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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경향(총 7 건 검색)

‘섹스 앤 더 시티’ 여성 배우 3인, 성폭행 의혹 크리스 노스 ‘손절’
2021. 12. 23 14:29 연예
<섹스 앤 더 시티> 사라 제시카 파커를 비롯 여성 출연자들은 ‘미스터 빅’ 크리스 노스의 성폭행 의혹을 고발한 여성들을 공식 지지했다. HBO맥스 제공HBO맥스 <섹스 앤 더 시티> 여성 출연자들이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동료 연기자 크리스 노스를 ‘손절’했다. <섹스 앤 더 시티> 주인공 사라 제시카 파커, 크리스틴 데이비스, 신시아 닉스는 지난 20일(현지 시간) ‘크리스 노스의 성폭행 의혹을 밝힌 여성들을 지지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들은 각각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성명서를 통해 “그 이야기를 듣고 깊은 슬픔에 빠졌다. 우리는 앞으로 나와 고통스러운 경험을 공유한 여성들을 지지한다”고 게재했다.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캐리의 남자친구 ‘미스터 빅’으로 출연해 큰 사랑을 받은 크리스 노스는 올해 공개된 <섹스 앤 더 시티> 리부트 편에서도 이들과 함께 캐스팅됐다. 그러나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사망한 것으로 처리됐다. 앞서 크리스 노스는 두 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두 여성은 각각 2004년 LA와 2015년 뉴욕에서 크리스 노스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배우 조 리스터 존스 또한 크리스 노스가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며 여성들의 고발에 힘을 실었다. 크리스 노스 측은 “합의된 만남이었다. 수십 년 전에 만난 두 사람이 나를 고발한 것은 명백한 허위”라고 부인하고 있다. 이번 성폭행 의혹으로 크리스 노스는 시즌1과 시즌2에 이어 출연을 앞둔 미국 CBS 드라마 <더 이퀄라이즈>에서 하차가 결정됐다.
의문과 논란 남긴 차승원 아들, 차노아 성폭행 혐의 피소 사건
2013. 08. 27 17:53 연예
배우 차승원의 장남 차노아가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어릴 때부터 ‘차승원의 훈남 아들’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그는 프로게이머로 데뷔하며 자신의 길을 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지난 3월에는 대마초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키더니 이번에는 납치 및 감금, 방화, 성폭행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아버지 차승원 또한 책임 논란에 휩싸였다. 대마초 사건 5개월 만에 또… 차노아(25)는 계속된 대중의 지나친 관심을 피하기 위해 사춘기 시절부터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귀국해 프로게이머로 데뷔하며 다시 한번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3월 그는 대마초 흡연 혐의로 물의를 일으켰다. 당시 대마초 사건으로 그는 소속 프로게임단에서 방출되기도 했다. 이후 5개월이 지난 8월, 그를 둘러싼 또 한 번의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차노아는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고등학교 3학년인 A양을 납치한 후 할아버지 소유의 별장, 자신의 서울 청담동 오피스텔, 피해자의 삼성동 원룸 등에 감금하고 수차례 성폭행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는 고소장을 통해 그가 자신을 감금한 뒤 옷을 벗겨 옷가지를 모두 불태우고 흉기로 협박, 수차례에 걸쳐 성폭행 및 폭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현재 A양의 부모에 의하면 피해자는 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심리 상담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차노아 측은 “A양과 교제하는 사이다”라고 성폭행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차승원 당분간 활동 접고 가족과 함께 피해자 A양의 부모가 방송 인터뷰를 통해 전화로 합의를 제의한 차승원에게 “무릎 꿇고 사과라도 해야 한다”라는 요구를 한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크다. “우리나라 정서상 자식의 일에 대해 당연히 부모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라는 의견과 “성인이 된 자식의 잘못으로 부모까지 연좌제로 책임을 져야 하느냐”라는 의견이 서로 대립하고 있다. 게임 프로그램 출연 당시 차노아의 모습.사건의 정황이 분명치 않은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A양은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외부와 연락이 끊긴 채 차씨에게 감금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미성년자인 A양의 부모는 긴 시간 딸과 한 번도 연락이 되지 않았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느냐는 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것은 만약 차씨의 주장대로 사귀는 사이였다고 해도 일시적인 감금이 수차례 이어졌다면 강간죄는 성립한다. 또 그 과정에 협박과 옷을 태우는 등의 극단적인 행동이 있었고, 상대방이 거부했는데도 성관계를 가졌다면 당연히 범죄다. 최근 부부 사이에도 성폭행을 인정한 판례가 있었다. 교제하고 있는 사이는 더 말할 나위 없다. 이번 사건은 양측의 입장이 달라 검찰 조사와 소송 기간이 길어질 전망이다. 한편 지난 13일 차승원은 집안의 악재 속에 촬영하던 영화 ‘하이힐’의 작업을 마쳤다. 그리고 SNS를 통해 아버지로서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는 글을 남겼다. 또한 그는 소속사를 통해 당분간 활동을 접고 가족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승원입니다…. 배우 차승원이기 이전에 훌륭하지 못한 아버지로서 먼저 가슴 깊이 사죄드립니다. 모든 진위 여부를 떠나 현재 논란이 된 아들을 둔 아버지로서 도의적인 책임을 느끼며 통탄하고 슬픈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글 / 이유진기자 ■사진 / 경향신문포토뱅크>
성폭행 혐의 피소 박시후 향후 어떻게 되나?
2013. 02. 25 17:16 연예
지난 2월 18일 배우 박시후가 연예인 지망생인 A씨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연예계가 발칵 뒤집혔다. 최근 SBS-TV ‘청담동 앨리스’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그는 평소 신사적인 이미지로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터라 충격이 더 컸다. 사건 일지를 통해 양측의 입장과 쟁점 사안을 정리해봤다. 2월 14일 밤 11시 서울 청담동의 한 실내 포장마차에서 배우 박시후(36), SBS 공채 탤런트 K씨(23)가 함께 술을 마셨다. K씨는 이 자리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연예인 지망생 A씨(22)를 소개했고, 자연스럽게 합석했다. 세 사람은 이곳에서 두 시간여 술을 마시다가 새벽 1시께 자리를 떴다. Issue Point 실내 포장마차 대표 B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박시후를 포함해 세 명이 룸에서 술을 마셨다. 박시후와 K씨는 오후 10시 30분에서 오후 11시 사이 가게에 도착했고 A양은 뒤늦게 합류했다. 박시후가 새벽 1시 30분쯤 계산을 먼저 했고 10분 뒤 가게에서 나갔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얼마나 취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CCTV 화면에선 취한 티가 나지 않았다. 계산대에 설치된 CCTV에 박시후가 A양을 에스코트해 가게를 나가는 모습이 담겨 있는데, A양을 업고 나간 게 아니라 넘어질 것을 우려해 살짝 잡아주는 정도로 보였다. 계단도 도움 없이 홀로 내려갔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2월 15일 새벽 세 사람은 새벽 2시쯤 사건 장소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 도착했다. 애초 K씨의 아파트라고 소개된 이 집은 이후 박시후의 집으로 보도되면서 혼선을 빚었다. 경찰 측은 이와 관련해 개인의 사생활이라며 사실 확인을 거절했다. Issue Point 서부경찰서 측은 박시후, A씨, K씨가 함께 탄 승용차가 찍힌 아파트 지하 주차장 CCTV를 확보했다. K씨는 가벼운 수술을 받아 당일 술을 마시지 않아 직접 운전을 했고, 차에서 내린 뒤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는 과정에서 A씨를 업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서부경찰서 강력 3팀 담당 형사는 “CCTV와 관련해서는 말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라고 말했다. 또 사건 발생 당시 K씨가 아파트에 남아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현재까지는 K씨에 대한 조사가 따로 진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필요하다면 조사에 들어갈 것이다. 확보한 자료에 대해서는 일체 비공개다”라고 덧붙였다. 2월 15일 밤 9시 A씨는 집으로 돌아와 근처 은평구 성폭력전담팀인 원스톱지원센터에 박시후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현재 그녀는 성폭력 피해자 전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장마차에서 나설 즈음 이미 만취 상태였다고 주장하는 A씨는 진술서에 ‘아침이 돼서야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라고 적었으며, 평소 주량이 약한 것으로 알려진 박시후는 약간의 취기가 오를 만큼의 술을 마셨다고 한다. Issue Point 평소 박시후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자기관리도 철저해 그동안 별다른 구설에 휘말리지도 않았다. 그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보기보다 주량이 약하다. 맥주 한 잔만 먹어도 완전히 취하는데 요즘은 조금 늘어 맥주 500cc 정도를 마신다”라고 말했다. 또 한 방송에서는 “이병헌 선배가 술을 줬는데 술을 못 마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선배 입장에서는 한참 후배인 내가 거만하게 보였던 것 같다. 게다가 술을 마시고 졸아서 선배에게 찍혔다. 하지만 그 일을 계기로 친분이 생겼다”라며 술자리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술과 관련된 증언은 동료 배우를 통해서도 회자된 바 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 제작발표회에서 동료 배우 정재영은 박시후의 주량에 대해 “술을 잘 못 마신다. 맥주잔에 맥주를 1/4 정도 넣고 나머지는 사이다로 채운다. 그 한 잔으로 두 시간을 버티지만 얼굴은 굉장히 빨개진다”라고 설명했다. 2월 18일 밤 한 언론사의 보도에 의해 피소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박시후가 지난 1월 말, 전 소속사인 이야기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이 만료됐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그는 2월 초 데뷔 때부터 어머니와 함께 일을 봐줬던 친동생 박우호씨와 함께 1인 기획사 후팩토리를 설립, 법인 등록까지 마친 상황이었다. Issue Point 박시후는 때아닌 나이 논란에도 휩싸였다. 야구선수 출신인 동생 박우호씨의 프로필이 노출되는 과정에서 두 사람 모두가 프로필상 78년생으로 돼 있었던 것. 취재 결과, 박시후는 1977년 2월생인 것으로 밝혀졌다. 2월 19일 오전 애초 박시후는 이날 밤 9시 서울 서부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기로 돼 있었지만 경찰 측에 “사정상 어렵다”라며 조사 연기를 요청했다. 변호사를 선임해 사건을 검토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Issue Point 현행법상 강간죄(형법 297조)는 ‘폭행 혹은 협박을 수단으로 하여 부녀를 간음하는 죄’로 폭행 혹은 협박, 즉 강제성이 없다면 강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박시후 측은 A씨와의 성관계는 인정하지만 “위력 행사는 전혀 없었다”라며 성폭행 혐의는 전면 부인하고 있다. 때문에 경찰은 강요에 의한 성관계였는지를 밝혀내는 데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강제성이 없었다 하더라도 만취해 항거 불능 상태를 이용한 관계였다면 준강간죄에 해당하므로 형사처분을 받는다. 강간죄나 준강간죄는 모두 3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형법에 동일하게 규정돼 있다. 2월 19일 오후 박시후 측이 공식 보도 자료를 통해 ‘지인의 소개로 만나 A씨와 술자리를 가진 점은 인정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서로 남녀로서 호감을 갖고 마음을 나눈 것이지 강제적으로 관계를 가진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이 점에 대해서는 결단코 한 점 부끄러움이 없으며 이는 수사 과정에서 명명백백히 드러날 것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우호씨는 「레이디경향」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시후 형은 평소 술을 전혀 못한다. 보도된 내용과 관련해 사실이 아닌 부분들이 많아서 보도 자료를 냈다”라며 “분명한 점은 상호 합의를 했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이후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대응 및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 소속사와 재계약을 하지 않은데 따른 갈등 루머나 도박설과 관련해서는 “따로 할 이야기가 없다. 사실무근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Issue Point 사건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박시후는 기존에 갖고 있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 ‘역전의 여왕’, ‘공주의 남자’에 이어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까지 흥행에 성공하고, 최근 종영한 ‘청담동 앨리스’ 역시 큰 인기를 얻어 상한가를 달리고 있던 그는 CF 출연 제안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일로 논의가 오가던 계약들이 공수표로 돌아갔다. ‘청담동 앨리스’ 제작사 측도 향후 드라마 수출 문제와 관련해 난감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2월 20일 경찰 측은 박시후에게 2월 24일 오전 10시 출석을 요청한 상황이고 박시후 측도 이에 응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번 사건을 두고 여러 루머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과 박시후 측은 섣부른 판단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Issue Point 박시후는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에 의해 고소됐기 때문에 일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된다. 그가 소환 조사를 미룬 것과 관련해 고소인과 원만한 합의를 시도하기 위함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데 합의가 성사됐을 경우, 이번 사건은 소취하로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박시후가 이미 변호사를 대동해 A씨를 만났다고 전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일단 소송이 시작되면 사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데다 쌍방 간에 이뤄진 일이라 사실을 증명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3심까지 이어진다면 사건이 마무리되는 데는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만약 조사 과정에서 박시후의 강제성이 입증되지 못한다면 ‘무혐의’로 처리된다. 이 경우 박시후는 A씨를 상대로 무고로 맞고소할 수 있으며 불법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제기할 수 있다. 반대로 박시후가 술에 취한 여성을 항거 불능 상태에서 강간했다는 주장이 사실로 밝혀지면 형사처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법률 전문가는 “최근 성범죄를 강하게 처벌하는 추세라 징역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과가 없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집행유예가 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A씨는 왜 원스톱 지원센터를 찾았을까? A씨가 처음 사건을 접수한 곳은 경찰서가 아닌 원스톱 지원센터.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곳을 그녀는 어떻게 찾게 됐을까. 서울 원스톱 지원센터 한 관계자는 “퍼센트상으로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성폭력 피해자들이 모두 경찰서를 가는 것은 아니다. 막연히 경찰서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여성들의 경우 센터로 먼저 문의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A양은 경찰서를 통해 원스톱 지원센터를 알게 됐다. 경찰 측이 성폭행 사건에 보다 전문화된 원스톱 지원센터를 연결해주고, 이후 역으로 그녀가 살고 있는 지역인 서부경찰서 관할로 수사 연계를 펼친 것. 원스톱 지원센터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성폭력 및 학교 폭력 피해자에 대한 인권보호와 신속한 피해 회복을 위해 여성부가 운영하는 산하기관이다. 피해자에 대한 상담지원, 의료지원, 수사지원, 법률지원 등을 한 장소에서 무료로 365일 24시간 통합 지원하고 있어 ‘원스톱 상담센터’라고 불린다. 성폭력 피해자가 사건 발생 후 원스톱 지원센터를 찾으면 센터 측은 성폭력 피해자의 증거 채취 및 산부인과, 응급 의학과 등의 의료 지원을 펼친다. 이어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들을 대상으로 심리적 안정을 위한 전문적인 상담을 실시한다. 전문가는 피해자의 상태에 따라 쉼터 혹은 NGO 단체, 정신과 등을 전문 기관을 연계한다. 또 여자 경찰관이 센터에 365일 24시간 상주해 피해자의 조사 및 진술을 녹화하고, 신속한 경찰서 수사(피해조서 작성 및 수사연계)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필요에 따라서는 피해자 증거 채취 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하기도 하는데, 이는 기존의 피해자가 경찰서에서 끔찍한 증언을 하거나 산부인과를 오가며 2, 3차 피해에 노출되었던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이밖에도 센터 소속 무료 법률 지원단 변호인들이 법률 자문으로 도움을 준다. <■글 / 김지윤 기자 ■사진 제공 / SBS>
아동 성폭행,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인가
2010. 08. 03 19:58 육아/교육
ㆍ아이에 대한 부모의 관찰력과 사랑이 아이를 지키는 최선의 방법 최근 들어 이틀에 한 번꼴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 성폭행 사건이벌어지고 있다. 힘없고 여린 어린아이들에게 평생 씻지 못할 상처를 주는 파렴치한들…. ‘세상이 어찌 되려고 이러나’ 하고 한탄만 할 수는 없다. 내 아이를 안전하게 지키고 싶은 부모들을 위한, 아동 성폭행 예방과 대처 방법 등을 알아본다. 어떤 행동이 성폭력의 기준이 되나 성폭력이란,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데 자신의 성적인 즐거움을 위해 강제로 하는 성적인 행위를 모두 일컫는다. 특히 아직 생각이나 판단 기준이 확립되지 않은 어린이는 저항하거나 충분히 싫다는 표현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한 성적인 행동은 모두 성폭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성폭력의 기준이 되는 구체적인 행동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원하지 않는데 강제로 성관계를 하는 것, 몸의 중요한 부위들(성기, 유방, 엉덩이, 배 등)을 만지거나 비비고 빠는 행위, 성기나 유방이 아닌 다른 신체 부위라고 하더라도 상대방의 성적인 즐거움을 위해 이용당한 느낌, 원하지 않는데 자기의 신체 부위를 보여주거나 만져달라고 요구하는 것, 신체 부위나 성행위에 대한 말로 기분 나쁜 농담을 하거나 놀리는 것, 야한 비디오나 음란물을 보여주는 것, (어린이의 경우 스스로 동의했다고 하더라도) 어른이나 나이 많은 청소년이 성적인 행동을 유도하는 것 등이 성폭력의 범주에 해당된다. 아이들이 성폭력에 노출되는 이유 어린이들은 어른들을 쉽게 믿으며, 어른에게 복종하는 것이 좋은 것이라 배운다. 또 자신의 신체에 대해 호기심은 많으나 성에 관한 지식이 부족하다는 것, 자신의 고민이나 두려움을 표현할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도 아이들이 성폭력에 노출되기 쉬운 이유다.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성폭력의 위험성을 가르치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만약 아이들이 “~가지 마라”, “~하면 큰일 난다” 식의 교육을 받을 경우, 성폭력 사고를 당한 아이의 마음속에는 ‘내가 엄마 아빠 혹은 선생님의 말을 듣지 않아서 이렇게 된 거야, 그러니 벌받는 게 당연해’라며 죄책감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과도하게 ‘성폭력’에 대해 강조하거나 주의시키기보다 평소에 아동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생활 속에서 아이와 함께 경험하고 느끼는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래야만 아이에게 쉽게 말 못한 고민이 생겼을 때, 부모에게 그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아이가 성폭행을 당했는데 엄마는 몰랐다!? 아이가 밖에서 성폭행을 당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엄마가 모를 수가 있을까? 실제로 상당히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밖에서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당했는데도 모르고 지나간다고 한다. ‘설마 우리 아이는 아니겠지’라며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이럴 경우 부모가 모르는 사이 여러 번 반복해서 아이가 성폭행에 노출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런 끔찍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평소 아이를 유심히 관찰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성적 학대를 당한 아동들은 공통적인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때문에 이런 증상들을 미리 알아두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만 성학대를 당한 아동 가운데 상당수는 신체적 징후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엄마가 아이의 변화를 눈치 채기란 상당히 어렵다. 성폭행의 징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① 신체적 증상 아동의 임신과 성병, 아동의 질에 있는 정액, 찢기거나 손실된 처녀막, 질에 생긴 상처나 긁힌 자국, 5mm보다 더 큰 질의 입구, 음경이나 음낭에 생긴 상처, 질의 홍진, 확장된 혈관, 유착, 음순 고착, 외음부 질염, 만성 요로 감염, 항문 괄약근의 손상, 항문 주변의 멍이나 찰과상, 항문 내장이 짧아지거나 뒤집힘, 항문 입구에 생긴 열창, 항문이 좁아짐. 항문 주변의 홍진. 항문 주변의 착색 증가, 항문 주변의 정맥 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② 심리적·사회적 증상 아이가 성적인 모습을 그림으로 그릴 때, 또래와 성행위하는 듯한 장난을 칠 때, “아저씨 고추에서 우유가 나왔다”는 식의 말을 무심코 내뱉을 때, 동물이나 장난감을 대상으로 성적인 놀이를 할 때 이런 상황을 의심해본다. 또 성적 학대의 증표는 지나친 자위행위다. 보통 아동들은 성장 과정에서 자위행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단지 과하다고 느껴질 때만 성학대의 징표로 간주할 수 있다. ③ 성적인 행동 이외에 나타나는 징후 악몽이나 자주 깨는 습관 외에 오줌을 지리거나 손가락을 빠는 등 전보다 어린애 같은 행동을 하는 경우, 어른들에게 안전과 보호를 요구하고, 이유 없이 지나치게 짜증을 내고 불안해하며, 분노를 폭발하고, 문을 꼭꼭 잠그는 등의 행동을 보이고, 특정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표시하며, 산만해지고, 꼬챙이 등으로 자신을 찌르는 자해 행동이 많이 나타난다. 아이가 성폭력 피해를 당했을 때 대처 방법 ① 너무 당황스러워하지 않는다 아이가 성폭력을 당했을 때 부모가 과도하게 표현하면 아동은 자신이 잘못한 일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가능하면 침착하게 대처하는 게 바람직하다. ② 야단치지 않는다 부모가 속상한 마음에 “왜 조심하지 않았니?”라고 아이를 질책할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아이는 부모에게 죄책감을 느낄 수 있다. 가능한 한 “네 잘못이 아니야”라며 안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③ 너무 꼬치꼬치 캐묻지 않는다 부모가 답답하고 궁금한 마음에 급하게 캐물으면 아동은 기억나지 않는 부분이나 말하기 힘든 부분을 그냥 얼버무리거나 거짓으로 대답할 수 있다. 아동의 혼란스러운 기분을 안정시킨 뒤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한다. ④ 증거를 보존한다 부모가 당황해서 정액이나 혈흔이 묻은 속옷 등 중요한 증거물을 없애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이의 속옷 등 법적 조치를 취할 때를 대비해 증거물을 보존해놓는다. ⑤ 관련 시설에 도움을 청한다 아이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알게 된 이후, 곧 바로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다. 성폭행 피해 아동에게 나타날 수 있는 후유증 아이가 성폭행을 당하게 되면, 잘 모르는 어린 나이라고 할지라도 한동안 크고 작은 후유증에 시달리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① 급성 후유증 혼란스러움, 기억상실 및 해리현상, 악몽, 수면장애, 신경질, 짜증, 가해자에 대한 공포심, 울음이나 안절부절못함, 식욕부진이나 병적 식욕과다, 수치심, 분노, 자책감, 자기혐오, 열등감, 의욕상실 등. ② 만성 후유증 만성적인 우울증, 무기력함, 나이에 맞지 않은 행동, 지나치게 매달리는 퇴행행동, 불면증, 두통, 복통, 근육통 등의 신체적인 증상, 부적절한 성적인 놀이, 지나친 자위행동, 나이에 맞지 않는 성숙한 행동, 남성 혹은 여성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 유혹하는 태도, 집중력 저하, 학업 성적 저하, 등교 거부, 또래 관계의 어려움 및 갈등 등. ③ 신체적 후유증 질과 회음부 손상, 성병 감염, 두통이나 복통, 골반 통증, 성기 이상 등. 피해가 장기화되면 사춘기로 가면서 임신과 낙태, 불임 등. ④ 성적 후유증 성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 지속적으로 피해를 당하는 아동은 성에 대한 공포, 혐오, 과도한 성적 호기심, 성불감증 등. ⑤ 3~6세 아동의 증상 정서적 반응보다 신체적인 증상이 많다. 손가락 빨기, 대소변 실수, 부모에게 매달리는 어리광과 퇴행행동, 악몽, 수면주기의 변화, 분리불안, 성적인 놀이를 하거나 성에 대한 관심 급격히 증가, 자위행위 증가 등. ⑥ 6~12세 아이의 증상 우울증, 공격적이거나 권위에 도전하는 반항행동, 규칙 위반이나 도벽 등 반사회적인 행동, 지나친 성에 대한 지식이나 혼란스러움, 주의 집중의 곤란 및 학업 부진, 친구 관계의 곤란 등. 아이와 부모 모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아동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아이만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아이만큼 부모도 상처를 받기 때문이다. 일단, 아이들을 위해서는 약물치료와 심리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불안감, 공포감, 우울증, 분노감, 행동조절 능력 저하 등에 대한 부분에는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또 아이들은 심리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아이들을 위한 심리치료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① 놀이치료 아동에게 놀이는 세상을 이해하고 배울 뿐 아니라 정서적인 어려움을 표현하고 해소하며 극복하는 가장 중요한 도구다. 놀이치료를 통해 성폭력 피해의 후유증을 비롯한 정서적 어려움을 표현하고 해소하며 스스로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제공한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의 아동에게 이루어진다. ② 상담치료 언어적 의사소통 능력이 비교적 활발한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의 아동들은 대화를 통해 정서적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 ③ 인지행동 치료 불합리하거나 왜곡된 사고를 교정하고 부적응적인 행동을 수정하는 여러 가지 인지행동적 기법이 적용될 수 있으며, 특히 성폭력 피해를 입은 경우 피해 당시의 고통스러운 감정을 회피하기 위해 기억을 차단하려 노력할 때가 많다. 이런 경우 노출법이라는 행동기법을 중심으로 사건 당시의 기억과 연합된 공포감과 불안감을 감소시킬 수 있다. ④ 집단치료 비슷한 경험과 어려움을 가진 또래 아동 2~6명을 집단으로 묶어서 놀이치료, 상담치료, 인지행동치료를 한다. 유사한 경험으로 인한 동질감과 정서적 지지, 또래의 조언 및 또래 관계 형성 등의 장점이 있으나 아동 각각의 연령이나 정서적 어려움의 정도, 치료 시기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 구성되어야 한다. ⑤ 부모를 위한 치료 아이가 성폭행을 당했을 경우, 부모 역시 그 충격이 상당하다. 때문에 부모도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불안하고 불안정한 상태가 될 수 있다. 이런 부모의 감정은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돼, 아이를 더 힘들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힘들겠지만 아이를 위해서라도 부모가 자신의 어려움을 스스로 잘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아동 성폭행 관련 기관에서는 이런 부모들을 위해 아동 행동의 이해, 의사소통 방법, 책임감 훈련법, 아동 훈육의 기본 원칙 등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또 어느 정도 심리적인 안정을 회복한 부모들이 자조 모임을 이루고 활동하면서 서로 긍정적인 생활을 유지해 나가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위급시 SOS를 청하세요! 아동 성폭행 관련 기관 중앙아동보호 전문기관 (http://www.korea1391.org, 02-596-1391) -아동학대 신고를 위한 24시간 핫라인을 설치해 신고·접수를 받는다. 응급 아동학대 사례의 관리를 위해 의료기관, 일시 보호시설, 상담치료기관, 기타 복지시설과 연계해 사업을 한다. 푸른아우성 (http://www.9sungae.com 02-332-9978) -청소년과 학부모를 위한 성 상담을 한다. 아이와 함께하는 성교육 및 직장인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연령 및 주제별 커뮤니티 서비스를 운영하며 성의학 정보를 수록하고 있다. 한국성폭력위기센터 (http://www.rape119.or.kr, 02-883-9284) -성폭력 상담과 의료, 법률, 심리 등 통합적인 지원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성폭력 피해자들의 고통을 치유하고 인권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곳. 나아가 우리 사회의 건강한 성문화 형성과 정착에 기여하고 있다. 내일여성센터 (http://www.tacteen.net 02-3141-6191) -어머니, 교사,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교육과 성 고민 및 성폭행 상담실을 운영한다. 청소년들의 방송 및 힙합 페스티벌이 정기적으로 열리며, 음란물 및 인터넷 중독 등 자가 테스트를 제공한다. Mini Interview “아이의 안전을 위해 부모님도 성폭행 예방 교육을 받으세요” 서울해바라기아동센터 우경희 부소장 Q요즘 급격히 아동 성폭행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최근 들어 아동 성폭력이 늘어나고 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이런 아동 성폭력 사건은 그동안에도 굉장히 많습니다. 다만, 아동 성폭력에 대한 신고율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고, 이로 인해 언론에 더 많은 사건이 알려지면서 아동 성폭력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느끼는 거죠. 제가 한 가지 우려하는 부분은 불안감 때문에 부모가 아이들에게 잘못된 교육을 시킬 수도 있다는 겁니다. Q아동이 성범죄에 노출되는 이유가 뭘까요? 인터넷 등의 발달로 누구든지 쉽게 음란물을 접할 수 있는 세상이 됐고, 성적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미성년 아이들이 이런 성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힘없는 아이들을 성적 대상으로 보고 접근하는 어른들에게 무엇보다 큰 잘못이 있죠. Q아이에게 성폭행을 가하는 범죄자가 피해 아동의 부모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한다는대요? 물론, 많습니다. 보통 범죄자들은 아이들에게 “너희 부모님이 이 사실을 알면, 그 충격으로 죽을 거야”, “네가 이 일을 이야기하면 너희 가정은 파괴될 거야”라는 식으로 위협을 합니다. 또 반대로 아이에게 돈을 주거나 장난감 등으로 회유하면서 “너와 나의 비밀이기 때문에 아무에게도 말해서는 안 된다”고 설득하기도 하죠. 아이 스스로도 ‘내가 이런 일을 당한 것은 나쁜 사람을 따라가지 말라는 부모님 말을 안 들었기 때문이야’라는 자책감 등으로 말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Q그렇다면 부모가 아이의 변화를 미리 알아채야 할 텐데요. 여러 가지 징후로 눈치 챌 수가 있습니다. 갑자기 부모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한다든가 밤에 무서워하고 혼자 있는 것을 싫어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지나친 스트레스로 갑자기 폭식을 하거나 두통을 호소하기도 하죠. 또 자위행위를 심하게 한다거나 성에 대해 지나친 관심을 보이기도 합니다. 아이가 전과 다르게 갑작스러운 변화를 보일 경우, 어머니의 관찰력이 필요하죠. 이때 아이가 이상하다고 생각되면 아이에게 꼬치꼬치 캐묻지 말고 전문가와 먼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Q아이가 성폭행을 당했을 경우, 바람직한 부모의 태도는 무엇입니까? 평소 엄마의 태도가 가장 중요합니다. 아이의 안전은 최우선적으로 부모가 책임을 져야 하며, 아이가 부모에게 모든 일을 숨김없이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통 아이가 열세 살이 되기 전까지는 엄마가 곁에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Q아동 성폭행이 남자아이들에게도 일어난다는데요? 물론입니다. 지난해에는 전체 아동 성폭행의 10%가 남자아이들에게서 일어났습니다. 보통은 친척 형이나, 같은 그룹에서 공부하거나 어울리는 형들에게 당합니다. 또 아동 성폭행 범주에는 항문성교뿐만 아니라 음란물을 보여주거나 성기를 노출시키는 행위 등도 포함됩니다. 이런 사건을 목격하면 아이들에게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남기 때문에 남자아이들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Q아이가 성폭행의 충격으로 후유증을 보일 경우 부모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성폭행당한 사실을 알았을 때 부모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아이에게 꼬치꼬치 캐묻지 않는 것입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아이가 스스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하며, 무엇보다 부모님이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됩니다. 만약, 아이가 입을 다물고 있다면 사건의 전모를 캐내려고 하기보다는 전문가에게 문의할 것을 권합니다. 두 번째는 성폭행의 증거를 온전히 보전해서 신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보통 부모들은 아이들이 그런 일을 당했을 때 당황해서 아이를 빨리 씻기고 속옷도 세탁해버립니다. 그런 증거가 사라져버리면 아이들의 증언이 유일한 증거가 되는데, 만약 아이가 입을 열지 않을 경우 범행을 증명할 길이 없어지게 됩니다. 때문에 경찰 수사가 이루어지기 무척 힘듭니다. 세 번째는 침착하게 아이를 감싸고 보호해줘야 한다는 겁니다. 보통은 엄마가 속상하고 화가 나서까 아이를 꾸짖고 혼내게 됩니다. 그런 경우 아이는 더욱 불안감을 느끼게 됩니다. Q아동 성폭행 예방을 위한 주의사항과 생활습관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폭행 예방에 대한 교육을 받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는 큰길로 다니도록 하고, 낯선 사람의 말을 쉽게 믿지 말고 따라가지 않도록 교육하는 게 중요하겠죠. 또 아이들에게 몸에 대한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이 밖에 최근에는 아이들을 위한 호신용품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물건 한두 가지를 지니고 다니게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아이가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지는 부모가 아이 곁에서 안전을 지켜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아동을 위한 성폭력 예방 교육 Tip -자신과 다른 사람의 몸이 소중하다는 것을 가르친다. -어린이가 좋은 접촉과 나쁜 접촉을 구별할 수 있게 가르친다. -좋지 않은 말을 하거나 나쁜 사진이나 잡지, 비디오를 보여주는 사람이 있으면 이를 부모나 교사에게 알리도록 한다. -어른이 이상한 행동을 요구할 때 단호하게 “싫어요”, “안 돼요”라고 거절하도록 알려준다. -몸의 각 부분의 명칭을 정확하게 교육하고 그 기능을 말해준다. -평소 어린이가 성에 대해 호기심을 보일 때 회피하지 말고 바르게 대답해준다.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이성원 ■자료 제공&취재 협조 / 서울해바라기아동센터(www.child1375.or. kr, 02-3274-1375)>
성폭행 무혐의 판결이후, 행복한 결혼으로 새출발 권영찬
2007. 03. 09 연예
지난해 11월 24일은 개그맨 겸 사업가 권영찬(38)이 다시 태어난 날이다. 1년 6개월 전 성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한 그가 대법원의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몸과 마음이 온전히 고통의 시간에서 해방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권영찬이 무죄판결을 받고 가장 먼저 떠올린 얼굴은 바로 힘든 시간을 같이 견뎌준 ‘여자친구’였다. 오는 3월 24일은 그런 그가 웨딩마치를 울리는 날. 그의 피앙세는 모 항공사 승무원으로 근무 중인 김영심씨다. 최근 결혼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들을 만나 ‘하나 아닌 둘이어서 더욱 행복한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들어봤다. 피 말리던 1년 6개월, 악몽의 나날들 지난 2월 6일, 권영찬(38)이 기자와 만나기로 약속한 청담동의 한 한복집에 문을 열고 들어섰다. 대법원 판결 이후 마음의 부담을 덜어서인지 그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뒤이어 들어오는 권영찬의 피앙세 김영심(00)씨. 청바지에 노란색 자켓을 입고 나타난 그녀가 기자에게 인사를 건넸다. 갸름한 얼굴에 커다란 눈을 가진, 선하고 단아한 인상이다. 인터뷰를 위해 자리에 앉은 권영찬과 김씨는 눈이 마주치자 서로를 바라보며 ‘배시시’ 웃는다. 아무리 결혼을 앞두고 있다지만 그렇게 좋을까 싶었다. 하지만 이내 ‘어려운 일을 겪고 난 뒤라 지금의 행복이 더욱 달콤하겠구나’ 싶은 생각에 그들을 다시 한번 바라봤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 것처럼, 그들은 마음껏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1년 6개월. 이들이 이처럼 편안한 웃음을 짓기 위해 참고 견딘 시간이었다. 두 사람에게 ‘성폭행 혐의’ 사건을 어떻게 견디어 냈는지 물었다. “1년 6개월… 정말 피가 마르는 시간이었어요. 여자친구가 없었다면 아마 견디지 못했을 거에요.” 이미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 깨끗하게 마무리된 사건이었지만,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부신부에게 불쾌했을 당시의 사건에 대해 캐묻는 것이 실례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살짝 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예비신부 김씨는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이 씩씩하게 사건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오빠는 휴대폰이 꺼져 있을 때가 한 번도 없었어요. 그런데 해외에 나갔다가 한국에 들어왔는데, 오빠와 연락이 안 되는 거예요. 그러는 와중에 (권영찬의) 형수님에게 전화가 왔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하시더라고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했어요. 진짜 너무 떨리고 두려웠어요. 최악의 상황까지 생각했죠. 오빠가 죽었거나, 식물인간이 됐다고 말이에요.” 이어 김씨는 불안한 마음에 권영찬의 형수에게 “오빠가 죽은 것은 아니죠?”라고 되물었고, 결국 전화상으로 “죽지는 않았다”는 형수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살아 있기만 하면 됐던 것이다. 그날 저녁 김씨는 권영찬의 친형을 만나 자세한 사건의 정황을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오빠의 큰형에게 자세한 내막을 듣고, 혼자 집에 와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누구랑 의논하고 하소연할 곳도 없고, 막막하더라고요. 진짜 대성통곡을 하면서 울었어요.” 쇠창살을 사이에 두고 대성통곡 당시 권영찬은 용산경찰서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상태였다. 권영찬은 형을 통해 김씨에게 면회를 오지 말라고 당부했다. 차마 김씨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권영찬은 평소 김씨를 한참 어린 동생으로 생각하며, 이끌고 가르쳐오던 입장이었다. 김씨의 친구들까지 권영찬을 ‘큰언니’처럼 따르며 어려운 일을 상담할 정도였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권영찬은 김씨를 끌어들이면 안 되겠다고 판단, 이별을 결심했던 것. “저는 처음에 24시간 조사만 받으면 끝일 줄 알았어요. 하지만 마약검사를 하고, 조사가 길어지면서 상황이 만만치 않겠구나 느꼈죠. 그래서 이 사건에 여자친구를 끌어들이지 않는 게 제가 이 친구를 보호해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면회도 오지 말고, 그냥 헤어지자고 했어요.” 하지만 김씨는 권씨의 어머니, 작은형과 함께 권영찬을 만나러 용산경찰서로 향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쇠창살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은 권영찬과 김씨. “절대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어요. 그래서 오빠의 얼굴을 보자마자 ‘나 (여기) 올 줄 알았지?’라고 말하며 그냥 웃었죠. 하지만 오빠는 제 얼굴을 보자마자 막 울더라고요.” 두 사람은 영화 ‘너는 내 운명’에서 전도연과 황정민이 그랬던 것처럼, 쇠창살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많이도 울었다고 한다. 이후 김씨는 권씨가 무죄임을 믿고, 그를 빼내기 위한 방법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변호사를 선임하고, 고소인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다 동원했다. 당시 권씨를 고소한 여성은 권씨에게 가명을 썼기 때문에 권씨는 실제 이름도 여자친구를 통해 처음 알았다고 했다. 여자친구 권씨는 씩씩했다. 남자친구 권영찬의 무죄를 확신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구치소 안에서 제가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 여자친구가 대신해서 고소인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아봐 주더라고요. 결국 싸이월드에 들어가서 몇 백 명을 찾아본 끝에 해당 여성의 미니홈피를 찾아, 무죄를 증명할 만한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내기도 했어요(권영찬).” “저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요. 친구들, 엄마, 남동생 등 주변에서 오히려 더 제 눈치를 봤어요. 제가 너무 밝게 지내니까 그게 다들 이상했나 봐요(김영심).” 김씨 아버지, 오히려 “빨리 결혼해서 해결하라” 권유 김씨는 권씨가 보석으로 석방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무죄를 증명할 만한 단서를 찾기 위해 분주히 돌아다녔다. 하지만 처음에는 보석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사건이 보도되자마자,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권씨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들을 쏟아냈기 때문. “처음에 보석도 안 될 것 같았어요. 그때는 제가 너무 화가 나서 그쪽에서 원하는 대로 돈을 다 주고 해결하자고도 했죠. 오빠가 계속 그(구치소) 안에 있는 게 너무나 싫었거든요. 나와서 해결을 하자는 거였죠. 하지만 오빠가 계속 말렸죠(김영심).” “죄도 없는데, 왜 돈을 줍니까. 혹시 누명이 안 벗겨지더라도 그렇게는 안 한다고 했어요.”(권영찬) 하지만 권영찬은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김씨는 이때를 회상하며 “유죄 판결이 나왔을 때는 진짜 막막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러나 이때 권씨에게 힘이 되어 준 것은 김씨의 부모님이었다. 평소 권영찬을 좋게 봐왔던 김씨의 아버지는 예정대로 2005년 11월에 결혼식을 올리라고 권했다는 것. 결혼해서 사건을 해결하라는 게 그 이유였다. “당시 아버님의 말씀이 너무 감사하고 힘이 됐습니다. 저를 자식같이 생각해 주셔서 너무 좋았죠. 만약 아버님이 ‘헤어져라’고 해도 저는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고등법원에서까지 유죄가 나오면, 저는 법정구속이 될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이대로는 결혼을 할 수가 없다고 했죠. 그래서 무죄가 결정되면 그때 당당히 결혼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때마침 인터뷰 장소에는 김씨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웨딩드레스를 보러 가기 위해 도착해 있었다. 김씨의 어머니는 “처음 그 이야기를 듣고, 딸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딸의 목소리가 너무 밝아서 오히려 놀랐다”면서 “반대로 딸이 별일 아니라고 우리를 위로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씨의 아버지는 “우리는 영찬이의 성격을 잘 안다. 평소 너무 착하고 성실해서 이번에도 잘 극복해 나갈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고 밝혔다. 김씨뿐만 아니라 김씨의 부모님들까지도 권영찬이 무죄임을 철석같이 믿고 있었던 것. 권씨는 아무리 죄가 없다고는 하나, 상황이 상황인지라 사람들 앞에 나돌아다닐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때 옆에서 힘이 되어준 사람도 역시 그의 여자친구 김씨였다. “당시 저는 인생의 패배감을 많이 느꼈어요. 내가 이렇게 작아질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죠. 그렇게 제가 집에만 있으니까 영심이가 저를 대형 마트에 데리고 나가더라고요. 그냥 철없이 어린 줄만 알았던 이 친구가 제 손을 잡고 ‘세상으로 나가자. 뭐가 두렵냐’고 하더군요. 이후에도 꼭 제 손을 잡고 돌아다녔어요. 그런 사랑 처음 받아봤어요.” 김씨의 지극한 사랑 때문이었을까. 결국 법원이 권영찬의 손을 들어 주면서 이들의 오랜 마음고생도 끝이 났다. 만약 내 남자친구가 성폭행 혐의를 받고 조사대상이 된다. 보통 여자들 같았으면 1년 6개월을 기다리기는커녕, 사건이 일어나자마자 등을 돌려버렸을 게다. 하지만 가녀리게만 보이던 김씨는 오히려 당당하고 여유 있는 모습으로 강인하게 연인의 옆자리를 지켜냈다. 그렇다면 권영찬은 김씨에게 어떤 프러포즈를 했을까.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기 전에 아버님과 영심이가 같이 저희 집에 왔어요. 솔직히 힘든 일 겪고, 쇠창살 사이로 여자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나가서 진실이 밝혀지면, 이 친구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으로 만들어주겠다’고 다짐했었죠. 웬만큼 강한 사람이 아니고는 그 시간 동안 제 옆에 있기 힘들죠. 그래서 아버님께 ‘하루를 살더라도 이 여자랑 살고 싶습니다’라고 고백을 했죠. 그게 제 프러포즈였습니다.” 하루를 살아도 이 여자와 살 것 사실 권씨가 김씨와 결혼을 결심한 것은 이 사건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미 권씨는 지난 2002년 11월 우연히 김씨를 처음 본 순간, 결혼을 결심했기 때문이다. 당시 권씨와 김씨는 서로 다른 모임에 있다가 합석한 자리에서 우연히 만났다. 권씨는 김씨를 본 순간 첫눈에 반했고, 기회를 놓치면 안될 것 같아 용기를 내 그녀에게 여자친구를 소개시켜달라며 연락처를 받아냈다. “후배를 소개시켜달라고 해서 연락처를 줬더니, 저한테 밥을 먹자고 하더라고요. 당시 오빠는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연예인이었기 때문에, 저한테 장난을 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여러 번 약속을 어겼죠. 후후(김영심).” “두 번이나 바람맞고, 삼고초려 해서 겨우 만날 수 있었어요. 이 친구가 제가 연예인이라 굉장히 조심스러워하더라고요.(권영찬)” 그 뒤 권영찬이 선택한 방법은 바로 편지쓰기. 만날 때마다 편지를 써서 김씨에게 전해준 것이다. 하지만 김씨는 그 편지에 그리 크게 감동을 하지 않은 것 같았다고 한다. 편지를 여기저기 아무데나 둘 정도로 신경을 안 썼기 때문. 그래서 권씨는 편지를 건넬 때마다 한 장씩 복사를 해서 모아뒀다. 그리고 나중에 그걸 모아 책으로 제본을 해서 ‘영찬이의 마음’이라며 김씨에게 선물했다. 하지만 그 책을 받아든 김씨의 첫 마디는 “이런 걸 만들어주는 곳이 있어?!”였다고. “저는 편지를 모아서 아무렇게나 쑤셔 넣고 소홀히 대했거든요. 그런데 그 편지책이 나중에 우리 사이에 정말 중요한 역할을 했어요.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 천천히 편지를 다시 봤거든요. ‘오빠가 나에게 이런 편지를 다 줬었구나’ 싶은 게 오빠의 진실된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죠. 예전에는 미처 못 느꼈던 거예요. 오빠의 그 편지책, 진짜 가보 중의 가보로 남겨야 할 보물이에요(웃음).”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 살면서 절대 바람은 안 돼 두 사람이 사귀기 시작한 것은 벌써 햇수로 6년째. 서로 다른 듯하면서도 닮은 점이 많아 서로 놀랄 때가 많다고 한다. “서로 양력 생일도 똑같고, 휴대폰에 그림 다운받는 취향도 똑같아요. 둘 다 낙천적이고 생각이 긍정적이며 밝죠.” 옆에서 듣고 있던 여자친구 김씨가 한마디 더 거든다. “보통 코드가 같다고 하죠(웃음).” 이들은 권씨가 살고 있는 잠원동 아파트에 신접살림을 차릴 계획이다. 사실 그동안 마음에 드는 살림이 있으면, 하나씩 미리 사다 놓았기 때문에 두 사람 사이에는 ‘혼수’가 따로 필요없다. 신혼여행은 하와이로 가기로 결정했다. 승무원으로 일하는 김씨가 세계 각지를 돌며 ‘하와이’는 권영찬과 꼭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라고. 이제는 눈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꿰뚫어볼 수 있을 정도가 됐지만, 그런 두 사람도 결혼식을 준비하면서는 사소한 마찰을 피해갈 수 없었다. 3명을 낳고 싶다는 김씨에 비해, 딸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권씨, 여러 가지 드레스를 입어보고 결정하겠다는 김씨, 처음 본 드레스가 마음에 든다는 권씨… 물론 살면서 이 정도 마찰도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살겠느냐마는 말. 권영찬은 현재 연예인들의 의상, 헤어 등 스타일링을 도맡아서 관리해주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하지만 방송을 아예 은퇴한 것은 아니다. 방송과 사업이 모두 적성에 잘 맞고 욕심이 난다는 것. 때문에 방송도 기회가 생기면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어려운 일을 겪은 뒤 새 출발을 다짐하는 권영찬, 김영심 커플. 이들에게 마지막으로 결혼생활에 임하는 각오에 대해 물었다. “그 일이 없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어떻게 보면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지 않을까… 살면서 절대 바람은 안 피겠죠(웃음). 자기 일 열심히 하면서, 행복한 가정 꾸려가는 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믿음을 거두지 않아 주신 부모님께 효도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김영심)” “이 친구를 만나기 전까지는 한 번도 결혼 생각을 안 했는데, 이렇게 결혼하는 것을 보면 정말 인연인가 봐요. 그리고 사람이 힘들면 가족이라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알 수 있어요. 요즘 같아서는 식구들 얼굴을 보면 한 번 더 웃게 되죠. 웃을 수 있는 그 마음만 있으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어요. 저는 혼자가 아니고 둘이니까요(웃음)(권영찬).”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이주석 ■장소협찬 / 박술녀 한복
성폭행 혐의벗고 다시 뛰는 ‘개콘’의 아이디어맨 이수근
2005. 09. 01 연예
“무혐의를 받았지만 저는 지난 10년간 쌓은 걸 모두 잃어버렸어요” 개그맨 이수근이 성폭행 혐의를 벗고 방송에 복귀했다. 10년 무명 생활 끝에 얻어낸 인기를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그는 이번 사건으로 원형탈모와 대인기피증까지 생겼다고. 방송에 복귀하기까지 눈물을 훔치며 참아온 지난 7개월간의 이야기를 들었다. “선글라스와 모자 없이는 밖에 나가지 못했죠” 햇살 좋은 5월. 개그맨 이수근(31)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하릴없이 거리를 걸었다. 딱히 목적지를 정한 것도 아니었는데 발걸음은 자연스레 대학로 소극장으로 옮겨졌다. 모자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사람들이 알아볼까 두려워 후미진 골목에 몸을 숨긴 채 극장을 바라봤다. 저녁 공연시간이 다가오자 극장 앞에는 관객들이 긴 줄로 늘어서 있었다. 멀찌감치 서서 줄이 없어지는 극장 앞을 바라보던 이수근의 눈에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극장 앞에 관객들이 줄서 있는 모습을 보니까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구요. 누가 볼까 봐 모자와 선글라스로 무장하고 구석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제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났어요.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저 극장 안에서 밤새 준비한 개그를 선보이던 생각을 하니까 미치겠더라구요.” 이렇게 눈물의 세월을 보낸 이수근이 성폭행 혐의를 벗고 방송에 복귀했다. 지난 7개월여 동안 그는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신경성 원형탈모증을 경험했고 밤마다 가위에 눌려 잠을 이루지 못한 날이 허다했다. “동료들과 아이디어 회의를 끝내고 저녁을 먹으려는데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어요. 대충 자초지종을 설명한 경찰이 별일 아니라며 잠깐 오기만 하면 된다고 하더라구요. 당시 저는 아무 문제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 함께 저녁 먹은 동료들하고 경찰서에 갔고, 가는 동안에도 매니저에게 알리지 않았어요. 그런데 다음날 자세한 조사 과정도 없이 도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긴급 체포됐죠.” 긴급 체포된 지 며칠이 지나 도주 우려가 없다며 풀려났지만 이미 그의 이름은 인터넷 검색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여자가 성추행으로 신고를 하면 남자는 바로 긴급 체포된다는 걸 이번에 알았어요. 며칠 후 풀려나기는 했지만 이미 언론 보도로 이름이 알려진 후였죠. 길에 나설 때면 사람들이 수군거리며 손가락질을 하는 것만 같았어요.” “무혐의 받고도 방송 복귀하기까지 쉽지 않았어요” 사건이 일어나고 그는 바로 방송에서 퇴출됐다. 하지만 방송 퇴출보다 고향에 계시는 아버지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 더 힘든 일이었다. “하루는 아버지께서 ‘요즘 왜 TV에 안 나오냐’고 물으시더라구요. 아버지께만은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는데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어요. 그런데 제 상황을 어떻게 설명을 해요. 방송국에서 잠시 휴가를 보내줬다고 거짓말을 했죠.” 힘들게 보낸 지난 시절을 회상하던 그는 감정이 북받치는 듯 잠시 말을 멈추기도 했다. “그 여자분은 사건이 일어난 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경찰에 신고 접수를 했어요. 경찰 조사 결과 그분의 말이 거짓말이라는 게 일찍 밝혀졌지만, 3개월 동안 증인 출석에 나타나지 않는 바람에 판결이 나기까지는 몇 달이 걸렸죠. 이제 와서 무혐의를 받았지만 저는 모든 걸 잃어버렸어요.” 경기도 양평이 고향인 이수근은 스무 살 때 개그맨이 되고 싶어 서울에 올라왔다. 개그맨이 되기 위해서는 보통 4년 이상 소극장 바닥을 닦고 걸레질을 해야만 소극장 무대에 설 수 있다. 그런 생활을 못 견디고 대학로를 떠나는 이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그는 10년 동안 걸레질을 해가며 무명의 설움과 생활고를 견뎠다. 그리고 드디어 자신의 ‘끼’를 발휘할 수 있게 된 시점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그에게 너무나 치명적이다. “개그맨이 되고 싶었지만 수입이 없어서 중간에 포기하고 수련원에서 레크리에이션 강사를 한 적도 있어요. 공채 개그맨이 되고 나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죠. 그렇게 어렵게 지내다가 지난해 말부터 인기를 얻기 시작했는데 이번 일이 터지는 바람에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어요.” 방송을 쉬는 중에도 그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연예인과 관련된 좋지 않은 뉴스가 방송될 때면 자신의 이름이 함께 거론되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뿐만 아니라 무혐의 판결을 받고도 방송 복귀가 쉽지 않아 소극장 무대에만 서야 했다. “무혐의 판결을 받았지만 방송 복귀는 쉽지 않았어요. 그럴수록 막막한 가운데 머릿속에서는 재미난 아이템들이 계속 생각나는 거예요. 무작정 ‘개그콘서트’ 아이디어 회의가 있는 날 방송국에 찾아가 준비한 개그들을 선보였어요. 그랬더니 PD님께서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하시더라구요. 지난달 10일 이수근은 7개월여 만에 다시 ‘개그콘서트’에 복귀했다. 그토록 다시 서고 싶은 무대에 오르기 전 그는 팬들의 반응이 걱정됐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대부분의 팬들은 격려의 메시지를 아끼지 않았다. “사람들이 여전히 저에게 손가락질을 하면 어떡하나 걱정했죠. 저를 방송에 다시 출연시키기 위해 애써 주신 많은 분에게는 죄송한 말이지만 솔직히 네티즌이 반대하면 힘들었을 거예요. 다행히 너그럽게 이해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그는 아직 ‘개그콘서트’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팬들의 격려 메시지를 읽지 못했다. 사건 이후 자신의 이름이 신문이나 인터넷상에 오르는 게 겁이 난다고. “동료들 얘기로는 좋은 말만 올라왔다고 그러더라구요. 용기가 없어서 아직 게시판의 글들을 보지는 못했는데 저를 믿어주시고 좋게 봐주셔서 뭐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분명히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만 지금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아이디어를 짜며 누구보다도 오랜 시간 대학로에서 밤을 지샌 이수근.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는 그가 자신을 믿고 아껴준 팬들을 위해 함박웃음을 선사할 날을 기대해본다. 글 / 김성욱 기자 사진 / 장태규
부인 성폭행 사주한 ‘용서받지 못할 남편’ 결국 쇠고랑
2003. 08. 01 화제
성불구 이후 아내에게 마약 투여하고 선후배 시켜 12차례 성폭행 대리 만족 최근 벌어지고 있는 성범죄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엽기적’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이달 초 서울 동부경찰서에서 수사를 마무리한 사건 역시 그런 측면이 많은 사건이다. 남편이 자신의 부인에게 마약을 투약한 뒤 친구들을 시켜 성폭행하게 했다는 것이다. 남편의 성적 학대를 견디다 못해 자살로 생을 마감하려 했던 30대 여성의 이야기를 추적했다. 당뇨로 성기능 저하되면서 불행 시작 경기도 부천에 거주하고 있는 윤형남씨(가명·40)의 인생은 성공한 축에 속했다. 사채업을 하며 돈을 모은 덕분에 80여 평짜리 아파트를 장만한 것이 그랬고, 누구에게나 선망의 대상인 외제 승용차를 소유할 수 있었던 것도 그랬다. 게다가 30대 후반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빼어난 미모의 아내 유민경씨(가명·39)와 결혼했다. 한 살 터울인 이들은 지난 85년 결혼한 후 어려움 없이 결혼생활을 했다. 그러나 불행의 싹은 이들 부부가 모르는 사이에 자라고 있었다. 바로 2년 전, 남편 윤씨가 병원으로부터 당뇨 진단을 받게 된 것. 이들 부부의 삶은 이 일을 계기로 생활이 180도 달라졌다. 투병 초기만 해도 윤씨는 식이요법과 약물치료를 병행하며 의지를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병세가 악화됐다. 2001년 여름부터는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했다. 약물에 의존하다보니 성기능이 점차 떨어졌다. 몇 차례의 시도와 실패가 반복되자 남편은 차츰 정상적인 부부관계보다는 변태적인 방법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그가 손을 댄 것은 마약이었다. 2001년 10월 9일 부인 유씨의 생일이었던 이날 남편은 특별한(?) ‘생일선물’을 준비했다. 남편의 연락을 받고 귀가한 유씨의 눈앞에 펼쳐진 선물은 전혀 의외의 것이었다. “여보 지금 뭐하는 거예요?” 부인 유씨의 눈동자가 커졌다. “잠깐이면 되니까 가만히 있어봐.” 남편은 주사기 바늘을 손가락으로 톡톡 퉁기며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주사기에 담긴 액체는 필로폰이었다. 반강제적으로 부인에게 필로폰을 투약한 윤씨는 마약에 취해가는 부인의 모습을 보면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지난해 결혼기념일, 남편에게 걸려온 한 통의 전화. “난데, 지금 광명으로 좀 오지.” 남편이 말한 곳은 예전에 몇 번 찾았던 ‘○○ 모텔’이었다. 한껏 기대에 부풀어 공들여 화장을 하고 나간 그녀는 그곳에서 남편과 조우했다. 남편의 지시대로 먼저 샤워를 마치고 나온 유씨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바로 주사기.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렸지만 남편은 막무가내였다. “자꾸 이러면 집에 있는 아이들까지 모두 죽여버릴 거야” 집에 있는 아이들을 입에 올리자 유씨는 할 수 없이 또 필로폰 주사에 손목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이후 한동안 이어진 남편과의 자극적 성행위. 약기운에 취해 희미해져가는 의식 너머로 남편이 어디론가 전화를 거는 것도 같았다. 잠시 후 누군가 객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자신도 몇 차례 본 적 있는 남편의 친한 친구 박모씨(40)였다. 남편의 의도대로 환각의 나락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던 유씨의 정신이 퍼뜩 깨어난 것은 어느덧 박씨가 남편 대신 침대 위로 온 뒤였다. 놀란 유씨는 손사래를 치며 박씨를 뿌리치려 했다. 그러나 이를 말려야 할 남편 윤씨가 오히려 자신의 두 팔을 굳게 잡은 채 박씨의 행위를 돕고 있었다. 아내의 양심고백으로 변태성욕자 남편 철창행 이미 남편의 눈동자도 마약에 취해 풀려 있는 상태였다. 울면서 반항했지만 결국 유씨는 남편이 두 팔을 잡고 반항을 억제하고 있는 상태에서 다른 남자에게 무참히 성폭행을 당해야 했다. 이같은 일은 이후에도 수차례 반복됐다. 남편은 파트너까지 수시로 바꿔가며 자신의 부인을 유린하게 하며 대리만족을 얻고 있었다. 점점 대담해진 남편은 아예 집으로 친구를 끌어들였다. 유씨는 마약에 취한 상황이었지만 거실에 있는 시부모님들에게 행여 수치스러운 장면을 들킬세라 남편 친구들에게 성폭행을 당하면서도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스스로 입을 막아야 했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이처럼 4명의 선·후배를 동원해 지난해 봄부터 최근까지 모두 12차례에 걸쳐 부인에게 필로폰을 강제로 투약한 뒤 성폭행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씨는 자신에게 찾아온 이런 기막힌 일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아니, 누구에게 말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경찰에 신고할 생각도 했지만 그때마다 “내 말을 따르지 않으면 아이들은 물론 친정 식구들까지 모두 없애버리겠다”는 남편 윤씨의 협박이 귓가에서 메아리쳤다. 이러는 사이 남편의 변태행각은 점점 정도를 넘고 있었다. 지난 3월 2일의 일이었다. 이날 좀더 자극적인 행위를 시도하던 남편이 부인을 데리고 간 곳은 서울 방배동의 한 호스트바였다. 이곳에서 호스트 한 명을 부른 남편은 유씨에게 “호스트와 성행위를 해보라”고 명령했다. 유씨는 손사레를 쳤고 남편의 폭행이 이어졌다. 지난 6월 4일에 벌어진 일은 윤씨가 벌인 변태행각 가운데 대표적인 경우라 할 만했다. 부인 유씨를 데리고 부천시 일대를 전전하던 그는 새벽 무렵 24시간 영업하는 비디오방으로 그녀를 이끌었다. 이곳에서 그는 그녀에게 놀라운 ‘지령’을 내린 채 사라졌다. “지금부터 내가 먼저 가는 척할테니 비디오방 주인을 유혹해 방 안에서 성관계를 맺는 거야. 실패하면 그걸로 끝인 줄 알아.” 남편의 지시대로 하지 않으면 어떤 보복이 가해질지 잘 알고 있었던 유씨는 어쩔 수 없이 그의 말을 따라야 했다. 인터폰을 통해 비디오방 주인을 방 안으로 호출한 그녀. 주인으로서는 매혹적인 여성의 유혹을 피할 이유가 없었다. 곧 두 사람의 성관계가 시작됐다. 그리고 그 바로 옆방에서는 휴대폰을 귀에 댄 남편 윤씨가 미리 켜놓고 나온 유씨의 휴대폰을 통해 이들 두 남녀가 내는 신음소리를 들으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같은 변태행각을 일삼던 윤씨에게 제동이 걸린 것은 지난 6월 11일. 남편의 거듭된 요구에 지칠 대로 지친 유씨가 수차례 자살을 기도한 끝에 병원에 입원한 것이 계기가 됐다. 병원으로 찾아온 자신의 여동생에게 그간 겪었던 엄청난 일을 털어놓았다. 이 놀라운 이야기는 곧 경찰로 전해졌고 1년 넘게 이어졌던 윤씨의 변태행각은 그제서야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세상 돋보기로 본 갖가지 해괴한 사건들 남편과 아들이 아내의 내연남을 감금, 폭행 남편이 아들과 합세해 바람난 아내와 내연남을 납치해 감금하고 폭행한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청주 서부경찰서는 지난 6월 20일, 고교 2년에 재학중이던 아들과 공모해 부인 김도연씨(가명·33)와 내연남 윤주완씨(가명·33)를 납치·감금한 뒤 금품을 요구한 혐의(인질강도 등)로 박웅석씨(가명·44)를 구속했다. 올 초부터 남편의 묵인 아래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고 있던 부인 김씨는 손님으로 찾아온 윤씨와 ‘눈이 맞아’ 지난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집을 나갔다. 아내가 한번도 아니고 두 차례나 집을 나가자 이번에는 남편 박씨가 나섰다. 아들 민규군(가명·17·고교 2년)과 함께 이들 남녀의 추적에 나선 것. 마침내 지난 6월 13일 추적 12일 만에 부인 김씨와 내연남 윤씨를 납치하는데 성공한 박씨는 “너희들은 죽어야 한다”며 야구방망이 등으로 마구 폭행한 혐의. 윤씨와 아들 민규군은 이후 부인과 내연남을 충북 청원군 모 여관에 6일간 감금한 뒤 쇠사슬 등으로 묶어놓고 간통 합의금 등의 명목으로 2천만원을 요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물론 가정을 팽개치고 집을 나간 부인 김씨도 잘못이지만 이쯤되면 ‘막나가자’는 부자가 아닐까. 아내 성폭행 피해 사실 증명하려 자살한 남편 최근 전남 완도에서는 이번 사건과는 정반대로 부인이 자신의 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하자 이를 비관한 남편이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져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사건은 지난 5월 22일 전남 완도군 K면의 한 작은 마을로 거슬러올라간다. 이날 K면에 살고 있던 김경희씨(가명·25)는 어느덧 자정을 넘어가는 시계 바늘을 보며 속으로 분통을 터뜨렸다. ‘이 인간이 어디서 또 누구랑…’ 그도 그럴 것이 당시 김씨의 남편 정동훈씨(가명·31)는 하루가 멀다 하고 외박을 일삼았다. 이로 인해 적지 않게 속을 끓이고 있던 김씨에게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남편과 가장 친한 친구 이홍민씨(가명·31)의 전화였다. “경희씨, 내가 동훈이 일로 할 말이 좀 있는데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말에 귀가 번쩍 뜨인 김씨. 그러나 시간은 벌써 자정을 넘긴 뒤였다. 고민하던 김씨는 시어머니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외출 허락을 받은 뒤 한달음에 약속 장소인 완도읍 간척지 농로로 달려갔다. 그곳에는 이씨가 승용차를 세워둔 채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타시죠.” 짧은 인사를 건넨 이씨는 그녀를 태우고 어디론가 차를 몰기 시작했다. 덜컥 겁이 난 김씨는 애써 태연한 척 그에게 이런저런 말을 걸었지만 이씨는 그저 묵묵히 차만 몰았다. 이윽고 불빛이 거의 없는 한적한 곳까지 차를 몰아간 이씨는 갑자기 돌변했다. 이 일은 곧 김씨의 남편 정씨의 귀에도 들어갔다. 해결책을 찾던 부부는 지난 6월 초 전남 해남경찰서에 이씨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부인이 치욕스러운 일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씨의 범행을 입증할 만한 뚜렷한 방법이 없자 정씨는 자살을 선택했다. 죽음으로 부인의 억울함을 풀어주고자 했던 것이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정씨가 이렇듯 덧없이 목숨을 끊자 그의 자살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지난 14일 뒤늦게 이씨를 구속했다. 글 / 최승현(자유기고가)  사진 / 김현희·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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