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경향(총 6 건 검색)
- 중학교 동창 판사 만나 개과천선 범죄자, 결국 ‘교도소 엔딩’
- 2024. 09. 01 12:00 화제
- 2015년 판사가 된 중학교 동창을 재판장에서 만나 눈물을 흘렸던 화제의 영상 속 범죄자가 다시 강도 용의자가 되어 교도소에 수감되었다. 중학교 시절 동창이던 판사가 법정에서 자신을 알아보자 눈물을 흘리는 영상로 화제가 됐던 강도 아서 나다니엘 부스(58·Arthur Nathaniel Booth)가 결국 다시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수감됐다. 지난 2015년 아서 부스는 절도 혐의로 판사 민디 글레이저(Mindy Glazer) 앞에 서게 됐다. 글레이저 판사는 그가 노틸러스 중학교 동창임을 알아보고 격려의 말을 건넸다. 글레이저 판사는 “이렇게 만나서 유감이다. 나는 항상 당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했다”라고 말하자 아서 부스는 감정에 북받쳐 울기 시작했다. 판사는 “이 사람은 중학교 때 매우 착하고 뛰어난 아이였다. 나는 그와 아이들과 함께 종종 축구를 했다”며 “부스 씨 당신이 자신의 방식을 바꾸길 바란다. 이 상황에서 벗어나 합법적인 삶을 살 수 있길 바란다”고 독려했다. 아서 부스가 석방당하자 이날 현장에는 중학교 동창인 민디 판사도 동행했다. 미국 방송사 cbs가 이들의 재회 장면을 영상으로 담았다. 형을 마친 아서 부스는 석방됐고 이날 동창 글레이저 판사가 그를 맞았다. 미국 CBS는 이 순간을 영상으로 담기도 했다. CBS는 아서 부스가 감옥에서 비즈니스 관련 서적을 독파하며 공부에 매진했다고 알렸다. 인생 위기의 순간에 친구를 만나 인생을 바꿀 기회를 얻은 그는 힐링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세간에 알려졌다. 그러나 그 끝은 새드 엔딩이었다. 지난 8월 마이애미 경찰국은 아서 부스가 다시 범죄 혐의로 체포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수질 검사관인 척 가장해 피해자의 집에 들어가 보석함을 훔치는 강도 행각을 저질렀다. 마이애미 경찰은 그가 그 외에도 다른 사건에 연루되어 있을 가능성을 보고 조사 중이다.
- 중학교 자유학기제 바로 알기
- 2016. 03. 03 16:28 육아/교육
- 교육부의 6대 교육 개혁 과제 중 하나인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올해부터 전면 시행된다. 하지만 자유학기제가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Part 1 한눈에 쏙 들어오는 자유학기제 핵심 정리 ◈ 1학년 1·2학기, 2학년 1학기 중 한 학기 결정 ◈ 교과 수업의 혁신&자유학기 활동(진로 탐색·주제 선택·예술체육·동아리 활동) ◈ 자유학기 활동 170시간 이상 편성 ◈ 지필식 총괄평가(일제고사) 미실시 ◈ 진로 탐색 주간 운영, 진로 체험 실시 2013년 전국 42개 연구학교 운영을 시작해 2014년 711개교, 2015년 2,551개교로 차츰 확대되던 자유학기제가 올해부터는 모든 중학교에서 전면 시행된다. 1학년 1·2학기, 2학년 1학기 중 학교장과 학교 교원 및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해 한 학기를 선택하게 된다. 교육부는 현장의 선호도와 여건, 자율성, 체험 자원 분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유학기제를 운영할 방침이다. 굳이 중학교 1~2학년으로 한정한 것은 신체, 정서, 인지, 사회적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는 시기로 진로 탐색 교육의 적기이기 때문이다. 자유학기제에서 진로 교육을 강조하고 있지만 단순히 진로 체험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오전에는 기존에 했던 국, 영, 수 등 기본 교과 수업을 하고 오후에 자유학기 활동을 한다. 단, 기본 교과 수업을 하지만 예전처럼 암기식이나 교사가 일방적으로 강의하는 방식이 아니다. 학생 참여, 활동형 수업으로 강화되며 협동 학습, 토론 수업 및 실험 실습 등 체험 중심 수업으로 바뀌게 된다. 자유학기 활동은 170시간 이상 편성돼 학생의 수요와 흥미를 반영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자유학기 활동은 크게 진로 탐색 활동, 주제 선택 활동, 예술체육 활동, 동아리 활동으로 나뉘며 학교의 여건과 학생의 관심사에 따라 균형 있게 편성된다. 자유학기제에서 가장 파격적인 것을 꼽자면 단연 학기 동안 시험을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간·기말고사와 같은 지필식 일제고사가 사라진다. 또 진로 탐색 주간 동안 학생들이 희망하는 체험처에서 실시하는 다양한 진로 체험을 학교별로 2회 이상 실시해야 하는 것도 주요 특징으로 꼽힌다. Part 2 자유학기제 자세히 들여다보기 ◈생활기록부에 과정 중심의 평가 기재 중간·기말고사를 보지 않는다고 해서 평가를 아예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자유학기제에는 교과별 핵심 성취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형성 평가와 자기성찰 평가 등이 시행되지만 교과 성취도를 산출하지 않는다. 또 학생의 성취 수준, 수업 참여도 및 태도, 자유학기 활동 내역 등을 중심으로 학교 생활기록부에는 서술식으로 기재된다. 고교 입시에 자유학기의 교과 성적은 반영하지 않는다. 다만 자유학기 활동 중 비교과 영역(출결, 행동 특성 및 종합 의견 등)은 반영이 가능하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Education Tip 서울 동작중학교의 다양한 자유학기 평가 방법 예전에는 인지적 영역을 평가하고 결과를 숫자로 기록했다. 반면 자유학기제는 학생의 정의적 영역까지도 평가하는 것이 특징. 인지적 영역 평가는 교과의 성취 수준을 점검하는 형성 평가, 모둠별로 협력해 산출물을 내는 협력 과제 기반 수행 평가, 활동 결과물을 모아 정리한 것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포트폴리오 평가, 진로 탐색 평가, 체크리스트 평가, 보고서 평가가 있다. 반면 정의적 영역 평가에는 학생 스스로 평가하는 자기성찰 평가, 교사가 학생의 과제 수행 과정을 관찰하는 관찰 평가, 모둠원이 서로를 평가하는 동료 평가가 있다. 또 자유학기에 이수한 과목은 ‘세부 능력 및 특기사항’에 성취 수준에 따른 성취 수준의 특성, 교과 흥미도와 적성, 학습 활동 참여도 및 태도, 활동 내역 등이 간략하게 문장으로 입력된다. ◈학생 참여와 활동 중심의 교실 수업 자유학기 동안은 교육과정이 유연하게 운영된다. 교과 교육과정의 재구성을 통한 융합 수업 실시, 실생활 연계 수업, 프로젝트 수업 활성화, 자기 주도 학습 유도 등을 위한 다양한 수업 모형이 개발되고 적용된다. 이렇듯 다양한 수업 모형이 도입되는 것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찾게 하기 위함이다. 일반 학기의 교육과정과 자유학기의 교육 활동을 연계할 수 있으며 지역의 특색을 고려하는 것은 물론 학생들이 희망하는 주제를 학습할 수 있을 정도로 유연한 수업이 가능하다. 서울 동작중의 경우 진로 연계 교과 통합 체험 학습 수업, 교과 간 융합 수업, 프로젝트 수업, 토의토론 수업으로 각 모형에 맞는 수업과 활동을 진행했다. 부산 화명중은 책을 읽고 관련 활동을 하는 교과 연계 독후 활동을, 강원 함태중은 동아리 활동을 일반 학기와 연계했으며, 대구 동변중은 진로 탐색 활동을 중학교 전 학년과 연계했다. ◈유연한 교육과정 운영(학생 선택 자유학기 활동) 자유학기 활동은 4개로 나눈다. 학생들이 체계적인 진로 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진로 탐색 활동’, 학생 중심의 인문사회, 탐구, 교양 프로그램인 ‘주제 선택 활동’, 문화와 예술, 체육 활동 기회를 제공하는 ‘예술체육 활동’, 자발적이고 자율적인 학생 중심의 ‘동아리 활동’이다. 진로 탐색 활동은 교과 통합 진로 교육을 통해 학습과 진로에 대한 동기를 찾을 수 있게 한다. 또 학생의 진로 설계를 돕기 위해 진로 상담과 검사를 실시해 학생들이 희망하는 체험처에서 학교별로 2회 이상 진로 체험 활동을 하도록 한다. 간접 체험을 지원하기 위해 각 사회 분야 전문가들의 초청 강의 및 진로 특강도 함께 이뤄질 예정이다. 주제 선택 활동은 중장기에 걸친 프로그램 중심으로 운영되며 주기적으로 학생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발굴해 개설에 힘쓸 계획이다. 아울러 예술체육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소질과 잠재력을 끌어내는 교육이 실시된다. ‘1학생, 1문화예술, 1체육 활동’을 목표로 지역 내 예술체육 진로 교육 콘텐츠 개발 및 활동 지원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학생 중심으로 수요를 조사해 동아리 활동 프로그램을 선정한 뒤 개별 선호에 따라 가입하도록 권유한다. 이후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운영되며 방과 후, 토요일 등을 활용해 활동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Education Tip 자유학기제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는? 교육부는 지난 1월 6만8,462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시·도 교육감이 자유학기제 운영을 지정한 ‘연구 학교’,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자유학기제 운영을 신청하고 교육감이 승인한 ‘희망 학교’, 자유학기제를 운영하고 있지 않은 ‘일반 학교’ 재학생들이 설문 조사에 참여했다. 조사 결과, 연구·희망 학교가 일반 학교에 비해 만족도가 1.9배 높았으며, 교우 관계에 대한 사전·사후 만족도 역시 높았다. 자유학기제 운영 학교 학생들은 진로 탐색 역량, 미래지향적 역량, 자기효능감 영역 등에서 큰 변화를 보였다. 또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자기 주도 학습 역량이 크게 개선됐다고 응답해 눈길을 끌었다. 총 6개 영역에서 연구·희망 학교 학생들은 일반 학교 학생들에 비해 만족도 변화의 폭이 모두 높았다. Part 3 자유학기제 수업을 통해 긍정적으로 바뀐 학생 사례들 친구를 사귄 학생 A A는 반에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학생이었다. 자유학기제 시행으로 부추전을 부치는 수업을 할 때 여느 아이들은 설익히거나 겉을 태우는 등 힘들어했다. 하지만 A는 능숙하게 부추전을 뒤집고 노릇노릇하게 부치는 등 노련한 면모를 보여 주변에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그날 다른 친구들의 부추전 부치는 것을 A가 도와주면서 말을 트게 됐다. 이후부턴 같이 다니는 또래 무리가 생겼고, 혼자 외롭게 지내던 A는 눈에 띄게 밝아졌다. 학년 말 A는 교사에게 감사하다는 편지를 건넸다. 행복하다고 소리친 학생 B 평면 도형을 배운 뒤 함께 나가서 연날리기를 하는 시간이었다. 즐거워하는 아이들 사이로 유난히 밝은 미소로 연날리기에 집중하는 B가 있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정서 행동 특성 검사에서 높은 우울감 수치를 보였던, 조금은 의기소침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이날 연을 띄우면서 “아! 행복해”라고 소리쳤고, 이 모습을 지켜본 담당 교사의 마음은 뭉클해졌다. 이후 담당 교사는 ‘이런 수업을 계속해도 되겠다’라는 확신을 얻었다고. 마음속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낸 학생 C 만다라 도안을 색칠하며 원에 대해 공부하고 있었다. 한 학생이 마치 불에 이글이글 타오르는 것과 같은 느낌으로 만다라를 색칠했다. 특목고 입학을 목표로 공부를 하는 상위권 학생인 C였다. 그 아이의 만다라 그림 밑에는 딱 세 문장이 적혀 있었다. ‘오늘 선생님이 내 마음을 표현하는 만다라를 그리라고 했다. 그런데 이 활동을 하다 보니 갑자기 엄마 생각이 났다. 내 마음속에는 엄마가 가득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엄마에 대한 미움을 솔직하게 표현한 것이었다. 집에서도 이미 수차례 엄마와 트러블을 겪은 상황. 사춘기를 겪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던 엄마는 이 그림 수업을 통해 아이의 진짜 속마음을 알고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노라 다짐했다는 후문. 자신의 재능을 알게 된 학생 D 하위권 성적에 조용한 성격이라 별로 눈에 띄지 않았던 D. 도형을 만들고 오리는 수업 중 D의 뛰어난 손재주를 알아본 교사는 수학 담당 조교로 임명했다. D는 수업 시간에 필요한 만들기 숙제를 완벽하게 해내 모두의 감탄을 자아냈다. 어느 날 교사가 앞으로의 꿈을 물어보자 아이는 쑥스러워하면서 “예전에는 그런 생각을 안 해봤는데요. 손으로 만드는 건 뭐든지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자유학기제 수업을 통해 자신에게 손재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교사는 자유학기제 혜택을 받은 D를 특별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Mini Interview “점수로 부각되지 않은 아이의 숨은 재능을 찾는 시기” 서유정(서울 동작중학교 교사) 동작중학교의 경우 2013년 자유학기제 연구 학교로 선정됐는데요. 당시 새로운 제도 시행을 앞두고 굉장히 막막했을 것 같습니다. 2013년 당시 교사들 역시 몇몇 진로 체험을 하고 시험을 보지 않는 정도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험 하나만 보지 않을 뿐인데 모든 게 달라지는 거예요. 사실 그동안 해왔던 수업은 시험과 평가를 위한 것이었어요. 교사들은 중간·기말고사 때문에 진도 나가기 바빴고, 아이들 역시 수업을 입시 성적을 잘 받기 위한 목적과 수단으로 바라봤고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시험을 안 봐도 된다고 하니 당장 수업 계획을 어떻게 짜야 할지 막막했던 게 사실이죠. 자유학기제를 먼저 시범해본 교사들은 ‘교사의 자율권’을 인정해주는 제도라는 말을 하던데요. 2013년에 교육부에서는 강력한 지침보다는 기본 취지를 잘 반영해 운영하자는 의견을 전달해왔어요. 그 덕에 교사들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고요. 가장 큰 고민은 아무래도 수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어요. 저희 학교 같은 경우엔 처음부터 수업 방법 개선에 중점을 뒀거든요. 아이들과 즐길 수 있는 교과 융합형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많은 고민과 연구를 했어요. 점점 수업을 진행할수록 교사와 학생이 바뀌고, 수업 분위기가 좋아지고 긍정적인 효과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죠.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지만 다른 제도에 비해 자유학기제가 이만큼 빨리 자리 잡은 데는 교사의 자율권을 확대해준 것이 큰 이유라고 생각해요. 자유학기제로 아이들의 기초 학력이 떨어질까 봐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올 2월에 자유학기 1기 학생들(2013년 당시 1학년)이 졸업했는데, 우연찮게도 예년에 비해 특목고 진학률이 6~7배 정도 높아졌어요. 생활기록부에 그동안의 다양한 활동이 기록돼 있으니 특목고 면접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말도 들었고요. 이 학생들이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진로 의식이 명확하고 자기표현을 잘한다는 거예요. 교과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기초 학력 미달 학생들은 확연히 줄고 중상위권 학생들은 눈에 띄게 늘어났어요. 예전에 학습 부진아가 30% 정도였다면 지금은 10% 이하로 한 반에 1명꼴로 줄었고요. 어떻게 이 같은 결과가 가능했을까요? 자유학기제에 대해 학부모들이 갖고 있는 편견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시험을 안 보니까 평가가 없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정확히 말하자면 일제고사를 안 볼 뿐이지 학생 평가는 하고 있어요. 형성 평가, 과정 평가, 수행 평가 등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봐요. 그렇다 보니 예전처럼 몇 달 동안 공부할 것을 미뤄뒀다가 벼락치기 하는 아이들이 줄어들었어요. 10문제 내외를 풀고 난 뒤 바로 채점하니까 교사가 아이의 틀린 문제에 대한 피드백도 바로 줄 수 있고요. 예를 들어 중간고사를 봤는데 몇몇 아이가 수학 교과에서 70점을 받았다고 쳐요. 어떤 아이는 2단원을 이해 못해서 틀린 경우, 또 어떤 아이는 내용은 다 이해했는데 계산 실수가 잦아서 틀린 경우 등 원인이 다 다른데 성적표에는 그냥 ‘70점’으로 기록됐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바로바로 부족한 부분을 알려줄 수 있으니 상대적으로 기초 학력이 올라가는 거죠. 수학 교과의 경우 어떤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나요? 2013년에 원과 부채꼴 단원을 수업할 때였어요. 이 단원의 핵심은 ‘중심각의 크기와 부채꼴의 넓이가 비례한다’인데, 일반적인 수업 방식은 내용을 알려주고 연습 문제를 풀며 개념을 확인한 뒤 활용 문제를 푸는 순이거든요. 이는 일상에서 우리가 피자를 나눠 먹을 때 많이 사용하는 개념이에요. 그래서 아이들과 부추전을 부쳐 먹으면서 ‘부추전을 3등분도 해보고 6등분도 해보자’. ‘1/5로 정확히 나누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질문을 토대로 수업을 진행했죠. 사실 교실에서 수업을 할 때보다 내용 설명을 많이 할 수는 없었어요. 그럼에도 그날 학습지 뒷면에 나온 문제 10개를 못 푸는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어요. 이후 학생들은 이 수업을 제일 좋았던 수업으로 꼽았고요. 1시간 내내 40문제를 푸는 것이 나은지, 부추전 먹고 10문제 푸는 것이 나은지는 선택의 문제겠죠. 생활기록부에는 어떻게 기재되나요? 예전에는 인지적인 영역을 위한 평가였어요. 하지만 지금은 인지적인 영역 외에 정의적 영역도 평가됩니다. 자유학기제에서는 과목별로 어떤 활동을 할 때 그 학생의 어떤 점이 눈에 띄었는지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또 교사 외에도 친구들의 평가, 자 기 평가까지 모두 기재됩니다. 예를 들어 아이디어를 잘 내는 학생인지, 친구들이 낸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잘 구현하는 학생인지, 사전에 계획을 치밀하게 세우는지, 공간 감각이 있는지 등등 말이죠. 문제를 잘 푸는 학생일지라도 모둠 활동 때 팔짱을 끼고 냉소적인 태도로 참여를 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친구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죠. 지난 3년 동안 학생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직접 느끼셨을 텐데요. 중학교 2학년 무렵 학교 폭력에 대한 문제가 두드러지는데요. 아이들이 체험 활동을 하느라 바빠서 싸울 틈이 없었는지 모르겠지만(웃음), 학교 폭력 문제가 많이 줄었어요. 아무래도 자율학기 활동을 하다 보면 반 아이들과 많이 친해지고 교사와의 관계도 개선이 돼요. 조 활동을 할 때 서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정답이 없는 문제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감성과 인성 교육이 가능하고요.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다 보니 특정 아이를 괴롭히거나 때리는 문제가 줄어드는 것 같아요. 한 시간 수업을 잘한다고 아이들 인생이 얼마나 바뀌겠냐고 반문하는 분도 계실 텐데, 저 역시 수업 시간에 아이들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받는 순간도 있고 행복한 순간도 많았어요. 학부모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처음에는 걱정과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셨던 것 같아요. ‘우리 애만 공부 안 하면 어떡하지?’, ‘학교에서 공부를 안 가르치고 논다고?’ 이런 의견도 많았고요. 지금은 부모님과의 관계가 긍정적으로 개선된 학생부터 자신의 꿈을 찾아서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목적을 찾은 학생들까지 생겼어요. 무엇보다 점수로 부각되지 않은 아이들의 숨은 재능을 알 수 있어서 학부모들도 많이 놀라죠. 아이들의 달라진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시니 교사와 학교에 대해 신뢰가 생긴 듯합니다. 자유학기제를 앞두고 있는 학부모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요? 요즘 학원가에서 자유학기제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선행학습을 해서 빨리 진도를 빼야 한다며 학부모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거죠. 학부모의 불안감으로 성장하는 산업이 사교육이니까요. 자유학기제에 공부를 안 해서 우리 아이가 뒤처질 거란 불안감을 버리셨으면 좋겠어요. 중학교 1학년 아이들이 아는 직업이 연예인, 교사, 공무원, 판사, 의사 이렇게 다섯 가지밖에 안 돼요. 또 초등 6년 동안 학원을 다니다 보니 박물관이나 체험 활동, 가족 여행 경험도 적더라고요. 한 학기만큼은 아이가 넓은 세상을 보고 꿈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학부모님들께서 격려해주셨으면 해요. 한 학기의 성적이 아이의 인생에서 얼마만큼 중요할까요? 정말 중요하고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이선희(프리랜서) ■사진 / 김석영, 이소현 ■도움말 / 서유정(서울 동작중학교 교사) ■자료 제공 / 교육부, 서울 동작중학교>
- 예비 중1 엄마를 위한 중학교 입학 준비 ABC
- 2015. 11. 05 15:06 육아/교육
- 중학교 입학이란 단어만 떠올려도 엄마들의 심장은 두근거린다. 어리다고, 아직은 시간이 있다고, 지금은 놀 때라고 애써 여유를 가졌던 초등학교 때와는 마음가짐이 사뭇 다르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Check 1 6학년 마지막 겨울방학, 취약 단원을 확실히 잡아주자 초등학교의 경우 2학기 기말고사가 끝나면 겨울방학을 기다리며 아이도, 엄마도 상당히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6학년이라면 상황이 다르다.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마지막 겨울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진다. 어영부영 보내다간 중학교 첫 시험에서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6학년 겨울방학에 꼭 해야 할 공부가 있다면 바로 취약 단원 보충이다. 특히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어려웠던 단원이나 취약한 곳, 모르고 넘어간 곳이 어디인지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보충 공부를 겨울방학 동안 해야 한다.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적어도 초등학교 교과과정 중에서 모르는 부분이나 자신 없는 부분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런 부분이 있으면 중학교 공부의 균형이 깨진다. 게다가 ‘난 그 부분 잘 모르는데, 약한데’ 같은 열등감은 시작도 하기 전부터 포기하게 만든다. Check 2 중학교 1학년 교과서를 미리 읽히자 중학교 교과서를 미리 읽어두라는 것은 교과 내용 전체를 파악해두기 위해서다. 선행학습과는 다른 의미다. 수업 중에는 설명이 빨리 지나가기도 하고, 부분과 부분으로 나눠 공부를 하니 맥락이 끊기기도 한다. 하지만 미리 교과서를 읽어두면 전체적인 흐름과 맥락을 알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수업에 집중할 수 있고 긴장감도 덜하다. 중학교 교과서는 학교가 배정되기 전이라도 대략 예측되는 학교가 있게 마련이니 교과서를 구해보면 된다. 만약 그것이 여의치 않다면 살고 있는 지역에서 가장 많이 보는 교과서를 중고로 구입해도 좋다. 특히 국어와 영어 교과서는 꼭 미리 읽어보기를 권한다. 지문이 길고 독서 계획을 따로 잡지 않아도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들을 찾아서 읽어두면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Check 3 몰입의 즐거움을 경험하게 해주자 학교에서는 수업 시간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골고루 배운다. 따라서 하나의 주제를 깊이 있게 공부하기 어렵다. 어쩌면 아이들이 학교 공부를 통해 ‘재미’를 느끼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인지 모른다. 그렇다면 학기 중이 아닌 방학은 시간이나 공간, 과목의 한정 없이 원하는 것을 마음껏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다. 평소 아이가 관심을 가지고 있던 주제를 몇 가지 골라 범위나 깊이, 방식의 제한 없이 생각을 이어가는 탐구를 하도록 도와주자. 예를 들면 아이가 조선시대를 주제로 골랐다면, 조선시대 기후 변화가 기근을 가져왔고, 그것이 정치와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계속 생각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꼬리에 꼬리를 물어 궁금한 것들을 만들어내고 답을 찾는 것이다. 이 과정을 과목으로 나누자면 지구과학부터 경제, 정치, 역사 등 복합적으로 섞인 그야말로 통합교과이다. 이런 공부는 학교에서 경험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런 몰입의 체험은 아이에게 ‘공부의 즐거움’, ‘배움의 기쁨’을 알게 한다. 초등 6학년 겨울방학에 이런 경험을 한다면 아이에게는 공부할 맛을 되살리는 시간이 되고, 보다 힘찬 중학교 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B 중학교 공부 습관은 뭐가 다를까? 중학교 방과 후 공부 습관 Check 1 “알아서 할 거야!”라고 할 때까진 챙겨주자 초등학교 때는 엄마가 숙제부터 준비물, 시험공부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다 챙겨준다. 공부조차 엄마표로 가능할 정도다. 이러한 엄마의 세심한 보살핌은 학교 성적뿐 아니라 학교생활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준다. 오죽하면 초등학교 점수는 엄마 점수라는 말이 있을까. 그런데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챙기던 엄마도 중학교에 입학시켜놓으면 ‘이제 다 컸지’, ‘알아서 해야지’ 하며 손을 놓아버리는 경우가 왕왕 있다. 또 다 해주면서도 ‘이렇게 해도 되는 걸까’ 걱정을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부하는 방법과 생활 습관은 부모가 격려하고 도움을 줘야 한다. 자기주도학습 시대라지만 이는 아이 혼자 모든 걸 완벽히 하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학교에 다녀와서 숙제를 하도록 살피는 것은 자기 전에 양치질을 했는지 확인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아이들은 공부할 때 무엇이 중요하고 시험에 나올 만한지 판단하지 못한다. 그러니 “문제로 나와 있는 내용은 대부분 중요한 거다. 틀린 문제는 두 번씩 봐야 해”라는 식의 구체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좋다. 갑자기 손을 떼버려서는 안 된다. 다만 공부를 도와주는 과정에서 잔소리와 다툼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는 있다. 그리고 중학교 1학년을 지내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어느 순간 “내가 알아서 할 거야!”라고 선언을 한다. 그때까지 중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초등학교 때와 크게 다르지 않게 공부 방법과 생활 습관들을 봐주는 것이 좋다. Check 2 아이 앞에서 학교와 선생님 비난은 삼가자 언뜻 보면 학교 성적과 무관한 일 같은 생활 태도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연관이 깊다. 중학교만 가도 아이들은 ‘선생님’이 아니라 ‘담임’, ‘담탱이’라는 용어를 쓴다. 그런데 이 정도는 양호한 거다. 선생님 이름을 친구처럼 부르면서 앞뒤로 욕을 붙이는 것이 다반사다. “ooo때문에 짜증나!”라는 말은 친구 얘기가 아니라 학교 선생님을 가리키는 것이다. 아이들 장난이겠거니 싶지만 저 말 속에는 선생님을 무시하고 학교를 우습게 여기는 태도가 반영돼 있다. 그리고 그런 태도는 아이의 예의와 인성뿐 아니라 공부와 성적에도 영향을 미친다. 뒤에서 선생님 욕을 하는 아이는 수업 태도가 좋을 리 없고, 집에 가서 남몰래 열심히 공부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일선 교사들은 이런 불손한 학생들을 살펴보면 반드시 아이와 똑같은 불손한 부모가 있다고 말한다. 부모가 학교에 불만이 있다고 하더라도 아이 앞에서 학교와 선생님을 비난하고 무시하는 말과 행동은 삼가야 한다. 학교와 선생님을 신뢰하도록 해야 아이가 학교에서 공부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Check 3 숙제는 하교 후 바로 하도록 하자 매일매일 한 명의 담임선생님과 공부하는 초등학교의 경우 그날 숙제는 바로 그날 해야 한다. 왜냐하면 다음날 바로 검사를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학교의 경우 숙제가 있는 과목이 다음날 있지 않다면 바로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 사실에 아이들은 ‘감격’도 한다. 주 2회 수업의 경우 목요일에 숙제를 내줬다면 다음주 화요일까지 시간이 있는 셈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미리미리 숙제하지 않고 다음으로 미루다 숙제에 대한 생각이 사라지고 결국 닥쳐서야 부랴부랴 한다. 그렇게 한 숙제가 건성으로 급하게 작성된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하지만 이런 경험이 몇 번 쌓이면 ‘숙제는 이렇게 하면 간단하구나!’ 하고 여기고 습관으로 굳어진다. 그러면 숙제를 통한 학습 효과는 전혀 거둘 수 없게 된다. 또 여러 과목을 공부하는 데 있어 숙제를 통해 자연스럽게 예습과 복습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놓치게 된다. 미뤄서 하는 숙제, 쉬는 시간에 베끼는 숙제는 의미 없이 힘만 든다. 많은 과목을 여러 선생님에게 배우는 중학교, 숙제는 하교 후 당일에 하도록 이끌어주자. Check 4 주중엔 공부, 주말엔 휴식을 취하게 하자 주 5일 수업으로 주말이 길어졌다. 요즘은 학교 수업으로 주중에 다니지 못하는 학원 등을 주말에 몰아서 다니는 경우가 왕왕 있다. 주중보다 더 바쁜 주말이 되기 십상이다. 중학교는 학교 수업도 늘어나고 과목도 많아지는데 학원까지 가세하면서 그야말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비명이 절로 나온다. 아이들도 휴식이 필요하다. 쉬어야 더 잘할 수 있는 의욕이 생긴다. 당연한 말 같지만 알아도 못하는 일이 된 지 오래다. 가장 좋은 것은 주중에 바짝 공부를 하고 주말엔 완전히 쉬는 리듬이다. 하지만 주중에 밀린 공부가 있게 마련이다. 이것은 매주 토요일 2~3시간 정도 보충 공부 시간을 정해두고 하면 공부가 조금 밀려도 부담이 없고, 아예 안 해버리는 포기를 막을 수 있다. 주중엔 공부, 주말엔 밀린 보충 공부와 휴식이란 사이클로 습관을 잡는 게 좋다. 주말 동안 더 욕심내 공부하고 싶은 계획이 생길지 모르지만 입학 후 공부 습관이 잡히기 전까지는 주중 공부, 주말 보충과 휴식이 좋다. C 시험공부는 어떻게 할까? 중학교 1학년 첫 시험 준비 Check 1 시험공부와 평소 공부를 구분하지 않도록 하자 아주 교과서적인 말일 수 있지만 중학교 공부 습관을 잡을 때 시험공부와 평소 공부를 구분하지 않는 것을 원칙 중 하나로 삼는 게 좋다. 시험공부는 언제부터,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을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도 많이 한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시험공부와 평소 공부가 다를 수 없다. 시험공부도 어차피 지금까지 배운 것을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복습이 될 것이다. 평소 공부와 시험공부를 분리해 별도의 시험공부 기간을 갖는다는 것은 결국 밀린 공부를 몰아서 하는 셈이 된다. 때문에 아예 처음부터 시험공부와 평소 공부의 구분을 두지 말고 그야말로 평소에 꾸준히 하는 것을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 성적이 좋은 학생일수록 평소 하는 공부와 시험공부의 차이가 적다. 부모가 나서서 시험 기간에 긴장 분위기를 조성하며 계획표를 짜고 TV 시청 금지 등 차이를 두면 ‘시험용 공부’를 따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Check 2 시험 2주 전, ‘시험 준비’를 시작하자 시험공부는 평소에 하더라도 시험 준비를 염두에 두고 준비해야 한다. 보통 시험 준비는 시험 시작 2주 전부터 한다. 이 시기에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시험 범위를 언급한다. 또 교무실 문에 ‘시험문제 출제 중 출입 금지’ 안내문이 붙는 때다. 이 시기에는 특별히 더 수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선생님들 머릿속은 온통 시험문제 출제 고민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선생님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시험에 출제되는 문제의 힌트가 될 수 있다. 이 시기에 선생님이 특별히 지목하는 부분, 강조하는 부분, 반복하는 부분은 반드시 시험에 나온다. 또 시험 준비 기간이라도 평소 해오던 공부 스케줄에 변화를 두지 말자. 변화가 생기면 시험 후에 다시 시작하기 어렵고 평소의 흐름으로 끌어올리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시험기간은 평소 하던 공부에 시험 준비가 더해지는 것이라고 인식하게 하는 게 좋다. Check 3 시험 후, 평균 이하 과목은 시험 범위 전체를 다시 공부하자 중학교 1학년 첫 시험 결과는 모든 엄마들에게 실망을 안겨준다. 초등학교 때는 곧잘 ‘올백’도 맞아오던 만큼 ‘못 봐도 80점은 나오겠지!’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70점, 60점은 고사하고 처절하게 반토막이 난 50점대 점수를 받을 수도 있다. 첫 시험은 원래 그런 거려니 여기고 크게 낙담할 필요가 없다. 중학교 첫 시험은 다소 어렵게 내는 경향이 있는데다 워낙 초등학교 점수가 후하고 너그러웠던 탓이다. 시험공부나 준비만큼 중요한 것은 시험이 끝난 후다. 괜히 아이를 야단치고, 학원을 찾고 하는 등 비상 상황을 만들지 말자. 엄마보다 더 놀란 건 아이다. 첫 시험에 대한 기대, 호기심, 숫자 중심의 성적표 등 아이도 혼란스럽다. 시험이 끝난 후 성적표를 보자. 과목별 평균이 나올 것이다. 과목별 평균보다 못한 과목에 한해선 시험 범위 전체를 다시 공부하게 해야 한다. 그런 과목의 경우 아예 공부를 안 했거나 시험 직전에 대충 살펴본 과목이기 쉽다. 주요 과목이 아니더라도 꼼꼼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시험이 끝난 직후는 답을 맞춰보거나 체험학습을 가는 등 수업 진도가 바로 나가지 않기 때문에 시간의 여유가 있다. 또 시험 전처럼 부담이 없어서 시험 범위 전체를 공부한다고 해도 아이들이 부담을 가지지 않아 외려 속도감 있게 공부한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이렇게 하면 되는데 왜 안 했지?’ 하고 스스로 돌아본다. 이것만으로도 성공한 것이다. 이처럼 시험 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시험 후라는 것을 중학교에 입학한 후에는 명심 또 명심해야 한다. Tip 작지만 큰 차이 Q&A로 알아본 ‘달라지는 중학교 생활’ Q 수업 시간이 늘어난다면서요? 수업 시간뿐 아니라 일단 통학 시간부터 늘어난다. 대개 통학 거리가 늘어나고, 등교 시간(통상 오전 8시경)도 조금 빨라진다. 초등학교 시절보다 최소 30분 이상 일찍 기상해야 한다. 수업 시간의 경우 5~7교시로 초등학교보다 평균 1교시가 더 늘어나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하루 평균 1시간 이상 늘어나게 되고, 1교시 수업 시간은 초등학교의 경우 40분이지만 중학교는 5분이 늘어난 45분으로 진행된다. Q 교과목 수가 얼마나 늘어나나요? 중학교는 필수과목(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체육, 음악, 미술, 기술, 가정, 도덕)과 선택과목(한문, 컴퓨터, 환경, 일본어, 중국어 등)으로 나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교과목 수뿐 아니라 교과 내용도 훨씬 심화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공식만 외우면 좋은 점수가 나오던 초등학교와는 달리 원리와 개념을 소홀히 하면 시험을 잘 보기 어렵다. 또 서술형 출제 비중이 높아지므로 번거롭고 귀찮더라도 풀이 과정을 정확하게 서술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Q 중학교 성적은 어떻게 산출하나요? 국어 시험 100점을 맞아도 성적표엔 90점으로 떡하니 적혀 있는 것이 중학교 성적표다. 초등학교는 중간고사, 기말고사 같은 지필고사만 잘 봐도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중학교는 지필고사에 수행평가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학교마다 다르지만 거의 동일한 비율인데, 예를 들어 지필고사를 100점 맞아도 수행평가가 0점이면 성적표에는 50점이 표기되는 식이다. 중학교는 시험만 잘 본다고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중학교 성적은 시험뿐 아니라 수행평가가 더해져서 3년간 누적돼 고등학교 진학시 ‘내신’이란 이름으로 영향을 준다. 그렇다면 고등학교 입학 전형에 필요한 중학교 내신 성적 산출 방법은 어떻게 될까. (서울지역 기준) 중학교 내신 성적 총점은 300점으로 교과 성적 80%(240점)+출석 성적 4%(12점)+행동발달 성적 4%(12점)+특별활동 성적4%(12점)+봉사활동 성적8%(24점)으로 산출된다. 이때 교과 성적은 2학년 40%+3학년 60% 비율로 산출하고 1학년 성적은 들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출석, 행동발달, 특별활동, 봉사활동 등은 전 학년을 반영한다. 80%의 교과 성적도 중요하지만 나머지 20%가 고교 진학시 당락을 좌우할 수도 있으므로 결코 무시하면 안 된다. Q 중학교 수행평가는 어떻게 준비하면 되나요? 낯선 수행평가에 두려움과 귀찮음이 동시에 들지 모른다. 하지만 수행평가의 의미를 안다면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수행평가란 결과뿐 아니라 과정 또한 중요하다는 데 의의를 두겠다는 평가 방식이다. 음식에 비유하자면 완성된 음식뿐 아니라 장보기부터 재료 다듬기, 식탁 차리기 등 모든 과정을 평가하는 것이다. 수행평가는 과목별 선생님에 의해 수시로, 지속적으로 이뤄진다. 평가 방법은 선생님마다 다양하다. 그러나 대부분 수업 시간의 필기, 나눠준 프린트지, 학습지 등을 정리해놓은 노트, 교과서, 과제물이 주를 이룬다. 이외에도 과학과 같은 경우는 실험이나 보고서 작성, 예체능의 경우 실기 실력을 본다. 선생님에 따라 미술관 작품 감상문이나 영어 말하기, 국어 독후감 등을 요구하기도 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중학교는 초등학교와는 다르게 수업 태도가 불성실해도 수행평가 점수가 깎이게 된다. 초등학교 때처럼 친구와 떠들다가 선생님께 주의를 받는 선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자! 엄마의 점검 노트 필기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교과서에 낙서를 하다 큰 낭패를 당하기도 한다. 노트나 교과서 검사로 수행평가를 대신하는 선생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초등학교 때처럼 준비물이나 과제물을 짝꿍, 친구에게 적당히 빌렸다면 중학교에선 그렇게 대처했다가는 수행평가 점수를 크게 잃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특히 예체능의 경우 지필고사 대신 수행평가로 점수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중학교 입학 전부터 바른 학습 습관을 들이고 교정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Q 내신 20%를 차지하는 다양한 활동 어떻게 준비하죠? 출석, 행동발달, 특별활동, 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이 내신 20%를 차지한다. 조금만 신경 쓰면 ‘거저’ 얻을 수 있지만, 만만하게 여기다가 쉽게 점수를 잃을 수도 있는 부분이다. 1 출석 성적 중학교 3년 동안의 결석, 지각, 조퇴 결과의 횟수를 합산해 결석 일수를 산출한다. 질병 등 분명한 사유가 있으면 결산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무단 지각, 조퇴는 결과를 합산해 결석 1일로 계산하며 정해진 기준에 따라 점수가 차감된다. 2 행동발달 학년당 점수 4점 중 3점은 기본 점수고 1점에 한해 가산점을 받는다. 가산점은 효행상, 선행상 등 각종 표창을 받은 학생과 학교 성적 관리 규정에 명시된 행동 덕목별 최우수 모범생 등을 대상자로 학교성적관리위원회에서 심의하고 교장선생님이 결정한다. 3 특별활동 보통 68시간이 배정된다. 학생회, 동아리, 학교 행사 3개 영역으로 나뉜다. 4 봉사활동 각 학년별 20시간씩 총 60시간을 수행해야 한다. 고등학교는 6점씩 3년간 18점을 배정해 내신에 반영한다. 교내·외 활동을 통해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 Q 어쩌면 첫 번째 질문이 됐어야 할 것 같은데요. 아이가 중학교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 부모들은 무엇을 해줘야 할까요? 2가지를 당부하고 싶습니다. 하나는 아침밥을 잘 챙겨주라는 거예요. 아이가 좋아하는 반찬으로 맛있게 차려주면 아이는 기분 좋게 밥을 먹고 든든하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아침밥은 두뇌 성장, 수업 집중, 결국은 성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돼 있어요. 두 번째는 학교생활에 대해서 꼬치꼬치 캐묻지 말라는 것입니다. 학교생활을 잘하고 못하고는 아이 스스로 해나가야 할 일입니다. 아이가 무슨 말을 하면 정성껏 들어주세요. 이것저것 많이 물으면 아이는 귀찮아집니다. 중학교 생활에 대해 아이도 부모만큼이나 부담을 갖고 있고 부모의 기대가 크다는 것도 느끼고 있어요. 그러니 엄마가 이것저것 물으면 적당히 거짓말을 붙이거나 대충 “그냥 좋아”, “몰라”로 대답하고 말지요.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충분히 에너지를 얻습니다. 편하게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은 다른 이야기도 꼬리를 물어 하게 되지요. Q 마지막으로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당부와 조언을 해주신다면? 지금부터는 진실한 공부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는 스티커 붙이는 재미에 숙제하는 식으로 공부를 했을 거예요. 칭찬받고 검사받는 공부에 익숙해져 있는 거죠. 아이도, 엄마도 모두 그렇습니다. 하지만 공부가 어려워질수록 진도 나가는 공부, 검사를 위한 숙제는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합니다. 숙제가 아니라도 틀린 문제는 다시 풀어보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모르는 것은 스스로 찾아보는 진실성이 필요해요. 타인의 지시보다 내 마음의 공부 기준을 더 철저히 지키는 겁니다. 부모가 성과를 중시하면 아이들은 귀신같이 그 분량을 채웁니다. 부모는 아이가 잘 따라온다며 기특해하지만 그 내실이 어떤지 살펴야 해요. 스스로에게 솔직한 공부, 자신과 부모 앞에서 당당할 만큼의 공부를 해야 합니다. 부모도 이러한 공부가 가능하도록 아이를 믿어주시고 양심을 기준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Expert Interview “학교생활 꼬치꼬치 캐묻지 말고 아이가 하는 말 정성껏 들어주세요” 이지은(학습법 전문가) 중학교 입학이란 말만 떠올려도 심장이 뛴다는 엄마들이 적잖습니다. 중학교 첫 시험을 보고 난 후에는 우울증 증세를 경험하는 엄마들도 있다고 하고요. 왜 이렇게 ‘중1 시작’이 무섭고 두려운 걸까요? 실제로 상담 요청이 가장 많은 때가 5월 중간고사 후입니다. 90% 이상이 중1 엄마들이죠. 중학교 입학이 긴장되는 이유는 본격적인 공부가 시작되기 때문일 겁니다. 그냥 공부만 하면 참 좋겠는데 평가를 하고 그 결과를 숫자로 정확하게 알려주니 엄마들은 충격을 받는 것이지요. 단순히 ‘우리 애가 이렇게 공부를 못하다니’가 아닙니다. 그동안 엄마가 들인 노력과 수고가 모두 그 점수로 정리되는 느낌인 거예요. 애들 점수 하나로 어른이 우울증에 걸린다는 게 믿기 어렵겠지만 그 기저에는 엄마의 자존심이 깔려 있습니다. 상담 사례 중에 남편에게 “애 공부를 그냥 이렇게 두면 어떻게 하느냐”라며 싫은 소리를 들었다는 엄마들이 제법 있어요. 아빠가 공부를 잘했고 친척들, 주변 사람들 모두 쟁쟁한 학벌,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거죠. 당연히 자녀들도 똘똘한 모습을 보입니다. 어려서는 영어 유치원에 다녔고, 초등학교 때는 경시대회에서 상을 받기도 했고요. 그 수준을 맞추기 위해 엄마들도 온갖 애를 다 썼는데 중학교에 와서 성적을 보니 상위권도, 그냥 중위권도 아닌 거예요. 30점, 40점짜리 점수들도 보입니다. 초등학교 때까지 우수한 모습을 보였으니 어느 정도는 하겠지 싶었는데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인 거죠. 이렇게 되면 엄마, 아빠 모두 명절이 두려워집니다. 당장 “몇 등 했냐?”라는 물음에 답을 해야 할 텐데, 아빠는 엄마를 들볶고 엄마는 속병이 날 수밖에요.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학부모들에게 현장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무엇인가요? “지금 이렇게 공부하면 되는 건가요?”입니다. 공부에 대한 불안함 때문이죠. 이대로 계속하면 되는 것인지, 혹시 잘못된 방법 때문에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것인지, 뭘 더 해야 하는 건 아닌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거예요. 하지만 공부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더 이상 조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잘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이런저런 것들은 안 해도 된다고 하죠.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가장 잘못하고 있는 부분이랄까요. 전문가로서 회의적인 부분이 있을까요? 과도한 선행학습입니다. 유별난 학원가에서는 초등학교 때 중학교 진도를 끝내고 중학교 때는 고등학교 것을 해야 한다는 말도 있어요. 실제로 그렇게 하는 엄마들도 있고요. 아이가 주도적으로 해나가는 공부가 아니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냥 이만큼 했다는 자기만족이에요. 예비 중학생들치고 선행학습 안 하는 아이들이 없을 텐데 성적은 선행학습 한 순서대로 나오지 않잖아요. 선행학습을 하더라도 아이가 보람을 느끼며 스스로 공부할 수 있어야 해요. 선행학습을 위해 사교육을 하고 그것이 경제적이든 정신적이든 부담이 된다면 당장 그만둬야 합니다. 중학교에 들어가면 남학생과 여학생의 학교생활이나 성적도 차이가 있을 듯합니다. 초등학교 때는 여학생들이 잘하지만 중학교 때는 남학생들이 앞선다는 말들을 하죠. 공부의 특성이 달라져서 그래요. 점수를 내는 공부에서 한 가지에 집중하는 성향이 강한 남학생들이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지요. 반면 여학생들은 전체를 차근히 해나가는 공부에 강해요. 남학생들은 모든 걸 잘하라는 압력보다는 자신 있는 과목을 먼저, 완벽하게 공부해 최고의 성과를 내는 경험이 중요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 과목들도 공부를 해나가거든요. 밤을 새우거나 시험 범위를 다 외워버리는 등 비효율적인 방법을 쓰기도 합니다. 공부의 구체적인 방법까지 자세하게 잔소리하지 않는 게 좋아요. 반면 여학생들에게 그렇게 하라고 하면 불안해합니다. 공부의 순서와 방법을 먼저 알려주고 중간중간 점검을 해주는 것이 좋아요. 특히 시험 때는 점수를 내는 공부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니 평소에 예·복습을 충실히 해둬야 하지요. 중학교 시기는 본격적인 공부가 시작되는 것과 동시에 사춘기에 접어드는데요. 엄마들은 아이가 서너 살 때 길거리에서 뒹굴거나 떼를 써서 애를 먹은 적이 한 번쯤 있을 겁니다. 아무리 설명해줘도 통하지 않고 그냥 자기 고집만 피우는 거지요. 엄마들은 ‘애니까 그렇지’ 하며 자연스럽게 그 시기를 넘깁니다. 사춘기도 마찬가지입니다. ‘크느라 그렇지’ 하면 그냥 넘어가야 해요. 하나하나 따지고 혼내고 싸워서는 곤란해요. 아이들은 자기 잘못인 줄 알면서도 말대꾸를 끝까지 하고 부모에게 지려 하지 않습니다. 독립적인 인격체가 되기 위한 몸부림이니 서너 살 꼬맹이에 비할 바가 아니지요. 다 큰 애가 엄마 속을 뒤집으니 미칠 지경입니다. 아이들 말에 상처도 많이 받아요.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녀를 관리하기보다 자기 자신을 더 아껴야 합니다. 사춘기 아이들은 자존심이 셉니다. 그럴 때니까요. 자존심을 건드리면(특히 남학생들은 더욱) 폭발합니다. 혼낼 일이 있을 때도 그 아이의 존재를 건드려서는 안 돼요. “너는 애가 왜 그 모양이냐” 이런 말은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줬으니 나쁜 행동이다”, “너에게 그런 말을 들으니 엄마가 무안하구나”라는 식으로 잘못된 행동을 지적해야 해요. 그래야 수긍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자녀와의 대화가 끊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대화가 단절되면 공부든 무엇이든 부모가 진심으로 해주고 싶은 조언도 전달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하는 모든 말은 잔소리고 뻔한 말이라고 생각해버리는 아이들은 가장 중요한 보물을 잃어버린 겁니다. 부모에 대한 신뢰가 깨지지 않도록 평상시에 부모가 모범이 되는 삶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겠지요. 아이들 공부와 진학도 정보 전쟁이 된 지 오래입니다. 엄마들은 유·무료를 가리지 않고 각종 설명회 등에 참석하기도 하는데요. 정말 정보가 중요한지, 또 중요하다면 어디서 얻어야 할까요? 교육 정보에 능통한 엄마라고 이름난 분들도 있지요. 하지만 그렇게 특별한 통로를 통해 얻은 정보라고 해도 내 아이에게 의미가 없다면 무용지물입니다. 아무리 특종이라 해도 정보는 단지 정보일 뿐 그 정보만으로 성적이 오르거나 합격을 하는 건 아니니까요. 엄마들이 해야 할 것은 특별한 정보를 얻으러 다니는 일이 아닙니다. ‘내 아이에게 어떤 정보가 필요한가’를 판단하는 일이 먼저죠. 인터넷 검색이나 서점에 나와 있는 공부법에 관한 책들, 자녀교육서만으로도 정보는 넘쳐납니다. 꼭 특정한 설명회를 가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부지런한 블로거들 중에는 아무나 갈 수 없는 설명회에 다녀와서 자세한 후기를 남기기도 하잖아요. 내가 갔다 온 것보다 더 요약을 잘 해놓았으니 오히려 인터넷을 활용하는 편이 더 유익할 때도 있어요.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것은 그냥 남들이 하는 얘기만 듣지 말고 교육 뉴스나 교육부 홈페이지에 있는 자료를 직접 살펴보라는 것입니다. 교육 전문가들도 결국은 그 자료를 가공하는 것뿐이니까요. 저 같은 사람들도 마찬가지지요. 많은 학생들을 만나봤다는 경험이 신뢰를 주기는 하지만 내 아이를 가장 잘 아는 건 엄마이지 전문가가 아닙니다. 요즘은 진로나 적성 지도 시기가 빨라졌습니다. 중학교의 진로, 적성, 진학 지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없던 적성이 지도를 한다고 생겨나는 것은 아니에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적성을 찾아나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걸 꼭 무슨 활동을 해야 아나요? 초등학교까지 13년을 키우며 엄마들은 내 아이의 성향과 적성을 다 알고 있습니다. 체험활동도 초등학교 다니며 지겹도록 많이 했고요. 그러니 중학교에 와서는 독서나 체험활동의 경우 관심 있는 분야의 활동을 집중적으로 했으면 좋겠어요. 학교에서 동아리나 특별활동반을 정할 때도 자신이 흥미 있어 하는 분야를 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한 분야의 특징이 쌓여야 나중에 입시에 활용하기도 좋거든요. 입시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이렇게 하면 그 분야에 관해서 상당한 수준에 이르게 됩니다. 아이의 인생 전체를 봐서도 값진 경험이지요. 이렇게 한 아이들은 자연히 고등학교 3년도 그렇게 보내고 대입까지 연결됩니다. Profile 이지은 선생님은… 연세대에서 법학을, 동 대학원에서 교육공학을 전공한 후 학습법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겨레 ‘함께하는 교육’ 기획위원을 지냈으며, 교육부의 ‘자기주도학습 학부모 매뉴얼’, ‘선행학습 예방 학부모 교육자료’ 등을 개발했다. 저서로는 「중학교에서 완성하는 자기주도학습법」, 「전교 1등 어린이 노트법」, 「중1 엄마가 꼭 알아야 할 학습 관리 51」 등이 있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강은진(객원기자) ■사진 / 장태규(프리랜서) ■사진 제공 / 이지은 ■참고 서적 / 「중1 엄마가 꼭 알아야 할 학습관리 51」(이지은 저, 북오션), 「첫아이가 중학교에 갑니다」(매가스터디 초중등사업부 저, 21세기북스)>
- ‘수학공식송’으로 인기 모으는 대신중학교 민정범 교사
- 2007. 02. 13 화제
- 요즘 중학생들 사이에서 인기 만점인 수학 선생님이 있다. 어려운 수학 공식을 쉬운 노래로 불러 화제가 된 민정범 교사다. EBS 방송 후 인터넷에 팬클럽까지 생겼을 정도라니, 가히 폭발적인 인기라고 할 수 있겠다. 별난 선생님의 별난 학습법이 흥미롭다. 한 번 들으면 머리에 쏘~옥, ‘수학공식송’ 민정범(34) 교사를 만나기 위해 찾은 서울 대신중학교. 겨울방학 기간이지만 그는 10여 명의 학생을 가르치고 있었다. 가르친다기보다 아이들과 함께 웃고 떠드는 것에 가까웠다. 먼저 ‘수학공식송’에 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입이 근질거려 도무지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민정범 교사는 학생들과 함께 ‘방활송(방적식 활용 노래)’을 부르기 시작했다. ‘구하고자 하는 것을 엑스(x)로 두고~ 엑스에 대한 방정식 세우고~’로 시작되는 ‘방활송’은 따라 부르기 쉽고, 가사도 재미있었다. 한 번 들었는데 머릿속에 쏙 들어올 정도니, 그의 인기비결을 알 만했다. “초창기에는 가수 이정현의 ‘바꿔’라는 노래를 ‘분수로 다 바꿔’라고 해서 불렀어요. 가수 윤종신의 노래 ‘팥빙수’를 이용해 ‘팥빙수 그래프송’을 만들기도 했고요. 그 외에 ‘어머나 혼합계산송’, ‘으라차차 정다면체송’ 등 여러 곡이 있어요.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만든 거예요.” 학생들에게 수행평가로 ‘수학공식송’을 만들어 오라고도 했다는 민정범 교사. 역시나 그는 별난 선생님이었다. 그는 요즘 학생들의 감각이 어찌나 뛰어난지 모른다며, 학생들이 만든 기발한 ‘수학공식송’에 자신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한창 이야기하던 그는 자칫 1년 내 수업 시간에 노래만 부르는 선생님으로 비쳐질까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수학 공식에 노래를 붙일 수 있는 단원이 학년별로 3, 4개씩 있어 그 단원을 배울 때 ‘수학공식송’을 활용하곤 한다고. 그가 이렇게 유명해진 데는 인터넷의 역할이 크다. 재작년부터 시작한 EBS 방송 강의가 화제가 된 것이다. “원래 도전하는 걸 좋아해요. 무언가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저에겐 즐거움이거든요. EBS 강의도 그렇게 시작한 거예요. 2005년 2학기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는데, EBS 강의에서도 1년에 3, 4차례 ‘수학공식송’을 부른답니다.” 그동안 EBS에서 중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수학을 가르치던 민정범 교사는 올해부터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수학을 가르치게 됐다. 그는 새로운 학년을 가르치려다 보니 긴장이 많이 돼 요즘 강의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학교 수업을 하면서 EBS 강의도 해야 하니 바쁘긴 해요. 하지만 제가 EBS 강의를 하는 게 대신중학교 학생들에게는 장점이 될 수 있을 거예요. EBS 강의가 학교 수업 진도보다 1, 2개월 빠른데, EBS 강의를 한 뒤 학교 수업을 하면 그만큼 수업의 질이 향상되니까요. EBS 강의를 하는 다른 선생님들도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수학을 재미있게 가르치고 싶은 선생님 사실 민정범 교사는 노래와 인연이 깊다. 그는 1998년 제22회 MBC 대학가요제에서 ‘사랑의 죄’를 부른 남성듀오 로얄젤리 출신이다. ‘사랑의 죄’는 그가 작곡한 곡으로, 무대에서 그는 랩을 불렀다. 당시 로얄젤리는 대상과 인기상을 수상하면서 음악인으로서 가능성도 내비쳤다. “대학가요제에 출전했던 것 역시 도전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음악으로 직업을 삼을 생각은 애당초 없었답니다. 제 꿈은 수학 선생님이었어요. 제가 수학을 배울 때는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에 수학을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뭔가를 한 번 해보고 싶었죠.” 교사 초년병 시절, 그의 수업은 한마디로 에듀테인먼트(에듀케이션+엔터테인먼트)였다고 할 수 있다. 그는 그중에서도 노는 쪽에 비중을 많이 뒀다고 고백했다.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친 지 8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그 둘의 비중을 어느 정도 맞출 수 있게 됐다고. 그는 재미있는 수학 공부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확률 공부는 실제로 도박을 하면서 익혔고, ‘수학공식송’ 뮤직비디오도 찍었다고 한다. “그동안 제가 한 것들은 시행착오였다고 생각해요. 수업이 즐거워야 하지만 학생들의 니즈(Needs)를 만족시켜줘야 할 의무도 있잖아요. 즐거움을 남기되 내용을 압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어요. 지금은 ‘도입은 즐겁게, 개념 설명은 집중력 있게 학습 위주로, 마무리는 학생들에게 비전을 심어줄 수 있는 수업’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학생들과 카트라이더 게임을 할 정도로 스스럼없이 지낸다는 민정범 교사. 그는 특별활동 시간에 음악반을 맡기도 했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선생님과 학생들로 구성된 밴드를 만들어 학교 축제나 연말 공연을 하기도 했다. 당연히 그는 밴드 안에서 ‘보컬’을 담당했다. 인터뷰 말미, 민정범 교사는 학부모에게 건네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많은 학부모들이 선행학습에 대해 너무 민감하세요. 수학은 위계성이 있는 학문인 만큼 단계별로 공부해야 합니다. 1단계를 확실히 하지 않고 지나치게 앞서 나가면 나중에는 따라가지도 못하고, 결국 수학에 흥미를 잃게 돼요. 조금 늦더라도, 차근차근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무리한 선행학습 때문에 학생들이 수학에 싫증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학부모님들이 꼭 아셨으면 좋겠어요. 한편 초등학교 시절 책을 많이 읽은 아이들은 이해력이 뛰어나더라고요.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독서 교육에 힘을 쏟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수학 선생님으로서 8년을 보냈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는 민정범 교사. 수학이 즐거운 학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그는 오늘도 ‘수학공식송’을 부른다.■글 / 김민정 기자 ■사진 / 이성원
- 일곱살 연하 중학교 미술교사와 결혼하는 개그맨 황기순
- 2005. 10. 01 연예
- “감히 욕심 낼 수 없었던 사람, 그녀를 만난 뒤 모든 일이 잘 풀립니다” 개그맨 황기순이 오는 10월 22일 결혼을 앞두고 있다. 6년 전 해외 원정 도박에 연루돼 물의를 일으켰던 그는 5년째 이어온 휠체어 기증 봉사 활동으로 지난 6월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어둡던 과거를 청산하고 건강한 생활인으로 돌아온 황기순은 결혼과 더불어 제2의 인생을 설계중이다. “예비신부는 심성 곱고 반듯한 사람” “요즘처럼 행복한 적이 없었어요. 분에 넘치는 행복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결혼을 한 달여 앞둔 황기순(42)은 시종 행복감을 감추지 못했다. 10월 22일이 워낙 길일이라고 알려져 식장 잡는 데 상당히 애를 먹었다고 한다. 한강 뚝섬유원지 선착장에서 결혼하기로 최종 결정하고 한시름 던 상태. 강가라 주변 경관이 좋은데다 선착장이니 완전한 야외도 아니어서 두루두루 만족스럽단다. 그를 세상 누구도 부러울 것 없는 남자로 만들어준 예비 신부는 일곱 살 아래의 중학교 교사 윤혜경씨다. 충청도 소재 한 중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고 있는 그녀는 2년 남짓 황기순을 지켜보다 마침내 결혼을 승낙했다. 결혼에 골인하기까지 지난(?)한 과정을 설명하던 황기순은 “그녀를 만난 주변 분들이 다들, 어떻게 이렇게 참한 신붓감을 구했냐고 칭찬이 자자하다”며 예비 신부 자랑에 싱글벙글이다. 더구나 그녀는 6년 전 해외 원정 도박과 도피 생활 등으로 얼룩진 그의 과거마저 모두 감싸 안아주었다. 그런 그녀이기에 황기순의 각오도 단단하다. 앞으로 평생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아내를 사랑할 것이라는 말 끝에 살짝 물기가 어린다. “사람이 아주 반듯하고 심성이 참 고와요. 그런 사람을 아내로 맞이하다니…종교는 없지만 신께 감사합니다. 신이 제게 한 번의 기회를 더 주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두 사람은 2년 전 우연히 지인들의 모임에서 만났다. 본격적으로 데이트를 시작한 건 작년 겨울부터. 데이트라고는 하지만 사실 황기순 쪽에서 일방적으로 호감을 표시하는 수준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전혀 마음을 열지 않았다. “처음 봤을 때부터 너무 맘에 들었어요. 그렇지만 직접적으로 호감을 표시할 수 없었죠. 저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그렇고 이래저래 마음에 걸리는 게 많았어요. 감히 내 사람 만들겠다는 욕심은 부릴 수 없었지만 계속 간접적으로 애정 표현을 했죠. 좋은 날이면 학교로 꽃이나 책을 보내기도 했구요.” 그러던 그가 작년 첫눈 오던 날 제법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데이트를 신청했다. ‘딱지 맞을’ 각오를 하고 별 기대 없이 전화를 걸었는데 의외로 그녀가 흔쾌히 응하더란다. 오히려 당황한 황기순은 약속 장소에 친한 친구 둘을 대동하고 나타나 몇 시간 동안 그녀의 혼을 빼놓다시피 하며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당시 그녀는 황기순의 호감을 확실하게 거절할 생각으로 그 자리에 나온 것이었다. 하지만 그날 분위기가 너무 재밌다 보니 차마 그렇게 냉정한 말을 할 상황이 아니었던 것. 일주일 후 이번에는 단둘이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녀는 지난 번 자리에서 하지 못한 이야기를 할 생각이었지만 이번에도 황기순은 선수를 쳤다. “그녀가 차에 타자마자 틈을 주지 않고 제가 살아온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그렇게 모든 것을 부끄러움 없이 다 말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한숨도 쉬지 않고 저의 지나온 일들을 모두 말해줬어요. 남들에겐 차마 하지 못하는 부끄러운 이야기도 다 했죠. 필리핀에서 있을 때 인생의 밑바닥까지 갔던 얘기도 가감 없이 털어놨습니다. 그 사람 앞에서만큼은 있는 그대로 제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 보이고 싶었다고 할까요. 그래야 후회가 없을 것 같더라구요. 나중에 들으니 그런 저의 솔직한 모습 앞에서 차마 냉정한 거절의 말을 할 수가 없었다고 하대요.” “평생 낮은 자세로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그렇게 그녀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고 그러는 사이 세번째 만남, 네번째 만남이 이어졌다. 한번은 황기순이 MC를 맡은 행사장에 동행을 했는데, 야외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그녀의 마음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수렁 같았던 도박의 늪에서 빠져나와 성실하게 일에 몰두하는 그의 모습에서 어떤 가능성을 발견한 셈이었다. 그후로 황기순은 더욱 용기를 내어 농담 아닌 농담으로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했다고 한다. 가령, 그녀에게 “여보”라고 불렀다가 그녀가 화들짝 놀라면 “세요” 하는 식으로 특유의 유머를 동원했다는 것. 결혼을 앞둔 요즘도 그는 예비 신부에게 “결혼 못 하면 다시 필리핀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농담을 던진다. 해서는 안 되는 농담이지만 이제는 그만큼 스스로 컨트롤할 자신이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다. “도박이라는 게 정말 수렁 같은 거예요. 주변에 보면 아직도 정신 못 차린 사람들 많거든요. 잃으면 잃는 대로 따면 따는 대로 끊지를 못해요. 빚 잔뜩 지고 돌아오면 한 달 죽어라고 일해도 그 빚 못 갚는다는 생각에 다시 가는 거예요. 좀 따는가 싶으면 일확천금의 꿈을 꾸죠. 그런 악순환이 반복되다 보면 사람 망가지는 거 순간입니다. 아직 허황된 꿈을 깨지 못한 사람들을 보면 저로서는 참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황기순은 지난 6월 보건복지부 장관이 수여하는 ‘사회복지상’을 받았다. 지난 2000년부터 5년째 쉼 없이 해오고 있는 ‘사랑 더하기 사이클 대행진’이라는 거리 모금 봉사 활동에 대해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해외 원정 도박과 연이은 도피 행각으로 거의 폐인이 되다시피 한 그가 귀국했을 때 주변 선배나 동료들은 그를 외면하지 않고 받아주었다. 한 번의 실수로 인생이 망가지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며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고마운 지인들도 많다. 황기순 자신도 사회에 뭔가 보탬이 되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휠체어를 타고 전국을 종단하며 나선 거리 모금 활동이었다. 물론 100% 순수한 동기만은 아니었다. 실추될 대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언론의 관심을 끌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솔직히 첫해에는 시작한 지 몇 시간도 안 돼 더럭 후회가 되더라구요. 내가 이 시간에 돈을 벌 걸 왜 이걸 시작했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꼬박 석 달을 돌아다니며 모금한 돈으로 휠체어 52대를 구입해 각 지방의 장애인 시설에 기증했어요. 광주의 한 시설에서 전달식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는데 강당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신기할 정도로 마음이 뭉클해지더군요. 강당 중앙에 휠체어를 쌓아놓은 모습을 보니 마음이 뜨거워지는 거예요. 그 순간 마음을 확 고쳐먹었습니다. 아, 내가 이걸 매년 해야겠구나 하구요.” 그렇게 시작한 것이 벌써 올해로 5년이 됐다. 그 일을 시작하고부터 자기 일도 잘 풀리더란다. 올해도 열흘 동안 1천6백여 만원이 모금돼 휠체어 1백50대를 전달했다. 행사를 하자면 준비 단계부터 거리 모금 단계, 결산 단계까지 꼬박 석 달은 생업을 제쳐둔 채 거리로 나서야 하지만, 이제는 그 일을 통해 얻은 에너지로 나머지 1년을 살아갈 정도로 큰 힘을 얻는다. 게다가 주변에서 해주는 칭찬이 그에게는 힘이 됐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 않나. 인생의 끝까지 내몰렸던 그에게 사람들의 칭찬은 또 하나의 자극이 된다. 후에 자녀가 태어나면 유업으로 물려주고 싶단다. “아직 프러포즈는 못 했어요. 결혼식 일주일 전에 깜짝 이벤트를 준비중입니다. 보안상 더이상 얘기해드릴 수는 없어요.(웃음) 전 청혼할 때 그녀에게 발찌를 선물할 생각이에요. 발찌를 끼워주려면 제가 자세를 낮춰야 하잖아요. 그렇게 평생 낮은 자세로 잘 해주고 싶거든요.” 글 / 박연정 기자 사진 / 백성우
- 충격고백! 안정환 생부는 모친 안씨의 중학교 은사 장씨
- 2003. 10. 01 연예
- “인세로 합의금하려 자서전 탈고했지만 ‘실형 2년’받아 발간 미정” 정말 꼬일 대로 꼬여 들어가는 모양새다. 월드컵 스타 안정환의 어머니 안금향씨에게 징역 2년이 선고되었다. 이와 함께 안정환의 아버지에 대한 논란도 또다시 불이 붙었다. 진실을 떠나 꼬여만 가는 어머니와 아들이 안타까울 뿐. 안금향씨, 자서전 원고 대필없이 직접 완성 “안금향씨가 자서전을 내기 위해 출판사에 준 200자 원고지 100여 장 분량의 도입부분 원고에도 안정환씨의 아버지가 장씨라고 되어 있었어요.” 찬섬출판사 조필대 대표는 이미 4개월 전에 출판사에 입수된 자서전 원고 일부 중 그런 내용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 이후 한 스포츠신문을 통해 안정환(27. 일본 시미즈 S-펄스)의 아버지가 김씨라는 기사가 나왔고 ‘오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얘기한다. 이전 '빙의'(묘심화 지음, 찬섬)란 책이 출간되고 나서, ‘빙의’ 체험을 했다는 안금향씨(47)로부터 연락을 받고 자서전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가 진행되어 책을 내기로 결정했다고. 하지만 지난 9월 19일 오전,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303호 법정에서 열린 형사 4 단독 선고 공판(판사 이태우)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상황이라 자서전 계획이 자칫 무산될 수도 있다고 걱정하고 있었다. “여러 곳에 자문을 구해보고, 묘심화 스님과 함께 8명의 채권단과도 연락해서 이중 5명과 합의를 이끌어낸 상황이라 구형 3년에 실형 1년 정도로 마무리 될 것이라 생각한 것이 잘못이었지요. 그러면 오는 10월 15일이 구속 1년째라 곧 출소할 것이라 예상했어요. 그런데 막상 이렇게 되고 보니, 우리도 좀 난감한 측면이 있고 안금향씨도 쇼크를 받은 것 같아요. 이런 상황에서 책 내자고 얘기를 못하겠더라고요.” 조 대표의 말에 의하면 현재 안금향씨가 원고를 탈고한 상태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계약상으로는 출소 즉시 책을 내기로 되어 있는 데, 지금 원고가 내 손에 있어도 10월 출간은 곤란한 상태예요. 안금향씨가 대필 작가를 두지 않고 직접 썼는데도 문맥이 매끄러워 깜짝 놀랐어요. 처음 쓰는 글인데도 아마추어 작가 이상의 필력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윤필 등의 과정도 필요 없이 교정 정도만 봐서 바로 출간하려고 했는데,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현재 안정환의 어머니 안금향씨는 사기 등의 혐의로 2년의 실형을 언도받은 상태다. 실형 선고가 예상보다 많이 나온 상황이라 항소심을 고려하고 있지만 다시 재판을 진행할 변호사 비용조차도 없는 상황이라고.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 안정환으로부터 아직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한 상태라 금전적 어려움이 가장 큰 문제라고 조 대표는 얘기한다. 이제 막 실형이 떨어져서 그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안금향씨의 변호인인 이우승 변호사는 1주일 내로 항소를 하겠다는 뜻을 밝혀 형량이 다소 줄어들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 변호사는 “아직 1억 5천만원 가량이 채권자들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실형을 피할 수 없다”며 “자서전을 발간해 그 수익으로 빚을 갚을 계획이므로, 합의를 이뤄내면 정상 참작이 될 것이다.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1년 가까이 수감 생활을 했기 때문에 형량이 1년 정도로 줄어든다면 곧바로 석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안금향씨의 출판 계약은 인세 계약으로 자서전만 많이 나간다면 적지 않은 돈을 벌 수도 있다. 예상보다 실형 높게 받아 충격 그렇다면 이야기를 28년 전으로 돌려서 생각해 볼 때, 안정환의 친부 사후에 친가 쪽에서 안정환을 책임 줄 사람이 없었던 것일까. 잊을 만하면 터지는 친부에 대한 논란이 월드컵 스타나 팬들에게, 또 어머니와 자식 간에 득이 될 것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여기에 대한 답은 일단 “그렇다”쪽으로 기운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당시 친할머니가 살아계셨다고 하지만 연로해서 안정환을 책임져줄 수 없었다. 또한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않은 상태라 안금향씨의 오빠 호적에 입적된 것이라고 한다. 조 대표는 이들의 만남에 대해 ‘불행한 사람들의 만남’이라고 얘기한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만난 것일까? 때는 197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안금향씨가 남편되는 장씨를 만난 것은 당시 서울 명동에서였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친구와 명동을 거닐다가 우연히 중학교 때 수학선생님이었던 장씨를 만난 것이 계기다. 오랜만에 만난 스승과 제자는 명동 2층의 중국집에서 반가움을 나눴는데, 그 이후 안금향씨가 장씨의 하숙집을 알아내 자주 들르면서 사랑의 감성이 싹텄다고 한다. 하지만 안정환을 가졌는데도 집안의 반대가 심해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동거를 시작했다고.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오래 가지 못했다. 안정환이 태어나고 2년쯤 지나 병으로 장씨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후 강산이 3번째 바뀌는 상황에서도 한 번 엇나가기 시작한 어머니와 아들과의 관계는 쉽게 바로 잡히지 않고 있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불가에 귀의하려던 안금향씨의 계획은 일단 시기를 뒤로 미루어야 할 상황이다. 그간 물심양면으로 그녀를 돕던 묘심화 스님이 불가로 인도했다. 스님이 주지로 있는 서울 구기동 자비정사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수행하고 전남 태고종계의 한 산사에서 계를 받을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환이라고 마음이 편할 리 없다. 부인 이혜원씨에 의하면 불우했던 어린 시절과 수감중인 어머니에 대한 괴로움으로 문신을 했다고 한다. 축구 한·일전에서 골을 넣고 골 세레머니를 할 때 보았던 문신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가족사로 인해 구설수에 오르는 것이 견디기 힘들어 한국에 들어오는 것이 겁난다고도 얘기한다고. 비온 뒤 땅 굳어지듯 견디기 힘들지만 폭풍이 지난 후 다시 어머니와 아들의 정이 샘솟기를 기대할 뿐이다. 글 / 강석봉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