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총 7 건 검색)
- [정태겸의 풍경](35)경기 시흥 갯골생태공원 - 흔들전망대 너머, 갯골의 가을(2022. 10. 21 11:08)
- 2022. 10. 21 11:08 문화/과학
- ㆍ흔들전망대 너머, 갯골의 가을 경기도 시흥에 가면 꼭 봐야 할 게 있다. 바다가 내륙 깊숙이 밀려들어 마치 강처럼 흐르는 광경이다. 그냥 보면 하천인지 바다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물이 빠져야 비로소 바닷물이었음을 알게 된다. 내륙 안쪽 수㎞까지 밀려들어왔다가 썰물이 되면 급격하게 바닥을 드러낸다. 마치 바다가 육지를 떠나기 싫어 깊이 흔적을 남겨둔 것만 같다. 시흥의 갯골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갯골생태공원이다. 강처럼 내륙을 가로지르는 그 물길 곁으로 넓은 공원이 있다. 이곳은 과거 인천의 소래포구까지 이어지던 염전의 일부다. 공원 안쪽에 소금창고가 있는 이유다. 공원의 안쪽에는 피사의 사탑을 연상시키는 흔들전망대가 섰다. 나무로 만들어 바람이 불면 슬쩍 움직이는 게 느껴지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매우 튼튼하다. 이곳에 오르면 시흥의 땅 안쪽으로 스며든 갯골의 깊은 골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래로 삼삼오오 공원에 놀러온 사람들은 평화롭고, 저 멀리 핑크뮬리와 빨갛게 단풍이 든 댑싸리가 알록달록하다. 어느새 이만큼 가을이 물들었다. 흔들전망대 너머 시흥의 가을 하늘이 높고도 파랗다.
- 정태겸의 풍경
- [렌즈로 본 세상]장애인들의 특별한 외출 ‘전망대에서 세상을 보다’(2015. 09. 22 10:53)
- 2015. 09. 22 10:53 사회
- 사단법인 한국트레킹연맹이 마련한 장애인 숲 체험 행사에 참가한 척수장애인들이 경기 여주시 황학산 수목원 전망대에 올라 시원하게 펼쳐진 산 아래 풍광을 감상하고 있습니다. 난간이 시야를 가리는 불편함이 없도록 봉사자들이 휠체어를 들어 난간에 걸친 채 세상을 보여주는 모습이 감동을 자아냅니다. 특수 제작된 휠체어에 앉아 6~7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수목원 구석구석을 구경하고 같이 점심식사를 하며 보낸 4시간은 세상과 단절하고 지내온 이들에게는 소중한 추억을 안겨주는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낯선 사람들에게 불편한 몸을 의탁하러 나오기 전, 이들은 두려움 반 설렘 반이었지만 행사를 마치고 헤어지면서 선물을 나누며 아쉬워하는 모습을 볼 때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소통이 정말 소중한 것임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세상과의 소통을 위해 이 자리에 나온 것 자체가 이들에게는 도전입니다.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이들의 도전이 계속되기를 빌어봅니다.
- 렌즈로 본 세상
- [정치]통일전망대 운영권 노터치?(2013. 12. 02 16:57)
- 2013. 12. 02 16:57 정치
- ㆍ실향민 단체 이북도민회, 통일부에 경쟁 입찰 아닌 수의계약 요구 논란 보수성향이 짙은 실향민 단체인 이북도민회중앙연합회(이하 이북도민회)가 정부 소유인 오두산 통일전망대의 운영권을 독차지하려 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북도민회는 지난 9월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통일교육용으로 부적절한 내용이 담긴 국정원이 제작·배포한 동영상을 상영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정부는 오두산 통일전망대 운영과 관련한 위탁사업비를 지난 1992년 개관 이후 처음으로 일반예산으로 편성(12억9200만원)했다. 정부는 그동안 재정문제로 통일전망대에 대한 위탁사업비를 일반예산으로 편성하지 않고, 대신 위탁운영업체의 영업수입으로 대신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법은 정부 예산 운용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으며, 기획재정부가 이를 수용해 내년 위탁운영비를 일반예산으로 편성했다. 대신 위탁운영업체의 수입은 국고에 전액 환수토록 했다.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북녘땅을 바라보는 관람객들. | 김기남 기자 남북 접경지역인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전국의 통일전망대 중 유일하게 정부가 소유하고 있다. 전망대는 현재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의 소유로 되어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북한 개풍마을 등 북녘땅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인 이 전망대는 통일교육 관련 전시실, 영상관, 전망대 등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최근 오두산 통일전망대 운영권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위탁운영해온 ㈜동화진흥이라는 업체의 대주주가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을 통해 통일전망대를 계속 운영하겠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화진흥은 이산가족 1·2세대를 중심으로 구성된 이북도민회와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가 공동으로 출자한 회사다. 이북도민회는 4억원,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는 5000만원을 각각 출자했다. 사실상 이북도민회가 동화진흥을 소유하고 있다. ‘동화진흥’ 20년 넘도록 사실상 독점 동화진흥은 전망대 개관 이후 지금까지 21년 동안 위탁운영해 왔다. 동화진흥은 1992년부터 2004년까지 정부와 수의계약을 통해 운영권을 확보했다. 하지만 참여정부 때 특정업체가 통일전망대 관리를 독점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따라 2005년부터 2010년까지 관리권을 놓고 공개 경쟁입찰에 부쳤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일반예산 지원이 아닌 관람료 등 수입으로 관리비를 대체하는 수입대체경비제도를 택했기 때문에 다른 업체들이 지원하지 않았고, 유찰됐다. 동화진흥만이 경쟁입찰에 참여해 운영권을 확보했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는 다시 수의계약을 통해 동화진흥이 위탁운영을 하고 있다. 동화진흥은 그동안 관람료 수입 이외에 매점 및 식당 운영과 기념품 판매 등으로 영리사업을 해왔다. 관람료는 성인 기준으로 1인당 3000원이다. 그동안 관람료 수입만 9억∼12억원이었다. 하지만 위탁관리비를 정부 예산이 아닌 수입대체경비식으로 지급했기 때문에 위탁업체 입장에서는 더 많은 위탁관리 대가를 확보하기 위해 통일교육과 쾌적한 시설 유지보다는 수익 확보를 위한 영업활동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에 따라 각종 민원도 뒤따랐다. 통일전망대 곳곳에 위치한 상점들과 위생상태가 불량한 화장실 등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관람객들로부터 제기되기도 했다. 더욱이 오두산 통일전망대의 관람객 수는 점차 줄고 있다. 관람객은 2004년 64만명을 기록한 이후 2012년에는 55만명으로 감소했다. 다른 접경지역에 우후죽순으로 통일전망대가 건립되면서 희소가치가 줄어든 데다 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이 감소하고 있고, 올바른 통일교육의 장으로서의 역할도 제대로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위기상황에서 오두산 통일전망대의 운영예산이 어렵게 확보됐다. 내년 위탁운영 예산은 12억9200만원이다. 국회에서 이 예산안이 통과되면 통일전망대의 위탁사업자는 조달청을 통한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결정된다. 국가계약법(‘국가를 당자사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정부가 발주하는 용역계약의 경우 5000만원 이상이면 경쟁입찰을 하도록 돼 있다. 정부와 국회에서는 공개 경쟁입찰을 하면 예전과 달리 예산이 확보됐기 때문에 동화진흥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들도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동화진흥의 대주주인 이북도민회는 통일부에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을 요구하고 있다. 이북도민회 관계자는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1992년부터 운영해 왔기 때문에 당연히 수의계약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안보를 담당하는 관광시설이라는 특별한 경우”라고 말했다. 이북도민회는 국회 일부 여당의원들에게도 수의계약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동영상 ‘비겁한 평화…’ 상영 물의 이북도민회는 처음부터 자기들이 출자해서 만든 회사(동화진흥)가 20년 이상 관리해온 만큼 기득권을 인정해줄 것과 오두산 통일전망대의 경우 현행법(국가계약법) 상 경쟁입찰의 예외조항인 수의계약 대상에 해당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주장은 모두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동화진흥은 비록 실향민 단체인 이북도민회가 설립했지만 공익을 목적으로 설립한 공익재단이 아닌 영리를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다. 또한 동화진흥은 21년 동안 관리해온 노하우를 내세우고 있지만 통일전망대를 운영하는 것은 특별한 노하우가 필요 없는 사업이다. 국회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동화진흥이 20년 이상 운영해온 노하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통일전망대 시설관리는 다른 업체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며 “오두산 통일전망대 운영과 관련한 일반예산을 받은 만큼 반드시 경쟁입찰을 통해서 위탁관리업체를 선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북도민회는 오두산 통일전망대 위탁사업은 국가계약법 상 수의계약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가계약법 시행령(제26조 나)에는 ‘국가 안전보장, 국가의 방위계획 및 정보활동, 군 시설물의 관리 등 보안상 필요가 있거나 국가기관의 행위를 비밀리에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수의계약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그러나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오두산 통일전망대가 민통선 지역에 위치하고 있지만 일반인들에게 자유롭게 개방되는 등 군 시설물과는 관련이 없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우상호 의원(민주당)은 “국가계약법을 보면 오두산 통일전망대 운영위탁사업은 수의계약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법을 위반하면서까지 특정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오두산 통일전망대 운영 정상화라는 예산편성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동화진흥은 2005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경쟁입찰에 참여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 수의계약을 주장하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 동화진흥은 지난 9월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국정원이 제공한 ‘비겁한 평화는 전쟁을 부른다’는 제목의 11분50초짜리 동영상을 상영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 동영상에는 천안함 피격사건과 아웅산 테러 등 북한의 주요 대남 도발사건을 제시함과 동시에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놓고 벌어진 강정마을 사태, 평택 미군기지 건설 저지 시위, 한·미 연합 군사훈련 반대 장면 등도 담고 있다. 통일교육원은 이 동영상이 통일교육용으로 부적절하다며 동화진흥 측에 상영 중단을 지시했다. 통일부도 이 동영상에 대해 정치적 중립성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조치에 대해 이북도민회 측은 “종북좌파 눈치 보는 통일교육원 폐쇄하라”며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이 동영상은 더 이상 상영되지 않고 있다.
- [월드컵 전망대]기대치 8강 이상, 외신은 16강 탈락(2006. 06. 13)
- 2006. 06. 13 스포츠
- 한국 축구 예상 성적은, ‘부상’ 돌발변수 걸림돌이지만 태극전사의 ‘땀’을 믿자 2002 한·일 월드컵 4강전에서 터키에 아깝게 패한 한국 축구 대표팀이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한반도 전체를 뜨겁게 달궜던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4년 만에 다시 월드컵의 계절이 찾아왔다. 태극전사들은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독일에 입성하기 전까지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기업들은 월드컵 마케팅에 열을 올리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붉은악마 등 축구팬들도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는 등 월드컵의 열기로 한반도 다시 가열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대한민국 축구가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도 2002년의 4강 진출을 재현하기를 열망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이 원정경기인데다 조별예선부터 프랑스, 스위스, 토고와 한 조에 속해 16강에 진출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지만 태극전사들을 향한 기대감은 월드컵 개막이 다가올수록 더욱 높아져만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2002년의 영광을 재현하기에 시간이 부족하다.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은 거스 히딩크 감독이라는 세계적인 명장에게 모든 것을 일임했다. 그는 K리그 경기까지 멈추어가면서 대표팀을 소집하는 등 2002년 월드컵을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대표팀에 할애했다. 그 결과 탄탄한 조직력과 뛰어난 체력을 바탕으로 폴란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축구 강호들을 연파한 끝에 결국 4강 진출의 업적을 이루어냈다. 그러나 2006년 독일월드컵 준비기간은 2002년 월드컵 당시와 큰 차이가 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도 태극호 사령탑에 부임한 이후 이 부분에 대한 부담감을 나타냈다. 아드보카트 감독뿐 아니라 2002년 이후 한국 대표팀을 맡았던 움베르투 쿠엘류, 조 본프레레 감독 모두 이 부분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한국을 떠났다. 대표팀이 월드컵을 앞두고 소집된 것은 불과 대회 개막 한 달 전. 2002년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기간이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짧은 기간에 전력을 극대화하면서도 체력 훈련까지 소화해야 하는 어려운 입장에 놓여 있다. 결국 아드보카트 감독은 체력보다는 조직력을 갖추는 데 훈련 초점을 맞춰 월드컵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체력담당인 레이몽 베르하이옌까지 네덜란드에서 데려왔지만 그는 선수들의 컨디션을 월드컵 본선 경기에 맞춰 끌어올리는 역할을 담당할 뿐이다. 2002년처럼 강도 높은 체력훈련 프로그램은 전혀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준비과정만 놓고 보면 현 아드보카트호의 준비과정은 탄탄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부상자 속출 등 불길한 징조도 나타나 짧은 준비과정 속에서도 태극호에 부상자가 속출하는 등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지난 1~2월 사우디아리비아·미국 등에 열린 전훈에서 대표팀 주전 원톱이 확실했던 이동국이 가장 먼저 무릎십자인대 파열로 독일행이 좌절됐다. 이동국을 제외하고 23명의 최종엔트리를 확정한 이후에도 부상자는 끊이지 않고 있다. 대표팀이 지난 5월 중순부터 소집훈련을 시작한 이후 김남일, 박지성, 이을용 등 주축선수들 뿐 아니라 이천수, 백지훈, 이호 등 차례로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대표팀 전원이 제대로 훈련한 날짜가 한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태극호가 본격적인 월드컵 준비를 시작한 이후 부상자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아트호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4년 전을 돌아보자. 당시 대표팀에는 거의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이영표가 종아리 근육 파열이라는 부상을 입었을 뿐이다. 최종엔트리 23명 중 이영표 1명만 제외하고 모든 선수들이 부상 없이 계획대로 훈련을 소화하며 4강신화의 밑거름을 다졌다. 그 결과 전력의 99%를 가동하면서 조별예선 첫 번째 경기부터 폴란드를 2-0으로 격파하는 등 최상의 전력으로 월드컵을 치러냈다. 아드보카트호에 부장자 속출 등 불운이 계속된다면 월드컵 4강신화 재현은커녕 16강 진출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16강 진출도 쉽지 않다. 적지 않은 수의 축구팬들은 지난 월드컵 4강팀인 한국이 이번 월드컵에는 16강 진출은 무난하고, 그 이후에 어떤 팀을 만나느냐에 따라 성적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아드보카트 감독 등 대표팀 코칭스태프들이 공식인터뷰를 통해 “2002년 월드컵에 못지않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여러 차례 밝히면서 팬들의 기대치를 올려놓았다. 또한 지난 월드컵에서 보여줬던 태극전사들의 놀라운 정신력과 체력이 이번 월드컵에서도 빛날 것으로 기대하는 팬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외국 언론들의 반응은 냉정하다.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쏟아지는 외신들은 한국의 16강 진출조차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월드컵 조별예선 G조에 속한 한국, 프랑스, 스위스, 토고 4개국의 전력을 놓고 16강 진출팀을 예상하는 기사들 대부분이 프랑스와 스위스가 16강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국의 유명 베팅업체들도 저마다 프랑스와 스위스의 16강 진출에 낮은 배당률을 적용하면서 이 2개국의 16강 진출을 예측하고 있다. 외신들과 베팅업체들은 하나같이 “한국이 2002년 월드컵에서는 홈에서 경기를 치러 4강에 진출했지만 원정으로 벌어지는 독일월드컵에서는 16강 진출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한 최근 평가전에서 드러난 수비불안을 지적하면서 “한국 대표팀의 가장 큰 약점은 수비에 있다. 한국이 스위스를 이기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축구팬들은 16강 진출은 물론, 8강도 가능하다고 믿고 있지만 외국의 유명 언론들과 축구 관련 전문가들은 한국의 16강 진출에 어두운 전망을 내놓는다. 그래도 축구공은 둥글다. 축구는 아주 주관적인 경기이면서도 변수가 많은 스포츠 종목 중 하나다. 세계랭킹 150위가 세계랭킹 10위 팀을 꺾을 수 있을 정도로 변수가 많기 때문에 팬들을 더욱 열광시킨다. 한국이 독일월드컵 조별예선 G조에서 약체로 구분되고 있지만 경기 결과는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태극전사들이 2002년 월드컵처럼 프랑스를 꺾는 등 이변을 속출하면서 조별예선을 무난하게 통과할 수도 있다. 반대로 심지어 토고에도 패하면서 3패로 우리의 기대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태극호의 전사들은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 국민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겠다는 일념으로 하루도 쉬지 않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들도 프랑스와 스위스, 심지어 토고가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월드컵 성적에 관한 전망이 밝지 않지만 태극전사들이 그라운드에서 흘리는 땀이 헛되지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 최용석〈스포츠칸 축구전문기자〉 gtyong09@kyunghyang.com
- [월드컵 전망대]승리의 염원을 담은‘애국베팅’(2006. 06. 13)
- 2006. 06. 13 스포츠
- 스포츠토토 한국 우승 배당률 80배로 책정…유럽 도박사 예측보다 훨씬 높아 2006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우승 확률은 얼마나 될까? 국내에서 유일한 스포츠베팅 업체 스포츠토토의 오즈메이커(oddsmaker)가 정한 우승 배당률은 80.0배. 유럽의 스포츠베팅 업체들이 정한 한국의 우승 배당률이 평균 188배에 달하니 국내 오즈메이커가 한국팀의 우승 확률을 더 높게 보고 있는 셈이다. 이와 함께 스포츠토토의 오즈메이커가 역시 이번 월드컵 출전국 가운데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로 브라질을 꼽았다. 브라질은 32개국 가운데 가장 낮은 3.3배의 배당률이 제시됐고 이어서 독일(6.0배), 잉글랜드(7.0배), 아르헨티나(8.0배), 프랑스 (10.0배), 이탈리아 (11.0배), 네덜란드 (12.0배), 스페인 (13.0배), 체코 (20.0배), 포르투갈 (25.0배) 순으로 낮은 배당률이 매겨졌다.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국가 가운데 프랑스가 10.0배로 가장 낮은 배당을, 반면 스위스와 토고는 각각 110배와 350배의 높은 배당률을 제시받아 우승 가능성이 훨씬 처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아시아권에서는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호주가 110배로 한국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배당이 매겨졌다. 일본은 150배의 배당을 제시 받았고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는 모두 최하위권인 350배를 받아 우승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승 확률 브라질·독일·잉글랜드 순 한편 한국팀의 우승 배당인 80배의 배당은 32개 출전국 중에서 15번째로 낮은 것으로 유럽 베팅업체들이 매긴 배당률 순위(24위)에 비해서도 8계단이나 높다. 그렇다면 한국의 오즈메이커 역시 한국팀에 대한 애정이 높기 때문에 우승확률을 높게 보고 배당을 낮춘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애정 때문이 아니라 위험(risk)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5월 26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한국-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 투표율을 살펴보면 한국의 승리 예상이 무려 71.63%에 달했다. 2002 월드컵 조별 예선1차전 한국-폴란드전의 한국 승리 예상 역시 72.0%에 달했던 것을 보면 한국축구팬의 베팅성향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한 마디로 한국팀의 승리를 자신하는 한국팬의 이와 같은 베팅성향은 강약팀을 가리지 않는다. 한국팀의 경기는 객관적 분석을 떠나 한국팀에 대한 ‘애국베팅’ 때문에 웬만한 강팀이 아니고는 무조건 한국팀이 이긴다는 예상이 70% 이상 유지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내 모든 스포츠 가운데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축구 A매치, 그 가운데서도 영원한 라이벌 한일전 같은 경우는 ‘애국베팅’ 경향이 극에 달하는 대표적인 경기다. 해외파들이 빠진 경우 한국-일본의 축구실력은 대등하거나, 한국의 미세한 우세 정도라는 것이 전문가의 평가지만 투표율은 한국 승리 예상비율이 70%, 높게는 90%까지 치솟는 일도 있다. 그러다보니 경기 결과를 맞힌 적중자도 1만 명 이상 무월드컵 대회기간 중 영화관에서 축구경기를 중계할 예정인 메가박스의 응원단. 더기로 나오는 경우가 없지 않다. 다른 말로 하면 국내 오즈메이커가 유럽 베팅업체처럼 200배에 가까운 높은 배당을 매겼다가는 70%가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는 소위 ‘애국베팅’ 때문에 스포츠토토 역시 엄청난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일은 스포츠토토 뿐 아니라, 전세계 모든 오즈메이커의 고민이다. 2004년 그리스에서 열린 유로 2004 때 유럽 업체들이 정한 그리스의 우승 배당률은 평균 5배 정도. 그러나 그리스의 오즈메이커가 정한 우승 배당률은 3.3배에 그쳤다. 2006 독일 월드컵 브라질의 우승 배당이 3.3배인 것을 감안하면 그리스 오즈메이커 역시 위험 때문에 엄청나게 몸을 사렸던 셈이다. 환급 리스크 감안 자국팀 배당 결정 지난 ‘유로 2004’ 관련 기사 가운데 그리스 오즈메이커들이 정한 상대적으로 낮은 배당률, 높은 우승 확률을 두고 ‘애국심의 발로’라고 상상한 일부 기사들은 폭탄을 다루는 것 같은 심정으로 배당률을 정한 오즈메이커의 엄청난 긴장감과 스트레스을 모르고 하는 소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나라나 자국팀의 우승 배당률을 낮게 설정하는 것은 애국심의 발로라기보다 결국 A매치 경기가 가지는 엄청난 파괴력과 위험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그리스 베팅컴퍼니의 오즈메이커가 베팅 관련 정보를 뽑고 있다. 오즈메이커가 통상적으로 각 베팅 회사가 보유한 전산 시스템을 이용해 고객의 베팅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원활한 게임 운영을 위해 위기 관리 및 수익률 관리 업무를 처리한다. 이들이 정하는 배당률에 따라 회사의 수익률이 좌우되기 때문에 오즈메이커가 거의 24시간 전 세계 주요 스포츠 경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배당률을 조정하느라 늘 과중한 긴장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지금 이 순간 전세계에서 가장 큰 스포츠 이벤트인 월드컵을 맞이한 각국의 오즈메이커, 특히 우승 확률이 높은 유럽과 남미의 오즈메이커의 심정을 조금 과장하자면 핵폭탄을 껴안고 있는 심정 아닐까. 만일 이번 2006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팀이 예상 외의 선전을 거듭해 8강, 4강, 우승권에 접근한다면 스포츠베팅 업체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그 긴장감이 부담은 되겠지만 아마도 즐거움과 기쁨이 직업적인 긴장감을 압도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아니 한국팀이 승리를 거듭해 스포츠토토의 오즈메이커들에게 더 큰 폭탄을 안겨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김무균〈스포츠토토 홍보부장〉
- [월드컵 전망대]‘축구도사’ 그라운드의 지존들(2006. 06. 13)
- 2006. 06. 13 스포츠
- 이름만으로도 팬들을 흥분시키는 스타 계보도… 신설된 첫 신인왕 영예는 누구 품에 월드컵은 지구촌 최대 이벤트 중 하나다. 특히 축구선수에게 월드컵은 평생에 한 번은 꼭 밟고 싶은 무대다. 본선 진출권을 획득한 32개국 선수는 조국의 영광을 위해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열정을 불태운다. 해마다 월드컵에서는 세계 최고의 축구스타가 탄생한다. 모두 지존의 자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결국 ‘축구황제’라는 칭호는 한 사람에게만 부여된다. 이번 독일 월드컵에서도 32개국 736명의 전사들은 자국 국민의 염원과 우승트로피에 입을 맞추기 위해 모든 힘을 그라운드에 내던질 것이다. 이번 독일 월드컵에서는 누가 ‘골든볼’과 ‘골든슈’의 주인공이 될지 벌써부터 최고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월드컵 MVP는 골든볼로 불린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독일의 골키퍼 올리버 칸이,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는 브라질의 호나우두가 이 상을 받았다. 득점왕에게 주는 골든슈는 2002년 호나우두(8골), 1998년에는 크로아티아의 다보르 수케르(6골)가 차지했다. 또한 이번 월드컵에서는 신인상이 신설돼 ‘영건’들의 대결도 관심을 끌고 있다. 골든볼, 골든슈의 주인공은 독일 월드컵 골든슈 후보 0순위는 역시 ‘삼바축구’ 브라질을 이끄는 호나우디뉴(26·바르셀로나)다. 브라질의 우승 가능성이 높은데다 2004, 2005년 2년 연속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월드컵이 ‘호나우디뉴의 월드컵’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개인기를 자랑하는 호나우디뉴는 어시스트와 득점에서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또한 전방위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가공할 만한 프리킥을 자랑한다. 그는 호나우두, 데이비드 베컴(잉글랜드), 지네딘 지단(프랑스) 등이 뛰는 ‘지구 방위대’ 레알 마드리드를 제치고 FC 바르셀로나를 스페인리그 정상으로 이끌었다. 또한 앙리가 버티고 있는 아스날을 꺾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청부사’로 불리는 그는 득점력은 물론 팀 플레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알기 때문에 더욱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176㎝, 71㎏의 호나우디뉴는 “나의 월드컵이 아니라 브라질의 월드컵이 되기를 바란다”며 “골든볼을 차지하는 개인적인 영예보다는 브라질 우승을 더욱 염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나우디뉴는 1980년 3월 21일생으로 A매치 63경기에 출전해 26골을 넣었고 바르셀로나에서는 96경기에 43골을 넣었다. 태극전사의 월드컵 조별리그 두번째 상대인 ‘아트사커’ 프랑스의 티에리 앙리(29·아스날)도 골든슈의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 앙리는 올시즌 27골을 기록해 ‘축구종가’ 잉글랜드 프리미어십 3시즌 연속 득점왕에 등극했다. 프리미어십 올해의 선수상도 받았다. 그는 03~04시즌 30골, 04~05시즌 25골로 득점 1위에 올랐다. 올해까지 164골을 기록, 리그 최초로 200골을 향해 순항 중이다. 어릴 때 육상선수로 활약한 그는 188㎝의 큰 키에도 불구하고 스피드는 물론 섬세한 플레이와 완벽에 가까운 골 결정력을 자랑한다. 여기에 중·장거리 프리킥과 어시스트 등 모든 면에서 능하다. 수비수에게는 가장 골치아픈 공격수 중 한 명이다. 포지션은 윙포워드이지만 미드필드와 사이드라인까지 내려가 수비를 교란한다. 공간과 포지션의 한계를 넘어 전통적 스트라이커의 틀을 깨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월드컵 무대에서는 활약이 미약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그는 한·일 월드컵에서 부상과 무득점으로 고개를 떨궜고, 유로2004 때도 역시 그리스의 수비에 봉쇄돼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이번 월드컵 지역예선에서도 2골에 그쳐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1977년 8월 17일 프랑스 레스 울리히에서 태어난 앙리는 A매치 75경기에 출전해 31골을 기록했다. 독일 월드컵에서 주최국 독일을 우승후보로 꼽는 이유는 미하엘 발라크(30·바이에른 뮌헨)가 있기 때문이다. 옛 동독 출신인 그는 ‘전차군단’ 독일의 주장이자 리더이다. 189㎝, 85㎏ 당당한 체구로 미드필드에서 공격과 수비에서는 물론 좌우를 가리지 않고 밀어붙이는 발라크의 움직임은 파괴적이다. 넓은 시야와 돌파·슈팅·헤딩·패스 능력 등을 두루 갖췄다. 지난 4년간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었던 그는 6월 말 프리미어십 첼시로 이적이 확정된 상태다. A매치 63경기에 출장해 30골을 기록할 정도로 골 결정력도 뛰어나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축구를 시작했기 때문에 수비력이 좋고 장신을 이용한 제공권, 전술 소화 능력도 탁월하다. ‘독일의 축구황제’ 베켄바워의 후계자라는 의미로 ‘작은 황제’라는 별명을 얻었다. 발라크는 한·일 월드컵 한국과의 준결승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한국 팬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발라크는 당시 경고 누적으로 결승전에 나서지 못해 누구보다 이번 대회를 벼르고 있다. ‘오렌지군단’의 네덜란드 공격 선봉에 나서는 루드 반 니스텔루이(30·맨유)는 올해 프리미어십에서 21골로 득점 2위를 차지할 정도로 타고난 골감각을 자랑한다. 골든슈를 신을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호나우디뉴와 같은 화려한 개인기나 티에리 앙리같이 전광석화 같은 스피드는 없지만 탁월한 위치 선정과 깔끔한 문전처리가 일품인 전형적인 골잡이다. 188㎝, 80㎏인 그는 A매치 49경기에 출전해 25골을 터뜨렸다. 부지런한 움직임과 기회를 놓치지 않는 득점력은 수비수들이 가장 기피하는 스트라이커로 손꼽힌다. 1998년 네덜란드리그 사상 최고의 이적료를 받으며 PSV 아인트호벤에 입단했고, 데뷔전부터 골 퍼레이드를 시작해 34경기에서 무려 31골을 작렬시키는 폭발력을 과시했다. 1999년 소속팀을 리그 정상으로 복귀시킨 그는 프리미어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했다. 02~03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와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을 동시에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올해 퍼거슨 감독과의 불화로 내년 시즌 팀을 떠날 것으로 보여 그로서는 이번 월드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브라질에 호나우디뉴가 있다면 남미 축구의 양대 산맥인 아르헨티나에는 후안 리켈메(28·비야레알)가 있다. 리켈메는 스피드는 좀 처지지만 공을 발에 붙이고 다니는 듯한 유려한 드리블과 패스, 가공할 슛을 갖춰 호나우디뉴와 곧잘 비교된다. 182㎝, 75㎏인 그는 A매치 30경기에 출전해 8골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6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남미 예선에서 벼락 같은 왼발슛으로 3-1 승리를 이끌며 아르헨티나에 맨 먼저 독일행 티켓을 안긴 주인공이다. 1997년 세계청소년축구대회 아르헨티나 우승 주역인 리켈메는 이번 월드컵에서 FIFA컵과 골든볼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축구종가 잉글랜드의 스트라이커 웨인 루니가 부상으로 월드컵 참가가 불투명해지면서 다시 마이클 오언(27·뉴캐슬)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1997년 프리미어 리버풀에 데뷔한 오언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고 18세6개월의 나이 로 잉글랜드 사상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1998년과 1999년 프리미어십 득점왕에 올랐고, 2001년에는 골든볼도 차지했다. 172㎝로 축구선수로는 왜소한 체격이지만 A매치 75경기에 출전해 36골을 넣는 등 빠른 발과 탁월한 위치선정, 정확한 슈팅을 무기로 최고 골잡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2004년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뒤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다가 지난해 뉴캐슬 유나이티드로 쓸쓸히 복귀했다. 루니가 빠진 잉글랜드에서 해결사로 자신의 존재를 다시 한 번 입증하겠다는 각오다. 무서운 신인들 웨인 루니,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 루카스 포돌스키 그리고 박주영 등 각국을 대표하는 신성들이 독일 월드컵에 당당히 도전장을 던졌다. 이미 예선전과 각종 세계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이들 영건 가운데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는 인물은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21·맨유). 루니는 ‘독일 월드컵을 빛낼 최고의 루키’를 묻는 설문조사에서도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뉴캐슬)의 뒤를 이어 잉글랜드 축구사의 최연소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운 루니는 2003년 2월 만 17세111일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고 A매치 29경기에 출전해 11골을 뽑았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스벤 고란 에릭손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그래도 최종엔트리에 포함시키겠다”고 공언할 정도로 루니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19·FC바르셀로나)는 ‘마라도나의 재림’이라 불릴 만큼 남미에서는 ‘큰 재목’으로 통한다. 메시는 지난해 네덜란드에서 열린 세계청소년(20세 이하)선수권 7경기에서 6골을 작렬, 득점왕과 최우수선수상을 꿰차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중원을 조율하는 능력과 현란한 개인기가 장점인 메시는 탁월한 위치선정, 순발력을 자랑하며 ‘제2의 마라도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라도나조차 자신의 후계자로 메시를 지목하며 “나와 닮았다. 축구의 아름다움이 뭔지 보여준다. 다른 선수들과 전혀 다른 뭔가가 있다”고 극찬했다. ‘전차군단’ 독일의 루카스 포돌스키(21·FC쾰른)도 월드컵을 빛낼 차세대 공격수 반열에 이름을 올린 상태. 포돌스키는 2004년 6월 독일 대표팀에 합류한 뒤 A매치 22경기에서 10골을 터뜨리는 등 타고난 골 결정력으로 ‘독일 축구의 희 망’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9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평가전에서는 해트트릭을 기록해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포르투갈의 ‘젊은 피’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21·맨유)도 눈에 띈다. 맨유의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예리한 눈에 도장을 찍은 호나우두는 소속팀에서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 데이비드 베컴(레알 마드리드)의 등번호 7번을 물려받았을 정도로 신임이 두텁다. A매치 30경기에서 11골을 넣은 호나우두는 2004년 유럽축구선수권(유로2004)에서 2골 2도움으로 발군의 활약을 펼쳐 자신보다 13살 많은 ‘골든 제너레이션’ 루이스 피구(인터밀란)의 뒤를 이을 포르투갈의 간판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에는 자신의 존재를 국제무대에 알린 ‘천재 골잡이’ 박주영(21·FC서울)이 있다. 세계 빅리그에서 뛰는 스타급 신인들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언제 어디서나 ‘한방’을 터뜨릴 수 있는 선수다. 타고난 골 결정력과 스피드, 위치 선정, 드 리블 실력까지 갖춘 박주영은 월드컵 무대에 첫발을 내딛기에 앞서 A매치 15경기에서 5골을 넣으며 한국 대표팀의 스트라이커로 우뚝 섰다. 특히 박주영은 2004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에서 6골을 터뜨려 득점왕과 최우수선수상을 휩쓸었고, 그해 아시아축구연맹이 선정하는 최우수청소년선수로 뽑혔다.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맞붙는 스위스 대표팀에서는 중앙수비수 필리프 센데로스(21·아스날)가 주목을 받고 있다. 센데로스는 스위스가 2002년 U-17 유럽축구연맹(UEFA) 청소년축구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할 당시 주장을 맡았고 독일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프랑스, 아일랜드, 터키 등의 공격진을 봉쇄하며 본선 티켓을 따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마지막 열정을 불태운다 꽃이 피면 언젠가는 지는 법.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새 별들이 빛을 발산할 때 자신의 축구인생을 걸고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는 스타들도 있다. 이번 독일 월드컵이 마지막 무대인 ‘지는별’들은 화려한 마무리를 다짐하며 투지를 벼르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최고의 미드필더로 손꼽히는 ‘중원사령관’ 지네딘 지단(34·레알 마드리드)이다. 지단은 지난 4월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월드컵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대표팀 유니폼만 벗는 게 아니라 선수로서 뛰는 것이 마지막임을 못 박았다. 2004년 8월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지만 지난해 프랑스가 월드컵 예선 탈락 위기에 몰리자 백의종군했던 그는 “그때는 사정이 달랐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난 지난 2년간 최상의 상태가 아니었다. 해가 갈수록 점점 뛰기 어려운 나이가 됐다. 레알마드리드 같은 팀에서 그렇게 뛰고 싶진 않다”며 더 이상 은퇴 의사의 번복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단은 자국에서 열린 1998년 월드컵과 2000년 유럽선수권에서 거푸 우승을 이끌며 프랑스 축구의 전성기를 일궜다. 하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대회 직전 한국과 평가전에서 다쳐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만 출전했고, 16강 진출에도 실패한 팀과 함께 쓸쓸히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지단은 “이번 월드컵이 마지막 목표”라며 아트사커의 명성을 되찾아 아름답게 물러나겠다고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2004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04)에서 포르투갈을 준우승으로 이끈 뒤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가 지난해 월드컵 유럽예선 때 복귀한 미드필더 루이스 피구(34·인터밀란)도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벗을 전망이다. 한때 가장 몸값이 비싼 축구선수였고 2001년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에 뽑히기도 했던 피구는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맛본 조별리그 탈락의 아쉬움을 이번에 털어버리고 명예롭게 대표팀 유니폼을 벗겠다는 각오다. 월드컵 출전 꿈을 이루려고 대표팀 은퇴를 번복한 체코의 파벨 네드베드(34·유벤투스)도 이번 독일 월드컵이 생애 첫 출전 무대이자 마지막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네드베드는 유럽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군림했지만 체코가 1994년부터 3회 연속 본선 진출에 실패해 월드컵 무대와는 인연이 없었던 터라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2002 한·일 월드컵 최우수선수상(골든볼)을 거머쥔 세계 최고 수문장 올리버 칸(37·바이에른 뮌헨)도 월드컵과 고별인사를 전할 때다. 칸은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과 계약을 2년 연장하며 2008년에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칸은 이번 월드컵에서 독일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 자리를 동갑내기 옌스 레만(아스날)에 내줬지만 내심 자존심 회복을 노리고 있다. 네덜란드 대표팀 중원의 핵이자 ‘멀티 플레이어의 원조’ 격인 필립 코쿠(36·아인트호벤)는 독일 월드컵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공식선언해 월드컵 이후 더 이상 그의 플레이를 볼 수 없게 된다. 태극전사 중에서는 역시 은퇴를 번복하고 아드보카트호의 중앙수비를 책임지고 있는 ‘맏형’ 최진철(35·전북)이 독일 월드컵을 통해 대표팀 고별전을 갖는다.
- [월드컵 전망대]가상대결 결과는 비관적 그러나‘정신력’만은 최강(2006. 06. 13)
- 2006. 06. 13 스포츠
- 최종 엔트리 적용한 ‘2006 FIFA 월드컵’게임… G조 각국 능력치 적용 승패 가늠 축구 경기결과는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예상은 할 수 있다. 한국 대표팀은 과연 토고와 스위스, 프랑스 대표팀을 맞아 어떤 결과를 내놓을 것인가. 국제축구연맹(FIFA)의 인증을 받은 축구게임 ‘2006 FIFA 월드컵’을 통해 한국 대표팀의 미래를 가늠해봤다. 제작사 EA스포츠는 각종 실제 경기 결과를 바탕으로 선수 능력치를 계산, 객관적인 가상대결이 가능하다. 원래 게임에는 최근 발표된 각국 대표팀 명단이 반영돼 있지 않다. 5월 30일 축구정보사이트 ‘피파코리아(fifakorea.net)’가 배포한 업그레이드 패치를 설치, 최종 엔트리를 적용해 승패를 살펴봤다. 원래 게임에서는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이동국한국 예상 베스트 이 주요 공격수로 위치했으나, 보완패치를 통해 업그레이드한 게임에는 안정환이 등장한다. 모니터 속 그라운드를 누빌 베스트 11은 ‘스포츠칸’의 도움을 받아 선정했다. 최대한 실제 대결을 벌일 경기장에서 경기가 벌어질 시간과 비슷한 시간대에 진행했다. 가상대결은 팀당 10회씩 실시했다. 1번은 실제 경기와 같이 전·후반 90분 동안 가상대결을 실시해 경기의 흐름을 살펴봤고, 나머지 9번은 전·후반 12분으로 단축해 대결결과를 종합에 참고했다. 토고와 4승2무4패로 호각지세 우선 한국·토고전을 살펴보자. 게임의 능력치에 따르면 한국 대표팀은 공격수 77, 미드필더 78, 수비수 76의 능력치를 가진 FIFA랭킹 29위의 팀이다. 반면 토고 대표팀은 공격수 76, 미드필더 71, 수비수 71로 FIFA 61위 팀이다. 능력치가 비슷하기 때문인지 가상대결 결과는 호각지세로 나타났다. 한국 대표팀은 토고 대표팀을 상대로 4승 2무 4패의 성적을 거뒀다. 평균 득점은 1.1점에 그쳤지만 평균 실점은 1.4점이다. 평균 볼 점유율은 50.3%로 근소하게 토고대표팀을 앞섰다. 토고 예상 베스트 역시 안정환이 가장 많은 골을 넣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환은 10게임에서 7골을 넣었고 2골을 넣은 박지성이 그 뒤를 이었다. 토고 대표팀은 투 톱이던 아데바요르(2골)와 쿠바자(3골) 대신 미드필더 세나야가 가장 많은 4골을 넣었다. 한국대표팀의 공격은 번번이 토고 수비팀에 걸려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반면 토고팀의 경우 미드필드 쪽에서 전방으로 꽂히는 시원한 패스가 득점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전·후반 90분 동안의 가상대결에서 한국대표팀은 박지성과 안정환, 이을용의 활약으로 토고팀에 4대 2로 승리했다. 한국 대표팀이 16강으로 가려면 토고 뿐 아니라 스위스까지 잡아야 한다. 스위스의 FIFA랭킹은 우리보다 낮은 35위지만 게임에서 제시하는 스위스 대표팀의 능력치는 한국 대표팀보다 높다. 공격수는 80, 미드필더는 81, 수비수는 80이다. 능력치에 차이가 있어서인지, 10회의 가상대결에서 한국 대표팀은 스위스 대표팀에 1승 2무 7패의 성적을 거뒀다. 평균득점은 0.8, 평균 실점은 2.0으로 볼 점유율은 48.3%에 지나지 않았다. 스위스·프랑스엔 열세로 나타나 프랑스 예상 베스트 스위스에서 주목할 만한 선수는 프라이와 슈트렐러다. 이들은 10경기 동안 각각 8골, 7골을 넣어 공격을 주도했다. 그런데 이들의 공격은 기각스나 카나바스, 포겔, 바르네타와 같은 미드필더가 없더라면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드필더는 공격수와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공격을 지원했다. 이에 한국 대표팀의 수비진은 속수무책이었다. 전체적인 전적만 놓고 보면 스위스전에서 한국 대표팀이 불리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여지는 남아 있다. 90분 동안 가상대결 결과 전반 44분까지 무려 4점이나 내줬던 한국 대표팀은 후반전에 들어서며 끈질긴 체력을 바탕으로 한 점씩 쫓아갔다. 이호가 이천수의 센터링을 받아 헤딩슛을 성공한 후반 33분에는 처음으로 스위스를 앞서기도 했다. 그러나 4분 뒤 미드필더 포겔과 협동플레이를 펼친 카바나스에 1점을 내줘 경기는 동점으로 끝나고 말았다. 90분 동안 가상대결에서 보여준 뒷심이 실제 경기에 나타난다면 스위스전의 승패는 가상대결 결과처럼 되지는 않을 것이다. 스위스 예상 베스트 공격수 93, 미드필더 90, 수비수 87이라는 능력치에 실제 FIFA 순위 8위인 프랑스는 우리 대표팀에 6번 이기고 단 1번만 졌다. 프랑스의 평균득점은 2.1점으로 평균 실점은 0.8점에 그쳤고, 볼 점유율은 53.1%였다. 지단이 이끄는 말루다와 마켈렐레, 비에라 등의 미드필드진은 운동장을 장악했고, 이들이 적절한 곳에 꽂아주는 패스 덕에 트레제게와 앙리가 많은 골을 넣었다. 한국 대표팀은 프랑스 대표팀 선수의 개인기와 조직력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대량 실점했다. 10경기 동안 트레제게는 12골, 앙리는 7골을 넣었다. 특히 트레제게는 전후반 90분 동안 벌어진 한국과의 가상대결에서 무려 7골을 쏟아 넣으며 프랑스 대표팀이 10대 2로 대승을 거두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가상대결결과만을 놓고 보면 한국 대표팀의 16강 진출은 어렵다. 하지만 한국에게는 ‘정신력’이라는 게 있다. 정신력은 게임 속 객관적인 데이터에 적용하기 힘들지만 실제 경기에는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일본에게 유독 강한 우리 대표팀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대회처럼 정신력으로 버틴다면 전 국민이 기뻐할 만한 성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지난 5월초 EA스포츠코리아는 G조 4개국간 총 600경기의 가상대결 결과를 내놓았는데, 이 대결에서 한국 대표팀은 1승 1무 1패 조2위로 프랑스에 이어 16강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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