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466 건 검색)
- ‘김천 오피스텔 살인사건’ 범인은 31세 양정렬…검찰, 신상정보 공개
- 2024. 12. 12 12:35사회
- 대구지검 전경. 백경열 기자 일면식도 없는 동갑내기 남성을 살해한 뒤 시신의 지문으로 대출까지 받은 강도살인범 양정렬(31)의 신상정보가 12일 공개됐다. 대구지검 김천지청은 양정렬의 이름과 나이, 사진...
- 살인사건양정렬
- 살인사건 목격자 15세 소년, 왜 용의자가 됐나
- 2024. 11. 25 21:29문화
- KBS2 ‘스모킹 건’ “강도야!” 2000년 8월10일 새벽 2시, 전북 익산의 한 택시에서 다급한 무전이 울려 퍼졌다. 응급차량이 즉시 출동했지만 택시 기사는 이미 어깨와 가슴 등 12군데를 찔려 사망한...
- 경북 김천 오피스텔 살인사건 피의자 일주일 만에 검거
- 2024. 11. 20 07:30사회
- ... 마크. 경향신문 자료사진 경북 김천시 한 오피스텔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피의자가 범행 일주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김천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30대 A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20일일 밝혔다....
- 사건
- ‘박대성 살인사건’ 내부보고서 유출자 누군지 밝혀졌다
- 2024. 10. 14 15:30사회
- ... 유출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유출된 문건의 일부. 연합뉴스 전남 순천에서 발생한 ‘박대성 살인사건’과 관련된 경찰과 순천시청의 내부 보고서를 외부로 처음 유출한 사람은 전남경찰청과 순천시청의...
- 경찰박대성간부유출살인사건
스포츠경향(총 396 건 검색)
- 이민기-한지현, 7년 전 살인사건 진실 승부수 띄운다(페이스미)
- 2024. 12. 12 13:57 연예
- ‘페이스미’ 스틸 사진. KBS 제공 이민기와 한지현이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다. 12일(오늘) 밤 9시 50분 방송되는 KBS 2TV 수목드라마 ‘페이스미’(연출 조록환/ 극본 황예진/ 제작 웨스트월드스토리) 최종회에서는 차정우(이민기 분)와 이민형(한지현 분)이 7년 전 발생한 살인 사건 진실 추적에 종지부를 찍는다. 앞서 11회 방송에서 정우와 우진이 쓰러진 윤서희(양소민 분) 그리고 7년 전 발생한 윤혜진(하영 분)의 사건을 두고 한계에 다다른 분노를 표출하는 장면은 3.4%(전국 가구 기준, 닐슨 코리아 제공)까지 치솟으며 안방극장에 매서운 기류를 맴돌게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7년 전 발생한 정우의 여자친구 혜진 살인사건과 관련 모든 정황을 파헤친 정우와 민형이 정공법을 택한다. 먼저 정우는 한우진(이이경 분)을 찾아가 우연히 머리를 다친 것은 맞지만 혜진의 사인이 단순 사고사가 아니었다고 밀어붙인다. 또한 우진의 심기를 건드리는 말로 흥분하게 만드는데. 민형은 당시 수사를 맡았던 최형일 팀장(이재하 분)에게 국과수 서류를 내밀며 진석이 검찰에 송치됐을 때 해당 서류가 빠져 당시 수사에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우진과 최 팀장은 증거를 내밀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안에 대해 강하게 부정한다. 그런가 하면 민형의 친오빠이자 7년 전 혜진 살인 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됐던 이진석(윤정일 분)의 재심 공판이 열린다. 해당 공판의 변호사인 박채경(강다현 분)은 우진의 DNA 감정 결과서를 제출하며 무죄를 주장한다. 판사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과연 민형과 어머니의 바람대로 진석이 억울한 누명을 벗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공판이 끝난 뒤 그를 기다리고 있던 정우는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조심스럽게 입을 뗀다. 그리고 정우는 진심을 담은 사과를 해 진석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천적이었던 두 사람 사이에 오고 간 대화와 이로 인해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마지막 방송에 대한 기대감이 솟구친다. KBS 2TV 수목드라마 ‘페이스미’ 최종회는 오는 12일(오늘) 밤 9시 50분 방송된다.
- [채널예약] ‘스모킹 건’ 광명 세 모자 살인사건, 비정한 父의 실체는?···안현모 “마지막 순간까지 녹음을”
- 2024. 11. 19 08:32 연예
- KBS 19일 오후 9시 40분 KBS2 ‘스모킹 건’ 71회는 지난 2022년 발생한 ‘광명 세 모자 살인사건’을 다룬다. 2022년 10월 25일 자정 무렵, 한 남성이 흐느끼며 119로 전화를 걸어왔다. 잠깐 외출했다가 돌아온 사이 아내와 두 아들이 모두 칼에 찔린 채 사망해 있다는 것. 경찰은 즉각 수사를 시작했지만, 외부인의 침입 흔적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상태였다. 게다가 가족 중 유일한 생존자인 남편 고 씨는 사건 당시 PC방에 있었던 알리바이가 확인되기도 했는데. 세 모자를 잔인하게 살해한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 그런데 사건 당일 남편 고씨 행적을 면밀히 살피던 경찰은 수상한 정황을 포착했다. 고 씨가 살던 아파트 CCTV 상에서 고 씨의 의상이 외출 후 묘하게 달라져 있었던 것. 게다가 PC방 사용 기록 조회 결과 1시간의 빈틈이 있었던 것도 확인됐는데, 결정적으로 집 근처 공원에서 흉기와 피 묻은 고 씨의 옷도 확보할 수 있었다. KBS 결국 추궁 끝에 범행 사실을 인정한 고 씨. 하지만 고 씨는 “8년간 기억을 잃었으며, 내 안에 서로 다른 3개의 인격이 있다”는 믿기 힘든 주장을 하기 시작하는데. 과연 고 씨의 주장은 모두 사실일까? 추궁 끝에 자백하기 시작한 고씨. 그는 아내와 큰아들이 자신을 무시하고 업신여긴다고 생각해 살해했다고 했는데. 그러나 경찰은 고씨의 주장을 뒤집을 충격적인 증거를 발견한다. 큰아들의 핸드폰에서 무려 3주 전부터 녹음된 30여 개의 녹취 파일이 발견된 것. 그 속엔 평소 아들을 향한 심한 폭언이 고스란히 녹음돼 있었다. 심지어 사건 당일, 충격적인 녹음이 발견됐는데, 이지혜는 “어떻게 죽어가는 아들에게 ‘아디오스, 잘 가’라는 말을 할 수 있냐”며 경악했고. 안현모는 “아버지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마지막 순간까지 녹음 버튼을 눌렀던 큰아들이 너무 안타깝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KBS 스모킹 건에서는 다중 인격(해리성 정체감 장애)을 주장한 남편 고씨를 직접 면담하고 검사를 진행한 방철 서울중앙지검 심리분석팀장과 함께 남편 행동의 내적 원인을 분석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고 씨의 다중 인격(해리성 정체감 장애) 가능성과 그 속에 감춰진 범죄 심리에 대해 자세히 파헤쳐 본다. 가장이 세 모자를 끔찍하게 살해한 ‘광명 세 모자 살인사건’은 19일 화요일 밤 9시 40분, ‘스모킹 건’에서 확인할 수 있다. KBS
-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살인사건 떡밥 셋
- 2024. 11. 08 09:03 연예
- MBC 금토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살인사건들의 진실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한석규와 채원빈의 숨막히는 부녀 스릴러 MBC 금토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기획 남궁성우 / 연출 송연화/ 극본 한아영 / 제작 아센디오, 우드사이드/ 이하 ‘이친자’)가 후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딸을 의심해왔던 장태수(한석규 분)는 이제 딸 하빈(채원빈 분)을 지키기 위해 딸과 연관된 살인사건의 진범을 밝혀야만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하빈은 엄마를 죽게 만든 진범을 아빠보다 먼저 찾아내 죽이겠다는 속내를 밝히면서 후반부 폭풍 같은 스토리를 예고했다. 현재 하빈과 연관된 살인사건은 세 개다. 모든 인물을 의심하게 만드는 ‘이친자’의 스토리는 시청자들의 추리력을 풀가동시키며, 사건 관련 인물들을 향한 의혹을 키웠다. 11월 8일(금), 9일(토) 각각 방송될 8회, 9회에서는 살인사건들의 진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일부 떡밥들이 회수되면서 안방극장에 소름을 안길 예정이다. 본 방송 전 살인사건 떡밥들을 살펴봤다. # 이수현 시체를 땅에 묻은 윤지수, 죽인 사람이 따로 있다? 1회 오프닝 태수가 처음 간 현장에서 발견된 백골 사체의 주인이 하빈의 친구 이수현(송지현 분)으로 밝혀졌고, 수현의 시체를 땅에 묻은 이가 하빈의 엄마 윤지수(오연수 분)라는 것이 드러나며 충격을 안겼다. 지수는 하빈이 수현을 죽였다고 착각해 시체를 유기한 것이었다. 가출팸 리더 최영민(김정진 분)은 이를 빌미로 지수를 협박했고, 가출팸 송민아(한수아 분)가 지수를 협박해 받은 돈가방을 배달했었다. 지수가 시체를 묻긴 했지만, 진짜 범인은 따로 있다는 듯 말하는 영민과 가출팸 숙소 집주인 김성희(최유화 분)의 의뭉스러운 대화가 의혹을 남겼다. # 혈흔만 남기고 사라진 송민아 시체의 행방은? 하빈은 엄마를 협박한 가출팸을 찾아내기 위해 계획적으로 송민아에게 접근했다. 그리고 민아의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현장에는 시체 없이 2리터가 넘는 혈흔이 남아 있었고, 누군가 시체를 묻으려고 했던 구덩이도 발견됐다. 민아의 목을 조르는 박준태(유의태 분) 선생님의 과거 회상 장면과 사건현장 근처에서 하빈을 자동차로 쳤던 사람이 준태의 아빠 정두철(유오성 분)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시청자들은 두철과 준태 부자를 향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사라진 민아의 시체는 어디에 있는 것인지, 사건의 전말에 관심이 집중된다. # 최영민 목 찌른 진범은? 그리고 돈가방은 어디에? 앞선 두 개의 살인사건 용의자로 몰려 도주 중이던 영민은 폐건물에서 살해된 채 발견됐다. 영민의 시체에 남은 범행 도구는 두 가지로 밝혀졌다. 영민의 무릎을 찌른 사람은 하빈이고, 진범은 영민의 목에 찢기듯이 상처를 남긴 사람이다. 영민이 죽기 전 만났던 사람들은 하빈 말고도 준태와 성희가 있었다. 또 두철 역시 사건 현장에 있었으며, 하빈이 영민의 시체 앞에 있는 모습을 봤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영민이 죽기 전 끝까지 챙겼던 돈가방은 어디에 있는 것인지 의문을 남겨, 영민을 죽인 진범과 함께 밝혀질 떡밥으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제작진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살인사건의 떡밥들이 일부 회수되며, 본격적으로 범인의 윤곽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며 “용의선상에 오른 사람들이 진범이 맞을지, 아니면 또 다른 반전이 있을지 이번주 방송될 8회와 9회를 꼭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한편, MBC 금토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8회는 11월 8일(금) 밤 9시 50분 방송된다.
- [채널예약] ‘스모킹 건’ 이지혜 “악질 중의 악질!” 분노 폭발!···성형외과 의사 아내 살인사건
- 2024. 10. 28 20:22 연예
- KBS 오는 29일 오후 9시 45분 KBS2 ‘스모킹 건’ 68회는 ‘성형외과 의사 아내 살인사건’을 조명한다. 2017년 3월 12일, 119로 다급한 신고 전화가 걸려 왔다. 외출 후 돌아와 보니 아내가 쓰러져있다는 것. 의사인 남편은 구급대가 올 때까지 아내를 살리기 위해 심폐 소생술을 했지만, 아내는 그만 심정지로 사망하고 말았다. 그렇게 장례가 치러지고 사건은 마무리됐는데, 사건 발생 1주 뒤, 뜻밖의 신고가 접수됐다. “의사인 남편이 수상하니 다시 수사를 해달라”는 것. 이 같은 요구를 하고 나선 사람은 사망한 아내의 친언니였는데,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경찰은 다시 수사에 착수했지만, 아내의 시신은 이미 화장된 상태였다. 수사에 진척이 없던 상황에서 담당 형사는 곧 수상한 정황을 포착했다. 병원 CCTV에서 남편 박 씨(가명)가 의문의 약물을 제조하는 모습이 확인된 것. KBS 또, 의사 남편이 직원 등의 명의로 향정신성 약품을 대리 처방받고 병원 명의로 근육이 마비되는 약물을 구매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어, 아내 사망 당일 출동했던 구급 대원을 통해 아내 팔에 주사 자국이 있었다는 결정적 증언도 확보하는데. 수사망이 좁혀들자 남편 박 씨는 결국 “아내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을 것만 같았다”며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의사 남편의 소름 끼치는 살인 행각에 안현모는 “결혼한 지 1년도 안 돼서 아내를 살해한 건 애초에 돈 때문에 접근한 것 아닌가”라며 “경제적 어려움의 해결책이 살인이라니 너무 끔찍하다”고 분개했고, 이지혜는 “경제적인 문제를 아내의 죽음으로 해결하려 했다니 악질 중의 악질”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KBS 과거 의료 사고로 빚더미에 있던 남편에게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아내와 그 아내를 잔인하게 살해한 남편. 그 속엔 과연 어떤 사연이 숨어있을까? 당시 사건의 전말을 살펴보고, 그 속에는 어떤 심리적 문제가 있었을지 정신과 전문의와 함께 남편의 심리를 파헤쳐 본다. 두 얼굴의 의사 남편이 저지른 기막힌 범죄, ‘성형외과 의사 아내 살인사건’은 29일 화요일 밤 9시 45분, KBS2 ‘스모킹 건’에서 확인할 수 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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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네프리뷰]아나운서 살인사건-살인마에게 쫓기는 3명의 여성들(2019. 06. 17 10:21)
- 2019. 06. 17 10:21 문화/과학
- 영화는 전형적인 파운드 푸티지물도 아니고, 그렇다고 엄밀하게 장르적 규칙성을 따르고 있는 영화도 아니다. 이제는 B급을 넘어 C급, Z급임을 스스로 자랑스럽게(!) 표방하는 ‘쌈마이 영화’에 가깝다. 제목 아나운서 살인사건 감독 오인천 주연 김보령, 윤주, 조은, 노이서, 이정원, 김종철 장르 추적 공포 스릴러 상영시간 82분 제작/제공 영화맞춤제작소 공동제공 웨스트센텀시네마 배급 블리트필름 개봉일 2019년 6월 13일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맞춤제작소 벌써 8편이나 장편을 찍은 다작 감독인데도 이번 <아나운서 살인사건>을 통해 그의 영화세계에 처음 입문했다. 오인천 감독. 영화를 본 첫 감상은 “뭐야 이게”였다. ‘쌈마이스러운’ 폭발 장면이라든가 국어책을 읽는 듯한 ‘발연기’ 같은 것 말이다.(사담을 하자면 이종철 편집장을 ‘연기’한 익스트림무비의 김종철 대표는 필자의 20년 지인이다. 그가 배우로 나오는 영화는 개인적으로 처음 봤다.) 그리고 구멍이 숭숭 뚫려 보이는 시나리오. 이 아나운서들은 도대체 연쇄살인마 안보령이 보낸 휴대폰의 발신 확인을 왜 하려 하지 않는가. 적어도 ‘발신제한표시’가 뜨는 장면이라도 있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초등학교에서 살인마에게 쫓기던 여성 아나운서들과 기자는 한꺼번에 정신을 잃었다가 교실에서 몸에 폭탄이 장착된 채로 비슷한 시간에 정신을 차리는데, 도대체 어떤 마법을 이 연쇄살인마가 썼길래 3명이 동시에 정신을 잃고 또 깨어나게 되는 건지…. 또 인트로이자 엔딩 장면. 비슷한 자리를 뱅뱅 도는 택시에서 아나운서들이 반발을 하자 ‘놀랐지!’ 하는 식으로 얼굴을 들이대는 ‘하회탈’은 도대체 뭔지…. 그리고 그 장면에 이질적으로 삽입돼 있는 날카로운 금속음(아마 낫 같은 것을 다른 금속과 마찰시키는 소리인 듯한데)은 도대체 또 무슨 농간인지…. 눈에 띄는 전작들의 변주 궁금증을 안고 그의 전작들을 감상했다. 오호라. 변주다. 이 영화는 여러모로 전작 <야경: 죽음의 택시>(2017)와 연결되어 있다. 비슷한 설정의 변주다. ‘하회탈’ 남성은 이 전작의 살인마다. 그렇다면 스크린 밖에서 이런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아나운서들이 탄 택시는 재수없게도 38번 국도의 진짜 연쇄살인마가 운영하는 택시였고, 그는 이 아나운서들의 탈출에 협조할 생각이 없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번 영화의 폭탄 연쇄 여성 살인마 안보령과 ‘하회탈’은 한패였다. 3명의 여성이 정신을 잃은 사이, 그들을 한 교실로 끌고 들어가 몸에 폭탄을 장치하는 것을 도운 것도 그 ‘하회탈’일 수 있다. 가만. 그렇다면 영화 가운데 흑백으로 찍은 장면은 또 뭔가. 전작들처럼 계속 찍기를 강요당하는 촬영조수(영화감독 오인천이다)가 배제된 이 흑백 시퀀스는? 때때로 묶여 있는 여성들의 내면의 목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이 장면들은 도대체? 영화는 전형적인 파운드 푸티지물도 아니고, 그렇다고 엄밀하게 장르적 규칙성을 따르고 있는 영화도 아니다. 이제는 B급을 넘어 C급, Z급임을 스스로 자랑스럽게(!) 표방하는 ‘쌈마이 영화’에 가깝다. 아울러 영화는 컬트적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감독의 작품세계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의 전작에서 변주되어 재조립되는 요소들이 눈에 뜨일 것이다. 단독 특종 욕심에 집착하며 경찰 신고를 끊임없이 미루는 주인공들, 공중파에서 밀려나 유튜브로 갈 수밖에 없는 프리랜서 언론인들, 나이와 소속사에 따른 암묵적 서열경쟁…. 확실히 잘 만든 영화는 아니지만 곳곳에서 번뜩이는 설정들. 컬트를 넘어선 영화의 가능성 과거 영화라는 예술, 또는 제3의 언어에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전세계 인류에게 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이 있었다. 물론 지금도 어느 정도 유효성은 있다. 봉준호 감독은 지극히 한국적인 자신의 영화가 과연 세계 사람들에게 통할까 걱정했었다. 칸에서 그가 확인한 것은 자신이 그리고 있는 반지하의 삶과 비슷한 삶의 형태가 영국 런던에도, 중국 홍콩에도 있다는 것이었다. 한국의 젊은 독립영화 감독이 큰 꿈을 꾸기엔 억누르고 있는 현실의 무게가 너무 크다. 의도된 것이지만 카메라를 들고 목소리로 출연하는 영화 속 촬영자(감독)는 자신의 사수로부터, ‘클라이언트’로부터 끊임없이 지시를 받고 망설이고, 공포를 느끼고 도망친다. 지난해 화제를 모은 일본 독립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One Cut of the Dead)>(2018·우에다 신이치로 감독)에서 카메라를 계속 돌리라고 다그치는 영화 속 히구라시 감독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그나마 <카메라를…>은 지난해 일본의 ‘히트상품 30선’에 뽑혔다. 장르영화 팬 커뮤니티를 넘어 오 감독의 작품에 눈도장을 찍은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주목한다. 자기가 좋아서 특수효과 장비를 직접 만들어 <고무인간의 최후(Bad Taste)> 같은 영화를 찍던 뉴질랜드의 피터 잭슨 감독이 <반지의 제왕> 시리즈 연출로 세계적 거장이 될지 누가 알았겠는가. 물론 소수의 장르영화 팬들은 처음부터 그 가능성을 눈치챘기에 저 괴상한 컬트영화를 사랑했지만 말이다. <월하의 공동묘지> 재해석한 <월하> 영화 의 포스터 / 영화맞춤제작소 <아나운서 살인사건>에 이어 바로 찾아본 영화는 <월하>였다. 권철휘 감독이 연출한 한국고전 공포영화 <월하의 공동묘지>(1967)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즉 영화의 시작과 엔딩에 나오는 ‘기생월향지묘’라고 적힌 묘비가 실제로 발견되었고, 한 일본 클라이언트의 의뢰로 경기 파주의 어느 숲속에 있는 그 묘비를 찾으러 떠나는 사람들의 여정이 담긴 필름, 정확히 말하면 SD카드 속 동영상이 발견된다는 ‘파운드 푸티지’물이다. 작고한 권철휘 감독은 생전 인터뷰에서 저 영화의 구상을 위해 공동묘지에서 며칠 밤을 샜다는 에피소드를 전하는데, 그 장소는 망우리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에 와서 <월하의 공동묘지>를 다시 보면 한국 공포영화의 클리셰 대부분을 담고 있다. 인트로에서 일자리를 잃은 변사는 늑대인간의 몰골이다. 오시마 나기사 감독이 <열정의 제국(愛の亡靈)>(1978)에서도 써먹은 수백 년 전통의 ‘인력거 괴담’이 택시 괴담으로 변주돼 1960년대의 액자 스토리로 들어간다. 파운드 푸티지물로 재번역된 이 이야기는 <월하의 공동묘지>의 형식을 영리하게 재해석한다. 왜 난데없는 ‘광산업으로 성공한’ 일본인 클라이언트가 등장하는지는 원작을 보면 유추 가능하다. 미쳐가는 흥신소 남자가 ‘기생월향지묘’ 묘비 앞에서 내뱉는 광란의 대사는 <월하의 공동묘지>에서 여동생의 묘비를 돌로 박고 떠나며 황해가 남긴 한 맺힌 울부짖음과 대비된다. 볼 만한 작품이다. 권철휘의 작품은 고맙게도 영상자료원이 유튜브에 올려뒀고, 오 감독의 <월하>는 IPTV 등으로 서비스되고 있으니 언제 어디서나 감상할 수 있다.
- 시네프리뷰
- [시네프리뷰]리지-참혹한 살인사건에 투영된 현대 여성문제(2019. 01. 14 12:54)
- 2019. 01. 14 12:54 문화/과학
- 영화 속에는 자연스럽게 당시의 사회상인 가부장제나 남성우월주의 등의 문제들이 녹아 있는데 이는 현대사회에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다양한 이슈들과도 연결된다. 제목 리지 (Lizzie) 제작연도 2018년 제작국 미국 러닝타임 105분 장르 범죄, 드라마 감독 크레이그 윌리엄 맥닐 출연 클로에 세비니, 크리스틴 스튜어트, 제이미 쉐리던 개봉 2019년 1월 10일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씨네라인월드/팝엔터테인먼트 자신만의 세계에 파묻혀 있기를 좋아하는 리지 보든(클로에 세비니 분)은 최근 들어 평소 좋지 않았던 아버지 앤드류 보든(제이미 쉐리던 분)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되어 심기가 불편하다. 보수적인 아버지의 눈에는 발작적 간질을 앓고 있음에도 정숙하지 못하게 바깥으로 나도는 리지의 일거수일투족이 마음에 들지 않고, 리지의 입장에서는 두 딸을 믿지 못해 결국 새어머니와 그녀의 친척까지 끌어들여가며 재산과 유산 관리까지 맡기려는 아버지의 독단이 섭섭하기 이를 데 없다. 이즈음 보든 집안에는 새로운 하녀 브리짓(크리스틴 스튜어트 분)이 들어온다. 가난한 신분으로 식모 일을 하러 왔지만 예쁜 외모에 차분한 성격의 브리짓은 침착하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가고 그녀의 착실한 모습에 리지는 호감을 갖는다. 서로의 아쉬움을 다독여주며 신뢰를 쌓아가던 두 사람의 관계는 언제부턴가 단순한 호의나 우정 이상의 감정으로 발전해 나간다. 최근 영화들의 대세에 편승하듯 <리지>는 실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작품이다. 실제 사건이 워낙 악명 높은 범죄사건인지라 그 유명세만으로도 영화화는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사건의 많은 부분이 미스터리로 묻혀버린 데다 당시 용의자는 무죄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함부로 단정할 수 없는 이야기라는 부담 역시 동반할 수밖에 없다. 섬세한 연출력으로 녹여낸 사회적 메시지 영화 <리지>는 ‘크레이그 윌리엄 맥닐’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데뷔작 <보이>(The Boy·2015)는 외진 산골 모텔에서 아버지와 외롭게 살며 자신을 버린 어머니와 만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10대 소년의 잔인한 성장기를 그린 작품이었다. 초반을 압도하는 차분한 호흡과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적이기는 했지만 후반을 향하며 다소 상투적으로 흐르는 전개와 설정이 아쉬웠던 작품으로 기억된다. 두 번째 작품인 <리지> 역시 전작과 많은 부분에서 유사점이 목격된다. 대상을 쫓는 차분한 호흡과 냉철한 시선이 그렇고, 욕망을 이루기 위해 주변인들의 희생조차 마다하지 않는 주인공들의 절박함이 그렇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밀고 나가는 밀도 있는 연출은 이번 작품에서 한결 성숙해진 느낌이다. 리지 보든의 실화는 표면적으로 역사상 가장 극악무도한 범죄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지만 맥닐 감독은 철저히 가해자의 입장에서 감정을 조율해 간다. 영화 속에는 자연스럽게 당시의 사회상인 가부장제나 남성 우월주의 등의 문제들이 녹아 있는데 이는 현대사회에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다양한 이슈들과도 연결된다. 무책임한 남성들의 폭력과 억압에 대항해 삶의 주체로서의 자아를 확립하려는 리지의 행보는 작품 속에 단순한 범죄드라마 이상의 감정을 자아내며 뚜렷한 메시지를 품은 여성영화로서의 가치를 부여하게 만든다. 그래서 음울하고 고전적인 분위기의 미국 오리지널 포스터에 반해 두 주연배우의 얼굴을 강조해 밝게 뽑아낸 국내 포스터는 작품의 주제를 적극 반영하면서도 국내 관객들의 호기심을 끄는 데도 현명한 포석이었다고 판단된다. 개성과 매력이 뚜렷한 두 배우의 협연 영화의 묵직한 분위기를 고취시키는 두 주연배우들의 독특한 만남도 이 작품을 기대하게 하는 화제 중 하나다. 리지 보든을 연기한 클로에 세비니의 행보는 데뷔 때부터 파격적이었다. 1995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였던 래리 클락 감독의 <키즈>에서 파격적인 노출도 마다하지 않으며 그녀가 감당했던 역할은 인생의 첫 번째 섹스로 인해 에이즈에 걸리는 10대 소녀 역이었다. 이후 꾸준히 왕성한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지만 출연작 리스트에 아트하우스 영화만 들어차 있는 그녀의 취향은 ‘이러기도 쉽지 않겠다’ 싶어 신기할 정도다. 차라리 그녀가 공격적으로 활약한 영역은 할리우드보다 뉴욕 패션계라고 하는 것이 옳을지도 모른다. 남다른 감각과 멋진 스타일을 지닌 그녀는 오랜 기간 패션 연예계의 셀럽, 잇걸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으니 말이다. 본의 아니게 리지와 아버지 사이의 갈등을 확대시키는 하녀 브리짓 역은 최근 활동의 영역을 크게 확장하고 있는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맡아 호흡을 맞춘다. 인간과 뱀파이어의 사랑을 다뤄 크게 성공하며 영어덜트 소설 영화화에 포문을 연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벨라’ 역을 통해 벼락스타로 등극한 그녀는 최근 들어 저예산 독립영화들에서 더 많은 활약을 하며 클로에 세비니와 유사한 행보를 걷고 있다. 전설이 된 도끼살인 용의자 1892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폴 리버에서 대부호인 앤드류 보든이 재혼한 아내와 함께 도끼로 얼굴을 가격당해 살해되는 잔혹한 사건이 벌어진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검거된 용의자는 충격적이게도 피해자의 딸 ‘리지 앤드류 보든’(사진)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고 결국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얻어낸다. 하지만 사건은 이후에도 심각하게 보도되며 대중들에게 노출되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의혹은 증폭되어만 갔다. 지금까지도 역사상 가장 참혹한 살인사건 중 하나로 언급되며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대중의 호기심은 하나의 문화현상으로까지 해석되고 있을 정도다. 아직까지 수많은 관련 보도와 저서가 발행되고 있으며 사건을 재구성하고 해석하는 르포 프로그램들과 영상물이 만들어지고 있다. 심지어는 그녀의 이름을 전면에 내건 메탈 록그룹이 있을 정도다. 영상물로 가장 유명한 작품은 1975년 TV용 영화로 만들어진 <리지 보든의 전설>이다. 이전까지 전설처럼 떠돌던 사건을 진지하게 극화한 첫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다. 2014년에는 TV용 영화로 공개된 <리지 보든 툭 언 액스>가 나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작품에서는 <아담스 패밀리> 등을 통해 국내 관객들에게 친숙한 아역 출신 배우 크리스티나 리치가 리지 보든 역을 맡아 나쁘지 않은 반응을 이끌어내 다음해 시리즈물로 확장된 <리지 보든 연대기>로까지 이어졌다. 유명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의 한 에피소드에도 리지 보든은 등장했으며, 2013년 제작된 B급 영화 <리지 보든의 복수>에서는 혼령에 씐 그녀의 후손이 친구들을 살해한다는 황당한 설정을 보여준다.
- 시네프리뷰
- [‘엄마, 숨이 안 쉬어져’](46) ‘가습기 살인사건’의 진짜 범인은 삼성이다(2017. 07. 24 17:44)
- 2017. 07. 24 17:44 사회
-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기 직전에 삼성이 홈플러스를 테스코에 매각했다고 해서 책임이 없어질까요? 당연히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삼성이 이 참사에 관련이 없는 것으로 지금까지 알고 있는 것입니다. 2017년 7월 3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삼성물산 본사 앞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홈플러스PB 가습기살균제 판매의 책임이 삼성에게 있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1997년 삼성그룹의 삼성물산은 대구에 홈플러스 매장을 처음으로 개설합니다. 이어 1999년 영국 테스코(TESCO)와 반반씩 투자해 삼성TESCO를 설립합니다. 테스코는 영국에서 가장 큰 슈퍼마켓을 운영하며 여러 나라에서도 유통업을 하는 세계적인 기업이죠. 이후 삼성의 홈플러스는 전국에 매장을 141개까지 확대하고 매출액 11조원을 올리며 국내 2위의 유통회사로 급성장합니다. 삼성TESCO의 홈플러스는 2005년부터 2011년까지 7년간 홈플러스 PB(자체 브랜드)인 ‘가습기청정제’라는 이름의 가습기 살균제 제품 30만개를 판매합니다. 삼성TESCO의 홈플러스가 판매한 가습기청정제는 옥시레킷벤키저의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롯데마트의 PB 와이즐렉과 같은 PHMG라는 이름의 살균제 성분을 사용했습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이 살균 성분을 사용한 제품의 피해자가 가장 많고 사망자도 가장 많습니다. 자체 브랜드 만들어 30만개나 판매 2011년 삼성은 돌연 TESCO에 홈플러스의 지분을 매각합니다. 테스코는 법인명을 삼성TESCO에서 홈플러스로 변경합니다. 2011년 8월 31일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죠. 시기적으로 볼 때 삼성이 홈플러스를 매각한 배경으로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과의 관련성이 의심되는 대목인데, 아직 이 부분에 대해 밝혀진 내용이 없습니다. 2015년 TESCO는 7조2000억원에 홈플러스를 MBK파트너스라는 기업에 매각하고 한국을 떠납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알려졌지만 대한민국 정부가 나몰라라 하고 검찰 역시 손을 대지 않고 있는 시기에 이 사건의 주요 다국적기업이 슬그머니 발을 뺀 것입니다.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이후 지금까지 7년여가 돼가는 사이에 삼성은 단 한 번도 이 참사와의 관련성이 언론에 제기된 바 없습니다. 정말 이상한 일입니다. 2016년 3월 피해자들과 환경보건시민센터가 10여개의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사들을 연속적으로 검찰에 고발할 때, 홈플러스의 책임기업으로 삼성 임원 6명과 테스코의 임원 22명을 검찰에 고발했지만 검찰은 이들에 대해서 전혀 수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문제를 담당하는 환경부는 사건 발생 5년이 지난 2016년 6월쯤에야 전체 피해자를 조사하는 연구용역을 한국환경보건학회에 의뢰합니다. 연구 결과는 2017년 5월 26일 학회의 학술대회 자리에서 발표되었죠. 가습기 살균제 제품 사용자는 350만~400만명으로 추산되고, 제품 사용 후 건강피해 경험자는 40만~50만명이며, 제품 사용 후 건강이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피해자는 30만~50만명에 이른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삼성은 소비자와 국민에 사과해야 하지만 환경부는 이러한 연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내부 참고자료로만 이용한다’고 하네요. 환경부는 여전히 이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데 소홀하고 관심을 두지 않는 것입니다. 지난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에 문재인 대통령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대책 마련과 재발 방지, 그리고 피해자를 직접 만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환경부는 여전히 가습기 살균제 문제는 쉬쉬하며 진상규명과는 거리가 먼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환경보건학회의 연구 결과에는 제품 구매자들에 대한 조사도 있었습니다. 제품 구매자들의 89.9%가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할인마트에서 구입했다고 조사됐습니다. 그리고 여러 제품의 중복 사용을 포함한 조사에서 삼성TESCO가 홈플러스를 운영할 때 판매했던 홈플러스의 ‘가습기청정제’ 제품을 구매한 사용자가 전체의 23.3%에 이르렀습니다. 이와 같은 환경부의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삼성이 판매한 홈플러스 가습기 살균제의 전체 사용자를 추산해보면 80만~90만명에 이릅니다. 홈플러스 제품을 사용한 후에 병원 치료를 받은 피해자는 7만~11만명입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신고된 피해자는 실제 피해규모의 1∼2%에 불과하죠. 피해자 고발 불구 검찰은 수사 안 해 삼성이 TESCO와 함께 홈플러스를 운영하던 2005년부터 2011년 사이에 삼성은 2001년부터 판매된 옥시싹싹이나 2003년부터 판매된 롯데마트 PB 가습기 살균제 상품을 성분까지 동일하게 카피해서 ‘가습기청정제’라는 이름의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30만개나 판매했습니다.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기 직전에 삼성이 홈플러스를 테스코에 매각했다고 해서 책임이 없어질까요? 당연히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삼성이 이 참사에 관련이 없는 것으로 지금까지 알고 있는 것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특징 중 하나가 국내 대기업들이 대거 연루돼 있다는 사실입니다. SK그룹의 SK케미칼, 롯데그룹의 롯데마트, 신세계그룹의 이마트, LG그룹, GS그룹 등입니다. 여기에 삼성그룹의 삼성물산이 그동안 비켜나 있었지만 밝힌대로 깊숙이 관여했고 책임이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와 검찰은 집단사망사건으로서 삼성과 테스코를 수사하고, 공정거래위원회는 관련사항을 철저히 조사해야 합니다. 삼성은 소비자와 국민에게 사과하고, 자체적인 피해조사를 실시해 피해대책을 제시해야 합니다. 2017년 7월 3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삼성물산 본사 앞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홈플러스PB 가습기살균제 판매의 책임이 삼성에게 있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환경보건시민센터 제공 가습기살균제 Q&A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구글코리아 사장 존 리 7월 19일 오후 1시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의 역삼역 바로 옆에 있는 ‘강남파이낸스센터’ 앞에 일군의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이들이 가방에서 주섬주섬 꺼내어 펼쳐든 것은 몇 장의 현수막이었는데 ‘구글코리아는 살인자 존 리를 해임하라’, ‘Go to jail, John Lee’라는 글귀가 쓰여 있습니다. 한 사람이 펼쳐들 수 있는 작은 현수막에는 ‘제2의 옥시를 막자’, ‘가습기 사태 방관한 존 리, 구속 수사하라’, ‘억울하게 죽어간 우리 아이 살려내라’는 말들이 적혀 있습니다. 강남파이낸스센터에는 구글코리아가 입주해 있습니다. 구글코리아는 IT강국 한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로 평가됩니다. 구글코리아의 CEO가 존 리(John Lee·미국 국적·한글 이름 리존청)라는 인물인데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자입니다. 그는 2005년 6월 1일부터 2010년 5월 10일까지 5년여 동안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RB)의 대표이사를 지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는 바로 존 리가 옥시RB를 책임지는 CEO를 지낸 바로 이 기간에 가장 많은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이 판매되었고 피해자도 가장 많이 발생했습니다. 형사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이야기인데,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제품에 ‘아이에게도 안심’이라는 광고문구를 사용하는 데 대해 옥시 내부에서 이의가 제기되었지만 사장인 존 리는 계속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만약 이때라도 존 리가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에 노출된 아이들에게 문제가 안 생기는지 점검하도록 했다면 피해자를 상당히 줄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2016년 5월 법원이 존 리의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7월 검찰이 그를 불구속 기소했고 11월 징역 10년을 구형했습니다. 그러나 2017년 초 법원은 1심 판결에서 그와 외국인 임원에 대한 수사 미진을 이유로 죄를 묻지 않았습니다. 무죄가 나온 것입 니다. 이에 검찰이 항소했고 7월 26일 항소심 판결이 나옵니다. 2016년 8월 말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존 리는 증인으로 채택되었지만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옥시RB가 자체적으로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의 독성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서울대 교수 등을 통해 동물실험 결과를 조작하고 증거를 없애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이런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옥시RB 및 RB 본사 등의 여러 외국인 직원들이 증인으로 채택되었지만 이들도 존 리와 같이 청문회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국회와 국민, 그리고 피해자들을 우롱했다는 지적이 쏟아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들은 구글코리아 사장 존 리가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핵심 인물이라고 지적합니다. 참사의 핵심 주범이자 살인자라는 것입니다. 때문에 피해자들은 존 리를 감옥으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피해자들은 가습기 살균제 형사사건의 항소심 재판부가 존 리를 엄벌하고 법정구속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최소한 검찰의 1심 구형량인 징역 10년을 선고해야 한다고 주문합니다. 또한 피해자들은 구글코리아가 존 리를 CEO에서 해임해야 한다고 기자회견에서 주장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특징 중 하나는 유럽계 다국적기업들이 연루돼 있다는 사실입니다. 가장 많이 제품을 팔고 피해자도 가장 많은 옥시RB는 영국계 레킷벤키저이고, 삼성과 함께 가습기 살균제 PB 상품을 만들어 판 홈플러스는 영국계 테스코였으며, 119가습기살균제를 만들어판 헨켈은 ‘홈피파’로 유명한 독일 기업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세퓨의 원료를 공급한 것은 덴마크의 케톡스였고, 알약 제품인 엔위드 완제품이 수입된 나라는 아일랜드였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검찰의 수사 미비로 이들 유럽계 다국적기업의 어떤 외국인 임원들도 책임지지 않고 있고 법원의 단죄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강남파이낸스센터’ 앞의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존 리와 같은 핵심 책임자인 외국인 CEO를 단죄하지 않는다면 한국은 다국적기업이 수많은 소비자를 죽게 하고 다치게 했어도 아무런 죗값을 물지 않아도 되는 ‘호갱’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수천 수만명의 영유아와 산모 등을 죽이거나 아프게 하고도 책임지지 않는 파렴치한 다국적기업의 외국인 사장을 단죄하지 않고 IT산업계의 대표적인 기업인 구글코리아의 CEO로 놔두어서는 안 된다고 말입니다.
- ‘엄마, 숨이 안 쉬어져’
- [북리뷰]여자 형사의 살인사건 수사(2017. 06. 19 15:37)
- 2017. 06. 19 15:37 문화/과학
- 하버 스트리트 앤 클리브스 저·윤소영 역·구픽·1만4000원 아가사 크리스티의 미스 마플 이후 많은 여성 탐정과 형사가 등장했다. 여전히 남성에 비하면 부족하다. 여성이라는 점을 활용하여 사건을 풀어가는 유형도 간혹 있지만 새러 패러츠키의 VI 워쇼스키, 기리노 나쓰오의 무라노 미로, 알렉산더 매컬 스미스의 프레셔스 라모츠웨 등 여탐정/형사 캐릭터의 다수는 남자들의 세계에서 절대 밀리지 않고 자신의 지위와 역할을 만들어냈다. 영국 작가 앤 클리브스의 베라도 마찬가지다. 1986년 데뷔한 앤 클리브스는 1999년 베라 스탠호프를 처음 소설에 등장시켰다. “범죄소설 분야에서 강하고 그럴 듯한 여성 주인공이 드물다는 걸 깨달았다. 현실적이고 살아 움직이는 여성 캐릭터를 원했고 그래서 베라 스탠호프를 만들었다.” 는 영국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져 7시즌까지 이어졌다. 베라 스탠호프는 사냥개 같은 형사다. 부하이자 파트너인 조 애쉬워스는 그녀를 ‘예측할 수 없는 거대한 개’라고 생각한다. 단서를 잡으면 절대 놓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맹렬하게 달려가는 끈질긴 형사. 하지만 베라가 비정하고 고집불통인 것만은 아니다. “얼음처럼 냉정할 수 있는 사람이었지만, 가끔 증인과 마음이 통하면 그 사람을 돕기 위해서 무슨 일이든 하곤 했다. 동정의 대상은 주로 서툴고 경멸받는 외톨이들이었다…. 베라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 퍽퍽했던 어린 시절은 베라를 강인하지만 온정적인 인간으로 만들었다. 베라 스탠호프 시리즈의 6번째 작품 는 뉴캐슬의 전철에서 70대 노인이 살해당하는 사건으로 시작된다. 하버 스트리트의 작은 호텔에서 일했던 마가렛은 일처리가 확실하고, 성당을 다니며 봉사활동에도 열심인 우아한 여성이었다. 부유한 집 외동딸이었지만 반대를 무릅쓰고 폴란드 남자와 결혼했다가 금방 헤어진 후 다시 가족에게 돌아가지 않고 평생 독신으로 하버 스트리트에서 살아왔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그녀의 비밀이 하나 둘 밝혀지고, 또 다른 희생자가 발생한다.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외관만 본다면 너무나 평화롭고 안온한 하버 스트리트에도 수많은 비밀이 있다. 부모 자식 간에도, 사랑하는 연인 사이에도 차마 말할 수 없는 비밀들. 는 전통적인 구성의 미스터리 소설을 읽는 느낌이 든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을 것 같은 이가 살해당하면서 평화로운 작은 마을의 비밀이 하나둘 밝혀진다. 무고해 보이던 이웃이 하나 둘 용의자로 떠오른다. 마지막에 밝혀지는 범인은 의외의 인물이다. 미스 마플이 등장하여 사건을 풀어가도 어색하지 않을 것 풍경의 이지만 사냥개 같은 베라 스탠호프가 나오면서 전체적인 톤이 변한다. 베라는 영리하게 수사팀을 이끈다. 가정적이면서도 끈기 있는 조와 야망에 불타는 홀리 등의 성격을 잘 파악하고, 독단적으로 좌충우돌하는 것이 아니라 강력하면서도 원활하게 팀을 이끌면서 중심을 잡아간다. 인물들의 심리 묘사가 대단히 유려하고, 모든 이들의 복잡한 마음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수사 자체보다 그들이 느끼는 마음의 풍경이 더 흥미로울 정도로. 를 보면 알게 된다. 범죄는 결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이 어느 순간 변질되면서 본색을 드러내는 것임을.
- 북리뷰
레이디경향(총 1 건 검색)
- 이태원 살인사건 그 후 14년…피해자 어머니 이복수씨 인터뷰
- 2011. 10. 28 16:32 화제
- 지난 10월 10일, 일명 ‘이태원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인 아서 패터슨이 미국에서 붙잡혀 한국 송환 여부에 대한 인도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1997년 4월 일어난 한 대학생의 죽음은 피해자와 용의자는 있으나 범인은 밝혀지지 않은 미해결사건으로 남아버렸고, 그렇게 14년이 흐른 지금 다시 한번 세상의 눈과 귀를 집중시키고 있다. 그리고 아직도 아들 생각에 밤잠을 설친다는 어머니는 이번에는 반드시 아들의 한을 풀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사건의 전모 아직도 많은 이들이 1997년 발생한 ‘이태원 살인사건’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사건의 자세한 전말은 알지 못한다 하더라도 지금까지 아무도 죗값을 치르지 않은 ‘이상한’ 사건으로 남았다는 것 정도는 세간에 잘 알려져 있다. 1997년 4월 3일 밤 10시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홍익대 휴학생이던 조중필씨(당시 23세)가 휴대용 주머니칼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피투성이인 채로 소변기 옆 귀퉁이에 쓰러져 있던 중필씨는 오른쪽 목 부위 세 곳, 가슴 부위 두 곳, 왼쪽 목 부위 네 곳, 무려 아홉 곳이 칼에 찔려 있었다. 급히 도착한 119구조대가 상태를 살폈을 때 이미 그는 사망한 상태였다.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은 두 사람이었다. 당시 같은 가게에서 햄버거를 먹다가 중필씨가 있는 화장실에 들어간 아서 패터슨(당시 18세)과 에드워드 리(당시 17세). 두 사람은 모두 미국 국적 소지자로 리는 미국에서 태어난 재미교포였고,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패터슨은 주한미군인 아버지를 따라 한국에 와 있는 상황이었다. 수사당국은 이튿날 패터슨을 검거했고, 리를 쫓기 시작했으나 리는 4월 8일 검찰에 자수했다. 두 사람은 각각 살인죄와 증거 인멸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당시 검찰은 리를 살인범으로 판단하고 수사를 진행했다. 근거는 부검 결과와 주변인들의 진술 그리고 거짓말탐지기 결과였다. 부검의의 소견에 따르면 가해자는 피해자보다 키나 덩치가 크고 힘이 센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수사가 진행될 당시 패터슨의 키는 170cm에 못 미쳤던 반면 리는 키가 180cm가 넘고 몸무게가 100kg 가까이 나가는 체격이었다. 거짓말탐지기 또한 리는 거짓을 말하는 것으로 판독되면서 리가 범인일 가능성에 좀 더 무게가 실렸다. 결국 살인죄로 기소된 리는 1997년 10월 서울지방법원과 1998년 1월 서울고등법원에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다시 항소한 1998년 4월 대법원은 ‘단독 범행을 단정하기 어렵다’라는 이유로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리며 다시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후 서울고등법원은 리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1999년 9월 열린 재상고심에서 대법원은 무죄 확정 판결을 내렸다. 그 사이 패터슨은 1998년 1월 서울고등법원에서 증거 인멸 등의 혐의에 대해 징역 장기 1년 6월, 단기 1년형을 선고받아 복역하던 중 그해 8·15 특사로 풀려났다. 피해자 가족은 리가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난 데 대해 항의하며 정황상 범인으로 판단되는 패터슨을 살인 혐의로 고소했고 검찰은 재수사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알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출국금지 상태에서 패터슨을 수사하던 검찰이 출국금지 연장을 제때 하지 않는 바람에 그 틈을 탄 패터슨이 미국으로 출국해버렸고 사실상 수사는 중단되고 만 것이다. 한 남자의 억울한 죽음에 얽힌 전모를 살펴보면 대강 이렇다. 그리고 2011년 10월 그동안 행적을 알 수 없던 용의자 패터슨이 지난 8월 미국 LA 현지 사법당국에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건이 발생한 지 14년 만이다. 살인죄 공소시효는 15년. 이제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간이다. 하지만 범죄인 인도 결정에 관련한 재판은 대개 길게는 3, 4년씩 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봐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인생의 전부였던 아들, 암흑 같던 14년의 시간 지금 이 순간 패터슨의 송환 결정을 누구보다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아마 피해자 고(故) 조중필씨의 가족일 것이다. 1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다는 어머니 이복수씨(69)는 하루 빨리 패터슨이 한국으로 송환돼 법의 심판을 받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죄를 저지른 사람이 벌을 받아야 (사건이) 끝나는 거죠. 패터슨이 미국에서 체포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번에는 정말 억울하게 하늘나라로 간 우리 중필이 한을 풀어주고, 14년을 울면서 살아온 우리도 한을 풀게 되나보다 했더니 일단 그쪽에서 재판이 끝나봐야 안다고 하네요. 재판이 1년이 될지 그보다 더 길어질지도 알 수 없는데 그저 답답하기만 해요. 나는 점점 늙어가는데 결국 범인은 잡지도 못하고 가버리면 중필이 얼굴을 어찌 보나 싶고…. 아직까지 죽은 아들 붙잡고 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범인이 잡히지 않았으니 끝이 난 게 아니잖아요.” 애지중지 키우던 아들을 황망하게 잃은 뒤, 어머니는 하루도 마음 편히 누워본 적이 없다. 게다가 범인을 눈앞에서 놓치고, 풀어주고, 결국에는 아무도 죗값을 치르지 않았다는 사실이 어머니를 더욱 분하고 서럽게 만들었다. “지금도 그 이야기를 꺼내기만 해도 온몸이 덜덜 떨려요. 분하고 억울하고 속상하고 서럽고, 어떤 말로도 제 마음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할 거예요. 가슴에 굉장히 무거운 덩어리를 얹어놓고 사는 기분이었어요. 요즘도 자주 아들의 마지막 모습을 생각하곤 해요.” 사건이 있었던 1997년 4월 3일 밤, 그 시간부터 어머니의 세상은 암흑이 되었다. 아들이 병원에 있다는 경찰의 전화가 걸려왔을 때까지만 해도 그저 교통사고가 나서 입원을 했나보다 생각했었다. 급히 달려간 순천향대병원에서 아들의 얼굴을 보러 들어가려는 자신을 막아선 사람들이 “칼에 찔린 상태다”라고 이야기하기에 “우리 아들은 싸움은커녕 생전 욕 한 번 안 하던 아이인데, 다른 사람에게 잘못 연락한 거 아니냐”라고 물었던 어머니였다. 언제나 순하고 착했던 아들이 한밤중에 칼에 찔려 영안실에 누워 있다는 사실을 결코 믿을 수가 없었다. 어머니 이복수씨는 앨범 속 아들의 모습을 가만가만 손으로 쓰다듬었다. “참 훤칠했네요”라는 기자의 말에 “어릴 때부터 키가 컸어요. 초등학교 입학 때도 맨 뒤에 섰는걸요. 팔 다리가 길고 몸이 날씬해서 양복 입으면 모델같이 멋있었어요. 주변 사람들도 멋지다고 그랬어요. 중필이가 아주 미남은 아니지만 호감 가는 얼굴이거든요”라며 오랫동안 혼자서 속으로만 생각했던 아들의 이야기를 이것저것 꺼내놓았다. “당시에 저는 제대로 중필이를 보지도 못했어요. 사람들이 아버지만 들어가서 보고 저는 가지 말라고 하도 말려서요. 아홉 곳이나 칼에 찔렸다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처참했으면 다들 못 보게 했겠어요. 사실 제 눈으로 확인하면 믿고 싶지 않아도 사실이 될까봐 겁이 나기도 했어요.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때 얼굴이라도 만져볼 걸 그랬다는 생각에 후회가 돼요.” 위로 세 딸을 낳고 뒤늦게 얻은 귀한 아들이었다. 아들인데도 막내라 그런지 살가운 성격이었던 중필씨는 엄마를 자상하게 챙겼다. 공부도 잘하고 바른 성격이라 학교 선생님들이나 동네 어른들께도 늘 칭찬만 받았었다. “저는 제 인생에서 중필이를 전부로 생각하고 살아왔어요. 그때만해도 딸을 낳으면 죄인 취급받던 분위기였는데, 딸 셋을 낳고 중필이를 얻었으니 얼마나 소중했겠어요.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기쁜 마음으로 애지중지 키웠던 아이예요. 그런데다 크면서 말썽 한 번 부린 적 없고, 딸들보다 저한테 더 살갑게 구는 정말 ‘엄마라면 껌뻑 죽는’ 그런 아들이었어요. 아버지도 그래서 중필이를 아꼈고, 누나들도 싹싹한 동생을 예뻐했고요.” 이 세상 어느 누가 제 자식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있겠냐마는 중필씨는 그렇게 어머니에게 세상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존재였다. 가족 사이에서도 늘 웃을 일을 만드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런 중필씨가 하루아침에 사라졌고 그때부터 가족은 눈물로 남은 세월을 살아왔다. “집에 ‘웃음’이란 게 없어졌어요. 중필이 생각이 나도 남편이나 딸들 모두 힘든 거 아니까 이야기도 못 꺼냈어요. 다들 만날 울면서 지냈어요. 남편은 한때 저를 무척 원망하기도 했었어요. 그때 중필이가 군대에서 다쳐서 의가사제대를 하고 지내던 상태였는데 만약에 그냥 군대에 있었으면 이런 일은 없지 않았겠냐는 거죠. 남편은 그냥 있으라고 했는데 제가 의가사제대를 고집했거든요.” 다시는 볼 수 없는 아들을 생각하면 지나간 모든 일이 후회스럽고 아쉽지만, 특히 틈만 나면 “가족끼리 같이 여행 한 번 가자”라고 말하던 아들의 그 바람을 들어주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프게 마음에 남아 있다. “중필이가 대학생이 되고 그렇게 클 때까지, 한 번도 가족 여행을 못 갔어요. 2006년이었나, 군대 가기 전 시간이 있을 때 진해군항제에 벚꽃 구경 가려고 했는데 제가 허리가 너무 아파서 결국 떠나질 못했어요. 그 다음해 봄에는 통증이 더 심해져서 또 못 가고요. 그 일이 있기 얼마 전에 가까운 데라도 다녀오자는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렇게 되고 만 거죠.” 죽지 않고 살았더라면 이제 서른여덟. 한창 왕성하게 사회생활도 하고 바쁘게 살아갈 시기다. 아마도 마음 따뜻한 좋은 여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주말이면 올망졸망 귀여운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아빠가 되어 있을 것이다. “14년 동안 매일 ‘중필이가 살아 있었다면’을 그려왔던 것 같아요. 이것도 했겠지, 저것도 겪었겠지, 이런 모습이 되었겠지, 저런 일도 있었겠지, 하면서요. 늘 사무치게 보고 싶지만 추석이나 설날 같은 때는 그리움이 더해요. 식구들 웃음소리가 새어나오는 다른 집을 보면 아들 생각이 더 많이 나기도 하고, 분한 마음이 다시 치밀어 오르기도 하고 그래요.” ‘잘못한 사람이 벌을 받는’ 상식이 이루어지는 사회 어머니 이복수씨를 비롯한 가족은 지난 14년 동안 조중필씨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기울여왔다. 도움이 될만한 시민단체를 찾아다니고 검찰, 국회 등의 권력기관에도 적극적인 해결을 촉구했다. 패터슨의 한국 송환과 재수사를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시민들을 상대로 일일이 서명을 받으러 다녔다. 석연치 않았던 부실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 투쟁을 벌여 2006년에 배상금 3천400만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아들이 세상에 없는데, 그리고 그 아들을 죽인 이들이 아무런 벌도 받지 않고 버젓이 살아가고 있는데, 돈이 무슨 소용이겠으며 어떻게 단념하고 조용히 살 수 있었겠는가. 어느 날 갑자기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故 조중필씨. 그는 누구보다 성실하고 착한 사람이었다. 사진은 사건이 일어나기 얼마 전 조카와 함께 올림픽 공원으로 나들이를 나섰을 때와 대학 시절의 조중필씨 모습. 그는 지금 하늘나라에서 어떤 모습으로 이곳을 내려다보고 있을까. “얼마 전에 신문 보도를 보니 미국에서 잡힌 패터슨이 ‘한국에서는 나를 절대 못 데려 간다’라고 조롱했다면서요. 너무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더라고요. 사건 직후 재판받을 때도 그랬어요. 두 사람 모두 우리한테 미안한 기색 하나 없었어요. 그 사람들 부모들도 사과 한 번 없었고요. 그리고 저는 살인범이 내 자식을 죽여놓고 어떻게 그렇게 편하게 지낼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시비가 붙었던 것도 아니고, 재미로 찔렀다고 했다잖아요. 기가 막힐 뿐이었죠.” 지금도 법정에서 봤던 그들의 얼굴을 떠올리면 몸서리가 처질 정도로 소름이 돋는다는 이복수씨는 이번만큼은 꼭 용의자를 데려와 한국 재판정에 세우고 범인을 명확히 밝혀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단순한 분노나 복수심을 넘어 그렇게 되는 것이 ‘옳은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14년 전 대한민국의 법과 권위를 믿고 아들의 사건을 맡겼던 어머니는 앞으로도 끝까지 대한민국 정부와 법을 원망하고 불신하며 살고 싶지 않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나라 국민이 아무 이유 없이 이 땅에서 목숨을 잃은 거잖아요. 적어도 내 나라 국민만큼은 지켜주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선량한 우리 국민은 지키지 못하고, 살인범은 두둔해서 이제껏 잘 살게 내버려둔 걸 생각하면 분해서 몸이 덜덜 떨리지만 그래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이번만큼은 제발 잘 해결해주길 부탁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이복수씨는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미군 성범죄사건 등을 바라보면 마음이 더 무거워진다고 했다. 그리고 아들의 사건을 꼭 해결해야겠다는 각오를 더욱 다지게 된다고. 높은 자리에 있고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들이 좀 더 책임감과 의무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노력해주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한편으로는 가족만큼은 아니겠지만 국민들도 중필씨 사건을 잊지 말고 힘을 실어주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본다. 마지막으로 “배운 것 없고, 아는 것 없다”라고 말씀하시고는 어머니가 기자에게 물었다. “그런데 잘못한 일을 저지른 사람한테 잘못한 만큼 벌을 받게 하는 게 그렇게 어렵고 복잡한 일인가요?”라고. “상식적으로 잘못을 했다면 뉘우치고 사과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라고. 그의 물음이 끝까지 의문으로 남지 않도록 이제는 모든 진실이 명확히 밝혀지고 상식적인 판결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란다.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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