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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그라운드. 넷]의정부고 졸업사진 패러디 제지사건의 결말
[언더그라운드. 넷]의정부고 졸업사진 패러디 제지사건의 결말(2014. 07. 29 11:34)
2014. 07. 29 11:34 사회
“이 학교 최소 양귀비 재배학교.” 7월 22일, 한 고등학교 졸업사진을 본 누리꾼 반응이다. 웬 양귀비? ‘약 빨았다’는 인터넷 표현이 있다. ‘막 나가는, 미친’ 정도의 의미다. 점잖게 말하면 룰을 깨는 파격, 정도의 뜻이 되겠다. 해당 사진들을 보자. 최신 인터넷 유행에 둔감한 사람이라면 무엇을 패러디했는지 눈치채기 어렵다. 그래도 가장 많이 알아보는 것은 “미안하다!”를 외치는 고승덕 전 서울시교육감 후보 패러디다. 분홍티를 입고 바나나를 들고 얍삽한 미소를 띠고 있는 학생은? 추성훈씨의 딸 추사랑의 유명 사진 패러디다. 누리꾼으로부터 가장 많이 닮았다는 평가를 받은 사람은 얼굴에 매직으로 수염을 그린 박찬호였다. 지난 서울시교육감 선거 때의 고승덕 후보를 흉내낸 의정부고 학생의 패러디 졸업앨범 사진 | 오늘의유머이 학교는 의정부고등학교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한 5년 된 전통이다. 지난해 졸업앨범 사진에도 아주 오래 전 이 코너에서 다룬 적이 있는 ‘존나 조쿤’, 유튜브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숟가락 살인마’ 패러디를 한 선배들이 있었다. 그런데 이날, ‘의정부고 교감’이라는 검색어가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기록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SNS시대다. 대부분 진실은 곧 드러난다. 이 학교의 교감이 이 ‘5년 전통’이 못마땅했던 모양이다. 교감은 위에 알려진 패러디 사진에서 ‘교육적 위기’를 느꼈던 것 같다. 패러디 사진을 저지하자 문과쪽 학생들 일부가 운동장으로 나와 패러디 복장 시위를 했다. 독자적으로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뿌렸다. 교감은 욕설을 써가며 반란을 진압했다. 그는 문제가 있는 사진은 졸업앨범에 싣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다. 의정부고에 전화를 해 물었다. 교감은 두 사람이다. 문제를 일으킨 고모 교감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임모 교감의 말. “아이들의 개성은 존중되어야 한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교육의 관점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온도차가 있을 수 있다.” 임모 교감에 따르면 이 학교의 졸업앨범 전통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처음 나온 것은 올해 1월이었다. 3학년 교사들끼리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은 필요하지 않으냐는 공감대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SNS에 올리거나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선생님들도 교감의 조치에 동의하지 않는다. 사진이 실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던데? “글쎄, 그건 사실과 다르다.” 가이드라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교감은 이렇게 말했다. “이를테면 티팬티를 입고 졸업앨범 사진을 찍었다고 하자. 학교 여선생이나 여직원이 그걸 보고 성적으로 모욕을 받았다고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게 왜 문제가 될까. 그리고 성희롱이나 성추행은 위계관계에 의해 강요가 되었을 때 성립하는 것이다. “그건 법적인 것이고, 이 경우 교육문제입니다.” 기자와 교감 사이에서 입씨름이 한 시간 넘게 계속됐지만 도돌이표였다. 6월 24일, 3학년 학생들이 임시로 모인 자리에서 문제를 일으킨 교감은 사과를 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찍은 사진은 졸업앨범에 실리게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인터넷 언론들은 이 화제기사를 ‘훈훈한 결말’이라고 보도했다. 정말 ‘훈훈한 결말’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언더그라운드.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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