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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스케치]‘서동요’와 보석, 익산에서의 특별한 체험
- 2005. 12. 01 재테크
- 요즘 전라북도 익산이 뜨고 있다. SBS-TV 드라마 ‘서동요’의 인기를 업고 백제문화의 본고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미륵사지와 백제 왕궁터로 대표되는 백제문화와 더불어 보석박물관도 점차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있다. 백제문화의 수도로 재조명 받고 있는 익산에서 새로운 문화체험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Theme 1 백제의 향기를 찾아서 미륵사지 & 백제 왕궁터 한 무리의 사람들이 바둑판처럼 생긴 땅에서 작업하고 있다. 붓과 호미를 쥔 손은 긴장 때문인지 약간 떨리고 있다. 마치 논두렁처럼 생긴 경계선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사람들은 조심조심 뭔가를 캐내고 흙을 붓으로 쓸어낸다. 느릿느릿 진행되지만 이들의 미세한 움직임 하나하나는 역사와 시간의 흔적을 캐내는 ‘거룩한’ 작업이다. 바로 발굴 현장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왕궁터나 사찰터 등 역사의 흔적을 발굴하는 모습은 숭고하지만 또 재미있는 볼거리다. 발굴단의 조심스러운 작업이 끝나면 별것 아닌 땅과 유물들이 역사의 자료로 변한다. 어떤 곳은 화장실, 어떤 곳은 침실이 되고 깨진 그릇은 유물이 된다. 그렇게 발굴작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익산 곳곳은 삼국시대, 특히 백제의 유물이 아직도 발굴되고 있는 소중한 고장이다. 미륵사지와 백제 왕궁터는 익산이 왜 ‘천년 고도’인지를 말없이 알려주는 현장이다. 아직까지 ‘익산=미륵사지’처럼 인식된다. 익산의 자랑은 다른 고장처럼 레저 시설이나 온천이 아니다. 역사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 바로 익산의 자랑거리다. 국보 제11호로 지정되어 있는 미륵사지 석탑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석탑으로 꼽힌다. 거의 붕괴되어 한 귀퉁이만 6층까지 남아 있어, ‘원래는 7층이다’ ‘아니 9층이다’ 등 다양한 설들이 나왔다. 일제시대 때 미륵사지 석탑의 붕괴된 곳을 흉물스러운 시멘트로 발라버렸다. 붕괴를 막기 위한 노력(?)이었을지 몰라도, 지금 보면 백제 역사의 단절처럼 안타까움을 절로 느끼게 한다. 미륵사는 백제 최대의 가람이었다고 한다. 그후 모든 건물은 소실되고, 현재는 광활한 터와 연못만이 남아 있다. 그리고 이곳이 미륵사였다는 흔적을 보여주는 석탑 두 개만 덩그러니 지키고 있다. 동탑과 서탑, 마치 석가탑과 다보탑처럼 서로를 친구 삼아 덩그러니 서 있다. 하지만 남매처럼 보이는 동탑과 서탑은 한눈에 봐도 뭔가 어색하다. 동탑은 1990년부터 복원에 들어가 1992년 30억원의 예산을 들여 완공한 탑이다. 5층에 미륵사지의 역사를 담은 문서와 불상 3개를 보존하고 있다. 하지만 정해진 시간 내에 복원을 해야 했던 탓에 과거의 흔적을 찾아보기는 너무나 어렵다. 동탑의 몸체는 대부분 익산의 돌로 만들어져 있다. 과거 동탑의 몸통이었을 구조물들은 복원된 탑의 아주 작은 부분만 차지하고 있다. 너무나 하얗게 보이는 동탑에서 백제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런 비난과 비판 때문에 남아 있는 서탑의 복원 계획은 아주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있다. 해체 작업을 위해 서탑은 천막으로 온전히 가려져 있다. 현재 2층까지 해체되어 있는데, 해체 작업을 했던 사람들은 많이 놀랐다고 한다. 탑 외부의 반듯반듯한 모습과는 달리 탑 내부를 채운 돌들은 크기와 모양이 너무나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이 제각각의 돌들이 무거운 탑의 하중을 견디는 데 더욱 효과가 좋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선조들의 과학적인 건축 기술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됐다. 1 당간지주 사이로 보이는 복원된 미륵사지 동탑. 2·4·5 백제 왕궁터의 5층석탑과 발굴된 유물들. 3·5·6·7 미륵사지에서 발굴된 유물과 해체작업 중인 미륵사지 석탑의 모습. 원래 서탑은 2007년까지 복원할 예정이었지만, 완벽한 작업을 위해 몇 년 더 미뤄질 것 같다고 한다. 동탑 복원에 30억원이 필요했다면 완전한 복원을 위해서 서탑 복원 과정에는 최소 80억원 이상이 쓰일 것으로 추산된다. 미륵사지 발굴 현장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모두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에 보관되어 있다. 이곳은 1997년 개관했고, 현재 소장 유물은 1만9천2백여 점에 이르고 있다. 관람은 무료이기 때문에 학생들을 위한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관한다. 문의 063-836-7804(www.mireuksaji.org) 지금까지 익산은 수도의 개념과는 거리가 멀었던 곳이다. 그러나 1986년 발굴조사를 시작한 백제 왕궁터는 백제 말기의 ‘익산 천도설’을 뒷받침해주는 중요한 유적지다. 백제가 공주에서 사비로 수도를 옮긴 후 서기 600년 무왕은 자기의 출생과 관련되어 있는 익산 금마에 미륵사를 창건했다. 비슷한 시기에 왕궁리 터에 성벽과 건물터를 지은 것으로 보인다. 백제 왕궁터가 있는 금마 일대는 부여의 별도 수도, 즉 일종의 행정수도로서 기능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곳은 국보인 왕궁리 5층석탑을 중심으로 총 6만5천7백여 평의 규모를 자랑한다. 유리구슬, 인장와, 청자 등 총 3천여 점의 유물이 이곳에서 출토됐다.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은 임시 전시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2006년 3월 백제 왕궁터 전시관이 문을 열 예정. 이곳에 가면 발굴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문의 063-836-9027(www.bch.go.kr) Theme 2 서동과 선화공주의 애틋한 사랑 드라마 ‘서동요’ 촬영 현장 노래 하나로 공주를 아내로 맞이한 ‘돈키호테’ 같은 남자가 있다. 백제의 서동이 그 주인공이다. 백제 30대 무왕이 된 서동은 백제 서울 남쪽 연못의 용의 아들로 태어난 후 산에서 마를 캐어 팔아 ‘마동’이라 불렸다. 신라 진평왕의 셋째딸 선화공주가 천하의 일색이라는 소문을 들은 그는 신라에 가서 동네 아이들에게 마를 주고 노래를 부르게 했다.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향가로 불리는 서동요다. ‘선화공주님은 남몰래 얼어두고 맛둥방을 밤에 몰래 안고 간다’라는 노래였다. 아이들의 입을 통해 구전되던 노래는 드디어 궁궐에까지 알려지고, 선화공주는 귀양을 가게 된다. 귀양 도중 서동을 만나 익산 땅으로 와 함께 살게 되고, 서동은 후에 백제 30대 무왕으로 등극한다. 요즘 익산은 서동요의 고장으로 알려지고 있다. SBS-TV 드라마 ‘서동요’의 촬영장이 익산에 세워졌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익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드라마 촬영장은 ‘서동 생가’ 촬영이 이뤄진 1세트장과 선화공주가 궁에서 나와 살던 ‘선화 사가’ 촬영이 이뤄진 2세트장으로 나눠져 있다. 1천여 평 규모로 조성된 1세트장은 배산임수 지형으로 앞에는 강이 흐르고, 뒤로는 산이 막고 있다. 새벽에는 강안개가 자욱하게 피어올라 멋진 사진 촬영지로도 이름을 높이고 있다. 주차장에서 약 5분 거리에 있기 때문에 접근하기도 쉽다. 그러나 1천5백여 평 규모의 2세트장은 산을 깎아 만든 곳이라 경사가 급하다. 세트장이 지어진 곳은 예전에 화전민이 농사를 지었던 곳. 세트장이 마치 계단식처럼 지어져 있어 밑에서 보면 매우 웅장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 2세트장은 접근성이 떨어지지만 다양한 건물들이 들어서 있어 볼거리는 훨씬 많다. 1세트장보다 2세트장에서의 촬영 분량이 많았다고 한다. 이곳에서 백제시대의 생활상을 사실적으로 느낄 수 있다.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곳 촬영장을 찾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익산에서는 매년 10월 서동축제를 열고 있다. Theme 3 국내 유일의 보석 전문 박물관 보석박물관 익산이 보석의 고장이라는 것을 아는 이들은 드물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유일한 보석박물관이 있는 곳이 바로 익산이다. 귀금속 가공 단지가 설립된 이후 익산은 국내 유수의 보석 가공 업체와 유통 그리고 판매망을 갖춘 고장이 됐다. 특히 보석박물관의 개관으로 익산은 보석의 고장이라는 이미지를 확실하게 만들었다. 지난 2002년 5월 개관한 보석박물관은 총 4만3천여 평의 부지에 지어진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이다. 1층에는 기획 전시실과 보석 판매 코너를 갖추고 있고, 2층 상설 전시실에는 사람들의 눈을 기쁘게 하는 진귀한 보석과 원석이 전시되어 있다. 이곳에 전시된 보석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박물관 건축비만 4백억원이 들었다. 보석박물관은 마치 다이아몬드처럼 생긴 피라미드 형태의 건물. 1층에는 보석 판매 코너와 기념품 판매 코너가 자리 잡고 있다. 2층 상설 전시실은 7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다. ‘초대의 장’으로 들어가는 터널은 눈을 잡아끄는 홀로그램이 새로운 세계로 인도한다. 마치 이상한 나라에 들어가는 것 같은 환상을 선사한다. 백제인의 놀라운 보석세공 기술과 유산을 관람할 수 있는 곳이 ‘인식의 장’이다. ‘체험의 장’은 보석의 탄생과 종류를 알 수 있는 곳이다. 10만여 점의 보석으로 제작한 ‘오봉산 일월도’가 눈에 들어오는 곳은 ‘아트갤러리’. 세계 곳곳에서 기증한 4만7천여 점의 진귀한 보석이 전시되어 있다. 관람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기도 하다. 보석이 어떻게 일반인의 손에까지 전달되어지는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역동의 장’은 보석산업의 교육 현장이다. 보석박물관의 매력은 ‘감동의 장’에서 느낄 수 있다. 2억원을 호가하는 다이아몬드, 1억원짜리 보석 등 감탄이 절로 나오는 1천여 점의 진귀한 보석이 눈길을 끄는 곳이다. 보석박물관에서 가장 비싼 작품은 독일의 세공업자가 만든 ‘보석꽃’이라는 작품으로 3천여 개의 보석이 사용되었다. 예전에 COEX에 전시되었을 때 보험료만 20억원이었다고 한다. ‘결실의 장’에는 전국 보석 공모전 수상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분기별로 새로운 주제로 전시회가 열리는 ‘기획 전시실’까지 보석박물관 곳곳은 볼거리로 가득 차 있다. 보석박물관을 나와 위로 조금 걸어가면 ‘화석전시관’이 나온다. 지질시대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시대별 화석과 실물 크기의 공룡 골격, 공룡 작동 모형 등이 전시되어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인 곳이다. 보석박물관에 비해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은 곳이지만, 아기자기한 느낌이 있다. 보석박물관은 매주 화요일과 매년 1월 1일 휴관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고, 관람료는 성인 3천원·청소년 2천원이다. 문의 063-850-4981(www.iksan.go.kr/jewelry) 이리 귀금속 보석판매 센터는 국내 유일의 보석전문 백화점이다. 매년 4월과 10월에 보석문화축제를 펼치고 있는 곳으로 다양한 보석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먹거리 익산에서 유명한 먹거리로는 영양순두부를 꼽는다. 국산 콩을 사용해 만든 순두부는 건강식으로 인기 만점이다. 순두부에 대추, 밤, 새송이버섯이 들어 있어 얼큰한 맛이 일품이다. 특히 마가 들어가 고소한 맛이 나는 미륵산 순두부가 유명하다. 문의 063-836-8919 축제 서동축제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을 배경으로 하는 익산시의 대표적인 축제다. 경주에서 선발된 선화공주와 익산의 서동의 만남에서부터 시작하는 행사다. 서동 선발대회, 무왕 천도행렬 등의 공식 행사와 더불어 다양한 체험행사가 함께 펼쳐진다. 서동축제는 매년 10월 초에 개최된다. 올해는 지난 9월 30일~10월 3일까지 중앙체육공원 등에서 펼쳐졌다. 문의 063-831-0747(seodong.iksan.go.kr) 보석문화축제 보석을 주제로 열리는 국내 유일의 축제로 익산의 자랑이다. 축제 기간 동안 아름답게 세공된 보석들이 전시 판매된다. 또한 관광객이 참여할 수 있는 보석무료 감정, 보석 무료 세척, 보석가공 체험 코너 등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다. 익산의 뛰어난 보석세공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매년 봄·가을(4·10월)에 펼쳐진다. 시중가보다 약 20% 정도 저렴한 가격에 보석을 구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 문의 063-835-0363(www.kgold.co.kr) 돌문화축제 매년 10월 중에 펼쳐지는 축제다. 미륵사지석탑과 왕궁리 5층 석탑으로 대표되는 익산은 예로부터 돌로 유명한 곳이다. 황등, 삼기, 낭산 등에서 생산되는 돌은 전국에서 품질이 으뜸인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돌문화축제에서는 아사달 경연대회 및 석가공 제품 전시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문의 063-831-5006(www.stonekorea.net/fes) 특산물 ‘날씬이’ 고구마 익산 밤고구마는 황토에서 생산되어 밤보다 더 달콤한 맛이 있다. 특히 밤고구마는 삶았을 때 홍자색과 진홍색을 띠어 빛깔이 곱다고 소문이 났다. 익산 밤고구마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무공해 건강채소로 인기가 높다. 7월 중순~10월 중순 사이에 수확하며 날씬하게 생겼다고 해서 ‘날씬이’ 고구마로 불린다. 문의 063-858-8501 서동마 국수 마는 한방에서 산약(山藥)으로 불릴 정도로 많은 효능을 가지고 있다. 익혀서 먹지 않고 생으로 갈아서 먹어도 소화가 잘되는 익산의 특산물이다. 백제 무왕과 신라 선화공주의 사랑이야기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서동마를 주원료로 해서 만든 국수로 면발이 가늘고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문의 063-836-9758 교통 승용차 서울-경부고속도로-대전(회덕 IC)-호남고속도로-익산 IC(3시간 소요) 기차 KTX 서울역-익산(1시간 50분 소요), 무궁화 서울역-용산역-익산(3시간 10분 소요) 글/최영진기자 사진/원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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