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2,742 건 검색)
- [사설] 국회도 법도 무시하는 이주호의 폭주 멈추라
- 2025. 01. 13 18:15오피니언
-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교사·학부모들이 반발하고 국회도 반대 입법한 ‘AI교과서’ 강행 방침을 밝혔다. 이 부총리는 지난 10일 ‘2025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어려움이 있더라도...
- [시선]미등록 이주아동에 체류권을
- 2025. 01. 12 21:18오피니언
- ... 박사과정 학생이 되어 한국에서 이주아동과 어머니들을 돕는 활동을 열심히 해 온 그녀도 ‘미등록 이주아동’이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실태조사에 따르면, 체류자격이 없는 어린아이들은 집 안에서...
- 시선이진혜
- 이주호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제로베이스에서 협의할 수 있을 것”
- 2025. 01. 10 16:30사회
- ... 7일 서울 한 의과대학에서 의료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호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총리가 10일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두고 “제로 베이스에서 유연하게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는...
- 의대증원 갈등
- ‘제이’가 없으니 누가 마을 살림 챙긴다요?…나주집 돌아오지 못한 태국 이주민
- 2025. 01. 02 17:09사회
- 2일 오전 찾은 전남 나주시 문평면의 한 마을회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태국인 희생자 중 한 명인 A씨와 한 마을에 살던 주민들은 회관 앞 운동기구를 바라보며 고인을 기억했다. 김송이 기자
스포츠경향(총 1,040 건 검색)
- 킥플립(KickFlip) 계훈, 아마루, 동화, 주왕, 민제, 케이주, 동현 ‘7인 7색’ 특별 개성
- 2025. 01. 15 04:28 연예
- JYP엔터테인먼트 신예 아이돌그룹 킥플립(KickFlip)의 멤버 계훈, 아마루, 동화, 주왕, 민제, 케이주, 동현이 7인 7색 특별한 개성으로 K팝 팬심을 달군다. 킥플립은 오는 20일 첫 미니 앨범 ‘Flip it, Kick it!’(플립 잇, 킥 잇!)을 발매하고 정식 데뷔한다. 14일 0시 킥플립 공식 SNS 채널에 오픈된 세 번째 데뷔 콘셉트 포토는 일러스트 디자이너 ‘이나피스퀘어‘(INAPSQUARE)와 협업해 멤버별 캐릭터를 한눈에 보여줬다. 화수분 매력이 돋보이는 멤버들의 면면을 짚어봤다. 먼저, 마침내 꽃피우는, 뿌리 깊은 리더 계훈이다. 계훈은 2016년 JYP 공채 오디션 1위로 입사해 10년차 연습생 생활을 지냈다. 댄스, 랩, 보컬 실력을 고루 갖춘 ’올라운더‘로서 자질을 키웠고 오랜 시간을 묵묵히 견디며 데뷔를 꽃피우기 위한 기반을 다졌다. 각종 콘텐츠 속 계훈의 단단한 눈빛이 빛났고, 힙하고 자유분방한 분위기로 무대 위 계훈을 더욱 궁금하게 만들었다. 이어서 예술적 감각 풍부한 만능 재주꾼 아마루다. ’장작 패기‘, ’접시돌리기‘, ’작사, 작곡‘ 등 취미와 특기를 가진 아마루는 다재다능한 면모를 온몸으로 표현한다. 세 번째 콘셉트 포토에서 시원하게 웃는 입매로 서글서글한 인상을 뽐냈고 카메라 앞에서 여유만만한 포즈를 선보이며 긍정 에너지를 발산했다. 아마루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음악성으로 호감도를 높일 예정이다. JYP엔터테인먼트 셋째는 동화(FAIRY TALE) 같은 미모 동화다. 동화는 하얀 피부와 맑은 눈망울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동화 속에서 등장할 법한 비주얼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프리스타일 댄스‘나 ’패션‘ 등으로 스스로를 표현하는 게 즐겁다는 ’젠지‘(Generation Z)다움이 특유의 개성을 더했다.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매력이 더 많은 동화의 활약에 귀추가 주목된다. 넷째는 차갑거나, 따듯하거나 매력 천재 주왕이다. 모델 같은 비율을 자랑하는 주왕은 시크한 첫인상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개인 인트로덕션 비디오에서는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산책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소소한 취향을 전했고 윤종신 ’오르막길‘이 처음 녹음한 노래라고 밝히며 감성 보컬을 예감케 했다. 에너제틱한 킥플립에 주왕의 감성이 더해져 팀의 다채로움이 더해졌다. 다섯째는 첫사랑 기억 조작 비주얼 민제다. 민제는 베일을 벗자마자 반듯하게 빚어진 훈훈한 미모로 많은 K팝 팬들에게 눈도장을 받았다. 뮤직비디오로 선공개된 데뷔 앨범 수록곡 ’응 그래‘에서 묵직한 저음을 들려주며 팬심을 한층 끌어올렸다. 여기에 민제의 취미는 ’농구‘, ’영화 보기‘로 학창 시절 첫사랑의 기억을 떠오르게 한다. 비주얼만큼 뚜렷한 매력이 민제의 존재감을 환하게 빛낸다. 여섯째는 킥플립의 입덕 요정 케이주다. 귀여운 눈웃음과 장난기 가득한 바이브로 가득한 케이주는 킥플립에게 푹 빠지게 만들 입덕 요정을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무해한 웃음, 기분 좋은 에너지, 애교가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말과 행동이 특장점인 케이주가 춤을 출 때는 180도 다른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많은 팬들을 홀릴 것으로 기대된다. JYP엔터테인먼트 마지막으로 외유내강 막내 동현이다. 어릴 적 아이스하키 시 대표 선수로도 활동한 킥플립 막내 동현은 성실함과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가수의 꿈을 향해 달려왔다. 멤버들이 동현에 관해 ’막내인데 철이 너무 일찍 들었다‘고 이야기할 만큼 의젓한 막내인 동현은 형들을 잘 따르면서 끈끈한 팀워크를 가진 킥플립의 팀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에도 역할을 하고 있다. 계훈, 아마루, 동화, 주왕, 민제, 케이주, 동현 일곱 멤버는 한 팀이 되어 최상의 시너지를 내고 2025년을 ’킥플립의 해‘로 만들어 나간다. 킥플립의 데뷔 앨범 ’Flip it, Kick it!‘은 1월 20일 오후 6시 정식 발매된다. JYP엔터테인먼트
- LG 백업 포수는 김범석 아닌 이주헌···‘파격 세대교체’ 시작됐다
- 2025. 01. 09 10:49 야구
- LG 이주헌. LG 트윈스 제공 염경엽 LG 감독이 선택한 박동원의 후계자는 김범석이 아닌 이주헌(22)이었다. 올해로 데뷔 3년 차가 된 이주헌은 이번 시즌 LG의 백업 포수로 낙점됐다. 이주헌이 지난 시즌 막바지에야 1군 무대에 데뷔한 선수라는 점에서 파격적인 결정이다. 이주헌은 지난 가을 안정적인 타격과 수비 능력을 보여주며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승선했다. 마무리 캠프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이 이어지며 1군 포수라는 좁은 문을 통과하는 데 성공했다. 염 감독은 지난 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일단은 수비는 김범석이 아닌 이주헌이 맡는다고 보면 된다”라며 “(박동원을 이을) 두 번째 포수는 이주헌이 맡고 김범석은 제3포수 겸 지명타자 혹은 대타 요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김범석에게 계속 포수 훈련을 시키긴 하겠지만 대타의 자질을 더 높게 평가한다”라고 말했다. 김범석은 드래프트 때부터 유강남의 계보를 이을 LG의 포수 유망주로 큰 기대를 받았으나 급격한 체중 증가와 부상 관리 실패로 수비력이 약해졌다. 그는 지난해 1군 13경기에서만 포수 마스크를 썼다. 시즌 종료 후 마무리 캠프에서 혹독한 운동과 식단을 병행하며 10킬로그램을 감량했으나 포수 훈련은 받지 않았다. 염 감독은 “김범석은 마무리 캠프에서 수비 훈련을 받지 않았는데 스프링 캠프에서만 수비 훈련을 받아서는 선발 포수로서 뛰기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다만 염 감독은 타격 면에서는 김범석의 가능성을 크게 평가했다. 그는 “야수 쪽에서는 김범석과 이주헌이 올 시즌 많은 기회를 받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범석은 공격, 이주헌은 수비 방면에서 중용할 계획이라는 뜻이다. LG 이주헌. LG 트윈스 제공 이주헌은 1군 포수로 자리를 굳힐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2022년 데뷔한 이래 1군 출장 경험은 단 4경기. 지난해 정규시즌 막바지인 9월 세 경기에서 3경기 6타수 4안타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경기에도 등판했다. 준수한 컨택 능력과 재빠른 송구를 선보이며 단번에 LG의 포수 샛별로 떠올랐다. 입단 직후 현역 입대해 지난해 전역한 ‘군필 신인’이라는 점도 큰 장점이다. 이주헌은 군대에서 틈틈이 스윙 연습을 하며 타격력을 끌어올렸다. 이주헌은 지난해 1군 데뷔전을 치른 후 “힘과 장타에 가장 자신이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타석에서의 모습이 잠깐의 운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인다면 수비는 물론 공격 면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 염 감독은 이번 시즌 영건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주헌이 포수 세대교체의 주역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이주빈-이세영, 캠핑 중 오열… 무슨 일? (텐트 밖은 유럽)
- 2024. 12. 31 14:40 연예
- tvN ‘텐트 밖은 유럽’ 영상 캡처. ‘텐트 밖’ 마지막회에서 캠핑을 하던 이세영과 이주빈이 폭풍 오열 한다. 오는 1월 2일 방송되는 tvN ‘텐트 밖은 유럽 - 로맨틱 이탈리아 편’(이하 ‘텐트 밖’) 12회에서는 맥주, 축제, 예술의 본고장 뮌헨에 방문한 라미란, 곽선영, 이주빈, 이세영의 화려한 힐링 여행기가 펼쳐진다. 공개된 예고편 속 텐밖즈 4인방은 맥주의 본고장에 방문한 만큼 한껏 올라간 텐션으로 현지인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는 모습을 보인다. tvN ‘텐트 밖은 유럽’ 영상 캡처. 그러던 중 이세영에게 현지 남성이 쪽지를 건네며 윙크(?)를 해 핑크빛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에 이세영은 “(나한테) 살짝 플러팅 하셨다”라며 설렘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후 ‘드디어 그날이 왔다’라는 문구와 함께 전 시즌 최초로 개별 자유 시간을 가지는 멤버들의 모습이 비춰진다. 개인 시간을 갖는 각자 다른 장소에 방문에 자신만의 로망을 실현시킨다. 처음 가져보는 개인 시간에 신난 라미란이 길거리에서 춤사위를 벌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tvN ‘텐트 밖은 유럽’ 영상 캡처. tvN ‘텐트 밖은 유럽’ 영상 캡처.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텐밖즈는 갑작스러운 폭우에 당황한다. 각자 개인 시간을 보내고 모여 폭우 속 캠핑을 즐기던 이세영, 이주빈은 급기야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이에 무슨 이유에서 눈물을 흘리는지 궁금증을 자아내 방송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텐트 밖은 유럽’은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40분 TVN에서 공개된다. 오는 1월 2일 마지막회(12회) 방송을 앞두고 있다.
- ‘파일럿’ 이주명, 3관왕 우뚝
- 2024. 12. 20 12:17 연예
- 이주명. 에일리언컴퍼니 배우 이주명이 영화 ‘파일럿’으로 신인상과 우수상을 연이어 수상하며 2024년을 화려하게 마무리한다. 이주명은 영화 ‘파일럿’으로 제32회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 우수상, 2024 서울국제대상 신인여우상, 2024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신인연기상을 수상했다. ‘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 분)가 파격 변신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코미디 영화다. 이주명은 ‘파일럿’에서 한에어 소속 파일럿 윤슬기 역을 맡아 당당하면서도 쿨한 매력으로 관객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특히 스크린 데뷔작임에도 섬세한 연기와 입체적인 캐릭터 표현을 통해 호평을 받았다. 이주명은 영화 ‘파일럿’을 비롯해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모래에도 꽃이 핀다’, ‘카이로스’, ‘미씽: 그들이 있었다’, ‘국민 여러분!’ 등에 출연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과 캐릭터 소화력을 선보였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첫 영화에서 신인상의 영예와 화제성을 모두 잡으며 성공적인 활약을 펼친 이주명인 만큼 2025년 선보일 행보에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한편, 이주명은 JTBC 드라마 ‘마이 유스(MY YOUTH, 가제)’에서 아역배우 출신 인기 배우 모태린 역으로 출연해 감성적인 로맨스 연기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주간경향(총 291 건 검색)
- [이주영의 연뮤덕질기](39) 사람답게 산다는 것(2025. 01. 03 15:00)
- 2025. 01. 03 15:00 문화/과학
- 뮤지컬 <글루미 선데이>·연극 <타인의 삶> 등 연극 <타인의 삶> 공연 장면. 프로젝트그룹 일다 미로 같은 길을 지나 객석과 무대가 연결된 넓은 공간에 이르렀다. 중앙에는 크리스마스트리와 커다란 스크린이, 한쪽 테이블 위에는 먹거리가, 원형으로 둘려 있는 의자에는 방석과 봉제 인형이 놓여 있다. 경쾌한 음악이 흐르는 파티룸이다. 친절한 안내를 받으며 천장에 매달린 줄에 외투를 걸고 자리에 앉아 둘러보니 기묘하다. 안쪽에 모여 앉은 관객들과 뒤에 걸려 있는 외투들의 조합이 마치 ‘산 자와 죽은 자의 회합’ 같다. 파티극 <2024 망각댄스_4.16편> 10년(김수정·전웅 구성·연출, 극단 신세계 공동창작)은 티켓 판매와 동시에 전 회차가 매진됐다. 소규모 ‘파티극’과 ‘망각댄스_ 4.16 10년’이 어떻게 공존하는지 궁금해서다. 중3 아이 손을 잡고 들어선 공연장에는 관객 수만큼이나 많은 창작 출연진이 대기하고 있었다. 관객 한명 한명 감정 상태를 돌보기 위한 배려다. 사전에 문자로 공지돼 관객 대부분은 적극적으로 작품에 참여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 창작진들이 준비한 대본을 순서대로 낭독하며 ‘파티극’에 본격적으로 들어섰다. 상식에 관해 묻는 파티극과 감청극 대본은 이미 알려진 팩트 중심의 나열이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부터 2024년 12월 말 공연 당일까지의 대규모 재난과 참사, 정치·사회적인 변화와 위정자들의 대처를 짧게 기록했다. 연극적인 요소는 연도가 바뀔 때마다 당시 유행 가요가 나오며 화려한 조명이 등장하는 정도다. 관객과 출연진은 스트레칭도 하고 물도 마시면서 쉬엄쉬엄 낭독에 임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연도가 진행될수록 평온했던 단체 낭독은 거대한 드라마 극으로 바뀐다. 관객 각자의 경험과 배경, 문제의식 등이 울먹이거나 분노하는 발성과 표정, 서로를 위로하고 다독이는 태도를 통해 공유되면서 예상치 못한 화학반응이 일어난다. 창작 초연 연극 <타인의 삶>(손상규 각색·연출, 이단비 드라마터그, 카입 사운드, 김종석 무대, 김형연 조명) 역시 현 시국에 대한 풍자와 상식적인 대처 방안을 제시하는 작품으로 입소문을 타 연일 매진이다. 2007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동명의 영화 감독이자 각본가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의 원작을 배우이자 연출가 손상규가 직접 각색해 초연을 올렸다. 비밀경찰과 감청 전문가가 수십만 명에 이르렀던 1984년 동독, 비즐러(윤나무·이동휘 분)는 자타가 공인하는 완벽한 사회주의자다. 연인관계인 작가 드라이만(정승길·김준한 분)과 여배우 마리아 질란트(최희서 분)를 감청하던 중 동독 장관 브루노 햄프(김정호 분)의 비행(非行)을 알게 된다. 생존을 위해 브루노에 성적으로 부역하는 마리아의 고통과 예술가로 살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드라이만의 현실에 고뇌하던 비즐러는 어느새 이들을 비호하는 역(逆)감청 시스템을 만들어 간다. 무대는 6개의 의자와 몇 개의 간단한 소품이 전부다. 명확한 무대예술과 조명디자인, 강력한 캐릭터성과 전달력은 관객을 사로잡는다. 감청 행위를 여러 각도의 조명을 활용해 거대한 그림자극으로 연출한 부분은 비밀경찰에 대한 공포감을 극대화한 명장면이다. 독일 통일 이후 생존한 드라이만이 자신도 감청을 당했고, 동시에 보호받았음을 깨닫는 순간 역시 압권이다. 그의 집 천장과 벽에서 쏟아지는 폐쇄회로 라인들이 똬리를 튼 뱀처럼 바닥에 꿈틀거리고 비즐러가 각색한 감청 기록 문서가 산더미처럼 쏟아진다. 연극이기에 가능한 감정적 스펙터클이다. 뮤지컬 <글루미 선데이> 공연 장면. 네오 프로덕션 창작 초연 뮤지컬 <글루미 선데이>(성종완 작·작사, 김달중 연출, 김은영 작곡, 남경식 무대, 조철민 조명)는 인간의 존엄에 대한 각자의 질문과 답을 제시한다. 헝가리 피아노 연주자 셰레시 레죄가 1933년 발표한 노래 ‘글루미 선데이’에 얽힌 실화가 바탕이다. 동명의 1999년 영화(롤프 슈벨 감독·닉 바르코프 원작)와 닮았으나 한국적인 창작 뮤지컬로 재해석돼 상징과 은유가 가득하다. 19세기 중반 헝가리 부다페스트 14구역. 요리 솜씨가 뛰어난 자보(최재웅·김종구·정문성 분)는 아름다운 집시 연인 일루나(이정화·허혜진·이지연 분)와 레스토랑을 연다. 피아노 연주자 안드라스(정민·유승현·홍승안 분)는 일루나에게 반해 즉석에서 곡을 만들어내고 ‘글루미 선데이’라고 이름 짓는다. 자보와 일루나는 그를 환영하고 세 남녀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한스(이진혁·반정모·홍기범 분) 역시 일루나에 반해 청혼하지만 거절당하고 자살을 시도했으나 자보가 살려낸다. 자보의 레스토랑에 유명인들이 드나들면서 안드라스의 곡은 음반으로 발매돼 인기를 끌지만 청춘의 자살을 유도한다는 오명을 쓴다. 존엄을 지키기 위한 선택의 기로 제2차 세계대전이 극으로 치닫고 독일 장교 한스는 레스토랑을 점거하며 압박한다. 안드라스는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자살을 선택하고 일루나는 자보를 살리기 위해 한스에게 모든 것을 내준다. ‘글루미 선데이’의 음률에 맞춰 작품은 시종일관 우울하고 느리게 진행된다. 어두운 조명과 안드라스의 피아노 연주는 당시 부다페스트 자보 레스토랑으로 시공간을 옮겨 놓는다. 회색조 미장센의 유일한 빛은 일루나와 대여섯 개 테이블 위에 놓인 꽃장식이다. 순수하고 평온했던 일상에는 붉은 꽃이, 위기와 죽음이 이어지는 과정에는 점차 흰 꽃이 놓인다. 파티극 <2024 망각댄스_4.16편> 10년을 통해 관객들은 두 번의 탄핵 정국과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까지 떠올리며 깨닫는다. 연이은 사회적 재난은 정치권의 무능한 원인 규명과 대처에서 싹트는 악순환임을. 출연진들은 공연 말미, 이 위험하고 답 없는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생존 중인 관객을 위한 축하 파티를 연다. 희생자들을 향한 역설적인 애도의 퍼포먼스다. 출연진들이 환호하며 ‘생존 축하 파티’를 진행할수록 관객들은 오열한다. 분노와 고통의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위로하고 희생자들을 애도한다. 말 그대로 ‘죽은 자와 산 자가 서로를 위무’하는 ‘파티극’이다. 더불어 옮고 그름, 상식과 비상식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고 행동에 옮긴 한 비밀경찰의 작은 항거이자 연대를 다룬 <타인의 삶>과 각자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여러 결단을 담아낸 <글루미 선데이>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 새해를 맞는 우리들의 심연 어딘가와 맞닿아 있다. 새 을(乙)과 뱀 사(巳)는 서로 만나 상충하지만 이를 통해 새로운 변혁과 조화를 끌어낸다는 초심의 글자들이다. 파티극 <2024 망각댄스_4.16편> 10년은 상연이 끝났다. <타인의 삶>은 1월 19일, <글루미 선데이>는 1월 26일까지 상연한다.
- 이주영의 연뮤 덕질기
- “산재 인정은 기적”…이주노동자 유족의 지난한 2년(2024. 12. 30 06:00)
- 2024. 12. 30 06:00 사회
- 유족과 베트남 공동체의 노력으로 힘겨운 법정 싸움 끝 승소 판결 건설현장의 불법·정부기관 부실 조사로 잊힌 죽음 다시 밝혀내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이 2021년 4월 서울 중구 덕수궁길에 ‘산재 사망 건설노동자 시민 분향소’를 설치했다. / 권도현 기자 “좀더 버텨볼게. 혈압이 떨어지는지 눈앞이 빙빙 돌고 힘이 하나도 없네.”(즈엉 반 응웬) “이번 일 끝나면 힘들지 않은 일당 자리를 찾자.”(김윤정씨) 김윤정씨(35)가 남편 즈엉 반 응웬과 나눈 대화는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2022년 11월 18일, 두 사람이 문자메시지를 나눈 지 두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응웬은 일터에서 쓰러졌고, 이내 사망했다. 부검 결과 사인은 급성 심장사. 당시 응웬은 32세였고, 아이는 첫돌도 지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아이 때문에, 아이를 위해서, 아이가 있어서 힘을 냈어요.” 지난 2년간 윤정씨는 응웬의 죽음이 산업재해였음을 인정받기 위해 싸웠다.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싸움이었다. 애초에 돌연사는 한 해에 산재로 인정되는 사례가 17건(2022년 기준)에 불과할 정도로 산재 인정이 드물게 이뤄진다. 더구나 응웬은 불법 하도급이 만연한 건설업에서 일했다. 그가 일한 시간을 증명할 서류는 형식적으로만 작성돼 있었고, 응웬이 ‘진짜 일한 시간’을 증언해 줄 동료들은 일감을 찾아 이 현장 저 현장을 떠돌고 있었다. 결정적으로 베트남 출신의 응웬은 흔히들 ‘불법’이라고 말하는 미등록 이주노동자였다. 때문에 윤정씨와 사이에 아이를 얻고도 혼인신고를 하지 못했다. 역시 베트남 출신으로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윤정씨는 자신이 응웬의 ‘유족’이 맞다는 걸 입증한 이후에야 본격적인 산재 인정 여부를 다툴 수 있었다. “기적이에요.” 윤정씨의 지난한 싸움을 도왔던 원옥금 이주민센터 동행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서울행정법원은 2024년 12월 19일 응웬의 죽음이 산재임을 인정해 달라며 윤정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윤정씨의 손을 들어줬다. 원 대표의 말에 담긴 것은 가까스로 산재가 인정됐다는 안도감만이 아니다. 이주노동자들이 더 비공식적이고, 더 힘들고, 더 위험한 일을 도맡고 있지만, 사고가 일어났을 때 구제 가능성은 기적에 가까울 만큼 비현실적으로 적다는 한탄이 담겼다. 응웬의 죽음과 윤정씨의 싸움은 한국사회의 일면을 보여준다. 일을 시키면서도 일하는 사람을 책임지지 않는 회사, 다단계 하도급과 불법이 일상이 된 업계, 이 구조의 제일 밑바닥에서 과중한 업무를 떠안는 이주노동자들, 이런 모든 구조적인 모순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제출한 형식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산재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정부기관. 한국사회의 이 고착된 구조를 뚫고 응웬의 죽음의 원인을 밝혀낸 건 베트남 이주민 공동체였다. 더 위험하고 더 힘든 일로 딸과 함께 차에 타고 있는 생전의 즈엉 반 응웬. 응웬은 2022년 11월 32세의 나이로 건설현장에서 숨을 거뒀다. 유족 제공 2019년 한국에 입국한 응웬은 건설현장 철근공으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왔다. 체류 자격 없이 일한 미등록 노동자였다. 철근공은 철근을 운반해 자르고 구부리고 묶어 벽이나 바닥이 될 곳에 넣고 고정한다. 무거운 철근을 다루는 일이라 팔꿈치나 무릎에 무리가 가기 십상이다. 응웬이 마지막으로 일했던 곳은 인천 검단의 아파트 건설 현장이었다. 응웬은 2022년 11월 5일부터 숨을 거둔 11월 18일까지 열흘 정도 이곳에서 일했다. 이전처럼 철근공으로 일했지만 일하는 방식이 달랐다. 철근공들이 모인 팀인 ‘석방팀’의 일원으로 일했기 때문이다. 석방팀은 건설업체로부터 일감을 따낸 팀장이 팀원을 모집해 꾸린다. 일한 시간이 아니라 작업한 면적에 따라 보수를 받는다. 일종의 도급이다. 철근공들이 철근을 채우면 콘크리트를 타설해 벽과 바닥을 만드는 공정이 이어지는데, 이 공기를 맞추기 위해 석방팀이 활용된다. 석방팀에 일을 맡기는 건설업체는 석방팀이 몇 명이고, 어떻게 일하는 지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오로지 요구하는 건 정해진 시간 내에 일감을 끝내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석방팀은 일감이 많은 날 남들보다 일찍 출근해 늦게 퇴근하고, 쉬는 시간이나 식사 시간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채 일에 매진한다. 건설업체가 정한 마감 시한을 지키기 위해 일하는 속도에 대한 압박이 심할 수밖에 없다. 일감이 너무 많으면 석방팀장이 사람을 더 구하기도 하는데, 사람이 늘수록 개개인이 가져가는 몫은 줄어든다. 일이 고된 석방팀의 유일한 장점은 후한 보수였다. 일당직 철근공으로는 하루에 17만~19만원을 벌었지만, 석방팀으로 일한 열흘간 응웬은 하루평균 27만원을 벌었다. 응웬도 석방팀 일이 힘든 걸 알았지만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했기에 이 일을 시작했다. 2022년 1월 응웬과 윤정씨 사이에 딸이 태어났다. 응웬은 미등록 이주노동자였기에 윤정씨와 혼인신고도 할 수 없었고, 딸을 호적에 올릴 수도 없었다. 한국 국적이 있는 윤정씨와 혼인신고를 하면 결혼비자를 받을 수 있지만, 그전에 미등록으로 지냈던 기간만큼 범칙금을 내야 했다. 제반 비용까지 합치면 3000만원가량이 필요했다고 한다. 합법적인 가족으로 살기 위해 시작한 일은 끝내 응웬의 목숨을 앗아갔다. 응웬은 처음 경험하는 석방팀의 업무 속도를 버거워했다. 다음날 콘크리트를 타설한다는 공사 일정이 나오면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안에 일을 끝내야 했다. 응웬은 석방팀에서 일을 시작하고 주변에 “팀장의 눈치가 보이고 팀원들에게 미안하다”, “다른 일을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응웬의 베트남 출신 동료 A씨는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응웬은 석방팀의 일원으로 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이런 방식에 적응을 못 해서 많이 힘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사망 당일 아내 윤정씨에게 “아침부터 힘이 없다”고 말했던 응웬은 팀장에게 조퇴 의사를 밝혔다. 전날 팀원 한 명이 그만둬 안 그래도 인력이 부족한 터라 팀장은 처음엔 난색을 표하다 응웬의 상태를 보고 조퇴를 허락했다. 그러나 응웬은 택시를 잡는 방법을 몰랐고, 결국 다시 현장으로 복귀해야 했다. 몸이 보내는 위험신호를 참고 일하던 응웬은 이날 오후 3시쯤 쓰러진 뒤 이내 사망했다.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죽음 윤정씨는 당시를 회상하면서 베트남어로 “한국말에 혼백이 날아간다는 말이 있나요. 너무 황당하고 기가 막혀서 심장이 벌렁거렸어요”라고 했다. 윤정씨는 황망하게 응웬의 장례를 치렀다. 응웬과 근로계약서를 쓴 전문 건설업체에서는 단 한 사람이 장례식장을 찾았다. 윤정씨는 “딱 한 명 찾아왔어요. 사장은 아니고 팀장 위에 있는 사람이래요. 힘내라는 격려 한 마디 없었어요. 일 때문에 사망한 것 같은데 장례비만 주고 그 후에는 모른 척했어요. 그 회사 이름을 아직도 제대로 몰라요”라고 했다. 응웬조차 자신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회사의 이름은 몰랐을 가능성이 크다. 불법 하도급을 숨기기 위한 형식상 계약이었기 때문이다. 건설산업기본법은 일감을 따낸 수급인이 다시 일감을 떼주는 재하도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법이 허용하는 것은 ‘발주처-종합건설업체(원청·시공사)-전문건설업체(하도급)-건설노동자’로 이어지는 계약구조다. 때문에 응웬은 표면적으로는 전문건설업체 B사와 근로계약을 썼다. 그러나 실제로는 ‘철근사장’이라는 인물로부터 재하도급을 받은 석방팀의 일원으로 일했다. 실제로 석방팀이 몇 단계의 재하도급을 거쳤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기형적인 고용구조는 회사가 사망한 노동자에 대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책임감마저 희석한다. 응웬의 죽음은 한동안 산재가 아닌, 경찰이 조사하는 변사사건으로 다뤄졌다. 윤정씨도 “응웬이 미등록이니까” 산재보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산재를 신청하지 않았다. 그러나 산재보험 가입자는 개별 노동자가 아니라 사업장이다. 사업장에서 일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수급권이 있다. 윤정씨는 지인의 귀띔에 뒤늦게 산재 신청을 했지만, 한국어가 유창하지 않은 그에게는 무엇 하나 쉽지 않았다. 혼인신고가 안 된 상황에서 응웬의 유족임을 밝히기 위해 돈을 빌려 딸의 유전자 검사까지 해야 했다. 윤정씨는 “결혼을 안 해서 사실혼이잖아요. 각종 서류를 준비하는데 돈이 많이 들어갔어요. 엄청 복잡하고 힘들었어요”라고 했다. 급성 심장사 등 돌연사가 산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단기간 업무 부담이 늘었거나, 사망 전 12주 동안 주당 평균 노동시간이 60시간을 초과했다면 산재로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얼마나 오래 일했는지를 입증하는 게 첫 관문인 셈이다. 그러나 불법하도급이 만연한 건설업의 제일 밑바닥에서 일했던 응웬의 경우에는 노동시간을 정확히 산출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었다. 베트남 결혼 이주여성이기도 한 원옥금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제조업처럼 한 곳에서 일하면 알기 쉬운데, 건설업은 어느 현장에서 일했는지를 찾아내는 것도 힘들었어요. 기껏 일한 현장을 찾아내도 며칠 나오다가 며칠 안 나온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 그때는 다른 현장에서 일했을 수 있는데 찾을 수가 없어요. 고인 휴대전화를 다 뒤져보고, 현장 찾아서 동료들 이야기를 듣는 걸 반복했어요.” 근로복지공단은 2023년 11월 “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은 37시간 7분”이라며 응웬의 죽음이 산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응웬이 사망 전 열흘 동안 석방팀에 근무하면서 단기간 업무량이 급증했다는 점은 고려하지 않았다. 오히려 공단은 회사 측이 제출한 자료를 거의 그대로 받아들였다. 예컨대 회사 측은 해당 건설현장의 노동자들이 점심시간을 포함해 하루 2시간을 쉬었다며 응웬이 일한 석방팀도 2시간을 쉬었다고 주장했다. 공단은 이 주장을 바탕으로 응웬의 근무시간에서 하루 2시간씩을 일률적으로 뺐다. 그러나 석방팀은 높은 노동강도로 인해 하루 두 차례 10분가량 쉬는 것이 전부였고, 점심시간도 30~40분만 주어졌다. 공단 측의 조사는 충실했다고 보기 어렵다. 공단의 요양업무처리규정은 심장질환 등을 조사할 때 동료근로자 등의 진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러나 응웬이 일한 석방팀의 팀장이었던 베트남 출신 노동자 C씨는 법정에서 “제가 알기로는 (근로복지공단에서) 팀원 가운데 누구도 부르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조사 과정에서 회사는 거짓도 섞었다. 회사 측은 응웬의 가슴에 수술 자국이 있다며 기존 병력이 있었을 가능성을 암시했다. 그러나 부검 결과 응웬의 가슴에서는 아무런 수술 자국도 발견되지 않았다. 윤정씨는 “남편이 사망하고 아무 도움은 못 줄망정 거짓말하고 책임 회피하는 것이 너무 분했다”고 말했다. 2년 만의 산재 인정 대부분의 이주노동자 유족과 달리 윤정씨는 공단의 산재 불인정 판단에도 불구하고 소송을 택했다. 원옥금 대표, 사건을 맡은 박다혜 변호사와 함께 응웬의 죽음을 증언해 줄 동료들을 찾아 나섰다. 마지막 현장에서 함께 일했던 이들과 어렵게 연락이 닿았다. 그들이 새로 일하고 있는 현장에서 일을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밤늦게 만나 증언을 수집했다. 다행히도 석방팀원들 대부분이 윤정씨와 말이 통하는 베트남 노동자였다. 이는 일이 고단한 철근공, 그중에서도 힘든 석방팀 일을 사실상 이주노동자들이 도맡고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 응웬과 열흘간 함께 일한 것이 인연의 전부인 A씨는 흔쾌히 진술서를 써줬다. A씨는 진술서에서 “응웬은 철근공으로 일해왔지만 일당으로만 일을 했습니다. 석방팀은 도급이라 아침 체조도 생략하고 정해진 근무시간도 없습니다. 늘 빨리하라고 재촉받고 진도가 늦으면 안 되니까 최대한 빨리 일을 해야 합니다. 일당으로 일하는 것보다 훨씬 힘듭니다”라고 했다. 석방팀장이었던 C씨는 바쁘게 일터를 오가는 와중에도 진술서를 쓰고,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진술도 했다. 그가 인천 검단 현장에서 일한 내역을 기록한 노트는 응웬의 업무강도를 입증하는 주요 증거가 되기도 했다. C씨는 진술서에서 “응웬씨가 죽은 날은 일이 많고 한 사람이 일을 나오지 않아서 작업량이 더 많았습니다. 응웬씨가 몸이 피곤하고 힘들다고 일찍 퇴근하고 싶다고 했는데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응웬씨가 쓰러진 후에 팀원 4명을 더 충원해서 불렀습니다”라고 했다. 동료 A씨가 베트남으로 귀국하면서 한때 연락이 끊기기도 했다. 원옥금 대표는 페이스북에 응웬의 동료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고, 이 편지가 베트남 공동체를 통해 알음알음 전파되면서 다시 A씨와 연락이 닿게 됐다. 원 대표는 “같이 일했던 동료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줬다. 일이 힘들어서 사망했는데 아무 보상도 없다는 걸 직접 눈으로 본 사람들이었다. (동료들이) 자신들도 그런 일을 겪지 않을까 걱정되고 무서운 마음도 있고, 미등록(노동자)이라 하더라도 사람의 권리라는 게 있으니까,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적극 도와줬다. 산재 인정이 되고 동료들에게도 바로 알려줬다. ‘너무 기쁘고 다행스럽다’고 하더라”고 했다.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석방팀의 특성으로 인해 업무강도가 급증했다는 유족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사망 직전 고인에게 급격하고 과도한 육체적 부담과 스트레스가 있었다고 보이고, 이로 인해 급성 심정지가 발병, 사망에 이르렀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현장의 불법, 정부 조사 기관의 실패로 잊힌 죽음을 유족과 베트남 공동체의 노력으로 다시 밝혀냈다. 박다혜 법률사무소 ‘고른’ 변호사는 “원옥금 대표님이 통·번역 지원을 해주셨다. 그런 지원이 없이 이 사건을 맡았다면 동료 노동자들을 수소문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고, 어디서 일하는지를 알아도 소통이 어려웠을 것이다. 더구나 불법 하도급이라 형식적인 근로시간만 기록돼 있고, 실질적으로 어떤 노동을 했는지는 가려져 있었다. 그런 점에서 근로복지공단의 역할이 필요한데 충실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 같다. 이런 사건을 다룰 때 공단의 역할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특집
- [이주영의 연뮤덕질기](38) 팬덤으로 거듭난 세계 속 한국 뮤지컬(2024. 12. 20 15:00)
- 2024. 12. 20 15:00 문화/과학
-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위대한 개츠비> 등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한국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공연 장면 /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한국적 민주주의의 새로운 실천양식으로 부상한 K팝 팬들의 ‘응원봉 시위’가 화제다. 정치학자인 한나 아렌트가 저서 <인간의 조건>에서 명시한, 진정한 자유를 위한 ‘정치적 행위’에서 ‘팬’들의 연대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하는 나날이다.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와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중국 상하이 등에서 한국 뮤지컬이 자리를 잡아가는 것도 ‘덕후’(열성팬)들의 관심과 연대가 피워올린 나비효과다. 평단과 관객들의 호평을 받으며 오픈런(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아 무기한 상연) 공연 중인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과 <위대한 개츠비>, 상하이대극원(중국 최초의 오페라 전용극장)에서 매년 공연 중인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등은 초연부터 팬덤(특정 분야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창작·제작진과 관객들의 열정으로 지금에 이르렀다. 한국적 팬덤이 세계화의 뿌리 지난 10월 프리뷰 기간을 거쳐 11월부터 브로드웨이 벨라스코 극장에서 오픈런 공연 중인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박천휴 작·작사, 윌 애런슨 작·작곡, 마이클 아덴 연출)은 발랄하면서도 애잔하다. 인간을 보좌하는 헬퍼봇이지만 수명이 다돼 덤덤하게 홀로 살아가던 올리버와 클레어의 따뜻한 인간애를 담았다. 브로드웨이 버전은 한국판의 상당 부분을 반영했다. 한국적인 배경과 서사, 영상에 사용되는 한국어 문구까지 그대로 장면화했다. 400석 미만 소극장의 3인극은 브로드웨이로 가면서 1000석 규모의 4인극으로 바뀌고 조명과 소품으로 구분한 올리버와 클레어의 공간은 두 개가 됐다. 라이브 재즈밴드는 6인 규모로 뒤에 자리를 잡아 등장인물과 소통한다. 아날로그 정서는 유지하되 사랑을 확인하기 전 망설이는 안타까움은 덜고 1960년대 재즈 음반과 화분, 반딧불이로 대변되는 낭만을 보탰다. 진입장벽 높은 브로드웨이에서 처음부터 1000석 규모에 오픈런으로 출범한 것도 특별하다. 브로드웨이에서 첫선을 보이는 작품 중 10% 정도가 장기 공연에 들어가는 경향을 감안하면 큰 혜택이자 도전이다. 초연부터 꾸준했던 한국과 아시아 각국 라이선스 공연의 팬덤 덕이다. 티켓 사이트를 찾아보니 프리뷰 공연이 시작된 지난 10월부터 호평 일색으로 연말 몇몇 회차는 매진이었다. 1700석 규모의 브로드웨이 극장에서 주당 100만달러(약 14억4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20주 연속 달성한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제임스 하울랜드 작곡·마크 브루니 연출·신춘수 총괄 프로듀서)는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원작을 각색한 초호화 쇼뮤지컬이다. 19인의 재즈밴드 라이브 연주자들을 비롯해 1년 넘게 프리뷰 단계부터 함께해온 앙상블은 이 작품의 세계관으로 작동한다. 덕분에 프리뷰 기간 관객 반응을 보며 상당 부분 수정한 후 브로드웨이에 최적화한 작품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문학작품으로 공감대 형성 첫사랑이지만 유부녀인 데이지를 잊지 못해 매일 파티를 여는 개츠비의 삶은 2막 중반까지 화려하다. 데이지 부부와 주변 인물로 대표되는 무기력한 상류층의 사건·사고와 개츠비의 정체가 드러나고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화려함은 공허함으로, 1920년대의 혼돈은 동시대의 혼돈으로 치환된다. 기존의 동명 영화나 뮤지컬과의 차이는 데이지를 비롯한 여성 캐릭터에게 목소리를 부여한 점이다. 데이지의 속내가 담긴 넘버들은 이 프로덕션만의 재해석이다. 빌보드 캐스트 앨범부문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OST가 인기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상하이대극원에서 매년 상연하는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공연 장면 / 상하이대극원 제공 호평과 흥행성적은 그대로 런던 웨스트엔드 진출로 이어졌다. 2025년 4월에는 2300석 규모 런던 콜리세움에서도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가 동시 상연될 예정이다. 단독 리드 프로듀서인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가 브로드웨이 현지에서 직접 섭외한 창작·출연진들은 대본 개발부터 프리뷰 공연까지 한 스텝씩 밟으며 지금에 이르렀다. 신춘수 대표 혼자 리드하고 책임지는 시스템이다. 위험도가 높은 만큼 결정은 빨라 기획한 지 4년여 만에 지금의 반향을 끌어냈다. 십수 년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친 신춘수 대표의 경험에서 비롯된 도전이다. 지난 10월부터 11월까지 상하이대극원에서 100회 기념 공연을 한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김경주 작·작사, 오세혁 각색·연출, 이진욱 작곡)는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한국 창작 뮤지컬이다. 방대한 원작은 문체까지 압축한 대사와 넘버, 연기 등으로 시각화돼 원작보다 더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죽음과 삶을 넘나드는 매개로 사용되는 흙, 물, 회칠 분장, 광기의 안무, 다채로운 조명 디자인은 이 작품의 정동(情動·신체 변화가 잇따르는 강렬한 감정 상태)이다. 아버지 표도르의 광기와 네 아들의 전혀 다른 경련이 대표 넘버인 ‘헛소리’로 시각화된 4분은 맹수 같은 다섯 남자의 노랫말 전투를 보는 듯하다. 2018년 국내 초연 이후 네 번째 시즌에 이른 이 작품은 2022년 중국 상하이대극원이 라이선스 계약 후 자체 제작하면서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거듭났다. 한국에서는 중소극장에서 2개월여 상연했으나 상하이대극원에서는 600석 중극장을 거쳐 1500석 대극장 공연으로 확장됐다. 여러 도시 순회공연을 통해 중국 내 팬덤이 커지면서 팬들의 2차 창작이 이어지고, 독서 토론 등으로 열기가 지속하고 있다. <브라더스 까라마조프>의 오리지널 연출이자 중국에서 새로운 작품을 공동창작 중인 네버엔딩플레이 오세혁 대표는 필자와 지난 12월 13일 e메일 인터뷰에서 “상하이대극원과 대극장 뮤지컬 <세이킬로스>, 나오인과 중극장 뮤지컬 <위험한 연민> 등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뮤지컬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는 현상에 대해선 “해외 뮤지컬 시장에서 한국 창작진과 제작진은 계약조건 이상으로 헌신하고 협력한다. 계약 관계를 넘어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며 “사람 대 사람으로 접근하는 태도가 한국 뮤지컬의 저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모든 예술 활동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의 간극을 메우며 사람 대 사람의 관계를 중시하는 태도다. 해외에서 장기공연에 들어간 한국 뮤지컬은 대부분 열정적인 창작진들과 관객의 연대가 활성화돼 있다. 미디어 학자 헨리 젠킨스는 연구자이면서 게임과 영화 등의 광팬인 자신의 정체성을 들여다보며 아카팬(Aca-Fan·아카데믹 팬의 줄임말) 개념을 도출했다. 그는 스스로 “두 세계 사이의 격차를 메우는 존재”이며 “소비자와 시민의 관점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더 큰 공간을 여는 방법을 찾는 것을 도전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응원봉’을 들고 잘못된 것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광장에 모인 K팝 팬들과 좋은 작품을 알리고 함께 느끼고자 하는 뮤지컬 팬들은 ‘더 큰 공간을 함께 연다’는 점에서 같은 지향점을 가진 아카팬들이다. 이 글에서 언급한 작품들의 최신 공연 클립들은 모두 유튜브에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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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영의 연뮤덕질기] (37) 위기에서 빛나는 우정의 연대(2024. 12. 06 15:40)
- 2024. 12. 06 15:40 문화/과학
- 뮤지컬 <긴긴밤>·연극 <사일런트 스카이> 뮤지컬 <긴긴밤>의 노든과 새끼 펭귄 장면 / 라이브러리컴퍼니 이미 여러 번 읽은 루리 작가의 <긴긴밤>(2021·문학동네)을 뒤적이며 ‘긴긴밤’을 지새웠다. 과거 악몽이 되살아나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살아생전 다시 겪을 일 없을 거로 생각했던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12·3 비상계엄 사태)는 44년 전 트라우마를 들쑤셔 놓았다. 비상계엄을 글로 배운 중학생 아이가 과거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묻는다. 희망과 절망이 교차한 ‘서울의 봄’(1979년 10월 26일~1980년 5월 18일 전국적 민주화운동)과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들 이야기를 복기했다. 아이는 대통령이 발호하는 비상계엄이 준전시 상황임을 인식하고 계엄군이 국회에 진입하는 뉴스를 보며 할 말을 잃었다. 뮤지컬 <긴긴밤> 흰바위 코뿔소 노든의 가족을 공격한 밀렵꾼을 대하는 새끼 펭귄의 분노와도 같다. <긴긴밤>(양소영 작·작사, 박보윤 작곡, 황희원 연출, 이철 무대)은 루리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동화가 원작인 창작 초연 뮤지컬이다. 200석 남짓한 작은 무대는 반타원형 초원이 덧대어진 시공간 융합 공간이다. 아프리카 평원부터 사막, 도심 동물원, 거대한 바다와 물웅덩이, 습지 등 이야기가 진행되는 지구 곳곳의 공간이 시간대를 넘나들며 진행된다. 오묘한 공간에 편안한 면바지와 셔츠 차림의 새끼 펭귄(연지현·이정화·설가은 분)이 ‘따닥따닥’ 캐스터네츠를 울리며 등장한다. 자신의 아버지들인 흰바위 코뿔소 노든과 펭귄인 치쿠 및 윔보, 작은 ‘알’ 상태였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서다. 아울러 작품의 화자이자 주인공인 자신은 그냥 펭귄일 뿐 이름이 없는 점도 강조한다. 이 작품에서 ‘이름이 있다는 것’은 ‘동물원에 구속된 적이 있다는 것’이다. 펭귄은 이름이 없는 대신 태어나면서 지금까지 스스로 모든 것을 결정하고 감내해온 자유인임을 강조한다. 고통을 이겨내는 불면의 긴긴밤 흰바위 코뿔소 노든(홍우진·강정우·이형훈 분)은 코끼리 무리에서 자라났다. 아프리카풍의 삼바 리듬에 맞춰 춤을 추며 등장하는 어린 노든에게 코끼리 가족들은 “코가 길지 않아도 너는 훌륭한 코끼리야. 이제 훌륭한 코뿔소가 되는 일만 남았어”라고 덕담을 안긴다. 독립 후 가족을 이루어 살던 노든은 뿔을 탐내는 밀렵꾼에게 가족을 다 잃는다. 동물원에 갇혀 악몽 속 긴긴밤을 보내던 중 코뿔소 앙가부(박근식·박선영 분)가 얘기를 하면 나아진다고 조언하자 조금씩 마음을 연다. 마음껏 달리는 게 꿈인 앙가부를 위해 동물원 탈출을 계획하던 노든은 또다시 밀렵꾼에게 앙가부를 잃고 전쟁에 휩싸인다. 한쪽 눈을 실명한 치쿠(유동훈·이규학 분)는 ‘알’을 같이 키우던 친구 윔보를 잃고 함께 키우던 알을 보호하기 위해 노든과 동행한다. 알이 부화한 새끼 펭귄의 터전인 바다로 가기 위해서다.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대표 넘버 ‘바람보다 더 빠르게’에서 “바람보다 더 빠르게. 저 끝까지 달려가. 바람보다 더 빠르게 어디로든 달려”를 반복하는 것은 자유를 만끽하는 대신 책임을 지고 고독을 즐기겠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작은 무대지만 극에 빠져들수록 거대한 평원이 동시에 아른거린다. 앙가부와 노든의 질주 본능을 반영한 동선, 새끼 펭귄이 종국에 도달하는 거대한 바다는 조명과 음향만으로 벅찬 감동을 준다. 새끼 펭귄과 노든, 치쿠 등이 긴긴밤을 두려워하지 않고 직면할 수 있었던 것은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이끌어준 우정의 연대 덕이다. 연극 <사일런트 스카이>(로렌 군더슨 작, 김민정 윤색·연출, 김종석 무대, 이수경 영상)는 사후 노벨 물리학상 후보자에 언급된 천문학자 헨리에타 레빗(1868~1921)의 삶과 동료들의 연대를 그린다. 헨리에타(안은진 분)는 대학 졸업 후 하버드대학 천문대에서 항성의 밝기를 검수하는 계산원으로 근무한 여성 천문학자다. 그러나 그는 죽을 때까지 천체 망원경을 거의 만져보지 못했다. 당시 천체 망원경 조작은 남성들의 전유물이어서이다. 여성학자들이 볼 수 있는 것은 남성 천문학자들이 촬영한 사진 건판(Dry plate·빛을 받으면 검게 그을리는 용액을 바른 뒤 말린 유리판을 망원경 뒤에 끼워 넣어 별빛을 검은 반점으로 남긴 판)뿐이다. 연극 <사일런트 스카이>의 크리스마스트리 같은 성운과 별무리 장면 / 국립극단 다른 존재의 인정 시너지 창출로 그는 왕성한 호기심과 끈기로 수년간 사진 건판 수천 장을 분석해 동료들과 변광성의 체계를 목록화했다. 맥동 변광성(맥박처럼 주기적으로 빛의 밝기가 변하는 별)인 세페이드 변광성(Cepheid variable star)을 분석해 또 다른 우주가 존재함을 입증해낸 것이다. 여성 참정권 투쟁이 겨우 거론되던 시대, 헨리에타는 많은 연구 업적을 이룩했음에도 주요 연구자로 학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사회적인 제약 속에서 동료들과 여동생 마거릿 레빗(홍서영 분)과 동료 피터 쇼(정환 분) 등은 그의 끈기와 연구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며 함께한다. 작품은 밤하늘에 촘촘히 박힌 별처럼 시적이고 잔잔하다. 가족을 돌보거나 사진 건판을 분석하는 것이 전부였던 헨리에타의 삶을 무대화하기 위해 창작진은 그의 인생을 돌아보았다. 평생 흠모했던 천체 망원경 관측과 연구에 영감을 준 여동생 마거릿의 연주, 유럽 여행의 감동 등 그 삶의 인상적인 공간과 기억이 무대예술로 구현돼 마치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따뜻하게 반짝인다. 마지막 장면은 헨리에타가 평생 거의 만져보지 못한 천체망원경을 통해 별을 관측하자 무대 전체에 별 무리와 성운이 가득 영사되는 장면이다. 크리스마스트리로 상징하는 꿈의 실현 같다. <긴긴밤>은 고단한 삶과 사건 사고를 겪고 ‘긴긴밤’을 지새우던 등장인물들이 서로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 이야기를 또 다른 누군가와 나누기도 하면서 고통을 극복하는 사랑과 연대에 대한 작품이다. 새끼 펭귄이 관객들에게 세 아버지 이야기를 전하는 것도 긴긴밤을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일지 모른다. <사일런트 스카이>에서 헨리에타가 가장 의지했던 여성 천문학자 윌러미나 플레밍(박지아 분)과 애니 캐넌(조승연 분)과의 젊은 시절 에피소드는 이 작품에서 가장 활기 넘치는 장이다. 서로 다른 스타일을 이해하고 인정하며 각자의 연구에 도움을 주던, 전혀 다른 존재들이 서로를 이해하며 시너지를 창출하는 과정이다. 명분 없는, 법리에 어긋난다고 평가되는 지난 12월 3일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3시간여 만에 여야 국회의원 190명의 동의로 해제됐다. 밤새 뉴스를 같이 본 아이와 새벽에 짧은 잠을 청했으나 여전히 잠이 오지 않았다. 긴박한 역사적 퇴행은 일단 마무리가 된 듯하나 새로운 문제가 산적해 있다.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는 “우정은 친구와 적을 구별하지 않는 친구이면서 적이고 적이면서 친구가 될 수 있는, 친구와 적의 갈등과 해소를 동시에 포용하는 관계”라고 강조했다. 집단지성과 우정의 연대는 생각보다 큰 힘이 있다. <사일런트 스카이>는 12월 28일, <긴긴밤>은 2025년 1월 5일까지 상연한다.
- 이주영의 연뮤 덕질기
레이디경향(총 23 건 검색)
- ‘판빙빙의 그녀’ 이주영
- 2023. 03. 27 09:51 연예
- 배우 이주영. 코스모폴리탄 제공 최근 베를린 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돼 프리미어 상영을 한 판빙빙과의 퀴어 영화 <그린나이트>의 배우 이주영이 티 없이 맑은 미모를 공개했다. 이주영은 바람에 머리칼을 날리며 투명한 얼굴을 드러내기도, 금붕어들 사이에서 몽상적인 표정을 짓기도 하며 싱그러우면서도 깊이 있는 매력을 보여줬다. 배우 이주영. 코스모폴리탄 제공 이주영은 <그린나이트>에서 배우 판빙빙의 자필 편지를 받고 섭외에 응했다. “사실 시나리오를 받고서는 결심이 필요했어요. 하지만 판빙빙 언니가 제가 지금까지 한국 영화계에서 어떤 배우인지, 어떤 캐릭터를 연기했는지부터 예능 <런닝맨>에 나온 모습까지 사전 조사를 정말 많이 하시고 꼭 제가 나와줬으면 한다고 쓰신 편지를 받은 거죠. 감독님이 왜 이 시나리오를 썼는지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요. 이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우 이주영. 코스모폴리탄 제공 뜨거운 러브콜로 영화에 합류했지만 해외 스태프들과의 촬영은 쉽지는 않았다. “낯선 현장이었어요. 중국 스태프들이 많았고, 항상 통역가와 함께 소통을 해야 해서 제약이 많았는데, 나중엔 언어를 통하지 않더라도 판빙빙 언니 눈을 보면서 느껴지는 감정이 있더라고요. 영화 <화양연화> 같은 공간의 분위기도 그 순간에 온전히 몰입하는 데 도움을 줬어요.” 이주영이 맡은 배역 ‘초록머리 여자’는 자유로운 여성이다. “감독님은 스스로 소동물인 것처럼 생각하고 연기해줬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본능적이고 직관적으로요. 카메라 앞에서 자유롭기란 쉽지 않지만 내가 어떤 돌발적인 행동을 해도 카메라가 따라와 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임했어요. 실제로 모든 촬영이 핸드헬드로 이루어졌죠. 촬영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감독님도 판빙빙 언니도 저도 모두 영화적 순간을 믿는 사람들이었던 것 같아요.” 배우 이주영. 코스모폴리탄 제공 배우 이주영. 코스모폴리탄 제공 판빙빙은 이주영과 연기한 후 “개인적으로 만났어도 사랑에 빠졌을 사람”이라고 극찬한 바 있는데, 이주영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지만 영화를 찍었던 순간만큼은 판빙빙의 캐릭터를 진심으로 사랑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번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오랜만에 만났는데, 만나자마자 포옹했어요. 서로 ‘걸프렌드’라고 하면서.(웃음)” 강단 있는 기자 서정인, 유일한 여성 야구선수 주수인, 트랜스젠더 마현이 등 단단하고 주체적인 역할을 자주 맡아온 이주영은 “가장 내세우고 싶은 손가락은 ‘주수인’, 가장 아픈 손가락은 ‘마현이’”라고 밝히며 “이젠 이주영인 줄 몰랐어, 이주영 배우가 저런 연기를 하는 건 처음 보는 것 같아”라는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캐릭터를 맡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배우 이주영. 코스모폴리탄 제공 한편 이주영은 과거 맥도날드 라이더를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연출한 단편영화 <문 앞에 두고 벨 X>로 부산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에 초청된 신인 감독이기도 하다. “첫 연출작이 자신의 이야기라는 속설을 ‘왜 그렇지?’라고 생각했는데 저 역시 그렇게 되더라고요.(웃음)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고 싶었고 우리 주변에 있을 수 있는 일을 그려냈어요. 켄 로치, 다르덴 형제 감독을 좋아하거든요. 나중엔 장편 영화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이주영의 화보와 진솔한 인터뷰가 실린 <코스모폴리탄> 4월호는 2023년 3월 22일부터 전국 서점에서 구매 가능하며, 전문은 코스모폴리탄 코리아 웹사이트와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만나볼 수 있다.
- [퇴근뉴스] 미국인은 왜 ‘캐나다 이주’를 검색할까
- 2022. 12. 29 17:46 화제
- 하지만 실제 캐나다로 이주를 실행한 미국인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한다. ■미국인은 언제 조국 탈출을 꿈꿀까 한때 ‘헬조선 탈출’을 외치며 해외 이민을 검색하는 이들이 있었다. 미국인의 경우 ‘캐나다 이주’를 검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언제 가장 많이 ‘캐나다 이주’를 검색했을까.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2004년 이후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캐나다 이주’를 검색했을 때는 2016년 11월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됐을 당시였다. 같은 해 3월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의 경선 승리, 2004년 11월 조지 W 부시 대통령 재선, 2020년 11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최근에는 지난 6월 미국 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하던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폐기했을 때 다시 ‘캐나다 이주’ 검색이 급상승했다. 하지만 29일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실제 캐나다로 이주를 실행한 미국인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한다.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이 300원씩 인상될 경우 지하철은 1천550원, 시내버스는 1천500원이 된다. ■서울 지하철·버스 요금 300원 인상 추진 서울 지하철과 버스 요금이 이르면 내년 4월부터 300원 오른다. 서울시는 내년 4월 말 지하철, 시내버스, 마을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을 각 300원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현재 서울 대중교통 일반요금은 카드 기준 지하철이 1천250원, 시내버스는 1천200원으로 300원씩 인상될 경우 지하철은 1천550원, 시내버스는 1천500원이 된다. 현금의 경우 지하철은 1천650원, 시내버스는 1천600원을 내야 한다. 서울시는 지하철과 버스의 누적 적자가 심하며 정부가 내년에도 노약자 무임수송 손실 예산을 지원하지 않기로 하면서 요금을 올리기로 했다는 입장이다. 이전 서울시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2015년 6월에 이뤄졌다. 전국 아파트 매매·전셋값이 또다시 역대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값 8주 연속 역대 최대 낙폭 서울 아파트값이 이번주 0.74% 떨어졌다. 올해 5월 마지막주 이후 31주 연속 하락이자 8주 연속 역대 최대 낙폭이다. 29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전국 아파트값은 0.76% 떨어져 지난주(-0.73%)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이는 올해 5월 둘째주 이후 34주 연속 하락이자 부동산원이 시세 조사를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15주 연속 역대 최대 하락폭이다. 노원·도봉·성북구 지역이 주간 1% 넘게 하락하며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은평구가 금주 1.01% 떨어지며 1%대 하락에 진입했다. 전셋값도 역대 최대 하락 추세를 이어오고 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92% 떨어져 15주 연속, 서울이 1.22% 떨어져 11주 연속 역대 최대 하락했다.
- 퇴근뉴스
- '안나' 이주영 감독 “쿠팡플레이 8부작→6부작 일방적 편집…‘안나’ 내 작품 아니다”
- 2022. 08. 02 15:58 화제
- 쿠팡플레이 드라마 ‘안나’의 이주영 감독은 자신을 배제한 채 8부작 작품을 6부작으로 재편집한 쿠팡플레이에 강력히 항의하고 공식 사과와 시정을 요구했다. 쿠팡플레이 제공 쿠팡플레이 드라마 ‘안나’의 극본·연출을 맡은 이주영 감독은 “쿠팡플레이 측이 감독을 배제한 채 8부작을 6부작으로 일방적으로 편집했다”며 날을 세웠다. 2일 이주영 감독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감독을 배제한 쿠팡플레이의 편집으로 주인공, 인물 간 구도, 개연성, 서사 구조 등이 훼손됐다”며 “쿠팡플레이의 사과 및 시정조치가 없을 시 작품 훼손, 저작인격권 침해 재발을 방지하는 모든 법적 수단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영 감독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시우 측의 주장은 이렇다. 지난 6월 24일 쿠팡플레이를 통해 최초 공개된 ‘안나’는 6부작(회당 45~63분)으로 되어 있으나, 극본을 쓰고 연출을 한 이주영 감독이 최종 제출한 마스터 파일은 본래 8부작(회당 45~61분)이고, 쿠팡플레이가 승인한 극본도 8부작으로 되어 있다. 현재 공개되어 있는 6부작 형태의 ‘안나’는 극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이주영 감독을 배제한 채 쿠팡플레이가 일방적으로 편집한 것으로, 단순히 분량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서사, 촬영, 편집, 내러티브의 의도 등이 모두 크게 훼손되었다는 것이 이 감독의 입장이다. 특히 이주영 감독은 자신이 보지도 못한 편집본에 본인의 이름을 달고 나가는 것에 동의할 수 없어 크레디트에 ‘감독’과 ‘각본’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했으나, 쿠팡플레이는 그 조차 거절했다는 것. 이 감독은 “대리인을 통해 쿠팡플레이에 문제의 시정을 요구하였으나, 쿠팡플레이는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작품은 창작자로서 감독의 분신과도 같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재 공개되어 있는 ‘안나’는, 도저히 제 분신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은, ‘누구의 분신도 아닌 안나’가 되어 있다. 제작사도 아닌 쿠팡플레이가 일방적으로 편집하여, 제가 극본을 쓰고 연출한 ‘안나’와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 되다시피 하였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그동안 일방적 편집으로 작품 훼손을 시정하고자 노력하였으나, 쿠팡플레이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는 사이, 시청자들은 창작자인 저의 의도와 완전히 달라진 ‘안나’를 제 작품으로 인식하고 있고, (중략) 저와 현장 스태프, 후반 스태프, 조연 및 단역 배우, 특별 출연 배우 등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 감독과 법률대리인 측은 “쿠팡플레이가 공개 사과 및 시정조치(6부작 ‘안나’에서 감독의 이름을 삭제하고 빠른 시일 내에 8부작 마스터 파일로 ‘안나’ 감독판을 릴리즈 할 것)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다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 [주말&]결정적 순간을 잡아라…이주의 추천 전시
- 2022. 07. 02 08:07 문화/생활
-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프랑스 출신 작가 장-미셸 오토니엘의 개인전 ‘정원과 정원’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8월 7일까지 펼쳐진다. 야외조각 공원과 덕수궁 정원 등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는 유리, 스테인리스 스틸, 금박 등으로 아름다운 작품을 선보여온 작가가 최근 발전시킨 작품 세계를 반영한 주요 작품 74점이 공개된다. 평소 정원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는 작가인 만큼 전시장 곳곳에 만든 정원이 인상적이다. 내부에 설치된 ‘푸른강’, 유리벽돌을 육면체로 만든 ‘프레셔스 스톤월’, 천장에 매달려 있는 ‘와일드 노트’ 등은 코로나19 극복 의지와 미래를 기원하는 신작들이다. 빛에 반사돼 일렁이는 모습이 찬란한 미래를 떠올리게 한다. 참고로 전시 도슨팅 앱을 통해 작품 해설을 들으며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전 ‘결정적 순간’이 동명의 사진첩 발행 70주년을 기념하며 10월 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1952년 프랑스어와 영어 초판, 출판 당시 편집자 및 예술가들과 주고받은 서신, 책에 수록된 사진에 대해 작가가 직접 소개하는 인터뷰 영상 등을 소개한다. 특히 작가가 처음으로 구입하고 평생 소장한 첫 라이카 카메라를 포함한 컬렉션도 만나볼 수 있다. 책에는 1932년부터 1952년까지 미국, 인도, 프랑스, 스페인 등을 종횡무진으로 활동하며 생생한 현장에서 발굴해 낸 경이로운 삶의 순간들을 비롯해 간디의 장례식, 영국 조지 6세의 대관식, 독일 데사우 나치 강제 수용소의 모습 등 역사의 변곡점이라 불릴만한 순간들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로버트 카파가 “사진작가들의 바이블”이라 일컬었을 만큼 후대 사진작가에게 큰 파급력을 불러왔던 책과 그의 철학을 감상해보길 바란다. 국제갤러리 제공 이희준 작가의 개인전 ‘Heejoon Lee’가 부산 국제갤러리에서 8월 14일까지 진행된다. 이 작가는 삶의 풍경에서 얻은 다채로운 이미지를 추상회화로 옮겨 담는 작업으로 유명하다. 가까운 주변부터 타국의 여행지까지 일상에서 축적된 이미지를 편집해 기하학적 추상으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이번 전시는 그의 기존 작업 중 대표 연작인 ‘A Shape of Taste’와 포토콜라주 작업 ‘Image Architect’의 연장선에 있는 신작 회화 20여 점과 조각 작품으로 구성됐다. 두텁게 올린 물감, 오밀조밀 붙어있는 색 띠, 섬세한 수평선과 원 등 그만의 독특한 표현들이 인상적이다. 작은 호기심과 관찰력에서 비롯된 예술의 결과물을 즐겨보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 주말&전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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