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4,539 건 검색)
- 희생자 다수는 광주·전남인데 무안이 특별재난지역···‘사회재난관리법’ 필요한 이유
- 2025. 01. 15 17:03사회
- ... 사고 현장 인근에 놓인 국화꽃에 눈이 쌓여있다. 정효진 기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정부는 전남 무안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는데, 희생자 다수는 광주·전남 지역 주민이었다. ‘재난 및...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 여성 농민 ‘정년’은 몇 살일까?…전남·제주 “올해부터 80세”
- 2025. 01. 15 14:43사회
- ... “올해부터 ‘여성농어업인 행복바우처’ 지급 대상 나이를 75세에서 80세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전남도는 시·군과 함께 2017년부터 20세 이상 여성농어업인들에게 문화와 복지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 여성전남농민확대
- [오늘의 날씨]2025년 1월 15일 다시 뚝 떨어진 기온…전남·제주 눈·비
- 2025. 01. 14 20:11과학·환경
- 강원 양양, 전남 고흥 산불 1시간여 만에 모두 진화
- 2025. 01. 12 18:28사회
- ... 완료했다. 양양을 비롯한 강원 동해안 6개 시·군에는 건조주의보가 발효된 상태다. 이날 같은 시간 전남 고흥군 동일면의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도 1시간 14분 만에 모두 진화됐다. 산림 당국은 정확한...
- 양양전남산불고흥
스포츠경향(총 783 건 검색)
- [종합] 정가은 ‘132억 사기’ 전남편 저격 “당해보니 다 필요없어” (돌싱포맨)
- 2025. 01. 15 09:41 연예
-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 배우 정가은이 전남편을 간접 언급했다. 14일 방송된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는 정가은과 코미디언 김효진, 조혜련, 김지선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정가은은 “돌싱된 지 8년 됐다. 새혼은 안 했다. 아직 인연이 나타나지 않아서”라며 이혼 이후 홀로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 이후 정가은은 새혼에 대한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이혼 초반에는 남자 꼴도 보기 싫다고 했는데 몇 년 지나니까 주변에 잘 사시는 분들 보면 부럽기도 하고 외롭더라. 그래서 연애도 하고 싶고 좋은 사람 있으면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고 털어놨다. 이어 정가은은 딸 생각에 더 결혼 의지가 생겼다며 “한번씩 딸이 ‘이런 아빠가 있으면 좋겠다’고 하기도 하고 재작년 크리스마스 때 둘이 식당을 갔는데 주변이 모두 엄마, 아빠, 아이였다. 물론 나도 좋지만 왈칵 눈물이 쏟아지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딸이 우는 제가 느껴졌는지 계속 신경쓰더라”라며 “딸이 7살에 ‘엄마는 뭘 하고 싶냐’고 묻길래 딸과 여행을 가고싶다고 했더니 ‘나는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어’라고 말했다”고 밝혀 애틋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 그런가 하면 정가은은 과거 이상형에 대해 “예전에는 정말 필을 중요시했다. 뭔가에 꽂히면 그랬었다. 그런데 이제 제가 당해보니까 다 필요없다”고 하소연해 웃음을 안겼다. 정가은은 지난 2016년 동갑내기 사업가와 결혼했지만 2017년 이혼했다. 이후 정가은은 2019년 전 남편을 특정 경제 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죄로 고소했다. 정가은의 전남편은 결혼 전에도 타인 명의의 통장을 이용해 금원을 편취, 사기죄로 처벌받은 전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정가은 명의의 통장을 이용해 132억원 이상을 편취했다.
- 나훈아 “왼팔 니는 잘했나?” 발언에 김영록 전남지사 “양비론 물타기 할 일 아냐”
- 2025. 01. 11 22:07 연예
- 가수 나훈아. 사진 스포츠경향DB 지난 10일 가수 나훈아가 탄핵 정국으로 시끄러운 정치권을 비판한 데 대해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아쉬움을 표현했다. 나훈아는 지난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고별 공연 ‘2024 고마웠습니다 - 라스트 콘서트’ 첫날 무대에서 자신의 왼팔을 가리키며 “니는 잘했나!”라고 외쳤다. 이어 두 팔을 들어 보이면서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를 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연 중 “우리 어머니는 형제가 어떤 이유가 있어도 싸우면 안 된다고 했다. 하는 꼬락서니가 정말 국가를 위해서 하는 짓거리인지 묻고 싶다”며 “머리 위에 폭탄이 떨어져도 이상할 게 하나 없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TV에서 군인들이 전부 잡혀들어가고 있고, 어떤 군인은 찔찔 울고 앉았다. 여기에 우리 생명을 맡긴다니 웃기지 않냐”고 비판했다. 현재 탄핵정국에 있어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을 각각 오른팔과 왼팔에 비유해 보수진영을 비판하고 있는 진보진영도 탓하는 멘트로 읽힌다. 이에 대해 김영록 지사는 나훈아의 발언을 지적했다. 그는 11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가수 나훈아는 모두가 인정하는 국민가수고, 나 또한 찐팬이고 경외하지만 요즘 탄핵시국 관련 발언은 아무리 팬이어도 동의하기 어렵고 심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 사진 전남도청 그는 “평상시 같으면 좌우 싸우지 말고 통합정신으로 정치를 잘해야 한다는 말씀이 지당하고 백번 옳지만, 12·3 불법 비상계엄 사태는 전혀 다른 차원의 얘기”라며 “하마터면 전두환 군부독재 시절처럼 모든 걸 통제받는 시절로 되돌아갈 뻔했고, 그래서 윤석열이 탄핵 심판대에 서게 된 것인데, 단순히 좌와 우가 싸우는 진영논리로 작금의 현실을 이해해선 결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좌우 문제가 아닌, 국가 기본을 바로 잡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중대한 시대적 과업인데 이런 식으로 양비론으로 말하면 대한민국의 정의는 어디에 가서 찾아야 하느냐”며 “반국가적 행위에 대해 하루빨리 윤석열을 법의 심판대에 세워 시시비비를 가리고 책임을 물어 정의를 바로 세울 일이지 양비론으로 물타기하고 사회 혼란을 부추길 일은 결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마지막으로 “5·18 희생으로 이 땅에 다신 어떠한 독재도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라 굳게 믿었는데, 비통한 마음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나훈아 선생은 대중문화 대통령이나 다름없지만 문화가 아닌 비상시국 언급에서는 그 영향력을 생각할 때 좀 더 신중한 발언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 “아기를 뿜어, 난민을 품어” 문가비 전남친, 정우성 디스곡
- 2025. 01. 03 08:13 연예
- 모델 겸 래퍼 지미 페이지. 인스타그램 캡처 모델 문가비의 전 연인인 모델 겸 래퍼 지미 페이지(박성진)이 배우 정우성을 비판하는 가사를 낸 것으로 보인다. 지미 페이지는 지난달 31일 싱글 트랙 ‘옐려우 니키 루다’(Yellow Niki Lauda)를 발매했는데 가사가 의미심장하다. 해당 곡은 ‘잔뜩 화난 채로 얼굴에 내 아기를 뿜어. 난 절대 자비 안 풀어. 넌 가서 난민을 품어’라는 가사로 이뤄져 있다. 이를 두고 지미 페이지가 정우성을 저격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정우성이 유엔난민기구 홍보대사로 9년 동안 활동해왔다는 점과 문가비가 그의 아이를 비혼 출산한 사실을 두고 해당 가사를 빗대 ‘정우성이 떠오른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지미 페이지는 2014년 문가비와 열애를 시작해 2017년 결별했다. 열애 당시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열애 일상을 공개하며 애정을 펼쳐왔다. 문가비와의 결별 이후 지미 페이지는 래퍼로 데뷔하며 활동 반경을 넓혔다. 문가비는 지난해 3월 정우성의 아들을 출산했다. 문가비가 지난해 11월 직접 인스타그램에 알렸다. 정우성은 “아버지로서 책임은 다하겠다”는 입장을 남겼다. 문가비는 지난달 28일 인스타그램에 “(정우성)과 2022년 한 모임에서 만난 이래 서로를 더 깊이 알아가며 좋은 만남을 이어왔고 2023년 마지막 날까지도 만남은 이어졌다”며 “2024년 1월 어느 날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아이 아버지라는 사람과 단 한 차례도 대면한 적이 없고 저는 그 사람에게 임신을 이유로 결혼이나 그 밖의 어떤 것도 요구한 적이 없다”고 했다.
- 전남, 광양 출신 ‘성골 유스 공격수’ 이동현 영입
- 2024. 12. 30 16:22 축구
- 이동현. 전남 제공 K리그2 전남 드래곤즈가 구단 유스 출신 이동현(20)을 영입했다. 전남은 30일 “‘성골 유스’ 공격수 이동현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전남 광양시 태생의 이동현은 7살의 나이에 ‘리틀드래곤즈’(전남 보급반 축구교실)로 축구를 시작했다. 이동현은 2014년 초등학교 4학년 때 전남 U12(광양제철남초)에 입단한뒤 U15(광양제철중)을 거쳐 전남U18(광양제철고)에서 윙포워드로 성장하며 팀내 에이스 역할을 도맡았다. 고등학교 졸업 후 우선지명을 받고 성균관대학교에 입학한 이동현은 1학년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 대학 2년간 45경기 9득점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대학 무대 성적을 바탕으로 진학 2년 만에 전남의 부름을 받았다. 이동현. 전남 제공 과거 첼시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었던 에당 아자르를 롤 모델로 삼는 이동현은 체격은 크지 않지만, 빠른 스피드와 저돌적인 움직임, 깔끔한 피니시 능력이 좋은 드리블러 스타일의 윙포워드다. 프로에 진출한 이동현은 “그라운드에서 신인의 패기로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하며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같은 전남 유스 출신로 전남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태용이형’(MF 박태용)처럼 잘 적응해서 전남 유스의 저력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주간경향(총 29 건 검색)
- [정태겸의 풍경] (77) 전남 강진 다산초당-고요한 숲속 다산의 거처(2024. 12. 11 06:00)
- 2024. 12. 11 06:00 문화/과학
- 바람은 차가웠지만, 숲 안쪽은 견딜 만했다. 나무 사이를 걸어 만덕산 기슭을 넘어가자 먼발치에 집 하나가 놓였다. 다산 정약용이 유배 생활을 보냈던 거처다. 그는 강진에서만 18년을 보냈는데, 그중 10년을 여기서 머물렀다. 긴 세월을 머물렀으니 남긴 것도 많다.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등 우리에게 낯익은 수많은 책이 이곳에서 태어났다. 무려 600여 권에 달하는 조선 후기 실학이 여기서 집대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산초당에 오르면 눈여겨봐야 할 게 또 있다. 현판이다. 이 글씨는 추사 김정희의 친필을 집자해서 모각한 것이지만, 추사만의 기품이 오롯이 배어 있다. 이곳을 찾은 건 고요함에 머무르고 싶어서였다. 숲길 안쪽 깊숙한 이곳은 시끄러운 세상일에서 잠시 떠나 있기에 안성맞춤이다. 가만히 앉아 있자니 새소리만 가득하게 차올라온다. 바람이 불 때마다 사그락거리는 나무의 소리도 반가웠다. 집 주위를 가득 메운 자연이 주는 선물로도 충분히 좋았지만, 여기서 생을 보냈던 인물이 정약용이어서 더 좋았다. 그가 일생에 걸쳐 남기고자 했던 건 무엇이었을까. 다산의 그 뜻이 무겁게 다가오는 연말. 이 숲의 거처가 그 어느 곳보다 의미 있게 다가오는 오후였다.
- 정태겸의 풍경
- [정태겸의 풍경](72) 전남 진도 관매도 해송숲-섬에서 받은 숲의 선물(2024. 09. 11 06:00)
- 2024. 09. 11 06:00 문화/과학
-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배를 탄다. 거리로는 24㎞. 한 시간 반 정도, 바다를 가르며 유유히 나아가던 배가 관매도에 뱃머리를 이었다. 관매도는 진도의 관할 아래 독거도, 청승도, 신의도, 죽항도, 개의도, 슬도와 함께 독거군도를 이루는 섬이다. 오래전 선비 조씨가 귀양 가던 중 백사장을 따라 무성하게 핀 매화를 보고 관매도라 했다고 전한다. 그러나 이제는 매화가 보이지 않는다. 멸종한 것으로 추정할 따름이다. 대신 지금 이 섬의 주인공은 곰솔(해송)이다. 세찬 바닷바람을 막아선 소나무가 해안가를 따라 길게 늘어섰다. 수백 그루가 폭 200m로 2㎞에 걸쳐 이어진다. 면적만 9만9000㎡(약 3만평)에 달한다. 언젠가부터는 ‘백패킹’을 좋아하는 캠퍼들이 하나둘 관매도의 이 숲을 찾아오기 시작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해보니 알 것 같다. 철썩이는 파도 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소나무 가지의 소리. 텐트를 치고 곁에 의자를 펼쳐 앉는 순간부터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이곳에 앉았을 뿐인데, 섬의 풍광 속으로 들어와 있다는 것만으로 위로를 받는 것만 같았다. 섬과 숲이 안겨준 이틀간의 선물이다.
- 정태겸의 풍경
- [정태겸의 풍경](71) 전남 담양 명옥헌-여름이 분홍빛으로 일렁이거든(2024. 08. 14 06:00)
- 2024. 08. 14 06:00 문화/과학
- 분홍빛 구름이 일렁인다. 백일 동안 꽃을 피운다는 배롱나무꽃. 뙤약볕에 한 걸음 내딛기도 힘든 여름날이었다. 전남 담양의 명옥헌 원림은 배롱나무꽃이 절정을 이루며 여름의 한가운데를 통과하고 있었다. 바람이 불면 나무 위에 걸린 구름이 흔들리고, 다시 바람이 일면 후드득 꽃비가 쏟아졌다. 연못 뒤 숲속 그늘에 얌전히 앉은 누각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더위도 썩 견딜 만했다. 원림은 정원을 의미한다. 명옥헌은 1625년, 명곡 오희도의 넷째 아들 오이정이 아버지를 기리며 지었다. 오희도는 당대의 인재 중 인재였다. 인조가 왕위에 오를 때 인재를 찾는 과정에서 그를 발견했고, 세 번이나 찾아와 당신의 사람이 돼주기를 청했다. 그러나 끝내 오희도는 거절의 뜻을 밝혔다. 연로한 어머니를 모셔야 한다는 이유였다. 인조가 찾아오던 그때도 그는 이 자리에 머물렀다고 전한다. 한국의 정원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풍경이라 했던가. 이곳은 그 말의 의미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사람의 손이 닿았지만, 그 뒤로는 오랫동안 자연의 숨결이 공간을 다듬어 왔다. 지형과 지물을 되도록 고스란히 살려 그 속에 녹아들었다. 풍요로운 남도의 대지, 그중에 담양을 골라 지은 정원. 온갖 욕망이 뒤얽힌 도시를 등지고 이곳에 앉아 있노라면, 한없이 평화로울 수 있을 것만 같은, 여름이다.
- 정태겸의 풍경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51) 전남 여수 해안-엎드려 있는 개펄도 맛있다는 서대(2024. 07. 24 06:00)
- 2024. 07. 24 06:00 문화/과학
- 전남 여수 바다에서 바닥에 숨어 있는 노랑각시서대를 포착했다. 이 서대는 황갈색 바탕에 흑갈색 가로띠가 예뻐서인지 ‘각시’라는 수식이 붙었다. 보기에는 예쁘지만 다른 서대에 비해 비리고 맛이 떨어져 인기 있는 품종은 아니다. 서대는 가자미목 서대아목에 속하는 박대, 참서대, 개서대, 용서대, 흑대기, 노랑각시서대 등을 통칭하는 이름이다. 모두 비슷하게 생긴 데다 지역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에 개인적으로는 통칭인 서대가 정감이 가고 편하다. 서대는 우리말로 ‘셔대’라고도 불렸다. 조선시대 동물백과전서인 <전어지>에는 혀를 닮았다 해서 ‘설어(舌魚)’,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장접(長鰈)’이라 했다. 정약전은 서대를 “몸은 좁고 길며 짙은 맛이 있다. 모양은 마치 가죽신 바닥과 비슷하다. 속명은 ‘혜대어’”라고 했다. 이를 근거로 볼 때 서대란 이름은 ‘설어(舌魚)’ 또는 ‘셔대’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서대의 영어명 역시 ‘텅피시(Tonguefish)’인 것도 머리는 둥글고 꼬리 쪽으로 갈수록 뾰족해지는 길쭉한 모양새가 혀를 닮았기 때문일 것이다. 서대는 넙치류나 가자미류와 달리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가 꼬리지느러미와 합쳐져 하나로 연결돼 있다. 서대류는 눈이 오른쪽으로 몰려 있는 것을 납서댓과, 눈이 왼쪽으로 몰려 있는 것을 참서댓과로 분류한다. 이들은 가자미, 넙치와 같은 저서성 어류로 바닥에 납작 엎드려 지낸다. 서대는 여수를 중심으로 한 남해안 중서부 지방과 충남 서천, 전북 군산 지방에서 명물로 꼽힌다. ‘서대가 엎드려 있는 개펄도 맛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래서 여수를 중심으로 한 전남 해안가를 방문하면 서대 요리는 꼭 맛을 봐야 하는 음식으로 꼽힌다.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
레이디경향(총 14 건 검색)
- “전남편과 재결합 가능성 없어요” ‘돌싱글즈4’ 하림 인터뷰②
- 2023. 11. 03 07:11 화제
- 하림씨가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좋아하는 사진 중 하나라고 꼽은 자신의 사진. <돌싱글즈4>는 <나는 솔로> 16기와 비슷한 시기에 방송되며 새로운 사랑을 결심한 ‘돌싱’들이 마주한 현실과 고민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또한 이국적인 휴양지 칸쿤과 ‘생활감’ 가득한 실제 거주 공간을 배경으로 나이와 국적, 직업, 결혼 이력과 상관없이 호감을 느낀 대상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애틋한 감정까지 보여주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반면 촬영 초기 모든 개인 정보를 공개하는 <나는 솔로>와 달리 <돌싱글즈>는 매일 하나씩 개인 정보를 공개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때문에 미국 편에서 커플 선택의 변수일 수 있는 거주지 정보가 뒤늦게 공개되고, 특히 재혼을 결심한 이들에게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 자녀 유무가 가장 늦게 밝혀지며 일부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정작 하림씨는 이에 대해 오롯이 출연자 개인만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선진적인 방식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최근 하림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전남편의 사진과 함께 그에 대한 호의적인 글을 올려 재결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재결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는 “없어요. 노노~~”라고 답했다. 남편에 대한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 출연자들이 방영 이후에도 잘 지내는 모습을 공개해 보기 좋았습니다. <돌싱글즈4>를 통해 인해 얻은 것이 있다면요? “좋은 하나의 가족을 또 얻은 것 같아요. 너무나 좋은 분들이 모여서 뿌듯해요 또한 제가 너무 감사한 게 저는 무엇이든 그 안에서 큰 목표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번 프로그램이 혼자서 힘들어하는 싱글페어런트와 육아하는 부모들에게 제가 힘을 줄 수 있는 기회였다고 봐요. 겉으로는 누구나 지저분하고 약한 모습 보이기 창피할 텐데 저는 그런 거에 필터가 없기에 오히려 저를 통해 그런 완벽하지 않은 서로의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생각을 키우는 목표가 생겼다고 봐요. 그런 면으로 <돌싱글즈4>에서 너무나 큰 선물을 받아가는 거죠.“ <돌싱글즈4> 출연자들과 함께한 촬영 당시 사진. 이하림 인스타그램 - 하림씨를 보고 용기를 얻어 <돌싱글즈>에 출연하려는 싱글들도 있을 듯한데요. 그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요? “어떤 상황에 있던 본인의 인생은 최고의 가치를 갖고 있으니 감정이 움직이는 대로, 발전이 보이는 대로, 기회가 있는 대로 움직이세요. 가장 소중한 것은 삶의 다양한 경험인데 그런 경험을 막는 사회적 제한이 있다면 본인이 그 밖으로 나가보는 리더가 되어보세요. 자녀가 많아서 안될 것 없고, 나이가 많아서 안될 것 없고, 사회 위치가 어때서 안 될 것 없어요. 이런 면에서는 정보 공개(나이, 거주지, 자녀 유무 등)를 바로 안 하고 아무것도 서로 모르는 상황에 한국 사회의 “언니 오빠”도 없이, 개인만 바라보게 한 <돌싱글즈>가 큰 기회를 줬다고 생각해요. 존경합니다.“ - 하림씨는 4살 때 이민을 했음에도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다른 출연자들과 달리 하림이라는 한국 이름을 쓰고 있습니다.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이 하림씨에게는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저는 한국사람이면서도 서양적인 면이 다른 교포분들보다 더 많은 것 같아요. 저는 아무래도 이사를 많아 다니며 다른 교포분들처럼 비슷한 교포들끼리 어울리는 어린 시절 보다는 레바논 시골에서 전형적인 컨트리 백인들이랑 살았어요. 그 뒤로도 여러 문화 친구들과 어울리며 고등학교 때도 히피 문화 같은 환경을 즐기며 미술적인 친구들과 어울렸어요. 제 존재를 설명하자면 ‘Don’t take life too seriously‘로 정리할 수 있어요. 사람의 마인드는 무한한 다양성을 갖고 있기에 사회에서 교정시키는 원형이나 위치로 개인을 해석하지 않고 진심으로 개성을 찾아가는 중요성을 깊이 믿어요. 성별, 인권, 압박적인 종교 등으로 사람의 인생을 교정시키려는 체제에 굉장히 반대하는 사람이에요. 역사상 제일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이 나혜석이라면, 이해가 쉬우실 것 같아요.” <돌싱글즈4>의 출연자 하림씨가 운동하는 모습. 이하림 제공 - 출연 당시 미모로도 화제가 됐습니다. 아이 셋을 둔 엄마라고는 믿기지 않는다는 얘기도 함께요. “외모는 상황이 힘들수록 내 자신을 잃지 않고 싶어서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거예요. 바쁘신 부모들이 아시다시피 육아를 하다 보면 딱히 내 자신에게만 줄 수 있는 시간이 흔치 않아 관리를 안 하게 될 수 있어요. 하지만 저는 이미 너무 특이한 이혼 상황을 겪었고, 너무나 힘든 하루하루 중 내 자신을 바라봤을 때 나는 피해자가 아닌 승리자다, 라는 것을 내 개인 관리로 유지하며 정신력을 키우고 싶었어요. 내 자신에 대해 정체성을 잃지 않아야 정신과 마음도 강하게 유지할 수 있잖아요. 부모가 자신감이 있어야 아이들도 힘든 상황에서 엄마를 보며 같이 자신감을 받을 거라고 생각해요. 원래 운동을 자주 했었는데요.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운동 방법들도 있고요. 저는 디톡스를 많이 해요. 제 삶의 방식에 피로가 많이 생기다 보니까 디톡스 만큼 중요한 게 없는 것 같아요. 집에서 마실 수 있는 간단한 자연 레시피나 누워서도, 일하면서도 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어요. 제가 20대부터 사용한 방법들도 있고 또는 코스메틱 사이언스 쪽에서 마케팅을 하다 보니 많은 정보를 얻게 된 부분도 있고요. 제가 소셜미디어로 하나씩 공개해볼까 합니다.” - 방송 출연 이후 하림씨에게 여러 유형의 프러포즈가 쏟아졌을 것 같습니다. 일과 사랑,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주세요. “사실 이번 경험에 제가 너무나 많은 열정을 부었고 그게 마무리가 된 후 사랑에 대한 애타는 마음은 조금 가라앉은 것 같아요. 특별한 계획은 없고 지금처럼 열심히 일하고 있으면 내 노력과 열정과 야망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나타날 거라 생각해요. 지금은 아이들과 최대한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게 우선이고요.“ - 기회가 있다면 한국에 올 계획은 없나요? “사실 한국에서 살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그러고 싶어요! 욕심을 부린다면 시애틀과 한국을 왔다갔다 하고 싶네요.” 당분간은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다고 밝힌 하림씨는 “싱글페어런트들을 응원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계획과 함께 심리 관련 서적 집필, 대학원 진학, 무에타이와 양궁을 배우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이 같은 호기심과 성취에 대한 열정의 온도가 같은 파트너를 만나고 싶다는 소망도 함께. ▶ 관련기사 “싱글맘 현실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돌싱글즈4’ 하림 인터뷰①
- 전남도, 전국민 대상 ‘일자리정책 아이디어’ 공모
- 2020. 05. 03 12:13 화제
- 전남도청 전경.전라남도가 도민 중심의 안정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이달 30일까지 ‘일자리정책 아이디어 공모전’에 나선다. 이번 공모전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구직자와 구인기업, 청년, 여성, 중장년 등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수렴해 일자리 정책 사업에 반영하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마련됐다. 공모주제는 일자리창출 지원방안과 정책에 대한 아이디어이며, 접수된 아이디어는 전남도청 해당 부서들의 검토를 마친 후 일자리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거쳐 오는 7월 최종 선정된다. 선정된 우수제안은 자료집으로 발간해 전라남도 일자리 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부상으로는 상장과 함께 최우수상 1명에게 150만원 상당의 의류탈취기를, 우수상 3명에게는 100만원 상당의 공기청정기, 참가상 20명에게는 5만원 상당 온누리상품권을 제공한다. 참여는 전라남도일자리통합정보망 누리집(job.jeonnam.go.kr)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되고, 자세한 사항은 전라남도일자리통합정보망 누리집을 통해 확인하거나 전라남도일자리종합센터(080-500-1919)에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배택휴 전라남도 일자리정책본부장은 “국민 누구나 참여해 참신하고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많이 제시돼 전남 일자리정책에 반영되고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며 “전국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으로 행복한 전남시대를 앞당기는 데 소중한 역할을 해줄 것을 바란다”고 전했다.
- [길 위의 독서]전남 구례&경남 하동 섬진화서(蟾津花序)
- 2016. 03. 03 16:28 레저/여행
- 무르녹은 꽃 시절, 유순한 섬진강 줄기가 곁을 내어준 마을은 산수유마을이나 매화마을 같은 꽃의 이름으로 불린다. 이 골짝 저 골짝 뭉글뭉글 꽃 대궐이라, 꽃그늘 아래 앉아서도 강 건너 꽃구경이 일이다. 꽃길 순례에 밭은 일정은 예의가 아닌 바. 홀리는 대로 걷다가 마음 머무는 자리에 멈춰 가만히 바라볼 일이다. 피는 꽃과 지는 꽃을, 낱낱의 이별에 연연하지 않고 다만 흐를 뿐인 강물을. 유정도 무정도 아닌 아득하고 무한한 서사를. 초록의 차밭과 한데 어우러진 하동의 백매는 색다른 아름다움을 뽐낸다.이즈음 남도의 꽃 소식은 ‘꽃몸살’이니 ‘꽃멀미’니 ‘꽃사태’니 하는 제목을 달고 전해진다. ‘꽃-’을 떼고 보면 하등 좋을 것도 없는 몸살과 멀미와 사태가, ‘꽃-’을 만나 별안간 환해진다. ‘꽃차례’란 단어를 처음 봤을 때도 실은 그 연장선상에 있는 표현인 줄 알았다. 잔설을 떨친 가지마다 이제는 꽃차례라는 건가 보다, 바야흐로 만개하는 시절, 꽃 세상이라는 뜻인가 보다 했다. 북풍한설이 물러나며 ‘꽃, 네 차례야-’ 하고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았다. 충분히 그럼직하다 여겼으나 기실, 꽃차례는 가지에 붙어 있는 꽃의 배열 상태를 뜻하는 말이다. 한자로는 ‘화서(花序)’라 이른다. 단꽃차례와 복꽃차례, 무한꽃차례와 유한꽃차례 등 형태와 순서에 따른 분류법도 주섬주섬 주워 삼켰지만, 한 번 마음 붙인 오독은 여전히 유효하여 이렇게 주억거리곤 한다.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이 마을, 저 마을 모두 꽃 대궐이다.‘아무렴, 이제 꽃차례지. 그래 지금 누구 차례인가, 매화? 산수유?’ 그리하여 내 멋대로 명명한 섬진강 봄꽃 지도의 또 다른 이름은 섬진강 꽃차례 혹은 섬진화서(蟾津花序)다. 남도의 봄꽃 성지로 손꼽히는 구례, 광양, 하동은 섬진강을 줄기 삼아 피어난 꽃마을이다. 강줄기가 곁을 내어준 마을마다 차례차례 산수유가 번지고 매화가 벙글고 벚꽃이 터진다. 시간 순서로 보자면 산수유와 매화는 동시다발로 피어나고 벚꽃이 한발 늦다. 산수유가 아른아른 봄볕 속에 멸하고 매화 꽃잎 난분분 흩날릴 때가 물 오른 벚꽃의 시간, 벚꽃 차례다. 강물 위로 매화 꽃잎이 낱낱이 흩날릴 즈음 하동 십리 벚꽃이 만개한다.지리산 자락에 깃든 노란 꽃구름 구례의 봄은 산동면 일대에 번진 산수유꽃으로 노랗게 들떠 온다. 매화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봄의 전령사임을 자임하는 산수유는 3월 초에 꽃을 틔우기 시작해 3월 말쯤 절정을 이룬다. 통칭 ‘산수유마을’로 불리는 대평, 반곡, 하위, 상위, 현천, 계척마을 중 지리산과 가장 가까운 상위마을의 풍광을 으뜸으로 친다. 오래된 돌담을 따라 굽이굽이 이어진 노란 꽃길이 정겹기 그지없다. 중국 산둥성에서 들여와 우리나라에 가장 먼저 심었다는 산수유 시목(始木)은 계척마을에 있다. 화엄사 각황전 앞에 자리한 300년 수령의 홍매. 붉다 못해 검붉다 하여 흑매라고도 불린다.산수유나무는 일교차가 심한 산비탈에서 잘 자란다. 지리산 산자락에 깃든 이들 마을이 국내 산수유 생산량의 70%를 책임지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산수유 열매는 신장과 골수를 튼튼하게 하고 신경통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매년 봄에는 꽃으로 가을엔 열매로 축제를 여는데, 올해의 ‘산수유꽃축제’는 3월 19일부터 27일까지 개최된다. 같은 노랑꽃이라도 개나리와 산수유는 느낌이 영 다르다. 개나리가 경쾌한 웃음소리라면 산수유는 아련한 미소 같다 할까. 한데, 의외로 반전이 있는 꽃이다. 멀리서 보면 파스텔톤 연노랑빛이 아른아른한데, 가까이 들여다보면 그 낱낱의 형태가 밤하늘을 수놓은 불꽃의 향연과도 같다. 자디잔 꽃송이들이 마치 폭죽 터지듯 펼쳐져 있어 한 송이라 여긴 게 실은 한 무더기다. 이와 같은 꽃의 배열을 산형꽃차례라 한다. 꽃대의 꼭대기 끝에 여러 개의 꽃이 방사형으로 달린 무한꽃차례의 하나다. 산골 마을의 고요 속에 매화 향기가 그윽하다.산수유를 묘사한 잊을 수 없는 명문은 김훈의 「자전거 여행」 중 여수 기행문 편에 등장한다. 동백부터 매화, 산수유, 목련에 이르기까지 봄꽃에 대한 탁월한 묘사가 페이지마다 흥건하여 꽃 여행을 떠날 때면 다시 펼치게 되는 책이다. ‘산수유는 다만 어른거리는 꽃의 그림자로서 피어난다. (중략) 그 그림자 같은 꽃은 다른 모든 꽃들이 피어나기 전에, 노을이 스러지듯이 문득 종적을 감춘다. 그 꽃이 스러지는 모습은 나무가 지우개로 저 자신을 지우는 것과 같다. 그래서 산수유는 꽃이 아니라 나무가 꾸는 꿈처럼 보인다.’ -김훈, 「자전거 여행」 중 매화 향기 속을 호젓하게 거닐고 싶다면 섬진강을 사이에 둔, 광양 다압면 맞은편 하동 먹점마을이 제격이다.실은, 생강나무 앞에서도 저 문장을 곱씹었던 부끄러운 기억이 있다. 산수유꽃과 생강나무꽃을 구분 못하던 시절, 꽃놀이를 가도 꽃구경보다는 술추렴이 더 좋았던 때의 이야기다. 구례까지 와서 산수유만 보고 떠나긴 아쉽다. 광양으로, 하동으로 무수한 꽃길과의 약속이 바쁘더라도 화엄매가 피었다는 소식이 들리거든 기필코 화엄사에 들러야 한다. 각황전 앞에 키가 우뚝한 300년 수령의 홍매로, 꽃이 붉다 못해 검붉다 하여 흑매라고도 부른다. 순천 선암사의 600년 선암매가 꽃을 피우면 그 향기가 산 너머 화엄매를 깨운다는데, 작년에는 화엄사 홍매가 먼저 피었더랬다. 출사객과 관광객에 에워싸여 소란한 와중에도 화엄매는 장엄미를 견지했다. 눈을 찌르듯 선연한 진분홍 꽃잎을 한참 우러르다 ‘아름다움이란 우리가 가까스로 견딜 수 있는 무서움의 시작’이란 릴케의 말을 떠올렸다. 무한한 시간 단위도 겁(劫), 무서움도 겁(怯). 피고 지고 피고 지는 무한한 꽃의 윤회에, 겁(劫)의 시간을 돌아왔을 것 같은 꽃나무의 정령에, 겁(怯)인 듯 경외심인 듯 절로 수굿해지는 것이었다. 노란 꽃구름을 두른 구례 산수유마을.봄이 다 가도록 숨어 살고픈 꽃그늘 섬진강변 매화 일번지는 광양 다압면 청매실농원이지만, 호젓하게 매화를 감상하고 싶다면 하동 흥룡리 먹점마을이 좋다.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청매실농원 건너편에 자리 잡은 산골 마을로, 청매실농원이 블록버스터라면 먹점마을 매화군락은 독립영화에 가깝다. 지리산 구제봉 중턱 해발 400m 고지에 일부러 숨긴 듯 들어앉은 마을은 산세의 비호 속에 6·25전쟁 때도 아무런 피해를 당하지 않았다고 한다. 산간 오지에 내린 축복은 그런 것일 게다. 아수라판 같은 세상사와 절연할 수 있는 자유. 먹점은 이곳에서 먹이 많이 생산됐다 하여 유래한 지명으로 묵점이라고도 부른다. 황토를 이겨 바른 농가와 다랑이밭, 오솔길이 어우러진 수더분한 풍경 속에 다문다문 깃든 매화는 화려하기보다 은은하다. 그 고요에 기대 오롯이 향기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게 먹점마을 매화 감상의 즐거움이다. 청신하고 달큰한 암향(暗香)에 취해 걷노라면 눈을 뜨고도 꿈을 꾸는 것 같다. 화엄사 각황전 앞에 자리한 300년 수령의 홍매. 붉다 못해 검붉다 하여 흑매라고도 불린다.‘ 매화는 질 때, 꽃송이가 떨어지지 않고 꽃잎 한 개 한 개가 낱낱이 바람에 날려 산화(散華)한다. 매화는 바람에 불려가서 소멸하는 시간의 모습으로 꽃보라가 되어 사라진다. 가지에서 떨어져서 땅에 닿는 동안, 바람에 흩날리는 그 잠시 동안이 매화의 절정이고, 매화의 죽음은 풍장이다.’ -김훈, 「자전거 여행」 중 마을에 방 한 칸을 얻어 매화가 꽃보라로 사라질 때까지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침, 저녁으로 돌담 밑에 흩뿌려진 연분홍 손톱 같은 매화 꽃잎을 쓸어 담으며, ‘봄이 오는 사태만큼 사실 큰 사건은 없다’라고 중얼거리고 싶었다. 봄이 오는 사태만큼 사실 큰 사건은 없다 지금은 쓸쓸한 춘궁, 그래도 봄날은 올 것이며 씹어 먹어도 먹어도 굽은 등 떠밀며 또 봄날은 갈 것이다 -문인수, ‘동백 씹는 남자’ 중 <■글 / 고우정(여행작가) ■사진 / 현일수(리빙룸스튜디오)>
- 길 위의 독서
- 떠오르는 여행지, 전남 강진
- 2015. 07. 09 14:07 레저/여행
- 문화재청장을 지냈던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통해 ‘남도답사 1번지’라고 칭했을 정도로 역사적 명소가 가득한 강진. 모란 시인 김영랑의 생가, 다산 정약용 선생이 목민심서를 집필한 다산초당, 고려청자를 굽던 가마터 등이 이곳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강진의 한정식은 남도에서도 단연 으뜸. 지난 4월 호남선 KTX가 개통돼 나주까지 기차를 타고 가면 강진까지 버스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기차 여행지로도 손색없는 강진의 대표적인 관광지를 소개한다. 무위사 월출산 자락에 자리한 고찰로, 신라 진평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했다. 당시 지어졌던 대부분의 건축물이 임진왜란 때 소실돼 버렸다. 아미타불이 봉안된 극락보전은 조선 세종 때 건립됐으며, 현존하는 조선 목조건축물 중 가장 오래된 건물로 국보 제13호로 지정됐다. 내부의 벽화 역시 조선시대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강진다원 월출산은 해방 직전까지 국내 최초의 녹차 제품인 백운옥판차(白雲玉板茶)를 생산하는 차산지였다. 습도가 적당하고 주야간 온도차가 크며 안개가 많아 차의 떫은맛이 적고 향이 강한 것이 특징. 이곳에서는 이른 봄부터 어린 싹을 따기 시작해 1년에 3~4회 채엽을 한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이 지역을 찾은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명소다. 백운동 원림 조선 중기에 조성된 정원으로 담양 소쇄원, 보길도 부용동 정원과 함께 호남의 3대 원림으로 꼽힌다. 정약용, 초의선사 등의 당대 저명한 문사들이 시를 남긴 곳이기도 하다. 진입로의 울창한 동백림, 담 옆으로 흐르는 백운동계곡, 활엽수와 동백나무, 고택이 어울린 정원의 풍경이 비밀의 정원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다산 유배길 다산 정약용 선생이 백련사 명승 혜장을 만나기 위해 오르내리던 길이라고 하여 ‘다산 유배길’이라 불린다. 소나무, 편백나무, 비자나무가 빽빽한 길을 걷다 보면 정약용 선생이 강진 유배 18년 중 10여 년을 생활하면서 「목민심서」, 「경세유표」 등 600여 권의 저서를 집필한 곳인 ‘다산초당’에 다다른다. 쭉 이어진 길의 끝에서는 동백군락지로 이름난 백련사를 만나볼 수 있다. 영랑생가 김영랑 시인이 1903년에 태어나 1948년 가족과 함께 서울로 이주하기 전까지 45년간 살았던 집이다. 그가 서울로 이주하면서 생가는 다른 사람의 소유가 됐지만 1985년 강진군청이 다시 사들여 초가집의 원형을 되살렸다. 그의 대표작인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이미지에 맞게 생가 주변에는 모란이 많이 심어져 있다. 청자박물관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청자 가마터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강진에 조성된 국내 유일의 청자 박물관이다. 강진군 대구면 일대는 9세기에서 14세기까지 고려청자를 제작했던 지역이다. 박물관 주변에 고려청자를 재현하는 작업장이 있어 우리나라 청자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볼 수 있다. 마량항 해질녘이 특히 아름다운 마량항은 천혜의 미(美)항으로 손꼽힌다. 항구 앞에는 천연기념물 제172호로 지정된 까막섬이 수묵화처럼 떠 있다. 싱싱한 제철횟감을 싸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횟집들이 즐비해 있고 방파제를 따라 산책로가 멋스럽게 가꿔져 있기도 하다. 매주 토요일 밤마다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글 / 노도현 기자 ■사진 제공 / 코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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