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옵션
닫기
범위
전체
제목
본문
기자명
연재명
이슈명
태그
기간
전체
최근 1일
최근 1주
최근 1개월
최근 1년
직접입력
~
정렬
정확도순
최신순
오래된순

레이디경향(총 17 건 검색)

스페인 '종이의 집' 배우들, 하회탈 들고 한국 응원
스페인 '종이의 집' 배우들, 하회탈 들고 한국 응원
2022. 06. 14 16:51 문화/생활
‘종이의 집’ 스페인 원작에 출연한 배우들이 박해수 배우에게 선물받은 전통 하회탈을 들고 응원 인증샷을 촬영했다. 넷플릭스 제공“스페인에서 시작된 축제가 한국에서 새롭게 다시 열린다.” 넷플릭스가 오는 24일 한국판 리메이크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공개를 앞두고 원작의 나라, 스페인에서 온 깜짝 선물을 전했다.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며 벌이는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 공개를 앞두고 뜨거운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원작인 스페인의 ‘종이의 집’ 배우들이 한국판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을 응원하며 특별한 사진 을 촬영했다. 사진 속에는 페드로 알론소(베를린), 이치아르 이투뇨(라켈), 엔리케 아르세(아르투로), 에스테르 아세보(모니카), 파트리크 크리아도(라파엘)가 하회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에게 하회탈이 전해진 것은 지난 2021년 ‘종이의 집’ 파트 5의 공개를 앞두고 진행된 글로벌 팬 이벤트에서 있었던 특별한 약속 덕이다. 극중 주인공들은 강도 행각을 벌일 때 ‘탈’을 쓰고 세계 주요 도시명을 이름으로 쓰며 신원을 감춘다. 페드로 알론소가 ‘한국판’에서 베를린 역을 연기한 박해수에게 살바도르 달리 가면을 선물했고, 이에 대한 화답으로 박해수가 팬 이벤트를 위한 영상 축전에서 당시 베일에 가려졌던 한국 천재 강도단의 가면을 선물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긴 것. 박해수의 깜짝 등장과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의 제작 소식에 스페인 현지의 모든 배우와 관객들은 뜨거운 환호를 보냈고, 뒤이어 하회탈을 선물 받은 배우들이 애정 어린 인증샷을 보내온 것이다. “스페인 ‘종이의 집’에서 달리 가면은 자유의 의미를, 우리나라 하회탈은 해학성을 담고 있다”는 박해수의 말처럼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이자 자유와 저항의 상징인 살바도르 달리의 가면과 한국 전통의 하회탈은 서로 다른 듯 닮은 의미를 품고 있다. 또한 자국의 문화적 특성이 담긴 시그니처 아이템을 주고받은 두 작품은 양질의 콘텐츠가 언어와 국경을 넘어 전 세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좋은 예로 남을 거란 기대가 크다. “스페인에서 시작된 축제가 한국에서 새롭게 다시 열린다는 기분으로 즐겨주셨으면 좋겠다”는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류용재 작가의 바람처럼 한국, 스페인, 나아가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스페인 원작 배우들의 하회탈 인증샷을 공개하며 기대를 높이고 있는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파트1은 오는 6월 24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그녀의 소비생활_스페인 편]스페인댁의 연말맞이
2014. 12. 02 16:16 리빙
결혼 후 다시 돌아온 바르셀로나. 아무래도 연애 시절보다는 더 알뜰하고 실속 있게 지내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미슐랭 스타 셰프의 타파스 집에서 저렴하게 고급 요리를 즐기고, 통합권을 이용해 알뜰하게 놀이동산을 다녀오며 달달한 연말을 맞이했다. 바르셀로나 근교 놀이동산, 포르트 아벤투라 바르셀로나 남쪽 타라고나(Taragona)에 위치한 스페인 최고 규모의 놀이동산, 포르트 아벤투라(Port Aventura).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다녀오자며 설레는 마음으로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기차역에서 45유로(약 6만9천원)의 통합권을 구입하면 포르트 아벤투라 역까지 기차로 왕복이 가능하고, 놀이동산 내 대부분의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왕복 3시간에 이르는 기차표가 포함된 것을 생각하면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이다. 도시락을 싸가는 것으로 비싼 식사비도 아낄 수 있었다. 바르셀로나에서 타라고나까지는 기차가 해변을 따라 달리기 때문에 시체스를 비롯해 그림 같은 바닷가 경치를 감상하며 이동할 수 있다. 포르트 아벤투라 근처에는 코스타 도라다(Costa Dorada) 해변이 위치해 있다. 롤러코스터를 타고 최고 높이에 이르면, 떨어지기 직전 긴장이 고조되는 순간 멀리 아름다운 바다가 보인다. 평일이라 사람들이 많지 않아 인기가 많은 시설들도 오래 기다리지 않고 이용할 수 있었다. 세계 최고의 롤러코스터로 선정됐다는 드래곤 칸(Dragon Khan)은 명불허전, 숨 막히게 짜릿하고 재미있었다. 목이 쉬도록 소리도 지르고 한 번 더 탑승한 뒤 후들거리는 다리로 걸어 나왔다. 바르셀로나 화장품, 바이빠세 클렌징 워터 바르셀로나의 물엔 석회질이 많이 포함돼 있다. 설거지해둔 그릇에 하얀 얼룩이 생길 정도다. 그만큼 식수부터 씻는 물까지 물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되는데, 세안을 할 때도 유럽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클렌징 워터로 씻곤 한다. 그러던 중 알게 된 스페인 바르셀로나 화장품 브랜드, 바이빠세(Byphasse). 파라벤과 알코올 성분이 없는 순한 제품이라 일단 안심이며 클렌징 워터가 특히 유명하다. 기존에 사용하던 프랑스 약국 브랜드 바이오더마에 비해 월등히 저렴하면서도 잘 씻기고 촉촉해 무척 마음에 든다. 500ml 제품의 가격이 3.5유로(약 4천8백원)에 불과한 것도 큰 장점이다. 최근 일본의 유명 뷰티 프로그램에서 바이오더마를 제치고 클렌징 워터 부문 1위를 차지해 한국에서도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더니 국내 판매가 시작됐다고 한다. 미슐랭 스타 셰프의 타파스 맛집, 비차라꾸 남편이 근무했던 미슐랭 원 스타 레스토랑, 유에르나(Lluerna)의 수석 셰프가 바르셀로나 도심에 캐주얼한 타파스 집 비차라꾸(Bitxarracu)를 오픈했다. 정통 카탈란(카탈루냐 지방) 음식을 기본으로 분자 요리와 저온 조리를 응용해 창의적이고 아름다운 음식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셰프라 오픈 전부터 기대가 컸다. 과연 기대만큼 맛도 만족스러웠다. 일반 타파스 레스토랑들보다 저렴한 가격에 미슐랭 레스토랑의 근사한 맛을 가져온 것. 질 좋은 하몽과 와인은 물론 정통 스패니시 크로켓, 부티파라 등 메뉴 하나하나가 훌륭한 맛과 품질을 지니고 있음에도 가격대가 저렴하다. 4가지 타파스와 음료 그리고 디저트 메뉴 1가지를 포함한 코스가 점심, 저녁 구분 없이 단 15유로(약 2만3천원)다. 한국 음식에 유난히 관심이 많은 셰프가 새 메뉴로 내놓은 SAM(쌈)도 재미있다. 저온 조리로 부드럽게 익힌 삼겹살과 민트 잎을 곁들인 쌈 채소를 함께 내놓는다. 맛이 좋다고 알은체를 했더니 곧 양념치킨을 응용한 메뉴도 나올 거라고 귀띔해주었다. 오픈 석 달 만에 저녁이면 빈 테이블을 찾기 힘든 것을 보니 조만간 우리도 지금처럼 예약 없이 편하게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 Profile 이희진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맛있는 스페인을 보여준 한국인 셰프와 사랑에 빠져 결혼에 골인, 현재는 예쁜 바르셀로나 아파트를 여행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 대학 졸업 후 방송사 풍물 리포터로 활약했던 경험을 살려 바르셀로나 곳곳을 누비며 정열의 나라 스페인의 소비생활을 소개한다. 블로그(http://ol_v_lo.blog.me)를 통해 그녀의 바르셀로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그녀의 소비생활_스페인 편’은 이달을 끝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기획 / 노정연 기자 ■글&사진 / 이희진>
그녀의 소비생활
[그녀의 소비생활_스페인 편]‘품절녀’가 알려준 실속 결혼 준비
2014. 11. 05 15:29 문화/생활
바르셀로나에서 만난 연인과 결혼식을 올린 10월은 특별하고도 잊을 수 없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비자 갱신과 웨딩 사진 촬영, 신혼여행 준비까지, 바쁘게 결혼 준비를 마치고 드디어 ‘품절녀’ 대열에 합류! 정신없던 결혼 준비 과정도 모두 행복한 추억이 됐다. 텍스 리펀 결혼을 준비하다 보니 구입할 것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마침 신랑의 비자가 만료돼 텍스 리펀이 가능해졌다. 품목별로 다르지만 구입가의 5~15% 정도에 해당하는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었으니, 마치 바르셀로나에서 묵직한 축의금이라도 받은 기분이었다. 텍스 리펀은 관광객이 비유럽권 국가로 출국시 유럽 내에서 구매한 내역에 대해 받을 수 있다. 스페인의 경우 한 매장에서 당일 90유로(약 12만2천원) 이상 구매시 텍스 리펀 영수증을 받을 수 있고, 공항에서 품목 검사 후 파란 도장을 찍어주면 현금 혹은 신용카드로 환급받게 된다. 비행시간에 쫓기다 보면 아깝게 놓칠 수도 있으니 바르셀로나 카탈루냐 광장 지하에서 미리 현금으로 환급받아두면 편리하다. 환급받은 유로를 모두 쓰고 갈 수 있으니 더욱 실속 있다. 단, 이때는 공항에서 받는 텍스 리펀 심사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미리 환급받고 공항에서 도장을 받지 못할 경우 20%의 벌금이 환급시 등록해야 하는 신용카드에서 빠져나간다. 바르셀로나에서 부케를 결혼식은 가족이 있는 한국에서 치르기로 했다. 한국행을 앞두고 사진을 전공한 친구의 도움을 받아 바르셀로나에서 웨딩 사진 몇 컷을 미리 찍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작은 부케는 있어야 웨딩 사진 분위기가 날 듯해 부케를 사기 위해 평소 즐겨 찾는 꽃 도매시장으로 향했다. 전 세계 어느 곳이나 결혼을 앞둔 신부는 가장 대접받는 1등 고객이다. 부케 이야기가 나오기 무섭게 일찍이 한 번도 본 적 없었던 옆 건물 사무실로 우리를 안내했다. 기본이 50유로(약 6만8천원)부터라는 카탈로그 속 부케들은 생각 외로 촌스럽고 화려해 난감했지만, 그 상황이 재미있어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그저 가볍게 손에 들고 사진 몇 장 찍을 거라며 양해를 구하고 사무실을 빠져나와 매장에서 하얀 꽃 몇 송이를 골라 부케 스타일로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꽃집 아저씨가 현란한 손놀림으로 만들어준 꽃다발은 기다란 잎들이 삐죽삐죽 올라온 강렬한 이미지의 부케로, 가격은 25유로(약 3만4천원). 하지만 소박하고 수수한 느낌을 원했기에 부케의 화려한 장식들은 제거하고 연애의 추억이 담긴 레알 광장과 보른 지구 등을 다니며 우리만의 웨딩 사진을 찍었다. 만다리나덕 캐리어 올해 부쩍 자주 여행을 하다 보니 대형 캐리어가 필요했다. 수명을 다한 기존의 샘소나이트 캐리어를 대체해줄 튼튼한 가방을 찾기 위해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아웃렛, 라 로카 빌리지를 찾았다. 바르셀로나 도심에 있는 카탈루냐 광장에서 아웃렛까지는 셔틀버스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왕복 12유로(약 1만6천원)의 교통비를 내고 나면 꼭 ‘득템’해야겠다는 사명감이 든다. 평소 눈여겨봐뒀던 만다리나덕 여행용 캐리어에 아웃렛 가격에서 추가 세일이 적용되고 있었다. 한국에서 40만원대인 캐리어가 바르셀로나 엘 꼬르테 잉글레스 백화점에서는 1백90유로(약 25만8천원)였는데, 아웃렛에선 1백35유로(약 18만3천원)였다. 추가 할인까지 적용하니 무려 1백 유로(약 13만5천원)! 이럴 때는 망설일 필요가 없다. 직원조차 흔히 만나기 힘든 기회를 잡은 거라며 한껏 부추긴다. 부드럽게 굴러가는 4개의 바퀴도 좋고, 튼튼하고 가벼워 무척 마음에 든다. 수화물로 몇 번 부치고 나면 금세 헌 가방이 되는 게 대형 캐리어의 숙명이지만, 그래도 지금은 참 때깔 좋고 예쁘다. 새 가방에 짐을 싸는 기분이 무척이나 설렌다. profile 이희진은… 한국인 셰프와 사랑에 빠지고 결혼에 골인, 현재는 예쁜 바르셀로나 아파트를 여행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 대학 졸업 후 방송사 풍물 리포터로 활약했던 경험을 살려 바르셀로나 곳곳을 누비며 정열의 나라 스페인의 소비생활을 소개한다. 블로그(http://ol_v_lo.blog.me)를 통해 그녀의 바르셀로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기획 / 노정연 기자 ■글&사진 / 이희진>
그녀의 소비생활
[그녀의 소비생활_스페인 편]한국보다 스페인에서 더 저렴한 것은?
[그녀의 소비생활_스페인 편]한국보다 스페인에서 더 저렴한 것은?
2014. 10. 10 15:29 문화/생활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한국과 스페인은 다른 점이 많다. 토마토가 들어가는 음식이 많은 만큼 한국보다 토마토의 종류가 다양하고 저렴하며, 오래된 집들이 많아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열쇠를 사용한다. 지로나 나들이 유난히 일찍 눈을 뜬 일요일 아침, 문득 지로나(Girona)에 가고 싶었다. 스페인의 피렌체로도 불리는 지로나는 오냐르(Onyar) 강을 따라 서 있는 알록달록한 집들의 모습이 참 예쁜 바르셀로나 인근 도시다. 바르셀로나에서 100km가량 떨어져 있는데, 예전에는 기차로 1시간 15분 정도 걸렸지만 이제는 고속철인 AVE가 이 구간을 운행하면서 40분 내에 이동이 가능해졌다. 요금은 바르셀로나 산츠-지로나 구간 15.9유로(약 2만1천원). 그리 크지 않은 도시라 하루 나들이 코스로 충분하다. 살짝 욕심을 내어 ‘달리 미술관’으로 유명한 피게레스(Figueres)에 먼저 들렀다가 지로나를 거쳐 돌아오기로 했다. 피게레스에서 지로나까지는 고속철로 15분 거리다. 모든 상점들이 문을 닫는 일요일이라 구시가지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순 없었지만 한산한 골목들을 걷는 것도 운치 있게 느껴지는 하루였다. 한여름만큼 햇살이 뜨겁지 않아 오냐르 강변을 걸어 지로나 대성당을 방문하고 구시가지의 성곽을 따라 산책하는 길이 한결 수월했다. 다양한 종류의 토마토 토마토를 빼고는 유럽의 음식, 특히 스페인과 이탤리언 요리를 말할 수 없다. 쓰임새가 많은 만큼 토마토의 종류도 무척 다양해서 시장이나 슈퍼마켓에 가면 토마테 라마, 토마테 페라, 토마테 라프, 토마테 오텔로 등 가지각색의 토마토를 만날 수 있다. 오늘은 과즙이 풍부해 판 콘 토마테(Pan Con Tomate)라는 카탈루냐 전통 빵을 만들기에 적합한, 줄기에 주렁주렁 달린 토마토인 토마테 라마(Tomate Rama)가 몇 알 필요했다. 기왕이면 좋은 토마토로 사서 맛있게 먹자며 평소 눈여겨봤던 한 유기농 식품점으로 향했다. 이곳은 가격이 조금 비싸기는 하지만 상점 내부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기분이 드는 곳이다. 토마토의 가격은 1kg당 보통 2.5유로대(약 3천원). 한국에 비하면 정말 저렴하다. 근사하게 전시돼 있는 때깔 좋은 토마토를 집어 저울에 달고 가격표를 붙여 계산대로 향했다. 열쇠 복사하기 집 열쇠를 복사할 일이 생겼다. 한국에서는 이제 대부분 카드키나 번호키를 주로 사용해 열쇠 꾸러미를 들고 다니는 일이 드물지만 유럽에서는 아직도 지어진 지 수백 년 된 고풍스러운 건물에 삐거덕 소리가 나는 철문, 혹은 두꺼운 나무문을 기다란 열쇠로 연다. 열쇠도 마치 고대 비밀의 문을 열어야 할 것 같은 앤티크한 모양이 대부분이다. 열쇠의 종류가 워낙 다양하고 집 자물쇠가 50년 이상 된 경우 딱 맞는 열쇠를 찾기 어려울 때도 종종 있다. 동네에서 가장 큰 열쇠집으로 갔다. 아니나 다를까, 이 기다란 열쇠는 복사비도 비싸다. 열쇠 2개의 복사비가 무려 25유로(약 3만3천원). 다시는 잃어버리지 말아야겠다. 구시가지 보른에서 충동 구매한 핑크 토끼 열쇠고리에 달아 소중히 가방 안쪽에 넣었다. profile 이희진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맛있는 스페인을 보여준 셰프와 사랑에 빠져 결혼에 골인, 현재는 예쁜 바르셀로나 아파트를 여행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 대학 졸업 후 방송사 풍물 리포터로 활약했던 경험을 살려 바르셀로나 곳곳을 누비며 정열의 나라 스페인의 소비생활을 소개한다. 블로그(http://ol_v_lo.blog.me)를 통해 그녀의 바르셀로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기획 / 노정연 기자 ■글&사진 / 이희진>
그녀의 소비생활
[그녀의 소비생활_스페인 편](9) 알뜰한 가격으로 맛보고 즐기는 바르셀로나
[그녀의 소비생활_스페인 편](9) 알뜰한 가격으로 맛보고 즐기는 바르셀로나
2014. 08. 29 15:46 요리
스페인에서는 물가에 비해 유독 외식비가 비싼 편이다. 그렇다고 맛있는 음식들을 포기할 수는 없는 법. 가벼운 주머니로 입 안을 만족시키는 먹을거리와 미술관들을 둘러볼 수 있는 아트 티켓을 소개한다. 블라이 길의 모퉁이 집 바르셀로나 파랄레(Parallel) 지하철역 근처 블라이(Blai) 길은 저렴한 술집과 식당이 밀집된 거리다. 이곳에서는 빵 위에 다양한 재료를 얹고 꼬치로 고정해 손으로 집어 먹을 수 있는 핀초와 맥주 한 잔 세트가 단돈 2유로대(약 2천7백원)에 형성돼 있다. 관광객들에게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언제나 많은 사람들이 바글대는 곳으로 클러빙을 하듯 이 가게 저 가게를 돌아다니며 한 잔씩 술을 즐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얼마전 이곳에서 마음에 쏙 드는 집을 찾아내고야 말았다. 모퉁이 집이라는 뜻의 라 에스키니타(La Esquinita)는 주문하는 메뉴마다 양과 가격, 맛 모두 만족스러웠다. 우리나라 양념치킨 소스와 비슷한 맛을 내는 달콤새콤한 특선 소스가 일품인 미트볼, 푸짐한 양의 케이준샐러드와 함께 둘이서 맥주를 실컷 마시고도 20유로(약 2만8천원)도 안 되는 가격을 지불했다. 단골집이 될 것 같은 예감이다. 꼭 맛봐야 할 요리, 바칼라우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특히 유명한 식품인 염장 대구, 바칼라우(Bacalau)는 참 맛있다. 염장 대구를 소금에 묻어 보관했다가 물에 담가 다시 염분을 빼고 조리하면 차지고 쫄깃한 식감의 대구 요리를 만들 수 있다. 스페인에서 꼭 맛봐야 할 요리 중 한 가지다. 음식의 재료는 같아도 지역마다, 집집마다 그 요리 방법이 천차만별이라 처음 가는 식당에서는 꼭 바칼라우를 맛보는 편이다. 아무래도 우리 입맛에는 언제나 살짝 짜게 느껴지는데, 이번엔 집에서 양파와 피망을 넣고, 질 좋은 올리브유로 버무린 에스퀘이사다(Esqueixada)를 만들어 먹기로 했다. 전통 재래시장, 보케리아에서 적당한 품질의 바칼라우를 250g에 4유로(약 5천5백원)를 주고 구입해 요리하니 세 사람이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아트 티켓 스페인은 천재 건축가 가우디뿐 아니라 피카소, 달리, 미로 등의 걸출한 예술가들을 많이 배출해냈다. 바르셀로나에선 30유로(약 4만2천원)의 아트 티켓을 구매하면 3개월간 시내의 지정된 6개 미술관(MNAC, MACBA, CCCB, 호안미로 미술관, 피카소 미술관, 안토니 타이페스 미술관)을 모두 관람할 수 있다. 이들 미술관 입장료는 총 57유로(약 8만원)이니 거의 반값에 입장할 수 있는 셈이다. 부지런히 문화생활을 해볼까 싶어 인터넷 예매를 통해 2유로 할인된 28유로(약 3만9천원)에 아트 티켓을 구입했다. 언제나 흥미로운 전시가 열리는 막바(MACBA)에서 첫 번째 티켓을 받고 나니 콩닥콩닥 가슴이 뛴다. 앞으로 근사한 작품들과 함께 풍요로운 주말을 보내야겠다. 여행자를 사로잡는 꿀시장 바르셀로나 고딕 지구에 위치한 산타마리아 델 피 성당 앞 광장에서는 종종 꿀시장이 열린다. 다양한 종류, 앙증맞고 예쁜 포장, 저렴한 가격 삼박자를 두루 갖춘 바르셀로나의 꿀은 여행자들에겐 언제나 쇼핑 목록 1순위이다. 꿀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모양의 향초, 전통적인 수제 치즈 등 지역 특산물이 함께 판매되고 있어 언제나 발길을 붙잡는 재미난 전통 시장이다. 우연히 길을 가다 꿀시장이 열린 것을 보고 처음 맛보는 밤꿀을 하나 샀다. 엄지만 한 사이즈의 자그마한 꿀이 1.7유로(약 2만3천원). 귀여운 스티커를 붙여 친구에게 선물해야겠다. profile 이희진은… 여행객들과 소통하며 즐거운 삶을 살고 있는 30대 중반의 싱글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직장생활과 가우디 투어 일을 병행하다 현재는 예쁜 바르셀로나 아파트를 여행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 대학 졸업 후 방송사 풍물 리포터로 활약했던 경험을 살려 바르셀로나 곳곳을 누비며 정열의 나라 스페인의 소비생활을 소개한다. 블로그(http://ol_v_lo.blog. me)를 통해 그녀의 바르셀로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기획 / 노정연 기자 ■글·사진 / 이희진>
그녀의 소비생활
[그녀의 소비생활_스페인 편](8)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의 먹을거리
2014. 08. 11 17:21 요리
여행에서 먹는 재미는 절대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그 지역의 특색과 전통을 직접 체험하는 좋은 방법이 될 뿐 아니라 맛있는 한 끼 식사만으로도 그간의 피로를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행복한 여행을 위한 일등 지침서, 안달루시아의 먹을거리를 소개한다. 차가운 토마토수프, 살모레호 무더운 스페인에서는 차가운 토마토수프를 전채 요리로 즐겨 먹는다. 그중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의 전통 음식 살모레호(Salmorejo)는 토마토와 채소, 빵을 갈아 만든 차가운 수프 위에 하몽과 삶은 달걀, 올리브유를 토핑으로 올려 먹는 안달루시아의 전통 음식이다. 오이와 향신료 향이 좀 더 강한 음료 형태의 스페인 토마토수프, ‘가스파초’보다는 되직하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특히 토핑으로 올리는 하몽이 심심할 법한 수프에 짭조름하고 향긋한 풍미를 더하고 식감을 좋게 해 환상적인 궁합을 이룬다. 이번 남부 여행에서는 정말이지 살모레호의 향긋한 맛에 푹 빠져 매 식사 때마다 전채 요리로 주문하곤 했다. 시원하고 향긋하게 입맛을 돋워 더욱 맛있게 식사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 남부 지방의 경우 대게 ‘메뉴 델 디아’(오늘의 점심 코스 요리)의 첫 번째 요리에 포함된 경우가 많고, 별도로 주문할 경우 남부 지방 기준으로 4~6유로(5천~8천원) 선이다. 상어 친구, 카쏜 카디스에 도착한 첫날 저녁엔 카디스 출신의 스페인 친구, 막시가 추천해준 바닷가 맛집을 찾았다. 관광객들에겐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정감 가는 이 식당의 주인아저씨는 시종일관 살뜰하게 우리를 챙겨주어 지방 소도시의 인심을 담뿍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바르셀로나에 살고 있으니 카디스에서만 먹을 수 있는 전통 음식을 추천해달라고 주인아저씨께 부탁드렸다. 로메스코소스를 곁들인 가지튀김과 함께 데친 새우, 다양한 생선, 해물밥 등 해안 도시답게 풍성한 해산물 요리를 추천해주었고, 그 맛은 정말 최고였다. 특히 작은 상어처럼 생겨 우리가 상어 친구라고 부르는 카쏜(Cazon)은 대서양에서 주로 잡히는 어종으로 쫄깃하고 탱글한 생선살이 참 맛있다. 그 맛이 아귀와 비슷하다. 튀김옷을 얇게 입혀 팬에 바삭하게 튀긴 카손에 소금 뿌린 토마토와 레몬을 곁들여 먹으니 정말 흡족했다. 작고 하얀 새우, 카마론 스페인의 남쪽 끝에 있는 카디스는 밝고 환한 해안 도시다. 고층 빌딩이 즐비한 해변의 신시가지 지역과 항구와 시장, 시청이 있는 구시가지가 독특한 각자의 매력을 뽐낸다. 카디스의 한 골목에서 종이 고깔에 새우를 담아 팔고 있는 아저씨를 만났다. 소금 외에는 일절 아무 양념도 하지 않은 데친 새우인 카마론(Camaron)을 한가득 담아주시는데 무척 먹음직스럽고 싱싱해 보였다. 2유로(2천7백원)에 고깔 하나를 구입해 모두 함께 맛이나 보자고 했는데 이게 웬걸, 자꾸만 손이 간다. 작은 새우를 몇 마리씩 손으로 집어 통째로 입에 털어 넣으면 껄끄럽게 남는 것도 없이 고소했다. 네 사람의 손이 바쁘게 움직여 새우는 금세 동이 나버렸다. Profile 이희진은… 여행객들과 소통하며 즐거운 삶을 살고 있는 30대 중반의 싱글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직장 생활과 가우디 투어 일을 병행하다가 현재는 예쁜 바르셀로나 아파트를 여행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 대학 졸업 후 방송사 풍물 리포터로 활약했던 경험을 살려 바르셀로나 곳곳을 누비며 정열의 나라 스페인의 소비생활을 소개한다. <■기획 / 노정연 기자 ■글&사진 / 이희진>
그녀의 소비생활
[그녀의 소비생활_스페인 편](7) 그라나다로 떠난 가족 여행
[그녀의 소비생활_스페인 편](7) 그라나다로 떠난 가족 여행
2014. 07. 15 15:36 문화/생활
엄마와 동생이 멀리 스페인으로 날아왔다. 이참에 그동안 혼자서는 엄두를 내지 못했던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으로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기왕 가는 거 알람브라 궁전이 있는 그라나다에서 시작해 유럽의 테라스라 불리는 네르하, 남쪽 섬도시 카디스, 협곡의 도시 론다, 세비야를 거쳐 톨레도와 마드리드를 유람하고 바르셀로나로 돌아오는 열흘간의 긴 여정을 계획했다. 그라나다 카드 알람브라 궁전 티켓은 인터넷 예매분이 금세 소진되는 편이라 예매를 서둘러야 했는데 놓치고야 말았다. 당일 아침 일찍 줄을 서 현장에서 표를 사야 할 판이었다. 아무래도 불안해 그라나다에 도착해 방법을 찾다가 ‘그라나다 카드’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3일권 카드의 경우, 그라나다 시내 7곳의 수도원과 성당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고, 그라나다 대중교통을 5회까지 무료 탑승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알람브라 나스르 궁전 입장이 가능하다는 것! 가격은 33.5유로(약 4만6천원). 15.4유로(약 2만1천원)인 궁전 통합 입장 티켓의 두 배가 넘는 가격이긴 하지만 궁전 외에 두세 곳만 더 입장해도 본전이니 무척 훌륭한 옵션이다. 카드에는 소지인의 이름과 나스르 궁전 입장 시간이 적혀 있고, 입장시 바코드를 대기만 하면 무사 통과라 무척 편리하다. 알람브라 궁전의 모습을 정면에서 볼 수 있는 산 니콜라스 전망대행 31번 버스도 무료 탑승해 세계문화유산인 알 바이신 지구를 속속들이 보며 꼭대기까지 오를 수 있었다. 저비용 항공과 렌터카 대중교통으로는 소화하기 힘든 일정인지라 바르셀로나에서 그라나다까지는 우선 저비용 항공을 이용해 이동하고 이후로는 렌터카를 빌려 다니기로 했다. 짐꾼 예비 사위가 동행해 여자 셋과 남자 하나, ‘꽃보다 누나’ 스페인 편이 됐다며 ‘하하호호’ 즐거운 여행길에 올랐다. 유럽 내 이동을 수월하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 저비용 항공은 미리 가격 검색을 해두면 뜻밖의 수확을 건질 수도 있다. 보통 티켓은 화·수·목요일이 저렴하고, 이동이 조금 불편할 수 있는 이른 시간과 늦은 시간이 가장 저렴하다. 우리는 일요일 출발이었지만 오전 7시 30분의 이른 항공편을 이용하면서 바르셀로나에서 그라나다로 이동하는 티켓을 4인이 210유로(약 30만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830km 정도 떨어진 거리에 2시간 정도 소요됐다. 렌터카는 그라나다에서 픽업해 마드리드에서 반납하는 8일간의 일정으로 허츠(Hertz)에서 185.96유로(약 25만원)에 결제했다. 이용기간이 길어질수록 저렴하게 빌릴 수 있지만, GPS와 오토매틱 옵션을 선택할 경우 가격이 어마어마하게 치솟곤 한다. 장기 여행일 경우 GPS를 따로 구매하는 편이 도리어 저렴하다는 게 함정. 골드 카(Gold Car), 에이비스(Avis) 등 타 렌터카 업체들과 가격을 비교해 결정하면 된다. 푸짐한 그라나다 타파스 그라나다를 다녀온 사람들이 한결같이 이야기하는 가장 즐거웠던 기억은 음료 한 잔만 시켜도 함께 따라 나오는 무료 타파스(한 접시 음식)이다. 맥주, 와인 등 술 외에 모든 음료에 해당된다. 음료 한 잔에 무료 타파스 하나. 음료 가격은 보통 2유로(약 2천7백원)대로 맥주 몇 잔 마시다 보면 무척 저렴한 가격에 거나한 저녁을 즐길 수 있다. 맛있는 타파스 집을 고르는 요령은 누에보 광장 가까이에 있는 관광객 위주의 식당에서 살짝 벗어나 두 골목 정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광장 근처의 식당에선 보기에만 예쁜 핀초(바게트 한 조각 위에 다양한 재료의 토핑이 올라간 음식)만 계속 나오는 경우가 많다. 또 하나의 요령은 이 집 저 집 돌며 타파스 투어를 하지 말고 한 집만 공략하는 것. 대부분의 식당들이 음료가 계속 추가될수록 점점 맛있는 타파스를 내어주곤 한다. 나름 요령껏 많은 식당을 섭렵하려다간 첫 잔에 제공되는 애피타이저만 잔뜩 먹기 십상이다. 넷이서 정말 배가 터지도록 음식을 먹고 주종도 다양하게 술을 마셨건만 받은 계산서에는 고작 32유로(약4만5천원)가 찍혀 있었다. 바르셀로나에서라면 정말 어림도 없는 가격이다. 한껏 취기가 오른 얼굴로 흥이 나 알람브라 궁전의 야경을 보기 위해 산 니콜라스 전망대에 오르니 밤공기도 산뜻하고 별천지에 온 듯한 기분이었다. 그라나다는 정말 사랑스럽다. Profile 이희진은… 여행객들과 소통하며 즐거운 삶을 살고 있는 30대 중반의 싱글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직장 생활과 가우디 투어 일을 병행하다가 현재는 예쁜 바르셀로나 아파트를 여행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 대학 졸업 후 방송사 풍물 리포터로 활약했던 경험을 살려 바르셀로나 곳곳을 누비며 정열의 나라 스페인의 소비생활을 소개한다. <■기획 / 노정연 기자 ■글&사진 / 이희진>
그녀의 소비생활
행복한 셰프가 행복한 요리를 만든다…스페인 셰프 엘란츠 고로스티자
행복한 셰프가 행복한 요리를 만든다…스페인 셰프 엘란츠 고로스티자
2014. 07. 02 15:23 화제
바스크인의 후예답게 ‘주방의 마술사’로 불리며 전 세계를 무대로 활약 중인 스타 셰프 엘란츠 고로스티자. 예상보다는 과묵했지만 그는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앞으로 행복해지면 되는 것이 인생 아니냐”라며, 짧지만 인터뷰 취지에 걸맞은 명쾌한 답을 주었다. 물론 여기에 몸에도 좋고 맛있는 음식이 함께라면 금상첨화라고. 얼마 전 JW메리어트호텔 서울은 국내외 유명 셰프를 초청해 그들의 음식과 철학을 선보이는 자리 ‘컬리너리 아트’ 디너 갈라를 열었다. 이 자리에 스페인 셰프 엘란츠 고로스티자(33)도 초청돼 서울을 방문했다. 현재 그는 스페인 최남단에 위치한 테네리페 섬의 5성급 아버마 스파앤골프 리조트의 M.B 레스토랑을 총괄하고 있다. 이곳은 미슐랭2스타를 받은 유명 레스토랑이다. 그는 4박 5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두 번의 디너 갈라와 각종 언론 인터뷰, 디너 갈라에 사용할 식재료를 고르러 장보러 가는 일 등을 소화해야 했다. 빠듯한 일정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나의 일이니까 즐겁다”라고 답했다. 기자는 그가 이야기를 더 들려줄 것이라고, 그럴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음 질문을 하지 않고 그가 말을 이어가기를 기다렸다. 잠깐의 침묵이 흘렀고, 그 공백은 그의 대답이 끝이라는 것을 대신 말해줬다. 그는 외국 영화에 등장하는 수다스러운 유럽 남자 캐릭터가 아니었다. 무뚝뚝했다. 그 상황이 참으로 멋쩍어 인터뷰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폭소를 터트리고야 말았다. 이렇게 그와 음식과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바스크인의 후예는 누구나 요리사! “스페인과 바스크는 전혀 다른 곳입니다. 민족도 다르고, 일부 언어도 다릅니다. 제가 요리에 소질이 있는 건, 바스크의 혈통을 물려받았기 때문일 겁니다. 바스크에서 가장 중요한 문화는 음식이거든요. 어린 시절 부엌에서 할머니와 어머니께서 음식 만드는 모습을 보며 서툰 솜씨로 무언가를 만들어보기도 했어요. 그게 제 인생 최초의 요리였죠.” 그는 프랑스와 스페인이 국경을 이루는 피레네 산맥 부근의 알라바, 기푸스코아, 비스카야 3개 주로 구성된 바스크 지방의 게초에서 태어나 자랐다. 자신의 고향을 소개하면, 헷갈려 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몇 번 더 정확히 발음했다. 바스크, 바스크! 그에 따르면 그가 자란 바스크 지방에는 반경 40km 안에 미슐랭 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이 무려 25개가 있다고 한다. 뉴욕, 런던, 파리, 도쿄 등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진풍경이라고 한다. 이어 그가 무척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미슐랭 3스타를 부여받은 레스토랑 8곳 중 4곳이 바스크 지방에 있습니다. 놀랍지 않으세요? 그만큼 바스크의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요리 감성을 갖고 태어나는 것 같습니다. 가족 모임이 열리는 날이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요리를 준비하는 모습이 일반적이에요. 그런 모습을 보고 자라면서 요리에 대한 꿈을 키우게 됐지요.” 그는 셰프가 되기 위해 학교에서 공부하는 대신, 동네 유명 식당에 취직하는 것을 택했다. 일찌감치 부모의 곁을 떠나 독립해 하루에 80개 이상의 양파와 감자 껍질을 벗겼다. 그의 나이 16세 때다. 부모는 그가 레스토랑에서 허드렛일을 시작한 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다. 아들의 꿈을 존중했기 때문이다. 어깨너머로 셰프들이 요리하는 것을 구경만 하던 그에게 어느 날 꿈만 같은 행운이 찾아들었다. 셰프 한 명이 화상을 입어 한동안 출근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언젠가 저는 반드시 셰프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어른들께 자주 했습니다. 요리에 대해 배운 것도 없고, 그럴 만한 환경도 아니었지만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언젠가 하게 될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런 저를 눈여겨봤던 레스토랑의 사장님이 믿어주셨던 거죠. 운 좋게도 제가 만든 음식은 모두의 탄성을 자아냈습니다. 맛있다고요! 그때부터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었죠. 17세 때부터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총 6개의 레스토랑을 거쳤다. 그는 “운이 좋았고, 매일매일이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그가 근무했던 모든 레스토랑은 미슐랭 2, 3스타를 받은 곳으로 배울 것도 많고, 재능을 펼칠 기회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셰프라는 사실이 무척이나 자랑스럽다고 했다. 엘란츠 고로스티자 셰프는 건강을 최우선으로 한다. 밀가루와 버터를 최소화해 속 편한 음식을 만든다. 그가 선보인 디너 갈라의 요리들.“말로 설명하기 참 어렵습니다만, 저는 늘 열정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운이 무척 좋은 사람이기도 하고요. 물론 고통스러울 때도 있었죠. 그런 시기를 여러 번 겪다 보니 가만히 있으면 그 기분에 빠져 헤어나기 힘들 때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무조건 다음으로 그냥 넘어가자, 접어두자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털어버리려고 노력합니다.” 특히 그는 행복한 마음을 갖는 것이 셰프의 필수 조건이라고 했다. 긍정적인 마인드가 없는 상태에서 만든 음식은 먹는 사람에게 행복을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셰프라는 직업의 힘든 점으로 자신이 행복하지 않을지라도 주방에서는 행복하게 요리해야 한다는 것을 들었다. 그의 요리 철학은 ‘만드는 사람이 행복해야 먹는 사람도 행복하다’란다. 권위 있는 「미슐랭 가이드북」이 인정한 실력 “평소 아시아 지역의 전통 음식을 즐겨 먹습니다. 흥미로운 음식이 많거든요. 서울은 처음이지만 낯설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프로모션을 위해 세계 여러 도시를 다니고 있지만, 이런 느낌이 드는 곳은 흔치 않아요.” 그는 셰프의 상징인 하얀 가운을 입고 인터뷰 자리에 나왔다. 왼쪽 가슴에는 현재 몸담고 있는 M.B 레스토랑의 로고가 멋스럽게 수놓여 있다. 올해 서른셋인 그는 자신의 분야에서 비교적 빨리 성공한 편에 속한다. 16세에 작은 레스토랑에 취직했던 때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그가 근무했던 레스토랑은 ‘엘 세예 데 칸 로카’ 등 「미슐랭 가이드북」에서 2스타나 3스타를 받은 곳이 대부분이다. 이렇듯 유명 레스토랑에서 쌓은 그의 경험은 5년째 근무 중인 M.B 레스토랑을 미슐랭 2스타로 인정받게 했다. 그가 보유 중인 요리용 칼은 5백 자루가 넘고, 냄비 등 주방 도구는 그가 원하는 모양과 형태로 장인이 직접 제작한 것을 사용한다. 전 세계 유명 레스토랑은 「미슐랭 가이드북」에 선정되는 것을 영광으로 여긴다. 최고 등급인 3스타를 받은 곳은 ‘오직 그 레스토랑을 방문하기 위해 떠나도 좋다’라는 칭송을 받게 된다. 프랑스의 자동차 타이어 회사, 미슐랭사가 1900년부터 고객을 위해 발간하기 시작한 것이 지금은 세계 레스토랑의 실력과 권위를 상징하는 유서 깊은 가이드북이 됐다. 때문에 전 세계 셰프라면 누구나 이 가이드북에서 인정해줄 날을 꿈꾼다. “저희 레스토랑이 미슐랭 2스타를 받았을 때 정말 기뻤습니다. 물론 저는 누군가의 인정을 받기 위해 일하지 않습니다. 제가 데리고 있는 후배 셰프들에게도 늘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자신이 만드는 음식이 누군가의 행복이 되길 바라야 합니다. 그렇지만 미슐랭 스타를 받으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질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은 분명하거든요. 무척 까다로운 심사를 거치기로 유명하니까요. 최고 등급인 미슐랭 3스타를 받는 것이 제 목표이기도 합니다.” 그는 미슐랭 스타 선정을 위해 손님으로 위장한 심사위원들이 최소 3회 이상 방문해 레스토랑의 모든 것을 꼼꼼히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철저한 검증을 거친다는 이야기다. 그저 음식 맛이 탁월하다고 별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맛은 물론이고 음식 재료와 건강, 철학, 서비스 등 모든 면에서 탁월해야 별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본지의 스페인 통신원 이희진씨는 고로스티자 셰프에 대해 “스페인 사람들은 음식을 나눠 먹는 문화를 좋아하고, 식당에서 함께 식사하기를 즐긴다. 그는 스페인의 미식가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물론 비싼 가격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점은 아쉽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셰프다. 이번 내한 디너 갈라 때도 실력이 입증됐다. 그의 단독 디너 갈라는 국내 미식가들에게 극찬을 받았다고 관계자가 귀띔했다. 다 먹어도 배부르지 않은, 25가지 디너 코스 그에게 살면서 가장 맛있게 먹었던 음식을 소개해달라고 했다. 그는 망설임 없이 어린 시절 어머니가 해주셨던 생선 요리를 꼽았다. 바스크 지방은 생선 요리가 유명한데, 재료의 신선함이 음식의 가장 중요한 맛을 결정한다고 했다. 또 지금까지 그가 개발한 메뉴의 대부분이 생선과 관련된 것들이라고. “새로운 메뉴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연구할 때도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세계 여러 도시를 방문할 때나 여행할 때 즉흥적인 영감이 떠올라 재료의 조합을 완성하는 경우가 더 많아요. 그렇게 제 요리가 완성됩니다.” 그는 가능한 한 밀가루를 쓰지 않는 음식을 개발한다. 보통 서양 음식은 밀가루가 필수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는 요즘 세계인이 열광하는 건강에 요리 철학을 맞추고 있다. 이를테면 친환경, 유기농 등의 수식어가 붙는 식재료를 사용한다. 여기에는 직접 재배하고 수확한 식재료를 쓰는 것도 포함된다. “제 레스토랑의 저녁 코스는 25가지 요리로 구성됩니다. 그렇지만 그 음식들을 모두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아요! 위에 부담을 주는 버터, 밀가루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거나 적게 하려고 노력하고요. 보통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코스 요리를 먹는다고 하면 배 부르게 먹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먹었을 때 속이 편하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3백 가지 이상의 식재료를 사용하고 있어요.” 사진으로 이미 눈치챘겠지만, 그는 배가 지그시 나온 전형적인 아저씨 체형의 소유자다. 요리를 하려면 그 음식을 자주 맛봐야 하니 자연스레 살이 찐 것일까? 그런데 예상외로 그는 현재 직접 요리를 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했다. 20, 30명의 셰프가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그는 이들을 관리하는 일 위주로 한다는 것. 또 자신과 9년 동안 호흡을 맞춘 후배 셰프가 M.B 레스토랑의 수석 셰프로 근무 중이라 믿고 맡길 수 있는 점도 이유라고 설명했다. “일요일과 월요일은 레스토랑이 쉬는 날입니다. 일요일에는 아침 일찍 모터사이클을 타고 화산섬으로 올라갑니다. 왕복 2시간 거리인데, 쉬는 시간이 거의 없는 제게는 꿀맛 같은 휴식입니다. 제가 머무는 테네리페는 스페인보다 아프리카와 더 가까워서 풍광이 이색적이고, 자연환경도 훌륭하거든요. 또 운동을 마친 후 점심에는 제 집으로 동료들을 초대해 바비큐 파티를 열기도 하고요. 팀워크를 중요시하는 편이라서 자주 이런 식사 모임을 갖고 있어요.” 현재 그는 미혼이다. 언젠가 결혼하고 싶지만, 매일 18시간씩 일하다 보니 가정을 꾸리는 일이 아직은 힘들 것 같다고도 했다. 셰프로 살아가기 위해 그가 감내해야 하는 점 중 하나다. “나의 삶을 사랑하는 것이 제 삶의 규칙입니다. 좋은 셰프로 살아가기 위한 방식이기도 하고요. 셰프는 저의 운명 같아요. 직업은 돈을 벌기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제 경우 셰프라는 직업이 제 삶 속으로 걸어들어 온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인터뷰를 하는 동안 “지금 무척 행복하다”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던 그다. 마지막으로 그와 인사를 나누며, 행복해질 수 있는 비결 한 가지를 알려달라고 청했다.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매일 아침 눈뜰 때마다 해보세요. 다른 생각 없이 자신이 하는 일에 열정을 쏟고 꾸준하다면, 누구에게나 행운은 찾아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셰프라는 직업이 저에게 찾아온 것처럼요.” <■글 / 정은주(객원기자) ■사진 / 고이란(프리랜서) ■사진 제공&취재 협조 / JW메리어트호텔 서울(02-6282-6262)>
[그녀의 소비생활_스페인 편](6) 여름이 가까워지는 바르셀로나
[그녀의 소비생활_스페인 편](6) 여름이 가까워지는 바르셀로나
2014. 06. 03 16:46 문화/생활
뜨거워지는 태양만큼이나 활기 넘치는 바르셀로나. 지금은 아름다운 해변에서 한가로이 여유를 즐기기에 딱 좋은 계절이다. 이맘때 필요한 아이템과 함께 스페인의 대표 음식 하몽, 로맨틱한 분위기 가득한 ‘산 조르디의 날’을 소개한다. 빼놓을 수 없는 스페인 음식, 하몽 하몽은 돼지 다리를 소금에 절여 자연 바람에 건조시킨 생햄의 한 종류다. 지중해 기후에서만 만들 수 있는데, 스페인의 하몽과 이탈리아의 프로슈토가 유명하다. 달콤한 멜론을 곁들여 먹으면 환상적인 궁합을 이룬다. 타파스(Tapas)를 비롯해 수많은 스페인 요리의 주재료가 되는 하몽은 품질이 뛰어날수록 혀끝에서 사르륵 녹는 듯한 식감을 지닌다. 평소 하몽과 치즈를 넣은 가장 보편적인 스페인식 샌드위치 보카디요(Bocadillo)로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곤 하는데, 한국의 지인에게 선물하기 위해 하몽 가게를 찾았다. 하몽은 뒷다리살 부위를 일컫는 말이다. 사실 앞다리살과 뒷다리살은 전문가가 아닌 이상 그 차이를 크게 느끼기 어렵다고 해서 앞다리살로 만들어진 팔레타 이베리카(Paleta Iberica)로 구매했다. 질 좋은 고급 하몽으로 유명한 씬코 호타스에선 종잇장처럼 얇은 포장지 안의 깃털처럼 가벼운 하몽 30g 가격이 무려 11유로(약 1만5천원)다. 한국에선 훨씬 비싸다지만 내가 먹기 위해서는 절대 못 살 것 같다. 시체스 해변에서 즐기는 초밥 바르셀로나에서 기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시체스는 그리스 산토리니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바닷가 도시다. 게이 페스티벌과 공포 영화제로도 유명하지만 역시나 시체스의 매력은 맑고 푸른 바다와 깨끗한 모래사장이 펼쳐지는 탁 트인 해변이다. 햇살 좋은 일요일, 집에만 있자니 날씨가 너무 아까워 몇몇 친구와 시체스행 기차를 탔다. 꽃이 가득한 하얀 건물들 사이 예쁜 골목을 걸어 지인이 운영하는 초밥집을 먼저 찾았다. 시에스타 시간인 오후 3시 직전에 간신히 도착해 초밥과 볶음 우동, 타코야키 등을 잔뜩 포장해 해변으로 향했다. 바닷가 잔디밭에 둘러앉아 시원한 캔맥주와 함께 살살 녹는 일본 전통 초밥을 먹으니 정말이지 행복했다. 오후 내내 여유롭게 바닷가를 거닐며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산 조르디의 날 바르셀로나가 위치해 있는 스페인 카탈루냐 주 고유의 명절, ‘산 조르디(Sant Jordi)의 날’은 카탈루냐의 밸런타인데이라고 할 수 있다. 조르디 성인이 용을 물리치고 용이 흘린 피에서 피어난 장미꽃으로 공주에게 프러포즈를 했다는 전설에 따라 사랑하는 사람에게 장미꽃을 선물하는 풍습이 이어져오고 있다. 이날에는 온 도시가 장미꽃과 책을 파는 가두 판매점으로 가득 찬다. 사람들은 손에 장미를 들고 장미꽃만큼이나 환한 얼굴로 거리를 활보한다. 아침 일찍 길을 나서 많은 인파로 북적이는 람블라 카탈루냐 거리의 상점들을 둘러보다가 부직포로 만든 장미 브로치 하나를 3유로(약 4천3백원)에 구입했다. 스페인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천정부지로 치솟던 산 조르디의 날의 장미꽃 가격은 많이 내려갔다. 환경과 인권을 생각하는 여러 단체의 활동과 함께 생화 못지않게 다양한 장미 모티브의 장식품들이 많이 전시돼 있는 것도 올해 조르디의 날의 큰 특징이었다. 도어스톱 인형, 벤야민 날이 더워지면서 문을 열어놓는 일이 많아졌다. 스페인 대부분의 집들이 아직도 1백여 년 전 양식의 긴 나무 창틀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서 문을 고정시켜줄 고정대가 달려 있지 않다. 휘릭~! 집 안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방문이 요란하게 닫히길 여러 차례. 내가 사랑하는 디자인 인테리어 숍, 빈손(Vincon)에서 도어스톱을 찾게 됐다. 기왕이면 언제나 키우고 싶었던 강아지 모양으로 결정! 보기엔 그저 귀여운 강아지 인형이지만 이래봬도 이놈 몸무게가 만만치 않다. 엉덩이에 묵직한 추가 들어 있어 문 앞에 세워두면 든든하게 문을 고정해준다. 가격은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15.5유로(약 2만2천원). 헤링본 원단이 예쁜 녀석의 이름은 벤야민이라고 지어주었다. 비록 몸이 무거워 산책을 함께 나갈 순 없지만 언제나 듬직하게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강아지는 볼 때마다 더욱 귀엽다. 벤야민, 올여름 우리 집 방문을 부탁해! profile 이희진은… 여행객들과 소통하며 삶을 즐기고 있는 30대 중반의 싱글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주중에는 여느 직장인처럼 근무하다가 주말이 되면 가우디 투어 가이드로 변신한다. 국내에서 대학 졸업 후 방송사 풍물 리포터로 활약했던 경험을 살려 바르셀로나 곳곳을 누비며 정열의 나라 스페인의 소비생활을 소개한다. <■기획 / 노정연 기자 ■글&사진 / 이희진>
그녀의 소비생활
[그녀의 소비생활_스페인 편](5) 바르셀로나의 봄
[그녀의 소비생활_스페인 편](5) 바르셀로나의 봄
2014. 05. 09 16:19 문화/생활
태양이 뜨거워져가는 스페인의 봄은 여행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벌써부터 거리에 민소매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아이스커피를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따뜻한 주말, 렌터카를 타고 프랑스 남부로 봄나들이를 떠났다. 나들이 팁과 함께 스페인의 시원한 아메리카노 주문 요령, 더불어 맛있는 빵을 소개한다. 렌터카 타고 프랑스로 주말 여행 바르셀로나가 위치한 카탈로니아 주는 스페인의 북동쪽에 자리해 프랑스 남부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매력이 가득한 프랑스 남쪽 지방은 의외로 유럽 여행에서 쉽사리 방문하기 어려운 곳 중 하나. 이미 한낮이면 햇살이 뜨거운 봄, 프랑스 남쪽 몽펠리에와 아비뇽으로 주말 나들이를 다녀오기로 했다. 바르셀로나에서 몽펠리에까지는 340km, 자동차로 2시간 반이면 갈 수 있다. 자동차 렌트비는 1일과 3일이 크게 다르지 않다. 골드카(Gold Car)에서 3일 렌트비가 단돈 25유로! 하지만 보험비가 80유로인 것이 함정이다. 보험비는 선택 사항이라고 하지만 결국 포함해 1백5유로(약 16만원)에 렌트했다. 그래도 한국에 비하면 정말 저렴하다. 2014년 1월생인 새 차를 타고 기분 좋게 프랑스로 향했다. Tip 주유비는 스페인이 프랑스에 비해 저렴하므로 국경을 넘기 전에 최대한 채워가는 편이 좋다. 유럽 내 국경을 자동차로 넘을 때는 유럽 내 거주 중이더라도 거주증과 여권을 꼭 챙겨 가야 한다. 바르셀로나에서 아이스커피를 마시려면? 카페 콘 이엘로 한낮에는 이미 민소매 티셔츠를 입고 다닐 정도로 따뜻한 날씨. 길을 걷다 카페에 들러 카페 콘 이엘로(Cafe Con Hielo)를 주문했다. 얼음이 가득 담긴 시원한 아이스커피에 익숙해진 우리는 커피를 주문할 때마다 아메리카노를 찾곤 하지만 유럽 대부분의 현지 카페엔 아메리카노가 없다. 카페 솔로(에스프레소), 카페 콘 레체(카페라테) 등을 향이 날아가기 전에 뜨겁게 후룩 마시곤 한다. 시원한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카페 콘 이엘로’ 혹은 ‘아메리카노 콘 이엘로’를 주문하면 된다. ‘이엘로’는 얼음이라는 뜻. 주문하면 에스프레소 한 잔과 설탕 그리고 얼음이 든 컵을 따로 가져다준다. 진한 에스프레소에 설탕을 넣고 얼음 잔에 부어 아메리카노를 자체 제조해 들이켰더니 속이 뻥 뚫리는 듯 시원하다. 차가운 커피 음료를 많이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나며 관광지의 카페들이 시원한 커피 메뉴를 속속 선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유럽의 커피는 한여름에도 따뜻한 에스프레소가 정석이다. 카탈로니아 전통 음식 판 콘 토마테 스페인 카탈로니아 지방의 전통 음식 중 하나인 ‘판 콘 토마테(Pan Con Tomate)’는 ‘빵과 토마토’라는 뜻으로 모든 음식에 함께 먹을 수 있는 빵이다. 빵 안쪽에 마늘과 토마토를 문지른 뒤 올리브유를 듬뿍 뿌리고 소금을 쳐서 먹는다. 여러 전쟁을 겪었던 스페인에서 빵이 마르지 않도록 만들어 먹었던 음식이라고 한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면서 올리브유와 토마토의 향이 가득 배어 있어 참 맛있다. 스페인 전통 햄인 하몽이나 초리소를 얹어 먹기도 하고, 다른 요리들과 함께 기본으로 나오는 빵 대신 먹기도 한다. 바르셀로나를 포함한 카탈로니아 지방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면 대부분의 웨이터가 “판 콘 토마테도 드실 건가요?” 하고 묻는데 나는 꼭 함께 주문한다. 빵을 먹어야 배가 차는 듯하기도 하고, 짭조름한 스페인 음식들과 궁합이 잘 맞기 때문이다. PROFILE 이희진은… 여행객들과 소통하며 삶을 즐기고 있는 30대 중반의 싱글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주중에는 여느 직장인처럼 근무하다가 주말이 되면 가우디 투어 가이드로 변신한다. 국내에서 대학 졸업 후 방송사 풍물 리포터로 활약했던 경험을 살려 바르셀로나 곳곳을 누비며 정열의 나라 스페인의 소비생활을 소개한다. <■기획 / 노정연 기자 ■글&사진 / 이희진>
그녀의 소비생활
이전1 2 다음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