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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총 6 건 검색)

[문화캘린터]세븐(2018. 01. 08 15:04)
2018. 01. 08 15:04 문화/과학
뮤지컬 세븐 일시 1월 19일~21일 장소 CJ아지트 대학로 관람료 3만원 한 고등학생이 자신의 친아버지를 죽이고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한 사건이 벌어진다. 하지만 피의자 정현은 아무런 기억이 없다며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고 급기야 극도의 정서적 불안상태를 보여 정신감정을 받게 된다. 정현의 변호를 맡은 국선변호인 기주는 정현의 반인륜적 범행을 경멸하는 감정을 품고 과도한 사회적 관심도 부담스러워 하며 하루 빨리 자백을 받아 재판을 끝내고자 한다. 정현의 정신감정을 담당했던 의사 인아의 도움으로 조사가 진행되면서 사건 당일 있었던 또 다른 일이 드러나기 시작하고, 인아는 정현의 해리성 정체감 장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를 믿지 않으면서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기주는 인아와 갈등을 빚고, 설상가상으로 법정에서 난동을 피운 정현 탓에 기주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 몰리고 마는데…. 19세의 존속살해범 주변에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잔인한 사건들의 진실을 국선변호인과 정신분석 전문가인 의사가 밝혀가는 과정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급변하는 상황 속 인물들의 날카로운 심리를 중점적으로 표현한 15곡의 뮤지컬 넘버가 만나 밀도 높은 스릴러극을 완성한다. 1577-3363 클래식 바르샤바 필하모닉 일시 1월 18일 장소 롯데콘서트홀 관람료 R석 17만원 / S석 12만원 / A석 8만원 동유럽의 대표적인 오케스트라인 바르샤바 필하모닉이 신년 음악회 형식으로 여는 내한공연이다. 2013년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이래 폴란드의 정서를 잘 드러내온 야체크 카스프치크가 파데레프스키 오케스트라를 위한 서곡과 베토벤 교향곡 7번을 지휘하고, 잉골프 분더가 협연에 나서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02-599-5743 국악 신년 국악 한마당 일시 1월 16일~17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관람료 R석 3만원 / S석 2만원 / A석 1만원 예부터 궁중과 민간에서 펼쳐온 신년 맞이 나례(儺禮), 영신(迎新) 무대와 가야금 병창, 창극 등 민속악 중심의 다채로운 무대를 이틀 동안 선보인다. 16일에는 궁중에서 새해를 맞는 전통인 나례를 통해 액을 멀리하고 경사를 맞이하는 공연이 펼쳐진다. 17일엔 안숙선, 이생강, 김무길 등 국악계 명인·명창·명무가 민속악 무대를 펼친다. 02-399-1114 연극 집에 사는 몬스터 일시 1월 13일~16일 장소 프로젝트박스 시야 관람료 1만5000원 덕 매카타스니는 아버지 휴와 함께 스코틀랜드의 작은 마을에 살고 있다. 다발성 경화증을 앓고 있는 휴의 증상이 심해지자 사회복지사 린다가 가정방문을 할 것이란 통보를 받는다. 덕은 자신이 보호시설에 넘겨질 것을 걱정해 아버지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작전을 짜지만, 예기치 않게 덕이 짝사랑하는 로렌스가 나타나 일은 꼬여만 간다. 02-391-8223 전시 원춘호 사진전 일시 1월 17일~23일 장소 토포하우스 관람료 무료 다큐멘터리 사진가 원춘호가 한국 포크록의 전설인 가수 한대수의 일상을 앵글에 담아 전시한다. 8번의 개인전을 연 원춘호는 이번 전시에서 한대수의 소탈한 면모를 사진 속에 고스란히 녹여 담았다. 싱어송라이터 조동희의 공연으로 막을 여는 전시에선 사진가 배병우, 김아타, 고원재, 소설가 김훈, 가수 강산에 등 지인들의 글도 함께 선보인다. 02-734-7555
[영화 속 경제]분노의 질주 ; 더 세븐-정체를 알 수 없는 ‘그림자’와의 싸움(2015. 05. 05 14:24)
2015. 05. 05 14:24 경제
굉음을 울리는 거리 레이싱은 싱거웠는지 이젠 하늘에서 슈퍼카를 떨어뜨린다. ‘카 스카이다이빙’이다. 차는 땅을 벗어날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깼다. 이들을 상대하는 적도 훨씬 강해졌다. 비행기, 탱크에 이어 이번에는 무인공격기인 프레데터가 연신 미사일을 쏴댄다. 제임스 완 감독의 은 블록버스터 무비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전 세계에서 단 7개밖에 없다는 340만 달러(약 38억원)짜리 차, 라이칸 하이퍼스포트가 박살내는 빌딩은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호텔이라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팰리스 호텔이다. 로비에 금 자판기가 있고 커피를 주문하면 금가루를 뿌려준다는 7성급 호텔이다. 제작비만 2억500만 달러(약 2800억원)가 들었다. 차량이 하늘에서 떨어지고 낭떠러지에서 구르고, 고층빌딩을 오가며 들이박고, 전투헬기와 부딪히는데도 주인공은 안 죽는다. 그러니 관객의 평도 엇갈린다. “말도 안 된다”와 “눈이 시원하다”다. 평범한 일상을 즐기는 도미닉과 팀원들이 잇달아 습격을 당한다. 경찰관 홉스는 중상을 입고, 리더인 도미닉의 집은 폭파된다. 일본 도쿄에서 레이싱을 즐기던 한은 죽는다. 최강의 적이 이들 앞에 나타난다. 암살 특수부대 출신인 데카드 쇼다. 전편에서 식물인간이 된 동생의 복수를 위해 도미닉 팀을 한 명씩 제거하려 한다. 이때 정체를 알 수 없는 정부 조직의 책임자인 ‘미스터 노바디’가 나타난다. 정부는 ‘신의 눈’이라는 해킹 프로그램을 찾고 있다. 전 세계에 있는 휴대폰과 CCTV, 위성통신 등을 이용해 한 번에 범죄 용의자를 찾는 시스템이다. 베일에 가린 정부 인사인 ‘미스터 노바디’는 데카드 쇼를 찾는 도미닉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건 그림자와 유령의 싸움이야.” 정체를 알 수 없는 자간의 대결이라는 의미다. 경제에서도 ‘그림자’는 같은 의미로 종종 쓰인다. 대표적으로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이 있다. 그림자 금융이란 은행과 비슷한 기능을 하면서도 은행과 같이 엄격한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는 금융회사와 그런 상품을 말한다. 투자은행과 헤지펀드, 구조화투자회사(SIV) 등이다. 이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이용하는 머니마켓펀드(MMF), 환매조건부채권(RP), 자산유동화증권(ABS), 주택저당증권(MBS), 증권·보험사의 위탁계정 등은 그림자 금융 상품이다.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도 그림자 금융이다. ‘그림자’라는 단어가 붙는 것은 유통흐름이 단순한 은행대출과 달리 이들 상품은 투자대상의 구조가 복잡해 손익이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림자 금융은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기 힘든 경우 중요한 자금줄 역할을 한다. 큰 자금을 적시에 마련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하지만 건전성 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리스크가 높고, 예금보호 등을 받을 수도 없다. 금융회사 간 서로 연결된 상품이 많아 발생한 리스크가 전이되기도 쉽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2007년 12월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신용위기는 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매달려온 그림자 금융의 폐해”라고 밝혔다. 금융산업이 발전하면서 그림자 금융도 매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3년 말 한국의 그림자 금융은 1561조원 규모로 매년 10%대 성장을 하고 있다. 그림자인 ‘데카드 쇼’를 양지로 끌어내는 방법은 ‘신의 눈’이다. 신의 눈은 지구상에 있는 모든 사람을 거의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정보원(FIU)을 통해 실시간으로 금융시장을 들여다보는 ‘신의 눈’이라면 금융사고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일일이 들여다보기에 금융시장은 너무 커졌고, 복잡해졌다. 금융당국은 ‘신의 눈’이 될 수 없는 시대라는 얘기다.
영화 속 경제
[시사와 문화]영화 ‘세븐 파운즈’와 추기경의 각막 기증(2009. 03. 12)
2009. 03. 12 문화/과학
영화 . 2월 16일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이 서울 성모병원에 각막을 기증한 것을 계기로 장기기증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2월 27일 명동성당 정진석 추기경 집무실에서 전재희 장관이 참여한 가운데 장기기증신청서 전달식을 개최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3월 4일부터 6일까지 사흘 동안 TV홈쇼핑 방송을 통해 ‘빛으로 희망으로’라는 타이틀로 각막 기증 활성화를 위한 캠페인을 펼쳤다. 딸의 얼굴을 한 번이라도 보고 싶어 하는 시각장애인 엄마에게 빛을 찾아주는 내용의 영상물이 방영됐고, 쇼 호스트들은 각막 기증 캠페인을 홍보했다. 롯데홈쇼핑은 이 기간 매출액의 1%인 약 5000만 원을 각막 기증 캠페인 성금으로 조성해, 재단법인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기탁한다. 기부금 전액은 저소득 시각장애인들의 각막이식 수술비와 각막 기증 활성화를 위해 쓸 예정이다. 가브리엘 무치노 감독의 는 첫 장면에서 미스터리한 설정을 던져놓고 그 해답을 구하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벤 토마스(윌 스미스)는 욕실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911에 전화한다. 자살한 사람이 있으니까 빨리 출동해달라는 것이다. 죽은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그는 대답한다. 자신이라고. 얼마 전 벤은 자신의 변호사로부터 7명의 명단이 담긴 파일을 넘겨 받았다. 그리고 그들을 찾아나섰다. 벤이 만나는 7명은 앞이 안 보이거나 심장이 약하거나 각각 무엇인가 신체적 결함을 갖고 있고,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이었다. 시각장애인 에즈라 터너(우디 해럴슨)는 텔레마케터다. 벤은 에즈라에게 전화를 해서 격렬한 어조로 그를 비난하지만 에즈라는 화를 내지 않고 서둘러 전화를 끊는다. 왜 벤은 일부러 에즈라를 자극하는 것일까? 는 이야기의 핵심 부분을 숨기고 전개하면서 관객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극대화한다. 마지막 장면에 이르러서야 벤 토마스가 왜 자살하려는지 이유가 밝혀지고 메시지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데뷔작 에서 휴먼드라마에 강렬한 개성을 입히는 데 성공한 가브리엘 무치노 감독은 에서는 훨씬 더 성숙한 기량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자기 희생과 기부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확신을 갖는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준다. 자기 자신만의 안락을 위해 사는 사람들은 기부가 무엇인지 모른다. 약육강식의 세상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을 짓밟고 일어서야만 한다고 믿는다. 그들은 가까운 사람들까지 배신하고, 사기 치고, 착취한다. 이런 세상에서 기부, 특히 장기 기증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사치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각막이식을 기다리는 시각장애인은 2만여 명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사후 각막 기증 서약자가 절대 부족해 대부분 미국, 호주 등에서 수입하는 각막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처럼 수입 각막을 수술받는 환자의 경우, 수술비 외에도 300만 원 상당의 각막 비용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김수환 추기경 선종 이후 장윤정, 박현빈, 윙크, V.O.S, 쥬얼리의 서인영·박정아·하주연·김은정, 이채영, 정한용, 양원경 등 연예인들이 각막 기증 의사를 밝혔다. 사회 지도층의 행동은 이처럼 커다란 파급 효과를 갖는다. 하재봉
시사와 문화
[머니]버블세븐 중대형, 반등 여력 있어(2008. 06. 26)
2008. 06. 26 경제
하반기 기상도/ 강남권 재건축은 약보합세 보일 듯 한 건설업체의 분양 접수 현장. 지난 대선 이후 반짝 상승세를 보였던 아파트값이 현재는 수도권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하반기 아파트 시장은 어떻게 움직일까?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서 가장 약세를 면치를 못했던 곳은 버블세븐 지역이다. 실제 올초부터 6월 현재까지 버블세븐 아파트값은 평균 0.46% 떨어졌다. 같은 기간 서울·경기 등 수도권 아파트값은 2.18% 올랐다. 특히 이런 하락세는 용인과 분당 소재 중대형 아파트가 주도했다. 용인의 경우, 20평형대(66㎡)는 0.17% 떨어지는 데 그쳤지만 40평형대(132㎡)는 2.24%, 50평형대(165㎡)와 60평형대(198㎡) 이상은 각각 2.14%씩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특히 20평형대 미만의 소형 아파트는 리모델링 기대감에 무려 6.57%나 올랐지만 40평형대 이상 중대형 아파트는 평균 2% 이상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올해 이 지역 중대형 아파트 하락세가 두드러진 이유가 뭘까? 거품이 제거되고 있는 게 하나의 원인이다. 2006년 판교 분양 당시 용인이나 분당은 판교 기대감에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오른 곳이다. 이로 인해 종합부동산세 대상 아파트도 급증했다. 실제 용인의 경우 2006년 종부세 예상 아파트는 전년 대비 3배(4135가구쭭16511가구) 늘었다. 두 번째로 이들 지역에 아파트값을 견인할 만한 호재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하반기 판교 중대형 아파트 분양가가 대략 1800만 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현재 분당 40평형대와 50평형대의 매매가는 각각 2100만 원과 2300만 원 선으로 판교 중대형 아파트 분양가보다 높다. 그렇다면 하반기에도 이런 장세가 유지될까? 확신할 수 없다. 당초에는 ‘고분양가쭭아파트값 상승’의 연결고리가 끊어졌기 때문에 추가상승 압력이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현재 1가구 1주택자의 경우 종부세를 비과세 하도록 하는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어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1가구1주택자라도 공시가격이 6억 원을 초과할 경우 종부세를 내야 했다. 하지만 현재 추진되고 있는 세법 개정안에는 1가구1주택자의 경우에 주택가격에 상관없이 종부세를 내지 않도록 하고 있다. 즉 1가구1주택자는 투기 목적이 없는 실수요자기 때문에 과도한 세부담을 지우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 법 개정이 추진되는 이유다. 법 개정 추진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만약 세법이 개정된다면 버블세븐지역 중대형, 특히 올해 큰 폭으로 내렸던 용인이나 분당 중대형 아파트값은 다시 반등할 여력이 높다고 예상된다. 수요자들은 비싸더라도 큰 집 한 채를 소유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용인·분당 등의 중대형 아파트와 함께 올 상반기 가장 약세를 보였던 것이 강남권 재건축이다. 올초부터 6월 현재까지 2.23%나 떨어졌다. 강남권 4개 지역 모두 하락했으며 이중 송파구(-4.99%)와 강동구(-4.80%)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강남구와 서초구도 각각 1.25%와 0.14% 떨어졌다. 올해 강남권 재건축이 큰 폭으로 떨어진 이유는 복합적이다. 먼저 대선 이후 기대됐던 재건축 규제 완화가 나오고 있지 않아서다. 그렇다 보니 시장에선 실망매물이 등장했다. 여기에 올여름부터 송파구를 중심으로 1만 가구 이상 새 아파트가 강남권에 쏟아져나옴에 따라 갈아타려는 수요가 매물을 내놨다. 또 일부 관리 처분을 받은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조합원들이 추가로 내야 하는 추가 부담금이 당초 예상보다 높자 조합원들이 매물을 처분하고 있다. 반면 매수자들은 좀 더 기다려보자는 관망세가 짙다. 결국 매물은 나오는데 살 사람이 없으니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결국 하반기는 일시적으로 하락폭 감소가 예상되지만 전반적으로 재건축 가격을 견인할 만한 요인이 없기 때문에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영호
[세계의 명문학교를 가다] (10)영국 세븐옥스 스쿨(2008. 01. 15)
2008. 01. 15 국제
600년 전통 자부심에 인성교육 접목 더 타임스 선정 ‘최우수 학교’ 영예… 사회봉사 의무화 ‘이기적인 인재’ 방지 런던에서 30분 거리의 한적한 교외에 있는 세븐옥스스쿨. 전통과 현대의 조화와 인성교육으로 영구 최고 명문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600년 전통의 세븐옥스(Sevenoaks) 스쿨은 영국 런던에서 60㎞ 정도 떨어진 켄트(Kent)에 있다. 런던에서 켄트로 가는 길은 편도 1차선 도로였다. 의외였다. 그런데 런던이나 교외의 도로가 대부분 1차선에서 3차선 정도로 대로가 아니었다. 이러한 모습은 영국 경제의 정체성을 말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자연과 전통 중시의 단면으로 비쳤다. 또한 600년 가까운 전통을 가진 학교가 현대적인 학풍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남녀공학인 세븐옥스 스쿨과 달리 인근에 있는 톤브리지(Tonbridge) 스쿨의 경우 450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지만 남학교여서인지 전통적 학풍이 강한 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대학 캠퍼스 능가하는 시설 위_실내 암벽타기인스포츠 클라이밍 시설을 최근 설치했다.가운데_학생들은 공부뿐만 아니라 예·체능도 필수과목으로 이수해야 한다. 세븐옥스스쿨은 25m 대형 수영장을 갖추고 있다.아래_9학년인 원정윤양은 2004년에 영구에 조기유학을 와 지낸해 8월부터 세븐옥스스쿨에 들어왔다. 오른쪽은 가디언인 김종해씨. 세븐옥스 스쿨은 최근 100년 새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세계적인 명문학교로 알려졌다. 이 학교는 특히 전통과 현대의 조화 속에서 교육을 추구한다. 600년 된 학교라고 하면 으레 보수적인 학풍이 지배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 학교에는 최근 실내암벽타기 시설인 스포츠 클라이밍을 오픈했다. 이 학교의 입학 및 홍보담당관인 사이몬 테일러 는 “웬만한 학교에는 이 시설을 찾아볼 수 없다”고 자랑했다. 그만큼 전통에 안주하지 않고 현대와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는 말이다. 세븐옥스 스쿨은 영국 공·사립학교 가운데 최고의 학교로 선정됐다. 영국 더 타임스가 최우수학교로 선정해 우리나라에도 알려졌다. 흔히 우리나라에서는 이튼(Eton) 칼리지가 최고의 명문학교로 알고 있지만 최근 발표된 랭킹을 보면 세븐옥스 스쿨이 1위로 최고 성적을 냈다. 세븐옥스 스쿨은 1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캠퍼스가 양분돼 있다. 우선 그 규모가 우리나라 대학 캠퍼스를 훨씬 능가한다. 강의실 건물과 체육관, 기숙사, 운동장 등이 산재해 있는데 마치 공원에 온 기분이 든다. 존슨도서관은 3만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학생은 1000명 정도로 연령은 11세에서 18세 사이다. 7개 동으로 구성된 기숙사에는 40개국에서 온 외국 학생을 포함해 남녀 학생 350명 정도가 생활한다. 우리나라에서 유학온 학생은 2명 정도로 다른 학교에 비해 한국 학생 수가 적은 편이다. EU 국가에서는 독일 학생이 가장 많고 아시아권에서는 중국과 말레이시아가 각 4명, 일본 3명, 인도 2명 등이다. “공부만 잘해서는 적응 못 해” 세븐옥스는 영국에서도 톱 랭킹에 속하는 명문학교여서 그만큼 입학하기가 쉽지 않다. 입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학교에서 하루 넘게 묵으면서 면접을 본다. 이는 학생의 인성을 종합적으로 보기 위해서라고 한다. 사이몬 테일러는 “학생이 다른 학생들과 하루 정도 생활하면서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를 통해 학생의 생활방식, 인성, 교우관계 등을 꼼꼼히 점검한다”고 말했다. 물론 이러한 자료가 학생의 입학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튼 칼리지와 라이벌 관계인 윈체스터 스쿨의 경우 3박 4일에 걸쳐 기숙사에서 숙식하며 입학 전형을 치른다. 이렇게 학교에 들어오면 학생들은 지식과 인성이 조화로운 학생이라는 자신감과 최고의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는다고 한다. 현재 대부분 영국의 명문 보딩스쿨에 입학하려면 2년 전에 시험을 봐야 한다. 그만큼 세계 각국에서 온 조기유학생들로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8월부터 이 학교에 다니고 있는 원정윤양(9학년)은 입학시험을 치르기 위해 하룻밤 세븐옥스 스쿨에 지냈다고 한다. 원양은 인터뷰와 지능검사를 받으면서 교사의 관찰대상이 되기도 한다. 교사가 학생을 관찰하는 목적은 지식뿐 아니라 인격 형성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 보기 위해서다. 원양은 “한국 학교에서는 공부만 잘하면 되지만 세븐옥스에서는 공부만 잘한다고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원양은 조기유학 중에서도 아주 빠른 조기유학에 해당한다. 영국이 보딩스쿨이 가장 잘돼 있는 나라라면서 지식과 인성교육을 제대로 받으려면 영국에서 공부해야 한다는 부모님의 권유로 초등학교 5학년 때인 2004년 초에 조기유학을 왔다고 한다. 하지만 영어 실력이 부족해 곧바로 세븐옥스 스쿨에 입학할 수 없었다. 원양은 다른 초등학교에 다니면서 영어 공부도 더 하고 영국 문화도 익혔다. “처음 영국에 유학 와 무조건 명문학교에 갈 수도 없어요. 한국 부모들은 처음부터 명문학교를 고집하는 경우가 있는데, 자칫 적응하지 못하고 오히려 학생에게 손해가 되기도 합니다. 원정윤양처럼 초등학교 때 유학 올 경우 다른 학교에 다니면서 적응기간을 거치는 게 바람직합니다. 세븐옥스 스쿨과 같은 최상위권에 있는 학교들은 학비가 아주 비싸기 때문에 학비 부담도 만만치 않아요.” 원양의 가디언인 김종해씨(켄월드유학정보센터 영국지사장)는 “처음부터 명문학교를 고집하기보다 수준이 좀 떨어지더라도 일정 기간 적응에 유리한 학교에서 다니다 명문학교로 갈아타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학비 부담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영국에서 부모가 같이 지낼 수 없다면 부모 역할을 대신하는 가디언을 두어야 한다. 세븐옥스 스쿨은 전통이 현대와 살아 숨쉬는 지식과 인성이 조화로운 교육을 하면서도 명문대 입학 성적에서도 단연 최상위에 속한다. 사이몬 테일러는 “매년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에 35명 정도 진학하고 미국의 명문대에 15명 이상 진학한다”고 밝혔다. 평균적으로 졸업생의 20% 이상이 영국과 미국 등 세계 최고의 명문대에 진학한다는 것이다. 졸업생 20% 영미 최고 대학에 진학 반면 영국은 등록금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편에 속한다. 미국이 5000만 원 수준이라면 영국은 6000만 원 수준이다. 여기에 사교육비와 잡비까지 합하면 한 학생당 연간 1억 원에 육박한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유학을 가도 대부분 과외를 한다. 방학 중에도 귀국하지 않고 영어 에세이 작성법이나 수학 등을 과외하면서 취약한 부분을 보완한다. 기자가 취재 중에도 가이드인 조돈일씨(런던유학닷컴 런던지사 실장)의 휴대전화를 통해 한국 학부모들로부터 전화가 쉼 없이 걸려왔다. 대부분 방학 중에도 공부할 수 있도록 에세이나 수학 과외교사를 구해달라는 부탁이었다. 세븐옥스 스쿨은 재력 있는 집안의 소수 엘리트 학생만 다닐 수 있는 ‘귀족학교’임에는 틀림없다. 우리나라에서 이명박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세운 ‘고교다양화 300프로젝트’의 일부 내용이 귀족학교를 조장한다고 비판하는 것도 소수에게만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 소수의 학생들은 자칫 엘리트 의식이 강해 타인의 아픔을 외면하고 소외계층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지 않는 ‘이기적인 인재’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 점이 엘리트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세븐옥스 스쿨은 귀족학교의 역기능을 방지하기 위해 입학 때 하루 동안 학교에 묵으면서 학생들의 인성을 유심히 관찰해 반영하고 학교에 들어온 학생들에게 사회봉사활동을 의무화하고 있다. 즉 명문학교의 자부심과 엘리트 의식을 부여하되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존재가 되지 않도록 인성교육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 서열화’ 금지가 교육문제 해결책인가 영국 공·사립학교 랭킹 매년 발표… 전통명문사학의 서열화 자연스럽게 수용 600년 전통의 세븐옥스스쿨은 공원 같은 캠퍼스를 자랑한다. 독일의 피히테는 옛 독일 제국이 몰락한 것은 ‘전통의 단절’에 그 원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피히테가 이렇게 주장한 데는 위대한 제국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켜 제국의 전통을 부추기려는 민족주의적·극우주의적인 색채가 깔려 있었다. 하지만 전통의 단절이 거대 제국의 몰락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은 곰곰이 되짚어볼 만하다. 일제는 우리나라를 식민지배하면서 전통을 단절시켰을 뿐 아니라 우리의 기억 속에서 부정적이고 자기혐오적인 민족이라는 굴레를 덧씌웠다. 우리 민족에게 자기긍정적인 기억이 아니고 자기부정적인 기억을 강요했다. 지금도 우리의 의식에는 민족적 열등의식이 내면화되어 있다. 이것은 아직도 일제에 의한 전통의 단절과 함께 자기 부정적 기억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증거다. 7개의 기숙사는 캠퍼스 곳곳에 위치해 있는데 40개국의 학생이 생활하고 있다. 전통의 단절과 기억을 조작하기 위해 일제는 민족 교육을 말살했을 뿐 아니라 전통교육 또한 단절시켰다. 1910년 일본이 한국을 강제병합하면서 공교육은 말할 것도 없고 민간교육도 문을 닫아야 했다. 대표적으로 300년 정도 내려온 민간학교인 종학당도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종학당은 미국의 하버드대학교와 비슷한 시기인 1630년대에 문을 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간학교였다. 종학당은 엄격한 학칙(종약)을 만들고 내외척, 처가의 자녀들이 합숙을 하며 체계적인 교과과정에 따라 교육했다. 종학당은 당시 관학인 성균관과 대조를 이루는 사학(私學)의 대표적인 기관으로 요즘의 초·중·고와 대학이 함께 있는 원스톱 캠퍼스였다. 그러나 종학당보다 10년 정도 앞서 설립된 하버드대학이 단절 없이 전통을 유지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져 미국의 대표적인 사학으로뿐 아니라 세계 최고의 사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통교육 하면 영국을 빼놓을 수 없다. 영국에는 지금도 500년이 넘은 명문 사립학교들이 즐비하다. 헨리 6세가 1440년에 세운 이튼(Eton) 칼리지를 비롯해 1572년에 새운 해로우(Harrow) 스쿨이 대표적이다. 이보다 먼저 세워진 세븐옥스(Sevenoaks) 스쿨은 전통이 무려 600년에 이른다. 세븐옥스 스쿨은 영국 더 타임스가 1위(A-level 기준, 대입 자격시험으로 우리나라의 수능에 해당)에 선정한 학교로 최근 더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더 타임스는 영국 내 공·사립 명문학교 2000곳의 랭킹 리스트를 매년 발표하는데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조기유학에도 활용되고 있다(도표 참조). 여기에는 명문학교 탐방에 소개되는 세븐옥스 스쿨이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23위에 배드민턴 스쿨(Badminton School), 38위에 톤브리지 스쿨(Tonbridge School), 56위에 차터하우스 스쿨(Charterhouse School)이 차지했다. 이들 학교는 미국과 영국 등 세계적 명문대 진학률이 모두 20% 이상이다. 더 타임스는 중·고교뿐 아니라 매년 글로벌 대학 랭킹 리스트도 발표하고 있다. 교육관련 다국적 컨설팅기업인 QS와 공동으로 매년 ‘세계 200대 대학 순위’를 발표하는데 2007년 순위에서는 미국 하버드대가 1위를 차지했고 서울대는 51위에 올랐다. 또 영국의 유력지인 ‘가디언’도 중·고교, 대학의 랭킹을 발표한다. 영국은 고교나 대학의 서열화를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반면 우리나라는 대학뿐 아니라 중·고교도 서열화를 조장한다면서 아예 순위를 발표하는 것을 금기시했다. 물론 영국의 경우도 서열화로 인해 공교육이 붕괴되고 빈부간 교육 양극화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며 서열화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그동안 고수해온 ‘평등화 교육’만이 교육문제를 해결하는 정답일 수는 없다. 평등화 교육을 해오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의 경우 경제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교육이 새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살리기와 함께 ‘교육살리기’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그가 제시한 기숙사형 학교에 대해 논란이 뜨겁다. 일부에서는 사교육을 더욱 조장하고 빈부간 교육 기회의 격차를 더 늘릴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벌써 이 당선인의 교육정책이 ‘귀족학교’라는 섣부른 예단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일부 3불정책은 폐지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엘리트 학교’인 자율형 사립고 150개를 짓겠다는 이 당선인의 교육정책에 대해서는 사교육비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반대가 주류를 이루었다. 기숙사형 학교가 우열이 정해지고 영국과 같이 귀족학교가 되면, 다시 여기에 들어가기 위해 사교육이 판을 친다며 반대한다는 것은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이 아니다. ‘평등화 교육’과 ‘서열화 교육’ 모두 문제가 있지만 어차피 교육이란 학생과 학교의 ‘서열화’를 비켜나갈 수 없다. 교육을 통해 개인의 서열화가 매겨지는 것은 푸코가 말한 대로 ‘규율권력’을 행사하기 위해 불가피한 것이다. 수능등급제에서 보듯이 합리적인 방법으로 서열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인재를 선발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 장기적으로 한국식 사교육의 해법은 영국과 같이 경쟁력을 갖춘 ‘기숙사형 학교’에서 대안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 한 해에 중·고교생들이 지출하는 사교육비는 최소 500만 원에서 1000만 원 선이다. 심지어 매달 200만 원 이상씩 사교육비로 지출하는 경우도 많다. 여기에 학교 등록비를 합치면 대부분 연간 1000만 원을 지출하는 셈이다. 세계 각국은 교육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미국도 그렇고 영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 대부분 국가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마찬가지다. 독일은 등록금이 없어 대학생 천국이라고 말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게으른 대학생’으로 인해 여간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 영국은 성적이 좋지 않은 공립학교는 폐교를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그만큼 공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 달리 영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명문 사립학교들은 ‘교육 붕괴’를 찾아볼 수 없다. 세계 각국에서 우수한 인재가 쇄도하고 있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교칙이 살아 있고 룰이 엄격하다. 우리나라도 언제까지 공교육을 핑계로 사립학교에 빗장을 걸어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런던ㅣ최효찬〈객원기자·자녀경영연구소장〉 romai@naver.com
세계의 명문학교를 가다
[경제]‘버블 세븐’만 악의 축인가(2006. 06. 06)
2006. 06. 06 경제
‘미친 집값’ 논란에 정책신뢰도만 ‘바닥’… 원가공개·후분양제로 ‘악순환’ 끊어야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잇따라 부동산 시장의 버블 붕괴를 경고하면서 버블 논쟁이 뜨겁다. 사진은 ‘버블 세븐’ 중 하나인 분당. 최근 들어 부동산 거품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지난 5월 15일 청와대가 서울 강남 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와 목동·분당·평촌·용인을 ‘버블 세븐’으로 지목한 것을 시작으로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잇따라 부동산 시장의 버블(거품) 붕괴를 경고하고 나서면서 부동산 시장은 물론 정치권, 금융계, 일반 기업까지 버블 논쟁이 뜨겁다. 내집 하나 갖고 있는 중산층이나 내집을 장만하려는 수요자들도 지금 집을 사거나 더 넓은 곳으로 옮겨야 할지 말아야 할지 헷갈린다. 지금 문제는 버블의 유무나 버블논쟁 자체가 아니다. 과연 현재 정부가 집값 폭등을 억제할 수 있는지, 정부가 지금까지 거품을 못 잡은 것인지 안 잡은 것인지가 ‘버블 논쟁’의 핵심이다. 미친 듯 오르는 집값 정부 분석자료에 따르면 강남집값 상승률이 21.4%로 강남 이외 서울 집값 상승률(4.6%)보다 4.6배가 높다. 특히 아파트 상승률은 강남이 52.2%로 비강남 서울의 상승률(13.7%)보다 4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분석한다. 그러나 이러한 통계수치는 어쩌면 한가해 보이기까지 한다. 자고 일어나면 강남의 무슨 아파트는 1억이 올랐다, 어디어디는 집값이 몇 달 만에 수억씩 올랐다는 뉴스에 분통을 터뜨리는 서민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버블 세븐 중 하나인 경기 평촌의 54평형 아파트는 올 초 6억5000만 원이던 집값이 9억5000만 원까지 올랐다. 평촌에 지하철이 더 생긴다거나 대규모 공원이 조성된다는 등의 호재가 있는 것도 아니다. 올 초까지만 해도 잠잠하던 목동도 몇 달 만에 수억씩 오른 곳이 부지기수다. 목동 10단지에 20평형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회사원 정모씨(42)는 “집을 사던 2000년만 하더라도 20평형과 27평형의 집값차가 7000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2억5000만 원”이라면서 “내집도 올랐지만 전세로 살지 않는 이상 넓은 집에서 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렇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는 집값에 거품이 어느 정도 있느냐를 판단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소위 부동산 전문가나 학자들도 저마다 입장에 따라 여러 가지 의견만 난무할 뿐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집값이 너무 올랐다는 것이다. 특히 평당 6000만 원 안팎의 강남 아파트 값은 우리나라 소득규모를 감안할 때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런 점에서 지금의 아파트 값이 정상이 아닌 것은 사실이다. 대한주택공사 산하 주택도시연구원 지규현 박사의 분석에 따르면 근로자가구의 월 평균소득(322만 원)을 기준으로 대출을 감안해 구입할 수 있는 적정 주택구입 가격은 3억3661만 원이다. 시세의 60~80%에 불과한 정부의 공시가격으로도 6억이 넘는 강남의 30평형대 아파트를 사려면 월 700만 원 정도를 벌어야 가능하다. 시세대로 집을 사려면 1000만 원 소득자라도 부족할 판이다.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재산이 많거나 로또에 당첨되지 않으면 월급쟁이는 내집마련의 꿈을 접어야 할 상황이고 자녀들이 성장해 좀더 넓은 평수로 가고 싶어도 그냥 ‘비좁은’ 집에서 살아야 한다. 평형차는 30평형대와 40평형대는 전용면적으로 보면 5평도 차이가 나지만 집값은 3억~5억 원씩 차이가 나기 일쑤기 때문이다. 한덕수 경제부총리는 “강남 3구의 아파트 값은 과거 버블이 꺼지기 직전의 일본과 같은 수준” 이라고 주장했다. 왼쪽은 부동산 버블을 걱정할 때가 됐다고 주장한 정문수 경제보좌관. 투기와 담합이 주된 원인 이런 상황에 지금의 집값이 버블인지 아닌지 논쟁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특히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은 상당수의 집값 상승이 시장원리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뱅크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집값 상승 지역의 매매가와 매도호가 편차가 1년 만에 최고 9배나 커졌다. 매도호가를 중심으로 가격이 부풀려졌다는 얘기다. 다시 말하면 강남에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이 부르는 가격 때문에 집값이 올랐다는 의미다. 실제로 서울 송파구 오륜동 올림픽선수기자촌 50평형 아파트의 지난해 매매가는 12억 원으로 매도호가와 차이가 없다. 올해 매도호가는 15억1000만 원까지 올랐지만 실제 거래가는 13억2500만 원이다. 경기 분당 정자동 파크뷰 63평형은 지난해 매매가가 15억5000만 원으로 매도호가와 편차가 5000만 원이지만 올해는 편차가 2억7500만 원(매도호가 22억5000만 원-매매가 19억7500만 원)으로 커졌다. 경기 평촌 꿈건영 5차 38평형의 경우 지난해 1000만 원에 불과하던 가격편차는 올해 9000만 원으로 벌어졌다. 호가 상승에 의한 집값 불안 내지 시장교란의 대표적인 예가 최근 논란이 된 부녀회의 집값 담합이다. 시세를 낮게 매긴 중개업소에 조직적으로 항의하거나 아파트를 싸게 팔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이제 고전이 됐다. 아파트 단지에 얼마 이하로는 팔지 말라는 안내문을 붙이거나 안내방송도 서슴지 않는다. 인터넷 동호회 활동 등을 통해 호가를 높이기도 한다. 전세가와 매매가의 차이를 분석해 봐도 집값 상승이 비정상적임을 알 수 있다. 국민은행이 자체 부동산통계를 분석한 결과 ‘버블 세븐’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는 전세가보다 평균 7.4배 높았다. 특히 서울 강남구 아파트는 연평균 12.5%가 오른 데 반해 전세가격은 0.6% 상승에 그쳐 그 차이가 21배에 달했다. 송파구는 13.7% 대 1.4%로 매매가 상승률이 9.8배 높았고 양천구 9.62배, 서초구 6.0배였다. 주거가치나 생활편의성보다는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투기심리로 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전세가는 실제 주거가치를 반영하지만 매매가는 주거가치보다는 미래가치나 재산적인 가치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국지적 상승’→ ‘버블 세븐’ 이러한 비정상적인 집값 상승을 보면 부동산 버블에 대한 우려는 당연한 것이다. 강남사람조차 집값이 너무 오르는 걸 걱정하기에 이른 상황이다. 그렇다고 버블 논쟁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판교 신도시 주공아파트 모델하우스.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서는 후분양제의 조속한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거품 논쟁의 시초가 됐던 ‘버블 세븐’이란 말은 정부가 부동산 거품이 심하게 낀 지역을 선정해 만든 신조어다. 즉 거품 붕괴의 초점은 전국이 아니라 거품의 핵심지역인 ‘강남3구’를 비롯한 용인, 분당 등이라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지금까지 주장해온 ‘국지적 상승’이란 단어의 연장선상에 있다. ‘전국 집값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강남 등 일부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적인 불안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말은 정부의 일상적인 레토릭이다. 그러나 과연 집값 불안이 일부에 국한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 국민은행 주택가격 조사통계(2004년 1월~2006년 3월)에 따르면 버블세븐 중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 서초구로 34.4%에 달하고 분당(28.8%), 송파(26.9%), 용인(25.9%), 평촌(24.7%), 강남(24.5%), 목동(20.4%) 순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버블세븐보다 아파트값 상승률이 높은 곳도 적지 않다. 과천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32.8%였으며, 용산(27.1%), 성동(21.3%) 등도 상승률이 높다. 또 버블 논쟁 이후 강동·광진·동작구와 여의도 등 서울시내 주요지역과 일산·중동·산본 등의 집값도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정부의 생각과 달리 버블은 국지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의미다. 여기에 혁신도시, 행정중심복합도시와 같은 각종 개발정책 등으로 인해 땅값·집값이 오른 곳은 전국적으로 산재한다. 정부의 상황인식이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음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결국 거품제거를 위한 처방이 잘못되거나 미미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경실련 김헌동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은 “정부는 집값 급등이 국지적인 현상이라면서 부동산문제를 축소해왔다”면서 “잘못된 부동산 정보로 대통령과 국민을 속여온 관료들이 집값 안정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정체도 분명치 않은 버블 세븐 지역 주민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거품논란, 신뢰가 문제다 거품 논란은 최근 정부 당국자의 연이은 발언으로 더욱 커지고 있다. “부동산 거품에 대한 진단이 여러 연구기관에서 나오고 있다. 이제 부동산 거품을 걱정할 때가 됐다”(5월 4일, 정문수 대통령 경제보좌관), “올 연말 강남 지역 고가 아파트의 갑작스러운 가격 폭락이 우려된다”(윤호중 열린우리당 부동산대책기획단 간사), “서울 변두리, 지방에서는 부동산 버블이 이미 꺼지고 있다”(5월 16일,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 “부동산 시장이 버블의 저변에 와 있다”(5월 17일, 김석동 재정경제부 차관보), “부동산 가격은 지금보다 20~30% 내려갈 것”(5월 17일, 김용민 재정경제부 세제실장) “서울 강남 3구의 아파트 값은 과거 버블이 꺼지기 직전의 일본과 같은 수준”(5월 18일, 한덕수 경제부총리), “세금제도는 노무현 정권이 끝나도 안 바뀐다”(5월 19일, 노무현 대통령),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우선 주택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을 수 있고 금융기관은 대출 손실을 볼 수 있다”(5월 25일, 김석동 차관보)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를 두고 보수언론과 건설업계 등에서는 ‘거품 발언이 거품’이라며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정부가 경제위기를 부를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을 연일 쏟아내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이 정상 궤도를 이탈했을 경우 정부는 적절한 방식으로 경고신호를 보낼 수 있고 보내야 한다. 그것이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의 책무이기도 하다. 부동산문제가 단순히 경제문제가 아닌 빈부문제, 양극화 등 사회·정치적인 문제임을 감안하면 정부의 구두개입으로라도 효과가 있으면 다행이다. 문제는 정부 당국자의 거침없는 부동산 발언이 빈말이 되지 않도록 정책신뢰도를 높였는지 자문해봐야 한다는 점이다. 정부의 분위기는 종합부동산세 부과 등 보유세 증가, 양도세 실거래가 부과 및 2주택자 양도세 중과, 실거래가 등기부 등재 및 공개, 재건축개발이익 환수, 기반시설부담금 공공택지 아파트의 원가연동제 등의 조치로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책은 모두 내놨고 이들이 시행만 되면 집값은 곧 잡힐 것이라고 과신하고 있다. 집값이 안정되지도 않았는데 8·31대책을 만든 정부 관료들이 줄줄이 훈장을 받은 게 이를 보여준다. 참여정부는 10·29대책, 8·31대책 등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들을 여러 차례 내놓았지만 아직까지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땜질식, 뒷북식 대책을 찔끔찔끔 내놓으면서 시장의 면역력만 키워줬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지금은 정부의 조치가 시장에 먹혀들 수 있도록 그 어느 때보다 정책의 신뢰도와 효율성을 높여야 할 시기란 점이다. 국내 최고가 아파트인 삼성동 아이파크. 치밀한 후속조치 준비해야 정부의 보유세 강화 방안이 7월 재산세 고지분부터 가시화된다. 재산세(주택분)는 7월과 9월 50%씩 나온다. 토지분은 9월, 종합부동산세는 12월 각각 부과된다. 막연하게 세금이 늘어난다고만 알고 있던 부동산 보유자들이 고지서를 받게 되면 매물이 늘어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정부는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세 부담이 매물에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집값이 수억 원 올랐는데 보유세 몇백만 원 더 낸다고 쉽게 집을 내놓겠느냐는 반론이다. 시세차익으로 얻은 불로소득에 비해 세금은 새 발의 피다. 특히 과세기준이 되는 정부의 공시가격이 작년 시가에 따른 것이어서 올해 들어 가격이 많이 오른 곳일수록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결국 보유세 부담은 ‘종이 호랑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강남구 대치동 우성 41평의 경우 시세는 14억 원 정도인데 과표인 공시가격은 8억2000만 원에 불과하다. 결국 집값은 올해부터가 아니라 시세가 적극 반영되거나 과표가 100%로 설정되는 1~2년 뒤부터 본격적으로 안정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급속한 거품붕괴를 우려했던 정부 관료들의 발언이 또 허언(虛言)이 되는 셈이어서 정책신뢰만 떨어뜨리게 된다. 또 정부가 개발이익을 환수하기 위해 도입한 기반시설부담금과 재건축개발부담금이 7월과 9월중 시행된다. 각종 개발행위를 통해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공공 목적으로 환수하겠다는 취지로 부동산 안정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그러나 개발주체의 반발과 건설사들이 그 부담을 고스란히 분양가에 전가할 가능성이 커 세부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전면적 분양원가공개와 조속한 후분양제 도입 집값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가 선분양 아파트의 고분양가다. 건설업체는 분양가 자율화 이후 주변시세를 훨씬 웃도는 분양가를 책정했고 이는 다시 주변 집값을 뛰게 만드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게다가 사업계획승인권, 감리자모집공고, 분양승인 등에서 분양가 거품을 뺄 수 있는 지방정부의 방조도 분양가 거품을 키우게 했다. 이 부분을 막을 원가공개나 후분양제 도입은 거의 답보상태다. 정부는 원가공개가 시장원리에 맞지 않다면서 전면 실시를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현행 법령에 따르면 지자체장이 아파트 공사 감리자를 모집하면서 원가내역이 낱낱이 공개되고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정부는 감리자모집공고 내용이 분양원가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전면적인 분양원가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5월 25일 열린우리당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와 25개 서울 구청장 후보들은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실천공동협약까지 체결했다.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이와 함께 후분양제의 조속한 도입도 필요하다. 정부는 후분양을 위한 공정률을 2007년 40%, 2009년 60%, 2011년 80%로 상향조정하며, 2011년부터는 공공부문 아파트 전체 사업장에서 이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부 계획이 지나치게 장기적이어서 정책의지 자체가 의문이라는 게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선분양제는 1977년부터 아파트 분양가를 정부가 규제하는 것을 전제로, 주택업체의 채산성 악화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즉 선분양의 전제는 낮은 분양가였다. 그러나 분양가 폭등 상황에 선분양을 유지할 명분이 없다. 특히 선분양제 자체가 업체들이 부담해야 할 리스크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반시장적인 제도라는 주장이 높다. 소비자는 자신의 전 재산을 투입하면서도 모델하우스와 분양 안내 책자만으로 수억원을 호가하는 주택을 구입해야 한다. 짓지도 않은, 가격 거품이 낄대로 낀 저질의 아파트를 빚을 내서라도 사도록 제도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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