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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카, ‘칠곡군 성추행 사건’ 미확인 보도 자제 요청
코이카, ‘칠곡군 성추행 사건’ 미확인 보도 자제 요청
2020. 05. 05 17:23 화제
코이카(KOICA)가 최근 발생한 ‘30대 여성 봉사단원에 대한 경북 칠곡군 공무원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무분별한 언론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최근 몇몇 언론들은 “경북 칠곡군의 한 공무원이 코로나19 방역봉사를 하러 온 코이카 30대 여성 봉사단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직위 해제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언론들에 따르면 칠곡군 모 읍사무소에 근무하는 공무원 A씨가 지난달 17일 한 식당에서 코로나19 방역봉사차 칠곡군에 온 코이카 봉사단원 B씨 등과 술을 겸한 저녁식사를 한 뒤 돌아가는 길에 B씨에게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했다는 것이다. 국가재난 상황에서 벌어진 이 같은 불미스러운 사태로 A씨는 결국 직위해제됐다. 하지만 이로 인해 언론이 피해자의 나이나 직업 등 미확인 정보를 무분별하게 퍼뜨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코이카는 “과거 해외봉사활동 수행에 이어서 이번 코로나19 피해지역의 방역봉사활동을 위해 수고와 희생을 아끼지 않은 피해자에게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해당 피해자에 대한 보호가 최우선이라 생각하며, 해당 피해자가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모든 조치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아울러 추측성 보도나 잘못된 보도를 통해 피해자가 추가적인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코이카는 “일부 언론에 자원봉사자인 피해자에 대해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나이와 직업 등 미확인된 내용이 반복적으로 보도되고 있다”며 “신분을 유추할 수 있는 보도나 미확인된 보도는 피해자뿐 아니라 순수하게 코로나19 방역봉사를 위해 칠곡군으로 떠났던 다른 자원봉사자분들에게도 마음의 상처를 줄 수 있다. 피해자에게 추가적인 2차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대한 인권을 보호해 주기를 언론사에 간곡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이카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철저한 진상조사는 물론 관련자의 형사처벌 등 강력한 책임규명을 칠곡군에 요청할 방침이다.
개그맨 김기수 성추행 무죄판결 이후 1년 그리고 아픈 가족사
2011. 05. 31 16:40 연예
ㆍ“30년 동안 한 번도 편하게 웃은 적 없는 내 어머니…. ㆍ어머니가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보는 게 제 소원이에요” 성추행 무죄 판결 이후, 처음으로 세상 밖으로 나온 김기수. 지난 1년간의 마음고생으로 얼굴이 많이 상하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다행히 표정이 밝다. 하지만 여전히 공개된 장소에서 사람들과 부딪히고, 활짝 웃는 게 어색하다고 한다. 지난 1년간의 심경과 아픈 가족사까지 모두 공개한다. 1년 만에 세상에 나오다 지난해 4월, 후배 작곡가를 성추행했다는 혐의로 고소된 개그맨 김기수가 무죄 판결을 받고 1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왔다. 믿었던 사람들에게 받은 배신감 그리고 협박과 공갈. ‘무죄 판결’이라는 결과 앞에서도 지난 1년간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는 듯했다. 화창한 5월, 예쁜 카페에서 기자와 마주 앉은 김기수. 그는 자신에게 웃음은 아직도 사치스럽고 어색하기만 하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오늘 날씨 정말 좋네요. 이렇게 화창한 날, 사람들 많은 예쁜 카페에 나와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어요. 지난 1년 동안 대인기피증에 시달려서 거의 집에만 있었거든요.” 무죄 판결이 선고된 지난 4월 20일 전날 밤, 어머니와 누나 그리고 김기수는 밤을 꼬박 새웠다. 자신은 떳떳했지만 혹시 잘못된 결과가 나올까봐 조마조마했기 때문이다. “무죄 판결을 받고 나서 누나한테 전화를 했더니 ‘고맙다…. 기수야’라며 펑펑 울더라고요. 누나의 우는 모습에 저도 가슴이 뜨거워져서 전화기를 붙잡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이날 오랜만에 누나가 환하게 웃었고, 어머니도 1년 만에 편안하게 코를 골며 주무시는 걸 봤어요.” 죄가 없다고 믿었던 그에게 무죄 판결은 당연한 결과였지만, 기분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해서 지난 1년 동안 받았던 그와 가족의 상처가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상대편의 협박과 공갈은 생각 이상이었다고 한다. “돈을 줄 수 없다고 했더니, 깡패를 시켜서 집에 계신 어머니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을 해왔어요. 제 어머니가 칠순을 앞두고 계신데, 그때 얼마나 겁이 나던지…. 어머니와 집에도 못 들어가고 차 안에서 벌벌 떨며 밤을 꼬박 새운 적도 있어요. 이게 얼마나 기가 막힌 일입니까.” 자신을 괴롭히는 건 충분히 감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를 상대로 협박하고 괴롭히는 건 정말 참을 수 없었다. 미칠 듯이 화가 치밀었지만 그들을 상대로 할 수 있는 건 딱히 없었다. 사건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김기수에게 ‘성추행자’라는 낙인이 찍혀 아무도 그의 말을 들어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 모두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모두 한 가지씩 병을 얻었어요. 어머니는 혈압이 급격히 상승해서 치료를 받고 있고, 누나는 잠을 못 자서 폐결핵에 걸렸죠. 저 역시 스트레스 때문에 전신에 마비가 와서 계속 치료를 받았어요. 물론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요.” 매니저의 배신, 충격에 자살 시도까지 했다 어머니가 1년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잔 이유는 바로 김기수의 ‘자살 시도’ 때문이었다. 믿었던 매니저에게 배신을 당하고 삶의 의욕을 상실해 자살을 시도했었다. 이에 어머니는 매일 새벽에 일어나 김기수의 방에 들러 아들이 잘 자고 있는지를 확인하곤 했다. “매니저가 ‘나나 작곡가는 잃을 게 없지만 형은 연예인이기 때문에 잃을게 많다. 나는 이미 저쪽 편에 섰으니 원하는 대로 다 들어주길 바란다’고 했어요. 아무런 생각이 안 나고 세상에 나 혼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러고는 정말 뭔가에 홀린 듯 제가 목을 매고 있었어요.” 김기수가 무의식적으로 넥타이로 목을 매고 있을 때, 때마침 집으로 찾아온 친구 덕분에 그는 다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가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동성애 추행 혐의’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제가 남자를 성추행했다는데, 그 이야기를 누구한테 하겠어요. 그 상황에서는 제가 무슨 말을 해도 세상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을 것 같았죠. 저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구들까지 평생 낙인찍히는 거잖아요. 차라리 제가 없어지는 게 낫겠더라고요. 이것 때문에 방송 일마저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죠. 그런데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난 뒤 의외로 제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깨달았고, 다시 힘을 얻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대중의 시선은 냉랭했다. 먹고살아야 했기에 행사에 나갔는데, 무대 위에서 춤추고 웃는 것을 보고 ‘미친놈’이라고 비난했다. 성추행 혐의자는 밖에서 사람들과 마음 놓고 이야기를 할 수도, 편안하게 웃을 수도 없었다. “악플이 말도 못하게 많았죠. ‘한국을 떠나라’, ‘그럴 줄 알았다’, ‘황산을 뿌리고 싶다’ 등의 말에 얼마나 상처를 받았는지 몰라요.” 하지만 이제는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조금씩 따뜻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지난 1년 동안 끝까지 그 어떤 변명도 하지 않은 채 함구하고 버텼기 때문일까. 사람들은 그동안의 싸움에서 ‘침묵’으로 일관해온 김기수에게 “잘 참았다”며 격려를 하기 시작했다. “저도 글로 풀면 책 한 권의 분량은 나올 만큼의 상대방이 협박했던 녹취록을 모두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재판할 때만 제출했지, 언론에는 한 번도 공개한 적이 없어요. 제가 아무리 ‘억울하다’고 소리쳐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법적으로 판결을 받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어요.” 지금 김기수에게 중요한 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느냐다. 다시 좋은 매니저를 만나서 형, 동생 관계로 지내고 싶지만 예전과 같은 마음으로 매니저를 옆에 둘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다. “저에게 낙인처럼 박힌 ‘주홍글씨’를 어떻게 지울 수 있을지 고민이에요.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아무 생각 없이 방송도 하고, 웃으면서 살 수 있을까요?” 현재 검찰은 재판 결과에 대해 항소를 한 상태다. 이에 대해 김기수는 “국가에서 잘 판단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김기수는 최근 상대편에게 ‘협박과 공갈’로 맞고소를 했다. 자신을 인간 이하로 취급했기 때문에 그들도 똑같이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그들이 용서를 빈다면 제가 아니라 어머니와 누나, 제 지인들에게 용서를 빌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러면 용서해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보다 제 주변 사람들이 다친 게 더 마음이 아프거든요.”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면서 ‘사람’이 싫어지기도 했지만, 이 사건을 통해 얻은 것 또한 ‘사람’이다. 세상에 사건이 알려지면서 자신을 믿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가수 박상민, DJ DOC, 인순이뿐만 아니라 춘자, 개그맨 김재우, 모델 이미진 3인방은 매일 김기수의 곁을 지켜준 고마운 친구들이다. 이 사건은 김기수에게 ‘인생에서 겪어볼 만한 하나의 에피소드’라고 웃어넘기기엔 너무 아픈 상처로 남았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요즘에 남자들이 가끔 저를 툭툭 치면서 이야기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자꾸 만지지 말아요. 고소할랑께~’라고 받아치면, 사람들이 웃겨 죽겠대요. 저한테는 아픈 상처지만 서서히 사람들도 편안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는 지금까지의 인생을 ‘리셋’하고 초심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이제부터 자신을 ‘신인 김기수’라고 불러달라고 말했다. 내 아버지는 폭군이었다 김기수는 최근 방송에 컴백했다. 1년 만에 하는 방송 출연, 설레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제가 무죄 판결을 받은 다음날 잘 알고 지내던 PD에게 전화가 왔어요. ‘기수야, 이제 다시 방송해야지’라고요. 그 말을 듣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고요. 그 말이 정말 고마워서 곧바로 오케이했죠.” 그가 새로 시작한 프로그램은 SBS E!TV의 이혼 위기 댄스 솔루션 ‘미워도 다시 한번’으로 그의 역할은 댄스 멘토다. 첫 녹화 날, 공식 석상에 선 그를 보기 위해 현장을 찾은 기자들만 80명이 넘었다. “제가 대스타라도 된 줄 알았어요(웃음). ‘다시 찾은 미소’라는 타이틀로 기사가 많이 나왔는데, 이상하게 전 아직도 환하게 웃는 게 어색해요. 앞으로 점점 더 편안하게 웃을 수 있게 되겠죠?” 그가 맡은 역할은 이혼 위기에 처한 부부들을 댄스 스포츠를 통해 서로 가깝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첫 촬영 때 네 쌍의 부부가 녹화에 참여했는데, 서로 남남처럼 대하는 모습에 가슴이 많이 아팠다. “제 부모님도 황혼 이혼을 하셨거든요. 그래서 이혼한 부부들을 바라보는 제 심정이 착잡하더라고요. 한때는 그들도 죽도록 사랑하는 사이였을 텐데 말이죠.” 그의 부모님은 9년 전에 이혼을 했다. 이혼 사유가 무엇인지 조심스럽게 묻자 김기수는 과거를 떠올리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저의 아버지는 폭군이었어요. 너무 무서워서 매일 밤 아버지의 구두 발자국 소리만 들려도 자는 척했죠. 어머니와 누나, 저는 아버지와 함께 사는 30년 동안 집에서 한 번도 편하게 웃은 적이 없어요. 매일 아버지의 폭행과 폭언 속에 사는 어머니가 안쓰럽고 불쌍했죠. 앞으로 남은 어머니의 인생은 행복한 여자로 살게 해드리는 게 제 소원이에요.” 자상하고 친절한 친구의 아버지를 보면 부러워서 짜증이 났다. 그 뒤로는 자상한 사람들을 보면, 아빠에게 못 받은 사랑을 받기 위해 응석부리는 어린아이의 마음이 되기도 했다. 빈털터리로 길거리에 쫓겨나기도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혼 소송은 약 2년이 걸렸다. 어머니는 이혼하기 위해 필사적이었고 아버지는 완강했다. “저는 잘 몰랐는데, 이혼 소송 중에 가족이 버는 돈을 아버지가 차압할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살던 집과 누나 월급, 제가 리포터로 활동할 당시 벌었던 돈까지 모두 아버지 앞으로 차압당했죠. 그래서 저희 셋은 바로 길거리로 쫓겨났어요.” 이 당시에 김기수는 신인 리포터로서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었다. 길거리에 나가면 그를 알아보는 사람도 꽤 많았다. 하지만 그가 일하고 돌아가는 집은 성남 모란시장 옆 비닐하우스였다. 신인이라 수입도 적었다. 한 달에 45만원은 어머니와 생계를 꾸리기에도 빠듯한 돈이었다. 대학로에서 일을 마치고 차비를 아끼기 위해 성남까지 3시간 40분 동안 걸어서 간 적이 서른 번도 넘었다. “진짜 이를 갈았어요. 무대에 섰다가 내려오면 정말 배가 고팠는데, 천원이 생기면 빵을 사 먹을까 집까지 버스를 타고 갈까를 고민했어요. 그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나중에 어머니에게 멋진 집을 꼭 사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일을 했어요. 제 사정을 아는 지인들은 어떻게 그 상황에서 웃을 수 있냐고 가슴 아파하더라고요. 그런데 어쩔 수 없었죠. 웃어야지 일이 들어오고, 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어머니 때문에 함구했던 아버지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김기수의 얼굴에는 수많은 생각이 교차하는 듯했다. 폭군 아버지 밑에 살면서 가출 한 번 시도하지 않았던 것도 모두 어머니 때문이었다. “제가 집에 없으면 아버지의 폭력이 더 심했어요. 누나는 목침으로 맞고, 어머니는 배를 가격당해서 내장이 파열됐죠. 그래서 전 가출은 생각도 못했죠. 어머니와 누나를 지키기 위해서요.” 지금 김기수의 인생은 오로지 어머니를 위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생만 하며 힘들게 살았던 어머니를 위해 멋진 집도 사드리고, 매일 행복하게 웃으며 살게 해드리고 싶다. 결혼을 해서 어머니를 더욱 행복하게 해드릴 생각은 없느냐고 물었더니, 아직 결혼은 무리란다. 연애라면 몰라도. “좋은 아빠가 되는 게 꿈이에요. 하지만 아직 결혼은 생각 못하고 연애는 정말 하고 싶어요. 이렇게 화창하고 좋은 날 사랑하는 사람과 차를 마시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런데 지금 제 상황에서는 그런 게 사치라고 생각돼요. 조바심은 없어요. 언젠가 좋은 인연이 나타나겠죠.” 김기수는 “과거에는 가족과 자신을 생각하며 이기적으로만 살았던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그는 주변 사람들을 좀 더 돌아보게 됐다. 물론 힘들고 두려웠지만, 주변 지인들 덕분에 지금 다시 웃을 수 있고, 사람의 소중함도 깨달았기 때문이다.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이성원>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개그맨 김기수와 작곡가 지망생 L씨의 진실 공방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개그맨 김기수와 작곡가 지망생 L씨의 진실 공방
2010. 12. 30 17:28 연예
ㆍ“녹취록은 교묘하게 꾸며졌다” vs “자백한 녹취록이 있다” 지난 5월 시작된 남자 작곡가 지망생 L씨와 개그맨 김기수의 성추행 논란이 9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첨예한 대립 각을 세우고 있다. 김기수는 “음모”라고 맞서고, L씨는 “강제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김기수의 누나, L씨의 여자친구까지 인터넷상에서 논쟁을 펼치면서 사건은 더욱 확대되고 있는 상태다. 양측, 사이버상 갑론을박 확산 지난 5월, 개그맨 A씨의 성추행 논란이 시작될 때만 해도 사건의 여파가 이렇게까지 크게 퍼질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당시 작곡가 지망생 L씨는 “개그맨 김기수의 집에서 술을 먹고 잠을 자던 중 김기수로부터 벌거벗긴 채 강제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김기수를 고소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김기수의 실명이 공개되지 않았고, 사건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흐지부지 잊혀지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김기수가 공판에 참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건은 수면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공판에 참석한 김기수는 기자들과 만나 “억울하다. 이건 음모다”라고 주장하며 드디어 자신의 존재를 언론에 알리기 시작한 것. 김기수는 지난 12월 10일 미니홈피를 통해 “참다 참다 용기를 내서 공개한다”며 “연예인이 죄인이다. 치정극을 언론에 유출시키겠다고 협박하면서 거액의 돈을 요구하는 너희들…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김기수는 “L씨가 옷을 벗으며 노골적인 성행위를 강요했다”고 말하며 “L씨의 주장은 거짓말이며 남자 꽃뱀에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L씨의 여자친구가 등장해 미니홈피에 “김기수가 사실상 동성애자이고, 그날 밤 부적절한 행동을 내 남자친구에게 했다”고 주장하며 “남자친구 00는 왜 **했어?”, “기습 키스는 왜 했어?”라고 구체적인 질문들을 나열해 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 거기에 맞서 김기수의 누나가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김기수의 누나는 동생의 미니홈피에 “제 동생은 절대 게이가 아닙니다”라며 “방송 컨셉트를 소문내고 다니는 사람들이 제발 오해를 풀었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현재 사건은 재판 중으로 두 차례에 걸쳐 공판이 진행된 상태다. 지금까지는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또 인터넷상에서는 김기수의 누나와 L씨의 여자친구까지 등장해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이며, 앞으로 사건은 어떻게 진행될까. 김기수와 L씨 양측의 변호사를 통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김기수 측 대리인, 서상홍 변호사 “김기수씨는 매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Q 현재 재판 진행 상황은 어떠한가? A 2차 공판까지 진행됐고,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다. Q 재판에 승소할 자신이 있는가? A 당연하다. 현재 90% 이상 무죄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러한 확신 없이 내가 이 사건을 왜 맡아서 하고 있겠는가. Q 증거를 가지고 있는가? 만약 있다면 어떤 증거들인가? A 당연히 증거가 있다. 지금 법원에서 증거 조사를 시작했고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미리 말할 수 없다. Q 상대방도 강력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하던대? A 강력한 증거라고는 하는데, 내가 설명을 제대로 한다면 그 증거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기자들에게 함부로 이야기할 수는 없다. Q 상대편에서 녹취록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A “(김기수씨가) 자백했다”는 녹취록은 사실 말도 안 되는 증거다. 3시간에 걸쳐 7, 8번 전화를 했는데, 그 중에 한 번 교묘하게 녹음한 것을 가지고 그들이 증거로 내세우고 있다. 김기수씨가 잘못했다고 사과하게끔 유도한 내용이다. 거두절미하고 무조건 사과를 했다는 녹취만 가지고는 전혀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그런 증거를 누가 못 만들겠나. Q 현재 김기수씨는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A 굉장히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더 자세한 건 말할 수 없다. 사건을 변론할 뿐이지, 그 사람의 연예 생활 대변인은 아니기 때문이다. Q 확실히 이길 가능성이 있는가? A 법원에 제출한 모든 증거를 검토한 결과 내린 결론이다. L씨에게 정신적인 보상금으로 500만원을 입금했는데도 왜 김기수씨가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 경위를 알 수 있는 충분한 증거가 있다. 증거를 하나하나 반박하는 내용을 모두 제출한 상태다. 그걸 읽어보면 누구라도 김기수가 억울하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Q 협박을 당했다고 하던대? A 이번과 같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김기수씨가 연예인이기 때문에 이미지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초반에는 그쪽에게 끌려 다닐 수밖에 없었다. 증거 조사가 끝나고 나면 이쪽에서도 그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Q 김기수씨 본인은 적극적으로 해명할 생각이 없는가? A 그건 본인이 결정할 문제지 내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나는 법률적으로 자문만 해줄 뿐이다. Q 재판 결과는 언제 나오는가? A 아마, 2월 중에는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L씨 측 대리인, 원영섭 변호사 “L씨는 아직 정신과 치료 중이고, 김기수에게 분노하고 있다” Q 현재 재판 진행 상황은 어떠한가? A 1월 중순쯤에 증인 심문이 있을 예정이고, 2월쯤 최종 판결이 날 것으로 보인다. Q 승소할 자신은 있나? A 김기수씨가 무죄 판정을 받을 확률은 1, 2%밖에 되지 않는다. 유명 연예인은 검찰에서도 신중하게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김기수씨 측에서 왜 자꾸 무죄를 주장하는지 모르겠다. Q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는 말인가? A 김기수씨가 직접 자백한 녹취록을 가지고 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누구라도 김기수씨가 잘못했다는 걸 알 수 있다. Q 그렇지만 김기수씨는 지금 굉장히 억울해한다고 들었는데? A 나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김기수씨 본인도 녹취록의 내용을 알고 있다. 주위에서 이야기해주는 분들이 왜곡되게 말을 전하는 게 아닌가 싶다. Q L씨와 김기수씨가 친한 사이라고 하지 않았나? A 김기수씨는 소속사에서 나름 유명한 연예인이고, L씨는 작곡가 지망생이다. 친한 형 동생이라기보다는 갑과 을의 관계일 수도 있다. Q L씨가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A 김기수씨가 처벌을 받는 것이다. 그리고 김기수씨가 언론을 통해 왜곡되게 거짓말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언론 플레이는 하지 않기를 바란다. Q L씨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 A 아직 정신과를 오가며 치료를 받고 있다. 대질 심문에서 계속 마주치는 것도 힘들어 하고, 김기수씨의 태도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Q 재판은 어떻게 결론이 날 것이라 생각하는가? A L씨는 현재 여자친구가 있는데 그런 L씨한테 오히려 성추행 했다고 뒤집어 씌우다니 말도 안 된다. 김기수씨가 무죄 판결을 받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Q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에 합의할 가능성도 있는가? A L씨는 합의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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