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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약고’ 법사위, 야 강경파들로 ‘화력 집중’(2024. 06. 17 06:00)
- 2024. 06. 17 06:00 정치
- 과방위, 최민희 위원장·김현 간사 ‘일당백’…운영위도 전략적 배치 여당은 남은 7개 상임위원장 놓고 고심…제3당 의원은 실속 챙겨 정청래 국회 법사위원장이 지난 6월 12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후에도 법무부 장관이 오지 않는다면 이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 조치가 준비돼 있는지 법사위원장님한테 좀 묻고 싶다.” 지난 6월 12일 야당 단독으로 열린 22대 국회 첫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청래 법사위원장에게 박성재 법무부 장관의 불출석 관련 조치를 물었다. 정 위원장은 “이것은 대통령 눈치 보기인지, 아니면 법무부는 대한민국 정부의 부처가 아닌지, 아니면 국회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국회 무시인지, 나중에 다 자업자득으로 돌아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장관에 대한 사전 경고와 다름없었다. 강경파 정 위원장의 작심 발언이니만큼 박 장관으로서는 향후 법사위 출석을 앞두고 가슴이 뜨끔해질 법하다. 이날 정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온 해병대 채 상병 특검안을 법사위에 곧바로 상정했다. 앞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6월 7일 22대 국회 법사위원장 후보자로 정청래 의원을 추천한 것 자체가 전반기 국회의 ‘강성’ 전략을 선전포고한 셈이었다. 애초 민주당은 국민의힘과의 원 구성 협상에서 법사위를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법사위원장으로 국회의장 후보 선출에서 탈락한 추미애 의원을 비롯해 정청래·박주민·전현희·이언주 의원 등 강경파 의원이 거론됐다. 예상대로 초강수를 뒀다. 19대 국회 전반기 박영선 법사위원장(민주당), 20대 국회 전반기 권성동 법사위원장(새누리당)에 맞먹는 초강경 법사위원장이 등장했다. 정 위원장은 21대 국회 후반기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장으로 1년간 활동한 적이 있다. 상임위원장에 오르면 최고위원직을 내려놓는 관례도 거부한 정 위원장은 당시 여당의 강경파인 권성동 의원과 거친 말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전투력을 보였다. 후반기 원 구성 합의에서 과방위와 행안위를 1년씩 교대로 하기로 했던 터라 정 위원장이 과방위원장을 1년 만에 내놓았고, 민주당은 정 위원장의 공백을 절실히 느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관 전 위원장에 이어 김홍일 위원장까지 ‘2인 체제’로 파행 운영됐고,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체제가 전횡을 일삼았지만 국회 과방위는 제대로 견제를 하지 못했다. 전투력 짱 정청래 위원장은 ‘뜻밖의 한 수’ 정 위원장의 법사위원장 배치는 민주당의 기존 상임위원장 추천 관례를 벗어나는 ‘뜻밖의 한 수’였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본인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고, 이재명 대표와 친명 박찬대 원내대표의 결단이 있었다는 해설이 나왔다. 2027년 3월 대선을 앞두고 22대 국회 전반기에 법사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민주당은 법사위에 위원장만 강성파를 보내지 않았다.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민주당 출신 박병석 당시 의장이 언론중재법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자 페이스북에 욕설을 의미하는 ‘GSGG’라 썼다가 사과한 전력이 있다. 여기에 터줏대감이자 정치 9단 박지원 의원이 배치됐고, 강경파 최고위원인 서영교 의원도 들어왔다. 서 의원 역시 법사위원을 해본지라 여당이 상대하기 만만치 않다.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낸 전현희 의원, 재선의 강경파인 김용민·장경태 의원까지 법사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서울중앙지검장 출신 이성윤 의원과 대장동 변호인단에 포함됐던 이건태·박균택 의원까지 포함하면 초호화 멤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위원장의 전투력만큼은 따라가지 못한다는 평가가 있다. 한 인사는 “국민의힘으로서는 정 위원장 독주체제를 막기 위해서는 오히려 빨리 위원회에 들어가 김승원 민주당 간사와 법사위원들을 상대하는 게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민주당으로서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관리와 협치라는 두 가지 가치 중 전자를 선택한 것”이라면서 “법사위를 비롯한 여러 상임위 활동에 관한 22대 국회 전반기의 원내 전략이 여기에 모두 맞춰져 있다”고 평가했다. 여당이 불참한 가운데 지난 6월 11일 국회 과방위 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야당 간사로 선출된 김현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재선 의원인 최민희 과방위원장도 눈길을 끄는 인선이다. 3선 의원들이 줄줄이 상임위원장직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내 지도부가 재선 의원을 상임위원장으로 밀었다. 게다가 최 위원장은 지난해 국회 야당 몫 방송통신위원으로 추천받았으나 윤 대통령의 임명 거부로 결국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윤 대통령 저격수를 위원장으로 내세운 것으로 볼 수 있다. 21대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 행사로 되돌아온 방송 3법 개혁안을 관철하겠다는 민주당의 의지가 보인다. 여기에 재선 의원을 위원장으로 상대해야 하는 국민의힘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과방위 간사 김현 의원은 앞서 방송통신위원으로 현 정부가 장악한 방통위 내부에서 싸워왔다. 언론방송 정책에 밝은 ‘최 위원장-김 간사’ 체제만으로도 민주당은 일당백이란 평가가 나온다. 또한 언론인 출신 한민수·이정헌·노종면 의원이 배치됐다. 윤석열 정부가 밀어붙인 변칙 2인 방통위 체제와 독단적 방심위 운영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당내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과방위도 법사위처럼 정면으로 맞붙어야 한다는 당 지도부의 의중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역대 국회에서 서로 가지 않으려고 한 비인기 상임위인 과방위와 법사위가 ‘22대 국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에게 인기 상임위가 돼버렸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가 직접 상임위원장을 차지한 국회 운영위는 최다선(6선)의 추미애 의원을 비롯해 재선 이소영 의원 등의 활약이 주목된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으로 대통령실 행정 경험이 풍부한 윤건영·박수현·고민정 의원을 배치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등 대통령실 관련 사안을 집중적으로 캐묻겠다는 전략이 엿보인다. 박주민 의원이 상임위원장 자리를 꿰찬 보건복지위도 주목해서 봐야 할 상임위다. 21대 국회 막판 이재명 대표가 제기한 연금개혁으로 여야가 거세게 부딪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의대 입시 정원 확대로 인한 의·정 갈등과 의료대란으로 뜨거운 상임위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의 한 내부인사는 “박 원내대표가 상임위원장을 배정하면서 위원장급 중진 인사들과 관례상 협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중진 의원들 사이에 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의 철저한 강경 원내 전략이 ‘통보식’ 상임위원장 추천에 투영돼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총선은 물론 이후 국회의장 후보 선출에서 드러난 강경 지지층의 뜻이 상임위원장 추천에 뚜렷이 반영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2년 동안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보면 법사위나 과방위 등에서 강공 전략이 오히려 상황 논리상 국민에게 공감을 주는 측면이 있다”면서 “다만 여야 협의라는 의회 정신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하면서 가느냐는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강경 상임위원장의 독단적인 운영이 비난을 받게 된다면 오히려 이재명 대표 체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준석 전 대표 과방위…조국 대표는 국방위 국민의힘은 남은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법사위·운영위·과방위 등 노른자 상임위를 뺀 나머지 상임위를 넙죽 받기에는 자존심이 상하고, 거부만 하기에는 대책이 없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국회의장 선출에서부터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에 이르기까지 여당이 무조건 거부한다면 어떤 대안이 있는지 궁금해진다”고 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가 무전략으로 민주당의 강공에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남은 7개 상임위의 비중도 가볍지는 않다. 정무위나 산자위 등에는 중요 현안이 산적해 있다. 또한 여당으로서 외교통일위, 국방위, 정보위는 꼭 챙겨야 하는 상임위다. 특히 정보위는 여당이 상임위원장직을 쉽사리 내줘서 안 될 만큼 민주당 정보위원의 면면이 화려하다. 민주당은 국정원장을 지낸 박지원 의원, 국정원에서 근무한 김병기·박선원 의원, 통일부 장관 출신의 이인영 의원, 정통 외교관 출신의 위성락 의원을 배치했다. 상임위 밖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당은 마냥 손을 놓고 있다가는 비판만 받을 수 있어서 각종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정부 고위 공무원들은 국회 상임위에 여당 특위까지 참석해야 해 마음고생이 심하다. 최병천 소장은 “7개 상임위원장을 받으면 모욕적이고 받지 않으면 실익이 없게 돼버렸다”면서 “여당으로서는 마땅한 투쟁 수단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상일 평론가는 “국민의힘의 ‘원외 투쟁’은 국민의 호응을 받을 수 없다”며 “최근 어려워진 민생을 고려한다면 기획재정위나 산자위 같은 민생 관련 상임위에 빨리 참석하라고 하는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미 11개 상임위에 ‘강제 배정’된 여당 의원들은 자신이 당에 제출한 희망 상임위 관련 업무를 진행해야 할지, 아니면 강제 배정 상임위 업무를 준비해야 할지 애매해져 버렸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강제 배정된 상임위는 원하지 않은 상임위이고, 지역구 의정활동에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나중에 옮겨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한 의원은 “아직 상임위원장을 선출하지 않은 7개 상임위에 속해 있어서인지 상임위가 ‘강제배정’되지 않았다”면서 “당분간 당내 활동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 구성 협상으로 인한 거대 여야 다툼 속에서 제3당 의원들은 실속을 챙겼다. 이준석 개혁신당 전 대표는 자신의 전문 분야인 과방위뿐만 아니라 예결위에도 들어갔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여야 중진들이 통상적으로 가는 국방위에 배치됐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기획재정위와 국회운영위에 배치됐다. 검사 출신인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법사위에서 활동한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전문 분야인 외교통일위에 속했다.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와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인기 상임위인 국토교통위·예결위 두 곳에서 활동하게 됐다.
- 법사위원장 쟁탈전 된 원 구성 협상(2024. 05. 27 06:00)
- 2024. 05. 27 06:00 정치
- 정쟁 중인 법률안 ‘명줄’ 달려…운영·과방위원장도 신경전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월 21일 서울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초선의원 의정연찬회 국회의장 주최 오찬에서 악수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5월 30일 문을 여는 22대 국회는 압도적 ‘여소야대’라는 새로운 상황에서 시작된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절반을 훌쩍 넘어 무려 171석에 이른다. 민주당이 21대 국회에서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하긴 했지만, 그때는 문재인 정부 시절 여당이었다. 야당인 만큼 여야 상임위원장 배분 원 구성 협상에서 새로운 셈법이 나오고 있다. 매번 다른 상황에서 개원돼도 원 구성을 할 때 여야가 기를 쓰고 차지하려는 상임위원장이 있다. 뭐니 뭐니 해도 제1순위는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위원장이다. 법사위는 각 상임위에서 올라온 법률안의 체계·자구심사를 하는 까닭에 국회 본회의 통과의 마지막 문턱이 된다. 이런 만큼 법사위원장이 어느 당 소속이냐에 따라 정쟁 중인 법률안의 ‘명줄’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야당 몫이다” vs “제2당 몫이다” 22대 국회 개원 전부터 여야는 ‘법사위원장’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민주당은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차지해왔다는 주장을 펼쳤고, 국민의힘은 국회의장을 차지하지 못한 ‘제2당’의 몫이라고 맞섰다. 지난 5월 21일 민주당 박찬대,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원 구성 협상을 위해 비공개 회동을 했지만 서로 팽팽한 입장만 확인했을 뿐이다. 다음날인 5월 22일 추 원내대표는 “법사위·운영위 위원장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다시 밝혔다. 현재 주도권은 민주당이 쥐고 있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일찌감치 국회 운영위원장까지 차지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운영위원장은 국회 운영에 대한 사안도 다루지만 소관 부처로 대통령 비서실이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을 차지하기도 버거운 상황에서 원래 국회 관례상 여당 몫이었던 운영위원장만큼은 반드시 사수해야 할 처지다. 야당의 기세는 당 안팎의 강경 분위기에서 감지된다. 민주당 지도부 측 한 관계자는 “우원식 의원을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하는 과정에서 추미애 당선인을 밀었던 강경파 당원들의 불만이 높아, 민주당이 원내 구성 협상에서 강경한 태도를 밀어붙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마냥 ‘법사위원장 사수’에만 매달릴 수 없을 만큼 구석에 몰려 있다. 김철현 정치평론가(경일대 특임교수)는 “거의 모든 상임위에서 야권이 5분의 3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법사위를 거치지 않는 상임위의 본회의 직회부가 가능하고, 최근 민주당 분위기를 보면 우원식 차기 국회의장이 직회부 안건을 본회의에 상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이렇게 되면 여당이 법사위원장을 고집한다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고 해석했다. 김상일 정치평론가 역시 “총선 결과 민심은 민주당보다 용산 대통령실과 여당에 회초리를 들었다”면서 “그렇다면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차지하는 것이 순리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법사위·운영위 카드’를 꺼내 들면서 국민의힘이 ‘법사위는 야당에 넘겨주고 운영위는 협상 과정에서 가지고 올 것’이라는 전망도 흐려졌다. 우원식 차기 국회의장 후보는 지난 5월 2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운영위원장을 여당이 맡지 않은 사례도 있다”면서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를 언급했다. 당시 우 후보가 민주당 원내대표였는데, 야당에서 여당이 된 민주당에 운영위원장을 넘겨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민주당, 상임위원장 독식 밀어붙일 기세 이제 국회 관례가 중요하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철현 평론가는 “21대 국회 초기에 여야 협상이 깨지고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면서, 국회에서는 이제 상임위원장 배분에 대한 관례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지금 국민의힘으로서는 법사위원장이 아니라 운영위원장 사수에 주력할 때”라고 덧붙였다. 현재 국민의힘은 ‘관례상 여당 몫’이란 과거에 안주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원 구성 협상 시기도 관례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커졌다. 원 구성 협상은 국회 개원 이후 통상 한 달 정도가 걸렸다. 우원식 의장 후보는 “6월은 넘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 원내부대표는 아예 국회법에 따른 시한인 6월 7일을 못 박았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다음 달 7일까지 원 구성을 속도감 있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 과거 원 구성에서 보였던 지루한 협상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여야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을 시 민주당이 21대 국회 초처럼 다시 상임위원장 독식을 밀어붙일 기세다. 강성 당원들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여 거침없이 나가겠다는 것이다. 여야 원 구성 협상의 또 다른 돌발변수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위원장이다. 21대 국회 하반기에 여야가 협상하면서 행안위·과방위를 서로 1년씩 돌아가면서 하도록 했다. 결국 마지막 1년은 여당인 장제원 위원장이 맡았다. 하지만 마지막 1년 사이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온갖 파행으로 얼룩질 때 국회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장제원 위원장이 입법부가 되레 이를 견제하지 못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이참에 과방위원장 자리도 확보해 윤석열 정부의 방송언론 통제 시도를 최대한 막으려 하고 있다. 김상일 평론가는 “지금의 방심위 운영을 보면 민주당으로서는 과방위원장을 양보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이것이 궁금하다]법사위는 상임위의 ‘상원’인가(2015. 03. 02 17:50)
- 2015. 03. 02 17:50 사회
- ㆍ모든 법률안 상임위 거쳐 법사위서 심사… ‘김영란법’ 놓고 정무위와 신경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통과된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김영란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정무위 원안에 반대하는 쪽에서는 김영란법의 적용범위가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영란법은 법사위 전체회의에 계류 중이다. 2월 23일 공청회 결과를 토대로 다시 법사위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법사위는 국회의 각 상임위에서 올라온 모든 법안을 심사한다. 국회법 제86조에 따른 것이다. 국회법 86조는 ‘위원회에서 법률안의 심사를 마치거나 입안한 때에는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하여 체계와 자구에 대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본회의로 가기 전 모든 법안이 반드시 법사위를 거쳐야 되기 때문에 법사위는 다른 상임위로부터 “상임위 중 ‘상원’이 아니냐”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실제로 어떤 때는 법사위가 다른 상임위와 실랑이를 벌일 때가 있다. 김영란법의 경우는 정무위와 법사위의 신경전으로 비쳐졌다. 정우택 정무위원장과 이상민 법사위원장이 최근 한 방송사 시사토론 녹화 도중에 김영란법 통과를 놓고 말다툼을 벌였다. 정무위의 한 야당의원 측은 “우리는 1년 동안 이 법을 붙들고 고민했다”며 정무위 원안 통과를 주장했다. 국회 법사위원회가 전체회의를 열고 법안을 처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내용까지 따지면 월권” 비판 받아 지난해에는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에서 통과된 유해화학물질관리법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법사위에서 논란이 되면서 환노위와 법사위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당시 환노위에서는 법사위의 월권적 심사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이례적으로 채택했다. 환노위는 “법사위는 법률안의 체계와 자구만을 심사하고, 법률안 내용에 대한 월권적 심사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체계와 자구 심사 중 자구 심사는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체계 심사’다. 헌법이나 법률상 체계에 맞게 법안을 심사하는 행위가 상임위에서 통과된 법안의 내용에까지 이를 경우 월권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간혹 법사위 의원 중 해당 법안의 이해와 직·간접으로 관련되는 사람이 있을 경우 법사위 통과가 이유 없이 지체되기도 해 해당 상임위와 해당 정부 부처의 원성을 사기도 한다. 정성호 의원(새정치민주연합·국토교통위)은 “위헌 여부만 보면 되는데 내용 문제에까지 들어가면 월권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김영란법 같은 경우 위헌에 관련된 것이라면 법사위에서 충분히 심사하는 게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일이 많아 비인기 상임위인 법사위가 다른 상임위의 법을 심사하는 특혜를 누리지도 못한다면 어떻게 하느냐”는 농담이 오간다. 법률에 관한 한 법사위 전문위원·입법조사관의 전문성은 국회 내에서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법원·검찰에서 판·검사가 한 명씩 법사위 전문위원으로 파견되고 있다. 법사위에는 다른 상임위와는 다르게 법안심사1소위원회와 법안심사2소위원회가 있다. 1소위는 법사위 소관 법안을 다루지만, 2소위는 타 상임위에서 올라온 법을 심사한다. 법사위원장은 관례적으로 야당 의원이 맡고 있다. 1소위는 여당 간사가 위원장이고, 2소위는 야당 간사가 위원장이다. 19대 국회에서 법사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여야 동수이다. 지난해 환노위와의 갈등에 이어 김영란법이 법사위에서 논란이 되는 것에 대해 서영교 의원(법사위·새정치연합)은 “국회 법사위가 법안들을 잡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새누리당 법사위원들이 잡고 있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 이것이 궁금하다
- [정치]“나를 법사위원장으로 만들어준 검찰에 감사”(2012. 07. 31 19:15)
- 2012. 07. 31 19:15 정치
- ㆍ인터뷰 | 여성출신 최초 국회 법사위원장 오른 박영선 의원 여성 최초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 오른 민주통합당 박영선 의원(3선)은 “검찰이 나의 후원금 계좌와 보좌관의 계좌도 수시로 뒤졌다”고 폭로했다.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의 저격수로 잘 알려진 박 위원장은 과 인터뷰를 갖고 “내가 국회의원으로서의 생활 자체를 검찰과의 대치국면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누구로부터 단돈 1원도 받을 수 없었다”며 “검찰 덕분에 국회의원에도 당선되고, 법사위원장도 되고, 의정활동도 다른 의원들보다 투명하고 깨끗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 검찰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 법사위는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와 저축은행 사건, 민간인 불법사찰,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문제 등 여야간에 양보할 수 없는 현안이 산적해 있다. 국회 법사위는 여야 의원들간 기싸움의 축소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위원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7월 24일 그가 처음으로 법사위원장으로서 사회봉을 잡은 법사위 전체회의 직후에 이뤄졌다.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권재진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날선 공방을 펼치는 가운데 사회를 봤던 탓인지 회의가 끝났을 때 박 위원장은 무척 지쳐 있었다. 이름 앞에는 ‘저격수’라는 말이 항상 따라다녔다. 19대 국회에서도 법사위원장 하면서 ‘저격수’ 역할을 계속할 것인가. “사실 ‘저격수’라는 말을 굉장히 싫어한다. ‘저격수’라는 말은 BBK 사건 때문에 붙었다. 지난 2007년 말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는 당선 가능성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당선 가능성과는 별개로 BBK 사건과 관련해서는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하고 집요하게 파고들었기 때문에 그런 별명이 붙었다. 법사위원장은 아무래도 중립을 지켜야 하고, 여야간의 이견을 조정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예전과는 역할이 다를 수밖에 없다.” 민주통합당이 최근 검찰개혁 관련 7개 법안을 당론으로 국회에 제출했다. 검찰과 민주당의 길고긴 싸움이 시작된 것인가. “법사위원장이 되고나서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전혀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축하인사를 받았다. 그 사람들의 요청은 한 가지로 ‘검찰개혁을 해달라’,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달라’였다. 민주당이 검찰과 싸움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검찰의 미래를 위해 검찰개혁을 해야 하는 것이 19대 국회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많은 정치인은 본인도 모르는 사이 정치자금 문제 등 여러 면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고 들었다. 검찰은 이런 정치인들에 대한 정보를 항상 수집하고 있다. 박 위원장도 예외가 아닐텐데. “내가 받은 후원금 중 단돈 1원도 잘못된 돈이 없고, 그렇게 받을 수도 없으니 두려울 것이 없다. 이번에도 법사위원장 못하게 하려고 검찰에서 실질적으로 방해공작을 폈다. 심지어는 나에 대한 소문이 나와 있는 정보지(일명 찌라시)를 근거로 수사하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이런 정보지는 검찰이 단속해야 할 대상인데, 자기들이 정보지를 이용했다는 생각이 든다. 검찰이 언젠가는 고쳐지겠지, 언제까지 저렇게 할지 지켜보고 있다. (검찰이) 스스로 반성하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실제로 검찰의 사찰을 받거나 수사를 받은 적이 있나. “검찰이 청목회 사건으로 내 후원계좌를 뒤진 적이 있다. 청목회는 나와 관련이 없는데 당시 최규식 의원이 김현미 의원에게 전달해 달라고 내 계좌에 100만원을 넣은 적이 있다. 그때 나는 김현미 의원의 변호사 비용 모금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것을 검찰이 뒤졌다. 그 외에도 계좌를 뒤진 경우는 많았다. 계좌추적 같은 것은 혐의사실이 있을 때만 해야 하는데 이렇게 자기들이 스스로 법을 위반하며 실컷 다 뒤져놓고 나중에 와서 잘못했다고 사과하면 끝인가.” 검찰이 박지원 원내대표를 수사하고 있고, 이석현 의원의 보좌관에 대한 압수수색 등 저축은행 사건과 관련해 강도 높은 수사를 하고 있다. “민주당에 대한 표적수사로 비판받을 만한 소지가 많이 있다. 예를 들면 박지원 원내대표의 경우는 검찰이 감옥에 있는 특정 인물을 신문하는 과정에서 표적으로 삼아 수사를 한 의혹이 있다. (검찰이) 그렇게 해놓고 특정 언론사에 (기사를 흘리는 등) 계속 언론 플레이를 했다는 의심이 든다. 사전에 피의사실을 공표하는 것은 정당한 플레이가 아니다. 검찰이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자금 수사, 내곡동 사저 문제를 덮기 위해 의도적으로 표적수사를 한 것 같다.” 박지원 원내대표 소환과 맞물려 민주당은 8월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하고 있다. 방탄국회라는 비판도 있는데. “8월 임시국회는 그런 사항과 관련 없이 열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2011년도 결산도 하지 않았고, 민간인 사찰과 관련해 국정조사를 하기로 했는데 그것도 전혀 이행되지 않고 있다. 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민주당이 임시국회를 요구하는 것이 박지원 원내대표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 것은 여당의 정치공세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에 검찰은 검사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사실상 마지막으로 검찰 고위급 인사를 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이번 검찰 인사는 보은인사, TK(대구·경북) 출신 인사들에 대한 특혜인사이자 편향인사다. 검사들도 그렇게 얘기하고 있다. 특히 이 정부에서는 TK와 고대 출신의 검사가 아니면 제대로 보직을 받을 수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보은인사는 BBK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의 승진인사다.” 국민들 사이에는 ‘안철수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이헌재 전 총리 출판기념회 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만났다고 들었는데, 대선후보로서 안철수 원장을 평가한다면. “한마디로 독특한 사람이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나 대화를 이끌어가는 부분을 보면 보통사람과 다르다. 정치인으로서 갖춰야 하는 스킨십도 별로 보이지 않았다. 안철수 원장의 경우 대중과 카메라 앞에 서면 대중과 국민과의 스킨십은 어느 누구보다 재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 대 일 스킨십은 앞의 스킨십과 다르다. 안 원장의 일 대 일 스킨십은 아직 평가하기에 이른 것 같다” 박 위원장의 에세이집 와 관련, 북콘서트를 광주에 이어 서울에서도 개최했다. 대선후보도 아닌데 왜 출판기념회를 전국을 돌며 하나. “북콘서트를 계속하는 이유는 ‘청춘 멘토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젊은이들로부터 ‘기자가 좋으냐, 국회의원이 좋으냐, 국회의원으로서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 것이냐’ 등 많은 질문을 받는다. 2030(20대·30대)에게 멘토 역할을 하고 싶다. 앞으로도 북콘서트는 계속할 것이다. 다음 북콘서트는 부산에서 할 예정이다.” 민주통합당 당헌·당규 때문에 이번에 대선에 나오지 못했는데, 아쉽지 않나, “일부 대선후보들도 내가 출마하지 못한 것에 대해 좀 아쉬워한다. 내가 거기 끼어 있었으면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모든 것이 다 때가 있다. 내 스스로 판단하기에 대선후보로는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출마했으면 흥행에는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것을 부인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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