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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166 건 검색)

해 넘겨 끝난 이진숙 탄핵심판···“‘방통위 2인 의결’, 마땅히 할 일”
해 넘겨 끝난 이진숙 탄핵심판···“‘방통위 2인 의결’, 마땅히 할 일”
2025. 01. 15 14:48사회
... 부러웠다” “2인 체제 방기” 국회 책임 지적 문형배 “심리 지연 안타까워, 선고 최대한 빨리”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탄핵심판청구 사건의 첫 변론기일인 지난해 11월12일 서울 종로구...
이진숙방통위원장방통위헌법재판소
헌재, 이진숙 탄핵심판 변론 1월로 연기···윤석열 사건 집중할 듯
헌재, 이진숙 탄핵심판 변론 1월로 연기···윤석열 사건 집중할 듯
2024. 12. 21 14:56정치
... 정지 상태인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자신의 탄핵심판 2회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오는 24일로 예정됐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헌재 3인 공석’ 체제서 이진숙 탄핵심판 변론 시작…‘방통위 2인 체제’ 두고 공방
‘헌재 3인 공석’ 체제서 이진숙 탄핵심판 변론 시작…‘방통위 2인 체제’ 두고 공방
2024. 11. 12 17:11사회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탄핵심판청구 사건의 첫 변론기일인 1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출석해있다. 정효진 기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청구 사건의...
방통위이진숙헌재탄핵
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심판 첫 변론 [현장 화보]
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심판 첫 변론 [현장 화보]
2024. 11. 12 16:03사회
...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탄핵 판결을 촉구하고 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헌법재판소

스포츠경향(총 5 건 검색)

이진숙 “거대 포털 공적책임 부여해 신뢰성 높일 것”
이진숙 “거대 포털 공적책임 부여해 신뢰성 높일 것”
2024. 07. 31 13:36 연예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이 31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이 취임과 동시에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이진숙 위원장은 31일 임명 직후 바로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해 취임식을 갖고 “사회적 공기인 공영방송 및 미디어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재정립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이를 위한 이사회 구성을 조속히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제4부로 불리는 언론은 말 그대로 공기, 공적인 그릇으로 우리 삶에 필수적 요소”라며 “지금은 언론이 공기로서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했다. 이뿐 아니라 이진숙 위원장은 수신료 분리징수 제도 정착과 거대 포털 사이트의 신뢰성 회복을 강조했다. 이진숙 위원장은 “포털이 뉴스 매개자로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도록 최소한 공적 책임을 부여하고 다양하고 균형 있는 여론 형성을 도모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 신뢰성 및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이외에도 이진숙 위원장은 주식 리딩방과 악성 스팸 등으로 인한 이용자 피해 방지, 장애인 등 소외계층 미디어 이용 불편 문제 새건,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해외 진출 지원, 미디어·콘텐츠 혁신성장 기반 마련 제도 등도 언급했다. 아울러 “불과 1년이 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두 분의 전임 위원장이 자리를 떠나야 했다. 방송과 통신 정책이 중단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두 분의 큰 희생이 있었다”며 “두 분 전임 위원장의 희생과 직원 여러분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방통위에 부여된 책무를 최선을 다해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했다. 이진숙 위원장은 취임식에 이어 이날 오후 2시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위한 전체 회의를 진행한다.
‘이춘재·고유정 심리 간파’ 국내 1호 여성 프로파일러 이진숙, ‘세계 다크투어’ 출격
‘이춘재·고유정 심리 간파’ 국내 1호 여성 프로파일러 이진숙, ‘세계 다크투어’ 출격
2022. 07. 13 14:04 연예
JTBC ‘세계 다크투어’ 제공 국내 1호 여성 프로파일러 이진숙이 ‘세계 다크투어’를 찾는다. 14일(내일) 방송되는 JTBC ‘세계 다크투어’에서는 화성 연쇄살인마 이춘재부터 남편을 살해한 고유정까지 살인범의 심리를 간파했던 국내 1호 여성 프로파일러 이진숙이 다크가이드로 출격한다. 이날 다크투어 버스에 올라탄 다크 투어리스트들은 새롭게 등장할 다크가이드에 대한 추측을 쏟아낸다. 이어 버스에 올라탄 다크가이드를 본 박나래와 봉태규는 “어디서 많이 뵀던 분 같다”며 그녀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바로 국내 1호 여성 프로파일러 이진숙이 다크투어를 책임질 다크가이드로 변신한 것. 수많은 범죄자의 마음을 읽어냈던 만큼 이진숙 다크가이드는 “여러분의 심리를 꿰뚫고 있다”며 ‘이진숙 표 관심법’으로 분위기를 주도한다. 그녀의 시선을 받은 이정현은 손을 바들바들 떨어 모두의 관심을 받았다고. “손을 왜 이렇게 떨어”라며 의심의 눈초리가 쏟아지는 가운데 ‘다크 끝판왕’ 이정현의 속마음은 무엇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와 함께 다크 투어리스트들의 고민도 봇물 터지듯 튀어나왔다는 후문이다. 여행마다 남다른 공감능력을 보여줬던 봉태규가 “이 여행은 감정 기복이 너무 심하다”며 고충을 토로하는 한편, 장동민은 “가이드님 이야기 소리가 잠잘 때도 들리는 것 같다”고 과몰입을 호소한다. 끔찍한 범행을 일삼았던 범인들의 심리를 관철하는 이진숙 다크가이드와 함께 떠날 JTBC 예능프로그램 ‘세계 다크투어’는 내일(14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이진숙 대전MBC 사장 사의 표명···퇴직금 2억원
이진숙 대전MBC 사장 사의 표명···퇴직금 2억원
2018. 01. 08 22:22 연예
이진숙 대전 MBC 사장(사진)이 8일 사의를 표명했다. MBC는 이날 이 사장이 대전 MBC 경영국에 사임서를 오후 5시 쯤 제출했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대전지부는 총파업 이전인 지난해 5월부터 이진숙 사장 퇴진 운동을 벌였으며 김장겸 전 사장이 해임된 뒤에도 이 사장이 물러나지 않자 제작거부를 이어왔다. 대전MBC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사필귀정, 인과응보”라며 “이제 자연인 이진숙은 대전MBC와 MBC의 명예를, 언론인의 명예를 더 이상 더럽히지 말고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으라”고 했다. 이진숙 대전MBC 사장. MBC 제공사진 걸프전·이라크전 보도로 유명해진 이 사장은 이명박 정권 시절 김재철 전 사장 밑에서 홍보국장과 기획홍보본부장을 지내며 ‘김재철의 입’으로 불렸다. 2012년 파업 후 MBC 2대 주주인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과 만나 MBC 지분 매각과 처분 방안 등 ‘MBC 민영화’를 논의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때 보도본부장으로, ‘전원구조 ’오보와 유가족을 폄훼한 보도의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받았으나 보도 경위를 밝히기 위한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조사에는 응하지 않았다. 2015년 안광한 사장 시절 대전MBC 사장에 취임한 후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사원들을 부당 징계하고, 지역과 무관한 중동뉴스를 내보내 “방송을 사유화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날 언론노조 MBC본부는 성명에서 “자신의 해임을 위한 주주총회 개최가 임박하자 돌연 사의를 밝혀 퇴직금을 챙길 수 있게 됐다. 그의 사임은 만시지탄이지만 끝까지 잇속을 챙기려는 치졸한 행태는 다시금 분노를 사고 있다”고 평했다. 이는 이진숙 사장이 해임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주주총회를 나흘 앞둔 시점에 MBC 경영국에 사임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대표이사 사장의 경우 사표 수리 과정이 없기 때문에 제출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이 덕분에 이진숙 사장은 2억 원 상당의 퇴직금을 수령하게 됐다.
이진숙
‘역대급 뜬금포’ 임성한 드라마에 이진숙 MBC본부장 깜짝 등장
‘역대급 뜬금포’ 임성한 드라마에 이진숙 MBC본부장 깜짝 등장
2015. 01. 02 16:27 연예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백야>에 이진숙 MBC보도본부장이 깜짝 등장했다. 지난 1일 방송된 <압구정백야>에선 화엄(강은탁) 가족이 모여 앉아 뉴스를 시청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해당 장면에서는 이진숙 본부장이 뉴스 앵커로 등장, ‘사우디아라비아 압둘라 왕자 단독 인터뷰’라며 이 본부장이 극 중 사우디아라비아 왕자와 아랍어로 인터뷰 하는 모습이 방송됐다. 2분 넘게 전파를 탄 장면에서 이 본부장과 압둘라 왕자는 사우디아라비아 내 고층 건물 건축 계획, 한국 드라마, ‘대장금’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압둘라 왕자는 인터뷰를 마치며 “초대해주셔서 영광입니다”라고 한국어로 인사했다. 누리꾼들은 일일드라마에 MBC보도본부장이 출연한 것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포털 게시판 등에 “역대급 뜬금포네” “대체 무슨 장면이지?” “진짜 황당함. 역시 임성한이다”는 등의 글을 남겼다. <압구정 백야>는 막장 드라마로 화제를 모은 <오로라공주>를 집필한 임성한 작가의 작품이다.

주간경향(총 4 건 검색)

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안 국회 통과···직무정지
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안 국회 통과···직무정지(2024. 08. 02 17:02)
2024. 08. 02 17:02 정치
8월 2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이 야당 단독으로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이 8월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야당 의원들만 참여한 가운데 이 위원장 탄핵안을 무기명 표결에 부쳐 총투표수 188표, 찬성 186표, 반대 1표, 무효 1표로 가결했다. 잎서 이 위원장 탄핵안은 지난 8월 1일 본회의에 보고됐다. 야당은 이 위원장이 임명 당일(7월 31일) 김태규 부위원장과 함께 ‘2인 체제’로 공영방송 임원 선임 안건을 의결하는 등 중대한 법률 위반 행위를 벌였다는 점을 탄핵 사유로 들었다.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 개시와 함께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야당이 방통위 관련 탄핵안을 제출한 것은 이동관·김홍일 전 방통위원장과 이상인 전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에 이이 이번이 네 번째다. 실제 상정돼 가결까지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위원장의 전임자 세 명은 모두 탄핵안 표결 전 자진해서 사퇴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서가 이 위원장에게 송달된 때부터 이 위원장의 직무는 정지되고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 김태규 방통위 부위원장이 위원장 직무대행을 한다. 대통령실은 이위원장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데 대해 “반헌법·반법률적 행태”라고 주장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방송통신위원장이 근무 단 하루 동안 대체 어떻게 중대한 헌법 또는 법률 위반행위를 저질렀다는 건지 묻고 싶다”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야당의 탄핵 폭주에 맞서 이진숙 위원장은 당당히 헌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북한이 오물 풍선을 보낸 것과 야당이 오물탄핵을 하는 것에 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탄핵과 별도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오는 8월 9일 ‘방송장악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과방위는 8월 2일 전체회의에서 ‘불법적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청문회’ 실시 계획서를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방통위가 ‘2인 체제’로 KBS와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등 총 13명을 선임한 과정의 적절성을 검토하는 것을 청문회 목적으로 들었다. 청문회에는 이 방통위원장과 김 부위원장,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서기석·권순범·정재권 KBS 이사 등 28명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과방위는 청문회 사흘 전인 오는 8월 6일에는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과 관련해 방통위 내부 문서와 회의록, 속기록 등을 확인하기 위한 방통위 현장검증을 실시하기로 했다. 청문회와 현장검증 안건은 모두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대했으나 야당이 주도해 거수투표로 통과했다. 이날 과방위는 ‘방통위 파행 운영 및 방통위원장 의혹 검증을 위한 현안 질의’를 하기로 하고 이 위원장을 증인으로 출석 요구했으나 이 위원장은 ‘건강 이상 입원’을 사유로 불출석을 통보했다. 과방위는 김 부위원장에게 이날 오후 1시 30분까지 출석할 것을 요구하는 안건을 별도 의결했지만, 김 부위원장도 나오지 않았다.
[꼬다리] 이진숙이라는 징후
[꼬다리] 이진숙이라는 징후(2024. 08. 02 16:00)
2024. 08. 02 16:00 사회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7월 31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10년 전인 2014년, 나는 기자로 일할 거라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방송 뉴스나 신문은 거의 보지 않았다. 당연히 미디어를 어떻게 읽어내야 하는지도 몰랐다. 그해 4월 16일, 가라앉는 배에 탄 승객이 모두 구조됐다는 속보를 덜컥 믿어버린 것도 어쩌면 그 때문이었는지 모르겠다. 그 많은 방송사가 한꺼번에 실수할 수도 있다는 걸 그때는 알지 못했다. 승객이 모두 안전하다는 이야기에 마음을 놓고 친구를 만나 놀았다. 그날따라 술집에 사람이 없었던 기억이 난다. 다음날 뉴스를 보고서야 온몸이 아찔해졌다. 오래 남을 죄책감을 얻은 채 손에 잡히는 대로 기사를 읽었다. 필사적으로 사실을 파헤치는 보도들 틈에 사망자들의 ‘사망보험금’을 계산한 기사가 껴 있었다. 이진숙 보도본부장의 MBC였다. 그때의 MBC는 그 외에도 모두의 상처를 헤집는 보도를 여럿 내보냈다. 10년이 더 지난 2024년 7월 이진숙은 방송통신위원장으로 돌아왔다. 그가 ‘MBC 세월호 보도 참사’의 주요 책임자였다는 걸 알게 되자 문득 궁금해졌다. 그는 그때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세월호 참사는 그에게 무엇이었을까. 공직자 검증 취재 과정에서 그의 생각을 발견할 수 있었다. 2022년 9월 그는 페이스북에 세월호 추모 물결을 두고 “세월호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세력들이 노란 리본으로 온 나라를 뒤덮었다”며 “나라 앞날이 노랗다”라고 썼다. 이를 지적하는 질문에는 “공직자 임명 전 자연인으로서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한 것”이라고만 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를 폄훼하는 데 앞장섰던 극우 단체 ‘뉴라이트’ 관련 인사로부터 정치 후원금을 받기도 했다. 청문회에 나온 세월호 유가족은 “보도 참사의 책임을 통감한다”는 그의 사과를 받지 않았다. 청문회를 지켜본 많은 이들도 유가족과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이진숙의 불성실한 답변 자체가 놀랄 일은 아니다. 그가 ‘공영방송 이사 교체’라는 특수임무만 처리하고 떠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보다는 세월호 추모를 헐뜯고, 보도 참사를 깊이 반성한 적도 없어 보이는 이가 방통위원장으로 임명된 현실이야말로 가장 큰 참담이다. 한국사회는 세월호 참사에 ‘사회적 참사’라는 이름을 붙이고 우리 모두의 문제로 떠안자고 합의했다. 이진숙 임명은 그 공동체적 합의가 훼손되고 있다는 징후로 읽힌다. 징후는 이진숙뿐만이 아니었다. 인사청문이 한창 진행되던 지난 7월 25일, KBS는 생방송 뉴스를 진행하는 기자의 노트북에 붙어 있던 노란 리본 스티커를 편집했다. 석 달 전에는 KBS PD들이 세월호 10주기를 맞아 준비한 다큐멘터리가 무기한 제작 중단됐다. ‘하인리히의 법칙’은 큰 사고가 나기 전 수십 번의 징후가 발생한다는 이론이다. 우리는 공동체적 비극을 바라보는 관점의 붕괴를 대비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지난 10년 동안 ‘지겹다’, ‘그만하라’고 말해 온 이들에게 묻고 싶다. 이런데 어떻게 세월호를 지우냐고.
꼬다리
노동장관에 김문수 내정···이진숙 방통위원장 임명도
노동장관에 김문수 내정···이진숙 방통위원장 임명도(2024. 07. 31 10:41)
2024. 07. 31 10:41 정치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3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정무직 인선 발표에서 신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인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31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에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을 지명했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같이 발표했다. 정 실장은 “고용노동계의 현안이 산적해 있는 시점에 노동 현장과 입법·행정부를 두루 경험한 후보자야말로 다양한 구성원들과의 대화와 타협을 바탕으로 노동 개혁 과제를 완수할 수 있는 적임자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 노동부 장관 내정자는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1996년 신한국당으로 국회에 입성 15~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06∼2014년 경기도지사를 지냈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는 보수단체의 태극기 집회를 옹호하기도 했다. 김 내정자는 정 실장의 발표가 끝난 뒤 “부족한 점이 많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께서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셨다”며 “제가 부족한 만큼 한국노총을 비롯한 노동계와 경총을 비롯한 사용자 단체, 국회와 노동 관련 학계·언론계의 말씀을 늘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법치주의 노동 개혁은 지난 2년간 상당한 성과를 거둬 노사 분규로 인한 노동 손실일수가 대폭 감소했다”면서도 “노동 개혁의 또 다른 과제인 노동 약자 보호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 이어 “5인 미만 사업장이나 영세 중소기업 비조직 노동자들도 결혼해서 자녀를 가질 수 있는 소박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서 적극 도와드려야 하겠다”며 “윤 대통령의 노동 개혁이 성공해 노사정이 모두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과 김병환 금융위원장의 임명안을 재가했다. 또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주일본대사에 박철희 국립외교원장, 주호주대사에 심승섭 전 해군참모총장, 국립외교원장 후임에 최형찬 주네덜란드 대사를 임명했다.
이진숙 “방송이 지금 공기가 아니라 흉기”
이진숙 “방송이 지금 공기가 아니라 흉기”(2024. 07. 04 11:31)
2024. 07. 04 11:31 정치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 김병환 금융위원장 내정자, 김완섭 환경부 장관 내정자가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새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이진숙 지명 환경부 장관 후보에 김완섭 , 금융위원장 후보엔 김병환 윤석열 대통령은 4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에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환경부 장관 후보에 김완섭 전 기획재정부 2차관, 금융위원장 후보로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을 지명했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 같은 인선안을 발표했다. 이 방통위원장 내정자는 MBC에서 사회부·국제부·문화부 기자와 워싱턴 특파원을 지냈다. 정 실장은 “이 후보자는 이라크전 당시 최초의 여성 종군기자로 활약하는 등 언론인으로서 능력을 인정받아 왔다”며 “경영인으로서도 관리능력과 소통 능력을 고루 갖췄다”고 소개했다. 이 내정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방통위원장으로 내정된 후 인사말을 통해 “방송이 지금 공기가 아니라 흉기라고 불리기도 한다”며 “특히 공영방송이 그런 비판을 받는다. 방송은 언론은 모든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 권력, 상업 권력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데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오늘 저는 이 시점에서 공영방송, 공영언론이 노동권력 노동단체에서도 독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영 방송, 공영 언론 다수 구성원이 민주노총 조직원”이라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조만간 MBC·KBS·EBS 등 공영방송사 이사 임기가 끝난다”며 “새 이사들을 선임해야 한다. 임기가 끝난 공영방송 이사를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또 “하루빨리 방통위원회가 5명 상임위원을 구성할 수 있게 민주당 몫 위원을 추천해주시기 바란다”며 “민주당이 나머지 2명을 추천해준다면 가장 이른 시일 안에 5명 위원회가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환경부 장관 내정자는 행정고시 36회로 기재부 사회예산심의관, 예산총괄심의관, 예산실장 등을 역임했다. 정 실장은 “김 후보자는 예산 및 정책 분야의 정통 관료 출신”이라며 “환경 분야 예산 편성과 사회 정책 조정 업무를 두루 거쳤고, 윤석열 정부에서 두 차례 예산 편성을 총괄하는 등 누구보다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말했다. 김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행정고시 37회로 현 정부에서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을 거쳐 지난해 8월 기재부 1차관으로 발탁됐다. 정 실장은 김 후보자에 대해 “금융 정책과 거시 경제 정책을 두루 담당한 정통경제 금융관료”라며 “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시각과 함께 정책 조율 능력과 위기 대응 경험을 겸비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차관급 6명도 새로 임명했다. 인사혁신처장에 연원정 대통령실 인사제도비서관, 기획재정부 1차관에 김범석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 박범수 대통령실 농해수비서관을 각각 임명했다. 이와 함께 농촌진흥청장에 권재한 농림축산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 산림청장에 임상섭 산림청 차장,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장에 김재홍 국민대 교수를 임명했다.

레이디경향(총 1 건 검색)

남편 잃고 사기 피해 딛고 꿈 이룬 중국동포 이진숙
2008. 10. 13 화제
“낮에는 남편을 간호하고 밤에는 사우나에 출근했죠. 강남은 부자동네라고 해서 손님도 많을 것이고, 내가 열심히만 하면 돈을 잘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웬걸요. 이상하게도 밤 11시면 모든 전등을 꺼버리는 거예요. 탈의실에 앉아 벌벌 떨면서 손님을 기다렸지만 손님이 올 리가 없죠. 사기였어요” 청천벽력 같은 남편의 위암 선고, 날아간 희망 이진숙씨(59)는 이번 여름 일본으로 휴가를 다녀왔다. 일본에서 결혼해 그곳에서 살고 있는 딸, 유학 중인 아들과 함께 여름을 보내고 싶어서였다. “그렇게 놀러가본 건 거의 처음이니까요. 무척 즐거웠어요. 아이들이랑 맛있는 것도 먹고 온천도 다녔어요. 손녀 재롱도 실컷 보고요.” 몇 년 만에 자녀들을 만나는 터라 기대가 컸던 여행이었다. 설레는 마음에 출발 전날에는 잠 한숨 이루지 못했고, 새벽부터 일찌감치 공항에 도착해 몇 시간을 기다렸다. 공항 대합실 의자에 앉아 비행기 이륙 시간을 기다리며 오고 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던 그 순간을 이진숙씨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지나온 시간이 머릿속에 한 편의 영화처럼 펼쳐지면서 정말로 하늘 위에 떠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7년 전 매서웠던 그 겨울에도 이진숙씨는 공항 의자 한쪽에 앉아 있었다. 다만, 옆자리에 든든한 남편이 있었다는 것이 지금과 달랐다. “아이들이 공부를 잘했어요. 우리는 못 배웠지만 똑똑한 애들 뒷바라지는 끝까지 해주겠다고 마음먹었죠. 중국에서 대학을 보내려면 돈이 너무 많이 들 것 같아 한국행을 결심 했어요. 아이들만큼은 고생시키고 싶지 않았거든요. 돈 많이 벌어서 아이들 공부도 시키고, 집도 사고, 잘 살아보자고 남편과 다짐하고 한국에 들어왔던 건데….” 이야기를 막 시작했지만 벌써부터 말끝이 흐려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남편은 이미 곁에 없다. 한국에 들어온 지 1년도 채 안 돼 위암 판정을 받은 남편은 5년 가까이 투병 생활을 하다 재작년 세상을 떠났다. “남편이 암 선고를 받았을 때 정말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더군요. 많이 벌지는 못했지만 한푼 두푼 통장에 돈이 늘어나는 재미로 힘든 줄도 모르고 살았어요. 남편은 건설 현장에서 일을 했는데 언제부턴가 72kg 정도 나가던 몸무게가 59kg까지 빠지는 거예요. 힘들어서 그런가보다 했죠. 돈도 없고, 바쁘기도 하고 해서 몸이 아파도 그냥 약 사 먹으면서 버텼어요.” 아이들, 아내 생각은 많이 해도 정작 자기 몸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던 남편이었다. 수중에는 50만원 정도밖에 없었지만 이것저것 따질 겨를이 없었다. 당장 남편을 동대문의 한 종합병원에 입원시키고 수술 날짜를 잡았다. 가깝게 지내던 친구, 친척들이 돈을 보태줘 어렵게 수술비를 마련했지만, 장기간 받아야 하는 항암 치료가 더 문제였다. “그전까지는 식당에서 일을 했는데 그 돈으로는 몇 십만원씩 하는 항암 치료비를 감당할 수가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한 게 ‘때밀이’라고 불리는 목욕관리사 일이었어요.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지만 ‘이 시련을 꼭 이겨내야 한다. 망설이면 안 된다’라고 마음속으로 되뇌고 또 되뇌면서 용기를 냈죠.” 평소 남들 앞에 나서서 말하는 것도 겁내는 이씨였다. 그런데 목욕탕에서 발가벗고 남의 몸을 밀어야 한다니 두렵기도 하고,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내가 이 일을 안 하면 누가 남편 수술비를 대고, 유학 중인 아이들 뒷바라지를 하겠나, 하는 생각 말고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어요. 다른 일보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하니까 꼭 열심히 배워서 일을 해야겠다 싶었죠.” 목욕관리사가 되기 위해서는 학원에서 한 달 가까이 실습을 해야 했다. 처음 학원을 찾았던 날, 쑥스러움과 긴장을 떨쳐내고 다른 사람들을 따라 열심히 때 미는 연습을 하고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끙끙 앓아눕고야 말았다. 쉰이 넘은 나이에 40대 건강한 이들과 똑같이 일하려고 하니 가뜩이나 체구도 작고 몸도 약한 그녀가 두 배로 힘을 써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원장님께서 세심하게 신경 써준 덕분에 금방 배울 수 있었어요. 제가 처음에 워낙 못해서 원장님 등을 시뻘겋게 벗겨놓았는데도 괜찮다고 하시며 체격에 따라, 피부에 따라 서비스를 다르게 해야 한다고 자세히 가르쳐줬어요. 힘들 때여서인지 따뜻한 말 한마디 한마디가 큰 돈보다 더 고맙게 느껴지더라고요.” 따뜻하게 그녀를 감싸주던 원장님은 이씨의 집안 사정을 어떻게 알았는지 학원을 수료하던 날 ‘치료비에 보태라’며 학원비를 되돌려주었다고 한다. ‘힘내라’는 말과 함께. 남편의 암 선고 이후 어쩔 수 없이 맘에도 없는 목욕관리사 일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한 달여를 쫓기듯 살아온 그녀였다. 갑작스럽게 닥친 불행에 펑펑 울어보지도 못한 채 사는 데만 급급했다. 원장님의 속 깊은 배려를 받던 날, 이진숙씨는 한국에 온 뒤 처음으로 마음 놓고 눈물을 쏟았다. 서럽고 절망스러워서가 아니라 고맙고 감격스러워서였다. 연이은 사기, 고된 목욕관리사 일로 손님들 등에 눈물 쏟아 병원에 누워 있는 남편을 생각하면 하루빨리 한 푼이라도 더 벌고 싶었지만 막상 목욕관리사 일을 배웠어도 목욕탕에 ‘취직’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한국 사정도 잘 모를뿐더러, 초보인지라 우선 소개소를 통하기로 했다. 소개소에서 연결해준 서울 역삼동에 있는 24시 사우나는 시설도 깔끔하고 주인도 선량해 보여 마음에 들었다. 아는 언니로부터 1천만원을 빌려 주인에게 넘겨주고 야간조로 계약을 했다. “낮에는 남편을 간호하고 밤에는 사우나에 출근했죠. 강남은 부자동네라고 해서 손님도 많을 것이고, 내가 열심히만 하면 돈을 잘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웬걸요. 이상하게도 밤 11시면 모든 전등을 꺼버리는 거예요. 탈의실에 앉아 벌벌 떨면서 손님을 기다렸지만 손님이 올 리가 없죠. 사기였어요.” ‘아차’ 싶었다. 몸을 맡기는 손님이 있어야 돈을 버니 얼른 다른 목욕탕을 찾아가야했다. 다른 데로 가겠다고 1천만원을 돌려달라며 주인을 찾아갔더니 상냥했던 주인은 완전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냉정한 얼굴의 주인이 내놓은 계약서에는 24개월이라는 기한이 적혀 있었다. 계약을 하던 당시 그저 초보인 자신을 고용해준다는 사실이 고마워 허겁지겁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게 화근이었다. 소개소에서도 대신 들어갈 사람이 생기면 바꿔주겠다는 말뿐 ‘나 몰라라’ 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1천만 원이라는 큰 돈이 물거품이 되어버렸으니 내 자신이 싫고 세상이 원망스러워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어요. 항암 치료 중인 남편의 창백한 얼굴을 보는데 정말 아찔하더군요.” 뿐만이 아니었다. 넋 놓고 앉아 있을 수 없어 곧 가게를 연다는 말만 믿고 겨우 5백만원을 만들어 찾아간 곳에서도 또 사기를 당했다. 빚은 산더미처럼 불어만 가고, 어떻게 사람들이 이럴 수가 있나 싶어 기가 막혔다. “하루하루가 악몽 같았어요. 그러던 중 누군가 ‘중국 동포 외국인 노동센터’를 찾아가보라고 하더라고요. 가서 자초지종을 얘기하니까 발 벗고 나서서 도와주시더군요. 관계자 분들의 도움으로 5백만원은 되찾을 수 있었죠.” 연이은 사람들의 배신은 그녀를 좌절에 빠뜨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그녀를 다시 일으킨 것 역시 사람들이었다. 딱히 더 나을 것도 없는 상황의 친구들도 이씨를 돕기 위해 팔 걷고 나섰다. 덕분에 마송과 목감동에서 좋은 곳을 찾아 자리를 잡고 본격적인 목욕관리사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악물고 정말 열심히 일했어요. 제 키가 작아서 굽이 높은 슬리퍼를 신고 일을 하다 보니 저녁이 되면 발도 퉁퉁 부어요. 게다가 하루 종일 김이 꽉 찬 목욕탕에서 땀 흘리며 힘을 쓰고 나면 탈수증에 걸려서 쓰러질 뻔한 적도 여러 번이에요.” 목욕탕에서 남편이 다니는 병원까지는 두 시간도 더 걸리는 거리였다. 버스로 40분을 가고도 또 지하철을 갈아타야 했다. 남편의 항암 치료가 있어 병원에 다녀온 날은 목욕탕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힘이 쫙 빠졌다. 하지만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손님들 등에 눈물도 많이 흘렸어요. 게다가 전 몸무게가 50kg도 안 나갈 정도로 자그마한데, 덩치 큰 손님들은 어찌나 많은지(웃음). 그래도 저처럼 늙고 약한 사람한테 관리를 받으면서도 제 사정이 딱하다고 5천원씩, 1만원씩 더 얹어주는 분들이 많았어요. 위로의 말도 많이 해주고요. 그런 분들 덕분에 살 수 있었죠.” 그렇게 번 돈은 고스란히 남편의 항암과 방사선 치료비로 들어갔다. 하지만 이런 정성에도 불구하고 암은 자꾸만 재발했다. 피눈물 나는 투병 생활을 이어가던 남편은 결국 세상을 등졌다. “좋은 날 한번 못 누려보고 간 남편이 안타깝고 보고 싶지만, 그래도 정말 다행인 건 남편 치료에 최선을 다했다는 거예요. 내 힘으로 열심히 벌어서 받아야 할 치료는 전부 받게 해줬어요. 우리 형편에는 정말 큰 돈을 썼지만 하나도 아깝지 않아요. 조금이라도 소홀했다면 지금 얼마나 후회가 되겠어요. 남편도 마지막에 그러더라고요. 하고 싶은 거 다 해보게 해줘서 고맙다고.”든든하게 자라준 아이들이 곁에 있어 행복해 지금 이진숙씨는 개포동의 한 목욕탕에서 매점을 운영하고 있다. 친구 소개로 시작한 지 1년 정도 됐는데 목욕탕 주인도 편안하게 대해주고 손님들과도 제법 친해져서 매일이 즐겁다. 돈을 많이 벌고, 일이 쉬워서라기보다 마음이 편해서다. 비록 사랑하는 남편은 잃었지만 훌륭하게 자란 두 아이들을 생각하면 항상 가슴이 벅차오른다. 남편에게 신경 쓰느라 혹은 돈 번다는 핑계로 아이들에게 다소 소홀했었다. 하지만 대견한 아이들은 어느 집 아이들보다 잘 자라 이제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특히 철이 일찍 든 딸은 크면서 장녀 노릇을 톡톡히 했다. 자기 공부도 힘들 텐데 시간을 쪼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비를 벌고 동생까지 일본으로 데려다 공부를 시켰다. 부지런하고 똑똑한 딸 덕분에 이진숙씨가 큰 부담을 던 것도 사실이다. 한번은 이진숙씨의 딸이 어렸을 때 목욕탕에 찾아왔다가 엄마가 손님 등을 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울면서 돌아간 일이 있었다. “그때 딸이 자기는 이제 공부 그만둘 테니 엄마도 일 그만하라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죽어도 너희는 공부해야 한다고. 너희마저 공부를 그만두면 우리 식구 전부 한강에 뛰어들어야 한다고요.” 딸 입장에서는 자기 학비 때문에 그렇게 고생하는 엄마를 보는 것이 괴로웠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진숙씨가 땀을 흘리며 열심히 사는 이유는 오직 딸과 아들 때문이었다. 두 아이가 열심히 공부해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제 능력을 발휘하며 사는 것, 그 모습을 보고자 한국행을 택하지 않았던가. 고맙게도 아이들은 그녀의 마음을 헤아렸는지 능력 있는 회사원으로, 대학원 장학생으로 자랐다. 그리고 이렇게 가족이 함께 모여 행복한 여름 휴가를 보내게 됐다. 앞으로 이진숙씨는 더 바빠질지도 모른다. 매점에서 버는 돈을 차곡차곡 모아서 남편과 약속했던 내 집 마련의 꿈을 꼭 이루려고 하기 때문이다. 곡절 많았던 그녀의 ‘인간극장’ 드라마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 드라마에는 이제 눈물보다는 행복과 웃음이 가득할 것이다. ■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인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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