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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숲도…기후 스트레스, ‘저출산 고령화’
우리 숲도…기후 스트레스, ‘저출산 고령화’(2024. 04. 22 06:00)
2024. 04. 22 06:00 사회
탄소흡수량 점점 줄어…숲 최대한 넓히거나 유지해야 산림 조성과 보호 및 목재 단계적 사용 등 순환경영 필요 경북 경주 월아산의 소나무숲 / 산림청 제공 전 지구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23년 409억t(±32억t)으로 추정된다. 2013~2022년 이산화탄소 배출량 중 88%(연간 353억t)가 화석연료 연소에서, 12%(연간 47억t)는 산림 등 토지이용에서 나왔다. 이렇게 배출된 이산화탄소 중 바다가 26%(연간 104억t), 숲이 31%(123억t)를 흡수했다. 흡수되지 않은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에 쌓여 기후변화의 원인이 된다. 세계 각국의 탄소배출량을 추적하는 국제과학자그룹 ‘글로벌카본프로젝트(GCP)’가 지난 10년간 이산화탄소가 어디서 왔으며, 어떻게 흡수되는지 과학적으로 추정한 결과다. GCP 자료가 제시하는 결론은 명쾌하다. 배출량과 흡수량의 차이를 없애 균형을 이루려면 화석연료 사용, 토지이용 변화에 따른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흡수 측면에선 육상 생태계에서 많은 양을 흡수할 수 있도록 숲의 면적을 넓히거나 그게 어려우면 최소한 유지하기라도 해야 한다. 핵심 탄소흡수원인 숲을 잘 가꾼다면 2050 탄소중립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기후변화 대응의 보루, 산림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공기 중에서 흡수한 이산화탄소와 뿌리에서 빨아들인 물에 햇빛을 반응시켜 포도당과 산소를 만든다. 광합성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생화학반응이다.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가장 ‘가성비’ 높은 방법이기도 하다. 광합성을 통한 산림의 탄소흡수는 기후변화의 자연기반해법이라고 불린다. 산림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탄소로 저장하고, 생산된 목제품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콘크리트와 철강을 대체하면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다. 한국 숲의 탄소흡수량은 정점을 지나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산림청에 따르면 2008년 연간 6000만t에 이르렀던 산림의 탄소흡수량은 2021년 4040만t으로 줄었고, 2030년에는 2250만t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기후변화로 침엽수림의 생장이 현격히 둔화한 것이 한 원인이다. 구상나무와 금강소나무의 고사, 소나무재선충병의 확산은 기후 스트레스로 인한 영향을 보여준다. 한국 숲의 ‘저출산 고령화’ 현상도 흡수량에 영향을 준다. 한국은 1970~1980년대에 대규모로 나무를 심었는데 이때 심은 나무가 이제 40~50세에 이르렀다. 사람과 비슷하게 숲도 노령기(50년 이상)에 접어들면 탄소흡수량이 줄어든다. 2050년대에는 노령기에 접어드는 숲이 전체 산림면적의 76.2%를 차지할 전망이다. 경남 진주시 월아산의 소나무 숲으로 난 등산로 / 산림청 제공 이상기후로 산불과 산사태 등 산림 재난은 대형화하고 있다. 산불의 건수와 피해면적은 2010년대 440건, 857㏊에서 2020~2023년 사이 580건, 8367㏊로 늘었다. 건수와 비교해 피해면적이 크다. 국지성 집중호우가 늘면서 2016년 이후 산사태 피해도 증가하는 추세다. 산불과 산사태는 숲에 저장된 탄소가 배출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산림청이 지난해 7월 10일 발표한 ‘제3차 탄소흡수원 증진 종합계획’(2023~2027년)에 따르면 정부는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2억9100만t) 중 11%인 3200만t(국내 2700만t·해외 500만t)을 산림 기여로 달성할 계획이다. 산림을 핵심 탄소흡수원으로 적절히 관리해 기후변화 완화에 기여하려면 산림 면적을 유지 및 증대해야 하고, 산림 관리로 흡수 능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탄소흡수와 생태 다양성의 균형 찾기 손요환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는 산림 분야 탄소중립에서는 광합성에 의한 흡수 외에 목재 제품 이용, 바이오매스를 통한 화석연료 대체 효과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살아 있는 나무에 저장된 탄소가 수확된 목재 제품을 통해 인간 사회로 이동하고, 그 자리를 새 나무로 채워 다시 저장고 역할을 하게 하는 순환 임업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손 교수는 이렇게 설명한다. “기후변화 대응은 배출량을 줄이는 게 첫 번째고, 그다음 가능한 한 많이 흡수해야 한다. 대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직접포집(DAC)할 수 있지만 기술적으로 더 발전해야 하고, 그다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 자연기반해법이다. 육지의 식물과 바다의 조류를 활용해 최대한 흡수하는 건데 산림의 면적을 늘려야 하고, 늘릴 수 없다면 최대한 줄어드는 걸 막고 기존 산림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 나무도 사람처럼 나이에 따라 성장 속도가 달라서 빠른 성장의 시기를 지나면 여전히 탄소는 흡수해도 증가폭은 줄어든다. 그래서 많이 흡수하는 시기가 지나면 베는 게 좋다. 그게 숲의 단위면적당 흡수량을 늘릴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식물이 가진 탄소를 가공해서 오랫동안 써야 한다. 예를 들어 나무를 가공해 가구로 쓰면 그 수명 동안은 탄소가 나무 안에 저장된다. 건축물에 목재를 쓰면 콘크리트와 철강을 가공할 때 나오는 탄소를 줄일 수 있다. 가공이 어려우면 팰릿으로 만들어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도 있다. 생물 다양성을 염두에 두고 산림을 경영·관리하는 게 핵심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이 목재의 탄소저장 능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탄소나무 / 국립산림과학원 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목조 주택 1동은 철근 콘크리트 주택보다 탄소배출량은 4분의 1이고 탄소 저장량은 4배 많다. 단열 성능도 뛰어나 냉난방비를 30% 정도 줄일 수 있다. 목재 사용으로 인한 대체효과는 탄소흡수량으로 인정받는다. 김관호 산림청 산림정책과장은 “‘목재 제품에 저장된 탄소의 양’에 콘크리트, 철근을 대체하는 효과까지 포함하면 국내 생산 목재로 국내에서 지은 100㎡ 면적의 목조 주택 한 동은 약 40t 정도의 탄소 감축 효과가 있다고 본다”면서 “목조 건축이 목재를 가장 장기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이다 보니 최대한 늘려나가려고 추진하고 있고, 건축 분야라 국토부와도 연계해서 목조 건축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산이 험하고, 목재로 쓸 만한 나무가 부족해 산업적 벌목이 활성화되지 않은 한국에는 맞지 않는 정책이라는 반론도 있다. 더 근본적으로는 고령기 나무를 베고, 새 나무를 심는 접근법이 상대적으로 탄소흡수를 강조하고, 숲이 가진 다른 기능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호정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나무에 저장된 탄소도 있지만 잎이 떨어져 썩지 않고 땅에 쌓여 토양유기물 형태로도 저장된다. 나무를 자르고 나면 이 토양유기물이 빨리 분해돼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나무만이 아니라 토양의 이산화탄소가 어떻게 변할지 정확한 정보를 먼저 얻어야 한다. 덧붙이면 숲을 가꾸는 이유로 탄소 저장도 있지만 다른 목적도 있다. 숲은 하류의 홍수나 가뭄을 줄이는 기능이 있고, 동물과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서식처가 된다. 대기오염물질을 줄이고, 관광지도 제공한다. 생태계가 인간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생태계 서비스’라고 하는데 그런 걸 다 고려하지 않고 탄소 흡수만 살피는 건 부분적 시각이다. 나무를 심는다면 숲에 있던 나무를 자르고 다시 심기보다는 원래 없던 곳에 심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그린벨트 해제는 위험한 선택, 숲 복원해야” 숲에서 얻은 목재로 경제적 이득을 보거나 탄소를 흡수하는 건 숲의 크고 다양한 생태계 서비스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탄소 흡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벌채를 진행한다면, 새 숲이 들어서기까지 20~30년 동안은 숲이 제공하는 이런 서비스를 모두 포기해야 한다. 숲이 다시 울창해져도 이런 서비스가 이전처럼 충분히 제공될지는 불확실하다”라고 밝혔다. 그런 점에서 강 교수는 현재 전국 단위로 그린벨트를 풀려는 움직임에 대해서 우려를 표했다. 정부는 비수도권 그린벨트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폭넓게 해제를 허용하고, 그린벨트 해제가 원칙적으로 불허되던 환경평가 1·2등급지에 대해서도 비수도권에서 국가 또는 지역전략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대체지 확보를 조건으로 해제를 허용할 방침이다. 강 교수는 “숲은 도심의 온도 상승을 막고, 그늘을 제공하고 물순환을 건강하게 한다. 녹지를 원하는 수요도 많다는 점에서 그린벨트를 녹지로 보존하고, 관리하는 정책을 펴는 게 중요하다. 특히 농경지가 줄어드는 데 농지를 녹지로 가꾸는 방안과 헌법상 우리 국토이기도 한 북한의 헐벗은 산에 숲을 조성하는 방안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1년 발표된 유럽연합의 ‘2030 신산림전략’이나 독일의 ‘2050 숲전략’은 모두 기후변화 극복·적응을 위한 잠재적 산림 증대, 산림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산림 조성과 보호·복원의 확대, 목재의 단계적 사용, 생물 다양성 증진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도 비슷한 방향에서 2017년 제6차 산림기본계획을 발표했는데, 탄소흡수원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산림의 순환 경영을 강조했다. 이 기본계획은 지난 1월 공청회 등을 거쳐 현재 개정 작업 중이다. 탄소흡수량을 늘려야 한다는 당위와 벌채로 인한 생물 다양성 훼손, 생태계 서비스 중단을 우려하는 시각 사이에서 절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김관호 과장은 “기본계획 변경의 이유 중 하나는 (기본계획이 수립된) 2017년 이후 이뤄진 2050탄소중립 선언,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를 산림정책에 충분히 반영하고자 하는 것”이라면서 “한꺼번에 다 베는 방식(개벌)을 줄여나가고, 생태계의 건전성을 지켜가는 방식으로, 중간중간 나무를 남겨두는 친환경 벌채를 늘려나가고자 한다. 경제림 활용을 높이기 위해 임도(숲에 낸 길)도 지속해서 늘려가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표지 이야기
[시네프리뷰]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2022. 05. 06 14:51)
2022. 05. 06 14:51 문화/과학
ㆍ마블 최초 호러물? 샘 레이미 연출은 빛났다 전작에서 세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피터 파커들’이 한꺼번에 모인 마당에 여러 평행세계의 닥터 스트레인지가 출연하는 건 뻔히 예상되는 수순이었다. ‘멀티버스’라는 설정 때문에. 제목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Doctor Strange in the Multiverse of Madness) 제작연도 2022년 제작국 미국 상영시간 126분 장르 액션 외 감독 샘 레이미 출연 베네딕트 컴버배치, 엘리자베스 올슨, 베네딕트 웡, 레이첼 맥아담스, 치웨텔 에지오포, 소치틀 고메즈 외 개봉 2022년 5월 4일(전 세계 동시 개봉)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뭐, 불가능할 게 있을까. 이미 전작에서 삼스파, 그러니까 토비 맥과이어와 앤드류 가필드, 그리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시리즈의 톰 홀랜드가 연기한 스파이더맨, 즉 ‘피터 파커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설정을 선보인 마당에 여러 버전의 닥터 스트레인지가 출연할 건 뻔히 예상되는 수순이었다. 이게 어떻게 가능했을까. 평행우주, 그러니까 멀티버스라는 설정을 도입하면서다. 이번 작품엔 아예 제목으로 등장한다. 닥터 스트레인지라는 제목 옆에 콜론을 쓰고 ‘대혼돈의 멀티버스’라는 부제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2021)에서 닥터 스트레인지가 열어젖힌 멀티버스 덕분에 이제 평행우주가 충돌하는, 때로는 주인공이 ─여기서는 닥터 스트레인지가 주인공이니 그가─ 넘나드는 본격적인 대환장 파티가 시작된다. 평행세계의 존재를 깨닫는 법 사실 ‘멀티버스’라는 개념을 도입하면 관객으로서는 복잡해지지만, 창작 입장에서는 아주 편해진다. 앞뒤 설정이 맞지 않는 ‘컨티뉴어티’ 문제도 그건 저쪽 평행우주에서 벌어졌던 일로 퉁치고 넘어갈 수 있으니까. 그렇다면 평행세계의 존재를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영화는 ‘꿈’이 다른 평행세계의 자신에게 벌어지는 일을 볼 수 있는 통로라고 주장한다. 영화의 시작 장면. 닥터 스트레인지는 낯선 소녀와 함께 낯선 괴물을 피해 도망치고 있다. 꿈속에서 그는 괴물을 물리칠 방법은 비샨티의 책이라는 마법서를 통해 얻을 수 있다고 말하는데 최종 목적지가 코앞에 있는데 결국 괴물의 추격을 막지 못한다. 닥터 스트레인지(현재 지구의 닥터 스트레인지와 살짝 다른 외모를 하고 있다. 공식적인 이름은 디펜더 스트레인지.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나중에 좀비가 되는 디펜더 스트레인지뿐 아니라 이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닥터 스트레인지 연기를 하고 있다)는 소녀에게 대의를 위해 소녀의 능력을 흡수해야 한다고 냉정하게 제안하고, 그것이 실현되려는 순간 소녀의 ‘능력’이 발동해 또 다른 멀티버스로 넘어간다. 그리고 자신의 침대에서 일어나는 닥터 스트레인지. ‘아! 시X 꿈’이다. 그런데 꿈이 아니었다. 과거 연인이었던 크리스틴 팔머의 결혼식이 열리던 장소 근처에서 대소동이 벌어지고, 눈알 하나짜리 촉수 괴물 가르간토스에 쫓기던 그와 조우한다. 스트레인지와 웡은 괴물을 물리치고 소녀에게 저간의 사정을 듣는다. 소녀의 이름은 아메리칸 차베스. 멀티버스를 넘나드는 능력을 지녔다. 차베스는 여러 평행우주의 닥터 스트레인지를 만난 전력이 있다. 이미 전작 ‘삼스파’를 통해 멀티버스의 ‘대환장’을 경험했지만, 여전히 반신반의하던 스트레인지는 어벤져스 멤버 중 그나마 전문이었던 완다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려 한다. 그런데─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다─ 범인은 완다였고, 자신이 상상 속에서 만들어낸 두 아이의 꿈을 꾼 완다는 어딘가의 평행세계에서는 실제 두 아이가 살아 있다고 믿고, 그 아이들과 만나기 위해 아메리칸 차베스의 능력을 흡수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이제 소녀를 빼앗아가려는 완다의 흑화(黑化) 버전 스칼렛 위치와 그를 막으려는 닥터 스트레인지와 웡 등의 싸움이 시작된다. 현재의 지구가 아니라 평행세계를 가로질러 다른 지구를 넘나드는 싸움이다. 예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들과 달리 상영시간은 2시간 6분으로 짧은 편이다. 시리즈의 열혈 팬이라면 아쉬워할지 모르지만 담을 만한 이야기는 다 담았다고 본다. 흑화된 ‘스칼렛 위치’와의 대결 흥미로운 건 삼스파 시리즈의 맨 앞에 위치한 토비 맥과이어 주연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감독한 샘 레이미가 영화의 연출을 맡았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공포영화 전문 감독이다 보니 괴기스러운 연출이 돋보인다. 장편 데뷔작 <이블데드>(1987)를 연출한 때부터 35년이 흘렀으니 이제는 노장감독이라는 타이틀이 붙을 만도 한데, 여전히 기괴하고 뒤틀린 무서운 이야기를 연출하는 실력은 녹슬지 않았다. 전작이나 디즈니플러스에서 방영한 마블 유니버스 드라마 <완다비전>을 보면 영화의 설정이나 완다의 ‘흑화’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 <완다비전> 9회의 부가영상을 보면 완다는 자기 아이들이 너무 그리운 나머지 악의 마법서 <다크 홀드>를 읽고 만다. 눈요깃거리는 확실하다. 시사회는 개봉 하루 전 리뷰 엠바고를 달고 열렸는데 IMAX 3D로는 만들지 않았다고 하지만 3D 버전의 영화도 있다고 하니 다시 한 번 보고 싶다. 샘 레이미 감독 대표작 <이블데드> 시리즈의 자기 인용 경향자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시리즈가 부담스러운 건 이 한 작품을 보기 위해 수많은 갈래로 뻗어나가는 다른 전작들을 ‘참고’해야 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제는 영화만이 아니다. 디즈니플러스TV라는 OTT 전용 콘텐츠인 <완다비전>이나 <로키>도 필견이라고 한다. 그것 때문에 넷플릭스나 왓챠 이외에 저 채널도 가입해야 한다는 말인가, 라고 버거워할 만하다. 막상 영화를 보니 그 정도까진 아니다. 만일을 위해 보고 극장에 들어갔지만, 딱히 전작들을 안 봤다고 하더라도 스토리를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까지는 아니다. 거기에다 지난해 개봉한 <페이즈 4> 전작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과 <이터널즈>도 다른 이야기와 엮이려면 시간이 필요할 듯싶다. 영화에서 오히려 눈에 띄는 건 샘 레이미 감독의 전작들 인용이다. 영화에서는 평행세계 지구 838에 간 닥터 스트레인지와 아메리칸 차베스가 거리의 피자장수를 만나는 장면이 나오는데 피자값을 요구하는 그에게 스트레인지는 3주 동안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때리는 마법을 건다. 샘 레이미 감독의 팬이라면 <이블데드 2>의 주인공 애쉬가 자신의 손에 악령이 깃든 뒤 자꾸 얼굴을 쥐어패는 손과 혈투를 벌이다 나중에 자신의 손을 샷건으로 쏴버리는 장면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사진·이 애쉬의 ‘환각’신은 공포영화사(史)에서 유명한 장면이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시리즈 말미엔 항상 2개의 부가영상이 붙어 있는 걸 팬이라면 기대하리라. 두 번째 부가영상에서 그 피자 노점장수의 얼굴이 공개되는데 그는 바로 샘 레이미 감독의 페르소나이자 이블데드의 주인공인 브루스 캠벨이었다. <스파이더맨: 노웨이 홈>의 ‘삼스파’ 출연 루머와 함께 이번 샘 레이미 연출작에서 브루스 캠벨 출연 루머가 있었는데 이 역시 실현된 셈이다.
시네프리뷰
[문화프리뷰]음원 스트리밍 공룡의 국내 상륙(2021. 01. 18 10:52)
2021. 01. 18 10:52 문화/과학
세계 최대의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한국에 들어온다. 정확한 날짜는 잡히지 않았으나 스포티파이는 올해 상반기에 국내 서비스를 개시하겠다고 지난해 12월 공식 선언했다. 2019년부터 한국 진출을 위해 저작권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얘기가 왕왕 들려왔는데, 그 소식이 드디어 구체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이에 많은 음악팬이 반색하고 있다. 스포티파이 2008년 정식 출범한 스포티파이는 가히 음원 스트리밍 업계의 공룡이라 할 만하다. 한국을 포함해 93개 국가로 뻗어나간 상태이며, 사용자는 3억2000만명이 넘는다. 또한 6000만개 이상의 음원과 40억개가 넘는 플레이리스트를 보유했다. 수많은 사용자와 어마어마한 양의 음원을 바탕으로 한 인공지능 노래 추천 서비스 덕에 스포티파이는 견고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개인의 취향을 헤아린 똑똑한 음악 추천에 매력을 느껴 인터넷 주소를 우회해 접속하는 수고를 들이며 스포티파이를 이용해온 국내 음악팬도 제법 많다. 무료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사항도 스포티파이의 강점이다. 무료로 들을 시 오프라인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고, 음질이 낮으며, 사이사이 광고가 붙는다. 이러한 장애에 개의치 않고 스포티파이를 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다만 이 무료 서비스는 일본에서는 월 15시간으로 제한되고 있으며, 대만에서는 아예 이뤄지지 않는다. 주변 나라의 사정을 살펴봤을 때 우리나라에서도 무료 서비스는 한도가 정해지거나 시행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음원사이트 한 달 이용료가 보통 8000원대에서 1만원대이고, 스포티파이 개인 프리미엄 요금은 9.99달러(약 1만1000원)로 크게 차이 나지 않으니 기꺼이 스포티파이의 유료 회원이 되는 이가 꽤 될 듯하다. 또 다른 흥행 요소인 패밀리 요금제도 국내에서는 빠지지 않을까 싶다. 스포티파이는 월 14.99달러(약 1만6500원)로 6인이 하나의 계정을 공유할 수 있다. 한사람당 3000원도 안 되는 가격으로 음악을 듣게 되는 것이다. 무료 서비스와 패밀리 요금제가 제외된다고 해도 스포티파이는 방대한 양의 음원과 플레이리스트로 이미 크나큰 힘을 갖춘 상태다. 팝송을 즐기는 사람들, 특히 제3세계나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찾아 듣는 마니아들은 스포티파이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보고로 다가올 것이다. 한편 음악을 좋아하긴 하지만 굳이 검색해 가면서 듣기는 귀찮은 사람들, 혹은 취향이 확고하지 않은 이들은 다른 회원이 제작한 플레이리스트나 큐레이션 기능으로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을 듯하다. 스포티파이가 이용자들의 대이동을 일으킬지 관건은 가요 음원 보유량에 있다. 아이돌 그룹을 위시한 인기가수들의 음원은 충분히 확보하고 있으나 오래된 작품, 비주류 가수들의 음원은 다소 미비하다. 때문에 현재 쓰는 음원사이트에 별다른 부족함을 느끼지 않는 이들은 그대로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문화프리뷰
“국내 스트라이커가 없다” 정조국의 탄식(2020. 12. 11 14:12)
2020. 12. 11 14:12 스포츠
정조국(36)은 축구선수로 공식 은퇴를 선언한 12월 9일 취재진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도 좀체 발을 떼지 못했다. 눈앞에선 정조국이 18년간 그라운드를 누볐던 과거 장면들이 쉴 새 없이 흘러나왔다. 프로축구 K리그에서 기록한 득점만 역대 5번째에 달하는 121골. “하이라이트 필름으로 만들면 꽤 괜찮은 공격수”라고 스스로 자부할 정도로 아름다운 골 폭죽의 향연이었다. 정조국의 마지막은 K리그에서 국내 골잡이가 사라지고 있는 현실과 맞물려 깊은 아쉬움을 남겼다. 정조국이 12월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가족 이야기를 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 축구는 다소 투박하지만 골문을 꿰뚫는 결정력에선 아시아 최강을 자부했다. 차범근(67)으로 시작해 최순호(58)와 황선홍(52), 최용수(47), 이동국(41)으로 이어지는 골잡이 계보는 축구팬이라면 줄줄 뀄다. 미사일처럼 빠른 슈팅을 자랑해 ‘패트리어트’라는 애칭을 얻은 정조국도 그 계보를 잇는 대표적인 선수 중의 하나였다. 국내 골잡이 실종시대 그런데 최근 K리그에선 굵직한 골잡이가 나오지 않고 있다. 정조국이 2016년 1부리그인 K리그1에서 득점왕(20골)에 오른 이래 한국 골잡이의 입지가 크게 줄었다. 실제로 지난 4년간 득점 순위 톱5에서 경쟁력을 보여준 것은 2017년 득점 2위였던 양동현(34·19골)과 4위 주민규(30·17골), 2018년 득점 5위 문선민(28·14골) 뿐이다. 정조국은 “득점 순위에 한국 출신의 간판 스트라이커가 없다”고 탄식했다. K리그1에서 제공권과 몸싸움, 골 결정력을 겸비한 국내 골잡이가 사라진 것이 하루 이틀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 자리는 외국인 선수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올해 K리그1 12개 구단에서 간판 골잡이가 한국 선수인 구단은 군팀인 상주(오세훈·4골)를 포함해 5개팀에 불과하다. 강원FC(고무열·9골)와 FC서울(박주영·4골), 성남FC(나상호·7골), 부산 아이파크(이정협·6골) 등의 성적표를 살펴보면 국내 골잡이들의 미래에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웠다. 국내 골잡이 실종시대가 열린 것에는 복합적인 원인이 있다. 먼저 2013년 K리그에 승강제가 도입돼 성적 압박이 심해지면서 미래를 위한 투자보다는 눈앞의 성적이 우선돼 외국인 공격수에 의존도가 높아졌다. 자연스레 육성을 위해 한국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짧아지고, 재능있는 유망주들은 다른 포지션을 찾아가는 일이 많다. 미드필더와 수비수에서 굵직한 유망주가 나타나는 비중이 높아진 이유이기도 하다. 김대길 경향신문 해설위원은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감독들이 외국인 선수와 자국 공격수를 함께 출전시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사례가 종종 나온다. K리그도 한국 골잡이가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골잡이들이 살아남기 위한 자신만의 무기를 잊은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다방면에서 뛰어난 선수는 많은데 정작 자신의 색깔을 찾아보기 힘들다 보니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정조국은 “나라고 외국인 선수들과 경쟁하지 않았겠냐. 내가 살아남은 비결은 다른 선수를 닮으려 노력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마다 갖고 있는 역량이 다르다. 누구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가 될 수는 없다. 특징이 있는 선수가 잘 안 보인다. 큰 무기를 하나씩 가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정조국이 지난 11월 30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대상시상식 2020에서 공로상을 받고 나서 현역 은퇴 결정을 밝혔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냉정하게 말하면 정조국도 장점만 있는 선수는 아니었다. 그래도 골 냄새를 맡는 능력이 뛰어나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게 본인의 고백이자 조언이다. 정조국은 “내가 빠른 선수였냐고 묻는다면 아니었다. 기술이 빼어난 것도 아니고, 헤딩도 뛰어나지 않았다. 그래도 골대 앞에서의 슈팅은 자신이 있었다. 외국인 선수들과 부딪치면서 자신의 장점을 깨달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은퇴한 이동국도 자신의 색깔을 살려야 한다는 면에선 의견이 같았다. 이동국은 “경쟁에서 이기려면 자기만의 특별한 장점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극대화해야 한다”면서 “단점을 보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선수들이 못 따라올 정도로 장점을 키운다면 오래도록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골잡이 미래는 있다 한국 축구의 미래가 어둡지 않은 것은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안겨주는 선수들이 나온다는 점이다. 오세훈(21·상주)과 조규성(22·전북) 등 젊은 골잡이들이 정조국과 이동국의 뒤를 이을 주자로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점이 강점이다. 오세훈은 큰 키(1m93)를 살린 포스트 플레이에 능해 수비수를 괴롭힌다. 왼발에서 터져 나오는 강력한 슛도 좋다. 지난해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결승행을 이끌면서 먼저 이름을 알린 그는 K리그2와 K리그1에서 꾸준히 뛰면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조규성은 미드필더 출신으로 풍부한 활동량이 무기다. 최전방에서 꾸준히 뛰어다니면서 상대를 압박하는 한편 골까지 책임진다. 조규성은 지난해 2부리그인 FC안양에서 데뷔해 14골로 득점 3위에 올랐고, 올해 전북 현대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이동국의 노하우를 배우는 데 주력했다. K리그1 득점 기록은 4골에 그쳤지만, 최종전에서 2골로 우승에 힘을 보탰을 정도로 앞으로의 미래는 밝다. 오세훈과 조규성이 골잡이 계보를 잇는 선수로 성장하려면 내년 한국 축구의 세심한 손길이 필요하다. 오세훈은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군팀인 상주에 입단해 충분한 경험을 쌓았지만, 내년 6월 제대 이후 외국인 선수들과 어떤 경쟁을 펼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오세훈이 돌아가야 하는 울산 현대는 올해 득점왕(26골)인 주니오가 버티고 있다. 조규성이 뛰는 전북도 브라질 출신 구스타보로 부족해 또 다른 외국인 공격수를 데려올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두 선수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어떻게 도울지가 한국 축구의 숙제가 됐다.
[편집실에서]굿바이 스트롱맨
[편집실에서]굿바이 스트롱맨(2020. 11. 06 15:25)
2020. 11. 06 15:25 오피니언
‘더 스트롱맨스 도터(The Strongman’s Daughter)’ 2012년 12월 <타임> 아시아판이 박근혜 대통령을 표지모델로 내세우면서 붙인 제목입니다. ‘스트롱맨’이라는 단어에 대해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이 ‘강력한 지도자의 딸’이라고 해석하자 <타임>은 인터넷판 기사의 제목을 아예 ‘독재자의 딸(The Dictator’s Daughter)’로 바꿔 버렸습니다. 2010년대는 ‘스트롱맨’이 득세했습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등 하나같이 개성이 강한 지도자들이 권력을 잡았습니다. 그 정점은 2016년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었습니다. 온건파가 사라져버린 국제무대. 기존의 정치문법을 무시하는 스트롱맨의 등장은 하나의 새로운 국제질서 패러다임처럼 보였습니다. 대외적으로는 힘과 힘이 맞부딪쳤고 험한 말들이 오갔습니다. 국제협력은 위태로워졌고, 고립주의는 강해졌습니다. 국내적으로는 정적에 대한 탄압과 인권침해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됐습니다. 민주주의의 위기를 거론하는 목소리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스트롱맨끼리는 통하는 것도 있어서 화끈한 이벤트들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두 차례 만났던 북미정상회담은 스트롱맨 시대에나 가능한 이벤트였습니다. 스트롱맨의 득세를 우연으로 보기는 힘듭니다. 소득불평등과 지역격차, 실업을 해결하지 못하는 엘리트 정치권에 대한 혐오, 불만족스러운 현실의 문제를 시원하게 해결할 강한 지도자에 대한 열망이 겹친 ‘필연’이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미국의 2020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패했습니다. 11월 5일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무효 소송을 벌이겠다고 으름장을 놓지만 대세를 되돌리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퇴장은 스트롱맨 시대의 종언을 알리는 분명한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트롱맨 시대가 끝났다고 단언하기는 이릅니다. 스트롱맨을 불러왔던 문제의식은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소득불평등, 지역격차, 청년실업 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변화에 대한 욕구를 읽지 못하고, 세대교체에 실패한다면 야만의 시대는 언제고 되살아날 수 있습니다. 정부가 끝내 주식에 양도세를 매기는 기준을 ‘종목당 10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재산세도 감면해 주기로 했습니다. 자산 관련 세금을 깎아준 만큼 빈부격차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불평등지수인 피케티지수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을 아프게 들어야 합니다. 이번 조치들이 행여 스트롱맨이 부활할 기회를 준 것은 아닐까요? 아니길 바랍니다.
편집실에서
[스포츠 돋보기]추석 연휴 코로나 스트레스 극복하려면(2020. 09. 24 16:41)
2020. 09. 24 16:41 스포츠
최소 5일짜리 추석 연휴가 시작됐다. 예년 같은 시끌벅적함은 거의 없다.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다. 지방으로, 고향으로 가는 발길도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변화이다. 민족 최대 명절마저 일반적인 주말로 바뀐 느낌이다. 얼마 전 지방 작은 마을에 현수막이 내걸렸다. ‘불효자는 ‘옵’니다’, ‘며늘아, 명절에는 안 와도 된다’, ‘코로나 몰고 오지 말고 마음만 보내라’ 등이다. 온라인 성묘 서비스, 합동차례 온라인 중계, 벌초 대행 등 비대면 차례 지내기 아이디어도 속출했다. 완연한 가을 날씨를 보인 지난 9월 18일,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에서 한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억새 사이를 지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 정부는 9월 초 추석 연휴 동안 이동 자제를 권고했다. 철도 이용권 예매도 창가 좌석 중심으로 50%만 이뤄졌다. 휴게소 음식점 식탁에 가림판이 설치됐다. 노래방 등 유흥시설은 대부분 문을 닫았다. 노인요양시설·요양병원 면회도 극도로 제한됐다. 정부는 “먼 거리를 이동해 모인 가족과 친지 모임에서 코로나 감염이 전파될 가능성이 크다. 가급적 집에 머물러 달라”고 했다. 결국 추석 연휴 동안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게 됐다. 9월 중순쯤 한 정신과 의사를 만났다. 그 의사는 “요즘 정신과 치료를 받는 엄마들이 크게 늘었다”며 “대부분 학생을 자녀로 둔 엄마들”이라고 말했다. 집에서 너무 늘어져 있는 자녀들, 학업을 게을리하는 자녀들을 보면서 불만이 쌓였기 때문이란다. 그 의사는 “자녀들도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다”며 “식구 모두 코로나 스트레스 속에 집에 오랜 기간 함께 머물다 보니 다투는 경우가 잦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집에서 온 식구가, 그것도 며칠 동안 함께 있는 추석 연휴.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떻게 생활해야 그동안 집안에서 쌓인 코로나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날릴 수 있을까. 기자는 실외에서 운동하라고 권고한다. 집에만 머물면 답답하고 스트레스가 더 심해질 수 있다. 공원, 천변길, 놀이터, 산 등 확 트인 곳으로 나가자. 걷고 뛰고 자전거도 타고 산도 오르고 바람도 쐬어 보자. 몸이 가벼워지는 걸 느낄 것이다. 마음도 훨씬 시원해질 것이다. 맑은 개울물, 운이 좋으면 꿈틀거리는 물고기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식구들의 밝은 얼굴도 보게 될 것이다. 운동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도 목도할 것이다. 앞으로 운동을 조금 더 해야겠다고 다짐도 할 것이다. 물론 이때도 방역지침은 지켜야 한다. 마스크를 꼼꼼히 쓰고 거리 두기도 해야 한다. 상대방과 접촉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도 물론이다. 며칠 전 만난 고등학교 교사는 요즘 학생 몸 상태를 걱정했다. 그 교사는 “학생들이 한 학기 내내 집에 머물면서 활동량이 줄었다”며 “체중이 불어나 정말 ‘확찐자’ 학생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운동량이 줄어든 건 비단 자녀들만이 아니다. 아마도 거의 모든 식구가 올해 들어 활동량이 크게 줄었을 것이다. 살이 쪄 체중이 늘어난 반면, 운동량 부족으로 근육은 줄고 운동능력도 저하됐을 것이다. 식구끼리,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확 트인 야외에서 몸을 조금 더 움직여보자. 이게 코로나 원년 추석을 가장 지혜롭게 쇠는 방법이 아닐까.
스포츠 돋보기
[문화캘린더]전시/클래식/뮤지컬/콘스트(2020. 04. 17 15:01)
2020. 04. 17 15:01 문화/과학
ㆍ전시 예술가의 시각으로 본 사회 재조명 전시 : 행복이 나를 찾는다 일시 4월 24일~5월 9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관람료 성인 4000원 / 청소년·군인 2000원 시각예술가를 비롯해 서울시무용단·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서울시극단이 협업해 진행하는 다원예술 프로젝트 전시다. 각 단체의 예술적 자원을 함께 활용하고 예술 장르 간의 교류를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한다. 전시는 진부한 매일의 삶 속에서 어떤 일들이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고, 예술가의 시각으로 볼 때 어떤 일들을 통해 사회를 재조명할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단순히 물음을 묻기보다는 ‘행복이 나를 찾는다’는 제목처럼 재난적인 상황들을 오히려 희망적인 삶의 디딤돌로 바라볼 수 있는 여지도 함께 마련한다. 이번 전시에는 다원적인 예술 형식을 활용해 사회 속에서 예술과 예술가의 의미를 찾고 있는 예술가 6팀이 참여한다. 영상과 설치, 퍼포먼스 같은 다양한 협업이 가능한 지점들을 복합문화공간의 특성을 살려 펼쳐 보인다. 전시에 참여한 예술가들은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하고 안정적이지 않은 삶이 오히려 사회구성원 대부분에게 전형적인 삶으로 점차 고착화되는 최근의 현상을 바라본다. 이러한 현상들을 바탕으로 예술 작업에서 강력한 메시지를 표출하거나, 사회현장의 활동가처럼 행동을 우선하는 역할을 맡기도 하는 등 예술적 행동의 범위가 다변화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는 행동 이전에 삶과 사회를 끊임없이 관찰하고 개인적인 서사를 예술을 통해 현실에 끊임없이 연결시켜 보다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작품을 만드는 시도들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전시장의 모습에도 변화가 이뤄져 멈춰 있는 미술관의 전시장은 다양한 사건과 퍼포먼스가 일어나는 공간이 되어 간다. 02-399-1152 ▲클래식 | 양준모의 오페라 데이트 일시 5월 1일 장소 정동극장 관람료 1만원 오전 11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브런치 콘서트’ 형식으로 열리는 공연이다. 뮤지컬 배우 양준모가 ‘영화 속에서 만나는 클래식’을 주제로 바리톤 양준모, 피아니스트 방은현과 함께 대화와 연주를 나누며 해설을 곁들인 토크 콘서트를 선보인다. 02-751-1500 ▲뮤지컬 | 월명 일시 4월 28일~11월 28일 장소 경주세계문화엑스포문화센터 문무홀 관람료 1만원 <삼국유사>에 실린 승려 월명사의 이야기에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해 이야기를 꾸민 창작 뮤지컬이다. 신라의 대표 향가와 고대가요 등을 뮤지컬 음악으로 편곡해 하늘에 두 개의 해가 떠올랐다는 경덕왕대의 설화를 흥미롭게 펼쳐간다. 054-740-3800 ▲콘서트 | 해브 어 나이스 데이 #8 일시 4월 30일 장소 난지한강공원 관람료 7만7000원 콘서트처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면서도 다채로운 공연을 함께 맛볼 수 있는 뮤직 페스티벌로, 10CM·폴킴·정승환·소란·치즈·권진아·윤딴딴·마인드유·스텔라장·그_냥·이민혁·로코베리·훈스·러비·픽보이 등의 팀이 라인업을 이룬다. 1544-1555
[해외문화 산책]2010년대 스트리밍 세대의 등장(2019. 12. 20 16:32)
2019. 12. 20 16:32 문화/과학
‘밀레니엄 버그’ 소동이 벌어진 지 벌써 20년이 지났고, 2010년대도 저물어간다. 그 사이 세계는 정치적 격변 못잖게 트렌드의 변화도 겪었다. AFP통신이 지난 10년 동안 세계 문화의 흐름이 어떻게 바뀌어왔는지 결산하는 기사를 실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스트리밍 세대의 등장’이다. TV와 라디오가 전해주는 음악이나 오락거리를 ‘공급자 시간대에 맞춰’ 듣는 대신에, 좋아하는 콘텐츠를 골라 ‘내가 원할 때’ 즐기는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등장한 것이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2010년대의 문화 흐름을 바꿨고, 기다리는 대신 스스로 선택하는 ‘스트리밍 세대’의 등장을 알렸다. / uccexpress.ie 2010년 초 스웨덴의 음악 플랫폼 스포티파이의 가입자는 100만 명 정도였고, 넷플릭스 가입자는 1200만 명이 조금 넘었다. 당시만 해도 지구상 수십억 명의 사람들에게 스트리밍은 낯선 것이었다. 그런데 2년이 지나자 스포티파이는 2억4800만 명, 넷플릭스는 1억5800만 명으로 가입자가 늘었다. TV도, 영화도, 음악도, 문화상품이 유통되는 이 새로운 방식에 적응하기 바빴다. CD와 DVD의 시대는 너무 짧았고, 드라마의 다음 편을 보기 위해 일주일을 기다리는 시청자는 사라졌다. 시즌 8의 홍보 포스터. / HBO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는 이들은 ‘수용자’가 아닌 ‘선택자’로서 더욱 능동적인 역할을 하게 됐다. 자고 나면 바뀌는 취향들이 온갖 콘텐츠를 융성하게 하거나 뒤처지게 했다. 검색엔진으로 출발한 구글은 유튜브를 통해 이 새로운 정글의 최대 강자가 됐다. 정보기술(IT)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는 문화 소비자인 동시에 스스로 생산자가 됐다. 문화계의 거대 기업들은 반짝거리는 재능으로 무장한 1인 제작자들에 맞서기 위해 엄청난 자본을 투입해야 했다. 2011년 시작된 <왕좌의 게임> 시리즈가 그런 예다. 싸이의 뮤직비디오. / 유튜브 방송네트워크들이 새로운 생존전략을 짜느라 고심하는 동안, 꿋꿋이 권좌를 지킨 승자가 있다면 디즈니다. 수십 년간의 스테디셀러인 <스타워즈>를 계속 갱신하면서, 새로운 트렌드인 여성주의와 환경주의를 <겨울왕국>에 녹여냈다. 2009년 인수한 마블은 디즈니에 슈퍼히어로들과 수익을 함께 안겨줬다. 스트리밍 세대들의 취향은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았다. 더 이상 문화의 ‘변방’은 없었다. AFP가 2010년대 문화적 다양성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은 것이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다. 말춤 열풍에는 대륙이 따로 없었다. 유튜브 누적 조회수는 34억 회가 넘는다. 젊은이들이 광장에 모여 ‘오빤 강남스타일’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플래시몹은 그 자체로 동영상 콘텐츠가 되어 유튜브를 타고 퍼졌다. 그 이래로 백인 위주였던 세계 대중음악의 판도는 바뀌었다. K팝은 말 그대로 글로벌한 현상이 됐다. 라틴아메리카는 2017년의 메가 히트곡 <데스파시토>로 대표되는 레게의 부활을 즐겼다. 아프리카 음악들도 스트리밍 서비스들을 타고 미국 차트에 올라갔다. 다양성은 ‘콜라보’와 장르의 혼합으로 이어졌다. 새로운 가치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추락했다. 백인 일색인 오스카상 수상식장은 항의로 얼룩졌다. ‘#미투’가 이어지면서 기득권층의 문화산업은 권위를 잃었다. 낡은 틀을 받아들이지 않는 스트리밍 세대의 등장은 다가올 10년에는 어떤 변화로 이어질까.
해외문화 산책
[장르물 전성시대]버추얼 스트리트 표류기
[장르물 전성시대]버추얼 스트리트 표류기(2019. 12. 06 16:03)
2019. 12. 06 16:03 문화/과학
ㆍ살인범 찾는 미스터리 속 인간성 탐구 2020년 대만, 6년 전 대지진으로 완전히 파괴된 타이베이 시먼딩 거리가 가상현실로 복원 중이다. 이 ‘버추어 스트리트 프로젝트’는 타이베이의 명동으로 불리는 유명 상업지구 시먼딩을 가상현실로 완벽히 복구해 이용자는 실제와 같은 감각으로 거리를 활보할 수 있다. 게다가 단순히 지진 전 거리를 관찰하고 체험하는 것에 그치는 것도 아니다. 힘 피드백 시스템을 활용해 물건을 집어 들고 감촉까지 느낄 수 있는 덕에 이곳 가상의 상점가에서는 실제로 물건을 사고파는 일까지 가능하다. 미스터 펫의 한국어판 표지 / 한스미디어 그렇게 프로젝트 완성을 코앞에 둔 시점, 서버 내 접속자 한 명이 계속 남아 있는 이상 징후가 발견된다. 프로젝트 책임자이자 새로운 시먼딩의 창조주이기도 한 ‘다산(大山)’ 허옌산과 부하 직원 옌루화는 함께 가상의 시먼딩 거리를 뒤지다 곧 이상접속자를 발견한다. 붉은색 모자와 상의를 입은 듯 보이는 익명의 이용자는 후두부에 상처를 입은 채 사망해 스스로 종료할 수 없었던 것. 조사 결과 사용자가 접속한 공간은 살인과는 무관했다. 머리 뒤에 상처를 입었으니 자살일 리도 없다. 명백히 가상현실 속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제1회 시마디 소지 추리소설상 수상작인 <버추얼 스트리트 표류기>는 최신 과학기술을 활용한 21세기형 본격 추리소설이라는 수상 요건에 정확히 부응하는 작품이다. 우선 본격 추리소설이라는 바탕에 걸맞게 몇 차례나 실제 시먼딩의 평면도를 펼쳐놓은 채 다산과 옌루화의 이동경로를 추측한다. 가상현실 안으로 들어가는 여러 개의 ‘전송문’과 이중으로 구성된 접속자 관리체계 등 가상현실만의 시스템을 활용한 ‘닫힌 구조’ 또한 충분히 새롭다. 그럼에도 특별한 점들은 오히려 본격 추리 요소 바깥에 잔뜩 놓여 있다. 작품은 크게 3부로 나뉘며 각 부는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4개의 장 중 3개의 제목은 ‘이립의 해’, 마지막 1장은 ‘딸’인데 제목에 따라 화자가 달라진다. 특히 ‘딸’의 장은 살인 사건을 다룬 ‘이립의 해’와는 의아할 정도로 다른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마치 다산의 영유아 딸의 시점인 듯 수상한 기운을 풍기며 전개되는 이야기는 장이 거듭될수록 강(强)인공지능에 매달렸던 다산의 과거와 합일되며 그 정체를 분명히 한다. 또한 옌루화의 서술로 진행되는 ‘이립의 해’ 역시 자신보다 고작 12살 많은 양엄마 판웨이양과의 기묘한 인연이 살인 사건의 실체와 서서히 맞닿는다. 이윽고 다산은 거짓 자수를 하고, 옌루화는 다산이 범인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진범의 정체를 추리한다. 힘의 80%밖에 발휘되지 않도록 설계된 힘 피드백 시스템의 공고한 법칙을 깨고 사람을 죽인 것은 과연 어떤 트릭, 아니 무엇이었을까? 그동안 본격 추리소설은 살인을 고작 게임처럼 그려냈다는 비판과 늘 맞닥뜨려야 했다. 그런 면에서 차라리 이 작품은 인간성을 탐구하는 문학 본연의 답에 가깝다. 이야기는 살인범을 찾는 미스터리이기 이전에 결국 가족이라는 연대의 기저와 이를 힘겹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모든 사건의 바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품의 부수적인 플롯처럼 보이는 이야기들이 하나로 합일되고 더불어 ‘딸’의 장이 거듭될수록, 다산이 정말로 지키고자 했던 것은 물론 범인마저 자연히 모습을 드러낸다. 게다가 모든 이야기는 작중 여러 번 언급되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처음과 끝이 하나로 맞물린 명민한 순환 고리로 완성된다. 그 순환 고리란 결국 복수와 용서가 머리와 꼬리를 문 모양새로, 책장을 덮자마자 다시 첫 페이지를 펼치게 되는 것 역시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SF와 미스터리, 두 장르의 장점이 절묘하게 합치된 덕에 인간성에 대한 질문마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야말로 새로운 미스터리소설이다.
장르물 전성시대
[운동설계]고령자에게 적합한 실내운동, 스트레칭
[운동설계]고령자에게 적합한 실내운동, 스트레칭(2019. 09. 23 14:23)
2019. 09. 23 14:23 건강
스트레칭은 주로 본운동에 들어가기 전에 몸을 푸는 준비운동의 형태로 이루어지는 신체활동을 의미한다. 크게 정적 스트레칭과 동적 스트레칭으로 나뉜다. 정적 스트레칭은 하나의 동작을 수행할 때 신체를 최대한 늘려 10∼20초를 유지하면서 관절의 가동범위를 증가시킨다. 동적 스트레칭은 신체를 움직이면서 관절의 가동범위를 늘리는 움직임을 의미한다. 정적 스트레칭이 각 관절의 가동범위를 증가시킨다면 동적 스트레칭은 심장의 박동수를 늘려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자율신경을 활성화한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이러한 스트레칭은 실내에서도 가볍게 할 수 있어 65세 이후의 노년층에 적합한 신체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스트레칭 순서는 목부터 시작해 어깨, 팔, 다리, 그리고 가슴과 허리의 순서로 실시하는 것이 좋다. 심장에서 가장 먼 부위에서 시작해 가까운 부위로 옮김으로써 몸에 무리가 덜 가게 하기 위해서다. 스트레칭을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보려면 정확한 자세로 10∼20초 정도 실시해야 한다. 호흡을 자연스럽게 하고, 이완되는 근육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과도하게 근육을 이완시키거나 무리하게 힘을 주게 되면 오히려 다칠 수 있다. 정적 스트레칭의 종류는 인터넷의 동영상을 보면서 동작을 자연스럽게 따라 하는 것이 좋다. 수건이나 기구를 이용해 스트레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동적 스트레칭은 과거에 실시했던 맨손체조 동작을 응용해 실시하거나 의자 등 기구를 이용하는 게 좋다. 목돌리기, 팔꿈치 원 그리기, 팔펴서 원 그리기, 양손으로 의자 잡고 다리 들어 옆으로 올리기, 한 손으로 의자 잡고 무릎 들어 올리기 등은 실내에서도 쉽게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정적 스트레칭을 5∼10분 정도 실시하다가 자신의 체력에 맞는 수준으로 동적 스트레칭을 10∼20분 실시하는 것이 좋다. 특히 노령층이 정적 스트레칭을 실시할 때에는 신체를 과도하게 이완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상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적 스트레칭을 실시할 때에도 어려운 동작을 무리하게 따라 하게 되면 근육통을 유발시킬 수도 있다. 노령층은 근력이 감소하기 쉽고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매일 20분씩 스트레칭을 실시해 전신 근력과 유연성을 유지하여 낙상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7년 <근골격 과학> 저널에서 나카무라 연구팀은 평균 75.9세인 건강한 고령 여성 15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칭 효과를 측정했다. 5분간 발목 정적 스트레칭을 실시한 후 장딴지에 있는 가자미근의 탄성을 측정한 결과 측정 전과 후에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하였다. 이것은 정적 스트레칭이 발목의 탄성계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노령층의 낙상 방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김태영 교수(한국외대 글로벌스포츠건강문화센터장)> 2019년 <스포츠 과학과 의학> 저널에서 주(Zhou) 연구팀은 평균 63.2세의 남녀 1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정적 스트레칭, 무부하 동적 스트레칭, 부하(0.25㎏) 동적 스트레칭, 부하(0.5㎏) 동적 스트레칭 그룹으로 나누어 고관절 부위의 ‘굴근(flexion)’과 ‘신전(extention)’을 실시한 직후 및 60분 후 관절의 가동범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정적 스트레칭보다는 동적 스트레칭에서 고관절의 가동범위가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정적 스트레칭보다는 동적 스트레칭이 효과가 높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나이를 먹어 고령자가 되면 관절의 가동범위가 좁아지고 유연성이 감소한다. 때문에 낙상으로 인한 골절로 장기간 신체활동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20분씩 정적 스트레칭은 물론 동적 스트레칭을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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