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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총 2 건 검색)

[언더그라운드. 넷]테러나 총기난사 사건 현장에 등장하는 ‘재난전문 배우’ 음모론의 진실?
[언더그라운드. 넷]테러나 총기난사 사건 현장에 등장하는 ‘재난전문 배우’ 음모론의 진실?(2016. 03. 29 16:13)
2016. 03. 29 16:13 국제
미국 주요 총기난사 사건과 보스턴 마라톤 테러 현장에서 찍힌 오열하는 여인 사진. 음모론은 동일한 여성이 동원돼 ‘연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모두 다른 여인으로 밝혀졌다. / 트위터 3월 22일,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테러가 일어났다. 테러와 같은 큰 사건은 많은 ‘이야기’를 남긴다. 그런데 이야기가 다 사실에 기반한 것은 아니다. 통계학자 네이트 실버의 표현을 빌리면 신호와 의미 없는 소음(noise)이 섞여 있다. 잡음에 불과한 소음들은 보통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잦아들게 마련이지만 오늘날의 양상은 상당히 다르다. 미국 보스턴 마라톤 테러. 3년 전 4월 15일 벌어진 사건이다. 체첸 출신의 두 형제가 밥솥 사제폭탄(IED)으로 일으킨 사건이라는 것이 미국 수사당국의 결론이었지만 음모론도 끊이지 않는다. 대표적인 음모론 중 하나가 crisis actor, 다시 말해 ‘재난사건 전문배우의 연기’라는 음모론이다. 지난해 10월 미국 오리건주 로즈버그 커뮤니티 칼리지 총기난사 사건 후 인터넷에 퍼진 사진이 대표적 사례다. 오열하고 있는 4명의 여성 사진이다. 이 여성이 보스턴 테러 현장,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오로라극장 총기난사 사건 사진에도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혹도 있었다. 2013년 보스턴 마라톤에 참가했다가 두 다리를 잃은 사람이 핼쑥한 얼굴로 휠체어를 타고 긴급 후송되는 장면은 이 사건을 상징하는 유명한 사진이다. 그런데 그 사진 속 남자가 실은 닉 보그트라는 이름의 아프가니스탄 참전 군인이었고, 그가 사제폭탄으로 다리를 잃은 것은 2011년 11월이었기 때문에 보스턴 마라톤 폭발로 다친 것처럼 연기(acting)했다는 음모론이다. 실제 사진을 보면 보스턴 마라톤에서 다리를 다친 남자와 닉 보그트가 닮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니까 ‘재난전문 배우’로 발탁된 닉 보그트가 분장하고 현장에 나타났다는 것이 주장의 핵심이다. 이런 주장들은 사실일까. 먼저 닉 보그트. 인터넷 소문 검증 전문매체 ‘스놉스’에 따르면 이건 쉽게 규명된다. 보스턴 마라톤에서 다리 잃은 남자는 ‘제프 바우먼’임이 확인된다. 그리고 4명의 여인들. 사실 이런 소문의 검증은 쉽지 않다. 스놉스 측이 용케도 찾아낸 바에 따르면 샌디훅 사건 사진은 칼리 소토라는 여인이고, 보스턴 사진이라고 되어 있는 것은 오로라 총격사건 당시 찍힌 아만다 메덱이라는 여인이다. 로즈버그 사진의 주인공은 제시카 배즈퀴에즈라는 여성. 결국 입고 있는 옷, 머리 스타일, 피부색 내지는 인종적으로 ‘우연의 일치’가 빚어낸 착시다. 이 시점에서 떠오르는 것은 세월호 사건 때 박근혜 대통령이 안산 분향소에 조문 갔을 당시 ‘유족 연기자’로 지목됐던 할머니 논란이다. 과거 이 코너에서도 다룬 적( 1075호 언더그라운드.넷, ‘박근혜 대통령 조문 할머니 논란, 남은 뒷이야기’ 참조)이 있지만 안산 분향소 할머니와 엄마부대 회원 할머니, 대한노인회에서 악수를 거부당한 할머니 역시 파마 머리나 안경 등으로 인해 빚어진 ‘우연한 착시’일 뿐 같은 사람이 아니다. 그런 걸 보면 전 세계를 도는 음모론에도 공통된 패턴이 있는 모양이다.
언더그라운드. 넷
[세계]미군 총기난사 원인 ‘의도적 재구성’
[세계]미군 총기난사 원인 ‘의도적 재구성’(2009. 11. 18 16:47)
2009. 11. 18 16:47 국제
ㆍ미국 언론 용의자 ‘무슬림’ 사실 부각 이슬람 극단주의와 연결 시도 총기난사 사건으로 숨진 군인의 가족들이 추모식이 열린 11월10일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1월5일 미국 텍사스 포트후드 미군기지에서 끔직한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났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됐다가 정신적 장애를 겪게 된 병사들을 치료하는 군의관 니달 말리크 하산 소령이 군병원에서 총기를 난사, 동료 군인 13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부상당했다. 이 사건의 원인을 두고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진행 중인 두 개의 전쟁이 10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군인들의 파병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팔레스타인계 이민자인 하산 소령이 무슬림(이슬람교도)인 것에 주목해 이슬람 국가인 이라크에 파병을 앞둔 그가 ‘동족 전쟁’에 심적 부담을 느꼈다는 주변인들의 증언이 잇따랐다. 그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와 접촉을 시도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범행의 동기를 종교적 신념, 특히 용의자가 무슬림이라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건의 원인을 종교적 취향으로 단순화시킬 수 있는 것인지, ‘이슬람=테러’로 받아들이는 미국 사회의 고정관념이 반영돼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문제 제기다. 트라우마인가, 종교적 신념인가 사건 발생 초기 미국의 주류 언론들은 뉴스 제목에 사건 용의자가 ‘무슬림’이라는 사실을 두드러지게 표기했다. 워싱턴포스트의 6일자 기사 제목은 ‘독실한 무슬림인 용의자는 제대하길 원했다’였다. 무슬림인 그가 같은 이슬람 국가인 이라크와 아프간에 파병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고, 알카에다와 접촉을 시도했으며, 폭탄테러를 지지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등의 보도가 이어졌다. 무슬림으로서 당연히 지키는 종교적 의례도 하산이 ‘이슬람 극단주의자일 가능성이 있다’는 뉘앙스를 깔고 소개됐다. 그가 하루에 다섯 번 기도하는 무슬림이며, 이슬람 사원에 열심히 다녔고, 자신의 방문에 아라비아어로 쓰인 무언가를 걸어놨다는 것이다. 심지어 하산 소령이 기지 근처의 스트립쇼 클럽을 자주 드나들었으며, 금발을 선호했다는 사생활에 대한 보도까지 나왔다. 사건 희생자 영결식에 참석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어떠한 신념도 이번 사건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폭탄테러를 옹호하는 글을 올린 사람은 그와 같은 이름의 다른 사람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군 당국도 11월9일 이번 사건을 하산 소령의 단독 범행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범죄 조직과 공모했다는 증거가 거의 없고, 심리적·종교적 요인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국가 안보 : 9·11 테러 이후 아랍계 미국인과 무슬림 미국인의 경험> 등의 저서를 쓴 루이스 케인카 미국 마케트대 교수(사회학)는 “하산 소령이 미국 주류 언론에 의해 사회적으로 재구성 당하고 있다”고 ABC방송에서 지적했다. 미국에서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대형 총기 난사 사건 가운데 하나를 이슬람 극단주의와 성급히 연결하려는 시도는 “복잡하고 비극적인 인간의 이야기를 ‘이슬람=폭력’이라는 단순한 도식으로 넘기는 무책임한 일”이라는 것이다. 유명 심리학자 필 맥그로 박사도 CNN방송에서 “전쟁과 관련된 스트레스 단계는 매우 다양하다”면서 “범행 원인이 무엇인지는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포트후드 총기난사 사건의 용의자인 니달 말리크 하산 소령. <연합뉴스> 하산의 범행을 종교적 신념과 연결시키는 것에 반대하는 측은 전쟁의 상처로 인해 생긴 개인적인 정신상태가 사건의 원인이라는 해석에 공감한다. 전 미군 장교로 현재 이라크전 퇴역 장교들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상담하는 래먼 히노요사는 “외상후스트레스와 관련된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으면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도 외상을 입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 “전쟁에서 돌아온 퇴역 군인을 상담한 하산 소령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산과 같은 상담가는 사람을 죽이는 것의 느낌이나 시신의 냄새 등 전쟁터에서 벌어지는 끔직한 이야기를 듣게 되며, 자신도 현장에 배치됐을 때 어떤 일을 겪게 될 것인지를 미리 알게 된다. 이 때문에 전쟁지역에서 복무하고 싶지 않게 되었지만 그럴 수 있는 방법은 의병제대, 탈영, 방출 등 방법밖에 없기 때문에 총기난사라는 극단적인 행동을 보였다는 추측이다. 케인카 교수는 “용의자가 무슬림임을 부각시키는 언론의 보도는 복잡한 것을 고정관념으로 정형화시키고, 이슬람을 악마로 만들며, 미국이 벌이고 있는 전쟁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딴 곳으로 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기자 이반 토머스는 “하산 소령은 단지 정신상태가 불안정한 미치광이일 뿐이다. 그런데 그에게 무슬림이라는 딱지가 붙으면서 일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 자체가 비극이다”라고 말했다. 무슬림 배제에 대한 우려 이번 사건으로 미군 내 무슬림이 이슬람국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등을 놓고도 문제가 제기됐다. ‘무슬림은 무슬림 국가에 파병되어서는 안된다’ ‘이슬람국가로의 파병을 거부할 수 있는 양심적 병역 거부를 인정해야 한다’, 극단적으로는 ‘무슬림이 군에 복무해서는 안된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그러나 범행의 동기를 종교적 신념에서 찾는 것에 대한 위험성이 지적됐듯 이번 사건이 군 안에서, 나아가 미국 사회 전체에서 무슬림이 배제되는 계기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민 테일러 모레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사람은 스스로 대처해야 할 일정 정도의 스트레스를 갖고 있으며, 그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무슬림이 이러한 행동을 하면 ‘무슬림은 군에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는 군에 복무하고 싶어하는 미국인인 그들에게 불공평한 일이다.” 기독교를 믿는 미국인이 다른 기독교 국가와 전쟁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는 없는데 이런 상황이 왜 무슬림 미국인에게만 문제가 되는 것이냐는 지적이다. 1·2차 세계대전에서 기독교인들은 다른 기독교 국가에서 싸웠다. 아메리카·에스파냐 전쟁, 미국의 시민전쟁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전쟁에서 같은 종교의 독일인·영국인·스페인인, 심지어 다른 미국인을 죽이는 것에 대해 비판하는 의견은 없었다. 아랍인과 무슬림이 여전히 이방인으로 묘사되는 미국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때 종교가 주목받는 경우는 대개 무슬림이 관계됐을 때다. 이번 사건도 하산이 무슬림이 아니라면 종교적 문제가 아니라 단지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다뤄졌을 것이라는 무슬림계의 한탄도 나온다. 시카고에 사는 무슬림 크리스틴 스즈렘스키는 “나쁜 일을 저지른 사람이 무슬림이면 이슬람교 전체에 대한 비난이 항상 따라온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하산이 하루에 다섯 번 기도하는 것이 정말 문제가 될까”라고 반문하면서 “전쟁 스트레스로 미군 자살이 최고에 달했던 시점에 그가 두 개의 전쟁을 겪은 환자를 다뤘다는 것이 더 큰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지 케이시 미 육군 참모총장은 “이번 사건이 테러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이번 사건으로 군 안의 다양성이 깨진다면 그것이 더 큰 비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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