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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경향(총 22 건 검색)

‘워킹맘’ 조윤희가 제안하는 ‘꾸안꾸’ 패션
워킹맘’ 조윤희가 제안하는 ‘꾸안꾸’ 패션
2023. 05. 07 17:27 연예
배우 조윤희와 함께한 이랜드 여성 브랜드 클라비스 화보. 이랜드 여성 브랜드 클라비스가 배우 조윤희와 함께한 ‘소프트 클래식’ 화보를 공개했다. 조윤희는 세련된 외모와 독보적인 분위기로 클라비스의 신상 컬렉션을 소화했다. 클라비스 관계자는 “이번 신상품은 편안한 착용감은 그대로 살리고 고객 피드백을 반영해 새로운 디테일과 다양한 컬러를 더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배우 조윤희와 함께한 ‘클라비스’ 화보 배우 조윤희와 함께한 ‘클라비스’ 화보 배우 조윤희와 함께한 ‘클라비스’ 화보 클라비스는 ‘모든 여성을 편안하고 아름답게’라는 슬로건으로 여성들이 편안함을 기반으로 오래 입을 수 있는 실용적인 상품을 전개하는 브랜드다. 특히 그가 착용한 ‘슬랙스닝팬츠’와 ‘찰랑셔츠’ 역시 모던한 실루엣과 편안한 착용감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베스트셀러를 업그레이드한 의상이다. 클라비스 신상 컬렉션은 오는 5월 중순부터 클라비스 전국 오프라인 매장 및 공식 홈페이지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조윤희가 착용한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추가 혜택이 제공된다. 사계절 내내 입을 수 있는 이번 신제품에는 ‘슬랙스닝팬츠’, ‘찰랑셔츠’, 원피스, 세트업, 카디건 등이 포함됐다. 한편 조윤희는 <펜트하우스> 시리즈로 큰 호응을 얻었던 김순옥 작가, 주동민 감독의 신작 <7인의 탈출> 방송을 앞두고 있다. 수많은 거짓과 욕망이 뒤엉켜 사라진 한 소녀의 실종에 연루된 7인이 엄청난 사건을 맞닥뜨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조윤희는 극 중 고명지 역을 맡았다.
[살림꾼 황혜진의 워킹맘을 위한 폼 나는 식탁]50분 안에 만드는 소풍 도시락
2016. 03. 29 17:08 요리
도시락 만드는 데 에너지를 다 쏟아버린 나머지 정작 나들이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바쁜 워킹맘을 위해 초보자도 뚝딱 만들 수 있는 폼 나는 도시락 만들기 팁을 전한다. 주말마다 야외로 나가고 싶은 계절. 하지만 행복한 마음도 잠시, 주부라면 ‘도시락은 어떻게 준비하지?’ 하는 걱정이 앞서게 마련이다. 특히 시간에 쫓기는 워킹맘에게는 도시락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주말에 가족이 함께 가는 나들이 도시락도 그렇지만, 아이가 소풍이라도 가게 되면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할 생각에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도시락의 대표 메뉴 김밥엔 최소 6~7개의 속 재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재료 준비하는 데만도 시간이 꽤 걸린다. 이번 봄엔 50분 내로 간편하게 만들 수 있으면서도 폼 나는 유부초밥과 스팸초밥, 크래미초밥으로 도시락을 만들어보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프렌치토스트와 삶은 달걀, 몇 가지 과일을 더하면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영양 만점 도시락이 완성된다. 프렌치토스트 재료 식빵 3장, 달걀 1개, 설탕 1/2큰술, 식용유 적당량 만들기 1 식빵은 대각선으로 두 번 썰어 삼각형 모양을 만든다. 2 볼에 달걀을 풀고 ①의 식빵을 담근다. 3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②의 식빵을 올려 약한 불에 앞뒤로 노릇하게 굽는다. 4 접시에 ③의 식빵을 담고 설탕을 뿌린다. 유부초밥&스팸초밥&크래미초밥 재료 밥 2공기, 유부 12장, 후리카케(시판용) 2큰술, 스팸 1/2개, 크래미 2개, 멸치볶음 1큰술, 초밥소스(시판용), 김밥용 김 1/3장 만들기 1 볼에 밥을 담고 시판용 후리카케와 초밥소스, 멸치볶음을 넣고 고루 섞는다. 2 스팸은 적당한 두께로 썰어 달군 팬에 기름 없이 굽고 크래미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3 ①의 초밥을 먹기 좋은 크기로 뭉치고 김밥용 김은 1cm 너비로 자른다. 4 ③의 밥 위에 ②의 스팸과 크래미를 각각 올린 다음 자른 김을 두른다. 5 유부 안에 ③의 밥을 넣어 모양을 잡는다. 살림꾼 황혜진 취업 컨설턴트로 출산 한 달 만에 취업·진로 강의 일을 시작한 열혈 워킹 맘. 생후 8개월 연수 엄마로, 결혼 전부터 엄마표 밥상에 관심이 많아 블로그 ‘황강사의 맛있는 세상(blog.naver.com/flower244)’도 운영 중이다. 쉽고 빨리, 그러면서 영양이 살아 있는 상차림 노하우를 전한다. <■기획 / 이은선 기자 ■글&사진 / 황혜진>
[워킹맘 선우세은의 깐깐한 외식 가이드]살랑살랑 꽃바람과 함께하는 ‘맛있는’ 나들이
[워킹맘 선우세은의 깐깐한 외식 가이드]살랑살랑 꽃바람과 함께하는 ‘맛있는’ 나들이
2016. 03. 29 17:08 요리
따사로워진 햇볕 아래 나들이를 즐긴 뒤엔 맛있는 식사도 챙기자. 대표적인 봄나들이 장소별로 나들이 후 들르기 좋은 맛집을 추천한다. 1 올림픽공원 내에 있는 한식 뷔페 계절밥상. 2 봄나들이하기 딱 좋은 올림픽공원. 3 아이도 좋아하는 돈까스 클럽. 4 여의도공원은 가족 단위로도 나들이하기 좋다. 1 파주출판단지 찍고 돈까스 클럽 파주출판단지는 박물관과 도서관이 많아 아이와 함께 찾기 좋은 곳이다. 동화 속으로 들어간 듯한 기분이 드는 피노키오 뮤지엄, 사방이 책으로 둘러싸여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지혜의 숲 등 저마다 다른 콘셉트의 복합 문화 공간들이 많다. 봄이면 나들이하기 더 좋은 이곳에 갈 때마다 ‘돈까스 클럽’에 꼭 들른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좋아하는 돈가스를 푸짐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어 즐겨 찾는 곳이다. 한국식 왕돈까스, 두툼한 일본식 돈가스 등 아이와 함께 먹기 좋은 메뉴부터 떡볶이, 샐러드, 해물찜 등 다양한 토핑이 올라간 퓨전 메뉴도 있다. 왕돈까스는 어른 혼자 먹기에도 양이 많아 아이와 나눠 먹으면 좋다. 돈가스의 느끼함이 싫다면 매콤한 토핑의 돈가스를 선택해보자. 돈가스 전문점이지만 화덕에서 구운 피자 또한 일품. 먹다 남은 음식은 테이크아웃 용기에 담아 포장해갈 수 있다. 주차 공간도 넉넉하니 파주 나들이 길에 꼭 들러보자. 왕돈까스 8,900원, 떡볶이 돈까스 8,900원, 샐러드 돈까스 9,500원, 고르곤졸라 피자 1만3,900원 등. 주소 경기 파주시 지목로 65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 문의 031-948-2966 1 사방이 책으로 둘러싸인 파주출판단지 지혜의 숲. 2·5 돈까스 클럽에선 기본 왕돈까스부터 샐러드 토핑이 올라간 퓨전 메뉴까지 다양한 돈가스를 즐길 수 있다. 3 파주 나들이 때마다 꼭 들르는 피노키오 뮤지엄. 4 화덕에서 구운 피자도 돈까스 클럽의 대표 메뉴다. 2 올림픽공원 갈 땐 계절밥상 아이와 함께 나들이하기에는 공원만큼 좋은 곳이 없다. 혈기왕성한 아이와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어렵다면 올림픽공원을 추천한다. 뛰어놀기 더할 나위 없이 좋고 곳곳에 있는 놀이터만 투어해도 반나절은 후딱 지나간다. 올림픽공원에서 나들이를 즐겼다면 계절밥상에서 허기진 배를 채워보자.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한식 메뉴가 가득한 한식 뷔페로,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전국 각지에서 제철 식재료를 받아와 다양한 계절 메뉴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이번 시즌에는 봄딸기, 돌미나리, 방풍나물, 홍피홍심무, 돌나물 등으로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봄딸기 빨강무 무침, 돌미나리 소불고기, 방풍나물 채소튀김 등 봄 향기 가득한 건강 메뉴가 기다리고 있다. 아이를 위한 식기와 전용 의자는 물론 수유실도 마련돼 아이와 함께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다. 이용 가격은 점심과 저녁이 다른데 평일 저녁과 주말의 경우 성인 2만2,900원, 어린이 1만900원 등. 주소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424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 내 영업시간 오전 10시 30분~오후 10시 문의 02-419-5561 1 건강 메뉴를 선보이는 계절밥상은 아이와 함께 가기에 좋다. 유아용 식판과 의자가 준비돼 있다. 2·5 호떡, 옛날 과자 등 추억의 간식거리도 만날 수 있다. 3 제철 재료로 만든 건강한 한식 뷔페 계절밥상. 4 매장 내 작은 텃밭에서 제철 채소를 직접 재배한다. 3 여의도 벚꽃놀이 뒤엔 생어거스틴 4월의 여의도는 늘 북적북적하다. 바로 눈처럼 흩날리는 벚꽃 때문. 벚꽃축제의 대표 장소이지만 북적이는 게 싫다면 주말보다 평일에 찾는 게 좋겠다. 아이와 함께 벚꽃을 느끼며 산책하고 한강 바람을 맞으며 연날리기를 하면 이보다 좋은 낙원은 없을 듯싶다. 갑자기 따뜻해진 날씨 탓에 입맛도 없고 몸도 나른하다면 매콤새콤한 태국 요리를 즐겨보자. 특유의 향신료가 도망간 입맛을 되찾아준다. 여의도 나들이 후 들르기 좋은 생어거스틴은 아이와 함께 즐기기에 부담 없는 태국 요리가 많아 가족 단위로 방문하기 좋다. 주문할 때 아이가 먹을 메뉴라고 하면 자극적이지 않도록 레시피를 조금 바꿔주기도 한다. 우리 가족은 아이를 위해 영양가 높은 게살볶음밥을, 엄마아빠는 얌꿍을 꼭 맛본다. 얌꿍 1만5,000원, 코코넛 새우볶음 2만5,000원, 왕새우 팟타이 1만8,000원, 게살볶음밥 1만1,000원 등. 주소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26 에스트레뉴 2층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브레이크 타임 평일 오후 3~5시) 문의 02-769-1680 1 매콤새콤한 태국 요리가 입맛을 자극하는 생어거스틴. 2 아이가 좋아하는 게살볶음밥. 워킹맘 선우세은 맘스크리에이터 1기부터 활동해온 워킹맘으로 ‘꿈꾸는 아줌마의 주절주절 블로그(blog.naver.com/kardiah)’를 운영하고 있다. 다섯 살 준우와 두 살 은우를 키우며 현재는 육아휴직 중. 외식업 마케터로 10년간 외식업계에서 일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아이와 함께 건강하게 외식하기 좋은 곳을 소개한다. <■기획 / 이은선 기자 ■글&사진 / 선우세은>
워킹맘 선우세은의 깐깐한 외식 가이드
워킹맘 3인의 퇴근 후 티타임 대담
워킹맘 3인의 퇴근 후 티타임 대담
2016. 03. 03 16:28 화제
스타킹 올이 나간 줄도 모른 채 하이힐을 신고 100m 달리기는 거뜬하게 할 수 있는 몸과 마음으로 살아가지만 그래도 늘 드는 생각은 부족함이고, 늘 내뱉는 첫마디는 미안하다는 말이다. 우리 시대 워킹맘의 현실이 그렇다. Teatime 1 … 왜 나는 일까지 할까? 이정우 과장(이하 이정우) 왜 결혼까지 했냐가 맞지 않을까요?(웃음) 저는 사회적 성취욕구가 워낙 강해서 한 번도 일을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요. 가사가 체질에 안 맞기도 해요. 출산 휴가 3개월 썼는데 속된 말로 죽는 줄 알았어요.(웃음) 회사를 그만 두고 싶었던 적은 이제껏 단 한 번도 없었어요. 이수연 소장(이하 이수연) 그걸 워킹맘 DNA라고 표현하는데요. 일하는 게 좋으시잖아요. 그렇죠? 특히 이정우 과장님은 그런 DNA가 더 강하신 분 같아요. 왜 워킹맘으로 사느냐는 같은 물음에 이렇게 답하시는 걸 보니까요. 저는 전업주부도 해봤거든요. 그런데 해보니 알겠더라고요. 일을 해야 행복한 사람이란 걸요. 정세진 과장(이하 정세진) 저만 살림이 재밌나봐요(웃음). 저는 생활비를 같이 벌지 않으면 안 되는 현실적인 이유도 커요. 워킹맘으로 살면 사실 혼자 있는 시간이 출퇴근 시간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꼽자면, 일을 하면 온전한 내가 되는 것 같아요. 엄마도, 아내도 아닌 나요. 일을 하지 않으면 저는 누군가의 아내나 엄마인 거죠. 저는 딸만 하나인데 나중까지 생각하면 일하는 엄마 모습 자체가 딸아이에게 롤모델이 돼주리라는 기대를 가져요. 이정우 전 딸 둘, 자매를 키우고 있고 시부모님과 함께 살아요. 시부모님이 아이를 맡아서 돌봐주시죠. 그 덕을 많이 보고 있어요. 이수연 그래서 이렇게 행복 지수가 높으신가 봐요!(웃음) 양가의 도움을 받는 것은 그것대로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런 도움조차 받지 못하고 ‘독박 육아’를 해야 하는 워킹맘들은 정말 숨을 쉴 짬조차 없는 게 현실이거든요. 정세진 시부모님과 함께 사는 데 힘든 점은 없나요? 이정우 큰아이 낳고 바로 직장에 복귀하면서 평일에 시어머님이 아이를 봐주시다가 둘째 낳으면서 합가했어요. 남편이 외아들이라서 막연하게 언젠가 모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해서 큰 어려움 없이 함께 살고 있어요. 뭐 저희가 도움을 받는 입장이라 어렵고 불편하신 건 시부모님이겠죠. 이수연 전 아홉 살, 일곱 살 아들 형제를 키우고 있어요. 양가 어른들이 모두 지방에 계셔서 혼자 독박 육아를 했어요. 두 아이 모두 8개월 때부터 어린이집에 맡겨가면서 맞벌이를 해왔죠. 정세진 저는 친정엄마 도움 플러스 어린이집이요. 어린이집 보내면 엄마가 픽업해주셨어요. 엄마도 일을 하셨는데, 제가 육아휴직을 끝낼 무렵 엄마가 결단을 내려주셨어요. “일을 그만둔다면 네가 아니라 내가 그만둬야지”라고요. 고맙고, 죄송하죠. 이수연 여자도 점점 일을 해야 하는 사회인데, 우리나라는 육아 문제 정말 큰일이에요. 지금 황혼 육아가 사회적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고 그 피해도 생각보다 심각해요. 이게 마냥 나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처지라고 좋아할 일이 아니라니까요. Teatime 2 워킹&맘, 그 사이에서 가슴 아픈 순간들 이정우 우리나라 아빠들은 하루에 아이를 3~6분 본다는 말이 있잖아요. 아침 7시에 출근해서 아이들 다 잠든 밤 10시나 돼야 오니까요. 직장인들 상황이 그래서 그런지 우리 애들은 엄마 본다고 새벽에 일어나요. 샤워하고 있으면 샤워부스 앞에 매달려 있어요. 그럴 땐 정말 짠해요. 그리고 엄마에 대한 집착도 커요. 오래 못 봐서 그런가 봐요. 이수연 다 비슷할 거예요. 워킹맘은 애 아플 때가 가장 맘이 아프죠. 저희는 워낙 어릴 때부터 어린이집을 보냈는데 애들이 입원을 많이 했어요. 한번은 제가 방송 출연 스케줄이 있었는데 애가 입원을 하게 된 거예요.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병원에 있다는 거, 그거 하나 믿고 방송한 적이 있어요. 끝나고 달려갔더니 아이가 얼마나 울었는지 눈이 떠지지 않을 만큼 부었더라고요. 10개월 무렵이었는데 정말 1분 1초도 안 쉬고 제가 올 때까지 울었다고 하더라고요. 이정우 우리 애들은 엄마 회사 가는 걸 알고 울어요. 그래서 전 주말이면 TV도 안 보고, 휴대전화도 꺼놓고 육아에 올인해요. 정말 딱 애들만 봐요. 이수연 전 그때 일이 지금껏 가슴에 아프게 남아 있어요. 한 번도 일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그때 처음으로 내가 일을 하는 게 맞는 건가, 라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한 번 그렇게 겪고 나니까(웃음) 누구 하나 아파서 입원하게 되면 아예 두 아이를 함께 입원시켰어요. 하나는 병원에, 하나는 집에 있으면 관리가 안 되니까. 이정우 맞아요, 맞아. 저도 그래요(웃음). 정세진 정말 공감이 되면서도 이걸 좋은 방법이라고 맞장구를 칠 수도 없네요(웃음). 이정우 저도 엄청난 위기의 순간이 한 번 있었어요. 어머님이 무릎 수술을 하셔야 하는 상황인데 둘째가 입원한 거예요. 큰애는 큰애대로 봐야 하고, 남편이랑 저랑 하루하루 번갈아가며 휴가 내서 어찌어찌 해나갔는데, 어머님 간병인이 안 구해지는 거예요.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일해야 한다고 하니 그건 입주나 마찬가지라며 꺼리더라고요. 게다가 시아버님이 계시니 아무도 안 온다는 거예요. 원래 그렇다면서요? 사람 가릴 처지가 아니라 누구라도 와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어요. 나중에는 한 달 급여로 340만원까지 준다고 해도 면접 보러 아무도 안 왔어요. 제가 휴가 내서 애들 보고 어머님은 어머님대로 2주 만에 퇴원하셨죠. 정말 위기 상황이었어요. 이수연 우리 연구소에서 워킹맘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서로 우느라 말을 못해요. 그래도 친정엄마든 시어머님이든, 아이의 할머니와 함께 사는 분들 부러워해요. 왜냐면 아이를 맡기는 문제뿐만 아니라 아이를 다른 곳에 맡길 때는 퇴근하면서 저녁거리까지 걱정해야 하니까요. 이정우 엄마 탐이 많은 우리 아이들도 일단 엄마가 돈을 벌어야 경제적으로 여유롭다는 걸 알아요(웃음). 엄마의 경제력이 굉장히 크다는 걸요. 그리고 전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싶다는 바람이 커요. 전 회사에서 4개월 동안 진행하는 합숙 교육도 갔었어요. 남편은 제가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걸 지지해요. 이수연 이거 아주 중요한 부분이에요. 원래 성공한 워킹맘의 조건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남편의 지지거든요. 이정우 남편이 지지해주니 시부모님도 자연스럽게 도와주세요. 나중에 상황이 안 돼서 시부모님 도움을 더 못 받게 되면 자기가 육아휴직 써서 아이를 본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그런 걸 싫어하는 아내들도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걸 원하고, 서로 합이 맞아서 다행이에요. 저희 남편 조신해요(웃음). 잘나갈 사람이 회사 다녀야지! 이런다니까요. Teatime 3 애보다 남편이 더 힘들어? 이수연 이런 시원시원함이 정말 보기 좋네요. 사실 워킹맘들 중에 미안함과 죄책감으로 주눅 아닌 주눅이 든 사람들도 있거든요. ‘나는 사회에서 성공하고 싶다’라고 자기 최면용이더라도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정세진 이정우 과장님은 정말 좋은 케이스네요. 양가 어머님들 도움도 못 받는 상황에서 남편까지 안 도와주면 정말 어렵죠. 10명 중 8명은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이정우 정신이 반은 집에, 반은 회사에 가 있는 상황이 워킹맘에겐 가장 불행해요. 경제력이 회사에 다니는 중요한 이유지만 - 일단 저도 그렇고요. 하지만 기왕 하는 일이라면 자부심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냥 죽지 못해 다닌다는 식이면 스스로뿐 아니라 아이까지 좋은 영향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럴 바엔 더 행복한 쪽으로 선택하는 게 낫지 않을지. 전업이든, 직장이든 말이에요. 이수연 워킹맘을 힘들게 하는 요인 중 절반이 남편 문제래요. 저희 연구소에서 아버지학교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워킹맘 때문이었어요. 워킹맘들 만나보면 스트레스 지수나 분노 지수가 어마어마해요. 그런데 그 분노의 1순위 대상이 남편이에요. 남편과 시부모 얘기가 제일 많이 나와요. 일단 워킹맘 입장에선 같이 일하면서 육아와 가사를 혼자 다 감당해야 하는 게 억울한 거죠. 그런데 아버지학교를 해보니 남편들은 정말 모르더라고요. 몰라서 못하는 거였어요. 정세진 최근에 워킹맘 관련 다큐가 화제가 된 적이 있잖아요. 그 다큐만 봐도 우리 사회가 워킹맘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잘 알겠더라고요. 워킹맘의 남편들은 ‘나는 사회적으로 100만큼 올인해서 성공해야 하고, 너는 일과 가정을 병행해야 해’ 딱 이거더라고요. 대부분 남자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거 같아요. 여차하면 ‘넌 그만두고 집에 있을 수 있지만 나는 아니니까’ 이런 마음으로 가사 분담도 하지 않죠. 이수연 아버지학교를 진행해본 입장에서 남편들의 입장을 좀 대변한다면 아빠들도 생각 자체는 해요. 하고는 싶은데 방법을 모르고 또 우리나라 직장 근로 시간이 너무 길어요. 업무에 잦은 회식까지 그러고 퇴근하면 애들은 잠들어 있죠. 또 어릴 때부터 그런 걸 보고 배운 적이 없으니까 뿌리내리지 못해 그렇기도 하고요. 이정우 저는 애초에 신혼 때부터 가사 분담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결혼 생각 자체가 없었어요. 집안일 하는 것도 너무 싫어했고요. 남편이 막 결혼하자고 쫓아다니면서 자기가 다 하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결혼해보니?(웃음) 할 리가 있나요. 저는 투쟁했어요. 육아도 마찬가지예요. 남편들이 모른다? 아니 여자들은 뭐 처음부터 알고 태어나나요? 남편이 못 미더우니까 안 시키는 면도 있는 것 같아요. 시켜야 해요. 그래야 남편도 육아가 늘죠. 정세진 비단 워킹맘 남편뿐 아니라 전업맘 남편까지, 우리나라 아빠들은 가사나 육아를 이벤트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아빠랑 노는 건 여행 가거나 놀이동산 가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거 말고 일상생활에서 삼시 세끼 애들 밥 챙겨 먹이고 빨래 널며 청소기 돌리는 그런 일상으로 아빠들이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하루 키즈 카페 가서 놀아주는 거 말고요. 조금 심심하더라도 일상의 가사와 육아를 계속할 수 있도록 트레이닝시켜야 해요. 아내 입장에서도 서툴러도 실수하면서 배울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요. 이정우 제 남편이 그 트레이닝이 잘돼 둘째는 진짜 잘 봐요(웃음). 큰애 때는 좀 불안하고 어설펐는데 둘째는 잘 보더라고요. 어머님 입원하셨을 때 큰애는 어린이집 다니고 둘째가 10개월이었거든요. 남편 혼자 살림 다 하고 애도 잘 보더라고요. 나중에는 남편이 아이 밥 해 먹인 사진까지 찍어서 보냈어요(웃음). 그러니까 시키면 남자들도 다 늘어요. “사표는 언제든 쓸 수 있어요. 그러니까 지나면 별거 아닐 수 있는 일로 오늘 사표 내지 마세요. 버티는 거, 그것도 능력이고 멋진 거예요!” 정세진 (36, 롯데인재개발원 과장) 올해로 직장 9년 차, 결혼 7년 차로 다섯 살 딸을 키우고 있는 워킹맘이다. 친정엄마의 도움을 받고 있는 자신은 행운아라 여기며 딸과 함께 출근하는 그날까지 현역이고 싶다. 생계형 맞벌이라고 겸손의 말을 하지만 평생 100개 도시를 여행해보자는 꿈은 여전히 유효하다. Teatime 4 승진은커녕… 이것이 진정 현실일까? 정세진 워킹맘을 떠나서 우리나라 육아 풍토는 개선돼야 해요. 여자들을 도와주는 제도 말고 공평하게 남자도 육아휴직 하고 같이했으면 좋겠어요. 여자를 배려하고 선처를 베푸는 제도 자체가 일단 그건 여자들, 너희들 몫의 일이란 전제잖아요. 이정우 사회적인 인식 변화가 가장 시급하죠. 저야 시부모님 도움을 받는 팔자 좋은 워킹맘이지만 육아 독립군들은 정말 힘들어요. 또 우리나라처럼 육아가 할머니의 몫인 나라가 없어요. 이수연 우리나라가 제도적으론 잘돼 있다고 봐요. 그런데 인프라가 그만큼 갖춰지지 않은 거죠. 사회적 인식도 아직 부족하고요. 국공립 어린이집에 보내려면 몇 년씩 기다려야 하는 게 현실이잖아요. 저출산, 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미래고. 그렇다면 여성의 활용밖에 답이 없는데, 기업 인식 개선부터 인프라 구축까지 된다면 한결 수월해지리라 봐요. 정세진 워킹맘이든 워킹대디든 육아는 엄마의 몫이 아닌 부부의 몫이 돼야 해요. 그런데 현실은 육아휴직을 하는 아빠들을 암암리에 자발적 승진 포기자로 분류하니…. 이수연 기업문화가 바뀌려면 정말 이렇게 열망 있는 분들이 많아져야 해요. 여성임원할당제다 뭐다 하지만 기업인들 만나보면 주고 싶어도 줄 사람이 없다는 말을 하세요. 현재 워킹맘의 성공 사례가 정말 없어요. 성공한 여성분들 보면 애가 없는 경우가 많고요. 정세진 저희 회사는 직접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하기 때문에 나름 여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노력도 해요. 그런데 직종을 떠나서 여자의 생애 주기를 봤을 때 대리쯤 되면 결혼하고, 과장 달 때쯤 출산 때문에 한 번 커리어가 끊겨요. 회사에서 추진력을 가지고 치고 나갈 시기인데 말이죠. 딜레마죠. 여자는 생애 주기적으로 한 번 스톱했다가 다시 출발해야 하는데, 우리 사회가 그에 대한 이해가 없어요. 이정우 제가 인사팀에 있어요. 승진 부분도 그래요. 저도 승진 연차마다 애를 낳아서 물을 먹었는데 그게 무척 속상했어요. 만삭에도 새벽 4시까지 일했는데 출산휴가 3개월 때문에 밀린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인사 담당이 되고부터는 그런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다녀온 후배들의 경우 다른 결격 사유가 없다면 승진시키려고 해요. 그런데 중소기업에 다니거나 자영업을 하는 워킹맘들은 어찌할 수 없는 상황들이 더 많을 거예요. 정세진 워킹맘 자신이 마음의 갈등을 잘 다스리고 버티는 것도 중요해요. ‘이게 다 내가 애를 낳고 와서 그런 거다’, ‘원래 회사는 이래’라고 체념해버리지 않았으면 해요. 회사도 ‘너는 왜 못 버티니’ 하는 식으로 몰아붙이지 말고요. “일과 가정이란 가장 어려운 것을 동시에 해내고 있는 우리는 대단해요. 그러니 스스로를 위로하고 격려하길 주저하지 마세요. 애쓴다고, 잘하고 있다고 문자라도 보내보세요. 나에게요!” 이수연(38, 한국워킹맘연구소 소장) 잡지사 기자를 거쳐 언론·홍보 대행사를 창업해 5년간 경영한 뒤 출산 후 몇 개월 쉰 게 휴직의 전부일 정도로 일하는 게 좋은 열혈 워킹맘이다. 양가 도움 없이 아들 둘을 독박 육아로 키워내며 누구보다 워킹맘들의 애환을 이해하고 있노라 자처한다. 이수연 남자 직원들이 회사 내에서 워킹맘들에 대해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왜 내가 그 집 저녁 찬거리와 아이의 상태를 알아야 하느냐”라는 거예요. 업무 시간에 수시로 사적인 통화를 하는 게 남자 직원들에겐 그저 소음에 불과하거든요. 직장 내 워킹맘이 지양해야 할 점에 필수로 나오는 말이죠. 이정우 그런데 그건 꼭 워킹맘이어서 하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니라 회사에선 사적인 통화는 줄여야죠. 정세진 하지만 애가 아프다거나 하는 위급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잖아요. 저는 그냥 제가 소상공인이라 생각해요(웃음). 친정엄마한테 월급을 주고 있으니까요. 우리 집 업무 패턴을 내가 편하게 만들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엄마에게도 전화를 해야 하는 특별한 상황에 대해서 알려드리고 그 이외에는 카톡으로 보내라고 해요. 카톡 알림음은 무음으로 해두고요. 또 아이 선생님께 낮에는 답을 못할 수 있다고 양해를 구하고 저녁 시간에만 일괄적으로 답을 하고요. ‘화요일엔 잔업을 하고 수요일엔 무조건 칼 퇴근을 한다’ 뭐 이런 식으로 원칙을 정해뒀죠. Teatime 5 돈과 사랑, 남편과의 달콤한 밀당 이수연 워킹맘의 경쟁력은, 여자 특유의 섬세함은 남자들이 못 따라온다는 거예요. 남자들이 큰 그림을 본다면 여자들은 세세한 것까지 놓치지 않죠. 특히 서비스직에서 정말 경쟁력이 있는 것 같아요.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좋고요. 이정우 전 좀 까칠한 스타일이었거든요. 일할 때 실수하는 거 못 참고 닦달도 하고요. 그런데 애를 낳아보니 확실히 관대해지더라고요. ‘내 속으로 낳은 자식도 맘대로 안 되는데’ 싶으면서요(웃음), 정세진 맞아요. 애를 낳아서 키워보니 아무리 이상한 상사나 후배를 만나도 ‘아, 저 인간도 아이였던 시기가 있었겠구나’ 하고 용서도 되고 잘 참아지기도 하고요. 인간을 너그러운 시선으로 보게 됐다고나 할까요. 이정우 맞벌이 부부 관계도 그래요. 공동 미션인데 누가 누구를 도와준다고 할 때 균형이 깨지는 것 같아요. 이수연 부부 워크숍을 해보면 맞벌이 부부 10쌍 중 7쌍은 정말 사이가 안 좋아요. 육아, 가사, 고부갈등 등의 사유죠. 고부갈등은 주된 이혼 사유가 될 정도로 정말 큰 영향을 미쳐요. 남편들의 불만을 살펴보면 아내의 언어 습관이 큰 부분을 차지하더라고요. 남편 입장에선 칭찬도 좀 받고 싶은데 늘 남편 탓으로 돌리니까요. 잠자리 부분도 크고요. 때문에 남자들은 스트레스 정말 많이 받더라고요. 정세진 섹스리스 문제는 비단 맞벌이 부부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아요. 전업주부 부부들도 이 문제가 크더라고요. 이정우 우리 부부는 ‘한 명이 원하면 무조건 한다’예요. 거부당하면 굉장히 수치스럽잖아요. 남자 동기들이 그러더라고요. 아내에게 뒷발질당할 때 슬프다고. 정세진 남편을 거부한다고 하기보다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내가 좀 예쁘고 그래야 로맨틱해지는데, 애는 막 내 어깨에 젖을 토해서 옷은 더럽혀지고 냄새나는 그런 상황에선(웃음). 또 섹스리스보단 부부 사이에 데이트리스도 문제인 것 같아요. 사는 게 바빠서 콩닥콩닥할 마음조차 느낄 시간이 없잖아요. 뭔가 나 자신에게 로맨틱함을 끌어낼 수 없다고 여겨질 때 슬프더라고요. 거절의 원인이 자신일 때가 있어요. 이수연 그래서 저는 애들 어릴 때 가끔 남편하고 모텔에 갔어요. 요즘 모텔 얼마나 잘돼 있는데요. 가보셨어요?(웃음) 저희는 요즘도 가끔 가요. 맞아요, 여자는 마음이 안 가면 몸도 반응을 보이지 않잖아요. 생활권을 벗어난 의외의 공간이 돌파구가 되기도 하더라고요. 이정우 한번은 남편하고 회사 간다고 시부모님께 거짓말하고 휴가 내서 조조영화 보고, 근사한 곳에서 브런치 먹고, 에버랜드도 갔어요. 부모님껜 죄송하지만 가끔 그런 방법도 써요(웃음). 그런 게 죽이 잘 맞는 부부임에도 딱 하나 싸우는 일이 있다면 돈이에요. 남편이 엄청 짠돌이거든요(웃음). Teatime 6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길 정세진 남편이 경제권을 가지고 계세요? “버티세요. 그럼 이 또한 다 지나갑니다. 위기의 순간에 울며불며해봤지만 딱 그 순간을 버티면 정말 다 해결되더라고요!” 이정우 (39, 롯데카드 과장) 취업을 늦게 해 이제 만 11년 차 직장인밖에 안 된다고 말하는 미래 촉망, 남편 공인 엘리트 직장인이다. 딸 둘을 키우는 워킹맘이지만 시부모님과 남편의 절대적인 지원은 ‘전생에 나라를 구한 급’임을 잘 안다. 그래서 그 고마운 마음을 임원 승진으로 갚아볼까 한다. 이정우 네. 남편이 그런 부분은 철두철미하거든요. 믿고 맡겨요. 그래도 너무 못 쓰게 해요. 뭐 하나 살 때도 물어봐야 하고 허락을 받아야 하고. 한번은 20만원짜리 백을 샀는데, 허락을 받고 샀는데도 글쎄 막상 가방이 배송돼오니 잔소리를 하는 거예요. 그때 정말 서러웠어요. ‘내가 버는 돈이 얼만데!’ 싶으면서요. 이수연 그래도 정말 잘 맞는 부부네요. 불평을 하시는 것 같지만 돈 관리는 남편이 더 잘한다고 인정해 믿고 맡기시잖아요. 이정우 이번에 이 인터뷰 때문에도 옷을 사겠다고 했다가 또 싸웠지 뭐예요(웃음). 무슨 옷을 또 사냐며 자기가 있는 옷 중에 골라준다잖아요. 일동 웃음 이수연 우리는 완전 분리해서 각자 관리해요. 생활비는 같이 내지만요. 각자 관리하는 장점이라면 생색내기 좋죠. 돈 없다, 없다 하면서도 목돈 한 번씩 내놓을 때요. 특히 시댁 행사나 일에(웃음). 정세진 저희는 두 분의 중간, 반투명이에요(웃음). 맞벌이의 장점이 젊을 때 둘이 바짝 벌어놓는다는 건데, 저희는 ‘오로지 돈 때문에 일하면 길게 못할 것 같다. 싱글 때만큼의 소비 수준은 아니더라도 뭔가 하나씩 숨을 쉴 틈은 줘야 하지 않느냐’라고 마음을 모았어요. 행복 지수라고 포장을 할 수 있겠네요. 여행도 좀 다니고 싶어서요. 그러니 확실히 덜 모이긴 해요. 이정우 짠돌이 남편이라고 불평은 하지만 상대적으로 잘 모으긴 해요. 남편이 술, 담배도 안 하고 한 달 용돈이 5만원 정도예요. 근데 저는 커피 좋아해서 하루 세 잔은 사 마셔요(웃음). 제 도발은 거기까지! 불평을 하면서 잘 따르는 걸로. 정세진 매달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함께 내고 다른 부분은 각자 관리하다가, 남편이 해외에 가게 되면서 제가 관리를 하게 됐어요. 그랬더니 우수수 새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지금은 남편이 관리해요. 하지만 제 용돈에 제약은 안 둬요. 행복 지수론을 설파하며 나름 투쟁한 결과죠. 이정우 전 항상 “남하고 비교하지 말자”라고 해요.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나으면 그걸로 된 거죠. 남하고 비교하는 순간 져요. 누구 남편이 돈 많이 벌고 승진하고 뭐 이런 거 비교하기 시작하면 스트레스죠. 정세진 저도 늘 지금 내 상태에 감사해요. 가진 게 많다고 생각해요. 조금 힘들어도 일도 있고 아이도 있고, 또 도와주는 남편과 친정엄마도 있고. 이 모든 게 당연하다고 여기기엔 참 합이 잘 맞춰져 행운이라고 생각되거든요. 이수연 혹시 아이랑 비행기 타고 가다가 응급 상황시 산소마스크를 누구에게 먼저 해줘야 하는지 아세요? 엄마예요. 아이부터 껴주면 둘 다 죽어요. 엄마가 먼저 해야 아이도 살아요. 매뉴얼에 나오잖아요.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데 대해 이런저런 말을 많이 했지만 결국엔 이거 같아요. 엄마 자신이 정답이라는 것. 워킹맘인 엄마 자신이 행복해져야 일과 가정, 아이와 남편도 행복해져요. 일동 맞아요. 완전 공감해요. 정세진 이렇게 훈훈하게 끝내볼까요? 이정우 그래요. 이렇게 안 끝내면 밤새도록 떠들 것 같아요(웃음). 이수연 퇴근 후에 이런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간만에 정말 좋았어요! 일동 맞아요!!(웃음)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강은진(객원기자) ■사진 / 송미성(프리랜서) ■장소 협찬 / 소호앤노호 아미엘리>
[워킹맘 선우세은의 깐깐한 외식 가이드]명절 연휴, 가족과 함께 하기 좋은 외식 장소
[워킹맘 선우세은의 깐깐한 외식 가이드]명절 연휴, 가족과 함께 하기 좋은 외식 장소
2016. 01. 25 17:02 요리
5일간 이어지는 연휴 내내 기름진 명절 음식만 먹기 지겹다면, 특별한 메뉴를 찾아 나서는 것도 좋은 방법.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온 가족이 함께 찾기 좋은 외식 장소를 외식업에 종사하는 맘스 크리에이터가 추천한다. 1 아이부터 어른까지 건강하게! 온누리 진흙구이 한강을 따라 1시간 정도 드라이브하다 보면 맛집으로 유명한 온누리 진흙구이 팔당점을 만날 수 있다. 오리 안에 각종 견과류와 한약재, 찹쌀밥이 한데 어우러진 오리 진흙구이가 이곳의 대표 메뉴. 특별한 가마에 3시간 동안 구워내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달콤한 단호박에 잡곡과 견과류가 함께 조화를 이룬 단호박밥도 인기. 이곳 음식들은 어린아이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까지 모두 좋아해서 우리 가족은 수년째 즐겨 찾고 있다. 모든 좌석이 좌식인 것도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은 이유 중 하나. 식사를 하기 전이나 후에 한강을 보며 산책할 수 있는 정원이 꾸며져 있고, 여기에 그네도 마련돼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1 온누리 진흙구이에는 강변을 바라보며 산책할 수 있는 정원이 꾸며져 있다. 2 장작불에 구워 먹는 군고구마는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특별한 경험이다. 3 이곳 메뉴는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가족이 함께 즐기기 좋다. 4 훈제 오리구이와 단호박밥도 이곳의 인기 메뉴. 5 각종 한약재와 견과류, 찹쌀밥이 들어 있는 오리 진흙구이가 대표 메뉴다. 또 한 가지 특별한 점은 장작불에 구워 먹는 군고구마. 가족이 함께 둘러앉아 뜨거운 군고구마를 호호 불어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진흙구이는 조리 시간이 오래 걸리니 3시간 전에 미리 예약 주문하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오리 진흙구이 4만9,000원, 단호박밥 3만1,000원, 훈제 호박구이 4만3,000원, 훈제 호박구이 반 마리와 단호박밥 세트 2만2,000원. 영업시간 정오~오후 10시 30분 주소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도곡리 505 문의 031-521-5292 MOM\'S Tip 식사 후 들르기 좋은 닥터박 갤러리 1 닥터박 갤러리 입장권을 구입하면 카페에서 음료 1잔을 이용할 수 있다. 2 닥터박 갤러리에서는 다양한 예술 작품 전시와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온누리 진흙구이에서 식사를 하고 우리 가족이 꼭 들르는 곳이 있다. 차로 20~30분 정도 걸리는, 남한강변에 위치한 닥터박 갤러리. 다양한 예술 작품 전시와 체험이 가능하고 음료와 디저트를 판매하는 카페가 있어 온 가족이 즐기기에 좋다. 특히 도자기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이 가능해 아이와 함께하기에 안성맞춤. 전망이 좋아 날씨가 따뜻한 날 테라스에서 강을 바라보며 차 한 잔 즐기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갤러리 입장권에 음료 1잔 이용권이 포함돼 있다. 이용시간 수~금 오전 11시~오후 7시, 토·일 오전 11시~오후 8시(월·화요일, 명절은 휴관) 입장권 성인 1만원, 어린이(4~13세) 6,000원 주소 경기 양평군 강하면 전수리 19-1 문의 031-775-5600 2 프라이빗 룸에서의 한상차림 경복궁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오랜만에 모인 만큼 가족끼리 대화도 필요한 법. 하지만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에서는 대화에 집중하지 못하고 정신없이 식사만 하기 일쑤다. 맛있는 음식과 오붓한 분위기를 함께 즐기고 싶다면 한정식집 경복궁을 추천한다.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룸이 마련돼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레스토랑의 룸은 2~4인이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이곳은 2명부터 3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다양한 크기의 룸이 있어 소가족부터 대가족까지 찾기 좋다. 1 경복궁엔 소가족부터 대가족까지 이용 가능한 다양한 크기의 룸이 마련돼 있다. 2 어린아이를 데리고 가면 바운서를 준비해줘 어른들이 편하게 식사할 수 있다. 3 런치 스페셜의 메인 메뉴 갈빗살. 4 강원도 더덕, 홍천강 수라쌀 등 질 좋은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 편안한 서비스를 받으며 고기구이를 먹을 수 있는데, 가격까지 합리적이라 우리 가족은 도봉구에 있는 창동점을 즐겨 찾는다. 울릉도 명이나물, 강원도 더덕, 신안 소금, 홍천강 수라쌀, 영양 고춧가루 등 최고의 식재료를 사용해 어린아이는 물론 어르신들도 좋아한다. 아이 식기, 바운서 등 아이를 위한 서비스도 세심한 편이다. 점심시간을 이용하면 좀 더 합리적인 가격의 한정식을 이용할 수 있으니 참고할 것. 런치 스페셜 2만2,000~2만7,000원, 양념갈비 세트 3만7,000원, 생갈비 세트 4만3,000원, 양념갈비 코스 5만원, 생갈비 코스 5만6,0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9시 30분(명절 당일 휴무) 주소 서울 도봉구 도봉로 610 3, 4층 문의 02-992-6777 3 색다른 중국요리가 먹고 싶을 때! 피에프창 중국요리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음식이다. 명절을 맞아 흔한 짜장면, 짬뽕이 아니라 색다른 중국요리를 맛보는 것도 가족끼리 추억을 만드는 좋은 방법. 피에프창은 전통적인 중국음식이 아니라 미국식 스타일을 가미한 중식 레스토랑으로, 우리 가족 역시 색다른 중국요리를 맛보고 싶을 때 롯데월드몰점을 찾는다. 일반 중식당의 한정적인 메뉴에서 벗어나 새로운 중식 메뉴를 선보이는 것이 피에프창의 가장 큰 특징인데, 일반 중식당의 요리 메뉴처럼 양이 많지 않아 아이부터 어른까지 각자 좋아하는 메뉴를 다양하게 주문할 수 있다. 1 롯데월드몰에 위치한 피에프창. 2 유아 의자와 식기는 물론 색칠놀이 재료까지 챙겨줘 어른들이 마음 편히 식사할 수 있다. 3 만다린 스타일의 탕수육 스위트 크리스피 포크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하다. 4 각종 채소와 육류가 어우러진 볶음밥 요리 창스 프라이드 라이스. 닭고기, 돼지고기, 쇠고기, 새우 중 선택할 수 있다. 5 다진 닭고기와 버섯, 물밤 등을 소스와 함께 볶아 양상추에 싸먹는 창스 치킨 레터스 랩. 아이를 위한 특별한 서비스도 이곳의 장점. 유아용 의자와 식기는 물론 테이크아웃 커피잔에 미지근한 물과 목 깊숙이 들어가지 않도록 자른 빨대를 제공한다. 색연필과 색칠놀이 그림도 준비해줘 아이들이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지루해하지 않는다. 우리 아이는 식사를 빨리 마친 후 색칠놀이에 빠져 있곤 하는데, 덕분에 어른들은 마음 편히 오래 식사할 수 있다. 창스 치킨 레터스 랩 1만7,000원, 창스 프라이드 라이스 1만6,000~1만8,000원, 스위트 크리스피 포크 1만9,000원, 로메인 1만7,000~2만원, 완탕수프 1만5,000원. 영업시간 오전 10시 30분~오후 11시 주소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00 롯데월드몰 캐주얼동 5층 문의 02-3213-4599 워킹 맘 선우세은 맘스크리에이터 1기부터 활동해온 워킹 맘으로 ‘꿈꾸는 아줌마의 주절주절 블로그(blog.naver.com/kardiah)’를 운영하고 있다. 다섯 살 준우와 두 살 은우를 키우며 현재는 육아휴직 중. 외식업 마케터로 10년간 외식업계에서 일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아이와 함께 건강하게 외식하기 좋은 곳을 소개한다. <■기획 / 이은선 기자 ■글&사진 / 선우세은>
워킹맘 선우세은의 깐깐한 외식 가이드Mom’s creator
[기자들이 직접 체험했다] 워킹맘 기자의 육아 스트레스
[기자들이 직접 체험했다] 워킹맘 기자의 육아 스트레스
2015. 07. 27 16:32 육아/교육
ㆍ내 시간이 없는 삶, 지쳐버렸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고 있다. 정시 퇴근 후에는 곧장 집으로 달려간다. 맘에 드는 쇼윈도의 옷이 90% 세일을 한다고 해도 한눈을 팔 새는 없다. 집에서 아이가 엄마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내 생활이 배제된 채 5년의 시간을 보냈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한계선을 넘은 것만 같다. 오전 7시, 어김없는 나의 자명종이 울린다. 아이의 칭얼거림이다. 어제 새벽까지 야근을 하고 들어왔든 말든 아이가 그걸 알아줄 리 없다. 간신히 눈을 떠보면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아이가 순간 도깨비처럼 비쳐 흠칫 놀란다. “엄마 노올자~~.” 이미 자동차를 손에 쥐고 온 아이를 밀어낼 수는 없다. 엄마를 어젯밤에 못 보고 잤으니 그리워했을 아이의 마음도 이해가 간다. “엄마가 많이 피곤한데, 어쩌지? 눈이 안 떠져”라고 했더니 돌아온 답은 “그럼 엄마는 누워서 놀면 되잖아”. 아이의 손에 이끌려 척척한 솜뭉치 같은 몸으로 놀이방으로 간다. 정말 아이 옆에 누워서 자동차를 굴리며 놀아줬다. 비몽사몽이라 아이에게 무슨 대사를 쳤는지도 모르겠다. 이상한 헛소리를 하면서 다시 잠들었다는 건 아이가 빽! 하고 소리를 지르고서야 알았다. 한 달에 한 번씩 돌아오는 마감 주의 일상적인 풍경이지만 마감이 끝났다고 해서 큰 차이는 없다. 회사 생활은 아이에게 조금 해방되는 나만의 시간일까? 회사에서는 마치 ‘나는 6시부터 준비하고 있었습니다’라는 기세로 오후 6시 30분 땡 하면 미리 싸둔 가방을 들고 일어난다. “먼저 가보겠습…” 하고 개미 목소리로 인사하고 사무실 문을 나서면 집으로 뛰어간다. 뛰어갈 수밖에 없다. 7시까지 아이를 맡고 있는 베이비시터 이모님과 바통 터치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10분만 늦어도 싸늘해진 공기에 내 집임에도 몸 둘 곳이 없다. 유독 엄마를 좋아하고 찾아대는 아이를 보며 귀엽기도 하지만 버거울 때도 많다. 임신 이후 여러 권의 육아서 탐독을 통해 ‘애착관계 형성’이 지상 최대의 숙제인 것으로 알고 지냈다. 애착관계를 위해 아이와 한시라도 떨어진 적이 없고 아이의 반응에 빛의 속도로 반응했다. 당연히 지난 5년간 친구를 만난 적도 없고 그렇게 좋아해 마지않던 ‘혼자 여행’도 가지 않았다.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지속해야 할지 생각해보면 눈앞이 캄캄해진다. 좀 더 솔직히 표현하자면 50세가 돼도 좋으니 10년이란 세월이 확 지나가버렸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이래저래 몸도 마음도 지쳐 무기력에 빠진 지 오래다. 과거 주부 무기력 기사를 쓰고 상담을 통해 운동을 해보기도 했지만 운동에는 원체 취미가 없었을뿐더러, 생활이 바뀌지 않는 이상 미봉책에 불과했다. 육아 스트레스는 진정 근본적인 해결법이 없는 걸까? 이것저것 찾아보니 ‘K-PSI’라고 하는 부모 양육 스트레스 검사라는 게 있었다. 내가 양육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는 건 분명하지만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으로 상태를 진단해보고 싶었다. 허그맘 아동청소년 심리센터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먼저 검사지를 받고 나에게 해당한다고 생각하는 문장에 표시를 해나갔다. 어떤 질문은 ‘이거 내가 만든 거 아니야?’라고 할 정도로 내 마음을 대변해준다. ‘매우 그렇다’ 란에 검고 진하게 꾹꾹 눌러 마음을 담아본다. 상담사 한마디에 동요되다 스트레스 지수가 높을 거라고는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더 높게 나왔다. 평균 85점 이상이면 전문가의 상담을 요하는데 나는 무려 98점이다. 검사 결과를 보고 쓴웃음을 짓고 있는 나를 앞에 두고 박지선 상담사는 수치에 너무 연연하지 말라고 한다. 수치가 높게 나왔다고 해서 실제로 힘든 상황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는 것. 설문조사는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으로, 이를 통해 우선 경향을 판단하고 자세한 것은 상담을 통해 이뤄진단다. “일단 어머님은 육아나 아이에게 대해 기대하는 부분이 컸고 생각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 좌절감을 느끼고 있어요. 또 가족이나 친구, 동료들로부터 힘든 부분에 대해 위로와 지지가 충족되지 않아서 힘들어하시네요. 또 아이로 인한 사생활의 제한으로 우울감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아이가 요구하는 것들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아들이고 있을지도 몰라요.” ‘모두 맞는 말씀입니다.’ 부정하고 싶어도 부정할 수 없는 순간이었다. 어차피 내 기분을 그대로 표시했으니 이런 결과가 나오는 건 당연한 이치인지도…. 처음 병원에서 아이를 데리고 집에 왔을 때, 생각보다 기쁘지 않아서 스스로도 좀 놀랐었다. 그리고 아이를 키울수록 ‘양육은 100% 책임감으로 이뤄지는 행위로구나’란 생각과 동시에 내 부족한 모성애와 인내심에 실망했었다. “가끔 혼자 시간을 갖거나 친구들은 만나시나요?” 곧바로 대답할 수가 없었다. 혼자였던 시간이 있었나? 없었다. 아이가 태어나고는 저녁 약속 한 번을 잡아본 적이 없다. 저녁을 먹자는 사람들에게는 ‘어머? 저 사람은 아이도 키워본 적 없나?’ 하며 물색없는 사람 취급을 하곤 만나지 않았다. 엄마는 그래야 하는 줄만 알았다. “괜찮으세요? 어떻게 견디셨어요? 임신 기간부터 무려 60개월 가까이 본인의 생활이 전혀 없었다는 건 정말 말도 안 돼요. 1, 2년 보고 육아를 하는 것도 아닌데요.” 상담사의 “괜찮으세요?”라는 말을 듣자마자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혼란스러웠다. 내 생활을 갖고 싶긴 하지만 그게 아직 어린아이와 조율할 수 있는 문제였나? 그걸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런 생활을 1년만 해도 답답한 건 당연한 거예요. 어떻게 견디셨는지 궁금할 따름이에요. 아이와 놀아줄 때 충분히 놀아주고 엄마의 시간도 가져야 해요. 그래야 충전된 에너지를 다시 아이에게 쏟을 수 있는 거예요. 또 아이는 ‘어쩔 수 없이 해주는구나’라고 엄마의 기분을 귀신같이 알아요. 감각으로 판단하니까요. 엄마의 속마음과 겉마음이 일치되지 않으니 아마 더 허기질 거예요.” 순간 누워서라도 놀아달라며 자동차를 건네던 아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얼마나 헛헛함을 느꼈을까. 생각해보니 아이와 놀이를 시작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 끝낸 적이 대부분이다. 놀이 도중에 하품을 쩍쩍 했던 것도 마음에 걸린다.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의 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질이 중요해요. 주말에 오전, 오후 20분씩만 열심히 놀아줘도 아이는 그걸로 일주일을 버틸 수 있어요. 시간을 정해서 놀아주는 것도 효과적이에요. 아이도 재미있게 놀려면 기다려야 한다는 걸 알게 되거든요.” 그동안 내가 했던 육아는 최선을 다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나를 희생하지 않은 것도 아닌, 한마디로 지지부진한 것이었다. 무기력한 기분이 계속되면서 이런 패턴이 습관으로 자리 잡았던 것 같다. 뒤통수를 한 방 크게 맞은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든다. 새로운 문을 열 열쇠가 돼줄까? 상담을 받고 돌아온 날 저녁 마음속으로 기합을 넣었다. 오늘 밤은 10분을 놀더라도 아이가 ‘꺄르르르’ 웃을 때까지 놀아보자. 그래 신명 나게 놀아보자! 아이와 밑바닥부터 끌어낸 혼신의 연기력으로 역할놀이를 시작했다. 시도해보지 않았던 생애 첫 성대모사까지 더해지니 스스로도 웃음이 나왔다. 아이 또한 즐거워하니 뿌듯하다. 그렇게 놀고 나니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작은 변화가 있었다. 밤에는 자기가 잠들 때까지 옆에 붙어 있으라던 아이가 엄마를 한 번도 찾아 부르지 않고 그냥 잠이 들었다. 이튿날에는 아침 7시 40분부터 놀이를 시작했는데, 아이와 시곗바늘이 정각에 오는 8시까지만 엄마랑 놀자는 약속을 미리 정했다. 막상 8시가 되자 더 놀겠다고 떼를 부리긴 했다. 내일도 모레도 같은 시간을 정해 놀아주면 바쁜 아침에 한숨 돌릴 수 있는 규칙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그리고 5년 동안 참아왔던 ‘혼자 여행’에 도전해보려 한다. 아이를 떼어놓고 가기 위해서는 큰 결의가 필요하겠지만, 무기력이 육아에 더 나쁘다고 하니 일단 시도해보자. 좋아하는 뮤지션의 콘서트 투어가 올겨울에 시작되니 미리미리 팬클럽에 가입도 좀 하고 하얗게 불태울 준비를 하자.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안지영 ■도움말 / 박지선(아동청소년 심리센터 허그맘 목동점 놀이치료사, www.hugmom.co.kr)>
[워킹맘 선우세은의 깐깐한 외식 가이드]온 가족이 함께 가기 좋은 보양식 맛집
2015. 07. 07 17:22 요리
무더워진 날씨에 보양식 한 그릇이 절실해지는 때. 외식 전문가인 맘스 크리에이터가 가족이 함께 영양식 한 끼 먹기 좋은 식당을 소개한다. 1 이로울리는 건강 식재료와 천연 조미료를 사용하고 최소한의 조리로 영양소 파괴를 줄인 것이 특징이다. 2 아이와 함께 가면 귀여운 식기와 유아 의자를 준비해준다.건강한 한상차림, 이로울리 아이와 함께 외식할 때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이 바로 조미료다. 집에서는 최대한 간을 하지 않고 자연 재료 그대로 먹이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밖에 나가면 패스트푸드부터 몸에 안 좋은 음식을 먹이게 되는 것 같아 찝찝한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 이로울리는 이런 걱정 없이 안심하고 아이를 데리고 갈 수 있는 한정식집이다. 천연 조미료를 사용하고 화학 소금 대신 함초를, 식용유 대신 올리브유를 베이스로 한 모든 메뉴가 최소한의 조리 과정을 거쳐 영양소 파괴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계절에 따라 메뉴가 달라지긴 하지만, 해남에서 공수해온 희귀 나물을 비롯해 대표적인 스태미나 식품인 장어, 건강식품의 대표 더덕 등의 메뉴가 있어 무더위에 지치기 쉬운 아이의 기운을 북돋고 남편의 활력을 채워주고 싶을 때 종종 찾는다. 외식업에 오래 종사한 경험과 깐깐한 엄마의 눈으로 봐도 영양 균형을 맞춘 다양한 식단으로 구성돼 보양식으로 제격이다. 또 각 방마다 공기청정기가 마련돼 있고 아이와 함께 가면 귀여운 꿀벌 모양의 식기와 유아 의자를 준비해줘 상쾌한 기분으로 한 끼를 즐기기에 좋다. 육류부터 생선, 각종 나물, 버섯 등 건강 식재료로 구성된 이로울리의 정식. 메뉴 흑마늘과 전복 곤드레나물 현미 비빔밥 오찬 3만5천원, 잎새버섯과 희귀 버섯 더덕비빔밥 오찬 3만5천원, 쇠고기의 진한 맛 살치살 만찬 9만5천원, 4가지 맛 국내산 장어와 지리산 희귀 나물 12첩 만찬 12만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3시, 오후 5시~오후 9시 30분(명절 당일 휴무) 주소 서울 강남구 삼성로 434 쥬비스타워 지하 1층 문의 02-2051-0441 1 경복궁 근처에 있는 토속촌은 서울 3대 삼계탕 맛집으로 꼽히는 곳으로 언제 가도 사람들로 북적인다. 2 사골처럼 진하고 뽀얀 국물은 토속촌 삼계탕의 특징. 서울 3대 삼계탕 맛집, 토속촌 흔한 메뉴지만 여름엔 빠질 수 없는 보양식이 바로 삼계탕이다. 여름이 깊어질수록 문전성시를 이루는 삼계탕집 토속촌은 경복궁과 가까이 있어 경복궁 나들이 후 든든하게 한 끼를 즐기기 좋은 곳이다. 멋진 한옥집을 개조한 곳이라 아이에게 한옥을 체험할 기회도 주고 좌식 테이블이 있어 편안하게 식사하기 좋다. 무엇보다 이곳의 삼계탕은 사골처럼 진한 국물이 예술이다. 일반 삼계탕집에서는 볼 수 없는 진하고 뽀얀 국물은 찹쌀 대신 밥 한 공기를 말아 먹어도 든든하다. 호박씨, 검은깨, 호도, 잣, 해바라기씨 등 다양한 견과류가 어우러져 먹고 나면 더 건강해지는 느낌. 닭 누린내가 나지 않는 것은 물론 인삼 냄새도 강하지 않아 어린아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워낙 유명한 곳인데다 요즘에는 외국인 관광객까지 찾아 대기 시간이 길고 차례가 돼도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 여유롭게 식사하기는 부담스럽지만, 맛과 건강을 챙길 수 있어 보신이 필요할 때는 꼭 찾는다. 메뉴 토속촌 삼계탕 1만5천원, 닭백숙 2만5천원, 전기구이 통닭 1만4천원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주소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5길 5 문의 02-737-7444 워킹 맘 선우세은 네 살 준우를 키우며 둘째 출산을 앞두고 있는 워킹 맘. 외식업 마케터로 10년간 외식업계에서 일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아이와 함께 건강하게 외식하기 좋은 곳을 소개한다. <■기획 / 이은선 기자 ■글·사진 / 선우세은>
워킹맘 선우세은의 깐깐한 외식 가이드
워킹맘 한의사 4인이 말하는 모유 수유&전통 육아법
2011. 08. 05 17:26 화제
요즘은 모유 수유가 대세다. 많은 엄마들이 사회 진출을 위해 적극 권장되던 분유보다 모유 수유를 택하기 때문이다. 또 아이를 전통 방식으로 키우는 육아법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전통 육아법의 맥을 지키고자 모인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의 워킹맘 한의사 4인을 만났다. 이들은 실제로 모유 수유에 성공했고 자신의 자녀를 전통 방식의 육아법으로 키우며 이에 대한 연구를 지금도 계속 해나가고 있다. 이들의 고군분투 육아 이야기를 대담으로 들어본다. 쉽지만은 않았던 출산&모유 수유 이야기 레이디경향(이하 LADY) 여러분들 각자의 출산이나 모유 수유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지은영 저는 출산시 의학적인 개입을 받고 싶지 않아서 조산원에서 아이를 낳았어요. 회음부 절개를 하지 않고 자연분만을 한 후 바로 모유 수유를 했어요. LADY 남편이 의사라고 하셨는데 혹시 반대하지 않으셨나요? 지은영 남편과 친정엄마가 반대했죠. 조산원에서 출산하면 혹시 모를 출산시의 사고에 대한 대처가 미흡하다고 하잖아요. 실제로 사고가 난 사람도 있고요. 하지만 전 제 건강에 자신이 있었어요. 또 출산은 병이 아닌데 꼭 병원에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죠. 옛날 어머니들은 모두 집에서 출산했잖아요. 그래서 저도 조산원에서 출산했는데 아이를 낳은 후에는 가족 모두 좋아하셨어요. 신현숙 전 미숙아를 낳았어요. 그렇지만 모유 수유에는 성공했죠. 보통 미숙아들은 체중을 빨리 늘려야 한다는 이유로 분유를 먹여요. 그렇게 자란 경우 5, 6세가 되면 면역력이 약한 것이 잔병치레로 티가 나요. 저는 모유 수유를 포기하지 않았더니 만삭 출산아와 큰 차이가 나지 않고 자라고 있어요. LADY 미숙아에게 모유 수유를 하는 건 쉽지 않은 일 아닌가요? 신현숙 적은 젖양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었어요. 아이를 낳은 첫 달에 2, 3시간 간격으로 계속 유축을 했어요. 그때마다 유축기 소리를 들어야 했던 가족은 제가 노산이고 일을 병행하니 ‘그만 모유 수유를 포기하라’고 했죠. 전 그럴수록 이를 악물었어요. 아이를 2kg으로 출산했다는 사실이 마음 아파서 모유 수유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조선영 전 출산 후 3주 만에 유선염이 생겼어요. 고열이 나고 전신통이 생겼죠. 너무 아파서 산부인과에 가서 항생제를 먹었어요. 증상은 가라앉았지만 모유 수유는 쉽지 않았어요. 젖양이 현저히 줄었죠. 그때부터 모유 수유에 대해 공부했고 치료 외에도 모유 수유에 관한 중요한 지식이 많음을 알게 됐죠. 표지희 저는 분유와 모유 수유를 병행했어요. 아이에게 100% 모유를 먹이지 못했다는 미안한 마음 때문에 아이가 모유를 원할 때까지 줬죠. 우리 아이는 만 4세까지 모유를 먹었어요. 우리나라 전통 의서에도 모유를 4, 5세까지 먹였다는 기록이 있어요. 마을에 홍역이 번졌을 때 살아남았던 아이들의 공통점이 모유 수유 기간이 길었다는 내용도 기술돼 있고요. 조선영 모유 수유의 본래 모습을 알고 싶었던 문화인류학자들은 연구를 위해 전통을 보존하는 부족마을을 찾는다고 해요. 그곳에 가봤더니 아이가 원할 때까지 모유를 먹인다고 하더라고요. 모유 수유 기간에 정답은 없는 거죠. LADY 그럼 성공적인 모유 수유 방법에 대해 말씀해주시겠어요? 하루 모유 수유 횟수는 어느 정도 돼야 하나요? 표지희 하루 수유 횟수는 8~12번입니다. 엄마의 수유 횟수가 8번 이하라면 횟수를 늘리세요. 밤중 수유(밤 12시에서 새벽 5시)를 적어도 1회 이상 하는 것이 좋아요. 신현숙 양쪽 유방을 모두 물리는 것도 중요해요. 한쪽 유방의 모유를 충분히 먹인 후(20분 이상) 반대쪽 유방의 모유를 먹입니다. 젖양을 늘리고 싶다면 모유가 남아 있는 한쪽 유방은 유축기를 이용해 비축해놓아요. 조선영 간혹 아이가 한꺼번에 몰아서 모유를 먹는다고 걱정하는 엄마들이 계세요. 그러나 아이는 원래 늦은 오후나 이른 저녁에 몰아서 먹는 경향이 있어요. 이는 엄마의 모유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니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LADY 모유가 충분한지는 어떻게 알죠? 지은영 아이의 소변 횟수로 알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생후 4일 이후에 하루 4~6개의 소변 기저귀를 쓰면 정상이죠. 또 체중 증가를 통해 모유가 충분한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젖이 잘 나오지 않아서 매일 울었어요. 30분마다 젖을 먹였죠. 그랬더니 아이가 100일째 되는 날 9kg이 된 거예요. 모유가 충분하지 않다고 매일 고민했는데 정작 아이는 뚱뚱이가 된 거죠(웃음). 인터넷에 떠도는 잘못된 육아 정보 LADY 최근 뉴스 중에 아토피가 있는 아이가 부항 치료를 받고 사망한 사건이 있었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지은영 전문가가 해야 하는 부항 치료를 피부 관리실에서 한다는 건 굉장히 위험한 일이에요. 게다가 아토피를 치료하는 데 부항이 검증된 방법도 아니고요. 이번건은 인터넷을 통해 아토피 환자를 모집했다는 것도 문제예요. 조선영 인터넷을 특히 조심해야 해요. 저희도 모유 수유와 육아법에 대해 공부하면서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많이 모니터하는데 잘못된 정보가 버젓이 올라온 경우가 많아요. LADY 모유 수유와 육아에 관해 여러분께서 직접 경험한 잘못된 정보는 어떤 것이 있었나요? 조선영 예를 들어 생후 4개월부터 밤중 수유를 끊는 게 육아의 원칙처럼 나와 있더군요. 아이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성장을 저해한다는 이유였어요. 그러나 아이가 3~4시간마다 젖을 먹는 건 지극히 정상이에요. 모유에는 성장 인자들이 다량 들어 있는데 엄마가 잠을 자는 새벽 3시에 그 인자들이 가장 많이 나온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저도 젖을 뗏던 두 돌까지 밤중 수유를 했는데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모두 커요(웃음). 신현숙 밤중 수유를 하면 충치가 생긴다는 말도 있잖아요. 이 역시 검증된 정보가 아니에요. 최근 스웨덴의 페르 클라쎄란 학자가 ‘모유에 있는 루테리 유산균은 충치를 예방한다’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거든요. 표지희 모두 지나친 의학적 개입이 문제라고 생각해요. 어떤 의사는 아이의 수면에 대해 개입하고, 또 어떤 분야에서는 아이의 치아에 대해 개입하죠. 그러나 세계적으로 모유 수유를 지지하는 전문가나 학자들은 이런 정보가 잘못된 것이라는 근거들을 속속 밝혀내고 있어요. 지은영 맞아요. 아이의 수면의 질보다 엄마와 아이의 심리적 교감 부분이 더 중요하거든요. 특히 워킹맘들은 아이와 애착 관계 형성이 힘들기 때문에 이럴 때는 모유 수유가 매우 중요해요. 특히 밤중 수유가 가장 중요하죠. 조선영 아이들은 낮에 먹던 젖이 밤에만 중단되는 걸 이해하지 못해요. 아이에게 ‘나의 전부는 젖’인데 그걸 빼앗아가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돼 뇌신경 발달에도 좋지 않아요. 밤중 모유 수유는 워킹맘인 저에겐 아기와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밤에는 아기가 한두 시간마다 깨서 젖을 빨 때도 있었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젖이 헐렁해질 정도로 말이죠(웃음). 신현숙 또 하나의 잘못된 정보는 ‘아이가 젖을 자주 찾으면 엄마의 젖이 모자란 것’이라는 정보도 있더군요. 그런데 아이는 젖을 먹고 싶지 않아도 엄마가 보고 싶어서, 떨어지기 싫어서 젖을 찾기도 해요. 어떤 아이들은 빨기 욕구가 강해 엄마 젖을 자주 찾죠. 지은영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물을 먹여라’라는 정보도 있더군요. 그렇게 하면 아이의 전해질 균형이 깨질 수 있어요. 생후 6개월까지는 모유로만 수분 보충이 가능해요. 물을 전혀 먹지 않아도 돼요. 표지희 제가 본 것 중에는 ‘OO요법이라고 해서 3일 동안 굶기고 물만 먹여 태변을 나오게 해야 한다’는 정보도 있더라고요. 그건 위험천만한 일이에요. 그렇게 하면 황달이 오거나 생명에 위협을 초래할 수 도 있어요. 지은영 아이가 빈혈에 걸리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 생후 6개월부터 붉은 살코기를 먹이라는 말도 있어요. 그런데 6개월 된 아이는 고기를 소화시키지 못해요. 아마 억지로 먹인다면 체해서 금세 열이 날 거예요. 조선영 ‘백일이 지나면 비타민 D를 먹여라’라는 정보도 있었죠. 일조량이 적어 구루병이 많은 북유럽도 아니고 우리나라에서는 굳이 따로 섭취할 필요가 없어요. 임신 중 엄마가 일주일에 2시간 정도만 햇빛을 쬐면 자연스럽게 비타민 D가 생깁니다. 백일 이전엔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전달돼구요. 임신 중에 엄마가 철저히 햇빛을 피해 다녔다면 아기에게 구루병이 생길 수 있겠지요. 전통 육아법의 기본, 모유 수유가 뜨고 있다 LADY 모두 전통 육아법을 선호하시는데, 어떤 점이 좋은 건가요? 신현숙 우리의 전통 육아법 중에는 해박한 지혜가 들어 있는 것들이 많아요. 저도 여느 엄마들처럼 아이의 작은 칭얼거림에 당황하곤 했어요. 그럴 때마다 친정어머니는 ‘생후 6개월까지는 삼신할머니가 지켜준다’라고 하셨어요. 그게 맞는 말이었어요. 사실 수유를 통해 모체 면역이 아이에게 전달되니 6개월까지는 큰 문제가 없거든요. 조선영 옛 어른들이 ‘아이를 몸에 붙여서 키운다’라고 하잖아요. 실제로 많이 업어준 아이일수록 영아산통이 적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저도 그렇게 키웠어요. 유모차를 두 번밖에 쓰지 않았죠. 지은영 저도 마찬가지예요. 저도 유모차보다는 슬링이나 아이띠를 메고 외출했어요. 그것이 젖 먹이기도 훨씬 쉽고요. 아이 엄마는 밥도 제대로 못 먹는다고 하는데, 전 젖 물린 채로 식사를 다 했거든요(웃음). 표지희 부족마을에서도 밭일하면서 동시에 젖을 먹이잖아요. 그게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에요. 우리나라 경제가 한창 성장하던 시기에는 광고나 매스미디어를 통해 모유 수유가 야만적이라는 생각을 의도적으로 만든 부분도 있어요. 조선영 한동안 모유보다 우유가 영양적으로 우월하다는 인식도 있었죠. 단순 수치만 보면 그럴 수 있어요. 하지만 미국은 1950년대 후반부터 이미 이에 대해 반성하는 분위기가 조성됐어요. 우리나라는 1990년대 후반부터 모유 수유의 중요성이 서서히 대두돼왔고요. LADY 최근 들어 병원에서도 모유 수유를 적극 권장하고 있어요. 덕분에 모유 수유에 대한 엄마들의 인식도 달라졌고요. 조선영 네. 그렇지만 아직도 의료인에 의해 모유 수유를 중단하는 엄마들이 많아요. 약을 먹고 수유를 끊으라고 하죠. 하지만 모유를 통해 아이가 얻는 영양이 훨씬 커요. 특히 초유는 매우 중요하죠. 지금까지 밝혀진 것들 중 면역체계를 잡는 요소만 해도 스무 가지 이상이랍니다. 표지희 맞아요. 면역체계 완성에 가장 큰 수단이 모유인데 말이죠. 실제로 산후조리원에서는 학벌, 미모에 상관없이 ‘누가 더 젖이 잘 나오나’가 동경의 대상이라고 하잖아요(웃음). 신현숙 ‘당신의 젖은 물젖이다. 영양가가 없어서 아이가 병에 걸린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는 의료인도 있다고 하더군요. 원래 처음 나오는 젖은 아이 갈증을 채워주는 수분이 나오고 이후에 지방, 단백질 등 영양이 풍부한 진한 젖이 나오게 마련이거든요. 그런데 첫 모유를 보고 ‘물젖’이라고 섣불리 판단하는 건 잘못된 것 같아요. 지은영 의사는 물론 친정어머니, 시어머니께서 모유 수유의 방해 세력이 되는 경우도 있어요. 친정엄마는 딸이 고생해서 말리고, 시어머니는 아이를 분유를 먹여 통통하게 키우고 싶어서 말리죠. 표지희 누구나 모유 수유에 대한 고비는 있어요. 출산 후 첫 주가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데 정작 엄마들은 이 시기에 산후우울증에 빠지거든요. 그래서 주변의 지지가 중요한 거예요. 조선영 전문가들은 모유 수유가 산후우울증 회복에 도움이 된다면서 권장하기도 해요. 젖을 먹이는 동안은 면역물질이 늘어나 엄마가 감기를 앓더라도 빨리 회복되고 잠을 덜 자도 덜 피곤하다고 해요. 지은영 모유 수유가 힘든 것은 당연해요. 나만 이상한 것이 아니에요. 그렇지만 어느 순간 쉬워지는 시기가 분명히 와요. 그리고 성공하면 아이가 엄마를 대하는 게 달라져요. 6개월이면 벌써 엄마를 알아보고 좋아하죠. 모유 수유는 엄마와 아이를 모두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들뿐 아니라 출산 후 짧은 시간에 몸을 추스른 유명 여자 연예인이나 정치인 등에게 비결을 물으면 하나같이 ‘모유 수유’를 비법으로 꼽았다. 이처럼 모유 수유는 아이뿐 아니라 엄마에게도 권장할 만한 일이다. 한의사로서 자신의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4인의 워킹맘은 모유 수유와 전통 육아법에 대해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추천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 이야기 참여자 소개 표지희 (40·로하스 한의원 원장) 6세 자녀를 두었다. 처음엔 모유 수유를 성공하지 못했고 모유와 분유를 반반씩 번갈아 먹이면서 아이를 키웠다. 그러나 점차 완전 모유 수유를 할 수 있게 되고 아이가 원할 때까지 젖을 주었다. 만 4세까지 먹였다. 신현숙 (39·아이누리 한의원 분당점 원장) 7세 첫째와 16개월 된 늦둥이를 두었다. 첫째는 일에 대한 욕심으로 친정에 맡겼다. 둘째는 꼭 모유 수유를 하리라 다짐했지만 전치태반으로 임신 8개월 째 2kg의 미숙아로 낳았다. 그러나 모유 수유를 포기하지 않은 덕분에 생후 한 달 만에 3.3kg의 건강한 아이로 키울 수 있었다. 지은영 (36·효전 한의원 원장) 6세, 4세 자녀를 두었다. 최대한 자연스러운 출산을 하고 싶어 둘 다 조산원에서 낳았다. 대학병원 의사인 남편은 조산원 출산을 강하게 반대했다. 그러나 지금은 두 자녀 모두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 어느새 남편도 그녀의 전통과 자연적 방법에 기초한 육아법을 지지한다고 한다. 조선영 (35·KBS 한의원 원장) 6세, 4세 자녀를 두었다. 첫째 때부터 출산과 모유 수유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양수가 줄어 임신 38주에 유도분만 판정을 받았다. 이후 아이가 자연스럽게 나오길 바라며 운동과 한약 복용을 병행했다. 결국 유도분만을 하기로 한 날 다행히 자연 진통이 오고 양수가 터졌다. 그녀는 유도분만 호르몬제, 무통 주사 없이 건강하게 아이를 출산했다.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이성원>
워킹맘을 위한 2011년 새로운 복지정책 가이드
워킹맘을 위한 2011년 새로운 복지정책 가이드
2010. 12. 06 17:27 문화/생활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2011년부터 향후 5년간 75조8천억원의 재정을 투입하는 새로운 대책들을 내놓았다. 그 중에서도 직장 내 보육시설 강화와 보육료 지원, 육아휴직급여 정률제 도입 등 좀 더 편안한 환경에서 일과 육아를 할 수 있도록 보완한 점은 이 시대 워킹맘들에게 가장 큰 희소식이다. 내년부터 새롭게 바뀌는 출산·육아 관련 복지정책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자. 출산과 양육에 유리한 환경 조성 1 육아휴직급여 정률제 도입 육아휴직급여를 현재 월 50만원의 ‘정액제’에서 육아휴직 전 임금의 40%로 지급하는 ‘정률제’로 변경한다. 이에 따라 직장 여성의 육아휴직급여는 월 50만원에서 최대 월 100만원까지 늘어난다. 다만 복귀 인센티브 적용으로 실제 수령액이 50만원 이하인 경우에는 50만원을 지급하고, 50만원 초과 금액에 대해서는 복귀 후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다. 2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 도입 자녀를 둔 직장 여성이 근로시간 단축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도 법제화됐다. 단축제를 이용한 근로자에게는 육아휴직급여의 일부를 근로시간 단축 비율에 따라 지급한다. 주 40시간 근로자가 10시간을 단축하면 육아휴직급여액의 4분의 1을 급여로 받는다. 연장·야간·휴일 근로를 하면 임금을 주는 대신 나중에 육아기에 사용토록 하는 ‘근로시간 계좌제’도 신설된다. 임신기간 중 산전후 휴가 분할 사용도 허용된다. 육아휴직시에는 건강보험료 경감이 현행 50%에서 60%로 확대된다. 배우자의 출산휴가에 있어서도 기존의 무급 3일에서 유급 3일로 바뀌며 필요한 경우 5일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추가기간에 있어서는 무급을 적용한다. 3 체외수정 시술비 단계적 확대 난임 부부 지원을 위한 체외수정 시술비 1회당 지원 금액은 지금의 150만원에서 2배로 늘어나고 최대 3회까지 지원하고 분만 취약 지역에 대한 의료 지원도 강화된다. 또 현역 입영 대상자뿐 아니라 현역병도 배우자가 아이를 낳으면 상근예비역으로 편입돼 육아를 돕도록 했다. 4 공공형·자율형 어린이집 도입 보육시설 평가인증 등급화와 연계하고 우수 시설을 공공형·자율형 어린이집으로 전환해 서비스 개선을 유도할 방침이다. 특히 공공형은 국공립 보육시설에 준하는 운영비 지원, 보육료 수납, 취약 보육 등 관련 동일한 의무를 부과하도록 한다. 또 보육시설에 대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공개해 평가 결과를 재정 지원과 연계함으로써 전반적인 서비스의 개선을 돕고, 보육시설 운영시간을 직장인 엄마들의 근무 시간을 고려해 반일제, 종일제 등으로 다양화한다. 5 영아 돌봄시장 제도화 돌봄 인력 자격 기준 설정 및 관리 강화 등을 통해 비용 부담 능력과 이용 의사가 있는 중산층 맞벌이 가정을 위해 어린 자녀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가정 내 돌봄 서비스를 확충할 계획이다. 또한, 취학 아동들을 위해 방과 후 돌봄 서비스 시장을 조성한다. 6 다자녀 가정 지원 확대 다자녀를 둔 가정을 위해 자녀 교육비와 양육비 부담을 줄이는 정책도 쏟아진다. 공무원이 3명 이상 자녀를 낳으면 정년퇴직 후 최대 3년까지 재고용할 수 있다. 민영주택 특별공급 비율도 지금의 3%에서 5%로 늘리고, 주택 구입자금 대출 이자율도 4.7%에서 4.2%로 추가 인하된다. 내년 이후 출생하는 둘째 자녀부터는 고교 수업료를 전액 지원하고 둘째 이상 대학생 자녀는 국가장학금을 우선 지급한다. 자녀가 둘인 가정은 현행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셋 이상은 현행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다자녀 세제지원이 2배 늘어난다. 7 전문계 고등학교 무상교육 전문계 고등학교 학생 전원은 입학금과 수업료를 정부에서 받게 된다. 전문계 고등학교 재학생 26만3천 명에게 1인당 연평균 120만원 정도인 입학금과 수업료 전액을 지원한다. 내년 소요 예산 3천159억원은 국비와 지방비를 절반씩 부담해 마련한다. 전문계고 학생의 산업현장 연수, 전문계고-전문대 연계 프로그램, 국외 인턴십 등 취업 지원에도 51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일·가정 양립 위한 결혼에 대한 부담 완화 1 신혼부부 주거 부담 경감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근로자와 서민의 전세자금대출 소득요건이 기존 3천만원에서 3천500만원으로 완화된다. 2013년부터는 4천만원으로 확대하는 것을 추진한다. 국민주택기금에서 주택구입자금과 전세자금을 대출할 때는, 현재 세대원 전원이 6개월 이상 무주택기간을 유지해야 했던 것과 달리 신혼부부에 대한 무주택 기간 제한을 폐지하기로 했다. 또, 기존에는 국민임대주택이 미임대되었을 때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입주자를 모집했지만 이제는 신혼 부부에게 입주 우선권을 부여하도록 한다. 2 비정규직 여성 근로자 보호 일과 가정을 모두 건사해야 하는 비정규직 여성 근로자에 대한 지원책도 보완됐다. 비정규직 고용보험 가입이 확대되는가 하면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 사용자와 근로자 간 합의시 육아휴직 기간만큼 계약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또 임신·출산 비정규직 여성 근로자를 계속 고용하고 이를 실천하는 우수 기업에는 조달 물품 입찰 적격 심사시 우대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의 인센티브 제공도 검토한다. 3 직장 보육시설 설치기준 완화 직장 내 보육시설 설치기준도 완화된다. 어린이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재해대비시설 설치시에는 3층 이하로만 제한됐던 현행과 달리 4층 이상도 허용되며, 2차선 이내 도로를 횡단해 이용하는 경우 인근 놀이터로 인정하기로 했다. 직장 내 보육시설 설치 의무를 지키지 않은 기관이나 기업 명단도 정기적으로 공표된다. 또 경로당, 주민자치센터, 아파트 내 도서관과 같이 지역사회의 유휴시설을 활용한 ‘공동육아나눔터’가 설치·운영될 계획이다. 4 보육료 전액 지원 대상 확대 내년부터 월 소득이 450만원 이하인 가구가 영유아 자녀를 보육시설에 맡길 때 보육료 전액을 정부가 낸다. 정부는 우선 영·유아 무상보육 지원 대상을 현재 4인 가구 기준 월 소득 258만원에서 450만원 이하로, 맞벌이 가구는 498만원에서 600만원 이하로 상향 조정해 대상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까지는 전체 보육 가정의 50%에 보육료가 전액 지원됐지만 내년부터는 70%의 가정이 전액 지원을 받게 된다. 보육 비용은 17만~38만원으로 연령이 낮을수록 많다. 또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을 때 지급하는 ‘양육수당’의 경우 대상을 현행 ‘0~1세, 월 10만원 지급’에서 ‘0~2세, 월 10만~20만원 지급’으로 인상한다. 이때, 0세는 월 20만원, 1세는 월 15만원, 2세는 월 10만원을 받는다. 하지만 양육수당을 받을 수 있는 계층은 전체 가구의 6.5% 정도인 차상위계층까지로 한정된다. 다문화가정 아동은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보육료를 전액 지원한다.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워킹맘 서비스 아이돌보미 수요자의 가정으로 찾아가서 돌봐주는 서비스다. 일하는 엄마들이 보육시설 외에 긴급·일시 자녀 돌봄이 필요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새로 일하기 센터(새일센터) 일하고 있지만 이직을 꿈꾸는 워킹맘이나 결혼과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재취업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다. 취업상담, 직업훈련, 취업연계 등 다양한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문의 여성포털 위민넷(www.women.go.kr), 여성가족부(02-2075-4500) <■글 / 윤현진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취재 협조 /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한국 HP 김정현 이사가 전하는 행복한 워킹맘을 위한 조언
2010. 06. 04 11:41 화제
“따뜻한 말 한마디에 여자들은 큰 힘을 얻어요. 그게 네트워크의 힘이죠. 남편에게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위로라고나 할까요?” 오후 3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아주 잘 만든 워킹맘의 성장 동화 같은 두 시간의 인터뷰가 끝이 났다. 어느 것 하나 떼어내고 솎아낼 것이 없는 이 알토란 같은 이야기를 어떻게 후배 워킹맘들에게 제대로 전할 수 있을까, 어깨가 묵직해졌다. 하루 24시간도 부족한 워킹맘 김정현 이사가 선뜻 두 시간을 내어준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출산의 기쁨도 잠시, 전투 같은 일상 시작 한국 휴랫팩커드(HP) 김정현 이사(47). 명문대 법대를 졸업하고 HP에 입사해 초등학교 동창과 결혼한 이듬해 계획된 임신으로 건강한 첫딸을 출산했다. “당시에는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했었다”는 그녀의 말이 그럴듯하게 들린다. 그러나 김 이사의 ‘진짜 인생’이 시작된 것은 출산 직후부터다. “제가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잘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아이를 낳고 보니, 그게 아니다 싶었어요. 일단 저는 아이에게 해줄 거 다 해주는데, 대체 왜 우는지 이유를 모르겠더라고요. 한 번도 맞닥뜨리지 않은 상황을 겪으면서 한동안 우울했어요. 아이를 안고 있으면 그렇게 슬플 수가 없더라고요.” 산후조리를 돕던 시어머니가 본가로 가실 때, 3주 된 아이를 안고 친정이 있는 부산으로 내려간 건 험난한 ‘워킹맘 레이스’의 시작에 불과했다. 2개월의 출산 휴가를 마친 뒤 교직에 몸담고 있는 친정어머니를 대신해 이모에게 딸아이를 맡기고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을 때, 솔직히 아쉬움보다는 홀가분함이 컸다. 하지만 6개월 후 김 이사는 딸아이를 들쳐 업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바라던 아이’에 대한 도리가 아닌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둘 사이는 좋아졌지만, 거의 전투와 같은 생활이 이어졌어요. 30대 초반은 제 인생의 암흑기로 기억될 정도예요. 나는 없고, 오로지 아이와 회사만 있던 시절이었죠. 제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짜증이 치밀어 올랐고요. 퇴근 후 아이가 방긋방긋 웃는 걸 봐도 ‘얘는 대체 내가 뭐가 좋다고 이렇게 반기나’ 했었죠(웃음).” 딸아이는 재택 육아를 하는 이웃집에 맡겼다. 하지만 퇴근 후 집안일과 남은 육아는 고스란히 엄마의 몫이었다. 설거지 한 번으로도 손에 습진이 생기는 남편에게는 아예 가사분담을 기대하지 못했다.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에게 아이를 맡긴 동료들의 신세 한탄은 사치스럽게 들렸다. 적어도 갑작스러운 야근을 할 때 아이를 봐줄 사람을 구하기 위해 종종걸음 칠 일은 없어 보였으니 말이다. 그나마 야근은 낫다. 해외출장이라도 있을 때면 일단 부모님 댁에 들러 아이를 맡긴 뒤, 출장길에 올랐다. 남편은 중국에, 김 이사는 미국에, 아이는 한국에 있던 적도 있다. 지금이야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여섯 살배기 딸이 처음 혼자서 비행기를 타고 부산에 가는 내내 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이렇게까지 하면서 일을 해야 하나’ 하는 회의감에 사로잡혔다. 워킹맘의 가장 큰 위기는 아이가 아플 때 온다. 한번은 퇴근 후 아이를 데리러 갔는데, 한창 활발해야 할 두 돌배기가 가만히 누워 있더란다. 뭔가 심상치 않았다. “낮에 넘어졌는데, 괜찮을 거야”라는 아주머니의 말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부랴부랴 병원을 찾아 검사를 하니 팔꿈치가 부러졌더란다. ‘말도 못 하는 어린 것이 얼마나 아팠을까?’ 이 참에 회사를 그만두고 아이를 돌봐야겠다고 마음먹으려는 찰나, 회사 여자 선배들이 그녀를 붙잡았다. 오전 10시 회진 시간까지 아이를 돌보다가 출근할 수 있도록 담당 부장에게 배려를 부탁한 것도, 또 일이 밀리지 않도록 수시로 업무 상황을 보고해준 것도 모두 여자 선배들이었다. “이후에도 회사를 그만둔다는 생각을 몇 차례 했어요. 그때마다 선배들이 제가 그 과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해가야 하는가에 대해 알려줬어요. 그런 도움을 받다 보니 저도 후배들에게 그 은혜를 돌려줘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죠.” 이후 김 이사가 경리 파트의 부서장이 되었을 때 세운 원칙은 하나였다. ‘일하는 시간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는 대신, 결과에 대해서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것. 수혜자는 오히려 남자 직원들이었다. 오전 7시에 출근하는 아내를 대신해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늦은 출근을 하는 직원도 있었다. 업무 성과? 더 좋아졌다. 서로에 대한 배려가 늘어나니 당연히 부서 분위기도 화기애애할 수밖에 없었다. 둘째 낳고 3일 만에 재택근무 시작 “결혼 후 아이를 낳고도 계속 직장을 다닐 사람을 원한다”는 면접관의 이야기에 국내 굴지의 은행이 아닌, 당시 직원이 200여 명이 채 안 되었던 외국계 기업 HP를 택한 것이 벌써 23년 전 일이다. 입사 초기에는 전공인 법학을 살려 계약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김 이사는 이후 경리 업무에서 역량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급여 업무를 맡았을 때는 길일을 잡는 건 엄두도 못 내고 월급 지급에 무리가 없는 날을 골라 결혼식을 치렀다. 그러던 중 1999년 HP의 분사가 결정되었다. 분사에 앞서 국세청 감사를 해야 했는데, 당시 김 이사가 감사인들의 질문에 답하는 책임자를 맡았다. 6개월간 오전 7시 출근, 새벽 2시 퇴근을 했다. 로펌의 회계사가 그녀의 체력에 혀를 내두를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 “당시 내가 왜 결혼을 했나 싶었다”는 말을 듣고, ‘감사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과했나 보다’ 짐작했으나, 김 이사의 답은 “일이 이렇게 재밌을 줄 알았으면 결혼을 안 하는 건데(웃음)”였다. 새벽에 집에 들어갔으면 잠시 눈 붙이고 옷만 갈아입고 나오면 좋겠지만, 밥을 짓고 아이를 유치원 보낼 준비를 해야 했다. 그래도 그건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결혼을 했기 때문에 포기할 것이 너무나 많았다. 미혼인 입사 동기가 망설임 없이 홍콩 본사 근무를 지원하는 것을 보고는 불쑥불쑥 결혼에 대한 후회가 밀려들기도 했다. 그렇게 치열했던 6개월간의 감사가 끝난 후에는 일상이 느슨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육아 말고는 내 뜻대로 안 되는 것이 없었다”는 김 이사답게, 이 시기에 둘째를 갖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였다. 김 이사가 경리 분야의 분사 책임자가 되면서 어마어마한 프로젝트를 떠맡았기 때문이다. “우리 둘째가 좀 극성맞거든요(웃음). 제가 분사 준비할 때 배 속에 있어서 ‘분사둥이’라고 불렀어요. 그때 거의 투쟁적으로 5년 치 회사 경리장부를 다 나눠야 했어요. 그러다 보니 다른 직원들이 서류를 넘기지 않으면 빚쟁이처럼 쪼아대곤 했거든요. 가끔 둘째가 저한테 그러는 걸 보면서 ‘아, 이건 내가 태교를 안 한 탓이다’라며 반성을 하죠(웃음).” 출산 예정일은 9월 22일. 11월 1일 분사일 전에 일찌감치 쉬고 돌아오는 게 낫겠다는 판단에 9월 초 출산휴가에 들어갔다. 그러나 휴가 첫날, “결산 작업에 에러가 난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밤 9시, 회사에 아무도 없을 때 ‘야간 출근’을 했다. 출산휴가 중 나와서 일하는 걸 다른 여직원들이 볼까봐, 너무 일만 한다며 불만이던 남편이 알까봐, 그때부터 첩보전을 치르듯 ‘몰래 업무’가 시작됐다. “워킹맘들은 여기저기 눈치를 봐요.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모든 사람에게 미안한 거예요. 그 미안함이 나쁜 쪽으로 기울면, 미워하기 시작하는 거고요. 물론 애들 탓은 아니니까 아이들에게는 그런 맘이 들지 않는데, 남편은 미웠다가 미안하다가, 미웠다가 미안하다가를 반복하면서 살게 되죠.” 드디어 9월 22일 예정일에 맞춰 둘째 딸을 순산한 다음날, 김 이사는 이메일부터 열어봤다. 아무도 못 말릴 근성이다. 그때부터는 아예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입주 도우미 아주머니가 온 첫날 아침, 침대에 누워 압력밥솥이 ‘치익치익’ 밥하는 소리를 듣던 순간의 감동을 김 이사는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게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출산 3일 만에 재택근무를 시작했으나 아무래도 진도가 나가지 않아 급기야 2주 만에 출근을 했다. 그랬더니 한 남자 매니저가 “김정현은 출산 2주 만에 회사에 나왔는데, 너도 그러면 안 되겠느냐”며 한 후배 여직원을 채근했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동료 여직원들을 볼 면목이 없었다. 부리나케 그 매니저를 찾아가 호통을 쳤다. 서른다섯 살의 출산, 아무리 워커홀릭이라 할지라도 회사가 좋아서 나왔을 리 만무하다는 걸, 그가 모르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다. “제 행동으로 인해 나중에 회사에서 여직원들에게 쓸데없는 기대를 할까봐 조심스러웠어요. 다른 여직원들이 보다 다니기 좋은 회사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무사히 분사를 마치고 보란 듯이 미뤄두었던 출산휴가를 찾아 썼죠.” 워킹맘을 위한 배려가 절실해 지나고 나니 참 순한 아이였다는 걸 실감한다는 큰딸이 벌써 고등학교 3학년, 작은딸이 초등학교 5학년이 됐다. 여전히 김 이사의 아침은 치열하다. 오전 6시 전에 일어나 식사 준비를 해서 일찍 등교하는 큰아이와 함께 아침을 먹고, 출근 준비를 하는 틈틈히 남편과 작은아이를 위해 또 한 번 상을 차린다. 그나마 요즘은 업무 시간을 유연하게 쓸 수 있어서 둘째 아이가 집에 오는 시간에 맞춰 집에 있을 수 있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24시간 업무 체제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워킹맘이 가진 양날의 검이다. 전날도 새벽 2시까지 일을 했고, 다가올 주말도 고스란히 회사 일에 바쳐야 한다. “워킹맘은 일에 있어 우선순위를 확실히 정해놔야 해요. 제가 첫아이 키우면서 시행착오를 겪고 깨달은 것은 저한테 중요한 것은 내 아이, 내 가족이라는 거예요. 회사 일은 미리 당겨서 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일을 하는 데 있어 밤낮이 따로 없어요. 조금이라도 시간이 나면 일을 하죠. 그러기 위해서는 언제 어디서든 일을 하기 위한 온갖 좋은 장비를 갖추고 있어야 해요. 어쩔 수 없이 얼리어답터가 되는 거죠.” 일하는 엄마의 발목을 잡는 또 하나의 난관은 초등학교의 재량 휴일이다. 그날은 학교가 문을 닫으니, 맞벌이 부모를 둔 아이들은 졸지에 갈 곳이 없어지는 것이다. 김 이사는 지난주 재량 휴일에 휴가를 내고 딸아이의 친구들과 함께 놀이공원에 다녀왔다. 전에 12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승합차까지 빌려서 한 체험마을에 다녀온 것이 알려지면서, 김 이사의 재량 휴일 프로그램을 은근히 기대하는 엄마들도 생겼다. “저는 그나마 휴가를 낼 수 있지만, 그럴 수 없는 워킹맘들이 더 많으니 재량 휴일에 대한 배려가 필요할 거 같아요. 학교 도서관을 열고 자원봉사 선생님을 두거나, 재량 휴일에 엄마나 아빠가 쉴 수 있게 한다든가 하는 정부 차원의 해법이 절실해요.” 전업주부 엄마를 둔 아이들과 일하는 엄마를 둔 아이들이 은근히 갈린다는 건 이젠 공공연한 비밀이다. 워킹맘들의 ‘정보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엄마가 직장에 나가 있는 아이들이 집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을 불러내 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을 긋게 된다는 것이 전업주부 엄마들의 입장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서운하기도 하지만, 이해하죠. 하지만 워킹맘들이 뭔가를 마음먹고 하면 집에 있는 엄마들보다 잘할 때도 있어요.” 김 이사는 둘째 아이의 공부 습관을 키워주기 위해 매일 2시간씩 함께 영어와 수학을 공부했다. 초등학교 1학년 시절 6개월을 그리 했더니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붙었다. 1학년 때 영어대회에 나가서 5, 6학년 선배들을 제치고 4등을 차지한 것도 그 덕이다. 이후 3학년 때 또 한 번 영어대회 출전 자격을 얻었을 때, 김 이사는 육아 문제로 막 회사를 그만둔 전직 워킹맘 엄마와 연합해 새벽까지 대회 준비를 함께했다. 평소 프레젠테이션을 하던 실력을 백분 활용한 워킹맘들의 서포트 덕분이었을까. 20여 개 학교 대표들이 출전한 구청 주최 영어대회에서 이 팀이 1등을 차지했다. “집에 있는 엄마를 둔 아이들은 그만큼 엄마의 관심, 격려, 응원, 사랑을 더 받을 수 있잖아요. 정말 힘들지만 직장에 다니는 우리가 노력해야 할 부분인 거 같아요. 내 자식의 일이잖아요? ‘아이가 알아서 잘하겠지’라는 낭만적인 생각으로 내버려두면 결국 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요.” 워킹맘으로 살면서, 김 이사는 겸손을 배웠다고 했다. 세상에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서 배웠고, 또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서로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관계를 통해서 배웠다. “끝이 안 보이게 힘든 시기였는데, 선배들이 힘을 줬어요. ‘두 돌만 지나면 인간이 되니까 걱정 마(웃음). 그 시기만 넘기면 정말 괜찮아’라고. 그런데 두 돌이 지나도 여전히 힘이 드는 거예요. 속은 거 같다고 했더니 ‘그래도 기저귀는 안 갈잖니? 글을 깨우치면 좀 더 인간이 돼’라고 하고(웃음). 선배들이 한 단계씩 저를 깨우쳐주었던 거죠. 그 시기를 지나고 나니 제가 후배들에게 ‘두 돌만 지나면 인간이 돼’라는 얘기를 하고 있더군요(웃음).” 분사 이후 흐지부지 사라진 여직원 모임을 김 이사가 다시 꾸린 것도 그 이유 때문이었다. 웹 사이트도 만들고 회사에 요구해 여직원을 위한 휴게실과 수유실도 받아냈다. 공식 네트워크가 생기자 여직원들 간의 유대가 더욱 돈독해졌다. 워킹맘의 멘토는 적어도 서너 명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HP의 사내 여직원 모임 ‘WAVE’를 일구는 밑거름이 되었다. “남자들의 네트워크에는 분명 목적이 있어요. 하지만 제가 만난 여성 네트워크는 몇 되지는 않지만, 대부분 순수해요. 모임의 취지는 오직 하나, 자신이 겪은 시행착오를 후배들은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자신이 넘어온 이 힘든 언덕을 후배들은 수월하게 넘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거죠.” 말단사원에서 시작해 성공적으로 임원에 오른 여성 전문 경영인 40여 명이 주축이 되어 2009년 3월 여성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출범한 ‘WIN(Women in INovation, www.win.or.kr)’ 모임에서 김 이사는 또 다른 세상을 만났다고 한다. 스스로 중심을 잡고 후배와 자녀에게 귀감이 되는 모습을 보며 자신과 아이, 가족, 주변 사람들을 들들 볶으면서 살았던 지난 생활을 반성하게 됐다고 말이다. 작년 WIN의 포럼의 포맷을 활용해 사내 여직원 모임 WAVE에서 멘토링의 장을 열어 좋은 성과를 거둔 바 있는 김정현 이사는 오는 5월 24일로 예정된 WIN의 멘토링 행사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협력업체는 물론 경쟁사 여직원들에게도 참여를 독려하는 등 홍보에도 열심이다. “과거 여직원회 선배가 육아 문제와 회사일로 고민하는 저에게 ‘결국 열어보면 나만의 고민이 아니라 모두의 고민인데, 혼자서 극단적인 상황까지 내몰지 말라’는 말을 많이 해주었어요. 이런 여성 멘토링 활동이 꾸준히 지속될 때 워킹맘들이 함께 어려운 시기를 넘기고, 즐겁게 지낼 수 있을 거 같아요.” ‘Happy mom is better mom’. 김정현 이사가 전날 접한 글이라며 소개해줬다. 행복한 엄마가 곧 좋은 엄마라는 건, 곧 내가 행복해야 엄마로서도 행복하다는 이야기다. 나는 과연 행복한 엄마일까? 곰곰이 생각해도 알 수 없다면 훌륭한 거울이 되어줄 인생의 선배부터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 글 / 장회정 기자 ■ 사진 / 안진형(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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