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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경향(총 23 건 검색)

우울증·치매엔 ‘알파카’가 특효약?
우울증·치매엔 ‘알파카’가 특효약?
2025. 02. 19 09:54 건강
알파카, 요양원 방문해 환자 ‘힐링 치료’ 인간과 동물 간의 교감이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받고 있다. @k2alpacas 인간과 동물 간의 정서적 교감으로 인한 건강 치유 효과가 주목받고 있다. 강아지는 문해력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돕고 말은 분노의 감정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기존 연구에 이어 알파카가 요양원에서 치매와 우울증을 앓고 있는 노인들에게 위안을 주는 사례가 등장했다. 미국 반려동물 매체 PETHELPFUL가 아일랜드의 치료용 알파카 ‘패티’와 ‘오스카’ 이야기를 전했다. 아일랜드에 사는 알파카 ‘패디(Paddy)’와 ‘오스카(Oscar)’는 힐링 치료사다. 이들은 요양원의 복도를 익숙한 듯 목줄도 없이 자유롭게 뚜벅뚜벅 걷는다. 해당 요양원에 여러 차례 방문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치료 방법은 요양원이나 병원에 한 시간가량 머물며 공용 공간에서 입소자나 환자를 만나는 것이 끝이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위해 개별 방문을 하기도 한다. 입소자들은 알파카를 쓰다듬거나 함께 사진을 찍으며 즐겁게 지내고 있다. 요양원 관계자들은 “알파카 방문이 우울증이나 치매를 앓고 있는 입소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면회를 거부하던 입소자들도 알파카가 오면 기꺼이 인사를 나눈다”고 전했다. 패디와 오스카의 사육사는 “알파카는 치료 동물로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며, 다양한 사람과 상황에 반응하는 특별한 육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알파카와의 교감이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요양원을 찾은 알파카, 패디와 오스카. 뚜벅뚜벅 복도를 거니는 모습이 한두번 와본 솜씨가 아니다. @k2alpacas 알파카는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가축으로, 라마, 낙타와 같은 과에 속한다. 이들은 오랜 기간 부드러운 의류 소재를 생산하는 가축으로 활용됐다. 최근에는 반려동물과 치료 동물로서도 주목받고 있다. 알파카의 방문이 요양원 입소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입증되면서, 전문가들은 향후 동물 매개 치료 프로그램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건강 의피셜㊽] 국내 소아우울증 점점 는다
[건강 의피셜㊽] 국내 소아우울증 점점 는다
2024. 12. 29 09:00 건강
소아우울증을 무심코 지나칠 경우 아이의 몸과 마음 건강에 장기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픽사베이 소아우울증은 국내에서 점점 더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간과하면 아이의 몸과 마음 건강에 장기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소아청소년 5명 중 1명은 성인이 되기 전 1회 이상의 우울 삽화(기분 저하, 정신 및 행동 변화 등 우울증 증상이 나타나는 일정한 기간)를 경험한다고 알려지면서, 소아우울증은 성인과 마찬가지로 심각하게 접근해야 하는 문제가 됐다. 단순한 감정기복으로 넘기면 안 되는 ‘소아우울증’, 그 원인부터 치료 방법까지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김재원 교수와 알아봤다. 1. 소아우울증이란? 우울증은 우울감과 의욕 저하를 주요 증상으로 가지며 다양한 인지·정신·신체적 증상을 동반하고, 일상기능을 떨어뜨리는 정신과적 질환이다. 이런 질환이 아동·청소년에게 발생하면 소아우울증이라고 한다. 소아우울증의 원인은 60%가 환경적 요인(학업 스트레스, 가족·또래 관계 등)이며, 나머지 40%는 유전적 요인이다. 국내에서 소아우울증 발생은 점차 증가하는 중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아동(6~11세)의 우울증 진료 건수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92% 증가했고, 청소년(12~17세)은 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증가세의 원인은 한국의 소아청소년이 어릴 때부터 스트레스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 소아우울증의 위험요인 (1) 또래관계의 어려움: 친구와의 갈등이나 학교 폭력은 소아우울증의 중요한 위험요인이므로 또래 관계를 잘 유지해야 한다. 다른 또래 관계에 문제가 있더라도, 어릴 때부터 꾸준히 교류하는 좋은 친구 한두 명을 만들어 계속 유지한다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2) SNS: 아이들이 SNS를 사용하다 보면 우울증이나 자해·자살위험을 높이는 잘못된 정보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소아청소년기에는 SNS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보다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연령 제한을 포함한 온라인 아동보호법이 속속 발휘되는 중이다. (3) 비만: 소아 비만은 최근 발생률이 증가하는 또 다른 질환이다. 아직 인과관계는 입증되지 않았으나, 다양한 연구를 통해 소아 비만과 소아우울증은 서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두 질환 모두 적극적인 예방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3. 소아우울증 증상 및 진단 방법 소아우울증은 성인우울증과 비슷하게 식욕 저하, 불면증, 집중력 저하 등을 동반한다. 특히 공부에 집중이 안 된다고 호소하거나, 이전에 즐기던 활동에 대한 흥미나 의욕이 사라지는 아이들이 많다. 우울한 상태를 자각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우울감 대신 짜증이나 예민함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성인과 달리 소아우울증은 주의력결핍행동장애(ADHD), 품행장애, 불안장애 등을 동반할 수 있어서 체계적인 진단이 중요하다. 한편, 사춘기와 우울증 증상을 혼동하는 경우도 있다. 사춘기 때 흔히 발생하는 감정 기복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우울증에 의한 감정 변화는 지속적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며, 치료가 필요한 증상이다. 특히 우울증으로 진단하기 위해선 우울감이나 과민함이 2주 이상 지속되며, 우울증 경고 증상 중 4가지 이상이 나타나야 한다. 사춘기와 우울증을 구분하려면 아이의 변화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 가령 초등학생 때까지 공부를 잘하던 아이가 중학생 때부터 갑자기 학업에 부진하다면, 부모가 가장 먼저 걱정하는 문제는 ADHD인데, 실제로는 소아우울증에 동반된 집중력 저하일 가능성이 크다.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는 ‘DSM-5(미국정신의학회 평가기준)’과 ‘CDRS-R(소아청소년 우울증 중증도 평가도구)’를 사용해 소아우울증을 체계적으로 진단한다. 그 밖에도 우울증 이외의 정신과적 질환을 진단하기 위해 ‘K-SADS’ 라는 면접 도구가 사용된다. 4. 소아우울증 치료방법 소아우울증은 방치하면 성인까지 영향을 미치는 만성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CDRS-R 평가 결과, 40점 미만의 경증이면 심리 치료를 우선 진행하고, 40점 이상(중등도 이상)이면 항우울제 치료를 실시한다. (1) 항우울제 치료 항우울제 치료에 반응하는 환자는 60% 정도이다. 일반적으로 치료 시작 8~12주째에 반응을 평가하고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 치료반응은 CDRS-R로 평가한 증상이 50% 이상 감소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며, 반응이 있으면 같은 용량으로 6개월 정도 치료를 지속하고, 치료 중단을 목표로 점차 용량을 줄여나간다. 만약 반응이 없다면 약제 종류를 바꾸고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한편, 항우울제를 장기간 복용할 경우, 부작용으로 자살 생각이 증가하는 것을 많이 우려한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장기 복용으로 인한 자살 생각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하지 않으며, 항우울제 치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훨씬 크다고 볼 수 있다. (2) 그 외 치료법 소아청소년은 감정을 표현하거나 조절하는 능력이 미숙한 경우가 많아서 ‘놀이치료’나 ‘정서 조절 훈련’을 병행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치료에 동참하는 보호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므로 ‘가족 치료’를 함께 실시하기도 한다. 신체 질환이 있는 소아우울증 환아의 경우, 치료 과정을 견디기 위해선 신체적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돕기 위해,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이나 취미를 혼자서 계획·실천하도록 하는 ‘행동활성화 치료’를 실시할 수 있다. (3) 치료 시 주의사항 소아우울증 치료에서 중요한 2가지 요소가 있는데, 첫째는 자살 예방이다. 심하지 않은 경미한 우울증으로도 자해나 자살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부모의 도움과 지지다. 특히 보호자는 아이를 잘 이해하도록 우울증에 대해 공부해야 하며, 긴 치료 과정에서 지치지 않고 아이를 지지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5. 소아우울증 예방 방법 소아우울증의 가장 중요한 예방 수칙은 마음과 몸이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게임이나 휴대폰 대신, 건전한 신체활동을 통해 휴식할 수 있는 시간·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우울증 예방을 위해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 한국의 교육 환경에서는 아이들이 여가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부모가 나서서 아이의 숨 돌릴 틈을 직접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정기적인 선별 검사도 조기 발견과 예방을 위해 중요하다. 미국에서는 만 12~18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연 1회 우울증 선별 검사를 권장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초등학교 1·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정서행동 특성검사가 시행되는데, 정기 검사로서는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가정에서도 실시할 수 있는 우울 검사(PHQ-9)와 같은 평가 도구 등을 통해 매년 정기 검사를 해볼 것을 추천한다. 김재원 교수는 “소아우울증을 겪는 아이와 부모는 이 상황이 자신의 잘못에서 비롯되었다며 죄책감을 느끼곤 한다. 그러나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병이므로, 그 원인을 찾으려 하기보다는 현재와 미래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부모들에게 자책하지 말고 아이의 회복과 건강한 미래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중년 여성 우울증, 치매 발병 위험 2배 이상 높여
중년 여성 우울증, 치매 발병 위험 2배 이상 높여
2024. 08. 21 06:00 건강
- 중년 여성 160만 명, 우울증이 젊은 치매 발병의 위험 요인 - 중년 여성의 정신 건강 관리 강화, 치매 예방 및 치료전략 중요 중년 여성의 정신 건강 관리가 조기 발병 치매 예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픽셀이미지 중년 여성의 우울증과 조기 발병 치매 간에 깊은 연관성이 밝혀졌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유정은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윤대현 교수, 소화기내과 진은효 교수 연구팀이 중년 여성의 우울증과 조기 발병 치매 위험성 간의 연관성이 있음을 밝혔다. 이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중년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조기 발병 치매의 위험이 2.5배에서 2.7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연구팀은 2009년 국가건강검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40세에서 60세 사이의 폐경 전 여성 94만6931명과 폐경 후 여성 67만4420명을 대상으로 약 9년간 추적 관찰하였다. 연구 결과, 우울증이 동반된 여성은 우울증이 없는 여성에 비해 조기 발병 치매의 위험도가 높았으며, 특히 초경 나이가 늦거나 폐경 나이가 빠른 여성일수록 그 위험도는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조기 발병 치매는 일반적으로 65세 이전에 진단되는 치매를 의미하며 최근 그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중년 여성의 우울증이 이러한 조기 발병 치매의 중요한 위험 요인임을 밝혀냈으며, 호르몬과 관련된 여성의 생리적 변화가 조기 치매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유정은 교수는 “우울증이 동반된 여성, 특히 조기 폐경 등으로 인해 여성 호르몬 노출 기간이 짧은 경우에는 정신 건강 관리와 스크리닝을 통해 조기 발병 치매를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중년 여성의 정신 건강 관리가 조기 발병 치매 예방에 미치는 영향을 재조명하였다. 연구진은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우울증과 치매 간의 연관성을 더욱 명확히 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방 및 치료 전략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분야 학술지 ‘Alzheimer’s Research & Therapy’ 최근호에 게재됐다.
‘성인 틱장애’ 급증…이유는 ‘우울증’
‘성인 틱장애’ 급증…이유는 ‘우울증
2024. 02. 16 07:06 건강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성인 틱장애’ 발생률이 급증했으며, 2020년 틱장애 진단 환자 10명 중 4명은 성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픽셀이미지 국내 틱장애 발생률이 10여 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성인 틱장애’ 발생률이 급증했으며, 2020년 틱장애 진단 환자 10명 중 4명은 성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순범 교수(김수진 임상강사) 및 의생명연구원 김미숙 연구교수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보건의료DB를 바탕으로 2003년부터 2020년까지 틱장애의 연령군별 발생률 및 임상역학적 특성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연구(Psychiatry Research, IF 11.3)’에 게재됐다. 소아·청소년에게 흔히 나타나는 ‘틱장애’는 특별한 원인 없이 이상 행동이나 소리를 빠르게 반복하는 신경발달장애다. 눈 깜빡임, 코 찡긋거림, 헛기침 소리 등이 대표 증상이다. 국내 2~19세 인구 유병률은 1천명당 2.6명이며, 20세 이상 성인 틱장애 유병률은 0.008~0.024%에 그친다. 특정 질병의 발생 동향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한 시점에서 질병 보유자의 비율을 뜻하는 ‘유병률’이 아닌, 일정 기간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를 뜻하는 ‘발생률’에 주목해야 한다. 그러나 틱장애 발생률을 분석한 연구는 이제껏 전 세계적으로 드물었다.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20년까지 틱장애로 새롭게 진단받은 23만5849명을 소아·청소년(0~19세)와 성인(20세 이상)으로 구분해 연간 틱장애 발생률 및 발생 건수를 비교했다. ‘03~’20년 소아·청소년 및 20~30대 성인의 틱장애 발생률 비교한 표. 서울대병원 제공 그 결과, 전체 인구 10만 명당 틱장애 발생률은 2003년 17.5명에서 2020년 40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발생률 증가폭은 전반적으로 소아·청소년이 성인보다 컸다. 반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는 달랐다. 이 기간 소아·청소년 틱장애 발생률은 1.5배 증가했으나, 성인은 약 3배로 증가폭이 더 컸다. 특히 20~30대 성인은 발생률이 5배 이상 가파르게 증가했다. 연구진은 성인 틱장애의 급증 이유로 늘어난 우울증과 불안 장애를 지목했다. 틱장애 연간 발생 건수는 2015년부터 성인 환자가 점차 증가해, 2020년 전체 틱장애 환자의 41.8%는 성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틱장애 진단 1년 전 ‘정신과적 기저질환’ 발생률을 분석하자 소아·청소년 환자는 10명 중 2명 이상(약 26%)이 ‘ADHD’를 동반하고 있었다. 성인 환자는 10명 중 4명 이상(약 43%)이 ‘우울증 또는 불안장애’를 동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 아니라 성별, 약물 종류, 약물 순응도 등에서도 두 연령군은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연구팀은 지난 10여 년간 틱장애 발생률이 2배 이상 증가한 원인으로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특히 과거 ‘사회적 낙인’으로 여겨졌던 정신질환이 드라마 등 미디어를 통해 일반 대중들에게 자주 노출되고, 그에 따라 정신과 내원 및 신규 진단 건수가 늘어난 것이 한 가지 요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순범 교수는 “틱장애는 주로 소아정신과 영역에서 주목하는 질환이었으나, 최근 신규 틱장애 환자의 40% 이상은 성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그뿐 아니라 연령에 따라 틱장애의 특성 및 치료 방법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일반 정신과 영역에서 ‘성인 틱장애’에 대한 인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선 적극적인 틱장애 검사 및 치료 방향을 수립하고, 관련 교육이 확대될 수 있도록 사회적·제도적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가공 식품’ 즐겨먹는 여성, 우울증 걸릴 가능성 크다
‘초가공 식품’ 즐겨먹는 여성, 우울증 걸릴 가능성 크다
2023. 09. 26 17:04 건강
인공 감미료가 함유된 초가공 식품을 먹는 여성은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다는 새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달달구리,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음식이 아니었나?” 인공감미료가 함유된 초가공 식품을 먹는 여성은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더 크다는 새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에 따르면 빵, 도넛, 햄,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감자 칩 등 ‘손이 자꾸 가는’ 가공식품이 정신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 하버드 의과대학과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은 2003년부터 2017년까지 42세에서 62세 히스패닉계 여성 3만천여 명의 식습관과 정신 건강 변화를 관찰했다. 미국 의학 협회 저널에 게재된 해당 연구에 따르면 초가공 식품, 특히 인공감미료가 함유된 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여성이 적게 섭취하는 여성에 비해 우울증 위험에 증가했다. 조사 초기에는 모든 여성이 우울증이 없다고 보고했다. 이후 4년마다 참가자들의 식단과 정신 건강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가 특정 음식의 섭취가 우울증의 원인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이면서도 대신 그들이 겪은 우울증과 초가공 식품 간의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초가공 식품은 무엇일까? 가공식품은 사과에서 사과즙을 만들고 콩으로 두부를 만들 듯 농산물의 형태를 변화시킨 것을 말한다. 초가공 식품은 스낵, 음료, 즉석식품처럼 가공식품에서 한 단계 더 변환시킨 식품을 말한다. 초가공 식품은 가공 단계가 늘어나면서 설탕, 소금, 지방, 인공색소, 향료, 방부제 등 첨가 성분이 많아진다. 초가공 식품은 음료수, 가공육, 흰 빵, 캔디, 아이스크림, 도넛, 설탕, 시리얼, 쿠키, 감자 칩 등이다. 초가공 식품이 우울증과 관련 있는 이유는? 연구진은 초가공 식품이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는 이유에 대해 명확한 이론을 제시하지는 못했으나 초가공 식품이 뇌가 우울할 때 방출되는 신경 전달 물질을 생성시킨다는 점은 확인시켰다. 연구진은 “초가공 식품 속 인공 감미료가 뇌에서 퓨린성 신호전달을 유도하며 우울증 발생에 관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심혈관계와 대사 질환은 물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초가공 식품 대신 양질의 단백질, 섬유질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 푸짐한 통곡물이 가득 찬 식단을 섭취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임신·월경·우울증…생각지도 못했던 ‘여성 심장병’의 7가지 원인
임신·월경·우울증…생각지도 못했던 ‘여성 심장병’의 7가지 원인
2023. 06. 26 07:10 건강
1990년대 남성 위주로 진행됐던 심장병 연구가 여성으로 확대되면서 뜻밖의 심장병 원인이 하나둘 연구 결과로 나오고 있다. 심장병은 일반적으로 식단이나 가족력에 의한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수치를 보며 그 위험도를 예측한다. 미국 심장 협회(AHA)는 최근 혈액순환(Circulation) 저널에 발표된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여성의 경우 의외의 원인으로 심장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주의 호프스트라대학 심장학 교수인 제니퍼 H. 미에레스 박사는 1990년대까지 심장병의 위험 요인과 치료법에 대한 연구의 대부분이 백인 남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고 말한다. 또한 여성들이 이 연구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을 때는 대부분 완경기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바람에 젊은 여성의 심혈관 건강 연구는 제한적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유색 인종에 대한 연구 데이터도 부족했다. 미에레스 박사는 그간 고려하지 못했던 여성 심장병의 원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첫 번째는 임신이다. 임신부는 혈액량이 45% 증가하는데, 성장하는 태아에게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 임신 후반에는 이 수치가 60% 이상까지 증가한다. 또한 혈액 공급을 위해 평소보다 심장이 운동이 보다 격렬해진다. 이어지는 분만은 혈류와 압력에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에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임신성 당뇨병, 조산, 고혈압 및 유산 등도 심장 문제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첫 생리 시기로 심장 질환의 위험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13세 월경을 시작한 여성에 비해 표준 범위를 벗어나는 10세 이전 또는 17세 이후 월경을 시작한 여성이 향후 심장병으로 사망하거나 입원해야 할 가능성이 27% 더 높았다. 뇌졸중 위험도도 16% 높았다. 호르몬 피임약 사용도 심장병에 영향을 준다. 에스트로겐이 함유된 피임약은 혈전 형성을 더 쉽게 만들기 때문이다. 혈전은 혈액이 심장 근육으로 흐르는 것을 막는다. 혈전이 뇌로 혈액을 순환시키는 동맥을 막았을 경우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위험은 피임약뿐 아니라 패치, 링, 주사 피임법에도 해당된다. 특정 유형의 암 치료, 화학 요법이나 방사선 요법도 심장에 여러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암 치료는 고혈압을 증가시키고 불규칙한 심장 박동 및 심부전을 유발한다. 로체스터대학 메디컬 센터에 따르면 일부 화학 요법은 화학 반응을 일으켜 동맥의 칼슘 축적 증가와 함께 자유 라디칼(세포를 손상시키는 불안정한 원자)을 생성하기 때문에 심장을 좋지 않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이 있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심장 질환에 걸릴 위험이 19% 더 높다. 이것은 과체중, 당뇨병 및 혈압 상승과 같은 상태와 관련된 다른 위험 요소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류머티즘 관절염이나 루푸스 같은 자가면역질환도 동맥에 플라크를 더 빨리 축적시킨다. 여성의 경우 면역 체계 조절에 관여하는 대부분의 유전자를 포함하는 두 번째 X 염색체 때문에 이러한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남성보다 두 배나 높다. 우울증 및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심장으로 가는 혈류를 감소시킨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지속적으로 생성해 심박 수와 혈압을 높이기 때문이다. 증가된 스트레스는 또한 칼슘 플라크가 동맥에 축적되도록 만든다.
우울증 극복하고 재기하기까지…김영애의 담담한 고백
우울증 극복하고 재기하기까지…김영애의 담담한 고백
2011. 05. 31 16:26 연예
ㆍ“연기는 제 숨구멍이에요.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마다 ㆍ 제가 숨쉴 수 있게 해줬으니까요…” 모진 세월을 이겨낸 중년의 여인에게는 연륜에서 묻어나오는 깊이와 여유가 있다. 그 모습은 간혹 지나치게 뜨겁거나 혹은 차가운 카리스마로 비춰지기도 한다. 얼마 전 종영한 MBC-TV 수목드라마 ‘로열패밀리’의 공순호 회장도 그랬다. 하지만 실제로 마주한 김영애는 전혀 달랐다. 스스로 “푼수 같다”고 말하는 그녀는 드라마 속 이미지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자유분방하고 꾸밈없는 소녀의 모습 그대로였다. ‘로열패밀리’는 김영애의 재발견 봄기운이 거리를 가득 채우던 5월의 어느 날, 배우 김영애(60)를 만났다. 드라마 종영 후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있다는 그녀는 극중에서의 무거운 이미지를 벗고 한결 편안해 보였다. 하지만 ‘로열패밀리’ 속 공순호 회장을 털어내기까지는 무척이나 힘든 시간을 보냈다. “워낙 바쁘고 정신없게 촬영하다보니 끝나기만 하면 정말 시원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이틀간 공황 상태에 빠지기까지 했어요. 섭섭하고 허전하고…. 그런데 그렇게 잠깐 헤매다가 술 한 번 거하게 마시고 머리 싸맨 채 누워 있으면서 잊어버렸어요(웃음).” ‘로열패밀리’는 김영애의 재발견을 가능케 한 작품이었다. 일반적으로 미니시리즈에서는 20, 30대 젊은 인기 배우들이나 출연만으로도 큰 화제를 모으는 아이돌 출신 연기자가 더 돋보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로열패밀리’에서는 중견 배우 김영애가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그녀를 잘 알지 못했던 10, 20대 사이에서 “저거 치워!”라는 김영애 대사가 유행어로 통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제 대사를 패러디하며 좋게 봐주시면 정말 감사하죠. 많은 관심을 받았다는 생각에 참 고맙고요. 드라마 촬영을 앞두고는 시청률 높고 괜찮은 드라마면 좋겠다는 생각은 종종 하지만 막상 연기할 때는 그냥 운에 맡기자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칭찬도 받고 큰 사랑도 받게 되어 기뻐요.” 공 회장은 악역 아닌 불쌍한 여인, 공감 100% 이른바 상위 1%에 해당하는 대기업 총수의 집안을 조명하며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로열패밀리들의 삶과 암투를 보여주는 이 드라마에서 공순호 회장은 큰 축이었다. 하지만 기업을 위해서라면 개인의 인생은 물론 자식마저 내치는 잔인하리만큼 비정한 그녀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반감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김영애는 오히려 그런 공순호 회장을 100% 이해하고 공감했다고 한다. 김영애는 MBC-TV 드라마 ‘로열패밀리’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공순호 회장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저는 공 회장이 악역이라고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태어나는 순간부터 남과 다른 인생을 살아야 했던 그녀가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겠어요. 평소 저 역시 저를 잘 숨기는 편이라 그런지 자신의 빈틈이나 허점을 들키고 싶지 않은 공 회장의 그런 마음은 충분히 와 닿았어요. 어쩌면 자존심일 수도 있겠죠.” 모성애가 지나치게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일부 시청자들의 지적에 대해서도 그녀는 “JK그룹을 이끄는 공 회장으로서는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자식에 대한 못마땅한 심정으로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모성애를 표현하는 방법이 일반인과 조금 달랐을 뿐”이라고 공감을 표했다. 힘겹게 드라마 속 캐릭터에서 벗어났다고 하지만 아직도 그녀의 가슴 한구석에는 공 회장에 대한 연민이 자리하고 있었다. 실제로는 며느리에게 친구 같은 시어머니 엄마이자 시어머니로서 김영애는 어떤 모습일까. 자식에게 칭찬보다는 엄격함을 더 요구했던 공순호 회장의 모습에서 가끔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고 한다. “제가 제 자식, 남편, 식구들에게는 굉장히 엄격함을 요구했던 것 같아요. 잘한 것에 대해서는 칭찬을 안 해주고 못한 것들만 끄집어냈으니까요. 아들이 한창 클 때 옆에 있어주지 못해 미안한 게 많아요. 그래도 이제는 좋은 아내를 만나 열심히 살아줘서 고마워요.” 김영애의 외아들은 지난 2009년 3월 결혼을 했다. ‘로열패밀리’가 시어머니인 공순호 회장과 둘째 며느리인 김인숙(염정아 분)의 불꽃 튀는 대결이었던 만큼 실제 김영애와 며느리 사이도 궁금했다. 하지만 그녀는 드라마와는 전혀 다른 고부관계라며 손을 내저었다. “저는 제 며느리에게 친구 같은 시어머니예요. 우리 며느리는 딸 같고 친구 같아요. 우리는 못하는 얘기가 없어요. 며느리가 드라마를 보더니 굉장히 놀라더라고요. 자신에게서는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는 낯선 느낌의 얼굴들이 보였대요. ‘어머님께 정말 그런 면이 있나?’라고 생각했다는군요. 그냥 같이 웃고 말았죠 뭐. 연기는 어디까지나 연기일 뿐이니까요(웃음).” 상위 1% 스타일, 신세계 이명희 회장이 롤모델 공순호 회장을 온전히 이해한다고 해서 연기까지 마냥 쉬웠던 것은 아니다. 누군가의 엄마, 시어머니이기보다 철저하게 그룹 총수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해야 했던 탓에 대사의 톤과 분량도 소화하기 무척 어려웠다. “일상적인 대사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밥 먹었니?’, ‘잠은 잘 잤니?’ 등과 같은 대사조차 전혀 없었거든요. 그저 늘 회사를 이끌어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뿐이었죠. 다른 배우들과 연기할 때도 제가 먼저 대사를 던지며 이끌어나가는 부분이 많아서 대사를 외우기가 참 힘들었어요.” 체력적으로도 많이 버거웠다. 강한 카리스마를 표현해내기 위해서는 툭툭 끊어지는 건조한 말투부터 정색한 표정과 차가운 눈빛에 모든 신경을 집중시켜야 했고,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로 소리를 지를 때는 온몸의 에너지를 다 쏟아내야 했다. 올해 환갑인 김영애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연기였다. “극중 펄펄 뛰며 분개해야 할 때는 굉장히 힘들더라고요. 순간적으로 체온도 확 올라가고 연기를 끝내고 나면 힘이 쭉 빠져서 기력이 바닥날 정도였어요. 그때마다 맵고, 짜고, 단 음식들을 쉬지 않고 먹으며 군것질로 스트레스를 풀었어요. 특히 ‘라볶이’가 큰 힘이 됐어요(웃음).” 로열패밀리들의 메이크업과 패션을 제대로 보여주었던 드라마 속 그녀의 스타일도 큰 주목을 받았다. 항간에는 공순호 회장이 실존하는 인물의 캐릭터를 묘사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지만 김영애는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실제 인물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부인했다. 다만 스타일을 표현하기 위해 이미지를 참고한 정도라고 덧붙였다. “공순호 회장은 신세계 그룹 이명희 회장의 겉모습을 참고했어요. 물론 그분의 에너지는 공 회장과는 조금 다를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그분을 사진으로만 뵈었어요. 단지 그분이라면 이 정도의 에너지는 갖고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은 했어요.” 매회 고가의 의상과 액세서리를 착용하면서 부담스러운 적도 많았다. 사흘 밤샘 촬영에도 옷이 구겨질까봐 제대로 앉지도 못해 결국 다리에 쥐가 난 적도 있었다. 피곤해서 잠시 쉬고 싶을 때도 헤어스타일이 망가질까봐 어느 곳에도 기대지 못했다. 사업 실패, 지나고 보니 약이 됐다 혼신의 힘을 다해 열연한 만큼 김영애는 ‘로열패밀리’ 공순호 회장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 시간 그녀는 모진 시련을 삼켜내며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2007년 이름을 내걸고 시작한 사업이 순항 중 큰 위기에 처하며 실패의 쓰린 맛을 봤고, 2009년에는 재혼한 남편과 6년 만에 이별하는 아픔을 겪었다. “연애할 때와 이혼할 때 빼고는 스스로 연예인이라는 생각을 안 하고 살아요. 시끄러운 거 싫어하는데 뜻하지 않게 몇 번씩 그런 일들이 벌어지게 되어서 많이 힘들었어요.” 특히 사업 실패는 그녀에게 독이 되기도, 약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사업을 시작했던 것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시간이 배우 김영애, 인간 김영애를 더 발전시켰다고 담담히 고백한다. “사업이 뭔지도 모르고 무식하게 시작했는데 마냥 버린 시간은 아니었어요. 저를 조금 더 사람답게 만들고, 사회적인 책임 의식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어요. 그런 경험을 해봤기에 연기의 폭도 더 넓어졌어요. 직접 사업을 해봤기에 공순호 회장의 입장을 이해하며 잘 연기할 수 있었으니까요.” 아직도 그녀는 주위에서 사업을 같이하자는 제안을 받는다. 화장품 사업을 하며 홈쇼핑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만큼 그 능력을 다시 한번 발휘해보자는 유혹의 손길이 있다. 하지만 그녀는 “다시는 사업을 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한다. “사업은 성취감도 얻고 많은 돈도 벌게 해줬지만 결코 행복하지 않았어요. 피를 말리는 일이었던 것 같아요. 제게 행복은 안겨주지는 못했어요. 전 카메라 앞에서 연기할 때가 가장 행복해요. 배우로서 돈은 별로 못 벌어도 사업가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무척 행복해요. 지금의 저를 생각하면 배우가 아닌 다른 어떤 모습은 그려지지 않아요.” 설상가상 두 번째 이혼, 우울증 이겨내기까지 그러나 사업 실패 후 설상가상 우울증까지 심하게 앓았다. 정신과에 4, 5개월 동안 다니며 상담을 받아야 했다. “의사가 제게는 숨쉴 수 있는 숨구멍이 없다고 했어요. 그러고는 일을 다시 시작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하더라고요. 저한테는 참 절박한 시간이었어요. 그렇게 몇 년의 공백을 딛고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 때 드라마 ‘황진이’를 했고 이후 영화 ‘애자’를 촬영하면서 (이혼의) 힘든 시간을 견뎌냈어요. 정말 제게는 무척이나 힘든 시간이었어요.” 그래서 ‘로열패밀리’는 그녀에게 더 큰 의미를 남겼다. 고통스러웠던 시간 속에서 가슴에 쌓아두었던 상처와 앙금들을 연기로 모두 떨쳐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연기가 저를 지켜주는 것 같았어요. 제가 사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첫 번째 결혼에서 굉장히 힘들었는데, 그때도 유일하게 제가 저를 편안하게 내려놓고 숨쉴 수 있는 여지가 된 것이 연기였거든요. 그런 어려운 시간들이 저를 깊이 있는 배우로 만들었다면, 연기는 제게 숨구멍이었어요. 다른 건 다 어설프고 구멍투성이지만, 그래서인지 연기 하나만큼은 정말 잘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정말 죽기 살기로 다 쏟아내며 ‘로열패밀리’ 공 회장을 연기한 것 같아요.” 연기를 통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온 김영애는 요즘 소녀 같은 마음으로 지낸다. ‘세월이 약’이라는 말처럼 두 손에 가득 쥐고 있던 것들을 욕심 없이 내려놓고 온전히 자신으로 살 수 있어 홀가분하고 편하다. “소녀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제가 철이 좀 없기도 하고, 푼수끼도 있거든요. 일일이 계산하며 사는 스타일이 아니고 뜬금없이 저지르는 편이죠(웃음). 이제 한 작품 끝냈으니까 당분간 친구들과 여행도 다니고 맛있는 음식들도 찾아 먹으면서 놀 생각이에요.” 하지만 그녀는 대중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다시 연기할 수 있는 무대 위에 설 것이라고 한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이제는 실제 그녀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푼수 같지만 귀엽고 사랑스러운 엄마를 연기하고 싶다고. 지난 몇 년 동안 힘들었던 만큼 연기를 통해 더 많이 웃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앞으로 제 가슴이 움직일 때까지, 그리고 누군가가 저를 필요로 할 때까지 계속 연기하고 싶어요. 어느 날 갑자기 더 이상 연기가 안 된다거나 가슴이 끓지 않는다면 그만둬야죠. ‘발바닥 연기’라는 소리 듣기 전에 관둘 거예요(웃음).” <■글 / 윤현진 기자 ■사진&제공 / 이성원, MBC ■장소 협찬 / 망고식스(02-518-7266)>
명절증후군 심하면 우울증 된다
2011. 02. 01 11:59 건강
ㆍ서울대학병원 안용민 교수의 조언 즐거워야 할 명절, 많은 주부들이 명절증후군에 시달린다. 집 안 청소, 음식 준비 등 강도 높은 가사노동과 황금 같은 명절 연휴를 많은 사람들과 함께 보내야 한다는 정신적 스트레스 때문이다. 1년에 두 번 주부들을 괴롭히는 고질병이 있다. 바로 명절증후군이다. 보통 명절증후군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서울대학교 안용민 교수는 “우울하거나 허탈하고 무력한 기분과 두통, 소화불량, 손발 저림, 허리 통증 등의 신체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Q 명절증후군이란 무엇인가? 명절증후군이란 명절 연휴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한 기분과 여러 가지 신체 증상을 유발하는 것을 말한다. 설이나 추석과 같은 명절을 전후해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Q 명절증후군의 주요 증상은? 주요 증상은 “짜증이 난다”, “답답하다”, “머리가 아프다”, “팔다리가 쑤시고 아프다”, “심란하고 우울하다” 등이다. 불면, 우울감, 과식 혹은 식욕 감소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우울증과 유사하다. 우울증은 우울한 감정과 삶의 의욕 상실, 자살 충동 등 기분 증상으로만 알려졌지만 대한우울·조울병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의 90%가 두통, 손발 저림, 소화불량, 통증 등 신체 증상을 함께 겪는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신체 증상이 지속되면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Q 명절증후군과 우울증의 차이점은? 명절증후군은 증상이 1, 2주 이내에 사라지는 것이 보통이다. 명절 후 우울감과 같은 기분 증상이나 통증과 같은 신체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우울증은 스트레스가 있을 때 증상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명절 후 기분 증상 혹은 신체 증상 악화로 인해 스스로 혹은 주변 사람들이 인지하는 경우도 흔하다. Q 여성이 우울증에 더 잘 걸린다고 들었는데? 명절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여성들이고, 실제로 여성들이 우울증에 걸릴 확률도 높다. 여성은 출산, 월경, 폐경과 같은 호르몬 변화를 포함한 생리적 변화로 인해 우울증에 더 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여성은 남성에 비해 육아, 집안일, 사회·문화적 환경 요인이 가중되어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2배 정도 높다고 한다. 안용민 교수의 ‘탈명절증후군’을 위한 가이드 첫째, 가족 구성원 모두가 가사노동을 분담해야 한다. 가사노동은 신체적으로 부담이 되기 때문에 일하는 중간중간에 쉬는 시간을 갖는다. 예를 들어 좁은 주방에서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일하면 관절에 무리가 올 수 있다. 특히 며느리 즉 여성 혼자의 힘으로 청소, 식사 준비 등을 감당하기에는 신체적으로 무리가 올 뿐만 아니라 시댁 식구들 사이에서 정신적인 소외감을 느껴 스트레스가 커진다. 둘째, 경제적 부담을 줄인다. 선물이나 명절 제사 경비 부담 등도 형편에 맞추어 미리 예산을 세우고 서로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사전에 조율해 서로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마음을 열고 가족끼리 긍정적인 대화를 나눈다. 평소 상호 교류가 없다가 오랜만에 만나서 대화를 하면 그만큼 서로 이해의 폭이 좁아 갈등이나 오해가 생길 수 있다. 가사노동을 한 여성들에게는 다른 가족들이 그 수고를 인정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명절 후 바로 일상생활로 돌아가지 말고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 평소에 하고 싶었던 것을 하면서 신체적·정신적으로 휴식을 취한다. 규칙적으로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도 권할 만하다. <■글 / 장회정 기자>
우울증 등 어려운 시간 딛고 다시 돌아온 ‘블랑카’ 정철규
우울증 등 어려운 시간 딛고 다시 돌아온 ‘블랑카’ 정철규
2011. 01. 05 15:23 연예
ㆍ“이제는 개그에 대한 간절함이 생겼어요” 얼마 전 종영된 드라마 ‘도망자 플랜B’가 낳은 여러 에피소드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 중 하나가 바로 극중 이정진의 필리핀 현지 경호원으로 등장한 ‘블랑카’ 정철규였다. “한국 사장님 나빠요”라는 익숙한 대사와 함께 깜짝 등장한 그는 순식간에 실시간 검색어 2위에 오르며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그동안 대체 뭘 하며 지냈냐’, ‘궁금하고 보고 싶었다’라며 반기는 이들이 있어 모처럼 심장이 쿵쾅거렸다는 그가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으로 그간의 이야기를 전해왔다. 오랜만의 관심, 더욱 간절해진 무대 복귀 오랜만에 브라운관에서 보는 그의 얼굴이 반갑다. 친구와 ‘과연 그는 한국인일까?’ 내기를 하게 만들 만큼 자연스러웠던 어설픈 한국어와 특유의 표정도 여전하다. 시종일관 심각하게 흘러가던 드라마 속 그의 ‘깜짝’ 등장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긴장감을 떨치고 다시 한번 유쾌하게 집중할 수 있게 만들었다. 새삼 개그 무대 위 정철규(31)의 모습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반응이 그 정도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관심을 받으니까 기분이 좋더라고요. 방송 날, 친구들이랑 모여서 맥주 한 잔 하며 드라마를 보는데 편집이 많이 됐는지 제가 하도 안 나오기에 TV를 껐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연락이 쏟아지기 시작하는 거예요. ‘축하한다’, ‘잘 봤다’는 반응에 저도 놀랐어요.” 사실 ‘블랑카의 뭡니까 이게’ 코너가 끝난 지 벌써 5년이 훌쩍 지났지만 아직도 ‘정철규’라는 이름보다는 ‘블랑카’로 불리는 그로서는 ‘블랑카’ 이미지를 드라마에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과연 오랜만에 접한 시청자들이 재미있어 할지도 의문이었다. 촬영 당시 이정진이 리허설 내내 웃느라 연기를 제대로 못할까봐 걱정할 정도였지만, 정작 자신은 드라마 현장이 익숙하지 않은 탓에 동선 파악하랴, 카메라 앵글 챙기랴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고. “처음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는 ‘블랑카’ 이미지로는 무조건 안 하려 했어요. 최대한 ‘블랑카’를 털어버려야 한다는 생각에서요. 하지만 ‘블랑카’를 보며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보니, ‘한 명이라도 재미있어 한다면 됐다’는 마음도 들더라고요. 대신 이번 일을 계기로 얼른 개그 무대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간절해졌어요.” 화려한 성공 뒤에 찾아온 시련 못 본 사이 가장 많이 달라진 건 그의 외모다. 갸름해진 얼굴에 군살 하나 없는 탄탄한 몸매까지. 회색 양복을 입은 어수룩한 스리랑카 출신 ‘블랑카’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얼마 전 개인 홈페이지에 ‘식스팩’이 선명한 상반신을 드러낸 사진을 올려 ‘몸짱’으로 또 한 번 화제가 되기도 했다. 쉬는 동안 운동에 재미를 붙여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을 딸 정도로‘독하게’ 매진한 결과다. 다만, 최근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 관리를 못했더니 살이 많이 쪘다며 다시 운동을 시작하려고 벼르는 중이란다. “걷기부터 시작해서 매일 피트니스센터를 찾아 운동을 했어요. 살을 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건강한 몸을 만들고자 시작한 거라 다이어트 효과가 있으면서도 몸에 좋은 음식들을 고루 챙겨 먹었고요. 다시 살이 좀 붙으니까 주변 친구들은 다시 살 빼라고 난리예요. 저는 특히 몸무게 변화가 얼굴에 많이 나타나서 이미지가 크게 달라지거든요. 살 빼고 나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블랑카 닮으셨어요’예요. ‘제가 그 블랑카인데요’라고 해도 안 믿으시더라고요(웃음).” 그가 처음 운동을 시작하게 된 건 사실 우울증으로 인한 약물치료를 받던 중 문득 지나치게 약에 의존하는 것 같다는 위기감이 들어서였다. ‘블랑카의 뭡니까 이게’ 코너가 막을 내리고 소속사 문제며 여러 가지 사건이 겹쳤고 그로부터 1년여 동안 의도적으로 방송을 피하게 됐다. 많은 개그맨들이 겪는 힘든 무명 시절 없이 운 좋게 ‘깜짝 스타’가 됐지만, 연예계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고 준비도 제대로 되지 않았던 그에게는 오히려 갑작스러운 인기로 인해 벌어지는 일들이 버겁게 느껴졌다. “개그맨의 꿈을 꾸고 서울로 올라온 지 딱 두 달 만에 바로 유명해졌어요. 대본을 어떻게 쓰는지, 코너 구성은 어떻게 하는지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저 아이디어로만 부딪쳤기 때문에 ‘블랑카’를 하는 내내 힘든 점이 많았어요. 토요일에 늘 녹화를 했는데 금요일부터는 긴장해서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잘 정도였거든요. 잘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과 잘 못했을 때의 자괴감이 너무 컸던 터라 처음 코너가 끝났을 때는 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무척 행복하더라고요. 그러던 중 소속사 문제로 갈등이 생겼는데, 사람에 대한 배신감에다 연예계에 대한 환멸마저 느껴지더라고요. 주변 사람들이나 이제껏 쌓아온 것들에 대한 회의감도 많이 들었고요.” 화려하던 스포트라이트가 사라지고 갑작스럽게 닥친 어두운 시간들을 보내면서 그는 점점 자신만의 세계에 갇히게 됐다. 무엇보다 그를 괴롭힌 것은 자기 자신이었다. 현실을 정면으로 돌파하려 노력하기보다는 그저 안일하게 주저앉아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힘들고 실망스러웠다. “제가 해야 할 일을 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감도 떨어지고 자괴감이 심하게 들었어요. 매일 술 마시며 혼자 숨어 지내게 되더라고요. 수면제를 먹어야만 잠들 수 있어서 양을 늘리다 보니 제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차를 몰고 밖에 나간다거나 부산으로 가는 KTX에 타고 있다거나 하는 일들이 일어났어요. ‘큰일 났다’ 싶어 마음을 굳게 다잡고 운동을 시작하게 된 거예요. 게다가 그 시기에 마침 어디선가 ‘서른이 되면 사람들이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게 된다’는 글을 봤는데, ‘한계를 인정하지 말고 도전해보자’는 의욕이 마구 생겼어요.” 정철규가 다시 한번 출발선에 설 의지를 갖게 된 데는 가족과 친구들의 도움도 컸다. ‘네가 하고 싶은 일이라면 언제나 응원할 테니 열심히 하라’라며 큰아들을 굳건히 믿어주시는 부모님,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무조건 내 편’이 되어주는 친구들이 있어 그는 다시 설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고향 친구 수원이, 재성이, 기면이처럼 속 깊고 의리 있는 친구들이 없었더라면 아마 지금 저는 멀쩡하게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거예요. 인터뷰에서 꼭 한 번 이름을 불러주고 싶었어요, 괜찮죠? ‘절친’ (허)태희나 (홍)정욱이도 언제나 큰 힘이 돼요. 사람이 재산이라면 아마도 저는 이 세상에서 가장 부자일 거예요.” 요즘 그는 ‘개그콘서트’ 무대에 서는 날을 목표로 새로운 캐릭터를 연구하고 코너를 짜는 데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있다. 인터뷰 전날도 밤 12시가 넘도록 동료들과 연습했다. 한때는 자신은 서지 못하는 무대에서 후배들이 활약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면 마음이 아프기도 했지만, 이제는 ‘나도 열심히 하면 잘되겠지’라며 자극이 된다고. 하루빨리 자신의 개그에 푹 빠져 환하게 웃는 관객들을 만나고픈 마음이 간절한 요즘이다. “부끄럽지만 예전에는 개그에 대한 간절함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이것저것 생각만 많았고요. 이제는 정말 모든 걸 다 잘해보고 싶어요. 거창한 목표보다는 개그맨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사람들에게 늘 웃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이성원>
세대별·성별 다양한 우울증 사례
세대별·성별 다양한 우울증 사례
2010. 03. 12 17:04 재테크
우울증은 자각하고 인정하기 어려운 질병이다. 그러나 그대로 방치해두면 자신은 물론 주위 사람들도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그것이 우울증을 방치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내 주변, 혹시 내가 우울증이 아닐까? 스트레스에 노출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일면을 담아보았다. 사례 1 10대 청소년기 과도한 스트레스 ‘학업 우울증’ 고등학교 1학년 학생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어릴 때부터 저에 대한 집착이 컸습니다. 초등학교 때 받아쓰기 점수를 못 받아 크게 혼이 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늘 쫓기듯 학원에 다니는 생활을 반복했고 고등학생인 지금도 과목별 과외를 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공부하지 않고 잠자는 모습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부모님 탓에 학교 가서는 졸기 일쑤입니다. 당연히 학습의 효율성이 떨어지죠. 엄마에게 힘든 점을 호소해도 “2, 3년만 고생하면 너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얘기만 하십니다. 현재의 제 삶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저는 친척들이 모이는 명절이 가장 두렵습니다. ‘누구네 집 아이는 이번에 전교 1등을 했다’, ‘수학경시대회에서 상을 탔다’ 모든 것을 성적으로만 평가하는 부모님과 친척들 때문에 즐거운 명절에 저는 늘 좌불안석입니다. 명절이 지나면 부모님들의 압박이 가해질 테니까요. 애써 공부를 하려고 해도 집중도 안 되고 재미도 없고, 두렵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고 사람 만나기도 싫고 전화 받기도 싫습니다. 부모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도 짜증이 나고 화가 납니다. 부모님에 대한 분노가 목구멍에서 가슴까지 꽉 차 있는데 토해내지 못하는 것이 저를 더욱 힘들게 합니다. 누구에게 털어놓지도 못합니다. 극단적인 생각들이 매일 스칩니다. 좋지 않은 생각을 할 때마다 숨이 가빠옵니다. 불안해서 잠을 이루지도 못합니다. 이런 제 상태도 파악하지 못하고 오로지 공부만을 강요하는 부모님이 밉습니다. 인생의 낙오자가 될까 두렵습니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어디론가 도망쳐 혼자 살고 싶습니다. 사례 2 20, 30대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산후 우울증’ 두 살배기 아기를 둔 주부입니다. 저는 아기를 낳은 후 지금까지 우울감에 젖어 있습니다. 행복한 시절은 모두 끝이 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없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 느낌이랄까요? 출산 후 100일까지는 정말 매일 울다시피 했습니다. 요즘도 기분이 나아지지 않아요. 왜 그런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이랬다저랬다 감정 기복이 심합니다. 하루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밑을 쳐다봤어요. 제가 떨어지는 상상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릅니다. 옆에 누워 있는 아기는 내가 낳은 자식임에도 너무 미워요. ‘내가 출산으로 인해 이 고통을 겪고 있구나’라는 원망스러운 생각이 먼저 듭니다. 그런데 남편이나 시댁 식구들은 제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살살 속을 긁어댑니다. 알면서 그러는지 아니면 몰라서 그러는지 알 수가 없어요. 시댁 식구들은 제 얼굴을 보고는 “왜 그리 표정이 안 좋냐”고 타박하기 일쑤입니다. 마음이 편안해지면 당연히 얼굴도 밝아질 텐데 말이죠. 남편의 “밥 달라”는 소리에도 너무나 화가 납니다. 아이 키우기도 힘든데 혼자 차려 먹을 수도 있잖아요? 제 심정을 왜 아무도 헤아려주지 못하는 걸까요? 세상에 혼자 떨어진 느낌입니다. 이제는 아이가 울면 나도 모르게 짜증이 나요. ‘이래선 안 된다’ 하면서도 제 처지가 억울해 아이를 따라 울기도 합니다. 저도 결혼 전에는 연예인들이 우울증에 걸려서 자살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어쩜 가족이나 자식들을 두고 그렇게 갈 수 있나, 미쳤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젠 그 심정이 백번 이해가 갑니다. 이런 제가 무섭기까지 합니다. 사례 3 40, 50대 인생의 지는 낙엽 ‘갱년기 우울증’ 올해로 53세 되는 주부입니다. 남매를 두었습니다. 자식들도 다 커서 큰딸은 직장에 들어가고 아들은 군대를 다녀와 대학에 복학했습니다. 이제 신경 쓸 일도 없이 편하게 지내면 되는데 요즘 몸이 아프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자려고 하면 속에서 열이 나서 잠들기가 쉽지 않고 참기 힘듭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막막합니다.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나’, ‘무엇 때문에 이렇게 살고 있나’ 허무한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 일어나면 갑자기 다리가 저리고 힘이 빠집니다. 입맛이 없어 밥도 하루에 한 끼밖에 먹지 못합니다. 가끔은 갑자기 천장이 핑핑 돌고 구토 증세까지 나기도 합니다. 마치 방 안에 갇혀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는 무서운 생각이 듭니다. 이럴 때는 가슴이 답답하고 진땀이 나고 한마디로 미칠 지경입니다. 자연히 얼굴에서는 웃음이 사라졌습니다. 자식들은 자기 일에 바빠 무관심하고 용기 내어 남편에게 ‘우울증인 것 같다’고 말하니 버럭 화만 냅니다. ‘몸이 편하고 마음이 해이해져서 걸리는 병’이라고 말이죠. 정말 무심하고 이기적인 사람입니다. 대화가 통하지 않으니 말할 의욕도 생기지 않습니다. 요즘은 남편뿐만 아니라 자식도 싫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앞으로도 늘 이런 식이라면 차라리 그냥 죽어버리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사례 4 50, 60대 경쟁 사회, 남성을 위협한다 ‘임원 우울증’ 55세 직장인입니다. 대기업의 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임원이라고 편하게 직장생활하는 줄 아는 사람이 많지만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적응하느라 늘 시간에 쫓기고 일에 파묻혀 삽니다. 조선시대 계급사회나 요즘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루도 맘 편하게 쉬지 못하는 제가 ‘노비’와 다를 게 뭐가 있겠습니까. 좋은 대학, 좋은 회사에 취직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고 회사에서는 인정받기 위해 또 열심히 달렸습니다. 그렇지만 현실을 명예퇴직을 당하지 않을지 눈치 봐야 하고, 치고 올라오는 젊은 피에 대응해야 합니다. 가정 내에서는 이미 무관심한 아빠로 낙인 찍혀 부인도 자식들도 대화조차 해주지 않네요. 저는 이번 승진 인사에서 떨어지고 몸에 이상이 왔습니다. 명치끝이 하루 종일 두근거려 도무지 일에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하루 이틀 지나면 괜찮겠지 싶었는데 벌써 한 달째입니다. 부정맥이 의심돼 심전도검사를 받았지만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 그저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고 하니 치료법도 명확하지 않고 답답합니다. 심할 때는 명치가 너무 빨리 뛰어 머리가 울리고 어지럽습니다. 잠자리에 들면 두근거림은 더욱 심해지는데 이대로 죽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불안하기까지 합니다. 일할 때도 지장이 큽니다. 사람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더욱 두근거려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습니다. 여기서 잘하지 못하면 회사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버릴까 두렵습니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스트레스입니다. 제 인생 전체가 흔들릴 만큼 절망 속에 휩싸였습니다.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뭔가 내 문제를 인정하는 듯해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왔던 접니다. 게다가 남들에게 우울증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승진이나 인사고과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두렵고 답답합니다. <■글 / 이유진·이연우 기자 ■사진 / 원상희, 홍태식(프리랜서) ■취재 도움 / 송형석(마음과마음 신경정신과 원장), 박지숙(한양방 의료센터 삶 마인드힐링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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