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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총 14 건 검색)

화제의 책|오광수 시인의 첫 시집 ‘눈길’
2019. 06. 16 14:44 생활
오광수 시인의 첫 시집 <이제 와서 사랑을 말하는 건 미친 짓이야>(애지)가 나왔다. ‘꽃’과 ‘땅’으로 상징되는 아름다움과 덧없음, 오램과 깊음이 모두 녹아든 이번 시집은 지난 시간의 빛과 어둠, 사랑이 가지는 매혹과 불안 등 우리 삶의 다층적 차원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근원적 힘임을 노래한다. 이 땅에 사는 ‘목숨의 뿌리’가 들려주는 실존적 아름다움을 역동적 에너지가 가득한 언어로 황홀하고도 처연하게 그려낸다. 표제는 역설이다. ‘이제 와서 사랑을 말하는 게 미친 짓이기는 해도 다시 한번 사랑을 말하고 싶다’는 시인의 간절함을 담고 있다. 그렇게 시인은 뜨겁고 저릿한 ‘첫사랑’과도 같은 시의 복원을 꿈꾼다. 중앙대 문창과 시절 후배들의 사랑과 질투를 받으며 ‘전설’로 회자되던 시인은 이후 오랜 기간 신문사 문화부에서 일해 왔다.
시집
[속보] ‘드루킹 특검’에 김봉석·오광수·임정혁·허익범 추천
2018. 06. 03 18:23 생활
[속보] ‘드루킹 특검’에 김봉석·오광수·임정혁·허익범 추천
[오광수기자의 이런생각]찰리 채플린과 김제동
2009. 10. 14 19:44 연예
'실망과 근심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절망에 빠지지 않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탈출구는 철학이나 유머에 의지하는 것이다.' 미국의 탁월한 희극배우 찰리 채플린 '나의 자서전'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모던 타임스' 등의 작품을 통해 현대사회의 비인간성을 고발한 채플린은 1950년대 미국의 매카시즘 열풍으로 추방되어 스위스로 망명했다. 그는 당시 마녀사냥식으로 진행된 반공주의의 희생양으로 지목돼 미국 정보기관으로부터 끊임없이 사찰을 당했다. 영화로 노동자를 선동하고, 위대한 미국을 조롱했다는 이유였다. 철학적 유머로 가득한 그의 영화는 지금 위대한 영화교과서로 남아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그가 공산주의자였다는 말은 들어본 바 없다. 배우로서, 감독으로서 그의 탁월함은 후세의 평가로 입증됐다. 윤도현이 KBS로부터 퇴출됐을 때 다음 차례는 김제동이나 김C가 아닐까 우려했다. 김제동은 전 소속사와의 계약이 끝나자 자청해서 오늘날 자신을 있게 해준 현 소속사로 들어갔다. 윤도현과 김C, 강산에 등이 소속된 다음기획을 택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그는 계약금 한 푼 받지 않았다. 대구에서 야구장 장내 아나운서로 일하던 그의 재능을 발견하고 서울로 불러올린 게 윤도현과 다음기획 대표였기에 그 은혜를 잊지 않고 갚은 것이다.  나는 글로 밥을 먹고사는 기자로서 김제동의 재능을 잠시나마 시기한 적이 있었다. '딴따라'가 웬 글을 그리 잘쓰는지, 게다가 말까지 잘하니…. 인터넷을 보면 '김제동 어록'이 족히 책 한 권 분량이 넘는다. 그의 말 한 마디, 그의 글 한 줄에서 늘 진정성을 담은 힘을 느낄 수 있다. 노무현 노제때 읽어내려간 조사나 '쌍용을 잊지 맙시다'라는 글에서 느껴지는 공력은 결코 하루아침에 쌓인 것이 아니었으리라.  그러나 일부의 시선처럼 김제동이 진보적이거나 좌파라고 생각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진정한 좌파라면 그가 MB정권 취임식의 식전행사 사회를 맡았겠는가. 그리고 죄파 진영에서 그를 그냥 놔뒀을 리도 없다. "웃음에는 좌도 우도 없다"는 그의 말처럼 그는 건강한 상식을 가진 이땅의 MC일 뿐이다. 여하튼 김제동의 하차가 KBS 이병순 사장의 해명대로 정치적 고려가 개입되지 않았기를 바란다. 건강한 상식을 갖고 있어야 할 공영방송의 수장이나 간부들이 정권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알아서 처신한 거라면 너무 슬픈 일이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보석'인 찰리 채플린을 온갖 구실로 중립국으로 내몰았던 매카시즘의 광풍이 이 땅에서 재현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이데올로기 과잉시대에 전세계적으로 몰아쳤던 좌우대립으로 희생된 수많은 사람들의 비극을 우리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또 한 가지 바라는 건 김제동이 시시껄렁한 잡담을 늘어놓는 MC가 아닌 유머를 철학의 경지로 끌어올리는 '한국의 채플린'이 됐으면 좋겠다. 하여, 그의 유머 때문에 국민들이 세상의 실망과 근심을 잠시라도 잊게해 줬으면 좋겠다.  <오광수 문화연예부장>
[오광수기자의 Tview]만화같은 ‘줌마렐라 스토리’ 드라마여, 좀더 리얼해져라!
2009. 07. 15 20:38 연예
남편의 불륜으로 비탄에 빠진 아줌마 앞에 연하의 꽃미남이 나타난다. 카바레에서 만난 제비도, 겉만 멀쩡한 백수도 아니다. 누구라도 탐낼 만한 외모와 깔끔한 매너까지…. 연하남들은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남편에게 버림받은 아줌마를 감동시킨다. 이는 소위 주부시청자들을 대상으로한 요즘 드라마의 ‘스토리 정석’이다. ‘신데렐라 스토리’의 변형인 ‘줌마렐라 스토리’랄까. 좀체로 현실에서 일어날 것 같지 않지만 시청률을 의식한 드라마들마다 이같은 판타지를 기획상품처럼 내세운다. SBS 일일극 ‘두 아내’는 영희(김지영)와 지호(강지섭)의 러브라인이 중심축을 이룬다. 남편의 외도로 이혼한 영희는 가진 것이 없는 보험 외판원이다. 게다가 아들까지 딸려 있다. 그에게 회사의 상사이자 연하남인 지호가 수호신으로 나선다. 지호는 해외 유학파이자 유복한 집안의 막내아들로 따스한 성품까지 가졌다. 영희를 향한 측은지심이 결국 사랑으로 발전한다. MBC 일일극 ‘밥줘’에서도 영란(하희라)의 상대역으로 연하남 준희(조연우)를 투입하여 시청률 잡기에 나섰다. 사진작가인 준희는 남편의 외도로 괴로워하는 영란을 카메라에 담다가 관심이 시작된다. 이 공식은 SBS 주말극 ‘사랑은 아무나 하나’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남편의 외도로 이혼한 설란(유호정)은 아들을 키우면서 홀로 살아간다. 연하의 재력가이자 싱글남인 태우(김지완)는 열렬한 구애끝에 설란의 마음을 여는 데 성공한다. 이들 드라마에는 남편의 외도로 이혼하여 혼자 아이를 키우는 불륜의 피해자인 여성이 등장한다. 또 그녀들을 사랑하는 남자들은 한결같이 재력과 능력을 갖춘 연하남이다. 우연치고는 너무 얄궂다. MBC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에서의 최진실과 정준호는 남편에게 버림받고 딸을 키우는 아줌마와 그를 사랑하게 되는 톱스타의 관계였다. MBC ‘내조의 여왕’ 역시 김남주를 향해 두 살 연하의 이혼남이자 대기업 사장인 윤상현이 조건없는 사랑을 보내면서 주부시청자들을 열광시켰다. 두 편 모두 아줌마 드라마 공식에 충실하여 성공한 드라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이땅의 아줌마들은 남편의 불륜을 알면서도 아이들 때문에 끙끙 앓아가면서 살아가고, 설령 이혼을 감행한다 해도 하루하루 생활해 가기가 만만치 않다. 냉혹한 생활 앞에서 드라마 속의 로맨스는 언감생심이다. 또 드라마처럼 돈 많고 잘생기고 지적인 연하남들이 구애하는 일도 없다. 그런데도 드라마들이 천연덕스럽게 판타지를 제조해 내는건 오로지 시청률 때문이다. 물론 드라마에서 판타지적인 요소는 어느 정도 필요하다. 그러나 팍팍한 현실을 살아가는 이땅의 돌싱들의 약점을 파고들어 시청률이나 올리겠다는 드라마 기획자들의 얄팍한 상술에 은근히 부아가 치민다. 드라마들이여, 좀더 리얼해져라.
오광수기자의 Tview
[오광수기자의 엔딩 크레딧]개콘 ‘분장실의 강선생님‘ ‘유쾌한 비틀기
2009. 04. 05 22:27 연예
 “똑바로 해 이것들아. 우리땐 남자를 만나지 말라고 해서 개도 암컷만 키웠어.”  KBS2 ‘개그콘서트’의 ‘분장실의 강선생님’이 요즘 시청자가 기다리는 코너로 떠올랐다. ‘개그계의 F4’를 자처하는 강유미, 안영미, 김경미, 정경미가 만들어가는 이 코너는 처음 그렇고 그런 ‘엽기분장쇼’로 오인받았다. 그도 그럴것이…. 겉보기엔 예쁘장한 개그우먼들이 매회 흉측한 분장으로 등장한다. 골룸이나 처키, 백설공주, 슈렉, 인어공주 등 할리우드 영화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다. 둘리나 마이클 등 만화캐릭터로도 변신한다.  그러나 그들의 웃음코드는 다른 데 있었다. 바로 한국사회의 위계질서, 선후배관계에서 생산되는 유머를 개그 속에 비벼 넣은 것이다. 직장은 물론이고 학교와 군대 등 사람사는 곳에는 늘 위계질서 때문에 웃지못할 촌극이 빚어진다는걸 콕 짚어낸 것이다.  특히 골룸으로 분장한 안영미는 웃음코드의 한 가운데 있다. 후배들은 철저하게 짓밟고, 선배에겐 아부를 일삼는 역할로 사랑과 미움을 한몸에 받는다. 안영미는 말끝마다 “우리 때는…”“빠져 가지고…”를 들먹인다. 시청자들은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 말에 포복절도한다. 학교건, 직장이건, 군대건 “우리 때는…”은 선배들의 단골메뉴다. 그뿐이랴,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공부할 때는, 아빠가 군대있을 때는, 엄마 어렸을 때는 등등. 군대로 따지면 강유미는 말년병장이고, 안영미는 중고참, 김경미와 정경미는 이등병 쯤 되는 셈이다.  군대는 나이가 아니라 잔밥순이고, 직장생활도 나이가 아니라 직책순 아닌가. 그런 위계질서로 인한 비애와 페이소스는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보았을 일이다. 다른 언어권과 달리 존칭어와 극존칭어가 상존하는 우리사회가 공감하는 치명적(?) 약점을 ‘개그계의 F4’가 파고든 것이다.  또 이름조차 없는 무명의 분장캐릭터들이 연기론을 펼치고, 인기를 얘기하는 것 자체도 개그적이다. 내세울 것이 없는 장삼이사들이 서로 아부하고, 짖밟는걸 보면서 시청자들은 진한 페이소스를 느낀다. 조금이라도 상대방에게 빈틈이 보이면 밟고 올라서려는 병적인 현대인들의 성향을 이 코너에서 유쾌하게 비튼다.  이 코너의 또하나의 미덕은 절묘한 분장이다. 예쁘장해서 오히려 손해봤던(?) 개그우먼들이 매주 누가 더 많이 망가지는지 경쟁하는 구도다. 분장 뿐 아니라 작은 소품에도 유머가 담겨있다. 벌써부터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따라하기 열풍이 불고, 그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유행어로 번질 조짐이 보인다. ‘마빡이’ 이후로 또하나의 빅히트 상품이 지금 알에서 깨고 나오려는 순간이다.  
오광수기자의 엔딩 크레딧
[오광수기자의 엔딩 크레딧]독해지는 대중문화, 우리 사회 부메랑 될라
2009. 03. 12 20:15 연예
독해져야 산다? 불황 탓인가? 연예계가 ‘독배’를 선택했다. 가요도, 드라마도, 예능도, 개그도 갈수록 독해지고 있다. 이미 독설로 유명해진 김구라가 있었지만 요즘엔 장르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 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가요계는 노랫말이 독해진 지 오래다. 백지영의 ‘총맞은 것처럼’ 이후 손담비의 ‘미쳤어’가 크게 히트했다. ‘재벌 2세’(아주), ‘사고치고 싶어’(이불), ‘사고쳤어요’(다비치) 등 최근 노래 제목들은 직설적 화법이 대세다. 독한 노랫말은 이미 가요계 대세로 자리잡은 느낌이다. 대성의 트로트곡 ‘대박이야’도 제목이 주는 느낌이 직설적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일단 눈에 띄어 살아남기 위해 포장이 독해질 수밖에 없다는 게 가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드라마 역시 갈수록 표독스러워진다. 30% 전후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국민드라마 반열에 오른 SBS 일일극 ‘아내의 유혹’이 대표적이다. 여주인공 장서희와 김서형은 평소 목관리를 해야 할 정도로 극중에서 소리치고, 울부짖고, 저주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당한 만큼 상대방에게 돌려준다. 당연히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서슬이 퍼렇다. KBS2 수목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번’ 역시 독한 캐릭터의 여주인공을 내세워 서서히 인기를 얻고 있다. 극중 최명길과 전인화가 사각관계로 얽히면서 불꽃같은 카리스마를 내뿜는다. 주요 배역들은 마치 적에게 맞서기 위해 바늘을 세운 고슴도치를 연상케 한다. 애시당초 한치의 양보나 용서도 없다. 예능프로그램에선 독해야 살아남는다. 평소 화장실도 가지 않을 것 같이 예쁜 여자연예인들이 출연, 서슴없이 ‘배설의 추억’을 실토한다. 술자리에서도 하기 힘든 얘기를 전국민을 상대로 털어놓는다. 또 예능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의 이혼이나 사업실패, 신체적 약점 등이 단골소재가 된 지는 이미 오래다. 그런 것들을 무기(?)로 살아남겠다고 작정한 듯하다.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들고, 마구잡이로 폭로한다. 개그계도 독하기는 마찬가지다. KBS2 ‘개그콘서트’의 코너인 ‘분장실의 강선생님’이 대표적이다. 여자개그우먼 강유미, 안영미, 정경미, 김경아는 더이상 망가질 수 없는 막장 분장을 선보인다. 이래도 안웃을 거냐면서 매주 더 혐오스러운 분장으로 출연하기 경쟁을 펼친다.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박지선 역시 수염까지 붙이고 나와 못생긴 외모를 강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웃기를 강요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갈수록 독해지는 대중문화계의 현상이 사회 분위기와도 맞아떨어진다. 국회에서는 여야의 드잡이가 일상화됐고, 우리 사회는 이미 한세기 전에 용도폐기된 좌우논쟁에 빠져 극과 극으로 치닫고 있다. 대중문화가 우리의 일상을 반영하는 거울이라면 최근의 현상들을 대중문화가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연예계가 택한 ‘독한 캐릭터’가 부메랑이 되어 우리 삶의 전반으로 파고들지 않을까 우려된다. 서로 헐뜯고, 할퀴고, 싸우는 게 일상화된다면 우리는 불황으로 인한 배고픔보다 더한 상처를 입게 될 것이다.
오광수기자의 엔딩 크레딧
[오광수기자의 엔딩 크레딧]‘욕설’ 가르치는 공영방송 KBS
2009. 02. 02 18:50 연예
 “방송 처음 해보나. 개××야.”  우리말을 바로 쓰자는 취지의 프로그램인 KBS2 ‘상상플러스’에서 벌어진 신정환의 욕설파문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같은 방송사의 ‘개그콘서트’가 욕설을 개그 소재로 삼아 구설수에 올랐다.  1일 방송된 ‘개그콘서트’의 ‘할매가 뿔났다’ 코너에서 할머니로 분한 장동민은 손자 유세윤에게 “너무 컸어. 이 새×”라며 ‘쌍욕’을 했다. 이 코너는 매주 아무렇지도 않게 욕을 해대고, 가족끼리 구타를 하는 장면이 소개된다. 같은 프로그램의 또다른 코너 ‘황현희 PD의 소비자고발’에 출연한 개그우먼 안영미도 앞음절 발음을 살짝 뭉개면서 “×야”라고 내뱉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악성바이러스’ 코너의 김준호는 ‘ㅁ ㅊ ㄴ’ 자음만 적힌 흰 종이에 ‘ㅣ,ㅣ,ㄴ’ 모음을 완성시키다가 “다 채우면 편집이에요”라며 웃었다.  ‘개그 콘서트’는 15세 이상 시청가 등급이지만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쯤 되니 안방극장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욕설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꼴이 됐다. 개그프로그램의 해학성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그 파급효과를 생각할 때 웃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KBS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진들의 불감증도 큰 문제다. 신정환은 홈페이지에 사과 한마디 올린 것을 끝으로 여전히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웃고 떠든다. KBS의 간부진이나 제작진이 그의 퇴출 문제를 거론한 적은 당연히 없다.  알다시피 KBS는 불황의 그늘 속에서 허덕이는 국민들이 비싼 시청료를 내서 제작되는 방송이다. 마치 술자리에서나 있을 법한 쌍욕을 해대는 방송을 만들어 달라고 시청료를 낸 국민은 아무도 없다. 아이들에게 욕을 대신 가르쳐 달라고 부탁한 적은 더군다나 없다.  이병순 KBS 신임 사장은 지난달 중순 특별인사위원회를 열어 근무기강 문란 등을 이유로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의 공동대표인 양승동 PD와 대변인 김현석 기자를 파면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기자와 PD, 노동조합이 크게 반발하자 해임 결정을 슬그머니 철회했다. KBS를 대표하는 사장과 그 조직원들의 생각에 큰 간극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사건이었다.  혹시 ‘국민의 방송 KBS’를 대표하는 신임 이병순 사장은 막말을 하고, 욕설을 해대더라도 시청률만 올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시청률 지상주의자인가. 그렇지 않다면 공영방송을 사수하자고 주장하는 사원들은 중징계하면서, 욕설을 해대는 연예인 출연에는 저토록 관대한지 그 이유를 묻고 싶다.
오광수기자의 엔딩 크레딧
[오광수기자의 엔딩 크레딧]백지영의 ‘뽕필’을 들으며…
2008. 12. 11 21:25 연예
백지영의 새노래는 ‘총 맞은 것처럼’이라는 도발적 제목을 달고 있다. 이별을 통보받고 심장이 멎는 듯한 충격을 받은 여인의 심경을 절절하게 토로한다. 가히 ‘백지영표 발라드’의 진수다. 백지영은 7집 앨범의 마지막 장에 이렇게 적고 있다. ‘백지영이란 사람에게 사랑을 가르쳐 주고 만남의 설렘을 알려준 내 지난 모든 남자들에게 감사한다’고. 솔직하고 담백한 여가수의 고백에 정신이 멍해진다. 내 지난 모든 남자들이 몇명인지, 혹은 그 남자들과의 사랑과 이별이 어땠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언젠가 사석에서 기자가 “이 세상 남자들은 대부분 백지영에게 빚지고 있다”고 얘기했더니 다들 동의한 바 있다. 그 시절, 소위 ‘B양의 비디오’는 소리없는 베스트셀러였다. 지금보다 컴맹이 훨씬 많던 시절에 다들 CD로 구운 문제의 동영상을 돌려보면서 숨죽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우리나라 컴퓨터 보급을 앞당기고, 많은 컴맹들의 눈을 뜨게 한 문제작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 사건은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정말 견뎌내기 힘든 고통과 모욕이었을 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가수 백지영은 그 고난의 세월들을 뒤로 하고 대중 앞에 다시 섰다. 그녀의 노래 역시 더 깊어지고 넓어졌으며, 대중들은 더 큰 사랑으로 화답하고 있다. 가요계에서는 속칭 ‘뽕필’이 있어야 성공한다는 정설이 있다. 특히 여가수에게 ‘뽕필’은 대형가수로 가는 원웨이티켓이나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뽕필’은 뭔가. 뭐 쉽게 풀자면 ‘뽕(마약) 맞은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또는 ‘뽕짝(트로트) 느낌’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문제는 ‘뽕필’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개발되는 것이라는 데 있다. 아무리 노래를 잘 불러도 ‘뽕필’이 없다면 듣는 이의 마음을 흔들지 못한다. 백지영은 엊그제 한 음악프로그램에 나와 “발라드를 부를 수 있을 만한 감성을 가진 나이에 내가 이별을 못해 보고 사랑을 못해봤다면 노래를 잘 부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렇다. ‘뽕필’은 수없는 담금질 끝에 강철이 만들어지듯, 스스로 느끼고 깨달아야 하는 그 어떤 느낌이다. 과거 90년대를 풍미하던 여가수 A는 유부남이었던 자신의 소속사 사장을 무섭게(?) 사랑했다. 그 집요한 사랑 때문에 소속사 사장은 신경쇠약에 걸릴 정도였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녀가 만들고 부른 지독한 사랑과 배신의 노래가 소속사 사장을 돈방석에 앉게 해줬다. 그런 이유 때문에 이 제작자의 부인조차 그들의 불륜(?)을 알면서도 모른 체했다. 사랑이 뭔지, 이별이 뭔지도 모르면서 사랑을 노래하고 이별을 노래한다면 과연 대중들의 심금을 울릴 수 있을까. 백지영이 ‘총 맞은 것처럼’ 아찔한 사랑과 이별의 느낌을 몰랐다면 그녀의 ‘뽕필’이 실린 노래를 우리는 영영 듣지 못했을 것이다. 어쨌거나 ‘백지영 만세’다. 예전에 ‘B양의 비디오’를 돌려봤다면, 오늘 백지영 새 앨범을 한장 사야 한다. 빚이 있다면 갚아야 하는게 인지상정 아닌가.
오광수기자의 엔딩 크레딧
[오광수기자의 Tview]달인과 왕비호의 패러독스
2008. 12. 09 21:09 연예
KBS2 ‘개그콘서트’의 ‘달인’ 코너를 열심히 본다. 항상 ‘16년간’ 수련을 쌓은 달인으로 등장하는 김병만과 그를 받치는 류담과 노우진이 매주 포복절도할 웃음을 만들어낸다. 이 코너의 매력은 마치 신문의 4단 만화처럼 짧고 간결하면서도, 그 안에 많은 이야기와 반전이 담겨있다는 점이다. “해봤어요? 안해봤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라는 유행어처럼 ‘16년간’ 수련했다는 달인은 자신의 기량에 대해 늘 큰 소리를 친다. 그러나 이내 바닥이 드러나 뒤통수를 맞으며 쫓겨나고 만다. 왕비호(윤형빈)는 ‘개그콘서트’를 대표하는 아이콘이다. 이름에 비호감을 드러내면서 서슴지 않고 내로라하는 아이돌 스타들을 조롱한다. 동방신기에서부터 원더걸스 등을 대상으로 자칫 ‘짱돌’ 맞기 십상인 독설들을 쏟아낸다. 그러나 그 야유 덕분에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요즘 넷세상을 살펴보면 ‘구경하는 자’와 ‘구경 당하는 자’의 두 부류만 존재한다. 구경 당하는 자들은 누구인가. 소위 이름 석자로 먹고사는 연예인과 운동선수, 기타 유명인들이다. 세상 사람들에게 이름 석자가 노출된 사람들은 모두 구경 당한다. 구경 당하기로 맘먹었거나, 구경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의 사람들은 움치고 뛸 자리가 없다. 그네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인터넷에 생중계된다. 아침은 뭘 먹었고, 저녁엔 어떤 술집에서 누구와 술을 마셨는지…. 인터넷 앞에 앉아 무슨 짓을 했는지 등등. 제 아무리 그 분야의 ‘달인’들이라도 구경하는 자들의 까발림 앞에서는 도리가 없다. 구경하는 자들은 누구인가. 쉼없이 쏟아지는 허드레 기사, 그 밑에 달리는 댓글과 악플들이다. 예전 같으면 그냥 지나가도 될 일들조차 세상 사람들 앞에 까발린다. 그냥 조용히 기부하고 싶었던 한 연예인은 기부 사실이 세상에 드러나면서 악플의 희생양이 됐다. 구경하는 자들은 비호감을 앞세운 왕비호와 닮았지만 한편으로는 사뭇 다르다. 애정을 가진 까발림이 아닌 ‘네가 달인이면, 난 도인이다’식의 무지막지한 공격으로 일관한다. ‘네가 그렇게 잘 났니? 그런데 왜 이 모양이야?’라고 반문한다. 한번 까발려진 비밀은 거미줄 같은 인터넷망을 타고 순식간에 수천만 국민들에게 전파된다. 삶은 약간의 비밀이 있어야 즐겁다. 구경하는 자와 구경 당하는 자, 모두 비밀을 보장받지 못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혼자서 조용히 들춰보고 싶은 추억이거나, 혼자서 낄낄거리며 즐기고 싶었던 비밀까지…. 알몸으로 드러나는 세상 속에서 ‘달인’도 ‘왕비호’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오광수기자의 Tview
[오광수기자의 이런생각]‘익명의 섬’은 없다
2008. 11. 13 22:31 연예
이문열은 그의 소설 ‘익명(匿名)의 섬’에서 익명이라는 보호막을 둘러쓰고 행해지는 당대의 비윤리성을 질타했다. 익명으로 인해 파생되는 도덕적 타락, 특히 여성들의 성적 타락을 개탄한다. 이 소설은 1982년 임권택 감독이 ‘안개마을’이라는 영화로도 제작됐다. 젊은 시절 안성기가 약간 모자란 듯한 깨철이로,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뛰는 배우 정윤희가 시골 여선생으로 출연했다. 화면 가득 흐르던 안개가 참 에로틱하게 느껴졌던 영화였다. 신문을 만들다보면 자주 ‘익명’을 전제로 하고 기사를 쓸 때가 많다. 요즘 신문 문법에 맞게 바꾼다면 K씨, M양 등 ‘이니셜’이다. 사실 이니셜은 독자들을 참 불편하게 만든다. 한편으로는 누군지 알고 싶은 궁금증을 유발케 하고, 또 한편으로는 이럴거면 기사를 왜 썼는지 짜증나게 한다. 그러나 그 불편함도 잠시뿐이다. 조금만 참고 기다렸다가 검색창을 두드리면 그 주인공이 누구인지 금세 알 수 있다. 그렇다. 세계 최강의 인터넷이 거미줄처럼 깔려있는 대한민국에는 더이상 ‘익명의 섬’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조지 오웰이 소설 ‘1984’에서 예견했듯이 인간이 만들어놓은 문명의 이기(利器)가 끊임없이 인간을 감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연예계에 온 국민이 궁금해하는 두 명의 익명스타가 등장했다. 그 하나는 인터넷 도박에 연루되어 4억원을 날린 ‘유명방송인 K’였고, 또 한 명은 지난 수년간 8억5000만원을 익명으로 기부해온 ‘20대 여자 탤런트 모양’이었다. 담당데스크로서 마감시간 직전까지 익명을 실명으로 전환해야 할지 고민했다. 전자는 아직 검찰에 의해 혐의만 드러났을 뿐 죄값을 받은 게 아니었고, 후자는 본인 스스로가 이름이 밝혀지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여하튼 두 사람 모두 ‘공인(公人)’ 신분이었다. 결과적으로는 만 하루 만에 두 사람의 이름이 인터넷을 타고 전국민들에게 공개됐다. 강병규와 문근영이 그 주인공이었다. 실명 공개 이후 네티즌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극과 극이다. 강병규는 지탄의 대상이 됐고, 문근영은 찬사의 대상이 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실명 공개 이전에도 두 사람에 대한 세상의 평가 역시 다르지 않았다. 강병규는 올림픽연예인 응원단 사건으로 물의를 빚으며 방송하차 압력을 받고 있었고, 문근영은 드라마 ‘바람의 화원’에서 탁월한 연기력을 인정받으면서 승승장구 하고 있었다. 익명의 두 사람을 둘러싼 중심엔 돈이 있다. 강병규가 돈을 벌기 위해 도박판에서 욕망을 키웠다면, 문근영은 사회로부터 벌어들인 돈으로 더 낮은 곳에 베풀었다. 두 사람 모두 몰래 했지만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뉴욕 월가의 자본가가 자판을 두드리면 이땅의 서민들 호주머니가 털리는 시대다. 하여, 경제한파도 만만치 않다. 비록 춥고 배고프더라도 사람들이 ‘문근영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면 좋겠다. 독감 같은 ‘강병규 바이러스’는 퇴치하고…. 그러다보면 ‘행복 바이러스’가 넘치는 봄날도 오지 않을까.
오광수기자의 이런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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