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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칼럼]싸이월드의 가치(2022. 04. 08 14:54)
2022. 04. 08 14:54 경제
과학이란 자연계의 다양한 현상을 탐구해 체계화된 지식을 집대성하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물어보자. 추억은 자연현상인가. 영어로는 추억이나 기억이나 ‘메모리’로 같다. 심지어 기술적으로 메모리는 ‘저장장치’를 의미하지 않는가. 추억이라는 표현이 비과학적으로 느껴지는 건 자신에게 더 인상적인 어떤 사건이나 경험에 대한 기억이어서다. 과학적으로 정의하기 어려운 주관성을 크게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또한 과학을 고전적인 영역에 가둬두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고정관념이다. 현대의 과학은 이미 뇌과학, 감성공학 등으로 대변되듯 이성이 아닌 감성, 객관성만이 아닌 주관성의 영역까지 탐색을 시작한 지 꽤 됐다. 싸이월드 홈페이지 캡처 누군가에게 인상적인 기억인 추억을 마케팅의 표적으로 삼아 기술적으로 공략하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정보기술시대에 기본 중의 기본이다. 연령, 계층, 지역, 성별 등에 따라 차별화하는 맞춤형 서비스는 이미 상당부분 개인화된 서비스가 됐다. 한 예로 지난달 생일을 보낸 필자는 이제는 가족과 친구보다 거래은행, 회원가입 사이트로부터 더 많은 축하문자를 받는다고 느낀다. 아직 그 이면의 본질을 신뢰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내가 들어간 앱에서, 내가 카드를 꽂아넣은 현금인출기가 날 알아보고, ‘어, 오랜만이야? 반가워!’ 인식하고 건네는 축하라는 걸 알기에 별 감흥이 없다. 사람들이 참여한 커뮤니티 성향의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서는 내 생일을 지인에게 공개해버림으로써 옆구리 찔러 인사를 받는 일이 벌어진다. 심지어 틀린 생일 등 잘못된 정보로 인해 벌어지는 해프닝도 많다. “응, 실제 생일은 아닌데 일단 고마워.” 이제는 주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국외 브랜드의 소셜미디어로 추억의 공유가 이뤄진다. 약 15년 전만 해도 이 분야에선 한국이 제국이었다. 21세기로 넘어오면서 아이러브스쿨 등을 통해 한국적 특성인 동창찾기와 같은 학연 문화가 온라인 공간을 달구더니 곧이어 말 그대로 ‘사이버 월드’, 가상세계를 표방한 사회관계망서비스인 싸이월드가 폭발했다. 이 공간에 방 한칸 없는 사람이 없었고, 거기엔 아바타인 미니미가 있었다. 음악이 흐르고, 앨범엔 사진들이 쌓여갔다. 끄적인 일기글에, 혈연보다 애틋했던 가상의 일촌들, 주기적인 방문 이벤트와 파도타기는 실제와 가상을 강력하게 융합시켰다. 가상화폐인 도토리가 실물가치까지 지니던 시절이었다. 거의 전 국민이 참여했던 그 제국이 멸종한 공룡처럼 한 방에 몰락한 과정과 이유는 참 간단했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PC 기반에서 모바일 디바이스 기반으로 신속히 바뀌는 트렌드에 올라타지 못했다. 모든 노트북과 데스크톱에 깔려 수시로 뜨던 네이트온도 사라지면서 카카오톡의 시대가 열렸다. 격변의 시기였다. 싸이월드의 연이은 패착은 자신들의 서버에 잠긴 전 국민적 추억의 가치를 지키고 재구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달라 애원하는, 흑역사를 지우겠다 벼르는 ‘사심’ 속에는 레트로가 된 그 시절의 향수가 있다. 기술이 아니라 스토리와 소통만으로도 부활이 가능한데 제대로 리부팅을 못 하고 있다.
IT칼럼
싸이월드 폐업 ‘기억할 권리’는 어쩌나(2020. 07. 03 17:23)
2020. 07. 03 17:23 경제
깊은 밤, 아직 실연한 아픔이 생생한 한 이용자가 헤어진 애인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접속한다. 그때 화면에 떠오르는 팝업창. ‘축하합니다! 미니홈피 이벤트에 당첨되셨어요.’ 그냥 몰래 보고 가려 했는데 방문자 이벤트에 당첨되면 자신이 접속한 기록이 미니홈피 주인에게 알려지니 난감할 수밖에 없다. 이용자는 쓰린 속을 가라앉히며 다시 자신의 미니홈피로 돌아와 새벽이면 더욱 충만해지는 감성에 젖어 글을 남긴다. “입으로는 괜찮다고 하지만 마음은 왜 이리 아픈 건데….” 방치된 상태로 있는 싸이월드 홈페이지 첫 화면. 로그인 창이 아예 뜨지 않거나 뜨더라도 로그인이 불가능해 이용자의 개인 홈페이지에 접속할 수 없는 상태다. /싸이월드 “정상화하려면 100억원 투입돼야” 국내 사회관계망 서비스의 원조 싸이월드가 한 시대를 풍미했던 2000년대 당시 흔했던 사연이다. 추억과 감성의 아이콘으로 아직도 회자되는 싸이월드는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서서히 퇴장하고 있다. 이미 국세청에서 사업자등록 상태를 조회하면 폐업된 것으로 나온다. 접속이 불안정한 채로 아직 남아 있는 싸이월드 홈페이지에는 과거의 추억을 다른 곳으로 옮겨 저장하기 위해 방문한 이용자들의 발길만 오갈 뿐이다. 지난 5월 26일 싸이월드가 폐업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게시글과 사진, 동영상, 다른 이용자들과 안부를 주고받던 흔적을 다시는 찾아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이용자들은 서둘러 백업에 나서고 있다. 현재로서는 싸이월드가 다시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전제완 대표이사가 투자자를 모집하는 등 서비스 재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지만 임금체불 등의 문제로 재판을 받고 있어 결과에 따라 완전히 문 닫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전 대표는 지난 6월 25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해 “싸이월드를 정상화하려면 추가로 돈이 100억원 정도 투입돼야 한다”며 “투자받는 활동을 마지막까지 다 하고 정말 안 된다고 판단되면 백업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싸이월드 홈페이지는 첫 화면은 나오지만, 이용자들이 백업하려 하면 필요한 로그인조차 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싸이월드의 ‘클럽(club.cyworld.com)’ 주소로 접속하면 로그인이 가능하고, 이 경로를 거쳐 개인별 홈페이지에도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사용하던 비밀번호를 잊은 경우엔 재설정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과거 싸이월드가 직접 나서서 백업 서비스를 제공한 적이 있기도 했으나 지금은 이용자가 과거 기록을 손수 백업해야 한다. 접속이 몰리는 시간대일수록 조회와 내려받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동영상은 여전히 백업이 잘되지 않는다는 문제는 있지만 어쨌든 우회로는 남아 있는 셈이다. 자발적으로 백업 프로그램을 만든 ‘길호넷’이나 스마트폰용 백업 서비스인 ‘리프 미니앱’ 등을 활용하면 자동으로 백업을 진행할 수도 있다. 이용자들이 과거 흔적을 보존하려 나서는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싸이월드가 전성기를 누리던 2000년대엔 청소년부터 중년층까지 국내에서만 3200만 명에 달하는 이용자 수를 자랑하며 독보적인 지위를 누렸다. 특히 이 시기부터 인터넷을 통한 소통방식을 일상화한 청년층은 당시의 생활과 내밀한 고민이 담긴 기록들을 가상공간에 저장하고 공유하는 데 익숙하다. 10여 년 전 디지털카메라와 카메라폰이 보급되던 시절의 저화질 사진이지만 클라우드 서비스도 드물던 그때만의 기억을 지금으로선 고스란히 되살리기 어렵다. 자영업자 윤모씨(38)도 이번에 백업한 기록에서 함께했던 친구들의 자취를 찾을 때마다 메신저로 보냈다고 했다. 그는 “잊고 있던 기억 속 친구들의 순수한 모습을 찾는 재미도 있고 때론 감상에 젖기도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서효진씨(35)는 지금은 세상을 떠난 반려동물의 사진을 싸이월드에서 다시 찾아냈다. 서씨는 “10년 전에 죽은 강아지가 가끔 떠올라 보고 싶은데 어디에서도 못 찾다가 싸이월드에 남겼던 사진 몇 장을 발견했을 땐 눈물이 났다”며 “돌아가신 부모님 사진을 찾아냈다는 글도 본 적 있는데, 앞으로는 수십 년이 지나도 보존할 수 있는 저장소에 기록을 모아둬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국회선 ‘추억보호법’ 발의 움직임 인터넷 공간에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시대가 바뀌면서 업체와 함께 개인의 데이터까지 사라지고 마는 사례는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싸이월드가 폐업 대신 최대한 회생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고, 이용자들이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상황이라 더 이상의 피해가 나오진 않고 있으나 업체가 통고 없이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하면 막을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전기통신사업법과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싸이월드 같은 부가통신사업자에게 규제할 수 있는 의무는 폐업 30일 전 사전신고와 백업 공지 조치가 사실상 유일하다. 막상 폐업하고 나면 보유 중인 개인정보는 즉각 폐기해야 하므로 한 달 동안 이용자들은 모든 개인정보를 백업해야 한다. 국세청의 사업자등록 말소와 달리 과기정통부가 관할하는 부가통신사업자로서 폐업한 것은 아니어서 아직 싸이월드에는 폐업 전 백업 조치 의무를 강제할 수도 없다. 때문에 이용자가 자신이 남긴 기록과 자료를 되찾아올 수 있게 법으로 보장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폐업을 앞둔 기간뿐 아니라 언제든 그간 축적한 데이터를 쉽게 내려받을 수 있게 의무를 지워야 한다는 것이다. 2006년 포털사이트 ‘네띠앙’이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했을 때엔 사전 백업 기간도 주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서버업체가 이용자 편의를 위해 한시적으로 기존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게 한 덕에 일부나마 피해를 줄인 경험도 있었다. 싸이월드 사태가 파장을 남기면서 국회에서도 ‘추억보호법’이란 이름으로 관련 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허은아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용자 데이터 보호를 위한 간담회를 연 뒤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발의에 나선다고 밝혔다. 업체가 폐업에 몰릴 정도로 다급한 상황에서는 백업 기능을 새로 개발하는 데만도 추가적인 개발비용이 들어가게 된다. 따라서 업체 입장에서는 최고 1000만원에 불과한 과태료를 무는 것이 차라리 나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상시 백업이 가능하게 하려면 법 개정이 필수적이다. 허 의원은 “잊힐 권리만큼 ‘안 잊힐 권리’도 중요하다”며 “개정안에는 개인 데이터가 폐기되지 않고 이용자에게 회수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집| SNS의 미래]‘추억의 싸이월드’ 운명은?(2014. 02. 18 17:27)
2014. 02. 18 17:27 사회
ㆍ‘페이스북보다 앞선 최초의 SNS… 인터넷에 “문닫는다” 소문 돌기도 “SK커뮤니케이션즈는 싸이월드 분사를 검토 중이라고 12월 27일 공시했다. SK컴즈가 검토하는 사항은 다음과 같다. 2014년 1월 싸이월드 주식회사(가칭)로 법인을 세우고, 2~3개월 동안 싸이월드 운영 대행을 맡길 계획이다. 싸이월드 주식회사는 SK컴즈나 SK플래닛이 지분을 소유하지 않고 지분 100%를 종업원이 갖는 종업원 지주회사 형태가 될 전망이다. 김동운 TF장이 법인장을 맡게 될 예정이다. 싸이월드 주식회사에는 30~40명 정도가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31일 IT 전문매체 블로터닷넷의 보도다. 그런데 이 보도 내용은 지난해 12월 27일 SK커뮤니케이션즈가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올린 내용과 다르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이 날짜 ‘콘텐츠 사업부(싸이월드 등) 분할 추진설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2013년 11월 29일 조회공시 답변(미확정)으로 기공시한 바와 같이 콘텐츠 사업부(싸이월드 등) 분할 관련하여 검토 중에 있으나,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이 없습니다. 향후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3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2000년대 초중반 전성기를 누린 싸이월드의 미니홈피. SK컴즈 관계자는 “1월 법인을 설립한 주식회사 싸이월드가 3월 벤처기업으로 거듭난다”고 밝혔다. / 경향자료 사진 정식 답변은 3개월 내, 그러니까 3월 28일까지 이뤄져야 한다. 어떤 말이 사실일까. 지난 2월 초순, SNS와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싸이월드가 문 닫는다”는 소문이 돌았다. 백업기간을 일주일로 설정한 뒤 데이터를 삭제한다는 것이다. 출처가 불분명한 소문이기 때문에 대부분 신뢰하지 않으면서도 “혹시 데이터가 날아갈까봐 몇 년 만에 싸이월드에 접속해 데이터를 백업했다”는 누리꾼이 많았다. 기자는 전·현직 SK컴즈 관계자와 접촉해서 이야기를 들었다. “SK와 관계없는 벤처회사로 ‘주식회사 싸이월드’가 출범하면서 와전된 소문이 퍼진 것 같다”는 것이 전·현직 관계자들의 말이다. 3월 벤처로 재출발, 어떤 비전 제시할까 앞서 인용한 블로터닷컴의 보도는 대부분 사실로 보인다. 1월 1일자로 주식회사는 이미 출범했다. 아직 사무실은 서대문구 미근동 SK컴즈 본사 건물 내에 있다. 김동운 전 TF팀장이 법인장을 맡게 됐다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일부 전직 관계자가 전한 “자금이 없어 전액 퇴직금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SK컴즈 관계자는 밝혔다. “퇴직금은 따로 지급되었고, 새로운 벤처회사에 지원한 사람들에게는 별도의 지원금을 제공했다. 그 지원금으로 새로운 법인의 지분을 직원들이 가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 것이다.” IT 관련 채용정보를 보면 ‘주식회사 싸이월드’에서 새로 인력을 채용한다는 구인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SK컴즈 관계자는 “일부에서 필요한 인력은 자체적으로 구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결국 ‘페이스북보다 앞선 최초의 SNS’로 이야기되던 싸이월드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걸까. 시스템플러그닷컴의 임윤배씨는 “싸이월드가 뜨게 된 것인 관계성이 모태가 되었을지는 모르지만, 그 후 서비스가 체계화되는 과정을 보면 소셜과는 관련 없는 형태로 나아갔다”고 말했다. 페이스북보다 앞선 SNS라는 평가는 과장되었다는 지적이다. 진범신 네오리더 대표는 “서버에서 내리지 않는 한 오랫동안 추억앨범으로서의 역할은 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3월 벤처로 재출발하는 싸이월드가 어떤 비전으로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특집
[문화내시경]싸이 뮤직비디오, 어떻게 볼것인가
[문화내시경]싸이 뮤직비디오, 어떻게 볼것인가(2013. 04. 29 11:24)
2013. 04. 29 11:24 문화/과학
‘강남 스타일’ 때만 하더라도 어쩌다 운이 좋아서 뜬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다음에 발표하는 노래가 그만큼의 인기를 얻을지는 미지수였다. 하지만 후속 싱글 ‘젠틀맨’은 또다시 어마어마한 관심을 받으며 세계 여러 나라의 음악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젠틀맨’이 4월 말 현재 빌보드 싱글 차트 5위를 기록했으니 싸이(Psy)는 세계적인 히트곡을 이제 두 편이나 보유하게 됐다. 한국 가수가 이런 엄청난 성과를 달성할 줄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재미있는 현상이다. 싸이 ‘젠틀맨’ 싱글 표지 얼마 전 이 현상을 더 재미있게 해주는 일이 일어났다. 정희준 동아대 교수가 프레시안에 기고한 “싸이의 ‘포르노 한류’, 자랑스럽습니까?”라는 글이 사건의 발단이다. 그는 ‘젠틀맨’ 뮤직비디오의 선정성과 가학성을 거론하면서 “남성이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고 강자가 약자를 놀림의 대상, 장난의 대상으로 여기며 학대를 반복하는 노리개로 삼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매체의 기사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논쟁이 오가고 있다. 정 교수의 주장처럼 뮤직비디오의 몇몇 장면은 선정적이고 가학적이다. 성행위를 연상하게 하는 행동이 분명히 존재하며 여성 및 특정 상황에서의 약자를 조롱하고 학대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는 누군가에게는 충분히 불쾌감이 들게 할 요소다. 하지만 영상에서의 그러한 행동들은 ‘신사’가 갖는 일반적인 이미지를 깸으로써 재미를 극대화하는 수단으로 너그럽게 해석하는 편이 나을 듯하다. 외설스러운 장면이 어김없이 등장하는 패러디 영화가 비슷한 경우다. 패러디물은 대개 난잡함을 통해 사회 통념으로부터의 일탈과 즐거움을 꾀한다. 그런 영화는 코미디에 해당하지 포르노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선정적인 표현과 그것의 여파를 들어 책망한다면 싸이는 한참 뒤에 얘기를 꺼내도 무방하다. 먼저 책잡아야 할 대상은 가수를 상품으로 간주하는 음반 기획자, 자극적인 동작을 만드는 안무가, 주류의 여가수들이다. 이들은 자발적·비자발적으로 성공적인 흥행을 위해 섹스어필을 부각한다. 여가수들의 섹시 댄스를 맑고 순수해야 할 아이들마저 아무 생각 없이 흉내내고 있으니 싸이보다 현실적으로 더 심각한 문제다. 싸이의 ‘젠틀맨’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정 교수는 또한 싸이의 음악과 춤이 미국 것이라고 하면서 싸이는 한류의 전도사라기보다 미국 문화의 첨병에 가깝다는 투로 이야기한다. 우리 대중음악은 해방 이후 본격적으로 미국 대중음악의 영향을 받기 시작해 단 한 시도 쉴 새 없이 꾸준히 같은, 혹은 나날이 심한 영향을 받는 중이다. 아주 먼 옛날부터 우리 대중음악에는 한국적인 것이 거의 전무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웬만한 가수가 다 미국 문화의 첨병이요 경기병인 셈이다. 더군다나 싸이는 얼떨결에 미국 시장에 들어섰다. 그 이전에 미국의 춤과 미국의 음악, 미국의 언어로 무장해 기를 쓰고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고 한 가수들은 지탄하지 않으면서 싸이만 비난하는 것은 어폐일 수밖에 없다. ‘젠틀맨’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재미보다 언짢은 감정을 더 먼저, 더 크게 느낀 이도 많을 것이다. 기획과 연출에 골몰한 나머지 불편함을 느낄 불특정 다수를 배려하지 않은 과오는 언급할 수 있다. 하지만 의도를 헤아리지 않은 채 일차적으로 보이는 부분만을 꼬집어 부정적으로 단정하고 따지는 것은 옳지 않다. 그렇다고 싸이가 세계적인 스타가 됐으니까, 유례없는 업적을 이뤘으니까 무조건 옹호하고 지지하는 것 역시 옳지 않다. 뮤직비디오를 둘러싼 다양한 견해가 더 흥미롭다. 한동윤
문화내시경
[우정이야기]싸이, 우표도 강남스타일~(2013. 02. 19 10:45)
2013. 02. 19 10:45 문화/과학
‘강남스타일’로 유튜브 13억 조회수를 달성하며 지구촌에 흥을 불어넣고 있는 가수 싸이를 소재로 한 우표가 나왔다. 싸이의 실사 사진에 팝아트 기법을 적용해 ‘강남스타일’의 역동성을 잘 표현한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싸이와 ‘강남스타일‘은 언제 보아도, 언제 들어도 저절로 말춤을 추는 듯한 흥을 느낄 수 있는 게 묘하다. 물론 싸이 우표는 우정사업본부의 공식 우표는 아니다. 우정사업본부가 싸이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주문·계약에 따라 발행하는 ‘나만의 우표’다. 인물 우표는 취임하는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살아 있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는 것을 금기시하고 있다. 우표는 한 번 발행하면 취소할 수 없고, 생존 인물이 그 후 어떤 삶을 살지 알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연예계나 체육계의 스타가 우표에 등장하는 경우는 장르나 종목, 행사 등을 표현하기 위해서지 주인공으로서가 아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발행된 ‘한국의 영화 시리즈 우표’에 장동건·최민식 등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 것이라든가, 올림픽 기념 우표에 황영조·김연아 등 금메달리스트들이 오른 것 등이 그렇다. ‘나만의 우표’ 발행은 기업이나 단체는 물론 개인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누구든 자신의 얼굴이나 원하는 이미지를 담은 우표를 주문할 수 있다. 우체국에 직접 가거나 인터넷우체국(www.epost.go.kr)을 통해 쉽게 할 수 있다. 제작한 우표는 편지에 붙여 보낼 수 있음은 물론이다. 말하자면 싸이 우표가 그런 것이다. 본격적인 연예인 나만의 우표는 2005년 5월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발행한 ‘욘사마 우표’가 효시라고 할 수 있다.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지였던 춘천우체국이 배용준 소속사 BOF에 제안해 제작한 것이다. 2008년에는 조용필 데뷔 40년을 기념하는 나만의 우표가 발행됐다. 보통우표와 조용필 음반 재킷 사진을 조합한 20장짜리 세트였다. 지난해 8월에는 인기 걸그룹 소녀시대 우표가 발행됐다. 태연·윤아·수영·효연·유리·제시카·티파니·써니·서현 등 9명의 이미지와 친필 사인을 담은 우표 9장과 역대 앨범 재킷 이미지로 제작된 우표 5장 등 총 14장으로 구성된 세트가 2만원에 판매됐다. 소녀시대 우표에 이어 한류스타 장근석의 이미지를 담은 ‘근짱 우표’가 일본에서 발행돼 인기를 얻기도 했다. 싸이 우표 세트. 나만의 우표 6장과 아트카드 3장, 강화유리 아트케이스로 구성돼 있다.싸이 우표가 이제까지 선보인 연예인 우표 가운데서도 별난 점은 우표책이나 우표첩 형태가 아니라 특별히 디자인한 나만의 우표 6장과 아트카드 3장, 그리고 강화유리 아트세트로 돼 있다는 점이다. 아트카드 뒷면에는 싸이의 사인과 ‘강남스타일’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정보무늬(QR코드)가 있다. 가격은 2만원, 수량은 10만 세트 정도 예상하고 있다고 한다. 2월 18일부터 서울지역 22개 총괄우체국에서 현장 판매하며, 포스타 아트샵(http://shop.postar.co.kr)과 YG e-SHOP(http://www.ygeshop.com)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나만의 우표는 진화를 거듭하면서 우정사업 진흥, 문화 확산, 홍보·마케팅, 기념·취미 고양 등에 기여하고 있다. 욘사마 우표의 경우 일본에 15억원 수출 기록을 세웠다. 이번 싸이 우표도 국내보다 중국·남미를 비롯한 외국 팬을 겨냥해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젊은 층에서 사라지고 있는 우표수집 취미를 되살리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우정사업본부는 일본 팬을 위해 ‘겨울연가 방영 10주년 기념 우표첩’ 2종과 ‘박용하 추모 우표 세트’ 등을 발행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서울지방우정청 홍동호 우편영업과장은 “세계 어느 나라든 우표 사용이 줄어드는 추세지만 원하는 소재와 이미지를 자유롭게 담을 수 있는 나만의 우표를 잘 활용하면 문화 확산, 홍보·마케팅, 개인 생활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정이야기
[언더그라운드.넷]노스트라다무스는 ‘싸이’를 적그리스도로 예언했나(2012. 12. 04 14:09)
2012. 12. 04 14:09 사회
싸이 지구 종말론.” 11월 30일, 아침 포털 실시간 검색순위를 장악한 키워드다. 논란의 시작은 한 시구(詩句)다. 대충 번역해보면 이렇다. “조용한 아침(the calm morning)으로부터 종말(the end)은 시작될 것이다. 그때는 춤추는 말(dancing horse)의 둥근 숫자가 9개가 될 때일지니.” 싸이 지구 종말론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시구. 확인 결과 조작된 것이었다. | tumblr 애매모호하다. 이 시구가 해외 인터넷에서 돈 것은 지난 11월 하순부터. 바로 밑에는 친절한 해석(?)이 붙어 있다. the calm morning, 그러니까 ‘조용한 아침의 나라’는 19세기 말엽부터 한국을 지칭하는 별칭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세계적인 천문학자 로웰이 1885년에 낸 책 제목에서 유래한 별명이다. 춤추는 말. 떠오르는 것 없나. 가수 싸이가 유행시킨 말춤이다. 둥근 숫자가 9개가 된다는 것은 조금 난해한데, 이 이미지 파일을 만든 이는 유튜브의 조회수를 지칭한다고 주장했다. 11월 30일 오후 7시 현재 유튜브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8억5221만4000회. 다시 말해 0이 9개가 되는 10억 조회를 돌파하면 지구 종말(the end)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정말일까. 이 이미지 파일은 이 시구의 저자를 노스트라다무스라고 주장하고 있다. 1970~80년대 가장 유명한 그의 예언은 “1999년 7월 달에 공포의 대왕이 강림한다”는 것이었다. 이름이 앙골모아였던가. 그때 일부 진지하게 믿는 축들은 1999년 이후의 삶은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잘 살고 있다. 1999년이 별탈 없이 넘어가자 다양한 해석들이 나왔다. 원래의 예언에서는 1900의, 90의 9년, 7의 달이라는 것이다. 이 숫자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수정연도가 제시되었다. 2012년 12월 21일이라는 날짜는 어떻게 나왔을까. 이전에 진지한 기사로 다룬 적도 있으므로 여기서는 생략. 어쨌든 현재 8억 조회수이니 12월 21일쯤이면 10억 조회수를 돌파한다는 것이 이 ‘강남스타일 종말론’의 결론이 되겠다. 그런데 1503이라고 붙어 있는 숫자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출전을 표시하는 숫자처럼 보이지만, 저건 노스트라다무스가 태어난 연도다. 그의 예언 중에 ‘1503’이라는 일련번호로 표시되는 예언은 없다. 지구 종말과 관련한 그의 유명한 예언 중 ‘마부스(Mabus)’나 ‘앙골모아’에 대한 이야기는 있지만 ‘calm morning’을 거론한 적은 없다. 쉽게 말해, 저 노스트라다무스의 시는 날조다. 비슷한 경우가 이전에도 있었다. 2001년 9·11테러가 일어났을 때 “신의 도시에 큰 천둥이 내리치고/두 형제는 혼란 속에 찢겨지리니…” 운운하는 시가 퍼진 적 있다. 이 역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시다. 단지 노스트라다무스의 명성을 빌린 것일 뿐. 어쨌든 저 시에 따르면 강남스타일의 노래 주인인 가수 싸이는 졸지에 마부스나 적그리스도와 동급이 되어버린 셈인데, 싸이 측 반응이 궁금했다. YG엔터테인먼트에 연락해봤다. “싸이의 매니저는 마침 해외 신혼여행 중이라, 연락이 안 될 것”이라는 반응이다. 다음은 YG홍보팀 의견이다. “그냥 웃자고 인터넷에서 도는 농담까지 저희가 입장을 밝힐 사안은 아닐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한다.
언더그라운드. 넷
[클릭TV]‘싸이 탐구’ 갈 데까지 가보자?(2012. 10. 16 11:30)
2012. 10. 16 11:30 문화/과학
방송사들이 경쟁적으로 ‘싸이 프로그램 만들기’에 몰두 중이다. 빌보드 차트 순위나 ‘강남스타일’ 인기 보도 수준이 아니라 싸이 공연 실황부터 안무가 인터뷰까지 각종 프로그램을 양산하고 있다. 마치 대선후보의 행보를 좇듯 다양하고 또 많은 프로그램이 쏟아져나온다. 싸이/김정근 기자 SBS는 10월 12일 오전 ‘세계를 홀린 스타, 월드스타 싸이’를 방송했다. 싸이가 미국 홍보를 마치고 돌아오던 날 공항에서부터 콘서트장, 전국 대학교 축제 순회공연 현장 등을 카메라로 훑었다. 뉴스전문채널을 표방하는 뉴스Y는 12일 ‘강남스타일’ 말춤 안무가 이주선씨가 출연하는 인터뷰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이전에는 프랑스 전 총리, 프로파일러 표창원 교수, 피아니스트 이루마씨 등이 출연한 프로그램이다. KBS는 특집 를 기획하고 있다. ‘강남스타일’의 글로벌 인기를 통해 싸이의 성장과 그동안의 행적을 살펴보는 기획물로 구성된 다큐멘터리물이다. 지난 5일 로 싸이의 춘천 공연을 생방송한 국군방송(KFN) TV는 싸이의 군생활을 담은 특집 프로그램을 12월 방송할 예정이다. 싸이가 국방홍보지원대원으로 활동할 당시 위문열차 공연 등 싸이의 군생활을 재편집해 구성할 계획이다. 싸이 | YG엔터테이먼트 제공 방송사들이 예능·교양프로그램을 막론하고 싸이 모시기에 몰두하고 있는 건 역시 시청률 때문이다. 지난 4일 뉴스Y는 싸이의 시청광장 공연을 생중계해 3.75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최근 3개월간 평균 뉴스Y 시청률(0.408%)에 비해 8배나 올라간 수치다. 3일 후인 7일에는 SBS가 싸이의 시청광장 공연을 편집해 로 방송했는데 심야시간인 11시대임에도 10.2%의 높은 시청률이 나왔다. MBC가 지난 9월 4일 방송한 는 시청률 6.7%를 기록했고, 이후 추석 연휴 첫 날 방송한 ‘재방송’도 5.1%를 나타냈다. 두 프로그램 모두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싸이만 나오면 시청률이 올라가니 방송사들은 경쟁적으로 싸이 잡기에 나섰다. 싸이가 직접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게 가장 좋지만 이미 예정된 행사와 미국·호주 등 해외 활동으로 어려운 상태. 방송사들은 공연 중계나 예전에 촬영한 콘텐츠를 다시 편집해 방송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시청자들의 관심을 반영하는 프로그램도 있지만 재방송 수준의 함량미달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수적으로 많은 싸이 프로그램을 양산하다보니 새로운 콘텐츠 개발을 고민하고 있다. 한 PD는 “이제 남은 건 싸이의 35년 인생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시리즈물로 내는 것뿐”이라는 자조 섞인 푸념도 한다. 박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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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캘린더] 가수 싸이, 소극장 노크
[문화캘린더] 가수 싸이, 소극장 노크(2011. 01. 27 13:58)
2011. 01. 27 13:58 문화/과학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 일시 2월 22일까지|장소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관람료 R석 5만원/ 민들레석 4만5000원/ S석 4만원/ A석 3만원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배우 조재현과 정보석이 순정파 남편 역할을 맡아 화제가 된 연극이다. 가족을 먹여 살리고 승진을 위해 열심히 살았던 남자. 남들에게 성공했다는 평을 받지만 그 역시 외로운 남자다. 더군다나 일찍 상처를 한 탓에 그 외로움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다. 부부의 사랑을 눈물과 웃음으로 보여주는 따뜻한 작품이다. 02-766-6007 연극 대머리 여가수 일시 3월 31일까지|장소 대학로 SM아트홀|관람료 4만원 이오네스코의 작품으로 1950년 초연 당시부터 호평과 비평이 공존했던 문제작이다. 부조리극의 효시라고 불리는 작품으로, 기존 이오네스코의 원작을 한국적 정서에 맞게 코믹하게 연출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희한한 집주인 서씨부부, 이상한 손님 마씨부부, 본명이 셜록홈즈인 섹시 하녀, 갑자기 들이닥친 소방관 등이 얽히고설켜 사건이 벌어진다. 02-764-8760 콘서트 싸이 소극장스탠드 10주년 한정판 일시 2월 10일~2월 20일|장소 서강대학교 메리홀|관람료 스탠딩 9만9000원/ 지정석 9만9000원 퀴담, 알레그리아를 이은 흥행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태양의서커스’의 또 다른 버전이다. 한 청년의 낭만적인 모험담을 중심으로 코믹하고 개성있는 인물들이 고난도의 곡예를 선보인다. 세계 60개 도시에서 600만 관객을 불러모은 작품으로 2002년 4월 초연된 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바레카이는 집시언어로 '어디든지'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02-541-6235 뮤지컬 태양의서커스 바레카이 일시 4월 6일부터 오픈런|장소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관람료 R석 13만원/ S석 9만원/ A석 6만원/ Tapis Rouge 22만원 퀴담, 알레그리아를 이은 흥행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태양의서커스’의 또 다른 버전이다. 한 청년의 낭만적인 모험담을 중심으로 코믹하고 개성있는 인물들이 고난도의 곡예를 선보인다. 세계 60개 도시에서 600만 관객을 불러모은 작품으로 2002년 4월 초연된 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바레카이는 집시언어로 '어디든지'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02-541-6235 콘서트 발렌타인데이 아르츠콘서트 ‘세기의 사랑’ 일시 2월 13일|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관람료 VIP석 8만원/ R석 6만원/ S석 4만원/ A석 3만원/ 휠체어 R석 6만원/ 휠체어 S석 4만원 화가와 음악가, 명화와 명곡을 아우르는 특별한 콘서트다. 동시대에 서로 교류하고, 영감을 받으며 많은 명작을 남긴 예술가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미술해설가 윤운중, 첼리스트 송영훈, 뮤지컬 배우 김소현 등이 함께 출연한다. 02-2658-3546
문화 캘린더
[세계]싸이클론도 버마 독재 꺾지 못한다(2008. 05. 29)
2008. 05. 29 국제
수만 명 사망한 국가적 재앙이 닥쳐도 신헌법 통해 영구집권에만 골몰 버마의 사이클론 ‘나르기스’ 생존자들이 20일 한 임시 피난처에서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2003년 5월 30일 칠흑 같은 금요일 밤이었다. 버마 중서부 데파윈 지역 치 마을에서는 버마 군정이 10년간 애지중지 키워온 ‘NGO’ 연합연대개발협회(USDA, 이하 개발협회)와 민병대와 다를 바 없는 ‘스완 아쉰’(Swan Arr shin) 행동대원 수백 명이 아웅산 수치의 차량과 지지자들을 공격하면서 2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데파윈 학살’로 불리는 이 사건이 낳은 건 크게 두 가지다. 만 5년을 채워가는 아웅산 수치의 가택 연금 그리고 군정의 ‘7단계 민주주의 로드맵’이 그것이다. 지난 5월 10일 강행된 신헌법 찬반 투표는 바로 이 로드맵의 네 번째 단계다. 선거 일주일 전 발생한 사상 유례없는 사이클론 재난도 군정의 ‘민주화’ 로드맵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로드맵은 데파윈 학살 당시 직면한 국제 사회의 압력 무마용이었다. 그게 상당히 먹혔다.” 버마 단체들의 최대 우산조직인 버마연방민족회의(NCUB) 대변인 소우 아웅(48)의 말마따나 군정은 국제 사회의 압력에 눈 하나 깜짝 않다가도 압력이 거세면 이런저런 카드를 능숙하게 흔들어왔다. 그리고 국제 사회는 다시 버마를 잊었다. 2004년 10월 19일 군내 ‘강경파’에 의해 축출된 전 총리 킨윤 장군이 기안한 ‘7단계 로드맵’이 그가 축출된 이후에도 현재 진행형인 건 이런 압력 완화 효과가 다분히 있었음을 말해준다. 실제 로드맵의 시간표를 제시하라는 간헐적 목소리에 별 반응이 없던 군정이 신헌법 기안과 국민투표와 같은 중대한 업무를 서두르기 시작한 것도 지난해 8, 9월 시위 사태 직후, 즉 강경 진압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판이 오르던 시점이었다. 국제사회를 위한 군정의 정치게임 그해 10월 10일, 군정은 그들이 ‘뽑은’ 인물로 헌법 기안팀을 구성했고, 12월 3일에 그들이 뽑은 대표들만의 ‘민족회의(National Convention)’를 재소집했다. 신헌법 찬반 투표가 ‘5월에 있을 예정’이라고 발표한 건 올해 2월 9일이지만, 그 헌법 ‘초안’은 2월 19일에서야 나왔다. 그리고 헌법 전문이 대중에 공개된 건 4월 9일, 불과 투표일 한 달 전이다. 이 ‘숨차는’ 타임 테이블 위에 오른 신헌법은 무려 457개 조항 194쪽이다. 버마 일용직 노동자들의 일당 1000차트(약 1달러)를 몽땅 바쳐야 살 수 있는 신헌법 책자를 극빈한 절대 다수 국민이 살 리 없고, 버마 국민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소수민족 언어로는 번역도 되지 않았다. 신헌법은 그렇게 ‘날치기’ 통과되었고 군정은 이제 로드맵 5단계로 향하고 있다. 개발협회(USDA)가 정당으로 변신하여 ‘민간복 독재시대’를 열게 될 2010년 총선이 그것이다. 국제 사회의 압력을 무마하는 건 물론 항구적 통치기반도 공고히 다져가는 일석 이조 로드맵은 군정의 정치 게임을 잘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국제 사회를 향한 군정의 ‘정치게임’은 사이클론 정국에서도 여지없이 불고 있다. 5월 19일, 나르기스 사태를 두고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아세안 (동남아국가연합) 외무부 장관들의 모임은 ‘물자만 받고 국제 구호요원은 거부’해오던 버마 정부의 방침을 뒤집고 ‘인력도 받겠다’는 ‘돌파구’를 끌어냈다. 그러나 그 인력을 ‘아세안 혹은 아시아권 출신’으로 제한한데다 “(사람 받는다고) 외국 인력의 버마 입국에 대한 통제가 사라지는 건 아니”라고 토를 단 싱가포르 외무부 장관의 발언이 왠지 수상하다. 수시로 열리는 방콕 기자회견장에서 구호단체들이 ‘점잖게 성토’하는 재난의 규모는 구호 요원들의 국적과 피부색을 따져가며 선별 입국시킬 수준이 결코 아니다. 5월 21일 현재 버마 정부의 공식 집계 사망자 수는 7만7738명이고 국제적십자사의 집계는 12만7990명이다. 5월 20일 민족민주동맹 해방구(NLD-LA)는 긴급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꽁창곤 타운십 30개 마을 중 바닷가와 인접한 15개 마을에 시체가 즐비하고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5월 21일 현재 재난이 발생한 지 3주가 되도록 구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은 전 피해 지역의 80%나 된다. 유니세프는 어린이 30~40%가 재난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호가 늦으면 피해자 250만 명의 목숨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사태가 자연재해를 넘어 대형 인재로 가고 있다는 지적도 무리는 아니다. 이런 인재 양상은 기반시설 ‘빈곤’과 ‘부패’ 그리고 ‘관료주의’가 만연한 개발도상국 재난지역에서 통상 보여온 모습이긴 한데 그 삼박자가 최악으로 맞아떨어지는 버마의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인 것이다. 잠시, 2006년 10월 8일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영토를 중심으로 발생한 지진 사태를 보자. 공식 통계 8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진이 있은 후부터 온갖 군용 헬리콥터가 분 단위로 동원되었고 그동안 외부인의 방문이 쉽지 않던 이 지역에 국제 NGO가 쏟아지다시피 들어갔다. 또 통제선(LOC, 인도령 카슈미르와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활동하는 무장세력까지도 나토군과 나란히 복구 작업을 벌일 정도였다.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조직 중 하나인 자맛투다와(Jama’at-ud-Da’wah)는 지진 현장에 처음으로 도착해 여러 명의 목숨을 살렸고, 현지에 병원까지 운영하며 지진 부상자들을 무료로 치료해왔다. 국민투표를 대비해 사이클론 사태 이전부터 양곤에 배치되어 있던 4개 대대(battalion)에 이르는 수천 명의 폭동진압 경찰이 ‘코빼기도 안 보인’ 버마의 상황과 아주 대조적이다. 이렇게 ‘모범 사례’로 꼽히는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지만 지진 발생 10개월 후 필자가 찾았을 때는 열악한 환경과 하루 한 끼 걱정이 보편화되어 있었다. 구호활동 인력 절대적으로 부족 한편 시민사회가 파괴된 버마의 국내 상황 역시 구호사업에 도전적 요소 중 하나다. 신분을 가장한 기자들이나 외국 구호요원 대부분이 양곤 안에 갇혀버린 5월 중순 이래 이라와디 삼각주 등 심각한 피해지역에서 구호활동을 벌이는 인력은 버마 직원들이거나 순수 자원봉사자들다. ‘버마 적십자사’ 는 그 가장 대표적 조직이다. 그러나 ‘버마 적십자사 직원은 모두 개발협회(USDA) 회원’이라고 성토하는 버마민주포럼(FDB) 정책 담당 킨 오마르나 “버마 적십자사는 군부의 전면 통제하에 있다”고 항변하는 소수민족회의(ENC) 간부 닥터 리앙 사콩 같은 이는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국제구호단체 인력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나마 수많은 시민이 이 버마 적십자사에 자원활동가로 참여하고 있지만 구호활동과 관련한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는 건 독립적인 구호 인력의 절박함을 드러내는 현실임에 분명하다. 마실 물이 없는 버마는 서서히 ‘우기’에 접어들고 있다. 빗물이 마실 물로 둔갑할 것 같지도 않은 이 우기가 인재(人災)와 독재를 쉽사리 쓸어내릴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버마는 지금 ‘재난 로드맵’을 밟고 있는 꼴이다. 방콕 | 이유경 penseur21@hotmail.com
[언더그라운드 넷]싸이질하는 ‘꽃노털 옵하’
[언더그라운드 넷]싸이질하는 ‘꽃노털 옵하’(2008. 05. 08)
2008. 05. 08 사회
소설가 이외수 싸이월드 미니홈피(http://www.cyworld.com/oisoo2008/) DC인사이드에 가면 이외수 갤러리가 있다. 이외수씨와 관련된 사진과 글을 올리는 곳이다. 이씨는 이곳에 자주 나타난다. 4월 말 이씨는 ‘이외수도 싸이질한다’는 제목의 게시 글을 올렸다. 클릭해보면 선글라스를 낀 그의 인증샷이 올라 있다. “꽃노털옵하 쫌 짱이지?”라고 그는 덧붙여 놓았다. 그는 스스로 꽃노털 ‘옵하’라고 지칭했다. 옵하는 ‘오빠’의 인터넷 변형어다. 한 달 전쯤 그가 새 책을 펴냈다. 책 제목은 ‘하악하악’. 이 역시 네티즌 말로, 원래는 ‘므흣’한 영상에 열광하는 모습을 의성어로 표현한 것이다. 그는 책에서 ‘흠좀무’ ‘캐안습’ ‘쩐다’ 같은 첨단의 인터넷 단어들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당신들의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읍니다. 번영된 조국, 평화통일을 이루는 데 모든것을 받치겠읍니다.” 지난해 6월,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현충원 방명록에 남긴 글이다. 인터넷 검색 엔진에 ‘이명박’과 ‘현충원’을 넣으면 빨간 펜으로 교정된 이미지 파일이 무수히 뜬다. 이를테면 ‘받치겠읍니다’의 바른 표현은 ‘바치겠습니다’다. 빨간 펜의 주인공은 바로 이외수씨다. 지난 대선 당시 그는 ‘저러다 뒤탈은 없을까’ 싶을 정도로,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줄기차게 ‘씹었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의 출범. 개인 홈페이지에 게재된 이씨의 패러디엔 여전히 날이 서 있다. “영어를 읽을 줄 아는 ‘선진참새’가 있었다. 총알을 맞은 선진참새는 뭐라고 비명을 질렀을까. 짹? 아아니죠 첵! 마아슈미다~. 영어몰입교육을 받은 선진참새였던 거딥니다.”(선진참새시리즈2) “믿든 말든 듣는 사람의 자유인데…” 소설가 이외수씨는 이 같은 단서를 달고 깜짝 놀랄 만한 말을 꺼냈다. 달에 사는 지적 존재와 몇 년 전부터 채널링(channeling), 즉 영적 교신을 해왔다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소설 ‘장외인간’을 펴낸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한 말이다. 그가 전한 바에 따르면 달에는 중국 인구 정도의 지적 존재가 지하에 거주하는데, UFO로 3분 정도면 지구에 올 수 있다고 한다. 스티븐 스필버그도 영화를 만들기 전에 채널링을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킥킥거리는 기자도 있었지만 이씨는 진지했다. 그가 아직도 달의 지적 존재와 채널링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냥 쉽게 쓴 글처럼 보이지만, 그의 ‘인터넷문학’도 찬찬히 읽어보면 진지하다. 어쨌든 이씨의 ‘인증샷’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드래곤볼에 나오는 사람이다”(그러고 보니 드래곤볼의 무천도사를 조금 닮은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존경스런 분이시죠”와 같은 비교적 정상적인(?) 반응도 있지만, “폭풍간지 꽃노털 본좌님 최ㄱ오!” “킹왕촹 ㅋㅋㅋ”처럼 인터넷 언어로 댓글도 단 이도 있다. 인터넷을 매개로 한 이외수씨의 문학 실험은 계속된다. 다음엔 어떤 작품이 나올까.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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