 3명에 대해서도 내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유의미한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흥업계 관계자는 “강씨가 도박빚이 꽤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 강씨가 이성현 대표로부터 받아간 돈이 자신의 도박빚을 갚는 데 쓰였을 가능성도 있지 않겠냐는 말이 이쪽에서는 심심찮게 돌고 있다”고 말했다. 남은 것은 ‘정준영 카톡’이다. 경찰은 2016년 가수 정준영씨가 여자친구를 불법촬영한 혐의로 수사를 받을 당시 정씨를 담당한 경찰관(현 성동경찰서 경찰관) 1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3월 21일 입건했다. 또 불법촬영물을 촬영·보관하는 데 사용된 정씨의 휴대전화를 ‘복구불능’이라고 꾸며 허위서류를 제출한 혐의(증거인멸)로 정씨의 변호인도 함께 입건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당시 담당 경찰관과 정씨 사이에 사건 무마 대가로 금품이 오갔는지 여부도 살피고 있으나 현재까지 유의미한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판은 크게 벌렸으나 ‘버닝썬’에서 유의미한 ‘과실’을 얻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정준영·승리 카톡’ 역시 그들의 말대로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들끼리 허풍 떨고 허세 부린 짓”으로 마무리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의혹은 넘쳐나지만 정준영씨와 동료 연예인들 간의 불법촬영 및 공유를 제외하고, 경찰과의 유착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는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경찰이 버닝썬에 중국인 VIP 고객을 유치해주는 일을 해온 중국인 애나의 집에서 마약 의심물질로 수거해 간 물품은 동물병원에서 처방받은 고양이 안약(애나는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조미료통, 빨대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문호 버닝썬 대표는 “젊은 나이에 클럽사업을 시작했지만 정직하게 운영하려고 노력했다”면서 “불미스러운 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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