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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3,421 건 검색)

장애인 콜택시, 동반자 없이 혼자 탈 수 있는데 ‘위험행위 금지’ 서약서 쓰라니 차별 아닙니까
장애인 콜택시, 동반자 없이 혼자 탈 수 있는데 ‘위험행위 금지’ 서약서 쓰라니 차별 아닙니까
2025. 01. 07 20:43사회
... 결정했다. 재판부는 “일률적으로 보호자 동반을 요구하는 것은 자칫 행정적 편의만을 위한 부당한 차별에 해당할 수 있다”며 “보호자가 없음을 이유로 장애인콜택시 이용을 거부한다면 사실상 이용할 수...
장애인콜택시발달장애인
광장에서 터져 나온 “차별 없는 세상”···더 이상 ‘나중에’는 없다[신년기획, 더 나은 민주주의로]④
광장에서 터져 나온 “차별 없는 세상”···더 이상 ‘나중에’는 없다[신년기획, 더 나은 민주주의로]④
2025. 01. 05 14:08사회
...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 쟁취 농성단’ 회원들이 2021년 11월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제 정당 입장 공개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지난달 4일...
2025 신년기획
‘소비자 권익 보호’ 차별화된 서비스
‘소비자 권익 보호’ 차별화된 서비스
2025. 01. 02 21:01 보도자료
... 전사적 개선 방향을 논의한다. 삼성증권은 전통적으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종합 자산관리에서 차별화를 거듭하고 있다. 국내외 네트워크와 전문가 인력을 활용한 글로벌 자산관리 서비스, 법인고객을...
삼성증권
‘남태령 대첩’ 다시 모인 시민들 “남태령에서 이긴 경험으로 차별 없는 세상 만들 것”
‘남태령 대첩’ 다시 모인 시민들 “남태령에서 이긴 경험으로 차별 없는 세상 만들 것”
2024. 12. 29 11:16사회
... 있다. 배시은 기자 참여자들은 우리가 만들고 싶은 세상으로 ‘차별 없는 세상’을 꼽았다. 한 참여자가 “저희 그룹은 공통적으로 차별금지법, 생활동반자법,...

스포츠경향(총 1,115 건 검색)

5부리그 탬워스의 동화 같은 FA컵 도전이 남긴 씁쓸한 민낯…인종차별, 도박에 훼손된 스포츠 정신
5부리그 탬워스의 동화 같은 FA컵 도전이 남긴 씁쓸한 민낯…인종차별, 도박에 훼손된 스포츠 정신
2025. 01. 14 16:19 축구
잉글랜드 축구단 탬워스의 공격수 크리스토퍼 레(왼쪽)가 12일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과의 FA컵 경기 도중 상대 수비수 라두 드라구신과 볼을 다투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프리미어리그 강호 토트넘과의 FA컵 3라운드 대결이 5부 리그 탬워스 FC에 아름답고, 한편으론 씁쓸한 뒷이야기를 남겼다. 아마추어 선수들의 감동적인 도전으로 전국의 주목을 받았던 경기가 도박과 연계된 인종차별 문제로 퇴색됐다. 탬워스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공격수 크리스토퍼 레는 경기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받은 인종차별적 메시지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놀라운 하루를 보낸 후 인스타그램을 열었을 때 이런 메시지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12일 펼쳐진 이 경기는 그동안 영국 축구가 꿈꿔온 ‘아마추어의 도전’을 상징하는 무대였다. 푸드트럭 운전사, 건물 측량사, 여행가 등 각자의 직업을 가진 선수들이 프리미어리그 최고 구단을 상대로 연장전까지 가는 투혼을 발휘했다. 특히 전날 아들을 얻은 골키퍼 자스 싱의 선방쇼는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하지만 후반 교체 출전한 레를 향한 혐오 메시지는 이 모든 순수한 도전 정신을 무색게 했다.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가 이기거나 내가 골을 넣어서 그가 도박에서 지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스포츠도박과 인종차별 발언의 연관성을 지적했다. 레의 아버지는 1997~1998시즌 아스널의 프리미어리그·FA컵 2연패를 이끈 크리스토퍼 레(49)다. 라이베리아 대표팀에서 36경기를 뛴 아버지의 영광스러운 발자국을 잇고자 했던 아들은 FA컵 도전 도중 혐오 표현으로 상처를 입었다. “부카요 사카, 제이든 산초처럼 스타 선수들이 순간의 실수로 사랑받다가 미움받게 되는 것이 우리의 피부색 때문이라는 게 슬프다”는 레의 발언은 영국 축구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다시 한번 환기했다. 지난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의 카일 워커도 챔피언스리그 경기 직후 인종차별 메시지에 시달렸다. 스태퍼드셔 경찰은 즉각적인 수사에 착수했으며, 탬워스와 협력해 피해자 지원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혐오 표현 모니터링 강화와 도박 연계 폭력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수립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캡틴 SON’의 품격 “우리 모두 벤탄쿠르와 함께”···인종차별 발언했던 동료 부상 쾌유 기원
‘캡틴 SON’의 품격 “우리 모두 벤탄쿠르와 함께”···인종차별 발언했던 동료 부상 쾌유 기원
2025. 01. 09 11:22 축구
토트넘 손흥민(왼쪽)이 9일 홈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카라바오컵 4강 1차전에서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부상으로 쓰러진 뒤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Getty Images코리아 ‘캡틴’ 손흥민(33·토트넘)의 품격은 달랐다. 자신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했던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부상을 누구보다 걱정했다. 손흥민이 선발로 나선 토트넘이 리그컵(카라바오컵) 준결승 첫 경기에서 프리미어리그(EPL) 선두 리버풀을 잡고 결승행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토트넘은 9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 카라바오컵 준결승 1차전 홈 경기에서 후반 41분 루카스 베리발의 결승 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2007-08시즌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것이 각종 대회를 통틀어 마지막 우승인 토트넘은 17년 만의 트로피를 향해 전진을 이어 나갔다. 이번 시즌 EPL에서 5골 6도움을 기록 중인 손흥민은 리그컵에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8강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골을 노렸으나 공격 포인트를 작성하지 못한 채 후반 27분 티모 베르너로 교체됐다. 토트넘 손흥민이 9일 리버풀과의 컵대회 4강 1차전 도중 모하메드 살라와 대화하고 있다. Getty Images코리아 선발 미드필더 벤탄쿠르가 경기 초반 부상으로 뛰지 못하게 되면서 브레넌 존슨으로 교체되는 변수 속에 토트넘은 리버풀과 공방전을 벌인 끝에 후반 41분 터진 한 방으로 승리를 따냈다.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크로스를 솔란케가 페널티 지역 안으로 파고들며 따내 중앙으로 연결했고, 베리발이 침착하게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리버풀은 토트넘(9개)보다 훨씬 많은 슈팅 14개를 기록하고 유효 슈팅도 토트넘보다 3개 많은 7개를 남겼으나 모두 무위에 그쳤다. 토트넘 데뷔전을 치른 신예 골키퍼 안토닌 킨스키가 엄청난 선방쇼를 펼치며 맹활약했다. 전반 6분 토트넘의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를 위해 몸을 날렸다가 그대로 그라운드에 쓰러진 뒤 일어나지 못해 실려 나갔던 벤탄쿠르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의식은 있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경기 후 “당연히 우려하고 있다. 그래도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벤탄쿠르는 지난해 8월 레스터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EPL) 1라운드 경기에서도 공중 공 경합 과정에서 상대 선수와 충돌해 의식을 잃은 전력이 있다. 손흥민 인스타그램 캡처 손흥민은 경기 후 소셜미디어(SNS) 메시지로 “선수들의 경기력에 자랑스럽고, 응원도 엄청났다. 할 일이 남았고 2차전이 다가오지만, 우리의 모든 생각과 힘은 벤탄쿠르와 함께한다”며 쾌유를 빌었다. 벤탄쿠르는 지난해 6월 자국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 진행자로부터 ‘손흥민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질문을 받자 손흥민과 관련한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이후 7경기 출장 정지와 1만 파운드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캡틴’의 마음은 신경도 안쓰나···‘손흥민 인종차별 발언’한 벤탕쿠르가 돌아오는데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가 돌아와 좋다”
‘캡틴’의 마음은 신경도 안쓰나···‘손흥민 인종차별 발언’한 벤탕쿠르가 돌아오는데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가 돌아와 좋다”
2024. 12. 26 03:35 축구
토트넘의 로드리고 벤탕쿠르와 손흥민. AFP연합뉴스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해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던 로드리고 벤탕쿠르가 돌아온다. 손흥민 생각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벤탕쿠르의 복귀를 열렬히 반겼다. 토트넘은 27일 영국 노팅엄의 시티 그라운드에서 노팅엄 포리스트와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바로 직전 리버풀과 경기에서 3-6 완패를 당한 토트넘 입장에서는 분위기 전환이 절실한 경기다. 노팅엄전은 토트넘 입장에서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바로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잉글랜드축구협회(FA)로부터 7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던 벤탕쿠르가 복귀하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벤탕쿠르는 지난 6월 조국 우루과이의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손흥민과 관련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켜 한 차례 공개로 사과했다.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벤탕쿠르가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했는데, 이는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인종차별적 인식이 드러난 발언이었다. 로드리고 벤탕쿠르. 게티이미지코리아 이후 팬들의 거센 비난이 이어지자 벤탕쿠르는 즉각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의 글을 남겼다. 그는 “쏘니!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내가 한 말은 나쁜 농담이었어.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이 아니었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후 손흥민이 SNS를 통해 벤탕쿠르의 사과를 받아들이면서 사건이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축구계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벌여온 단체인 ‘킥잇아웃’이 이 사건과 관련한 여러 제보를 토트넘 구단과 당국에 전달하는 등 논란이 확산하면서 징계 절차가 시작됐고, 결국 벤탕쿠르가 징계를 받게 됐다. 벤탕쿠르는 FA에 제출한 입장문에서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적 발언이 진행자를 비꼬는 반어적 표현이었다고 주장하는 ‘뻔뻔함’도 보였지만 FA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손흥민(아래)과 로드리고 벤탕쿠르. 게티이미지코리아 벤탕쿠르의 복귀는 토트넘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 맞다. 토트넘은 최근 빡빡한 일정 속에서 가용 자원이 많지 않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벤탕쿠르가 돌아오면 토트넘은 적어도 중원 운용에서는 숨통이 트인다. 하지만 벤탕쿠르의 복귀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보인 반응은 다소 아쉽다. 영국 ‘더부트룸’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벤탕쿠르가 복귀해 좋다. (그는)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며 “우린 경기에 뛸 수 있는 선수를 추가로 얻는 것”이라고 기뻐했다. 이어 “지난 3주 동안 선수들에게 피로가 가중됐다. 그들 대부분 부상을 입지 않고 잘 견뎌냈다. 몇몇 선수를 로테이션하고 교체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이제 (벤탕쿠르의 복귀가) 우리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기용할 수 있는 선수 숫자가 늘어난 것은 좋긴 하지만, 적어도 ‘캡틴’ 손흥민을 생각하면 그것과 관련돼 뭔가 말을 하거나, 아니면 좀 더 신중하게 말을 했어야 했다. 기쁜 것은 이해하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는 손흥민의 감정은 그리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로드리고 벤탕쿠르. 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에 ‘인종차별 발언’한 벤탕쿠르, 항소도 소용없었다···FA, 벤탕쿠르 징계 항소 기각 “징계 그대로 유지”
손흥민에 ‘인종차별 발언’한 벤탕쿠르, 항소도 소용없었다···FA, 벤탕쿠르 징계 항소 기각 “징계 그대로 유지”
2024. 12. 18 11:29 축구
로드리고 벤탕쿠르. 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토트넘)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잉글랜드축구협회(FA)로부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로드리고 벤탕쿠르가 끝내 징계를 받게 됐다. FA는 1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독립항소위원회는 벤탕쿠르의 최근 징계에 관련된 항소를 기각했다”라고 발표했다. FA는 “FA 규정의 E3 조항을 위반한 벤탕쿠르에게 7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고, 이에 대해 항소를 했으나 심리 끝에 기각됐다”며 “7경기 출전 정지 징계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벤탕쿠르는 지난 6월 조국 우루과이의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손흥민과 관련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켜 한 차례 공개로 사과했다. 개인 SNS에 게시한 로드리고 벤탕쿠르 사과문. 벤탕쿠르 SNS 캡처 손흥민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벤탕쿠르와 직접 대화를 나눈 사실을 공개하며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손흥민 SNS 캡처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벤탕쿠르가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했는데, 이는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인종차별적 인식이 드러난 발언이었다. 이후 팬들의 거센 비난이 이어지자 벤탕쿠르는 즉각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의 글을 남겼다. 그는 “쏘니!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내가 한 말은 나쁜 농담이었어.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이 아니었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후 손흥민이 SNS를 통해 벤탕쿠르의 사과를 받아들이면서 사건이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축구계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벌여온 단체인 ‘킥잇아웃’이 이 사건과 관련한 여러 제보를 토트넘 구단과 당국에 전달하는 등 논란이 확산하면서 징계 절차가 시작됐고, 결국 벤탕쿠르가 징계를 받게 됐다. 벤탕쿠르는 FA에 제출한 입장문에서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적 발언이 진행자를 비꼬는 반어적 표현이었다고 주장하는 ‘뻔뻔함’도 보였지만 FA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토트넘 손흥민과 벤탕쿠르. 게티이미지코리아

주간경향(총 116 건 검색)

[신간] 뼈아픈 우생학의 흔적, 차별과 배제
[신간] 뼈아픈 우생학의 흔적, 차별과 배제(2024. 10. 23 06:00)
2024. 10. 23 06:00 문화/과학
우리 안의 우생학 김재형 외 지음·돌베개·1만9000원 경성제국대학 위생학자들은 1931년부터 11년에 걸쳐 ‘조선인 발육 표준 연구’를 진행한다. 조선인의 발육 상태는 일본인과 ‘비교’해 열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래 전쟁 동원 인력으로서 조선인 아동의 건강이 중요해지자 일제는 1939년 중등학교 입학시험 제도에 신체검사 비중을 늘린다. 결핵, 정신질환, 한센병, 중증 시력 장애가 있는 사람은 응시조차 할 수 없었다. 조선 위생학자들의 관심은 그런 ‘배제되는 사람들’에 있지 않았고, 민족의 체질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있었다. ‘민족개조론’의 사례다. 사학자, 의사, 문학자, 과학사 연구자 등이 집필한 이 책은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사회에 뿌리 내린 ‘우생학’의 역사를 추적한다. 민족개조론, 한센인 강제 단종수술, 산아제한, 장애인 강제불임시술, 혼혈아 해외입양 등의 역사는 우생학과 닿아 있다. 다만 저자들은 이 책을 쓰는 이유가 한국 역사의 어떤 부분을 우생학이라고 악마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생학이 어떻게 사회적 약자를 차별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것에 있다고 밝힌다. 한뼘 양생 이희경 지음·북드라망·1만8000원 인문학 공동체 ‘문탁네트워크’를 이끄는 이희경이 ‘양생(養生)’에 관해 쓴 에세이집이다. 다소 낯선 ‘양생’은 <장자>에 나온 말로, 직역하면 생명을 기르는 행위다. 이희경은 10년 전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되면서 나이듦과 죽음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그는 ‘양생’을 화두 삼아 공부에 매진했다. 이희경은 양생을 ‘스스로 삶을 돌보는 기예’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받아들인다. 어머니를 돌보는 동안 쓴 간병기록이자 개인적 경험에서 끌어올린 나이듦, 돌봄, 죽음에 대한 사유가 담긴 책이다. 물의 극장에서 이선이 지음·걷는사람·1만2000원 “세상의 고통은/ 혼자 오고 몰래 오고 쉼 없이 와서” 시인은 시를 쓴다. 참사에 아이를 잃고 이민 간 친구와 전쟁 중인 고국을 위해 기도하는 우크라이나 유학생을 생각하며 시를 쓴다. 이선이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무한히 흐르고 변화하며 확장하는 ‘물’과 같이, 시인은 내면과 외부세계 사이의 정서적 교감을 그려낸다. 공동공간 스타브로스 스타브리데스 지음·박인권 옮김·빨간소금·2만3000원 세계 곳곳에서 실험 중인 ‘공간을 공유하는 운동’(도시 커먼스·urban commons)에 대해 소개한다. 사회주택 건설, 광장 점령, 거리의 그라피티 등 사례를 제시하며 공동공간의 개념을 설명하고, 도시 공간에 대한 대안적 가능성을 탐구한다. 실학, 우리 안의 오랜 근대 이경구 지음·푸른역사·2만7900원 ‘실학’은 조선 후기 실용적·실질적 개혁을 주장한 학문으로 알려져 있다. 저자는 ‘실학’이라는 용어의 역사를 추적한다. 실학이 지닌 ‘진실, 실질, 실용’이라는 보편적 뜻에 대해 먼저 묻고, 실학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의미를 갈아탔다고 정리한다.
신간
성소수자 차별·혐오가 종교의 자유인가
성소수자 차별·혐오가 종교의 자유인가(2024. 08. 26 06:00)
2024. 08. 26 06:00 사회
법원 2곳, ‘축복 목사’에 엇갈린 판결…감리교단은 목사들 줄줄이 고발 지난 8월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이동환 목사가 정직 2년 징계의 무효를 확인해 달라며 낸 소송이 각하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이 목사가 퀴어문화축제에서 성소수자 축복식을 집례했다는 이유로 정직 2년에 이어 출교 처분을 했다. 정지윤 선임기자 목사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반대하며 기도를 한 것이 과연 중범죄인가. 퀴어문화축제에서 축복식을 집례했다는 이유로 교회에서 징계를 당하고 출교된 이동환 영광제일교회 목사(43)와 관련해 지난달과 이달 연달아 2건의 법원 판단이 나왔다. 그가 축복식을 집례한 지 5년 만이다. 이 목사 측은 헌법이 ‘평등권’을 모든 국민의 기본적 권리로 인정하는데 교회가 ‘동성애 찬성·동조 행위를 범죄로 처벌한다’는 내부 규정을 근거로 이 목사를 징계한 게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법원 판단은 엇갈렸다. 지난 7월 18일 수원지법 안양지원 재판부가 ‘시대와 사회의 변화’를 언급하며 징계에 위법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반면, 지난 8월 21일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종교 교리 해석의 영역’이라며 법원이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목사를 지지해온 이들은 한 달새 나온 엇갈린 법원 판단에 희망과 분노를 교차해 표출하고 있다. 문제는 성소수자 축복을 이유로 한 교회의 징계가 이 목사 1명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교) 측은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한 목사 6명에 대한 추가 고발을 접수하고 조사와 재판 절차에 돌입했다. 이 목사 지지 성명에 서명한 목회자 137명도 조사에 나섰다. 고발 대상이 된 한 목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인간은 모두 죄인이고, 그 죄인을 위해서 기도하는 사람이 목사”라며 “목사가 성소수자를 위해서 기도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말했다. 성소수자 축복했다는 이유로 교회서 퇴출 이 목사는 2019년 8월 31일 인천 퀴어문화축제에서 축복식을 집례했다. “이 땅의 모든 성소수자들과 사회적 소수자들을 향한 낙인과 혐오, 차별과 배제에 반대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축복이자 선물입니다. 그대와 나는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존중받아야 하며, 나와 그대는 서로의 독특함을 존중해야 합니다.” 당시 축복식에서 종교인들이 읽은 내용이다. 그런데 감리교는 이 목사가 ‘교리와 장정(교회법)’을 어겼다며 재판에 회부했다. 감리교 교리와 장정 제3조 제8항은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했을 때”를 범죄(범과)로 규정한다. 감리교는 2022년 10월 이 목사에게 정직 2년 징계를 확정했다. 지난 3월엔 이 목사가 반성 없이 동성애 지지 활동을 계속했다는 이유로 출교를 확정했다. 출교는 목사뿐 아니라 교인의 지위까지 박탈해 교회에서 내쫓는 최고 수위의 형벌이다. 이 목사는 징계가 위법하다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제25회 서울 퀴어문화축제가 열린 지난 6월 1일 서울 중구 을지로 일대에서 참여자들이 입장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재판 쟁점은 크게 두 가지였다. ①법원이 종교단체 내부 결정에 개입할 수 있는지 ②성소수자 축복식 집례를 이유로 정직 2년과 출교 징계를 한 게 정당한지다. 출교 건을 심리한 수원지법 안양지원 재판부는 두 쟁점에서 모두 이 목사 측 주장을 수용해 출교의 효력을 정지했다. 대법원은 종교단체 내부 징계는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 영역이므로 원칙적으로는 그 당부(옳고 그름)를 법원이 판단할 수 없지만, 구체적 분쟁이 존재하고 종교 교리 해석이 아니라면 판단할 수 있다고 본다. 안양지원 재판부는 이 목사 건을 법원이 판단할 수 있다고 봤다. 동성애 찬성·동조 처벌 조항이 교리와 일부 관련 있기는 하지만 이 목사의 재판청구권도 보장해야 하고, 정의 관념상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경우까지 종교단체 내부 징계라는 이유로 법원이 판단을 안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했다. 안양지원 재판부는 출교에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있는지를 본안소송에서 다툴 만하고, 징계 재량권이 일탈·남용됐을 가능성도 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평등의 원칙’을 선언한 헌법 제11조 제1항을 거론했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는 조항이다. 또 국가인권위원회법이 합리적 이유 없이 성적 지향에 근거한 차별을 금지한다는 점도 짚었다. 특히 안양지원 재판부는 “동성애의 규범적 평가는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따라 바뀌어왔다”고 했다. 대법원도 2022년 동성 간 성행위를 무조건 군형법상 추행죄로 처벌해선 안 된다고 판결하면서 “동성애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도덕 관념에 반하는 행위라는 평가는 이 시대 보편타당한 규범으로 받아들이기 어렵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직 2년 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정직 기간이 지나 이 목사의 권리가 제한되고 있지 않다는 등의 형식적인 이유로 소송을 각하했다. 그러면서 징계에 절차적·실체적 하자도 없다고 했다. 동성애 찬성·동조 처벌 조항이 이 목사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지, 종교의 자유로 보장돼야 하는지는 ‘교리 해석의 영역’이라 법원이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기존 전통적인 개신교 사회에서는 창세기, 레위기 등 성경의 특정 구절을 동성애를 금하는 의미로 해석해왔음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피고(감리교) 내부의 민주적 합의를 거쳐 제정된 처벌 규정이 유독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차별·배제를 재생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또 법원이 동성애 찬성·동조 처벌 조항이 위법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되레 교단의 고유한 특성을 도외시하고 교인들이 신봉하는 종교적 믿음에 개입해 교단의 존립 목적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며 “정교분리의 원칙을 선언한 헌법 제20조에 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감리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제25회 서울 퀴어문화축제가 열린 지난 6월 1일 서울 중구 을지로 일대에서 한 참여자가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고 적힌 팻말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성소수자도 인간, 목사의 축복은 당연하다” 이 목사는 서울중앙지법 판결에 항소해 2심에서 계속 다툴 예정이다. 징계 관련 다른 재판도 진행 중이다. 감리교 측은 다른 목회자들도 압박하고 있다. 지난 6월 1일 서울 퀴어문화축제에서 열린 축복식에 참여해 동성애 찬성·동조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목사 6명이 고발을 당했다. 6명 중 일부는 각 연회의 재판 절차에 들어갔고, 일부는 ‘잘못을 저질렀으니 뉘우치고 회개하라’는 취지의 권면서를 받았다. 이들은 30년 이상 목사직을 수행하면서 차별 금지, 노동, 교육, 인권, 교회 개혁 등 분야에서 목소리를 내왔다. 은퇴를 앞둔 시점에 성소수자 차별과 혐오를 반대했다는 이유로 교회 재판에 끌려가게 됐다. 동성애대책위원회는 이 목사 지지 성명에 서명한 137명도 조사를 요구했다. 여러 목회자는 이런 교회 태도에 “매카시즘 광풍(1950년대 미국의 공산주의자 척결)이나 다름없다”고 반응했다. 권면서를 받은 박경양 목사(서울 평화의교회)는 지난 8월 20일 기자와 통화에서 “이 목사가 출교당하는 것을 보면서 ‘중세기 마녀재판과 무엇이 다르냐, 목사들이 침묵하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퀴어문화축제 참여를) 제안한 것”이라며 “예복을 입고 축복문을 낭독한 뒤 꽃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했을 뿐인데 고발을 당해 황당하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미국 감리교에서 성소수자 문제로 교단이 갈라지기도 하지만 한국 교회처럼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노골적으로 하는 교단은 전 세계에 없다”며 “세계의 복음주의자들이 모인 2010년 로잔대회에서도 동성애의 원인이 뭔지 토론하고 연구한다는 내용에 더불어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단호히 반대한다는 문서를 채택했다”고 했다. 그는 “차별과 혐오는 성소수자의 인권 침해임은 물론 한국 교회의 선교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교단이) 성소수자를 죄인 취급하는 상황에서 교회 내에 다양한 의견이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감리교 신자는 한때 150만명을 넘었다가 최근 110만명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환 목사와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7월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의 출교 효력 정지 가처분 인용 결정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대책위 제공 고발당해 지난 8월 19일 심사위원회에 출석한 윤여군 목사(인천 강화 남산교회)는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성소수자들 역시 내가 믿는 하나님의 은총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그 사람들을 축복하는 것은 목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윤 목사가 말했다. “과거 ‘흑인에게도 영혼이 있는가’라는 논쟁이 벌어진 적이 있죠. 보수적인 교회에서는 여전히 여성에게 목사 안수를 주지 않습니다. 여성이 지도하거나 어떤 모임을 대표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전근대적인 집단들도 있어요. (징계 논란은) 보편적인 인간의 권리를 확대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봅니다. 다만 이 어려운 문제를 (출교 같은) 폭력적 방식이 아니라 내부에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우리보다 앞서 겪은 사회의 경험을 참조하면서 해결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재영 목사(대전 빈들공동체교회)는 지난 7월 대전 퀴어문화축제에서 부스를 운영하면서 전도지를 나눠주고 축복식을 진행했다가 고발당했다. 지난 8월 13일 화해조정위원회가 열렸다. 남 목사가 이달 말까지 ‘동성애를 찬성·동조한 범죄’를 인정하지 않으면 정식으로 교회재판에 넘겨질 수 있다. 남 목사는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인데 혐오와 차별의 언어가 난무하고 있다”며 “기후위기나 성착취 등 교회가 목소리를 높일 만한 일이 너무 많은데 동성애 문제를 갖고 한국 교회가 이렇게 하는 것은 자신을 죽이는 행위”라고 했다. 남 목사는 성소수자를 포용하는 교회를 애써 찾아다녀야 하는 성소수자들의 현실을 이야기했다. 그의 말이다. “먼 지역에서 우리 교회로 오는 성소수자가 있어요. 왜 그렇게 멀리에서 오냐면 교회에 가야 하는데 공포감이 있는 거예요. 내가 이 교회 안에 들어갔을 때 교회가 나를 안전하게 보듬어줄 수 있는지 모르잖아요. 다섯 번은 교회 앞까지 왔다가 갔다고 하더라고요. 용기를 내서 교회에 오는 거죠. 많은 성소수자가 교회에서 상처를 받아서 교회를 나가고, 신앙생활을 하고 싶은데 교회를 찾지 못하고 있어요. 사정을 좀 아는 사람들도 교회에서 동성애 문제로 하도 난리가 나니까 모난 돌이 정 맞을까 싶어 침묵하고 있죠. 하지만 인간의 존엄성은 동성애자도 가진 것이잖아요. ‘하나님 안에서 너희도 존엄한 존재다’라고 알려줘야죠. 그들도 영혼을 가진 사람인데 당연히 목사가 돌봐야 하는 것 아닌가요? 교회가 계속 이렇게 가면 사회로부터 버림받을 것을 우리는 걱정합니다.” 지난 6월 1일 제25회 서울 퀴어문화축제가 열린 서울 중구 을지로 일대에서 한 참여자가 ‘함께라니, 완전 럭키비키자낭’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정효진 기자 조금씩 생기는 균열, 교회는 바뀔 수 있을까 한국 교회가 왜 동성애에 포비아(공포증)적으로 대응하는지는 여러 분석이 있다. 성경이 쓰인 역사적 맥락과 배경, 오늘날의 새로운 사회적 흐름을 삭제한 채 성경의 문구에만 집착해 편향 해석을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여기에 항문 성교 등에 대한 왜곡된 정보가 합쳐진다. ‘반동성애’가 교회 기득권층의 정치 이데올로기로 활용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독교 단체들은 2010년대 들어 “동성애를 조장한다”며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반대하기 시작했고, 최근엔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고 있다. 이 목사 처벌 근거인 동성애 찬성·동조 처벌 조항이 만들어진 것은 2015년으로 10년도 되지 않았다. 한 종교 전문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국 교회 안에서 ‘내가 다음 표적이 될지 모른다’는 성소수자 포비아가 작동한다는 사실은 신앙의 자유를 침해하고, 교회가 전체주의화 돼가는 것”이라고 했다. ‘차별과 혐오없는 평등세상을 바라는 그리스도인 네트워크’의 정경일 박사는 지난 8월 19일 서울 마포구 강북노동자복지관에서 열린 ‘사랑은 계속 이긴다’ 토론회에서 “한국 기독교는 ‘반공’, ‘반동성애’, ‘반무슬림’을 내세우는데 계속 새로운 적을 찾고 공격하면서 교회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성향이 있다”며 “동성애가 교회에 위기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위기가 이미 있었고, 교회가 그 위기를 넘기 위해 반동성애 운동을 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 박사는 징계 사태에 대해 “법과 신앙, 사회와 교회와의 관계에서 굉장히 징후적인 사건”이라고 했다. 그는 “기독교인들은 항상 법 너머를 상상했고 악법을 깨뜨리면서 싸워왔는데, 이번 사건에서는 교회 윤리가 법과 사회의 기준보다 아래에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법 감정, 사회적 상식의 변화에 대해서 교회가 신학적·신앙적 응답을 찾아야 할 때”라고 했다. 제25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린 지난 6월 1일 서울 중구 을지로 일대에서 참여자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정효진 기자 강고해 보이던 한국 교회의 ‘반동성애’ 분위기에도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있다. 이 목사가 있고, 추가 고발된 6명의 목사가 있고, 이 목사를 지지한 137명의 목회자가 있다. 최근엔 교회 내의 성소수자 당사자, 여성 페미니스트에서 나아가 남성 페미니스트의 존재를 확인한 연구논문도 나왔다. 이민지 서강대 인권·성평등센터 연구원은 교회 내의 30대 남성 페미니스트 5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성소수자 혐오 정서가 강한 교회 내에서 성서 해석에 대한 열린 태도를 바탕으로 개신교인으로 해야 할 역할을 성찰하고 성소수자에 대한 입장을 재정립하는 청년 남성들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교회 안 남성 페미니스트의 존재를 확인한 것은 남성 중심적인 교회 집단 속에서 (젠더·성소수자 등 문제가) 여성뿐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이 다 같이 논의할 수 있는 의제가 됐다는 의미가 있다”며 “교회 안에 페미니즘에 동의하는 다양한 남성이 있고, 지금의 청년그룹이 중장년이 돼 의사결정할 수 있는 위치가 되면 교회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호림 ‘모두의 결혼’ 대표는 토론회에서 “종교인들은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 부정적일 것이라는 편견, 동성애 법제화에 반대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뒤흔드는 종교인들의 목소리가 있다”며 “이는 성소수자만이 아니라 이 사회 모든 시민에게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굉장히 큰 희망의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감리교 본부와 동성애대책위원회 측은 이번 사안에 모두 별다른 입장이 없다고 기자에게 밝혔다.
한 ‘윤과 차별’-이 ‘먹사니즘’…“중원 잡아라” 2차 대결
한 ‘윤과 차별’-이 ‘먹사니즘’…“중원 잡아라” 2차 대결(2024. 08. 26 06:00)
2024. 08. 26 06:00 정치
지난해 말 한동훈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월 18일 ‘전 대표’에서 ‘대표’가 됐다. 두 번째 대표직을 연임하게 됐다. 상대 정당인 국민의힘에서는 한동훈 대표가 이미 지난 7월 23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돼 ‘카운터파트’인 이 대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4월 총선의 1차 대결에서는 이 대표의 압승으로 끝이 났다. 그때 한 대표는 비대위원장이었다. 이번에는 ‘대표 대(對) 대표’로 맞승부를 펼친다. 양 대표가 각각 보수·진보 지지층을 결집한 후 그다음 숙제로 중도층을 잡으려는 ‘중원 싸움’이 시작된다. 한 대표가 차기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하게 되는 내년 9월까지, 그리고 대선이 열리는 2027년 3월까지 최소 1년, 최대 2년 6개월의 ‘한-명 2차 대결’이다. 이 대결의 최후 승자는 과연 누가 될까.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거대양당의 전대 결과를 ‘또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으로 표현했다. 과거에는 대선 전 당대표를 차기 대선후보 경선 관리를 할 인물이 맡았으나, 이번 전대에서는 차기 대선후보가 직접 당대표를 맡고 나섰다. 만약 두 대표가 2027년 대선에서 겨룬다면 30%대의 보수 지지층과 역시 30%대의 진보 지지층을 각각 전통적인 기반으로 삼는다. 남은 공간은 30%의 중도층이다. 여야가 22대 국회에서 격렬하게 정쟁을 벌이면서 어느 정당이 이들 중도층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지금과 같은 초유의 정치 행태 속에서는 이를 탈피하려는 변화·쇄신의 모습을 보이려는 리더에게 중도층의 마음이 쏠릴 것”이라며 “무엇보다 이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정책 의제를 던지고, 이를 실행해 나가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2026년 지방선거나 2027년 대선에서 어떤 정책이 주요 의제로 부각되느냐에 따라 중도층의 표심 향방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넓디넓은 중도층 표밭을 공략하기 위해 이재명 대표는 이미 ‘전 대표’ 시절부터 정책 카드를 서둘러 꺼냈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완화를 의제로 던졌다. 이를 정면으로 반대하던 진성준 정책위의장을 대표 선출 뒤에도 유임시키면서도 이 대표의 종부세·금투세 완화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지난 8월 21일 국세청 차장 출신인 임광현 의원과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인 안도걸 의원을 정책위 상임부의장에 임명한 것은 이런 포석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대표는 상속세 완화 의지까지 밝혔는데, 임 의원이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 대표의 중도화 전략은 앞으로 더 선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종부세·금투세는 친문·비명 세력 사이에 이념적 좌표로 여겨지고 있는 만큼 이 대표의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ism)은 이념적 허들을 우선 넘어야 한다. 이 대표는 점진적 변화를 선택했다. 이런 시도는 ‘투트랙 전략’이라 볼 수 있다. 기존의 이념적 좌표는 그대로 둔 채, 이 대표가 앞장서서 중도화 의지를 보이면서 당론을 서서히 중도 쪽으로 움직이는 방식이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이 대표의 투트랙적 중도확장 시도는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면서 “전통적 지지를 굳히고 중도 확장을 동시에 이루려는 전략인데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본인을 옥죄고 있던 이념에서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엄 소장은 “이 대표의 이런 변화가 기존의 지지층으로부터 반발을 사진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정치평론가)는 “이 대표의 중도 의제 세팅이 굉장히 빠르게 이뤄졌다”고 보았다. 한동훈 대표는 지난 7월 23일 당대표로 선출된 뒤 수락연설에서 세 가지 변화를 이야기했다. 첫째가 민심과 국민 눈높이, 둘째가 유능, 셋째가 외연 확장이다. 모두 중도층을 향한 메시지다. 용산 대통령실과의 갈등 속에서도 ‘친윤’인 정점식 정책위 의장을 물러나게 하고, 그 자리에 김상훈 의원을 앉힌 것도 이런 정책 전환의 한 시도였다. 여의도 연구소장도 과거 유승민계였던 유의동 전 정책위 의장으로 교체했다. 한 대표는 최근 금투세 폐지, 전기세 감면, 격차해소특위 출범 등으로 민생의제 해결에 나섰다. 지난 8월 22일 금투세 폐지 정책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정책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었다. 엄경영 소장은 “한 대표가 격차해소 특위 등을 통해 중도층 공략을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대표의 중도층 공략은 윤석열 대통령과 차별화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광복절을 앞두고 독립기념관장에 뉴라이트 인사로 지목된 김형석 교수를 임명하고, 노동부 장관에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을 지명하는 등 극우 쪽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전통적 보수 지지층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안일원 대표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차별화를 하게 되면 그 자체가 중도보수는 물론 중도층의 관심을 끌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한 대표는 지난 7월 전당대회에서 김건희 여사 문자메시지 거부,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안 관철 등으로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그것까지였다. 제3자 채 상병 특검안에 대해 한 달째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최병천 소장은 “한 대표에게 있어 중도층 공략은 정책이 문제가 아니라 용산 대통령실과의 정무적 문제가 더 중요하다”면서 “채 상병 특검을 두루뭉술하게 지나가려고 하면서 중도층 공략에 나선다면 어느 누가 한 대표의 메시지를 믿겠느냐”고 말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이 잇달아 극우 성향 인사를 중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아무런 반박을 하지 않은 채 넘어갔다.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가 중도 확장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전당대회 이전과 반대 방향의 길을 걷는 셈이다. 한 대표의 중도층 공략 지지부진은 당내의 불안한 처지에서 비롯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85.4%의 득표율로 승리한 반면 한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62.8% 지지에 그쳤다. 당내 기반이 약한 만큼 중도층 공략에 선뜻 나서기가 힘들다.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 당내 대선 경쟁자도 즐비하다. 김철현 교수는 “이 대표가 아무리 사법리스크가 있다 하더라도 이미 명실상부한 민주당 대선주자인데 반해, 한 대표는 여전히 보수의 정체성을 의심받고 있어 보수 대선주자로서 자리매김부터 먼저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 지지자들은 지난 7월 전당대회에서 한 대표를 이재명 대표를 상대할 맞수로 선택한 것일 뿐 아직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확고한 입지를 굳히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오히려 이재명 대표와 싸움을 통해 당내 기반을 넓힐 가능성이 크다. 홍 소장은 한 대표와 이 대표를 “순망치한의 관계”로 보았다. 이 대표가 있음으로써,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공격하는 검사 출신 한 대표가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윤 대통령의 ‘우향우’를 견제하려다가는 보수 전통 지지층으로부터 역풍이 불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 이 대표와의 싸움에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한 대표의 중도층 전략은 당의 기반을 다진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한 대표로서는 오는 10월 이 대표가 연루된 1심 재판의 결과를 기다린 후 중도층 공략을 위한 장기적인 전략을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홍 소장은 “한 대표의 중도화 전략은 오히려 이 대표와 싸우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 그 자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와의 정쟁이 중도화 전략으로 변질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 8월 중순 쿠키뉴스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발표한 정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대표와 한 대표가 차기 대선에서 맞붙으면 이 대표의 지지율이 50.7%로 30.4%인 한 대표를 압도한다. 중도층에서도 50.6% 대 29.1%(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로 대동소이하다. 이 대표가 전통적인 야당 지지층인 40~50대에서 격차를 많이 벌렸고, 60대에서는 치열한 격전을 벌였다. 86세대(55∼65세)와 포스트 86세대(45∼55세)라는 민주당의 확고한 지지 기반을 바탕으로 삼은 지지율이다. 65세 이상 유권자 조사에서는 한 대표의 지지율이 더 높다. ‘포스트 86세대’와 ‘86세대’, 그리고 ‘86세대 이전 세대’ 중 중도층은 각각 중도진보, 중도보수적 성격을 지니고 있어서 선거가 닥치면 결국 자신의 평소 신념에 따라 진보나 보수 정당을 선택하게 된다. 하지만 45세 이하의 중도층은 다르다. 정치 저관여층으로 선거에 임박해서 ‘자신에게 유리한 정당’을 고르게 된다. 이 대표와 한 대표가 결국 대선에 맞붙는다면 중도층 공략은 젊은 층에 어떻게 설득력을 얻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나이로 보아서는 한 대표가 전적으로 우위에 있다. 이 대표는 1964년생으로 86세대의 대표적 인물이다. 한 대표는 1973년생으로 포스트 86세대이면서 그 이후 세대에도 어필하고 있다. 한 대표의 토론 스타일, 패션, 행동방식, 이미지 등이 이 대표보다 더욱 젊어 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홍 소장은 “한 대표는 학력고사 세대지만 이후 수능 세대와 비슷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면서 “수능 세대는 위 세대의 강요를 특히 싫어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이 대표와의 회담을 생중계 방송하자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대표의 토론 방식과는 다른 스마트한 토론 태도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안일원 대표는 “선거 국면에 가면 한 대표의 세련된 패션과 태도가 2030에 강렬한 인상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원 유세에 나섰다. 박민규 선임기자·성동훈 기자 지난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었던 한 대표는 이런 이미지 전략을 구사했지만 성공하지는 못했다. 4월 총선 출구조사를 보면 지역구 후보 지지정당에서 20~30대 남성에서는 국민의힘 후보가 박빙의 차이로 이겼으나, 20~30대 여성에서는 민주당 후보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최병천 소장은 “한 대표가 젊은 층에 어필하는 것은 잠재력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아직도 선거나 여론조사 등에서 실제로 작동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최근 한길리서치 조사에서도 한 대표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맞대결에서 이 대표에게 밀렸다. 29세 이하에서는 22% 대 55%로, 전체 30.4% 대 50.7%와 비교하면 더 격차가 벌어졌다. 30대에서는 31.2% 대 46.2%로 그나마 격차가 줄었다. 청년층 유권자에게는 취업·주택 문제 해결 능력이 대선주자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김 교수는 “이미 이 대표는 성남시장 당시 청년수당을 통해 청년들을 지지층으로 끌어들이는 정책을 직접 집행한 적이 있다”면서 “청년층을 위한 추상적인 정책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추진해야만 이들에게서 표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소장은 “주택 문제 같은 경우 여당의 한 대표가 능력을 보여줘야 하고, 취업 문제의 경우에서는 이 대표가 예전 지자체장 때처럼 시원한 ‘사이다식’ 정책으로 새로운 산업패러다임을 제시해 고용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중도층이 많은 청년 유권자의 표를 받으려면 넘어야 할 또 하나의 장벽이 있다. 바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다. 2022년 대선 당시 이준석 당대표로 상징되는 국민의힘은 20~30대 사이에서 바람을 일으켰다. 그러나 지난 4월 총선에서는 이런 바람이 전혀 일지 않았다. 총선 전 이 전 대표는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했다. 총선 출구조사에 의하면 29세 이하 유권자 사이에서 개혁신당의 지지율은 10%로 두 자릿수에 도달했고, 30대에게도 6.5% 지지를 받았다. 차기 대선에 이준석 의원이 출마한다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충청지역 ‘맹주’로 역대 대선에서 항상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던 김종필 전 총리(JP)의 예가 언급된다. 김 교수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처럼 누가 이 전 대표를 잡을 것이냐가 2030 중도층을 사로잡는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병천 소장은 “보수연합(한동훈+이준석)이 아니라면 한 대표는 이 전 대표의 지지층을 뺏어와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엄경영 소장은 “2030 남성에 집중된 이준석 의원의 지지율은 국민의힘보다 민주당으로 가면 파괴력이 더 있다”고 분석했다.
표지 이야기
혐오와 차별에 무감각해지지 않게
혐오와 차별에 무감각해지지 않게(2024. 07. 01 06:00)
2024. 07. 01 06:00 문화/과학
‘나란 나란 읽는 시대’ 전시…다양성 주제로 각자의 생각 공유 지향 서울 종로구 창성동에 있는 갤러리 ‘팩토리2(factory2)’에서 지난 6월 24일 ‘나란 나란 읽는 시대’ 전시 관람객이 책을 읽고 있다. 팩토리2 제공 서울 종로구 창성동에 있는 예술공간 ‘팩토리2(factory2)’에서 지난 6월 19일부터 열리고 있는 무료 전시 ‘나란 나란 읽는 시대’는, 말하자면 ‘다양성 책방’을 표방한다. 어떤 책을 알리고 팔기 위한 책방이 아닌 책 읽는 행위 자체를, 그 주변에서 번지는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는 것에 의미를 뒀다. 시각예술, 사진, 출판, 건축, 교육, 공연 등 문화예술 분야 작가, 활동가 20명이 ‘다양성’이라는 주제로 꼽은 책 20권을 ‘전시’했다. 20권의 책이 천장에서 내려온, 회색 천으로 만든 간이 책꽂이에 꽂혀 있다. 손을 넣어 꺼내 들어야만 책 표지를 볼 수 있다. 김다은 팩토리2 기획자는 “혐오와 차별, 무관심과 적대감은 강렬하고 쉽게 가시화되지만 사랑과 희망, 환대와 연대는 연약하고 여전히 부족한 사회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며 “결코 쉽게 얻을 수 없고, 시간과 품을 들여야 자리 잡을 수 있는 이러한 가치와 태도가 전시가 끝나더라도 지속해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간과 품을 들여야 하는 여러 권의 책을 놓았다”고 했다. 최태윤 작가가 지난 6월 20일 서울 종로구 창성동에 있는 예술공간 ‘팩토리2’에서 열린 ‘나란 나란 읽는 시대’ 전시 모임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팩토리2 제공 오로민경 다원예술 작가는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2021)를 통해 “과거와 현재, 학살과 난민의 서사”를 읽고 그 속에서 ‘타인의 고통’을 기억하는 일을 이야기하자고 제안한다. 강소영 출판편집자는 김영옥의 <늙어감을 사랑하게 된 사람들>(2023) 책에 담긴 요양보호사·반빈곤운동 활동가 등의 말을 빌려 ‘늙어감’에 관한 다른 생각을 전달한다. 어린이들의 놀이 환경을 연구하는 ‘플레이 워커’ 오은비 팝업플레이서울 대표는 박새한의 <아빠풍선>(2022)이란 책을 통해 어린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충분히 할 수 있게 하는, ‘허용’하는 태도에 관해 질문한다. 읽기뿐만 아니라 듣기, 말하기의 경험도 할 수 있다. 황예지 사진작가의 연작 ‘거기 있는 이들’(2022)이 전시공간 벽면을 채운다. 관계와 투쟁, 애도의 순간들이 펼쳐진다. 전시장 전체에 김다움 시각예술 작가가 다양한 울림을 중첩해 만든 전자음이 흘러나오고, 전시장 한쪽엔 책 20권에서 뽑아낸 말소리로 구성한 소리를 홀로 듣는 공간도 있다. 전시기간 팩토리2에서 11번의 오프라인 모임이 열린다. 서울 종로구 창성동에 있는 갤러리 ‘팩토리2(factory2)’에서 열리는 ‘나란 나란 읽는 시대’ 전시장/ 팩토리2 제공 지난 6월 20일 첫 모임. 작가이자 교육자인 최태윤 작가가 ‘상호의존’이라는 주제로 관람객들과 만났다. 최 작가는 앞서 ‘불확실한 학교’(2016) 전시 등에서 장애인 예술가들과 자주 협업하며 미디어 아트 및 드로잉 작업을 펼쳐왔다. 최 작가가 추천한 책은 영화감독 애스트라 테일러의 <불온한 산책자>(2012)다. 그는 “책에서 화가이며 휠체어 이용자인 수나우라 테일러와 페미니스트 철학자 주디스 버틀러가 대화하는 내용이 인상적이다. ‘상호의존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정상성에 대한 신념을 깨뜨리자는 제안이 나오는데, 요즘 제 연구·활동의 관심사”라고 했다. 최 작가는 이날 모임에서 “장애인 예술가와 그 옆에 있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특히 장애인 예술가의 가족이 또 한 명의 예술가로서 역할을 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모임 참석자들과 최근 한국에서 ‘장애인 예술가’에 대한 사회적 주목도가 올라간 것에 대한 배경, 반면에 현실적으로 나아지지 않은 장애인의 삶에 관한 이야기도 주고받았다. 한 참석자는 비장애인인 자신이 장애인 이동권 운동에 동참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로 “누구도 외롭지 않았으면 해서”라고 했다. “‘팩토리2’가 있는 서울 서촌 일대에는 다양한 사람이 지나다니는데 ‘뭐 하는 곳이지?’ 하며 들어왔다가 자신도 모르게 예술과 책이라는 매개체에, 그리고 그것이 향하고자 하는 다양성이라는 주제에 은은하게 다가가는 시간을 경험하길 바랍니다. 이 전시를 통해 자신의 다양성과 소수성을 인지하고, 이곳에서 얻은 자기 주변과 세상을 향한 신선한 감각이 자신의 일과 삶에서 불쑥불쑥 끼어들기를 바랍니다.”(김다은 기획자) 전시는 오는 7월 7일(월요일 휴관)까지, 모임 신청은 링크(https://linktr.ee/factory2)에서. 관람비·모임 참가비 무료.

레이디경향(총 11 건 검색)

[백인혜의 SNS 톡톡] 기존 관점에서 벗어나야 차별화가 시작된다
[백인혜의 SNS 톡톡] 기존 관점에서 벗어나야 차별화가 시작된다
2022. 12. 22 10:01 화제
울산 중구의 대표 캐릭터인 ‘울산큰애기’ 조형물. 경향신문 자료사진 마케팅 회의에 참석하다 보면 ‘차별화’에 대한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 늘 ‘어떻게 하면 차별화할 수 있을까요?’라는 화두를 던지지만, 결국엔 그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다시 기존 틀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지난가을 전국을 들썩이게 했던 지역문화축제들에서도 그랬다. 가을부터 초겨울 사이 전국의 지역사회에서는 문화축제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진행됐다. 이들 축제는 ‘축제’하면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고 하는 먹을거리, 즐길거리, 살거리, 대표 캐릭터로 채워졌다. 마술사·가수·댄스그룹의 공연, 음악회, 직접 제작한 소품이나 특산물을 파는 플리마켓, 작가들의 작품 전시 등 콘텐츠의 틀이 비슷했다. 필자에게도 차별화된 방안을 제안해 달라는 요청이 왔는데, 막상 제안을 하면 “너무 기존 틀을 벗어나도 선정이 안 된다”는 현업 관계자의 말이 되돌아오곤 했다. 결국 명칭만 다르지, 그 축제만의 정체성을 느낄 만한 부분은 없었다. 참여자를 위한 콘텐츠는 찾아보기 힘든 상태에서 관련 종사자들의 개입, 정치적 이해관계, 내재된 가치 활용의 부재 등 제한적인 상황들로 인해 발전의 한계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모습을 탈피하고자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문화관광축제를 지정사업으로 지정하면서 ‘소재의 다양화’와 ‘콘텐츠의 차별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해 변화를 만들려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행사는 옛 모습 그대로다. 개선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 한 예로, 지역에서는 보유 자원을 토대로 캐릭터를 만들고, 이를 인지도 활성화를 위한 매개체로 활용한다. 이는 캐릭터가 주는 친근함과 공감·소통을 통해 정보전달을 하기에 좋은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다. 그러나 기존 특산물이나 자원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한 부분으로 개발된다면 캐릭터를 통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참외가 대표 특산물인 지역이라고 해서 참외 캐릭터를 개발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이후의 활용에 대한 고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울산에서는 개성이 강하고 자유분방하며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20대 캐릭터 ‘울산큰애기’를 탄생시켜 지역 활성화에 큰 성과를 거뒀다. ‘울산큰애기’를 9급 공무원으로 채용해 최근에는 7급 공무원으로 승진시키고, SNS를 통해 주요 활동들을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노출함으로써 인지도를 강화했다. 롯데호텔과의 컬래버를 통해 홍보마케팅을 전개해 시너지를 내기도 했다. 이렇듯 지속적으로 관심과 흥미를 유도하면서 활동한 결과 지역 방문자들에게 자연스렵게 각인되며 긍정적인 결과를 창출했다. 기존처럼 ‘자원’에 매달리지 않고 새로운 시각에서 새로운 관점으로 개발한 캐릭터로 다양한 융복합 활동을 펼쳐 지역 가치를 확대하는 결과를 거둔 것이다. 완전히 다른 것만이 차별화는 아니다. 조금 다른 관점에서 작은 차이를 발견한다거나, 익숙한 것에 다른 요소를 더하는 등 차별화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기존의 ‘제공자’ 관점에서 벗어나 ‘참여자’ 관점으로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것에서 차별화가 시작된다. ■백인혜는 누구? 백인혜 칼럼니스트는 편집디자이너 출신의 SNS 마케터다. 오랜 직장 생활과 프리랜서를 거쳐 2020년 SNS 마케팅 전문 기업 ㈜트렌드넷을 설립했다. 현재 다양한 제품·서비스의 기업 온라인 홍보 채널을 운영하며, 멘토링을 한다. 서울패션스마트센터의 자문위원을 겸하고 있으며, SNS 마케팅과 퍼스널 브랜딩 강사로도 활동한다. 저서로 ‘힙피플, 나라는 세계’(2022, 포르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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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메건 부부, 美 '케네디 인권상' 받는다…"영국 왕실 인종차별에 용기"
해리·메건 부부, 美 '케네디 인권상' 받는다…"영국 왕실 인종차별에 용기"
2022. 11. 22 07:21 문화/생활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이 케네디 인권상인 ‘희망의 물결상’을 받는다. 연합뉴스 전 영국 왕자 해리 윈저와 메건 마클이 로버트 F. 케네디 인권상인 ‘희망의 물결상’을 받는다. 다수의 미국 매체에 따르면 ‘로버트 케네디 인권재단(RFKHR)’ 회장이자 로버트 케네디 딸인 케리 케네디는 “오는 12월 6일(현지시간)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이 영국 왕실 내 인종차별에 맞설 수 있는 용기를 보여줬기 때문에 ‘희망의 물결상’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부부와 더불어 ‘희망의 물결상’을 수상할 인물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 프로농구 선수 빌 러셀이다. 케리 케네디는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은 오랜 역사에서 영국 왕실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왕실 내에서 구조적 인종 차별을 갖고 있는지 밝혔다”며 “그런 움직임이 왕실 사람들에게 배척당하고 가족 내 지위를 잃고 사람들이 비난할 것이란 것을 알면서도 용기를 냈다”고 수상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3월 메건 마클은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유색 인종 여성으로서 “아치를 임신 중 아기의 잠재적인 피부색에 대해 왕실 관계자들 사이에서 우려의 대화가 있었다”며 왕실에서 당한 인종 차별을 폭로했다. 해리 전 왕자와 메건 마클은 ‘오프라 윈프리쇼’에 출연해 왕실에서 겪었던 인종 차별에 대해 폭로했다. 이와 관련해 생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성명을 통해 “제기된 문제, 특히 인종 차별 건에 관해서는 깊은 우려를 전한다. 일부 기억이 다를 수 있지만 해당 발언에 대해서 가족 내에서 진지하게 논의할 것”이라며 “해리, 메건, 아치는 우리에게 항상 사랑받는 가족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해리 전 왕자와 마클은 영국 왕실과 결별을 선언하고 미국에 정착한 뒤 왕실 구성원으로서 모든 지위와 특권을 내려놓았다. 비영리인권단체 RFKHR에서 수여하는 ‘희망의 물결상’은 ‘보다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추구하는 변혁적인 노력’을 한 개인에게 수여된다. 수상자 중에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 배우 겸 활동가인 조지 클루니 등이 있다. 국내에는 고 김근태 의원과 인재근 의원이 해당 인권상을 수여했다.
토크쇼 진행자 지미 키멜 “BTS 열병, 코로나19와 비슷?”···인종차별 논란
토크쇼 진행자 지미 키멜 “BTS 열병, 코로나19와 비슷?”···인종차별 논란
2022. 01. 26 14:15 화제
<지미 키멜 라이브>의 진행자 지미 키멜이 BTS 열병을 두고 ‘코로나19 발열’에 비유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BTS 열병, 코로나19 발열과 같다고?’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에밀리, 파리에 가다>의 민디 역으로 잘 알려진 한국계 배우 애슐리 박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출연한 미국 ABC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가 방탄소년단(BTS) 글로벌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지미 키멜 토크쇼>에서 애슐리 박은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2에서 BTS의 노래 ‘다이너마이트’를 커버하며 경험한 에피소드를 전했다. 그는 “제작자가 기적적으로 ‘다이너마이트’ 커버 승인권을 따냈다. 녹화 내내 긴장했다. 나 역시 아미(팬덤)다. 이후 내 영상을 남준(RM)과 태형(뷔)이 SNS에 공유한 것을 본 후 생각할 수도 말할 수도 일어날 수도 없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며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두통에 시달려서 단지 충격과 흥분 탓인 줄 알았는데 다음날 진짜 코로나19 검사를 했더니 오미크론 양성 판정이 나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문제는 토크쇼 진행자 지미 키멜의 발언이었다. 그는 애슐리 박의 증상을 두고 “BTS 열병(Fever)”라고 웃으며 “둘 다 매우 위험하다. 당신이 지금 살아있는 게 운이 좋은 것”이라는 농담을 던졌다. <지미 키멜 라이브>에 출연한 한국계 배우 애슐리 박이 자신이 출연한 <에밀리, 파리에 가다>에서 BTS의 노래 ‘다이너마이트’를 커버한 에피소드를 전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해당 영상 댓글란에 해외 아미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많은 아시안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인종 차별을 겪고 있는 와중에 지미 키멜의 농담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영상을 본 한 유튜브 사용자는 “이것은 BTS나 아미에게만 위험한 농담이 아니다. 지미가 아시안에 대한 미세한 인종 차별이 재미와 농담으로 치부될 수 있다는 믿음을 준 것이 더 위험하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이는 “코로나19 이후 아시아인들은 근거 없는 혐오와 인종 차별을 당하고 있다. 백인 유명인사인 지미가 아시아 여성 앞에 두고 아시아인을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비유한 것이 무해한 농담이 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방송 후 빌보드지가 작성한 인용 기사의 헤드라인. 빌보드지는 애슐리 박의 발언을 토대로 방탄소년단과의 소통을 코로나19 증상과 유사하다고 보도했다. 현재 기사 제목은 삭제된 상태다.더 큰 공분을 산 것은 해당 토크쇼 내용을 인용한 미국 빌보드의 기사였다. 빌보드지는 “애슐리 박에 따르면, 방탄소년단 멤버와의 소통에서 오는 증상은 소름끼치게 코로나19와 유사하다(According to Ashley Park, the symptoms of interacting with a BTS member are eerily similar to those of COVID-19)”라는 제목으로 인용 기사를 보도했다. 해외 아미들이 “인종차별 발언은 호스트 지미 키멜이 했는데 아시안 여성인 애슐리 박이 한 것처럼 기사를 냈다”고 항의하자 빌보드는 해당 제목을 삭제하는 소동이 일기도 했다.
미국 한인 앵커, ‘만둣국’으로 인종차별 화두 던졌다
미국 한인 앵커, ‘만둣국’으로 인종차별 화두 던졌다
2022. 01. 05 09:48 문화/생활
미국 NBC 계열 방송사 앵커 미셸 리가 새해 만둣국을 언급한 자신에게 항의한 시청자의 의견을 담담하게 듣고 있다. 유튜브 캡처최근 미국에서 ‘만둣국’이 아시안 인종차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세인트루이스 NBC 계열 방송사 앵커 미셸 리(Michelle Li)가 새해 방송에서 “만두 수프를 먹었다”고 한 발언이 그 시작이었다. 지난 1일(현지 시간) 미셸은 “오늘 아침 새해를 기념하기 위해 만두 수프를 먹었다”며 행운을 가져다주는 아시아 전통 음식에 대해 간단하게 언급했다. 그러자 한 백인 시청자는 그에게 “매우 아시안적이다(VERY ASIAN). 한국인은 당신 혼자 간직하라”라는 비난이 담긴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 미셸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해당 음성 메시지를 공개하며 아시안 인종차별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미셸 리는 백인 부모 아래서 자란 한국 입양인 출신 앵커다. 해당 시청자는 “오늘 저녁 아시안 앵커가 아시안들이 새해 첫 날 만두를 먹는다고 말했다. 백인 앵커 중 하나가 ‘그럼 백인들은 새해에 무엇을 먹는다’라고 말하면 어떨까? 나는 그의 발언이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백인이 그랬다면 그들은 해고됐을 것”이라며 “그는 매우 아시안적이다. 한국인이란 건 혼자 간직하라”며 항의했다. 미셸 리는 자신을 향한 인종차별적 항의에 대해 “우리 모두는 서로 다른 경험을 갖고 있다”며 유쾌하게 반박했다.미셸은 시청자의 항의 발언에 대해 “누가 미국 문화를 정의할 수 있을까? 나는 미국인이고 내 친구들도 미국인이다. 미주리에서 자랐다고 해서 새해에 콜라나 옥수수빵, 또는 돼지고기를 먹고 자라지 않았다. 내 시누이는 절인 청어를 먹고 자랐다고 하더라. 우리는 모두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만두는 모든 문화권에 있는 음식이다. 내 요점은 내 발언이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해당 시청자에게 기회가 된다면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ExtraAsian(특별한 아시안)이란 동기부여를 주셨다”고 유쾌하게 반박했다. 또한 그는 “내가 이 여성과 실제로 이야기할 기회가 있다면 진심 어린 대화를 나누고 싶다. 어쩌면 우리는 만두 한 그릇으로 마음이 통할 수 있다. 세인트루이스에는 훌륭한 옵션이 많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셸이 공개한 음성 메시지가 누리꾼들 사이에 퍼지면서 3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비롯해 1만3000회 리트윗, 수천 개의 ‘좋아요’로 화제를 모았다. 시청자가 언급한 ‘#VeryAsian’이라는 해시태그가 각종 만두 사진과 함께 SNS에 퍼지기도 했다. 이에 방송사 측은 “우리는 지역 사회의 다양성을 포용한다. 빛나는 수상 경력을 가진 훌륭한 앵커이자 기자인 미셸 리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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