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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장관 지명자, 북한을 ‘핵보유국’ 지칭
미 국방장관 지명자, 북한을 ‘핵보유국’ 지칭
2025. 01. 15 20:55국제
... 전 세계의 안정에 위협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피터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사진)는 북한의 위협 억제를 위해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보유고 확장을 막기 위한 노력에 더해 특히 (미국)...
외교부 “북한 절대 핵보유국 지위 가질 수 없다”…트럼프 측 “북한 핵보유국” 발언에 선 그어
외교부 “북한 절대 핵보유국 지위 가질 수 없다”…트럼프 측 “북한 핵보유국” 발언에 선 그어
2025. 01. 15 18:54정치
... 밝혔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외교부는 입장문을 통해 “북한 비핵화는 한·미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일관되게 견지해온 원칙”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외교부는 또...
조태용, 생포 북한 병사 송환 “자유의사만 있다면 한국으로 데려와야”
조태용, 생포 북한 병사 송환 “자유의사만 있다면 한국으로 데려와야”
2025. 01. 15 18:37정치
...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 관련 질문에 “북한에 사는 주민들은 헌법에 따라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조 원장은 “(이들은) 다만...
생포 북한군 “상대편이 투항 안하면 ‘사살’ 지침 받았다”
생포 북한군 “상대편이 투항 안하면 ‘사살’ 지침 받았다”
2025. 01. 15 08:47국제
... 영상이 추가로 공개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엑스(옛 트위터)에 북한군 포로 A씨를 신문하는 4분16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A씨는 한국어로 통역된...
북, 러시아 파병

스포츠경향(총 1,791 건 검색)

한국-북한전 주심 이란 여성 축구 심판 “산성 테러, 살해 협박으로 조국 떠났다”
한국-북한전 주심 이란 여성 축구 심판 “산성 테러, 살해 협박으로 조국 떠났다”
2025. 01. 15 13:33 축구
마흐사 고르바니(왼쪽에서 두번째)가 2017년 중국에서 열린 동아시아연맹 여자축구챔피언십 한국-북한전에 앞서 심판으로 입장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이란 여성 국제축구 심판 마흐사 고르바니(36)는 지난해 12월 조국을 떠나 스웨덴으로 이주했다. 이란에서 선구적인 여성으로 꼽히는 그는 사회적, 국가적 제약에 맞섰지만 불공정한 대우, 살해 협박, 산성 테러 위협 등에 더 버틸 수 없었다. 서남아시아 대표 언론 알자지라는 14일 고르바니와 인터뷰를 게재하며 여성 심판을 향한 이란축구계 편견과 차별을 비판했다. 고르바니는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국제심판이 됐다. 그해 타지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간 20세 이하 경기에서 주심을 봤다. 국제 축구경기에서 심판을 본 최초 이란 여성이었다. 그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2023 FIFA 여자 월드컵, 몰디브 남자 2부 리그에서도 휘슬을 불었다. 고르바니는 2024년 3월 테헤란을 연고로 하는 축구팀 간 맞대결인 에스테그랄-페르세폴리스전에서 비디오보조심판(VAR)으로 임명됐다. 치열한 더비 경기를 앞둔 며칠, 그는 광범위한 공식적 반대에 직면했고 경기 48시간 전 이란축구연맹(IFF)에 의해 심판 명단에서 제외됐다. 알자지라는 “의심스러운 교통사고 등과 같은 위협이 닥쳤고 IFF의 반복적인 심문을 겪은 후 그는 이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고르바니는 이번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내가 심판으로서 FIFA 월드컵 2022에 단 한 걸음 남은 상황이었으나, 이란축구연맹이 나를 국내 경기 심판에서 제외했다”며 “그들은 여성이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주는 것을 두려워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테헤란 더비를 며칠 앞두고 내가 연맹에 갔을 때 그들은 내 휴대전화를 끄고 압수했고 가방도 방 밖에 두라고 했다”고 말했다. 고르바니는 “처음에는 공손히 내게 심판으로 나서는 걸 철회하도록 요청했다”며 “나중에는 나에게 ‘정신적·심리적으로 이 경기에서 심판으로 활동하게 부적합하다’는 편지를 작성하라고 했고 카메라 앞에서 내가 너무 아파서 이 경기를 할 수 없다고 말하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왜 연맹이 그런 요청을 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고르바니는 “그들은 FIFA에 제시할 문서를 원했지만 나는 그들의 요구에 따르지 않았다”며 “그런데 나중에 내가 작성하거나 서명하지 않은 편지가 연맹에 의해 FIFA에 제출된 걸 알았다. 내용은 내가 심각한 병으로 인해 테헤란 더비를 심판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고르바니가 편지 쓰기를 거부한 뒤 또다른 치욕이 이어졌다. 고르바니는 “연맹은 내가 국제 경기에서 입은 복장을 문제삼았다”며 “그들은 내가 고의로 내 자신을 노출했다는 내용으로 말하기를 원했다. 그들은 내가 사고로 죽을 수도 있으니 협조하는 것이 좋겠다고까지 말했다”고 주장했다. 마흐사 고르바니. 알자지라 고르바니는 대부분 경기에서 히잡 없이 나섰다.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란 이슬람 공화국의 의무적 히잡 규정을 거부한 것이다. 고르바니는 “나는 모든 심판들과 동일하게 승인된 심판 유니폼을 입기를 원했을 뿐”이라며 “압박이 심해졌고 가족 안전을 위해 몇차례는 베이지색 양말과 모자를 착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왜 다른 이란 여성 심판들처럼 이란축구연맹이 승인한 유니폼을 입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내 행동이 이란 여성들의 자유와 평등을 향한 진보를 위한 한 걸음이라고 느꼈다”고 답변했다. 그는 “월드컵과 국제 토너먼트에 참가하는 것은 늘 주요 목표 중 하나였다”며 “나는 여전히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더욱 큰 동기를 가지고 계속 전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오피셜]동아시안컵, 내년 7월 국내서 개최···남자는 한·중·일·홍콩 참가, 여자는 북한 출전 미지수
[오피셜]동아시안컵, 내년 7월 국내서 개최···남자는 한·중·일·홍콩 참가, 여자는 북한 출전 미지수
2024. 12. 18 16:44 축구
2022 동아시안컵 결승에서 한국 나상호가 일본 선수와 볼 다툼을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동아시아축구연맹(EAAF)이 주최하는 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이 내년 7월 한국에서 열린다. EAAF는 17일 홍콩에서 제77차 집행위원회를 열고 내년에 열리는 동아시안컵 대회 일정을 확정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이에 따르면 동아시안컵은 2025년 7월 7일부터 16일까지 한국에서 개최된다. EAAF와 대한축구협회는 아직 개최 도시와 세부적인 경기 일정에 대해서는 발표하지 않았다. 동아시안컵은 동아시아축구연맹(EAFF)에 가맹한 축구협회의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및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참가하는 국제 축구 대회이다. 2003년에 설립된 남자부 대회와 2005년에 설립된 여자부 대회로 나뉘어 치러지고 있다. 내년에 열리는 대회는 남자는 10회, 여자는 9회째가 된다. 17일 홍콩에서 열린 EAAF 집행위원회에서 내년 동아시안컵 일정을 확정했다. EAAF 홈페이지 내년 대회 남자부에는 한국, 중국, 일본, 홍콩이 참가한다. 한국은 9번 열린 이 대회에서 5번이나 우승하며 이 대회 최다 우승국에 올라 있다. 일본에서 열린 2022년 제9회 대회에서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팀을 이끌고 참가해 일본에 이어 준우승을 했다. 동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대회가 아니어서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유럽파를 제외하고 국내파 위주로 대표팀을 꾸릴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7월이면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이 끝난 상황이어서 K리그의 유망주와 젊은 선수들을 테스트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자부는 한국, 중국, 일본이 참가를 확정한 가운데, 본선 진출을 확정한 북한이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할지 미지수다.
‘이슈 PICK 쌤과 함께’ 북한의 러시아 파병, 한반도 힘의 균형은 어디로?
‘이슈 PICK 쌤과 함께’ 북한의 러시아 파병, 한반도 힘의 균형은 어디로?
2024. 12. 08 12:24 연예
KBS 8일 오후 7시 10분 KBS1 ‘이슈 PICK 쌤과 함께’에서는 과연 트럼프의 귀환이 이러한 복합위기를 어떤 방향으로 전개하게 될지, 그에 맞서 우리 한국은 내년 2025년에 한반도 평화를 위해 어떤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지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본다.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파견, 러-우 전쟁에 개입하고 도널드 트럼프가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최근 국제 정세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상상하지 못했던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김 교수는 “파병 소식을 들은 후 올 한해 북한의 행보가 퍼즐처럼 맞춰진 느낌이었다”라고 답했다. 김정은은 올해 초부터 ‘적대적 두 국가론’을 강조해왔으며 지난 6월 19일에는 북러 정상회담에서 ‘북러조약’을 체결했다. ‘어느 한쪽이 침공을 받을 시 다른 쪽이 군사 지원을 한다’는 자동 군사개입을 규정한 ‘북러조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염두에 뒀던 조약 체결로 볼 수 있다. 김 교수는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를 점령함으로써 북한 파병의 명분이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 주목할 점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9월 북한의 특수작전부대 현지 시찰에 나선 것을 들 수 있다. 이 모든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북한의 러시아 파병은 갑작스러운 결단이 아닌 치밀한 준비 끝에 실행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을 결정한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김정은과 푸틴의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는 외교적으로 고립되었을 뿐 아니라 사상자 역시 증가했고, 우크라이나가 점령 중인 러시아 영토 쿠르스크 수복이 푸틴에게 시급하다. 수많은 사상자가 예견됨에도 러시아에 파병을 결정한 북한의 목표는 무엇일까. KBS 김 교수는 “북한 역시 절박한 상황”이라는 말과 함께 “2025년은 북한의 경제국방발전 5개년 계획이 종료되는 해지만, 강력한 대북 제재와 함께 경제 파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대북 정유제품 공급은 현재 연 50만 배럴로 제한되어 있는데 이는 대한민국의 하루 소비량에도 미치지 못하는 양이다. 이처럼 북한은 정상적인 경제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하며, 남북한의 경제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북한은 파병을 통해 러시아 특수를 노리고 있다. 전쟁 중에는 파병 군인의 임금이 큰 외화벌이 수단이 될 수 있다. 국정원의 보고에 따르면 북한군은 1인당 약 2,000달러, 약 280만 원에 달하는 급여를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북한의 1인당 월 국민총소득(GNI)인 약 13만 원의 20배가 넘는 수준이다. 또, 최초의 드론 전투라 불릴 정도로 양상이 바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함으로써 북한군의 현대전 실전 능력을 배양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작년 우크라이나가 배치한 드론은 무려 20만 대 이상이며, 올해 드론 100만 대 생산 계획을 밝혔다. 그리고 전쟁이 끝난 뒤에는 전쟁 당사국으로서 전후 복구 인력이 부족한 러시아의 노동 시장을 노린다는 예측도 가능하다. 또한, 푸틴 대통령이 결국 북한에 군사기술을 제공할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현재 한반도의 정세가 심각한 위기 상황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는 것”이 김 교수의 진단이다. 현재 북한은 5,000여 개가 넘는 대남 오물 풍선을 살포하며 시민들의 일상에 큰 불편과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 이 오물 풍선이 실제 무기가 될 경우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 역시 존재하므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김 교수는 대북 전단과 오물 풍성 문제 해결 방법으로 ‘서로 보내지 않는 것’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북한 역시 한반도의 긴장 고조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또한, 미국이 한반도의 긴장 완화에 나서라는 북한의 메시지로도 해석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KBS 남북한의 충돌지가 될 가능성을 지닌 ‘서해 북방한계선(NLL)’은 유엔군 사령부가 휴전 이후 서해 5도의 방어와 관리를 목적으로 설정한 사실상 ‘해상경계선’이다. 그런데 NLL은 북한이 주장하는 해상 군사 분계선과 겹치는 구역이 존재해 지속적인 긴장과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5년 휴전선에서 목함지뢰 폭발 사건이 있다. 2017년 트럼프와 김정은이 ‘핵 단추’를 언급하며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여있던 한반도는 반전의 계기를 맞는데, 바로 평창 동계 올림픽이다. 긴장 완화 및 대화의 계기로 작용한 평창 동계 올림픽 이후, 2018년 남북·북미 간 대화의 국면이 숨 가쁘게 전개되었다. 6년이 지난 현재, 반전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은 내년 미국의 47대 대통령으로 돌아올 ‘트럼프’다. 김 교수는 트럼프가 계속해서 선거운동 기간 중 김정은과의 친분을 강조해왔던 것을 들어 한반도 안보에 지각변동이 있을 것이라 예측했다. 김정은 역시 지난 8월 4일 미국을 향해 “대화도 대결도 우리의 선택으로 될 수 있다”는 말을 하며 2021년 이후 3년 만에 처음 대화를 언급했다. 김 교수는 “북러가 밀착하며 북한은 러시아의 지원을 받게 되었으나 핵 문제는 북한이 미국과 담판을 통해 해결하려 할 것”이라 추측했다. 북핵 문제는 트럼프 1기와는 매우 달라진 양상을 보인다. 김 교수는 “미국이 비핵화를 포기하고 비확산이나 핵 용인으로 협상하지는 않을 것”이라 전하며 “재임이 없는 트럼프가 4년 임기 내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고, 김정은 역시 협상 파트너로 트럼프를 선호하기에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이 현재 파병으로 중국의 보완재인 러시아를 확보한 상황이므로 이번 러시아 파병을 활용하여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KBS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현재 한반도-동북아 정세 관리 능력이 절실한 상황으로, 북러 밀착을 면밀히 분석하여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북한과 약 1,400킬로미터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인 만큼 중국의 의도를 잘 파악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또한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혀 한층 더 복잡해질 2025년 한반도에서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실리 외교를 펼쳐야 한다”는 제언으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이슈 PICK 쌤과 함께’ 210회 ‘북한의 러시아 파병, 한반도 힘의 균형은 어디로?’는 12월 8일 저녁 7시 10분 확인할 수 있다. 방송 후에는 KBS홈페이지와 wavve, 유튜브 KBS교양, KBS다큐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조니 소말리, 계엄령에 쫄았나···북한·공산당 찬양영상 삭제
조니 소말리, 계엄령에 쫄았나···북한·공산당 찬양영상 삭제
2024. 12. 06 11:54 연예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서 각종 기행을 이어가고 있는 유튜버 조니 소말리. JTBC 방송화면 캡처 평화의 소녀상을 모독하는 등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 기행을 펼친 미국인 유튜버 조니 소말리도 계엄령에 반응했다. 조니 소말리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된 직후 자신의 틱톡 부계정 등에 북한과 중국 공산당을 찬양하는 영상 등을 삭제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염을 선포한 것에 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3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국회가 비상계염 해제 요구안을 가결하면서 무력화됐으나 조니 소말리는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이다. 한국에서 각종 기행을 이어왔던 조니 소말리는 버스 안에서 ‘천리마 달린다’ 북한 노래를 틀고 비무장지대를 거쳐 월북을 시도하겠다고 하는 등 북한 찬양 영상을 올렸다. 이외에도 중국 공산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북한 공산세력과 종복세력의 척결’을 이유로 걸었다. 윤 대통령은 “북한 공산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라 계엄사령부의 포고령도 나왔다. 계엄사령부의 포고문에 따르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거나 전복을 기도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하고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 이를 어길 시 계엄법에 따라 영장 없이 체포, 구금, 압수수색을 할 수 있고 처단한다. 조니 소말리는 한국 뿐 아니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를 돌며 각종 기행을 벌여왔다. 그는 현재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지난 10월 출국 정지 조처됐다. 서울서부지검은 지난달 11일 조니 소말리를 불구속 기소했다.

주간경향(총 192 건 검색)

‘북한 인권’에 역대급 예산 쏟는 정부, ‘가족 송금’은 수사해놓고 나 몰라라
북한 인권’에 역대급 예산 쏟는 정부, ‘가족 송금’은 수사해놓고 나 몰라라(2024. 11. 18 06:00)
2024. 11. 18 06:00 사회
경찰, 지난해부터 ‘북한 가족 송금’ 탈북민들 수사 “인도적 지원은 면책해야” 지적에도 재판은 계속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북한 주민은 대한민국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으로,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가장 기본적 책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통일 독트린’이라는 남북통일 구상을 발표했다. 구체적 방법으로는 ‘북한 주민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인도적 지원’,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의 역할을 통일 역량에 반영’을 제시했다. 통일부는 통일 독트린에 맞춰 내년도 예산을 편성했다. 북한 인권 개선 사업은 올해의 2배인 124억원, 북한인권센터 건립에는 106억원을 책정했다. 탈북민 정착기본금은 1인당 10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늘렸다. 그런데 최근 기자가 만난 한 탈북민은 “윤석열 정부가 탈북민, 북한 인권을 위해 무슨 정책을 편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오히려 “정부는 탈북민을 탄압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이 이전 정부에서 수사하지 않았던 ‘북한 가족 송금’을 지난해부터 갑자기 수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탈북민들이 가난에 시달리는 북한 가족을 돕기 위해 돈을 보내는 ‘북한 가족 송금’을 단순히 형식적 법으로 재단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국회 등에서 나왔다.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지난 10월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제기돼 (안보수사대에서) 수사하지 않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러 탈북민이 이미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남북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 설 수밖에 없는 탈북민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가족 소식 알려면 브로커 통할 수밖에 “북한의 ‘북’ 자만 떠올려도 눈물이 나요. 북한에 있는 가족들 때문에요. 늙은 부모가 울면서 도와달라고 영상을 보내오면 일이 손에 잡히겠어요? 돈을 안 보내면 밤잠을 못 자요. 여기 사람들은 자기 부모 다 같은 땅에 살고 굶지도 않잖아요. 여기서 웃고 떠들고 살아도 가슴이 타서 재가 남아요, 재가.” 지난 10월 21일 기자와 만난 50대 탈북민 여성 A씨가 말했다. A씨는 2007년 한국에 들어와 18년째 살고 있는데 지난해 7월 갑자기 경찰에서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수사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탈북민들은 한국에 들어오면 브로커부터 찾는다고 한다. 먹고살기 어려운 북한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고 어떻게 지내는지 소식을 주고받고 싶지만 정식 경로가 없어 중국, 북한의 브로커들이 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A씨가 외국환 업무 등록을 하지 않은 채 탈북민들 돈을 받아 브로커 쪽 계좌로 보내준 게 법 위반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월 14일 ‘제1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기념식’에서 “북한 주민은 대한민국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으로,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가장 기본적 책무”라고 말했다. 검찰도 이 논리를 내세워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에서 문재인 정부 인사들을 수사했다. 그러나 경찰은 한국 국민인 탈북민이 북한 주민인 가족에게 돈을 보낸 것은 ‘외국환 거래’라 미등록이면 처벌해야 한다며 수사에 나섰다. A씨는 벌금 1000만원 약식명령을 받자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북한에 살던 어린 시절 선생님이 되겠다는 꿈을 꿨던 A씨는 ‘출신성분’ 때문에 모두 포기했다고 했다. A씨의 친척이 해방 이후 남쪽으로 가 한국전쟁에 참전한 반동분자라는 이유로 A씨 가족도 북한에서 반동분자로 분류됐다. 가난과 탄압을 피할 수 없었다. 탈북 후 한국으로 온 A씨는 밤낮없이 식당 일을 하며 돈을 벌었다. 모은 돈으로 자녀를 비롯해 다른 가족 몇 명을 한국으로 데려왔고, 북한에 남은 부모와 가족들에게는 브로커를 통해 돈을 보냈다. 그러면서 중간에서 다른 탈북민의 돈을 전달해주는 일도 하게 됐다. 북한이 경의선과 동해선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한 다음 날인 지난 10월 16일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전망대에서 북한의 선전마을이 뿌옇게 보인다. 김창길 기자 송금 과정엔 위험이 뒤따르지만 A씨는 탈북민들이 송금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감자나 콩을 심어도 싹이 나기도 전에 다 파먹으니까 나질 않는 거예요. 농사를 지으면 하룻밤 깜빡하면 금세 다 없어져요. 오죽하면 군대가 농장 밭을 지키겠어요? 겨울엔 먹을 게 없으면 남의 집 감자를 도둑질할 정도니까요.” 세 살배기 딸을 북한에 두고 온 탈북민, 80세 넘은 부모의 건강을 걱정하는 탈북민이 A씨에게 소식을 좀 알아봐 달라고 연락해왔다. A씨의 동생들은 송금 문제로 북한 보위부 조사를 받았고 소식이 끊겼다. 이마저도 브로커 같은 선이 없으면 정보를 듣지 못한다. A씨가 말했다. “(돈을 전달하면서) 저는 단 1전도 뗀 게 없어요. 정부도 이날 이때까지 몇 년 동안 돈을 보냈지만 한 번도 잡은 적이 없어요. 정말 문제가 있으면 정부에서 그동안 왜 가만히 뒀겠어요? 먹고살라고 조금씩 보내주는 건데 그걸 문제 삼으면 어떡하나요. 탈북민들은 북한 가족이 어떻게 될까봐 여기서도 떠들지 못하고 조심히 사는데요.” 휴민트 역할 탈북민도 송금 수사 대상 탈북민 부부인 주수연(45)·황지성씨(45)는 지난해 4월 경찰에게 갑작스러운 압수수색을 당했다. 경찰이 내민 압수수색 영장엔 주씨가 북한 가족 송금에 관여했다는 내용뿐 아니라 북한과의 연계 혐의도 적혀 있었다. 경찰은 영장에 “대금의 정확한 전달을 위해 북한 내 공범이 수수료 일부를 반국가단체 구성원에게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고, 외화벌이 사업이나 국내 탈북민 정보수집을 위해 반국가단체 구성원이 브로커로 활동하거나 공모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향후 불법과 탈법적인 자금 거래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커 수사가 필요하다”고 썼다. 주씨는 지난 9월 약식기소돼 벌금형을 받았고, 조만간 정식재판을 청구할 예정이다. 지난 11월 2일 기자와 만난 주씨 부부는 윤석열 정부 경찰의 송금 수사에 강한 분노를 표했다. 그 배경엔 이들 부부가 중국, 북한의 브로커들과 교류하면서 북한 가족들의 생계 지원, 소식 전달을 넘어 탈북민들의 탈북을 돕는 역할을 해왔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주씨는 “갈 곳이 없을 때 나를 받아준 게 고마워서 이 땅에 해되는 짓을 안 하고 애국하며 살았다”며 “그런데 경찰이 증거도 없이 우리를 간첩으로 몬 것”이라고 했다. 황씨는 구출한 탈북민 중에는 인신매매로 팔려 갔던 여성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이다. “제가 데려온 (북한) 사람이 2000명이 넘어요. 작년에 입국한 탈북민의 절반은 우리 가족이 입국시켰어요. 중국에 팔려 가 있는 사람들을 돈 지불하고 구출했단 말이에요. 왜 우리 조선 여성들이 이렇게 비참하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마음에 한 사람이라도 빼 오자고 시작한 일이었어요. 이런 아픔을 정부가 알고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엉뚱한 수사만 하는 거예요. 탈북민 정책이라는 게 밑바닥에서 고생하면서 비참한 삶을 겪은 사람들의 말을 들어서 만들어야죠. 정착금 올려주겠다고요? 아래는 탄압하면서 북한 인권을 이야기할 무슨 자격이 있나요? 내 부모한테 내가 돈을 보내는데 대통령이라도 보내지 말라고 할 자격이 있는 건가요?” 지난 10월 14일 한 시민이 출입이 통제된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내 자유의 다리를 바라보고 있다. 김창길 기자 주씨 부부는 브로커들 사이에 오가는 북한 관련 정보를 수집해 한국 정보기관에 넘겨주는 일종의 ‘휴민트’(정보원) 역할도 수행했다고 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로 정보를 주고받던 선들이 끊어지고 있다고 했다. 황씨가 말했다. “북한의 물가 같은 것은 초보적인 정보예요. 탈북민들이 수집하는 거죠. 내가 거기 가서 장 볼 일이 있나요? 왜 알아보겠어요? 탈북민 송금이라는 게 부모·형제의 생계도 있지만 대북 휴민트로 정보기관이 많이 이용합니다. 총칼 없는 전쟁 시대에 이런 휴민트를 죽인다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죠. 나라에 충성한 결과가 수사라니 정말 분하고 억울하고…. 경찰이 통장 내역을 다 파헤치고 15년간 구축한 인맥을 다 파괴해버렸어요. 토사구팽이잖아요. 결국 정권을 연장하는 구실이 필요한 거 아닌가 싶어요. 만약 우리가 간첩으로 밝혀졌다면 보수 정부 들어서 숨어있던 간첩을 잡았다고 자랑했을 거 아니냔 말이죠. 웃기는 일입니다.” 이들 부부는 과거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 네 명을 잡는 실마리를 제공해 정부로부터 포상금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제는 탈북민들의 북한 가족 송금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통일부는 탈북민 지원과 북한 인권 증진을 연일 강조하면서도 경찰의 송금 수사는 방관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수사·재판에서) 인도적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외국환거래법은 합법적인 금융 거래가 제도화된 나라와의 관계를 상정한 것이고, 그게 안 되는 나라(북한)와 상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제도 개선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지만 현행 제도하에서 유연하게 운용할 필요는 있다”고 했다. 처벌 사례 없어 법원 태도도 오락가락 북한 가족 송금을 처벌한 사례는 거의 없다. 그렇다 보니 판사마다 사건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오락가락하고 있다. 탈북민 A씨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북부지법 판사는 현 경찰과 통일부의 자료, 과거 정부의 합법화 추진 등을 추가로 검토해보기로 했다. 반면 D씨 사건을 심리하는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판사는 “이게 대체 무슨 사건인데 변호인들이 많이 붙냐”, “최대한 조용히 처리해야 맞는 것 아니냐”며 심리를 서둘러 종결하자고 했다. 대한변호사협회 북한이탈주민 법률지원위원회가 공익소송으로 이 사건들을 수임해 무료 변론하고 있다. 탈북민들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 가족에게 소액의 돈을 보낸 것이 외국환거래법상 ‘등록하지 않고 외국환 거래를 업으로 한 것’에 해당하는지, 북한에 돈을 보낸 행위가 외국환 거래인지가 재판 쟁점이다. 탈북민 측은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헌법 제3조를 근거로 외국환 거래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A씨 사건의 경우 탈북민들이 A씨 계좌로 입금한 액수만 확인될 뿐, 실제 북한으로 넘어간 돈이 얼마인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검찰은 재판에서 “금액이 중요한 것은 아니고 외국환 거래를 업으로 한 게 문제”라고 주장했다. 앞서 경찰의 송금 수사는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실적 쌓기를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찰청 안보수사국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외국환 업무를 업으로 등록하지 않고 수수료를 챙기는 것은 현행 실정법 위반이기 때문에 (기소된 탈북민들에 대한) 사법처리 절차는 그대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족 송금 명목으로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해 탈북민이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런 고소·고발이 들어오면 수사는 이뤄질 수 있다”며 “(안보수사대에서는) 인도적 목적 등을 고려해 단순히 돈을 보낸 사실만으로 인지수사를 하기보다는 안보에 직접 관련이 있는 중요사범 위주로 수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북한 가족에게 돈 보내면 범죄?…탈북민 “이게 말이 되냐”[주간경향] “북한이 도발해 온다면 우리는 이를 몇 배로 응징할 것입니다. ‘전쟁이냐 평화냐’의 협박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것은 북한 정권이지, 북한 주민은 아닙니다. 정부는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1월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한 말이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407130900051
국제질서 흔드는 북한군 파병…김정은의 승부수인가, 자충수인가
국제질서 흔드는 북한군 파병…김정은의 승부수인가, 자충수인가(2024. 10. 28 09:48)
2024. 10. 28 09:48 정치
한국과 대결 피하고 파병 가능성…미 대선 염두 전략적 선택일 수도 한국 정부 대책의 실효성 문제…한반도 영향 분석 뒤 대응 나서야 북한이 지난 6월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최고훈장인 ‘김일성훈장’을 수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연합뉴스 한반도 내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한 북한의 움직임이 국제사회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 대통령선거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북한군이 러시아로 ‘파병’됐다는 정황이 확인됐다. 시기, 방식, 기대 효과 등이 모두 계산된 모양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장한 ‘두 국가론’, 지난 6월 북한이 러시아와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북한의 ‘사회주의헌법 개정’ 등과도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일련의 사건들은 북한이 단순히 군사적 의미를 넘어 외교, 경제, 국제질서 등을 고려한 북한판 대전략(Grand Strategy)을 가동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북한은 러시아 파병을 통해 국제사회가 참여하는 ‘거대한 체스판’ 위로 단박에 올라섰다. ‘고립의 탈피’는 ‘진영화’를 통해 가능하다는 국제사회 작동원리를 이용했다. 경제 제재, 하노이 회담 실패, 한국의 정권 교체, 외교적 고립 등을 거친 김 위원장은 ‘러시아’와의 연대를 통해 존재감을 확보했다. 북한 독재 정권 존속을 목적으로 한 ‘진영화’가 열강이 대거 휘말릴 수 있는 국제전 가능성을 연 것이다. 당장 후방지원을 담당해 온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와 미국은 대응에 나서야 할 상황이다. 한국도 우크라이나 전쟁은 더 이상 남 일이 아닌 게 됐다. 이로써 북한을 고립시켜 힘으로 억제한다는 윤석열 정부 정책에도 구멍이 뚫렸다. 북한군 3000명은 누구인가 “북한 특수부대원이 러시아군에 현재까지 약 3000명 파병됐고, 오는 12월까지 파병 규모가 총 1만여명이 될 것이다.” 지난 10월 23일 조태용 국정원장이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해 밝힌 정보다. 같은 날 북한군 파병을 두고 ‘조사 중’이라는 미국 정부의 태도도 ‘증거가 있다’로 바뀌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직접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병력이 러시아에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확인했다. 다만 파병 목적을 두고는 “두고 봐야 한다. 이는 우리가 가려내야 할(sort out) 문제”라고 답했다. 신중한 미국 정부 측 속내와 별개로 파병과 전투 참여를 구분하는 오스틴 장관의 접근에는 일리가 있다. 군사전문가인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제전략연구실장은 “일반적으로 파병은 역할에 따라 크게 2~3개 정도로 분류할 수 있다”며 “하나는 대표적으로 떠올리는 전투병이고, 또 다른 하나는 후방에서 유지보수 등을 담당하는 지원군 역할”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러시아에 다양한 무기를 지원했는데 이중에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불리는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도 포함돼 있다. 이를 운용하기 위한 일부 기술 인력 역시 러시아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 역시 넓게 보아 파병 개념에 속한다. 이들 외에도 북한군이 러시아에 이미 파병돼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지난해 러시아 내 소식통으로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인민군 공병국(건설여단) 병사들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들이 후방에서 전쟁 지원 역할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보급품을 받고 있다고 공개한 영상./우크라이나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 X(구 트위터) 갈무리 결국 조 국정원장이 밝힌 북한군 3000명이 무엇을 하는 부대냐에 따라 파병의 성격도 달라질 수 있다. 이는 북한이 직접 전투에 참전해 국제문제를 일으킬 것인가와도 직결된다. 국회에서 나온 정보에 따르면 파병된 북한군은 ‘폭풍군단’으로 불리는 특수작전군 예하 11군단이다. 일반 부대에 비해 가볍게 무장해 기동력을 살린 ‘경보병여단’이 주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역할은 후방에 침투해 교란작전을 펼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이들 역할에 더욱 의문부호가 붙는다는 점이다. 조 위원은 “북한이 파병했다는 특수부대의 주 임무는 후방 침투 및 교란인데 러시아어도 못하는 병사들이 후방에 침투해서 무슨 역할을 하겠느냐”며 “이들을 전방에 배치하더라도 북한에서 훈련받은 이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제대로 싸울 수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전투에 투입될 경우 포로로 붙잡히거나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데 그게 오히려 러시아, 북한 모두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들의 역할을 제한적으로 보는 분석도 나온다. 두 실장은 “전쟁 패러다임이 바뀐 만큼 러시아에 투입됐다고 알려진 3000명의 역할은 전선에 바로 투입되는 것이 아닌, 이후 들어올 본대를 위한 사전 준비 병력에 가까울 것”이라며 “크게 러시아군과 협력해 전투를 이끌 지휘부와 러시아군에게 군사작전에 필요한 표준화된 전시교육을 받고 향후 북한군 본대를 교육할 선발대로 구성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북한군은 드론 운용, 대드론 방어 체계 등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인데 이대로 전선에 투입되면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 선발대가 이를 북한군에 교육할 수 있을 정도로 숙지하고, 임무 수행이 가능할지 검증하는 데만 올해가 다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분석을 종합하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을 즉시 전력으로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전쟁 양상이 화력, 공습 등으로 비중이 옮겨지는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 역시 중요하다. 실제로 국정원도 북한군 1만여명 파병이 완료되는 시점을 올해 12월로 예측했다. ‘파병’이 아닌 파병 ‘시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미국 대선을 10여일 앞두고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공개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의미다. 북한군 파병은 무엇을 노렸나 올해 북한은 주요 국면마다 정부와 전문가들 예측을 벗어났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10월 7~8일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한국식 ‘국회’) 결과다. 애초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대적으로 헌법을 개정하고 발표할 것이라 예측했다. 그러나 최고인민회의가 종료된 후에도 헌법 개정과 관련한 북한의 특별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 대신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남측과 연결되는 도로·철도 등을 끊고 요새화 작업만 진행했다. “한국과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다”는 김 위원장 발언이 ‘실질적 조치’로 나타난 것이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7차 핵실험과 같은 대규모 도발이 진행될 것이란 예측 역시 빗나가고 있다. 이는 이른바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과 그 대응을 통해 엿볼 수 있다. 북한은 지난 10월 11일 ‘외무성 중대성명’으로 “한국이 지난 (10월) 3일과 9일에 이어 10일에도 심야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중구역 상공에 침범시켜 수많은 반공화국 정치모략 선동 삐라를 살포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10월 15일에는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명의의 담화에서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고, 10월 19일에는 노동신문을 통해 ‘무인기 잔해’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위협 발언의 수위는 계속 올라갔다. 하지만 “군사적 수단의 침범행위가 ‘또다시’ 발견, 확정될 때”라는 전제가 붙었다. 당장 보복할 것처럼 열을 올렸지만 실상 발언의 방점은 ‘재발을 방지하라’는 요구에 찍혀 있었다. 러시아 독립 언론기관이라고 주장하는 ‘아스트라’는 지난 10월 22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채널에 북한군으로 보이는 군인들이 건물 외부에 서 있는 모습을 촬영해 게시했다.(왼쪽)/아스트라(ASTRA) 텔레그램 채널 갈무리. CNN은 지난 10월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문화부 소속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를 통해 입수한 러시아가 파병된 북한 군인에게 군복과 군화 등 보급품을 원활하게 지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한글 설문지를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문화부 소속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 제공. 북한이 한국과의 직접 대결을 피하고 선택한 것은 러시아 파병인 것으로 기정사실화 됐다. 지난 10월 24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한군 파병과 관련해 “무엇을 어떻게 할지는 우리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하루 뒤인 25일에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그러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국제법적 규범에 부합되는 행동일 것”이라는 김정규 북한 외무성 러시아 담당 부상의 발언을 실었다. 이로써 국면은 파병을 ‘했나, 안 했나’에서 ‘왜 했는가’로 전환됐다. 북한은 파병이라는 전략 변화를 통해 국제질서 변화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쉽게 말해, 북한과 한·미동맹 사이에 형성된 전선을 러시아를 포함한 지역 전선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러시아 파병을 통해 가장 얻고자 하는 것은 한·미 상호방위조약과 같은 확고한 군사동맹”이라며 “북한 정예군이 파병될수록 유사시 러시아 역시 이에 상응하는 지원 및 협력을 해야 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북한을 상대로 했던 한·미동맹이 이제 북·러를 상대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러 밀착이 파생할 국제질서 변화에 주목하는 것은 두 실장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파병으로 인해 북한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득은 ‘안보우산 확약’, 쉽게 말해 러시아의 확장억제 제공”이라며 “이는 북한이 사실상 핵을 보유했음에도 미국의 압박을 받는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안보의 장기적·질적 강화를 위해 정예 전력이 러시아로 빠져나가는 등의 단기적·양적 약화를 감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이러한 선택을 단순히 ‘도박’으로 치부하기도 어렵다.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문제와 엮이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북한은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당선을 바랄 만한 이유가 있다. 트럼프 후보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입장은 ‘조건 없는 빠른 종전’이다. 이 경우 이미 점령당한 우크라이나 영토의 일부 혹은 전부가 러시아로 귀속된 채 전쟁이 끝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군 파병은 중동과 유럽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의 동아시아 정책도 실패한 것으로 비판받을 수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대선에 나선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에겐 악재가 나타난 셈이다. 북한 파병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시종일관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 역시 이와 연관 지어볼 수 있다. 두 실장은 “미국 정부는 지금 전략적 인내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라며 “북한 파병과 관련한 명확한 확인과 후속 조치는 결국 미국 대선이 끝나야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만큼 주요 강국들 역시 해당 기조를 따라가고 있다. 차기 미국 정부의 입장을 알 수 없다는 점, 상관도 없는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 국제사회 ‘진영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 판단이다. 실제로 이를 벗어나 파병된 북한군에 대한 공격 의사까지 밝히고 있는 나라는 10월 25일 기준, 딱 두 나라밖에 없다. 전쟁 당사자 우크라이나 그리고 한국이다. 북한군 파병, 정부가 막을 수는 있나 “북한군 파병 문제와 관련해 전 세계에서 나오는 이야기 중 95%가 우크라이나발이고, 나머지 5%가 용산발이다.” 지난 10월 23일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가 급한 것은 이해되지만 미국이나 나토조차 파병 규모, 목적을 두고 신중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먼저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지원도 검토하겠다’고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왜 정부가 앞장서서 전쟁에 휘말리겠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정부는 미국과 나토가 북한 파병을 확인하기 전인 지난 10월 22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를 열었다. 이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정부는 북한의 전투병력 파병에 따른 러·북 군사 협력의 진전 추이에 따라 단계적인 대응조치를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격용 무기 지원’ 가능성이 여기서 나왔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지난 10월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등 현안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군 파병은 중·장기적으로 한국 안보 문제와 연결될 수 있다. 문제는 정부 대책의 적확성·실효성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과 북한군 파병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가 설명되지 않는다. 해당 조치가 북한 외에 러시아라는 새로운 적대국을 만드는 것은 분명하다. 반면 한국이 언제, 어느 정도 규모의 무기를 지원할 때 북한군 파병이 ‘왜’ 멈추는지는 알 수가 없다. 정부 역시 ‘살상무기 지원’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억제력을 발휘하는지 설명한 바 없다. 무기 지원에 사용할 예산, 지원에 따른 안보 공백 등이 검토된 것인지 역시 확실치 않다. 게다가 해당 조치는 사실상의 참전이다. 정부가 국회 동의 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인지도 논란이 될 수 있다. 한 군사 전문가는 “그냥 NSC에 소수가 모여서 ‘그럼 우리 이렇게 한 번 해볼까요’하고 발표한 수준 아니냐”며 “윤 대통령까지 ‘살상 무기’ 지원을 말할 정도면 왜 우리가 전쟁에 개입해야 하고, 어떻게 억제력을 발휘할 것인지 정도는 논리적 설명이 가능해야 하는데 아무런 근거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발언만 보면 이제 한국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당사자다”고 덧붙였다. 대책의 실효성이 비판 받는 것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정부는 인천 강화군 등 북한 접경지역에 울려 퍼지는 대남 확성기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지역 주민들은 지난 10월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장을 찾아 어려움을 호소했다. 국민들이 일상에서 겪는 문제도 해결 못하는 상황에서 러시아로 파병된 북한군을 억제하겠다고 나선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수의 군사·북한 관련 전문가들은 “이 문제는 북한 전문가가 아닌 국내 정치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라”고 답변했다. 안보 문제를 넘어선 정치 문제가 엮여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치 전문가들은 해당 문제를 조금 다른 관점에서 설명한다. 이준한 인천대 정외과 교수는 “정치학에는 랠리 이팩트(rally effect)라는 것이 있는데 외부 위협이 발생하면 정치지도자를 중심으로 국민이 결집하는 현상이다”며 “김건희 여사 문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정부가 지지층을 묶고, 내부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북한 문제에 강경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업체 리서치뷰의 안일원 대표는 “2030 남성층을 중심으로 안보 문제에 대해 보수적 경향을 보이는 만큼 북한에 대한 강경한 태도가 지지율 추가 하락은 막을 수 있다”면서도 “이미 북한과 정부를 적대적 공생 관계로 인식하는 국민이 많은 상황에서 북한군 파병 문제가 민생 악화, 김건희 여사 문제, 한동훈 대표와의 갈등 문제까지 덮을 수 있을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대남 확성기 등의 일상 문제, 남북관계 경색으로 인한 안보 불안 등에 지친 국민은 주구장창 북한 문제만 붙잡고 키우는 정부에 반감만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보 문제의 국내 정치화는 정부가 자초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북한을 힘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줄곧 피력해왔다. 그사이 북한은 ‘진영화’를 선택하며 남북 대립을 별개의 국가, 진영 간 대결로 변모시켰다. 상황은 변했다. 정부가 말해 온 고립과 억제에도 구멍이 뚫렸다. 반성과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정부가 내세운 것은 사실상의 ‘전쟁’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월 24일 “저와 대한민국이 이를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홍 위원은 “아직 미국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정해지지 않았고, 차기 정부의 입장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북·러동맹이 앞으로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부터 면밀히 분석한 뒤 대응에 나서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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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폭파
북한,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폭파(2024. 10. 15 13:15)
2024. 10. 15 13:15 정치
10월 15일 오전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에서 해병대원이 해안선 수색정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10월 15일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합참은 이날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북한은 오늘 정오께 경의선 및 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군사분계선(MDL) 이북 일부 구간을 폭파했다”며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태세 강화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북한군 총참모부는 지난 10월 9일 보도문을 통해 “9일부터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 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축성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를 진행되게 된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같은 날 유엔사-북한군 통신선을 통해 보낸 통지문에서도 “우리 측은 10월 9일부터 남쪽 국경선 일대에 우리 측 지역에서 대한민국과 연결됐던 동·서부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기 위한 공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지난 10월 14일 정례브리핑에서 “도로에 가림막을 설치해 놓고 그 뒤에서 도로를 폭파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하는 것이 식별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말부터 남북 육로 단절을 위해 도로 주변 지뢰 매설과 가로등 제거, 철로 제거, 인접 부속 건물 철거 등을 진행해왔다. 남북 연결 육로에는 철도 및 도로인 동해선과 경의선, 화살머리고지 및 공동경비구역(JSA) 통로 등이 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11월 경의선 도로 인근에 나뭇잎 지뢰를 살포했고 같은 해 12월 동해선에 지뢰를 매설했다. 올해 3월에는 동해선 도로 펜스, 4월엔 경의선 도로 가로등을 철거했다. 이어 5월에는 동해선 철도 레일 및 침목을 제거했고 6월에 동해선 도로 가로등을 철거다. 또 7월엔 경의선 철도 레일 및 침목을 제거한 뒤 8월엔 경의선 열차 보관소를 해체했다. 김명수 합참의장은 지난 10월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 국정감사에서 “경의선과 동해선은 (지난) 8월에 차단됐다”며 “이런 움직임은 사전에 감시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김일성·김정일 부정하는 김정은 ‘두 국가론’…북한 헌법 개정 될까
김일성·김정일 부정하는 김정은 ‘두 국가론’…북한 헌법 개정 될까(2024. 10. 14 06:00)
2024. 10. 14 06:00 정치
김정은 ‘두 국가론’ 강조하면서도 헌법 개정 회의에는 불참 헌법개정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안 돼…소폭 수정보충한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월 7일 창립 60주년을 맞이한 김정은국방종합대학을 축하 방문하고 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연합뉴스 북한이 ‘조용한’ 헌법(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헌법) 개정을 했다. ‘통일’ 문구 삭제, ‘영토’ 명기 등을 할 것이란 정부 예측과 달리 노동 연령과 선거 나이 등에서 소폭의 수정보충(북한식 ‘개정’ 표현)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1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6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등에 참석해 ‘큰소리’ 친 것과 다르다. 김 위원장은 “헌법에 대한민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으로, 불변의 주적으로 확고히 간주하도록 한다”고 말해 왔다. 김 위원장의 의지는 지난 10월 7~8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한국식 ‘국회’)가 아닌 다른 곳에서 재확인됐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10월 8일자 보도에 따르면 최고인민회의가 열린 10월 7일, 김 위원장은 김정은국방종합대학을 찾았다. 이곳에서 “우리가 남녘해방이라는 소리도 많이 했고, 무력통일이라는 말도 했지만 지금은 전혀 이에 관심이 없으며 두 개 국가를 선언하면서부터는 더더욱 그 나라를 의식하지도 않는다”며 “대한민국을 공격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두 국가론’은 여전히 강조하면서도 이를 위한 헌법 개정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모순된 행보는 ‘두 국가론’을 둘러싼 북한의 복잡한 속내를 드러낸다. 당장 김 위원장의 ‘두 국가론’은 김일성·김정일이 ‘온갖 노고’와 ‘심혈’을 다 바쳤다는 과업부터 부정해야 한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께서는 나라의 통일을 민족지상의 과업으로 내세우시고 그 실현을 위하여 온갖 로고와 심혈을 다 바치시였다.” 북한 헌법 ‘서문’에 박혀 있는 내용이다(<북한법령집>(상권), 국가정보원, 2024). 김 위원장의 모든 권력은 김일성·김정일의 혈통이란 단순한 사실에서 나왔다. 북한은 지난 10월 7~8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1차 회의를 열어 사회주의헌법 일부 내용을 수정보충(개정)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헌법은 개정됐나 “객관적 현실을 받아들이고 두 개의 국가를 수용하자.”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 9월 19일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사’에서 남긴 말이다. 임 전 실장의 발언은 김 위원장의 ‘두 국가론’을 추종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런데 엄밀히 따지면, 본래 ‘두 국가론’은 북한보다 한국의 통일 방안에 더 가깝다. 1980년대 이후 북한은 ‘1민족 1국가 2제도 2지방정부’라는 고려연방제 통일방안을 기본으로 했다. 이를 ‘적화통일’ 시도로 본 한국은 ‘1민족 2국가 2제도 2지방정부’라는 ‘한민족 공동체 통일방안’을 주장했다. ‘선평화정착, 후통일논의’가 기본틀이었던 것이다. 문제는 임 전 실장 생각과 달리 김 위원장의 ‘두 국가론’은 통일을 지향하는 ‘잠정적 특수관계’가 아닌 과거 동독이 제시한 ‘적대적 2국가론’에 가깝다는 점이다. 이 경우 통일의 기본단계인 남북 간 화해 협력·평화 공존부터 요원한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임 전 실장 발언을 두고 “상황에도 맞지 않고, 현실성도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데 한국에서 ‘두 국가론’이 비판받는 것처럼 북한 역시 ‘두 국가’로의 전진이 쉬운 것은 아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이번 헌법 개정 상황이다. 결과를 두고 크게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첫째는 ‘통일’ 문구 삭제 등의 헌법 개정이 있었지만 북한이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만약 개정을 했음에도 공개하지 않았다면 서해 국경선 문제 때문일 것”이라며 “북한의 서해 국경선은 우리의 북방한계선(NLL)과 겹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 충돌 가능성이 높아진다.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것은 ‘한국과 더 마주 서고 싶지 않다’는 김 위원장 뜻과는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둘째는 대대적인 헌법 개정은 없었다는 것이다. 이를 방증하는 정황이 있다. 북한은 지난 10월 9일 남측과 연결되는 도로·철도를 끊고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요새화 공사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북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명의의 보도문이 조선중앙통신에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북한은 이 보도문에서 “우리 공화국의 ‘주권행사 영역’과 ‘대한민국 영토’를 철저히 분리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군사적 조치를 취한다는 것을 공포한다”고 했다. 적어도 북한 헌법에 영토조항이 신설됐다면 ‘공화국 주권행사 영역’과 같은 모호한 표현이 사용되기는 어렵다. 최고인민회의 결정 사항이라는 점 역시 ‘대대적 헌법 개정은 없었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고인민회의는 당 전원회의 등과 달리 북한 주민들이 직접 영향을 받는 입법 활동”이라며 “만약 중폭 이상의 헌법 개정이 이뤄졌다면 김 위원장이 직접 참석하고, 취지를 설명하는 시정연설 등을 진행하는 것이 통상적인데 이 과정이 없었다”고 말했다. 양 총장 역시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결정 사항은 아무리 민감한 사안이라도 최대한 요약해서 보도해왔다”며 “헌법 개정이 보류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10월 7일 창립 60주년을 맞이한 김정은국방종합대학을 축하방문하고 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연합뉴스 헌법 개정을 하기에는 ‘시기’가 좋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가 있다. 대외 환경 변화를 앞두고 북한이 불확실한 ‘도박’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홍 위원은 “2019년 선출한 북한의 14기 대의원은 원래 올해 3월 임기가 끝나야 하는데 연장된 상황”이라며 “미국 대선 결과를 보고 필요하면 내년 초 15기 대의원을 구성해 헌법 개정을 하는 것이 정치적 선전 효과가 훨씬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북한의 헌법 개정 여부는 정확한 사실관계는 확인되지 않고,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 무엇을 했든 북한이 ‘조용하다’는 것이다. 헌법에서 ‘통일’ 문구 삭제, ‘영토’ 명기 등은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큰소리’ 쳐온 사안들이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볼 필요가 있다. 헌법을 개정 ‘했냐’, ‘하지 않았냐’가 아닌 ‘왜 조용할 수밖에 없는가’이다. 북한은 왜 조용한가 북한의 헌법 개정이 지향하는 것은 ‘두 국가론’이다. 이는 곧 ‘생존전략’이다. 북한은 한국과 얽힌 민족적 특수관계를 ‘위협’으로 판단한다. 특히 안보와 외교적 측면에서의 갈등이 두드러진다. 실제로 북한의 핵무장에 맞서 미국의 핵전력과 한국의 재래식 전력이 결합한 ‘통합억제’ 구상이 본격화됐다. 북·미관계 정상화, 유엔 제재 해제 등 외교적 측면에서도 ‘당사자’를 주장하는 한국 입장을 배제하기 어렵다. 북한은 차라리 한국과 별개의 국가로 인식되면 생존을 위협하는 변수를 하나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이러한 상황을 두고 ‘방어적 두 국가론’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전략은 김 위원장 발언에서도 확인해볼 수 있다. “(한국을) 의식하는 것조차 소름이 끼치고 그 인간들과는 마주 서고 싶지도 않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핵 사용과 관련해서는 “적들이 우리 국가를 반대하는 무력사용을 기도한다면” 같은 가정을 붙인다. 이를 좀 더 정제된 표현으로 설명할 땐 ‘영토 평정’이라는 단어를 쓴다. ‘상대가 나의 영토를 공격했을 때 방어를 넘어 상대 영토까지 점령한다’는 의미다. 문제는 일부 언론, 전문가들이 이를 ‘국토 완정’과 구분 없이 쓰며 객관적 상황 파악을 어렵게 한다는 점이다. 과거 김일성 주석이 사용한 ‘국토 완정’은 ‘적화통일’을 의미하는데 김 위원장은 이를 사용한 적이 없다. 일각의 주장처럼 두 단어의 의미가 같다면 북한은 ‘적화통일’을 추진하면서 헌법에선 ‘통일’을 삭제하고, 별개의 두 국가임을 주장하는 것이 된다. 이는 논리적 모순이다. 두 국가론을 북한의 ‘생존전략’으로 볼 때 김 위원장이 집착하는 헌법 개정의 필요성도 온전히 이해될 수 있다. 또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 개정을 하지 않았더라도 북한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점 역시 알 수 있다. 결국 문제는 ‘왜 조용한가’이다. 답은 두 국가론이 안착하는 데 필요한 정지작업들에서 추론해볼 수 있다. 첫째는 김일성이 북한 체제에 도입한 이른바 ‘민족주의적 공산주의’를 어떻게 넘을 것이냐다. 조 위원은 “김일성이 만든 주체사상의 핵심이 조국 해방, 조국 통일이고 이 체제 안에서 김정일·김정은의 권력승계가 안정적으로 이뤄졌다”며 “이제 와서 김정은이 민족, 통일을 버리겠다고 하면 조국해방전쟁이라고 선전한 6·25전쟁은 뭐라고 설명할 것이고, 김일성의 항일 빨치산 활동은 또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김정은이 하려는 것은 북한 체제를 만든 김일성의 무덤을 파묘해 버리겠다는 것인데 북한 내 반체제 세력만 키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헌법 개정을 했든 안 했든 북한의 침묵은 주민들이 납득할 설명을 찾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 9일 싱가포르 오차드호텔에서 열린 제47회 싱가포르 렉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둘째는 현상 변경 추진으로 인한 주변국과의 관계다. 국제사회는 70여 년 동안 남북한의 민족적 특수관계 위에 외교정책을 설정하고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이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를 말하는 것은 안착된 구조의 변경을 바라지 않는다는 의미다. 특히 북한의 시도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양안 문제 때문이다. 잔더빈(詹德斌) 상해대외경제무역대학 교수(전 환구시보 한국 특파원)는 “대만도 ‘두 국가론’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중국은 한반도 상황에 관한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며 “북한이 한국을 적대국으로 선언하고 통일정책을 변경하면 ‘남북한의 관계 개선과 대화를 통한 상호 신뢰 구축,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을 지지한다’는 중국 입장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별개의 국가가 된 북한과 한국 사이에 분쟁이 발생해도 제3자인 중국이 함부로 개입하거나 중재에 나서지 못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두 국가론이 오히려 외교적 고립을 심화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두 국가론은 비단 북한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정부도 전략적으로 북한의 두 국가론에 어떻게든 대응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의 통일 정책은 지난 8월 15일 광복절에 나온 ‘8·15 경축사’ 이후 이른바 ‘자유의 북진’이라고 불린다. 당시 윤 대통령은 “자유가 박탈된 동토의 왕국, 빈곤과 기아로 고통받는 북녘땅으로 우리가 누리는 자유가 확장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해당 주장은 남북이 국가 대 국가의 관계가 아닌 상호 인정하는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임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다. 국가 간 관계에서 해당 발언은 내정간섭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시도만으로 민족적 특수성은 끊어지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인이기에 잘 보이지 않는 현실이 있다. “북한이 남한을 국가로 지칭하는 것은 사실 놀라운 일은 아니지 않나. 국제사회 대부분이 북한과 남한을 서로 다른 두 나라로 인식해서 각각 대사급 수교 관계를 맺고 있다.” 잔더빈 교수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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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20·30대 여성 타깃 ‘자본주의 패션’ 강력 단속 나섰다
북한 20·30대 여성 타깃 ‘자본주의 패션’ 강력 단속 나섰다
2022. 05. 11 09:34 패션
최근 북한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일명 ‘자본주의 스타일’에 대해 북한 정부의 강력한 단속과 제재가 이어지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젊은층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일명 ‘자본주의 패션’에 대해 더욱 강력한 단속에 나섰다. 미국 매체 인사이더는 미국 비영리 언론인 ‘라디오 프리 아시아(Radio Free Asia)’의 내용을 인용해 “최근 북한이 피어싱, 스키니 청바지, 염색 헤어스타일, 영문 로고가 있는 의상 같은 ‘자본주의 패션’에 대해 더욱 강한 단속에 나섰다”고 전했다. 또한 매체는 “패션 단속은 특히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은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 갈색 머리 염색 그리고 외국 글자가 크게 쓰여있는 옷, 스키니 진 패션을 반사회주의적 관행이자 자본주의적 행위로 규정하고 단속에 나섰다. 만약 한 사람이 단속당했을 경우 순찰대는 비슷한 스타일을 한 젊은이들이 더 없는지 그 지역을 샅샅이 뒤지고 적발한 이들을 청소년 연맹 사무실로 데려간다. 단속된 범법자들은 서면으로 그들의 ‘범죄’를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누군가가 북한 당국이 ‘허락한 스타일’의 옷을 가져다주고 환복 후에야 풀려날 수 있다. BBC에 따르면 북한이 서구 패션 트렌드를 금지한 배경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설이 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연설을 통해 서구의 헤어 스타일과 의상은 ‘위험한 독’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에 북한은 올바른 패션 스타일에 대한 전국적인 ‘교육회’를 열기도 했다. 라디오 프리 아시아는 “심각한 경우 적발된 이의 근무지에 적발 사실이 통보되고 이름과 집 주소, 직장 등의 정보가 방송을 통해 공개된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한 북한의 한 익명 제보자는 “강력한 단속 하에서도 북한 젊은이들은 외화나 TV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입으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북한군보다 강하고, 호환마마보다 무섭다? 사춘기의 최고점 ‘중2병’ 대탐구
2013. 07. 08 15:38 육아/교육
반 애들이 보는 앞에서 선생님에게 질 수 없다는 허세와 엄마에게 밀릴 수 없다는 오기 그리고 친구 패거리에 대한 집착으로 귀결되는 중2병. 세상이 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소리치며 지질해 보일 바엔 죽는 게 낫다고 말하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면 “오 마이 갓!”이란 탄식이 절로 나온다. 중2병, 사춘기의 다른 이름 요즘 ‘중2병’이 화두다. 아이가 말대꾸만 해도 중2병이라 하고, 허락받지 않고 머리 염색을 하거나 치맛단을 줄여도 중2병인 것 같다고 하소연이다. 초등학생이나 고등학생이 이유 없이 반항하고 속을 썩이면 중2도 아닌데 그런다고 걱정을 한다. 중2병의 본래 뜻은 중학교 2학년 또래의 사춘기 청소년들이 흔히 겪게 되는 심리적인 상태를 빗댄 말로 자아 형성 과정에서 ‘자신은 남과 다르다’ 혹은 ‘남보다 우월하다’ 등의 착각에 빠져 허세를 부리는 사람을 얕잡아 부르는 일종의 인터넷 속어다. 1999년에 일본의 한 라디오 방송에서 처음 사용됐는데, 그 뒤 우리나라에서는 의미가 조금 변질돼 연령대를 불문하고 사용된다. 중2병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널리 알려진 중2병의 전형적인 ‘증상’을 살펴보면 된다. ‘서양 음악을 듣기 시작한다, 맛도 없는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다, 인기 밴드에 대해 뜨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정색한다, 무엇이든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엄마에게 프라이버시를 존중해달라고 말한다, 사회와 역사에 대해 좀 알게 되면 ‘미국은 추잡하다’ 라고 한다등이 있다. 사춘기 특유의 감수성과 상상력, 허세가 최고조에 이르렀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 할 점이 있다. 왜 중학교 2학년이 사춘기 특유의 심리 상태를 표현하는 대표 학년으로 지목됐는가, 하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꼽았다. 아직 성인에 미치지 못하는 초등학생과는 달리 성인에 가깝게 신체 발달이 이루어지는 시기라는 점과 대학 입시에 부담이 큰 고등학생과 달리 상대적으로 학업에서 자유롭다는 점 그리고 인터넷 발달로 정보 획득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요즘 아이들의 인터넷 사용이 사춘기의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요즘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아이들은 없다. 이것은 어른과 아이가 접하는 정보가 같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른과 아이의 구분이 없어진 것이다. 과거에 어른이 어른일 수 있었던 것은 아이들이 모르는 정보를 먼저 배워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어른들이 아이들에 비해 지식이 달리는 형국이다. 그러니 아이들을 통제할 수도 통제될 리도 없는 것이다. 비록 그것이 어른의 지혜가 아닌 단순 정보에 불과한 지식이라도 말이다. 한창 반항기에 접어든 아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준 꼴이랄까. 무엇이 괴로울까?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의 ‘2012년 상담 경향 분석 보고서’에 의하면 청소년들의 상담 요청 고민들은 가족, 일탈 및 비행, 학업과 진로, 성, 성격, 대인관계, 정신건강, 생활습관 및 외모, 컴퓨터·인터넷 사용, 정보 제공, 법률 정보, 활동, 기타의 13가지 카테고리로 분류된다. 그중 총 1만1백66건의 상담을 분석한 결과 우울·위축, 강박·불안, 충동(분노) 조절 문제, 자살·자해 등 정신건강과 관련된 상담이 전체의 약 25.5%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대인관계(24.9%), 가족 문제(14.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상담 요청 학생은 중·고등학생이 가장 많았고, 호소 영역별로는 초등학생은 가족 문제, 중학생은 대인관계, 고등학생은 정신건강에 대한 것이 많았다. 남녀 청소년의 호소 유형에도 차이가 있었다. 남학생의 경우 인터넷 과다 사용이나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성격, 학교폭력, 학교생활 부적응, 등교 거부 등 주로 외형적인 행동으로 문제를 드러내는 경향이 강했고, 여학생의 경우 소극적이고 과민한 성격이나 친구관계, 따돌림 및 왕따, 자해와 자살 문제 등 관계와 성격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특히, 자해와 자살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향은 여학생이 훨씬 두드러졌다. 「십대들의 쪽지」 발행인 강금주 변호사는 1980년대 후반 정도까지는 이성 문제로 인한 상담 요청이 가장 많았다고 했다. 그 다음으로 성격이나 외모 고민, 친구 문제 정도다. 친구 문제의 내용도 싸운 친구와 화해하는 방법이나 진정한 친구 찾기와 같은 다소 순수한 고민들이 주를 이뤘다. 그런데 2000년을 지나면서 그 상담 내용은 급속히 변했다. 무엇보다 성 문제에 대한 변화가 크다. 단순 이성 교제나 성 지식에 대한 고민에 지나지 않던 질문은 완전히 끊겼다. 인터넷을 통해 다 충족되기 때문에 궁금한 점이 없어진 것이다. 대신 성폭행이나 성추행 등 성 관련 문제들에 대한 문의가 증가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이전에도 이런 문제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과거에 쉬쉬하던 것과는 달리 드러내놓고 말할 수 있는 분위기로 변한 데다 성교육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강 변호사는 청소년 성 문제의 경우 완전히 ‘성인 사회의 축소판’의 형태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성추행 같은 일은 보상받을 수 있는 ‘건수’로 생각하는 경향마저 있어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부모는 아이를 너무 모른다 사춘기 자녀 문제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모들이 많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욱이 덩치까지 커버린 ‘어른 아이’의 폭주를 감당하지 못해 두려움마저 느끼는 경우가 태반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변했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조금 달랐다. 사춘기 문제들의 종류가 늘고, 그 내용이 다양화되긴 했지만 이전에 없던 문제가 새로 생긴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자금 부모들이 겪고 있는 아이들의 문제는 이전에도 있어왔던 것이며 오히려 변한 쪽은 부모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모들은 기본적으로 사춘기 아이들의 특성조차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기초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소식을 접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남의 아이’의 이야기일 뿐, 자신의 아이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러니 아이 문제가 어렵고 힘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아이를 파악하지 못하니까 말이다. 아이에게 직접 도움을 주고 해결하기보다는 학원에 보내듯 외부의 도움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정신과 진료를 받게 하고 있다”, “무료 상담이라 효과가 없는 것 같아 유명 심리치료로 바꿔주었다”라면서 부모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하고 면피하려 한다. 자신은 할 도리를 다 했다는 것이다. 분명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하지만 부모가 아닌 타인에게 아이를 무조건 맡기려는 자세는 되레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심지어 일부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것에 대해 스스로 장애아라고 받아들이기도 하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또 전문가들은 사춘기 자녀 문제에서 일정 부분 학교 선생님의 권위를 인정해주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아이의 학교생활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분명 선생님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부모가 알고 있는 자녀의 모습은 극히 일부다. 학교에서의 내 아이, 친구들 안에서의 내 아이는 집에서의 모습과 완전히 다를 수 있다. 비록 선생님에게 조금 부족한 면이 보일지라도 최소한 아이들 앞에서는 선생님의 의견을 존중해주는 태도를 유지할 것을 전문가들은 권했다. 그래야 아이들도 선생님 말을 듣고 학교생활 또한 지도가 가능해진다. 결과 아닌 자연스러운 과정 ‘상상 속의 관중’이라는 말이 있다. 사춘기 아이들은 그만치 타인의 시선을 과도하게 의식한다. 그래서 부모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문제를 단순히 ‘쪽팔리다’라는 이유로 격렬하게 반항하거나 거부하는 것이다. 사춘기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스스로를 ‘남과 다르다’라고 전제하며 사고한다. 예를 들면 어른들 눈에는 위험천만해 보이는 오토바이를 면허도 없이 운전해 질주하는 데에는, 자신은 죽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발달이 우리 아이들의 사춘기를 더욱 심화시키기도 했다. 인터넷 게임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나쁜 성인문화까지 빠르게 배운다. 아이들은 자살부터 왕따까지 모방하기가 무척 쉬워졌다. 여기에 학업 스트레스까지 더해져 무기력증이나 우울증, 폭력적인 성향까지 정신적인 고통도 추가됐다. 사춘기 아이들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는 과업을 진행 중이다. 중2병이란 ‘병’ 앞에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누가 뭐래도 아이들이다. 사춘기를 거치지 않고 어른이 될 수는 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다 거쳐가는 과정이다. 아이가 말대꾸를 한다면, 아이가 방문을 잠그기 시작했다면, 아이가 머리에 염색을 하고, 교복 치마를 짧게 수선했다면 일단 화를 내기에 앞서 어떤 ‘단계’에 들어섰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부모가 훈육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어도 된다. 시간을 들여 관찰하면 부모는 본능적으로 다 알게 돼 있다. 관찰하고 대화하자. 어쩌면 그것으로도 많은 것을 풀 수 있다. 어떤 부모는 “담배 냄새를 폴폴 풍기는 녀석과 무슨 대화를 하냐”라고 성토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 아이와 마주 앉은 덕택에 아이의 흡연 사실을 알게 됐지 않느냐고 되묻는다. 중2병도 결국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몸부림이다. 부모가 중심을 잡고 ‘너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애기해주어야 한다. 분명한 기준을 정하고 끝없이 대화하면 된다. 말을 해도 먹히질 않는다는 정도로 끝내는 게 아니라 아이가 받아들일 때까지, 아이가 변할 때까지 말하는 게 적정한 양이자 기간이다.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중2병 테스트 1 나는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2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3 오랜 시간 망상에 빠져 스스로를 만화 주인공으로 생각할 때가 많다. 4 나 자신이 우울증에 빠졌다고 생각한다. 5 미니홈피나 블로그에 오글거리는 글을 많이 적어놓는다. 6 유난히 이성 앞에서 허세를 부린다. 7 비현실적인 소설을 쓴다. 8 혼자서 중얼거린다. 9 칼을 갖고 다니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10 파멸·피·광기 등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단어를 거리낌 없이 내뱉는다. 11 자신보다 약해 보이는 사람에게는 이유 없이 강하게 대한다. 12 뭐든 부정적으로 보는 성향이 크다. 13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말을 내뱉고는 멋있다고 생각한다. 14 나는 남들보다 불행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15 스스로 큰 상처를 갖고 있다고 여긴다. 16 온라인에 쓰는 글에 ‘…’를 많이 붙인다. 17 주먹으로 벽을 치거나 가래침 뱉는 걸 자랑스럽게 여긴다. 18 깡패를 우상이라고 여긴다. 19 종종 자살을 생각한다. 20 아무 이유 없이 무뚝뚝한 표정으로 남들을 바라본다. -체크된 항목이 10개 이상이면 중2병, 15개 이상이면 남에게 민폐 끼치는 수준, 18개 이상이면 상담이 필요하다. 중2병을 앓고 있는 사춘기 아이들의 실제 고민은 무엇일까? 사례 1 인터넷 게임에 중독됐어요(고3 남학생) 갑작스러운 부모의 이혼으로 인터넷 게임에 몰두하기 시작한 A군. 학기 중에는 컴퓨터 때문에 매일 지각해 학교에서 징계까지 받았다. 방학 중에는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 게임만 할 뿐,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상담은 이렇게: A군과 A군의 어머니는 5개월 정도 각각 개인 상담을 받았으며, A군은 추가로 인터넷 중독 치유 학교에 다녀왔다. 현재는 게임을 전혀 하지 않고 있으며, 경제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대학 입시에 도전 중이다. 또한 체력관리를 위해 복싱학원에 매일 다니고 있다. 사례 2 끊임없는 자살 시도. 죽고 싶어요(중3 여학생) 엄마의 재혼으로 새아빠와 함께 사는 것이 너무 괴로운 B양.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항상 외롭고, 우울한 감정을 느낀다. 경제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이라 학비는 물론 급식비를 내는 것도 어려운 형편이다. 모든 것에서 좌절을 느끼며 집에 혼자 있을 때 습관적으로 손목을 칼로 그어서 자해를 했다. 또 자살까지 계획하고 있었다. 상담은 이렇게: 인터넷 채팅을 이용한 사이버 상담을 통해 개인 상담을 받게 된 B양. 상담자는 경제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었고 정신건강의학과 치료와 약물치료를 받도록 하면서 상담을 병행했다. 그동안 힘들었던 속마음을 표현하게 하고, 정서적으로 안정이 될 수 있도록 지지해주며 친구를 사귀는 법에 대해서도 조언해주었다. 사례 3 친구 없는 학교생활이 무척 힘들어요(중3 여학생) 이사 이후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과 등하교를 하지 않게 되면서 그 무리로부터 떨어져 나와 학교 내에서 따돌림을 받게 됐다는 C양. 다른 친구들을 사귀어보려 해도 이미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친해진 아이들 틈에 끼는 것은 어려웠다. 친구 없이 혼자 학교생활을 한다는 것이 무척 힘들어 아침마다 울면서 학교에 간다고. 곧 2박 3일간의 학교 수련회가 있는데 친구 없이 잠까지 자야 하는 그 상황이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고 호소했다. 상담은 이렇게: 힘들어하는 C양에게 충분한 공감을 해주며 정서적인 안정을 찾도록 했다. C양이 친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도했던 방법들을 같이 탐색해보았고, 어떻게 하면 원만한 교우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들을 지도해주었다. 또 수련회 참가 부분은 담임교사나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도록 권유했다. 사례 4 욱하는 성격, 친구를 때리게 돼요(중1 남학생) 운동선수를 목표로 하다가 그만둔 D군. 그로 인해 기초 학습이 부족해 수업시간에 집중하기가 어려웠고, 학교 공부를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욱하는 성격에 자격지심까지 더해져 힘이 없는 친구를 때리기도 했고, 학교 선생님들과 문제를 자주 일으켜 결국 강제 전학 직전에 이르게 됐다. 상담은 이렇게: D군은 자신도 착해지고 싶고, 성숙해지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계속 오해를 받게 됐고, 그때마다 화가 나서 마찰을 빚게 됐다고 한다. 정기적인 상담으로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대화와 감정 기술 등을 습득해 원만한 대인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분노를 조절하고 이를 적절히 표현할 수 있는 훈련을 연습하게 했다. 사례 5 해준 것도 없이 간섭만 하는 부모님이 짜증나요(초6 남학생) 학교 갔다 집에 오면 엄마는 공부와 관련된 것만 물어보고 잔소리만 해서 괴롭다는 E군. 너무 짜증이 나고 화가 나서 자신도 모르게 부모님께 욕을 하고 물건을 집어던졌다. 그 일로 인해 아버지에게 심하게 체벌을 당했고 가출을 하고 싶다는 마음밖에 들지 않는다. 또 자주 싸우는 부모님 때문에 항상 짜증이 나고, 사사건건 간섭하는 엄마는 답답하기만 하다. 상담은 이렇게: 원만하지 못한 부부관계가 자녀에게 심리적인 불안정감을 형성한 것이다. 사춘기 자녀의 발달 과정에 대한 부모교육이 절실했다. 부모에게 화가 난 감정을 언어로 어떻게 표현하면 되는지 상담을 통해 연습하도록 했고, 자신이 부모님께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탐색해보았다. 청소년 상담과 동시에 부모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회복됐다. 사례 및 상담 결과 제공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상담연구지원팀 Mini Interview “중2병, 원래 있어왔던 문제들로 목소리 커지고 더 많이 공개됐을 뿐!” 중2병을 앓고 있는 자녀로 인해 많은 부모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문제는 늘 있어왔다. 없던 게 새로 생긴 건 아니다. 이전에는 아이 혼자 속상하고, 설레는 조용한 사춘기였다면 요즘은 드러낸다는 게 다르다. 다만, 사춘기로 표현되는 문제들이 매우 다양해져서 부모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더 어려워한다. 아이들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느끼기엔 부모도 정말 많이 달라졌다. 부모가 달라졌다는 말이 무슨 뜻인가? 과거에는 아이 문제가 곧 부모 자신의 문제였다. 아이들을 상담소에 데리고 오더라도 “제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라고 물었다. 하지만 요즘은 학원에 맡기듯 한다. “자, 아이 데리고 왔어요” 하고 뒤로 빠지는 식이다. 책임감이 없다기보다 요즘 부모들이 워낙 바쁘다. 자기 살기도 바쁜 거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진짜 어른이 얼마 없다. 사춘기 문제로 부모가 힘들고, 사회가 힘들다는 것은 우리가 아이들에게 버팀목이 돼줄 만한 어른 노릇을 못하고 있다는 것의 방증이다. 사춘기를 겪고 있는 아이들의 목소리는 커졌는데 그 목소리를 감당할 어른은 약해졌다. 중2병으로 대표되는 아이들의 고민이 궁금하다. 우리 원에서는 1년에 8만 건 정도를 상담한다. 상담 내용을 분류하면 13가지 카테고리로 정리된다. 그중 가장 많은 것은 대인관계이고 그 다음이 가족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따돌림 관련 문제가 증가했고, 가족 간의 갈등도 이전부터 있어왔지만 그 내용을 보면 옷차림이나 화장, 인터넷, 스마트폰 사용 문제 등 갈등거리가 다양해지고 주제도 새로워졌다. 엄마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문제를 하나 꼽는다면? 단연 스마트폰 문제다. 언제 사주면 되는지 물어올 정도로 꼭 사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문제에 관해 조언하자면 안 사주면 좋겠지만(웃음), 사주어야 한다면 최대한 늦으면 늦을수록 좋다는 거다. 또 “알았어. 대신 공부나 잘해” 하면서 아무런 기준 없이 덥석 사주어도 안 된다. 스마트폰은 아이들의 생활 전반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물건이다. 어떤 것을 구입할 건지, 요금제는 어떤 것을 선택할지, 어떻게 사용할 건지 아이와 상의하고, 일상생활에서도 아이와 합의된 규칙을 가지고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부모들이 힘들다고 하지만 실상 아이가 특별히 나쁜 짓을 저질렀다기보다는 아이에 대해 부모로서 아는 것이 없어 놀라고 불안한 것이다. 요즘 부모는 너무 바빠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자신의 아이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부모가 많지 않다. 같은 문제가 터져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부모들의 태도가 다른 것은 누가 얼마만큼 더 알고 있는가, 하는 정보의 차이다. 학원은 어디가 좋은지 알면서 아이 문제는 어디서 도움을 받고 상담받을 수 있는지는 모른다고나 할까. 부모가 성숙하지 않으면 아이 문제는 늘 어렵기만 할 것이다. 사춘기 자녀를 대할 준비, 알려고 하는 노력만으로도 많은 것이 개선된다. 아무리 혹독한 중2병을 앓았더라도 이겨낸 사례들이 있을 것이다. 중학생 아들의 인터넷 게임 문제로 상담을 요청받은 적이 있다. 아이를 만나보니 게임을 잘하고 친구들 사이에서 나름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엄마가 제지하니 문제가 생긴 거다. 상담을 진행하면서 알고 보니 어머니는 아이가 다니고 있는 학교의 선생님이었다. 아이는 자신이 24시간 감시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직장생활로 바쁜 엄마가 어린 시절 자신을 방치했다고 생각했다. ‘대체 엄마가 나한테 해준 게 뭐냐’라는 원망도 했다. 중요한 건 그 엄마의 자세였다. 아이의 문제가 자신에게서 비롯됐음을 인정하며 상담에 적극적이었고, 아이가 아닌 자신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고민했다. 아이에게 정식으로 사과도 했다. 어느 날 상담을 받고 돌아가는데, 엘리베이터에 탄 후 아이가 말없이 엄마 손을 꼭 잡더란다. 상담이 성공하려면 상담자와 아이, 부모 삼박자가 그야말로 잘 맞아야 하지만, 결국 성공의 열쇠는 부모가 가지고 있음을 다시금 확인했다. 전문가의 구체적인 가드라인을 듣고 싶다. 청소년들이 가장 기대하는 사람이 신뢰가 가는 성인 친구라고 한다. 신뢰가 간다는 것은 일관성을 뜻한다. 성인 친구라는 것은 어른이되, 친구같이 동등한 위치를 말한다. 즉, 일방적인 관계는 전혀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녀가 사춘기가 됐다면 도 닦을 때가 됐다고 생각하라(웃음). 엄마에게 말대꾸하고 비꼬고 반항하는 것을 우리 쪽 전문 용어로 ‘게임 걸기’라고 한다. 아이들의 게임 걸기에 말려들면 안 된다. 그러면 싸움만 일어나고 엄마도 상처받는다. 엄마가 미운 게 그 시기 아이들이다. 애들은 애들대로 편한 것만은 아니다. 고민도 많고 진짜 힘들다. 어른으로서 단단하게 버텨줄 것을 부탁하고 싶다. 학부모들에게 당부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상담기관으로는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있고, 각 시도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있으며, 교육부 쪽으로는 위(Wee)센터가 있다. 모두 무료다. 사춘기 자녀가 있다면 적어도 이 정도 기관은 알고 있는 게 좋다. 그리고 사설 상담기관들을 이용하려면 상담자가 어떤 배경을 가졌는지 정도는 확인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심리, 교육, 사회복지 등 관련 학과 전공을 기본으로 상담과 관련된 국내 학회가 두 군데 있는데, 적어도 학회 발급 상담 자격증은 갖고 있어야 어느 정도 공신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강은진(객원기자) ■사진 / 조민정, 안진형(프리랜서) ■도움말 / 이영선(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상담 교수), 강금주(「십대들의 쪽지」 발행인)>
[동네 이야기]북한산 둘레길 걷기
[동네 이야기]북한산 둘레길 걷기
2010. 10. 13 15:08 레저/여행
ㆍ개성 만점 13구간, 어느 길 걸어볼까 북한산 국립공원 외곽을 싸고도는 북한산 둘레길이 개방되며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에 이어 서울에도 걷고 싶은 길이 열렸다. 북한산과 도봉산 산자락을 휘감으며 2개의 동심원 형태로 이어지는 북한산 둘레길은 누구나 쉬엄쉬엄 걸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길이다. 북한산 둘레길은 기존의 샛길을 연결하고 다듬어 북한산 자락을 완만하게 걸을 수 있도록 조성한 저지대 수평 산책로다. 전체 63km 중 현재 개통된 구간은 서울시 구간과 우이령길을 포함한 44km. 물길과 흙길, 숲길, 마을길과 같은 다양한 표정의 길들이 소나무숲길, 순례길, 흰구름길, 솔샘길 등 13개의 테마를 가지고 이어진다. 9곳의 전망대, 벤치와 침상 등 35곳의 쉼터에서 북한산과 서울시의 전경을 만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둘레길 곳곳에 자리 잡은 유적지와 공원, 체험관을 통해 역사와 문화, 숲의 생태를 만나볼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하기에도 좋다. 북한산 둘레길이 시작되는 소나무숲길 구간은 웅장하면서도 우아한 자태의 소나무 숲 사이로 산책로가 드리워진 길이다. 길이 넓고 완만해 산책을 즐기기에 제격. 강렬한 송진 향이 온몸을 감싸고 북한산 둘레길 중 유일하게 우이계곡을 따라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순례길은 헤이그 밀사인 이준 열사와 초대 부통령 이시영 선생의 묘소가 있는 곳으로 독립유공자 묘역이 조성된 구간이다. 나룻배를 띄울 수 없는 낮은 강에 통나무와 솔가지, 흙을 이용해 만든 ‘섶다리’를 건널 수 있다. 북한산 둘레길 13구간을 한눈에 안내받을 수 있는 둘레길 탐방안내센터도 잊지 말고 들러보자. 12m 높이의 구름전망대가 설치된 흰구름길은 앞의 두 구간에 비해 다소 오르내림이 있는 구간인데 2시간 정도 여유를 갖고 걷는 것이 좋다. 리드미컬하게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숨이 차오른다 싶을 때쯤 구름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 북한산과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용마산, 아차산의 탁 트인 풍광과 장난감같이 작아진 서울의 풍경이 한눈에 펼쳐지고 시원한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이 어느새 바람에 씻겨진 지 오래다. 그 밖에도 평창동 마을과 사지능선이 함께 어우러진 평창마을길 구간, 둘레길 중 유일하게 성문을 통과하는 구간은 옛성길 구간, 구기터널 상단 지역의 계곡을 횡단하는 60m 길이의 스카이워크를 걸으며 주변 경관을 즐길 수 있는 구름정원길 구간 등 개성 만점의 13구간이 이어진다. 길을 잃을 걱정은 접어두자. 곳곳에 설치된 안내판과 탐장지원센터가 방문객들의 길잡이가 되어준다. 함께 걷다 보면 더욱 즐거운 길, 북한산의 가을을 걸어보자. 북한산 둘레길 가는 길 ● 북한산 둘레길 13구간은 크게 소나무숲길~솔샘길 구간, 명상길~구름정원길 구간, 마실길~우이령길 구간으로 나뉘며 원하는 코스를 선택해 즐길 수 있다. 우이령길 입구에서 시작되는 소나무숲길은 수유역 3번 출구로 나와 120번, 153번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하차, 5분 정도 걸으면 입구에 다다를 수 있다. 2구간인 명상길은 길음역 3번 출구에서 143번, 110B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하차, 5분 정도 걸어 정릉주차장에서 시작된다. 마실길 구간은 진관생태다리 앞에서 시작되는데 구파발역 3번 출구에서 마을버스 7724번을 타고 진관외동 종점에서 하차, 3분 정도 걸으면 시작점을 만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북한산 국립공원 홈페이지(http://bukhan.knps.or.kr)를 참고하자.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이성원, 노정연>
동네 이야기
월드컵 스타, 북한 대표 정대세는 왜 울어야 했을까?
월드컵 스타, 북한 대표 정대세는 왜 울어야 했을까?
2010. 07. 29 16:21 화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은명실 공히 스타 탄생의 무대였다.발 빠른 공격수로 큰 두각을 보였던북한 대표 정대세가 그 중 하나다.그는 월드컵 본선 첫 경기 시작 전,북한 국가가 울려 퍼지자눈물범벅이 되도록 우는 바람에화제가 되기도 했다.그는 왜 그리 서럽게 울었을까. 월드컵 개막 시합에서 흘린 눈물의 의미 정대세(26)를 말하려면 일본 사회 재일교포들의 삶을 먼저 알아야 한다. 일본에 재류하는 외국인들은 ‘외국인 등록법’에 따라 외국인 등록을 해야 한다. 재일교포들은 한국 국적을 갖거나 ‘조선’이라 불리는 북한 국적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엄밀히 말해 북한 국적은 국적이라 말할 수 없다. 일본과 국교 수립이 안 된 북한은 국가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북한을 나라로 정한 재일교포는 그저 무국적자와 같다. 국적이 아니라 개인의 출신을 나타내는 역할만 할 뿐이다. 그러나 월드컵에서 북한 대표로 뛴 정대세의 국적은 북한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다. 정대세의 아버지 정길부씨는 한국 국적의 재일교포 2세다. 어머니 리정금씨는 조선을 선택해 무국적자인 재일교포 2세다. 둘째 아들로 태어난 정대세는 아버지 국적을 그대로 이어받아 한국 국적이 된 것이다. 그런데 왜 그는 북한 대표가 됐을까. 정대세의 성장기가 그 답을 말해준다. 그가 멀리 떨어져 있는 북한을 자신의 조국이라고 생각하고 북한 대표로 활동한 이유는 학창 시절을 민족학교에서 보냈기 때문이다. 정대세의 어머니는 북한에서 세운 민족학교에서 교사생활을 했다. 그녀는 아들 대세가 취직 차별 등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민족정신을 품고 세계로 나아가길 원했다. 소수파인 재일인이지만 일본에서 당당하게 살아가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래도 정대세의 국적은 한국인데 왜 굳이 북한 민족학교를 다녀야 했을까. 일본에는 한국이 세운 학교도 분명 있다. 그러나 그곳은 현재 대부분 일본어로 수업을 한다. 반면 북한이 세운 민족학교는 100% 조선어를 쓰고 나라에 대한 교육도 엄격하게 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머니는 점점 ‘일본 학교화’ 되어가고 있는 한국 학교가 아닌 여전히 ‘코리안 정신’을 가르치는 민족학교를 선택한 것이다. “저는 민족학교에서 자라 제 자신이 ‘재일’이라는 것을 똑똑히 자각할 수 있었어요. ‘나는 누구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강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죠. 일본에서 소수자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우리 학교에서 배웠어요.” 그로 하여금 굳게 먹은 신념을 더욱 강하게 자각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바로 축구였다. “일본 학교와 대전하면서 제가 조선 사람이라는 걸 확인하곤 했죠. 그러니까 지고 싶지 않았어요. 지면 마음의 지축이 흔들리니까요.” 정대세의 경우 한국 대표의 길도 있었고 일본으로 귀화해 일본 대표가 될 수 있는 길도 열려 있었다. 혹 북한 대표팀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았을까? 그는 그건 우문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사실 부러울 때도 있었죠. 일본 대표였다면 더 많은 돈도 벌 수 있고, 잘 통하는 동료 선수도 있을 수 있고, 무엇보다 유니폼을 자기가 빨지 않아도 되니까요(웃음). 그러나 제가 일본 대표로 뛴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그는 일본 대표로 경기를 한다면 죄책감에 시달릴 것 같다고 했다.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혼의 포효’ 같은 것도 없을 것이다. 그는 결국 북한 인공기를 달고 월드컵 본선 무대에 섰다. 세계인이 주목하는 꿈의 무대에서 북한 국가가 울려 퍼진다. 평소에도 감수성이 예민한 그는 가슴이 뭉클해졌을 것이다. “북한의 국가를 들을 때마다 학창 시절과 입학식, 졸업식 이런저런 장면이 떠올라 눈물보가 터집니다.” 정대세의 인생 고비 때마다 등장한 것이 바로 북한 국가였다. 일본인들은 북한의 이미지와 겹치는 민족학교에 호의적이지 않다. 북한 관련 납치 문제나 미사일 공격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우익 성향의 일본인들은 그들을 공격 대상으로 본다. 교복처럼 입는 ‘치마저고리’를 칼로 찢는 테러가 지하철에서 일어날 정도다. 어쩔 수 없는 북한 대표팀과의 갈등 한국 국적으로 북한 대표가 되는 일은 쉬운 노릇이 아니었다. 그는 대학 2학년 때 이미 염원했던 북한 대표로 선발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까지 한국 국적을 가진 북한 대표는 없었다’는 이유로 번번이 무산됐다. 정대세는 속상했다. 이날을 위해 숱한 어려움과 차별을 이겨냈는데 한국 국적이란 이유로 월드컵 무대에 서는 꿈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아무 죄도 없는 아버지를 원망하기도 했다. 부모님과의 언쟁이 갈수록 심해졌다. 그런데 J리그 데뷔 2년째 되던 봄, 드디어 기회가 주어졌다. FIFA에 국가대표팀 자격은 ‘원칙적으로 해당국 국적을 가진 동시에 대표 경력이 없어야 한다’고 돼 있었다. 국적 증명은 여권으로 한다. 그런데 한국에서 여권 수속을 밟은 적이 없는 정대세에게 한국 여권이 없었던 것이다. 또 일본 국적법으로는 한국인이니 일본 여권도 없었다. 한국 여권, 일본 여권도 없으니 그는 무국적자에 가까웠다. 재일조선인축구협회는 이 법의 틈새를 놓치지 않았다. 그들은 FIFA에 재일조선인의 역사적 경위를 설명해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그리고 정대세가 북한 여권을 만들 수 있도록 북한 정부와도 담판을 지었다. 꿈에 그리던 북한 대표가 된 정대세는 2008년 동아시아선수권대회부터 활약했다. 월드컵 예선 주전으로 뛰기도 했다. 그렇지만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란 정대세가 막상 그 속에 들어가니 이해할 수 없는 일 투성이였다. 북한 대표팀에는 의료용품조차 제대로 갖춰 있지 않았다. 심지어 유니폼도 색이 바랬고 그마저도 선수들이 욕실에서 직접 빨아야 했다. 옷을 빨다가 등번호가 떨어지는 낭패를 겪기도 했다. 유니폼 한 벌을 지급받으면 몇 년을 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J리그의 풀 서포트 환경에서 축구를 했던 그는 ‘이런 환경에서 북한이 강해질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마저 더해갔다. 축구 전술이나 스타일도 익숙하지 않아 짜증이 났다. 불만이 극에 달했을 때 그를 바로세운 건 어머니였다. “너는 네 자신을 잃어버렸다. 네가 그렇게 잘났니? 너는 재일의 대표란 걸 잊지 말아라. 겸허해져라.” 생전 처음 들은 어머니의 혹독한 질책은 충격이었다. 정대세는 자신이 바뀌어야 팀이 바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북한 선수들과 의사소통부터 하기로 했다. 전에는 사고방식이 달라 사귀는 것이 귀찮아 잘 어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먼저 말을 걸고 그들과 긴 시간을 함께 보내려고 노력했다. 그러자 북한 선수들도 그의 방을 찾아오기 시작했고 일본에서 가지고 온 노트북이나 게임기에 관심을 보였다. “그건 뭐네? 내래 한 번 해보게 빌려달라우. 고건 뭔 음악이네? 한번 들어보자우. 고 책 무척 재밌갔는데? 내래 빌려가도 되갔네?” 북한 선수들은 이런저런 물건에 흥미가 많았고 호기심도 왕성했다. 축구화나 유니폼을 사다달라고 하는 동료들도 많았다. J리그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 이것저것 물어보곤 했다. “네래 봉급은 얼마나 받네? 많이 주네?” 북한 선수들은 보기와는 달리 착하고 순수했다. 감독에 대해서는 물론 동료들끼리도 뒤에서 험담하는 일이 전혀 없었다. 북한팀에는 마침 눈치 없이 별난 선수가 하나 있었다. 정대세는 작심하고 그 선수에 대해 물어보았다. “저 선수 말이야, 다들 어떻게 생각해?” “본인이 없는 데서 기런 말 하면 안 돼.” 정대세는 알게 모르게 북한 선수들을 얕보았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들은 더 순수하고 배울 점이 많았다. 축구 역시 ‘돈’이 아닌 오직 ‘승리’를 위해 달렸다. 북한 선수들과 소통이 원활해지면서 팀워크도 살아났다. 그는 이번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북한 대표팀을 이끄는 공격수로 큰 활약을 펼쳤다. 덕분에 해외 구단의 눈에 띈 그는 월드컵이 끝나는 동시에 독일 프로리그 분데스리가 ‘보훔’의 러브콜을 받았다. 비록 2부 리그지만 유럽 무대로의 진출인 만큼 이번 이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꿈이 모두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보훔에서 제 축구 경력을 향상시키고 싶어요. 이번 시즌 목표는 10득점입니다. 제 모든 기량을 발휘해서 최종 꿈인 프리미어리그 진출의 발판을 만들겠습니다.” 정대세는 일제강점기 이후 남북으로 갈린 우리 역사의 상처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선수다. 우리가 그를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보며 선전을 기원하는 이유다. Mini Interview 「우리가 보지 못했던 우리 선수」의 저자 스포츠 전문 기고가 신무광 정대세, 정이세, 안영학, 량용기, 리한재 등 일본에서 자신의 국적과 이름을 고수하며 뛰고 있는 재일교포 선수들의 이야기를 쓴 「우리가 보지 못했던 우리 선수」의 저자 신무광씨에게 ‘일본 사회에서의 재일 선수들의 입장’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본 사람들이 재일 선수들을 보는 시선이 어떤가? -아무래도 재일교포는 일본 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존재다. 외모는 똑같고 3, 4세는 일본어가 유창하기 때문이다. 다만 일본인들은 정대세나 안영학처럼 한글 이름으로 J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용병인 줄 안다. 이번 월드컵에서 북한 선수로 뛰는 모습을 보고 뭐라 하던가? -일본 사람들은 재일교포가 왜 일본에 있는지 그 이유도 잘 모른다. 그래서 정대세와 안영학이 북한 대표팀으로 뛰는 것을 보고 의문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일본에서 재일교포라는 것을 숨기고 활동하는 운동선수들도 많지 않나? -그런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들은 일본 이름으로 활동하거나 귀화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스스로 한국인이라고 주장하지 않기 때문에 제3자가 ‘커밍아웃’시키는 것도 옳지 않다. 각자의 인생을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정대세나 안영학처럼 스스로 재일임을 밝히고 뛰는 선수들은 대부분 북한이 세운 민족학교 출신이다. 일본 사회에서 재일 선수들에 대한 책을 내면서 부담감은 없었나? -그래서 축구라는 소재를 택했다. 재일교포의 문제를 얘기할 때 차별 문제, 선거권, 영주권 문제 등 정치적인 복잡한 문제들이 많다. 그걸 이야기하면 머리가 아파진다. 그 대신 누구나 즐기는 스포츠를 통해 정치적으로 해결 못하는 문제를 다뤄보자고 생각했다. 정대세 선수의 눈물이 일본에서도 화제가 됐나? -그렇다. 정대세가 브라질전에서 떨어뜨린 눈물은 큰 의미가 있다. 일본인들은 ‘왜 저리 울까?’ 하는 의문을 가졌을 것이다. 그리고 ‘왜 그는 일본에서 재일교포라는 삶을 선택했을까? 왜 북한 대표로 뛸까?’ 하는 의문을 끌어내는 것만으로도 재일교포의 존재를 알리는 계기가 된 것이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쓴 책을 본 선수들의 반응은 어땠나? -일본에서 책이 나왔을 때 다들 좋아했다. ‘서로가 서로의 삶에 대해 알게 되고 어떤 고민이 있는지’ 책을 통해 알게 됐다는 선수들의 연락을 받았다. 특히 정대세는 형 정이세 관련 글을 읽고 눈물을 흘렸다며 장문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외모와 달리 참 마음이 여린 친구다(웃음). “북한의 국가를 들을 때마다 학창 시절과 입학식, 졸업식 등 이런저런 장면이 떠올라 눈물보가 터집니다” <■기획&정리 / 이유진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보훔 홈페이지 ■참고 서적 / 「우리가 보지 못했던 우리 선수」(신무광 저, 왓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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