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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우크라이나 휴전과 동아시아 신데탕트
[세상 읽기]우크라이나 휴전과 동아시아 신데탕트
2025. 01. 06 21:30오피니언
... 것이다. 윤석열이 거침없이 내란으로 치달을 수 있었던 국제적 발판이 사라질 것이다.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휴전을 추구하는 까닭은 간단하다.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와 전쟁을 하는 것은 미국의 국가안보에...
세상읽기송기호
러시아·우크라이나, 새해 앞두고 포로 300여명 교환
러시아·우크라이나, 새해 앞두고 포로 300여명 교환
2024. 12. 31 07:44국제
... 벨라루스 영토에서 석방돼 러시아로 이송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와 포로 교환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러시아가 점령한 마리우폴에서 붙잡힌...
러시아포로우크라이나북, 러시아 파병
우크라이나, 쿠르스크 전선서 북한군 격퇴 영상 추가 공개
우크라이나, 쿠르스크 전선서 북한군 격퇴 영상 추가 공개
2024. 12. 20 17:28정치
... 눈밭을 향해 불을 뿜는 장면, 야간에 전장에 화염이 연이어 발생하는 장면 등이 나온다. 우크라이나군은 화염 옆에 인공기를 표시해 이 공격이 북한군을 대상으로 한 것임을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북, 러시아 파병
수세 몰린 우크라이나, 러 주요인사 암살로 ‘국면 전환’ 시도
수세 몰린 우크라이나, 러 주요인사 암살로 ‘국면 전환’ 시도
2024. 12. 18 16:02국제
... 중 가장 고위급으로, 금지된 화학무기를 사용한 혐의로 ‘전범’으로 지목당한 인물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회의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해 종전 협상이 시작되기 전에 전세를...
북, 러시아 파병

스포츠경향(총 263 건 검색)

‘지오비스타 (The GeoVista)’ 우크라이나전 탈출구는?
‘지오비스타 (The GeoVista)’ 우크라이나전 탈출구는?
2025. 01. 14 18:53 연예
아리랑TV 14일 오후 7시아리랑TV ‘지오비스타 (The GeoVista)’ 15회는 우크라이나전 출구에 대해 김진아 한국외국어대학교 LD 학부 교수 진행으로 제프리 로버트슨 연세대 언더우드 국제대학 외교학과 교수의 분석을 들어본다. ‘The GeoVista’는 발발 3년째를 맞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주목하며, 전황 변화와 국제적 영향을 분석한다. 오는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전쟁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 5분의 1을 점령한 데 이어 쿠라호베까지 장악했다고 밝혔으며, 이에 맞서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주에서 기습 작전을 전개해 협상 우위를 노리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20년 연기하고 서방 평화유지군 배치를 제안했으나, 주둔군 구성과 러시아의 반발로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부터 현재까지의 전황 변화와 트럼프식 해법은 무엇인지, The GeoVista에서 심층 분석한다. 아리랑TV 한편, 쿠르스크 지역에는 북한군 파병 정황이 드러났다. 북한은 러시아 지원을 위해 병력을 투입했으나, 전투 중 상당한 피해를 보았다는 주장과 관련 영상이 공개되며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북한의 파병이 국제사회에 미칠 영향을 제프리 로버트슨 연세대 언더우드 국제대학 외교학과 교수와 함께 분석한다. 제프리 교수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북한 군대는 건설, 물류, 특수 작전 등 다양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지만, 정보 부족으로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의 정보 왜곡과 갈등의 경제적 이익 구조를 고려할 때, 정부에 대한 의구심은 당연하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러시아와 북한이 군대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전시 상황에서 정보가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군대 위치나 규모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북한과 러시아는 비민주적 국가로, 대중에게 정책을 정당화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으며, 정보 통제는 그들의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아리랑TV 트럼프 당선인의 우크라이나 종전 및 북한군 파병 문제 해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명확한 전략보다는 자기 홍보와 이익에 초점을 둔 의제를 가진 인물”이라며, “예측 불가능한 접근 방식으로 기존 외교 틀을 흔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같은 비정상적 접근이 김정은과의 만남처럼 새로운 선례를 만들었듯, 우크라이나에서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 파병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내용은 14일 오후 7시 지오비스타 (The GeoVista) 15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매주 화요일 저녁 7시에 방송되며, 전문가 대담은 방송 전날인 월요일 오전, 아리랑TV 유튜브 채널에서 미리 시청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월드컵 예선 조 추첨 행사에 크림반도 뺀 자국 이미지 사용한 FIFA에 강력 항의···실수 인정한 FIFA 곧바로 이미지 삭제
우크라이나, 월드컵 예선 조 추첨 행사에 크림반도 뺀 자국 이미지 사용한 FIFA에 강력 항의···실수 인정한 FIFA 곧바로 이미지 삭제
2024. 12. 15 15:25 축구
게티이미지코리아 우크라이나가 15일 외교 라인을 통해 최근 끝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조추첨 행사에서 쓴 우크라이나 지도에서 크림반도가 빠진 것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는 오류”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우크라이나는 “FIFA가 러시아의 선전, 전쟁 범죄,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범죄를 지지한 것”이라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FIFA는 곧바로 실수를 인정하며 해당 이미지를 삭제했다.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땅이지만, 2014년부터 러시아가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국제적으로는 지금도 우크라이나 영토로 인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축구협회도 이 문제와 관련해 FIFA와 유럽축구연맹(UEFA)에 서한을 보내 “우크라이나 지도를 잘못 사용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실수다. FIFA와 UEFA의 일관성 없는 입장처럼 보인다”고 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부터 48개 팀으로 확대돼 본선 대회를 치른다. 대회는 역대 최다인 39일간 진행된다. 유럽에 배정된 월드컵 본선 티켓은 16장이다. UEFA 회원 55개국 중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자격정지 상태인 러시아를 제외한 54개국은 12개 조로 나뉘어 내년 3월부터 11월까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조별리그를 치른다. 조 추첨 때는 정치, 전쟁 등으로 첨예한 대립이 예상되는 나라간 경기를 할 수 없도록 했는데, 우크라이나-벨로루시, 스페인-지브롤터, 코소보-보스티나 헤르체고비나 또는 세르비아가 포함됐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아이슬란드, 아제르바이잔, 그리고 아직 결정되지 않은 크로아티아-네이션스리그 8강전 승자와 함께 D조에 편성됐다.
‘The GeoVista’ 북한군 러시아 파병···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북한군, 우크라이나 전쟁 기술 경험 통해 전쟁 능력 구축”
‘The GeoVista’ 북한군 러시아 파병···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북한군, 우크라이나 전쟁 기술 경험 통해 전쟁 능력 구축”
2024. 11. 06 22:04 연예
아리랑TV 지난 5일 방송이 된 아리랑TV ‘The GeoVista’는 북한군 러시아 파병에대해 김진아 한국외국어대학교 LD 학부 교수 진행으로 예비역 육군 중장인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의 분석을 들었다. 최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기정사실로 되면서 국제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과 다른 국제 제재를 위반하는 소지가 있지만, 러시아의 거부권과 양국 제재 회피 능력으로 인해 실질적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중·러 간 미묘한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The GeoVista’에서는 북한군 러시아 파병 상황, 북러의 밀착 계기와 중국의 입장도 상세히 분석했다. 아리랑TV 또한 육군 중장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과 함께 파병된 북한군의 위상과 예상 역할, 향후 전세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대담이 진행됐다. 파병된 이들에 대해 우리 국정원은 일명 폭풍 군단으로 불리는 11군단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세계 언론들은 각자 조금씩 다른 평가를 내놓고 있는 것에 대해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은 “입수한 정보는 11군단 출신이며, 이 부대의 주요 임무는 육로, 해상 또는 공중을 통해 적지에 침투하여 지휘 및 통제, 물류, 화재 등과 같은 약한 표적을 타격하고 적의 작전을 방해하는 것이다”라며 “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선에 배치되는 병사는 경보병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현 전쟁 상황에 대해 “현재 러시아 내에서 한 달에 25,000~30,000명의 남성을 모집하고 있으며, 이들을 전선으로 보내고 있기 때문에 훈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한편 기초 훈련이 잘되어 있는 북한 병사들은 작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쿠르스크 지역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고, 이들이 방어 작전에 나설지, 아니면 공격용 군대로 사용될지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파병군의 탈영, 탈북 등 여러 가지 리스크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우방국 중 유일하게 무기와 병력을 보내는 베팅을 했다. 아리랑TV 전인범 전 특별사령관은 “우리는 북한이 핵기술을 갖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그것은 예상한 것의 절반에 불과하다”며 “북한군은 우크라이나 전쟁 기술 경험을 통해 훌륭한 전쟁 능력을 구축하게 됐으며, 이러한 전쟁 경험은 구매할 수 없는 것”이라고 답했다. ‘The GeoVista’는 아리랑TV를 통해 매주 화요일 저녁 7시에 방송된다. 아리랑TV
우크라이나 작품 ‘A Very Simple Story’, 극단 ‘불’ 6일 막 올려
우크라이나 작품 ‘A Very Simple Story’, 극단 ‘불’ 6일 막 올려
2024. 11. 02 04:16 생활
극잔 불 제공 2023년 봄, 대학로를 들썩이게 만들었던 극단 ‘불’의 ‘아주 간단한 이야기’가 현란한 각색을 거쳐 오는 2024년 11월 6일부터 17일까지 대학로 드림시어터에서 ‘A Very Simple Story’로 재연된다. “A Very Simple Story“는 극단 ‘불’에서 ‘아주 간단한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초연된 우크라이나 작품으로, 지난 2023년 4월 11일부터 20일까지 전기광 연출의 6회 공연중 5회 공연을 매진을 기록하고, 5월 30일부터 6월 4일까지 진행된 앵콜 공연 또한 관객들의 열광적인 반응으로 성공적 마침표를 찍은 작품이다. 연극 줄거리를 보면 우크라이나의 작은 시골 마을, 임신 중인 소와 늙어서 일을 할 수 없는 말 그리고 날고 싶다는 꿈을 품은 돼지는 개와 수탉이 알려주는 축사 밖 이야기를 듣는 것이 일상이다. 어느 날, 주인집 딸이 이웃집 아들의 아이를 임신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주인집 내외는 낙태를 강요하지만 이웃집 남자가 이를 막으려 한다. 주인은 낙태 비용을 위해 돼지를 죽이고 돼지는 천사가 되어 축사를 찾는다. 그리고... 연극 ‘A Very Simple Story’는 Maria rado 작, 전기광 역/연출, 이인연 조명, 황도석 무대, 한동현 소품, 박정훈 음악, 채주원 기획, 김종한 의상, 김동현 조연출 등이 참여하고, 출연 배우로는 조연하, 맹봉학, 주원성, 문혜주, 박 용, 전서진, 조정근, 김홍택, 공현욱, 김태라, 최윤정, 허라겸, 안호주, 송인준, 김 산, 원덕현, 황정후, 신가영, 전시하 등 중견 배우들과 신인 배우들이 세대를 넘나드는 호흡을 나눈다. 극단 불 작가 Maria rado는 1965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출생이다. 키이우 주립 연극예술 연구소 극작과, 연기학과를 졸업 하고 극작가, 시나리오 작가, 감독, 배우 등을 겸하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A very simple story, Maestro, Ukrainian games, Red and Black, Women in Crisis 등이 있다. 우크라이나 작품.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작품이다. 그러나 Maria rado의 작품은 동부권에서는 많은 사랑을 받고 꾸준히 상연되고 있다. 그녀는 현재 뜻깊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다룬 새로운 대본 작업을 멈추지 않고 있으며, 마스터 클래스에서 젊은 세대에게 연극 드라마를 작업한 경험을 Maria rado가 전하고 있다. 창작집단 극단 불에 의해 재연되는 연극 ‘A Very Simple Story’는 2024년 11월 6일부터 11월 17일까지 대학로 드림시어터에서 공연된다. 연극 티켓은 2024년 11월 16일까지 인터파크 티켓과 대학로 티켓닷컴에서 예매가 가능하며, 연극이나 극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극단 불의 블로그와 극단 불 홈페이지 및 SNS에서 확인 가능하다. 극반 불 제공

주간경향(총 26 건 검색)

우크라이나에서 만난 ‘전쟁의 얼굴’(2023. 03. 17 14:25)
2023. 03. 17 14:25 국제
ㆍ박은하 유럽 순회특파원, 러시아 침공 1년 맞아 현지를 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지 1년이 넘었다. 우크라이나의 평범했던 시민들은 이 전쟁을 어떻게 겪어내고 있을까. 지난 2월 16일부터 열흘간 우크라이나에 머물며 30명의 시민을 인터뷰한 박은하 유럽 순회특파원이 현지취재 후기를 보내왔다. <편집자 주>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키이우로 진격하려는 러시아군과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이르핀에서 주민들이 파괴된 차량들이 쌓여 있는 공터 앞을 무심히 지나가고 있다. / 이르핀 | KISH KIM·다큐앤드뉴스코리아 보채지 않는 아이들 지난 2월 15일 오후 8시 폴란드 바르샤바 서부 터미널에서 우크라이나 키이우행 버스에 올랐다. 개전 1주년을 앞두고 러시아가 국경 근처로 전투기를 끌어모으고 있다거나 올봄 대공습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뉴스를 보고 있자니 마음이 불안해졌다. 키이우까지 18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휴게소에 들르겠지만 혹시나 낙오될 수도 있으니 내리지 않을 생각이었다. 화장실에 안 가려고 물도 몇 모금만 조금씩 나눠 마셨다. 하늘을 찢는 전투기 소리와 하늘에서 떨어지는 불덩어리가 내 눈앞에서 펼쳐질 수도 있을까. 버스 안이 고요해 더욱 으스스했다. 그러다 버스 안이 고요하다는 사실에 놀랐다. 분명히 그 버스 안에는 아이들도 타고 있었다. 보채는 소리가 조금도 나지 않았다. 약 4시간 만에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국경에 닿았다. 검문소에서 여권 검사를 받으면서 잠시 화장실에 들렀다. 대여섯 살 남짓한 아이는 검문소 화장실에서야 짜증을 냈다. 날이 밝고 정오가 될 무렵 버스는 키이우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도시인 지토미르에 도착했다. 어느 엄마와 열 살 정도로 보이는 딸이 버스에서 내렸다. 터미널에서 기다리던 군복 입은 아버지는 딸을 품에 쏙 넣고 껴안더니 한동안 놓아주지 않았다. 고속버스에서도 보채지 않는 아이. 터미널에서 서로를 껴안고 놓지 않는 가족들. 향후 이어진 9박10일의 우크라이나 취재에서 가장 먼저 본 전쟁의 얼굴이었다. 시내 호텔에 여장을 풀고 바라본 수도 키이우는 겉으로는 평온했다. 매일 공습경보가 울렸지만, 실제 공습이 이뤄지는지는 알 수 없었다. 사람들은 공습경보 와중에도 출퇴근하고 일을 했다. 하지만 ‘버스에서 조금도 보채지 않는 아이’처럼 전쟁의 얼굴은 평온한 일상 속에서 기습적으로 만나게 된다는 사실을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알게 됐다.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 군복무를 하던 중 두 다리를 잃은 올레크 시모로스가 키이우 오베리흐병원에서 전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지방정부의 인권 정책을 모니터링하는 변호사였던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2월 24일 자원 입대했다. / 키이우| KISH KIM·다큐앤드뉴스코리아 “탱크는 무서웠으나 우린 도망가지 않았다” 상이군인 올레크 시모로스(25)는 키이우에서 가장 먼저 만난 사람이었다. 지난 2월 17일 키이우의 한 병원을 찾았을 때 그는 이불을 말끔하게 개어놓고 정자세로 앉아 취재팀을 기다리고 있었다. 단정한 얼굴과 곧은 허리 아래로 한 뼘 정도만 남기고 잘린 다리가 적나라하게 눈에 들어와 충격적이었다. 지뢰로 인한 부상이었다. “혹시나 끔찍한 기억이 떠올라 말하기 힘들어지면 언제든 인터뷰를 중단해도 좋다”고 했지만, 그는 “괜찮다”고 했다. 단 한 번도 시선을 피하지 않고,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올레크 시모로스는 지방정부의 인권정책을 모니터링하는 변호사였다. 전쟁이 발발하자 자원입대했다고 했다. 전쟁터에서 빗발치는 포탄과 총알이 “너무 무서웠다”고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와 도시를 잃는 게 더 두려웠다”고 했다. 자신과 함께 자원입대한 행렬을 보면서 버텼다. 전쟁이 끝나면 결혼해 가정을 이루고 싶다고 했다. 인권변호사 활동을 계속하고 싶다고도 했다. 전쟁터의 참혹함을 온몸으로 새긴 병사가 “우리는 지금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세계를 위해 싸우고 있다”며 평화협상에 단호하게 반대하고 있었다. 참혹한 모습과 당당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그의 태도를 보면서 슬퍼졌다. 지사(志士)란 이런 사람일 것이다. 우크라이나 체르니히우에서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집과 가족을 모두 잃고 혼자 살아남은 스비틀라나 젤다크가 폐허가 된 자신의 집 앞에서 전쟁 전에 찍었던 가족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 체르니히우 | KISH KIM·다큐앤드뉴스코리아 키이우, 바흐무트, 하르키우 등 전선만 골라다녔다. 부대원이 70%까지 전멸한 전투에서도 살아남았다. 지금은 키이우에서 행정병으로 근무 중인 니콜라이 코발(39) 이야기다. 그는 키이우 근교에서 벌어진 첫 전투에서 러시아군 탱크 16대를 만났다. 상대하는 우크라이나군은 포병과 보병만으로 이뤄져 있었다. 그는 “탱크의 포를 쏘는 속도는 너무나 빨라 보병들은 알아차릴 새도 없이 죽는다”며 “무서웠다. 정말 무서웠다”고 했다. 탱크가 보병을 향해 돌진하면 도망가는 것이 상식인데 놀랍게도 아무도 자리를 이탈하지 않고 수류탄을 던지며 저항했다고 한다. “무서웠다”와 “도망가지 않았다”는 말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 것일까. “나는 왜 혼자 살아남았을까” 키이우에서 북쪽으로 150㎞가량 떨어진 도시 체르니히우에서 만난 스비틀라나 젤다크(45)는 ‘공습’이 민간인에게 얼마나 잔인한 것인지 적나라하게 들려줬다. 지난해 3월 3일 스비틀라나의 집에 미사일이 떨어져 그는 남편 미하일로(42), 딸 폴리나(21), 예비사위 예우헨 코발렌코(33), 아들 렙(14), 할머니 할리나 페체르나(86)를 한꺼번에 잃었다. 위험수칙대로 집에서 납작 엎드려 있었다고 한다. 마당에 미사일이 떨어지며 땅이 움푹 꺼지고, 집이 무너지고, 건물 잔해에 가족들이 깔리고, 정신을 차리고, 남편을 흔들어보고, 119에 신고를 하고, 즉사한 가족과 숨이 남은 가족을 하나씩 확인하다가 나머지 건물 잔해가 떨어져 아들의 머리를 강타하는 모습까지 지켜보던 짧고도 긴 시간을 설명하는 데 1시간가량이 걸렸다. 스비틀라나는 지금도 “대체 나는 왜 혼자 살아남았을까” 하고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되묻는다고 했다. 건물 3개층이 날아간 호텔 등 체르니히우 곳곳의 무너지고 부서진 잔해는 현대 무기의 파괴력과 잔인함을 보여주는 전시장이나 마찬가지였다. ‘리나’라는 이름의 우크라이나 여성이 딸 키라를 데리고 키이우 숲 묘지공원에서 남편의 묘를 찾았다. 리나의 남편은 지난달 루한스크에서 전사했다. 리나는 “남편은 에너지가 넘치고 농담도 잘하는 사람이었다”고 충혈된 눈으로 말했다. 아이는 조용히 엄마 손을 잡았다. / KISH KIM·다큐앤드뉴스코리아 스비틀라나의 이야기를 들으며 중동이 떠올랐다. 이런 공습을 매번 겪고 있었구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서 드론이나 정보전 등 신기술이 주목받고 있지만, 전쟁의 패턴과 본질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해왔다. 지금도 전쟁은 공습으로 시작한다. 전투기와 미사일을 동원해 방공망을 파괴한 다음 탱크가 돌진하며 상대방 병사들을 살해한다. 그러는 동안 후방에서 포병이 지원한다. 상황이 종료되고 보병이 들어가 행정청사에 깃발을 꽂으면 ‘전투의 승리’라고 부른다. 민간인 학살 등은 보병이 깃발을 꽂고 도시를 점령하는 과정에서 대개 이뤄진다. 목숨을 잃는 대다수가 보병이다. 전쟁범죄를 저지르는 이들도 대체로 보병이다. 그래서 전쟁의 잔혹함을 고발하는 영화들은 보통 보병의 전쟁을 다룬다. 반면 공군 위주인 공습은 어딘가 깔끔해 보인다. 표적만 골라 파괴할 수 있을 듯한 느낌마저 풍긴다. 공격하는 쪽의 희생도 적다. 이 왜곡된 이미지 때문에 중동의 전쟁이 더 오래 지속된 건 아니었을까. 알고 보면 모두 착시일 뿐이다. 전 지구적으로 보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는 시선은 지역마다 온도차가 있다. 유럽은 충격에 빠졌고 단결했다.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식량위기 등을 겪는 남반구 국가들의 시선은 다소 미지근하다. 역설적으로 체르니히우를 방문해 이 전쟁을 바라보는 중동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이런 공습을 겪은 사람들에게 지금의 세계는 얼마나 위선적으로 보일까. 더 일찍, 더 깊이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는 사실에 미안함과 부끄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 더 이상 ‘공습’이란 단어에서 매끄러운 질감을 느낄 수는 없을 것 같다. 키이우의 한 지하 보도 입구 우크라이나 군 홍보 광고판 앞에서 한 여인이 꽃을 사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일상을 유지하면서 긴 전쟁에 맞서고 있었다. / 키이우 | KISH KIM·다큐앤드뉴스코리아 그들이 만들고픈 사회 지난 2월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키이우를 깜짝 방문했다. 키이우 시민들의 반응을 알아보라는 응당한 지시를 받고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거웠다. “바이든이 와서 너무나 기쁘다”는 대답이 예상되는 질문을 한다는 것은 어쩌면 미국만 바라보고, 미국의 은혜에 감사하는 수동적 시민의 모습을 전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 염려스러웠기 때문이다. 실상은 달랐다. 시민운동가 막심(45)은 “매우 기쁘다”면서도 부연했다. “바이든은 우크라이나에 올 때마다 뭘 요구한다. 부정부패를 해소해라. 투명성을 유지하라. 시스템을 개혁하라. 자유시장을 유지하라.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내용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바이든은 우리의 친구다.” 그는 국제정치의 계산을 떠나 서방의 요구가 우크라이나인으로서 만들고 싶은 사회상에 부합한다고 본다. 공무원 올렉산드르(42)는 “바이든이 속한 세계의 사람들은 문명화된 세계, 진보, 시민적 가치, 정의와 진실, 자유 그리고 존엄을 우리에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외세에 대한 막연한 추종이 아니라 우크라이나를 좀더 나은 사회로 만들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 느껴졌다. 세계를 위해, 존엄을 위해 싸운다는 군인들의 말들도 같은 맥락이었다. 바이든 방문 소감을 들으러 간 키이우 독립광장에는 유로마이단 혁명 희생자들의 분향소가 차려져 있었다. 이날은 2014년 유로마이단 혁명(존엄혁명) 9주기였다. 2013년 말 친러시아 성향 빅토르 야누코비치 당시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 논의를 중단하자 이에 항의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수도 키이우와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났다. 2014년 2월 20일 경찰특공대가 유로마이단 광장에 모인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100여명이 사망하는 유혈 사태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키이우에 들어와 있던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들이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광장 주변에는 채식 메뉴를 팔고 독서와 세미나를 할 수 있는 북카페가 있다. 기후, 환경, 인권, 아동복지 등의 사업을 하는 시민단체 사무실이 즐비해 있다. 유로마이단 혁명을 겪으며 만들어진 단체들이라고 한다. 시민들이 원하는 사회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군인 가족 지원 조직 ‘베테랑 허브’에서 일하는 마리아 스테치우크(36)도 “나는 ‘존엄혁명’의 영향을 받았다”며 “존엄혁명은 독립운동까지는 아니더라도 탈식민 운동의 성격을 갖고 있다. 우리는 부패와 과두제가 지배하는 러시아의 길을 벗어나 공정한 사회를 원했다. 그래서 혁명에 참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 기념품 가게에서 파는 자석.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운전하는 국제법정행 호송차량에 죄수복을 입은 푸틴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와그너 용병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타고 있는 모습이다. / 박은하 기자 가장 많이 들은 말 ‘존엄’ 비로소 우크라이나인들이 강렬하게 저항하는 이유의 실마리를 찾은 듯했다. 이날 이후 미리 약속을 정해놓은 사람들뿐 아니라 무작위로 사람을 많이 만났다. 광장과 묘지공원, 시장 등을 잇달아 방문해 말을 걸었다. 열흘 동안 거의 30명에 가까운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가장 인상적 공간을 꼽으라면 키이우 외곽의 숲 묘지공원이었다. 전사자 묘역에 나부끼는 우크라이나 국기가 시각적으로도 강렬했다. 지난해 12월과 올 1월 전사자들의 묘비가 유독 많이 세워져 바흐무트 인근 지역의 전투가 얼마나 처절한지 가늠할 수 있었다. 전사자의 연인, 전우, 아내, 부모를 만났지만 누구도 오열하지 않았다. 그게 비통함을 더했다. 묘비는 앞으로 얼마나 더 세워질까. 시민들은 하나같이 존엄이라는 말을 많이 했다. 전쟁에 시달리는 이상 러시아에 대한 복수심이 들 법도 한데 “우리는 승리를 원한다”며 최대한 절제해서 표현했다. 키이우에서 일상은 잘 유지되는 듯했다. 시민들도 최대한 평온을 유지하려 애쓰고 있었다. 가까이서 보니 한계가 뚜렷했다. 전쟁을 겪는 나라 시민들의 표정이 밝을 순 없었다. 사진을 찍어보면 활짝 웃는 얼굴들이 많았다. 외신기자 카메라에 최대한 품위 있게 찍히려는 그들의 노력이었다. 우크라이나에 있는 동안 인터뷰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도 품위 혹은 존엄으로 번역할 수 있는 디그니티(dignity)였다. 독일 베를린에서 1년간 난민생활을 하다 돌아온 잔나 스트리젠코(56)는 전쟁을 통해 인류애와 삶의 품격을 더 깊이 고민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승리 없는 세계 평화는 없다”고 말했다. “우리는 훨씬 멀리 내다보고 있습니다. 푸틴을 전범재판에 기소해 전 세계에 문명과 ‘존엄’이 무엇인지 보여줘야 합니다.” 기념품 가게에서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운전하는 국제법정행 호송차량에 죄수복을 입은 푸틴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와그너 용병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타고 있는 모습의 자석을 판다. 자석에는 ‘이르핀-부차’, ‘마리우폴’ 등 전쟁범죄가 벌어진 지명이 적혀 있었다. 우리는 어떤 평화를 원하는가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발을 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2월 25일을 지나면서 월스트리트저널(WSJ) 같은 서방 언론에 젤렌스키 정부의 부패를 강조하는 기사가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 러시아와 평화협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있다. 우크라이나로 집중되는 지원을 다른 가난한 나라들로 돌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평화주의 논리에 따라 무기지원에 반대하는 시위도 일어났다. 그런데 우크라이나에서 만난 평화주의자들이나 사회운동가들은 한결같이 “한국이 무기를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평화는 과연 어떻게 얻어지는 것일까. 평화협상이란 어쩌면 ‘존엄한 사회’, ‘품위 있는 삶’에 대한 우크라이나인들의 열망까지 주저앉혀야만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만들어진 ‘평화’가 정녕 평화일 수 있을까. 침략을 당한 국가의 자유와 존엄한 사회에 대한 열망을 주저앉힌 국제사회가 군축을 합의하고 가난한 세계를 지원할 수 있을까.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묘비의 물결 앞에서 우리는 뭐라고 말해야 할까. 딸을 껴안고 놓지 못하는 군인 아버지를 계속 전선으로 내몰아야 할까. 한편으론 무기를 들고 존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싸우겠다는 저 열망을 외면해야 할 것인가. 비통한 감정을 끝내 해결하지 못하고 지난 2월 26일 밤 바르샤바행 기차를 탔다.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질문들이다. 이 전쟁을 기억할 때 강대국의 지정학적 논리보다 더 먼저 떠올려야 할 게 무엇인지를 말해주는 장면들을 분명 보았다. 전쟁의 고통, 폭력의 잔인함 그리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시민적 열망이었다. 국제사회는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신간]우크라이나 전쟁과 신세계 질서 外(2023. 02. 03 11:25)
2023. 02. 03 11:25 문화/과학
우크라이나 전쟁 ‘다시보기’ <우크라이나 전쟁과 신세계 질서> 이해영 지음·사계절·1만8000원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 1년을 맞았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자유민주주의 진영에서는 침략세력인 러시아를 ‘절대악(惡)’으로, 피해자인 우크라이나를 ‘절대선(善)’으로 받아들인다. 국제관계학 전문가인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이 같은 이분법에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이 전쟁이 우리에게 의미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를 통해 전쟁의 해법을 탐구한다. 러시아를 옹호하는 것으로 자칫 오해받기 쉬운 저자의 ‘위험한 탐구’는 그가 제시한 여러 팩트를 통해 설득력을 얻는다. 예컨대 러시아가 ‘특수 군사작전’이라 부른 이번 전쟁이 발발한 건 2022년 2월 24일이지만, 그보다 앞선 2월 16일에 우크라이나 군대는 돈바스 지역에 대규모 포격을 가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돈바스 지역의 영토 불가침과 주권을 보장한 ‘민스크협정’의 이행을 요구하고, 미국은 러시아의 침공 야욕을 누차 경고하던 와중이었다. 미국과 유럽의 ‘오판’과 ‘책임론’도 제기한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2008년 2월 1일자 모스크바발 비밀전문을 보면 “러시아는 나토에 의한 포위로 자국의 안보이익 침해를 우려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서방세계는 진작부터 나토의 동진 위험성을 알고 있었고, 자급자족이 충분히 가능한 러시아를 과소평가해 경제제재에 나선 결과 전쟁 이후 오히려 석유와 가스 등 원자재 부족으로 인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에서 통상 ‘매파’로 불리는 우익세력이 전쟁에 반대하는 반면 ‘네오콘’이 주류인 미국 민주당과 좌파가 전쟁을 지지하는 ‘기현상’을 분석한다. ‘친미’를 최핵심으로 하는 한국 역시 전쟁 이후 재편될 글로벌 다극 체제 속에서 경제·정치적으로 큰 변화의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전망한다. ▲2050 미중 패권전쟁과 세계경제 시나리오 최윤식 지음·김영사·2만2000원 10년 전 미·중 패권전쟁을 예견했던 저자가 우크라이나 전쟁, 격화되고 있는 양안 갈등 등 국제 정세변화를 반영해 전망을 업데이트했다. 미국이 먼저 ‘경제전쟁’을 일으키는 시나리오, 양국이 재차 화해해 새로운 밀월 시대가 열리는 시나리오를 각각 제시한다. ▲아이에게 주는 감정 유산 이남옥 지음·라이프앤페이지·1만7000원 35년 경력의 가족상담치료 전문가인 저자가 3만 회 이상 가족상담을 하며 느낀 생각과 정신과 의사로 성장한 딸을 키우며 얻은 깨달음으로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자산이자 가치’가 무엇인지를 전한다. 아이의 단단한 내면 성장을 위한 공감대화법도 탐구한다. ▲프레스턴, 더 나은 경제를 상상하다 매튜 브라운, 리안 존스 지음·김익성, 양준호 옮김 원더박스·1만6000원 쇠퇴하던 영국 북부의 작은 도시 ‘프레스턴’이 영국 최고의 도시로 거듭난 이야기다. 프레스턴은 지역 사회에 돈이 돌도록 하는 ‘공동체 자산 구축 전략’을 토대로 지역 경제를 개선했다. 지방소멸위기에 처한 한국사회에도 이 같은 ‘프레스턴 모델’이 해법이 될 수 있다.
신간
[영화로 보는 우크라이나 전쟁](12)‘블러드랜드’에 평화를 허하라(2022. 09. 23 14:25)
2022. 09. 23 14:25 문화/과학
ㆍ칼라시니코프의 회한 「AK-47」에서 <로드 오브 워>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무기는 무엇일까? 기네스북에는 AK-47이라는 이름이 올라와 있다. ‘칼라시니코프 오토매틱 라이플’의 줄임말이다. 공식적인 생산량만 1억정이 넘고, 불법복제까지 합산하면 2억정은 기본이라는 이 돌격소총은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인 무기로 알려져 있다. 국제정세와 군사문제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모를 리 없는 이 총의 설계자는 바로 러시아의 미하일 칼라시니코프(1919~2013)로, 그의 장례식에 푸틴이 참석할 정도로 국민적 영웅 대접을 받던 인물이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에 전차병으로 참전했다가 부상을 입고 후송되던 중 독일군의 습격을 받고 구사일생으로 탈출해 목숨을 건졌는데, 당시 독일군의 우수한 기관단총에 충격을 받아 애국심의 발로로 전선의 병사들에게 더 뛰어난 총을 쥐여주겠다는 일념으로 AK소총을 개발하는 데 이른다. 「AK-47」 스틸 / DAUM 영화 그는 평생 자신이 만든 총의 성능과 평판을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AK 계열 총기는 ‘진정한 대량살상무기’가 돼버렸다. 값싸고 간편하고 어떤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이 이상적인 살상무기는 전 세계 분쟁지역 어디에서나 애용됐고, 수많은 학살에 동원됐다. 말년의 칼라시니코프는 이 문제를 괴로워했다고 한다. 여러차례 인터뷰에서 자신의 의도와는 어긋나게 자기 발명품이 악용되는 것을 개탄했다. 청년 시절의 그가 AK소총을 완성하는 과정을 담은 <AK-47>에서 조국을 수호하는 무기로 채용된 AK소총을 자랑스럽게 지켜보던 모습과는 딴판이다. 니컬러스 케이지가 무기상인으로 열연한 <로드 오브 워>에 칼라시니코프는 등장하지 않지만 무기상인 주인공의 입을 통해 소개되는, 제3세계 분쟁에 불티나게 팔리는 ‘러시아의 최고 수출품’ AK소총 묘사가 일품이다. 처음 의도는 좋았지만 잘못 활용된 대표사례인 셈이다. 정작 칼라시니코프가 만든 걸작은 조국을 수호하는 데에는 제대로 쓸 일이 없었다. 전쟁이 끝나고 나서 완성됐기 때문이다. 대신 전 세계 분쟁에 빠지지 않는 필수품이 되고 말았다. 나치 독일의 광적인 인종주의에 수천만명의 인명피해를 낸 소련은 그 교훈에 집착해 방어를 위해 가공할 군사력을 건설하기에 이른다. 소련의 강대한 군사력은 서방진영에 연쇄적인 공포를 불러와 동서냉전으로 치닫는다. 상호 불신이 낳은 악순환이다. 소련은 언제든 서방이 나치독일과 손잡고 자신들을 공격할 수 있다는 의심을 놓지 않았고, 이는 전후에도 이어졌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한 신경질적 반응은 그 연장선에 있다. <화이트 타이거: 최강 전차 군단>의 묵시록 우리로선 쉽게 이해하기 힘든 러시아의 편집증을 이해하기 위해 러시아의 전쟁영화 <화이트 타이거: 최강 전차 군단> 을 소개한다. 제목만 보면 마치 <패튼 대전차 군단> 부류의 화끈한 전쟁영화를 떠올리기 쉽지만, 실체는 오히려 공포영화에 가깝다. 제2차 세계대전 동부전선에서 소련과 독일이 일진일퇴를 벌이던 1943년 무렵, 소련군은 아군 전차에서 군인 1명을 구조한다. 그는 전신 화상을 입어 몇 시간 못 버틸 거라는 군의관의 진단이 무색하게 며칠 후 회복하고 전차병으로 복귀한다. 반격에 나선 소련군에게 ‘화이트 타이거’라는 독일 전차 괴담이 퍼진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 등장해 소련군을 박살낸다는 의문의 독일 전차를 잡기 위해 상부에선 특수부대를 편성한다. 여기에 그 부상병이 지휘관으로 합류해 화이트 타이거와 일진일퇴를 벌인다. 그는 전차와 대화할 수 있다며 화이트 타이거는 유령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포스터 / DAUM 영화 포스터 / DAUM 영화 그와 동행한 정보장교 페도토프는 그의 말을 반신반의하지만 실제로 기괴한 적 전차의 패턴을 목격한다. 문제는 아군인 부상병도 미심쩍은 게 한둘이 아니다. 결국 양자의 대결은 무승부로 끝나고 전쟁은 소련의 승리로 마무리된다. 페도토프에게 부상병은 전쟁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불길한 예언을 들려준 뒤 사라져버린다. 그 역시 인간이 아닌 존재였다. 그 시각에 함락된 베를린에서 히틀러가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중이다. 히틀러는 상대에게 자신이 특별한 게 아니라 거대한 소련과 사회주의 진영을 적대시하는 서방의 의지를 나치독일이 대행했을 뿐이라며 궤변을 늘어놓는다. 그리고 곧 새로운 전쟁이 준비될 것이라는 숙명론을 피력한다. <타운 오브 글로리>와 러시아의 속사정 다큐멘터리가 시작되면 초강대국으로 복귀를 꾀하는 강대국의 야망을 투영하듯 제2차 세계대전 전승 기념 승리의 날 군사퍼레이드가 한창이다. 최신예 기갑부대가 선두에서 보는 이들을 위압한다. 화면이 바뀌면 지난 전쟁의 격전지,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경 마을을 비춘다. 마을은 거대한 병영을 연상케 한다. 이곳에선 1년 내내 전쟁과 군대 관련 기념식과 추모행사가 그치지 않는다. 주민들은 군복을 입고 일상생활을 하는데다 유치원부터 안보교육이 진행된다. 행사 때마다 정치인과 관료들은 과거 역사를 상기시키며 적들이 지금도 조국을 노린다고 열을 올린다. 그 ‘적’은 미국과 서유럽, 나토, 테러집단 그리고 외국의 사주를 받아 국론을 분열시키는 시민단체들이다. 마을에는 군국주의가 군림하지만, 그 장엄한 추도와 묵념에도 점점 쇠락하는 중이다. 한때 번창하던 공장지대는 이제 연금에 의지하며 술에 찌든 노인만 남았다. 젊은 세대는 기회를 찾아 대도시로 빠져나간다. 영화에는 2명의 흥미로운 인물이 등장한다. 마샤란 이름의 중3 소녀는 소련군복을 착용하고 공연이나 오디션에 참가한다. 그는 애국적 내용의 시집을 내는 등 마을의 유명인사다. 은퇴한 중년 남자 세르게이는 마을 주변 과거 격전지를 돌며 수습되지 않은 전사자 시신을 발굴해 매장한다. 그의 동선에는 알코올 중독에 시달리는 참전용사나 자식을 체첸 전쟁에서 잃은 이들이 가득하다. 마샤는 애국적 군사단체에 가입해 무기 조작을 배우지만 정작 그의 가족 중 참전용사는 없다. 전직 군인인 어머니가 딸에게 주입식 교육을 하는데 겉으로 보이는 열기와 다르게 소녀는 점점 자신감을 잃고 침묵에 빠진다. 소련 시절의 껍데기뿐인 영광에 기대어 현실의 빈곤과 쇠퇴를 잊고픈 시골 주민들의 초상은 현재 러시아인들의 심리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좋은 예시다. 작은 마을의 풍경화 같은 이 영화는 푸틴의 러시아가 처한 신경쇠약 징후를 르포르타주처럼 담아낸다. 러시아의 민주화·안정이 유일한 대안 전쟁은 어느덧 200일을 넘겼다. 이 전쟁이 언제 끝날지 이제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9월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전세가 밀리면 러시아가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할지 모른다는 불안도 깊어만 간다. 결국 러시아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이 전쟁과 향후 세계정세가 요동칠 것이다. 문제는 작금의 전쟁이 어떻게 끝나든 푸틴을 정점으로 하는 권위주의 독재체제가 근본적으로 혁파되고 러시아가 민주화(와 동시에 안정)돼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제1차 세계대전 후 독일이, 그리고 소련 붕괴 후 러시아가 품었던 서방에 대한 원한이 더 큰 전쟁을 불러온 역사를 반복할지 모를 일이다. 물론 전쟁터의 우크라이나 국민과 기아에 시달리는 제3세계인들의 보편적 인권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지만, 이밖에도 영구적 평화를 건설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난제가 한둘이 아니다. ※이번 호를 끝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영화로 보는 우크라이나 전쟁
[영화로 보는 우크라이나 전쟁](11)전쟁으로 황폐해진 나라의 풍경(2022. 08. 26 15:08)
2022. 08. 26 15:08 문화/과학
ㆍ돈바스 전쟁 영화 스틸. DAUM 영화 우크라이나 전쟁이 6개월을 넘겼다. 전쟁에 대한 여러 논란과 함께 국지전을 넘어 21세기 신냉전을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전 세계를 뒤덮고 있다. 코로나19에서 회복하려던 세계경제는 하락하고, 3세계 빈곤국들은 식량과 에너지 기아 위협에 직면했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도 이 전쟁은 ‘고작’ 6개월이 아니다. 2014년 유로마이단으로 국민을 살상하던 정권이 붕괴하고 시민혁명이 성공했지만, 새로운 내전에 돌입하는 국면으로 돌변했다. 소련 체제하에서 우크라이나는 민족주의가 강하고 농업 중심으로 유럽 친화적인 서부와 러시아계가 다수인데다 중공업단지가 러시아와 밀접한 경제권으로 묶여 있던 동부로 구분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독립 후 이어진 부패로 중앙정부는 특히 동부에서 신뢰받지 못하고 있었다. 유로마이단으로 친서방 정권이 들어서자 러시아는 서유럽과 완충지대를 잃어버릴 것이란 위기의식에 빠졌다. 그 결과 동부를 분리해 합병 혹은 친러시아 세력의 분리독립을 꾀했고, 비밀공작이 이어졌다. 먼저 크름(크림)반도가, 그리고 ‘돈바스’라 불리는 동부 접경지대에서 분리주의 세력의 무장봉기가 촉발됐다. 2014년 2월에 유로마이단이 성공한 뒤 불과 수개월만의 일이다.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주에 ‘노보러시아’라는 미승인국을 세운 분리주의 세력과 공공연히 우크라이나 내에 침투한 러시아군은 아직 정비되지 않은 우크라이나군을 밀어붙였다. 전열을 새롭게 정비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으로 일진일퇴를 거듭하다 민스크 협정으로 불안정한 휴전 상태를 유지하게 됐지만, 실제로는 끊임없는 국지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2022년 2월은 그저 전면전이 재개된 것뿐인 셈이다. 러시아가 개입한 동부지역 2014년 9월, 민스크 협정 발효 직전의 동부 친러시아 지역에서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버스에 탄 민간인이 몰살당한다. 분리주의 세력은 우크라이나군이 반정부적 분위기의 주민들을 학살했다며 적개심을 고취하는 홍보에 여념이 없다. 한편 휴전협정을 앞두고 군 내부에서 평화협상을 방해하기 위해 제5열(스파이) 활동을 벌이는 세력을 색출하기 위해 ‘작전명 반데라스’라는 암호명으로 안톤 대위의 팀을 전선에 파견한다. 그들이 목격한 것은 적대적인 주민들에 둘러싸인 채 적과 아군이 뒤엉킨 혼란상이다. 안톤 대위는 실은 민간인 학살이 일어난 동네 출신이다. 20년 만에 고향에 돌아왔지만 이제 정부군이 된 그를 보는 이웃들의 시선은 냉랭하기만 하다. 부대에선 계속 석연찮은 사건과 내부 파괴공작이 거듭된다.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첩보전이 이어진다. 부대 군의관이 돌보던 반군 부상병을 체포한 안톤은 그가 어릴 적 친구이자 연적이었던 레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레히는 상부의 명령에 민간인 버스를 공격한 후 죄책감에 숨어 있었다. 그의 도움으로 안톤은 러시아가 배후에 있는 반군의 두 번째 민간인 학살 음모와 그 책임을 정부군에 씌우려는 언론공작 계획을 알게 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포스터. DAUM 영화 영화 <작전명 반데라스>에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동부를 ‘대테러지역’으로 규정한 상태다. 친서방진영이 우세해진 상황에서 동부지역은 소외되고 탄압받을 것이라는 불안감에 휩싸였고, 러시아는 정보공작으로 이를 확산시켰다. 현대전쟁은 미디어를 활용한 전(全) 방위 선전전이라는 특성이 잘 드러난다. 그런 가운데 지방자치 확대 등 노력을 벌일 틈도 없이 내전의 불길이 오른다. 장기간의 혼란 속에 중앙정부에 대한 신뢰가 바닥인데다 러시아와 경제적으로 밀접하던 동부의 불만을 활용한 분리주의 운동의 어두운 이면이 친정부 시각에서 조명된다. 의외로 국내에서도 해당 유형의 영화들은 적지 않게 수입돼 쉽게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성과 질서가 무너져가는 참상 <마이단>으로 유로마이단의 중요한 현장기록을 남긴 세르히 로즈니차 감독은 2018년엔 거듭되던 돈바스 전쟁을 다룬 극영화 <돈바스>를 선보였다. 해당 작품은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감독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현재까지도 동부 내전의 파괴적 참상을 가장 잘 표현한 영화로 남아 있다. <돈바스>는 일관된 이야기 전개가 아닌 옴니버스 단막극 형태를 취한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큰 연결고리 없이 독자적으로 전개된다. 등장인물이나 사건이 서로 통하지는 않지만 하나의 거대한 역사화처럼 부분마다 내전의 현실을 부조리극 형태로 신랄하게 풍자한다. 영화에는 분리주의 세력 통제하의 동부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상과 사건이 점점이 등장한다. 어느 장면이나 평화로운 일상과는 거리가 멀다. 마을과 도시에는 불안과 궁핍 그리고 공포가 감돈다. 주민들에게 합법적으로 선출된 게 아니라 갑자기 출현한 반군은 정부군과의 대결을 위해 지역사회를 수탈하는 것은 물론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다. 전체 우크라이나의 10분의 1 수준인 이 지역만으로 정부군에 맞서다 보니 강제징집이 거리에서 자행되고 주민들을 철권으로 억압하는 현실이 드러난다. 포스터. Amazon.com 주민들은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가운데 겁에 질려, 혹은 증오심에 사로잡혀 정부군 포로나 친정부인사에 대한 폭력과 테러를 방조하거나 적극적으로 가담한다. 그런 가운데 자연히 적개심과 원한이 깊어져 간다. 이제 이웃과 친지도 서로 믿을 수 없다. 영화 전체를 감싼 연극적 기운은 후반부에 가서 작품 속 현실과 픽션을 뒤엉키게 만들고, 그 서늘한 기운을 통해 관객은 내전이 만든 음산한 풍경을 극적으로 체험하게 된다. 마이단에서 돈바스를 연결한 기록영화 머나먼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 대해 한국인들이 제대로 맥을 짚어내기란 쉽지 않은 노릇이다. 영화 <임계점: 우크라이나를 위한 전쟁>은 우크라이나 근현대사에서 마이단이 형성되기까지 과정, 그리고 마이단 이후 몇 달간 진행된 러시아의 개입과 분리주의 세력의 발호 상황을 요약 해설해준다. 시민혁명의 승리라는 감격은 잠시, 국가가 분열될 상황에 직면한 정부는 마이단 참가자들에게 입대를 호소하고 조국을 지키기 위해 사람들은 징병에 응한다. 오랜 국가적 혼란은 국방력에도 치명적 악영향을 미쳤고, 동부지역의 반정부 정서 속에 급속도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확산한다.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제대로 기능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과거의 시위대 동지들은 이제 입장이 갈려 대립한다. 그런 가운데 민스크 평화협정이 조인되지만, 요충지 확보를 위한 전투는 거듭된다. 극영화로는 표현 불가능한 실제 시가전의 참상이 펼쳐지고 반군과 연합한 러시아군의 공세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생생하게 묘사된다. 민주화운동이 국가 존망을 건 전쟁으로 이어지고 그 가운데 새로운 우크라이나 국가 정체성이 싹트는 과정은 감동적이지만, 이어지는 희생을 바라보는 기분은 그저 착잡하기만 하다. 지난 8년간 이어진 국제사회의 방관이 현재의 전면전을 낳은 생생한 증거인 셈이기에.
영화로 보는 우크라이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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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출신 피아니스트 안나 페도로바, 이영애 만나 감사의 마음 전해
우크라이나 출신 피아니스트 안나 페도로바, 이영애 만나 감사의 마음 전해
2022. 09. 27 10:36 문화/생활
배우 이영애가 우크라이나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안나 페도로바와 만나 평화의 메시지를 나눴다. 렛츠 DMZ 제공 배우 이영애가 우크라이나 출신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안나 페도로바를 만나 평화 메시지를 전한다. ‘2022 렛츠 DMZ(Let’s DMZ)’의 ‘DMZ 평화예술제’ 개막 콘서트를 위해 내한한 우크라이나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안나 페도로바가 9월 22일 배우 이영애와 ‘예술이 전하는 평화 메시지’에 대한 특별한 대화를 나눴다. 이 만남은 국내 최초로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구호 기부를 시작한 배우 이영애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안나 페도로바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이날 두 예술가는 ‘예술을 통한 평화 가치 확산’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우며 ‘평화를 사랑하는 예술가’의 역할과 책임에 관해 의견을 주고 받았다. 페도로바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청소년 난민을 위한 음악 아카데미 운영 경험과 함께 피란민·음악가로 구성된 ‘우크라이나 자유 오케스트라’의 미국·유럽 순회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이영애에게 들려줬다. 페도로바는 “한국 전쟁의 흔적인 DMZ에서 열리는 2022 렛츠 DMZ의 DMZ 평화예술제에 참여할 수 있게 돼 뜻깊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 중인 지금, 한반도의 DMZ에서 우크라이나 피아니스트가 러시아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하는 것은 예술가가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출신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안나 페도로바. 렛츠 DMZ 제공 이영애는 빈소년합창단음악원 코리아 킨더코어(한국어린이합창단) 단원인 딸 정승빈 양과 유럽 각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콘서트에 동행했던 특별한 경험을 페도로바에게 공유했다. 이어 그는 “예술가로서 대중에게 받은 사랑을 사회에 돌려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행동”이라며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되니 아이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전쟁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하나가 되게 만드는 예술가의 역할과 책임감을 크게 느낀다”며 “예술을 통해 모두가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안나 페도로바는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22 렛츠 DMZ의 DMZ 평화예술제에 함께했다. 9월 24일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열린 ‘DMZ 콘서트’ 개막 공연에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했고, 25일에는 ‘찾아가는 DMZ-수원’에서 독주회를 진행했다. 올해 4년 차를 맞는 2022 렛츠 DMZ의 대주제는 ‘더 큰 평화를 위한 시작’이다. 여기서 ‘더 큰 평화’란 전쟁 위협 해소를 넘어 남북한의 활발한 교류, 우리의 일상과 미래 세대의 기회를 위협하는 세대 갈등, 기후 위기, 감염병, 인구 절벽 등 다양한 문제에서의 안전과 평화를 의미한다. 특히 DMZ 콘서트는 9월 24일 개막식에 이어 9월 25일·30일, 10월 1일·2일 임진각 평화누리 야외 공연장에서 피크닉 콘서트를 열고 도민들에게 더 큰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전시 프로그램인 ‘DMZ 아트프로젝트’도 10월 30일까지 운영한다. 행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렛츠 DMZ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영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국내에서 가장 먼저 우크라이나 대사관을 통해 전쟁 피해 어린이와 평화를 위한 구호금을 기부한 연예인이다. 그는 평소에도 소아암 어린이 후원, 수해 피해 복구를 위한 기부 등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우크라이나 위한 기부 전시 열린다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우크라이나 위한 기부 전시 열린다
2022. 04. 04 15:03 문화/생활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예술가들이 힘을 모은다. 오는 3일부터 16일까지 2주간 갤러리 4log Artspace에서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기부 展 : Slava Ukraine>이 열린다. 명분 없는 러시아의 무력 침공에 반대하고 우크라이나를 돕고자 뜻을 모은 국내외 작가 40명이 참여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의 협조로 전쟁 현장 사진과 영상을 함께 선보인다. ‘Slava Ukraine’은 ‘우크라이나에게 영광을’이란 뜻으로, 1917년 우크라이나 독립 전쟁에서 유래됐다. 2018년부터 우크라이나군의 공식 경례 구호로 사용되고 있으며 현재 러시아 침공에 대항하기 위한 저항의 상징으로 통용되고 있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각자 반전 메시지를 통해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피로 얼룩진 초상’을 선보인 박준식 작가는 “침략 전쟁을 통해 무언가를 얻거나 이룰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끝났다”고 말했다. 갤러리 측은 “1차 세계대전 이후 무의미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깊은 절망과 분노에 휩싸인 작가들은 ‘예술을 위한 예술의 개념’에 반대하면서 기존 사회 구조의 붕괴와 급진적 정치의 변화를 작품에 반영했다”며 “이번 전시에 함께 한 작가들 역시 러시아의 무차별적인 폭격으로 인한 민간인의 무고한 희생에 깊이 통감한다. 더 이상의 무분별한 전쟁이 멈출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 출신’ 밀라 쿠니스, 남편 애쉬튼 커처와 ‘360억원’ 구호 모금 나섰다
우크라이나 출신’ 밀라 쿠니스, 남편 애쉬튼 커처와 ‘360억원’ 구호 모금 나섰다
2022. 03. 04 18:30 연예
할리우드 배우 밀라 쿠니스와 애쉬튼 커처가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한 구호활동 모금행사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밀라 쿠니스는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어린 시절 가족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왔다. 유튜브 캡처 할리우드 배우 부부 밀라 쿠니스와 애쉬튼 커처가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위한 인도주의적 구호활동 및 모금행사를 진행했다. 모금 목표액은 3000만 달러(약 363억5700만 원)다. 밀라 쿠니스는 우크라이나 출신 배우다. 그는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나는 자랑스런 우크라이나인이다. 나는 1983년 우크라이나 체르니히우(체르니브치)에서 태어났고 가족을 따라 1991년 미국에 왔다”며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강하고 용감하지만 지금은 절대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우크라이나와 인류에 대한 이 부당한 공격은 파괴적이다.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밀라 쿠니스와 애쉬튼 커처 부부는 ‘GoFundMe’에서 모금 행사를 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최대 10만 명의 난민에게 단기 무료 주택을 제공하며 원조 활동을 촉진하고자 한다. 할리우드 스타와 유명인사들도 잇따라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입장을 내고 있다. 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크라이나인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나와 동료들은 난민 보호와 그들의 기본 인권 보장을 위해 모든 것을 할 생각이다. 우리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안전을 위해 고국을 탈출하고 있다는 보고를 들었다. 아직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알지는 못하지만, 우크라이나 국민과 국제 법치주의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결코 과장은 아닌 상황이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오프라 윈프리도 자신의 데일리 웹사이트에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위한 긴 메시지를 썼다. 그는 “우크라이나인들의 용기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불을 붙였다. 러시아의 침공에 저항하기 위한 그들의 외침은 우리의 각성을 위한 모닝콜이 됐다”고 말했다. 가수 엘튼 존도 “우크라이나의 폭력과 고통을 종식되도록 그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전했다. 배우 블레이크 라이블리와 라이언 레이놀즈 부부도 우크라이나 난민을 돕고 보호하는 유엔 난민 고등판무관을 통해 100만 달러(약 1억2117만 원)을 기부했다.
심슨 가족도 ‘우크라이나 지지’ 표명
심슨 가족도 ‘우크라이나 지지’ 표명
2022. 03. 01 10:01 문화/생활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크라이나 국기를 든 주인공들을 등장시키면서 그들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심슨 공식 계정 <심슨 가족>도 폭격에 휩싸인 우크라이나 지지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미국 가족 시트콤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TheSimpsons)은 26일(현지 시간) 러시아 공격에 맞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있는 심슨 가족 주인공의 이미지를 공개했다. #Ukraine #Simpsons #TheSimpsons 해시태그도 덧붙였다. <심슨 가족>의 총괄 프로듀서인 알 진(Al Jean)은 복수의 매체를 통해 “애니메이션 소재로 정치적 메시지를 넣는 것은 흔치 않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만큼은 예외”라며 해당 이미지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심슨 가족> 1998년 ‘심슨 조수’ 에피소드에서 러시아가 유럽 패권 장악을 노리는 내용이 누리꾼들에 의해 발굴되면서 ‘또 심슨 예언이 맞았다’는 반응이 일고 있다. <심슨 가족> 캡처. 또한 <심슨 가족>은 러시아의 폭주를 예측한 과거 에피소드가 ‘발굴’ 되면서 글로벌 누리꾼들의 이목을 더욱 집중시키고 있다. 1998년 방송된 <심슨 가족> ‘심슨 조수’ 편에서는 러시아가 과거 제국주의 영광을 누렸던 소련을 언급하며 미국에 도발하고 군인들을 무장시킨다. 또한 레닌이 무덤에서 뛰쳐나와 사람들을 놀래키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는 마치 러시아가 무력으로 우크라이나의 패권을 장악하려는 지금의 상황과 매우 흡사해보인다. <심슨 가족>은 에피소드 속 사건을 통해 기막힌 우연처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코로나19 등 지구촌 역사적 사건을 예측해왔다. <심슨 가족> 캡처 <심슨 가족>은 과거 에피소드를 통해 지구촌에 일어난 사건을 정확히 ‘예측’한 것으로 종종 주목을 받고 있다. 2003년 심슨 가족의 장녀 리사가 미래의 미국 대통령이 된다는 내용에서는 전임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깜짝 등장했고, 1993년 ‘오사카 독감’ 에피소드에서는 백신 부족 대란 등 지금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연상케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누리꾼들은 과거 <심슨 가족>에는 911테러, 에볼라 바이러스, 일본 지진 예언이 담겨있다는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기막힌 우연의 일치일까, 아니면 만화의 한 장면 같은 현실의 방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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