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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경향(총 23 건 검색)

‘판빙빙의 그녀’ 이주영
‘판빙빙의 그녀’ 이주
2023. 03. 27 09:51 연예
배우 이주영. 코스모폴리탄 제공 최근 베를린 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돼 프리미어 상영을 한 판빙빙과의 퀴어 영화 <그린나이트>의 배우 이주영이 티 없이 맑은 미모를 공개했다. 이주영은 바람에 머리칼을 날리며 투명한 얼굴을 드러내기도, 금붕어들 사이에서 몽상적인 표정을 짓기도 하며 싱그러우면서도 깊이 있는 매력을 보여줬다. 배우 이주영. 코스모폴리탄 제공 이주영은 <그린나이트>에서 배우 판빙빙의 자필 편지를 받고 섭외에 응했다. “사실 시나리오를 받고서는 결심이 필요했어요. 하지만 판빙빙 언니가 제가 지금까지 한국 영화계에서 어떤 배우인지, 어떤 캐릭터를 연기했는지부터 예능 <런닝맨>에 나온 모습까지 사전 조사를 정말 많이 하시고 꼭 제가 나와줬으면 한다고 쓰신 편지를 받은 거죠. 감독님이 왜 이 시나리오를 썼는지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요. 이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우 이주영. 코스모폴리탄 제공 뜨거운 러브콜로 영화에 합류했지만 해외 스태프들과의 촬영은 쉽지는 않았다. “낯선 현장이었어요. 중국 스태프들이 많았고, 항상 통역가와 함께 소통을 해야 해서 제약이 많았는데, 나중엔 언어를 통하지 않더라도 판빙빙 언니 눈을 보면서 느껴지는 감정이 있더라고요. 영화 <화양연화> 같은 공간의 분위기도 그 순간에 온전히 몰입하는 데 도움을 줬어요.” 이주영이 맡은 배역 ‘초록머리 여자’는 자유로운 여성이다. “감독님은 스스로 소동물인 것처럼 생각하고 연기해줬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본능적이고 직관적으로요. 카메라 앞에서 자유롭기란 쉽지 않지만 내가 어떤 돌발적인 행동을 해도 카메라가 따라와 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임했어요. 실제로 모든 촬영이 핸드헬드로 이루어졌죠. 촬영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감독님도 판빙빙 언니도 저도 모두 영화적 순간을 믿는 사람들이었던 것 같아요.” 배우 이주영. 코스모폴리탄 제공 배우 이주영. 코스모폴리탄 제공 판빙빙은 이주영과 연기한 후 “개인적으로 만났어도 사랑에 빠졌을 사람”이라고 극찬한 바 있는데, 이주영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지만 영화를 찍었던 순간만큼은 판빙빙의 캐릭터를 진심으로 사랑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번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오랜만에 만났는데, 만나자마자 포옹했어요. 서로 ‘걸프렌드’라고 하면서.(웃음)” 강단 있는 기자 서정인, 유일한 여성 야구선수 주수인, 트랜스젠더 마현이 등 단단하고 주체적인 역할을 자주 맡아온 이주영은 “가장 내세우고 싶은 손가락은 ‘주수인’, 가장 아픈 손가락은 ‘마현이’”라고 밝히며 “이젠 이주영인 줄 몰랐어, 이주영 배우가 저런 연기를 하는 건 처음 보는 것 같아”라는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캐릭터를 맡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배우 이주영. 코스모폴리탄 제공 한편 이주영은 과거 맥도날드 라이더를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연출한 단편영화 <문 앞에 두고 벨 X>로 부산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에 초청된 신인 감독이기도 하다. “첫 연출작이 자신의 이야기라는 속설을 ‘왜 그렇지?’라고 생각했는데 저 역시 그렇게 되더라고요.(웃음)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고 싶었고 우리 주변에 있을 수 있는 일을 그려냈어요. 켄 로치, 다르덴 형제 감독을 좋아하거든요. 나중엔 장편 영화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이주영의 화보와 진솔한 인터뷰가 실린 <코스모폴리탄> 4월호는 2023년 3월 22일부터 전국 서점에서 구매 가능하며, 전문은 코스모폴리탄 코리아 웹사이트와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만나볼 수 있다.
[퇴근뉴스] 미국인은 왜 ‘캐나다 이주’를 검색할까
[퇴근뉴스] 미국인은 왜 ‘캐나다 이주’를 검색할까
2022. 12. 29 17:46 화제
하지만 실제 캐나다로 이주를 실행한 미국인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한다. ■미국인은 언제 조국 탈출을 꿈꿀까 한때 ‘헬조선 탈출’을 외치며 해외 이민을 검색하는 이들이 있었다. 미국인의 경우 ‘캐나다 이주’를 검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언제 가장 많이 ‘캐나다 이주’를 검색했을까.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2004년 이후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캐나다 이주’를 검색했을 때는 2016년 11월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됐을 당시였다. 같은 해 3월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의 경선 승리, 2004년 11월 조지 W 부시 대통령 재선, 2020년 11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최근에는 지난 6월 미국 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하던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폐기했을 때 다시 ‘캐나다 이주’ 검색이 급상승했다. 하지만 29일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실제 캐나다로 이주를 실행한 미국인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한다.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이 300원씩 인상될 경우 지하철은 1천550원, 시내버스는 1천500원이 된다. ■서울 지하철·버스 요금 300원 인상 추진 서울 지하철과 버스 요금이 이르면 내년 4월부터 300원 오른다. 서울시는 내년 4월 말 지하철, 시내버스, 마을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을 각 300원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현재 서울 대중교통 일반요금은 카드 기준 지하철이 1천250원, 시내버스는 1천200원으로 300원씩 인상될 경우 지하철은 1천550원, 시내버스는 1천500원이 된다. 현금의 경우 지하철은 1천650원, 시내버스는 1천600원을 내야 한다. 서울시는 지하철과 버스의 누적 적자가 심하며 정부가 내년에도 노약자 무임수송 손실 예산을 지원하지 않기로 하면서 요금을 올리기로 했다는 입장이다. 이전 서울시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2015년 6월에 이뤄졌다. 전국 아파트 매매·전셋값이 또다시 역대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값 8주 연속 역대 최대 낙폭 서울 아파트값이 이번주 0.74% 떨어졌다. 올해 5월 마지막주 이후 31주 연속 하락이자 8주 연속 역대 최대 낙폭이다. 29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전국 아파트값은 0.76% 떨어져 지난주(-0.73%)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이는 올해 5월 둘째주 이후 34주 연속 하락이자 부동산원이 시세 조사를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15주 연속 역대 최대 하락폭이다. 노원·도봉·성북구 지역이 주간 1% 넘게 하락하며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은평구가 금주 1.01% 떨어지며 1%대 하락에 진입했다. 전셋값도 역대 최대 하락 추세를 이어오고 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92% 떨어져 15주 연속, 서울이 1.22% 떨어져 11주 연속 역대 최대 하락했다.
퇴근뉴스
'안나' 이주영 감독 “쿠팡플레이 8부작→6부작 일방적 편집…‘안나’ 내 작품 아니다”
'안나' 이주영 감독 “쿠팡플레이 8부작→6부작 일방적 편집…‘안나’ 내 작품 아니다”
2022. 08. 02 15:58 화제
쿠팡플레이 드라마 ‘안나’의 이주영 감독은 자신을 배제한 채 8부작 작품을 6부작으로 재편집한 쿠팡플레이에 강력히 항의하고 공식 사과와 시정을 요구했다. 쿠팡플레이 제공 쿠팡플레이 드라마 ‘안나’의 극본·연출을 맡은 이주영 감독은 “쿠팡플레이 측이 감독을 배제한 채 8부작을 6부작으로 일방적으로 편집했다”며 날을 세웠다. 2일 이주영 감독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감독을 배제한 쿠팡플레이의 편집으로 주인공, 인물 간 구도, 개연성, 서사 구조 등이 훼손됐다”며 “쿠팡플레이의 사과 및 시정조치가 없을 시 작품 훼손, 저작인격권 침해 재발을 방지하는 모든 법적 수단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영 감독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시우 측의 주장은 이렇다. 지난 6월 24일 쿠팡플레이를 통해 최초 공개된 ‘안나’는 6부작(회당 45~63분)으로 되어 있으나, 극본을 쓰고 연출을 한 이주영 감독이 최종 제출한 마스터 파일은 본래 8부작(회당 45~61분)이고, 쿠팡플레이가 승인한 극본도 8부작으로 되어 있다. 현재 공개되어 있는 6부작 형태의 ‘안나’는 극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이주영 감독을 배제한 채 쿠팡플레이가 일방적으로 편집한 것으로, 단순히 분량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서사, 촬영, 편집, 내러티브의 의도 등이 모두 크게 훼손되었다는 것이 이 감독의 입장이다. 특히 이주영 감독은 자신이 보지도 못한 편집본에 본인의 이름을 달고 나가는 것에 동의할 수 없어 크레디트에 ‘감독’과 ‘각본’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했으나, 쿠팡플레이는 그 조차 거절했다는 것. 이 감독은 “대리인을 통해 쿠팡플레이에 문제의 시정을 요구하였으나, 쿠팡플레이는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작품은 창작자로서 감독의 분신과도 같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재 공개되어 있는 ‘안나’는, 도저히 제 분신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은, ‘누구의 분신도 아닌 안나’가 되어 있다. 제작사도 아닌 쿠팡플레이가 일방적으로 편집하여, 제가 극본을 쓰고 연출한 ‘안나’와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 되다시피 하였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그동안 일방적 편집으로 작품 훼손을 시정하고자 노력하였으나, 쿠팡플레이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는 사이, 시청자들은 창작자인 저의 의도와 완전히 달라진 ‘안나’를 제 작품으로 인식하고 있고, (중략) 저와 현장 스태프, 후반 스태프, 조연 및 단역 배우, 특별 출연 배우 등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 감독과 법률대리인 측은 “쿠팡플레이가 공개 사과 및 시정조치(6부작 ‘안나’에서 감독의 이름을 삭제하고 빠른 시일 내에 8부작 마스터 파일로 ‘안나’ 감독판을 릴리즈 할 것)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다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주말&]결정적 순간을 잡아라…이주의 추천 전시
[주말&]결정적 순간을 잡아라…이주의 추천 전시
2022. 07. 02 08:07 문화/생활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프랑스 출신 작가 장-미셸 오토니엘의 개인전 ‘정원과 정원’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8월 7일까지 펼쳐진다. 야외조각 공원과 덕수궁 정원 등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는 유리, 스테인리스 스틸, 금박 등으로 아름다운 작품을 선보여온 작가가 최근 발전시킨 작품 세계를 반영한 주요 작품 74점이 공개된다. 평소 정원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는 작가인 만큼 전시장 곳곳에 만든 정원이 인상적이다. 내부에 설치된 ‘푸른강’, 유리벽돌을 육면체로 만든 ‘프레셔스 스톤월’, 천장에 매달려 있는 ‘와일드 노트’ 등은 코로나19 극복 의지와 미래를 기원하는 신작들이다. 빛에 반사돼 일렁이는 모습이 찬란한 미래를 떠올리게 한다. 참고로 전시 도슨팅 앱을 통해 작품 해설을 들으며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전 ‘결정적 순간’이 동명의 사진첩 발행 70주년을 기념하며 10월 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1952년 프랑스어와 영어 초판, 출판 당시 편집자 및 예술가들과 주고받은 서신, 책에 수록된 사진에 대해 작가가 직접 소개하는 인터뷰 영상 등을 소개한다. 특히 작가가 처음으로 구입하고 평생 소장한 첫 라이카 카메라를 포함한 컬렉션도 만나볼 수 있다. 책에는 1932년부터 1952년까지 미국, 인도, 프랑스, 스페인 등을 종횡무진으로 활동하며 생생한 현장에서 발굴해 낸 경이로운 삶의 순간들을 비롯해 간디의 장례식, 영국 조지 6세의 대관식, 독일 데사우 나치 강제 수용소의 모습 등 역사의 변곡점이라 불릴만한 순간들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로버트 카파가 “사진작가들의 바이블”이라 일컬었을 만큼 후대 사진작가에게 큰 파급력을 불러왔던 책과 그의 철학을 감상해보길 바란다. 국제갤러리 제공 이희준 작가의 개인전 ‘Heejoon Lee’가 부산 국제갤러리에서 8월 14일까지 진행된다. 이 작가는 삶의 풍경에서 얻은 다채로운 이미지를 추상회화로 옮겨 담는 작업으로 유명하다. 가까운 주변부터 타국의 여행지까지 일상에서 축적된 이미지를 편집해 기하학적 추상으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이번 전시는 그의 기존 작업 중 대표 연작인 ‘A Shape of Taste’와 포토콜라주 작업 ‘Image Architect’의 연장선에 있는 신작 회화 20여 점과 조각 작품으로 구성됐다. 두텁게 올린 물감, 오밀조밀 붙어있는 색 띠, 섬세한 수평선과 원 등 그만의 독특한 표현들이 인상적이다. 작은 호기심과 관찰력에서 비롯된 예술의 결과물을 즐겨보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주말&전시추천
이금희·박상영, 이주민 삶과 음식 맛보러 떠난다
이금희·박상영, 이주민 삶과 음식 맛보러 떠난다
2022. 02. 17 10:57 문화/생활
왓챠 오리지널이 2월 28일 미식 여행 리얼리티 <조인 마이 테이블>을 첫 공개한다. <조인 마이 테이블>은 우리나라 곳곳에 자리 잡은 이주민들의 삶, 그들의 음식을 따라가는 여행을 그린 프로그램이다. 정감이 묻어나는 따뜻한 목소리로 ‘국민 아나운서’로 불리는 방송인 이금희와 소설 <대도시의 사랑법>, 에세이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등으로 잘 알려진 박상영 작가가 진행자이자 관찰자로 출연한다. 프로그램은 우리나라에 터를 잡고 살고 있는 이주민들이 자신의 사연과 음식에 관한 정보가 담긴 가이드북과 함께 초대장을 보내면 두 관찰자가 가이드북을 따라가며 각 지역을 여행하고 음식을 맛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존의 친숙한 음식 예능 포맷에 이민자들의 삶을 녹여내, 사람과 삶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한 음식 예능의 대표이자 아름다운 영상미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2>의 제작진이 참여해 제주도부터 김해, 광주 등 대한민국 방방곡곡의 다채로운 풍경을 담아낼 예정이다. 낯설지만 흥미로운 이국의 음식들을 더욱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조인마이테이블
[Mom’s creator 징징이 송희영의 행복한 제주 살이] ①시행착오를 줄여줄 이주 준비 팁
2015. 11. 02 14:53 재테크
제주도로 내려가 자연 속에서 살고 있는 셀럽들을 보며 ‘나도?’ 하는 생각을 해봤다면 먼저 내려간 선배 맘의 조언에 귀 기울여보자. 아파트에서만 살며 불편한 것을 못 참아 별명이 ‘징징이’였다는 맘스 크리에이터가 제주도 이주를 준비하는 이들이 꼭 알아야 할 깨알 정보를 공개한다. 집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새별오름에 억새가 한창이다. 이런 자연을 느끼는 게 좋다는 아이들.제주도에서 집 찾기 ‘제주로 가자!’ 문득 떠오른 환상은 간절해졌고, 불과 한 달 만에 제주도 입도를 결정했다. 하지만 텃밭에서 식재료를 조달하며 여유롭게 사는 환상이 깨지는 데는 고작 한 달 걸렸다. 물가는 육지보다 비쌌고, 도보로 통학 가능한 학교 인근에는 임대 나온 집이 없어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귤 밭으로 둘러싸인 오랜 농가 주택을 임대했는데, 덕분에 구할 수 있는 일은 귤 농사와 주말에 해야 하는 관광업 외에는 없었다. 귤 밭 사이로 가끔 출몰하는 뱀 때문에 마당에서 늘 장화를 신어야 하는 불편함은 덤으로 따라왔다. 결국 일을 구하기 쉬운 제주시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결심했고, 아이는 두 달 만에 다시 전학을 가야 했다. 첫 답사 때 우리 가족은 초등학교 위주로 돌아봤는데, 초등학교 근처 집을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 다급한 마음에 다른 여건은 따져보지도 않고 집을 구했던 것이다. 결국 한 달 동안 다시 제주시 근처로 집을 알아보러 왕복 2시간을 하루도 빠짐없이 돌아다녔고, 그래서 정착한 곳이 지금 살고 있는 애월읍 봉성리다. 제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늘다 보니 제주도 시골에서 임대주택을 구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우선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둘 이상이라면 무상 임대주택을 추천하고 싶다. 학생 유치를 위해 마을과 학교가 아주 저렴한 임차료로 살 집을 지원해주는 제도인데, 대기자가 많아 입주하기가 쉬운 건 아니지만 아이가 졸업할 때까지는 경제적 부담 없이 살 수 있어 좋다. 면적은 보통 49~66㎡(15~20평)가 많고, 임차료와 보증금은 평수에 따라 1년에 100만~500만원까지 다양하다. 각 리나 읍사무소에 문의하면 상세히 안내받을 수 있다. 제주도 시골 주택 임대는 전원주택이나 지은 지 몇 년 안 되는 주택을 제외하고는 부동산에서 거의 취급하지 않는다. 그래서 제주오일장이나 지역 카페 교차로에 내는 광고를 통해 거래가 된다. 임차료는 1년 치를 한 번에 내는 연세가 일반적. 1년마다 계약을 갱신하는 게 보통인데 하루가 다르게 연세가 오르고 있으니 2, 3년 계약을 해두는 것이 유리하다. 몇 개월 살아보고 결정하려는 사람들이 늘다 보니 1~3개월 단기 임대도 흔하다. 1 입도 후 첫 해맞이. 해안가 어디를 가도 바다 풍경과 어우러진 해맞이가 가능하다. 2 돌문화공원. 제주도엔 아이들과 체험할 거리와 볼거리가 많다. 3 매일 다른 모습의 바다. 해질녘 애월 해안도로에서 위로를 받는다.주택 계약할 때 알아둘 것 시골 주택이라도 새 집은 시내 아파트 연세와 맞먹어 800만~1,200만원 수준. 반면 오래된 농가 주택은 실내 화장실과 보일러, 샤워실, 싱크대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경우는 공사를 임차인이 하는 대신, 장기간 임차를 보장받고 임차료를 저렴하게 해주는 경우도 많다. 단, 유념할 점은 계약서에 이 부분을 명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간혹 나오는 오래된 시골집 전세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해 수년째 억지로 살고 있는 임차인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또 제주도 시골집은 힘겨울 수 있다. 여름엔 각종 벌레들이 출몰하고 겨울엔 개별 가스보일러를 사용하는 탓에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춥다. 집을 알아볼 때 근처에 축사와 묘지 등이 없는지도 꼭 살펴야 한다. 제주도는 곳곳에 묘지가 있는데 수풀로 가려져 있어 나중에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또 바람이 센 곳이라 축사가 집과 거리가 멀어도 밤이나 비 오는 날이면 지독한 냄새에 창문을 열기 힘들 수도 있다. 제주도엔 대한 후 5일째부터 입춘 3일 전까지 7, 8일 동안 이사를 하는 신구간이라는 풍습이 있는데, 신구간 한 달 전부터 주택 매물이나 임대가 많이 나오니 그 기간에 임대주택을 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불편한 것투성이에 집이 좁아 살림의 반 이상을 창고에 넣어둬야 하지만 제주도 농가 주택에서 지낸 2년은 참 행복했다. 제주도로 와서 얻은 가장 큰 선물은 가족이다. 작은 방 하나에 네 식구가 자다 보니 아이들과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누고, 안고 장난치면서 서로가 세상의 전부가 됐다. 정체 모를 벌레가 나와도 온 가족이 함께 깔깔대고 한방에서 아옹다옹하며 함께 잤던 하루하루는 큰 선물이다. 일정치 않은 수입과 육지에 비해 적은 임금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함도 늘 함께였고 강도가 센 노동으로 한계도 느꼈지만,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포기할 수 없어 1년 전부터 틈틈이 준비해 키즈 민박을 하기로 결정하고 하던 일을 모두 그만두고 집 짓기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처럼 육지에서 하던 일과 다른 일을 하는 이주민이 많다. 무작정 왔다면 밭이나 건설 현장에서 일당을 받는 일을 하는 경우도 많다. 제주도는 아름다운 자연과 마음의 여유로움을 주는 반면 더 치열한 삶을 살아야 하는 양면성을 가진 섬인 것 같다. 이런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다면 크나큰 행복이 숨어 있으니 도전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제주 일자리와 주택 정보를 알 수 있는 사이트 제주오일장 www.jejuall.com 제주교차로 jeju.icross.co.kr 제주맘카페 cafe.daum.net/jejumam 제주어멍카페 cafe.daum.net/jejuomong 제사모카페 cafe.naver.com/idiolle 징징이 송희영 아이들 교육을 위해 무작정 제주도로 떠난 열 살 우용, 여섯 살 유희 엄마. 블로그 ‘징징이 제주에 살다(blog.naver.com/song141479)’를 운영 중이다. 자연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은 이들을 위해 2년간의 제주살이의 흑과 백을 솔직하게 전한다. <■기획 / 이은선 기자 ■글·사진 / 송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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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이웃들의 이야기]네일 아트 재능기부, 이주 여성 지엔장씨
[따뜻한 이웃들의 이야기]네일 아트 재능기부, 이주 여성 지엔장씨
2013. 07. 29 17:59 화제
베트남에서 온 결혼 이주 여성 지엔장씨(21)는 도봉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멋쟁이로 통한다. 머리 손질부터 화장, 세련된 옷매무새에 화려하게 연출한 손톱까지 그야말로 남다른 감각을 지녔기 때문이다. 적어도 센터 안에서 그녀의 흐트러진 모습을 본 이는 아직 없다. 더욱이 이 모든 치장이 남의 손을 빌린 것이 아닌 그녀가 직접 한 것임을 알면 모두 놀란다. 웬만한 전문가 뺨치는 솜씨여서다. 아니, 그냥 전문가다. “먼저 결혼해 한국에 온 친구의 소개로 센터에 오게 됐어요. 처음엔 한국어 수업 때문이었죠. 그러다 우연히 통·번역 서비스를 해주시는 분을 통해 다문화 인식 개선 프로그램에 대해 듣게 됐고, 저도 봉사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아직 한국말도 서툴고, 한국 생활도 낯설지만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 한국에 적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일었기 때문이다. 또 자신의 그런 활동이 한국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베트남을 알리고, 결혼 이주 여성에 대해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베트남에서 틈틈이 익혀왔던 네일 아트는 재능기부를 하는 데도 제격이었다. 평소 그녀의 남다른 감각을 알고 있었던 센터에서도 적극 도왔다. “남편을 만나 한국에 가기로 결정했을 때 두려웠어요. 베트남을 떠나 한국에 가서 어떻게 살까, 한국 사람들은 어떨까…. 무척이나 무서웠거든요. 제일 좋은 점이요?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참여해서 서로 주고받으며 한국을 알아가는 거요. 뭔가 제 자리가 있다는 느낌이 참 뿌듯해요.” 한국에 온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새내기 한국인 지엔장씨, 비록 자신의 활동이 작은 일에 지나지 않더라도 자신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데 큰 자신감을 얻는다고 했다. 한국과 한국 사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조금씩 엷어져가고 있음을 느낀다면서 말이다. 특히 지난 7월 도봉구청 여성주관행사의 재능기부자로 참여했을 때 만났던 한 아주머니가 기억에 남는다. 한국말도 서툰 자신에게 네일 아트를 받으면서 시종일관 친절하게 자신의 나라 베트남에 대해 물어봐주어 감동을 받았다고. “네일 아트는 서로 손을 맞잡고 하는 거잖아요. 또 예뻐지니까 기분도 좋아지고요. 한국과 한국 사람을 알아가고, 베트남 사람인 저를 알리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언어 문제로 오해 아닌 오해도 많이 생겨 어려웠지만 이제 자신감이 생겼어요.” 어렸을 때부터 기자가 되고 싶었지만 어려운 형편 때문에 꿈을 접어야만 했던 그녀. 하지만 한국에 와서 다시금 꿈을 꾸게 됐다. 꼭 기자가 아니더라도 열심히 한국어를 공부해 베트남을 소개하는 글을 한글로 직접 써보겠다는 꿈 말이다. 친절한 한국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돼 더없이 기쁘다며 환하게 웃는 그녀의 멋진 한국 생활을 기대해본다. ‘미소 한 스푼’에서는 숨 가쁜 일상 속 비타민이 돼줄 따뜻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모두가 앞만 보고 달려가는 세상, 잠시 주변을 돌아보며 쉬어가는 건 어떨까요. 지친 하루에 기분 좋은 미소를 부르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입니다. <■기획 / 노정연 기자 ■글 / 강은진(객원기자) ■사진 / 민영주>
따뜻한 이웃들의 이야기
23세 연하 아내와 뒤늦게 웨딩마치 울린 이주노
23세 연하 아내와 뒤늦게 웨딩마치 울린 이주
2012. 10. 09 14:11 연예
어렵고 힘든 날도 많았다. 하지만 입가에 가득 번진 환한 미소가 두 사람의 행복 지수를 보여주는 듯했다. 동거 2년 만에 늦깎이 신랑이 된 가수 이주노의 결혼식 현장을 공개한다. “정말 좋아요. 아내가 평소 일상복을 입은 게 더 아름답다고 생각했는데 웨딩드레스를 입으니 또 다른 아름다움이 있네요.”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의 이주노(45)가 지난 9월 8일 뒤늦은 결혼식을 올렸다. 이미 방송을 통해 아내 박미리씨(22)와 지난해 혼인신고 했음을 공개했고, 딸 재이(2)의 탄생 소식까지 알렸지만 ‘지각’ 결혼이라고 해서 긴장이 덜 되는 건 아닌 모양이다. 오히려 여유가 있는 건 신부 쪽이다. “떨리지도 않는걸요. 이렇게 많은 하객들을 보고 있으니 제가 정말 연예인 남편이랑 결혼하는구나 싶네요(웃음). 재이는 아직 어려서 오늘이 무슨 날인지 몰라요. 결혼식 과정이 길어서 지쳐 울지는 않을지 걱정이네요. 둘째 계획이요? 재이를 보는 것만으로 벅차서 아직까지는 없어요.” 2년 전 강남의 한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스타와 팬으로 이야기를 나누다 호감을 갖게 돼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하지만 이들의 나이 차이는 무려 스물세 살. 당연히 주변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결혼식보다 앞선 동거, 출산 과정을 거치면서 마음고생도 컸다. 하지만 그때마다 든든한 지원군이 돼준 사람은 장인어른이었다. 이날도 신부 아버지는 딸의 손을 사위에게 건네며 따뜻한 포옹을 잊지 않았다. “결혼식은 좀 늦었지만 지금 열심히 서로 아끼며 살고 있습니다. 이제야 남편 된 도리를 다한 것 같아서 마음의 짐을 좀 덜게 됐네요. 평범한 결혼도 아니고 워낙 말도 많았기 때문에 본식만큼은 차분하게 하자고 주례 선생님과 사회자에게 특별히 부탁을 드렸습니다. 그게 제가 아내에게 해줄 수 있는 이벤트라고 생각했거든요.” 한국음원제작자협회 김경남 회장의 주례로 1, 2부로 나눠 진행된 결혼식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가수 박상민은 감미로운 발라드로 두 사람의 앞날을 축복했고, 아내인 국악인 박애리와 함께 축하 댄스를 춘 팝핀현준은 “내게 춤을 가르쳐준 스승이자 가장 존경하는 형님의 결혼식에서 춤을 추게 되어 영광이다”라며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또 사회를 맡은 개그맨 황현희는 신랑·신부 행진 전에 “서태지 어디 갔어?” 삼창을 요구해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아내를 1년 선배라고 생각하면 결혼생활에 탈이 없는 것 같습니다. 사회생활에서 제일 어려운 게 1년 선배잖아요. 그런 마음으로 아내를 잘 따르고 앞으로도 나쁜 소식 안 들리도록 행복하게 잘 살겠습니다.” 한편 이날 결혼식장에는 1990년대 함께 활동했던 동료 가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R.ef 성대현·이성욱·박철우, 김창렬, 신철, 조관우 등이 모습을 드러냈고, 특히 양현석이 연예인 하객 중 가장 먼저 식장을 찾아 의리를 과시했다. 서태지의 참석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졌지만 그는 “주노 형 결혼 축하해요. 두 분 영원토록 행복하길-태지”라는 문구가 적힌 화환으로 마음을 대신했다. <■글 / 김지윤 기자 ■사진 / 박동민>
이주 여성 5인 “명절증후군? 우린 그런 거 몰라요”
2012. 01. 10 12:16 화제
수 천킬로미터 떨어진 곳으로 남편만 믿고 따라왔다. 그리고 먹는 음식도, 관습도, 생각하는 것도 모두 낯선 한국 땅에서 행복을 설계했다. 중국, 일본, 캄보디아,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시집와 한국인의 엄마, 아내, 며느리로 사는 그녀들의 유쾌한 이야기. 똑같은 새해, 또 다른 명절 하루 정도의 시간 차를 두고 지구촌은 다 함께 새해를 맞이한다. 하지만 나라마다 먹는 음식도, 풍습도 제각각 다르다. 세계 각국에서 한국으로 이주한 여성들은 한국의 명절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김만복 중국의 조선족과 한족은 음력설을 지내요. 설날 당일 저녁에 밥을 먹고 만두를 빚어요. 동전 하나를 만둣속에 넣는데, 나중에 먹을 때 동전이 들어간 만두를 먹은 사람이 한 해 운이 좋다고 해요. 밤 9시가 넘으면 집집마다 폭죽을 터뜨리는데, ‘우리 집에서 만두를 먹고 있다’라는 신호이기도 하죠. 보통 동네마다 음악회가 새벽 1시까지 열려요. 모두 음악회를 구경하죠. 중국의 설은 시끌벅적해요. 미유키 일본은 양력 12월 31일부터 1월 3일까지 연말연시와 설 명절을 보내요. 12월 31일 밤 12시 전에 메밀국수를 먹지요. 아마도 길고 오래 살라는 뜻일 거예요. 메밀국수를 먹고 나서 근처에 있는 신사를 찾아가서 새해 복을 빌어요. 한국에서처럼 차례를 지내거나 세배를 하지는 않아요. 김만복 중국에서도 차례를 지내지는 않아요. 차례상은 한국에 와서 처음 차려봤는데 막상 차례상 차리는 것 때문에 힘들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시어머니와 언어적인 소통이 이뤄지지 않아서 당황스러웠던 적이 많았죠. 저는 중국 교포이다 보니 고등학교 때까지 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웠거든요. 그래서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한데, 사소한 단어까지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죠. 차례상을 준비하는데 시어머님이 “소쿠리 가져와라” 하시는데, 무슨 말씀인지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죠. 주방에서 멍하니 서 있다가 잡히는 대로 가져갔죠(웃음). 라브시나 캄보디아의 설은 1월 1일이 아니에요. 4월 15일에 캄보디아만의 특별한 설 연휴를 보내죠. 캄보디아의 설은 명절이라기보다 축제에 가까워요. 가족끼리 모여 떡을 해 먹고 춤을 추는 파티를 열죠. 아주 흥겨운 시간이에요. 한국에서는 춤도 안 추고, 엄숙하게 차례를 지내서 조금 재미없어요(웃음). 전옥청 저도 한국에 와서 차례를 처음 접했지만 한국에서 명절을 쇠면서 힘들었던 적은 없었어요. 남편이 막내라서 형님이 다 알아서 해주시거든요(웃음). 설거지를 하거나 간단한 것을 도와드리는데, 음식 솜씨가 없어서 저에게 조리를 맡기지는 않아요. 다들 잘해주셔서 복 받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신마리 저는 열여덟 살에 시집와서 한국 온 지 두 달 만에 제사상을 차려야 했어요. 시어머니가 치매를 앓고 계셔서 혼자 차려야 했는데, 할 줄 아는 게 있어야죠. 남편이 서점에서 제사상 음식이 소개된 요리책을 사왔어요. 그때는 한국어를 몰라서 영어로 된 책을 봤죠. 그래도 책 보고 음식을 만들어서 제사를 지냈어요. 해놓고도 맛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모르던 때였죠. 미유키 음식 맛 때문에 처음 시집왔을 때 많이 당혹스러웠어요. 모든 음식에 고춧가루가 들어가더라고요. 일본에서도 매운 음식을 많이 먹지만 여러 가지 색깔이 나는 음식을 먹는데, 한국 음식은 죄다 빨갛더라고요(웃음). 전옥청 저도 고춧가루 때문에 음식에 적응하지 못해서 한국 온 지 한 달 만에 10kg이나 빠졌어요. 식탁 위에 올라온 음식은 많은데 전부 새빨갛더라고요. 중국에서는 쌀밥을 먹기도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밀가루로 죽을 만들어 먹기 때문에 쌀밥 먹는 것도 힘들었어요. 김만복 한국의 죽은 물기가 없고 되지만 중국의 죽은 쌀의 분량에 비해 물이 아주 많아요. 국처럼 먹는 거거든요. 전옥청 지금은 밥 짓는 냄새를 맡으면 식욕이 돌지만 그때는 밥 냄새만 맡아도 울고 싶었죠(웃음). 비스킷을 먹거나, 라면을 끓이지 않고 먹기도 했어요. 고추장을 좋아해서 상추에 양파와 생라면을 싸서 고추장을 찍어 먹었더니 한 달 만에 10kg이 빠진 거예요. 제가 아홉 남매 중 맏딸이에요. 아들 낳으려고 딸만 여덟 명을 낳으셨죠. 보통 맏딸이면 집안일을 많이 도와줘야 하는데, 그런 걸 안 시키셨어요. 그래서 시집와서 처음에는 죽도 아니고 밥도 아닌 걸 했죠. 남편이 그때는 제가 해주는 대로 다 먹었는데, 지금은 조금만 맛이 이상해도 발끈하더라고요(웃음). 신마리 맛도 맛이지만 한 끼 식사에 밥상 위에 올려놓는 반찬 가짓수가 너무 많아요. 필리핀에서는 딱 한 가지 음식만 만들어서 한 끼 식사에 모두 먹어요. 필리핀의 가정에서는 개나 돼지 등을 한두 마리씩 키우다 보니 남는 음식은 바로 사료로 사용하죠. 그런데 한국에서는 한 끼에 반찬을 여러 개 놓고 먹고 남으면 냉장고에 넣어두고 다시 꺼내 먹더라고요. 처음에는 남은 음식을 죄다 버리려고 해서 남편에게 잔소리를 듣기도 했죠. 그래도 제가 만든 음식은 맛이 있든 없든 잘 먹어요. 김만복 시간이 흐르면서 한국 음식에 많이 길들여졌지만 아직도 새우젓이나 참기름이 싫더라고요. 시어머니가 새우젓을 직접 담그시는데 너무 진해서 그런지 못 먹겠더라고요. 김치에도 갈치나 굴을 넣어서 못 먹겠어요. 그래서 저 때문에 그런 거 안 넣으시고 따로 담가주세요. 라브시나(24·캄보디아) 세 살, 한 살 두 자녀를 둔 지금도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주고받을 만큼 남편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2009년 열네 살 연상의 남편을 만나 결혼한 라브시나는 아직 한국말이 서툴다. 신마리씨의 한국어 제자이기도 하다. 신마리 보통 국제결혼을 하는 남자들은 대부분 노총각이에요. 그래서 저희들은 나이가 많은 남편과 사는 경우가 많죠. 늦은 결혼이기 때문에 시부모님들 중에는 어린 며느리를 이해해주려고 노력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또 한국 물정이나 문화를 잘 모르니까 실수를 하거나 잘 못하는 일이 있어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 주시기도 하죠. 미유키 저도 남편이 여섯 형제다 보니 형님과 동서들이 많아요. 여자들끼리 모여서 함께 음식 마련하고 상차림을 준비하기 때문에 그렇게 고되지 않아요. 또 한국의 전통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형님들이 알아서 다 하시기 때문에 어려운 일도 없고요. 김만복 시집와서 시댁 문화에 익숙해지고 모르는 것을 배워가는 것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일 거예요. 저희야 다른 나라에서 왔으니 그 차이가 큰 것일 테고요. 그래도 조금씩 맞춰가면서 함께 살아가는 거죠. 이주 여성들의 눈에 비친 한국 남자들 요즘은 많이 달라졌다지만 아직도 명절이 되면 여자들은 주방에서 하루 종일 비지땀을 흘리는 동안 남편들은 리모컨과 절친한 사이가 되거나 ‘Go’와 ‘Stop’을 외치느라 정신이 없다. 이주 여성들이 바라본 한국 남자들은 어떤 모습일까? 오기와라 미유키(44·일본) 한·일 교류를 하는 교회에 다니던 미유키씨는 교회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처음 만났다. 결혼 전, 일본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했지만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남편을 따라 한국에서 터전을 잡았다. 결혼한 지도 벌써 16년이나 지나 첫째 아이가 중학교 2학년으로 훌쩍 컸다. 지금은 일본어 강사 자격증을 취득해 열심히 강의를 하고 있다. 신마리 한국 남자들은 필리핀 남자들에 비해 상당히 어려 보여요. 처음 만났을 때 남편 나이가 서른아홉이었는데 그렇게 나이가 많은 줄 몰랐어요. 필리핀 남자로 치자면 스무 살 후반 정도로 보였죠. 한국 남자라고 다 똑같은 것은 아니지만(웃음), 보편적으로 어려 보이는 편이에요. 김만복 맞아요. 한국 남자들이 남자답고 잘생기고 또 어려 보이는 편이에요. 그래서 이주 여성들이 한두 번 만나보고 덜컥 먼 나라까지 시집오는 게 아니겠어요(웃음). 여기 전옥청씨네 신랑도 상당한 미남이에요. 더구나 세 살 연하이기도 하고…(웃음). 전옥청 그래요?(웃음) 다행히 두 아이들이 다 남편을 닮았어요. 가끔 “아빠, 잘생겼지” 하면서 호기도 부린다니까요. 신마리 저도 첫눈에 반해서 만난 지 한 시간 만에 먼저 프러포즈를 했어요. 그러고는 헤어졌는데, 한 달쯤 지나서 남편이 다시 필리핀에 왔더라고요. 잠도 못 자고 저만 생각했대요(웃음). 그런데 막상 시집와서 보니 밥도 못하고, 세탁기도 돌릴 줄 모르더라고요. 제 남편, 아무것도 못해요. 전옥청 할 줄 알면서 안 하는 걸 거예요(웃음). 신마리(30·필리핀) 넉넉지 않은 집안 사정으로 내학교(고등학교 과정) 2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었다. 그해 겨울 지금의 남편을 만나 열여덟 살이 되던 해인 2006년 결혼을 했다. 어린 시절 꿈이 교사였다는 그녀는 최근 이주 여성을 돕는 한글 교육에 참여하면서 ‘선생님’이란 호칭을 듣게 돼서 기쁘다고 말한다.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과 초등학교 3학년인 딸이 있다. 김만복 제가 한국에 와서 가장 당황스러웠던 점이 이거였어요. 남편이 일주일에 세 번은 술을 마시는 것 같아요. 그러다가 주말이 되면 잠자고, 먹고, 화장실 가는 것 외에는 손가락도 까딱하지 않는 거예요. 명절은 말할 것도 없고요. 중국에서는 남자들이 오히려 주도적으로 집안일을 하거든요. 미유키 제 남편은 집안일도 가끔 도와주는 편인데, 가장 이해하기 힘들었던 점이 회식을 자주 한다는 거였어요. 일본 사람들도 많이 하긴 하지만 이렇게 자주하지는 않아요. 또 제 오빠들이 전혀 술을 마시지 않거든요. 그래서 남편이 자주 술을 마시는 게 낯설었던 것 같아요. 건강을 좀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신마리 제 남편은 그런 부분에서는 착해요. 술, 담배를 전혀 안 하거든요. 특별히 집안일을 도와주지는 않지만 지금도 저에게 “예쁘다”라고 자주 칭찬해주는 편이에요. 가끔 제 남편이 제 손을 보면서 “시집올 땐 예쁘던 손이 이렇게 됐다”라며 안타까워하죠. 남편의 사랑을 받고 산다는 게 정말 행복해요. 라브시나 제 남편도 비슷해요. 제가 모르는 게 있으면 도와주려고 하는데, 자기도 잘 못해요(웃음). 신혼 때는 하루에 스무 번 넘게 전화해서 보고 싶다고 했죠. 그럴 때 정말 행복 했어요. 지금도 자주 전화를 하는 편이에요. 전옥청 저는 결혼하고도 다니던 회사의 한국지사에서 계속 일을 할 수 있었는데, “아무것도 하지 마, 내가 다 알아서 할게”라고 하더라고요. 신혼 때 저를 혼자 두고 출근하는 게 안심이 안 됐는지 TV 앞에 저를 앉혀놓고 이불을 덮어주고 손에 리모컨을 쥐어주고서야 나갔어요. 그렇게 하루 종일 앉아만 있으라는 거예요(웃음). 주변에 아는 사람도 없고, 갈 데도 없으니까 걱정이 됐었나 봐요. 한국 남자들에게 의외로 부드러운 면이 있는 것 같아요. 한국 땅에 심은 새로운 꿈의 나무 김만복 (38·중국) 이미 한국으로 시집온 고종사촌 언니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 2005년 9월 결혼했다. 딸아이가 올해 네 살이 된다. 결혼 전, 중국 최고의 은행인 공상은행에서 4년간 근무하다 일본어 강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월급도 많이 받는, 인기 강사였다고 한다. 지금도 일본어와 중국어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김만복, 신마리, 전옥청씨는 현재 광주시청에서 운영하는 다문화지원센터에서 지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주 여성들이 한국 문화에 익숙해지는 것을 돕고 한국어 교육을 지도해주는 것이다. 그녀들은 한국에서 자신들의 꿈을 찾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고 있었다. 한국말도 서툴고 도움 받을 곳도 별로 없지만 끊임없이 노력한 끝에 자신들이 가졌던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었다고 한다. 김만복 라브시나는 아직 아이가 어리고 한국말이 서툴러서 뚜렷한 활동을 하지는 못하지만 여기 있는 네 사람은 나름 바깥 활동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신마리 요즘은 남자 혼자 벌어서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니에요. 혼자 벌면 못 살아요. 모든 물건이 다 비싸거든요. 김만복 최근 2, 3개월 동안 물가가 너무 올랐어요(웃음). 그래서 걱정이 많아요. 경제적인 부분은 물론 남편이나 시부모님 건강 문제 때문에 힘든 부분도 있지만 한국에 와서 자신의 꿈과 재능을 발휘하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이주 여성들도 많아요. 의외로 이주 여성들이 자신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방법들이 열려 있거든요. 이주 여성들 중에는 휴대폰 조립과 같은 단순 노동을 하는 공장에서만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사실 현실적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이주 여성들 중에는 이런 일을 하고 있는 분들도 계세요. 그런데 본인에게 꿈이 있었다면 공부를 해서 자신의 꿈에 좀 더 가까운 일을 할 수도 있거든요. 신마리 요즘은 옛날 같지 않고 친구도 많아요. 저도 시집와서 6년 만에 처음으로 필리핀 이주 여성을 만났어요. 예전에는 매일 집에만 있다 보니까 많이 외로웠죠. 그런데 요즘에는 같은 나라 출신의 친구들을 만날 방법도 많아졌고 밖에서 활동할 수 있는 것들도 다양해졌어요. 배울 수 있는 곳도 많아지고요. 비단 자기 계발을 위해서 바깥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에요. 아이들을 위해서도 이주 여성들이 더 똑똑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미유키 실제로 아빠들이 아이들의 교육에 큰 관심이 없어요. 그러니까 엄마들이 관심을 갖고 봐줘야 하는데 한글을 모르면 아이들을 챙겨줄 수가 없잖아요. 신마리 아이들이 학교 숙제를 아빠에게 물어보면 “아빠는 모르니까, 엄마한테 물어봐”라고 해요. 때문에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이주 여성들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저도 그전까지는 의사소통만 가능했지 한글을 읽고 쓸 수는 없었거든요. 그런데 첫째 아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 마음을 고쳐먹었어요. 아이들을 학원에 보낼 형편이 안 되니까 우리 아이를 잘 키우려면 제가 더 배워야겠더라고요. 사실 다문화 가족의 아이들 중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어요. 엄마가 한국말을 모르니까 아이들도 한글 습득이 늦어져서 그렇게 되는 거죠. 전옥청 (42·중국) 전옥청씨는 1996년 한국에 파견 근무를 나왔을 때 지금의 남편을 처음 만났다. 세 살 연하의 남편은 근무 일정을 마치고 돌아간 전옥청씨를 보기 위해 중국까지 먼 걸음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그의 정성에 1998년 결혼에 골인한 전옥청씨는 초등학교 6학년인 딸과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을 뒀다. 미유키 한국에서는 엄마들끼리의 정보도 중요하다고 하는데, 첫아이 때는 용기가 없어서 엄마들과 어울릴 수가 없더라고요. 둘째 때부터는 혹시나 해서 참여해봤는데 의외로 쉽게 친해질 수 있었어요. 제가 마음을 여니까 엄마들도 편하게 대해줬어요. 전옥청 저도 학교에서 청소를 도와달라고 할 때나 녹색 어머니 활동에도 참여하곤 했어요. 엄마들이 오히려 다문화 가족이라고 더 신경이 쓰이셨는지 전화로 정보도 알려줘요. 미유키 일본에서 살았다면 지금보다는 더 편하게 살았겠죠. 언어적인 어려움도 없었을 테고…. 결혼 전에 공무원으로 근무했던 터라 그만두지 않고 계속했다면 경제적으로도 더 풍요로웠을 것 같아요. 그래도 이곳에 와서 우리 가족을 만나고 또 다른 꿈을 꿀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해요. 김만복 저도 중국에 있었다면 돈은 더 많이 벌었겠죠. 중국에서 꽤 잘나가는 학원 선생이었거든요(웃음). 하지만 한국에서도 조금씩 나아가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어요. 한국에서는 한국의 졸업장을 더 인정해주는 것 같아서 올해부터는 방송통신대학에 편입해서 졸업장을 따볼 생각이에요. 신마리 (웃음) 저는 대학 갈 여유가 없어요. 김만복 아직 포기하지 마세요. 저도 마흔이 다 되어가는데, 신마리씨는 아직 젊잖아요. 신마리 아니에요. 저는 지금 제 꿈을 이미 펼치고 있어요. 어릴 때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서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가난 때문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이 가르치는 일이니까, 선생님 소리만 들어도 무척 기분이 좋아요. 저는 영어 학원에서 강의하고 있어요.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으니까 그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소중히 쓰려고요. 최근 다문화 가족이 많이 늘었다. 바로 옆집에서도, 우리 자녀의 교실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그들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별로 없다. 신마리씨는 ‘돈 때문에 한국으로 시집왔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그런 선입견이 없었다고 부인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직접 만나보니 우리가 단정 지었던 것보다 한국에 오기 위해 더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고, 그럼에도 한국 땅에 정을 붙이고 살기 위해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다양한 사연들이 숨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관심거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이들 교육 문제, 남편 건강 문제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운다. ‘다문화 가족’이라는 이름표를 떼고 보면 다 똑같은 우리의 반가운 이웃이었다. 다가오는 설에는 고향 땅에서 느꼈던 흥겨움과 포근함을 한국 땅에서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글 / 진혜린(객원기자) ■사진 / 안진형(프리렌서)>
첫 악역 도전 이주현 “‘나쁜 놈’ 아닌 ‘옴므파탈’로 불러주세요”
첫 악역 도전 이주현 “‘나쁜 놈’ 아닌 ‘옴므파탈’로 불러주세요”
2010. 01. 29 16:45 연예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남자 이주현이 확 달라졌다. 연기생활 14년 만에 처음으로 사랑을 짓밟고 이용하는 ‘나쁜 남자’를 연기하게 된 것. 하지만 그가 보여줄 ‘나쁜 놈’은 그저 그런 ‘비열남’이 아닌 매력이 넘쳐서 더욱 ‘나쁜’ 남자다. 치명적인 매력의 나쁜 남자로의 변신 이주현(34)은 이름보다는 얼굴이 친숙한 연기자다. 올해로 데뷔 14년 차. 1996년 KBS 슈퍼탤런트로 연기생활을 시작한 뒤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왔지만 아직 많은 시청자들은 그를 ‘이름은 모르지만 얼굴은 본 적 있는’ 낯익은 배우 정도로 기억하고 있다. 180cm가 넘는 훤칠한 키에 남자다운 외모가 돋보이는 ‘훈남’ 연기자, 언제나 여주인공을 배려하고 지켜주는 역할이 잘 어울리는 ‘매너남’이 대중들이 생각하는 이주현의 이미지다. 그런 그가 데뷔 후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했다. 지난 1월 11일 첫 방송된 MBC-TV 아침드라마 ‘분홍립스틱’에서 돈과 야망을 위해서라면 사랑까지 이용하고 버리는 차가운 남자 ‘박정우’ 역할을 맡은 것. 자신을 사랑한 여주인공 박은혜(유가은 역)를 성공의 발판으로 삼고 배신의 상처를 주는 그야말로 ‘나쁜 남자’로 변신했다. “악역은 캐릭터 그 자체로도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잘만 소화해낸다면 ‘연기 변신’, 혹은 ‘신들린 연기’ 같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겠죠. 앞으로 시청자들에게 ‘나쁜 놈’ 이라고 욕먹을 게 걱정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대가 커요. 그동안 주로 착한 역을 맡았던 터라 감정을 참고, 삭이고, 눌러야 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이번에는 대사 하나, 표정 하나에 감정을 담아 시원하게 표출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다부진 각오를 밝히는 그이지만 사실 이제껏 쌓아온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역을 맡는 데 두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자칫 무모한 변신으로, 혹은 그의 한계를 규정짓는 족쇄로 남을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역할에서 연상되는 전형적인 모습을 탈피해 그 어떤 작품에서도 보지 못했던 매력적인 남자를 보여주고 싶다고 한다. “나쁘다는 의미가 그저 못되고 비열하고 치밀한 것만은 아니잖아요. 뻔한 거짓말에 뻔한 변명을 늘어놓는데도 여자들이 빠져들 수밖에 없는 치명적인 매력을 표현하고 싶어요. 그래서 제 역할에 대해 ‘나쁜 놈’이 아니라 ‘옴므파탈’이라고 불러주셨으면 해요.” 그래서일까, ‘옴므파탈’로의 완벽한 변신을 앞두고 방송 초반 여주인공 박은혜와 연애하는 장면에서는 자상하고 부드러운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실제 이주현은 어떤 모습에 더 가까울까. 그가 동갑내기 여자친구와 10여 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 지도 벌써 5년째. 오랜 시간 함께해온 만큼 편안하고 따뜻한 사랑을 이어가고 있단다. 특히 한 인터뷰에서는 “결혼 후 똑같은 사랑을 연기하더라도 느끼는 감정이 더욱 깊어졌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올 한 해 색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친 이주현. 이제는 얼굴도, 이름도 모두 익숙한 ‘진짜’ 배우 이주현을 만나게 될 차례다.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이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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