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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총 71 건 검색)

[우리말 산책]윗옷을 벗으니 웃통이 드러났다②
2008. 09. 26 19:54 생활
어제 내가 “된소리(ㄲ, ㄸ, ㅃ, ㅆ, ㅉ)와 거센소리(ㅊ, ㅋ, ㅌ, ㅍ) 앞에서는 ‘윗’으로 못 쓰고, ‘위’로 적는다”고 했지? 이는 ‘뒷쪽(×) → 뒤쪽(○)’ ‘뒷칸 → 뒤칸’처럼 “거센소리와 된소리 앞에서는 ‘사이시옷’을 쓰지 않는다”는 한글맞춤법 규정에 따른 거야. 그리고 ‘웃’과 ‘윗’의 구분에서 99%는 ‘윗’이 붙어. ‘웃’이 붙는 말은 ‘웃거름’ ‘웃국’ ‘웃돈’ ‘웃더껑이’ ‘웃비’ ‘웃어른’ 정도야. 그런데 말이야, ‘예외 없는 규정은 없다’라는 말처럼 앞에서 설명한 내용에도 예외가 있어. 우선 “두 어깨 부분”을 뜻하는 ‘웃통’은 위의 설명대로라면 ‘우통’이나 ‘위통’으로 써야 할 것처럼 보여. ‘ㅌ’ 앞에는 사이시옷을 쓸 수 없다고 했잖아. 그러나 ‘웃’은 ‘우’에 사이시옷이 붙은 게 아니야. ‘웃’이 하나의 말로, “위”를 뜻하는 접두사야. 그런 ‘웃’에 밥통·술통·몸통 등의 ‘통’이 붙은 것이니, ‘웃통’은 그냥 ‘웃통’이야. 또 ‘웃옷’과 ‘윗옷’은 둘 다 맞는 표기이지만 의미가 달라. 어느 말이 틀린 것이 아니라, 의미에 따라 구분해 써야 하는 말인 거야. ‘윗옷’은 아래옷(치마·바지)에 대립되는 상의(上衣)를 나타낼 때, ‘웃옷’은 위에나 거죽에 입는 겉옷을 뜻할 때 쓰는 거지. 와이셔츠는 윗옷이고, 바바리코트는 ‘웃옷’이야. 결론적으로 ▲‘윗’과 ‘웃’이 헷갈리는 말 가운데 대부분은 ‘윗’으로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쓰는, ‘웃’이 붙는 말은 웃돈, 웃어른, 웃거름, 웃통 등 몇 개에 불과하며 ▲된소리나 거센소리 앞에서는 ‘위’(위치마, 위팔, 위턱, 위쪽)로 적는다는 거야. 알았지?
[우리말 산책]윗옷을 벗으니 웃통이 드러났다①
2008. 09. 25 20:23 생활
사실 우리말처럼 쉬우면서 어려운 말도 없는 것 같아. 늘 입에 올리고,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를 거치며 그 많은 문법들을 배웠음에도, 아직 우리말과 글을 제대로 말하고 쓰지 못하는 이들이 많으니 하는 말이야. 그중 하나가 ‘웃’ ‘윗’ ‘위’의 쓰임이야. 아마 이들 말을 정확히 구분해 쓰는 사람은 거의 없을걸. 하지만 우리말법을 조금만 알면 아주 간단하게 구분할 수 있어. 물론 그것만 알면 절대 틀리지 않을 수도 있고 말이야. 오늘과 내일 이틀에 걸쳐 그것을 한번 배워보자고. 표준어규정 제12항은 “‘웃’과 ‘윗’은 ‘위’에 맞추어 ‘윗’으로 통일한다”고 밝히고 있어. 그리고 여기에 덧붙여 ‘다만1’에서는 “된소리나 거센소리 앞에서는 ‘위’로 한다”고 했고, ‘다만2’에서는 “아래·위의 대립이 없는 단어는 ‘웃’으로 발음되는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고 규정했어. 우리말에 깊은 관심이 없는 사람이 들으면, 얼른 이해가 안 될지도 몰라. 그러나 아래 3가지 사항만 기억하면 이들 규정을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어. ①‘웃’으로 발음되는 말이라도 그 말이 윗(웃)도리-아랫도리, 윗(웃)니-아랫니, 윗(웃)목-아랫목 등처럼 위·아래가 대립되는 말은 ‘윗’으로만 적고 ②발음이 워낙 ‘웃’으로 굳어진 말 가운데 위·아래 대립이 없는 말, 예를 들어 웃어른(아랫어른은 없음)과 웃돈 등은 ‘웃’으로 적으며 ③된소리(ㄲ, ㄸ, ㅃ, ㅆ, ㅉ)와 거센소리(ㅊ, ㅋ, ㅌ, ㅍ) 앞에서는 ‘위’로 적는다는 거야.
[우리말 산책]이 땅에 ‘수펄’은 살지 않는다
2008. 09. 24 19:58 생활
지난 토요일에 내가 표준어규정 제7항 중 “수컷을 이르는 접두사는 ‘수’로 통일한다”며 ‘숫꿩(×) → 수꿩(○)’ ‘숫놈 → 수놈’ ‘숫소 → 수소’ 등으로 쓰도록 한 것은 언중의 언어 현실을 너무 무시한 규정이라고 얘기한 거 기억나? 쥐·양·염소에게만 특혜(?)를 줘 ‘숫쥐’ ‘숫양’ ‘숫염소’로 쓰도록 하면서 ‘숫놈’과 ‘숫소’는 ‘수놈’과 ‘수소’로만 쓰도록 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된 처사야. 그런데 말이야 이보다 더 언중의 언어현실을 무시한 규정이 있어. 표준어규정 제7항 ‘다만1’을 보면 “다음 단어에서는 접두사 ‘수’ 다음에서 나는 거센소리를 인정한다. 접두사 ‘암’이 결합하는 경우에도 이에 준한다”라고 하면서 9가지의 거센소리를 인정했어. ‘숫강아지(×) → 수캉아지(○)’ ‘숫개 → 수캐’ ‘숫것 → 수컷’ ‘숫기와 → 수키와’ ‘숫닭 → 수탉’ ‘숫당나귀 → 수탕나귀’ ‘숫돼지 → 수퇘지’ ‘숫돌쩌귀 → 수톨쩌귀’ ‘숫병아리 → 수평아리’ 등이 바로 그것이야. 하지만 왜 이들만 거센소리를 인정하는 거냐고. 누구 맘대로! 들리는 말로는 1988년 표준어규정을 개정할 때 의견이 엇갈리는 말은 위원들의 거수로 결정했대. 언중이 어떻게 쓰든 말든, 위원들이 자기 귀에 익은 말에만 손을 번쩍 들어 표준어 도장을 쾅쾅 찍어 준 거지. 그런 탓에 언중은 죄다 ‘수펄’ ‘수코양이’ ‘수캐미’ ‘수커미’로 쓰는 말을 ‘수벌’ ‘수고양이’ ‘수개미’ ‘수거미’로 써야 해. ‘수펄’을 ‘수벌’로 써야 하는 현실이 짜증 나? 안 나? 나지?
[우리말 산책]수캐와 수고양이의 싸움
2008. 09. 19 20:38 생활
‘수’와 ‘숫’을 제대로 구분해 쓰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아. 사실 표준어규정 자체에 문제가 많아 언중이 바르게 쓰기가 쉽지 않아. 표준어규정 제7항은 “수컷을 이르는 접두사는 ‘수’로 통일한다”고 규정, ‘숫꿩(×) → 수꿩(○)’ ‘숫놈 → 수놈’ ‘숫소 → 수소’ 등으로 쓰도록 밝히고 있어. 하지만 이는 언중의 언어 현실을 너무 무시한 규정이라고 생각해. 수소가스의 수소와 암소의 반대말(?) 수소가 어떻게 같은 글꼴을 할 수가 있냐고. 안 그래? 숫놈을 수놈으로 쓰는 것도 너무 어색해. 그렇지? 게다가 이 조항 ‘다만2’에서는 “다음 단어의 접두사는 ‘숫’으로 한다”며 ‘숫쥐’ ‘숫양’ ‘숫염소’를 표준어로 삼고 있어. 대체 이게 뭐야. 왜 쥐와 양, 염소에게만 특혜(?)를 준 거냐고. 물론 나름대로 이유는 있어. ‘숫쥐’는 [수찌]로, ‘숫양’은 [순냥]으로, ‘숫염소’는 [순념소]로 소리가 나지. 이것은 사이시옷을 받쳐 적는 이유가 돼. 뒷소리가 된소리로 나거나 ‘ㄴ’음이 덧나는 것 말이야. 하지만 말이야 사람에 따라서는 ‘수놈’을 [순놈]으로 소리내는 사람도 있어. ‘수소’를 [수쏘]로 소리내는 사람도 많고. 그러면 이 말들도 당연히 ‘숫놈’이나 ‘숫소’로 써야 하지 않겠어? 그런데 아니래. 그러면 안 된대. 젠장^^ 또 ‘숫잉어’나 ‘숫용’은 이렇게 써야 할지, 아니면 ‘수잉어’나 ‘수용’으로 써야 하는지 설명이 없어. 사전에도 표제어가 올라 있지 않고 말이야. 아무튼 현재로서는 △양·염소·쥐 앞에서는 ‘숫’을 쓰고 △그 밖의 모든 것 앞에는 ‘수’로 쓰면 돼.
[우리말 산책]‘이쁘다’는 예쁜 사투리
2008. 09. 18 20:30 생활
우리가 아무 의심없이 쓰는 말 중에 표준어가 아닌 것이 무척 많아. 열에 아홉은 그렇게 불러도, 사전들이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는 말이 엄청 많은 거야. 그중 하나가 바로 ‘이쁘다’라는 말이야. 나도 그렇지만 일상생활에서 “이쁜 우리 아기” “얼굴이 이쁘장한 게 꼭 엄마를 닮았구나” “나 이뻐” 등처럼 “모양이 작거나 섬세하여 눈으로 보기에 좋다” “행동이나 동작이 보기에 사랑스럽거나 귀엽다” “아이가 말을 잘 듣거나 행동이 발라서 흐뭇하다” 따위의 의미로 ‘이쁘다’가 폭넓게 쓰이고 있어. 이 ‘이쁘다’는 신문과 방송에서도 흔히 쓰는 말이고, 어린이들의 동화책이나 만화책에도 참 많이 나오는 말이야.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조금의 의심도 없이 이 말을 표준어처럼 쓰고 있어. 나만 해도 글로 쓸 때는 그렇지 않지만, 말을 할 때는 ‘이쁘다’라는 말을 엄청 쓰는 편이야. 하지만 ‘예쁘다’ 외에 ‘이쁘다’ ‘이뿌다’ ‘예뿌다’ ‘어여쁘다’ 등은 1936년 조선어 사정에서 버리기로 한 말이야. ‘예쁘다’ 외에는 모두 사투리라는 얘기지. 그런데 최근 들어 이들 사투리 중 ‘어여쁘다’는 ‘예쁘다’의 예스러운 말로 보아 대부분의 사전에 표제어로 올라 있어. 더욱이 우리 속담에 “어여쁘지 아니한 며느리가 삿갓 쓰고 으스름달밤에 나선다”라는 말이 있고, 부사 ‘어여삐’가 튼튼한 생명력을 갖고 있음을 살필 때 ‘어여쁘다’는 바른말로 보아도 좋을 듯싶어. 아니, 죽었다 살아난 표준어야. 그러나 ‘어엿브다’ ‘예뿌다’ ‘이쁘다’ ‘이쁘장하다’ ‘이쁘장스럽다’는 모두 사투리이니 써서는 안 돼.
[우리말 산책]애기도 없고, 애비·에미도 없다
2008. 09. 17 20:07 생활
어린 아이를 귀여워하며 부르는 ‘애기’ 있지? “아이고, 예쁜 우리 애기”나 “우리 애기가 벌써 걸음마를 하네”라고 하며 쓰는 ‘애기’ 말이야. 하지만 ‘애기’는 ‘아기’로 써야 하는 말이야. 뒤에 가서 ‘이(ㅣ)모음 역행동화’를 얘기하며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아기’를 ‘애기’로 소리내는 것은 ‘기’의 이(ㅣ)모음이 ‘아’에 영향을 미친 때문이야. 우리말에는 이런 것들이 무척 많아. “애비는 어디 갔니?” “그 애비에 그 아들이다” 따위의 표현에서 보이는 ‘애비’도 마찬가지야. “아버지” 또는 “남자를 두루 일컫는 말”로 흔히 쓰는 ‘애비’ 역시 ‘아비’가 바른말이야. ‘허수애비’와 ‘함진애비’도 ‘허수아비’와 ‘함진아비’로 써야 하고 말이야. 또 어머니를 낮춰 부르는 말 ‘에미’도 ‘어미’로 써야 해. 알았지? 이밖에 “아들의 아들”을 가리키는 말로 널리 쓰이는 ‘손주’나 “아버지의 형제. 특히 결혼하지 않은 남자 형제를 이르는 말”인 ‘삼춘’, “혼인한 두 집안의 부모들 사이 또는 그 집안의 같은 항렬이 되는 사람들 사이에 서로 상대편을 이르는 말”인 사둔도 바른말이 아니야. ‘손자(孫子)’ ‘삼촌(三寸)’ ‘사돈(査頓)’으로 적어야 해. 우리말에서 한자말은 대부분 어원을 밝혀 적어야 하거든. 그런데 말이야. 손자와 손녀를 한데 아우르는 말로 ‘손주’를 살렸으면 좋겠어. 우리말 가짓수가 늘어나면서 손자와 손녀에 대한 표현도 편하고 자유로워지니, 그거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 아니겠어?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나 혼자의 생각이고 푸념일 뿐이야. 에휴휴~
[우리말 산책]팔을 걷어붙이면 병신 된다
2008. 09. 11 20:16 생활
우리가 일상생활 중에 흔히 쓰는 말 가운데는 표준어규정과 한글맞춤법 등에 어긋나는 말뿐 아니라 논리적으로 어색한 말도 참 많아. “민용이는 순옥이 일이라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라는 표현의 ‘팔을 걷어붙이고’도 논리에 맞지 않는 말이야. ‘걷어붙이다’는 뭔가를 말아 올리는 것을 뜻하는데, 어떻게 팔을 걷어붙일 수 있겠어. 한번 해봐. 절대로 못 해.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내가 점심 한 끼 쏜다. 으이그, 그런다고 진짜 해 본다. 흔히 ‘팔을 걷어붙이다’로 쓰는 말은 ‘팔소매를 걷어붙이다’로 써야 논리에 맞는 표현이 돼. 알았지? 그런데 말이야. 우리말에는 논리에 맞지 않지만 아주 오랜 세월 동안 화석처럼 굳어져 버려 어쩔 수 없는 말들도 있어. 어떤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의미하는 ‘맨발 벗고 나서다’도 그런 거지. 맨발이 뭐야? 아무것도 신지 않은 발이잖아. 그것을 어떻게 벗어. 이런 것들을 ‘관용어’ ‘관용구’라고 해. ‘습관적으로 쓰는 말’ 또는 ‘두 개 이상의 단어로 이루어져 있으면서 그 단어들의 의미만으로는 전체의 의미를 알 수 없는, 특수한 의미를 나타내는 ‘어구’라는 소리지. 예를 들면… 음~ 뭐가 좋을까? 그래! ‘발이 넓다’는 말 있지? “민용이는 발이 참 넓어”라고 할 때 쓰는 말 말이야. 그 말이 정말 발이 넓다는, 그래서 큰 신발을 신어야 한다는 뜻이야? 아니지? 사교적이어서 아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잖아. 바로 그런 것이 관용어이고 관용구야. 언중의 입에서 굳을 대로 굳은 이런 말은 어떤 문법적인 제약을 받지 않아. 그냥 쓰면 돼.
[우리말 산책]아이에게 벌(罰)을 세우지 맙시다
2008. 09. 10 20:19 생활
관용구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야. 오랜 세월 동안 조금씩 변해 가다 더 이상 변하지 않을 정도로 아주 단단히 굳어 버리는 거지. 따라서 지금도 관용구로 진행 중인 표현이 있기 마련이야. 그중 하나가 ‘벌을 서다(세우다)’야. 나는 여태껏 벌선 적도, 누구를 벌세운 적도 없어. 너무 착해서 남들에게 야단을 맞거나 야단을 친 적이 없다고 잘난 척하는 거냐고? 아니야. 그런 얘기야 아니야. 나도 어린 시절에 콩서리나 참외서리를 하다가 주인에게 붙잡혀 혼쭐이 난 일도 있고, 고등학교 때는 수업시간에 도시락 까 먹다가 선생님한테 들켜 도시락을 입에 문 채 복도바닥에 꿇어앉아 눈물을 흘리기도 했어. 또 군대 이등병 시절에는 고문관 소리까지 들으며 기합도 숱하게 받았지. 그런데도 웬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벌서다’에는 무릎을 꿇고서 두 손을 들고 있거나 엎드려뻗치는 행동이 따르지 않는다는 얘기야. 최근 일부 사전에 ‘벌서다’가 표제어로 오르기는 했지만, 그 뜻을 “벌을 받아 일정한 곳에 서다” 또는 “잘못을 하여 일정한 곳에서 벌을 받다”라고 밝히고 있어. 무릎을 꿇거나 손을 들고 있는 등의 의미를 지니려면 ‘벌서다’가 아니라 ‘벌쓰다’가 돼야 해. 이때의 ‘쓰다’는 “죄를 입다” “형구나 굴레 따위를 목에 걸다”는 뜻을 지니고 있어. ‘누명쓰다’나 ‘칼을 쓰다’의 ‘쓰다’가 좋은 예이지. 그리고 ‘벌세우다’는 ‘벌쓰다’의 사역형 ‘벌씌우다’가 바른말이야. 국어사전들도 죄다 “벌을 받다”라는 의미의 말로 ‘벌쓰다’를 표제어로 올려놓고 있어.
[우리말 산책]‘삼가해야’는 ‘삼가야’ 할 말
2008. 09. 04 20:27 생활
열이면 아홉쯤은 잘못 쓰는 말이지만, 절대 표준어가 될 수 없는 말이 있어. 우리 말법에 너무 어긋나기 때문이지. “말을 삼가해야 한다” “가급적 운동을 삼가하고 충분히 휴식하는 게 좋다” 따위도 열에 아홉은 아주 흔한 표현이야. 그러나 이런 말 속의 ‘삼가해야’나 ‘삼가하고’는 바른말이 아니야. 왜냐하면 우리말에는 ‘삼가하다’라는 동사가 없기 때문이지. 우리말을 웬만큼 아는 사람들도 틀리기 쉬운 ‘삼가하다’의 바른말은 ‘삼가다’야. 따라서 ‘삼가해야’나 ‘삼가하고’ 등으로 쓰는 것은 동사 ‘오가다(오고가고 하다)’를 ‘오가해야’나 ‘오가하고’라고 쓴 것과 같아. 말꼴이 너무 우습지 않아? 그러니까 ‘삼가해야’나 ‘삼가하고’는 ‘삼가야’나 ‘삼가고’라고 써야 하는 거야. ‘삼가다’ 말고, 아무 쓸데가 없는 ‘하’를 끼워 넣어 틀리는 말이 또 하나 있어. “철수는 서슴치 않고 앞으로 나섰다” 따위의 ‘서슴치’가 바로 그거야. 왜냐고?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머뭇거리며 망설이다”는 뜻의 말은 ‘서슴하다’가 아니라 ‘서슴다’이기 때문이지. “말과 행동에 망설임이나 거침이 없다”는 의미로 쓰는 ‘서슴없이’ 있지? 그 ‘서슴없이’도 ‘서슴다’의 어간 ‘서슴’에 ‘없이’가 붙어서 이뤄진 말이야. ‘먹다’를 활용할 때 ‘먹하지’라고 쓸 수 있어? 없어? 당연히 없지! 그러면 ‘서슴다’를 ‘서슴하지’로 활용할 수 있겠어? 없겠어? 그래, 당연히 없어. 그러니까 ‘서슴치’라는 말도 있을 수 없는 거야.
[우리말 산책]‘남사스럽다’는 남우세한 말
2008. 09. 03 20:51 생활
우리가 아무 의심 없이 바른말인지 알고 쓰는 말 중에 실제는 표준어가 아닌 말이 꽤 많아. “남사스럽게 그 옷차림이 뭐냐” “이거야 원, 남사스러워서…” 등의 표현에서 보듯이 ‘남사스럽다’도 우리가 아주 흔히 쓰는 말이야. 그러나 ‘남사스럽다’ 역시 바른말이 아니야. 아니, 바른말이 될 수 없는 말이야. 접미사 ‘-스럽다’는 “일부 명사에 붙어 ‘그러한 느낌이 있다’는 뜻의 형용사를 만드는 말”로 ‘다정스럽다’ ‘명예스럽다’ ‘복스럽다’ 따위처럼 쓰여. 따라서 ‘남사스럽다’가 바른말이 되려면 우선 ‘남사’라는 명사가 있어야 해. 물론 우리말에 ‘남사’라는 명사가 없는 것은 아니야. 우리 고유음악의 12가지 음이름을 ‘십이율’이라고 해. 이 십이율 가운데 음성에 딸린 여섯 가지 소리를 ‘육려’라 하고, 육려의 다섯째가 ‘남려’야. 십이율 열째 음의 이름이기도 한 이 ‘남려’를 다른 말로 ‘남사’라고 해. 뭔 말인지 모르겠다고? 사실 나도 뭔 말인지 정말 몰라. 사전에 그렇게 올라 있기에 그대로 베낀 거야.^^ 또 소경말(소경들 사이에서 쓰는 말) 중에도 ‘남사’가 있는데, 그 ‘남사’는 “사람”을 뜻한대. 아무튼 이들 ‘남사’에는 “조롱이나 비웃음을 받을 만하다”라는 의미가 없어. 그러므로 ‘남사스럽다’는 말도 생길 수가 없어.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잘못 쓰는 ‘남사스럽다’의 바른말은 무엇일까? 생각 외로 꽤 많아. ‘남우세스럽다’ ‘남세스럽다’ ‘우세스럽다’ ‘남우세하다’가 죄다 “비웃음을 받을 만하다”는 의미를 지닌 말이야. 이런 거 정말 몰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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